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5,005 --> 00:00:08,925 "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" 2 00:00:20,145 --> 00:00:22,605 그래, 봤어, 어서 타 3 00:00:28,403 --> 00:00:30,739 네 엄마가 오늘 또 기분이 언짢은가 봐 4 00:00:30,822 --> 00:00:32,407 어젯밤엔 나가서 친구 두엇과 5 00:00:32,490 --> 00:00:35,076 '인형의 집'을 보고 와서는 저러고 부어있다 6 00:00:35,160 --> 00:00:36,911 오늘 오후에 내 침소에서 나오니 7 00:00:36,995 --> 00:00:39,372 네 엄마가 내가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점심을 8 00:00:39,456 --> 00:00:41,541 준비 안 한 것도 모자라 9 00:00:41,624 --> 00:00:45,628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큰 소리로 울고 있더라 10 00:00:45,837 --> 00:00:47,589 그래, 여자가 울 수도 있지만 11 00:00:47,672 --> 00:00:50,258 문밖으로 소리가 새 나올 정도로 크다면 12 00:00:50,341 --> 00:00:52,677 관심받으려고 그러는 거야 13 00:00:53,011 --> 00:00:56,431 어쨌거나 내가 샌드위치를 대충 만들어 먹었으니 14 00:00:56,514 --> 00:00:59,309 이 이야기의 영웅은 바로 나야 15 00:01:02,645 --> 00:01:03,897 그리고 두어 시간이 지난 후 16 00:01:03,980 --> 00:01:06,274 오늘 소설이 아주 잘 풀리고 있었단 걸 깨달았지 17 00:01:06,357 --> 00:01:09,819 재미있는 문장이 몇 페이지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고 18 00:01:09,903 --> 00:01:12,947 그러다 그렇게 술술 풀리는 게 얼마나 드문 일인지 깨달았지 19 00:01:13,031 --> 00:01:15,075 보통은 멍청한 자식 놈이 20 00:01:15,158 --> 00:01:17,994 텔레비전을 너무 크게 틀어놔서 당최 집중할 수가 없거든 21 00:01:18,078 --> 00:01:20,413 그러다 갑자기 깨달았지 세상에나! 22 00:01:20,497 --> 00:01:24,209 네 엄마가 코찔찔이 아들놈 데리러 가는 걸 깜빡한 거야 23 00:01:26,795 --> 00:01:29,798 그래서 내가 지금 네 엄마가 된 거야 24 00:01:29,881 --> 00:01:33,510 이렇게 말하면 넌 아직 뇌가 덜 자라고 어리석어서 25 00:01:33,593 --> 00:01:35,595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26 00:01:35,720 --> 00:01:36,679 잘 기억해둬 27 00:01:36,763 --> 00:01:39,891 나중에 네가 게이가 돼도 내 잘못은 아냐 28 00:01:39,974 --> 00:01:43,645 엉킨 진주 목걸이를 게슴츠레한 눈으로 쳐다보며 29 00:01:43,728 --> 00:01:46,689 '내 아빠는 내 엄마였어요'라고 클럽에서 노래 부르진 마 30 00:01:46,773 --> 00:01:48,608 진주는 여자들 거야, 보잭 31 00:01:49,234 --> 00:01:51,861 진주는 여자들 거라고 32 00:01:52,904 --> 00:01:54,697 일요일은 내가 글 쓰는 날이야 33 00:01:54,781 --> 00:01:57,951 일요일은 내가 예술에 집중하는 단 하루인데 34 00:01:58,034 --> 00:02:00,370 너와 널 낳은 그 창녀가 35 00:02:00,453 --> 00:02:01,996 작당하고 망쳐버렸다고 36 00:02:02,080 --> 00:02:04,499 나더러 어쩌라고? 다시 글을 쓰라고? 37 00:02:04,582 --> 00:02:07,043 이미 김샜고 하루를 망쳤다고! 38 00:02:07,127 --> 00:02:09,379 그게 바로 너와 네가 실수로 엄마로 만든 39 00:02:09,462 --> 00:02:11,673 그 말라깽이 약골 여자 때문이라고 40 00:02:14,175 --> 00:02:15,718 네 엄마 잘못이 아니지 41 00:02:15,802 --> 00:02:17,762 그래도 나름대로 노력은 하니까 42 00:02:17,846 --> 00:02:20,348 그게... 여자는 의지할 게 못 된다는 거야 43 00:02:20,431 --> 00:02:22,100 아무에게도 의지하면 안 돼 44 00:02:22,183 --> 00:02:23,518 곧 아무도 너를 45 00:02:23,601 --> 00:02:25,645 보살펴주지 못한단 걸 알게 될 거다 46 00:02:25,895 --> 00:02:28,523 샌드위치를 직접 만들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야 47 00:02:28,606 --> 00:02:30,525 다른 사람을 의지하면 안 돼, 보잭 48 00:02:30,608 --> 00:02:32,235 그걸 잘 알아둬 49 00:02:32,318 --> 00:02:34,529 네게 그걸 가르쳤다니 좋은 엄마이긴 하다 50 00:02:34,612 --> 00:02:36,906 다른 애들보다 빨리 배웠잖아 51 00:02:37,073 --> 00:02:38,992 넌 아주 운이 좋다고 52 00:02:43,621 --> 00:02:46,708 고맙다고 안 해? 53 00:03:41,971 --> 00:03:44,432 오는 길에 '잭 인 더 박스'에 들렀는데 54 00:03:44,515 --> 00:03:48,645 계산대 아가씨가 묻더군요 '손님, 멋진 하루 보내시나요?' 55 00:03:48,728 --> 00:03:52,732 '오늘 어때요?'가 아니고 '멋진 하루 보내시나요?'라니 56 00:03:52,815 --> 00:03:56,319 그 말에 동의하지 않으면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잖아요 57 00:03:56,402 --> 00:04:00,615 '멋진 하루'를 못 보내고 있으면 저만 부정적인 인간인 것처럼요 58 00:04:00,698 --> 00:04:03,952 보통 어떠냐고 물으면 '엿 같아요'라고 하고 싶지만 59 00:04:04,035 --> 00:04:05,286 사실 '엿 같아요'라고 못 하죠 60 00:04:05,370 --> 00:04:07,330 엿 같다고 할 그럴듯한 이유도 없거든요 61 00:04:07,413 --> 00:04:10,875 엿 같다고 대답하면 '왜요? 뭐가 엿 같아요?' 하죠 62 00:04:10,959 --> 00:04:13,628 그럼 이렇게 대답해요 '몰라요, 전부 다요' 63 00:04:13,711 --> 00:04:18,591 그래서 사람들이 어떠냐고 물으면 그냥 아주 좋다고 대답하죠 64 00:04:18,675 --> 00:04:22,053 '잭 인 더 박스'의 아가씨가 멋진 하루를 보내는지 묻는데 65 00:04:22,136 --> 00:04:24,806 오늘은 실제로 엿 같아도 될 이유가 있더라고요 66 00:04:24,889 --> 00:04:28,518 아주 좋은 이유가 있죠 '엄마가 돌아가셨어요'라고 했더니 67 00:04:28,601 --> 00:04:30,895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거예요 68 00:04:30,979 --> 00:04:33,731 그래서 위로를 해줬는데 너무 짜증 나는 겁니다 69 00:04:33,815 --> 00:04:36,109 그리고 제 뒤로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이 70 00:04:36,192 --> 00:04:38,027 절 나쁜 사람인 양 쳐다보더라고요 71 00:04:38,111 --> 00:04:39,779 카운터 아가씨를 울린 놈이니까요 72 00:04:39,862 --> 00:04:42,532 아가씨가 큰 소리로 울며 미안하다고 하길래 73 00:04:42,615 --> 00:04:44,325 제가 괜찮다고 해줬죠 74 00:04:44,409 --> 00:04:47,745 괜찮지 않지만 어쩌겠어요? 괜찮다고 해야죠 75 00:04:47,829 --> 00:04:49,914 '더블 잭 밀'을 주문하면서 76 00:04:49,998 --> 00:04:51,416 지금 좀 바빠서 그러니 77 00:04:51,499 --> 00:04:54,544 그만 울고 얼른 주문을 받아주면 안 되냐고 했더니 78 00:04:54,919 --> 00:04:56,879 그 아가씨가 또 사과하면서 79 00:04:56,963 --> 00:04:59,215 공짜로 추로스를 준다는 거예요 80 00:04:59,299 --> 00:05:02,635 나오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'엄마가 돌아가셨는데' 81 00:05:02,719 --> 00:05:04,345 '공짜 추로스가 생겼네' 82 00:05:04,429 --> 00:05:07,598 아무도 엄마가 돌아가시면 공짜 추로스 준다고 안 했거든요 83 00:05:11,728 --> 00:05:14,731 어쨌거나 미안해요 이건 추도사가 아닌데... 84 00:05:14,814 --> 00:05:16,190 좋아요, 시작합니다, 할게요 85 00:05:16,274 --> 00:05:19,736 보잭 홀스맨이 드디어 추도사를 합니다 86 00:05:19,819 --> 00:05:22,989 저, 피아노맨 오르간 연주 좀 들어볼까요? 87 00:05:24,115 --> 00:05:26,117 잘했어요, 오늘 반주자가 88 00:05:26,200 --> 00:05:27,994 괜찮을지 좀 걱정했거든요 89 00:05:28,202 --> 00:05:31,372 어머니께서는 장기를 기증하셨는데 90 00:05:32,415 --> 00:05:33,750 그 장기 어디로 간 거죠? 91 00:05:34,792 --> 00:05:36,878 저기요, 코미디는 프로에게 맡겨주시겠어요? 92 00:05:36,961 --> 00:05:38,755 알았죠? 저희 어머니 장례식이라고요 93 00:05:38,838 --> 00:05:40,423 예의를 좀 차려줄래요? 94 00:05:42,300 --> 00:05:43,134 그건 받아주죠 95 00:05:43,593 --> 00:05:46,137 베아트리체 홀스맨은 누구였죠? 어떤 사람이었을까요? 96 00:05:46,220 --> 00:05:47,388 일단 말이었고요 97 00:05:47,722 --> 00:05:50,558 1938년에 태어나 2018년에 돌아가셨어요 98 00:05:50,641 --> 00:05:51,934 퍼레이드에 한 번 가셨고 99 00:05:52,018 --> 00:05:55,021 한번은 담배 한 개비를 한 모금에 다 빨아들였어요 100 00:05:55,104 --> 00:05:55,980 제가 직접 봤어요 101 00:05:56,356 --> 00:05:58,524 대단한 여성이셨죠 102 00:06:01,444 --> 00:06:03,279 활기가 넘치는 분이었어요 103 00:06:03,363 --> 00:06:08,201 돌아가시는 순간까지도요 그러고 보니... 104 00:06:08,493 --> 00:06:10,286 이런 생각이 드네요 105 00:06:10,370 --> 00:06:14,791 삶이 뭐죠? 흘러가면서 일이 생기고 결국 죽어요 106 00:06:15,333 --> 00:06:17,752 제 추도사는 끝났어요 웨이트리스에게 팁 꼭 주세요 107 00:06:17,835 --> 00:06:19,754 장난이에요, 웨이트리스는 없어요 108 00:06:19,837 --> 00:06:21,756 그렇지만 어머니에 대해 할 말은 이뿐이에요 109 00:06:21,839 --> 00:06:23,466 돌아가신 분 얘기 해서 뭐 해요? 110 00:06:23,800 --> 00:06:28,054 그럼... 이제 뭐 하죠? 글쎄요, 엄마는 뭐 있어요? 111 00:06:29,222 --> 00:06:30,181 없다고요? 112 00:06:30,515 --> 00:06:31,432 엄마? 113 00:06:31,682 --> 00:06:32,600 없어요? 114 00:06:32,934 --> 00:06:36,104 할 말 없어요? 내가 자랑스러우면 한 번 두드려요 115 00:06:37,397 --> 00:06:40,441 어머니와 같은 방에서 계속 얘기를 하는데도 116 00:06:40,525 --> 00:06:41,567 닥치란 소리도 안 하고 117 00:06:41,651 --> 00:06:43,903 술 가져오란 소리도 안 하니 얼마나 좋은지 아세요? 118 00:06:44,028 --> 00:06:46,656 엄마, 닥치라고 하고 싶으면 한 번 두드려요 119 00:06:46,948 --> 00:06:48,199 안 두드려요? 정말요? 120 00:06:48,408 --> 00:06:52,036 이건 엄마 추도사지 내 얘기가 아니거든요 121 00:06:52,120 --> 00:06:53,955 그러니까 나는 그만 떠들고 122 00:06:54,038 --> 00:06:56,749 다른 사람 말 듣고 싶으면 한 번 두드려요, 화 안 낼게요 123 00:06:57,417 --> 00:06:59,627 됐다고요? 엄마 장례식이에요 124 00:06:59,710 --> 00:07:01,421 관 뚜껑 닫은 거 미안해요 125 00:07:01,629 --> 00:07:02,880 어머니는 열어달라고 하셨지만 126 00:07:02,964 --> 00:07:06,008 이미 돌아가셨는데 어머니 소원이 무슨 소용이래요? 127 00:07:06,092 --> 00:07:07,510 아뇨, 제가 좀 심했죠? 미안해요 128 00:07:07,593 --> 00:07:10,930 그렇지만 본인의 죽은 모습을 볼 수 있다면 129 00:07:11,013 --> 00:07:14,350 이게 낫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이런 모습이거든요 130 00:07:17,228 --> 00:07:21,065 화난 장난감 공룡 같아요 장의사가 눈을 못 감겼거든요 131 00:07:21,149 --> 00:07:22,608 그래서 지금은 얼굴 근육이 132 00:07:22,692 --> 00:07:25,611 엄청난 공포와 비통함으로 영영 굳어버렸어요 133 00:07:25,695 --> 00:07:27,905 어머니 표현을 빌자면 '화요일'이죠 134 00:07:28,739 --> 00:07:31,742 '화요일'요 어머니는 '화요일'이라 불렀어요 135 00:07:32,785 --> 00:07:35,496 엄마, 내 농담 어땠어요? 마음에 드세요? 136 00:07:36,164 --> 00:07:37,957 하긴 제 코미디 안 좋아하셨죠 137 00:07:39,834 --> 00:07:41,002 얘기 하나 할게요 138 00:07:41,085 --> 00:07:42,211 제가 십 대였을 때 139 00:07:42,295 --> 00:07:46,007 고등학교 장기 자랑에서 코미디 공연을 했거든요 140 00:07:46,215 --> 00:07:48,134 입고 싶었던 멋진 재킷이 있었어요 141 00:07:48,217 --> 00:07:50,178 그걸 입으면 앨버트 브룩스처럼 보일 거 같았거든요 142 00:07:50,261 --> 00:07:52,221 그 재킷을 사려고 몇 달 돈을 모았는데 143 00:07:52,305 --> 00:07:55,600 돈을 충분히 모아 가게로 가니 이미 팔렸더군요 144 00:07:55,683 --> 00:07:58,728 다른 사람한테 팔았대요 집에 가서 어머니께 얘기하니 145 00:07:58,811 --> 00:08:00,062 이러셨죠, '교훈이라고 생각해' 146 00:08:00,146 --> 00:08:02,690 '뭔가를 바라면 그렇게 되는 거란다' 147 00:08:02,773 --> 00:08:04,775 어머니는 모든 걸 제 잘못으로 귀결되도록 148 00:08:04,859 --> 00:08:07,695 인생의 교훈을 만드는 데 능하셨어요 149 00:08:08,029 --> 00:08:12,074 그런데 장기 자랑 날 어머니 때문에 놀랐어요 150 00:08:12,158 --> 00:08:13,784 재킷을 사 오셨더라고요 151 00:08:13,868 --> 00:08:15,369 어머니는 그런 말을 하실 줄 모르셨지만 152 00:08:15,453 --> 00:08:17,455 절 사랑한다는 의미란 걸 알았죠 153 00:08:18,122 --> 00:08:19,999 그게 어머니에 대한 좋은 이야기예요 154 00:08:20,082 --> 00:08:22,752 사실은 아니지만 훈훈한 얘기죠 155 00:08:22,835 --> 00:08:25,171 어렸을 때 봤던 '모드'에서 딸이 아버지에 대해 얘기한 거 156 00:08:25,254 --> 00:08:26,881 제가 훔쳐 온 거예요 157 00:08:26,964 --> 00:08:27,882 그때 그거 보면서 158 00:08:27,965 --> 00:08:32,094 부모님 돌아가시면 써먹기 좋겠다고 생각한 게 기억나요 159 00:08:32,220 --> 00:08:34,180 저한텐 그런 얘기가 없어요 160 00:08:34,430 --> 00:08:37,350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건 다 TV에서 배웠어요 161 00:08:37,433 --> 00:08:40,561 TV에선 결점 많은 인물들이 이런 식의 뜻밖의 행동으로 162 00:08:40,645 --> 00:08:42,271 사람들을 아낀단 걸 보여줘요 163 00:08:42,355 --> 00:08:45,983 저도 마음 한구석으론 그게 사랑이라 믿어요 164 00:08:46,108 --> 00:08:48,903 하지만 실제로는 거창한 행동 한 번으론 부족해요 165 00:08:48,986 --> 00:08:51,697 일관성 있게 계속해서 잘해야 하거든요 166 00:08:51,781 --> 00:08:54,700 계속 망치기만 하다가 큰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167 00:08:54,784 --> 00:08:57,453 절친을 구하고 수수께끼를 풀고 캔자스로 날아간다고 다가 아니죠 168 00:08:57,537 --> 00:09:01,666 매일 해야 해요, 그래서 힘든 거죠 169 00:09:01,999 --> 00:09:04,043 어렸을 땐 거창한 행동 하나로 170 00:09:04,126 --> 00:09:06,379 충분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요 171 00:09:06,462 --> 00:09:09,006 부모님이 제가 원하는 모습을 안 보이고 172 00:09:09,090 --> 00:09:11,092 계속해서 실망을 시키지만 173 00:09:11,175 --> 00:09:15,596 언젠가는 멋진 일로 놀라게 할지도 모른다고요 174 00:09:15,721 --> 00:09:16,597 어머니가 모질긴 해도 175 00:09:16,681 --> 00:09:19,684 마음 깊은 곳에선 절 사랑했고 아꼈으며 176 00:09:19,767 --> 00:09:22,520 저로 인해 어머니 인생이 조금이라도 더 밝아졌다는 걸 177 00:09:22,603 --> 00:09:26,440 체감할 수 있게 보여주시길 계속 기다렸어요 178 00:09:26,941 --> 00:09:29,819 실은 지금도 기다려요 179 00:09:30,278 --> 00:09:32,780 엄마, 날 사랑하고 아끼고 나로 인해 엄마 인생이 180 00:09:32,863 --> 00:09:35,199 조금이라도 밝아졌단 걸 알려주려면 한 번 두드려 줘요 181 00:09:38,035 --> 00:09:40,997 어머닌 저 좋은 밤 속으로 순순히 들어가시지 않았어요 182 00:09:41,080 --> 00:09:45,501 발톱을 세우고 싸우고 때리다 얼굴이 이렇게 됐죠 183 00:09:47,378 --> 00:09:48,212 어머니를 보셨다면 184 00:09:48,296 --> 00:09:50,715 장담하건대 제가 정말 똑같이 흉내 내고 있다는 185 00:09:50,798 --> 00:09:53,593 생각밖에 안 하실 거예요 186 00:09:55,344 --> 00:09:57,638 병원에서 어머니 곁에 있었던 마지막 순간은 187 00:09:57,722 --> 00:10:01,684 이해 불가한 고함과 울음소리로 정말 끔찍했는데 188 00:10:01,767 --> 00:10:05,187 딱 한 번 이상하리만치 고요한 순간이 있었죠 189 00:10:05,271 --> 00:10:08,983 바로 제 쪽을 쳐다보면서 '네가 보여'라고 하셨거든요 190 00:10:09,400 --> 00:10:12,069 그게 마지막 말씀이었죠 '네가 보여' 191 00:10:12,153 --> 00:10:16,032 비난이나 실망의 말이 아니라 방에 다른 사람이 192 00:10:16,115 --> 00:10:19,243 있다는 걸 수용하고 단순히 인지한다는 말이었죠 193 00:10:19,702 --> 00:10:22,747 '안녕, 얘야, 넌 사람이고 네가 보인단다' 194 00:10:24,332 --> 00:10:27,001 솔직히 54살이나 돼서야 처음으로 어머니가 저를 보다니 195 00:10:27,084 --> 00:10:29,754 기분이 정말 이상하더라고요 196 00:10:29,837 --> 00:10:32,173 이상하지만 그게 바로 제가 못 가진 거였어요 197 00:10:32,256 --> 00:10:35,092 그동안 유일하게 바란 게 봐주는 거였어요 198 00:10:35,176 --> 00:10:37,511 마침내 봐줬다는 게 별 위로는 안 됐어요 199 00:10:37,595 --> 00:10:39,555 좀 잔인하더라고요 200 00:10:39,930 --> 00:10:41,891 마치 제가 원하는 게 뭔지 알면서도 201 00:10:41,974 --> 00:10:44,727 죽는 순간이 돼서야 그 말을 해주신 것 같다고 할까요 202 00:10:44,810 --> 00:10:46,312 사실 전 더 잔인한 걸 기대했어요 203 00:10:46,395 --> 00:10:48,689 마지막으로 가슴을 후비는 말을 할 줄 알았어요 204 00:10:48,773 --> 00:10:52,026 저한테 실망했고 전 뚱뚱하고 멍청했고 205 00:10:52,109 --> 00:10:54,779 스윙 댄서가 되기엔 키가 너무 컸다고요 206 00:10:54,904 --> 00:10:58,157 또 떼쟁이에 짐만 됐고 창피하기만 했다고요 207 00:10:58,240 --> 00:11:02,787 그런 건 준비가 됐지만 '네가 보여'엔 준비가 안 됐었죠 208 00:11:03,537 --> 00:11:05,873 돌아가시기 직전에 그런 식으로 화해하려고 209 00:11:05,956 --> 00:11:08,501 제 허를 찌를 고약한 여자는 우리 어머니밖에 없어요 210 00:11:08,876 --> 00:11:12,213 어머니를 과대평가하는 거겠죠 화해가 아닐 거예요 211 00:11:12,296 --> 00:11:17,802 아마도 제 속이 다 보인다는 의미일 수도 있어요 212 00:11:17,885 --> 00:11:19,845 '세상 사람 다 속일 순 있어도' 213 00:11:19,929 --> 00:11:21,681 '난 네가 어떤 놈인지 다 안다', 뭐 이런 거요 214 00:11:21,764 --> 00:11:23,641 그게 더 우리 어머니다워요 215 00:11:24,016 --> 00:11:27,561 아니면 이런 의미거나요 '네가 보여' 216 00:11:27,645 --> 00:11:30,606 '넌 내 시야에 들어온 물체야' 217 00:11:31,065 --> 00:11:33,192 마지막엔 정신 줄을 놓으셨으니 의미를 부여하는 게 218 00:11:33,275 --> 00:11:35,152 멍청한 짓일 수도 있거든요 219 00:11:35,986 --> 00:11:36,904 1990년대에 220 00:11:36,987 --> 00:11:39,824 아주 유명한 TV 작품인 '말 장난'에 출연했어요 221 00:11:41,033 --> 00:11:42,535 박수는 자제해주세요 222 00:11:42,785 --> 00:11:44,912 팬 한 분이 이런 질문을 했어요 223 00:11:44,995 --> 00:11:46,747 '저기요, 말이 이든에게' 224 00:11:46,831 --> 00:11:48,708 '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을 해야 하는 그 회요' 225 00:11:48,791 --> 00:11:51,836 '이든이 반한 여자가 이든과 춤추기로 한 유일한 이유가' 226 00:11:51,919 --> 00:11:54,547 '이상한 남자 만나기 내기에 이기기 위해서였잖아요?' 227 00:11:54,630 --> 00:11:56,257 '말이 나오는 장면마다' 228 00:11:56,340 --> 00:11:59,009 '주방 싱크대에 종이 커피 컵이 보이는데' 229 00:11:59,093 --> 00:12:02,263 '이든이 나올 땐 종이 커피 컵이 안 보이거든요' 230 00:12:02,346 --> 00:12:04,682 '기억이 믿기 힘들고 주관적이란 걸' 231 00:12:04,765 --> 00:12:07,059 '보여주기 위해 그런 건가요?' 232 00:12:07,143 --> 00:12:10,104 '아니면 두 사람이 같은 순간을 완전히 다른 식으로' 233 00:12:10,187 --> 00:12:12,314 '기억한다는 걸 보여주려던 건가요?' 234 00:12:12,732 --> 00:12:14,942 근데 도저히 이런 말은 못 하겠더군요 235 00:12:15,025 --> 00:12:19,572 '아뇨, 스텝 중에 누가 컵을 깜빡하고 둔 거예요' 236 00:12:19,655 --> 00:12:22,908 그래서 대신 '네'라고 했어요 237 00:12:23,576 --> 00:12:25,286 이것도 그 커피 컵과 같아요 238 00:12:25,369 --> 00:12:29,457 모든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건 멍청한 짓이죠 239 00:12:29,540 --> 00:12:34,044 누가 '네가 보여'라고 하면 그냥 보인다는 거예요 240 00:12:34,879 --> 00:12:37,089 그리고 저한테 한 말이 맞을까요? 241 00:12:37,173 --> 00:12:39,967 솔직히 말하면 절 쳐다보진 않았어요 242 00:12:40,259 --> 00:12:42,678 제 뒤를 본 거 같은데 방엔 저뿐이었거든요 243 00:12:42,762 --> 00:12:44,555 그래서 저한테 말한 거라 믿고 싶지만 244 00:12:44,638 --> 00:12:47,266 솔직히 이미 정신 줄을 놓은 때라 뭘 보셨는지 알 수 없죠 245 00:12:47,516 --> 00:12:49,185 누구한테 한 얘기예요, 엄마? 246 00:12:50,811 --> 00:12:53,105 대답 안 한다고요? 침묵하신다고요? 247 00:12:53,564 --> 00:12:54,648 드럼 안 쳐요? 248 00:12:54,732 --> 00:12:56,734 제가 돈을 너무 많이 주는 거 같네요 249 00:12:57,610 --> 00:12:59,195 아버질 보셨을 수 있죠 250 00:12:59,278 --> 00:13:02,948 아버진 10년 전에 결투에서 다친 후 돌아가셨어요 251 00:13:03,282 --> 00:13:05,951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스스로에게 많은 걸 묻게 돼요 252 00:13:06,035 --> 00:13:08,788 이런 질문이죠 '잠깐, 결투하다 돌아가셨다고?' 253 00:13:08,871 --> 00:13:10,998 '결투에서 죽기도 하나?' 254 00:13:11,081 --> 00:13:12,291 솔직히 어이없는 얘기예요 255 00:13:12,583 --> 00:13:15,002 아버지가 평생에 걸쳐 쓴 책이 있는데 256 00:13:15,085 --> 00:13:17,129 팔려고 하는 서점이 없었어요 257 00:13:17,213 --> 00:13:18,881 서평을 써주겠단 신문도 없었고요 258 00:13:19,131 --> 00:13:22,259 마침내 한 신문사에서 재미있다고 생각했는지 259 00:13:22,343 --> 00:13:24,929 서평을 실었는데 신랄한 혹평이었어요 260 00:13:25,012 --> 00:13:26,597 늘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던 아버지는 261 00:13:26,680 --> 00:13:29,600 명예를 이런 식으로 뭉개는 걸 묵과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262 00:13:29,683 --> 00:13:32,937 그 비평가는 남자가 되는 게 어떤 의미인지 모른다고 하며 263 00:13:33,020 --> 00:13:36,398 결투를 신청해서 보상받으려고 했어요 264 00:13:36,649 --> 00:13:39,902 신문사에 편지를 보내 자기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265 00:13:39,985 --> 00:13:42,112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든 결투를 받아주겠다고 했죠 266 00:13:42,196 --> 00:13:45,241 샌프란시스코로 오는 항공편과 호텔비도 내준다고 했어요 267 00:13:45,324 --> 00:13:47,910 결국 몬태나주의 한 깡패가 이걸 알게 됐고 268 00:13:47,993 --> 00:13:50,454 성질 더러운 이 작자가 그 도전을 수락했어요 269 00:13:50,538 --> 00:13:54,458 둘은 골든게이트 공원에서 만나 열 보 걷고 쏘기로 했어요 270 00:13:54,542 --> 00:13:56,293 하지만 열 보를 걷다 271 00:13:56,377 --> 00:14:00,005 아버지가 몸을 돌려 책을 읽기는 한 거냐고 물어봤는데 272 00:14:00,089 --> 00:14:01,799 앞을 안 보고 걷다가 273 00:14:01,882 --> 00:14:05,177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져 바위에 머리를 찧었어요 274 00:14:06,136 --> 00:14:08,305 그때 '잭 인 더 박스'에 갈 걸 그랬어요 275 00:14:08,389 --> 00:14:10,140 공짜 추로스 먹을 수 있었는데 276 00:14:10,224 --> 00:14:11,725 버터스카치 홀스맨의 아들이란 걸 277 00:14:11,809 --> 00:14:13,894 증명할 게 있었더라면 좋았을 거예요 278 00:14:14,562 --> 00:14:16,772 사랑하는 어머니가 추도사를 하셨어요 279 00:14:16,856 --> 00:14:21,068 평생 어머니가 아버지에 대해 좋게 말한 걸 못 들었는데 280 00:14:21,151 --> 00:14:22,528 장례식에서 이러셨어요 281 00:14:22,611 --> 00:14:26,282 '남편이 죽었으니 모든 게 더 나빠졌어요' 282 00:14:26,991 --> 00:14:30,995 '남편이 죽었으니 모든 게 더 나빠졌어요' 283 00:14:31,245 --> 00:14:32,580 왜 그런 말을 했나 모르겠어요 284 00:14:32,663 --> 00:14:34,123 아마 장례식에선 285 00:14:34,206 --> 00:14:35,624 그런 말을 하는 거라고 생각했나 봐요 286 00:14:35,708 --> 00:14:38,502 어느 날 누군가 어머니에 대해 그렇게 말하길 바랐나 봐요 287 00:14:38,586 --> 00:14:41,130 '어머니가 돌아가셔서 모든 게 더 나빠졌어요' 288 00:14:41,547 --> 00:14:45,175 아니면 아버지가 어머니 유산을 야금야금 다 쓰고 289 00:14:45,259 --> 00:14:46,719 빚만 잔뜩 남긴 걸 아셨거나요 290 00:14:46,802 --> 00:14:48,971 혼자 남은 아내에겐 정말 끔찍한 일이거든요 291 00:14:49,054 --> 00:14:52,850 '나쁜 소식요, 남편이 죽었는데 걱정 마세요, 집도 잃으셨거든요' 292 00:14:52,933 --> 00:14:55,311 어머니는 비싼 장신구를 다 팔고 양로원에 들어갈 걸 293 00:14:55,394 --> 00:14:56,312 아셨던 거 같아요 294 00:14:56,395 --> 00:14:58,397 그래서 모든 게 더 나빠졌다고 하셨나 봐요 295 00:14:58,731 --> 00:15:00,190 그런 뜻이었어요, 엄마? 296 00:15:00,816 --> 00:15:02,693 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니 힘드네요 297 00:15:02,776 --> 00:15:05,821 '펜 앤 텔러'에서 텔러는 카드 묘기라도 하죠 298 00:15:05,905 --> 00:15:07,907 피아노맨 우리 엄마한테 웃긴 얘기 할 땐 299 00:15:07,990 --> 00:15:10,200 드럼 소리라도 좀 내주면 어때요? 300 00:15:10,284 --> 00:15:11,410 지금 말고요 301 00:15:11,493 --> 00:15:13,996 재미있는 얘기 할 때요 302 00:15:14,079 --> 00:15:17,750 우리 어머니와 더러운 병균의 전파 사이의 차이점이 뭘까요? 303 00:15:17,833 --> 00:15:21,045 하나는 기침을 유발하고 하나는 관 속에 누워있어요 304 00:15:21,587 --> 00:15:23,756 그게 재미있는 것의 보기라고요 305 00:15:24,048 --> 00:15:25,257 고마워요, 다시 해보죠 306 00:15:25,341 --> 00:15:28,844 엄마, 우리 어머니와 부활절 달걀의 차이점이 뭘까요? 307 00:15:28,928 --> 00:15:33,724 하나는 바구니에 담겨있고 하나는 관에 담겨 묻히죠! 308 00:15:33,891 --> 00:15:35,059 하나 더 들을래요? 마지막으로 309 00:15:35,142 --> 00:15:37,436 문학 전공 1학년 학생과 310 00:15:37,519 --> 00:15:39,313 제 어머니 베아트리체 홀스맨의 차이가 뭘까요? 311 00:15:39,396 --> 00:15:45,110 하나는 책을 잘 읽고 다른 하나는 나쁜 년이죠! 312 00:15:45,819 --> 00:15:47,696 네, 그건 제가 좀 심했네요 313 00:15:47,780 --> 00:15:51,200 '엄마는 나쁜 년'이라니 문상객 앞에선 심했네요 314 00:15:51,283 --> 00:15:53,744 미안해요, 엄마 엄마는 나쁜 년이 아니에요 315 00:15:53,827 --> 00:15:57,456 전엔 나쁜 년이었지만 지금은 돌아가셨죠 316 00:15:58,624 --> 00:16:01,126 제가 맨 처음 관객 앞에서 공연했을 때 317 00:16:01,210 --> 00:16:03,337 어머니가 거기 계셨어요 318 00:16:03,420 --> 00:16:04,505 어머니는 거실에서 319 00:16:04,588 --> 00:16:07,466 저녁 모임을 하면서 공연을 하셨는데... 320 00:16:07,800 --> 00:16:10,010 저한테 '롤리팝 송'을 부르게 하셨어요 321 00:16:13,097 --> 00:16:14,848 정말 멋진 파티였어요 322 00:16:14,932 --> 00:16:17,393 코미디 공연과 마술 공연도 있었고 323 00:16:17,476 --> 00:16:20,020 인종 차별적인 보드빌 공연도 있었고 324 00:16:20,104 --> 00:16:23,983 대망의 피날레는 항상 어머니의 춤이었어요 325 00:16:24,066 --> 00:16:27,361 이런 파티 때만 입는 아름다운 드레스가 있는데 326 00:16:27,444 --> 00:16:29,571 정말 멋진 공연을 펼쳤어요 327 00:16:29,655 --> 00:16:32,950 정말 아름답고도 슬펐어요 328 00:16:33,534 --> 00:16:35,077 아버진 파티를 싫어했어요 329 00:16:35,160 --> 00:16:36,286 서재에 틀어박혀서 330 00:16:36,370 --> 00:16:38,497 조용히 하라고 벽을 주먹으로 두드렸지만 331 00:16:38,580 --> 00:16:41,917 어머니가 춤출 땐 항상 나와서 봤어요 332 00:16:42,251 --> 00:16:44,461 손에 위스키를 들고 문 앞을 서성이며 333 00:16:44,545 --> 00:16:48,007 자신이 결혼한 이 냉소적이고 334 00:16:48,090 --> 00:16:52,344 천박한 여자가 춤추는 걸 경이롭게 감상했죠 335 00:16:52,761 --> 00:16:56,765 그리고 부모님을 항상 무서워했던 어릴 적의 저는 336 00:16:56,849 --> 00:17:00,352 이 우아한 순간이 의미가 있다는 것을 337 00:17:00,436 --> 00:17:01,895 항상 알았어요 338 00:17:02,229 --> 00:17:03,856 우린 어떤 면에선 서로를 이해했어요 339 00:17:03,939 --> 00:17:07,568 저, 어머니, 그리고 아버지는 정말 엉망이었지만 340 00:17:07,651 --> 00:17:09,194 서로를 이해했어요 341 00:17:09,278 --> 00:17:12,531 어머니는 평생 물에 빠져 허우적대며 사는 게 342 00:17:12,614 --> 00:17:15,868 어떤 건지 잘 아는 분으로 아주 드물게 오는 343 00:17:16,160 --> 00:17:18,370 이 짧은 순간만은 거기서 예외란 걸 아셨죠 344 00:17:18,454 --> 00:17:22,666 그러다 갑자기 기억해냅니다 당신께서 수영할 수 있단 걸요 345 00:17:38,474 --> 00:17:42,186 하지만 생각해 보면 대개 허우적대고 있어요 346 00:17:42,269 --> 00:17:43,520 어머니는 그것도 이해했어요 347 00:17:43,604 --> 00:17:46,273 그리고 나와 아버지도 이해한단 걸 알았고요 348 00:17:46,398 --> 00:17:49,276 셋 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데 서로 구해줄 방법을 몰랐지만 349 00:17:49,359 --> 00:17:52,654 셋 다 물에 빠져 허우적댄다는 건 이해했어요 350 00:17:53,155 --> 00:17:54,865 병원에 있었을 때 '네가 보여'라고 한 게 351 00:17:54,948 --> 00:17:57,534 그런 의미였다고 전 생각하고 싶어요 352 00:17:57,951 --> 00:18:00,079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니 정말 이상하네요 353 00:18:00,162 --> 00:18:01,872 다음 차례는 저인가요? 354 00:18:02,039 --> 00:18:05,292 죽는 데 대기자 명단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355 00:18:05,375 --> 00:18:08,378 누구든 스냅챗 하던 십 대에게 치여 죽을 수도 있고요 356 00:18:08,462 --> 00:18:11,673 그런 사실을 알면 좀 더 모험을 즐기고 357 00:18:11,757 --> 00:18:13,133 용서를 잘할 거 같지만 358 00:18:13,217 --> 00:18:16,553 오히려 우릴 작고 멍청하고 쪼잔하게 만들죠 359 00:18:18,180 --> 00:18:20,307 실은 최근에 죽을 뻔한 경험을 했어요 360 00:18:20,390 --> 00:18:22,935 스턴트 하다 실수로 건물에서 떨어졌거든요 361 00:18:23,018 --> 00:18:25,395 전 배우고 스턴트도 직접 해요 362 00:18:25,521 --> 00:18:29,149 '필버트'라는 쇼에 출연 중인데 제가 주인공인 필버트예요 363 00:18:29,233 --> 00:18:31,485 아직 방영은 안 됐지만 에미상 얘기도 나와요 364 00:18:31,568 --> 00:18:33,070 그건 그렇고 365 00:18:33,153 --> 00:18:34,696 아침마다 이거 두 알 먹어야 하는데 366 00:18:34,780 --> 00:18:37,950 촬영 스케줄 때문에 시간이 다 꼬여서 367 00:18:38,033 --> 00:18:40,035 언제가 아침인지 모르겠어요 368 00:18:40,285 --> 00:18:41,620 한 남자가 장례식에 하도 많이 가서 369 00:18:41,703 --> 00:18:43,789 더는 애도가 뭔지도 모르게 된다는 370 00:18:43,872 --> 00:18:46,458 우스갯소리도 있잖아요 371 00:18:46,542 --> 00:18:48,710 그건 여러분이 알아서 이해하도록 하세요 372 00:18:49,920 --> 00:18:51,296 어쨌거나 제가 건물에서 떨어지면서 373 00:18:51,380 --> 00:18:54,424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 했는지 아세요? 374 00:18:54,633 --> 00:18:58,428 이 멍청한 뇌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생각한 게 뭘까요? 375 00:18:59,471 --> 00:19:01,014 '저 사람들 미안하겠지?' 376 00:19:02,015 --> 00:19:03,517 참 대단하다, 두뇌야 377 00:19:03,600 --> 00:19:04,476 아뇨, 그건 아니죠 378 00:19:04,560 --> 00:19:06,770 좀 진정하면 안 되겠어요? 379 00:19:06,854 --> 00:19:09,481 미안해해야 할 '저 사람들'이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380 00:19:09,565 --> 00:19:12,734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에도 제가 누군지 기억 못 하셨어요 381 00:19:12,818 --> 00:19:14,570 아버지도 물론 돌아가셨고요 382 00:19:14,778 --> 00:19:17,406 아버지와 나눈 마지막 대화는 아버지 소설에 관한 거였어요 383 00:19:17,489 --> 00:19:19,783 이 책이 아버지의 전설이 될 거라 확신하셨어요 384 00:19:19,867 --> 00:19:21,451 하찮은 인생에서 당신이 저지른 385 00:19:21,535 --> 00:19:25,122 모든 형편없는 짓들을 정당화해 주리라 생각했겠죠 386 00:19:25,205 --> 00:19:27,833 그랬을 수도 있죠 안 읽어서 잘 모르겠지만요 387 00:19:27,916 --> 00:19:29,585 왜 그런 만족감을 줘요? 388 00:19:30,794 --> 00:19:33,088 '말 장난'이란 프로에 출연한 적이 있어요 389 00:19:33,172 --> 00:19:34,464 농담 아니고 박수는 자제해주세요 390 00:19:36,008 --> 00:19:36,967 잘 참았어요 391 00:19:37,259 --> 00:19:40,387 지금은 사망한 제 친구 허브 커재즈가 쓴 건데 392 00:19:40,470 --> 00:19:42,472 새라 린이란 꼬마 아가씨가 출연했고 393 00:19:43,473 --> 00:19:46,602 고아들 얘기였어요 초기에 방송사 주문 사항이 있었죠 394 00:19:46,685 --> 00:19:48,270 '애들이 고아라는 걸 자주 말하지 마세요' 395 00:19:48,353 --> 00:19:52,024 '시청자들이 고아는 슬프다 생각하고 공감을 못 해요' 396 00:19:52,149 --> 00:19:53,609 근데 전 고아가 슬프기는커녕 397 00:19:53,692 --> 00:19:55,444 오히려 운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398 00:19:55,527 --> 00:19:59,114 부모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상상할 수가 있으니까요 399 00:19:59,198 --> 00:20:00,991 기대할 거리가 있잖아요 400 00:20:01,241 --> 00:20:04,745 어쨌거나 시즌 마지막 회였는데 올리비아 생모가 찾아옵니다 401 00:20:04,870 --> 00:20:07,247 마약 중독자였는데 완전히 끊었고 402 00:20:07,331 --> 00:20:08,957 올리비아와 다시 잘해보고 싶어 해요 403 00:20:09,041 --> 00:20:12,127 물론 성인이 된 올리비아의 모습을 완벽하게 보여주죠 404 00:20:12,211 --> 00:20:13,795 둘이 같이 쇼핑몰에 가서 405 00:20:13,879 --> 00:20:16,089 올리비아가 항상 원하던 대로 귀도 뚫고... 406 00:20:16,173 --> 00:20:19,009 죄송해요 '말 장난 시즌 6' 스포일러예요 407 00:20:19,092 --> 00:20:21,762 아직 다 못 보신 분 계시다면요 408 00:20:22,137 --> 00:20:24,514 어쨌거나 말이 경고를 하죠 '조심해' 409 00:20:24,598 --> 00:20:26,350 '엄마들은 늘 실망만 안겨줘' 410 00:20:26,433 --> 00:20:29,478 하지만 올리비아는 말이 질투 나서 그런 거라 생각하고 411 00:20:29,561 --> 00:20:32,147 엄마가 캘리포니아로 이사한다고 하자 412 00:20:32,231 --> 00:20:34,066 따라가겠다고 해요 413 00:20:34,149 --> 00:20:36,610 방송국에선 시청자들을 안달 나게 했어요 414 00:20:36,693 --> 00:20:39,029 올리비아는 영영 가버린 건가? 415 00:20:39,112 --> 00:20:41,865 그렇지만 TV 드라마잖아요 영영 간 게 아니죠 416 00:20:41,949 --> 00:20:43,784 당연하죠, TV 드라마인데 417 00:20:43,867 --> 00:20:46,870 올리비아의 엄마가 다시 약을 해서 재활원에 들어가고 418 00:20:46,954 --> 00:20:48,872 올리비아는 히치하이크해서 집으로 돌아옵니다 419 00:20:48,956 --> 00:20:52,084 '미스터 T', '알프' 그리고 '스톰프' 출연진의 차를 타고요 420 00:20:52,167 --> 00:20:53,502 당연히 그렇게 됐죠 421 00:20:53,585 --> 00:20:57,256 어떡할 건데요? 올리비아를 빼버려요? 422 00:20:57,339 --> 00:20:59,716 시트콤은 해피 엔딩이 없어요 423 00:20:59,800 --> 00:21:02,761 다 행복하면 드라마가 끝나버리겠죠 424 00:21:02,844 --> 00:21:06,181 제일 중요한 건 드라마가 계속되는 거고요 425 00:21:06,265 --> 00:21:07,933 쌔고 쌘 게 드라마죠 426 00:21:08,016 --> 00:21:11,728 '말 장난'이 유치하고 저질에 비현실적이라고 하지만 427 00:21:11,812 --> 00:21:14,189 그보다 현실적인 건 없다고요 428 00:21:14,273 --> 00:21:17,776 쌔고 쌘 게 드라마라 해피 엔딩은 절대 없어요 429 00:21:19,152 --> 00:21:20,779 드라마가 없어질 때까지는요 430 00:21:23,448 --> 00:21:27,244 어머니는 제 옛날 드라마 얘기 당신 장례식에서 오래 하는 거 431 00:21:27,327 --> 00:21:28,996 안 좋아하실 거예요 432 00:21:29,204 --> 00:21:31,331 아니면 멍청한 아들놈이 이런 것도 제대로 못 한다고 433 00:21:31,415 --> 00:21:33,500 재미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죠 누가 알아요? 434 00:21:33,583 --> 00:21:36,003 저한테 무슨 말을 하라고 지시한 것도 없으니까요 435 00:21:36,086 --> 00:21:38,046 관을 열어달라는 말밖에 안 하셨는데 436 00:21:38,130 --> 00:21:41,341 멍청한 아들은 그것도 못 들어드렸네요 437 00:21:41,842 --> 00:21:42,759 여기서 어떻게 하면 438 00:21:42,843 --> 00:21:44,845 저분을 기쁘게 할지 이해하는 척 안 할 거예요 439 00:21:44,928 --> 00:21:48,557 그걸 이해하느라 제 인생의 많은 부분을 허비했지만요 440 00:21:48,640 --> 00:21:52,060 하지만 계속 '중환자실'에서 절 보며 하던 말이 기억나요 441 00:21:52,311 --> 00:21:53,562 'lCU' 442 00:21:54,604 --> 00:21:58,233 '네가... 보여' 443 00:21:59,067 --> 00:22:02,738 맙소사, 엄마가 중환자실에 계셨지 444 00:22:03,155 --> 00:22:04,906 그걸 읽으셨던 거네요 445 00:22:07,075 --> 00:22:10,162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얻은 거라곤 공짜 추로스뿐이에요 446 00:22:12,122 --> 00:22:14,207 지금 제일 열받는 게 뭔지 알아요? 447 00:22:14,291 --> 00:22:16,918 계산대 뒤의 모르는 사람이 제게 추로스를 준 448 00:22:17,002 --> 00:22:20,756 그 친절한 행동이 어머니가 제 평생 보여준 449 00:22:20,839 --> 00:22:23,425 친절보다 훨씬 더 따뜻했단 거예요 450 00:22:23,508 --> 00:22:26,011 사람을 잘 대해주는 게 그리 어려운가요? 451 00:22:26,303 --> 00:22:30,265 '잭 인 더 박스'의 아가씨는 절 알지도 못하는데 452 00:22:30,349 --> 00:22:31,683 난 엄마 아들이에요 453 00:22:31,975 --> 00:22:33,769 내겐 엄마밖에 없었어요 454 00:22:37,064 --> 00:22:38,899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455 00:22:38,982 --> 00:22:40,442 처음 그 여잘 만났을 때 456 00:22:40,525 --> 00:22:44,529 그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같이 장례식엘 갔어요 457 00:22:44,613 --> 00:22:47,324 몇 달 후 그러더군요 아버지를 좋아하지도 않았는데 458 00:22:47,407 --> 00:22:51,078 왜 아직도 속상한지 이해가 안 간다고요 459 00:22:51,161 --> 00:22:54,247 이해가 가더군요,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제 기분이 그랬거든요 460 00:22:54,331 --> 00:22:56,291 지금도 그런 기분이에요 461 00:22:56,583 --> 00:22:57,417 그게 어떤지 알아요? 462 00:22:57,501 --> 00:22:59,878 '벡커'란 쇼와 같아요 테드 댄슨 아시죠? 463 00:22:59,961 --> 00:23:01,338 나아지길 기대하면서 464 00:23:01,421 --> 00:23:03,715 그걸 끝까지 봤는데 안 나아지더군요 465 00:23:04,007 --> 00:23:06,802 조각은 다 맞는데 제대로 맞추지를 못했어요 466 00:23:06,885 --> 00:23:07,886 방영이 취소됐을 때 467 00:23:07,969 --> 00:23:10,430 정말 속상했어요 그걸 좋아해서가 아니라 468 00:23:10,514 --> 00:23:13,016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었는데 469 00:23:13,100 --> 00:23:17,437 그렇게 안 되니까요 부모를 잃는 것도 비슷해요 470 00:23:17,687 --> 00:23:19,106 '벡커'와 같아요 471 00:23:19,648 --> 00:23:23,443 문득 깨닫죠, 제가 바라던 좋은 관계는 절대 못 될 거라고 472 00:23:23,527 --> 00:23:26,530 부모님 생전엔 말이죠 비록 절대 인정하지 않더라도요 473 00:23:26,613 --> 00:23:29,908 마음 한편, 멍청하기 짝이 없는 제 마음 한편에서는 474 00:23:29,991 --> 00:23:32,994 여전히 나아질 기회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어요 475 00:23:33,078 --> 00:23:36,081 그 기회가 사라질 때까지 깨닫지 못했으면서요 476 00:23:36,498 --> 00:23:41,002 '어머니가 돌아가셨어 이제 모든 게 더 나빠졌어' 477 00:23:41,169 --> 00:23:43,964 이제 다신 방 건너편에서 저를 보며 '보잭 홀스맨' 478 00:23:44,047 --> 00:23:50,011 '네가 보여'라고 하는 어머니는 없을 거니까요 479 00:23:50,762 --> 00:23:52,514 알고 나니 후련해요 480 00:23:52,889 --> 00:23:55,892 이제 절 돌봐주는 사람이 없고 481 00:23:55,976 --> 00:23:58,353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 없단 걸 아니까 속이 후련해요 482 00:23:58,437 --> 00:24:01,148 제가 의지할 사람은 저뿐인 걸 아니까 속이 후련해요 483 00:24:01,982 --> 00:24:05,110 이제 그걸 아니까 좋아요 그걸 아는 게 좋아요 484 00:24:05,193 --> 00:24:08,029 그러니 어머니가 돌아가신 건 잘된 거죠 485 00:24:10,449 --> 00:24:12,576 돌아가신 분 얘기 해야 무슨 소용이겠어요 486 00:24:12,659 --> 00:24:15,120 베아트리체 홀스맨은 1938년에 태어나 487 00:24:15,203 --> 00:24:20,542 2018년에 사망했고 뭘 원하셨는지 전혀 몰라요 488 00:24:23,003 --> 00:24:25,422 모두가 원하는 걸 원하셨다면 모르지만요 489 00:24:26,089 --> 00:24:27,382 봐주는 거요 490 00:24:45,817 --> 00:24:47,444 여기가 '장례식장 B'인가요? 491 00:24:47,527 --> 00:24:49,529 자막: 김미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