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6,083 --> 00:00:08,875 "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" 2 00:00:09,708 --> 00:00:11,416 저는 데이비드 패리어입니다 3 00:00:11,708 --> 00:00:13,458 뉴질랜드의 기자로 4 00:00:13,541 --> 00:00:17,125 전 세계 다크 투어리즘의 명소를 취재하고 있어요 5 00:00:17,416 --> 00:00:19,625 이번 여행지는 일본입니다 6 00:00:20,375 --> 00:00:21,916 불이야! 7 00:00:23,166 --> 00:00:25,250 위험이 수반되는 다크 투어리즘이라면 8 00:00:25,541 --> 00:00:29,875 여행을 재난 대비 훈련으로 시작하는 건 좋은 생각이죠 9 00:00:29,958 --> 00:00:31,291 흔들립니다, 꽉 잡으세요 10 00:00:32,625 --> 00:00:33,666 진동이 세군요 11 00:00:34,375 --> 00:00:38,291 하지만 이 정도 대비로 앞날을 자신해도 될까요? 12 00:00:40,125 --> 00:00:43,458 세계적인 자살 명소를 찾아가고... 13 00:00:43,541 --> 00:00:46,125 - 저 나무 위에 뭔가 있어요 - 불길하군요 14 00:00:47,375 --> 00:00:50,708 로봇이 지배하는 기괴한 미래 세계를 만나고... 15 00:00:50,791 --> 00:00:53,000 헨나 호텔에서 편안한 숙박 되세요 16 00:00:56,666 --> 00:00:58,583 10층짜리 유령의 섬을 탐험하고... 17 00:00:58,666 --> 00:00:59,958 굉장하군요 18 00:01:00,291 --> 00:01:03,708 핵 관광의 현장까지 체험할 계획이거든요 19 00:01:03,791 --> 00:01:05,666 - 이거 뭐라는 거죠? - 맙소사 방사능 수치가 20 00:01:07,708 --> 00:01:10,125 출입 금지 지역인 체르노빌보다 높대요 21 00:01:11,291 --> 00:01:14,416 다크 투어리스트의 삶은 위태로울 수도 있겠군요 22 00:01:31,833 --> 00:01:32,916 "일본" 23 00:01:36,791 --> 00:01:38,166 "일본" 24 00:01:38,250 --> 00:01:42,333 제 여행의 출발지로 일본 최대의 재앙이 발생했던 25 00:01:42,833 --> 00:01:45,708 후쿠시마 원전 노심 용융의 현장을 택했습니다 26 00:01:50,375 --> 00:01:54,083 핵 관광 상품이라니 누가 상상이나 했나요? 27 00:01:54,708 --> 00:01:58,125 보통 사람은 방사능 유출 장소에 얼씬하지 않겠지만 28 00:01:58,625 --> 00:02:01,458 다크 투어리스트에게는 최적의 목적지입니다 29 00:02:01,541 --> 00:02:03,583 이 버스에는 그런 사람이 가득하죠 30 00:02:06,916 --> 00:02:11,083 2011년, 대지진과 쓰나미가 연이어 발생해 31 00:02:11,166 --> 00:02:12,875 지역이 초토화됐습니다 32 00:02:13,833 --> 00:02:18,750 그로 인해 후쿠시마 제1 원전이 폭발하고 방사능이 유출됐죠 33 00:02:19,500 --> 00:02:21,833 2만 명 이상이 사망했고 34 00:02:21,916 --> 00:02:25,625 방사능 때문에 일대에 소개령이 내려졌습니다 35 00:02:27,000 --> 00:02:29,666 지금도 출입 제한 구역이지만 36 00:02:30,166 --> 00:02:33,875 정부는 주민들이 돌아와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어요 37 00:02:35,166 --> 00:02:38,958 저는 원전 사고의 실상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38 00:02:39,916 --> 00:02:41,583 과연 와도 되는 곳일까요? 39 00:02:42,375 --> 00:02:45,416 안녕하세요 제가 여러분의 투어 가이드예요 40 00:02:45,500 --> 00:02:47,875 오늘 가이드를 맡은 요입니다 41 00:02:47,958 --> 00:02:50,666 오른쪽과 왼쪽을 주의해서 말하도록 할게요 42 00:02:50,750 --> 00:02:52,541 여러분께는 반대로 보일 테니까요 43 00:02:53,583 --> 00:02:57,750 그러니까 저는 '오른쪽입니다' '왼쪽입니다' 이렇게 말해야겠죠 44 00:02:58,958 --> 00:03:02,750 요에게는 늘 해왔던 방사능 공원 산책이겠죠 45 00:03:03,291 --> 00:03:06,208 위험을 걱정하는 기색이 전혀 안 보여요 46 00:03:06,833 --> 00:03:09,458 어느 정도 수치가 찍히면 걱정하나요, 요? 47 00:03:09,916 --> 00:03:12,583 이 지역에 살기 위해서는 48 00:03:12,916 --> 00:03:15,041 0.20가 걱정할 만한 수치죠 49 00:03:15,750 --> 00:03:16,583 그렇군요 50 00:03:16,875 --> 00:03:20,000 이게 쉽지 않군요 요가 워낙 밝아 보여서 51 00:03:20,208 --> 00:03:24,166 우리가 안전한지 위험한지 잘 모르겠어요 52 00:03:25,125 --> 00:03:28,500 저한테 뿔이 나거나 손가락이 더 나지 않았잖아요? 53 00:03:33,750 --> 00:03:38,375 저만큼 위험에 혹한 외국인들이 여행에 동행했습니다 54 00:03:38,791 --> 00:03:42,916 비타민 D가 방사능 효과를 상쇄한다고 들었어요 55 00:03:43,166 --> 00:03:46,250 어떤 방법이든 본인의 안전을 챙기는 게 좋죠 56 00:03:46,333 --> 00:03:47,166 네 57 00:03:50,000 --> 00:03:53,625 재해 관광의 첫 목적지는 도미오카 마을입니다 58 00:03:55,958 --> 00:03:59,958 쓰나미는 덮치지 않았지만 지진의 타격을 받았던 곳이고 59 00:04:00,041 --> 00:04:02,500 방사성 낙진 피해도 입었죠 60 00:04:02,583 --> 00:04:03,958 좋아요, 버스에서 내립시다 61 00:04:04,791 --> 00:04:08,166 정부에서 안전하다고 말하는 마을에 속하지만 62 00:04:08,500 --> 00:04:11,333 주민들은 돌아올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63 00:04:11,791 --> 00:04:14,833 완전히 버려진 마을이죠 64 00:04:15,166 --> 00:04:17,166 - 사람이 별로 없네요 - 네 65 00:04:17,916 --> 00:04:18,833 몹시 한산해요 66 00:04:20,208 --> 00:04:23,083 도둑들이 약탈해가지 않은 게 신기합니다 67 00:04:24,166 --> 00:04:26,333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를 아는 걸까요? 68 00:04:27,791 --> 00:04:28,916 세상에! 69 00:04:29,750 --> 00:04:32,208 - 0.7 - 0.72로 올라가요 70 00:04:32,750 --> 00:04:34,875 모두 가이거 계수기를 갖고 왔습니다 71 00:04:34,958 --> 00:04:37,666 방사능 분야의 금속 탐지기 같은 장비죠 72 00:04:38,708 --> 00:04:40,583 모든 계수기가 갑자기 삑삑거립니다 73 00:04:40,875 --> 00:04:44,875 경고했던 것보다 훨씬 높은 방사능이 감지되자 74 00:04:44,958 --> 00:04:47,583 핵 관광객들은 곧장 초조해집니다 75 00:04:48,208 --> 00:04:52,958 아까 요가 말한 걱정해야 할 수치는 76 00:04:53,041 --> 00:04:54,666 0.2였잖아요? 77 00:04:55,000 --> 00:04:57,958 제 가이거 계수기에는 0.75가 찍혔어요 78 00:04:58,041 --> 00:05:00,500 아무도 출입 못 하는 체르노빌 인근의 79 00:05:00,583 --> 00:05:02,333 프리퍄티보다도 높아요 80 00:05:02,416 --> 00:05:06,583 이렇게 수치가 높은데 어떻게 괜찮다고 사람을 부르죠? 81 00:05:07,166 --> 00:05:10,416 비상 사태가 선포된 지역이라 82 00:05:10,500 --> 00:05:15,500 방사능 최대 허용치를 높일 수 있어요 83 00:05:15,583 --> 00:05:20,083 여기가 안전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하죠 84 00:05:20,166 --> 00:05:21,166 하지만 아니잖아요 85 00:05:23,583 --> 00:05:25,708 - 그건 직접 판단하세요 - 하지만... 86 00:05:26,250 --> 00:05:28,750 - 세월이 흘러야겠는데요? - 네, 세월이 흘러야죠 87 00:05:29,166 --> 00:05:32,166 아마도 200년이 더 지나야 88 00:05:32,250 --> 00:05:36,375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올 겁니다 89 00:05:36,458 --> 00:05:37,916 - 200년요? - 200년요 90 00:05:40,416 --> 00:05:44,541 갑자기 핵 관광이 별로 멋져 보이지 않는군요 91 00:05:45,083 --> 00:05:49,166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하면서 좀 불안해졌어요 92 00:05:50,333 --> 00:05:54,708 다 부서진 가게 전면도 그런 느낌을 주죠 93 00:05:55,166 --> 00:05:58,750 아이 자전거가 안에 있는데 진짜 오싹하네요 94 00:06:00,375 --> 00:06:03,375 주민들을 돌아오게 하는 게 왜 힘든지 알겠어요 95 00:06:04,875 --> 00:06:06,333 갈수록 점입가경입니다 96 00:06:07,208 --> 00:06:10,583 요는 저 먼지에 유독 방사능이 많다며 97 00:06:11,041 --> 00:06:13,708 들이마시면 암에 걸린다고 경고하네요 98 00:06:14,583 --> 00:06:18,208 다크 투어리스트가 원하는 게 이런 종류의 전율은 아니겠죠 99 00:06:19,750 --> 00:06:22,833 지금 보니까 마스크를 썼네요? 100 00:06:23,583 --> 00:06:25,666 먼지가 너무 많아요 101 00:06:25,875 --> 00:06:28,166 왠지 저도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102 00:06:28,250 --> 00:06:31,291 - 가져온 것도 잊고 있었거든요 - 일단 있으면 써야죠 103 00:06:35,791 --> 00:06:38,583 - 펴서 써야 해요 - 펴야 한다고요? 104 00:06:38,875 --> 00:06:41,791 이제 알겠네요 이런 건 처음 써 봐서요 105 00:06:44,333 --> 00:06:47,666 먼지가 엄청나서 지금 쓰는 게 좋겠다 싶었는데 106 00:06:47,750 --> 00:06:50,416 보다시피 안경에 김이 서려서 107 00:06:50,500 --> 00:06:54,083 아무것도 안 보여요 이래저래 앞이 캄캄하군요 108 00:06:57,916 --> 00:07:03,041 도미오카를 떠나 6번 국도를 타고 원전 사고의 한복판으로 향합니다 109 00:07:03,458 --> 00:07:06,458 우리가 지나가는 지역의 일부는 110 00:07:06,541 --> 00:07:08,833 방사능 피해로 인한 출입 금지 구역이지만 111 00:07:10,000 --> 00:07:12,250 일본 정부는 교묘하게 포장한 112 00:07:12,333 --> 00:07:16,791 '귀환 곤란 구역'이란 명칭을 선호합니다 113 00:07:17,041 --> 00:07:20,291 - 여기는 출입문 거리예요 - 입구마다 출입문이 있네요 114 00:07:21,083 --> 00:07:22,500 저 출입문을 보시죠 115 00:07:22,583 --> 00:07:27,750 출입 금지 구역으로 통하는 모든 입구를 막아 놓았습니다 116 00:07:28,541 --> 00:07:30,916 주변은 마치 군사지대 같은 광경으로 변했고 117 00:07:31,166 --> 00:07:33,708 버스가 정차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습니다 118 00:07:35,083 --> 00:07:37,833 하지만 요는 들어갈 틈을 노려볼 생각이죠 119 00:07:39,083 --> 00:07:43,166 안녕하세요 견학 왔습니다, 견학 120 00:07:44,166 --> 00:07:46,916 - '귀환 곤란 구역'입니다 - 금방 갈게요 121 00:07:47,000 --> 00:07:48,583 차에서 내리면 안 돼요 122 00:07:48,708 --> 00:07:53,916 출입 금지 구역이니까 버스로 돌아가세요 123 00:07:54,000 --> 00:07:56,625 - 아, 그런가요? - 빨리 출발하세요 124 00:07:56,875 --> 00:07:57,833 문제가 있나요? 125 00:07:57,916 --> 00:08:02,166 귀환 금지 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라 126 00:08:02,666 --> 00:08:06,125 차를 세우거나 내리면 안 된다고 해요 127 00:08:06,291 --> 00:08:07,625 - 그렇군요 - 통과만 가능하대요 128 00:08:07,708 --> 00:08:10,500 여기서 얼마나 일하셨어요? 129 00:08:10,583 --> 00:08:12,583 - 5년 - 5년? 130 00:08:13,750 --> 00:08:14,750 직업에 만족하세요? 131 00:08:14,833 --> 00:08:16,625 빨리 좀 가주세요 132 00:08:16,708 --> 00:08:17,791 알았어요 133 00:08:18,750 --> 00:08:22,375 우리 같은 사람을 쫓아내는 데서 일의 보람을 찾는다면 134 00:08:22,958 --> 00:08:24,250 인생이 만족스러울 거예요 135 00:08:27,291 --> 00:08:30,291 하지만 금지 구역 안쪽이 여전히 궁금한 저는 136 00:08:30,666 --> 00:08:34,625 잠깐만 엿볼 수 있도록 길가에 내려달라고 요를 설득했어요 137 00:08:34,833 --> 00:08:37,375 최대 5분을 넘기지 마세요 138 00:08:38,458 --> 00:08:39,291 준비하시고 139 00:08:40,125 --> 00:08:42,125 - 이제 내려요 - 가요, 데이비드 140 00:08:42,208 --> 00:08:43,958 달려요, 데이비드 141 00:08:44,041 --> 00:08:45,291 빨리빨리 142 00:08:54,083 --> 00:08:57,916 오락실은 지진 이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143 00:08:58,125 --> 00:09:02,708 무척 오싹하네요 이런 장난감이 누워있어요 144 00:09:04,666 --> 00:09:06,000 다 끝난 느낌이죠 145 00:09:06,625 --> 00:09:09,958 위층에 올라가 볼게요 146 00:09:12,166 --> 00:09:13,000 이런 147 00:09:13,500 --> 00:09:15,333 완전히 폐허가 됐군요 148 00:09:17,750 --> 00:09:20,333 먼지가 많아서 마음이 불안해요 149 00:09:20,958 --> 00:09:23,041 불안은 완곡한 표현이죠 150 00:09:23,750 --> 00:09:27,041 이곳의 물건과 먼지는 특히 오염이 심각합니다 151 00:09:27,125 --> 00:09:31,625 방사능 입자가 비바람에 씻겨나갈 수 없는 환경이거든요 152 00:09:33,333 --> 00:09:34,916 이미 한 번 경고를 받아서 153 00:09:35,000 --> 00:09:38,208 여기 있는 걸 다시 들키고 싶지 않아요 154 00:09:42,833 --> 00:09:44,625 유리 조심해요 운을 너무 믿었나 봅니다 155 00:09:49,166 --> 00:09:50,791 우리는 일본말 못 해요 156 00:09:53,291 --> 00:09:55,375 - 여권? 신분증? - 버스에 있어요 157 00:09:56,291 --> 00:09:57,291 걸렸습니다 158 00:09:58,208 --> 00:10:01,666 하지만 요가 나타나 상황을 무마해 보려고 합니다 159 00:10:01,750 --> 00:10:04,083 - 무슨 일이시죠? - 출입이 금지된... 160 00:10:04,166 --> 00:10:07,166 - 정차 금지인 건 압니다 - 알고 계시죠? 161 00:10:09,541 --> 00:10:13,041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엄중한 경고를 받고 162 00:10:13,416 --> 00:10:17,541 출발했지만 요는 제 탈선에 기분이 상한 듯합니다 163 00:10:18,500 --> 00:10:21,500 그러다가 체포될 수도 있나요? 164 00:10:21,583 --> 00:10:24,791 방금은 운이 좋았어요 165 00:10:25,666 --> 00:10:26,500 그렇게 알아두세요 166 00:10:28,416 --> 00:10:29,291 네 167 00:10:30,791 --> 00:10:32,583 - 고마워요, 요 - 괜찮아요 168 00:10:34,833 --> 00:10:38,000 우리를 곤경에서 구해준 요에게 미안해지기 시작했어요 169 00:10:38,625 --> 00:10:42,083 솔직히 의외로 스트레스가 쌓이는 여행이군요 170 00:10:46,416 --> 00:10:48,666 점심시간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171 00:10:49,291 --> 00:10:52,166 우리는 나미에에 있는 그랜드마라는 카페에 갔습니다 172 00:10:52,541 --> 00:10:55,625 예상대로 할머니들이 운영하는 곳이었죠 173 00:10:55,708 --> 00:10:57,708 - '곤니치와' - '아리가토' 174 00:10:59,041 --> 00:11:02,583 정부가 마련한 주민 귀환 유인책 중 하나인데 175 00:11:03,166 --> 00:11:05,916 여기 사는 할머니는 한 분도 없다는 걸 알고 176 00:11:06,291 --> 00:11:08,000 왠지 의아했습니다 177 00:11:09,291 --> 00:11:11,291 누가 먹을 거예요? 전부 다 먹어요? 178 00:11:11,583 --> 00:11:14,708 - 대체 메뉴가 뭔데요? - 안전할까요? 179 00:11:15,250 --> 00:11:18,250 저는 일본 음식을 좋아하지만 다들 그렇듯 180 00:11:18,333 --> 00:11:21,666 이 인근에서 나온 건 전부 불안해요 181 00:11:21,750 --> 00:11:23,750 - 요는 여기서 먹어봤어요? - 아니요 182 00:11:23,833 --> 00:11:25,291 - 처음이에요? - 처음이죠 183 00:11:32,458 --> 00:11:33,666 - 요? - 네 184 00:11:33,750 --> 00:11:37,166 전부 이 지역에서 키운 재료인가요? 185 00:11:38,250 --> 00:11:40,208 - 사실 저도 모르겠어요 - 몰라요? 186 00:11:40,291 --> 00:11:42,916 다 확인할 수는 없는 거겠죠? 187 00:11:43,000 --> 00:11:44,916 저는 걱정하지 않으려고 해요 188 00:11:46,458 --> 00:11:48,458 하지만 우리는 허기에 굴복했습니다 189 00:11:49,166 --> 00:11:52,416 방사능에 오염됐을지 몰라도 맛은 있네요 190 00:11:54,666 --> 00:11:58,708 요는 불안한 게 없어요? 걱정이 전혀 없어 보여요 191 00:11:59,375 --> 00:12:01,458 우리는 이 나라에 살아야 해요 192 00:12:02,250 --> 00:12:04,000 나날이 살아가야 하죠 193 00:12:05,208 --> 00:12:11,125 너무 걱정하는 건 정신 건강에 해로워요 194 00:12:13,375 --> 00:12:14,708 인생에는 위험이 가득해요 195 00:12:16,000 --> 00:12:17,208 그게 진리겠죠? 196 00:12:17,291 --> 00:12:19,958 - 내일 버스에 치일 수도 있으니까 - 맞아요 197 00:12:29,041 --> 00:12:31,458 심지어 정부는 거리 공연자까지 고용해 198 00:12:31,541 --> 00:12:35,333 사람들을 유인합니다 저도 얼떨결에 자원했어요 199 00:12:36,041 --> 00:12:37,625 뭐가 뭔지 모르겠군요 200 00:12:39,916 --> 00:12:44,833 지금 물고기 꼬리를 달아 인어로 변신시켰어요, 감사합니다 201 00:12:45,375 --> 00:12:47,541 보세요, 안전한 곳이라니까요? 202 00:12:47,625 --> 00:12:49,708 이런 분위기인데 어떻게 걱정을 하겠어요? 203 00:12:52,208 --> 00:12:53,583 잘 어울리나요? 204 00:12:55,375 --> 00:12:56,833 빵 터지겠어요 205 00:13:01,375 --> 00:13:03,541 점심을 먹은 후 해안으로 향했습니다 206 00:13:04,791 --> 00:13:07,666 거대한 쓰나미가 처음 들이닥쳤던 곳이죠 207 00:13:08,833 --> 00:13:13,291 작은 마을이 있고 사람들이 가득했지만 208 00:13:15,041 --> 00:13:18,750 전부 쓸려나가고 이제 폐허만 남았습니다 209 00:13:24,416 --> 00:13:27,500 여기는 어디죠, 요? 어떤 상황인가요? 210 00:13:27,875 --> 00:13:31,291 쓰나미가 범람했던 지역이에요 211 00:13:31,458 --> 00:13:33,583 쓰나미가 휩쓸고 간 곳이군요? 212 00:13:33,666 --> 00:13:35,291 쓰나미로 마을 전체가 쓸려나갔어요 213 00:13:36,958 --> 00:13:40,458 쓰나미가 방파제를 넘을 때 214 00:13:40,541 --> 00:13:42,416 높이가 15m였어요 215 00:13:42,833 --> 00:13:47,666 이 지역에서 약 260명이 사망했습니다 216 00:13:50,208 --> 00:13:54,416 15m의 파도가 어떤 모습일지 저라면 어디로 도망쳤을지 217 00:13:54,916 --> 00:13:56,250 상상조차 안 됩니다 218 00:13:58,833 --> 00:14:01,583 주민들은 당해낼 수가 없었을 거예요 219 00:14:08,000 --> 00:14:12,583 집, 가게, 삶이 있던 자리가 이렇게 변했습니다 220 00:14:13,208 --> 00:14:15,583 잔해와 폐허만 남았죠 221 00:14:16,000 --> 00:14:17,958 누군가의 개인적 물품이 222 00:14:18,083 --> 00:14:22,916 버려진 채 썩어들어간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223 00:14:25,166 --> 00:14:26,583 피해를 뼛속 깊이 실감했어요 224 00:14:30,041 --> 00:14:34,416 뿌리 뽑히지 않고 남은 육중한 묘비들만이 225 00:14:36,333 --> 00:14:39,875 이곳에 사람이 살았다는 걸 묵묵히 증언합니다 226 00:14:43,541 --> 00:14:46,166 저는 이곳에서 깊은 비애를 느꼈습니다 227 00:14:48,916 --> 00:14:51,666 하지만 반응은 사람마다 다르죠 228 00:14:55,500 --> 00:14:56,708 있잖아 229 00:14:56,791 --> 00:14:59,250 여기서 원전이 폭발했잖아 230 00:15:00,208 --> 00:15:03,458 - 폭발적인 표정 부탁해 - 그게 무슨 소리야 231 00:15:05,083 --> 00:15:06,333 남자답게 하라고 232 00:15:10,708 --> 00:15:14,125 - 좋은 사진 건졌어요? - 괜찮은 셀피를 찍었어요 233 00:15:15,208 --> 00:15:18,791 한 컷으로 끝내야 했지만 괜찮아요 234 00:15:18,875 --> 00:15:21,083 - 그 정도면 만족해요 - 파리 패션 위크 같았죠 235 00:15:22,041 --> 00:15:25,708 좀 웃을 수도 있겠지만 여기 상황은 몹시 심각해요 236 00:15:27,875 --> 00:15:28,708 아닌가요? 237 00:15:28,791 --> 00:15:30,208 네, 전적으로 동감해요 238 00:15:30,291 --> 00:15:34,166 하지만 초조함을 감추려고 웃을 때도 있죠 239 00:15:34,250 --> 00:15:35,083 맞아요 240 00:15:38,916 --> 00:15:43,541 지진, 쓰나미, 그리고 종국에는 방사능이 덮쳤습니다 241 00:15:44,791 --> 00:15:48,791 원치 않는 선물을 계속 퍼주는 게 핵 재앙의 특징이죠 242 00:15:50,833 --> 00:15:52,958 여기 수북히 쌓였습니다 243 00:15:54,708 --> 00:15:59,666 녹색 방수포 밑에 유연성 용기가 쌓여 있어요 244 00:16:00,875 --> 00:16:05,000 안에는 저준위 방사성 토양이나 245 00:16:05,083 --> 00:16:06,708 식물이 들어있죠 246 00:16:08,333 --> 00:16:11,666 정부는 방사성 표토를 긁어내 247 00:16:11,750 --> 00:16:13,583 임시적으로 보관해 놨습니다 248 00:16:14,333 --> 00:16:17,291 이런 토양 폐기장이 후쿠시마현 전역에 퍼져 있죠 249 00:16:17,625 --> 00:16:21,916 이런 토양 포대가 900만 개나 방치돼 있다니 250 00:16:22,000 --> 00:16:23,416 믿어지지 않습니다 251 00:16:24,000 --> 00:16:26,791 저걸 다 어쩔 셈인지 궁금하기만 하군요 252 00:16:26,875 --> 00:16:29,333 저렇게 넣어서 얼마나 보관할 수 있어요? 253 00:16:29,416 --> 00:16:30,625 - 2~3년 - 그렇군요 254 00:16:30,708 --> 00:16:33,875 보다시피 검은 포대 일부는 벌써 부패하고 있어요 255 00:16:33,958 --> 00:16:37,625 포대가 썩는 걸 숨기려고 방수포를 덮어놨군요? 256 00:16:37,708 --> 00:16:40,208 아마도 그랬을 겁니다 257 00:16:41,416 --> 00:16:45,833 3년 기한으로 설계한 지 벌써 6년이 지났습니다 258 00:16:46,458 --> 00:16:48,791 깔끔하게 줄 맞춘 모습이 아름다워서 259 00:16:48,875 --> 00:16:51,958 인스타그램에 올려도 될 것 같군요 260 00:16:52,708 --> 00:16:57,166 하지만 방사능 토양이 남아있다는 진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261 00:16:58,125 --> 00:17:00,916 지금 성인이 됐지만 262 00:17:01,000 --> 00:17:05,125 출산 전인 제 딸들은 여기 못 오게 할 거예요 263 00:17:05,208 --> 00:17:07,791 네, 성별에 따라 차이가 있죠 264 00:17:07,875 --> 00:17:11,666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더 위험할 거예요 265 00:17:11,750 --> 00:17:12,583 맞아요 266 00:17:21,250 --> 00:17:26,125 이동하면서 이 난국의 실상이 점점 또렷해집니다 267 00:17:28,000 --> 00:17:30,458 지나가는 마을마다 이처럼 268 00:17:34,583 --> 00:17:35,541 만신창이였고 269 00:17:36,125 --> 00:17:37,500 방사능에 오염됐고 270 00:17:37,875 --> 00:17:38,875 버려져 있었습니다 271 00:17:39,750 --> 00:17:45,791 이 지역은 '귀환 곤란 구역'으로 지정돼 있어요 272 00:17:46,250 --> 00:17:50,208 특별 허가가 있어야 통과할 수 있다는 뜻이죠 273 00:17:50,791 --> 00:17:53,000 이제 아무도 요에게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274 00:17:53,083 --> 00:17:56,833 대신 가이거 계수기만 뚫어지게 보고 있죠 275 00:17:57,333 --> 00:18:00,500 몇으로 찍혀요? 제 거는 1.43까지 올라갔어요 276 00:18:00,583 --> 00:18:01,666 1.55 277 00:18:01,750 --> 00:18:04,583 - 1.89 - 미쳤어, 너무 높아요 278 00:18:05,125 --> 00:18:06,375 계속 올라가요 279 00:18:07,625 --> 00:18:11,916 설마 체르노빌보다 높지는 않겠죠? 280 00:18:13,791 --> 00:18:17,500 제가 세이프캐스트에서 지역 전체의 지도를 봤는데요 281 00:18:17,916 --> 00:18:22,041 거기서는 이 지역의 최대 수치가 0.4라고 했어요 282 00:18:22,125 --> 00:18:25,375 근데 4배나 더 높잖아요 283 00:18:26,458 --> 00:18:29,833 그래서 지금 이 상황이 몹시 불안해요 284 00:18:32,416 --> 00:18:33,958 안전한 건지 모르겠어요 285 00:18:36,000 --> 00:18:37,625 저도 걱정되기 시작했어요 286 00:18:39,416 --> 00:18:41,708 다들 여행을 계속해도 괜찮겠어요? 287 00:18:41,791 --> 00:18:45,125 아까 거기가 가장 높았다면 괜찮겠죠 288 00:18:45,208 --> 00:18:49,625 하지만 절대로 가볍게 봐선 안 될 상황이에요 289 00:18:52,375 --> 00:18:57,375 아냐만 입밖으로 꺼냈을 뿐 모두 생각은 같았습니다 290 00:18:57,458 --> 00:19:00,041 다들 방사능 때문에 신경이 곤두섰죠 291 00:19:00,875 --> 00:19:05,208 특히 0.2가 넘으면 위험하다는 요의 경고도 있었으니까요 292 00:19:06,958 --> 00:19:08,333 보세요 293 00:19:08,416 --> 00:19:10,041 1.9 294 00:19:10,125 --> 00:19:12,166 - 2.3 - 2.8 295 00:19:14,666 --> 00:19:19,125 수치는 계속 올라가고 초조함이 극에 달합니다 296 00:19:21,291 --> 00:19:25,416 우리 제작진조차 예상하지 못한 높은 수치였습니다 297 00:19:26,500 --> 00:19:30,208 아까 경험한 게 최고치가 아니었다는 건가요? 298 00:19:30,291 --> 00:19:31,125 그렇죠 299 00:19:31,291 --> 00:19:34,958 - 제일 심한 곳이 아니었어요? - 그럼요, 몰랐어요? 300 00:19:35,041 --> 00:19:35,916 난 버스에 있을래요 301 00:19:36,500 --> 00:19:39,208 이제는 버스도 보호막이 되지 못할 것 같군요 302 00:19:39,583 --> 00:19:41,833 수치는 계속해서 상승합니다 303 00:19:42,291 --> 00:19:44,833 - 맙소사, 1.87 - 어쩌면 좋아! 304 00:19:44,916 --> 00:19:46,500 - 3.75 - 세상에! 305 00:19:46,583 --> 00:19:49,166 - 7.19 - 어떡해 306 00:19:49,250 --> 00:19:53,666 경계선이라던 0.2의 50배 수치입니다 307 00:19:54,458 --> 00:19:58,250 여기서 1분도 지체하기 싫어요 저만 그런 게 아니죠 308 00:19:58,333 --> 00:19:59,958 - 9.71이 찍혔어요 - 이젠 무섭네요 309 00:20:00,541 --> 00:20:03,083 - 그래요 - 우리 무서워요 310 00:20:03,166 --> 00:20:05,083 - 이제 정식으로 무서워요 - 네 311 00:20:05,166 --> 00:20:06,666 - 떠나죠 - 그래요 312 00:20:06,750 --> 00:20:09,666 - 전부 찬성이죠? - 좋아요, 떠나고 싶은 분? 313 00:20:09,916 --> 00:20:12,666 - 전 떠날래요 - 그래요, 떠나죠 운전사가 지금 시동을 껐어요 314 00:20:18,208 --> 00:20:21,083 여기서 고장나면 큰일이죠 315 00:20:25,041 --> 00:20:28,750 만장일치로 관광이 종료됐습니다 316 00:20:30,250 --> 00:20:35,125 일본에서는 후쿠시마가 안전하다며 귀환을 독려하지만 317 00:20:35,708 --> 00:20:39,666 제 기준에서는 아직 방사능 오염이 극심합니다 318 00:20:40,875 --> 00:20:44,000 방사능 폐허를 찾아가는 건 엄청난 체험이었습니다 319 00:20:44,458 --> 00:20:47,291 다크 투어리스트들이 전율하는 이유는 알겠지만 320 00:20:47,833 --> 00:20:50,500 전 한 번으로 족해요 321 00:20:51,916 --> 00:20:55,791 재해 지역에서 최대한 멀리 벗어나고 싶어요 322 00:20:56,041 --> 00:21:00,291 제 호텔은 푹신한 침대나 편의시설로 유명한 곳이 아닙니다 323 00:21:00,583 --> 00:21:02,958 멸망 이후를 테마로 324 00:21:03,041 --> 00:21:05,958 로봇이 지배하는 기묘하고 대안적인 미래를 325 00:21:06,041 --> 00:21:09,208 엿볼 수 있는 곳이죠 326 00:21:10,791 --> 00:21:13,833 다크 투어리즘 중에서도 특이한 범주에 들 거예요 327 00:21:13,916 --> 00:21:15,083 안녕하세요? 328 00:21:16,125 --> 00:21:18,375 여권을 들어 리더기에 대 주세요 329 00:21:18,458 --> 00:21:21,000 여권이 없다면 '여권 없음'을 누르세요 330 00:21:21,458 --> 00:21:24,625 '쥬라기 공원' 팬클럽의 정회원으로서 331 00:21:24,833 --> 00:21:28,125 벨로시랩터의 응대를 받으니 기분이 정말 좋군요 332 00:21:28,208 --> 00:21:30,958 헨나 호텔에서 편안한 숙박 되세요 333 00:21:31,708 --> 00:21:32,541 고마워요 334 00:21:36,458 --> 00:21:40,625 이 호텔 숙박의 하이라이트는 저의 전용 로봇일 겁니다 335 00:21:40,708 --> 00:21:43,916 내 집처럼 편안히 지내세요 336 00:21:44,333 --> 00:21:45,166 안녕? 337 00:21:46,000 --> 00:21:49,083 안녕하세요? 어떻게 지내세요? 338 00:21:49,750 --> 00:21:50,833 아주 좋아 339 00:21:50,916 --> 00:21:52,083 노래 부를 수 있니? 340 00:21:54,083 --> 00:21:56,375 - 아무거나... - 언제 일어나시겠습니까? 341 00:21:58,833 --> 00:21:59,916 오전 7시 342 00:22:01,041 --> 00:22:04,083 하던 얘기 계속하자 노래 부를 수 있니? 343 00:22:05,041 --> 00:22:06,583 네, 무엇을 도와드릴까요? 344 00:22:06,666 --> 00:22:08,625 응, 노래를 부를 수 있니? 345 00:22:09,125 --> 00:22:13,125 내일 아침 8시 30분으로 알람을 맞춰놓았어요 346 00:22:15,708 --> 00:22:18,500 더 기괴한 건 저의 로봇 호텔이 347 00:22:18,583 --> 00:22:24,583 복제된 17세기 네덜란드 마을의 한복판에 있다는 사실이죠 348 00:22:25,458 --> 00:22:27,250 네, 여기 일본 맞아요 349 00:22:35,666 --> 00:22:37,833 정말 기이하면서도 재미있긴 하군요 350 00:22:39,083 --> 00:22:40,833 그런데 왜 다들 가면을 썼을까요? 351 00:22:49,750 --> 00:22:52,291 뒤틀린 매력이 넘치는 시간 여행입니다 352 00:22:54,375 --> 00:22:59,333 17세기 회전목마에서 21세기 가상 현실을 체험하죠 353 00:23:04,416 --> 00:23:07,250 과거에 온 건지 미래에 온 건지 모르겠어요 354 00:23:07,625 --> 00:23:10,083 아니면 이게 바로 평행 우주일까요? 355 00:23:13,833 --> 00:23:15,208 조명을 끕니다 356 00:23:15,916 --> 00:23:17,791 끄라는 거야, 끄겠다는 거야? 357 00:23:19,541 --> 00:23:20,958 제가 도와드릴까요? 358 00:23:25,208 --> 00:23:26,041 '아리가토' 359 00:23:28,208 --> 00:23:32,833 반짝 반짝 작은 별 360 00:23:33,500 --> 00:23:38,791 아름답게 비치네 361 00:23:39,041 --> 00:23:39,875 입 다물어 362 00:23:40,958 --> 00:23:42,625 "후지산" 363 00:23:42,708 --> 00:23:46,500 로봇 호텔을 떠나 다음 목적지로 이동합니다 364 00:23:49,375 --> 00:23:54,208 주카이 숲은 후지산의 북서쪽 비탈에 있습니다 365 00:23:54,291 --> 00:23:57,458 숨막히게 아름다운 원시림이지만 366 00:23:59,166 --> 00:24:02,291 다른 음침한 이유로 유명세를 얻은 숲이죠 367 00:24:03,041 --> 00:24:06,875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살 장소거든요 368 00:24:08,208 --> 00:24:11,625 당국이 발견하는 시신은 1년에 100구가 넘습니다 369 00:24:16,166 --> 00:24:19,875 대부분 그림 같은 풍경과 고요함을 즐기러 오지만 370 00:24:19,958 --> 00:24:24,833 시신 숫자에 매료돼 찾아오는 다크 투어리스트도 증가세죠 371 00:24:25,916 --> 00:24:28,583 이렇게 소름 끼치는 곳에 관광객이 몰리는 372 00:24:28,666 --> 00:24:31,791 특별한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373 00:24:32,833 --> 00:24:38,666 이번에도 동요가 없는 요에게 안내를 부탁했습니다 374 00:24:39,083 --> 00:24:42,208 제가 듣기로는 일본이 375 00:24:42,291 --> 00:24:48,166 산업화한 국가 중에서 자살률 최상위에 든대요 376 00:24:48,916 --> 00:24:50,791 이유가 뭘까요? 377 00:24:52,000 --> 00:24:55,666 심한 사회적 압박과 의무감 같은 게 378 00:24:56,125 --> 00:24:58,500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체면도 있고요 379 00:24:59,125 --> 00:25:01,416 음침한 곳이라서 사람들이 찾는 거라고 380 00:25:01,500 --> 00:25:04,416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가 흥미로워요 381 00:25:04,500 --> 00:25:09,625 주카이가 유명해진 건 어느 소설 때문이에요 382 00:25:11,041 --> 00:25:14,583 주카이가 자살 명소로 자리잡은 이유는 383 00:25:14,666 --> 00:25:19,541 '검은 나무의 바다'란 60년대 인기 소설 탓이라고 합니다 384 00:25:20,208 --> 00:25:25,333 일본판 '로미오와 줄리엣'이라니 결말은 뻔하죠 385 00:25:27,750 --> 00:25:31,916 도착하자마자 주차장 구석에 외롭게 서 있는 차가 보입니다 386 00:25:32,500 --> 00:25:36,125 요의 말로는 몇 주째 저 자리에 버려져 있다는군요 387 00:25:36,875 --> 00:25:39,166 저는 이미 마음속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388 00:25:39,250 --> 00:25:41,083 주차장에 차가 한 대 있네요 389 00:25:43,500 --> 00:25:46,500 숲속으로 떠난 사람이 돌아오지 않은 거겠죠? 390 00:25:46,958 --> 00:25:48,125 그럴 수도 있죠 391 00:25:49,250 --> 00:25:52,041 - 증거는 없지만요 - 물론 모를 일이죠 392 00:25:52,500 --> 00:25:55,083 하지만 차만 버려져 있으니 의아하네요 393 00:25:55,166 --> 00:25:59,333 그렇죠, 다른 곳으로 떠났을 수도 있어요 394 00:25:59,750 --> 00:26:02,291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도 모르죠 395 00:26:04,333 --> 00:26:08,708 요는 숲과 자살의 연관성을 희석하려고 애쓰지만 396 00:26:09,291 --> 00:26:11,291 경고문은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397 00:26:11,500 --> 00:26:16,666 '부모님이 주신 소중한 목숨입니다' 398 00:26:17,625 --> 00:26:22,250 '다시 생각하시고 부모님, 형제, 자녀를 떠올리세요' 399 00:26:22,708 --> 00:26:26,666 '혼자 문제를 짊어지지 마세요' 400 00:26:27,625 --> 00:26:31,625 곧이어 주차장을 어정거리는 다크 투어리스트들이 보였습니다 401 00:26:32,125 --> 00:26:35,083 이 창백한 외국인들도 저와 같은 목적일까요? 402 00:26:35,166 --> 00:26:39,041 이곳이 자살 숲이라는 점에 주안점을 두고 살펴보려고 해요 403 00:26:39,125 --> 00:26:41,250 - 저희도 그래서 왔어요 - 그래서 왔군요? 404 00:26:41,333 --> 00:26:42,958 어떤 얘길 들었나요? 405 00:26:43,041 --> 00:26:46,208 영상과 유튜브 같은 매체를 통해서 들었죠 406 00:26:46,291 --> 00:26:49,958 자살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온다는 걸 알고 407 00:26:50,041 --> 00:26:52,791 구미가 당겨서 살펴보려고 왔어요 408 00:26:53,166 --> 00:26:55,333 동기는 뭔가요? 저도 그래서 왔지만 409 00:26:55,416 --> 00:26:59,500 제가 보고 싶은 게 진짜 시체인지 410 00:26:59,583 --> 00:27:03,791 이 숲인지 잘 모르겠거든요 동기가 뭔가요? 411 00:27:03,875 --> 00:27:07,541 분위기를 느끼러 왔어요 뭔가 진짜 오싹하면서 412 00:27:07,625 --> 00:27:11,041 고립된 느낌이고 숲속을 살펴보면 413 00:27:11,125 --> 00:27:13,958 사람들이 목을 매달았던 밧줄을 볼 수 있어요 414 00:27:14,041 --> 00:27:16,416 실제 시체는 못 봤어요 415 00:27:16,500 --> 00:27:19,583 - 온타리오 밖엔 처음 나왔어요 - 정말요? 416 00:27:19,666 --> 00:27:23,625 온타리오를 처음 떠나서 곧장 자살 숲에 왔다고요? 417 00:27:23,708 --> 00:27:25,541 네, 그런 셈이죠 418 00:27:25,625 --> 00:27:28,250 사실인데 남한테 들으니 한심해 보이네요 419 00:27:28,333 --> 00:27:29,958 - 그렇긴 하죠? - 네 420 00:27:32,750 --> 00:27:37,666 숲속을 산책하고 싶은데 요의 안내가 평소와는 다릅니다 421 00:27:37,750 --> 00:27:41,125 미리 알아둬야 할 게 몇 가지 있어요 422 00:27:41,708 --> 00:27:44,333 아마도 지금 우리 외에 423 00:27:44,958 --> 00:27:49,416 무언가가 숨어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을 거예요 424 00:27:50,375 --> 00:27:53,083 하지만 그건 425 00:27:53,208 --> 00:27:56,250 감이 뛰어난 사람만 볼 수 있죠 426 00:27:56,708 --> 00:27:59,833 뭔가 느껴지거나 보여도 놀라지 마세요, 알겠죠? 그냥 궁금해서 그러는 거예요 427 00:28:05,541 --> 00:28:09,625 요는 방사능보다 여기서 마주칠 수 있는 영혼을 428 00:28:09,708 --> 00:28:14,250 더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방사능은 감지기라도 있었죠 429 00:28:17,708 --> 00:28:20,458 정말 아름다운 곳입니다 하지만 죽음의 침묵과 공허가 감돌죠 430 00:28:25,458 --> 00:28:28,000 숲이 어찌나 조밀한지 431 00:28:28,083 --> 00:28:32,000 길을 벗어나면 곧장 미아가 될 겁니다 432 00:28:32,375 --> 00:28:35,000 무엇을 만나게 될지 불안하네요 433 00:28:40,583 --> 00:28:45,208 저는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미국인 제이크를 만나기로 했어요 434 00:28:45,791 --> 00:28:48,041 작년에 여기서 시체를 발견했다는군요 435 00:28:48,500 --> 00:28:51,458 작은 뼈 무더기가 있고 436 00:28:52,208 --> 00:28:55,291 일본 여학생이 입는 청색 교복 치마가 있었어요 437 00:28:56,041 --> 00:28:57,458 시간이 꽤 지난 시체였죠 438 00:28:58,208 --> 00:29:01,083 제 개가 먼저 뭔가 감지했어요 어떻게 알았는지 몰라도 439 00:29:01,166 --> 00:29:04,125 - 저는 개를 따라갔죠 - 개가 있어서 천만다행이었네요 440 00:29:04,333 --> 00:29:07,000 그럼요, 밤에 혼자 왔다가 길 잃으면 안 되죠 441 00:29:07,625 --> 00:29:09,708 여기선 그것도 주의해야겠죠? 442 00:29:09,791 --> 00:29:11,958 얘기를 듣고 443 00:29:12,333 --> 00:29:14,958 모험하러 왔다가 결국에는... 444 00:29:15,041 --> 00:29:18,916 맞아요, 여기서 시체를 발견하면 궁금해지죠 445 00:29:19,625 --> 00:29:23,958 자살한 사람인지 마음을 바꿨지만 길을 잃은 건지 446 00:29:25,166 --> 00:29:28,833 제이크는 이 숲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여줄 증거를 찾다가 447 00:29:29,375 --> 00:29:31,666 의외의 상황에 맞닥뜨립니다 448 00:29:33,625 --> 00:29:36,250 숨 가쁜 느낌이 들지 않아요? 449 00:29:36,541 --> 00:29:39,375 달리기를 하면 산소가 부족해지고 450 00:29:40,083 --> 00:29:42,083 시야가 약간 어두워지잖아요? 451 00:29:42,166 --> 00:29:46,000 - 몽롱한 기분이죠 - 맞아요, 그런데 그런 걸 452 00:29:46,625 --> 00:29:50,000 여기서 가끔 느껴요 터널 속처럼 시야가 좁아지고 453 00:29:50,333 --> 00:29:53,666 초점이 안 맞아요 454 00:29:54,333 --> 00:29:57,458 전 어지럽지 않고 제이크와 달리 시야도 멀쩡해요 455 00:29:58,500 --> 00:30:00,833 여기 들어오자마자 그런 말을 하네요? 456 00:30:00,916 --> 00:30:02,208 이게 아주 미묘해요 457 00:30:03,125 --> 00:30:07,666 엄밀히 터널 시야는 아니지만 자성이 느껴진달까 458 00:30:08,250 --> 00:30:09,083 그런 거죠 459 00:30:12,583 --> 00:30:15,291 어쨌든 이러면 위험해요 460 00:30:15,375 --> 00:30:18,416 못 느끼나 본데 뭔가 있긴 있어요 461 00:30:18,500 --> 00:30:21,375 숲에서 사고를 당하는 사람 대부분이 462 00:30:22,000 --> 00:30:23,125 자기는 괜찮다고 하죠 463 00:30:23,916 --> 00:30:25,458 - 하지만 아니군요 - 네 464 00:30:26,625 --> 00:30:28,416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465 00:30:28,500 --> 00:30:32,708 다들 보이지 않는 힘과 영혼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466 00:30:33,333 --> 00:30:36,041 저만 중요한 걸 놓치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네요 467 00:30:41,875 --> 00:30:42,833 이거 봐요 468 00:30:42,916 --> 00:30:45,625 그러다 제이크가 찾던 걸 발견했습니다 469 00:30:49,625 --> 00:30:52,833 - 저 나무 위에 뭔가 있어요 - 불길하군요 470 00:30:56,958 --> 00:30:59,708 임시로 만든 올가미의 잔해라고 합니다 471 00:31:05,083 --> 00:31:08,208 이 상태의 밧줄만 발견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472 00:31:08,291 --> 00:31:11,208 근처에 시체가 없으니 좋은 일이죠 473 00:31:13,625 --> 00:31:17,666 이 아름다운 곳에서 생을 마감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474 00:31:19,500 --> 00:31:22,125 요가 친구 노리코를 만나보라고 하네요 475 00:31:24,583 --> 00:31:26,583 노리코는 30년 전에 이곳에 왔습니다 476 00:31:26,666 --> 00:31:30,250 남자친구와 싸운 후 자살을 결심했었죠 477 00:31:34,500 --> 00:31:37,958 숲속 외딴 곳에 있는 작은 동굴 옆에서 478 00:31:38,041 --> 00:31:39,583 목숨을 끊으려 했습니다 479 00:31:39,958 --> 00:31:42,958 시체를 본 남자친구가 죄책감을 느껴주길 바라면서요 480 00:31:43,750 --> 00:31:49,250 점점 다가가는데 안 된다고 말리는 목소리가 들렸어요 481 00:31:49,916 --> 00:31:52,458 한 남자가 저쪽에 서 있는데 482 00:31:52,791 --> 00:31:55,791 산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닫고 483 00:31:56,375 --> 00:31:57,583 뛰어서 도망쳤어요 484 00:31:59,958 --> 00:32:03,916 노리코는 목숨을 끊지 말라는 유령을 봤다고 합니다 485 00:32:04,750 --> 00:32:08,291 노리코는 유령이 아직도 엿보고 있을 거라며 쫓아내는 의식을 해야 한다고 강권했습니다 486 00:32:12,791 --> 00:32:17,208 그런 말을 믿는 건 아니지만 동참하기로 했어요 487 00:32:17,291 --> 00:32:19,958 손가락 3개로 소금을 집어요 488 00:32:20,041 --> 00:32:22,833 - 아니에요 - 먼저 먹어요 489 00:32:24,125 --> 00:32:26,375 물을 쭉 들이켜요 490 00:32:27,166 --> 00:32:30,000 손을 내려놓지 말고 계속 마셔요 491 00:32:33,166 --> 00:32:34,041 됐어요 492 00:32:36,333 --> 00:32:40,750 숲으로 더 들어가고 싶었지만 노리코가 이상 행동을 보입니다 493 00:32:46,125 --> 00:32:48,166 원한다면 돌아가도 돼요 494 00:32:48,958 --> 00:32:51,250 돌아가자고 하면 갈게요 495 00:32:53,000 --> 00:32:54,416 괜찮아요? 지쳤나요? 496 00:32:54,875 --> 00:32:56,083 지친 게 아니에요 497 00:32:58,875 --> 00:33:01,125 여기가 아파요? 498 00:33:01,250 --> 00:33:04,833 노리코는 보이지 않는 유령이 자신을 공격한다고 합니다 499 00:33:05,000 --> 00:33:07,333 저는 난감해서 안절부절못했죠 500 00:33:08,875 --> 00:33:09,708 고마워요 501 00:33:09,791 --> 00:33:11,083 - 소용없나요? - 아니에요 502 00:33:11,416 --> 00:33:13,208 괜찮아요, 고맙습니다 503 00:33:13,708 --> 00:33:17,125 - 저 밑에 무슨 힘이 있었나요? - 뭔가가 벌어져서 504 00:33:17,208 --> 00:33:18,958 노리코에게 영향을 끼쳤어요 505 00:33:19,458 --> 00:33:24,041 저나 요는 못 느끼지만 노리코는 느끼는 게 있군요? 506 00:33:24,291 --> 00:33:27,083 왔어요 여기 왔어요 507 00:33:27,166 --> 00:33:29,166 마셨는데도? 마셨는데도 왔어요? 508 00:33:29,625 --> 00:33:32,000 저한테는 왔어요 509 00:33:32,500 --> 00:33:35,666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510 00:33:35,791 --> 00:33:40,291 저를 데리고 가겠다고 작정한 것 같아요 511 00:33:41,041 --> 00:33:44,708 저는 괜찮은 건가요? 소금을 먹었는데 괜찮겠죠? 512 00:33:45,166 --> 00:33:47,916 괜찮아요 다들 아무 걱정 없어요 513 00:33:48,416 --> 00:33:51,958 저 외에는 전부 괜찮아요 514 00:33:54,958 --> 00:33:56,958 역시 주카이는 이런 곳이에요 515 00:34:04,833 --> 00:34:06,541 저는 유령을 믿지 않지만 516 00:34:06,625 --> 00:34:09,916 여기서 만난 사람들은 유령의 존재를 진심으로 믿습니다 517 00:34:10,833 --> 00:34:12,000 반박할 생각은 없어요 518 00:34:13,083 --> 00:34:16,125 그런 믿음이 노리코의 자살을 막았다면 519 00:34:16,208 --> 00:34:17,541 바람직한 일이니까요 520 00:34:18,666 --> 00:34:22,083 숲을 직접 돌아보고 노리코를 만난 후 521 00:34:22,708 --> 00:34:26,458 시체 발견이나 자살을 미화해선 안 되겠다는 522 00:34:26,541 --> 00:34:28,166 결론을 내렸습니다 523 00:34:29,166 --> 00:34:31,875 저는 귀신이나 저주를 믿지 않지만 524 00:34:32,208 --> 00:34:35,125 주카이는 기괴하고 소름끼치는 여행지로 525 00:34:35,208 --> 00:34:37,625 명성을 얻을 만한 곳이었습니다 526 00:34:42,666 --> 00:34:45,250 저는 서쪽으로 1천 km를 이동했습니다 527 00:34:45,333 --> 00:34:48,041 마지막 목적지는 나가사키에서 배로 528 00:34:48,125 --> 00:34:50,125 "하시마섬" 조금만 가면 나오는 최고의 유령 도시입니다 529 00:35:00,333 --> 00:35:01,416 이럴 수가 530 00:35:05,333 --> 00:35:08,708 물속에서 건물이 시작되네요 531 00:35:11,375 --> 00:35:12,666 비현실적이에요 532 00:35:15,375 --> 00:35:18,625 버려진 장소는 다크 투어리즘의 단골 여행지입니다 533 00:35:18,708 --> 00:35:23,291 특히 하시마섬처럼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곳이 인기죠 534 00:35:26,958 --> 00:35:30,958 하시마는 특이한 모양 때문에 군함도란 별명으로도 유명합니다 535 00:35:32,375 --> 00:35:37,458 60년 전 이곳은 지구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536 00:35:43,000 --> 00:35:45,541 5,500명의 거주자를 537 00:35:45,791 --> 00:35:49,250 축구장 두어 개 면적에 욱여넣었죠 538 00:35:49,916 --> 00:35:54,375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하군요 539 00:36:03,250 --> 00:36:06,458 과거 거주자 두 명의 도움을 받기로 했어요 540 00:36:06,541 --> 00:36:07,875 안녕하세요, 반갑습니다 541 00:36:08,416 --> 00:36:10,791 - 안녕하세요 - 반갑습니다 542 00:36:11,208 --> 00:36:15,041 이시카와 씨와 기노시타 씨는 이곳의 전성기를 경험했습니다 543 00:36:15,750 --> 00:36:19,666 무너져가는 건물의 특별한 출입구로 저를 안내했죠 544 00:36:19,750 --> 00:36:21,875 지금 어디로 가는 건가요? 545 00:36:21,958 --> 00:36:23,708 이제부터 9층까지 올라갈 겁니다 546 00:36:23,791 --> 00:36:27,333 - 9층에 올라갈 거래요 - 많이 걷겠는데요? 547 00:36:28,333 --> 00:36:30,625 같이 가야죠 548 00:36:31,291 --> 00:36:33,708 이곳에는 승강기가 없습니다 549 00:36:33,791 --> 00:36:38,791 매일 9층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기분이 어땠을까요? 550 00:36:39,083 --> 00:36:41,000 게다가 천장이 몹시 낮군요 551 00:36:41,375 --> 00:36:44,625 - 머리 조심하세요 - 그러죠 552 00:36:46,125 --> 00:36:49,958 다들 급히 떠난 모양입니다 짐이 사방에 흩어져 있어요 553 00:36:50,041 --> 00:36:51,500 난장판이군요 554 00:36:52,416 --> 00:36:56,250 여깁니다 여기가 제가 살던 집이죠 555 00:37:00,458 --> 00:37:04,750 여기는 어떤 공간이죠? 매우 좁은데 몇 명이 살았어요? 556 00:37:05,083 --> 00:37:07,500 여기서 여섯 식구가 살았어요 557 00:37:09,208 --> 00:37:11,208 굉장히 좁았죠 558 00:37:12,500 --> 00:37:17,541 이쪽에 옷장이 있었고 저희는 여기서 잤어요 559 00:37:18,916 --> 00:37:21,041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이었나요 560 00:37:21,125 --> 00:37:23,791 이주지로 인기 있는 곳이었어요? 561 00:37:24,291 --> 00:37:26,583 저희는 여기서 태어났으니까 562 00:37:26,666 --> 00:37:29,166 당연히 이곳이 전부인 줄 알고 살았죠 563 00:37:30,083 --> 00:37:33,000 사실 하시마는 일본 최초의 564 00:37:33,458 --> 00:37:36,125 콘크리트 아파트 단지였습니다 565 00:37:36,333 --> 00:37:39,541 다른 지역에 비해 삶의 질이 양호했죠 566 00:37:40,708 --> 00:37:46,916 상점과 스포츠 시설 공공 수영장, 학교가 있었습니다 567 00:37:50,125 --> 00:37:53,750 이곳이 개발된 건 섬 아래의 탄광 때문입니다 568 00:37:54,000 --> 00:37:55,875 그 위에 마을을 건설했죠 569 00:37:58,000 --> 00:38:02,208 1970년대 후반에 와서 광산의 채산성이 떨어지자 570 00:38:02,291 --> 00:38:04,500 1주일 새 모두가 떠났다고 합니다 571 00:38:08,500 --> 00:38:12,708 저희는 주로 여기서 놀았어요 572 00:38:13,000 --> 00:38:15,666 옛 주민들이 섬에서 가장 높은 573 00:38:15,750 --> 00:38:17,791 신사로 저를 안내합니다 574 00:38:21,625 --> 00:38:24,458 50년 만에 왔네요 575 00:38:25,250 --> 00:38:28,583 50년 만에 이 신사에 올라왔어요 576 00:38:31,000 --> 00:38:33,250 옛날에는 훨씬 넓었던 기억인데... 577 00:38:34,375 --> 00:38:38,375 올라와 보니 동참하고픈 마음이 듭니다 578 00:38:38,458 --> 00:38:40,625 아무것도 없잖아 579 00:38:40,708 --> 00:38:43,666 다 없어졌어 옛날 생각 나네 580 00:38:45,500 --> 00:38:46,500 박수는 왜 치죠? 581 00:38:46,583 --> 00:38:50,500 절 2번, 박수 2번 하고 다시 절해요 582 00:38:50,708 --> 00:38:52,875 - 네, 절 2번에... - 둘 583 00:38:53,166 --> 00:38:55,916 - 박수 2번에 다시 절 - 맞아요 584 00:38:58,333 --> 00:39:02,583 놀랍군요 여기서 모든 게 보이네요 585 00:39:03,541 --> 00:39:04,541 놀라워요 586 00:39:15,250 --> 00:39:17,750 사람을 압도하는 섬입니다 587 00:39:19,458 --> 00:39:22,583 그 많은 사람이 살다가 인적이 끊긴 장소가 588 00:39:23,083 --> 00:39:25,291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589 00:39:26,541 --> 00:39:30,125 기억과 과거의 망령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죠 590 00:39:47,375 --> 00:39:52,750 저는 이 여행에서 방사능과 폐허, 죽음을 마주쳤습니다 591 00:39:53,750 --> 00:39:57,791 불안한 곳으로 떠밀리고 신념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 592 00:39:58,875 --> 00:40:02,375 살아있다는 사실이 전보다 더 기쁘게 느껴집니다 593 00:40:03,250 --> 00:40:06,041 어쩌면 그것이 다크 투어리즘을 떠나는 이유겠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