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00:00:12,637 --> 00:00:16,349
"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"

2
00:00:17,434 --> 00:00:19,477
[주제곡]

3
00:00:42,333 --> 00:00:44,711
[사람들의 다급한 숨소리]

4
00:00:45,086 --> 00:00:47,505
[긴박한 음악]

5
00:00:49,382 --> 00:00:50,508
(관군1)
멈춰라!

6
00:00:50,592 --> 00:00:52,594
[여인의 다급한 숨소리]

7
00:00:54,637 --> 00:00:56,264
[여인의 힘겨운 신음]

8
00:01:11,780 --> 00:01:13,323
(이진)
어디까지 넘어왔답니까?

9
00:01:13,406 --> 00:01:15,200
(도승지)
황해도 북쪽입니다, 저하

10
00:01:15,283 --> 00:01:16,284
사망자는요?

11
00:01:16,409 --> 00:01:20,038
(도승지)
평안도에서만 어림잡아
200명이 넘는다 하옵니다

12
00:01:20,914 --> 00:01:22,123
[이태의 답답한 신음]

13
00:01:22,207 --> 00:01:25,710
(이태)
그놈의 두창은
어찌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지, 원...

14
00:01:25,794 --> 00:01:28,880
(대사헌)
전하, 너무 염려치 마시옵소서

15
00:01:28,963 --> 00:01:31,925
아직까진 역병의 기세가
미미하다지 않습니까?

16
00:01:32,008 --> 00:01:35,261
(부제학)
미미하다고는 하나
언제 어떻게 상황이 변할지 모릅니다

17
00:01:35,345 --> 00:01:38,014
역병이 황해도를 지나
남쪽으로 퍼진다면은

18
00:01:38,097 --> 00:01:40,433
도성도 안전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

19
00:01:40,517 --> 00:01:44,229
우선 전의감과 혜민서에 명해
쓸 수 있는 약물을 모두 보내고

20
00:01:44,312 --> 00:01:46,314
의원들을 준비시키도록 하세요

21
00:01:46,648 --> 00:01:49,150
환자를 구호하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

22
00:01:49,234 --> 00:01:50,735
(익평)
송구하오나, 저하

23
00:01:50,819 --> 00:01:54,572
병자 구호보다 시급한 것이
민심을 수습하는 일입니다

24
00:01:55,907 --> 00:01:57,492
- 뭐라고요?
- (익평) 이날 이때껏

25
00:01:57,575 --> 00:01:59,577
(익평)
소신이 지켜본 바로는 그렇습니다

26
00:01:59,661 --> 00:02:02,497
두창은 시간이 지나면
자연히 사그라들기 마련이지만

27
00:02:02,580 --> 00:02:05,750
성난 민심은 시간이 지날수록
더 거세지기만 합니다

28
00:02:05,834 --> 00:02:07,544
서둘러 민심을 잡지 못하면

29
00:02:07,627 --> 00:02:09,754
종국엔 민란으로 번질 것입니다

30
00:02:09,838 --> 00:02:11,214
기우이십니다, 대감

31
00:02:11,297 --> 00:02:13,341
(대제학)
제관을 보내 별려제를 행하고

32
00:02:13,424 --> 00:02:15,718
전하께서 윤음을 지어 내려보내시면

33
00:02:15,802 --> 00:02:18,721
백성들도 보고
감동하는 바가 있지 않겠습니까?

34
00:02:18,805 --> 00:02:20,473
(익평)
수천의 피병 행렬이 이어지고

35
00:02:20,557 --> 00:02:23,143
곳곳에서
약탈과 방화가 벌어지고 있는데

36
00:02:23,226 --> 00:02:26,563
천 리 밖 궁궐에서 쓰인 글자 몇 개로
입을 막으려는 겐가?

37
00:02:26,855 --> 00:02:30,150
전하께서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
백성들을 보살피시고자 한들

38
00:02:30,233 --> 00:02:33,653
미천한 백성들은
미처 그 고심을 헤아리지 못합니다

39
00:02:33,736 --> 00:02:37,031
(이태)
해서 좌상은
뭘 어찌해야 한다는 말이야?

40
00:02:39,784 --> 00:02:43,329
왕실의 누군가를
위무사로 내려보내시옵소서

41
00:02:43,413 --> 00:02:45,498
[의미심장한 음악]

42
00:02:47,250 --> 00:02:48,251
[대신의 헛기침]

43
00:02:48,668 --> 00:02:50,879
[대신들의 당황한 숨소리]

44
00:02:51,921 --> 00:02:54,841
(부제학)
좌상 대감
그게 무슨 당치도 않은 말씀이십니까?

45
00:02:54,924 --> 00:02:56,050
왕실이라니요?

46
00:02:56,134 --> 00:02:59,637
지금 세자 저하를 역병이 창궐한
곳으로 보내시려 하는 겁니까?

47
00:02:59,721 --> 00:03:03,558
이 나라 왕실이 백성들과 고초를
함께하고 있단 걸 보여 주셔야 합니다

48
00:03:04,017 --> 00:03:06,269
그것만이
주상 전하의 위엄을 바로 세우고

49
00:03:06,352 --> 00:03:08,855
(익평)
민심을 수습할 수 있는
유일한 방도입니다

50
00:03:08,938 --> 00:03:10,189
(부제학)
아니 되옵니다, 전하

51
00:03:10,273 --> 00:03:12,442
세자 저하께서는
이 나라의 국본이십니다

52
00:03:12,525 --> 00:03:16,279
그 본분은 예체를 길이 보전하시어
국맥을 이어 가는 것이지

53
00:03:16,362 --> 00:03:19,824
허무맹랑한 주장에 휘둘려
위험을 무릅쓰는 것이 아닙니다

54
00:03:19,908 --> 00:03:21,868
(대사헌)
허무맹랑한 주장이라니요?

55
00:03:21,951 --> 00:03:24,954
민란이 일어나
종묘사직에 해가 갈까 염려하는 마음을

56
00:03:25,038 --> 00:03:26,706
어찌 허무맹랑하다 하십니까?

57
00:03:26,789 --> 00:03:28,374
일어나지도 않은 민란을 핑계로

58
00:03:28,458 --> 00:03:31,127
(부제학)
국본을 위태롭게 만드는 경들이야말로

59
00:03:31,210 --> 00:03:33,546
종묘사직에 해를 끼치는 자들입니다

60
00:03:33,630 --> 00:03:36,674
(우의정)
어허, 말씀을 삼가시게

61
00:03:36,758 --> 00:03:39,135
주상 전하 앞에서
그 무슨 불손한 언행인가?

62
00:03:39,218 --> 00:03:40,762
다들 그 입을 다물라!

63
00:03:44,224 --> 00:03:45,558
[이태의 답답한 한숨]

64
00:04:00,657 --> 00:04:01,824
(이진)
아바마마

65
00:04:02,158 --> 00:04:05,745
소자를 위무사로 보내 주십시오

66
00:04:06,996 --> 00:04:08,248
(부제학)
아니 되옵니다, 저하

67
00:04:08,331 --> 00:04:12,543
(이진)
소자 효심으로써
국본의 도리를 다하고자 합니다

68
00:04:13,169 --> 00:04:16,256
소자가 평양에서
역병을 막고 민심을 수습할 테니

69
00:04:16,547 --> 00:04:20,468
아바마마께서는 조정에서
백성들을 살펴 주시옵소서

70
00:04:21,052 --> 00:04:23,221
[대신들이 웅성거린다]

71
00:04:28,142 --> 00:04:30,770
[무거운 음악]

72
00:05:11,811 --> 00:05:13,062
[문이 달칵 닫힌다]

73
00:05:18,234 --> 00:05:19,986
[새들이 짹짹 지저귄다]

74
00:05:27,535 --> 00:05:29,370
(삼보)
마마, 마마

75
00:05:29,454 --> 00:05:30,288
"녹서당"

76
00:05:30,371 --> 00:05:32,623
마마, 아이...

77
00:05:33,041 --> 00:05:34,542
[삼보의 다급한 신음]

78
00:05:34,667 --> 00:05:35,710
마마

79
00:05:35,793 --> 00:05:37,837
(삼보)
마마
[삼보의 다급한 숨소리]

80
00:05:38,004 --> 00:05:40,423
지금, 지금 주상 전하께서...

81
00:05:40,882 --> 00:05:42,258
[긴박한 음악]

82
00:05:42,341 --> 00:05:43,342
[해령의 놀란 신음]

83
00:06:10,703 --> 00:06:12,371
[문이 달칵 닫힌다]
[이태의 한숨]

84
00:06:13,372 --> 00:06:17,126
아바마마, 어쩐 일로 제 처소에...

85
00:06:20,129 --> 00:06:21,506
다과상을 내오라 할까요?

86
00:06:21,589 --> 00:06:23,841
내 먹을 것이 없어 예까지 왔겠느냐?

87
00:06:24,926 --> 00:06:26,135
앉거라

88
00:06:35,686 --> 00:06:37,105
[옅은 한숨]

89
00:06:39,607 --> 00:06:41,275
[이태의 헛기침]

90
00:06:42,068 --> 00:06:43,861
평양에 좀 다녀오너라

91
00:06:44,529 --> 00:06:45,947
평양...

92
00:06:47,281 --> 00:06:49,575
평안도에 있는 그 평양 말씀이십니까?

93
00:06:49,659 --> 00:06:52,328
하면 조선에 평양이 또 있더냐?

94
00:06:52,411 --> 00:06:54,872
평안도 감영이 있는 평양 말이다

95
00:06:54,956 --> 00:06:58,751
지금 그곳에 두창이 돌아
민심이 아주 흉흉해

96
00:06:59,919 --> 00:07:01,838
네가 가서 백성들도 위무하고

97
00:07:01,921 --> 00:07:04,632
왕실의 체면도 좀 살리고 와야겠다

98
00:07:04,715 --> 00:07:06,217
[위태로운 음악]
[삼보와 해령의 놀란 숨소리]

99
00:07:06,300 --> 00:07:07,510
[삼보의 당황한 숨소리]

100
00:07:10,513 --> 00:07:14,142
(삼보)
전하, 도원 대군마마께서는

101
00:07:14,225 --> 00:07:16,769
두창을 앓으신 적이 없사옵니다

102
00:07:16,853 --> 00:07:17,937
평양에 가셨다가는...

103
00:07:18,020 --> 00:07:20,231
(이태)
[분노하며]
어디서 감히 내관이 끼어들어?

104
00:07:21,524 --> 00:07:22,775
[삼보의 송구스러운 숨소리]

105
00:07:22,859 --> 00:07:25,027
너무 막중하게 생각하지 말거라

106
00:07:25,486 --> 00:07:28,865
역병의 기세가 미약해
조만간 사그라들 것이야

107
00:07:28,948 --> 00:07:32,785
내가 널 보내는 건
그저 민심을 달래기 위함이니

108
00:07:33,369 --> 00:07:35,413
넌 가서 서책이나 읽다가

109
00:07:35,663 --> 00:07:38,040
여기저기 얼굴이나 좀 비추고 오면 돼

110
00:07:38,749 --> 00:07:39,834
예

111
00:07:41,586 --> 00:07:45,465
어명을 받들겠습니다, 아바마마

112
00:07:45,548 --> 00:07:47,300
군말이 없어 좋군

113
00:07:47,383 --> 00:07:48,634
[이태의 헛기침]

114
00:08:03,065 --> 00:08:04,567
(삼보)
마마...

115
00:08:06,360 --> 00:08:09,030
[삼보의 애타는 숨소리]

116
00:08:18,206 --> 00:08:20,500
(해령)
회식은 어쩌고 여기 계십니까?

117
00:08:20,583 --> 00:08:21,542
(경묵)
회식은 개뿔

118
00:08:21,626 --> 00:08:25,338
갑자기 명이 떨어져서
입술만 적시고 달려왔다, 입술만!

119
00:08:25,421 --> 00:08:27,840
(장군)
아니, 올해 예문관에 마가 꼈나?

120
00:08:27,924 --> 00:08:29,550
무슨 사건 사고가 이리 많아?

121
00:08:29,634 --> 00:08:31,219
(홍익)
부정 탄 거 아닐까요?

122
00:08:31,344 --> 00:08:34,639
신성한 조정에 음기가 들었으니

123
00:08:36,140 --> 00:08:38,184
(시행)
헛소리들 그만하고 대답이나 해

124
00:08:38,267 --> 00:08:40,144
평양 감영 외사 나갈 사람?

125
00:08:43,564 --> 00:08:44,857
진짜 없어?

126
00:08:46,234 --> 00:08:48,986
하, 하여튼 이 좀팽이 같은 것들

127
00:08:49,070 --> 00:08:50,238
사관이 말이야

128
00:08:50,321 --> 00:08:53,324
제 손으로 역사를 남길 생각을 해야지

129
00:08:53,407 --> 00:08:56,827
그깟 두창이 무서워서 몸을 사리냐?
아이고, 진짜, 쯧

130
00:08:56,911 --> 00:08:58,955
(은임)
그럼 양 봉교님이 다녀오세요

131
00:08:59,247 --> 00:09:01,541
가서 역사를 남기시든

132
00:09:01,832 --> 00:09:04,126
관에 누워서 돌아오시든

133
00:09:04,293 --> 00:09:06,420
야, 나는 그...

134
00:09:06,504 --> 00:09:07,880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135
00:09:09,632 --> 00:09:11,008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136
00:09:12,468 --> 00:09:14,720
(시행)
나는 처자식이 있잖아

137
00:09:14,804 --> 00:09:17,056
아, 혹시라도 나 저세상 가면
내 새끼들은?

138
00:09:17,139 --> 00:09:18,432
내 새끼들...

139
00:09:19,183 --> 00:09:20,893
뭐 먹고 사니?

140
00:09:20,977 --> 00:09:22,562
(경묵)
그러네

141
00:09:23,145 --> 00:09:25,106
야, 우리 인간적으로

142
00:09:25,606 --> 00:09:29,026
자식 있는 사람들은 보내지 말자

143
00:09:29,110 --> 00:09:30,236
(시행)
그래
[길승의 헛기침]

144
00:09:30,319 --> 00:09:32,154
(길승)
전 손주가...

145
00:09:32,238 --> 00:09:36,534
(홍익)
와, 그럼 우리 마누라는 뭐
평생 과부로 살아도 된다는 뜻입니까?

146
00:09:36,617 --> 00:09:38,286
비빌 자식도 없이 혈혈단신으로?

147
00:09:38,369 --> 00:09:40,871
(아란)
억울하긴 제가 더 억울합니다

148
00:09:40,955 --> 00:09:43,165
저 죽으면 처녀 귀신 돼서

149
00:09:43,291 --> 00:09:45,835
양 봉교님 가는 곳마다
따라다닐 거예요

150
00:09:45,918 --> 00:09:48,170
(은임)
그럴 바에는 차라리
제비를 만들어 뽑으십시오

151
00:09:48,254 --> 00:09:49,338
(치국)
안 됩니다

152
00:09:49,630 --> 00:09:51,424
전 삼대독자란 말입니다

153
00:09:52,091 --> 00:09:54,135
[한림들의 답답한 신음]

154
00:09:55,803 --> 00:09:57,054
저기...

155
00:09:57,722 --> 00:10:01,183
제가 두창을 앓은 적이 있습니다

156
00:10:08,733 --> 00:10:09,817
[옅은 웃음]

157
00:10:15,948 --> 00:10:17,533
(지밀상궁)
대비마마

158
00:10:19,619 --> 00:10:21,037
고하거라

159
00:10:26,125 --> 00:10:28,919
(이태)
어마마마, 그간 강녕하셨습니까?

160
00:10:29,003 --> 00:10:30,129
(대비 임씨)
예

161
00:10:31,672 --> 00:10:35,718
주상도 정사를 돌보느라
고생이 많으시지요?

162
00:10:35,801 --> 00:10:38,846
(이태)
과업을 어찌 고생이라 여기겠습니까?

163
00:10:39,180 --> 00:10:40,514
앉으시지요

164
00:10:45,936 --> 00:10:49,357
내 이상한 소문을 들었습니다, 주상

165
00:10:49,440 --> 00:10:54,403
도원이 역병이 돌고 있는 평양으로
위무를 가게 됐다는...

166
00:10:54,487 --> 00:10:55,738
[기가 찬 웃음]

167
00:10:55,946 --> 00:10:58,908
참으로 불경스러운 망발이지요?

168
00:10:59,116 --> 00:11:02,745
이 나라 대군이 어찌 그리
위험한 곳으로 간단 말입니까?

169
00:11:02,828 --> 00:11:04,664
그렇지 않습니까?

170
00:11:08,250 --> 00:11:09,502
주상

171
00:11:10,419 --> 00:11:12,963
(대비 임씨)
어서 아니라고 대답을 하세요

172
00:11:13,047 --> 00:11:17,635
그래야 이 어미가
안심을 할 것이 아닙니까?

173
00:11:17,718 --> 00:11:18,803
[옅은 한숨]

174
00:11:19,095 --> 00:11:20,513
사실입니다, 어마마마

175
00:11:20,596 --> 00:11:21,972
그렇지 않아도 지금

176
00:11:22,056 --> 00:11:25,810
도원에게 막 '평양으로 가라'
명을 내리고 온 참입니다

177
00:11:25,893 --> 00:11:30,606
그렇다면 당장 그 명을 거두세요

178
00:11:30,689 --> 00:11:35,486
도원은 주상의 적자이자
세자의 동생이 아닙니까?

179
00:11:35,569 --> 00:11:37,738
그리 귀한 아이를 어찌

180
00:11:38,364 --> 00:11:40,658
사지로 내몬다는 말입니까?

181
00:11:40,741 --> 00:11:44,036
전 아비이기 전 이 나라의 국왕입니다

182
00:11:44,495 --> 00:11:48,624
종사를 위한 일에
어찌 부모가 있고 자식이 있겠습니까?

183
00:11:48,707 --> 00:11:51,127
아비가 아니라서는 아니고요?

184
00:11:51,210 --> 00:11:53,921
[위태로운 음악]

185
00:11:59,885 --> 00:12:01,595
(이태)
목소리를 낮추십시오

186
00:12:02,555 --> 00:12:03,806
듣는 귀가 많습니다

187
00:12:03,889 --> 00:12:06,267
내 말 명심하세요, 주상

188
00:12:07,476 --> 00:12:10,938
도원에겐 아무 일도
없어야 할 것입니다

189
00:12:11,063 --> 00:12:16,485
무탈하게 생채기 하나 없이
궐로 돌아와야 할 것입니다

190
00:12:17,445 --> 00:12:20,364
내 말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까?

191
00:12:25,369 --> 00:12:26,495
[문이 달칵 열린다]

192
00:12:29,832 --> 00:12:30,958
[문이 달칵 닫힌다]

193
00:12:34,670 --> 00:12:36,714
(최 상궁)
너무 염려치 마시옵소서, 마마

194
00:12:36,797 --> 00:12:39,425
대군마마께서는
분명 무사히 돌아오실 겁니다

195
00:12:39,508 --> 00:12:41,260
강하신 분이 아니십니까?

196
00:12:43,888 --> 00:12:46,223
당장 모화에게 연통을 넣거라

197
00:12:46,307 --> 00:12:49,185
지금 도원을 지킬 수 있는 건
그 아이밖에 없어

198
00:12:52,354 --> 00:12:53,856
(최 상궁)
너희들은 무얼 하고 있던 게야?

199
00:12:53,939 --> 00:12:55,483
빈 처소에 왜 바깥사람을 들여?

200
00:12:55,566 --> 00:12:58,068
(나인들)
송구합니다, 최 상궁 마마님

201
00:12:58,944 --> 00:13:00,362
(최 상궁)
썩 물리거라

202
00:13:27,723 --> 00:13:29,141
[옅은 한숨]

203
00:13:41,487 --> 00:13:43,364
과분한 서책을 골랐구나

204
00:13:46,200 --> 00:13:47,826
(이진)
네게 맞는 서책이라면

205
00:13:47,910 --> 00:13:52,206
내 어릴 때 보던
'소학' 정도가 적당할 듯한데, 응?

206
00:13:52,289 --> 00:13:54,708
[이림과 이진의 옅은 웃음]
[애틋한 음악]

207
00:13:55,209 --> 00:13:56,293
[이림의 옅은 웃음]

208
00:14:02,174 --> 00:14:05,219
옷가지는 단단히 챙겼느냐?

209
00:14:05,302 --> 00:14:08,055
평안도는 밤이 꽤 쌀쌀할 텐데

210
00:14:08,639 --> 00:14:09,682
예

211
00:14:10,057 --> 00:14:11,600
(이진)
[한숨 쉬며]
말은?

212
00:14:11,684 --> 00:14:14,979
아, 그, 내사복시에
사람을 잘 따르는 준마가 있다

213
00:14:15,062 --> 00:14:16,689
- (이진) 그걸 타고 가서...
- 형님

214
00:14:17,398 --> 00:14:18,816
전 기쁩니다

215
00:14:19,191 --> 00:14:22,945
아바마마께서 제게
처음으로 시키신 일 아닙니까?

216
00:14:23,028 --> 00:14:26,615
기꺼이 황송한 마음으로
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

217
00:14:29,076 --> 00:14:30,494
두렵지 않으냐?

218
00:14:31,370 --> 00:14:33,163
그래도 아바마마십니다

219
00:14:33,247 --> 00:14:36,584
그리 위험한 곳이라면
절 보내지 않으시겠지요

220
00:14:39,753 --> 00:14:43,757
(이진)
넌 세자인 나를 대신해서
위무를 가는 것이다

221
00:14:43,841 --> 00:14:47,636
누구 앞에서든
의연하고 당당한 모습을 잃지 말거라

222
00:14:47,803 --> 00:14:49,096
그리고

223
00:14:51,140 --> 00:14:52,641
무사히 돌아오거라

224
00:14:54,268 --> 00:14:56,645
예, 세자 저하

225
00:14:57,646 --> 00:14:59,023
[이진과 이림의 옅은 웃음]

226
00:14:59,940 --> 00:15:03,527
[풀벌레 울음]
(우의정)
대감, 오늘은 너무 무모하셨습니다

227
00:15:03,611 --> 00:15:05,779
세자가 아무리 눈엣가시라 해도

228
00:15:05,863 --> 00:15:07,406
대감의 사위 아닙니까?

229
00:15:07,489 --> 00:15:11,327
혹 세자에게 변고라도 생겨
세자빈께서 혼자라도 되시면...

230
00:15:11,410 --> 00:15:12,494
[우의정의 한숨]

231
00:15:12,578 --> 00:15:16,498
전하께서 도원 대군을 선택하길
천만다행이지요

232
00:15:16,582 --> 00:15:21,545
내가 왜 세자를 보내려 했다
생각하십니까?

233
00:15:24,924 --> 00:15:27,676
주상이 세자에게 엄격하기는 해도

234
00:15:27,843 --> 00:15:31,347
후사를 포기할 만큼
대담한 위인은 아닙니다

235
00:15:33,724 --> 00:15:37,311
(이조 정랑)
하면 처음부터 도원 대군을...

236
00:15:44,777 --> 00:15:46,445
[비밀스러운 음악]
[한숨]

237
00:15:48,697 --> 00:15:50,074
(익평)
모화라

238
00:15:50,866 --> 00:15:52,910
분명 대비가 모화라 했는가?

239
00:15:52,993 --> 00:15:53,994
(사희)
예

240
00:15:54,620 --> 00:15:56,497
도원을 지킬 수 있는 건

241
00:15:57,164 --> 00:15:59,083
그 아이밖에 없다고 하셨습니다

242
00:16:03,629 --> 00:16:06,924
대감께서도 아시는 자입니까?

243
00:16:15,057 --> 00:16:16,183
(삼보)
부인

244
00:16:18,102 --> 00:16:19,353
[삼보의 반기는 웃음]

245
00:16:19,436 --> 00:16:22,731
아이, 그새 야윈 것 같소

246
00:16:22,815 --> 00:16:25,985
지금 지내는 거처가 영 불편한 거요?

247
00:16:26,151 --> 00:16:27,444
아닙니다

248
00:16:27,861 --> 00:16:29,029
서신은요?

249
00:16:29,780 --> 00:16:30,948
[삼보의 걱정스러운 신음]

250
00:16:32,408 --> 00:16:33,575
(삼보)
자

251
00:16:43,293 --> 00:16:47,464
대비마마께
서신은 잘 받았다 전해 주십시오

252
00:16:47,548 --> 00:16:49,717
(모화)
그리고 먼 길 가시나 본데

253
00:16:49,800 --> 00:16:52,011
부디 몸조심하십시오

254
00:16:52,386 --> 00:16:54,221
[아련한 음악]
하면...

255
00:17:00,394 --> 00:17:01,854
(삼보)
부인도

256
00:17:01,937 --> 00:17:04,398
부인도 몸조심하시오

257
00:17:05,190 --> 00:17:08,819
식사도 잘 챙겨 드시고, 응?

258
00:17:17,870 --> 00:17:18,787
[설금의 힘주는 신음]

259
00:17:22,916 --> 00:17:24,043
야

260
00:17:24,793 --> 00:17:26,587
(해령)
아, 너 자꾸 그럴래?

261
00:17:27,087 --> 00:17:29,214
아, 이러다 내일 아침까지 짐만 싸겠다

262
00:17:29,548 --> 00:17:31,508
(설금)
아, 그거 좋네요

263
00:17:31,592 --> 00:17:35,471
내내 짐만 싸다
평양은 안 가시면 되니까

264
00:17:35,804 --> 00:17:36,930
[설금의 속상한 한숨]

265
00:17:37,014 --> 00:17:38,807
그리 보지 마십시오

266
00:17:39,183 --> 00:17:41,935
지금 죽으러 가겠다고
똥고집 부리고 있는 건 아씨입니다

267
00:17:42,019 --> 00:17:45,314
아, 하여간에 이 조선 팔도에서
호들갑은 네가 으뜸이다

268
00:17:45,397 --> 00:17:46,648
야, 죽긴 누가 죽니?

269
00:17:46,732 --> 00:17:47,983
내 앞날이 얼마나 창창한데

270
00:17:48,067 --> 00:17:50,027
(설금)
그러니까

271
00:17:50,110 --> 00:17:52,237
그 창창한 앞날 계속 살고 싶으시면

272
00:17:52,321 --> 00:17:55,908
가지 마시라고요, 제발 좀, 좀!

273
00:17:56,533 --> 00:17:59,620
마마를 앓아 보기는커녕
그 근처에도 가 보신 적 없으면서

274
00:17:59,703 --> 00:18:03,082
아니, 대체 무슨 생각으로
평양행을 자처하신 겁니까?

275
00:18:03,540 --> 00:18:07,044
아씨 혼자서만 뭐, 조상신의
뭐, 수호라도 받는답니까?

276
00:18:07,586 --> 00:18:09,963
(재경)
[헛기침하며]
해령이 있느냐?

277
00:18:10,047 --> 00:18:11,256
예, 오라버니

278
00:18:15,969 --> 00:18:17,429
(설금)
마침 잘 오셨습니다

279
00:18:17,513 --> 00:18:19,389
나리가 아씨 좀 말려 주십시오

280
00:18:19,473 --> 00:18:21,642
자꾸 자기는 괜찮다고, 괜찮다고

281
00:18:21,725 --> 00:18:24,478
역병에 안 걸릴 거라고
헛소리를 하십니다

282
00:18:24,561 --> 00:18:27,523
해령이는 괜찮을 것이다, 나가 보거라

283
00:18:27,606 --> 00:18:29,691
- (설금) 네?
- (재경) 어서
[해령의 비웃음]

284
00:18:35,489 --> 00:18:36,532
[재경의 헛기침]

285
00:18:37,366 --> 00:18:39,034
아, 고맙습니다, 오라버니
[문이 달칵 닫힌다]

286
00:18:39,118 --> 00:18:40,869
이제야 좀 살 거 같네, 아휴

287
00:18:40,953 --> 00:18:42,830
너무 안심하지 말거라

288
00:18:42,913 --> 00:18:45,082
역병보다 무서운 것이 사람이야

289
00:18:45,165 --> 00:18:48,127
더구나 넌 여사관이니
보는 시선도 많을 거고

290
00:18:48,210 --> 00:18:50,295
사소한 행동도 입에 오르내리기 쉬워

291
00:18:50,379 --> 00:18:52,506
그러니까 공연한 일에 끼어들지 말고

292
00:18:52,589 --> 00:18:54,842
조용히 사책만 쓰다가 와라

293
00:18:55,134 --> 00:18:56,176
이 말씀이시죠?

294
00:18:57,469 --> 00:18:58,387
그리 들렸느냐?

295
00:18:58,470 --> 00:19:00,514
예, 그리 들렸습니다

296
00:19:01,390 --> 00:19:04,893
한데 제가 무서운 건
역병도 사람도 아닙니다

297
00:19:07,104 --> 00:19:09,481
오라버니랑 떨어지는 겁니다

298
00:19:09,773 --> 00:19:11,817
(재경)
[작게 웃으며]
원, 녀석...

299
00:19:11,900 --> 00:19:14,444
제가 맨날 맨날
서신 하겠습니다, 오라비

300
00:19:15,028 --> 00:19:16,488
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

301
00:19:16,572 --> 00:19:17,614
그래

302
00:19:17,698 --> 00:19:19,950
나도 매일매일 답신을 쓰마

303
00:19:20,576 --> 00:19:23,162
[잔잔한 음악]

304
00:19:24,037 --> 00:19:26,081
[새들이 짹짹 지저귄다]

305
00:19:29,459 --> 00:19:30,544
[삼보의 당황한 신음]

306
00:19:36,341 --> 00:19:38,093
아이, 부제학 영감

307
00:19:38,468 --> 00:19:40,304
명색이 대군마마 행차신데

308
00:19:40,387 --> 00:19:42,222
(삼보)
이 소박한 인파는 다 뭡니까?

309
00:19:42,306 --> 00:19:43,891
(부제학)
듣지 못했는가?

310
00:19:43,974 --> 00:19:47,186
혜민서 의원들이 역병 무섭다고
다들 사직서를...

311
00:19:47,477 --> 00:19:48,854
[부제학의 깊은 한숨]

312
00:19:48,937 --> 00:19:50,856
이것도 겨우겨우 끌어다 모은 걸세

313
00:19:50,939 --> 00:19:52,441
(삼보)
아이고, 참
[부제학의 헛기침]

314
00:20:22,804 --> 00:20:26,099
(관리1)
어이구, 시원하다
[관리들의 개운한 신음]

315
00:20:26,725 --> 00:20:29,353
(관리2)
아유, 물맛 좋다

316
00:20:30,187 --> 00:20:32,147
[관리들이 시끌벅적 떠든다]

317
00:20:38,278 --> 00:20:39,738
(관리3)
아, 배부르다

318
00:20:39,821 --> 00:20:41,823
(관리1)
아이고, 살 거 같네, 진짜
[관리들의 개운한 신음]

319
00:20:45,285 --> 00:20:47,037
(우원)
이럴 땐 좀 쉬어도 된다

320
00:20:47,287 --> 00:20:48,538
받거라

321
00:20:54,002 --> 00:20:55,379
[우원이 숨을 하 내뱉는다]

322
00:20:55,712 --> 00:20:59,132
(우원)
쓸 것을 기억해 두었다가
나중에 적어도 늦지 않아

323
00:21:01,718 --> 00:21:04,471
(해령)
민 봉교님 의외로
되게 다정한 거 아십니까?

324
00:21:04,554 --> 00:21:06,223
- (우원) 나?
- (해령) 아, 그렇잖아요

325
00:21:06,306 --> 00:21:09,685
(해령)
이 까마득한 신진한테
물도 떠다 줘, 조언도 해 줘

326
00:21:09,768 --> 00:21:12,604
그리고 혼자서 먼 길 갈까 봐
불쑥 따라가 주기까지 하고

327
00:21:12,688 --> 00:21:14,690
- (우원) 아, 그거는...
- (해령) 압니다

328
00:21:14,773 --> 00:21:18,193
'정식 사관도 없이
권지만 외사를 내보낼 수는 없소이다'

329
00:21:18,277 --> 00:21:19,778
(해령)
뭐, 이런 책임감인 거

330
00:21:19,987 --> 00:21:23,365
뭐, 그래도 한 2할 정도는
제 걱정이 포함됐다고 치자고요

331
00:21:23,448 --> 00:21:25,826
그래야 인간적으로다 기분이 좋으니까

332
00:21:26,493 --> 00:21:28,078
잘 마시겠습니다, 감사합니다

333
00:21:28,161 --> 00:21:29,371
(삼보)
마마!

334
00:21:30,497 --> 00:21:33,417
마마, 여기 찬물입니다요, 찬물

335
00:21:33,500 --> 00:21:35,127
[삼보의 가쁜 숨소리]

336
00:21:35,419 --> 00:21:38,463
제가 저 뒤쪽에 있는 동굴에 가서

337
00:21:38,630 --> 00:21:40,507
직, 직...

338
00:21:49,224 --> 00:21:51,560
[수레가 요란하게 지나간다]

339
00:22:04,072 --> 00:22:05,282
(사희)
멈추거라

340
00:22:05,949 --> 00:22:07,451
무엇을 이리 나르는 것이냐?

341
00:22:07,534 --> 00:22:09,619
(노비)
쇤네들도 잘 모릅니다요

342
00:22:09,703 --> 00:22:11,830
영감마님이 시키신 일이라...

343
00:22:19,796 --> 00:22:21,048
녹두?

344
00:22:30,891 --> 00:22:33,477
(집사)
음, 안쪽부터 차곡차곡 쌓아라

345
00:22:33,560 --> 00:22:34,728
[노비들이 대답한다]

346
00:22:34,811 --> 00:22:35,854
서둘러

347
00:22:36,438 --> 00:22:38,356
(집사)
음, 조심조심

348
00:22:39,066 --> 00:22:40,692
귀한 재료다

349
00:22:41,109 --> 00:22:42,694
[콩이 우수수 쏟아진다]
(집사)
어?

350
00:22:42,778 --> 00:22:44,571
(이조 정랑)
어, 조심해, 이 자식아

351
00:22:44,988 --> 00:22:48,325
이게 곧 네놈 몸뚱어리보다
더 귀해질 거란 말이다!

352
00:22:48,408 --> 00:22:49,826
이놈이...

353
00:22:49,910 --> 00:22:51,369
야, 주워, 어

354
00:22:51,453 --> 00:22:53,497
[다급하게]
이 콩을...

355
00:22:54,331 --> 00:22:56,249
어, 이제 오냐?

356
00:22:59,336 --> 00:23:01,004
(이조 정랑)
사희야

357
00:23:01,088 --> 00:23:03,840
너 다른 건 몰라도

358
00:23:03,924 --> 00:23:06,802
이 아비 돈 불리는 수완 하나는
배워야 한다

359
00:23:06,885 --> 00:23:09,179
이게 그냥 타고나는 게 아니야

360
00:23:09,262 --> 00:23:11,640
그, 세상 돌아가는 흐름도 읽어야 하고

361
00:23:11,723 --> 00:23:15,268
사람 다루는 법도 알아야 하고
[이조 정랑의 옅은 웃음]

362
00:23:15,352 --> 00:23:18,480
(사희)
해서 삼두음 재료를 사 모으신 겁니까?

363
00:23:18,563 --> 00:23:19,898
[신난 웃음]

364
00:23:19,981 --> 00:23:21,775
(이조 정랑)
그래, 그래, 하하하

365
00:23:21,858 --> 00:23:23,568
기가 막히지 않냐, 어?

366
00:23:23,902 --> 00:23:27,030
지금이야 잠잠하지만 보름만 지나면

367
00:23:27,114 --> 00:23:31,243
도성 안에 역병이 코앞에
밀려왔다는 소리가 쫙 퍼질 테고

368
00:23:31,326 --> 00:23:34,496
그땐 녹두며 팥이며 콩이며

369
00:23:35,163 --> 00:23:36,498
지금보다 열 배

370
00:23:36,581 --> 00:23:37,707
아, 아니, 아니

371
00:23:37,791 --> 00:23:40,127
스무 배는 더 쳐서 팔 수 있을 게다

372
00:23:40,210 --> 00:23:41,253
[이조 정랑의 신난 웃음]

373
00:23:41,336 --> 00:23:43,505
대체 무슨 욕심이 그리 많으십니까?

374
00:23:43,588 --> 00:23:45,298
- 뭐?
- (사희) 하, 돈이라면

375
00:23:45,382 --> 00:23:47,717
이미 100년을 쓰고도
차고 넘치게 모으셨습니다

376
00:23:47,801 --> 00:23:48,969
한데 또 뭐가 부족해서

377
00:23:49,052 --> 00:23:51,221
이리 졸렬한 방법으로
돈을 버시냐는 말입니다
[이조 정랑의 당황한 신음]

378
00:23:51,304 --> 00:23:52,556
(이조 정랑)
졸렬하다니?

379
00:23:52,973 --> 00:23:55,225
너 아비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?

380
00:23:55,851 --> 00:24:00,063
의돈이 창고 속에 감춰 둔 재물은
지금 흔적도 없지만

381
00:24:00,355 --> 00:24:02,315
범중엄이 친구에게
보리를 나눠 준 이야기는

382
00:24:02,399 --> 00:24:04,317
아직도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

383
00:24:04,401 --> 00:24:07,863
(사희)
때가 되면
관아에 삼두음 재료를 나눠 주십시오

384
00:24:08,196 --> 00:24:09,656
한때의 사욕이 아니라
[이조 정랑의 한숨]

385
00:24:09,739 --> 00:24:11,533
길이 남을 덕망을 택하십시오

386
00:24:11,616 --> 00:24:15,912
너 아무 때나 사서 줄줄 읊고
그러는 거 하지 말라고 했지?

387
00:24:16,288 --> 00:24:19,749
그리고 이 아비가
덕망 같은 거 신경 썼으면
[사희의 한숨]

388
00:24:19,833 --> 00:24:24,254
네가 이런 집에 살면서
호의호식하는 게 가당키나 해?

389
00:24:24,754 --> 00:24:28,216
[슬픈 음악]
네가 한가롭게 서책 읽고
여사 일로 싸돌아다니는 것도

390
00:24:28,633 --> 00:24:32,053
다 이 아비가 만들어 준 팔자에
호강하는 거야

391
00:24:32,429 --> 00:24:33,847
(이조 정랑)
에이그

392
00:24:34,097 --> 00:24:36,725
딸자식이라고 있는 게
사근사근한 맛도 없고

393
00:24:36,808 --> 00:24:39,895
쳇, 매사 훈장질에 훈수질에

394
00:24:40,395 --> 00:24:43,273
징그럽다, 징그러워, 에이그!

395
00:24:44,441 --> 00:24:45,483
[이조 정랑의 못마땅한 신음]

396
00:24:46,610 --> 00:24:48,361
[이조 정랑의 못마땅한 신음]
[사희의 괴로운 한숨]

397
00:24:48,445 --> 00:24:50,197
[문이 드르륵 열린다]

398
00:24:50,488 --> 00:24:51,698
[문이 쾅 닫힌다]

399
00:24:51,781 --> 00:24:53,992
[경쾌한 음악]

400
00:25:03,001 --> 00:25:04,336
(군관)
길을 비켜라

401
00:25:04,419 --> 00:25:06,296
대군마마 행차시다

402
00:25:06,922 --> 00:25:08,340
[말이 히힝 운다]
[부제학의 달래는 신음]

403
00:25:11,718 --> 00:25:14,596
(관찰사들)
대군마마!

404
00:25:17,682 --> 00:25:20,185
(황해 관찰사)
이 먼 곳까지 귀한 걸음을 해 주시니

405
00:25:20,268 --> 00:25:22,270
소신 그저 감읍할 따름입니다

406
00:25:22,354 --> 00:25:23,563
(이림)
응당 해야 할 일인걸요

407
00:25:23,647 --> 00:25:25,315
(황해 관찰사)
처소를 준비해 놓았습니다

408
00:25:25,398 --> 00:25:26,775
안으로 드시지요

409
00:25:34,324 --> 00:25:36,368
황해도 관찰사 윤대읍

410
00:25:36,451 --> 00:25:38,578
대군마마께 인사 올립니다

411
00:25:41,414 --> 00:25:43,708
(평안 관찰사)
평안도 관찰사 장석형

412
00:25:43,792 --> 00:25:46,253
대군마마께 인사 올립니다

413
00:25:56,179 --> 00:25:57,597
(삼보)
[작은 소리로]
앉으시라...

414
00:26:00,684 --> 00:26:02,560
(이림)
어, 앉으십시오

415
00:26:02,644 --> 00:26:03,853
[관찰사들의 호응하는 웃음]

416
00:26:14,614 --> 00:26:16,741
이곳 상황은 어떻습니까?

417
00:26:16,825 --> 00:26:19,452
(황해 관찰사)
나날이 역병의 기세가
사그라들고 있으니

418
00:26:19,536 --> 00:26:21,413
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

419
00:26:21,496 --> 00:26:24,457
전하께서 하사하신 약재도
모두 잘 도착했고

420
00:26:24,541 --> 00:26:27,460
병자들 구호도
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

421
00:26:27,544 --> 00:26:30,171
(평안 관찰사)
평안도 상황도 좋아지고 있습니다

422
00:26:30,255 --> 00:26:34,634
병자들을 철통같이 격리시킨 덕분에
더 이상 병이 퍼지지도 않고

423
00:26:34,718 --> 00:26:37,429
대군마마께서 이렇게
위무하러 오신다는 소식에

424
00:26:37,512 --> 00:26:40,015
백성들도 크게 기뻐하고 있습니다

425
00:26:40,432 --> 00:26:41,516
참으로 다행입니다

426
00:26:41,599 --> 00:26:43,518
(황해 관찰사)
예, 이 모든 게

427
00:26:43,601 --> 00:26:46,604
주상 전하의
하해와도 같은 은혜 덕분입니다

428
00:26:46,688 --> 00:26:50,567
(평안 관찰사)
마마께서 신경 쓰시는 일 없도록
저희가 성심을 다하고 있으니

429
00:26:50,650 --> 00:26:54,946
그저 해주에서
편히 머물다 가십시오, 대군마마

430
00:27:01,244 --> 00:27:04,456
(평안 관찰사)
아, 자네도 먼 길 오느라 수고했네

431
00:27:04,539 --> 00:27:07,042
그래, 민익평 대감의 영식이라고?

432
00:27:07,125 --> 00:27:08,001
(우원)
예

433
00:27:08,084 --> 00:27:10,920
(평안 관찰사)
아, 듣던 대로 신수가 아주 훤하구먼

434
00:27:11,004 --> 00:27:12,714
[평안 관찰사의 웃음]

435
00:27:12,797 --> 00:27:16,051
그, 한양 가면
대감께 내 안부나 전해 주시게

436
00:27:16,134 --> 00:27:17,886
[평안 관찰사의 웃음]
[황해 관찰사의 호응하는 신음]

437
00:27:17,969 --> 00:27:19,679
(우원)
한데 장 영감님께서는

438
00:27:20,013 --> 00:27:24,601
쓰읍, 평양 감영에 계셔야 될
평안도 관찰사께서

439
00:27:25,393 --> 00:27:27,937
왜 여기 해주에 내려와 계신 겁니까?

440
00:27:31,191 --> 00:27:33,902
(평안 관찰사)
아, 그거야...
[황해 관찰사의 불편한 숨소리]

441
00:27:34,361 --> 00:27:37,197
이, 대군마마께서
이 평안도 백성들을 위해

442
00:27:37,280 --> 00:27:38,907
이렇게 행차해 주신다는데

443
00:27:38,990 --> 00:27:42,118
한걸음에 달려와 인사드리는 게
도리이지 않겠는가?

444
00:27:42,202 --> 00:27:43,453
[평안 관찰사의 웃음]
[황해 관찰사의 한숨]

445
00:27:43,536 --> 00:27:46,373
그, 괜한 데 신경 쓰지 말고
들어가 쉬시게

446
00:27:46,456 --> 00:27:48,124
곧 식사가 준비될 걸세

447
00:27:48,208 --> 00:27:50,502
[헛기침하며]
갑시다, 윤 영감

448
00:27:55,048 --> 00:27:56,549
[우원의 한숨]

449
00:27:57,592 --> 00:27:58,802
[문이 달칵 닫힌다]

450
00:27:59,344 --> 00:28:03,014
(삼보)
좀 전까지만 해도
황천길을 건너는 기분이었는데

451
00:28:03,098 --> 00:28:06,184
막상 와 보니까
휴가가 따로 없습니다요

452
00:28:06,267 --> 00:28:08,520
감사들이 여기도 척, 저기도 척

453
00:28:08,603 --> 00:28:11,773
아주 알아서들 그냥 척척
[삼보의 신난 웃음]

454
00:28:12,273 --> 00:28:14,984
(이림)
해주에는 무엇이 유명한지 아느냐?

455
00:28:16,528 --> 00:28:17,654
[삼보의 신난 신음]

456
00:28:18,196 --> 00:28:21,074
해주 하면은 해주 비빔밥 아입니까?

457
00:28:21,157 --> 00:28:23,159
[삼보의 즐거운 웃음]

458
00:28:23,410 --> 00:28:24,911
(삼보)
황해도에 왔으니까

459
00:28:25,036 --> 00:28:28,164
호박 만두도 먹어 봐야 되고
연안 식해도 먹어 봐야 되고

460
00:28:28,248 --> 00:28:29,833
또, 아이...

461
00:28:31,793 --> 00:28:33,837
음식을 물어본 게 아니셨는데...

462
00:28:33,920 --> 00:28:35,630
(삼보)
해주 하면은 예로부터

463
00:28:35,713 --> 00:28:38,800
날씨도 따땃하고 공기도 맑아서

464
00:28:38,967 --> 00:28:40,718
많이들 쉬러 왔지요

465
00:28:40,802 --> 00:28:42,887
산도 있겠다, 바다도 있겠다

466
00:28:42,971 --> 00:28:45,390
휴양하기 딱 좋은 곳 아닙니까?

467
00:28:45,473 --> 00:28:46,850
- 바다?
- (삼보) 참!

468
00:28:46,933 --> 00:28:50,228
마마는 바다를 한 번도
가 보신 적이 없으시지요?

469
00:28:50,687 --> 00:28:54,065
(삼보)
[손뼉을 딱 치며]
어떻게, 이번 기회에 저 허삼보랑 함께

470
00:28:54,149 --> 00:28:55,942
오붓한 바닷가 산책이라도?

471
00:28:56,067 --> 00:28:58,445
(이림)
아니다
내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으니

472
00:28:58,611 --> 00:28:59,696
세숫물을 좀 가져와라

473
00:28:59,779 --> 00:29:01,781
(삼보)
아니, 아직도
해가 중천에 떠 있는데 무슨...

474
00:29:01,865 --> 00:29:03,241
(이림)
여, 여독 때문에 피곤한가 봐

475
00:29:03,324 --> 00:29:05,368
- (이림) 어서
- 많이 피곤하셨습니까?

476
00:29:05,702 --> 00:29:06,870
(삼보)
아이, 참...

477
00:29:13,418 --> 00:29:14,919
(이림)
이게 더 나은가?

478
00:29:16,755 --> 00:29:18,715
[새들이 짹짹 지저귄다]

479
00:29:30,143 --> 00:29:31,311
(해령)
마마

480
00:29:33,062 --> 00:29:35,273
어디 가십니까?

481
00:29:38,067 --> 00:29:39,527
(삼보)
마마

482
00:29:41,488 --> 00:29:42,614
응?

483
00:29:43,948 --> 00:29:45,116
[익살스러운 음악]

484
00:29:45,200 --> 00:29:46,284
응?

485
00:29:47,869 --> 00:29:49,537
아, 옷까지 벗어 놓고 어딜 가셨...

486
00:29:49,621 --> 00:29:50,997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487
00:29:52,207 --> 00:29:53,833
마마가 또?

488
00:29:55,335 --> 00:29:58,963
[절규하며]
마마가 또?

489
00:30:01,716 --> 00:30:02,884
[갈매기가 끼룩거린다]

490
00:30:03,510 --> 00:30:05,720
(해령)
잠행을 나가신다면서요?

491
00:30:07,013 --> 00:30:10,266
아무도 없는 곳에서
무슨 잠행을 하신다는 겁니까?

492
00:30:10,725 --> 00:30:12,977
뭐, 용왕님 뵈러 가는 것도 아니고

493
00:30:13,436 --> 00:30:16,147
몰래 나왔으니 잠행인 것도 맞지

494
00:30:16,231 --> 00:30:17,315
굳이 따지자면

495
00:30:17,398 --> 00:30:21,194
아, 그럴 거면
여사는 뭐 하러 데리고 나오셨습니까?

496
00:30:21,277 --> 00:30:22,445
뭘 적으라고요?

497
00:30:22,529 --> 00:30:25,281
(이림)
뭐, '대군이 이리 걸었다'
또 '저리 걸었다'

498
00:30:25,365 --> 00:30:26,825
뭐, 이런 걸 적으면...

499
00:30:28,701 --> 00:30:30,745
(해령)
저, 송구하오나, 대군마마

500
00:30:31,913 --> 00:30:34,958
마마께서 말 타고
편히 행차하시는 동안

501
00:30:35,208 --> 00:30:37,669
저는 한양에서부터
2박 3일을 걸어오느라고

502
00:30:37,752 --> 00:30:40,755
지금 이 심신이 매우 지쳐 있습니다

503
00:30:40,839 --> 00:30:43,258
한가로운 잠행은 혼자서 실컷 하십시오

504
00:30:43,341 --> 00:30:45,009
전 들어가 보겠습니다

505
00:30:47,262 --> 00:30:48,346
(이림)
잠깐만

506
00:30:50,139 --> 00:30:51,266
실은...

507
00:30:55,395 --> 00:30:56,771
실은 내가

508
00:30:57,730 --> 00:30:59,941
바닷가를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다

509
00:31:01,568 --> 00:31:02,694
해서

510
00:31:06,573 --> 00:31:09,242
오랫동안 바다를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

511
00:31:10,493 --> 00:31:12,078
이 좋은 순간에

512
00:31:13,580 --> 00:31:15,665
곁에 누군가 있어 줬으면 해서

513
00:31:15,748 --> 00:31:18,167
[아름다운 음악]

514
00:31:24,799 --> 00:31:26,050
(해령)
벗으십시오

515
00:31:27,385 --> 00:31:28,303
어?

516
00:31:29,137 --> 00:31:30,680
처음이시라면서요?

517
00:31:30,972 --> 00:31:32,473
(해령)
눈으로만 보지 말고

518
00:31:32,557 --> 00:31:36,102
손끝으로, 발끝으로
전부 기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?

519
00:31:44,819 --> 00:31:48,114
(해령)
자, 이게 바로 모래를 밟는 기분입니다

520
00:31:48,364 --> 00:31:49,699
한번 걸어 보십시오

521
00:31:54,662 --> 00:31:55,997
(해령)
어떻습니까?

522
00:31:58,917 --> 00:32:00,960
(이림)
[작게 웃으며]
이상해

523
00:32:01,544 --> 00:32:02,587
참으로 이상해

524
00:32:02,670 --> 00:32:04,088
한번 달려 보십시오

525
00:32:04,172 --> 00:32:05,798
그럼 더 이상해질 겁니다

526
00:32:06,341 --> 00:32:08,259
달려? 여기서?

527
00:32:08,343 --> 00:32:09,260
네

528
00:32:15,892 --> 00:32:17,435
아, 오십시오

529
00:32:18,478 --> 00:32:21,397
[해령의 즐거운 웃음]

530
00:32:28,529 --> 00:32:30,365
(해령)
발이라도 한번 담가 보십시오

531
00:32:30,615 --> 00:32:32,492
- 발?
- (해령) 무서우십니까?

532
00:32:32,575 --> 00:32:33,660
(이림)
발을 물에?

533
00:32:33,743 --> 00:32:36,496
(해령)
괜찮습니다, 저만 믿고 들어오십시오

534
00:32:38,748 --> 00:32:40,166
(이림)
그, 잠, 잠깐만, 잠깐만

535
00:32:40,249 --> 00:32:41,834
(해령)
괜찮습니다, 오십시오

536
00:33:10,905 --> 00:33:12,365
[갈매기가 끼룩거린다]

537
00:33:13,658 --> 00:33:15,535
(해령)
제가 가 보고 싶은 곳요?

538
00:33:15,952 --> 00:33:17,704
[해령의 고민하는 숨소리]

539
00:33:18,329 --> 00:33:20,081
너무너무 많습니다

540
00:33:20,164 --> 00:33:22,250
왜, 그 이태리아에 가면은

541
00:33:22,333 --> 00:33:24,836
이렇게 기울어져 있는
높은 탑이 있거든요?

542
00:33:25,086 --> 00:33:26,587
그것도 너무 보고 싶고

543
00:33:26,754 --> 00:33:30,842
(이림)
어찌? 어찌 탑이 기울어진 채로
서 있을 수가 있단 말이냐?

544
00:33:30,925 --> 00:33:32,301
무너지지도 않고?

545
00:33:32,385 --> 00:33:34,220
(해령)
그러니까 보고 싶은 거죠

546
00:33:34,470 --> 00:33:35,638
그뿐만이 아닙니다

547
00:33:35,722 --> 00:33:38,808
왜, 그 애급에 가면은
몇천 년 된 무덤이 있거든요?

548
00:33:38,891 --> 00:33:40,852
근데 그 크기가 산채만 하답니다

549
00:33:40,935 --> 00:33:44,147
그래서 요 아래에 서서 보면
꼭대기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라고요

550
00:33:44,939 --> 00:33:47,567
더 얘기해다오
바다 건너엔 또 무엇이 있느냐?

551
00:33:48,151 --> 00:33:51,237
아, 이번에는
마마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

552
00:33:51,362 --> 00:33:55,116
(해령)
마마께서는
어디 가 보고 싶은 곳 있으십니까?

553
00:33:55,908 --> 00:33:57,493
[잔잔한 음악]
(이림)
난 아직

554
00:33:57,577 --> 00:34:00,246
조선 팔도 어디에
무엇이 있는지를 잘 몰라서...

555
00:34:01,289 --> 00:34:02,457
아, 동해

556
00:34:02,790 --> 00:34:05,960
(이림)
그, 동해 저 멀리에
가지도라는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

557
00:34:06,044 --> 00:34:09,547
그곳엔 강치라고 아주 희한하게 생긴
동물이 몰려 산다더구나

558
00:34:09,630 --> 00:34:13,217
누구의 참견도 없이
바다며 육지를 자유롭게 누비면서

559
00:34:13,593 --> 00:34:15,136
외롭지는 않게

560
00:34:16,512 --> 00:34:20,975
해서 내 가지도를 꼭 한번
가 봐야겠다고 생각해 본 적은 있다

561
00:34:21,225 --> 00:34:22,477
강치를 보러

562
00:34:24,395 --> 00:34:27,273
다음에 그곳에 가게 되면
저도 꼭 데려가 주십시오

563
00:34:27,356 --> 00:34:28,733
저도 궁금합니다

564
00:34:30,151 --> 00:34:31,027
그래

565
00:34:31,110 --> 00:34:33,071
[함께 살짝 웃는다]

566
00:34:34,322 --> 00:34:36,240
[해령과 이림의 편안한 숨소리]

567
00:34:47,043 --> 00:34:48,419
해령 낭자?

568
00:34:48,503 --> 00:34:49,670
선비님?

569
00:34:55,218 --> 00:34:57,053
(승훈)
저희가 인연이기는 한가 봅니다

570
00:34:57,303 --> 00:35:00,139
한양도 아닌 해주에서 재회를 하다니요

571
00:35:01,641 --> 00:35:04,477
(해령)
그간 잘 지내셨습니까?

572
00:35:05,520 --> 00:35:08,189
(승훈)
네, 저는 잘 지냈습니다

573
00:35:09,649 --> 00:35:12,110
낭자가 여사관이 됐다는
소식은 들었는데

574
00:35:12,610 --> 00:35:14,320
이리 보니 실감이 나네요

575
00:35:14,821 --> 00:35:17,031
장하십니다
[해령의 쑥스러운 웃음]

576
00:35:17,281 --> 00:35:19,742
다 선비님 덕분입니다
[승훈의 멋쩍은 신음]

577
00:35:20,034 --> 00:35:21,452
(해령)
그날은...

578
00:35:23,746 --> 00:35:26,332
그날은 정말 감사했습니다

579
00:35:26,415 --> 00:35:27,542
(승훈)
아...

580
00:35:28,334 --> 00:35:30,545
[멋쩍게 웃으며]
아, 아닙니다

581
00:35:30,628 --> 00:35:34,632
저도 그 일 이후로 부모님이
더 이상 혼인을 재촉하시지 않거든요

582
00:35:34,715 --> 00:35:37,009
[함께 살짝 웃는다]

583
00:35:37,677 --> 00:35:41,472
한데 해주는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?

584
00:35:47,353 --> 00:35:49,856
[사내들의 힘겨운 신음]

585
00:35:59,699 --> 00:36:03,119
(승훈)
이런 곳으로 모시게 되어 송구하옵니다

586
00:36:03,578 --> 00:36:06,914
감영 안에서는
제가 마마를 독대하기가 어려운지라...

587
00:36:06,998 --> 00:36:08,166
(이림)
아닙니다

588
00:36:08,624 --> 00:36:10,877
송화현의 현감이라 들었는데

589
00:36:11,043 --> 00:36:13,004
무슨 일로 날 찾으셨습니까?

590
00:36:18,301 --> 00:36:21,762
(승훈)
대군마마, 간절히 청하옵니다

591
00:36:23,181 --> 00:36:25,183
저희 백성들을 살려 주십시오

592
00:36:27,560 --> 00:36:29,520
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?

593
00:36:31,314 --> 00:36:33,691
조정으로 올라간 장계는
모두 거짓입니다

594
00:36:33,774 --> 00:36:35,693
[어두운 음악]
(승훈)
이번 두창으로

595
00:36:35,776 --> 00:36:37,737
황해도에서 죽은 사람이 오백이 넘고

596
00:36:37,820 --> 00:36:39,155
평안도는...

597
00:36:41,657 --> 00:36:45,703
그 수가 너무 많아
채 헤아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

598
00:36:47,079 --> 00:36:48,247
(승훈)
그뿐만이 아닙니다

599
00:36:48,331 --> 00:36:50,875
병자들은 약재가 없어
속수무책으로 죽어 가고

600
00:36:50,958 --> 00:36:53,169
병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조차

601
00:36:53,711 --> 00:36:57,632
마을에 갇혀
굶어 죽어 가고 있는 형편입니다

602
00:36:57,715 --> 00:37:01,427
조정에서는 일찍이
구휼미와 약재를 내려보냈습니다

603
00:37:01,510 --> 00:37:05,223
(이림)
게다가 평안 관찰사도 황해 관찰사도
상황이 좋아지고 있다고...

604
00:37:05,306 --> 00:37:07,266
그자들의 말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!

605
00:37:08,684 --> 00:37:11,562
병자들이 있는 마을에서
곡식을 빼 오라 명한 것이

606
00:37:12,521 --> 00:37:14,357
황해 관찰사 윤대읍이고

607
00:37:14,440 --> 00:37:18,486
(승훈)
평양에 두창이 발병하자마자
백성을 버리고 해주로 피병을 온 것이

608
00:37:19,612 --> 00:37:21,113
평안 관찰사

609
00:37:22,031 --> 00:37:23,407
장석형입니다

610
00:37:27,828 --> 00:37:30,039
(승훈)
관리들은 책임으로부터
회피하려고만 하고

611
00:37:30,122 --> 00:37:34,252
백성들은 발이 묶여 있으니
어디에도 도움을 청할 수가 없습니다

612
00:37:36,337 --> 00:37:37,463
대군마마

613
00:37:38,047 --> 00:37:41,467
부디 이자들을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

614
00:37:43,552 --> 00:37:45,012
살려 주십시오

615
00:37:47,682 --> 00:37:49,141
(승훈)
간청드립니다

616
00:37:54,438 --> 00:37:56,649
[밤새 울음]

617
00:37:57,942 --> 00:37:59,151
[해령의 옅은 한숨]

618
00:38:06,826 --> 00:38:09,704
[해령의 한숨]

619
00:38:13,499 --> 00:38:15,668
(승훈)
대군마마, 간절히 청하옵니다

620
00:38:15,751 --> 00:38:17,670
저희 백성을 살려 주십시오

621
00:38:17,753 --> 00:38:19,797
그자들의 말을 믿으시면 안 됩니다!

622
00:38:27,722 --> 00:38:28,931
미안해

623
00:38:29,724 --> 00:38:31,600
잠깐만 신세 좀 질게

624
00:38:33,227 --> 00:38:35,521
언니 그렇게 안 무겁단 말이야, 응?

625
00:38:38,524 --> 00:38:39,650
(해령)
마마

626
00:38:42,153 --> 00:38:44,822
여태 안 주무셨습니까?

627
00:38:44,905 --> 00:38:46,157
그러는 넌...

628
00:38:46,657 --> 00:38:48,868
(이림)
이 시간에 여기서
무얼 하고 있는 것이냐?

629
00:38:50,369 --> 00:38:51,537
(해령)
저는...

630
00:38:53,956 --> 00:38:55,708
송화현에 좀 가 보려고요

631
00:38:55,916 --> 00:38:59,545
마마께서도 같은 생각으로
여기 오신 거 아닙니까?

632
00:39:01,547 --> 00:39:02,757
[이림의 옅은 한숨]

633
00:39:02,923 --> 00:39:05,926
아니라면 못 본 척해 주십시오

634
00:39:06,677 --> 00:39:08,596
그리 오래 걸리진 않을 겁니다

635
00:39:09,096 --> 00:39:10,514
(이림)
나도 모르겠다

636
00:39:12,266 --> 00:39:14,643
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고

637
00:39:15,144 --> 00:39:19,565
이곳 상황이 그리 나쁘다 한들
내가 뭘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

638
00:39:19,732 --> 00:39:20,858
해서

639
00:39:22,860 --> 00:39:25,321
차라리 내가
아무것도 모르는 게 낫겠다

640
00:39:25,488 --> 00:39:27,281
이런 생각마저 들어서
[해령의 한숨]

641
00:39:27,365 --> 00:39:30,242
정말 나도 모르겠다, 내 마음을

642
00:39:33,245 --> 00:39:34,330
마마

643
00:39:36,499 --> 00:39:39,877
저도 잘 모르겠습니다

644
00:39:41,128 --> 00:39:44,507
모르기 때문에 알고자 하는 거뿐입니다

645
00:39:44,882 --> 00:39:47,510
[긴박한 음악]

646
00:39:47,760 --> 00:39:48,761
[이림의 재촉하는 신음]

647
00:40:03,192 --> 00:40:04,110
[이림의 모는 신음]

648
00:40:05,903 --> 00:40:07,154
(관군2)
멈추시오!

649
00:40:11,826 --> 00:40:13,619
(해령)
저, 송화현으로 가는 길입니다

650
00:40:14,120 --> 00:40:15,287
길을 좀 내어 주십시오

651
00:40:15,371 --> 00:40:17,957
(관군2)
개미 새끼 한 마리도
통과시키지 말라는 명이 있었소이다

652
00:40:18,040 --> 00:40:19,166
돌아가시오!

653
00:40:19,583 --> 00:40:20,793
(해령)
저, 하나...

654
00:40:27,925 --> 00:40:29,385
(이림)
다른 길 찾아보자

655
00:40:29,760 --> 00:40:30,803
어이

656
00:40:44,942 --> 00:40:46,277
(관군3)
멈추시오!

657
00:40:50,573 --> 00:40:51,740
[옅은 한숨]

658
00:40:54,493 --> 00:40:55,578
이랴

659
00:41:00,040 --> 00:41:02,251
[새들이 짹짹 지저귄다]

660
00:41:08,591 --> 00:41:09,592
[해령의 힘겨운 신음]

661
00:41:14,805 --> 00:41:17,224
[해령과 이림의 가쁜 숨소리]

662
00:41:20,186 --> 00:41:22,646
[힘겨운 숨소리]

663
00:41:28,944 --> 00:41:31,447
(해령)
힘드시면 잠깐 쉬었다 갈까요?

664
00:41:31,739 --> 00:41:33,032
(이림)
힘들다니?

665
00:41:33,115 --> 00:41:34,992
내 평소에 운동을 많이 해서

666
00:41:35,075 --> 00:41:38,787
이 정도는 그냥 산책 수준이니라, 산책

667
00:41:38,954 --> 00:41:40,664
네, 그럼 계속 가시죠

668
00:41:41,415 --> 00:41:44,668
(이림)
한데 네가 정 쉬어야겠다면, 뭐...

669
00:41:44,752 --> 00:41:47,129
함께 쉬어 주지
[이림의 옅은 웃음]

670
00:41:47,671 --> 00:41:49,840
어, 이쪽

671
00:41:51,133 --> 00:41:52,885
[이림의 힘겨운 숨소리]

672
00:41:52,968 --> 00:41:55,346
[해령의 후련한 한숨]
[이림의 힘겨운 숨소리]

673
00:41:59,975 --> 00:42:03,145
(해령)
씁, 한 요 정도 온 거 같은데...
[이림의 힘겨운 숨소리]

674
00:42:03,229 --> 00:42:04,396
씁, 음...

675
00:42:07,608 --> 00:42:09,902
(보부상1)
저, 저, 저, 저, 천천히 천천히

676
00:42:10,194 --> 00:42:11,070
조심조심

677
00:42:11,153 --> 00:42:12,988
[보부상2의 기합]

678
00:42:13,072 --> 00:42:15,115
[보부상2가 손을 탁탁 턴다]

679
00:42:16,450 --> 00:42:17,826
[보부상2의 놀란 신음]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680
00:42:18,452 --> 00:42:19,870
[보부상2의 놀란 신음]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681
00:42:23,541 --> 00:42:25,000
(보부상2)
송화현?

682
00:42:25,876 --> 00:42:29,338
그러니까 그대들은
역병이 난 곳에서 도망치는 게 아니라

683
00:42:29,421 --> 00:42:32,383
역병이 난 곳으로
들어가고 있다고, 거꾸로?

684
00:42:32,466 --> 00:42:34,510
(해령)
저희가 사정이 좀 있어서요

685
00:42:34,760 --> 00:42:38,597
그, 혹시 송화현으로 갈 수 있는
샛길이 있습니까?

686
00:42:38,681 --> 00:42:40,849
(보부상1)
아휴, 그, 샛길이고 자시고

687
00:42:40,933 --> 00:42:43,978
살고 싶으면은
그쪽으로는 얼씬도 하지 마쇼

688
00:42:44,061 --> 00:42:46,730
뭐, 젊은 나이에 황천길 건널 일 있소?

689
00:42:47,398 --> 00:42:49,233
(이림)
상황이 그리 심각하느냐?

690
00:42:49,316 --> 00:42:51,151
(보부상1)
아이고, 뭐, 심각하다마다요

691
00:42:51,318 --> 00:42:54,113
아, 내가 살다 살다
뭐, 그렇게 쑥대밭은 또 처음 보오

692
00:42:54,196 --> 00:42:56,156
이건 뭐
마을에 역병 좀 돈다 싶으면은

693
00:42:56,240 --> 00:42:59,034
금줄을 쫙 쳐 놓고
사람들을 가둬 버리니

694
00:42:59,159 --> 00:43:01,328
이건 뭐, 병에 걸려 죽거나
굶어 죽거나

695
00:43:01,412 --> 00:43:03,539
아무튼 죽으라는 소리지

696
00:43:03,622 --> 00:43:07,585
씁, 한데 그리 위험한 곳을

697
00:43:07,918 --> 00:43:09,503
어찌 다녀오는 거요?

698
00:43:09,962 --> 00:43:13,299
(보부상1)
[당황하며]
뭐, 우리라고 뭐...

699
00:43:13,549 --> 00:43:15,634
뭐, 가고 싶어서 간 건 아니고

700
00:43:15,718 --> 00:43:17,803
아이, 우리가 장사치긴 해도

701
00:43:17,886 --> 00:43:21,223
아, 그, 사람들이 굶어 죽는다는데
두고 볼 수는 없지 않소?

702
00:43:21,307 --> 00:43:24,643
(이림)
해서 사람들에게
먹을거리를 좀 나눠 주고 온 것이냐?

703
00:43:24,727 --> 00:43:27,396
(보부상2)
아이, 저, 생각은 그랬습죠

704
00:43:27,479 --> 00:43:31,108
좁쌀이며 보리며
챙겨 가지고 가서 살짝만

705
00:43:31,191 --> 00:43:34,570
평소보다 살짝만 더 받고
팔아 주자 그랬는데

706
00:43:34,653 --> 00:43:39,241
들어가니까 서로 자기한테
팔아 달라고 울고불고 빌고

707
00:43:39,325 --> 00:43:42,453
그러다 보니까 가격은
두 배, 세 배, 열 배!

708
00:43:42,536 --> 00:43:43,829
[보부상2의 감탄하는 신음]

709
00:43:43,912 --> 00:43:46,206
내가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

710
00:43:46,290 --> 00:43:48,542
졸지에 돈을 왕창 벌었지 뭐요?

711
00:43:48,626 --> 00:43:52,963
그것도 1년 치를 단 사흘 만에

712
00:43:53,047 --> 00:43:55,591
[보부상들의 신난 웃음]

713
00:43:57,760 --> 00:43:59,720
- 아니...
- (이림) 몹쓸 놈

714
00:44:03,265 --> 00:44:05,476
천하의 몹쓸 놈이로구나

715
00:44:08,020 --> 00:44:08,896
(보부상2)
뭐요?

716
00:44:08,979 --> 00:44:11,732
백성들끼리 서로 돕고 살지는 못할망정

717
00:44:11,815 --> 00:44:13,776
이런 판국에 돈 벌 생각을 해?

718
00:44:13,859 --> 00:44:15,194
(이림)
넌 양심도 없느냐?

719
00:44:15,277 --> 00:44:16,820
그게 수치라는 걸 몰라?

720
00:44:16,904 --> 00:44:19,531
(보부상2)
이 양반들이 이거 말씀을 막 하시네

721
00:44:19,615 --> 00:44:22,451
내가 관리 놈들처럼
구휼미를 빼돌리기를 했소?

722
00:44:22,534 --> 00:44:23,786
사람을 가둬 두기를 했소?

723
00:44:23,869 --> 00:44:26,872
따지고 보면 나 때문에
죽다 살아난 사람이 몇 명인데?

724
00:44:26,955 --> 00:44:29,416
구휼미를 빼돌린 탐관오리들이나

725
00:44:29,500 --> 00:44:32,586
죽어 가는 사람들을
등쳐 먹은 네놈들이나 똑같다

726
00:44:32,670 --> 00:44:34,254
(이림)
강도나 진배없어!

727
00:44:34,755 --> 00:44:36,173
(보부상2)
뭐, 강도?

728
00:44:36,256 --> 00:44:38,467
우리처럼 선량한 백성한테 강도?

729
00:44:38,550 --> 00:44:40,803
그래, 강도, 강도, 날강도!

730
00:44:40,886 --> 00:44:43,597
(보부상2)
듣자 듣자 하니까 이 어린놈의 새끼가
[해령의 놀란 신음]

731
00:44:43,681 --> 00:44:46,642
너 쌍놈의 주먹 무서운 줄 모르지, 어?

732
00:44:46,725 --> 00:44:48,936
무슨 상스러운 짓이냐, 놓거라!

733
00:44:49,019 --> 00:44:51,397
(보부상2)
이 자식을 내가...
[해령의 비명]

734
00:44:51,605 --> 00:44:53,732
너, 어린놈의 새끼가 뭘 안다고, 어?

735
00:44:53,816 --> 00:44:56,527
[흥미진진한 음악]
[보부상2의 비명]

736
00:44:58,404 --> 00:44:59,988
[보부상2의 비명]
(보부상1)
아유, 형님!

737
00:45:00,656 --> 00:45:01,907
[보부상2의 괴로운 신음]
[해령의 말리는 신음]

738
00:45:01,990 --> 00:45:03,867
(해령)
오십시오, 오십시오, 가셔요, 빨리

739
00:45:03,951 --> 00:45:04,993
(이림)
아니...

740
00:45:06,412 --> 00:45:07,830
야, 야!
[해령의 재촉하는 신음]

741
00:45:07,913 --> 00:45:09,081
(보부상1)
저놈들, 저...

742
00:45:09,957 --> 00:45:12,000
[해령의 힘겨운 신음]

743
00:45:13,544 --> 00:45:15,921
[해령이 거친 숨을 몰아쉰다]

744
00:45:17,589 --> 00:45:20,342
(해령)
아마 여기까지 쫓아오진 못할 겁니다
[이림의 분한 숨소리]

745
00:45:23,887 --> 00:45:25,889
[이림의 분한 숨소리]
[해령이 피식 웃는다]

746
00:45:26,473 --> 00:45:28,267
(해령)
아이, 그렇게 분하십니까?

747
00:45:28,684 --> 00:45:30,102
(이림)
그래, 분하다

748
00:45:30,352 --> 00:45:33,897
네가 말리지만 않았어도
내 아주 혼쭐을 내 줬을 터인데

749
00:45:33,981 --> 00:45:35,190
[이림이 씩씩거린다]

750
00:45:35,649 --> 00:45:39,111
(해령)
그렇다기엔
너무 열심히 도망치시던데요?

751
00:45:42,906 --> 00:45:43,907
[이림의 멋쩍은 헛기침]

752
00:45:45,117 --> 00:45:46,410
잘하셨습니다

753
00:45:46,493 --> 00:45:49,788
그 몹쓸 놈들도 그게
창피한 일인 줄은 알아야 하니까요

754
00:45:49,872 --> 00:45:52,708
[아름다운 음악]

755
00:45:53,250 --> 00:45:55,502
(해령)
자, 좀만 더 힘내십시오

756
00:45:56,253 --> 00:45:57,963
송화현이 멀지 않습니다

757
00:46:00,674 --> 00:46:03,635
(이림)
맞다, 내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

758
00:46:03,719 --> 00:46:05,971
그 송화현의 현감이란 사람 말이다

759
00:46:06,138 --> 00:46:08,765
무슨 사이냐? 퍽 가까워 보이던데

760
00:46:09,099 --> 00:46:10,684
(해령)
아, 그분 그...

761
00:46:10,767 --> 00:46:12,269
제 지아비셨습니다

762
00:46:13,353 --> 00:46:15,272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763
00:46:17,858 --> 00:46:21,653
(이림)
지아비라니?
하면 네가 혼인을 했었단 말이냐?

764
00:46:22,070 --> 00:46:24,072
(해령)
예, 뭐, 어느 정도는요

765
00:46:24,781 --> 00:46:26,074
(이림)
더 자세히 말해 보거라

766
00:46:26,158 --> 00:46:27,576
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

767
00:46:27,659 --> 00:46:29,369
또 언제 어디서 왜 헤어졌...

768
00:46:29,661 --> 00:46:33,123
아니지, 분명 그 작자가
너한테 매달렸을 거다

769
00:46:33,207 --> 00:46:35,000
자기도 눈이 있으니까, 그렇지?

770
00:46:35,083 --> 00:46:36,251
[못마땅한 한숨]

771
00:46:38,295 --> 00:46:40,881
저한테 왜 이렇게 관심이 많으십니까?

772
00:46:43,592 --> 00:46:47,012
제가 흠이 너무 많은 여인이라
파혼당했습니다

773
00:46:47,888 --> 00:46:50,015
(해령)
그러니까 이제 그만 추궁하십시오

774
00:46:50,724 --> 00:46:51,975
(이림)
파혼?
[해령의 불쾌한 한숨]

775
00:46:52,309 --> 00:46:54,478
아니, 자기가 뭔데 구해령을...

776
00:46:55,771 --> 00:46:58,732
그러니까 어쨌든
좋아한 적은 없다는 거지?

777
00:47:00,776 --> 00:47:03,028
[호미질 소리가 들려온다]

778
00:47:10,369 --> 00:47:12,704
[아이1이 호미질을 달그락 한다]

779
00:47:23,423 --> 00:47:24,716
[아이1이 호미를 달그락 놓는다]

780
00:47:52,661 --> 00:47:54,079
(해령)
계십니까?

781
00:47:55,330 --> 00:47:56,582
(이림)
계십니까?

782
00:48:08,927 --> 00:48:09,761
[해령의 놀란 숨소리]

783
00:48:09,845 --> 00:48:11,346
[아이1과 여인의 놀란 숨소리]

784
00:48:14,224 --> 00:48:16,476
(여인)
과, 관아에서 나오셨습니까?

785
00:48:17,311 --> 00:48:19,104
(해령)
아니요, 아, 그...

786
00:48:19,479 --> 00:48:22,899
저희도 관군을 피해 다니는 신세입니다
안심하십시오

787
00:48:22,983 --> 00:48:25,319
[여인과 아이1의 안도하는 숨소리]

788
00:48:31,950 --> 00:48:33,368
[여인의 겁먹은 숨소리]

789
00:48:39,583 --> 00:48:41,501
잠시 나가서 기다리십시오

790
00:48:50,177 --> 00:48:52,846
[잔잔한 음악]

791
00:49:19,414 --> 00:49:20,916
[이림의 답답한 한숨]

792
00:49:28,048 --> 00:49:30,801
(해령)
어쩌다 이런 곳에 숨게 되신 겁니까?

793
00:49:32,177 --> 00:49:34,513
마을에서 치료를 받지 않으시고요

794
00:49:36,014 --> 00:49:38,517
(여인)
마을에 약재는 떨어진 지 오래고

795
00:49:38,600 --> 00:49:41,061
의원들도 발걸음을 끊었습니다

796
00:49:42,354 --> 00:49:45,107
거기 갇혀서 병이 낫길 기다리다가는

797
00:49:46,191 --> 00:49:48,443
이 아이마저 잃겠다 싶어서...

798
00:49:52,364 --> 00:49:53,532
(여인)
아씨

799
00:49:54,074 --> 00:49:56,910
염치없는 부탁 하나만 해도 될는지요?

800
00:49:57,828 --> 00:50:01,415
이 아이를 데려가 주세요

801
00:50:02,708 --> 00:50:03,667
예?

802
00:50:03,750 --> 00:50:06,837
남쪽에선 아직
병이 퍼지지 않았다 들었습니다

803
00:50:07,796 --> 00:50:10,507
어떻게든 아이만은 살리고 싶었는데

804
00:50:11,007 --> 00:50:13,218
(여인)
아비는 관군 손에 죽고

805
00:50:13,760 --> 00:50:16,179
[울먹이며]
이대로 저마저 떠나 버리면...

806
00:50:17,514 --> 00:50:21,309
이 어린것은 살 방도가 없습니다

807
00:50:22,185 --> 00:50:24,146
[여인이 흐느낀다]

808
00:50:24,229 --> 00:50:27,399
죽어서도 이 은혜는 꼭 갚을 테니

809
00:50:29,067 --> 00:50:31,486
제 아이를 살려 주세요

810
00:50:32,571 --> 00:50:34,448
(여인)
[오열하며]
부탁합니다

811
00:50:35,866 --> 00:50:38,368
[여인이 오열한다]

812
00:50:45,417 --> 00:50:47,210
[여인이 연신 오열한다]

813
00:50:50,922 --> 00:50:52,340
들어오지 마십시오

814
00:50:55,427 --> 00:50:57,345
[여인이 연신 오열한다]

815
00:51:01,600 --> 00:51:03,602
(이림)
데려갈 수가 없다니

816
00:51:03,977 --> 00:51:05,395
그게 무슨 뜻이냐?
[해령의 옅은 한숨]

817
00:51:07,647 --> 00:51:09,107
(해령)
말 그대로입니다

818
00:51:10,776 --> 00:51:11,985
저 아이

819
00:51:13,236 --> 00:51:14,988
데려갈 수 없습, 아니...

820
00:51:16,948 --> 00:51:17,949
데려가면 안 됩니다

821
00:51:18,033 --> 00:51:20,702
(이림)
대체 왜? 어미가 저리 부탁을 하는데?

822
00:51:20,786 --> 00:51:23,580
(해령)
그 부탁 하나에
몇 명의 목숨이 걸린지 아십니까?

823
00:51:23,663 --> 00:51:25,832
역병이 돌던 마을에서 온 아이입니다

824
00:51:27,793 --> 00:51:30,003
여태까지 병자와 함께 지냈고요

825
00:51:30,712 --> 00:51:33,882
겉으론 멀쩡해 보여도
이미 병에 걸려 있을 수도 있는데

826
00:51:33,965 --> 00:51:37,302
우리가 무턱대고 해주로 데리고 갔다가
두창이 발병하기라도 하면요?

827
00:51:37,385 --> 00:51:39,179
(이림)
그건 아직 모르는 일 아니더냐?

828
00:51:39,262 --> 00:51:40,514
우선 격리해 두고 지켜보면...

829
00:51:40,597 --> 00:51:43,225
(해령)
두창이 벽 하나로
막을 수 있는 병이었으면

830
00:51:43,767 --> 00:51:45,977
이만큼 퍼지지도 않았을 겁니다

831
00:51:49,773 --> 00:51:51,024
게다가

832
00:51:51,775 --> 00:51:54,027
사람들이 저 아이 존재를 알게 되면

833
00:51:54,569 --> 00:51:56,363
아마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

834
00:51:57,697 --> 00:52:00,200
아마 이곳에 있는 편이
더 안전할지 모릅니다

835
00:52:00,784 --> 00:52:02,118
하면 이대로

836
00:52:03,703 --> 00:52:05,747
두고 갈 수밖에 없다는 말이냐?

837
00:52:06,540 --> 00:52:07,833
저 아이가

838
00:52:09,793 --> 00:52:11,837
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?

839
00:52:13,964 --> 00:52:16,675
봇짐에 있는
음식과 약재들이 꽤 됩니다

840
00:52:17,092 --> 00:52:18,635
아마 여기 두고 가면

841
00:52:19,594 --> 00:52:21,680
한동안은 버틸 수 있을 겁니다

842
00:52:21,763 --> 00:52:24,307
[슬픈 음악]

843
00:53:02,095 --> 00:53:06,057
(평안 관찰사)
아니, 별려제 준비가 끝난 지가 언젠데

844
00:53:06,141 --> 00:53:08,435
아, 마마께선 여태 뭘 하고 계신 게야?

845
00:53:08,518 --> 00:53:12,105
(삼보)
아이, 저
행차를 하시느라 많이 피곤하셨는지

846
00:53:12,188 --> 00:53:13,899
아직 주무시고 계십니다

847
00:53:13,982 --> 00:53:15,108
[평안 관찰사의 황당한 신음]

848
00:53:15,692 --> 00:53:17,986
저, 저, 조금만 더
기다려 주십시오, 응?

849
00:53:18,069 --> 00:53:20,530
한 시진 전에도
같은 소리를 하지 않았나?

850
00:53:20,989 --> 00:53:23,241
이, 마마께서
객사에 계시기는 한 게인가?

851
00:53:23,491 --> 00:53:27,662
하면 마마께서 언질도 없이
멋대로 뭐, 외출을 나갔다

852
00:53:27,746 --> 00:53:29,205
뭐, 그런 말씀이십니까?

853
00:53:29,289 --> 00:53:31,082
내 직접 마마를 뵈어야겠네

854
00:53:31,374 --> 00:53:34,127
(삼보)
아이, 저기, 저기, 윤 영감님!

855
00:53:34,586 --> 00:53:35,962
대군마마

856
00:53:39,966 --> 00:53:41,009
[삼보의 난처한 신음]

857
00:53:41,843 --> 00:53:44,346
(평안 관찰사)
마마, 기다리고 있었습니다

858
00:53:44,429 --> 00:53:47,307
어서 별려제 장소로 출발하시지요

859
00:53:47,766 --> 00:53:51,186
별려제는 하지 않을 겁니다

860
00:53:51,269 --> 00:53:53,271
[의미심장한 음악]

861
00:54:02,656 --> 00:54:04,908
(평안 관찰사)
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?

862
00:54:04,991 --> 00:54:07,118
거짓 장계를 올리다니요?

863
00:54:07,202 --> 00:54:11,456
어디서 그런 낭설을 들으셨는지 몰라도
절대 사실이 아닙니다

864
00:54:11,539 --> 00:54:14,709
내 직접 백성들을 만나
얘기를 듣고 오는 길입니다

865
00:54:15,126 --> 00:54:16,753
(이림)
한데도 끝까지

866
00:54:17,629 --> 00:54:19,756
낭설이라 치부하실 겁니까?

867
00:54:20,548 --> 00:54:21,800
[평안 관찰사의 난처한 신음]

868
00:54:22,050 --> 00:54:25,303
(평안 관찰사)
백성들이야 이래도 불만, 저래도 불만

869
00:54:25,387 --> 00:54:28,723
입만 열면 관리들 욕하느라
바쁜 자들 아닙니까?

870
00:54:28,807 --> 00:54:33,311
푸념처럼 늘어놓은 말을
곧이곧대로 들으시면 아니 되지요

871
00:54:33,395 --> 00:54:35,438
(부제학)
마마, 이 일은 소신이

872
00:54:35,522 --> 00:54:38,274
어찌 된 영문인지
소상히 알아보겠습니다

873
00:54:38,358 --> 00:54:40,360
(황해 관찰사)
그러실 필요 없습니다

874
00:54:40,860 --> 00:54:43,238
제가 거짓으로 장계를 올렸습니다

875
00:54:43,321 --> 00:54:44,572
(평안 관찰사)
[당황하며]
윤 영감

876
00:54:44,656 --> 00:54:48,910
(황해 관찰사)
하나 백성들을 위해서는
어쩔 수 없는 결단이었습니다

877
00:54:48,994 --> 00:54:51,579
주상 전하께 거짓을 고해 놓고

878
00:54:51,913 --> 00:54:54,082
어찌 백성을 변명으로 삼으십니까?

879
00:54:54,165 --> 00:54:55,500
(황해 관찰사)
변명요?

880
00:54:56,668 --> 00:54:58,211
[황해 관찰사의 헛기침]

881
00:54:58,837 --> 00:55:02,215
평안도에서 역병이 창궐하고 달포 동안

882
00:55:02,298 --> 00:55:04,009
이 병으로 죽은 사람들보다

883
00:55:04,092 --> 00:55:08,930
약탈, 방화, 도적질로 피해를 입은
사람이 갑절은 더 많았습니다

884
00:55:09,389 --> 00:55:12,809
만약에 제가 이곳의 실정을
그대로 고했더라면

885
00:55:12,892 --> 00:55:17,188
해서 도성에 역병이 다가온다는
소식이 퍼졌더라면

886
00:55:18,356 --> 00:55:20,442
한양이 어찌 되었겠습니까?

887
00:55:20,525 --> 00:55:25,196
(황해 관찰사)
그곳에 살고 있는 20만의 백성들은
또 어찌 되었겠습니까?

888
00:55:25,905 --> 00:55:30,660
하면 아바마마께서 하사하신
구휼미를 빼돌리고

889
00:55:30,952 --> 00:55:33,872
멀쩡한 사람들마저
마을에 가둬 죽게 한 것도

890
00:55:34,122 --> 00:55:35,832
백성들을 위해서입니까?

891
00:55:36,249 --> 00:55:40,086
수백을 죽이면
수천을 살릴 수 있습니다

892
00:55:41,337 --> 00:55:44,007
(황해 관찰사)
소신은 선택을 했을 뿐입니다

893
00:55:44,090 --> 00:55:47,719
(이림)
아니요, 그대는
선택이 아니라 포기를 한 겁니다

894
00:55:47,802 --> 00:55:50,346
[긴장되는 음악]

895
00:55:54,976 --> 00:55:57,062
약재와 구휼미를 준비하세요

896
00:55:57,228 --> 00:55:59,564
지금 당장 평안도로 가 봐야겠습니다

897
00:56:06,071 --> 00:56:07,155
[문이 달칵 열린다]

898
00:56:07,530 --> 00:56:08,907
[평안 관찰사의 한숨]
[문이 달칵 닫힌다]

899
00:56:08,990 --> 00:56:11,409
(평안 관찰사)
백면서생인 줄만 알았더니

900
00:56:11,910 --> 00:56:14,287
어떻게 저런 걸 알아 와서는...

901
00:56:16,039 --> 00:56:18,541
이보게, 민 봉교, 저기...

902
00:56:19,000 --> 00:56:20,752
우리 좀 살려 주시게

903
00:56:20,835 --> 00:56:24,172
그, 자네 아버지께
그, 서신 한 통만 넣어 주면

904
00:56:24,255 --> 00:56:26,758
내가 할 수 있는 게 뭔가
한번 찾아보겠네

905
00:56:26,841 --> 00:56:28,301
[황해 관찰사의 헛기침]

906
00:56:31,137 --> 00:56:32,722
[우원의 한숨]

907
00:56:35,725 --> 00:56:37,560
(평안 관찰사)
지금 뭐 하는 게인가?

908
00:56:38,394 --> 00:56:42,732
'평안 관찰사 장석형이'

909
00:56:43,900 --> 00:56:45,527
(우원)
'사관에게'

910
00:56:46,319 --> 00:56:49,155
'목숨을 구걸하다'

911
00:56:52,534 --> 00:56:53,618
그리 적었습니다

912
00:56:53,743 --> 00:56:55,411
(평안 관찰사)
뭐, 뭐야?

913
00:56:58,832 --> 00:57:00,750
[관찰사들의 당황한 숨소리]

914
00:57:00,834 --> 00:57:02,168
(황해 관찰사)
이, 이보게

915
00:57:02,252 --> 00:57:03,962
[새들이 짹짹 지저귄다]
(시행)
평안도?

916
00:57:04,170 --> 00:57:06,589
대군마마가 평안도로 가셨단 말이야?

917
00:57:06,673 --> 00:57:09,342
예, 해주에서 올라온 장계에
그리 쓰여 있다니까요?

918
00:57:09,425 --> 00:57:11,219
(경묵)
돌아가시려고 환장을 했나?

919
00:57:11,302 --> 00:57:12,929
거기가 어디라고 기어들어 가?

920
00:57:13,012 --> 00:57:14,013
(시행)
그래

921
00:57:14,556 --> 00:57:18,393
(은임)
씁, 처음부터
평안도 위무사로 가신 거 아닙니까?

922
00:57:18,852 --> 00:57:20,186
뭘 그리들 놀라세요?

923
00:57:20,270 --> 00:57:22,647
(장군)
그거야 상황 좋을 때 얘기고

924
00:57:22,730 --> 00:57:24,732
지금 거기 완전 쑥대밭이라며?

925
00:57:24,816 --> 00:57:27,986
그럼 대충 별려제 지내고
한양으로 돌아와야지

926
00:57:28,069 --> 00:57:30,989
'도원 대군 왔다 간다' 생색만 내고

927
00:57:31,072 --> 00:57:32,365
[걱정스러운 신음]

928
00:57:32,866 --> 00:57:35,243
어, 민 봉교님은 어떡합니까?

929
00:57:35,452 --> 00:57:37,704
두창에 걸리신 적도 없다면서요?

930
00:57:37,787 --> 00:57:40,373
(홍익)
야, 민우원 봉교님 딱 보면 몰라?

931
00:57:40,457 --> 00:57:42,292
얼굴, 머리, 핏줄

932
00:57:42,375 --> 00:57:44,627
그분은 천지 만물의 운발을
다 타고났어

933
00:57:44,711 --> 00:57:46,963
전쟁을 나가도 화살이
그냥 알아서 피해 갈 팔자인데

934
00:57:47,046 --> 00:57:48,131
두창은 무슨...

935
00:57:48,214 --> 00:57:52,135
하, 언제 두창이 잘난 놈, 못난 놈
가려 찾아온답니까?

936
00:57:52,218 --> 00:57:55,180
그렇게 따지면 안 검열님은 진작에...

937
00:57:55,263 --> 00:57:56,598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938
00:57:56,681 --> 00:57:59,058
[함께 폭소한다]

939
00:57:59,142 --> 00:58:02,145
(아란)
승정원 갔다 올게요
[아란의 어색한 웃음]

940
00:58:02,228 --> 00:58:05,106
(홍익)
야, 나는 보면 볼수록
멋있는 얼굴이거든

941
00:58:05,190 --> 00:58:06,441
3년 정도 꾸준히 보면...

942
00:58:06,524 --> 00:58:07,484
야, 허 서리!

943
00:58:07,567 --> 00:58:09,569
(시행)
아니, 3년이나 살겠나, 어?

944
00:58:09,652 --> 00:58:11,696
[함께 폭소한다]

945
00:58:12,238 --> 00:58:13,364
[힘겨운 신음]

946
00:58:16,034 --> 00:58:17,118
[이진의 힘겨운 신음]

947
00:58:17,994 --> 00:58:20,747
[화살이 똑 떨어진다]
[이진의 거친 숨소리]

948
00:58:30,298 --> 00:58:32,050
[이진의 힘겨운 숨소리]
[화살이 팍 꽂힌다]

949
00:58:32,926 --> 00:58:36,221
(김 내관)
저하, 벌써 반 시진째입니다

950
00:58:36,471 --> 00:58:39,432
이러다 예체가 상하실까 저어되옵니다

951
00:58:40,934 --> 00:58:42,644
(이진)
화살을 더 가져오라

952
00:58:43,186 --> 00:58:44,479
저하...

953
00:58:51,486 --> 00:58:52,862
[이진이 활시위를 쭉 당긴다]

954
00:58:52,946 --> 00:58:54,447
[힘겨운 신음]
[화살이 팍 꽂힌다]

955
00:58:54,531 --> 00:58:55,823
[괴로운 신음]

956
00:58:56,407 --> 00:58:57,700
[이진의 한숨]

957
00:59:03,122 --> 00:59:05,542
[애잔한 음악]

958
00:59:09,003 --> 00:59:10,838
자책하지 마십시오

959
00:59:15,510 --> 00:59:17,345
대군마마를 보낸 건

960
00:59:18,763 --> 00:59:20,348
저하가 아니십니다

961
00:59:20,515 --> 00:59:21,724
[가쁜 숨소리]

962
00:59:26,062 --> 00:59:27,564
무엄하다

963
00:59:29,399 --> 00:59:31,192
[이진이 활을 툭 떨어트린다]

964
00:59:43,621 --> 00:59:47,792
(익평)
그 계집이 살아 있다는 걸
자네도 알고 있었단 말인가?

965
00:59:48,585 --> 00:59:50,670
얼마 되지 않았습니다

966
00:59:51,879 --> 00:59:55,049
(익평)
해서 요즘 내게 발길이 뜸했나 보군

967
00:59:56,634 --> 00:59:59,304
(재경)
그 계집이 있는 곳을 찾았습니다

968
00:59:59,387 --> 01:00:01,931
[비밀스러운 음악]

969
01:00:02,515 --> 01:00:04,142
평안도입니다

970
01:00:14,986 --> 01:00:17,614
[백성들의 괴로운 신음이 들려온다]
(백성1)
나 좀 살려 주시오

971
01:00:19,240 --> 01:00:22,076
[백성들의 괴로운 신음이 들려온다]

972
01:00:22,493 --> 01:00:24,537
[백성들이 저마다 신음한다]

973
01:00:24,621 --> 01:00:26,039
(백성2)
[힘겨운 목소리로]
살려 주시오

974
01:00:30,627 --> 01:00:31,836
(부제학)
마마

975
01:00:32,754 --> 01:00:34,839
더 이상 들어가시면 아니 되옵니다

976
01:00:35,423 --> 01:00:37,842
(삼보)
이만큼 보셨으면 되셨습니다

977
01:00:37,925 --> 01:00:40,053
이제 감영으로 돌아가시지요

978
01:00:40,511 --> 01:00:42,388
- (삼보) 마마!
- (부제학) 마마!

979
01:00:43,097 --> 01:00:46,017
[잔잔한 음악]

980
01:00:52,940 --> 01:00:55,485
[백성들이 힘겹게 신음한다]

981
01:01:01,449 --> 01:01:03,409
[백성들의 힘겨운 기침]

982
01:01:11,668 --> 01:01:13,503
[백성3이 콜록거린다]

983
01:01:13,586 --> 01:01:15,254
[백성4의 괴로운 비명]

984
01:01:15,505 --> 01:01:16,798
(백성5)
살려 주시오

985
01:01:17,090 --> 01:01:18,424
[백성6의 괴로운 신음]

986
01:01:19,592 --> 01:01:20,885
[부제학이 콜록댄다]

987
01:01:20,968 --> 01:01:22,220
[우원이 콜록댄다]

988
01:01:29,644 --> 01:01:31,854
[부제학과 이림의 힘겨운 기침]

989
01:01:38,611 --> 01:01:41,030
[아이들의 말소리가 들린다]

990
01:01:41,114 --> 01:01:43,866
[아이들의 웃음이 들린다]

991
01:01:57,088 --> 01:02:00,341
[아이2가 조잘거린다]

992
01:02:02,510 --> 01:02:04,095
[아이들의 웃음]

993
01:02:04,178 --> 01:02:06,389
[아이들이 저마다 말한다]

994
01:02:06,931 --> 01:02:08,307
[아이3의 신난 웃음]

995
01:02:17,024 --> 01:02:18,735
지금 무얼 하는 것이냐?

996
01:02:30,747 --> 01:02:33,624
[흥미진진한 음악]

997
01:02:39,088 --> 01:02:41,299
[애잔한 음악]

998
01:02:56,397 --> 01:02:58,107
(해령)
20년 전쯤일 겁니다

999
01:02:58,191 --> 01:03:00,985
팔에 무언가 넣고서
막 아팠던 기억이 있거든요

1000
01:03:01,068 --> 01:03:03,571
[매미가 요란하게 운다]
(모화)
접니다, 그 서책에 나온 의녀가

1001
01:03:03,654 --> 01:03:06,115
(해령)
모두를 살릴 수 있는 방도입니다

1002
01:03:06,199 --> 01:03:07,533
읽어 봐 주십시오, 마마

1003
01:03:07,617 --> 01:03:10,870
(우원)
누군가의 생각을 바꾸겠다
그리 마음먹은 순간부터

1004
01:03:10,953 --> 01:03:13,247
역사를 쓰는 소설가에 불과하게 된다

1005
01:03:13,331 --> 01:03:16,417
(익평)
평안도다
내 그 계집에게 물을 것이 많으니

1006
01:03:16,667 --> 01:03:18,795
(이림)
백성들에게 믿음을 주려 합니다

1007
01:03:18,878 --> 01:03:21,714
내게 우두즙을 놓아 줄 수 있겠느냐?