1 00:00:09,023 --> 00:00:13,677 1962년 일본 예술 페스티발 입상 2 00:00:54,668 --> 00:00:57,626 1630년 3 00:00:57,838 --> 00:01:01,229 5월 13일, 맑음 4 00:01:02,142 --> 00:01:04,622 이른 아침 무더위 5 00:01:04,845 --> 00:01:06,734 이와이 가문 일지 6 00:01:06,947 --> 00:01:10,030 아침 10시 베노수케 장군님은 7 00:01:11,218 --> 00:01:14,540 그의 마을의 시라가와 강에서 잡은 신선한 송어를 드리기 위해서 8 00:01:15,522 --> 00:01:19,914 도이 가 천황님이 계시는 9 00:01:20,160 --> 00:01:23,084 칸다바시 저택을 방문하셨다 10 00:01:23,730 --> 00:01:26,950 다른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 11 00:01:28,168 --> 00:01:29,146 그러나... 12 00:01:29,369 --> 00:01:31,326 오후 4시경 13 00:01:32,272 --> 00:01:37,255 이전 게이슈 히로시마에서 후쿠시마 가의 가신이었던 한 무사가 14 00:01:38,479 --> 00:01:41,335 우리 가문에 찾아왔다 15 00:01:58,999 --> 00:02:05,842 하라키리(할복) (Harakiri, 1962) 16 00:02:12,679 --> 00:02:14,729 제작: 타츠오 호소야 17 00:02:15,149 --> 00:02:17,922 원작: 야스히코 타키구치 18 00:03:06,300 --> 00:03:10,188 타츠야 나카데 19 00:03:11,571 --> 00:03:13,621 아키라 이시하마 20 00:03:13,840 --> 00:03:16,149 시마 이와시타 21 00:03:17,577 --> 00:03:19,696 테츠로 탐바 22 00:03:20,013 --> 00:03:22,997 마사오 미시마, 이치로 나카야 23 00:03:24,451 --> 00:03:26,672 케이 사토 24 00:03:26,853 --> 00:03:29,850 요시오 이나바 요시로 아오키 25 00:03:49,976 --> 00:03:53,955 렌타로 미쿠니 26 00:03:55,315 --> 00:04:00,413 감독 : 마사키코바야시 27 00:04:02,989 --> 00:04:05,312 에도 토사쿠라 다마치 이와이 가문 카미야시키 28 00:04:05,692 --> 00:04:08,844 카미야시키는 에도시대에 평상시 주거로 삼는 집을 말함 29 00:04:11,598 --> 00:04:16,115 게이슈 히로시마에서 후쿠시마 가의 가신이란 말인가? 30 00:04:16,336 --> 00:04:17,417 그렇소 31 00:04:18,338 --> 00:04:21,956 내 이름은 츠구모 한시로요 32 00:04:22,976 --> 00:04:26,128 츠구모의 츠는 나루터를 뜻하고 33 00:04:26,780 --> 00:04:29,101 구모는 구름을 뜻하는 한자를 쓰지요 34 00:04:30,717 --> 00:04:33,266 그래서 여길 온 목적이 무엇인가? 35 00:04:34,054 --> 00:04:37,706 제 영주의 가문은 1619년에 몰락했소 36 00:04:38,992 --> 00:04:42,178 그 이후 나는 그 지역을 떠나 이곳 에도로 이주했지요 37 00:04:42,429 --> 00:04:44,716 뒤쪽 골목 어귀에 살 곳을 마련해 두었지만 38 00:04:44,931 --> 00:04:47,218 생계를 이어가기가 막막하여 39 00:04:47,668 --> 00:04:51,957 새로운 영주 밑에서 일하기 위해 알아보고 다니고 있소 40 00:04:53,106 --> 00:04:57,259 하지만 지금 이 평화로운 때에 41 00:04:57,944 --> 00:05:01,027 새로운 주군을 찾기란 쉽지 않았소 42 00:05:01,648 --> 00:05:04,572 거듭되는 실패로 인해 43 00:05:04,751 --> 00:05:06,970 살길이 꽤나 막막해진 듯싶습니다 44 00:05:07,220 --> 00:05:10,804 이대로는 더 견딜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45 00:05:12,492 --> 00:05:17,043 이런 가난으로 불명예를 안고 살 바엔 46 00:05:17,597 --> 00:05:21,545 차라리 명예롭게 할복하여 죽길 바라고 있습니다 47 00:05:21,768 --> 00:05:26,092 그 의식을 저희 앞마당에서 하길 원하고 있지요 48 00:05:27,207 --> 00:05:29,596 이것이 그 자의 청입니다 49 00:05:31,778 --> 00:05:34,201 다시는 그럴 수 없어 50 00:05:35,349 --> 00:05:37,272 그만 멈출 수는 없는 것인가? 51 00:05:39,419 --> 00:05:41,774 어찌 답할까요? 52 00:05:45,425 --> 00:05:47,746 알았네 그를 부르게 53 00:06:13,653 --> 00:06:15,132 이 방입니다 54 00:06:16,390 --> 00:06:17,642 이쪽으로 오시지요 55 00:06:22,295 --> 00:06:24,047 고맙소 56 00:06:48,588 --> 00:06:50,807 게이슈 히로시마에서 57 00:06:51,425 --> 00:06:55,111 후쿠시마 가의 가신으로서 58 00:06:55,662 --> 00:06:58,586 이름은 한시로 츠구모 입니다 59 00:06:59,499 --> 00:07:02,116 이런 호의를 베풀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60 00:07:03,303 --> 00:07:07,422 나는 카게유 사이토 이와이 가의 상임 고문일세 61 00:07:07,607 --> 00:07:11,089 이런 예기치 못한 대면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62 00:07:12,078 --> 00:07:13,591 제가 찾아온 목적은 63 00:07:13,780 --> 00:07:15,635 이미 그대의 청은 들어 알고 있네 64 00:07:17,617 --> 00:07:20,302 끝없는 굶주림으로 죽는 날만 기다리다 65 00:07:20,887 --> 00:07:22,935 살아갈 바에야 66 00:07:23,156 --> 00:07:26,239 무사답게 할복자살로 그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것 67 00:07:27,627 --> 00:07:29,846 그 뜻이 아닌가? 68 00:07:30,263 --> 00:07:31,947 그렇습니다 69 00:07:32,732 --> 00:07:36,453 지금 이 시기에 참으로 감동적인 결의군 70 00:07:37,637 --> 00:07:40,060 내 그대에게 높은 존경심을 표하네 71 00:07:42,108 --> 00:07:44,122 자네가 말했었지 72 00:07:44,344 --> 00:07:47,393 전에 후쿠시마 주군을 모셨다고 말이야 73 00:07:47,747 --> 00:07:50,899 혹시 모토메 치지와라는 무사를 아는가? 74 00:07:52,185 --> 00:07:53,767 치지와? 75 00:07:54,855 --> 00:07:56,471 그렇다네 76 00:08:00,560 --> 00:08:02,483 그를 모르는가? 77 00:08:03,096 --> 00:08:06,885 그 자가 전에 그대와 같은 주군을 섬긴 걸로 기억하네만 78 00:08:07,567 --> 00:08:11,356 한때 부유했던 때는 가문의 가신이 79 00:08:11,838 --> 00:08:13,920 대략 12,000명 정도 됩니다 80 00:08:15,375 --> 00:08:17,264 그들을 다 알 수는 없지요 81 00:08:18,311 --> 00:08:19,631 그렇군 82 00:08:20,213 --> 00:08:22,227 신경 쓰지 말게나 83 00:08:22,849 --> 00:08:26,865 올해 초, 아마 1월 말쯤 되었을 걸세 84 00:08:27,754 --> 00:08:31,645 모토메 치지와라는 자가 온 적이 있었지 85 00:08:32,058 --> 00:08:34,572 자네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말이야 86 00:08:35,896 --> 00:08:39,981 그 자 또한 명예롭게 죽기 위해 앞마당에 왔었지 87 00:08:41,434 --> 00:08:43,152 그렇습니까? 88 00:08:48,975 --> 00:08:54,163 그 후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들려줘도 되겠는가? 89 00:08:55,549 --> 00:08:57,335 예, 그러시지요 90 00:08:57,717 --> 00:09:02,336 당신이 게이슈 히로시마 후쿠시마 가의 가신이란 말인가? 91 00:09:03,256 --> 00:09:04,610 네, 그렇습니다 92 00:09:04,824 --> 00:09:07,043 전 히로시마 마사노리 후쿠시마 주군을 모신 93 00:09:08,562 --> 00:09:11,350 모토메 치지와 라고 합니다 94 00:09:11,998 --> 00:09:14,512 방문한 목적이 무엇인가? 95 00:09:15,835 --> 00:09:17,621 가문이 망한 뒤 96 00:09:17,837 --> 00:09:21,284 이곳 에도로 왔고, 뒤쪽 골목에 살 곳도 마련해 두었지만 97 00:09:22,642 --> 00:09:24,997 생계를 이어가기가 어려워서 98 00:09:25,645 --> 00:09:29,969 새로운 주군을 모시기 위해 애써왔습니다 99 00:09:30,917 --> 00:09:33,397 하지만 때가 때인 만큼 상황이 여의치 않아 100 00:09:35,455 --> 00:09:37,605 영주를 찾는 노력은 매번 수포로 돌아갔지요 101 00:09:48,935 --> 00:09:51,120 이제 우리 차례인가 보군 102 00:09:53,940 --> 00:09:56,454 어떻게 하실 겁니까? 103 00:09:56,676 --> 00:09:58,098 생각을 좀 해 봄세 104 00:10:00,680 --> 00:10:03,001 어찌 그런 바보가 붙어 있었는지 놀랍군 105 00:10:03,883 --> 00:10:06,306 센고쿠 가문 탓입니다 106 00:10:06,686 --> 00:10:09,872 - 실수였다고 말해보게 - 인정 못합니다, 야자키 107 00:10:10,123 --> 00:10:12,945 - 사실이 아닙니다 - 왜지? 108 00:10:13,493 --> 00:10:18,442 센코쿠 가를 찾아서 온 자는 진정 할복을 하기 위해 온 무사였죠 109 00:10:18,999 --> 00:10:21,320 그의 의지의 곧고 고결했습니다 110 00:10:21,901 --> 00:10:25,451 그래서 센코쿠 가의 영주 또한 그 결연함에 감탄을 한 것이죠 111 00:10:25,639 --> 00:10:30,429 끝내 센코쿠 가문은 그를 수하로 맞아들였고 112 00:10:31,177 --> 00:10:34,329 잘 마무리가 되었지요 이는 옳은 결정이었습니다 113 00:10:35,882 --> 00:10:37,600 문제는 114 00:10:37,817 --> 00:10:41,538 그 이후 그 무사를 모방하는 자들이 떼거지로 생겨났다는 겁니다 115 00:10:42,288 --> 00:10:44,837 진정 할복할 의지도 없는 쭉정이 같은 놈들 말입니다 116 00:10:45,191 --> 00:10:47,740 그들은 단지 굶주리고 가난하기 때문에 117 00:10:48,194 --> 00:10:50,743 우리에게 속이 뻔히 보이는 연기를 하는 것이지요 118 00:10:50,997 --> 00:10:55,514 그래도 그 자를 우리 가문에서 할복하게 놔둘 수는 없네 119 00:10:56,670 --> 00:10:59,628 다른 가문에서 그랬듯 그대로 하면 됩니다 120 00:10:59,839 --> 00:11:02,888 약간의 여비나 챙겨주고 여길 떠나라고 하시오 121 00:11:03,643 --> 00:11:04,826 안됩니다 122 00:11:05,378 --> 00:11:06,834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123 00:11:09,315 --> 00:11:11,363 만약 우리가 돈을 주고 그냥 돌려보낸다면 124 00:11:11,951 --> 00:11:14,636 분명 다른 이들도 똑같이 할 겁니다 125 00:11:14,854 --> 00:11:16,902 그 이후에도 줄곧 126 00:11:17,223 --> 00:11:20,147 설탕에 개미 꼬이듯 계속 몰려올 거라고요 127 00:11:22,495 --> 00:11:24,111 세키가하라 전쟁 이후로 128 00:11:24,330 --> 00:11:27,652 에도는 주군 없는 무사 집단들이 흘러넘칩니다 129 00:11:28,501 --> 00:11:31,892 그들은 사냥개처럼 구걸하며 방랑을 일삼고 있지요 130 00:11:34,407 --> 00:11:37,798 사람들이 뭐라고 할지 생각해보게 131 00:11:40,780 --> 00:11:44,466 이와이 가문이 다른 가문들처럼 물러졌다... 132 00:11:44,684 --> 00:11:48,040 우리 가문이 본보기가 되어 다들 저희한테만 오고 있지요 133 00:11:51,424 --> 00:11:53,381 하지만 지금 그들이 하는 걸 보십시오 134 00:11:54,060 --> 00:11:56,711 그들은 자신들의 용맹스러움을 자랑하고 있지요 135 00:11:56,963 --> 00:11:59,079 하지만 지금은 전생 없는 시대입니다 136 00:11:59,265 --> 00:12:02,849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고 있는 거지요 137 00:12:04,170 --> 00:12:06,992 우리의 이런 모습을 에도 전역에 138 00:12:07,373 --> 00:12:08,989 퍼지게 할 겁니까? 139 00:12:10,610 --> 00:12:12,760 특히 영주님은 영지에 계시지 않지요 140 00:12:12,979 --> 00:12:14,526 어떤 일이 있더라도 결코 우리는 영주님이 안 계시는 동안 141 00:12:14,748 --> 00:12:19,231 영주님 이름에 먹칠을 할 순 없습니다 142 00:12:20,920 --> 00:12:23,639 그에게 돈을 건네주고 여기를 떠나라 하게 143 00:12:24,290 --> 00:12:27,578 그런 쓸데없는 말은 그만두고 144 00:12:29,295 --> 00:12:32,481 할복 의식을 허락한다고 해도 145 00:12:33,399 --> 00:12:35,185 해낼 의지조차 없는 놈입니다 146 00:12:35,401 --> 00:12:37,051 고문관님! 147 00:12:40,573 --> 00:12:41,995 제가... 148 00:13:11,237 --> 00:13:13,023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149 00:13:22,315 --> 00:13:26,206 나는 이와이 가문에 호위무사 카와베 우메노수케다 150 00:13:26,686 --> 00:13:30,168 저는 히로시마 무사인 치지와 모토메입니다 151 00:13:30,623 --> 00:13:33,741 이렇게 와줘서 참으로 고맙네 152 00:13:34,093 --> 00:13:35,071 네? 153 00:13:35,261 --> 00:13:36,945 목욕 물을 받아 두었네 154 00:13:42,001 --> 00:13:45,119 영주님께서는 지금 계시지 않아서 155 00:13:45,538 --> 00:13:51,432 세이토 상임 고문관님께서 자네의 청을 천황의 아드님이신 베노수케 장군께 전달하셨네 156 00:13:52,111 --> 00:13:55,001 고문관님께서는 자네 결의에 큰 감동을 받으셨네 157 00:13:55,181 --> 00:13:57,764 그래서 그분들께서 자네와 직접 만나기를 원하셨네 158 00:13:59,219 --> 00:14:04,510 제가 베노수케 님을 접견한다는 말씀이십니까? 159 00:14:04,757 --> 00:14:06,111 그러하네 160 00:14:07,627 --> 00:14:11,518 나를 용서하게 하지만 지금 옷차림으로는 안되네 161 00:14:13,867 --> 00:14:16,416 목욕을 하는 동안에 162 00:14:16,636 --> 00:14:19,719 내 자네의 새로운 예복을 준비해 두도록 하지 163 00:14:21,674 --> 00:14:23,563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164 00:14:25,211 --> 00:14:27,293 이런 호의에 정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165 00:14:41,327 --> 00:14:42,647 꿈만 같아 166 00:14:43,863 --> 00:14:45,342 정말이지 167 00:14:47,267 --> 00:14:49,315 기대도 못했었는데 168 00:14:50,136 --> 00:14:51,353 완전히 169 00:14:51,704 --> 00:14:53,286 실례하겠네 170 00:15:06,185 --> 00:15:09,143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네 171 00:15:10,990 --> 00:15:13,175 자, 이제 옷을 갈아입어야 할 것 같네 172 00:15:14,627 --> 00:15:16,311 자네 예복이네 173 00:15:46,392 --> 00:15:48,110 뭐가 잘못되었는가? 174 00:15:48,394 --> 00:15:51,409 베노수케 주군님과의 접견은 어떻게 된 겁니까? 175 00:15:54,667 --> 00:15:57,250 저는 접견하는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176 00:15:57,670 --> 00:15:59,286 그렇게 말하지 않았네 177 00:15:59,672 --> 00:16:03,028 - 뭔가 오해를 한 것 같군 - 그럴 리 없습니다 178 00:16:03,977 --> 00:16:08,062 저는 카와베 우메노수케 호위무사님의 말씀을 따랐을 뿐입니다 179 00:16:09,148 --> 00:16:10,832 카와베? 180 00:16:12,151 --> 00:16:14,472 그러니까 자네 말은... 181 00:16:16,622 --> 00:16:17,874 역시 틀림없군 182 00:16:20,059 --> 00:16:23,575 제가 오해한 것이 아니지요? 183 00:16:24,063 --> 00:16:26,816 알겠네 이해했네 184 00:16:29,235 --> 00:16:33,524 사이토 상임 고문관님께서 자네의 청을 185 00:16:33,806 --> 00:16:36,594 베노수케 님께 전하자 베노수케 님께서는 186 00:16:36,909 --> 00:16:39,924 이 시대에 정말 드문 훌륭한 정신이라며 187 00:16:40,179 --> 00:16:44,002 그런 그대를 수하로 삼고 싶을 정도라고 하셨네 188 00:16:46,552 --> 00:16:51,410 하지만 자네가 진정 할복을 하길 원한다면 189 00:16:51,924 --> 00:16:55,246 그 뜻을 이루도록 도울 것이네 190 00:16:57,630 --> 00:17:00,281 나는 자네의 강한 의지를 꺾을 수 없다 여기네 191 00:17:00,933 --> 00:17:03,686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하게 192 00:17:05,905 --> 00:17:07,862 비록 자네처럼 비범한 무사를 만나기는 어려운 일이나 193 00:17:08,041 --> 00:17:11,363 자네의 숭고의 기품에 감동을 받았네 194 00:17:11,577 --> 00:17:15,627 불행히도 정시에 도이 가를 방문해야만 하네 195 00:17:16,482 --> 00:17:19,964 허니, 그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196 00:17:20,186 --> 00:17:25,169 모든 무사들을 불러 그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197 00:17:25,558 --> 00:17:28,346 좋은 본보기로 여겨 기억하도록 하게 198 00:17:28,561 --> 00:17:31,610 지금까지가 베노수케 님께서 전하란 말씀이네 199 00:17:49,215 --> 00:17:52,003 내가 들려준 이야기가 어떻소? 200 00:17:52,585 --> 00:17:55,304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는 201 00:17:55,721 --> 00:17:59,271 이와이 가문의 상징인 유명한 빨간 갑옷 이야기이지요 202 00:17:59,725 --> 00:18:02,513 무사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꽤 효과가 좋지요 203 00:18:03,729 --> 00:18:07,211 자네 마음이 좀 바뀌었는가? 204 00:18:08,101 --> 00:18:09,557 그러니까 205 00:18:11,437 --> 00:18:13,326 할복 말씀이십니까? 206 00:18:13,906 --> 00:18:15,829 그렇네 207 00:18:19,979 --> 00:18:21,936 마음 놓으십시오 208 00:18:22,648 --> 00:18:25,766 저는 진정 할복할 마음을 가지고 왔습니다 209 00:18:27,753 --> 00:18:29,642 그런가 210 00:18:30,123 --> 00:18:32,945 정말 대단한 결의로군 211 00:18:36,562 --> 00:18:38,451 이럴 경우는 말이지 츠구모 군 212 00:18:39,665 --> 00:18:42,487 자네에게 이야기를 좀 더 들려줘야 할 듯싶네 213 00:18:43,136 --> 00:18:45,855 모토메 치지와 군에 대해서 말이야 214 00:18:46,906 --> 00:18:48,624 그러시지요 215 00:18:48,941 --> 00:18:52,559 자... 이제 나가야 할 시간이네 216 00:18:52,778 --> 00:18:54,530 예복으로 갈아입도록 하게 217 00:18:55,781 --> 00:18:58,466 할복 의식 절차와 도구는 218 00:18:59,152 --> 00:19:01,371 모두 준비해 두었네 219 00:19:06,692 --> 00:19:08,512 청이 있습니다 220 00:19:10,429 --> 00:19:13,615 잠깐 생각할 시간을 주십시오 221 00:19:13,966 --> 00:19:15,479 시간을 달라고? 222 00:19:15,701 --> 00:19:19,456 도망가거나 숨지 않겠습니다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223 00:19:19,972 --> 00:19:22,088 하루나 이틀 정도만 말미를 주십시오 224 00:19:24,043 --> 00:19:26,228 너무 늦었네 225 00:19:27,346 --> 00:19:30,031 - 너무합니다! - 너무하다고? 226 00:19:31,551 --> 00:19:36,341 우리는 자네의 청에 따라 할복 의식을 준비해 두었네 227 00:19:36,556 --> 00:19:38,570 정말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! 228 00:19:38,891 --> 00:19:41,872 시간을 주시면 꼭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229 00:19:43,362 --> 00:19:45,547 무사의 말은 번복되지 않는다 230 00:19:46,566 --> 00:19:48,421 결코 늦출 수 없네! 231 00:20:30,943 --> 00:20:33,492 최고의 검객 야자키 하야토 장군이시다 232 00:20:35,047 --> 00:20:37,766 그의 칼 솜씨는 완벽하지 233 00:20:38,584 --> 00:20:42,009 한 발자국만 움직여도 단칼에 널 베어버릴 것이다 234 00:20:43,222 --> 00:20:45,145 다른 이들 또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 235 00:20:52,965 --> 00:20:55,286 생선 마냥 갈기갈기 찢겨 죽는 것보단 236 00:20:55,601 --> 00:20:58,923 무사답게 할복하여 최후를 맞이하게 237 00:21:00,239 --> 00:21:02,924 어서 예복으로 갈아입고 오시게 238 00:21:33,906 --> 00:21:36,728 이와이 가문을 지켜주시는 조상님이시여 239 00:21:38,110 --> 00:21:42,001 부디 가문의 마당이 하찮은 무사의 피로 240 00:21:42,748 --> 00:21:44,728 더럽혀지는 것을 용서해 주소서 241 00:21:58,964 --> 00:22:01,752 저는 이 집과 도쿠가와 가문을 위해 242 00:22:02,101 --> 00:22:05,082 그리한 것이고 243 00:22:06,605 --> 00:22:09,393 이는 무사 법도를 따른 것입니다 244 00:22:11,110 --> 00:22:15,229 부디, 제 결정의 증인이 되어 주십시오 245 00:23:02,395 --> 00:23:04,443 이 자의 단검 또한 마찬가지네 246 00:23:04,930 --> 00:23:06,853 보게 247 00:23:07,199 --> 00:23:11,056 이거 원 두부도 못 썰겠구먼 248 00:23:12,471 --> 00:23:17,022 대나무로 만든 검이라니! 무사로서 자격이 없는 놈이라고 249 00:23:17,309 --> 00:23:19,960 그래 놓고선 뭐? 할복을 하겠다고? 250 00:23:20,179 --> 00:23:22,659 뻔뻔한 놈 같으니! 251 00:23:25,851 --> 00:23:28,900 이제 모든 준비가 다 끝났습니다 252 00:23:45,404 --> 00:23:47,793 치지와 모토메 군 253 00:23:49,875 --> 00:23:51,855 가난으로 굶주려 죽는 것보다 254 00:23:52,077 --> 00:23:56,025 그대는 할복으로서 명예를 지키고자 선언했다 255 00:23:56,982 --> 00:23:59,770 이는 매우 훌륭한 결정이네 256 00:24:00,152 --> 00:24:03,201 그대는 모든 무사들의 좋은 본보기가 될 걸세 257 00:24:05,624 --> 00:24:07,877 나는 인정하기 부끄럽지만 258 00:24:09,094 --> 00:24:13,611 나오마사 조상님 이후로 무사의 용맹으로 알려진 이 집에서도 259 00:24:14,600 --> 00:24:18,025 그대가 보여준 결의는 보기 드물지 260 00:24:19,738 --> 00:24:22,719 그렇기에 이들은 그대의 숭고한 무사의 결연을 지켜볼 것이며 261 00:24:23,609 --> 00:24:26,158 이들 마음속 깊이 오래도록 새길 것이네 262 00:24:26,645 --> 00:24:29,797 내가 우리 가문의 모든 무사들을 총 집결 시켰네 263 00:24:32,485 --> 00:24:35,807 편히 가도록 하게 264 00:24:39,492 --> 00:24:41,005 부탁드립니다! 265 00:24:41,861 --> 00:24:43,477 무언가? 266 00:24:43,729 --> 00:24:48,417 하루나 이틀 정도만 제게 말미를 주십시오! 267 00:24:49,134 --> 00:24:52,354 결코 숨거나 도망가지 않겠습니다 꼭 돌아오겠습니다! 268 00:24:52,671 --> 00:24:55,094 제발! 이렇게 간청 드립니다! 269 00:24:56,742 --> 00:24:59,291 꽤나 당황스럽군 270 00:25:00,045 --> 00:25:03,492 최근 에도에 퍼져 있는 일들에 대해 들은 바가 있다 271 00:25:03,749 --> 00:25:07,196 무사라고도 할 수 없는 그런 무리들에 대해 말이다 272 00:25:07,753 --> 00:25:12,338 할복하겠다고 앞마당을 내어 달라고 하고선 273 00:25:13,425 --> 00:25:16,508 동전 몇 푼 받고는 줄행랑을 친다고 하지 274 00:25:18,330 --> 00:25:20,150 부디 그대가 그런 부류가 아니길 바라네 275 00:25:21,333 --> 00:25:24,018 결코 아닙니다 276 00:25:24,236 --> 00:25:25,886 아니야, 아니지 277 00:25:26,338 --> 00:25:27,851 물론 아니겠지 278 00:25:28,774 --> 00:25:33,200 그대의 고결한 성품이나 모습을 보아 어찌 그럴 수 있겠는가 279 00:25:34,446 --> 00:25:36,665 그런 비열한 제비족 일리 없네 280 00:25:38,684 --> 00:25:39,901 그럼 지금부터 281 00:25:40,352 --> 00:25:41,968 진행을 하도록 하게 282 00:25:58,537 --> 00:26:01,427 부족하지만 내가 자네의 대신일세 283 00:26:03,475 --> 00:26:06,365 나는 신도 무넨 이치 학교의 대표 일세! 284 00:26:11,383 --> 00:26:15,069 그대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나 확신이 들면 내게 신호를 보내게 285 00:26:16,455 --> 00:26:20,779 할복 의식의 절차는 많이 변했네 286 00:26:21,460 --> 00:26:24,509 최근에는 이름만 존재할 뿐 매우 드문 일이 되었지 287 00:26:24,930 --> 00:26:27,820 대상자가 소반 위에 있는 칼을 잡으면 288 00:26:28,200 --> 00:26:31,750 대신이 즉시 그의 머리를 내려치고 있네 289 00:26:33,138 --> 00:26:35,755 다시 말해 내장을 실제로 가르지 않으며 290 00:26:36,141 --> 00:26:40,931 소반 위의 것도 차고 다니던 와키자시나 단검이 아닌 291 00:26:41,146 --> 00:26:43,228 접선(부채)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네 292 00:26:44,750 --> 00:26:46,297 그러나 293 00:26:46,518 --> 00:26:49,374 오늘 우리 의식은 그런 질 떨어지는 294 00:26:49,588 --> 00:26:52,444 날림 법 따윈 따르지 않는다 295 00:26:52,691 --> 00:26:55,979 우리는 전통 방식 그대로의 할복 의식을 따르도록 한다 296 00:26:58,530 --> 00:27:00,350 이해하겠나? 297 00:27:01,533 --> 00:27:06,255 그대는 이렇게 내장을 열 십자로 갈라야 한다 298 00:27:07,706 --> 00:27:11,722 그것을 본 후에 내가 그대의 머리를 칠 것이네 299 00:27:15,781 --> 00:27:18,671 그대가 창자를 제대로 다 가르지 않는다면 300 00:27:18,884 --> 00:27:20,966 절대 내 검은 움직이지 않을 걸세 301 00:27:21,186 --> 00:27:24,702 알아듣겠나? 그럼 이제 302 00:28:01,326 --> 00:28:03,249 이것이 그대의 검이네 303 00:28:03,662 --> 00:28:05,517 그대의 검을 사용하게 304 00:28:08,333 --> 00:28:10,916 검은 무사의 영혼과 마찬가지이니 305 00:28:12,604 --> 00:28:16,029 자신의 검이 이 의식에 가장 적합하지 306 00:28:47,272 --> 00:28:49,889 어서 무얼 망설이는가? 307 00:28:52,344 --> 00:28:53,823 속행하게! 308 00:30:23,836 --> 00:30:27,158 날 죽여주시오! 죽여줘! 309 00:30:28,006 --> 00:30:30,327 아직! 아직 아니야! 310 00:30:30,742 --> 00:30:32,096 배를 정확히 열십자로 갈라! 311 00:30:54,733 --> 00:30:56,155 뭘 망설이는 건가? 312 00:30:56,368 --> 00:30:59,087 검으로 베란 말이야! 오른쪽으로 더 갈라! 313 00:31:47,085 --> 00:31:50,203 그 자에게 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 같네 314 00:31:50,722 --> 00:31:53,009 결국 혀를 깨물고 자결하지 않았나? 315 00:31:53,191 --> 00:31:57,048 자네 보기엔 그 자가 영리해 보이나 아니면 그저 꼴사나워 보이는가? 316 00:31:57,629 --> 00:31:59,677 그리고 다시 317 00:31:59,932 --> 00:32:04,517 누가 감히 대나무 검으로 할복하겠다 바른 말을 하겠는가? 318 00:32:07,572 --> 00:32:09,222 이제 조금 319 00:32:10,475 --> 00:32:12,762 생각이 바뀌었는가? 320 00:32:15,948 --> 00:32:17,905 그러니까 321 00:32:19,551 --> 00:32:21,167 할복 말씀이십니까? 322 00:32:23,755 --> 00:32:26,440 나는 자네에게 모토메 치지와의 마지막까지 323 00:32:26,858 --> 00:32:30,908 상세하게 다 들려주었네 324 00:32:33,198 --> 00:32:36,645 내 말을 잘 새겨듣게나 츠구모 군 325 00:32:37,669 --> 00:32:39,125 빨리 이곳을 떠나게 326 00:32:40,038 --> 00:32:44,259 치지와 같은 자의 일과 327 00:32:45,610 --> 00:32:49,729 저를 그리 연관 짓지 않으셔도 될 것 같군요 328 00:32:51,216 --> 00:32:54,038 제 허리 끈 안에 있는 것은 검은 대나무가 아닙니다 329 00:32:55,354 --> 00:33:00,906 혀를 깨물고 자결할 일도 없고 절차대로 배를 정확히 가를 겁니다 330 00:33:05,897 --> 00:33:07,547 그렇군 331 00:33:08,066 --> 00:33:09,648 츠구모 군 332 00:33:09,868 --> 00:33:14,055 자네의 결의가 그리 단단하다면 자네 뜻대로 해주지 333 00:33:14,439 --> 00:33:16,089 여봐라! 334 00:33:21,813 --> 00:33:24,794 히로시마 무사 한시로 츠구모 군은 335 00:33:25,017 --> 00:33:28,203 할복 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마당을 사용해도 좋다 336 00:33:31,156 --> 00:33:33,978 그의 옷 품세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으니 337 00:33:34,192 --> 00:33:36,411 좋은 세상으로 떠날 만한 예복을 가져다주게 338 00:33:36,628 --> 00:33:37,948 잠시! 339 00:33:38,163 --> 00:33:39,449 무언가? 340 00:33:40,665 --> 00:33:43,350 저 같은 거렁뱅이 따위에게 341 00:33:44,636 --> 00:33:48,061 그런 호위는 별로 필요치 않습니다 342 00:33:49,574 --> 00:33:53,829 황천길 가는 길에는 제가 걸친 이 옷이 가장 잘 어울리지요 343 00:34:11,396 --> 00:34:16,880 제게 베풀어주신 호의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344 00:34:17,602 --> 00:34:19,752 오늘 참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345 00:34:20,605 --> 00:34:25,031 감사하다는 말씀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군요 346 00:34:25,410 --> 00:34:28,027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347 00:34:32,517 --> 00:34:34,201 고문관님께 여쭤볼 것이 있는데 348 00:34:34,986 --> 00:34:38,377 어떤 분께서 제 죽음을 도우시는지요? 349 00:34:40,525 --> 00:34:43,950 신멘 이치로 군으로 지명하였습니다 350 00:34:46,098 --> 00:34:47,884 신멘 군? 351 00:34:53,171 --> 00:34:54,787 원하는 이가 있는가? 352 00:34:55,373 --> 00:34:56,727 그렇습니다 353 00:34:57,275 --> 00:35:01,462 오모다카 히코쿠로 군으로 하고 싶습니다 354 00:35:01,713 --> 00:35:03,499 히코쿠로 군 말인가? 355 00:35:03,915 --> 00:35:06,464 이 가문의 사람인 걸로 알고 있지요 356 00:35:06,718 --> 00:35:10,905 듣기로는 신도 무넨 이치 학교를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357 00:35:11,289 --> 00:35:12,973 그렇네 358 00:35:13,191 --> 00:35:15,774 그도 괜찮지 359 00:35:16,461 --> 00:35:17,974 히코쿠로 360 00:35:21,299 --> 00:35:24,348 하지만 오늘은 그가 참석하질 못했습니다 361 00:35:25,637 --> 00:35:30,154 몸이 좀 안 좋아서 며칠 좀 쉬겠다고 전해 왔지요 362 00:35:30,375 --> 00:35:33,333 그렇군 안된 일이군 363 00:35:34,679 --> 00:35:36,192 츠구모 군 364 00:35:36,848 --> 00:35:40,364 들었다시피, 오모다카 군은 오늘 참석하지 못했네 365 00:35:42,654 --> 00:35:44,702 다른 이를 선택해 보게 366 00:35:46,491 --> 00:35:48,880 이거 꽤 실망이군요 367 00:35:50,662 --> 00:35:54,348 마음속으로 그가 도와주길 바라고 또 바랐는데 말입니다 368 00:35:54,533 --> 00:35:57,889 그의 특별한 배려를 부탁할 수 있을지요 369 00:36:00,338 --> 00:36:02,022 글쎄 370 00:36:02,340 --> 00:36:05,298 아프다고는 하나 어제만 해도 괜찮아 보였으니 371 00:36:06,611 --> 00:36:08,761 크게 심각한 정도는 아닐 것이다 372 00:36:11,183 --> 00:36:12,639 사자! 373 00:36:21,993 --> 00:36:25,714 지체 말고 오모다카 군 집에 다녀오거라 374 00:36:26,097 --> 00:36:30,284 병이 깊지 않다면 지금 당장 이리로 오라고 전하거라 375 00:36:38,210 --> 00:36:40,224 제가 일을 번거롭게 해 드린 듯싶군요 376 00:36:40,845 --> 00:36:43,098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377 00:36:44,115 --> 00:36:45,935 그러면 378 00:36:46,384 --> 00:36:48,739 여기서 좀 기다리시게 379 00:36:49,020 --> 00:36:51,205 아니면 안에서 좀 쉬고 있겠는가? 380 00:36:51,456 --> 00:36:52,844 아닙니다 381 00:36:53,024 --> 00:36:56,676 그렇게 되면 제 결심이 조금이라도 흔들리게 될 것 같습니다 382 00:36:58,396 --> 00:37:03,789 애초에 싹을 틔우면 안 되지요 여기 있겠습니다 383 00:37:05,570 --> 00:37:07,993 그대의 기개가 참으로 높군 384 00:37:08,940 --> 00:37:11,329 내 경의를 표하네 385 00:37:13,778 --> 00:37:15,792 그렇다면, 고문관님 386 00:37:16,781 --> 00:37:21,139 기다리는 동안 둘 다 꽤 지루한 시간을 보낼 텐데 387 00:37:23,421 --> 00:37:25,105 도착할 때까지 388 00:37:25,323 --> 00:37:28,441 제 얘기를 좀 들어 보시겠습니까? 389 00:37:31,696 --> 00:37:34,347 자네의 이야기를? 그러도록 하지 390 00:37:35,133 --> 00:37:41,492 가난에 허덕이는 무사 이야기는 대단한 것이 못되지요 391 00:37:41,806 --> 00:37:44,161 허나 다른 이들에게도 그런 불행이 일어난다면 392 00:37:44,909 --> 00:37:47,458 내일 당장 고문관님께서도 그리될 수 있지요 393 00:37:49,781 --> 00:37:52,000 어쩌면 고문관님의 수하들까지도 말입니다 394 00:37:52,183 --> 00:37:56,404 별것 아닌 제 이야기 가운데에서도 한두 개 정도는 395 00:37:56,621 --> 00:37:58,578 귀감이 되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396 00:38:00,558 --> 00:38:03,311 오늘 다른 이에게 닥친 불행이 내일의 당신이 될 수도 있다? 397 00:38:10,168 --> 00:38:13,286 재미있군 398 00:38:17,575 --> 00:38:20,260 모두들 이 자의 말을 잘 들어 보도록 하게 399 00:38:20,645 --> 00:38:23,899 곧 죽음을 앞둔 이가 말하는 것이니 400 00:38:25,583 --> 00:38:28,507 쓸데없는 무용담은 아닐 듯싶군 401 00:38:30,322 --> 00:38:33,769 분명 배울 게 있을 겁니다 402 00:38:35,760 --> 00:38:37,216 고문관님 403 00:38:42,934 --> 00:38:45,892 제 이야기는 오래전 일부터 거슬러 시작되지요 404 00:38:47,706 --> 00:38:51,256 좀 상세하게 말씀을 드려도 되겠습니까? 405 00:38:56,214 --> 00:38:57,329 그러시게 406 00:38:59,217 --> 00:39:02,869 히로시마 무사 치지와 모토메는 407 00:39:03,621 --> 00:39:06,909 제가 아는 지인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408 00:39:26,378 --> 00:39:28,699 치지와 모토메는 409 00:39:31,082 --> 00:39:35,701 제가 아는 이였습니다 410 00:40:13,224 --> 00:40:16,671 당시 모토메는 15살이었고 411 00:40:18,062 --> 00:40:21,646 내 딸 미호는 11살 412 00:40:22,967 --> 00:40:25,152 11년 전 일이었지요 413 00:40:27,038 --> 00:40:29,518 하지만 지금도 눈을 감으면 414 00:40:30,074 --> 00:40:36,195 마치 어제 일처럼 그때의 그 일들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415 00:40:56,000 --> 00:40:58,355 - 내 차례군 - 그만두게 416 00:40:59,070 --> 00:41:01,994 성벽을 수리하려면 우리는 하루 종일 돌을 셈해 놔야 하네 417 00:41:02,173 --> 00:41:04,460 이렇게 한가하게 활이나 쏠 시간이 없다고 418 00:41:04,809 --> 00:41:08,063 평화로운 시대네 사면의 바다가 다 조용하다고 419 00:41:11,015 --> 00:41:14,736 그건 그렇고 이제 22일이야 420 00:41:15,019 --> 00:41:17,340 내 아내 기일이 벌써 7년째를 맞는 군 421 00:41:18,389 --> 00:41:21,836 알고 있었네 헌데 벌써 7년이나 되었단 말인가? 422 00:41:22,293 --> 00:41:26,912 그렇다네, 그래서 집에서 제사를 성대하게 치를 생각이야 423 00:41:27,131 --> 00:41:28,849 따로 가져올 것은 없네 424 00:41:29,033 --> 00:41:30,489 알겠네 425 00:41:30,735 --> 00:41:33,318 믿을 수가 없군 426 00:41:33,505 --> 00:41:35,485 벌써 7년이나 흘렀다니 427 00:41:37,509 --> 00:41:39,967 놀랄 일은 따로 있지 428 00:41:41,145 --> 00:41:43,102 어떻게 자네처럼 뻣뻣한 인사가 429 00:41:43,314 --> 00:41:46,898 새 장가도 안 가고 홀로 미호를 길렀다니 말이야 430 00:41:47,118 --> 00:41:48,506 이보게, 진나이 431 00:41:49,320 --> 00:41:51,675 사돈 남 말 하는 군 432 00:41:51,890 --> 00:41:56,441 유기가 죽었을 때, 난 자네가 어찌 살아가나 걱정했었네 433 00:41:56,861 --> 00:41:58,283 하지만 자넬 보게 434 00:41:58,530 --> 00:42:02,455 평범한 새 하나가 매를 길러낸 셈이 아닌가? 435 00:42:02,800 --> 00:42:04,052 새가 매를 길러냈다고? 436 00:42:04,402 --> 00:42:06,450 사실 홀아비 새인 셈이지 437 00:42:06,671 --> 00:42:11,222 자넨 정말 훌륭하게 아이를 잘 훈육해 왔네 438 00:42:11,442 --> 00:42:12,762 보게나 439 00:42:12,977 --> 00:42:17,801 아이는 새가 아닌, 훌륭한 매의 새끼로 장성하지 않았는가 440 00:42:17,982 --> 00:42:19,461 그렇지 않네 441 00:42:20,451 --> 00:42:23,637 아직 저놈은 멀었네 철들려면 아직 멀었어 442 00:42:23,988 --> 00:42:28,209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매로 견줄 수 있을 걸세 443 00:42:29,794 --> 00:42:31,273 자네도 알다시피 우린 둘 다 애들에게 444 00:42:31,462 --> 00:42:35,183 전쟁에서 이긴 것 빼고는 달리 잘해 준 것 없어 445 00:42:35,833 --> 00:42:38,382 헌데 또 우리가 크게 못해 준 것도 없는 것 같군그래 446 00:42:46,010 --> 00:42:50,561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고 모든 게 순조로웠습니다 447 00:42:53,017 --> 00:42:55,304 하지만 끝내 448 00:42:58,089 --> 00:43:00,842 우리는 그렇게 될 수 없었습니다 449 00:43:01,593 --> 00:43:04,381 무사들의 목숨은 모래 위에 지어진 집처럼 불안했지요 450 00:43:05,663 --> 00:43:08,052 강한 바람 한방에 모든 것은 사라졌습니다 451 00:43:11,135 --> 00:43:15,823 어떻게 그 수많은 영토를 지닌 452 00:43:16,040 --> 00:43:17,963 내 주군의 가문이 망해 버릴 수 있단 말인가 453 00:43:19,310 --> 00:43:23,565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더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454 00:43:26,384 --> 00:43:29,467 히로시마 성 보수 공사 일에 관련한 455 00:43:29,687 --> 00:43:34,204 도쿠가와 장군의 부당한 편파 판정으로 456 00:43:35,059 --> 00:43:37,482 1619년 6월 457 00:43:37,996 --> 00:43:41,717 후쿠시마 영주님은 카와나카자마로 유배를 가셨고 458 00:43:42,133 --> 00:43:46,422 남겨진 12,000명의 무사들은 459 00:43:47,538 --> 00:43:50,291 끝없는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460 00:44:22,273 --> 00:44:23,752 진나이! 461 00:44:29,180 --> 00:44:31,160 한시로 츠구모에게 462 00:44:35,687 --> 00:44:40,409 우리의 오랜 우정으로 내 뜻을 잘 따라주길 바라며 463 00:44:41,492 --> 00:44:43,745 성 수리 건을 맡은 464 00:44:43,961 --> 00:44:46,282 마사카츠 후쿠시마 장군께서는 465 00:44:46,664 --> 00:44:49,588 언제든지 죽음을 각오하고 계시네 466 00:44:51,035 --> 00:44:55,256 그러니 내가 먼저 그를 앞서 갈 것이네 467 00:44:55,606 --> 00:44:58,724 나 혼자로 충분하네 468 00:45:00,044 --> 00:45:02,126 부디 날 따라오지 말게 469 00:45:04,615 --> 00:45:06,970 내 외아들 모토메는 470 00:45:07,785 --> 00:45:11,403 비록 장성하였지만 아직 15살에 불과하네 471 00:45:13,057 --> 00:45:16,345 부디 그 놈이 잘 살 수 있도록 내 부탁함세 472 00:45:29,173 --> 00:45:31,494 왜 이렇게 서둘러야만 했는가? 473 00:45:31,909 --> 00:45:34,025 나보다 먼저 할복해 버리다니 474 00:45:34,979 --> 00:45:37,937 한시로 자네는 결코 따라 해선 안되네 475 00:45:38,750 --> 00:45:41,708 아직 가문을 구할 수 있다면 너와 나 함께 죽는 것이다 476 00:45:42,520 --> 00:45:45,706 그러나 그럴 수 없다면 그 또한 부질없는 일이지 477 00:45:47,525 --> 00:45:49,573 - 진나이 하나로 족하다 - 하지만 장군! 478 00:45:49,761 --> 00:45:51,581 바보같이 굴지 마라 한시로 479 00:45:52,830 --> 00:45:57,654 진나이가 하지 않았다면 자네가 할 걸 알았기 때문에 죽은 거다 480 00:45:58,369 --> 00:46:00,918 또한 그는 나와 너를 살리기 위해 죽은 것이기도 하다 481 00:46:01,939 --> 00:46:03,987 그러니 한시로 482 00:46:04,575 --> 00:46:06,589 그대는 반드시 살아야만 하네 483 00:46:07,411 --> 00:46:09,334 자네와 진나이를 위해서 말이야 484 00:46:14,285 --> 00:46:19,212 그리고 모토메를 자네 말고 누가 돌봐줄 수 있겠는가? 485 00:46:24,495 --> 00:46:28,750 진나이를 보러 갈 것이네 486 00:46:29,567 --> 00:46:34,858 한시로 그에게 전할 말은 없는가? 487 00:46:37,942 --> 00:46:40,400 진나이에게 전할 말이 아무것도 없는가? 488 00:46:41,145 --> 00:46:43,102 진나이에게 489 00:46:43,447 --> 00:46:45,597 진나이에게 이 말을 490 00:46:49,320 --> 00:46:50,902 모토메는 걱정 말라고 491 00:46:51,322 --> 00:46:54,474 제가 잘 자랄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거라고 492 00:46:55,793 --> 00:47:01,152 제 인생을 걸고 그리 하겠다고 전해 주십시오 493 00:47:02,900 --> 00:47:06,291 계속하게 츠구모 군 494 00:47:19,917 --> 00:47:21,669 어찌 되었는가? 495 00:47:22,486 --> 00:47:25,467 아무래도 병이 심각한 듯싶습니다 496 00:47:25,823 --> 00:47:27,871 무슨 병이더냐? 497 00:47:28,092 --> 00:47:30,606 가족 말로는 열도 꽤 높고 498 00:47:30,828 --> 00:47:33,911 관절 마디마디가 아파 엄청나게 고통스러워한답니다 499 00:47:34,866 --> 00:47:35,947 계속 말해보게 500 00:47:36,133 --> 00:47:39,455 이곳을 방문이 가능한지 청을 넣어봤으나 501 00:47:39,670 --> 00:47:42,560 병 상태가 심각하여 지금 당장 이곳을 502 00:47:42,773 --> 00:47:45,629 찾기란 어려울 듯싶다 전하였습니다 503 00:47:46,410 --> 00:47:49,994 혼신을 다해 간청해 보았으나 일이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504 00:47:50,214 --> 00:47:52,763 하는 수 없군 505 00:47:53,417 --> 00:47:57,900 최근 며칠간 이어진 무더위로 맥을 못 추는 모양이군 506 00:48:01,792 --> 00:48:03,339 츠구모 군 507 00:48:04,495 --> 00:48:06,577 자네도 들어서 알겠지만 508 00:48:06,797 --> 00:48:10,586 다른 이를 선택해야 할 듯싶소 509 00:48:14,338 --> 00:48:17,694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허나 하는 수 없지요 510 00:48:19,877 --> 00:48:21,766 그렇다면 511 00:48:23,915 --> 00:48:27,340 하야토 야자키 군으로 요청하고 싶습니다 512 00:48:29,620 --> 00:48:31,167 하야토? 513 00:48:35,459 --> 00:48:38,906 이나바 군 역시 안 보인 지 4~5일 정도 되었습니다 514 00:48:39,163 --> 00:48:40,517 그렇군 515 00:48:40,731 --> 00:48:44,747 몸이 별로 좋지 않다며 잠시 요양을 다녀오겠다고 했습니다 516 00:48:46,437 --> 00:48:48,121 츠구모 군 517 00:48:49,440 --> 00:48:53,161 하야토 야자키 무사 또한 병으로 자리를 비웠네 518 00:48:56,013 --> 00:48:58,471 야자키 군도 몸이 안 좋습니까? 519 00:48:59,583 --> 00:49:01,563 미안하게 됐네 520 00:49:06,190 --> 00:49:08,045 어쩔 수 없지요 521 00:49:09,226 --> 00:49:12,981 그렇다면 우메노수케 카와베 군을 요청하겠습니다 522 00:49:17,868 --> 00:49:19,347 고문관님 523 00:49:20,504 --> 00:49:23,656 혹, 카와베 군도 몸이 아파서 524 00:49:24,675 --> 00:49:27,463 자리를 비운 것은 아니겠지요? 525 00:49:41,359 --> 00:49:43,009 이런 법이 있나 526 00:49:43,894 --> 00:49:46,283 그 자 또한 몸이 편치 않은가 보군 527 00:49:48,432 --> 00:49:54,189 어찌 3명 모두 다 병이 나 버린 겐가 528 00:49:55,272 --> 00:49:58,025 참으로 기묘한 일이군 529 00:50:01,278 --> 00:50:02,996 이상한 일이야 530 00:50:11,288 --> 00:50:13,268 - 저놈 뭔가 꿍꿍이가 있다 - 맞습니다 531 00:50:14,358 --> 00:50:17,339 히코쿠로 군은 맨 처음 모토메 치지와를 532 00:50:17,928 --> 00:50:22,252 강제로 할복 시키자고 주장 한 자였다 533 00:50:23,300 --> 00:50:25,086 야자키 군도 치지와의 대나무 검을 발견 한 후 534 00:50:26,103 --> 00:50:29,289 그 검으로 할복 시키자 주장한 무사 중 하나였지 535 00:50:30,574 --> 00:50:32,724 거기에 카와베 군 또한 재빨리 동조를 했고 536 00:50:32,943 --> 00:50:35,992 그래서 그때 대나무 검만은 아니 된다 말씀드린 겁니다 537 00:50:36,213 --> 00:50:39,001 - 그게 지금 와 무슨 소용인가? - 죄송합니다 538 00:50:42,219 --> 00:50:44,733 이제 어찌하실 작정이십니까? 539 00:50:44,955 --> 00:50:47,208 그가 순순히 할복할지 믿기 힘듭니다 540 00:50:48,392 --> 00:50:51,316 분명 숨기는 뭔가가 있습니다 541 00:50:54,065 --> 00:50:55,146 그게 무엇이라도 542 00:50:56,934 --> 00:50:59,722 저 자는 결코 도망가지는 못할 걸세 543 00:51:00,704 --> 00:51:04,220 반드시 그놈이 할복하도록 해야 한다 544 00:51:05,709 --> 00:51:08,167 혹 그가 거절한다 해도 545 00:51:08,879 --> 00:51:11,928 강제로 그 자의 목을 치면 될 것이다 546 00:51:17,621 --> 00:51:21,376 무슨 일이 있어도 547 00:51:22,626 --> 00:51:25,812 이런 일은 결코 밖으로 새어 나가서는 안되네 548 00:51:30,101 --> 00:51:32,786 내가 신호를 보내면 모두 알아서 행동들 하게 549 00:51:36,540 --> 00:51:40,226 히코쿠로 군을 포함한 그 두 사람의 일이 신경 쓰이는 군 550 00:51:42,813 --> 00:51:45,134 사람을 시켜 좀 더 알아보도록 하게 551 00:51:46,383 --> 00:51:47,896 상황이 급박하니 그 자가 가진 속셈이 무엇인지 552 00:51:48,119 --> 00:51:52,067 서둘러 알아내도록 하게 553 00:52:05,202 --> 00:52:06,590 츠구모 군 554 00:52:11,041 --> 00:52:15,194 여름날이 길기는 하나 벌써 1시간이 지체됐소 555 00:52:20,050 --> 00:52:22,803 어서 속히 진행을 해주길 바라오 556 00:52:23,020 --> 00:52:24,499 그러나 고문관님 557 00:52:25,222 --> 00:52:27,680 의식 절차에서 돕는 무사가 빠질 수는 없습니다 558 00:52:27,925 --> 00:52:29,745 자네의 사정을 이해하네만 559 00:52:29,960 --> 00:52:32,850 이미 자네가 거론했던 이들에 대해 논의해 보지 않았는가 560 00:52:33,931 --> 00:52:37,378 그 3명 모두 몸이 아파 자네의 청을 들어줄 수가 없네 561 00:52:38,702 --> 00:52:41,091 순순히 우리의 뜻을 받아들이게 562 00:52:42,439 --> 00:52:44,157 이치로 신멘! 563 00:52:45,342 --> 00:52:48,698 지금부터 츠구모 군의 죽음을 돕는 무사로서 564 00:52:50,080 --> 00:52:52,697 그 임무를 충실히 이행토록 한다 565 00:52:53,517 --> 00:52:55,099 그럴 수는 없소! 566 00:52:57,087 --> 00:52:58,634 내 죽음을 돕는 자는 567 00:52:58,822 --> 00:53:02,338 내가 특별히 호명한 자만이 될 수 있소 568 00:53:03,561 --> 00:53:07,247 반드시 이 세 사람 중 하나여야 하오 569 00:53:08,966 --> 00:53:11,082 자네 귀가 먹었는가? 570 00:53:15,339 --> 00:53:18,786 그 3명 모두는 아파서 참석하질 못했다고 했다! 571 00:53:20,077 --> 00:53:24,332 이미 상세하게 설명한 바 있다 알아듣겠는가? 572 00:53:26,283 --> 00:53:31,073 그렇다면 야... 573 00:53:32,456 --> 00:53:35,414 저도 할복하는 것을 그만두겠습니다 574 00:53:36,860 --> 00:53:39,545 멈춰라! 한시로 츠구모! 575 00:53:40,397 --> 00:53:42,786 자네의 뻔한 수법을 다 알고 있다 576 00:53:44,501 --> 00:53:48,927 할복 의식을 한다는 빌미로 이곳에 와서 577 00:53:49,306 --> 00:53:52,355 말도 안 되는 변명들만 늘어놓다니 578 00:53:52,876 --> 00:53:55,891 네 놈은 처음부터 할복할 마음조차 없었다 579 00:53:56,313 --> 00:53:57,963 돈이나 뜯어내려고 온 것이겠지! 580 00:53:58,215 --> 00:53:59,899 고문관님! 581 00:54:00,618 --> 00:54:02,632 제가 그런 파렴치한 놈이었다면 582 00:54:03,254 --> 00:54:06,508 여기 이렇게 조용히 앉아만 있었겠소? 583 00:54:06,690 --> 00:54:09,978 - 그러면 왜 빨리 서두르지 않는가? -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소 584 00:54:11,762 --> 00:54:14,447 내를 가르는 행위 자체보다는 585 00:54:14,632 --> 00:54:17,522 편안하게 저 세상으로 가게 해줄 586 00:54:17,801 --> 00:54:21,157 숙련된 기술을 가진 587 00:54:21,438 --> 00:54:24,521 무사가 필요할 뿐입니다 588 00:54:25,976 --> 00:54:29,059 나는 죄를 지어 할복을 하는 것이 아니오 589 00:54:30,080 --> 00:54:32,401 적어도 내 죽음을 돕는 무사를 선택할 권리는 있다 보오 590 00:54:57,207 --> 00:54:59,687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591 00:55:02,379 --> 00:55:04,928 시간 낭비일 뿐이다 592 00:55:24,501 --> 00:55:27,482 자네는 우리 가문을 욕보인 사기꾼에 불과하다 593 00:55:28,472 --> 00:55:31,021 결코 할복할 마음이 없지 594 00:56:00,070 --> 00:56:01,390 무례한 개자식! 595 00:56:07,911 --> 00:56:09,493 멈추게! 596 00:56:10,080 --> 00:56:12,868 기다려! 597 00:56:13,183 --> 00:56:14,139 할 말이 있소! 598 00:56:40,411 --> 00:56:43,426 이 모든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599 00:56:44,381 --> 00:56:48,067 잠시만 아주 잠시면 되오 600 00:56:48,952 --> 00:56:52,343 자네는 더 이상 말할 수 없네 601 00:56:52,556 --> 00:56:56,072 그럴 수 없소 나는 해야 할 말이 있소 602 00:56:57,294 --> 00:57:00,377 아직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단 말이오 603 00:57:00,764 --> 00:57:05,349 그대의 쓸데없는 이야기 따윈 듣고 싶지 않네 604 00:57:05,602 --> 00:57:07,184 고문관님! 605 00:57:09,506 --> 00:57:11,486 이런 식으로 나오신다면 606 00:57:12,142 --> 00:57:15,931 불리할지라도 목숨 바쳐 이 자들과 싸울 것이오 607 00:57:17,781 --> 00:57:22,139 당신 부하들은 억울하게 당할 것이오 608 00:57:23,086 --> 00:57:25,373 그중 몇몇은 목숨을 잃을 수도 있겠지요 609 00:57:27,691 --> 00:57:29,443 그보다는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편이 610 00:57:29,893 --> 00:57:32,908 더 낫지 않겠습니까? 611 00:57:35,999 --> 00:57:37,819 제 이야기를 다 마친 후에는 612 00:57:38,001 --> 00:57:40,254 조용히 할복하겠습니다 613 00:57:40,737 --> 00:57:43,388 아니면 할복도 할복이고 614 00:57:43,640 --> 00:57:46,826 수하들을 시켜 저를 처결하라셔도 좋습니다 615 00:57:49,179 --> 00:57:50,726 어찌 됐든 616 00:57:51,648 --> 00:57:56,199 먼저, 제 이야기를 들어 보십시오 617 00:58:04,461 --> 00:58:06,748 자네가 말한 약조를 618 00:58:06,930 --> 00:58:08,785 지킬 수 있을 텐가? 619 00:58:09,766 --> 00:58:11,814 네, 그러도록 하지요 620 00:58:13,136 --> 00:58:14,922 자네의 검을 가지고 맹세할 수 있겠나? 621 00:58:31,688 --> 00:58:33,270 알았네 622 00:58:33,490 --> 00:58:35,242 허나 짧게 하도록 하게 623 00:58:35,692 --> 00:58:39,583 자네의 그런 부질없는 이야기를 오래 듣고 싶지 않아 624 00:58:42,065 --> 00:58:44,022 모두 물러서거라 625 00:59:00,417 --> 00:59:03,170 어디까지 말씀드렸더라? 626 00:59:07,457 --> 00:59:09,243 그렇지 627 00:59:10,093 --> 00:59:12,346 제 주군의 가문이 망하고 628 00:59:12,996 --> 00:59:15,579 진나이 치지와가 죽고 629 00:59:16,900 --> 00:59:19,050 죽기 전 그 친구가 630 00:59:19,269 --> 00:59:23,854 모토메를 내게 부탁했지요 631 00:59:28,278 --> 00:59:31,168 가문이 망한 뒤 632 00:59:32,482 --> 00:59:35,702 우리는 그곳을 떠나 에도로 이주를 왔습니다 633 00:59:37,721 --> 00:59:43,042 에도 거리는 세키가하라 전쟁 이후 부랑자와 무사들로 흘러넘쳤습니다 634 00:59:44,227 --> 00:59:45,979 이 전에는 635 00:59:46,229 --> 00:59:51,281 무사 출신이라면 어디서든 환영받았지만 636 00:59:52,669 --> 00:59:54,990 무인이나 말 따위가 필요한 시대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637 00:59:55,205 --> 00:59:58,994 평화로운 시대가 오자 그 모두가 쓸모없게 되었지요 638 01:00:00,243 --> 01:00:03,827 그저 먹을 것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애써야 했습니다 639 01:00:04,047 --> 01:00:07,768 다시 생각해도 정말 치욕스러운 일이군요 640 01:00:07,951 --> 01:00:10,932 비참한 우리의 삶은 8~9년 동안이나 더 이어졌습니다 641 01:00:15,692 --> 01:00:19,310 하지만 그런 역경 속에서도 642 01:00:20,631 --> 01:00:24,056 제 딸 미호는 빠르게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하고 있었지요 643 01:00:25,168 --> 01:00:28,752 그리고는 어느덧 미호가 18살 봄이 되는 해였습니다 644 01:00:56,366 --> 01:00:57,618 아버지 645 01:00:58,935 --> 01:01:03,759 혹 제가 늦더라도 점심 차려 놨으니, 꼭 드세요 646 01:01:04,174 --> 01:01:09,123 혼자 먹으면 영 밥맛이 나질 않아 647 01:01:09,646 --> 01:01:12,229 너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마 648 01:01:13,016 --> 01:01:17,499 일감을 얻고, 이따가 요시자키초 댁에 말린 생선을 가져다 드려야 해요 649 01:01:19,556 --> 01:01:21,240 안녕하신가 650 01:01:21,458 --> 01:01:22,607 어서 오세요, 아저씨 651 01:01:22,826 --> 01:01:25,113 여전히 바쁘지? 나가는 길인가 보구나 652 01:01:25,328 --> 01:01:27,581 네, 교바시 장터 상인을 좀 만나러요 653 01:01:27,764 --> 01:01:31,348 미카와야 씨 말이구나 조심히 다녀오거라 654 01:01:40,143 --> 01:01:42,225 경험만큼 훌륭한 스승도 없지 655 01:01:42,479 --> 01:01:45,335 이제 꽤 능수능란해졌군 그래 656 01:01:45,515 --> 01:01:46,937 죄송합니다 657 01:01:47,884 --> 01:01:51,366 먼저 말씀드리기가 힘들었는데 658 01:01:51,888 --> 01:01:53,868 돈벌이가 잘 되지 않아서요 659 01:01:54,057 --> 01:01:57,015 자네는 정말 할 말 없게 만드는 군 660 01:01:58,729 --> 01:02:02,347 집 불편한 이야기랑 다른 것을 겸사해서 얘기하러 왔네 661 01:02:02,532 --> 01:02:06,617 자네가 처음 이리로 왔을 때 662 01:02:07,904 --> 01:02:10,191 내가 뭐라 그랬는가? 663 01:02:10,874 --> 01:02:12,387 그건 그렇고 664 01:02:12,609 --> 01:02:16,830 내가 지난번에 이야기한 건 좀 생각해 봤나? 665 01:02:20,884 --> 01:02:24,400 결정을 내렸는가? 666 01:02:25,622 --> 01:02:29,138 그렇습니다 667 01:02:29,459 --> 01:02:31,814 잘 되었구먼 668 01:02:32,395 --> 01:02:35,979 이제야 마음이 좀 놓이는구먼 669 01:02:36,466 --> 01:02:37,752 아니요 670 01:02:38,301 --> 01:02:41,987 미호에 대한 제안은 감사드리지만 671 01:02:43,406 --> 01:02:45,955 거절하겠습니다 672 01:02:52,749 --> 01:02:56,640 결국 조수야 가문에 양녀로 보내자는 거 아닙니까? 673 01:02:56,920 --> 01:02:59,901 가족이 된다 해도 674 01:03:00,157 --> 01:03:02,342 형편이 나아지는 건 6개월 이상 못 갑니다 675 01:03:02,592 --> 01:03:05,710 사카키바라 장군에게 미호를 보낼 수는 없습니다 676 01:03:07,697 --> 01:03:09,176 츠구모 군 677 01:03:09,399 --> 01:03:12,482 그 가문은 십일만 평 정도 되는 토지를 가진 부호일세 678 01:03:12,702 --> 01:03:15,216 자네 딸로 배를 채우자는 소리는 아니네만 679 01:03:15,438 --> 01:03:18,885 준비할게 하나도 없지 않은가 기회는 아직 열려 있네 680 01:03:19,075 --> 01:03:20,964 알고 있습니다 681 01:03:21,978 --> 01:03:23,525 허나 세베이 님 682 01:03:24,347 --> 01:03:26,600 제가 아무리 가진 게 없다 해도 683 01:03:26,817 --> 01:03:29,969 돈 때문에 딸을 파는 일 따윈 할 수 없소 684 01:03:30,187 --> 01:03:32,542 자존심 세우는 건 좋네 685 01:03:32,789 --> 01:03:36,680 하지만 부모로서 딸의 입장도 이해해줘야지 686 01:03:37,194 --> 01:03:38,616 무슨 말씀이오? 687 01:03:39,162 --> 01:03:42,382 미호는 젊고 저리 고운데 688 01:03:42,699 --> 01:03:45,179 그저 저 옷 한 벌 뿐이지 않는가 689 01:03:45,836 --> 01:03:51,024 아버지 그늘에 가려 평생 저 꼴로 살아가게 할 텐가 690 01:03:52,108 --> 01:03:53,826 츠구모 군 691 01:03:54,077 --> 01:03:56,728 세상의 순리를 거스르지 말고 692 01:03:57,080 --> 01:03:59,594 이치에 맞게 좀 살게나 693 01:04:00,851 --> 01:04:03,900 자네가 어찌 생각하든 694 01:04:04,120 --> 01:04:05,906 이건 정말 미호와 자네를 위한 좋은 기회 일세 695 01:04:06,857 --> 01:04:09,110 솔직히 말해서 696 01:04:09,359 --> 01:04:13,182 미호의 외모가 출중하니까 이런 좋은 기회나 있는 거지 697 01:04:13,396 --> 01:04:16,184 아니 그러한가? 698 01:04:19,302 --> 01:04:21,157 공자께서 가로 사되 699 01:04:24,107 --> 01:04:28,499 하늘의 뜻을 모르는 자는 큰 인물이 될 수 없고 700 01:04:35,218 --> 01:04:38,540 예를 모르는 자는 성공할 수 없으며 701 01:04:44,594 --> 01:04:49,543 진실로 말하지 않는 자는 사람의 진실을 알 수 없다 702 01:04:56,039 --> 01:04:57,393 오늘은 여기까지다 703 01:04:57,607 --> 01:05:00,565 감사합니다, 스승님 안녕히 계세요 704 01:05:00,810 --> 01:05:03,598 이봐 카츠조 우리 참새 잡으러 가자! 705 01:05:17,460 --> 01:05:19,417 어서 오세요 한시로 삼촌 706 01:05:28,905 --> 01:05:30,384 그래 반갑구나 707 01:05:38,748 --> 01:05:40,227 차 한잔 들게나 708 01:05:42,118 --> 01:05:44,075 감사합니다 709 01:05:45,021 --> 01:05:49,379 적어도 물 끓이는 일은 이곳만큼 좋은 곳이 없어 710 01:05:53,763 --> 01:05:55,982 무슨 일인가 하면 모토메 711 01:05:57,133 --> 01:05:59,886 중요한 일을 좀 논의할 게 있어 이렇게 찾아왔네 712 01:06:01,571 --> 01:06:05,462 말투가 영 딱딱하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? 713 01:06:08,345 --> 01:06:11,269 세월이 참 유수 같더구나 714 01:06:12,148 --> 01:06:14,606 미호가 벌써 18살이다 715 01:06:15,318 --> 01:06:19,334 점점 더 엄마를 쏙 빼닮아가고 있어 716 01:06:20,423 --> 01:06:25,577 내 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야 717 01:06:26,896 --> 01:06:31,185 그 애가 날 닮았다면 그렇게 예쁠 수는 없었겠지 718 01:06:31,534 --> 01:06:34,515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요? 719 01:06:36,806 --> 01:06:39,264 그러니까 모토메 720 01:06:44,014 --> 01:06:47,632 미호를 자네의 아내로 맞아주게 721 01:06:56,192 --> 01:06:58,706 물론 정말 갑작스러운 일이겠지만 722 01:07:00,196 --> 01:07:01,846 어찌 생각하는가? 723 01:07:02,932 --> 01:07:04,582 그렇게 해줄 텐가 모토메? 724 01:07:05,035 --> 01:07:06,514 삼촌도 아시겠지만 저는 보다시피 725 01:07:06,736 --> 01:07:09,854 형편이 넉넉지 않아요 726 01:07:11,307 --> 01:07:15,198 그저 몇 안 되는 애들 모아 놓고 한문이나 가르치는 정돈 걸요 727 01:07:15,845 --> 01:07:18,894 입에 근근이 풀칠하는 정도라고요 728 01:07:21,851 --> 01:07:25,071 그런데 어떻게 제가 미호와 혼인을 하겠어요? 729 01:07:25,321 --> 01:07:28,575 미호가 싫은가? 730 01:07:31,127 --> 01:07:33,516 그 애에 대해 어찌 생각하는가? 731 01:07:41,137 --> 01:07:45,961 자네 아버지와의 약속 때문만이 아니라 732 01:07:46,142 --> 01:07:48,725 진심으로 미호와 혼인해 주길 바라네 733 01:07:50,780 --> 01:07:53,135 평소 우둔하고 눈치가 없긴 하지만 734 01:07:53,716 --> 01:07:56,765 자네의 감정에 대해 전혀 모르는 바는 아닐세 735 01:07:59,322 --> 01:08:01,802 모토메를 설득하는 일은 736 01:08:02,525 --> 01:08:05,278 생각보다 꽤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737 01:08:06,229 --> 01:08:07,811 그가 그렇게 완강하고 738 01:08:08,231 --> 01:08:11,781 의지가 강한 청년인지 이 전엔 알지 못했습니다 739 01:08:13,703 --> 01:08:16,491 하지만 미호를 사랑한다는 건 알고 있었고 740 01:08:17,073 --> 01:08:21,226 미호 또한 이 혼인을 마다하지 않았지요 741 01:08:22,745 --> 01:08:28,832 학은 천 년의 삶을 살아가고 742 01:08:29,352 --> 01:08:35,871 이는 기쁨의 상징이도다 743 01:08:36,292 --> 01:08:43,551 거북이는 만 년의 삶을 살아가고 744 01:08:44,033 --> 01:08:50,689 천국과 대지 그리고 사람의 세계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네 745 01:08:52,108 --> 01:08:56,762 해변의 모래는 746 01:08:57,046 --> 01:09:01,096 무수히 많고 부드럽다네 747 01:09:01,317 --> 01:09:07,108 그대들은 떠오르는 태양처럼 영원할 것이 도다 748 01:09:08,391 --> 01:09:10,576 2년 후 749 01:09:11,227 --> 01:09:13,480 아이가 태어났지요 750 01:09:14,931 --> 01:09:18,583 사내아이였고 이름은 킨고라고 불렀습니다 751 01:09:20,036 --> 01:09:21,322 물론 752 01:09:22,238 --> 01:09:24,593 제가 직접 지어 준 이름이었지요 753 01:09:40,690 --> 01:09:42,340 아버지 오셨어요 754 01:09:48,164 --> 01:09:50,747 뭐야? 자고 있는 거야? 755 01:10:02,478 --> 01:10:06,062 아버지는 정말 살가우세요 756 01:10:06,916 --> 01:10:08,634 말도 안 되는 소리 757 01:10:08,851 --> 01:10:11,639 너야말로 시집 간 이후로도 줄곧 내 끼니를 챙겨 주잖니 758 01:10:11,988 --> 01:10:15,242 이젠 나도 혼자 생활해 나갈 수 있다 759 01:10:15,458 --> 01:10:18,314 나는 어찌 돈 모으는 일보다 쓰는 일을 더 잘하니 760 01:10:18,494 --> 01:10:21,008 앞으로 돈 모으기 힘들겠다 761 01:10:25,668 --> 01:10:27,420 그래 762 01:10:27,670 --> 01:10:29,786 일어났구나? 763 01:10:31,874 --> 01:10:33,888 이 장난꾸러기 같은 녀석 764 01:10:34,110 --> 01:10:37,626 무사의 아들에게 보조개는 어울리지 않는데 765 01:10:37,847 --> 01:10:39,531 지금 내가 뭐라고 했냐? 766 01:10:48,691 --> 01:10:52,013 정말이요? 심지어 다와 마을에 마츠다이와 가문까지요? 767 01:10:52,228 --> 01:10:53,115 그렇단다 768 01:10:53,329 --> 01:10:56,412 최근의 가신들의 토지가 폐지된 이유를 알겠구만 769 01:10:56,599 --> 01:11:00,820 헌데 오랫동안 도쿠가와 가를 지지했던 가신들에게마저 이리 가혹할까? 770 01:11:01,904 --> 01:11:07,525 막부의 법이 완전히 군벌 정책을 옹호하겠다는 속셈이지 771 01:11:08,278 --> 01:11:11,703 굶주리는 무사들의 수가 급증했겠군요 772 01:11:18,288 --> 01:11:19,801 혹 들어 봤는가? 773 01:11:20,156 --> 01:11:23,774 쿠로메 가의 무사였던 슈메 우오이라는 자인데 774 01:11:24,093 --> 01:11:28,280 센고쿠 가에서 할복자살을 시도했다고 하더구나 775 01:11:29,465 --> 01:11:32,480 저도 들었는데 그날 이후 그 가문에 776 01:11:32,669 --> 01:11:34,251 가신이 되었다지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777 01:11:34,470 --> 01:11:37,258 아주 잘 된 일이지 이후 어찌 되었는지 알지? 778 01:11:37,640 --> 01:11:39,290 네, 들어 알고 있어요 779 01:11:39,809 --> 01:11:42,733 소문을 들은 다른 무사들도 780 01:11:42,945 --> 01:11:47,633 에도 전역에 다이묘 가문들을 찾아가기 시작했지요 781 01:11:48,117 --> 01:11:50,506 할복하겠다는 것을 빌미로 하여 782 01:11:50,687 --> 01:11:53,805 돈 몇 푼을 받고는 783 01:11:54,324 --> 01:11:57,248 곧 자리를 떠난다는 이야기요 784 01:11:58,461 --> 01:12:01,249 같은 무사로서 정말 수치스러워요 785 01:12:01,464 --> 01:12:03,512 참으로 그러하구나 786 01:12:03,700 --> 01:12:06,419 아무리 먹고 살기가 어려워도 그렇지 787 01:12:07,136 --> 01:12:08,991 어찌 그런 비열한 짓을 한단 말인가 788 01:12:10,340 --> 01:12:15,323 워낙 궁핍하다 보니 그저 살기 위해서 그런 것이겠죠 789 01:12:17,347 --> 01:12:20,203 필사적으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는 790 01:12:20,783 --> 01:12:23,571 어떤 위험도 감수해야만 하지요 791 01:12:24,420 --> 01:12:27,811 자네 말이 맞네 792 01:12:29,058 --> 01:12:31,106 자네도 일자리 구하는데 너무 연연하지만 않는다면 793 01:12:31,694 --> 01:12:35,380 윗사람 눈치나 보며 지내지 않고 794 01:12:35,631 --> 01:12:37,986 지금처럼 살 수 있겠지 795 01:12:42,372 --> 01:12:44,761 깼느냐 우리 손자? 796 01:12:45,007 --> 01:12:48,159 밥 먹을 시간이에요 젖을 줘야 해요 797 01:12:48,378 --> 01:12:51,029 울 때마다 젖 물리면 이제 안 된다 798 01:12:51,247 --> 01:12:53,170 애 버릇 나빠진다 799 01:12:53,383 --> 01:12:54,771 여기 봐라 킨고 800 01:12:54,984 --> 01:12:58,170 이것 봐라 재미있지? 801 01:13:01,824 --> 01:13:03,337 좋아? 802 01:13:03,826 --> 01:13:07,012 이것 좀 봐라 킨고 803 01:13:08,097 --> 01:13:12,785 칸다의 804 01:13:13,469 --> 01:13:18,361 묘진 시린 에서는 805 01:13:21,577 --> 01:13:25,468 오늘 밤 806 01:13:26,015 --> 01:13:29,633 축제가 열린 다네 807 01:13:31,587 --> 01:13:34,067 킨고는 내 인생의 전부였소 808 01:13:34,424 --> 01:13:37,815 우리는 즐겁게 웃으며 809 01:13:38,060 --> 01:13:40,483 모든 것이 평온했던 삶에서 810 01:13:40,696 --> 01:13:44,121 너무도 행복하게 지냈습니다 811 01:13:45,334 --> 01:13:48,884 내 인생에서 812 01:13:49,138 --> 01:13:52,392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소 813 01:13:58,147 --> 01:13:59,694 하지만 814 01:14:00,349 --> 01:14:04,707 그 행복은 오래가지 않았지요 815 01:14:33,816 --> 01:14:37,605 어느 날 미호는 각혈을 하기 시작했고 816 01:14:39,188 --> 01:14:41,976 몸이 계속 허약해져 817 01:14:42,191 --> 01:14:45,013 일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고 818 01:14:47,396 --> 01:14:52,323 더는 제 몸 조차도 가누기 힘들어했습니다 819 01:15:26,235 --> 01:15:28,249 모토메는 두려워했습니다 820 01:15:32,241 --> 01:15:33,959 불쌍한 놈 821 01:15:35,044 --> 01:15:38,526 다떼 가의 건설현장이다 822 01:15:39,048 --> 01:15:44,735 40몬 까지 50명의 인부가 필요하다 823 01:15:48,424 --> 01:15:50,745 잠시만요 무사님 824 01:15:50,993 --> 01:15:52,848 저를 난처하게 만드실 작정입니까? 825 01:15:53,095 --> 01:15:55,177 이 마을 사람들도 일거리가 부족합니다 826 01:15:55,565 --> 01:15:57,545 나라에서 무사 출신의 일꾼을 부렸다간 827 01:15:57,800 --> 01:16:00,690 전 크게 혼이 난다고요 828 01:16:01,837 --> 01:16:04,022 호소카와 가 건설현장이다 829 01:16:04,373 --> 01:16:08,355 45몬 까지 20명의 인부가 필요하다 830 01:16:25,861 --> 01:16:28,580 불쌍한 모토메 831 01:16:29,465 --> 01:16:32,446 그는 모든 걸 다 해봤지만 소용없었지요 832 01:16:33,603 --> 01:16:36,618 미호는 점점 쇠약해져 갔지만 833 01:16:37,573 --> 01:16:40,827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834 01:16:42,144 --> 01:16:44,226 그것은 제 기억에서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835 01:16:44,413 --> 01:16:47,531 우리는 간신히 한 해를 넘겼고 836 01:16:47,783 --> 01:16:50,241 자두나무에 자두가 열렸습니다 837 01:16:50,419 --> 01:16:53,172 새해가 시작된 무렵이었습니다 838 01:17:15,978 --> 01:17:17,127 무슨 일이냐? 839 01:17:30,092 --> 01:17:31,605 혹시 미호가? 840 01:17:35,164 --> 01:17:36,780 미호에게? 841 01:17:38,200 --> 01:17:39,747 킨고가 842 01:17:40,102 --> 01:17:42,423 뭐? 킨고가? 843 01:17:45,941 --> 01:17:47,397 열이 나요 844 01:17:49,011 --> 01:17:50,797 불처럼 뜨거워요 845 01:17:55,851 --> 01:17:58,240 미호야! 846 01:17:58,454 --> 01:18:01,105 왜 이러고 가만히 있느냐? 847 01:18:02,558 --> 01:18:06,483 그냥 감기인 것 같아서요 848 01:18:06,862 --> 01:18:09,479 의사가 뭐라고 하던? 849 01:18:12,601 --> 01:18:15,753 의사가 뭐라고 했을 거 아니냐? 850 01:18:27,416 --> 01:18:31,569 의사에게도 보이지 않은 게냐? 851 01:18:32,788 --> 01:18:35,712 왜 그랬느냐? 852 01:18:54,610 --> 01:18:57,068 킨고 정신 차리거라 853 01:19:01,083 --> 01:19:05,873 이 할아버지도 엄마 아빠처럼 854 01:19:06,088 --> 01:19:09,342 값나가는 건 이미 모두 팔은 지라 855 01:19:09,992 --> 01:19:11,471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구나 856 01:19:12,461 --> 01:19:15,078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857 01:19:20,035 --> 01:19:21,514 아무것도 858 01:19:22,938 --> 01:19:25,418 해줄 게 아무것도 없구나 킨고야 859 01:19:27,576 --> 01:19:29,499 하지만 넌 무사의 아들이다 860 01:19:30,312 --> 01:19:32,462 이 고통은 분명 널 더 강하게 해 줄 것이야 861 01:19:39,655 --> 01:19:41,771 반드시 이겨내거라 862 01:20:04,346 --> 01:20:07,327 안 돼 이대로는 안 돼 863 01:20:13,989 --> 01:20:15,605 아버님 864 01:20:21,697 --> 01:20:24,951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865 01:20:25,434 --> 01:20:26,856 뭔가? 866 01:20:27,069 --> 01:20:29,219 나가봐야 할 것 같아요 867 01:20:30,172 --> 01:20:31,822 킨고를 좀 부탁드립니다 868 01:20:35,911 --> 01:20:37,265 무슨 생각이냐? 869 01:20:41,383 --> 01:20:44,865 가토 가 전직 무사가 니혼바시에 살고 있어요 870 01:20:45,087 --> 01:20:47,601 그 자에게 돈을 좀 빌려보겠습니다 871 01:20:47,823 --> 01:20:50,645 전엔 이자가 너무 높아 엄두도 못 냈는데 872 01:20:50,860 --> 01:20:54,910 더 이상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요 873 01:20:55,130 --> 01:20:59,920 그래, 바로 그거다! 어서 서두르거라! 874 01:21:00,135 --> 01:21:01,614 네, 다녀오겠습니다 875 01:21:02,137 --> 01:21:05,323 늦어도 저녁 무렵까지는 돌아올게요 876 01:21:08,210 --> 01:21:10,395 아시겠지만 미호가 많이 약해졌어요 877 01:21:11,480 --> 01:21:14,268 킨고를 잘 부탁드립니다 878 01:21:14,483 --> 01:21:17,032 당연하지 걱정 말거라 879 01:21:17,887 --> 01:21:19,707 모토메 880 01:21:20,122 --> 01:21:22,045 킨고는 지금 목숨이 경각에 달려있네 881 01:21:22,791 --> 01:21:27,115 부디 서두르시게 실패하면 안 되네! 882 01:21:29,164 --> 01:21:31,314 성공해서 꼭 저녁까지 돌아올게요 883 01:21:32,902 --> 01:21:34,722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884 01:21:40,542 --> 01:21:43,056 모토메! 모두 너에게 달려있다 885 01:22:21,450 --> 01:22:23,566 안 된다 내가 하마 886 01:22:39,201 --> 01:22:42,284 조금만 참거라 킨고 887 01:23:15,904 --> 01:23:18,054 왜 이리 오래 걸리는 거야? 888 01:23:54,476 --> 01:23:55,932 상대가 더 안 좋아졌어 889 01:23:59,314 --> 01:24:01,430 모토메는 뭘 하고 있는 거야? 890 01:24:30,846 --> 01:24:35,204 안 된다, 네가 일어나 봤자 킨코에게 도움이 안 돼 891 01:24:52,000 --> 01:24:55,322 모토메는 대체 어디를 간 거야? 892 01:24:56,705 --> 01:25:00,721 분명 저녁까지 돌아온다고 했는데 893 01:25:00,909 --> 01:25:04,925 왜 아직 돌아오지 않는 건가? 894 01:25:07,182 --> 01:25:09,264 기다렸습니다 895 01:25:11,553 --> 01:25:15,035 순간순간이 참으로 길게만 느껴졌지요 896 01:25:16,925 --> 01:25:18,848 하지만 모토메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897 01:25:19,027 --> 01:25:22,076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898 01:25:24,833 --> 01:25:29,725 저녁까지는 돌아올 테니 킨고를 잘 부탁드려요 899 01:25:31,106 --> 01:25:34,690 이것이 그가 했던 마지막 말이었고 900 01:25:34,910 --> 01:25:38,858 내가 본 모토메 치지와의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901 01:25:49,391 --> 01:25:51,075 그리고는 902 01:25:52,161 --> 01:25:56,883 밤 9시경 그는 집에 돌아왔습니다 903 01:25:58,600 --> 01:26:00,614 하지만 혼자가 아니었지요 904 01:26:01,069 --> 01:26:05,996 이와이 가 무사들이 그를 데리고 왔습니다 905 01:26:08,076 --> 01:26:10,090 최고의 예를 갖춰 906 01:26:12,681 --> 01:26:14,695 이것이 모토메 치지와가 907 01:26:14,883 --> 01:26:17,397 우리에게 한 요청이었소 908 01:26:18,187 --> 01:26:21,737 우리 가문의 앞 마당은 복잡하고 가장 불편한 곳이기에 909 01:26:22,524 --> 01:26:26,381 대신 안마당을 내어 주었고 그에게 필요한 모든 것들을 제공했소 910 01:26:27,162 --> 01:26:30,553 이에 그는 자신의 청을 수렴하여 할복을 거행하였소 911 01:26:32,901 --> 01:26:36,155 최근에 에도 전역에 퍼져있는 일들을 알고 있소 912 01:26:36,572 --> 01:26:39,428 다이묘 가문들의 집 앞에서 무사들이 나타나 913 01:26:39,641 --> 01:26:44,067 할복을 빌미로 돈을 받고 떠난다는 일들에 대해 말이오 914 01:26:45,480 --> 01:26:50,498 이 수치스러운 일에 대해 많은 가문들은 어찌할 바를 몰라 난감해 했소 915 01:26:51,553 --> 01:26:56,639 그러나 명예로운 죽음으로서 결의를 지켜 낸 916 01:26:57,359 --> 01:26:59,976 모토메 치지와는 진정한 무사였소 917 01:27:00,195 --> 01:27:04,052 그리고 우리는 그의 청을 적절히 수용하고 918 01:27:04,600 --> 01:27:07,786 받아들여준 이와이 가문의 사람들이오 919 01:27:08,604 --> 01:27:12,791 많은 치욕스런 무사들과 920 01:27:13,041 --> 01:27:16,830 다이묘 가 사람들의 약한 모습과는 달리 921 01:27:17,145 --> 01:27:18,658 우리 둘 모두 이 세상을 922 01:27:18,880 --> 01:27:23,135 좀 더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을 만한 좋은 본보기를 보여 주었소 923 01:27:24,019 --> 01:27:28,343 이는 서로가 축하해 줄만한 일이오 924 01:27:29,758 --> 01:27:31,374 - 그럼 이만 - 기다리시오 925 01:27:33,428 --> 01:27:35,283 오해가 없도록 그의 검을 확인해 봐야겠소 926 01:27:36,164 --> 01:27:38,019 그러도록 하지 927 01:27:38,500 --> 01:27:42,391 공식적으로 우리는 치지와 군이 가져온 검을 보여 주는 것이오 928 01:27:47,542 --> 01:27:49,089 잘 봐 두시오 929 01:27:49,444 --> 01:27:51,026 둘 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것이오 930 01:27:52,247 --> 01:27:54,204 대나무? 931 01:28:11,166 --> 01:28:13,817 보다시피 둘 다 대나무로 만들어졌소 932 01:28:14,002 --> 01:28:18,052 나중에 검이 바뀌었다는 소린 마시오 933 01:28:19,308 --> 01:28:21,231 잘 살펴보시오 934 01:28:25,747 --> 01:28:27,602 맞소? 935 01:28:32,554 --> 01:28:34,010 그러면 936 01:28:34,222 --> 01:28:39,706 모토메는 다른 이의 검을 빌려 할복한 것이오? 937 01:28:40,395 --> 01:28:42,875 아니요 그러지 않았소 938 01:28:43,398 --> 01:28:46,880 그의 검을 사용했소 939 01:28:50,839 --> 01:28:52,295 모토메가 940 01:28:53,241 --> 01:28:55,994 이 대나무 검으로 자결을 했다고? 941 01:28:57,679 --> 01:28:59,363 그렇소 942 01:29:00,415 --> 01:29:03,771 우리 가문의 모든 이들이 그가 대나무 검으로 943 01:29:04,119 --> 01:29:06,508 할복하는 것을 직접 목격하였소 944 01:29:06,955 --> 01:29:09,174 생각보다 보기가 꽤 흉측했소 945 01:29:09,691 --> 01:29:11,807 허나 그것이 무사의 영혼을 팔아먹은 자의 946 01:29:12,227 --> 01:29:16,084 마지막 모습이라면 그리 나쁘지 않았소 947 01:29:18,433 --> 01:29:19,946 그러면 948 01:29:20,435 --> 01:29:22,085 안녕히 계시오 949 01:32:58,019 --> 01:32:59,635 모토메! 950 01:33:02,023 --> 01:33:03,570 날 용서해 다오 951 01:33:07,929 --> 01:33:09,351 날... 952 01:33:10,198 --> 01:33:12,621 미호를 위해 아끼는 검까지 953 01:33:21,977 --> 01:33:24,059 팔아야만 했던 걸 954 01:33:26,114 --> 01:33:29,561 난 알지 못했네 955 01:33:48,770 --> 01:33:52,491 하지만 난 난... 956 01:33:54,709 --> 01:33:57,064 이대로 널 보낼 수는 없다 957 01:33:58,813 --> 01:34:00,702 이렇게 널 보낼 수는 없어 958 01:34:02,283 --> 01:34:04,399 널 너무 아끼고 사랑했단다 959 01:34:05,820 --> 01:34:07,970 정말 아끼고 아꼈단다 960 01:34:09,724 --> 01:34:11,977 널 정말... 961 01:34:28,810 --> 01:34:33,236 손자는 여전히 열이 높았고 사경을 헤매었지요 962 01:34:34,749 --> 01:34:38,435 그렇게 이틀 후 킨고는 죽었습니다 963 01:34:39,921 --> 01:34:41,844 킨고가 죽고 3일이 지난 후 964 01:34:43,124 --> 01:34:45,604 손자를 따라가듯 965 01:34:46,294 --> 01:34:49,047 미호도 역시 죽었지요 966 01:34:52,867 --> 01:34:54,915 그래서 한시로 츠구모는 967 01:34:55,570 --> 01:34:58,961 그렇게 함께하던 마지막 이까지 떠나보내고 968 01:34:59,140 --> 01:35:03,532 완전히 혼자가 되어버렸지요 969 01:35:04,245 --> 01:35:06,065 츠구모 군 970 01:35:08,850 --> 01:35:11,467 그것이 자네의 결말인가? 971 01:35:13,521 --> 01:35:16,639 네 그런 것 같습니다 972 01:35:21,629 --> 01:35:23,984 한 가지 더 말씀드릴 것이 있지요 973 01:35:28,002 --> 01:35:31,927 지금부터 제가 하는 말을 잘 들으십시오 974 01:35:34,609 --> 01:35:38,091 아무리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인다 해도 975 01:35:38,913 --> 01:35:42,338 다른 가문의 문 앞에서 976 01:35:42,650 --> 01:35:46,166 무사가 할복을 하겠다 청하는 일은 977 01:35:46,387 --> 01:35:51,644 말도 안 되는 일이며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이지요 978 01:35:53,661 --> 01:35:55,880 하지만 979 01:35:58,099 --> 01:36:02,889 이와이 가문이 문제를 쉽게 처결하기 위해 보여줘야 하는 예의는 980 01:36:04,939 --> 01:36:09,365 무사가 원하는 대로 돈을 주고 떠나보내는 것입니다 981 01:36:12,213 --> 01:36:14,898 무사가 끼니를 구걸하기 위해 수치스러워져야 한다면 982 01:36:15,483 --> 01:36:20,910 분명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983 01:36:21,790 --> 01:36:23,542 간단한 질문으로 984 01:36:23,792 --> 01:36:27,308 요청을 한 이유에 대해서 985 01:36:27,495 --> 01:36:29,918 많이 이야기들을 했을 테지만 986 01:36:31,166 --> 01:36:33,487 혼자가 아닌 이 많은 목격자들은 987 01:36:35,036 --> 01:36:37,687 생각을 해봤을 것이오 988 01:36:42,043 --> 01:36:45,092 하나뿐인 아들은 고열로 의사가 필요하고 989 01:36:45,613 --> 01:36:50,005 부인은 심한 기침을 하며 사경을 헤매고 있었소 990 01:36:51,252 --> 01:36:55,041 모토메는 분명 나에게 와 모든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을 거요 991 01:36:55,256 --> 01:36:57,839 아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노력이든 했을 겁니다 992 01:36:58,059 --> 01:37:00,915 내가 해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기 전에 말이오 993 01:37:01,095 --> 01:37:03,314 그리고는 이와이 가문으로 돌아왔을 겁니다 994 01:37:03,531 --> 01:37:05,044 한시로 츠구모! 995 01:37:06,734 --> 01:37:09,089 이제 그만 자기변명은 그만두게! 996 01:37:10,371 --> 01:37:12,123 뭐라고? 997 01:37:13,007 --> 01:37:14,896 모토메 치지와의 일은 998 01:37:16,477 --> 01:37:19,902 모두 그가 자처하여 이루어진 일이다 999 01:37:21,482 --> 01:37:24,372 그는 분명 할복하기를 원했었고 1000 01:37:25,653 --> 01:37:29,840 그 속 사정이야 어쨌든 나는 알 길이 없다 1001 01:37:30,091 --> 01:37:32,105 뿌린 대로 거두는 법이지 1002 01:37:33,628 --> 01:37:38,145 그는 그 누구에게도 비난이나 불평할 입장이 아니었다 1003 01:37:39,567 --> 01:37:41,080 그런 점에서 1004 01:37:41,302 --> 01:37:45,455 그는 받아들여 장렬하게 최후를 맞이했다 1005 01:37:46,574 --> 01:37:49,259 어떠한 흔들림 없이 죽음과 대면하는 것 1006 01:37:49,878 --> 01:37:52,529 그것이 진정한 무사 정신이다 1007 01:37:52,780 --> 01:37:54,430 하지만 그 자는 어떠했는가? 1008 01:37:55,216 --> 01:37:58,106 겁쟁이처럼 며칠의 말미를 달라 요청했네 1009 01:37:59,254 --> 01:38:02,007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그런 요청을 하겠나! 1010 01:38:02,590 --> 01:38:04,547 맞습니다 1011 01:38:05,593 --> 01:38:07,914 모토메는 미쳤을지도 모릅니다 1012 01:38:09,230 --> 01:38:11,517 오히려 그에게 잘 된 일인지도 모르지요 1013 01:38:11,900 --> 01:38:13,948 그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1014 01:38:15,770 --> 01:38:17,590 그는 진정한 무사였지요 1015 01:38:17,972 --> 01:38:20,259 하지만 동시에 평범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1016 01:38:20,441 --> 01:38:23,229 그는 혼자 살 수 없었을 겁니다 1017 01:38:25,513 --> 01:38:27,800 그가 더 이상 물러날 수 없었을 때 1018 01:38:27,982 --> 01:38:31,304 모토메는 미쳐가면서까지 가족을 지킬 줄 아는 남자 중의 남자였습니다 1019 01:38:31,552 --> 01:38:33,168 난 그런 그가 아주 자랑스럽소 1020 01:38:34,989 --> 01:38:36,969 무사뿐 아니라 마을 사람들조차 1021 01:38:38,092 --> 01:38:43,519 그를 대나무 검 무사라고 비웃겠지만 1022 01:38:44,632 --> 01:38:47,556 별로 신경 쓰지 않습니다 1023 01:38:47,902 --> 01:38:52,328 어느 누가 이 자의 깊은 속을 알 수 있겠소? 1024 01:38:54,375 --> 01:38:57,356 막부 정권의 무자비한 법으로 인해 지방 영주들은 살 길을 잃었고 1025 01:38:58,012 --> 01:39:00,162 지방 무사들 또한 그들의 주군을 잃었소 1026 01:39:00,381 --> 01:39:04,500 그리고는 멀리 추방되거나 죽어 버렸지 1027 01:39:04,953 --> 01:39:08,105 가난의 고통을 모르는 자가 어찌 그들의 비참함을 이해할 수 있겠소? 1028 01:39:10,291 --> 01:39:14,273 그의 변명조차 듣기 싫은 자들을 위해 나는 묻고 싶소 1029 01:39:14,495 --> 01:39:17,180 만약 그대가 그와 같은 상황이라면 어찌하겠는가? 1030 01:39:17,398 --> 01:39:20,481 전혀 다르게 행동했을 것 같은가? 1031 01:39:23,338 --> 01:39:27,093 결국 무사의 명예라고 말들 하지만 1032 01:39:28,142 --> 01:39:30,827 이는 그저 허울에 지나지 않소 1033 01:39:31,479 --> 01:39:33,026 이것이 자네의 불만인가? 1034 01:39:33,948 --> 01:39:35,097 불만? 1035 01:39:35,516 --> 01:39:37,439 왜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오? 1036 01:39:38,619 --> 01:39:40,838 무사의 명예는 그저 허울뿐이라고? 1037 01:39:42,156 --> 01:39:43,703 그렇소 1038 01:39:46,761 --> 01:39:48,877 내가 할복한다고 할지라도 1039 01:39:49,864 --> 01:39:51,946 그들은 진정 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라는 1040 01:39:52,333 --> 01:39:55,655 희망을 품는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오 1041 01:39:57,005 --> 01:39:59,724 할복하기를 원하는 자가 있다면 나는 허락할 것이오 1042 01:39:59,907 --> 01:40:03,093 실제로 그 자가 할복한 이후에도 내 뜻에는 변함이 없소 1043 01:40:03,344 --> 01:40:06,029 이것이 이와이 가문의 법도요 1044 01:40:06,514 --> 01:40:09,529 우리에게 무사의 명예는 결코 허울뿐이 아니네! 1045 01:40:27,735 --> 01:40:30,523 그리하여 한시로 츠구모 또한 1046 01:40:31,372 --> 01:40:34,660 할복할 의지 없이 이곳에 온 것인가 1047 01:40:35,743 --> 01:40:38,792 이거 꽤 씁쓸한 일이군 1048 01:40:39,013 --> 01:40:43,564 이와이 가문은 모토메 치지와를 법도로서 양자로 대접해야 하며 1049 01:40:44,052 --> 01:40:47,101 그의 많은 원한 또한 풀어줘야 하오 1050 01:40:48,056 --> 01:40:50,275 어찌 생각하시오? 1051 01:40:50,691 --> 01:40:53,171 그것은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네 1052 01:40:54,228 --> 01:40:56,481 자네는 오직 자기감정밖에 모르는 군 1053 01:40:57,598 --> 01:41:00,056 그건 모두 다 같지요 1054 01:41:00,301 --> 01:41:03,020 고문관님께서도 저를 살려둘 생각은 없지 않습니까? 1055 01:41:03,404 --> 01:41:05,554 그것이 나의 결정이네 1056 01:41:06,240 --> 01:41:09,130 그대에게 용서를 구할 이유는 없겠지 1057 01:41:10,211 --> 01:41:11,793 고문관님 1058 01:41:12,413 --> 01:41:16,395 "의심하는 마음은 악하게 만든다" 라는 속담이 있는데 1059 01:41:16,984 --> 01:41:19,032 아시는지요? 1060 01:41:20,988 --> 01:41:25,141 제가 할복하겠다면 하면 진정 하는 것입니다 1061 01:41:31,099 --> 01:41:34,285 할 말을 다 했음에도 할복의 명을 내리시지 않는다면 1062 01:41:36,737 --> 01:41:40,287 저는 계속 살아가겠지요 1063 01:41:40,875 --> 01:41:43,799 제가 과연 무엇을 기대하겠습니까? 1064 01:41:46,481 --> 01:41:48,336 모토메와 미호 그리고 킨고가 1065 01:41:48,549 --> 01:41:52,270 먼저 가 있는 저세상으로 1066 01:41:53,621 --> 01:41:57,478 너무나 가고 싶습니다 1067 01:41:59,393 --> 01:42:03,443 허나 이대로 빈손으로 간다면 1068 01:42:03,931 --> 01:42:06,252 그들을 마주할 자신이 없지요 1069 01:42:07,301 --> 01:42:09,520 이해해 주실 거라 생각합니다 1070 01:42:14,675 --> 01:42:19,363 만약 제가 이와이 가의 사람일지라도 이런 식으로 설명을 했더라면 1071 01:42:20,648 --> 01:42:22,935 어땠을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있지요 1072 01:42:23,151 --> 01:42:29,170 우리가 그날 너무 일에 몰두한 나머지 1073 01:42:30,024 --> 01:42:33,779 아무도 그 상황이 이상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1074 01:42:34,495 --> 01:42:39,478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방식이었던 것 같다고 말이요 1075 01:42:40,801 --> 01:42:45,728 그렇다면 틀림없이 둘 모두에게 더 좋았을 것을 1076 01:42:46,807 --> 01:42:50,892 이런 의도로서 단 한마디일지라도 이해를 했다면 1077 01:42:51,078 --> 01:42:53,558 모토메에게 위안이 되었을 것이오 1078 01:42:56,717 --> 01:43:02,702 그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선물이 되지 않았겠소? 1079 01:43:02,890 --> 01:43:05,109 제 생각처럼 그랬다면 말이오 1080 01:43:05,359 --> 01:43:08,681 허나 이제 희망 같은 건 없소 1081 01:43:09,096 --> 01:43:11,952 그렇다니 내 마음이 더 편해지는 군 1082 01:43:12,166 --> 01:43:14,624 세상은 그런 감정적인 이야기에 흔들리지 않는다 1083 01:43:17,905 --> 01:43:20,226 만약 자네가 진정 무사의 명예는 1084 01:43:20,474 --> 01:43:24,297 외관이 중요하다 여겼다면 1085 01:43:25,713 --> 01:43:28,569 자넨 결코 우리에게 동요되는 일은 없었을 걸세 1086 01:43:32,186 --> 01:43:34,336 결국은 1087 01:43:34,555 --> 01:43:38,173 그저 괴팍한 늙은이의 쓸데없는 불평들이었을 뿐, 아무것도 아니었소 1088 01:43:40,394 --> 01:43:44,843 허나, 지금 후회해도 소용없겠지요 1089 01:43:50,304 --> 01:43:51,726 자 그럼 1090 01:43:51,939 --> 01:43:54,692 제 장황했던 이야기를 용서해 주시오 1091 01:43:55,376 --> 01:43:58,232 이제 의식을 시작하겠소 1092 01:44:02,583 --> 01:44:04,301 잠깐 1093 01:44:06,687 --> 01:44:08,337 그전에 1094 01:44:09,323 --> 01:44:13,647 이 가문 소유인 물건들을 돌려줘야만 할 것 같소 1095 01:44:34,615 --> 01:44:39,542 구별하기 쉽도록 붙여진 각각의 꼬리표를 붙여 놓았소 1096 01:44:39,720 --> 01:44:42,178 잘 관찰해 보시오 1097 01:44:49,563 --> 01:44:51,884 야자키 하야토 군 1098 01:44:52,533 --> 01:44:56,117 그리고 카와베 우메노수케 군 1099 01:44:56,570 --> 01:45:00,689 둘 다 이와이 가문의 출중한 무사다웠소 1100 01:45:00,908 --> 01:45:04,424 그들의 용기와 명예를 높게 평가했지요 1101 01:45:05,112 --> 01:45:06,967 허나 고문관님! 1102 01:45:08,182 --> 01:45:11,470 제군들 잠시 마음을 가다듬으시오 1103 01:45:12,219 --> 01:45:16,076 그들의 상투만 잘라 왔을 뿐 1104 01:45:16,590 --> 01:45:19,173 죽인 것은 아니오 1105 01:45:25,766 --> 01:45:28,519 야자키 하야토 경우 1106 01:45:30,471 --> 01:45:31,620 6일 전이었소 1107 01:47:27,888 --> 01:47:29,743 멈춰라! 1108 01:47:39,333 --> 01:47:41,882 카와베 우메노수케 경우 1109 01:47:42,636 --> 01:47:45,685 5월 8일 5일 전이었소 1110 01:48:54,508 --> 01:48:56,158 하지만 1111 01:48:56,343 --> 01:49:00,701 신도 무넨 이치 학교의 검객이었던 1112 01:49:01,248 --> 01:49:06,732 오모다카 히코쿠로 군의 경우는 조금 어려웠습니다 1113 01:49:07,621 --> 01:49:11,910 아마도 야자키와 카와베에게 일어난 일로 눈치를 챘던 것 같소 1114 01:49:12,326 --> 01:49:15,011 나는 경계를 늦출 수 없었소 1115 01:49:15,329 --> 01:49:19,755 솔직히 말해 우모다카 군과 1116 01:49:19,934 --> 01:49:24,588 거래하는 방법에 있어서 꽤 손해를 보았지요 1117 01:49:28,742 --> 01:49:30,255 들어가도 되겠는가? 1118 01:50:21,629 --> 01:50:24,815 네가 검을 잡는 동안 1119 01:50:25,966 --> 01:50:29,391 내 검이 네 몸을 두 동강 낼 것이다 1120 01:50:39,346 --> 01:50:40,962 허나 그리하기엔 1121 01:50:42,349 --> 01:50:45,364 가로대가 낮아 내 검 끝이 걸릴 것 같군 1122 01:50:49,657 --> 01:50:51,944 측면으로 검을 휘두른다 하여도 1123 01:50:53,627 --> 01:50:56,176 이 기둥이 방해가 될 것이다 1124 01:51:00,000 --> 01:51:03,482 네 집을 찾기 위해 며칠이 걸렸다 지연된 걸 사과하지 1125 01:51:05,806 --> 01:51:07,786 준비는 되어 있겠지 1126 01:51:11,178 --> 01:51:13,567 이곳은 결투를 할 장소가 못 되는 것 같군 1127 01:51:13,947 --> 01:51:17,235 이곳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고지인 가와라에서 하자 1128 01:51:21,288 --> 01:51:23,108 이곳이 낡은 오두막집이니만큼 1129 01:51:23,824 --> 01:51:27,146 자네가 거절한다면 집주인은 편치 못할 것이다 1130 01:51:29,963 --> 01:51:34,013 무덤 만들어 줄 사람도 없으니 자네의 영혼은 구천을 떠돌 것이네 1131 01:51:36,704 --> 01:51:39,162 기록을 남겨두거라 1132 01:51:45,479 --> 01:51:49,336 그것은 이와이 가의 우모다카 히코쿠로와 결투를 하기 위해 1133 01:51:49,516 --> 01:51:52,804 고지인 가와라로 향한다는 것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1134 01:56:29,162 --> 01:56:32,245 바람을 이용하는 것은 영리한 일이었소 1135 01:56:32,499 --> 01:56:35,082 허나 검은 베는 거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지요 1136 01:56:35,268 --> 01:56:38,624 찌를 수도 있고 두 개의 검을 같이 사용할 수도 있소 1137 01:56:39,272 --> 01:56:41,889 전쟁에서 검증되지 않은 검술은 1138 01:56:42,075 --> 01:56:44,498 다른 땅 위에 수영을 하는 것과 같지요 1139 01:57:06,666 --> 01:57:08,646 그에 반해서 저는 1140 01:57:09,169 --> 01:57:11,422 16년 전 오사카 성 공격 이래로 1141 01:57:11,805 --> 01:57:16,663 전쟁을 해 본 일이 없었습니다 1142 01:57:17,377 --> 01:57:19,664 그의 머리를 잡기란 꽤 어려운 일이었지요 1143 01:57:19,846 --> 01:57:23,965 더욱이 상투만 잡아채기란 더욱 힘이 들었지요 1144 01:57:29,489 --> 01:57:31,776 기술의 차이가 무엇이었든지 1145 01:57:31,958 --> 01:57:34,973 무사가 상투를 잘린다는 것은 1146 01:57:35,228 --> 01:57:37,913 머리를 잘린 거나 진배없는 일이오 1147 01:57:38,331 --> 01:57:40,481 그것은 기량이 부족한 걸 뜻하며 1148 01:57:40,700 --> 01:57:43,783 간신히 목숨만 건진 치욕스러운 일이오 1149 01:57:44,938 --> 01:57:48,795 아직도 그들은 아프다는 핑계로 회피하고 있지요 1150 01:57:48,975 --> 01:57:52,900 그들의 상투가 다 자라기까지 기다리셔야 할 거요, 고문관님 1151 01:57:57,217 --> 01:58:00,266 이 붉은 갑옷은 가문의 자랑이며 전장의 용기를 상징하지요 1152 01:58:00,887 --> 01:58:03,174 그러한 위대한 이와이 가문에서 무사의 명예는 1153 01:58:03,423 --> 01:58:06,870 외관 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나 봅니다 1154 01:58:21,641 --> 01:58:23,325 미친놈! 1155 01:58:23,910 --> 01:58:25,833 그를 죽여라! 1156 02:05:19,859 --> 02:05:21,611 물러 서라! 1157 02:06:32,231 --> 02:06:35,246 한시로 츠구모가 죽었습니다 고문관님 1158 02:06:38,605 --> 02:06:40,528 우리 쪽의 피해는? 1159 02:06:41,874 --> 02:06:44,297 사상자는 얼마나 되느냐? 1160 02:06:45,678 --> 02:06:48,261 수기타 마사카츠 우에무라 소베이 1161 02:06:48,848 --> 02:06:51,306 신멘 이치로 요시오카 우에몬 1162 02:06:51,517 --> 02:06:52,905 4명이 죽었습니다 1163 02:06:53,519 --> 02:06:55,942 8명은 부상이 심각합니다 1164 02:06:58,491 --> 02:07:00,243 히로시마 무사 1165 02:07:02,528 --> 02:07:05,179 한시로 츠구모는 할복하여 죽었다 1166 02:07:08,001 --> 02:07:11,050 우리 쪽 무사 모두는 병으로 죽은 것이다 1167 02:07:13,172 --> 02:07:15,721 이와이 가문의 가신들은 가난한 무사들로 인해 1168 02:07:16,709 --> 02:07:20,691 죽거나 부상당한 이가 한 명도 없다 1169 02:07:23,816 --> 02:07:27,207 후쿠시마 가의 전 가신이었던 한시로 츠구모는 1170 02:07:27,820 --> 02:07:30,505 그의 요청에 따라 명예롭게 할복했다 1171 02:07:31,357 --> 02:07:33,576 우리 가문의 자들은 모두 병으로 죽었다 1172 02:07:33,926 --> 02:07:36,782 그들의 죽음은 츠구모 일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1173 02:07:41,534 --> 02:07:45,084 이제 더 이상 병으로 죽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 1174 02:07:45,672 --> 02:07:49,597 부상당한 자들을 보면 즉시 치료받게 하라 1175 02:08:01,120 --> 02:08:03,270 막 돌아왔습니다 고문관님 1176 02:08:07,026 --> 02:08:10,109 우모다카 히코쿠로는 1177 02:08:11,297 --> 02:08:13,482 지난밤 그의 집에서 자살했습니다 1178 02:08:17,870 --> 02:08:23,422 카와베와 야자키는 둘 다 병이 났다고는 하지만 1179 02:08:24,143 --> 02:08:26,191 - 사실은... - 바보 같으니라고! 1180 02:08:28,247 --> 02:08:31,035 왜 그들에게 당장 할복하라고 명령하지 않았는가? 1181 02:08:32,351 --> 02:08:36,003 즉시 돌아가서 그들에게 할복 명을 내리게 1182 02:08:38,224 --> 02:08:40,113 그리고 숙련된 검객 몇 명과 함께 가게나 1183 02:08:41,060 --> 02:08:45,645 그들이 할복하지 않는다면 강제로라도 하도록 만들게 1184 02:08:47,433 --> 02:08:53,156 당연히 공식적으로, 이 세 명은 할복하지 않은 걸세 1185 02:08:54,507 --> 02:08:56,089 병으로 죽은 것이다 1186 02:08:56,275 --> 02:08:58,255 - 예? - 멍청한 놈! 1187 02:09:01,647 --> 02:09:06,232 세상 물정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1188 02:09:07,019 --> 02:09:10,444 어찌 멍청하다고 생각지 않는 거냐? 이 머저리 같은! 1189 02:09:11,023 --> 02:09:12,775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장군 1190 02:10:42,615 --> 02:10:46,506 후쿠시마 가의 전 가신이었던 한시로 츠구모는 1191 02:10:48,020 --> 02:10:51,445 오후 6시경 할복하여 죽었다 1192 02:10:53,092 --> 02:10:56,448 그의 말과 행동은 다소 기이해 보였다 1193 02:10:56,662 --> 02:11:00,986 대다수의 참관자들은 그가 광기의 조짐을 보였다고 느꼈다 1194 02:11:03,002 --> 02:11:05,391 더욱 그것은 확실했다 1195 02:11:05,571 --> 02:11:07,653 후쿠시마의 또 다른 모토메 치지와 전직 가신이 1196 02:11:07,874 --> 02:11:11,094 올해 1월에 할복을 요청했던 것이다 1197 02:11:12,011 --> 02:11:14,298 우리의 행동이 죄라고 생각지 않는다 1198 02:11:14,881 --> 02:11:17,737 우리 가문의 근엄한 법도는 에도 전역에 널리 퍼져있다 1199 02:11:20,753 --> 02:11:24,542 이번 경우에도 우리는 우리가 굳게 정한 법도가 1200 02:11:25,057 --> 02:11:29,312 이틀이 채 지나기도 전에 도시 전체로 퍼져갔다 1201 02:11:30,529 --> 02:11:34,477 그 결과로써 삼일째 되던 날에도 성에서 열린 공식 석상에서 1202 02:11:35,701 --> 02:11:39,649 도이 천황께서는 우리의 베노수케 장군께 1203 02:11:40,139 --> 02:11:44,929 다음과 같은 칭찬의 말을 하사하셨다 1204 02:11:46,345 --> 02:11:49,201 평화롭되 아직은 경계를 늦추어서는 아니 되네 1205 02:11:50,449 --> 02:11:52,702 이와이 가문은 이 법도를 계속 지켜 나가도록 하게 1206 02:11:53,352 --> 02:11:57,505 그리고 그대의 가문은 앞으로도 계속 번영해 나갈 것일세 1207 02:11:59,091 --> 02:12:01,378 1630년 1208 02:12:02,428 --> 02:12:04,351 5월 16일 1209 02:12:38,739 --> 02:12:40,240 SUB 변환 : BartSimpson