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6,172 --> 00:00:07,590 - 됐나요? - 네 2 00:00:07,674 --> 00:00:09,801 "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" 3 00:00:09,884 --> 00:00:11,261 잠깐 확인 좀… 4 00:00:11,344 --> 00:00:13,054 미안, 녹화가 되는지 보고요 5 00:00:13,138 --> 00:00:14,931 됐어, 필립, 시작하자 6 00:00:15,015 --> 00:00:16,182 마이크 체크할게요 7 00:00:16,808 --> 00:00:17,642 잠깐, 왜 이러죠? 8 00:00:18,560 --> 00:00:19,477 이런 9 00:00:19,561 --> 00:00:20,895 왜지? 여보세요 10 00:00:20,979 --> 00:00:22,480 여보세요? 1, 2, 3, 4 11 00:00:22,564 --> 00:00:24,065 - 이제 됐어요 - 갑시다 12 00:00:24,691 --> 00:00:25,525 카메라 돌아요? 13 00:00:25,608 --> 00:00:27,152 - 찍고 있죠, 조니? - 네 14 00:00:28,111 --> 00:00:28,945 여보세요? 15 00:00:29,029 --> 00:00:31,239 로즌솔 씨 댁인가요? 16 00:00:31,322 --> 00:00:33,158 전화번호 안 틀렸죠? 17 00:00:33,241 --> 00:00:35,076 - 오! '마젤토브'! - 안녕 18 00:00:35,702 --> 00:00:37,203 - 화면이 안 움직여 - 안녕하세요 19 00:00:37,287 --> 00:00:38,663 - 안 움직여요? - 그대로야 20 00:00:38,747 --> 00:00:39,581 아니야 21 00:00:39,664 --> 00:00:41,916 안 움직여, 말을 안 하잖아 22 00:00:42,000 --> 00:00:43,960 말할 수 있는데요, 안 들려요? 23 00:00:44,044 --> 00:00:47,630 소리랑 화면 싱크가 안 맞아 24 00:00:47,714 --> 00:00:49,549 싱크가 안 맞아요? 25 00:00:49,632 --> 00:00:50,467 그래 26 00:00:50,550 --> 00:00:53,636 잠깐만 기다리세요 다시 걸게요, 아셨죠? 27 00:00:53,720 --> 00:00:56,139 - 뭐라고? - 잠깐 기다리세요 , 걱정 마시고 28 00:00:57,807 --> 00:01:00,852 안녕! 잠깐만, 소리가 들리나? 29 00:01:00,935 --> 00:01:02,062 - 제 목소리 들려요? - 그래 30 00:01:03,104 --> 00:01:04,564 뭐 하니, 필립? 31 00:01:04,647 --> 00:01:07,776 - 닦고 있어요, 더럽게 나온대서 - 청소를 하나 봐 32 00:01:07,859 --> 00:01:09,778 화면이 더러운가 했는데 엄마, 아빠 탓인가 봐요 33 00:01:09,861 --> 00:01:11,112 뭐라는지 안 들려 34 00:01:12,697 --> 00:01:14,032 - 안녕 - 안녕하세요 35 00:01:14,115 --> 00:01:14,949 안녕 36 00:01:15,033 --> 00:01:18,953 엄마,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리는 이유는요 37 00:01:19,037 --> 00:01:21,289 잠깐만, 그거 말고 38 00:01:21,372 --> 00:01:23,500 여보, 당신은 늘 그래 39 00:01:23,583 --> 00:01:25,502 태국은 어떤지 말해 보렴 40 00:01:25,585 --> 00:01:29,255 방콕은 정신이 하나도 없고 차가 많은 대도시예요 41 00:01:29,339 --> 00:01:32,884 시끄럽고 굉장히 멋지고… 엄마, 괜찮아요? 42 00:01:33,843 --> 00:01:35,345 그래, 괜찮다, 얘기해 43 00:01:36,012 --> 00:01:37,889 녹화 중인 거 아시죠? 44 00:01:41,893 --> 00:01:43,394 - 잠깐만 - 잠깐 기다려 봐 45 00:01:44,229 --> 00:01:46,272 아니, 그건 낮추는 거고 46 00:01:46,356 --> 00:01:47,232 있어 봐! 47 00:01:47,315 --> 00:01:49,150 - 너무 잘하시지 않아도 되는데 - 그래 48 00:01:49,234 --> 00:01:50,068 안 그래요? 49 00:01:50,652 --> 00:01:51,945 "결혼기념일 축하합니다" 50 00:01:54,155 --> 00:01:57,158 배가 고파 행복한 이가 51 00:01:57,242 --> 00:02:00,703 온 세상을 누비네요 52 00:02:01,371 --> 00:02:03,873 그 오묘한 맛의 세계 53 00:02:03,957 --> 00:02:07,794 예술적인 파스타, 돼지고기 닭고기, 양고기 54 00:02:07,877 --> 00:02:09,838 열심히 달리고 55 00:02:09,921 --> 00:02:11,589 또 하늘을 날아가 56 00:02:11,673 --> 00:02:13,424 노래해 드릴게요 57 00:02:13,508 --> 00:02:14,843 춤도 춰드립니다 58 00:02:14,926 --> 00:02:17,011 함께 웃고 59 00:02:17,095 --> 00:02:18,721 또 함께 울어드려요 60 00:02:18,805 --> 00:02:21,307 딱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요? 61 00:02:21,391 --> 00:02:24,102 누구든 좋으니 제발 부탁드려요 62 00:02:24,185 --> 00:02:26,729 누구라도 좋답니다 63 00:02:27,397 --> 00:02:30,191 맛있는 것 좀 주세요 64 00:02:30,275 --> 00:02:34,612 맛있는 걸 먹고 싶어요 65 00:02:38,408 --> 00:02:40,243 준비됐죠? 시작합시다 66 00:02:42,162 --> 00:02:43,580 안녕 67 00:02:43,663 --> 00:02:44,581 안녕하세요? 68 00:02:45,248 --> 00:02:46,082 잘 지내니? 69 00:02:47,000 --> 00:02:48,960 네, 엄마는 어떠세요? 70 00:02:49,043 --> 00:02:52,505 전 여러분이 이 쇼를 보는 이유를 정확히 알아요 71 00:02:52,589 --> 00:02:53,923 이분들을 보기 위해서죠 72 00:02:54,007 --> 00:02:56,801 '필이 좋은 여행, 한입만!'의 진짜 주인공요 73 00:02:56,885 --> 00:03:01,556 헬렌과 맥스 특집을 만들려고 해요 74 00:03:01,639 --> 00:03:03,600 들었어, 정말 잘 생각했어 75 00:03:03,683 --> 00:03:06,269 이번 이스라엘 여행은 어땠니? 76 00:03:06,352 --> 00:03:08,438 이번엔 좋았어요 77 00:03:08,521 --> 00:03:10,523 여기서 지금 뭐 하는지 들려요? 귀 기울여 보세요 78 00:03:14,527 --> 00:03:15,612 새지? 79 00:03:15,695 --> 00:03:17,572 들어 보세요 80 00:03:22,035 --> 00:03:23,453 - 아무 소리도 안 들려 - 난 들려 81 00:03:23,536 --> 00:03:26,122 - 뭐가 들려요? - 새야 82 00:03:26,206 --> 00:03:29,959 엄마 집 주변에 대체 어떤 새가 사는지 궁금한데요? 83 00:03:30,043 --> 00:03:32,003 바깥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 84 00:03:32,086 --> 00:03:34,255 밖에서 나는 건 맞아요 85 00:03:34,339 --> 00:03:36,507 지나가는 곤돌라꾼이 노래하는 소리예요 86 00:03:36,591 --> 00:03:39,260 누가 길을 걸어가면서 노래를 부른다는 게냐? 87 00:03:39,761 --> 00:03:40,762 곤돌라꾼요 88 00:03:41,429 --> 00:03:42,847 여기는 길이 수로잖아요 89 00:03:43,890 --> 00:03:46,809 - 그렇지, 뭔지 알겠다 - 베니스거든요 90 00:03:46,893 --> 00:03:49,771 베니스 길거리 여자 얘기 들은 적 있어? 91 00:03:49,854 --> 00:03:50,688 없는데요 92 00:03:51,981 --> 00:03:53,316 물에 빠져 죽었대 93 00:03:54,275 --> 00:03:55,109 그래서… 94 00:03:55,193 --> 00:03:58,112 둘이 왜 그렇게 웃긴지 알아요? 95 00:03:58,196 --> 00:03:59,948 - 이 쇼를 만드는 건 - 둘이 진짜 웃겨요 96 00:04:00,031 --> 00:04:04,244 부모님 인기 덕분이죠 우리 쇼의 하이라이트예요 97 00:04:04,327 --> 00:04:07,121 부모님 코너를 보려고 내 헛소리를 참는 거예요 98 00:04:08,122 --> 00:04:12,168 나는 네가 탱고 추는 게 그렇게 좋더라 99 00:04:12,252 --> 00:04:15,296 지금까지 이걸 찍으면서 제일 무서웠던 순간이었어요 100 00:04:15,380 --> 00:04:17,257 너 근사했어 101 00:04:17,340 --> 00:04:21,344 하지만 춤출 때 발이 좀 꼬이더구나 102 00:04:21,427 --> 00:04:24,180 안 그랬어, 아니라고 103 00:04:24,847 --> 00:04:29,227 네가 잘하는 수다나 열심히 떨어 수다가 네 재주다 104 00:04:30,895 --> 00:04:31,771 춤은 잊어 105 00:04:31,854 --> 00:04:34,565 잊긴 왜 잊어, 잘만 추던데 106 00:04:34,649 --> 00:04:35,984 난 아빠한테 동의 안 해 107 00:04:36,067 --> 00:04:38,653 알았어, 엄마도 춤은 젬병이라 이래 108 00:04:40,571 --> 00:04:42,991 - 어쨌거나 - 어쨌거나 잘 지내고 있지? 109 00:04:43,074 --> 00:04:44,242 이젠 아닌데요? 110 00:04:44,951 --> 00:04:46,202 극과 극은 통하는 법이지 111 00:04:46,286 --> 00:04:49,872 둘이 상극인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었어 112 00:04:49,956 --> 00:04:51,374 하지만 둘은… 113 00:04:52,166 --> 00:04:55,128 헬렌은 뭘 봐도 웃었지 114 00:04:55,211 --> 00:04:57,380 우리는 소통 잘해요, 공평하게 115 00:04:57,964 --> 00:05:00,091 말은 아내 담당, 난 듣는 거 담당 116 00:05:00,174 --> 00:05:01,551 네, 그럼요 117 00:05:01,634 --> 00:05:03,678 이이 말 믿지 말아요 전혀 안 들으니까 118 00:05:05,305 --> 00:05:08,558 난 끝까지 모르겠더라 일부러 웃기려고 그러셨는지 119 00:05:08,641 --> 00:05:10,935 아니면 정말로 늘 서로에게 짜증이 나셨는지 120 00:05:11,019 --> 00:05:11,853 양쪽 다 맞아요 121 00:05:11,936 --> 00:05:14,439 엄마는 일부러 그러신 게 아니었고 122 00:05:14,522 --> 00:05:17,025 아빠는 일부러 그러시다가 성공할 때도 있었고 123 00:05:17,108 --> 00:05:20,278 종종 실패도 하셨고 실패하고 모르시기도 했죠 124 00:05:20,361 --> 00:05:21,279 맞아 125 00:05:21,362 --> 00:05:22,280 다 섞여 있었어요 126 00:05:22,905 --> 00:05:25,908 아빠, 침대 위 등 좀 켜주실래요? 127 00:05:25,992 --> 00:05:28,536 뒤에 조명이 좀 있으면 좋겠대요 128 00:05:30,288 --> 00:05:32,749 아빠의 평소 활동 영역이에요 129 00:05:32,832 --> 00:05:34,625 자연스럽죠? 이런! 130 00:05:36,127 --> 00:05:36,961 저게… 131 00:05:41,549 --> 00:05:42,508 뭐가 그렇게 재밌니? 132 00:05:42,592 --> 00:05:44,218 저게 돌아가서요 133 00:05:44,802 --> 00:05:46,763 다시 돌려놓으시네요, 됐어요 134 00:05:47,305 --> 00:05:48,514 저쪽도 켜? 135 00:05:48,598 --> 00:05:50,183 좋죠, 양쪽 다 켜요 136 00:05:52,226 --> 00:05:55,188 사실 이렇게 자리를 만든 이유가 따로 있었어요 137 00:05:55,271 --> 00:05:58,191 마침내 리처드한테 물어볼 수 있게 됐거든요 138 00:05:59,609 --> 00:06:00,902 엄마, 아빠 왜 죽였어? 139 00:06:09,118 --> 00:06:12,914 아빠는 맥스 호르스트 로즌솔이란 이름으로 140 00:06:13,539 --> 00:06:17,710 독일 베를린에서 1926년에 태어나셨어요 141 00:06:17,794 --> 00:06:21,130 엄마인 헬렌 루스 아우어바흐는 142 00:06:21,214 --> 00:06:27,136 독일 함부르크에서 1933년에 태어나셨죠 143 00:06:27,220 --> 00:06:33,267 아빠와 친가 가족이 독일에 살 때 '크리스탈나흐트' 사건이 터졌어요 144 00:06:33,351 --> 00:06:34,852 '깨진 유리의 밤'이란 뜻인데 145 00:06:34,936 --> 00:06:38,898 나치가 거리를 돌아다니며 유대인 소유 상점을 때려 부수고 146 00:06:38,981 --> 00:06:41,317 아무나 닥치는 대로 폭행한 사건이었죠 147 00:06:41,901 --> 00:06:44,028 그래서 아파트에 숨어 계셨대요 148 00:06:44,112 --> 00:06:49,325 그 직후에 독일을 탈출할 수 있었다는 건 기적이었죠 149 00:06:50,410 --> 00:06:53,413 엄마는 아빠보다 운이 없었어요 150 00:06:54,038 --> 00:06:56,332 외할머니와 같이 나치에게 붙들려 151 00:06:56,416 --> 00:07:00,002 프랑스의 강제수용소로 보내졌죠 152 00:07:01,379 --> 00:07:04,340 그래서 외할아버지와 이산가족이 됐는데 153 00:07:04,424 --> 00:07:06,801 필립 아우어바흐란 이름에서 제 이름이 탄생했죠 154 00:07:07,301 --> 00:07:10,972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목숨을 보전한 엄마와 외할머니는 155 00:07:11,055 --> 00:07:12,849 외할아버지께 편지를 썼어요 156 00:07:12,932 --> 00:07:17,061 '우리 미국으로 갑시다 미국에 친척이 있어요' 157 00:07:17,145 --> 00:07:22,233 그러자 필립 아우어바흐는 독일에서 할 일이 있다며 158 00:07:22,316 --> 00:07:24,444 떠나지 않겠다고 했어요 159 00:07:24,527 --> 00:07:27,155 보상 제도라는 걸 시작하셨는데 160 00:07:27,238 --> 00:07:32,743 나치에게 사업을 강탈당한 유대인들에게 161 00:07:32,827 --> 00:07:35,246 매월 배상금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162 00:07:35,329 --> 00:07:36,539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163 00:07:37,165 --> 00:07:39,125 그래서 엄마는 아버지 없이 자라셨죠 164 00:07:39,625 --> 00:07:42,753 그렇게 해서 마르타 할머니와 어린 딸 헬렌이 165 00:07:42,837 --> 00:07:45,214 미국행 배에 올랐어요 166 00:07:45,298 --> 00:07:47,216 하지만 미국 입항이 거절돼 167 00:07:47,300 --> 00:07:48,759 쿠바로 가셨죠 168 00:07:48,843 --> 00:07:51,679 거길 거쳐 마침내 뉴욕에 오셨고 169 00:07:51,762 --> 00:07:53,097 워싱턴하이츠로 갔어요 170 00:07:53,181 --> 00:07:55,516 독일계 유대인 정착촌이었죠 171 00:07:55,600 --> 00:07:59,395 독일계 유대인 이민자가 얼마나 많았던지 172 00:07:59,479 --> 00:08:01,689 허드슨강의 프랑크푸르트로 통했대요 173 00:08:02,482 --> 00:08:05,526 아빠는 13살에 이민을 오셨어요 174 00:08:06,068 --> 00:08:09,113 영어는 전혀 못 하는 상태에서 175 00:08:09,197 --> 00:08:11,824 바 미츠바를 앞두고 계셨죠 176 00:08:11,908 --> 00:08:15,578 경전만 배우려고 해도 힘들 판에 177 00:08:15,661 --> 00:08:16,996 영어까지 익혀야 하셨대요 178 00:08:17,079 --> 00:08:19,332 어서 드세요, 베이글 드실 분? 179 00:08:19,415 --> 00:08:21,959 혹시 아실까 해서 여쭤보는데 180 00:08:22,668 --> 00:08:24,212 맥스랑 헬렌은 언제 만났어요? 181 00:08:24,921 --> 00:08:28,799 강 건너 뉴저지에 나이트클럽이 있었어 182 00:08:28,883 --> 00:08:29,884 기억나? 183 00:08:29,967 --> 00:08:34,263 - 무슨 무슨 리비에라였나? - 맥스가 코미디를 했어 184 00:08:34,347 --> 00:08:36,516 스탠드업 코미디언이었지 185 00:08:36,599 --> 00:08:39,727 아마추어지만 무대에 섰었어 186 00:08:39,810 --> 00:08:42,438 맥스한테 캣스킬스에 가 보라고 줄곧 말했어 187 00:08:42,522 --> 00:08:46,776 - 거기 가면 성공한다고 - 자기만의 유머가 있었거든 188 00:08:46,859 --> 00:08:50,696 - 재밌었지 - 사교적이고 활달한 유머가 아냐 189 00:08:50,780 --> 00:08:52,532 - 아주 은근한 유머였어 - 은근했지 190 00:08:52,615 --> 00:08:53,574 엄마를 웃게 하셨어요 191 00:08:53,658 --> 00:08:55,284 늘 엄마한테 웃음을 줬지 192 00:08:55,368 --> 00:08:57,828 싸우는 중간에도 헬렌을 웃겼어 193 00:08:57,912 --> 00:08:59,622 우리 집은 큰소리나 웃음 둘 중 하나였죠 194 00:09:01,874 --> 00:09:02,959 그랬었지 195 00:09:03,042 --> 00:09:04,585 잘 들리세요? 196 00:09:05,419 --> 00:09:07,004 너무 크게 틀었나 보다 197 00:09:07,088 --> 00:09:07,922 됐다 198 00:09:08,005 --> 00:09:09,465 아니, 너무 크게 틀지 말라니까 199 00:09:10,174 --> 00:09:11,884 그래, 지금은 어떠니? 200 00:09:11,968 --> 00:09:13,427 아빠, 그거 꼈어요? 201 00:09:14,345 --> 00:09:15,179 아니 202 00:09:15,263 --> 00:09:16,389 절대 안 끼신다 203 00:09:16,472 --> 00:09:17,431 끼지 그러세요? 204 00:09:17,515 --> 00:09:19,767 그럼 소리를 안 키워도 되잖아요 205 00:09:20,434 --> 00:09:22,103 보청기 껴 206 00:09:22,937 --> 00:09:25,356 - 어서! - 조정하는 시간이 너무 걸려 207 00:09:26,357 --> 00:09:27,942 그래요, 제 말 안 들으심 되죠 208 00:09:28,025 --> 00:09:29,402 알았다 209 00:09:29,485 --> 00:09:32,363 좋은 방법 있잖아요? 보청기 끼는 대신 210 00:09:32,446 --> 00:09:34,365 '뭐?'만 계속하시면 돼요 211 00:09:35,032 --> 00:09:37,243 - 관둬 - 왜 안 돼? 212 00:09:40,079 --> 00:09:45,876 부모님이 저보다 더 좋아한 초대 손님 네 분을 모셨습니다 213 00:09:46,711 --> 00:09:47,795 1번 타자는 214 00:09:48,546 --> 00:09:51,549 5살 때 내 인생에 벌어진 가장 큰 비극, 리처드죠 215 00:09:53,509 --> 00:09:56,470 핫초콜릿이야? 너 입맛 버려 216 00:09:56,554 --> 00:09:58,598 네, 입맛 다 버렸어요 217 00:09:58,681 --> 00:10:00,683 리처드에게도 조금 주지 그러니? 218 00:10:01,601 --> 00:10:03,185 리처드한테 줘야 한다고요? 219 00:10:03,269 --> 00:10:05,563 왜 제가 5분이라도 행복한 꼴을 못 봐요? 220 00:10:06,897 --> 00:10:08,566 쟤한테 왜 줘야 해요? 221 00:10:08,649 --> 00:10:10,901 거기까지만 먹고 나머지는 줘 222 00:10:10,985 --> 00:10:11,819 알았어요 223 00:10:12,945 --> 00:10:13,904 이리 와, 리처드 224 00:10:17,074 --> 00:10:18,367 - 왔어요 - 안녕하세요 225 00:10:18,451 --> 00:10:19,493 엄마가 좋아하는 아들 226 00:10:21,329 --> 00:10:22,330 그만 먹어! 227 00:10:22,413 --> 00:10:24,415 아니야, 더 먹어도 돼 228 00:10:25,499 --> 00:10:30,296 리처드를 집으로 데려온 순간부터 제 세상에는 빛이 사라졌어요 229 00:10:30,379 --> 00:10:32,214 홈비디오 영상을 보면 230 00:10:32,298 --> 00:10:34,175 형이 나를 목 졸라 죽이려는 장면이 많아 231 00:10:35,384 --> 00:10:36,302 그럴 수도 있지 232 00:10:37,970 --> 00:10:41,766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행복한 유년 시절이었어요 233 00:10:43,476 --> 00:10:47,104 내가 네 부모님을 처음 만난 게 13살이었어 234 00:10:47,188 --> 00:10:49,690 - 전 기억이 안 나요 - 응, 넌 아기였으니까 235 00:10:49,774 --> 00:10:51,776 그때부터 우리 아파트에서 같이 살았어요? 236 00:10:51,859 --> 00:10:53,903 - 뉴욕? 브롱크스에서? - 맞아 237 00:10:53,986 --> 00:10:58,991 그래, 너희 엄마는 서툴고 비참했던 13살의 나를 238 00:10:59,075 --> 00:10:59,909 조건 없이 받아주셨어 239 00:10:59,992 --> 00:11:02,620 친구가 필요하단 걸 간파하셨지 240 00:11:02,703 --> 00:11:04,455 보자마자 이모를 사랑하셨을 거예요 241 00:11:04,538 --> 00:11:06,499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었을 거예요 242 00:11:07,333 --> 00:11:09,001 이모가 좋은 분이란 건 변함이 없지만 243 00:11:09,085 --> 00:11:11,587 아들들한테 너무 질렸던 까닭도 있어요 244 00:11:14,507 --> 00:11:19,595 - 그래 - 그다음 타자는 모니카지? 245 00:11:20,137 --> 00:11:21,305 - 그렇지? - 맞아 246 00:11:21,389 --> 00:11:23,974 보자마자 딸로 받아들이셨고 247 00:11:24,558 --> 00:11:27,228 그다음에 캐런도 보자마자 딸로 받아들이셨어요 248 00:11:27,311 --> 00:11:30,898 그렇게 해서 저나 리처드보다 훨씬 좋아하는 딸을 249 00:11:30,981 --> 00:11:32,316 두 명 얻게 되셨죠 250 00:11:33,234 --> 00:11:35,611 그리고 다섯 번째 멤버는 251 00:11:36,862 --> 00:11:40,574 이사벨리타예요 역시 딸이나 다름없었죠 252 00:11:40,658 --> 00:11:43,494 이사벨리타는 처음에 엄마를 돌보러 왔었고 253 00:11:43,577 --> 00:11:46,038 계속 남아서 아빠까지 보살폈어요 254 00:11:46,122 --> 00:11:48,082 - 네 - 두 분이 너무 사랑하셨어요 255 00:11:48,165 --> 00:11:49,417 엄청나게 256 00:11:49,500 --> 00:11:50,584 전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257 00:11:52,461 --> 00:11:54,171 두 분의 기억을 안고 살죠 258 00:11:55,047 --> 00:11:56,257 네, 매일을요 259 00:11:56,340 --> 00:11:57,633 - 우리도 그래요 - 네 260 00:11:58,509 --> 00:11:59,885 부모님은 저희 같은 망나니를 261 00:12:01,220 --> 00:12:03,055 잘 키워주셨어요 262 00:12:03,848 --> 00:12:05,433 무척 다정하셨고 263 00:12:05,516 --> 00:12:08,352 하고 싶은 건 뭐든지 든든히 밀어주셨죠 264 00:12:08,436 --> 00:12:13,107 예술, 문화, 교육, 친절을 귀하게 여기셨어요 265 00:12:13,607 --> 00:12:17,194 그런 가치관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건 아니겠지만 266 00:12:17,862 --> 00:12:20,698 부모님이 겪었던 굴곡과 267 00:12:20,781 --> 00:12:22,783 참아냈던 증오에도 불구하고 268 00:12:22,867 --> 00:12:25,745 그런 부모님이 되어주셨다는 건 269 00:12:26,912 --> 00:12:29,832 제가 죽을 때까지 감사할 일이예요 270 00:12:31,208 --> 00:12:33,419 그리고 액션! 271 00:12:33,502 --> 00:12:34,336 왔어요 272 00:12:34,420 --> 00:12:36,213 가족을 창조하는 게 제 일이었어요 273 00:12:36,297 --> 00:12:39,008 쇼 러너 필 로즌솔을 소개합니다! 274 00:12:39,091 --> 00:12:39,925 "내 사랑 레이몬드" 275 00:12:40,009 --> 00:12:44,889 부모님은 제 인생의 모든 측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셨어요 276 00:12:45,848 --> 00:12:50,102 그러니 TV 쇼에 부모가 등장하는 내용을 쓸 때 277 00:12:50,186 --> 00:12:53,856 어디에 근거를 뒀겠어요? 278 00:12:54,607 --> 00:12:57,693 상황은 상당 부분 닮았지만 279 00:12:57,777 --> 00:12:59,987 캐릭터 설정은 좀 달라요 280 00:13:00,070 --> 00:13:02,031 달리 말하면 과장됐다는 거지요 281 00:13:02,114 --> 00:13:04,033 우리를 뭘로 보는 거야? 노약자? 282 00:13:04,784 --> 00:13:06,702 나가서 우리 먹을 과일도 못 사? 283 00:13:07,286 --> 00:13:09,455 정말 재밌는 분들이었죠 284 00:13:09,538 --> 00:13:12,374 그 모습이 처음 드러난 건 다큐멘터리였어요 285 00:13:12,458 --> 00:13:14,960 러시아에서 실수로 부모님 댁에 전화를 걸었죠 286 00:13:15,044 --> 00:13:16,337 '익스포팅 레이몬드'를 찍다가요 287 00:13:16,420 --> 00:13:17,838 하필 부모님도 깨어 계셨어요 288 00:13:17,922 --> 00:13:20,466 정말 드물게도 그때까지 안 주무셨다가 289 00:13:20,549 --> 00:13:22,551 스카이프 통화에 응답하셨죠 290 00:13:22,635 --> 00:13:23,803 여보세요? 291 00:13:24,678 --> 00:13:26,222 안녕하세요? 우리 보여요? 292 00:13:28,057 --> 00:13:30,059 - 나왔네요, 됐어요 - 안녕! 293 00:13:30,142 --> 00:13:31,352 성공이에요 294 00:13:31,435 --> 00:13:33,813 여긴 블라디미르와 류드밀라 295 00:13:33,896 --> 00:13:35,898 - 맥스와 헬렌이에요 - 블라디미르와 류드밀라? 296 00:13:35,981 --> 00:13:37,733 - 맥스와 헬렌 - 안녕하세요? 297 00:13:37,817 --> 00:13:39,568 놀라운 기술이었어요 298 00:13:40,444 --> 00:13:42,780 그러다 아빠가 어떤 버튼을 눌렀고 299 00:13:42,863 --> 00:13:44,865 부모님은 그래서 우리한테 안 보인다고 생각하셨죠 300 00:13:44,949 --> 00:13:47,660 이럴 줄 알았어 맥스, 내가 말했지 301 00:13:47,743 --> 00:13:48,577 어이! 302 00:13:51,121 --> 00:13:54,208 - 괜찮으세요? -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랬잖아 303 00:13:56,710 --> 00:13:58,128 이래서 이 쇼가 탄생한 거죠 304 00:13:58,212 --> 00:14:01,382 저러는 바람에 모스크바에서 두 분을 만났어요 305 00:14:01,465 --> 00:14:04,635 - 이런 코미디 때문에요 - 우리 집은 늘 이래요 306 00:14:05,427 --> 00:14:08,055 - 엄마가 스카이프를 하시면 - 이마만 나와 307 00:14:08,138 --> 00:14:11,141 '투씨'만큼 빵 터졌어요 308 00:14:11,225 --> 00:14:13,477 - 폭소 만발이었죠 - 웃음이 터졌어요 309 00:14:13,561 --> 00:14:15,145 제가 굉장히 관심이 많아요 310 00:14:15,229 --> 00:14:18,649 - 제가 항상 관심을 뒀던 게 - 그렇게 가까이 안 와도 돼요 311 00:14:18,732 --> 00:14:20,526 러시아 문학이죠 312 00:14:20,609 --> 00:14:23,445 오페라도요, 오페라 좋아하세요? 313 00:14:24,363 --> 00:14:27,408 - 사흘 정도 모스크바를… - 엄마는 절대 안 끊을 거예요 314 00:14:28,075 --> 00:14:29,535 저러다 밤새워요 315 00:14:29,618 --> 00:14:31,912 아름답던 시기였죠 316 00:14:31,996 --> 00:14:34,540 그나저나 제가 잘 지내는지는 관심 없어요? 317 00:14:35,374 --> 00:14:39,044 부모님이 첫 출연부터 시청자들과 잘 통한다는 게 뇌리에 박혀서 318 00:14:39,128 --> 00:14:41,338 같이 여행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하면서 319 00:14:41,422 --> 00:14:44,216 현대판 엽서 같은 의미로 320 00:14:44,300 --> 00:14:46,135 부모님께 전화해서 321 00:14:46,218 --> 00:14:48,929 지금 있는 곳을 보여드리고 얘기하자고 생각했어요 322 00:14:49,013 --> 00:14:52,766 게다가 저는 원래 시트콤 세상 사람이니까 323 00:14:52,850 --> 00:14:56,437 조연으로 초빙하기로 했죠 재밌는 인물들이 필요했어요 324 00:14:56,520 --> 00:15:00,149 저렇게 꾸밈없이 웃긴 사람들을 어디 가서 찾겠어요? 325 00:15:00,232 --> 00:15:02,568 리치가 그랬어요 '부모님을 찍을 거야' 326 00:15:02,651 --> 00:15:04,320 매번 촬영을 마치면 하는 말이 327 00:15:05,029 --> 00:15:06,196 '항상 잘 살리셔' 328 00:15:06,864 --> 00:15:08,574 항상 살리죠 329 00:15:08,657 --> 00:15:09,783 언제나 웃기세요 330 00:15:09,867 --> 00:15:11,744 생신엔 뭐 하실 거예요? 331 00:15:13,037 --> 00:15:17,041 - 메리벨에 갈 거야 - 네 332 00:15:17,124 --> 00:15:19,501 결혼기념일에 갔던 곳이죠? 333 00:15:19,585 --> 00:15:22,504 그래, 벌써 60년이 넘었어 334 00:15:22,588 --> 00:15:23,714 - 그렇죠 - 뭐가? 335 00:15:24,757 --> 00:15:26,008 우리 결혼기념일 336 00:15:26,091 --> 00:15:27,468 아, 그거 337 00:15:30,721 --> 00:15:31,680 완벽해요 338 00:15:32,389 --> 00:15:34,516 바깥 날씨를 보여줄게 339 00:15:34,600 --> 00:15:35,643 잠깐만 기다려 340 00:15:37,186 --> 00:15:38,395 맥스, 또 어쩌려고 341 00:15:39,063 --> 00:15:40,105 뭐 하는 거야? 342 00:15:43,108 --> 00:15:44,068 보이니? 343 00:15:44,151 --> 00:15:45,277 네 344 00:15:45,361 --> 00:15:46,904 - 환상적이네요 - 운무가 자욱해 345 00:15:47,988 --> 00:15:50,532 모든 분께 멋진 경치를 보여주시네요 346 00:15:50,616 --> 00:15:51,659 고맙습니다 347 00:15:51,742 --> 00:15:54,495 앞으로 저희가 전화하면 카메라는 이렇게 두세요 348 00:15:54,578 --> 00:15:55,496 뭐라고? 349 00:15:55,996 --> 00:15:58,499 엄마, 아빠 쳐다보지 않고 저기나 볼래요 350 00:15:58,582 --> 00:15:59,917 그래, 더 보기 좋지? 351 00:16:01,627 --> 00:16:03,671 지금 뭘 먹는지 보여드릴게요 352 00:16:05,255 --> 00:16:06,131 그게 뭐니? 353 00:16:06,674 --> 00:16:08,175 - 아, 정어리구나 - 정어리 354 00:16:08,842 --> 00:16:11,011 많이 안 먹는다고 걱정하실 것 같아서요 355 00:16:11,845 --> 00:16:12,721 그렇죠? 356 00:16:13,263 --> 00:16:15,224 응, 난 그게 늘 걱정이야 357 00:16:15,766 --> 00:16:17,476 이 그득한 음식을 보고 358 00:16:17,559 --> 00:16:19,645 네 엄마가 뭐라고 할지 궁금해 359 00:16:19,728 --> 00:16:20,562 제가 알죠 360 00:16:20,646 --> 00:16:22,147 - 이게 다 필요해? - 너무 많아! 361 00:16:22,231 --> 00:16:24,191 - 너무 많다, 첫째로 - 과해 362 00:16:24,274 --> 00:16:25,859 이렇게 많으면 맛있게 먹을 수가 없다고요 363 00:16:25,943 --> 00:16:29,279 이번 주엔 외식 안 한다고 하실 거예요 364 00:16:30,239 --> 00:16:32,116 남은 음식 다 먹어치워야 한다고요 365 00:16:32,199 --> 00:16:33,867 엄마가 좋아하시는 거 있잖아요? 366 00:16:33,951 --> 00:16:34,868 과일요 367 00:16:35,953 --> 00:16:38,747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과일인데 엄마는 이거 처음 보실 거예요 368 00:16:40,082 --> 00:16:41,125 이거 본 적 있어요? 369 00:16:42,793 --> 00:16:43,627 그래 370 00:16:46,880 --> 00:16:48,549 이게 뭔데요, 엄마? 371 00:16:48,632 --> 00:16:51,301 과일이지, 그거 까면… 372 00:16:52,136 --> 00:16:53,429 엄마, 천재 같아요 373 00:16:54,096 --> 00:16:58,892 같이 살았던 여름이 생각나 난 메디마트에서 일했지 374 00:16:58,976 --> 00:17:03,188 유니폼인가 뭔가를 꿰맬 일이 생겼는데 375 00:17:03,272 --> 00:17:07,568 네 아버지가 내 밑단 뜨는 솜씨를 보더니 376 00:17:07,651 --> 00:17:10,946 아주 역정을 내면서 이리 내라고 하셨어 377 00:17:11,030 --> 00:17:13,824 - 제대로 하는 법을 알려주셨지 - 옷 만드는 일을 하셨잖아요 378 00:17:13,907 --> 00:17:15,242 그래, 옷을 만드셨지 379 00:17:15,325 --> 00:17:18,454 그렇게 깔끔하고 단정한 분은 평생 본 적이 없었어 380 00:17:19,371 --> 00:17:21,749 - 그런 기억은 없는데요 - 그렇겠지 381 00:17:21,832 --> 00:17:22,750 그래도 재밌긴 하네요 382 00:17:22,833 --> 00:17:26,920 - 보일러가 있었던 너희 지하실 - 거긴 아주 깔끔했죠 383 00:17:27,004 --> 00:17:30,424 - 우리 집의 침실보다 깨끗했어 - 왠지 아세요? 384 00:17:30,507 --> 00:17:31,925 - 왜? - 아무도 안 가서 그래요 385 00:17:32,009 --> 00:17:33,594 갈 일이 없으니까요 386 00:17:35,054 --> 00:17:37,681 - 공구 같은 게 있었잖아요 - 맞아 387 00:17:37,765 --> 00:17:39,600 아무도 안 건드렸어요 388 00:17:39,683 --> 00:17:40,642 그래서 때가 안 탔구나 389 00:17:40,726 --> 00:17:42,603 쓴 적이 없으니까 때도 안 탔죠 390 00:17:42,686 --> 00:17:45,189 - 엄마의 냄비랑 프라이팬처럼요 - 상상도 못 했네 391 00:17:45,272 --> 00:17:46,190 그만해라 392 00:17:46,732 --> 00:17:48,984 참고로 네 엄마는 요리 잘하셨어 393 00:17:49,985 --> 00:17:52,112 설정 다 깨시네 그걸로 먹고 사는데요 394 00:17:52,196 --> 00:17:54,406 - 요리 잘하던 분으로 기억해 - 고마워요 395 00:17:54,490 --> 00:17:58,035 어머님, 제가 구해드릴게요 396 00:17:58,118 --> 00:18:01,538 저는 항상 어머님 요리를 좋아했어요 397 00:18:01,622 --> 00:18:03,332 고맙다, 모니카 398 00:18:03,415 --> 00:18:07,252 어제 타코에 입에도 올리기 싫은 소의 부위가 들어있길래 399 00:18:07,336 --> 00:18:10,005 '엄마 요리가 그립다'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왔어요 400 00:18:14,343 --> 00:18:16,386 넌 부끄러운 줄을 모르니 401 00:18:18,222 --> 00:18:21,642 둘은 늘 어머님 음식에 투정했지만 우린 좋지 않았어요? 402 00:18:21,725 --> 00:18:24,228 - 네 - 수프며 뭐며 다 맛있었어요 403 00:18:24,311 --> 00:18:27,064 아들들은 늘 투덜대고 최악이라고 했죠 404 00:18:27,147 --> 00:18:29,983 난 항상 엄마 요리를 놀렸어요 평생을 그랬죠 405 00:18:30,067 --> 00:18:32,653 그걸 '레이몬드'까지 끌고 가서 소재로 써먹었어요 406 00:18:32,736 --> 00:18:36,365 엄마가 정말 잘 만드시는 요리가 있기는 해요 407 00:18:36,448 --> 00:18:37,950 마쪼볼 수프죠 408 00:18:38,575 --> 00:18:39,409 내가 할게 409 00:18:39,493 --> 00:18:43,539 맥스, 내가 다 만들었어 당신은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했고 410 00:18:43,622 --> 00:18:45,707 - 맞아요, 엄마 혼자 하셨죠? - 그렇지 411 00:18:45,791 --> 00:18:47,793 국물도, 마쪼볼도 전부 엄마 혼자 만드셨어요 412 00:18:47,876 --> 00:18:49,837 - 아무 도움 안 받았어 - 그래요 413 00:18:49,920 --> 00:18:51,505 이건 누구 조리법이에요? 414 00:18:52,005 --> 00:18:52,840 나지 415 00:18:52,923 --> 00:18:55,634 외할머니 걸 엄마 식으로 바꾼 게 아니고요? 416 00:18:55,717 --> 00:18:56,969 - 아니야 - 그래요? 417 00:18:57,052 --> 00:18:58,345 응, 내가 직접… 418 00:18:58,428 --> 00:19:01,098 그럼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비법이 아니라는 거죠? 419 00:19:01,181 --> 00:19:03,267 - 아니야 - 그렇게 말하고 싶으면 해 420 00:19:03,350 --> 00:19:05,477 뭔 차이가 있겠냐? 그게 더 그럴듯하구먼 421 00:19:06,937 --> 00:19:11,150 엄마 요리 중에선 이게 최고라고 늘 생각했어요 422 00:19:11,233 --> 00:19:12,192 맞아 423 00:19:12,276 --> 00:19:13,193 - 아냐 - 아빠도 그렇죠? 424 00:19:13,277 --> 00:19:14,987 따라올 자가 없지 425 00:19:15,070 --> 00:19:16,280 제가 맛을 볼게요 426 00:19:18,365 --> 00:19:19,199 네 427 00:19:20,409 --> 00:19:22,202 '네'라니 뭔 뜻이야? 428 00:19:22,286 --> 00:19:23,120 좋다고요 429 00:19:23,620 --> 00:19:24,955 아주 맛있어요, 하지만 430 00:19:25,038 --> 00:19:25,873 하지만 뭐? 431 00:19:25,956 --> 00:19:29,626 내가 편파적일 수도 있으니 다른 의견도 들어보죠, 잠시만요 432 00:19:30,878 --> 00:19:31,879 왜 저래? 433 00:19:31,962 --> 00:19:33,505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434 00:19:34,298 --> 00:19:35,340 - 잘 지내죠? - 네 435 00:19:36,175 --> 00:19:37,593 - 누구지? - 들어가시죠 436 00:19:37,676 --> 00:19:39,761 - 누가 왔지? - 제 친구 댄이에요 437 00:19:39,845 --> 00:19:41,430 - 안녕하세요, 댄 - 수프를 좋아해요 438 00:19:41,513 --> 00:19:42,973 만나서 반갑습니다 439 00:19:43,056 --> 00:19:46,143 세계 최고의 셰프로 꼽히는 다니엘 불뤼예요 440 00:19:47,019 --> 00:19:48,937 마쪼볼 수프, 좋아하는 수프예요 441 00:19:49,021 --> 00:19:49,855 잘됐네요 442 00:19:49,938 --> 00:19:53,525 다니엘 불뤼가 헬렌 로즌솔의 마쪼볼 수프를 맛보게 됐어요 443 00:19:53,609 --> 00:19:54,902 누군지 아시겠어요, 엄마? 444 00:19:55,444 --> 00:19:56,278 누구야? 445 00:19:56,778 --> 00:20:01,200 근처에 에피세리 불뤼라고 있죠? 446 00:20:01,700 --> 00:20:03,202 - 응 - 불뤼 수드도요? 447 00:20:03,285 --> 00:20:05,829 - 그래 - 다니엘이란 레스토랑도 있죠? 448 00:20:05,913 --> 00:20:07,998 - 응 - 그 다니엘 불뤼예요 449 00:20:08,540 --> 00:20:10,083 - 다니엘 불뤼요 - 반가워요 450 00:20:10,167 --> 00:20:11,710 뵙게 돼서 기뻐요 451 00:20:11,793 --> 00:20:15,797 어릴 적부터 먹던 음식은 아니지만 마쪼볼 수프를 만들기도 했었어요 452 00:20:15,881 --> 00:20:16,715 어때요? 453 00:20:17,341 --> 00:20:20,135 너무 맛있군요, 정말 훌륭해요 454 00:20:20,219 --> 00:20:22,095 - 와, 엄마! - 봤지? 455 00:20:22,179 --> 00:20:24,139 - 허브를 넣으셨어요? - 그래요 456 00:20:24,223 --> 00:20:27,100 파슬리가 들었고 딜인가? 이게 뭐죠? 457 00:20:27,184 --> 00:20:29,102 주로 파슬리예요 458 00:20:29,186 --> 00:20:30,562 딜도 넣으셨죠? 459 00:20:30,646 --> 00:20:32,147 네, 나는 딜을 많이 넣어요 460 00:20:32,231 --> 00:20:34,316 이건 제가 가져온 딜 오일이에요 461 00:20:35,442 --> 00:20:36,944 - 엄마 좋아하시네! - 좋죠, 고마워요 462 00:20:37,027 --> 00:20:39,112 - 딜을 좋아하시거든요 - 딜을 넣은 올리브오일이에요 463 00:20:39,196 --> 00:20:41,740 수프에 조금 뿌리면 뭔지 아실 겁니다 464 00:20:41,823 --> 00:20:43,325 위에 떠 있어요 465 00:20:43,408 --> 00:20:44,660 - 딜즙인가? - 좋군요 466 00:20:44,743 --> 00:20:46,203 네, 딜즙입니다 좀 드릴까요? 467 00:20:46,286 --> 00:20:48,121 - 됐어요 - 넣어 보세요 468 00:20:48,205 --> 00:20:49,373 - 맛을 보세요 - 아주 좋습니다 469 00:20:49,456 --> 00:20:51,583 - 좋아하실 거예요 - 고마워요 470 00:20:51,667 --> 00:20:53,669 다니엘 불뤼가 부엌에 와서 뭘 준다는데 471 00:20:53,752 --> 00:20:55,045 - 됐다고요? - 알았다 472 00:20:55,128 --> 00:20:56,630 - 맛이 훌륭하군요 - 괜찮죠? 473 00:20:56,713 --> 00:21:00,634 내가 처음 집에 갔을 때 헬렌은 요리 중이었어요 474 00:21:00,717 --> 00:21:03,345 처음 간 날인데 지금도 못 잊어요 475 00:21:03,428 --> 00:21:05,389 어머님이 뭘 테이블에 놓았고 476 00:21:05,472 --> 00:21:07,766 숟가락인가 뭔가가 떨어졌어요 477 00:21:07,849 --> 00:21:10,185 당연히 맥스는 그러셨죠 '어이!' 478 00:21:10,269 --> 00:21:12,938 숟가락이 떨어지자 온 세상이 다 아는 그 '어이!'가 나왔고 479 00:21:13,021 --> 00:21:14,898 형제는 막 웃더라고요 480 00:21:14,982 --> 00:21:17,901 거기서 헬렌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서 계셨죠 481 00:21:17,985 --> 00:21:19,236 처음 갔던 날이었는데 482 00:21:19,319 --> 00:21:22,906 어머님 말씀이 기억나요 '도와줘, 맥스!' 483 00:21:24,533 --> 00:21:27,411 - 난 속이 터져서… - 우린 지금도 웃잖아 484 00:21:27,494 --> 00:21:30,664 벌떡 일어나 어머님을 도왔죠 그때 뭐가 통했나 봐요 485 00:21:30,747 --> 00:21:32,291 몇 달 후에 486 00:21:32,374 --> 00:21:34,459 날 옆으로 데리고 가시더니 그러셨어요 487 00:21:36,378 --> 00:21:39,506 '필립이 몹시 까다로운 애라는 걸 나도 안다' 488 00:21:41,591 --> 00:21:43,051 '이것만 명심해' 489 00:21:43,135 --> 00:21:46,221 '너희 사이에 무슨 일이 생겨도' 490 00:21:47,014 --> 00:21:49,308 '너랑 나는 계속 친구 하자' 491 00:21:50,809 --> 00:21:52,311 여기까지 저희 어머니셨습니다 492 00:21:53,520 --> 00:21:55,647 '지금 처음 봤지만 나는 모니카 편이야' 493 00:21:58,525 --> 00:22:00,152 어머님은 딸을 그렇게 탐내셨으니까요 494 00:22:00,235 --> 00:22:03,030 하나를 얻자마자 그러셨죠 '잘 가라, 필립' 495 00:22:04,531 --> 00:22:06,700 나를 그렇게 쉽게 잊는다고요? 496 00:22:07,284 --> 00:22:09,411 이건 실제로 사용됐던 넷플릭스의 예고편이에요 497 00:22:09,494 --> 00:22:11,330 "필 로즌솔이 진행하는 '필이 좋은 여행, 한입만!'" 498 00:22:11,413 --> 00:22:13,290 "넷플릭스에서 쇼를 찾아달라고 필의 부모님께 부탁했습니다" 499 00:22:13,373 --> 00:22:15,000 - 몇 번에서 해? - 당신은 할 줄도 모르면서 500 00:22:15,083 --> 00:22:17,753 정말 100% 실제 상황입니다 501 00:22:18,462 --> 00:22:19,921 뭘 찾아야 한다고? 502 00:22:20,005 --> 00:22:20,922 필이 나오는 쇼 503 00:22:23,425 --> 00:22:24,801 아직 안 나온 거 아니고? 504 00:22:24,885 --> 00:22:25,802 "필" 505 00:22:30,474 --> 00:22:31,433 '필'이라고 쳐 봐 506 00:22:35,479 --> 00:22:37,064 철자는 나도 알아 507 00:22:37,147 --> 00:22:38,815 쇼 제목 알아요? 508 00:22:40,317 --> 00:22:41,151 응 509 00:22:41,234 --> 00:22:42,361 제목이 뭐예요? 510 00:22:45,072 --> 00:22:46,198 '필 밥은 누가 먹이나?' 511 00:22:46,281 --> 00:22:47,449 내가 할게 512 00:22:56,750 --> 00:22:58,293 쇼 제목이 뭐야? 513 00:23:00,337 --> 00:23:03,173 이사벨리타는 아버지 인생에 가장 큰 기쁨을 줬어요 514 00:23:03,256 --> 00:23:05,175 달걀 12개로 515 00:23:05,258 --> 00:23:06,968 - 하루에? - 아니 516 00:23:07,052 --> 00:23:10,263 75센트에 12개를 사 왔다니까 517 00:23:10,347 --> 00:23:12,099 듣도 보도 못한 헐값이라고요 518 00:23:12,182 --> 00:23:15,352 이사벨리타가 달걀이 가장 싼 곳을 찾았더니 519 00:23:15,435 --> 00:23:17,604 - 맞아요 - 세상 무엇보다 좋아하셨어요 520 00:23:17,687 --> 00:23:20,148 늘 저한테 전화하셨죠 521 00:23:20,232 --> 00:23:23,360 '이사벨리타 달걀 사 오는 거 잊지 마' 522 00:23:25,946 --> 00:23:28,198 아빠는 입맛이 무척 소박하셨어요 523 00:23:28,281 --> 00:23:32,786 거의 매일 같은 질문을 하셨다고 봐도 무방할 거예요 524 00:23:33,537 --> 00:23:34,913 '내 달걀 포슬포슬해?' 525 00:23:36,206 --> 00:23:40,043 포슬포슬하게 만드는 법을 아셨던 엄마는 그 말씀에 미치려고 했죠 526 00:23:40,127 --> 00:23:41,753 아빠가 좋아하는 정도가 뭔지 아셨으니까요 527 00:23:41,837 --> 00:23:47,092 매일 아침마다 맥스가 제게 물으시는 게 진짜 웃겼어요 528 00:23:47,175 --> 00:23:49,553 '어떻게 생각해? 내가 달걀을 몇 개 먹어야 할까?' 529 00:23:49,636 --> 00:23:50,846 '2개? 3개?' 530 00:23:51,847 --> 00:23:53,181 셋이란 대답을 기대하셨겠죠 531 00:23:53,265 --> 00:23:54,433 물론이죠 532 00:23:54,516 --> 00:23:57,602 '하루에 3개씩 드시는 게 건강에 좋아요' 533 00:23:57,686 --> 00:24:00,856 내가 달걀 요리해 드릴 때보다 분위기 좋았네요, 나한테는 534 00:24:00,939 --> 00:24:03,233 - '너무 익히는 거 아니야?' - 맞아요 535 00:24:03,316 --> 00:24:05,610 '이제 다 된 거 같다, 다 됐어' 536 00:24:05,694 --> 00:24:08,613 식당이나 커피숍에 가면 537 00:24:08,697 --> 00:24:11,616 아빠가 주방으로 못 가게 막아야만 했어요 538 00:24:11,700 --> 00:24:15,787 식당에서 달걀 조리하는 사람한테 훈수 두러 자꾸 가시니까 539 00:24:15,871 --> 00:24:20,292 엄마에겐 인생에서 가장 사랑하는 한 가지가 있었어요 540 00:24:20,375 --> 00:24:24,004 자식도, 남편도 아니었어요 541 00:24:24,796 --> 00:24:26,756 오페라였죠 542 00:24:26,840 --> 00:24:28,133 엄마는 오페라를 사랑하셨어요 543 00:24:28,216 --> 00:24:30,719 플라시도 도밍고를 5분만 듣게 해준다면 544 00:24:30,802 --> 00:24:32,971 우리를 전부 지붕에서 던져버리셨을 거예요 545 00:24:34,139 --> 00:24:37,142 선반에 있는 라마 인형 좋네요 546 00:24:37,225 --> 00:24:38,727 도밍고는 어때? 547 00:24:38,810 --> 00:24:40,979 플라시도 도밍고요? 당연히 좋죠 548 00:24:41,062 --> 00:24:42,272 저 인형에 줌인해서 549 00:24:42,355 --> 00:24:44,691 몇 분만 화면에 꽉 채워 보여주시면 안 돼요? 550 00:24:45,317 --> 00:24:46,818 서덜랜드도 좋아 551 00:24:46,902 --> 00:24:48,570 조앤 서덜랜드요? 그래요, 여러분 552 00:24:48,653 --> 00:24:50,822 저희 엄마는 이런 걸 좋아하신답니다 553 00:24:52,824 --> 00:24:56,369 토요일 오후에 엄마를 귀찮게 했다간 큰일이 나요 554 00:24:56,995 --> 00:25:01,249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WQXR 라디오로 중계되는 시간이죠 555 00:25:01,333 --> 00:25:03,668 '오페라 듣는 중이야!' 556 00:25:05,670 --> 00:25:08,757 '엄마, 저 다리 부러졌어요' '오페라 듣는 중이야!' 557 00:25:11,301 --> 00:25:15,138 누구나 인생에 소소한 행복이 있잖아요 558 00:25:15,222 --> 00:25:19,017 자잘한 것에서 얻는 기쁨과 행복이 있어요 559 00:25:19,559 --> 00:25:23,522 토요일 오후에 라디오에서 흐르는 오페라 듣기 560 00:25:24,022 --> 00:25:28,193 포슬포슬한 달걀 요리를 인생 최고의 맛으로 만끽하는 일 561 00:25:29,110 --> 00:25:32,781 살면서 그런 걸 못 찾았다면 한번 찾아보세요 562 00:25:33,281 --> 00:25:35,992 늘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무언가를 갖게 될 거예요 563 00:25:41,456 --> 00:25:43,667 아빠 비석에 뭐라고 새겼는지 아세요? 564 00:25:43,750 --> 00:25:45,126 - 모르죠? - 응 565 00:25:45,210 --> 00:25:46,628 '내 달걀 포슬포슬해?' 566 00:25:50,257 --> 00:25:52,842 엄마 묘비명은 뭔지 아세요? 아빠한테 하는 대답이에요 567 00:25:53,552 --> 00:25:55,262 '오페라 듣는 중이야' 568 00:25:56,137 --> 00:25:58,723 '방해하지 마' 569 00:26:01,935 --> 00:26:05,855 여태 갔던 어느 곳보다 거기가 재미있나 보구나 570 00:26:05,939 --> 00:26:07,607 - 맞지? - 내가 보기엔 아닌데 571 00:26:07,691 --> 00:26:09,359 엄마는 왜 아니라고 생각해요? 572 00:26:09,442 --> 00:26:12,821 넌 어디에 가든 즐거운 아이니까 573 00:26:12,904 --> 00:26:14,072 엄마 말이 맞네요 574 00:26:14,155 --> 00:26:15,824 - 하지만 여기가 좀 더 좋잖아 - 아니야 575 00:26:15,907 --> 00:26:16,992 내가 보니까 576 00:26:17,075 --> 00:26:20,412 사람들이 더 친절한 건지 이유는 모르겠다만 뭔가 달라 577 00:26:20,495 --> 00:26:23,623 당신은 이스라엘 갔을 때도 그렇게 말하더니만 578 00:26:23,707 --> 00:26:27,002 이번엔 또 여기서 더 행복해 보인다고 하네 579 00:26:27,836 --> 00:26:29,379 얘는 어디를 가나 행복해 580 00:26:29,462 --> 00:26:30,547 알았어 581 00:26:30,630 --> 00:26:32,257 여기만 아니면 행복하지 582 00:26:32,340 --> 00:26:34,301 우리랑 있을 때? 맞아 583 00:26:35,010 --> 00:26:37,304 척척 잘 맞으시네 진행자 교체합시다 584 00:26:41,266 --> 00:26:42,350 이모 덕분에 특별해졌어요 585 00:26:42,434 --> 00:26:44,477 - 무슨… - 특별한 특집이 됐죠 586 00:26:44,561 --> 00:26:45,562 고마워 587 00:26:45,645 --> 00:26:47,439 부모님은 이모를 사랑하셨어요 588 00:26:47,981 --> 00:26:49,733 나도 사랑했어 589 00:26:50,525 --> 00:26:54,446 헬렌은 내가 가장 좋아한 친척이야 뭐든지 털어놓을 수 있었지 590 00:26:54,529 --> 00:26:55,822 헬렌도 그랬고 591 00:26:55,905 --> 00:26:58,199 - 얼마나 좋아요 - 늘 같이 웃었어 592 00:26:59,117 --> 00:27:01,995 네 엄마 돌아가신 후에 아빠한테 전화를 드리면 593 00:27:02,078 --> 00:27:03,622 항상 반겨주셨어 594 00:27:04,164 --> 00:27:06,041 얼마나 세심하게 챙기시는지 겨울에는 595 00:27:06,124 --> 00:27:08,835 '따뜻하게 지내? 난방은 들어오지?' 596 00:27:08,918 --> 00:27:12,088 숲속에 통나무집 짓고 사시는 걸 아셨으니까요 597 00:27:12,172 --> 00:27:13,173 '어떻게 살아?' 598 00:27:14,090 --> 00:27:16,676 '난방은 어떻게 해? 나무를 때나?' 599 00:27:16,760 --> 00:27:18,219 그러셨어 600 00:27:18,845 --> 00:27:20,597 '석탄 좀 갖다줄까?' 601 00:27:21,806 --> 00:27:24,726 - 그래 - 곧 숲속 대화로 돌아올게요 602 00:27:27,771 --> 00:27:29,397 뉴욕은 어때요? 603 00:27:29,481 --> 00:27:31,274 오늘 날씨는요? 604 00:27:31,358 --> 00:27:34,653 - 춥지 - 나간 적도 없으면서 뭘 알아? 605 00:27:36,488 --> 00:27:39,240 - 안 나갔잖아, 별로 안 추워 - 창문 열어 봤어 606 00:27:39,324 --> 00:27:41,159 창문도 안 열면서 607 00:27:41,701 --> 00:27:44,037 - 어쨌거나 - 하실 말씀이 많으신가 봐요 608 00:27:44,120 --> 00:27:45,789 그래, 많아 609 00:27:46,414 --> 00:27:48,416 저는 부모님을 닮았어요 610 00:27:48,500 --> 00:27:52,045 부모님께 물려받은 건 성격만이 아니에요 611 00:27:52,545 --> 00:27:53,797 두 분의 모습을 통해 612 00:27:53,880 --> 00:27:56,800 유머 감각이라는 것이 613 00:27:56,883 --> 00:28:00,136 인간 본성 중에서 가장 저평가된 특성이란 걸 배웠죠 614 00:28:00,220 --> 00:28:01,221 그건 아니지 615 00:28:01,304 --> 00:28:04,474 아주 중요한 특성이긴 해 616 00:28:05,058 --> 00:28:06,226 정말 그렇게 생각해 617 00:28:06,309 --> 00:28:08,478 - 그럼 아니란 말씀을 마셨어야죠 - 그래, 맞아 618 00:28:08,978 --> 00:28:12,273 - 그런데 일단 부정부터 하셨어요? - 안 그랬어 619 00:28:12,899 --> 00:28:14,401 저 친구 스타일이야 620 00:28:14,484 --> 00:28:19,781 평생토록 친구 이상으로 가족처럼 정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621 00:28:19,864 --> 00:28:21,700 - 그랬지 - 맞아 622 00:28:26,788 --> 00:28:29,916 모니카한테 들으니까 너희 오늘 결혼식에 간다며? 623 00:28:29,999 --> 00:28:30,875 맞아요 624 00:28:30,959 --> 00:28:33,503 다들 결혼을 하는구나 625 00:28:33,586 --> 00:28:35,547 아빠도 결혼을 권하시죠? 626 00:28:35,630 --> 00:28:36,464 아니 627 00:28:39,467 --> 00:28:43,263 좋은 제도이긴 한데 누가 제도에 묶여 살고 싶겠니? 628 00:28:48,184 --> 00:28:49,811 요즘은 코미디언 친구들한테 629 00:28:49,894 --> 00:28:52,021 '맥스를 위한 농담'을 부탁하는 코너를 통해서 630 00:28:52,105 --> 00:28:54,566 - 아빠의 뜻을 기리고 있어요 - 맞아요 631 00:28:55,108 --> 00:28:56,901 - 뜻을 살리는 거죠 - 네 632 00:28:56,985 --> 00:28:59,070 잘했어요, 형제, 착한 두 아들들 633 00:28:59,154 --> 00:29:00,989 아빠가 제일 갖고 싶은 게 착한 아들 둘이었어요 634 00:29:01,489 --> 00:29:02,824 생신 선물로 뭘 드릴까 여쭤보면 635 00:29:02,907 --> 00:29:05,994 '착한 아들 둘만 다오' 그걸 못 가지셨으니까 636 00:29:07,871 --> 00:29:11,750 하지만 우리 둘이 같이 일해서 어찌나 좋아하셨는지 몰라요 637 00:29:11,833 --> 00:29:13,710 - 그렇지 - 저도 좋았고요 638 00:29:13,793 --> 00:29:15,128 - 너무 좋아요 - 물론이죠 639 00:29:15,211 --> 00:29:17,505 우린 딸 같았어요 640 00:29:17,589 --> 00:29:20,091 - 맞아 - 시댁이란 생각이 전혀 안 들었죠 641 00:29:20,175 --> 00:29:21,384 - 우린 정말로… - 응 642 00:29:21,468 --> 00:29:24,846 부모님도 우리를 그렇게 받아들이셨어요 643 00:29:24,929 --> 00:29:28,224 그러니까 아빠가 돌아가시던 날에 그러셨겠죠 644 00:29:30,894 --> 00:29:33,646 '난 누구보다 훌륭한 네 자녀를 가졌어' 645 00:29:33,730 --> 00:29:34,564 네 646 00:29:34,647 --> 00:29:36,524 분위기 처지게 해줘서 고마워요 647 00:29:36,608 --> 00:29:37,859 이사벨리타도요 648 00:29:40,653 --> 00:29:43,448 - 집에 오면 또 통화하자 - 네 649 00:29:43,531 --> 00:29:45,784 남은 여행도 잘 보내 650 00:29:45,867 --> 00:29:46,743 고맙습니다 651 00:29:46,826 --> 00:29:49,412 - 그렇게 좋은 인생이 어디 있니? - 아빠 말씀이 옳아요 652 00:29:49,496 --> 00:29:51,164 쟤랑 바꾸고 싶어? 653 00:29:51,247 --> 00:29:52,081 아니 654 00:29:55,251 --> 00:29:59,005 - 난 여기 있어야지, 당신 옆에 - 아빠 인생이 최고 아닌가요? 655 00:30:00,048 --> 00:30:00,882 맞아 656 00:30:01,424 --> 00:30:02,300 그렇게 생각하세요? 657 00:30:09,015 --> 00:30:10,558 멋지게 끝내주셔서 고마워요 658 00:30:11,267 --> 00:30:12,143 안녕히 계세요 659 00:30:13,478 --> 00:30:14,521 잘 지내라 660 00:30:14,604 --> 00:30:15,438 엄마, 아빠도요 661 00:30:19,609 --> 00:30:21,861 '아빠 인생이 최고 아닌가요?' 662 00:30:27,450 --> 00:30:28,743 뭐가 더 필요하겠어요 663 00:31:13,997 --> 00:31:16,624 자막: 서지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