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15,763 --> 00:00:18,043 ‎엄청난 기삿거리인 동시에 2 00:00:18,563 --> 00:00:20,523 ‎아주 심각한 사건이었죠 3 00:00:22,723 --> 00:00:26,843 ‎오후 5시가 돼 가고 있었고 4 00:00:26,923 --> 00:00:30,003 ‎전 공항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5 00:00:32,763 --> 00:00:35,123 ‎활주로에 비행기가 나와 있더군요 6 00:00:37,203 --> 00:00:40,163 ‎어떻게 된 건지 ‎확실하게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7 00:00:40,243 --> 00:00:43,403 ‎한 사내가 약국을 털었고 8 00:00:44,483 --> 00:00:47,043 ‎비행기에 어린애를 인질로 ‎잡고 있다는 것 말고는요 9 00:00:49,523 --> 00:00:51,803 ‎다들 무슨 일이 터질지 ‎모르는 채로 10 00:00:51,883 --> 00:00:54,483 ‎그때그때 상황을 ‎파악하는 분위기였죠 11 00:00:56,923 --> 00:00:59,363 ‎너무나 조용했어요 12 00:01:01,443 --> 00:01:03,323 ‎그러다 총성이 들렸죠 13 00:01:04,043 --> 00:01:08,523 ‎"미국에 사형제가 ‎재도입된 1976년 이후" 14 00:01:08,603 --> 00:01:12,723 ‎"8천 명 이상이 살인죄로 ‎사형을 선고받았다" 15 00:01:13,323 --> 00:01:18,203 ‎"이것은 22740번 사형수의 ‎이야기다" 16 00:01:19,363 --> 00:01:22,483 ‎이런 작은 동네에선 ‎사건 사고가 흔치 않아요 17 00:01:24,003 --> 00:01:28,443 ‎주변에서 살인 사건이 ‎일어나긴 했지만 18 00:01:28,523 --> 00:01:30,163 ‎이건 정말 대형 사건이었어요 19 00:01:32,643 --> 00:01:35,403 ‎모두가 이 일로 ‎엄청난 충격을 받았죠 20 00:01:41,203 --> 00:01:42,643 ‎"넷플릭스 시리즈" 21 00:02:04,843 --> 00:02:08,963 ‎"접근 금지 ‎무단침입 금지" 22 00:02:09,843 --> 00:02:14,763 ‎"몬태나주 셸비 ‎크로스로즈 교도소" 23 00:02:16,803 --> 00:02:22,043 ‎갑니다, 하나, 둘, 셋, 넷, 다섯… 24 00:02:23,003 --> 00:02:24,083 ‎고마워요 25 00:02:24,163 --> 00:02:26,003 ‎봐요, 난 절대 안 된다니까 26 00:02:36,803 --> 00:02:42,443 ‎"1985년, 데이비드 키스는 ‎살인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다" 27 00:02:44,763 --> 00:02:47,603 ‎난 데이비드 캐머런 키스야 28 00:02:53,323 --> 00:02:57,043 ‎그날 전까지 난 단 한 번도 ‎폭력을 쓴 적이 없어 29 00:02:57,883 --> 00:03:02,963 ‎"키스는 현재 37년째 수감 중이다" 30 00:03:08,043 --> 00:03:09,443 ‎내 평생 최악의 날이었어 31 00:03:09,523 --> 00:03:13,683 ‎평생 최악의 판단을 하는 바람에 ‎그렇게 돼 버렸지만 32 00:03:14,603 --> 00:03:15,803 ‎어쩌겠어 33 00:03:15,883 --> 00:03:20,003 ‎이제 와 후회한다고 ‎돌이킬 수 있는 게 아니잖아 34 00:03:37,363 --> 00:03:42,403 ‎"데이비드는 1956년 ‎워싱턴주 스포캔에서 태어났다" 35 00:03:52,123 --> 00:03:57,203 ‎"데이비드의 아버지는 ‎그 지역에서 저명한 변호사였다" 36 00:04:00,403 --> 00:04:03,843 ‎아버지는 훌륭한 사람이었어 37 00:04:03,923 --> 00:04:05,963 ‎훌륭한 변호사였지 38 00:04:06,043 --> 00:04:08,083 ‎아버지로선 별로였지만 39 00:04:10,643 --> 00:04:12,043 ‎술을 엄청 먹었거든 40 00:04:13,203 --> 00:04:16,883 ‎겉으로만 멀쩡한 ‎알코올 중독이었지 41 00:04:16,963 --> 00:04:18,403 ‎잘 나가는 양반이었어 42 00:04:19,963 --> 00:04:23,323 ‎목사의 자식들이 ‎문제아 된다는 말이 있잖아 43 00:04:24,003 --> 00:04:26,203 ‎아버지가 목사라 더 비뚤어진다고 44 00:04:26,283 --> 00:04:28,923 ‎변호사의 자식도 그 비슷해 45 00:04:30,963 --> 00:04:33,643 ‎부모님은 우리를 ‎제대로 단속하질 못했어 46 00:04:36,563 --> 00:04:41,443 ‎난 8, 9살 때 처음 술을 마셨지 47 00:04:41,523 --> 00:04:42,523 ‎최소한 그 나이였어 48 00:04:42,603 --> 00:04:44,803 ‎아버지가 파티를 많이 열었거든 49 00:04:44,883 --> 00:04:46,683 ‎칵테일 파티 같은 거 50 00:04:48,043 --> 00:04:50,963 ‎손님들 앞에서 취한 적도 ‎두어 번 있었을걸 51 00:04:51,483 --> 00:04:54,443 ‎근데 혼나거나 ‎벌 받은 기억은 없어 52 00:04:58,763 --> 00:05:00,043 ‎난 그저… 53 00:05:03,243 --> 00:05:05,443 ‎집 안의 가구 같은 존재였지 54 00:05:10,483 --> 00:05:12,203 ‎"데이비드는 11살 때" 55 00:05:12,283 --> 00:05:16,603 ‎"집에서 1,500km 이상 떨어진 ‎기숙 학교로 보내졌다" 56 00:05:21,803 --> 00:05:24,683 ‎부모님이 날 곁에 ‎두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어 57 00:05:26,723 --> 00:05:28,603 ‎얼마 후 마약을 하게 됐지 58 00:05:30,683 --> 00:05:37,083 ‎약을 하니까 그런 감정의 상처를 ‎견디기가 쉽더라고 59 00:05:38,483 --> 00:05:44,403 ‎처음에는 마리화나 같은 ‎흔한 약으로 시작했어 60 00:05:45,523 --> 00:05:49,683 ‎그러다 얼마 안 가서 61 00:05:49,763 --> 00:05:54,603 ‎헤로인이나 암페타민 같은 데 ‎빠져들었어 62 00:05:55,603 --> 00:06:00,563 ‎고달픈 어린 시절 끝에 ‎20살이 됐고 63 00:06:00,643 --> 00:06:02,003 ‎그다음엔 64 00:06:03,043 --> 00:06:07,803 ‎범죄에 발을 담그게 됐지 65 00:06:09,523 --> 00:06:15,163 ‎난 부모가 준 삶과 환경의 ‎덕을 본 적도 없고 66 00:06:15,243 --> 00:06:16,723 ‎그거로 뭘 해본 적도 없어 67 00:06:18,043 --> 00:06:19,723 ‎그저 팔뚝에 바늘이나 꽂았지 68 00:06:20,283 --> 00:06:21,883 ‎그게 다였어 69 00:06:31,163 --> 00:06:32,763 ‎"성인이 된 데이비드는" 70 00:06:32,843 --> 00:06:36,043 ‎"마약 중독으로 인해 ‎각종 절도죄를 저지르고" 71 00:06:36,123 --> 00:06:37,963 ‎"수차례 징역을 선고받았다" 72 00:06:45,403 --> 00:06:47,323 ‎"1984년, 27세의 데이비드는" 73 00:06:47,403 --> 00:06:50,963 ‎"무직 상태로 어린 자녀가 있는 ‎가족을 부양하려 했다" 74 00:06:53,003 --> 00:06:55,003 ‎그 시절 내 인생은 75 00:06:56,483 --> 00:06:58,283 ‎갈수록 망가지고 있었어 76 00:07:00,963 --> 00:07:02,443 ‎난 완전히 약쟁이였지 77 00:07:03,803 --> 00:07:05,203 ‎일자리가 없었고 78 00:07:05,763 --> 00:07:07,723 ‎일할 생각도 없었어 79 00:07:08,483 --> 00:07:11,363 ‎밤이면 약국을 털러 다녔고 80 00:07:11,443 --> 00:07:15,723 ‎훔친 것들은 ‎스포캔 사람들한테 팔았지 81 00:07:16,523 --> 00:07:18,883 ‎폭력은 전혀 안 썼어 82 00:07:18,963 --> 00:07:21,563 ‎기껏해야 좀도둑 정도였달까 83 00:07:23,323 --> 00:07:25,003 ‎아무튼 그렇게 먹고살았지 84 00:07:25,523 --> 00:07:29,043 ‎그거로 생활비가 돼야 했는데 ‎그렇질 못했어 85 00:07:31,483 --> 00:07:33,643 ‎약을 너무 많이 했거든 86 00:07:37,843 --> 00:07:40,403 ‎어떤 날은 월세를 내야 했고 87 00:07:41,443 --> 00:07:43,523 ‎먹을 걸 사야 할 때도 있었지 88 00:07:44,083 --> 00:07:47,163 ‎와이프에 애도 셋이나 되는데… 89 00:07:48,763 --> 00:07:53,763 ‎돈을 못 버니 ‎의식주를 해결할 수가 없었어 90 00:07:57,323 --> 00:08:00,763 ‎전에 안 해본 걸 ‎해야 된다는 걸 깨달았지 91 00:08:07,443 --> 00:08:09,123 ‎"1984년 1월 11일" 92 00:08:09,203 --> 00:08:14,003 ‎"데이비드는 처음으로 ‎무장 강도를 감행하기로 했다" 93 00:08:16,003 --> 00:08:17,963 ‎그날 아침 집을 나서서 94 00:08:18,763 --> 00:08:21,963 ‎차로 몬태나 서부를 돌아다니며 95 00:08:22,483 --> 00:08:26,203 ‎만만해 보이는 가게를 찾아다녔어 96 00:08:26,283 --> 00:08:28,363 ‎무슨 말인지 알 거야 97 00:08:28,443 --> 00:08:32,363 ‎"플레인스 드럭 ‎헬스 마트 약국" 98 00:08:32,963 --> 00:08:36,443 ‎"오후 1시, 데이비드는 ‎인근 약국으로 들어간 다음" 99 00:08:36,523 --> 00:08:42,323 ‎"총을 겨누고 ‎현금과 약을 요구했다" 100 00:08:43,763 --> 00:08:45,323 ‎그 약국을 털었어 101 00:08:45,403 --> 00:08:48,683 ‎일을 깔끔하게 처리하질 못해서 ‎급하게 그 동네를 떠야 했지 102 00:08:51,283 --> 00:08:53,283 ‎93번 고속도로를 다시 탔는데 103 00:08:53,363 --> 00:08:56,003 ‎경찰차가 날 세우려고 하더라고 104 00:08:57,803 --> 00:09:01,083 ‎감옥에서 나온 지 ‎두세 달밖에 안 된 때라 105 00:09:01,603 --> 00:09:06,403 ‎체포에 응하지 않고 106 00:09:06,483 --> 00:09:11,723 ‎작은 편의점 주차장에다 ‎차를 세웠어 107 00:09:13,203 --> 00:09:15,683 ‎그리고는 가게로 뛰어들었어 108 00:09:17,643 --> 00:09:19,403 ‎방패 삼을 걸 찾고 있는데 109 00:09:19,923 --> 00:09:21,963 ‎어쩌다 그런 생각이 ‎났는지 모르겠어 110 00:09:22,043 --> 00:09:24,883 ‎전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거든 111 00:09:28,403 --> 00:09:29,923 ‎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112 00:09:30,003 --> 00:09:33,163 ‎얼핏 누가 움직이는 게 보이더라고 113 00:09:34,203 --> 00:09:38,603 ‎그때 얼핏 보인 그림자가 ‎누군진 몰라도 114 00:09:38,683 --> 00:09:42,483 ‎방패막이로는 틀렸다 싶어 ‎그쪽으로 총을 쐈지 115 00:09:46,043 --> 00:09:48,363 ‎그러고 나서 총으로 116 00:09:48,443 --> 00:09:53,083 ‎좀 작은 사람 뒤통수를 겨눴는데 117 00:09:53,603 --> 00:09:56,203 ‎알고 보니 13살짜리 남자애였지 118 00:09:57,243 --> 00:10:00,643 ‎"데이비드는 13살의 ‎윌리엄 크로즈 주니어에게" 119 00:10:00,723 --> 00:10:02,803 ‎"총을 겨눈 채로 ‎편의점에서 나왔다" 120 00:10:06,483 --> 00:10:09,563 ‎애를 데리고 ‎그 애 아버지의 픽업트럭에 탔어 121 00:10:13,203 --> 00:10:17,483 ‎경찰차가 줄을 지어서 ‎공항까지 우리를 쫓아왔지 122 00:10:20,083 --> 00:10:21,683 ‎난 도망가고 싶을 뿐이었어 123 00:10:22,243 --> 00:10:24,763 ‎몇 시간째 기를 쓰고 ‎도망치려던 거였다고 124 00:10:27,083 --> 00:10:29,643 ‎"폴슨 공항으로 가는 도중" 125 00:10:29,723 --> 00:10:33,963 ‎"데이비드는 몇 차례 멈추고 ‎경찰과 협상했다" 126 00:10:36,123 --> 00:10:41,163 ‎보안관이 비행기랑 ‎조종사를 제공할 테니 127 00:10:41,243 --> 00:10:43,523 ‎애를 풀어달라더군 128 00:10:45,243 --> 00:10:47,323 ‎생각을 해봤지 129 00:10:47,403 --> 00:10:49,883 ‎일단 비행기를 타고 이륙하면 130 00:10:49,963 --> 00:10:53,603 ‎조종사한테 로키산맥에 ‎내려달라고 하고 131 00:10:55,443 --> 00:11:00,803 ‎조종사를 풀어준 다음 ‎내 갈 길 가면 되겠다 싶었어 132 00:11:00,883 --> 00:11:02,723 ‎그래, 내 갈 길을 가는 거야 133 00:11:02,803 --> 00:11:05,323 ‎와이프도, 애들도 없는 곳으로 134 00:11:05,403 --> 00:11:08,203 ‎별의별 생각이 다 났어 135 00:11:16,763 --> 00:11:18,043 ‎공항에 갔더니 136 00:11:18,123 --> 00:11:21,363 ‎경찰차들이 비행기를 ‎에워싸고 있었어 137 00:11:21,443 --> 00:11:24,003 ‎한 100m쯤 거리를 두고 말이야 138 00:11:26,643 --> 00:11:29,683 ‎조종사도 비행기랑 같이 ‎나와 있더라고 139 00:11:31,963 --> 00:11:34,563 ‎"현지 조종사인 해리 슈라이억이" 140 00:11:34,643 --> 00:11:38,683 ‎"아이 대신 데이비드의 인질이 ‎되겠다고 자원했다" 141 00:11:41,043 --> 00:11:45,203 ‎먼저 인질로 잡았던 애를 ‎죽일 생각은 없었어 142 00:11:46,363 --> 00:11:49,683 ‎하지만 그 애를 놔주는 순간 143 00:11:49,763 --> 00:11:52,523 ‎총 맞아 죽겠구나 싶었지 144 00:11:53,603 --> 00:11:55,683 ‎웬일인지 그런 일은 안 일어났어 145 00:11:56,403 --> 00:12:02,283 ‎"데이비드는 조종사를 넘겨받고 ‎아이를 풀어줬다" 146 00:12:05,123 --> 00:12:06,883 ‎비행기를 타고 나서 147 00:12:08,283 --> 00:12:12,363 ‎새로 인질이 된 조종사한테 ‎총을 겨눴어 148 00:12:13,563 --> 00:12:18,723 ‎살아서 그 상황을 ‎넘기고 싶단 생각뿐이었어 149 00:12:18,803 --> 00:12:20,643 ‎서로 총질할 필요 없이 말이야 150 00:12:22,043 --> 00:12:24,523 ‎"비행 계획을 완료 처리할 것 ‎몬태나 항공국" 151 00:12:24,603 --> 00:12:28,203 ‎조종사가 비행기 시동을 거느라 ‎30분 정도를 썼는데 152 00:12:28,883 --> 00:12:32,363 ‎그러는 동안에 153 00:12:32,963 --> 00:12:34,763 ‎나 모르게 154 00:12:35,723 --> 00:12:38,763 ‎부보안관들이 ‎기체 아래로 접근해서 155 00:12:38,843 --> 00:12:41,083 ‎타이어의 바람을 빼고 있었지 156 00:12:42,203 --> 00:12:44,563 ‎그 비행기로는 아무 데도 ‎못 가는 거였어 157 00:12:45,843 --> 00:12:49,043 ‎"협상가들이 데이비드와 ‎교섭하는 동안" 158 00:12:49,123 --> 00:12:52,803 ‎"경찰 저격수들이 ‎이륙장 주변에 위치를 잡았다" 159 00:12:58,523 --> 00:13:03,203 ‎협상 과정에서 ‎보안관이랑 얘기하다 보니 160 00:13:03,283 --> 00:13:06,083 ‎몸을 비행기 출입구 바깥으로 ‎내밀게 됐어 161 00:13:06,603 --> 00:13:08,163 ‎"멈춤, 활주로 사용 중 ‎출입 금지" 162 00:13:08,243 --> 00:13:10,523 ‎한번은 밖으로 몸을 내밀었는데 163 00:13:10,603 --> 00:13:13,763 ‎50m 정도 거리에 있던 저격수가 164 00:13:13,843 --> 00:13:16,043 ‎날 명중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165 00:13:17,443 --> 00:13:19,043 ‎발포했어 166 00:13:23,723 --> 00:13:28,523 ‎"데이비드는 ‎가슴에 총격을 당했다" 167 00:13:28,603 --> 00:13:32,123 ‎"하지만 의식을 잃지는 않았다" 168 00:13:34,723 --> 00:13:36,603 ‎난 심하게 다쳤지 169 00:13:38,483 --> 00:13:40,963 ‎일이 잘 풀리긴 글렀단 걸 알았어 170 00:13:43,803 --> 00:13:45,923 ‎금방 죽겠다 싶더라고 171 00:13:48,203 --> 00:13:50,803 ‎내 인생이 끝나기 직전이었어 172 00:13:54,003 --> 00:13:57,083 ‎조종사를 쏴야겠다고 생각했지 173 00:13:58,123 --> 00:14:00,283 ‎혼자만 죽을 순 없잖아 174 00:14:01,803 --> 00:14:06,083 ‎그 외로운 기분이 싫었어 175 00:14:08,763 --> 00:14:12,203 ‎심사숙고한 것도 아니고 176 00:14:12,283 --> 00:14:15,003 ‎무슨 심오한 뜻이 있어서 ‎그랬던 것도 아니야 177 00:14:18,723 --> 00:14:21,683 ‎그냥 혼자 가기 억울했던 거지 178 00:14:33,083 --> 00:14:38,683 ‎"데이비드는 조종사 슈라이억의 ‎머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" 179 00:14:44,363 --> 00:14:50,523 ‎"슈라이억은 즉사했다" 180 00:14:53,083 --> 00:14:55,203 ‎조종사를 쏘고 나서 181 00:14:56,163 --> 00:15:00,163 ‎총을 내려놓고 ‎비행기에서 나가기 시작했어 182 00:15:01,763 --> 00:15:03,763 ‎그다음에 의식을 잃었지 183 00:15:06,643 --> 00:15:11,403 ‎나오던 중에 비행기 출입문에서 ‎또 한 번 총을 맞았나 봐 184 00:15:11,923 --> 00:15:15,123 ‎직사 거리에서 뒤통수에 맞았지 185 00:15:16,003 --> 00:15:19,083 ‎뒤통수에 총을 맞고도 ‎살아남는 사람은 흔치 않아 186 00:15:20,363 --> 00:15:22,563 ‎근데 난 38년이 지나도 ‎이렇게 멀쩡해 187 00:15:23,283 --> 00:15:24,963 ‎무슨 조화인지 188 00:15:25,643 --> 00:15:28,323 ‎이런 말을 하고 웃는 걸 보면 ‎나도 정상은 아니지 189 00:15:31,603 --> 00:15:36,603 ‎"데이비드는 10일간 혼수상태였다" 190 00:15:43,203 --> 00:15:48,163 ‎"8개월 후, 데이비드는 재판이 ‎가능한 상태로 간주됐다" 191 00:15:53,163 --> 00:15:56,203 ‎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어 192 00:15:57,323 --> 00:16:01,683 ‎말로만 후회하는 것처럼 ‎보일지도 모르지만 193 00:16:02,403 --> 00:16:04,043 ‎믿어줘, 진심이야 194 00:16:10,043 --> 00:16:12,123 ‎설마 내가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195 00:16:13,123 --> 00:16:16,723 ‎오늘은 사람 하나 죽여야지 ‎생각했겠냐고 196 00:16:17,683 --> 00:16:20,403 ‎관두고 다시 생각했다면 좋았겠지 197 00:16:20,483 --> 00:16:22,523 ‎근데 안 그랬어 198 00:16:24,963 --> 00:16:26,043 ‎꼭… 199 00:16:26,603 --> 00:16:30,923 ‎감정 처리 칩이 ‎작동을 안 한 거 같아 200 00:16:31,003 --> 00:16:33,643 ‎'스타트렉'의 데이터처럼 말이야 201 00:16:34,163 --> 00:16:35,243 ‎맙소사 202 00:16:38,683 --> 00:16:40,203 ‎피도 눈물도 없는 짓이었어 203 00:16:40,883 --> 00:16:45,443 ‎어른이 되고 나선 ‎감정이 메말라 버렸지 204 00:16:45,523 --> 00:16:47,603 ‎그때는 더더욱 그랬고 205 00:16:50,723 --> 00:16:53,803 ‎난 내 마음속을 ‎들여다보는 게 싫어 206 00:16:55,043 --> 00:16:58,523 ‎싫다기보단 ‎안 한다는 표현이 맞겠지 207 00:17:00,563 --> 00:17:02,483 ‎들여다봐 봤자 ‎맘에 드는 게 없거든 208 00:17:08,683 --> 00:17:11,123 ‎그날은 제대로 된 게 ‎하나도 없었어 209 00:17:17,963 --> 00:17:19,603 ‎아니, 꼭 그렇진 않지 210 00:17:19,683 --> 00:17:21,243 ‎제대로 된 일도 있긴 해 211 00:17:21,323 --> 00:17:24,603 ‎그 조종사가 ‎애를 대신하겠다고 나섰잖아 212 00:17:24,683 --> 00:17:26,603 ‎인질 노릇을 자청했지 213 00:17:27,603 --> 00:17:30,923 ‎그날 제대로 된 일이라곤 ‎그게 다였어 214 00:17:32,763 --> 00:17:35,363 ‎지금 당장 눈물을 ‎쥐어 짜낼 수만 있다면 215 00:17:35,923 --> 00:17:36,923 ‎그러고 싶어 216 00:17:38,323 --> 00:17:39,603 ‎근데 그게 안 돼 217 00:18:15,203 --> 00:18:16,163 ‎"몬태나주 플랫헤드강" 218 00:18:16,243 --> 00:18:17,643 ‎아버지가 보고 싶어요 219 00:18:18,923 --> 00:18:22,043 ‎38년이나 됐는데 ‎이런 말 좀 쑥스럽네요 220 00:18:24,483 --> 00:18:28,443 ‎돌아가신 부모님은 ‎나이랑 상관없이 그리운 법이에요 221 00:18:32,363 --> 00:18:36,523 ‎전 해리 리 슈라이억의 아들 ‎조지 슈라이억입니다 222 00:18:40,843 --> 00:18:43,683 ‎아버지의 죽음은 ‎아주 오랜 시간 동안 223 00:18:44,363 --> 00:18:51,323 ‎우리 가족 모두에게 ‎큰 시련이었어요 224 00:18:53,163 --> 00:18:57,723 ‎제 자식들이랑 손주들은 ‎아버지를 알 기회조차 없었고요 225 00:18:58,283 --> 00:19:01,123 ‎우린 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알았고 ‎지금도 기억하지만 226 00:19:01,603 --> 00:19:02,443 ‎애들은 아니죠 227 00:19:04,123 --> 00:19:07,323 ‎제 아들들이 아버지를 ‎본받았다면 좋았을 텐데요 228 00:19:08,803 --> 00:19:11,643 ‎그런 게 안타까워요 229 00:19:12,443 --> 00:19:13,403 ‎네 230 00:19:20,723 --> 00:19:24,043 ‎아버지는 오하이오의 ‎보잘것없는 집안 출신이었죠 231 00:19:24,883 --> 00:19:30,163 ‎어려서부터 피터 팬처럼 ‎날고 싶다는 꿈을 키우셨어요 232 00:19:31,003 --> 00:19:35,003 ‎그래서 20살 때 233 00:19:35,083 --> 00:19:38,003 ‎육군 항공대의 사관학교에 ‎들어가셨죠 234 00:19:40,563 --> 00:19:43,203 ‎아버지는 30년간 군에 몸담으며 235 00:19:43,723 --> 00:19:48,123 ‎제이 차 세계 대전, 한국 전쟁 ‎베트남전에 참전하셨어요 236 00:19:48,963 --> 00:19:50,643 ‎51세 때 전역하셨죠 237 00:19:52,763 --> 00:19:55,963 ‎수많은 전투에 참전한 공으로 ‎훈장을 받으셨고요 238 00:19:59,323 --> 00:20:00,923 ‎아버지는 유능한 조종사였어요 239 00:20:04,603 --> 00:20:07,483 ‎"사건 당일 해리 슈라이억은" 240 00:20:07,563 --> 00:20:11,803 ‎"아내에게 쓴 쪽지를 ‎집에 남기고 왔다" 241 00:20:16,843 --> 00:20:20,883 ‎어머니가 집을 비워서 ‎아버지는 주방에 쪽지를 남겼어요 242 00:20:22,043 --> 00:20:24,323 ‎어머니의 애칭은 디 ‎아버지의 애칭은 리였죠 243 00:20:27,963 --> 00:20:30,803 ‎'도시 남부에서 ‎인질극이 발생했대' 244 00:20:32,403 --> 00:20:35,083 ‎'현장을 지휘할 보안관을 ‎비행기로 데려다줘야 해' 245 00:20:36,283 --> 00:20:37,123 ‎'리' 246 00:20:45,163 --> 00:20:47,163 ‎"겨우 한 시간이 지난 후" 247 00:20:47,243 --> 00:20:50,523 ‎"해리 슈라이억은 ‎총을 맞고 숨졌다" 248 00:20:57,003 --> 00:21:01,203 ‎몇 년 동안은 ‎화를 주체할 수 없었어요 249 00:21:02,883 --> 00:21:06,523 ‎아내는 제가 아직도 화가 많이 ‎나 있다지만, 그 정도는 아니에요 250 00:21:06,603 --> 00:21:08,443 ‎더 객관적으로 보게 됐죠 251 00:21:09,283 --> 00:21:13,003 ‎키스는 스스로 ‎자신과 창조주를 상대해야 해요 252 00:21:15,443 --> 00:21:17,523 ‎키스는 아주 영리한 사람이에요 253 00:21:17,603 --> 00:21:22,203 ‎성인으로서 도덕적이고 ‎윤리적인 판단을 할 수도 있었어요 254 00:21:23,803 --> 00:21:27,563 ‎키스는 죄책감을 느낀다지만 255 00:21:28,083 --> 00:21:32,403 ‎그 사람 과거를 생각하면 ‎전 그 말을 못 믿겠어요 256 00:21:34,323 --> 00:21:35,443 ‎키스는 작정하고 쐈죠 257 00:21:35,523 --> 00:21:39,043 ‎그 사건은 그날 하루에 ‎갑자기 일어난 게 아니라 258 00:21:39,123 --> 00:21:42,283 ‎10년 동안 서서히 쌓인 게 ‎운명적인 파국을 만든 겁니다 259 00:21:56,083 --> 00:21:59,403 ‎"몬태나주 미줄라" 260 00:22:08,443 --> 00:22:13,003 ‎누군가의 행동을 용서하는 건 ‎개인의 판단입니다 261 00:22:14,763 --> 00:22:16,283 ‎용서 못 하는 사람도 있지만 262 00:22:16,363 --> 00:22:20,123 ‎용서함으로써 영혼을 ‎정화하는 사람도 있죠 263 00:22:25,803 --> 00:22:29,123 ‎내 동생이 이렇게 된 건 ‎어린 시절 때문이에요 264 00:22:31,323 --> 00:22:33,643 ‎어릴 때 그렇게 자라지 않았다면 265 00:22:33,723 --> 00:22:36,963 ‎교도소에 갈 일은 없었을 겁니다 266 00:22:42,523 --> 00:22:44,163 ‎난 브루스 키스입니다 267 00:22:44,683 --> 00:22:47,043 ‎데이비드 키스의 형이죠 268 00:22:53,683 --> 00:22:55,123 ‎"사건이 일어난 후" 269 00:22:55,203 --> 00:22:59,283 ‎"브루스는 데이비드의 중환자실에 ‎가장 먼저 온 사람 중 하나였다" 270 00:23:00,883 --> 00:23:02,723 ‎병실에서 데이비드를 봤는데 271 00:23:02,803 --> 00:23:04,523 ‎온몸에 튜브랑 전선이 연결돼 있고 272 00:23:04,603 --> 00:23:07,563 ‎심장 박동이 표시된 모니터가 ‎놓여 있었죠 273 00:23:07,643 --> 00:23:12,043 ‎가까운 가족이 위중한 모습을 보니 ‎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어요 274 00:23:12,523 --> 00:23:15,683 ‎TV에서 종종 보는 장면이지만 275 00:23:15,763 --> 00:23:20,163 ‎현실에서 직접 그런 모습을 보니 ‎마음이 괴로웠죠 276 00:23:24,523 --> 00:23:30,043 ‎"데이비드는 수차례에 걸쳐 ‎생사를 넘나드는 수술을 받았다" 277 00:23:35,483 --> 00:23:38,723 ‎데이비드는 그대로 ‎영영 못 깨어날 수도 있었어요 278 00:23:38,803 --> 00:23:41,123 ‎생명 유지 장치를 달고 있었죠 279 00:23:41,203 --> 00:23:46,243 ‎그런데 얼마 후 그 애의 ‎재판 날짜가 잡혔다더군요 280 00:23:46,763 --> 00:23:50,843 ‎외상에서 어느 정도 ‎회복됐다는 얘기였죠 281 00:23:50,923 --> 00:23:54,563 ‎그 애가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‎상태가 되도록 기다렸던 겁니다 282 00:23:55,483 --> 00:23:57,603 ‎데이비드는 ‎엄청난 부담에 시달렸어요 283 00:23:57,683 --> 00:24:03,403 ‎판사 앞에서 그런 끔찍한 짓을 ‎저지른 죗값을 받아야 했으니까요 284 00:24:05,483 --> 00:24:07,643 ‎"데이비드는 ‎해리 슈라이억을 살해하고" 285 00:24:07,723 --> 00:24:11,163 ‎"윌리엄 크로즈 주니어를 ‎납치한 죄로 재판을 받게 됐다" 286 00:24:11,243 --> 00:24:15,963 ‎"데이비드는 사형을 ‎선고받을 가능성이 있었다" 287 00:24:24,323 --> 00:24:27,963 ‎"데이비드는 혐의에 ‎이의를 제기하지 않고" 288 00:24:28,043 --> 00:24:30,803 ‎"재판에 대한 권리를 포기했다" 289 00:24:33,123 --> 00:24:37,243 ‎그 애가 법정에 서서 ‎혐의에 유죄임을 인정하는 걸 보고 290 00:24:37,323 --> 00:24:39,483 ‎왜 그랬는지 알 수 있었어요 291 00:24:41,203 --> 00:24:43,723 ‎책임을 지려던 거죠 292 00:24:46,803 --> 00:24:48,283 ‎법정에 앉아서 293 00:24:48,363 --> 00:24:52,763 ‎판사가 형을 선고하는 걸 들었는데 294 00:24:52,843 --> 00:24:57,083 ‎그때 판사가 이렇게 말했던 게 ‎또렷이 생각나요 295 00:24:57,603 --> 00:25:00,483 ‎'자네는 감당 못 할 일을 ‎저지른 거야' 296 00:25:03,363 --> 00:25:05,043 ‎"1985년 4월 10일" 297 00:25:05,123 --> 00:25:09,083 ‎"데이비드는 두 건의 범죄에 대해 ‎각각 사형을 선고받았다" 298 00:25:14,603 --> 00:25:19,003 ‎같은 재판에서 한 사람에게 ‎사형을 두 번이나 선고한다니 299 00:25:19,083 --> 00:25:20,963 ‎그런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어요 300 00:25:23,083 --> 00:25:26,203 ‎데이비드가… 301 00:25:27,603 --> 00:25:31,723 ‎판사한테 선고받은 형량은 302 00:25:32,563 --> 00:25:34,843 ‎부적절했다고 봅니다 303 00:25:36,203 --> 00:25:40,443 ‎처벌로 사람을 죽이는 게 ‎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일까요? 304 00:25:42,323 --> 00:25:45,803 ‎최근에 사형을 집행한 적이 ‎있는지도 모르겠어요 305 00:25:46,363 --> 00:25:47,323 ‎아무튼… 306 00:25:50,483 --> 00:25:54,283 ‎다시는 감옥 밖에선 그 애를 ‎볼 수 없다는 건 확실하죠 307 00:26:06,683 --> 00:26:09,963 ‎그 애는 자기의 죄를 알고 ‎유죄를 인정하기로 했어요 308 00:26:10,043 --> 00:26:13,603 ‎자신과 재판정에 ‎정직했다는 뜻이죠 309 00:26:14,803 --> 00:26:18,163 ‎그 애는 절대로 그렇게 한 걸 ‎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310 00:26:20,483 --> 00:26:23,803 ‎전부 자기가 ‎자초한 일이란 걸 아니까요 311 00:26:24,323 --> 00:26:27,603 ‎자기 행동에 가혹한 대가를 ‎치르고 있단 것도 알죠 312 00:26:28,123 --> 00:26:30,963 ‎그런데도 그 애가 ‎이 사회에 위협적인 존재일까요? 313 00:26:31,043 --> 00:26:32,643 ‎난 아니라고 봅니다 314 00:26:34,243 --> 00:26:37,523 ‎그 애가 석방돼서 ‎잘 사는 걸 보고 싶어요 315 00:26:38,443 --> 00:26:39,883 ‎그럴 수 있을 겁니다 316 00:26:54,763 --> 00:26:57,963 ‎"몬태나주 폴슨" 317 00:27:03,643 --> 00:27:06,443 ‎피고인이 무고할 가능성도 없었고 318 00:27:07,043 --> 00:27:08,963 ‎누가 범인인지도 자명했어요 319 00:27:09,483 --> 00:27:11,603 ‎신원을 오인한 것도 아니었죠 320 00:27:11,683 --> 00:27:13,283 ‎"20 재판구 재판정" 321 00:27:13,363 --> 00:27:16,403 ‎아일랜드인은 ‎흑백을 못 본다는 말이 있잖아요 322 00:27:16,483 --> 00:27:19,163 ‎대신 그 사이의 ‎모든 색깔을 본다고요 323 00:27:19,243 --> 00:27:20,203 ‎저도 그게 문제예요 324 00:27:20,283 --> 00:27:23,643 ‎이런 사건을 ‎흑백논리로 보질 못하죠 325 00:27:26,283 --> 00:27:27,603 ‎전 짐 맨리입니다 326 00:27:27,683 --> 00:27:30,843 ‎사건이 처리된 사법 관할 구역인 327 00:27:30,923 --> 00:27:35,723 ‎20 재판구의 지방법원 판사예요 328 00:27:37,403 --> 00:27:44,363 ‎"짐 맨리는 데이비드의 ‎선고 공판 당시 검사였다" 329 00:27:45,123 --> 00:27:47,123 ‎"몬태나주 인장" 330 00:27:48,723 --> 00:27:52,403 ‎데이비드 캐머런 키스는 ‎이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죠 331 00:27:52,483 --> 00:27:54,003 ‎바로 저 테이블에서요 332 00:27:57,163 --> 00:28:01,043 ‎판사가 형을 선고했을 때 333 00:28:01,123 --> 00:28:05,483 ‎키스는 특별한 발언이나 ‎반응이 없었던 거로 기억해요 334 00:28:06,483 --> 00:28:08,523 ‎격한 감정도 보이지 않았죠 335 00:28:10,003 --> 00:28:12,363 ‎재판 과정 전체에 걸쳐 336 00:28:12,443 --> 00:28:16,043 ‎시종일관 해탈한 모습으로 ‎앉아 있었어요 337 00:28:16,723 --> 00:28:18,883 ‎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338 00:28:18,963 --> 00:28:22,043 ‎곧 중형을 선고받을 사람이라고는 ‎상상도 못 했을 겁니다 339 00:28:25,923 --> 00:28:29,203 ‎사형 선고가 ‎유력하다는 걸 알면서도 340 00:28:29,283 --> 00:28:32,923 ‎피고인이 유죄를 ‎인정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요 341 00:28:33,003 --> 00:28:34,283 ‎죽고 싶은 거라면 모를까요 342 00:28:36,203 --> 00:28:37,923 ‎그래서 놀랍긴 했지만 343 00:28:38,003 --> 00:28:41,123 ‎키스에겐 방어의 여지도 없었죠 344 00:28:42,243 --> 00:28:46,723 ‎키스의 살인죄는 ‎사형 양형 기준에 부합했거든요 345 00:28:47,643 --> 00:28:52,563 ‎시대를 불문하고 징벌은 ‎인간 사회에 늘 필요한 요소였고 346 00:28:53,203 --> 00:28:57,323 ‎저도 부분적으로는 ‎그 필요에 공감합니다 347 00:28:57,403 --> 00:28:58,523 ‎반면에 348 00:28:59,083 --> 00:29:05,363 ‎사형 제도가 살인 사건 발생률을 ‎감소시키진 않았어요 349 00:29:05,883 --> 00:29:12,243 ‎하지만 입법부가 ‎해당 법을 만든 의도대로 350 00:29:12,323 --> 00:29:14,643 ‎법조문과 그 정신을 적용한다면 351 00:29:16,763 --> 00:29:20,883 ‎지금의 저도 키스에게 ‎사형을 선고했을 겁니다 352 00:29:20,963 --> 00:29:25,803 ‎개인적으로 사형 제도를 ‎찬성하진 않지만요 353 00:29:27,643 --> 00:29:33,763 ‎"판사, 1984년 납치 살인범의 ‎사형 집행일 확정" 354 00:29:34,283 --> 00:29:39,723 ‎"데이비드의 사형 집행일이 ‎1988년 12월 1일로 정해졌다" 355 00:29:39,803 --> 00:29:44,643 ‎"유죄 판결을 받은 날로부터 ‎약 4년 후였다" 356 00:29:45,483 --> 00:29:50,283 ‎"레이크 카운티 법원" 357 00:29:50,923 --> 00:29:53,763 ‎"데이비드의 사형 집행 예정일을 ‎몇 주 앞두고" 358 00:29:53,843 --> 00:29:57,603 ‎"데이비드의 변호인단은 ‎주지사에게 직접 선처를 호소했다" 359 00:29:59,763 --> 00:30:03,603 ‎스윈던 주지사는 사건을 검토하고 ‎관련자들 모두와 대화한 후 360 00:30:03,683 --> 00:30:07,603 ‎교도소를 방문해 ‎직접 키스를 만나서 361 00:30:07,683 --> 00:30:10,323 ‎한동안 얘기를 나눴어요 362 00:30:10,403 --> 00:30:14,843 ‎제가 알기로 ‎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키스는 363 00:30:14,923 --> 00:30:16,363 ‎기독교인이 돼 있었고 364 00:30:16,443 --> 00:30:19,683 ‎고등학생들에게 ‎범죄와 마약 문제에 대해 365 00:30:19,763 --> 00:30:22,243 ‎경험담을 들려주기도 했죠 366 00:30:22,323 --> 00:30:26,203 ‎키스는 뉘우치고 있다며 ‎주지사를 설득했어요 367 00:30:26,283 --> 00:30:28,963 ‎"C. B. 맥닐 재판정" 368 00:30:29,043 --> 00:30:30,803 ‎주지사는 모든 상황을 따져 보고 369 00:30:30,883 --> 00:30:35,803 ‎사형을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‎감형했습니다 370 00:30:35,883 --> 00:30:37,203 ‎"몬태나 살인범, 사형 집행 취소" 371 00:30:37,283 --> 00:30:40,603 ‎몬태나 주지사가 그렇게 ‎직접 나서서 감형을 지시하는 건 372 00:30:40,683 --> 00:30:42,403 ‎제가 알기론 처음 있는 일이었죠 373 00:30:49,003 --> 00:30:54,283 ‎제가 봤을 때 데이비드 키스는 ‎여러 개의 얼굴을 갖고서 374 00:30:54,843 --> 00:30:59,323 ‎상대와 상황에 따라 ‎다른 얼굴을 내보이는 인물이에요 375 00:30:59,403 --> 00:31:03,043 ‎어떤 게 진짜 데이비드 키스인지는 ‎저도 모르죠 376 00:31:04,043 --> 00:31:10,003 ‎하지만 키스가 진심으로 ‎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있고 377 00:31:10,603 --> 00:31:16,163 ‎피해자 가족도 의견을 같이한다면 378 00:31:16,243 --> 00:31:20,883 ‎이 시점에서 키스가 가석방을 ‎받는 데 반대하진 않을 겁니다 379 00:31:44,163 --> 00:31:48,443 ‎"워싱턴주 스포캔" 380 00:32:04,883 --> 00:32:06,723 ‎아빠를 생각하면 381 00:32:07,363 --> 00:32:08,443 ‎자랑스러워요 382 00:32:09,163 --> 00:32:12,763 ‎아빠의 실수가 ‎자랑스럽다는 말이 아니에요 383 00:32:13,723 --> 00:32:16,723 ‎그런 일을 겪으면서도 ‎최선을 다해 384 00:32:17,243 --> 00:32:20,243 ‎우리를 사랑하셨다는 게 ‎자랑스러운 거죠 385 00:32:22,643 --> 00:32:26,163 ‎아버지는 어떻게 봐도 386 00:32:26,243 --> 00:32:29,243 ‎폭력적인 사람이 아니었어요 387 00:32:29,323 --> 00:32:32,483 ‎안타까운 일이지만 ‎마약 중독자가 절박한 상황이 되면 388 00:32:32,563 --> 00:32:33,763 ‎"캐머런 키스 ‎데이비드의 아들" 389 00:32:33,843 --> 00:32:39,123 ‎약을 구하려고 ‎무슨 짓이든 하는 경우가 있죠 390 00:32:39,203 --> 00:32:41,283 ‎그 사람들에겐 ‎살기 위한 몸부림인 거예요 391 00:32:43,003 --> 00:32:45,243 ‎전 확실하게 알아요 392 00:32:45,323 --> 00:32:47,163 ‎"트레이시 허드슨 ‎데이비드의 의붓딸" 393 00:32:47,243 --> 00:32:51,803 ‎아버지는 계획적이었던 것도 ‎악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… 394 00:32:53,763 --> 00:32:58,923 ‎너무나 당황하고 다급한 나머지 ‎우발적으로 그랬던 거예요 395 00:33:03,643 --> 00:33:08,403 ‎"아버지가 수감될 때 캐머런은 2살 ‎트레이시는 9살이었다" 396 00:33:08,483 --> 00:33:12,323 ‎"두 사람은 정기적으로 ‎아버지를 면회한다" 397 00:33:17,363 --> 00:33:19,883 ‎아마 이게 유일하게 398 00:33:20,563 --> 00:33:23,443 ‎아버지랑 제가 ‎같이 찍은 사진일 거예요 399 00:33:23,523 --> 00:33:29,363 ‎확대해서 위층으로 가는 ‎계단에 걸어 놨죠 400 00:33:32,643 --> 00:33:35,883 ‎아버지는 교도소에서만 ‎만나서 얘기해 봤어요 401 00:33:36,563 --> 00:33:40,443 ‎내내 감옥에 계시면서도 ‎저한테 참 잘 해주셨어요 402 00:33:42,803 --> 00:33:48,083 ‎그만큼 감옥에 오래 있었는데도 403 00:33:49,523 --> 00:33:52,523 ‎아버지처럼 긍정적이면서 404 00:33:52,603 --> 00:33:56,203 ‎의미 있는 일을 ‎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 못 봤어요 405 00:33:56,283 --> 00:33:58,163 ‎아버지는 늘… 406 00:33:59,483 --> 00:34:03,283 ‎제 삶에 함께하고 ‎제 관심사를 알고 싶어 하고 407 00:34:03,363 --> 00:34:05,443 ‎제 아이들의 사진을 ‎보고 싶어 하시죠 408 00:34:08,323 --> 00:34:10,763 ‎아버지랑은 거의 매주 이야기해요 409 00:34:13,843 --> 00:34:17,483 ‎누구나 과거의 실수와 상관없이 410 00:34:18,323 --> 00:34:20,003 ‎새로운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어요 411 00:34:20,083 --> 00:34:23,123 ‎뭐가 어찌 됐든 인간이잖아요 412 00:34:26,363 --> 00:34:30,723 ‎그만큼 계셨으면 죗값은 ‎충분히 치렀다고 생각하지만 413 00:34:32,883 --> 00:34:36,043 ‎사람을 죽인 만큼 ‎쉬운 문제가 아니겠죠 414 00:34:37,523 --> 00:34:39,563 ‎피해자랑 가족들에 대해선 ‎생각 못 해봤어요 415 00:34:40,203 --> 00:34:41,363 ‎지금까지도요 416 00:34:42,203 --> 00:34:45,163 ‎전 그때 겨우 9살이었고 417 00:34:45,683 --> 00:34:47,563 ‎그 나이엔 무리였죠 418 00:34:47,643 --> 00:34:52,603 ‎우리도 힘든 중에 피해자와 유족을 ‎생각할 여유가 없었어요 419 00:34:55,763 --> 00:34:58,843 ‎유족들이 아버지를 만나서 ‎얘기해 본다면 420 00:34:59,443 --> 00:35:02,243 ‎용서할 거라고 믿어요 421 00:35:06,603 --> 00:35:08,363 ‎"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‎모든 것을 믿으며" 422 00:35:08,443 --> 00:35:10,123 ‎"모든 것을 바라며 ‎모든 것을 견디느니라" 423 00:35:10,203 --> 00:35:11,043 ‎"고린도전서 13:7" 424 00:35:18,683 --> 00:35:23,803 ‎"몬태나주 폴슨" 425 00:35:26,483 --> 00:35:30,843 ‎데이비드 키스랑 ‎대화하는 건 흥미로웠어요 426 00:35:32,363 --> 00:35:36,083 ‎살인범을 여럿 만나봤지만 427 00:35:36,643 --> 00:35:40,363 ‎데이비드는 전형적인 ‎살인범 타입은 아니었죠 428 00:35:42,083 --> 00:35:44,563 ‎시내 식당에서 ‎데이비드를 마주쳤다면 429 00:35:45,163 --> 00:35:48,923 ‎정상적이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‎생각했을 겁니다 430 00:35:51,683 --> 00:35:53,763 ‎데이비드는 미숙하고 ‎무지했던 게 아니에요 431 00:35:53,843 --> 00:35:56,323 ‎그냥 잘못된 판단을 한 겁니다 432 00:35:58,483 --> 00:36:03,403 ‎전 데니스 존스예요 ‎미줄리언이란 신문의 기자였죠 433 00:36:03,483 --> 00:36:05,403 ‎"미줄리언 ‎인질극과 총격전으로 조종사 사망" 434 00:36:05,483 --> 00:36:10,683 ‎공항에서 키스와 슈라이억 사태가 ‎발생한 당시부터 435 00:36:10,763 --> 00:36:15,043 ‎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‎취재를 계속했었습니다 436 00:36:15,123 --> 00:36:17,043 ‎"살인범의 증언" 437 00:36:17,123 --> 00:36:19,963 ‎데이비드는 운 나쁜 하루였다지만 438 00:36:20,043 --> 00:36:21,443 ‎그런 표현으론 부족하죠 439 00:36:24,163 --> 00:36:27,763 ‎"데니스 존스는 총격 당일 ‎사건 현장에 있었고" 440 00:36:27,843 --> 00:36:31,003 ‎"이후 병원과 교도소에서 ‎데이비드를 인터뷰했다" 441 00:36:31,083 --> 00:36:35,243 ‎"두 사람은 수년간 ‎연락을 지속했었다" 442 00:36:38,003 --> 00:36:41,003 ‎데이비드를 셀 수도 없이 ‎여러 번 인터뷰했어요 443 00:36:41,083 --> 00:36:44,843 ‎데이비드가 편지를 보내와서 ‎계속 관계가 유지됐었죠 444 00:36:46,443 --> 00:36:49,843 ‎다른 사람들도 데이비드를 ‎인터뷰한 적이 있는지 445 00:36:50,443 --> 00:36:53,443 ‎저만큼 가깝게 지낸 사람이 ‎또 있는진 모르겠지만 446 00:36:53,523 --> 00:36:58,363 ‎어느 시점부터 데이비드는 ‎저하고만 얘기하겠다고 했어요 447 00:37:00,883 --> 00:37:04,523 ‎편지로 자기 심경에 대해 ‎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었죠 448 00:37:04,603 --> 00:37:07,603 ‎데이비드는 아주 솔직했고 449 00:37:08,123 --> 00:37:09,723 ‎전부 다… 450 00:37:10,723 --> 00:37:12,483 ‎정직하게 말하는 것 같았어요 451 00:37:12,563 --> 00:37:17,563 ‎누구한테 잘 보이려는 의도로 ‎그랬던 것 같지는 않아요 452 00:37:18,243 --> 00:37:22,723 ‎데이비드는 자기가 저지른 일을 ‎뉘우치고 있다고 봅니다 453 00:37:22,803 --> 00:37:27,643 ‎죄책감을 표현하려고 ‎편지를 썼던 게 아닌가 싶어요 454 00:37:39,043 --> 00:37:41,363 ‎난 자신을 속여 왔어 455 00:37:42,723 --> 00:37:45,643 ‎그런 지 십 년도 넘었을걸 456 00:37:46,243 --> 00:37:48,723 ‎실은 모두를 속여 왔지 457 00:37:49,643 --> 00:37:51,803 ‎유죄를 인정하고 법정에 나간 것도 458 00:37:52,403 --> 00:37:54,723 ‎재판부에 선처를 ‎구하려던 목적이었어 459 00:37:54,803 --> 00:37:58,403 ‎재판 결과에 일말의 관용을 ‎기대했던 거야 460 00:37:59,963 --> 00:38:03,563 ‎덕분에 판사는 시간과 비용 등등을 ‎절약할 수 있었잖아 461 00:38:04,163 --> 00:38:07,043 ‎확실하게 죄를 인정했으니까 462 00:38:07,123 --> 00:38:08,723 ‎사형까진 안 가지 않을까 싶었어 463 00:38:10,643 --> 00:38:13,323 ‎온통 내 생각뿐이었지 464 00:38:16,163 --> 00:38:18,643 ‎내가 충분히 벌을 받았냐고? 465 00:38:19,443 --> 00:38:23,443 ‎법원에선 아니라고 보는 거 같아 466 00:38:25,803 --> 00:38:27,763 ‎내가 무슨 말을 하겠어 467 00:38:27,843 --> 00:38:31,483 ‎솔직히 난 필요 이상으로 ‎벌을 받았다고 봐 468 00:38:32,523 --> 00:38:36,003 ‎내 뒤통수에 난 총구멍을 ‎봤어야 해 469 00:38:36,923 --> 00:38:39,803 ‎직사 거리에서 ‎뒤통수에 총을 맞았다니까 470 00:38:41,283 --> 00:38:45,043 ‎아무래도 그건 너무했던 거 같아 471 00:38:46,203 --> 00:38:48,603 ‎자기 합리화라고 할 수도 있겠지 472 00:38:48,683 --> 00:38:50,843 ‎결국은 내가 벌인 일이니까 473 00:38:51,883 --> 00:38:53,803 ‎어쩌겠어 474 00:38:58,563 --> 00:39:01,843 ‎정말 오랜만에 ‎데이비드 키스의 얘기를 듣네요 475 00:39:03,683 --> 00:39:05,203 ‎내가 맞게 이해했다면 476 00:39:05,963 --> 00:39:07,483 ‎키스의 말은 477 00:39:08,363 --> 00:39:13,483 ‎사형을 피하려고 ‎유죄를 인정했다는 소리네요 478 00:39:14,923 --> 00:39:17,123 ‎방금 그게 동기였다고 했잖아요 479 00:39:17,203 --> 00:39:20,963 ‎당시에만 해도 ‎책임을 지려는 것처럼 말했죠 480 00:39:24,683 --> 00:39:25,723 ‎하지만 481 00:39:26,483 --> 00:39:29,363 ‎모든 말에는 ‎행간이란 게 있는 법이에요 482 00:39:29,443 --> 00:39:34,323 ‎어쩌면 책임을 지려던 것도 ‎어느 정도는 사실이고 483 00:39:34,403 --> 00:39:40,563 ‎한편으론 자기 말처럼 ‎노림수도 있었겠죠 484 00:39:40,643 --> 00:39:42,283 ‎사형만은 피하자는 심정으로요 485 00:39:43,483 --> 00:39:45,283 ‎이런 말을 들으니 키스가 꼭… 486 00:39:46,963 --> 00:39:49,003 ‎예전으로 되돌아간 거 같아요 487 00:39:52,203 --> 00:39:54,043 ‎좀 더 공격적으로 변했어요 488 00:39:54,603 --> 00:39:58,323 ‎당시 상황을 곱씹을 시간이 ‎많았기 때문이었을까요 489 00:39:59,963 --> 00:40:01,123 ‎전이랑은 달라졌어요 490 00:40:01,203 --> 00:40:02,923 ‎자기 생각만 하고 있죠 491 00:40:03,443 --> 00:40:06,403 ‎슈라이억 씨나 유족은 ‎안중에 없고요 492 00:40:08,123 --> 00:40:10,363 ‎그런 면에서 실망스럽습니다 493 00:40:21,963 --> 00:40:25,963 ‎"몬태나주 화이트피시" 494 00:40:26,963 --> 00:40:32,243 ‎"슈라이억 가족" 495 00:40:41,283 --> 00:40:45,323 ‎"조지는 데이비드가 유죄를 ‎인정한 공판에 참석했고" 496 00:40:45,403 --> 00:40:50,283 ‎"그 이후로는 데이비드가 ‎얘기하는 걸 들은 적이 없다" 497 00:40:55,123 --> 00:40:57,203 ‎그날은 제대로 된 게 ‎하나도 없었어 498 00:40:58,003 --> 00:40:59,963 ‎아니, 꼭 그렇진 않지 499 00:41:00,043 --> 00:41:01,603 ‎제대로 된 일도 있긴 해 500 00:41:01,683 --> 00:41:05,003 ‎그 조종사가 ‎애를 대신하겠다고 나섰잖아 501 00:41:06,003 --> 00:41:09,123 ‎그날 제대로 된 일이라곤 ‎그게 다였어 502 00:41:10,523 --> 00:41:12,923 ‎지금 당장 눈물을 ‎쥐어 짜낼 수 있다면 503 00:41:13,443 --> 00:41:14,363 ‎그러고 싶어 504 00:41:15,803 --> 00:41:17,003 ‎근데 그게 안 돼 505 00:41:18,923 --> 00:41:24,123 ‎슈라이억 씨를 죽인 걸 ‎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어 506 00:41:24,203 --> 00:41:27,323 ‎그럴 의도는 없었어 507 00:41:28,203 --> 00:41:29,763 ‎5초 전까지도 508 00:41:31,603 --> 00:41:35,683 ‎그 순간엔 누구를 죽이려던 게 ‎아니었단 말이지 509 00:41:36,243 --> 00:41:37,803 ‎난 도망가고 싶을 뿐이었어 510 00:41:38,323 --> 00:41:40,843 ‎몇 시간째 기를 쓰고 ‎도망치려던 거였다고 511 00:41:46,083 --> 00:41:47,403 ‎데이비드 키스는 512 00:41:47,923 --> 00:41:50,643 ‎사람을 해칠 생각은 없었고 ‎도망칠 목적이었다고 하는데요 513 00:41:51,603 --> 00:41:53,083 ‎저로선 믿기 힘드네요 514 00:41:58,163 --> 00:42:01,803 ‎하루 사이에 총을 들고 ‎약국에 들어가서 515 00:42:01,883 --> 00:42:03,643 ‎마약을 훔치고 516 00:42:03,723 --> 00:42:05,403 ‎체포를 피해 도주했죠 517 00:42:06,043 --> 00:42:08,963 ‎가게 주인을 쏴 죽이려고 했고 518 00:42:09,043 --> 00:42:12,083 ‎가게 주인의 아들을 납치해 ‎애한테 총을 겨눴어요 519 00:42:12,163 --> 00:42:13,883 ‎우리 아버지를 인질로 잡았다가 520 00:42:15,123 --> 00:42:17,323 ‎살인을 저질렀죠 521 00:42:17,403 --> 00:42:18,283 ‎단 하루 안에요 522 00:42:19,043 --> 00:42:22,243 ‎10년 동안의 소시오패스 경력에 ‎정점을 찍은 겁니다 523 00:42:22,323 --> 00:42:23,963 ‎"데이비드 키스, 19세 ‎2급 절도죄로 체포" 524 00:42:24,043 --> 00:42:27,723 ‎그 사람은 10년 동안 온갖 범죄로 ‎감방을 드나들었어요 525 00:42:28,243 --> 00:42:29,403 ‎가석방도 받았고요 526 00:42:29,923 --> 00:42:32,283 ‎늘 말재주로 요리조리 ‎처벌을 피해 나갔죠 527 00:42:33,843 --> 00:42:38,003 ‎그렇게 평생 범죄 기술을 ‎갈고 닦은 겁니다 528 00:42:38,523 --> 00:42:41,563 ‎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었어요 529 00:42:41,643 --> 00:42:44,883 ‎"데이비드 키스, 27세 ‎살인죄로 기소" 530 00:42:45,003 --> 00:42:46,843 ‎자기 죄책감을 스스로는 믿을까요? 531 00:42:46,923 --> 00:42:48,883 ‎전 그게 궁금하네요 532 00:42:50,523 --> 00:42:54,003 ‎소시오패스 경향이 강한 데다 533 00:42:54,523 --> 00:42:56,243 ‎말이 번지르르하고 534 00:42:56,923 --> 00:43:01,043 ‎생각을 조리 있게 ‎표현하는 사람이에요 535 00:43:01,123 --> 00:43:02,563 ‎그런 사람 말이 믿어지나요? 536 00:43:03,283 --> 00:43:05,563 ‎전 아니거든요 537 00:43:06,283 --> 00:43:07,563 ‎타고난 사기꾼이에요 538 00:43:08,123 --> 00:43:12,803 ‎특혜를 받기 위해 수를 쓰고 539 00:43:12,883 --> 00:43:17,283 ‎주지사한테 감형받을 수만 있다면 ‎기꺼이 하는 사람이죠 540 00:43:35,923 --> 00:43:40,043 ‎죽는 날까지 슈라이억 씨를 ‎죽인 걸 후회할 거야 541 00:43:41,923 --> 00:43:45,443 ‎그날 이후 반평생 넘는 세월을 ‎여기서 보냈어 542 00:43:46,843 --> 00:43:51,843 ‎너무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543 00:43:52,643 --> 00:43:54,163 ‎감옥에서 허비했지 544 00:43:54,803 --> 00:43:55,763 ‎맞아 545 00:43:56,723 --> 00:43:59,003 ‎내가 벌 받아 마땅한 짓을 했지만 546 00:43:59,083 --> 00:44:00,043 ‎그래도 이건… 547 00:44:00,883 --> 00:44:02,683 ‎난 다르게 살 수도 있다고 548 00:44:04,123 --> 00:44:06,683 ‎"첫 인터뷰를 마치고 3개월 후" 549 00:44:06,763 --> 00:44:11,123 ‎"데이비드 키스는 ‎추가 질문에 응하기로 합의했다" 550 00:44:11,963 --> 00:44:16,963 ‎손주들이 자라는 걸 지켜보면서 551 00:44:17,683 --> 00:44:20,283 ‎그 애들이 엇나가지 않게 ‎해주고 싶어 552 00:44:21,683 --> 00:44:23,363 ‎이젠 사람들을 정직하게 ‎대할 수 있어 553 00:44:25,203 --> 00:44:26,683 ‎정직하게 대하고 싶어 554 00:44:26,763 --> 00:44:28,923 ‎그럴 수 있고, 그러고 싶다고 555 00:44:38,003 --> 00:44:39,923 ‎자기 죄책감을 스스로는 믿을까요? 556 00:44:40,003 --> 00:44:41,803 ‎전 그게 궁금하네요 557 00:44:42,883 --> 00:44:46,283 ‎소시오패스 경향이 강한 데다 558 00:44:46,883 --> 00:44:48,723 ‎말이 번지르르하고 559 00:44:49,243 --> 00:44:53,243 ‎생각을 조리 있게 ‎표현하는 사람이에요 560 00:44:56,683 --> 00:44:57,843 ‎그런 사람 말이 믿어지나요? 561 00:44:58,363 --> 00:45:01,043 ‎전 아니거든요 562 00:45:05,203 --> 00:45:09,043 ‎소시오패스란 말이 ‎맞았을 수도 있어 563 00:45:11,203 --> 00:45:15,523 ‎근데 난 그때랑은 ‎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어 564 00:45:17,203 --> 00:45:19,643 ‎그게 내 죄의 변명이 되진 않지만 565 00:45:19,723 --> 00:45:22,043 ‎벌은 충분히 받았다고 봐 566 00:45:24,043 --> 00:45:26,123 ‎돌이킬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어 567 00:45:27,043 --> 00:45:29,163 ‎근데 그게 불가능하잖아 568 00:45:35,443 --> 00:45:40,683 ‎진심으로 말하는데 ‎뼈저리게 후회하고 있어 569 00:45:51,603 --> 00:45:54,043 ‎미안, 내가 좀… 570 00:45:54,123 --> 00:45:56,083 ‎가끔 이럴 때가 있는데 571 00:45:56,163 --> 00:45:58,243 ‎억지로 말을 꺼내려다 보면 572 00:45:59,643 --> 00:46:02,523 ‎눈물이 멈추질 않더라고 573 00:46:03,323 --> 00:46:04,363 ‎그렇다고… 574 00:46:06,203 --> 00:46:12,483 ‎사람들한테 동정받고 싶진 않아 575 00:46:13,123 --> 00:46:14,923 ‎난 새사람이 됐어 576 00:46:15,843 --> 00:46:19,603 ‎죽는 날까지 세금으로 ‎날 먹여 살릴 필요는 없잖아 577 00:46:19,683 --> 00:46:21,763 ‎나한테 기회를 줘 578 00:46:24,643 --> 00:46:29,603 ‎"데이비드는 최고 보안 교도소에 ‎수감 중이다" 579 00:46:30,643 --> 00:46:35,123 ‎"데이비드는 ‎가석방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" 580 00:46:48,843 --> 00:46:51,203 ‎인생에서 놓친 것들을 꼽아 보자면 581 00:46:51,843 --> 00:46:53,363 ‎책을 쓸 수도 있어 582 00:46:54,403 --> 00:46:56,203 ‎100권은 족히 쓰겠지 583 00:47:00,723 --> 00:47:02,643 ‎당신이나 나, 누구든 같아 584 00:47:03,403 --> 00:47:05,203 ‎사람은 다 실수를 하지 585 00:47:05,963 --> 00:47:08,323 ‎나처럼 인생을 허비하지 마 586 00:47:42,843 --> 00:47:44,843 ‎자막: 이재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