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2,920 --> 00:00:06,299 1944년 10월 독일 서부 2 00:00:08,176 --> 00:00:12,764 탄약을 가득 챙긴 독일군 병사가 벙커로 돌아가는 모습을 3 00:00:12,764 --> 00:00:14,057 미군 대위가 지켜봅니다 4 00:00:14,057 --> 00:00:18,936 브라운이 쫓고 있었어요 병사는 몰랐지만 뒤에 있었죠 5 00:00:22,648 --> 00:00:26,861 대위가 신관을 작동하고 폭발물을 던져 넣습니다 6 00:00:26,861 --> 00:00:29,113 병사는 반응할 틈도 없었죠 7 00:00:30,823 --> 00:00:33,159 1944년 6월 6일 8 00:00:33,159 --> 00:00:36,829 연합군이 마침내 노르망디에 상륙해 9 00:00:37,914 --> 00:00:39,749 서부 전선을 침공했습니다 10 00:00:42,335 --> 00:00:47,757 나치 독일군은 목숨을 걸고 격렬히 싸웠죠 11 00:00:53,596 --> 00:00:55,223 상륙에 성공해도 12 00:00:57,350 --> 00:00:59,477 전쟁의 승자를 점칠 수는 없었습니다 13 00:01:03,856 --> 00:01:06,025 히틀러 심판의 날 14 00:01:08,778 --> 00:01:12,281 벙커 전격전 15 00:01:14,200 --> 00:01:18,287 1944년 10월 8일 독일 아헨 인근 16 00:01:21,082 --> 00:01:26,504 미 제18 보병 연대 병사들이 연기에 몸을 숨긴 채 전진합니다 17 00:01:29,465 --> 00:01:33,594 신속하고 은밀하게 공격 지점까지 가야 합니다 18 00:01:33,719 --> 00:01:36,013 독일군이 알아채기 전에 말이죠 19 00:01:40,143 --> 00:01:42,895 보비 브라운 대위가 C 중대를 지휘합니다 20 00:01:43,104 --> 00:01:46,732 브라운은 41세로 다른 장교는 물론 21 00:01:46,732 --> 00:01:48,985 상관보다도 나이가 많은 편입니다 22 00:01:49,819 --> 00:01:51,904 거의 평생을 군에 복무했죠 23 00:01:53,656 --> 00:01:56,033 브라운은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24 00:01:56,325 --> 00:02:01,330 조지아주 콜럼버스로 가 군에 입대하려 했습니다 25 00:02:01,330 --> 00:02:03,916 {\an8}징병관에게는 18살이라고 했는데 26 00:02:03,916 --> 00:02:06,961 {\an8}나이에 비해 크긴 했지만 실은 15살이었죠 27 00:02:07,503 --> 00:02:10,882 1922년 군은 건장한 소년이 필요했고 28 00:02:10,882 --> 00:02:11,966 브라운은 뽑혔어요 29 00:02:13,009 --> 00:02:16,512 브라운은 전간기 동안 모든 보병 무기를 훈련했고 30 00:02:16,679 --> 00:02:19,932 전쟁이 발발한 후에는 지휘관으로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31 00:02:20,433 --> 00:02:22,727 브라운은 제1 보병 사단 소속으로 32 00:02:22,727 --> 00:02:24,145 디데이 작전에 참가했어요 33 00:02:24,562 --> 00:02:26,063 8월이 되자 34 00:02:26,063 --> 00:02:29,025 C 중대에 대위가 한 명 필요해졌죠 35 00:02:29,025 --> 00:02:33,821 웨스트포인트 졸업생 같은 다른 후보가 많았지만 36 00:02:34,530 --> 00:02:37,074 대대장은 브라운을 선택했어요 37 00:02:37,074 --> 00:02:41,954 호전적인 데다 신통한 시간 감각이 있었고 38 00:02:42,955 --> 00:02:44,373 부하들의 존경을 받았거든요 39 00:02:48,461 --> 00:02:51,380 브라운과 대원들은 다시 한번 전투에 나섭니다 40 00:02:56,093 --> 00:03:00,056 갑자기 바람이 거세져 몸을 숨겨주던 연기가 흩어집니다 41 00:03:04,393 --> 00:03:06,437 C 중대는 발각되고 말죠 42 00:03:12,818 --> 00:03:16,656 곧이어 독일군은 표적을 향해 총포를 겨눕니다 43 00:03:18,658 --> 00:03:19,617 포탄이다! 44 00:03:22,787 --> 00:03:23,788 엎드려있어! 45 00:03:34,173 --> 00:03:35,049 전진! 46 00:03:36,926 --> 00:03:37,843 일어서! 47 00:03:45,434 --> 00:03:47,853 여름 동안 급속히 진격한 48 00:03:47,979 --> 00:03:51,607 연합군 최고 사령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은 49 00:03:51,607 --> 00:03:55,778 전쟁을 끝내기 좋은 작전 목표를 발견합니다 50 00:03:55,778 --> 00:03:57,238 루르 지방이죠 51 00:03:59,073 --> 00:04:01,784 {\an8}루르 지방은 1944년과 1945년에 52 00:04:01,784 --> 00:04:04,870 {\an8}연합군의 중대한 전략 목표였어요 53 00:04:05,288 --> 00:04:09,834 독일 산업의 심장부로 주요 제강소가 다수 위치했고 54 00:04:09,834 --> 00:04:12,920 탱크와 무기 공장도 많았죠 55 00:04:14,964 --> 00:04:16,507 프랑스, 벨기에 56 00:04:16,507 --> 00:04:19,552 디데이 상륙 이후 연합군은 유럽을 질주해 57 00:04:19,552 --> 00:04:24,265 1944년 9월에는 독일 국경까지 다다릅니다 58 00:04:25,141 --> 00:04:28,352 북동쪽의 루르 지방까지 진로를 트기 위해 59 00:04:28,894 --> 00:04:32,148 아이젠하워는 미군 네 개 사단에 60 00:04:32,148 --> 00:04:35,318 독일의 고도 아헨을 확보하라 명령합니다 61 00:04:36,652 --> 00:04:39,405 이곳에 양쪽의 운명이 달렸습니다 62 00:04:40,031 --> 00:04:44,076 아이젠하워에게는 큰 선전이지만 히틀러에게는 엄청난 재앙이었어요 63 00:04:44,410 --> 00:04:46,954 {\an8}연합군이 아헨을 점령하면 64 00:04:46,954 --> 00:04:49,248 {\an8}전쟁이 독일 영토로 번질 뿐 아니라 65 00:04:49,457 --> 00:04:52,626 {\an8}독일의 주요 도시가 최초로 함락될 터였죠 66 00:04:54,920 --> 00:04:57,757 독일군이 포문을 열자 67 00:04:57,757 --> 00:05:01,969 보비 브라운과 대원들은 언덕 밑의 출발선에 모입니다 68 00:05:04,764 --> 00:05:08,768 이 임무가 얼마나 어려운지 대원들은 알고 있었어요 69 00:05:11,354 --> 00:05:15,816 독일군은 십자가 언덕 전역에 특화점을 만들어놓고 70 00:05:16,025 --> 00:05:17,777 미군이 오길 기다렸죠 71 00:05:22,239 --> 00:05:24,450 총안구를 뚫어놓고서 72 00:05:24,742 --> 00:05:28,079 미군이 접근하는 곳을 겨냥했어요 73 00:05:35,127 --> 00:05:37,046 브라운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74 00:05:37,046 --> 00:05:40,466 언덕의 모든 적군 활동을 제압하고 75 00:05:40,466 --> 00:05:42,635 반격에 대비해야 하죠 76 00:05:43,135 --> 00:05:46,847 브라운은 비탈을 살피면서 벙커에 다가갈 길을 찾는 한편 77 00:05:46,847 --> 00:05:50,101 하늘을 올려다보며 연합군 항공기를 찾습니다 78 00:05:50,601 --> 00:05:54,313 브라운이 기다리던 항공 지원은 79 00:05:54,313 --> 00:05:58,234 P-47 선더볼트 두 편대였는데 80 00:05:58,442 --> 00:06:00,277 정확히 말해 여덟 대뿐이었죠 81 00:06:00,986 --> 00:06:04,407 브라운은 항공 지원이 곧바로 올 것이라 기대했지만 82 00:06:04,407 --> 00:06:09,912 십자가 언덕으로 출발했던 공군 연락 장교가 83 00:06:10,037 --> 00:06:13,958 전차 파손으로 결국 도착하지 못했어요 84 00:06:19,004 --> 00:06:20,923 브라운은 더 기다릴 수 없습니다 85 00:06:23,217 --> 00:06:24,427 전진해! 86 00:06:27,304 --> 00:06:32,393 브라운과 대원들이 뛰자 독일군은 일제 포화를 퍼붓습니다 87 00:06:36,439 --> 00:06:41,402 독일군은 미군이 정한 접근로를 먼저 점거하고 있었어요 88 00:06:41,735 --> 00:06:45,156 공격을 하기 한참 전부터 조준을 마쳐놓았죠 89 00:06:45,656 --> 00:06:49,827 84문에 이르는 대포의 화력이 90 00:06:50,077 --> 00:06:52,705 대원들에게 쏟아졌습니다 91 00:06:54,582 --> 00:06:59,253 전진하려는 대원들은 정확한 기관총 사격에 쓰러집니다 92 00:07:16,979 --> 00:07:20,733 연합군 포대가 언덕의 벙커에 지원 사격을 가합니다 93 00:07:26,447 --> 00:07:28,741 하지만 독일군의 공격을 저지하지는 못하죠 94 00:07:33,454 --> 00:07:36,457 브라운과 대원들이 공격하는 십자가 언덕은 95 00:07:36,874 --> 00:07:39,835 정상의 큰 석제 십자가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96 00:07:39,960 --> 00:07:43,380 북동쪽에서 아헨을 지키는 요새 역할을 합니다 97 00:07:43,839 --> 00:07:47,510 높이가 239m라서 239 언덕이라고도 불리며 98 00:07:48,052 --> 00:07:50,888 특화점과 벙커가 가득 들어서 있습니다 99 00:07:53,057 --> 00:07:57,520 다소 오래되기는 했으나 십자가 언덕의 벙커 덕분에 100 00:07:57,520 --> 00:07:59,605 독일군은 아래쪽의 미군에게 101 00:07:59,605 --> 00:08:03,275 고지에서 공격을 퍼부을 수 있었죠 102 00:08:19,542 --> 00:08:21,669 대원들이 출발선에 발이 묶이자 103 00:08:21,669 --> 00:08:27,132 보비 브라운 대위와 통신병 연락병을 포함한 지휘부가 104 00:08:27,132 --> 00:08:28,259 행동에 나섭니다 105 00:08:28,759 --> 00:08:31,929 보비 브라운은 부하들을 교육할 때 106 00:08:32,429 --> 00:08:38,310 한 명이라도 제압되지 않았다면 앞사람의 임무를 대신 수행해서 107 00:08:38,310 --> 00:08:40,020 부대를 진군시키라고 했습니다 108 00:08:47,820 --> 00:08:50,489 그런데 이 순간 보비 브라운은 109 00:08:50,739 --> 00:08:52,825 대원들이 모두 제압됐으니 110 00:08:52,825 --> 00:08:55,077 자신이 나서야 한다는 것을 알았죠 111 00:08:59,206 --> 00:09:01,917 브라운이 구덩이 쪽으로 달리고 112 00:09:02,167 --> 00:09:04,878 지휘부도 뒤를 따릅니다 113 00:09:08,132 --> 00:09:09,925 브라운과 지휘부는 114 00:09:10,384 --> 00:09:16,015 십자가 언덕 아래쪽에 파놓은 참호까지 도달했습니다 115 00:09:16,015 --> 00:09:19,143 브라운이 전날 밤에 기지를 발휘해 116 00:09:19,435 --> 00:09:21,395 구덩이를 파놓은 겁니다 117 00:09:21,979 --> 00:09:26,525 준비해 간 천으로 파낸 흙을 치워버렸기 때문에 118 00:09:26,692 --> 00:09:30,529 독일군은 날이 밝은 뒤에도 참호의 존재를 몰랐죠 119 00:09:40,164 --> 00:09:43,834 대원들은 적의 포화 바로 밑에 간신히 몸을 숨깁니다 120 00:09:59,558 --> 00:10:03,020 통신병이 소대장들에게 연락합니다 121 00:10:04,897 --> 00:10:06,565 상황은 좋지 않습니다 122 00:10:08,275 --> 00:10:10,277 소대장 한 명이 다쳤고 123 00:10:10,277 --> 00:10:13,447 두 돌격 소대는 모두 발이 묶였습니다 124 00:10:14,448 --> 00:10:15,491 쌍안경 125 00:10:16,367 --> 00:10:17,493 여기 있습니다 126 00:10:18,077 --> 00:10:22,498 브라운은 언덕 위쪽 사격 중인 벙커를 살핍니다 127 00:10:25,125 --> 00:10:27,795 상황을 총체적으로 보려던 거죠 128 00:10:34,635 --> 00:10:39,181 통신병이 공병을 먼저 위쪽으로 보내겠냐고 묻자 129 00:10:39,556 --> 00:10:43,644 브라운은 죽을 게 뻔한 명령은 내리지 않겠다고 답했어요 130 00:10:47,064 --> 00:10:50,317 브라운은 불현듯 결정을 내립니다 131 00:10:51,110 --> 00:10:53,904 직접 벙커를 공격하기로 말이죠 132 00:11:02,955 --> 00:11:07,418 미군 대위 보비 브라운이 계획을 행동에 옮기려 합니다 133 00:11:08,502 --> 00:11:13,382 당시 브라운은 대원들이 나설 수 없는 상황에서 134 00:11:13,382 --> 00:11:15,259 {\an8}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했습니다 135 00:11:15,384 --> 00:11:16,635 {\an8}본인은 발이 묶이지 않았으니까요 136 00:11:17,511 --> 00:11:19,763 브라운은 통신병을 보고 137 00:11:19,763 --> 00:11:23,517 막대 폭탄과 가방 폭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138 00:11:23,517 --> 00:11:25,686 통신병은 귀를 의심했죠 139 00:11:25,936 --> 00:11:26,895 정말입니까? 140 00:11:28,230 --> 00:11:31,608 수중의 무기보다 더 큰 화력이 필요했던 브라운은 141 00:11:31,608 --> 00:11:34,528 폭발물을 사용하기로 합니다 142 00:11:39,450 --> 00:11:41,493 십자가 언덕의 벙커는 143 00:11:41,493 --> 00:11:45,372 지크프리트선이라 불리는 서부 방벽의 일부입니다 144 00:11:45,914 --> 00:11:48,876 지크프리트선은 양면 전쟁에 대비한 것으로 145 00:11:48,876 --> 00:11:51,628 1930년대에 건설되었어요 146 00:11:51,920 --> 00:11:54,715 이후 1939년 9월 147 00:11:54,715 --> 00:11:59,386 {\an8}독일군이 공세를 쏟아부어 폴란드를 점령했는데 148 00:11:59,553 --> 00:12:03,348 프랑스군과 영국군을 마주한 서부 국경 방어에는 149 00:12:03,348 --> 00:12:09,146 지크프리트선 덕분에 큰 병력이 필요하지 않았죠 150 00:12:09,146 --> 00:12:11,315 최소한의 병력만으로 151 00:12:11,315 --> 00:12:13,984 소위 병력의 절약 전술을 폈습니다 152 00:12:14,443 --> 00:12:17,863 아헨은 특히 중요한 요충지였기 때문에 153 00:12:17,863 --> 00:12:20,949 두 배로 튼튼한 방어선을 구축했습니다 154 00:12:21,950 --> 00:12:25,913 아헨 지방의 서부 방벽은 몹시 두꺼웠습니다 155 00:12:25,913 --> 00:12:29,541 다른 지방의 방벽과 비교하면 특히 두드러지죠 156 00:12:29,541 --> 00:12:34,963 이는 아헨의 남쪽 지역이 전략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157 00:12:34,963 --> 00:12:39,426 지형이 상대적으로 평탄해 탱크를 투입하고 158 00:12:39,426 --> 00:12:44,056 동쪽의 루르강과 라인강까지 진입할 수 있었죠 159 00:12:45,682 --> 00:12:50,395 벙커는 주로 지형을 따라 짓고 풀과 덤불로 위장하며 160 00:12:50,771 --> 00:12:53,816 사격할 공간만 간신히 확보되는 161 00:12:53,816 --> 00:12:56,527 좁은 창과 총안구를 뚫어놓습니다 162 00:12:56,527 --> 00:12:57,945 {\an8}독일군 벙커 163 00:12:57,945 --> 00:13:00,364 {\an8}벙커는 크기가 각기 다르나 164 00:13:00,364 --> 00:13:04,243 {\an8}폭이 최대 15m 높이는 최대 8m였습니다 165 00:13:05,536 --> 00:13:08,080 {\an8}표준 B에 맞춰 설계되었죠 166 00:13:08,664 --> 00:13:13,418 {\an8}표준 B란 철근 콘크리트가 2m 두께란 뜻입니다 167 00:13:13,877 --> 00:13:16,713 {\an8}두께 2m짜리 철근 콘크리트는 168 00:13:16,839 --> 00:13:20,634 최대 20cm 정도의 포탄과 169 00:13:20,634 --> 00:13:23,345 450kg짜리 항공 폭탄을 버티죠 170 00:13:23,345 --> 00:13:26,890 대단히 견고한 군사 시설입니다 171 00:13:28,058 --> 00:13:31,520 보비 브라운은 벙커를 공격할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172 00:13:32,437 --> 00:13:35,482 브라운에게는 확실한 계획이 없었습니다 173 00:13:36,233 --> 00:13:38,569 다만 앞쪽에 움푹 파인 곳이 보였는데 174 00:13:38,569 --> 00:13:42,489 P-47 공격으로 생긴 것 같았죠 175 00:13:42,656 --> 00:13:45,409 브라운은 구덩이를 중간에 두고 176 00:13:45,409 --> 00:13:48,745 공격 대상인 특화점을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177 00:13:52,249 --> 00:13:56,211 브라운은 2소대장 찰스 마베인 중위에게 178 00:13:56,211 --> 00:13:58,839 폭발물을 가져오라고 신호합니다 179 00:14:00,632 --> 00:14:03,135 마베인이 있던 곳에 180 00:14:03,135 --> 00:14:06,638 독일군 공격이 끝도 없이 쏟아졌기 때문에 181 00:14:07,306 --> 00:14:10,309 마베인은 자리를 뜨게 되어 기뻤을지도 모릅니다 182 00:14:12,144 --> 00:14:14,605 중위는 브라운에게 가방 폭탄을 던져줍니다 183 00:14:20,444 --> 00:14:24,031 가방 폭탄은 가공을 거친 폭약의 일종인데 184 00:14:24,031 --> 00:14:28,076 대개 가방에 담겨있어서 가방 폭탄이라 불렸죠 185 00:14:28,702 --> 00:14:31,663 주로 벙커나 탱크의 장갑 같은 186 00:14:31,663 --> 00:14:35,208 방해물 제거에 사용되었습니다 187 00:14:35,751 --> 00:14:41,298 이때 사용된 가방 폭탄에는 115g짜리 티엔티 60통과 188 00:14:41,465 --> 00:14:44,134 3초짜리 신관이 있었습니다 189 00:14:45,260 --> 00:14:46,428 폭탄이 갖춰지자 190 00:14:46,637 --> 00:14:50,682 티엔티 약 7kg을 진 채 브라운은 참호를 나갑니다 191 00:14:51,767 --> 00:14:54,394 대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죠 192 00:14:56,313 --> 00:14:59,983 중대를 맡은 대위는 통신이 가능한 위치에서 193 00:15:00,442 --> 00:15:03,403 대대장과 연락을 유지해야 합니다 194 00:15:03,946 --> 00:15:05,697 그래야 증원을 보낸다거나 195 00:15:05,697 --> 00:15:09,868 작전을 중지한다는 등의 명령을 전달받을 수 있죠 196 00:15:10,619 --> 00:15:12,329 제이 차 대전 동안 197 00:15:12,704 --> 00:15:16,625 대위가 선봉에 나선 일은 매우 드뭅니다 198 00:15:17,626 --> 00:15:21,922 브라운은 십자가 언덕을 올라 대원들을 노리는 벙커로 향합니다 199 00:15:31,348 --> 00:15:35,310 사격 각도에 들어가지 않도록 최대한 포복으로 전진했어요 200 00:15:35,435 --> 00:15:37,771 고개를 들었다가는 총에 맞을 터였죠 201 00:15:41,358 --> 00:15:46,113 보이는 적의 모습이라고는 총안구로 내놓은 총신뿐입니다 202 00:15:48,156 --> 00:15:53,870 제352 척탄병 연대 병사들이 벙커에 배치되어 있죠 203 00:15:54,121 --> 00:15:57,165 {\an8}척탄병 연대는 사실 보병 연대인데 204 00:15:57,165 --> 00:16:01,628 {\an8}1942년에 독일이 모든 보병 부대의 이름을 205 00:16:01,628 --> 00:16:03,422 척탄병 부대로 바꾸었습니다 206 00:16:03,422 --> 00:16:08,885 18-19세기 프로이센의 척탄병 연대가 떠오르는 이름이죠 207 00:16:10,137 --> 00:16:15,475 이들은 엄선된 병사로서 미군이 아헨에 접근하자 208 00:16:15,475 --> 00:16:18,145 십자가 언덕 방어에 급히 투입됐습니다 209 00:16:18,145 --> 00:16:20,897 오래된 벙커였음에도 210 00:16:20,897 --> 00:16:25,569 독일군 병사들에게는 어느 정도 안정감을 줬어요 211 00:16:26,028 --> 00:16:31,241 독일이 1944년 초가을 프랑스에서 퇴각할 때 쓴 문서에 212 00:16:31,408 --> 00:16:34,786 벙커가 사기를 크게 높였다고 나와 있죠 213 00:16:34,786 --> 00:16:39,583 처음으로 제대로 된 방어선을 갖추게 됐으니까요 214 00:16:41,668 --> 00:16:45,881 요제프 에게르슈토르퍼 중령이 연대장을 맡았습니다 215 00:16:46,465 --> 00:16:51,720 35세의 에게르슈토르퍼 중령은 부사관 출신 장교였습니다 216 00:16:52,262 --> 00:16:56,600 제이 차 대전을 치르며 단기간에 높은 계급에 올랐죠 217 00:16:56,850 --> 00:16:58,727 동부 전선 베테랑으로 218 00:16:59,061 --> 00:17:03,231 특별 승진 대상이 되어 진급을 했는데 219 00:17:03,231 --> 00:17:08,528 전장에서 올린 성과 덕에 이례적으로 빠르게 진급한 겁니다 220 00:17:09,738 --> 00:17:13,325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독일의 고도를 사수하는 것이 221 00:17:13,325 --> 00:17:15,202 그에게 주어진 임무입니다 222 00:17:17,454 --> 00:17:21,249 독일인에게 아헨은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습니다 223 00:17:22,459 --> 00:17:28,090 신성 로마 제국의 대관식이 700년 넘게 거행된 도시로 224 00:17:28,381 --> 00:17:32,511 그 권위는 히틀러가 품은 제국적 열망에 부합했죠 225 00:17:32,511 --> 00:17:37,557 나치에게 아헨은 신화적이고 상징적인 가치를 지녔어요 226 00:17:37,557 --> 00:17:41,937 과거 제1 제국을 세웠던 샤를마뉴 대제가 227 00:17:42,395 --> 00:17:44,523 제국의 수도로 삼은 곳이니까요 228 00:17:45,232 --> 00:17:48,527 나치는 제3 제국을 표방했으니 229 00:17:48,527 --> 00:17:54,199 나치 독일의 관점에서 두 제국은 역사적으로 관련되어 있습니다 230 00:17:58,745 --> 00:18:02,833 십자가 언덕의 벙커가 북동쪽에서 아헨을 방어합니다 231 00:18:03,250 --> 00:18:06,837 전투가 고조되면서 내부 상태는 악화했죠 232 00:18:07,587 --> 00:18:11,591 비좁고 냄새나는 데다 연기가 가득했어요 233 00:18:13,969 --> 00:18:18,390 쏴라! 멈추지 말고 쏴! 234 00:18:20,225 --> 00:18:23,728 기관총을 발사하면 주위에 소음이 울립니다 235 00:18:23,728 --> 00:18:28,233 평범한 병사에게는 심리적으로 극히 힘든 환경이죠 236 00:18:46,376 --> 00:18:48,461 벙커 밑 비탈에서는 237 00:18:48,461 --> 00:18:53,091 브라운이 가방 폭탄으로 벙커를 부술 방법을 고심합니다 238 00:18:54,676 --> 00:18:57,053 가방 폭탄은 공격받는 상황에 쓰는 게 아닙니다 239 00:18:57,053 --> 00:19:02,350 보통은 여러 개를 벽에 신중히 부착해서 터트리죠 240 00:19:02,809 --> 00:19:07,856 가방 폭탄을 근접전에 쓴다면 그건 대개 임시변통이었어요 241 00:19:08,648 --> 00:19:10,442 브라운이 계획을 세웁니다 242 00:19:10,984 --> 00:19:13,612 신관은 3초 뒤에 점화하죠 243 00:19:13,820 --> 00:19:17,949 폭탄이 터지기 전에 몸을 숨길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244 00:19:18,992 --> 00:19:23,288 브라운이 벙커 옆까지 기어간 다음 245 00:19:23,288 --> 00:19:28,710 뒤로 돌아서 들어간다면 뒷문이 보일 겁니다 246 00:19:29,252 --> 00:19:34,341 그럼 가까이 붙거나 들어가서 가방 폭탄을 던질 수 있죠 247 00:19:35,967 --> 00:19:38,720 하지만 총안구에 폭탄을 넣는다면 248 00:19:38,720 --> 00:19:41,306 폭발이 벽에 막혀 더 안전할 겁니다 249 00:19:44,267 --> 00:19:45,852 브라운이 속도를 냅니다 250 00:19:46,269 --> 00:19:48,980 언덕 위로 올라가던 브라운은 251 00:19:49,689 --> 00:19:52,234 독일군 병사와 마주치고 맙니다 252 00:20:00,784 --> 00:20:05,038 미군 대위 보비 브라운이 총안구로 다가가기도 전에 253 00:20:05,038 --> 00:20:08,041 당황한 병사가 벙커로 달려갑니다 254 00:20:08,625 --> 00:20:12,295 브라운은 급히 문을 닫아 병사를 가두려 하지만 255 00:20:12,504 --> 00:20:13,880 닫히지 않죠 256 00:20:14,631 --> 00:20:19,177 {\an8}독일군이 어깨에 멘 총을 팔꿈치 밑으로 내려서 257 00:20:19,344 --> 00:20:23,390 {\an8}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문에 걸렸던 겁니다 258 00:20:23,974 --> 00:20:27,727 소총을 본 브라운은 문을 열어 발로 차 넣고 259 00:20:27,727 --> 00:20:30,230 가방 폭탄의 신관을 작동해 260 00:20:30,230 --> 00:20:32,649 안으로 던진 뒤 문을 닫습니다 261 00:20:39,030 --> 00:20:42,492 폭발하는 벙커를 뒤로한 채 브라운이 돌아옵니다 262 00:20:43,618 --> 00:20:47,163 언덕 아래쪽에 있던 대원들이 본 것은 263 00:20:47,163 --> 00:20:50,709 벙커의 총안구며 지붕에 달린 환기구에서 264 00:20:50,709 --> 00:20:54,129 연기가 치솟고 불길이 일렁이는 모습이었죠 265 00:20:54,129 --> 00:20:59,134 커다란 폭발음만이 연달아 들려왔습니다 266 00:21:01,344 --> 00:21:03,555 벙커는 완파됩니다 267 00:21:03,555 --> 00:21:07,559 그만한 가방 폭탄이 벙커 안에서 터지면 치명적이죠 268 00:21:07,809 --> 00:21:10,520 폭발이 실내에 갇히니까요 269 00:21:12,314 --> 00:21:14,691 살아남은 독일군은 없었어요 270 00:21:15,233 --> 00:21:18,278 발견된 신체라고는 허벅지 정도였죠 271 00:21:22,490 --> 00:21:27,537 미 제18 보병 연대 C 중대의 지휘 사령부는 272 00:21:27,537 --> 00:21:32,292 무사히 돌아오는 대위를 보고 크게 안도했습니다 273 00:21:32,625 --> 00:21:35,670 브라운은 즉시 상황을 보고받습니다 274 00:21:36,296 --> 00:21:38,089 벙커를 날려버렸지만 275 00:21:38,089 --> 00:21:40,091 C 중대와 A 중대는 여전히 276 00:21:40,091 --> 00:21:44,512 십자가 언덕 전역의 거센 화망에 발이 묶여있습니다 277 00:21:47,265 --> 00:21:49,517 브라운이 첫 번째 벙커를 처리했지만 278 00:21:49,517 --> 00:21:51,770 다른 벙커는 그대로죠 279 00:21:52,270 --> 00:21:53,772 고지에 있는 독일군은 280 00:21:53,772 --> 00:21:58,610 진입하는 미군을 식별해 정확한 사격을 가할 수 있습니다 281 00:22:05,575 --> 00:22:07,577 위쪽을 살피던 브라운은 282 00:22:07,952 --> 00:22:11,664 방금 파괴한 벙커 너머에서 또 다른 벙커를 포착합니다 283 00:22:13,291 --> 00:22:14,626 끝난 게 아니었죠 284 00:22:15,001 --> 00:22:19,172 브라운은 먼저 처리한 벙커가 지휘 벙커라고 생각했고 285 00:22:19,172 --> 00:22:22,592 그런 식으로 독일군의 사격을 통솔하는 286 00:22:22,592 --> 00:22:26,096 지휘 통제 벙커를 계속 공격하려 했습니다 287 00:22:26,596 --> 00:22:29,641 한 명이 자원하겠다고 나섰지만 288 00:22:29,933 --> 00:22:32,018 브라운은 그 병사를 보고 289 00:22:32,644 --> 00:22:36,398 운이 잘 따라줄 때는 판을 물리는 게 아니라고 했죠 290 00:22:37,357 --> 00:22:38,316 가방 폭탄 줘 291 00:22:39,025 --> 00:22:41,444 브라운은 이제 가방 폭탄과 292 00:22:41,444 --> 00:22:44,364 막대 폭탄을 들고 언덕을 오릅니다 293 00:22:47,075 --> 00:22:52,664 막대 폭탄은 긴 나무 막대 끝에 작은 폭발물을 매단 것입니다 294 00:22:54,374 --> 00:22:56,126 막대 폭탄은 가방 폭탄에 비해 295 00:22:56,126 --> 00:23:01,798 총안구에 정확히 집어넣어 터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296 00:23:02,549 --> 00:23:05,510 이 폭탄은 현장에서 급조한 것으로 297 00:23:05,510 --> 00:23:08,138 폭발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298 00:23:08,763 --> 00:23:11,641 {\an8}보병 부대에 배속된 공병 부대가 299 00:23:11,641 --> 00:23:16,604 {\an8}가방 폭탄 몇 개를 가져다 야전에서 막대 폭탄을 만듭니다 300 00:23:16,855 --> 00:23:18,815 브라운은 목표를 정했습니다 301 00:23:18,815 --> 00:23:21,109 하지만 대원들이 언덕을 오르려 하자 302 00:23:21,109 --> 00:23:25,363 연합군 포대가 구역을 포격하며 진입을 지원합니다 303 00:23:25,613 --> 00:23:27,866 너무 가까이 가서는 위험하죠 304 00:23:33,037 --> 00:23:34,372 연막탄 발사해 305 00:23:34,998 --> 00:23:36,916 연락병은 명령에 따라 306 00:23:36,916 --> 00:23:39,627 벙커 남쪽에 황색 연막탄을 발사합니다 307 00:23:44,757 --> 00:23:49,387 미군 155mm 견인포가 신호를 보고 포격을 멈추면 308 00:23:49,387 --> 00:23:51,681 브라운은 안전하게 벙커로 갈 수 있죠 309 00:24:04,694 --> 00:24:08,990 벙커 속 독일군에게는 연막이 보이지 않습니다 310 00:24:09,616 --> 00:24:13,828 두꺼운 철근 콘크리트 덕에 강한 포화를 견딜 수 있긴 하나 311 00:24:13,828 --> 00:24:17,081 턱밑의 시야는 제한되기 때문이죠 312 00:24:21,294 --> 00:24:25,006 벙커는 각기 공격이 닿는 사격 범위가 있으며 313 00:24:25,256 --> 00:24:28,635 하나의 체계를 이루어 다른 벙커를 보조하게끔 314 00:24:28,635 --> 00:24:30,887 사격 범위가 겹쳐 있습니다 315 00:24:31,346 --> 00:24:33,598 벙커 하나가 당한다 해도 316 00:24:33,598 --> 00:24:37,685 이웃한 벙커들이 계속 언덕을 방어할 수 있죠 317 00:24:47,862 --> 00:24:49,113 브라운이 올라갑니다 318 00:24:50,240 --> 00:24:53,284 브라운은 다시 뒷문으로 갈 작정이었어요 319 00:24:53,743 --> 00:24:59,624 그런데 벙커에 다가갈수록 독일군 사격이 거세져서 320 00:24:59,958 --> 00:25:01,834 발각됐다는 걸 깨달았죠 321 00:25:02,460 --> 00:25:04,504 브라운은 몸을 숨겨야 합니다 322 00:25:05,964 --> 00:25:07,757 벙커에서는 바닥을 조준할 수 없으니 323 00:25:07,757 --> 00:25:09,676 밑으로 기어가면 324 00:25:10,176 --> 00:25:12,178 가까이 다가갈 수 있죠 325 00:25:14,097 --> 00:25:16,766 위쪽의 기관총 소리가 멎습니다 326 00:25:17,267 --> 00:25:19,269 브라운은 계속 전진했어요 327 00:25:19,519 --> 00:25:24,774 이번에는 앞을 공격하는 게 최선이라 판단합니다 328 00:25:26,776 --> 00:25:30,446 그래서 막대 폭탄을 찔러 넣을 수 있도록 329 00:25:30,446 --> 00:25:33,575 총안구 가까이 다가갑니다 330 00:25:38,997 --> 00:25:41,916 폭발과의 거리가 무척 짧은 데다 331 00:25:41,916 --> 00:25:46,379 신관을 작동하고 나면 피할 시간은 3초뿐입니다 332 00:25:54,887 --> 00:25:56,681 폭발은 강력했지만 333 00:25:56,806 --> 00:26:02,895 브라운 대위가 배치한 폭탄은 벙커를 파괴하지 못합니다 334 00:26:06,357 --> 00:26:11,154 하지만 총안구의 틈이 커져 안에 있던 병사들이 당황하죠 335 00:26:15,325 --> 00:26:18,369 {\an8}상황을 살핀 브라운은 계속 공격하기로 했어요 336 00:26:18,661 --> 00:26:20,872 {\an8}가방 폭탄을 손에 들고 337 00:26:21,080 --> 00:26:24,626 조금 전의 폭발로 넓어진 틈새에 다가갔죠 338 00:26:25,376 --> 00:26:29,547 브라운은 신관을 작동한 뒤 벙커에 가방 폭탄을 던지고 339 00:26:29,881 --> 00:26:34,260 폭발 직전의 짧은 순간에 몸을 피해 물러납니다 340 00:26:41,476 --> 00:26:46,064 불을 뿜는 벙커를 뒤로한 채 브라운은 지휘부로 돌아옵니다 341 00:26:47,815 --> 00:26:52,320 여기서 놀라운 점은 대위가 임무를 맡았다는 것이죠 342 00:26:52,320 --> 00:26:57,033 {\an8}보병 대위는 가방 폭탄을 들고 벙커를 공격하지 않습니다 343 00:26:57,200 --> 00:27:00,578 징집된 병사나 부사관에게 지시했어야 할 일이죠 344 00:27:01,412 --> 00:27:03,706 그러나 1944년 가을까지 345 00:27:03,873 --> 00:27:07,043 제1 보병 사단에는 사상자가 많았기 때문에 346 00:27:07,293 --> 00:27:09,295 맡길만한 사람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347 00:27:09,295 --> 00:27:13,383 갈 사람이 없으니 본인이 직접 나선 것이죠 348 00:27:14,842 --> 00:27:18,471 브라운은 중대가 언덕을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합니다 349 00:27:20,014 --> 00:27:24,227 통신병은 브라운의 수통에서 총알 자국을 발견하죠 350 00:27:24,227 --> 00:27:25,937 피가 나고 있습니다 351 00:27:25,937 --> 00:27:27,146 다치셨습니다! 352 00:27:31,359 --> 00:27:36,197 당시 브라운은 요샛말로 아드레날린에 취한 상태였어요 353 00:27:36,531 --> 00:27:41,828 수통에 난 총알 자국 세 개는 신경도 쓰지 않았습니다 354 00:27:42,662 --> 00:27:45,164 대원들이 보니 무릎에서도 피가 났지만 355 00:27:45,873 --> 00:27:48,584 브라운은 눈 하나 깜짝 안 했죠 356 00:27:49,043 --> 00:27:50,002 신경 쓰지 마! 357 00:27:51,504 --> 00:27:54,465 브라운은 부상을 무시한 채 보고를 요청합니다 358 00:27:57,385 --> 00:28:01,639 2소대 대원들이 마침내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지만 359 00:28:01,973 --> 00:28:06,352 사상자가 많았고 소대장 또한 전사했습니다 360 00:28:06,853 --> 00:28:10,940 독일군은 미군 공격에 아랑곳없이 전투를 이어 나갑니다 361 00:28:22,326 --> 00:28:23,745 한편 한 달 전 362 00:28:23,745 --> 00:28:29,000 아헨 주둔군을 지휘하는 중장 게르하르트 그라프 폰슈베린은 363 00:28:29,000 --> 00:28:32,378 미군 지도부에 자비를 구했습니다 364 00:28:34,630 --> 00:28:38,342 아헨은 직접적 위험에 처한 독일 최초의 주요 도시였죠 365 00:28:39,635 --> 00:28:43,264 전쟁 전 16만 5천에 이르던 주민은 366 00:28:43,264 --> 00:28:44,849 앞다퉈 달아나려 했습니다 367 00:28:45,183 --> 00:28:48,853 그 바람에 군인과 민간인이 모두 혼란에 빠지고 말았죠 368 00:28:49,437 --> 00:28:53,399 남은 주민들이 대피하기에는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 중장은 369 00:28:53,399 --> 00:28:57,945 대피 명령을 취소하고 사람들을 집으로 돌려보냅니다 370 00:28:59,739 --> 00:29:01,032 그러고는 미군 지휘관에게 371 00:29:01,032 --> 00:29:04,577 민간인 보호를 청하는 편지를 썼죠 372 00:29:04,869 --> 00:29:09,707 암묵적으로나마 아헨이 미군에 항복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373 00:29:12,376 --> 00:29:15,046 슈베린은 아주 큰 위험을 무릅쓴 겁니다 374 00:29:15,046 --> 00:29:18,341 {\an8}히틀러의 명령대로라면 독일 영토에 있는 375 00:29:18,341 --> 00:29:21,844 {\an8}도시며 벙커 하나하나가 376 00:29:21,844 --> 00:29:23,971 끝까지 항전해야 했거든요 377 00:29:26,766 --> 00:29:31,896 나치 언론에서는 스탈린그라드처럼 아헨을 사수해야 한다고 했죠 378 00:29:33,105 --> 00:29:35,107 이런 맥락에서 보면 379 00:29:35,358 --> 00:29:38,736 슈베린의 결정은 아무래도 380 00:29:39,028 --> 00:29:41,280 결연한 싸움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381 00:29:42,448 --> 00:29:47,119 편지는 미군에게 닿지 못하고 나치의 수중에 들어갑니다 382 00:29:48,079 --> 00:29:51,207 히틀러는 슈베린을 파면하고 체포했죠 383 00:29:52,708 --> 00:29:56,420 아헨에는 죽을 각오가 된 다른 지휘관들이 옵니다 384 00:30:05,388 --> 00:30:08,307 몇 주가 흐른 지금 미군 대위 보비 브라운은 385 00:30:08,307 --> 00:30:13,145 진입을 개시한 대원들에게 언덕 아래쪽 벙커를 할당하고 386 00:30:13,145 --> 00:30:14,647 공격을 지시합니다 387 00:30:19,652 --> 00:30:24,323 언덕을 살피던 브라운의 눈에 꼭대기의 거대한 벙커가 보입니다 388 00:30:32,415 --> 00:30:35,877 중무장을 한 채 대원들을 공격하고 있었죠 389 00:30:42,341 --> 00:30:43,259 가방 폭탄! 390 00:30:46,470 --> 00:30:49,807 브라운은 한 번 더 공격에 나서기로 합니다 391 00:30:57,982 --> 00:31:01,986 1944년 10월 8일 오후 미군 대위 보비 브라운은 392 00:31:01,986 --> 00:31:05,323 십자가 언덕 정상에 접근합니다 393 00:31:05,990 --> 00:31:08,659 이름의 유래인 18m짜리 십자가는 394 00:31:08,659 --> 00:31:09,994 파괴됐습니다 395 00:31:12,246 --> 00:31:16,792 독일군 포대는 이 십자가를 관측소 삼아서 396 00:31:16,792 --> 00:31:19,712 미군을 향한 포격을 지휘했습니다 397 00:31:20,296 --> 00:31:24,342 일부 목격자에 따르면 진입을 개시하기 전에 398 00:31:24,342 --> 00:31:29,388 P-47 선더볼트의 공격을 받고 십자가가 무너졌다고 합니다 399 00:31:29,388 --> 00:31:32,016 하지만 독일 쪽 목격자에 따르면 400 00:31:32,892 --> 00:31:35,603 {\an8}독일군이 스스로 파괴했다고 하죠 401 00:31:36,395 --> 00:31:39,523 미군이 십자가를 올라서 402 00:31:39,982 --> 00:31:44,362 관측소로 사용하는 상황을 막으려던 겁니다 403 00:31:44,904 --> 00:31:46,405 자신들이 그랬듯이요 404 00:31:47,365 --> 00:31:50,201 아헨을 지키는 독일군을 없애는 게 405 00:31:50,201 --> 00:31:52,370 브라운의 목표입니다 406 00:31:52,578 --> 00:31:57,583 이미 두 벙커를 처리한 브라운은 세 번째 벙커로 다가갑니다 407 00:31:59,877 --> 00:32:03,089 가끔씩 관측과 기관총 사격을 408 00:32:03,381 --> 00:32:06,050 모두 수행하는 벙커도 있습니다 409 00:32:06,425 --> 00:32:11,013 {\an8}그중에서도 강력한 벙커에는 무장한 큐폴라가 달렸죠 410 00:32:11,305 --> 00:32:15,685 여섯 방향이나 여덟 방향에 관측용 창이 뚫려있고 411 00:32:15,685 --> 00:32:20,856 기관총 방탄 막까지 있어 외부 공격이 먹히지 않았어요 412 00:32:21,107 --> 00:32:22,608 브라운이 본 것도 그런 벙커였을 겁니다 413 00:32:23,067 --> 00:32:27,154 {\an8}자료에 의하면 당시 벙커는 판처투름으로 보입니다 414 00:32:27,405 --> 00:32:32,159 {\an8}주로 탱크 이름에 쓰이는 판처는 독일어로 장갑을 뜻하죠 415 00:32:32,451 --> 00:32:34,620 {\an8}약 8cm짜리 철판을 가리킵니다 416 00:32:35,496 --> 00:32:37,707 판처투름은 종종 포탑으로 오역되는데 417 00:32:37,707 --> 00:32:41,419 큐폴라는 회전하지도 않고 포탑 부품으로 만들지도 않습니다 418 00:32:41,419 --> 00:32:43,587 {\an8}그냥 장갑을 두른 시설이죠 419 00:32:44,463 --> 00:32:47,800 {\an8}판처투름 중에는 큐폴라만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420 00:32:47,800 --> 00:32:51,429 {\an8}나머지 거대한 시설은 땅 밑에 묻혀 있죠 421 00:32:51,887 --> 00:32:56,517 {\an8}병사와 장교 45명을 거뜬히 수용할 수 있습니다 422 00:32:57,351 --> 00:33:01,147 판처투름은 꼭 지켜야 하는 요충지에 지었죠 423 00:33:04,275 --> 00:33:06,444 독일은 명확한 용어를 사용했지만 424 00:33:06,444 --> 00:33:10,322 미군이 이름을 종종 오역해서 425 00:33:10,322 --> 00:33:12,241 탱크 포탑이라고 불리곤 했습니다 426 00:33:16,829 --> 00:33:19,540 브라운의 목표는 판처투름입니다 427 00:33:20,833 --> 00:33:25,212 커다란 벙커가 웅장한 모습으로 요지에 자리해 있고 428 00:33:25,671 --> 00:33:27,256 큐폴라까지 달고 있으니 429 00:33:27,673 --> 00:33:32,887 보비 브라운이 보기에는 독일군의 지휘 사령부 같았어요 430 00:33:33,262 --> 00:33:34,805 그래서 공격하기로 한 겁니다 431 00:33:36,348 --> 00:33:37,600 벙커 안에서는 432 00:33:37,600 --> 00:33:42,521 독일군이 미군의 진격을 막고자 아래로 총알을 퍼붓습니다 433 00:33:42,813 --> 00:33:45,232 당시의 정확한 내부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죠 434 00:33:45,483 --> 00:33:48,694 남아있는 문서가 없어 알 수는 없지만 435 00:33:49,070 --> 00:33:54,366 벙커 간의 통신은 대체로 원활한 편이었어요 436 00:33:54,366 --> 00:33:56,744 하지만 상황은 그때그때마다 달랐을 겁니다 437 00:33:56,744 --> 00:34:01,916 이웃한 벙커나 상관과의 통신망 작동 여부나 438 00:34:01,916 --> 00:34:06,504 {\an8}옆 벙커의 항전 혹은 항복 여부가 중요했겠죠 439 00:34:06,629 --> 00:34:11,759 {\an8}지휘관은 이런 조건을 고려해 계속 싸울지 혹은 포기할지 440 00:34:12,134 --> 00:34:16,263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을 겁니다 441 00:34:18,682 --> 00:34:20,101 탄약 보충해! 442 00:34:20,101 --> 00:34:25,898 한편 방어 중인 독일군은 화력을 있는 대로 끌어모읍니다 443 00:34:31,278 --> 00:34:33,572 보비 브라운이 벙커에 다가갑니다 444 00:34:33,781 --> 00:34:38,244 옆쪽에서 진입해 외벽에 가까이 접근했지만 445 00:34:38,244 --> 00:34:43,082 폭발물이 수백 kg은 있어야 뚫릴 정도로 두껍죠 446 00:34:46,377 --> 00:34:50,131 가방 폭탄에는 7kg 남짓한 티엔티가 들어있습니다 447 00:34:53,759 --> 00:34:56,428 티엔티 또는 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은 448 00:34:56,428 --> 00:34:59,890 지금도 전 세계에서 널리 쓰이는 폭발물로 449 00:34:59,890 --> 00:35:02,810 여러 군사 무기에 사용됩니다 450 00:35:03,185 --> 00:35:05,729 전쟁 당시에는 공장 하나가 451 00:35:05,729 --> 00:35:09,859 하루에 티엔티 약 33만 kg을 생산했습니다 452 00:35:10,317 --> 00:35:12,695 티엔티는 안정성이 매우 높아 453 00:35:12,695 --> 00:35:17,491 다루기 안전하며 제이 차 대전에서 애용되었죠 454 00:35:27,960 --> 00:35:31,088 그러나 브라운이 가방 폭탄을 안에 넣지 않으면 455 00:35:31,088 --> 00:35:33,465 피해는 미미할 겁니다 456 00:35:34,800 --> 00:35:37,761 그때 두 번째 벙커가 눈에 띕니다 457 00:35:39,054 --> 00:35:43,726 브라운은 콘크리트 위에 있는 건물을 보고 458 00:35:44,101 --> 00:35:45,561 탄약 벙커라고 추정했습니다 459 00:35:45,561 --> 00:35:50,691 그렇다면 필연적으로 누군가 큰 벙커 뒤에서 나와 460 00:35:51,400 --> 00:35:54,486 탄약을 보충하려고 뒤쪽 벙커로 올 터였죠 461 00:35:55,196 --> 00:35:56,238 탄약! 462 00:35:56,989 --> 00:35:58,073 알겠습니다! 463 00:36:02,578 --> 00:36:03,913 브라운이 지켜보는 가운데 464 00:36:03,913 --> 00:36:08,459 주 벙커 뒷문에서 적군 병사가 나타납니다 465 00:36:10,920 --> 00:36:14,131 기다리던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466 00:36:26,435 --> 00:36:28,354 미군 대위 보비 브라운이 467 00:36:28,354 --> 00:36:31,732 큰 벙커에서 나와 탄약을 들고 돌아가는 468 00:36:31,732 --> 00:36:34,526 독일군 병사를 지켜봅니다 469 00:36:40,032 --> 00:36:44,620 브라운이 쫓고 있었어요 병사는 몰랐지만 뒤에 있었죠 470 00:36:47,289 --> 00:36:48,958 브라운이 다가갑니다 471 00:36:50,542 --> 00:36:53,671 병사는 양손에 탄약을 가득 들었어요 472 00:36:54,213 --> 00:36:58,634 {\an8}그래서 문을 닫으려고 탄약을 바닥에 내려놓았는데 473 00:36:59,009 --> 00:37:02,638 {\an8}미군 대위와 눈이 마주쳤죠 474 00:37:02,638 --> 00:37:04,556 병사가 대응할 새도 없이 475 00:37:04,890 --> 00:37:06,976 브라운은 신관을 작동하고 476 00:37:06,976 --> 00:37:10,437 바닥의 탄약 옆에 가방 폭탄을 던집니다 477 00:37:15,484 --> 00:37:18,529 보비 브라운은 폭탄이 터질 때 478 00:37:18,529 --> 00:37:21,407 전처럼 빨리 피할 수 없었어요 479 00:37:21,740 --> 00:37:24,535 이에 몸을 뒤로 굴려서 480 00:37:24,535 --> 00:37:28,330 공격하기 전까지 숨어있던 구덩이로 들어갔죠 481 00:37:28,706 --> 00:37:33,502 병사가 돌아오기를 기다린 덕에 그가 가져온 탄약도 482 00:37:33,502 --> 00:37:37,214 가방 폭탄에 이어서 폭발해 버렸고 483 00:37:37,464 --> 00:37:39,300 피해는 더욱 커집니다 484 00:37:39,675 --> 00:37:41,719 인내가 보답받은 셈이죠 485 00:37:43,512 --> 00:37:47,766 브라운은 이런 공격을 하기 위해 훈련에 전념해 왔습니다 486 00:37:50,602 --> 00:37:52,646 브라운에게는 이런 순간이 낙이었죠 487 00:37:53,188 --> 00:37:55,649 조금도 겁내지 않으며 488 00:37:56,400 --> 00:38:01,322 임무를 수행할 때는 몸을 사리는 법이 없었어요 489 00:38:01,488 --> 00:38:04,033 단지 해야 할 일을 했던 겁니다 490 00:38:09,705 --> 00:38:12,082 세 번째 벙커가 파괴되자 491 00:38:12,082 --> 00:38:16,253 십자가 언덕 남쪽을 미군이 장악하게 됩니다 492 00:38:17,046 --> 00:38:20,716 보비 브라운이 지휘 벙커를 무너뜨렸기 때문에 493 00:38:20,924 --> 00:38:23,302 대원들이 진군할 수 있었고 494 00:38:23,677 --> 00:38:26,221 이제는 더 깊숙이 전진해 495 00:38:26,597 --> 00:38:32,561 십자가 언덕 전역의 특화점에서 적군의 항복을 받아냈죠 496 00:38:37,066 --> 00:38:40,694 다친 브라운에게는 아직 할 일이 남아있습니다 497 00:38:41,236 --> 00:38:44,907 브라운은 임무가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498 00:38:45,240 --> 00:38:49,411 십자가 언덕을 점령할 가능성이 커졌을 뿐 499 00:38:49,703 --> 00:38:54,166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언덕 반대편을 정찰해서 500 00:38:54,166 --> 00:39:00,089 필연적으로 있을 독일군의 반격에 중대를 대비시켜야 했죠 501 00:39:00,422 --> 00:39:02,591 그래서 브라운은 언덕에 남습니다 502 00:39:04,802 --> 00:39:07,179 언덕 북쪽으로 넘어가자 503 00:39:08,680 --> 00:39:11,517 기관총 공격이 주위에 빗발칩니다 504 00:39:11,975 --> 00:39:13,435 브라운은 재빨리 엎드리죠 505 00:39:15,354 --> 00:39:19,983 다시 적에게 발각됐지만 몸은 잡초로도 가릴 수 있습니다 506 00:39:22,569 --> 00:39:25,406 브라운은 잠시 기다렸다가 고개를 듭니다 507 00:39:26,990 --> 00:39:29,410 독일군이 즉시 반응하죠 508 00:39:31,203 --> 00:39:33,580 기관총 탄환이 귓가를 스칩니다 509 00:39:34,123 --> 00:39:38,710 브라운은 탄환이 날아오는 방향을 알고 싶었습니다 510 00:39:38,710 --> 00:39:41,463 반격이 어디서 올지 파악하고 511 00:39:41,463 --> 00:39:43,966 부대를 최적의 위치로 보내야 했죠 512 00:39:48,804 --> 00:39:51,515 브라운은 고개를 숙이고 방탄모를 벗습니다 513 00:39:54,309 --> 00:39:58,564 브라운은 방탄모를 벗어 손가락에 올린 다음 514 00:39:58,897 --> 00:40:03,277 좌우로 흔들어서 독일군을 도발했습니다 515 00:40:03,861 --> 00:40:05,946 그럼 분명 총을 쏠 테니까요 516 00:40:12,828 --> 00:40:14,413 브라운은 답을 찾았습니다 517 00:40:14,580 --> 00:40:17,166 독일군은 반격 진형을 갖추었죠 518 00:40:17,166 --> 00:40:19,126 하지만 당장은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519 00:40:31,138 --> 00:40:33,765 브라운은 지휘부로 되돌아옵니다 520 00:40:39,897 --> 00:40:42,524 독일군 사수의 위치를 보고하고 521 00:40:43,984 --> 00:40:46,737 남쪽에 포격 지원을 요청하죠 522 00:40:49,072 --> 00:40:54,203 또한 정상까지 진입했음을 지휘관에게 알립니다 523 00:40:56,413 --> 00:41:00,209 브라운이 돌격을 시작한 지 겨우 40분이 지났습니다 524 00:41:00,209 --> 00:41:02,878 브라운은 언덕을 빼앗길 생각이 없죠 525 00:41:14,223 --> 00:41:17,267 브라운의 연대는 승기를 굳혀야 합니다 526 00:41:20,229 --> 00:41:21,855 남은 특화점을 제거하고 527 00:41:24,024 --> 00:41:26,860 병력을 올려 보내 점령지를 지켜야 하죠 528 00:41:31,156 --> 00:41:35,869 중요한 임무를 마치기 전까지 부상을 치료할 생각은 없습니다 529 00:41:38,580 --> 00:41:41,333 그날 밤 브라운의 예측이 적중합니다 530 00:41:41,333 --> 00:41:44,211 독일군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죠 531 00:41:44,586 --> 00:41:46,755 브라운과 대원들은 맞서 싸웠고 532 00:41:48,048 --> 00:41:53,178 제18 보병 연대는 아침까지도 언덕을 뺏기지 않았습니다 533 00:41:57,391 --> 00:41:59,851 브라운은 용기와 대담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534 00:42:00,435 --> 00:42:05,941 전공을 세운 병사에게 수여하는 최상위 훈장인 535 00:42:06,191 --> 00:42:09,069 명예 훈장을 전후에 수여받습니다 536 00:42:09,903 --> 00:42:12,573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수여식이 열렸죠 537 00:42:12,573 --> 00:42:16,535 수여자는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었는데 538 00:42:16,535 --> 00:42:21,373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대통령이 목에 훈장을 걸면서 539 00:42:21,623 --> 00:42:25,919 명예 훈장을 받을 수 있다면 대통령도 관두겠다고 했답니다 540 00:42:25,919 --> 00:42:30,048 보비 브라운은 침착하면서도 올곧은 태도로 541 00:42:30,048 --> 00:42:33,885 빈말이 지나치다고 대통령에게 응수했죠 542 00:42:35,470 --> 00:42:39,308 브라운은 훗날 부상으로 인해 만성적인 통증에 시달리고 543 00:42:39,308 --> 00:42:40,642 마음의 병을 얻었습니다 544 00:42:41,310 --> 00:42:44,855 결국 1971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죠 545 00:42:49,151 --> 00:42:52,613 십자가 언덕 점령을 시작으로 아헨을 포위한 미군은 546 00:42:52,613 --> 00:42:57,951 1944년 10월 21일 드디어 항복을 받아냅니다 547 00:42:59,745 --> 00:43:02,748 9월에 아헨 주둔군을 지휘했던 중장인 548 00:43:02,748 --> 00:43:06,501 게르하르트 그라프 폰슈베린이 책임을 지게 되었죠 549 00:43:06,835 --> 00:43:10,464 아헨 함락은 슈베린의 책임이 되었어요 550 00:43:10,464 --> 00:43:13,300 히틀러는 군법 회의에 회부하고 싶었겠지만 551 00:43:13,300 --> 00:43:17,346 {\an8}모든 상관이 슈베린을 비호했기 때문에 552 00:43:17,804 --> 00:43:21,183 히틀러는 이 사건을 어느 정도 기억에서 지웠고 553 00:43:21,183 --> 00:43:23,977 슈베린은 훗날 이탈리아 전선에 배치되면서 554 00:43:23,977 --> 00:43:26,271 히틀러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555 00:43:26,813 --> 00:43:30,108 아헨은 최초로 함락된 독일의 주요 도시입니다 556 00:43:30,567 --> 00:43:32,653 아헨 함락은 나치와 독일 국민에게 557 00:43:32,986 --> 00:43:35,364 커다란 충격을 줬어요 558 00:43:35,364 --> 00:43:41,119 {\an8}이제 서쪽에서는 미군이 독일 영토에서 버티고 있고 559 00:43:41,119 --> 00:43:46,333 {\an8}동쪽에서는 소련군이 동프로이센을 점령 중이니까요 560 00:43:46,333 --> 00:43:50,295 {\an8}전쟁이 독일 땅까지 들어선 겁니다 561 00:43:50,629 --> 00:43:53,924 {\an8}그러나 가을에 접어들자 날씨가 나빠졌습니다 562 00:43:53,924 --> 00:43:56,218 {\an8}독일은 다시 사기가 오릅니다 563 00:43:56,385 --> 00:44:00,722 {\an8}동쪽에 있는 소련군도 서쪽에 있는 연합군도 564 00:44:01,056 --> 00:44:03,058 {\an8}좀처럼 전진하지 못했거든요 565 00:44:04,893 --> 00:44:09,064 {\an8}전쟁은 이후에도 여섯 달 넘게 유럽을 휩쓸었습니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