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00:00:12,637 --> 00:00:16,349
"NETFLIX 오리지널 시리즈"

2
00:00:17,434 --> 00:00:19,477
[주제곡]

3
00:01:31,674 --> 00:01:34,427
[의미심장한 음악]

4
00:01:57,534 --> 00:01:58,910
[문이 달칵 열린다]

5
00:02:13,550 --> 00:02:18,680
(해령)
임오일, 도원 대군이
대조전에 들어 왕과 독대를 하다

6
00:02:20,431 --> 00:02:23,059
(이림)
지금 의금부에서 찾고 있는 사람은

7
00:02:24,352 --> 00:02:25,562
접니다

8
00:02:26,855 --> 00:02:28,773
제가 이양인을 도왔습니다

9
00:02:29,065 --> 00:02:31,484
그동안 제가 그자를 숨겨 주었고

10
00:02:32,402 --> 00:02:34,779
제가 그자를 궐 밖으로 내보냈습니다

11
00:02:36,698 --> 00:02:38,032
그러니 제게

12
00:02:40,535 --> 00:02:41,911
벌을 내려 주십시오

13
00:02:41,995 --> 00:02:45,290
어찌 이 나라의 대군이라는 놈이
서양 오랑캐와 붙어먹을 생각을 해?

14
00:02:47,000 --> 00:02:48,376
[코웃음]

15
00:02:56,301 --> 00:02:59,387
(이태)
역시 네놈은 태생부터 잘못되었어

16
00:02:59,929 --> 00:03:02,640
아무리 대군 옷을 입고
대군인 양 살아가도

17
00:03:03,224 --> 00:03:05,935
썩어 빠진 뿌리는 어쩔 수가 없는 게야

18
00:03:12,191 --> 00:03:14,736
궁궐로 가야겠다, 채비하거라

19
00:03:14,819 --> 00:03:15,987
(귀재)
예, 대감

20
00:03:22,619 --> 00:03:25,079
[문이 달칵 여닫힌다]
[옅은 한숨]

21
00:03:27,373 --> 00:03:29,459
[풀벌레 울음]

22
00:03:35,298 --> 00:03:37,717
(이태)
어째 날이 갈수록 고집만 더해져?

23
00:03:38,259 --> 00:03:41,346
됐다는 사람을 기어코
술자리에 불러내니, 원...

24
00:03:42,138 --> 00:03:44,933
(익평)
신이 박정한 탓에 벗이 많이 없습니다

25
00:03:45,683 --> 00:03:47,352
굽어살펴 주십시오

26
00:03:51,231 --> 00:03:53,233
[이태의 헛기침]

27
00:03:56,194 --> 00:03:57,862
(익평)
한잔 올리겠습니다

28
00:03:58,821 --> 00:04:00,156
(이태)
나는 됐네

29
00:04:01,199 --> 00:04:03,284
오늘은 속이 영 편치가 않아

30
00:04:03,368 --> 00:04:04,786
자네가 받지

31
00:04:17,006 --> 00:04:19,259
(익평)
괜한 술기운에
해서는 안 될 말을 할까

32
00:04:19,342 --> 00:04:21,177
저어하시는 건 아닙니까?

33
00:04:22,679 --> 00:04:24,514
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가?

34
00:04:25,515 --> 00:04:28,101
내가 자네에게
못 할 말이 무어가 있다고?

35
00:04:30,228 --> 00:04:34,065
그렇다면 꺼리지 말고 말씀해 주십시오

36
00:04:34,399 --> 00:04:37,777
지난번 그 질문에 대한 답을
아직 듣지 못했습니다

37
00:04:39,445 --> 00:04:44,867
혹 도원 대군에 대해 신에게
숨기는 것이 있으신지 여쭤봤습니다

38
00:04:45,243 --> 00:04:46,577
[옅은 한숨]

39
00:04:48,997 --> 00:04:51,666
취중에는 천자도 보이질 않는다더니

40
00:04:52,000 --> 00:04:53,960
어디서 그런 실없는 소리를 해?

41
00:04:54,210 --> 00:04:57,130
(이태)
아직 부족하여
세상에 내놓지도 못한 자식일세

42
00:04:57,213 --> 00:05:02,343
남들에게 흉을 잡힐까 염려하여
안으로 감추고 도는 아비의 마음을

43
00:05:02,427 --> 00:05:04,679
그런 식으로 곡해해서야 되겠는가?

44
00:05:06,055 --> 00:05:06,931
[옅은 한숨]

45
00:05:07,015 --> 00:05:10,768
(이태)
그렇지 않아도
그 아이의 앞날을 생각하면 근심뿐이야

46
00:05:12,145 --> 00:05:14,272
자네까지 나서서 얹지 말게

47
00:05:17,358 --> 00:05:19,319
괜한 걱정이십니다

48
00:05:19,902 --> 00:05:24,574
신이 보기에 도원 대군마마는
가히 용종을 물려받은 장부이십니다

49
00:05:24,657 --> 00:05:26,617
[흥미진진한 음악]

50
00:05:27,994 --> 00:05:32,457
어명까지 거역해 가며
이양인을 비호하고 금군을 따돌리시니

51
00:05:32,707 --> 00:05:36,419
어찌 그런 배포와 기질을
필부의 것이라 하겠습니까?

52
00:05:42,383 --> 00:05:46,471
이제 그만 도원 대군을
품에서 놓아 주실 때가 되었습니다

53
00:05:46,971 --> 00:05:50,892
오히려 긴 침묵이
소문을 만들기도 하는 법이니

54
00:05:53,436 --> 00:05:55,396
[한숨]

55
00:06:04,864 --> 00:06:06,365
[매미 울음]

56
00:06:08,785 --> 00:06:10,620
[새가 짹짹 지저귄다]

57
00:06:14,165 --> 00:06:16,959
(설금)
아, 좀 이리 비켜 봐요, 좀

58
00:06:17,043 --> 00:06:19,128
아, 좀 이거 아주...
[설금의 못마땅한 신음]

59
00:06:20,505 --> 00:06:22,215
- (해령) 설금아
- (설금) 네

60
00:06:22,298 --> 00:06:24,300
(해령)
내 책 좀 한 장만 넘겨 줘

61
00:06:24,592 --> 00:06:25,843
(설금)
아이고

62
00:06:25,927 --> 00:06:29,097
아주 싸리 밭에 개, 어?
개 팔자가 따로 없네

63
00:06:29,180 --> 00:06:32,725
정말 옷도 안 입고 계속 이렇게
누워만 계실 겁니까, 하루 종일?

64
00:06:32,975 --> 00:06:37,522
야, 이 얼마 만의 휴일인데
이런, 이런,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하니?

65
00:06:38,439 --> 00:06:39,982
아무것도 시키지 마

66
00:06:40,066 --> 00:06:42,944
나 오늘 사직동 한량
구해령으로 살 거니까

67
00:06:43,027 --> 00:06:44,153
[답답한 신음]

68
00:06:44,237 --> 00:06:48,866
(설금)
한량도, 응? 하루 한 번은 일어나서

69
00:06:48,950 --> 00:06:51,953
마당을 걷거든요
[설금의 못마땅한 신음]

70
00:06:52,036 --> 00:06:54,455
아, 좀 앉아서 보세요
[설금의 힘주는 신음]

71
00:06:54,539 --> 00:06:56,541
아, 이따가 어깨 아프다고
주물러 달라고 하지 마시고

72
00:06:56,624 --> 00:06:58,835
(해령)
아야, 알았어, 알았어, 알았어, 알았어
[설금의 힘주는 신음]

73
00:06:58,918 --> 00:07:02,922
아, 아, 무슨 잔소리가
양 봉교님 급이야, 아...
[설금의 한숨]

74
00:07:03,840 --> 00:07:04,924
[해령의 한숨]

75
00:07:07,009 --> 00:07:08,886
(설금)
눕지 마세요

76
00:07:12,431 --> 00:07:14,142
[설금의 힘겨운 신음]

77
00:07:15,810 --> 00:07:16,936
[해령의 지친 신음]

78
00:07:23,443 --> 00:07:24,819
[돌멩이가 톡 날아온다]

79
00:07:26,237 --> 00:07:28,322
[돌멩이가 톡 날아온다]
[해령의 못마땅한 신음]

80
00:07:28,406 --> 00:07:29,449
(해령)
아!

81
00:07:30,116 --> 00:07:31,492
[화난 숨소리]

82
00:07:33,870 --> 00:07:36,372
[설레는 음악]

83
00:07:39,375 --> 00:07:40,585
[멋쩍은 신음]

84
00:07:44,922 --> 00:07:46,924
여기서 뭐 하고 계십니까?

85
00:07:47,633 --> 00:07:49,010
쉬는 날이라며?

86
00:07:49,093 --> 00:07:51,512
해서 오늘은 내가 입시를 왔다

87
00:07:51,596 --> 00:07:53,014
안에 누구 없지?

88
00:07:54,015 --> 00:07:55,349
[해령의 당황한 신음]

89
00:07:56,559 --> 00:08:00,104
(해령)
여인의 방입니다
이 훤한 대낮에 어딜 들어오시려고요?

90
00:08:00,188 --> 00:08:03,858
하면 밤에 다시 오라는 뜻인가?

91
00:08:05,485 --> 00:08:06,611
[해령의 옅은 웃음]

92
00:08:07,737 --> 00:08:08,905
오십시오

93
00:08:38,267 --> 00:08:40,811
(해령)
저, 이제 들어오셔도 됩니다

94
00:08:45,483 --> 00:08:47,360
[문이 달칵 열린다]
[해령의 긴장한 헛기침]

95
00:09:01,207 --> 00:09:04,502
(해령)
[피식 웃으며]
아니, 뭘 그렇게 열심히 보십니까?

96
00:09:05,545 --> 00:09:07,421
처음 오시는 것도 아니면서

97
00:09:07,672 --> 00:09:09,590
(이림)
소감이 다르질 않으냐?

98
00:09:09,674 --> 00:09:11,676
그때는 구 서리의 방이었고

99
00:09:12,134 --> 00:09:14,262
지금은 내 여인의 방인데

100
00:09:17,181 --> 00:09:19,767
- '내 여인'요?
- (이림) 아니야?

101
00:09:20,476 --> 00:09:25,314
넌 나한테, 난 너한테 뭐, 그런...

102
00:09:26,691 --> 00:09:28,067
글쎄요

103
00:09:28,442 --> 00:09:31,362
아직 서로의 소유권을 주장하기에는

104
00:09:31,612 --> 00:09:33,948
조금 시기상조 아닌가?

105
00:09:34,031 --> 00:09:35,825
뭘 어떻게 해야

106
00:09:36,742 --> 00:09:38,786
적당한 때가 되는데?

107
00:09:39,453 --> 00:09:40,705
[헛기침]

108
00:09:46,711 --> 00:09:48,004
이렇게 하면?

109
00:09:51,257 --> 00:09:52,675
아니면...

110
00:09:56,846 --> 00:09:58,139
이렇게?

111
00:09:58,472 --> 00:10:00,850
[사랑스러운 음악]

112
00:10:04,604 --> 00:10:08,774
(해령)
쓰읍, 오늘따라
태도가 상당히 불량하십니다

113
00:10:09,275 --> 00:10:12,903
무슨 작정이라도 하고 오신 것처럼요

114
00:10:12,987 --> 00:10:16,949
작정했다면 어쩔 것이냐?

115
00:10:19,452 --> 00:10:21,329
어쩌긴 뭘 어찌합니까?

116
00:10:22,747 --> 00:10:24,290
문 잠가야지

117
00:10:28,169 --> 00:10:30,296
매일 만났으면 좋겠다, 이렇게

118
00:10:32,256 --> 00:10:34,133
궐이 아닌 곳에서

119
00:10:34,592 --> 00:10:36,677
사책도 관복도 없이

120
00:10:37,386 --> 00:10:39,513
사관도 대군도 없이

121
00:10:40,973 --> 00:10:42,183
그냥

122
00:10:43,351 --> 00:10:44,685
이렇게

123
00:10:51,859 --> 00:10:55,821
(해령)
여기 뒷산에
씁, 그 경치 좋은 곳에

124
00:10:57,156 --> 00:10:58,991
정자가 하나 있습니다

125
00:11:02,286 --> 00:11:04,538
사람이 전혀 다니질 않아서

126
00:11:05,247 --> 00:11:08,334
호랑이가 나타나든 천둥이 치든

127
00:11:09,585 --> 00:11:11,462
아무도 모르는 곳인데...

128
00:11:18,344 --> 00:11:19,720
[옅은 웃음]

129
00:11:29,688 --> 00:11:32,191
(은임)
성 검열님은 아직도 안 오신 겁니까?

130
00:11:32,525 --> 00:11:34,485
벌써 사시가 다 돼 가는데

131
00:11:35,361 --> 00:11:39,115
(시행)
있어 봐, 걔가 뭐, 누구처럼
술 처먹고 뻗었다고 지각할 애냐?

132
00:11:39,198 --> 00:11:40,491
사정이 있나 보지

133
00:11:40,574 --> 00:11:44,954
(아란)
대체 무슨 사정이 있길래
연통 하나 없냐는 말입니다

134
00:11:45,037 --> 00:11:47,957
지난번엔 열이 펄펄 끓는데도

135
00:11:48,040 --> 00:11:49,959
기어코 입궐해서 쓰러지셨잖습니까?

136
00:11:50,042 --> 00:11:52,294
(시행)
쩝, 그건 또 그러네?

137
00:11:52,711 --> 00:11:54,296
제가 댁에 좀 다녀와 볼까요?

138
00:11:54,380 --> 00:11:55,798
(우원)
그럴 필요 없다

139
00:11:56,507 --> 00:11:58,175
- (우원) 김 검열!
- (치국) 예?

140
00:11:58,884 --> 00:12:00,428
(치국)
아, 아, 예

141
00:12:06,183 --> 00:12:09,437
쟤는 또 왜 저렇게 쌩하니 찬바람이야?

142
00:12:14,859 --> 00:12:18,362
(이진)
조만간 그 처결에 대한
판부를 내리도록 하겠습니다

143
00:12:18,988 --> 00:12:21,198
그때까지는 형신을 멈추라 이르세요

144
00:12:21,824 --> 00:12:23,242
(도승지)
예, 저하

145
00:12:28,080 --> 00:12:31,667
이번엔 예문관 봉교
민우원이 올린 상소이옵니다

146
00:12:35,087 --> 00:12:37,423
'신 예문관 봉교 민우원은'

147
00:12:37,673 --> 00:12:41,343
'예문관 검열 성서권의
탄핵을 청합니다'

148
00:12:42,344 --> 00:12:44,180
[어두운 음악]

149
00:12:44,263 --> 00:12:47,641
'검열 성서권은 사사로이
사책의 내용을 발설하여'

150
00:12:47,725 --> 00:12:49,894
'엄중한 사관의 신의를 저버리고'

151
00:12:49,977 --> 00:12:52,771
'순숙한 예문관의 사명을
욕되게 하였습니다'

152
00:12:52,855 --> 00:12:55,357
'이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 주십시오'

153
00:12:56,525 --> 00:12:58,486
(우의정)
[당황하며]
이, 이게 무슨...

154
00:12:58,569 --> 00:13:02,156
아니, 어찌 사관이 사관을 탄핵해?

155
00:13:02,239 --> 00:13:06,619
(부제학)
계속해서 읽어 보십시오
정확한 죄목이 뭡니까?

156
00:13:06,702 --> 00:13:09,079
(도승지)
아, 이게 끝입니다

157
00:13:09,163 --> 00:13:10,206
(우의정)
뭐?

158
00:13:11,207 --> 00:13:14,084
(대제학)
민 봉교, 자네가 직접 말해 보시게

159
00:13:14,168 --> 00:13:16,253
뭐가 어찌 된 일인지 알아야

160
00:13:16,337 --> 00:13:18,923
탄핵을 하든
벌을 내리든 할 거 아닌가?

161
00:13:24,261 --> 00:13:25,930
민 봉교의 청을

162
00:13:29,391 --> 00:13:30,976
받아들이겠습니다

163
00:13:37,775 --> 00:13:40,069
(이진)
검열 성서권의 직첩을 거두고

164
00:13:40,152 --> 00:13:42,905
도성 밖 500리에
유배를 보내도록 하세요

165
00:13:42,988 --> 00:13:47,743
(대제학)
하오나, 저하, 죄목도 모르고 어찌
탄핵 여부를 결정하신다는 말입니까?

166
00:13:47,826 --> 00:13:49,870
적어도 누구한테
무슨 내용을 발설했는지는...

167
00:13:49,954 --> 00:13:51,580
(이진)
하면 이 자리에서 민 봉교가

168
00:13:51,664 --> 00:13:54,041
사책의 내용을 줄줄 읊기라도
해야 한다는 뜻이오?

169
00:13:54,124 --> 00:13:56,085
[긴장되는 음악]

170
00:13:59,672 --> 00:14:01,757
사책의 내용을 알고자 하는 것도

171
00:14:01,840 --> 00:14:04,593
사책을 발설하는 것만큼이나
중한 죄입니다

172
00:14:05,094 --> 00:14:09,765
하니 이 사건에 대해
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마십시오

173
00:14:10,266 --> 00:14:11,892
다음 상소를 읽으세요

174
00:14:22,695 --> 00:14:23,821
[대제학의 다급한 숨소리]

175
00:14:23,904 --> 00:14:26,615
- (대제학) 어, 어, 양 봉교
- (시행) 어, 문형 대감

176
00:14:27,825 --> 00:14:29,493
(대제학)
아이, 인사는 됐고

177
00:14:29,827 --> 00:14:32,037
그래, 어서 말해 보시게

178
00:14:32,246 --> 00:14:35,165
성 검열이 발설했다는
사책의 내용이 뭔가?

179
00:14:35,249 --> 00:14:38,127
(시행)
예?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...

180
00:14:38,210 --> 00:14:41,630
어허, 같은 예문관 식구끼리
거, 모른 척은...

181
00:14:41,714 --> 00:14:45,384
민 봉교가 올린
성 검열에 대한 탄핵 상소 말이야

182
00:14:45,467 --> 00:14:48,178
(대제학)
자네는 죄목이 뭔지
속속들이 알고 있을 거 아닌가?

183
00:14:48,721 --> 00:14:49,930
(은임)
[작은 소리로]
탄핵?

184
00:14:52,975 --> 00:14:57,021
아니, 아,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?

185
00:14:57,187 --> 00:15:00,733
누가, 누가 뭐를 올려요? 탄핵 상소?

186
00:15:07,072 --> 00:15:09,074
[문이 달칵 여닫힌다]

187
00:15:11,285 --> 00:15:12,453
(시행)
야, 민 봉교!

188
00:15:17,416 --> 00:15:19,919
너, 너 그게 사실이야?

189
00:15:20,169 --> 00:15:22,379
네가 성 검열 탄핵 상소를 올렸다고?

190
00:15:24,048 --> 00:15:26,759
다 듣고 오는 길이야
빨리 대답해, 인마!

191
00:15:26,926 --> 00:15:28,052
(우원)
예

192
00:15:31,013 --> 00:15:33,432
제가 성 검열의 탄핵을 청했습니다

193
00:15:33,599 --> 00:15:36,101
[시행이 씩씩거린다]

194
00:15:37,227 --> 00:15:39,313
어떻게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

195
00:15:39,396 --> 00:15:42,608
(장군)
이유가 뭡니까?
대체 성 검열이 무슨 잘못을 했는데요?

196
00:15:42,691 --> 00:15:45,611
저하께서 이 일에 대해
논하는 것은 금하셨다

197
00:15:46,403 --> 00:15:47,821
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마라

198
00:15:47,905 --> 00:15:49,907
(장군)
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시는 겁니까?

199
00:15:49,990 --> 00:15:51,533
멀쩡한 애 앞길 망쳐 놓고?

200
00:15:51,617 --> 00:15:53,327
(길승)
일단 얘기 좀 들어 봐

201
00:15:53,661 --> 00:15:55,496
민 봉교님이 아무 이유 없이 그랬겠어?

202
00:15:55,579 --> 00:15:57,373
(홍익)
아무리 이유가 있어도 이건 아니죠

203
00:15:57,456 --> 00:15:59,166
지난번 구 서리 잡혀갔을 때는

204
00:15:59,249 --> 00:16:02,044
지부 상소에 파업에
할 수 있는 건 다 하시더니

205
00:16:02,127 --> 00:16:05,214
정작 성 검열 문제는
쪼르르 달려가 탄핵입니까?

206
00:16:05,547 --> 00:16:07,800
같은 한림끼리 비겁하게...

207
00:16:07,883 --> 00:16:10,594
(경묵)
진짜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이다, 너는

208
00:16:10,678 --> 00:16:13,347
탄핵 상소에 이름 오르는 게
어떤 기분인지 뻔히 알면서!

209
00:16:13,430 --> 00:16:16,725
(장군)
저 이번 일은 그냥 못 넘어갑니다

210
00:16:16,976 --> 00:16:19,144
대전 앞에 가서 시위라도 합시다!

211
00:16:19,228 --> 00:16:20,396
소용없다

212
00:16:21,522 --> 00:16:23,232
아무리 화를 내도

213
00:16:23,816 --> 00:16:26,610
성 검열이 죄를 지었다는
사실은 변하지 않아

214
00:16:26,694 --> 00:16:29,321
- (장군) 민 봉교님!
- (우원) 업무에 복귀하거라

215
00:16:35,077 --> 00:16:37,371
(경묵)
저게 끝까지 혼자 꼿꼿한 척이야

216
00:16:37,871 --> 00:16:40,207
[큰 소리로]
어디 무서워서 너랑 같이 일하겠냐?

217
00:16:44,712 --> 00:16:46,672
[의미심장한 음악]

218
00:16:52,553 --> 00:16:54,096
(해령)
저, 민 봉교님

219
00:16:56,056 --> 00:16:57,307
[해령의 한숨]

220
00:17:00,477 --> 00:17:02,438
녹서당 일 때문입니까?

221
00:17:04,815 --> 00:17:07,526
아무리 생각해도 그 이유밖에 없어서요

222
00:17:08,694 --> 00:17:12,906
성 검열님이
녹서당 일을 알고 계셨습니다

223
00:17:14,074 --> 00:17:15,200
그걸

224
00:17:16,410 --> 00:17:18,454
누군가한테 발설하신 거죠?

225
00:17:20,164 --> 00:17:22,166
그래서 천주학 죄인들이 풀려난 거죠?

226
00:17:22,249 --> 00:17:23,709
듣지 못했느냐?

227
00:17:24,251 --> 00:17:25,461
더 이상 저하께서 이 일을...

228
00:17:25,544 --> 00:17:27,254
(해령)
그럼 저도 벌을 주십시오

229
00:17:33,802 --> 00:17:38,182
성 검열님의 죄목이 어명을 거역하고
사람을 살린 잘못이라면

230
00:17:39,224 --> 00:17:41,685
저도 같은 벌을 받아야
되는 거 아닙니까?

231
00:17:44,021 --> 00:17:48,108
녹서당에 이양인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
모른 척하고 입을 다문 건

232
00:17:48,484 --> 00:17:50,235
저도 마찬가지입니다

233
00:17:51,361 --> 00:17:52,988
그게 다른 것이다

234
00:17:54,573 --> 00:17:56,408
넌 사관으로서 책무에 충실했고

235
00:17:56,492 --> 00:17:59,036
성 검열은 그 이상의 행동을 했어

236
00:17:59,119 --> 00:18:03,082
방법에 차이가 있었을 뿐
어쨌거나 같은 목적이었습니다

237
00:18:03,165 --> 00:18:04,792
아직도 모르겠느냐?

238
00:18:05,626 --> 00:18:07,878
그 차이가 얼마나 중대한지?

239
00:18:12,091 --> 00:18:13,884
사책은 양날의 검이다

240
00:18:14,510 --> 00:18:17,596
사관이 사책을 이용해
무고한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

241
00:18:17,679 --> 00:18:21,016
사책을 이용해 무고한 누군가를
죽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

242
00:18:22,101 --> 00:18:25,938
(우원)
해서 그 어떤 선의로도
사책이 무기로 쓰여서는 안 돼

243
00:18:27,022 --> 00:18:32,152
그것만은 우리가 목숨을 걸고서라도
지켜야 되는 원칙이야

244
00:18:34,446 --> 00:18:37,866
내 말 이해하느냐?

245
00:18:42,329 --> 00:18:44,498
[우원의 깊은 한숨]

246
00:18:45,582 --> 00:18:46,792
아니요

247
00:18:47,960 --> 00:18:49,962
이해하고 싶지 않습니다

248
00:18:51,213 --> 00:18:55,592
어떻게 원칙이 사람보다
우선일 수 있는지요

249
00:19:00,764 --> 00:19:02,516
입시 다녀오겠습니다

250
00:19:25,747 --> 00:19:29,168
[저마다 숨을 하 내뱉는다]
(경묵)
어유, 불쌍한 놈

251
00:19:29,751 --> 00:19:32,629
민 봉교 말이라면
공자, 맹자보다 더 따르더니

252
00:19:33,088 --> 00:19:35,424
이렇게 뒤통수나 맞고
[홍익의 분한 신음]

253
00:19:35,507 --> 00:19:39,803
(치국)
그야말로 믿는 도끼에
발등 찍힌다는 말이 딱입니다요, 딱

254
00:19:39,887 --> 00:19:43,098
(장군)
결국 민 봉교님도
좌상의 아들이었던 겁니다

255
00:19:43,182 --> 00:19:48,061
우리 사관들은 잠깐 같이 일하는
관원1, 관원2, 관원3이고

256
00:19:48,145 --> 00:19:51,023
[치국의 한숨]
한 5년 뒤면 우리 이름도
다 까먹을 거라고요

257
00:19:51,106 --> 00:19:53,692
(시행)
그, 말로만 걱정하지들 말고

258
00:19:54,026 --> 00:19:55,944
노잣돈이라도 좀 모아 봐, 어?

259
00:19:56,028 --> 00:19:58,280
걔 부친 약값 대느라
녹봉도 빠듯하다며

260
00:19:58,363 --> 00:20:00,532
[엽전이 절그럭거린다]
아휴, 그래 가지고

261
00:20:00,616 --> 00:20:03,410
어디 유배 가서 지붕 있는 집이나
구하겠나 모르겠다, 쯧

262
00:20:03,493 --> 00:20:05,454
(길승)
아이고, 그러게요

263
00:20:05,537 --> 00:20:09,541
가는 길에 노비도 사고
돈 들 데도 많을 텐데

264
00:20:22,721 --> 00:20:24,514
[홍익의 깊은 한숨]

265
00:20:26,850 --> 00:20:29,478
[익살스러운 음악]
[밤새 울음]

266
00:20:34,191 --> 00:20:35,359
[홍익의 멋쩍은 헛기침]

267
00:20:40,489 --> 00:20:42,074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268
00:20:55,754 --> 00:20:56,964
[해령의 옅은 한숨]

269
00:20:57,631 --> 00:21:01,843
(치국)
송 서리, 너는 왜 가만있냐, 어?

270
00:21:02,219 --> 00:21:03,387
집에 돈도 많으면서

271
00:21:03,470 --> 00:21:07,015
(홍익)
설마 '빈손으로 왔다'
이딴 핑계 대기만 해 봐!

272
00:21:07,099 --> 00:21:12,604
(사희)
선진님들은 왜 하나만 알고
둘은 생각지 않으십니까?

273
00:21:14,106 --> 00:21:20,487
성 검열님이 정말 큰 잘못을 했을지도
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 보셨습니까?

274
00:21:20,570 --> 00:21:23,991
(시행)
뭐야, 너, 너 뭐 알고 있구나?

275
00:21:24,074 --> 00:21:25,742
아, 들으나마나죠

276
00:21:26,034 --> 00:21:27,411
어디서 말실수한 거 가지고

277
00:21:27,494 --> 00:21:30,747
사책을 발설했네 어쩌네 하면서
꼬투리 잡은 거라니까?

278
00:21:30,831 --> 00:21:33,208
세자 저하를 겁박하셨습니다

279
00:21:33,709 --> 00:21:36,336
[장군의 당황한 신음]
(시행)
뭐?

280
00:21:36,420 --> 00:21:38,213
사책의 내용을 빌미로

281
00:21:38,297 --> 00:21:42,467
천주학 죄인들을 풀어 주지 않으면
세상에 폭로하겠다

282
00:21:42,884 --> 00:21:44,594
저하를 겁박했습니다

283
00:21:44,803 --> 00:21:47,597
(사희)
그것이 성 검열님의 죄목입니다

284
00:21:47,681 --> 00:21:49,975
[한림들의 놀란 신음]

285
00:21:50,058 --> 00:21:52,311
(장군)
야,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
[해령의 놀란 숨소리]

286
00:21:52,394 --> 00:21:54,396
그건 대역죄야, 대역죄

287
00:21:54,479 --> 00:21:56,189
걔가 미쳤다고
고작 천주쟁이들 때문에...

288
00:21:56,273 --> 00:21:58,400
(시행)
이유가 뭐겠냐?

289
00:21:58,483 --> 00:22:01,069
자기도 천주쟁이인 거지

290
00:22:02,279 --> 00:22:03,572
(경묵)
미친놈...

291
00:22:03,864 --> 00:22:06,116
[한림들의 한숨]

292
00:22:06,491 --> 00:22:08,702
야, 너 이거 어떻게 알고 있어?

293
00:22:08,785 --> 00:22:10,454
(시행)
성 검열한테 직접 들은 거야?

294
00:22:10,912 --> 00:22:13,999
(사희)
어제 퇴궐하기 전에

295
00:22:14,082 --> 00:22:17,627
민 봉교님께서 동궁전에 오셨습니다

296
00:22:23,800 --> 00:22:27,596
(사희)
저하께 성 검열님 대신 잘못을 빌고

297
00:22:27,679 --> 00:22:30,849
목숨만은 살려 달라 간청하셨습니다

298
00:22:31,892 --> 00:22:34,019
저하께서 그 간청을 받아들여

299
00:22:34,519 --> 00:22:37,481
성 검열님의 처벌이
유배로 끝난 겁니다

300
00:22:38,065 --> 00:22:39,524
극형을 면하고

301
00:22:42,736 --> 00:22:45,030
[사관들의 한숨]

302
00:22:46,073 --> 00:22:50,160
(경묵)
야, 송 권지, 넌 그런 걸
알고 있었으면 진작에 말을 했어야지

303
00:22:50,243 --> 00:22:51,703
내가 민 봉교한테 반말하기 전에!

304
00:22:51,787 --> 00:22:53,705
아, 지금 반말이 대수입니까?

305
00:22:53,789 --> 00:22:55,457
저는 막 소리 지르고 대들었습니다

306
00:22:55,540 --> 00:22:59,586
그래도 두 분은 황장군님보다는 낫죠

307
00:23:00,212 --> 00:23:02,214
아예 눈 뒤집고 막 달려들었는데...

308
00:23:02,297 --> 00:23:05,092
(홍익)
맞아, 맞아
[장군의 한숨]

309
00:23:07,135 --> 00:23:09,930
(시행)
아니, 민우원이는
도대체 성격이 왜 그래, 어?

310
00:23:10,013 --> 00:23:11,848
그냥 말 몇 마디 하면 끝날 일을

311
00:23:11,932 --> 00:23:15,477
쓸데없이 과묵해 가지고
주변 사람들 다 돌게 만들어, 쯧!

312
00:23:15,811 --> 00:23:18,021
(길승)
민 봉교님 하루 이틀 보십니까?

313
00:23:18,105 --> 00:23:22,025
남의 잘못 떠벌리느니
자기가 나쁜 놈 되고 만다 이거지

314
00:23:22,317 --> 00:23:24,986
그러게 제가
이유가 있을 거랬잖습니까?

315
00:23:27,239 --> 00:23:28,990
[길승의 한숨]
[시행의 답답한 신음]

316
00:23:31,576 --> 00:23:32,828
[옅은 한숨]

317
00:23:44,214 --> 00:23:45,549
민 봉교님

318
00:23:55,142 --> 00:23:56,309
[서권의 옅은 신음]

319
00:23:57,644 --> 00:24:00,272
(서권)
죄송합니다, 차린 게 없어서

320
00:24:00,814 --> 00:24:03,608
오실 줄 알았으면
고기라도 사다 놓는 건데요

321
00:24:08,530 --> 00:24:10,824
[엽전이 절그럭거린다]

322
00:24:11,658 --> 00:24:12,784
(우원)
받거라

323
00:24:13,785 --> 00:24:15,704
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

324
00:24:24,337 --> 00:24:26,840
(서권)
제가 무슨 면목으로 이걸 받습니까?

325
00:24:27,674 --> 00:24:28,967
성 검열

326
00:24:30,594 --> 00:24:35,140
너 정말 끝까지
내 마음 이렇게 불편하게 할 거야?

327
00:24:40,520 --> 00:24:43,857
감사합니다, 민 봉교님

328
00:24:45,483 --> 00:24:48,528
(서권)
꼼짝없이 죽은 목숨이라고
생각하고 있었는데

329
00:24:48,945 --> 00:24:50,989
이렇게 살게 됐습니다
[우원의 한숨]

330
00:24:51,823 --> 00:24:55,410
내가 아니라 저하의 결정이었다

331
00:24:58,371 --> 00:24:59,539
[우원의 한숨]

332
00:24:59,623 --> 00:25:01,625
귀양살이가 고단하더라도

333
00:25:02,918 --> 00:25:04,461
조금만 버티거라

334
00:25:05,670 --> 00:25:09,382
예문관이 아니더라도
네가 있을 곳은 많아

335
00:25:10,592 --> 00:25:12,719
(우원)
곧 입조할 기회가 다시 생길 거야

336
00:25:17,933 --> 00:25:19,017
(서권)
아니요

337
00:25:19,351 --> 00:25:21,770
전 이제 벼슬은 그만하고 싶습니다

338
00:25:23,647 --> 00:25:26,441
어려서는 급제할 생각에 서책만 봤고

339
00:25:26,650 --> 00:25:30,237
사관이 되고 나서는
사책만 붙잡고 살았잖습니까?

340
00:25:31,029 --> 00:25:34,866
이제는 책 속이 아니라
세상에 살고 싶습니다

341
00:25:35,367 --> 00:25:38,411
[잔잔한 음악]
사람들에게 글도 가르쳐 주고

342
00:25:38,662 --> 00:25:40,580
송사도 대신 봐 주고

343
00:25:41,081 --> 00:25:45,794
하면 넉넉지는 않아도
식구들 밥벌이는 되겠지요

344
00:25:50,507 --> 00:25:52,217
그리 대단한 것이냐?

345
00:25:55,804 --> 00:25:58,056
천주학에 대한 너의 믿음 말이다

346
00:26:01,393 --> 00:26:06,564
한평생 걸어온 길을
한순간에 버릴 수 있을 만큼

347
00:26:08,275 --> 00:26:10,318
그게 너한테 그렇게 대단한 거야?

348
00:26:12,779 --> 00:26:14,489
대단하지 않습니다

349
00:26:15,740 --> 00:26:19,828
해서 온 힘을 다해 지키려는 겁니다

350
00:26:25,500 --> 00:26:29,838
죄를 짓고 떠나는 몸이지만
허락만 해 주신다면

351
00:26:30,088 --> 00:26:33,508
민 봉교님과 서신 정도
나누며 살고 싶습니다

352
00:26:38,013 --> 00:26:39,097
그래

353
00:26:40,140 --> 00:26:42,892
기다리마, 언제든

354
00:26:48,481 --> 00:26:49,733
(우원)
받거라

355
00:26:59,492 --> 00:27:00,452
자...

356
00:27:04,581 --> 00:27:05,832
(우원)
나오지 마

357
00:27:09,127 --> 00:27:10,962
(서권)
조심히 들어가십시오, 봉교님

358
00:27:20,221 --> 00:27:22,015
[대문이 덜그럭 닫힌다]

359
00:27:31,024 --> 00:27:32,859
[깊은 한숨]

360
00:27:44,788 --> 00:27:47,248
(김 서방)
에이그, 오늘도 공쳤네, 그냥

361
00:27:47,332 --> 00:27:48,500
[김 서방의 헛기침]

362
00:27:50,210 --> 00:27:51,711
어서 오십시오!

363
00:27:51,795 --> 00:27:52,921
아...

364
00:27:55,673 --> 00:27:58,385
뭐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십니까요?

365
00:27:59,886 --> 00:28:02,055
- (우원) 쓰읍, 그, 내...
- (김 서방) 어

366
00:28:03,139 --> 00:28:04,391
[우원의 머뭇거리는 신음]

367
00:28:04,808 --> 00:28:06,142
[옅은 신음]

368
00:28:09,145 --> 00:28:11,606
조용히 구할 서책이 있네만

369
00:28:11,689 --> 00:28:13,817
[김 서방의 탄성]
[우원의 당황한 신음]

370
00:28:13,900 --> 00:28:15,652
(김 서방)
그런 거는 또 쇤네 전문

371
00:28:15,735 --> 00:28:17,612
어떻게 알고 오셨을까?

372
00:28:18,238 --> 00:28:20,865
여기 뒷방에 잔뜩 갖다 놨습니다

373
00:28:20,949 --> 00:28:24,160
어허, 괜찮습니다, 괜찮습니다

374
00:28:24,577 --> 00:28:27,705
삽화가 아주 생생합니다

375
00:28:27,789 --> 00:28:29,499
[김 서방의 웃음]

376
00:28:36,172 --> 00:28:39,050
조용히 좀...

377
00:28:44,514 --> 00:28:46,141
그런 서책이 아니네

378
00:28:51,312 --> 00:28:52,939
[옅은 한숨]

379
00:28:53,022 --> 00:28:54,816
[문이 달칵 열린다]

380
00:28:55,650 --> 00:28:58,528
[김 서방의 겁먹은 숨소리]

381
00:28:59,362 --> 00:29:03,366
(김 서방)
아니, 대체 이 판국에
이런 건 왜 찾으시는 겁니까요?

382
00:29:03,616 --> 00:29:05,827
아유, 오금 저려, 오금 저려

383
00:29:06,202 --> 00:29:07,454
여기...

384
00:29:07,912 --> 00:29:09,622
[김 서방의 떨리는 신음]

385
00:29:09,706 --> 00:29:11,291
- 수고했네
- (김 서방) 아, 예

386
00:29:11,374 --> 00:29:13,877
아, 저, 나리...
[김 서방의 난처한 신음]

387
00:29:14,043 --> 00:29:17,422
이건 절대 아무한테도
말씀하시면 안 됩니다요

388
00:29:17,505 --> 00:29:20,675
나리나 저나 그냥 죽은 목숨입니다요

389
00:29:20,800 --> 00:29:21,926
아셨죠?

390
00:29:38,151 --> 00:29:40,320
[어두운 음악]

391
00:29:54,292 --> 00:29:56,461
(경묵)
아니야, 아니야

392
00:29:57,045 --> 00:29:59,714
이건 몇 마디 말 가지고는 안 돼

393
00:30:01,174 --> 00:30:03,676
일단 황장군이 무릎을 꿇어

394
00:30:03,760 --> 00:30:07,055
그런 다음에 화가 좀 풀렸다 싶으면

395
00:30:07,347 --> 00:30:08,556
나랑 홍익이가...

396
00:30:08,640 --> 00:30:11,267
(장군)
아이고, 어떻게 다짜고짜
저 혼자 무릎을 꿇습니까?

397
00:30:11,351 --> 00:30:14,145
(경묵)
그럼 내가 꿇냐?
그래도 한때 내가 걔 선진이었는데?

398
00:30:15,146 --> 00:30:18,650
아휴, 아, 차라리 그냥 엉엉 웁시다

399
00:30:18,733 --> 00:30:22,445
아, 민 봉교님은
이런 거에 의외로 약하거든요

400
00:30:22,529 --> 00:30:25,323
막둥이, '하나, 둘, 셋' 하면
울 수 있지?

401
00:30:25,824 --> 00:30:29,577
(치국)
예, 예?
아, 아, 저 그런 거 잘 못하는데요?

402
00:30:29,661 --> 00:30:30,829
(홍익)
야, 그래, 느낌 좋다

403
00:30:30,912 --> 00:30:33,540
[흐느끼는 투로]
계속 유지, 슬픈 생각, 슬픈 생각...

404
00:30:33,623 --> 00:30:35,750
(장군)
자, 마누라 화났다

405
00:30:36,167 --> 00:30:38,127
[익살스러운 음악]
마누라한테 맞았다

406
00:30:38,336 --> 00:30:41,506
집에서 쫓겨났다
[홍익의 울먹이는 신음]

407
00:30:41,965 --> 00:30:43,091
(홍익)
아휴...

408
00:30:43,633 --> 00:30:45,593
(은임)
[어깨를 탁 치며]
저기요

409
00:30:45,677 --> 00:30:48,263
민 봉교님 벌써 오셨거든요?
[홍익의 당황한 신음]

410
00:30:48,513 --> 00:30:49,889
(장군)
미, 미, 민, 민 봉...

411
00:30:49,973 --> 00:30:52,976
(홍익)
아유, 민 봉교님, 아유, 아유

412
00:30:53,059 --> 00:30:55,687
- (홍익) 아유, 제가 잘못했습니다
- (우원) 왜...

413
00:30:55,770 --> 00:30:58,022
제발 좌상 대감한테
이르지만 말아 주십시오

414
00:30:58,106 --> 00:30:59,315
왜, 왜 이러는 거야?

415
00:30:59,399 --> 00:31:01,693
아이, 무슨 일이 있었는지
다 들었습니다

416
00:31:01,776 --> 00:31:04,529
아, 저도 성 검열님이
그렇게 미친 짓을 할 줄 몰랐다니까요?

417
00:31:04,612 --> 00:31:06,948
(홍익)
[흐느끼며]
아이고...

418
00:31:08,491 --> 00:31:11,536
(시행)
너, 인마, 너는 사관이 자존심도 없이

419
00:31:11,828 --> 00:31:13,872
민 봉교, 알지?

420
00:31:14,247 --> 00:31:17,834
나는 처음부터 네 편이었어

421
00:31:17,917 --> 00:31:21,796
아주 잠시 흥분을 했을 뿐이야, 응?

422
00:31:22,046 --> 00:31:23,047
(경묵)
나도

423
00:31:23,548 --> 00:31:26,134
한때 민 봉교님의
선진이었던 사람으로서

424
00:31:26,217 --> 00:31:28,219
한마디 훈계를 했을 뿐이지

425
00:31:28,845 --> 00:31:31,598
황장군이처럼 막 덤벼들지는 않았어!

426
00:31:32,390 --> 00:31:33,308
요

427
00:31:33,391 --> 00:31:35,184
[익살스러운 음악]

428
00:31:37,770 --> 00:31:40,773
(우원)
그 신경 쓸 거 없다, 난 괜찮으니까

429
00:31:40,857 --> 00:31:42,901
(홍익)
아이, 아니

430
00:31:43,651 --> 00:31:45,028
정말 괜찮으신 겁니까?

431
00:31:45,111 --> 00:31:48,072
그럼 좌상 대감한테 안 이르시는 거죠?

432
00:31:48,406 --> 00:31:50,700
(경묵)
괜찮기는 뭐가 괜찮아, 쯧!
[홍익의 아파하는 신음]

433
00:31:51,284 --> 00:31:53,870
차라리 네가 한 대 맞고 끝내자, 어?

434
00:31:53,953 --> 00:31:56,331
- (장군) 예?
- 속 시원하게 기분 풀라고, 어?

435
00:31:56,414 --> 00:31:58,917
(시행)
그래, 깔끔하게 한 대 맞고 끝내자

436
00:31:59,000 --> 00:32:01,711
황장군 이름값 한번 가야지
[우원의 한숨]

437
00:32:01,794 --> 00:32:03,963
(장군)
아, 이, 이름이 장군인 게
제 잘못입니까?

438
00:32:04,047 --> 00:32:06,841
아, 저 평생 문과 길만 걸었습니다

439
00:32:07,008 --> 00:32:10,553
(홍익)
아, 지금 민 봉교님 기분이
중요한 게 아니라니까요?

440
00:32:10,637 --> 00:32:14,015
일단 좌상 대감한테
절대 안 이른다고 약조부터 받고

441
00:32:14,098 --> 00:32:15,767
- (홍익) 우리 민...
- (시행) 왜?

442
00:32:15,850 --> 00:32:17,310
(홍익)
아이, 어디...
[아란이 혀를 쯧쯧 찬다]

443
00:32:17,393 --> 00:32:19,646
(아란)
다들 눈은 뒀다 뭐 하십니까?

444
00:32:19,729 --> 00:32:21,105
진작에 나갔거든요?

445
00:32:21,189 --> 00:32:23,691
(시행)
너는 입 뒀다 뭐 하니?
나가는 거 보면 얘기해 줘야지!

446
00:32:24,192 --> 00:32:27,362
(홍익)
아, 그러게, 김 검열
네가 먼저 엉엉 울었어야지!

447
00:32:27,445 --> 00:32:29,572
너, 인마
집중을 똑바로 했어야지, 인마!

448
00:32:30,448 --> 00:32:32,825
- 울려 줘?
- (시행) 너 때문이야, 인마!

449
00:32:32,909 --> 00:32:34,494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450
00:32:35,620 --> 00:32:37,997
[울먹이며]
아, 왜 저한테 그러십니까?

451
00:32:40,375 --> 00:32:42,085
(시행)
아까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!

452
00:32:54,263 --> 00:32:55,431
(해령)
민 봉교님!

453
00:32:59,769 --> 00:33:01,562
[해령의 가쁜 숨소리]
(우원)
왜?

454
00:33:03,564 --> 00:33:06,901
(해령)
어제는 제가 죄송했습니다

455
00:33:08,152 --> 00:33:11,280
제가 사정도 모르고
무작정 화를 냈습니다
[우원의 한숨]

456
00:33:11,698 --> 00:33:13,241
(우원)
사과할 필요 없어

457
00:33:13,741 --> 00:33:15,410
네가 이해했으면 됐다

458
00:33:15,785 --> 00:33:18,079
(해령)
저, 화를 내서 죄송하다는 거지

459
00:33:19,789 --> 00:33:23,292
민 봉교님을
이해하겠다는 뜻은 아닙니다

460
00:33:23,918 --> 00:33:25,169
무슨 말이야?

461
00:33:25,420 --> 00:33:29,173
그 어떤 선의로도
사책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말

462
00:33:30,842 --> 00:33:32,969
전 아직도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

463
00:33:34,012 --> 00:33:37,306
(해령)
만약 제가 누군가를
살려야 되는 상황이 온다면

464
00:33:38,099 --> 00:33:40,268
전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테니까요

465
00:33:40,351 --> 00:33:42,270
[잔잔한 음악]

466
00:33:42,353 --> 00:33:45,565
내가 그렇게 둘 것 같으냐?

467
00:33:47,442 --> 00:33:50,069
그럼 그때 절 탄핵하시면 되겠네요

468
00:33:50,153 --> 00:33:52,238
- (우원) 너 진짜...
- (해령) 승정원이죠?

469
00:33:54,782 --> 00:33:55,950
(우원)
그거 내...

470
00:33:59,162 --> 00:34:00,329
[헛웃음]

471
00:34:01,330 --> 00:34:04,500
아, 구해령 저거 진짜...

472
00:34:14,969 --> 00:34:16,637
(재경)
먼저 가 계십시오

473
00:34:27,857 --> 00:34:29,859
(모화)
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했지?

474
00:34:31,444 --> 00:34:34,030
- (재경) 누이...
- 널 용서하겠다는 뜻이 아니다

475
00:34:34,113 --> 00:34:36,616
(모화)
하나 너처럼

476
00:34:38,576 --> 00:34:40,411
내게도 해야 할 일이 있다

477
00:34:45,792 --> 00:34:46,959
[은임의 지친 신음]

478
00:34:48,211 --> 00:34:50,713
(은임)
어? 허 권지!
[아란의 놀란 신음]

479
00:34:52,423 --> 00:34:53,841
왜 벌써 나오셨습니까?

480
00:34:53,925 --> 00:34:57,386
전 중전마마께서 가매에 드신다고 해서

481
00:34:57,678 --> 00:34:58,888
오 권지는요?

482
00:34:59,138 --> 00:35:02,141
저도 대비마마께서
출외를 나가셨습니다

483
00:35:02,558 --> 00:35:05,520
그럼 우리...
[은임의 장난스러운 신음]

484
00:35:05,603 --> 00:35:06,979
[함께 웃는다]

485
00:35:07,230 --> 00:35:08,606
- (은임) 가자
- (아란) 가자, 가자

486
00:35:08,981 --> 00:35:12,068
[사랑스러운 음악]

487
00:35:17,782 --> 00:35:19,867
(해령)
갑자기 여긴 왜 오신 겁니까?

488
00:35:20,868 --> 00:35:22,495
날벌레가 이렇게 많은데

489
00:35:23,788 --> 00:35:27,250
(이림)
방 안에 있으면
네가 뭐든지 적으려 들지 않느냐?

490
00:35:27,500 --> 00:35:30,753
해서 내 공과 사를 구분해 주는 것이다

491
00:35:30,837 --> 00:35:32,130
이제부터는

492
00:35:34,048 --> 00:35:35,675
사적인 시간이라고

493
00:35:37,844 --> 00:35:40,847
(해령)
궐 안에서 사관한테
사적인 시간이 어디 있습니까?

494
00:35:41,514 --> 00:35:43,182
좋은 말로 할 때 주십시오

495
00:35:43,266 --> 00:35:44,684
다 적어 버리기 전에

496
00:35:45,852 --> 00:35:47,270
(이림)
뭐라고 적을 건데?

497
00:35:48,604 --> 00:35:52,608
'도원 대군이 사관에게 흑심을 품고'

498
00:35:52,984 --> 00:35:55,069
'인적 드문 곳에 데려가다'?

499
00:35:58,072 --> 00:36:00,867
[해령과 이림의 옅은 웃음]

500
00:36:15,256 --> 00:36:16,424
(은임)
이 서리?

501
00:36:16,924 --> 00:36:18,092
(아란)
이 서리?

502
00:36:18,551 --> 00:36:19,760
[해령의 당황한 숨소리]

503
00:36:20,386 --> 00:36:22,388
[놀라며]
도원 대군마마?

504
00:36:22,471 --> 00:36:23,514
[아란의 놀란 신음]

505
00:36:24,307 --> 00:36:26,267
[아란의 놀란 숨소리]
[해령의 좌절하는 숨소리]

506
00:36:29,562 --> 00:36:31,522
[까마귀가 깍깍 운다]

507
00:36:35,610 --> 00:36:36,777
[새가 짹짹 지저귄다]

508
00:36:37,486 --> 00:36:39,155
(아란)
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?

509
00:36:39,238 --> 00:36:41,157
우리는 사관입니다, 구 권지

510
00:36:41,240 --> 00:36:44,660
사관이면 사관답게 모든 비밀을
공유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?

511
00:36:45,036 --> 00:36:47,622
어떻게 저희도 모르게
이 둘이서만 꽁냥꽁냥...
[해령의 난처한 신음]

512
00:36:47,705 --> 00:36:49,916
이 배신감 어쩔 거야, 이거!

513
00:36:50,458 --> 00:36:52,835
(은임)
[한숨 쉬며]
대체 뭐가 어떻게 된 겁니까?

514
00:36:52,919 --> 00:36:54,587
둘이 언제부터 눈이 맞...

515
00:36:55,379 --> 00:36:59,050
그러니까 이렇게
흑심 운운하는 사이가 된 건데요?

516
00:36:59,133 --> 00:37:02,637
(해령)
[헛기침하며]
오 권지, 그런 게 아니라...

517
00:37:02,720 --> 00:37:03,888
(이림)
처음 만난 날

518
00:37:03,971 --> 00:37:06,474
[익살스러운 음악]
부터였는데?

519
00:37:06,849 --> 00:37:07,892
나는

520
00:37:09,310 --> 00:37:12,521
(아란)
그럼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?

521
00:37:12,605 --> 00:37:14,065
[놀라며]
설마...

522
00:37:14,148 --> 00:37:15,942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523
00:37:16,025 --> 00:37:18,736
(아란)
그동안 둘이 막 손도 막 잡고

524
00:37:18,861 --> 00:37:22,073
설마 뽀, 뽀뽀도 하고?
[은임의 놀란 숨소리]

525
00:37:22,240 --> 00:37:24,367
(해령)
아니요, 아니요, 아니요, 아유

526
00:37:24,450 --> 00:37:26,202
그런 일은 절대 없습니다

527
00:37:27,411 --> 00:37:29,205
[은임의 놀란 숨소리]
마마!

528
00:37:30,456 --> 00:37:31,457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529
00:37:32,041 --> 00:37:34,752
(이림)
어차피 들킨 거 왜 거짓말을 하느냐?

530
00:37:35,795 --> 00:37:38,506
그대들은 예문관에 가서
똑똑히 전하거라

531
00:37:38,631 --> 00:37:40,591
구해령은 임자가 있으니

532
00:37:40,675 --> 00:37:42,343
눈도 마주치지 말고

533
00:37:42,426 --> 00:37:44,262
회식도 데려가지 말고
[해령의 한숨]

534
00:37:44,345 --> 00:37:48,557
아주 곱게 일만 시키다가
정시에 칼같이 퇴궐시키라고

535
00:37:48,641 --> 00:37:51,185
[헛웃음 치며]
남들한테 소문을 내라니

536
00:37:51,269 --> 00:37:53,062
그건 또 무슨 심보입니까?

537
00:37:53,145 --> 00:37:54,772
- 심보?
- (은임) 예

538
00:37:54,855 --> 00:37:58,526
(은임)
까놓고 말해서 마마께선 이렇게
불장난 치다 그만두면 땡이시죠?

539
00:37:58,609 --> 00:38:01,404
우리 구 권지는
인생이 망하는 문제입니다

540
00:38:01,487 --> 00:38:04,031
혼삿길도 막히고
궐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고요

541
00:38:04,115 --> 00:38:06,951
(아란)
맞아요, 구 권지 인생은
어떡하실 겁니까?

542
00:38:07,034 --> 00:38:11,247
아, 마마께서 우리 순진한 구 권지
책임지실 거냐고요!

543
00:38:11,789 --> 00:38:14,000
권지님들
일단은 좀 진정을 하시고...

544
00:38:14,083 --> 00:38:16,085
(박 나인)
거, 듣자 듣자 하니까

545
00:38:17,920 --> 00:38:19,046
이보시오들!

546
00:38:19,338 --> 00:38:22,049
순진한 구 권지 같은
소리 하고 앉아 있네

547
00:38:22,133 --> 00:38:25,052
우리 마마한테 먼저 꼬리 친 게
누구인데 책임을 지래?

548
00:38:25,136 --> 00:38:28,264
[익살스러운 음악]
- 꼬리?
- (아란) 뭐? 꼬리를 쳐?

549
00:38:28,347 --> 00:38:33,602
(최 나인)
그래, 너희 구 권지는 궐 밖에서
어떻게 살다 들어왔는지 몰라도

550
00:38:33,811 --> 00:38:37,732
우리 마마는 20년 평생을 녹서당에서

551
00:38:37,815 --> 00:38:42,153
여인의 '여' 자도 모르는 바보 천치로
살아오신 분이야, 이거 왜 이래?

552
00:38:42,236 --> 00:38:43,863
(이림)
저기, 나 그 정도까지는 아닌...

553
00:38:43,946 --> 00:38:45,156
(은임)
그게 지금 무슨 말입니까?

554
00:38:45,239 --> 00:38:46,615
그럼 우리 구 권지는 뭐, 어?

555
00:38:46,699 --> 00:38:49,285
궐 밖에서 이놈, 저놈하고 막
붙어먹기라도 했다는 뜻입니까?

556
00:38:49,827 --> 00:38:51,203
(최 나인)
눈이 있으면 봐 봐

557
00:38:51,996 --> 00:38:53,664
얼굴이 저렇게 예쁜데

558
00:38:53,748 --> 00:38:57,376
남자들이 집을 팔아서라도 매달리지
그냥 지나쳤겠어?

559
00:38:57,460 --> 00:39:00,129
(은임)
그건 댁들이 몰라서 하는 소리고

560
00:39:00,212 --> 00:39:04,258
우리 구 권지는 성격이 지랄 맞아서
아무나 못 다가와요

561
00:39:04,342 --> 00:39:08,429
26살 먹도록 반강제 노처녀로
산 사람한테 그게 무슨 모욕입니까?

562
00:39:08,512 --> 00:39:11,432
(아란)
그리고 너희 마마도
얼굴로 할 말은 없거든?

563
00:39:11,515 --> 00:39:14,352
쳇, 곁눈질로 봐도 절세 미남인데

564
00:39:14,435 --> 00:39:16,979
아주 삼천 궁녀가 다 달려들었겠구먼!

565
00:39:17,063 --> 00:39:18,397
(최 나인)
삼천 궁...

566
00:39:18,564 --> 00:39:20,483
근데 이것들이 어디서 반말을!

567
00:39:20,566 --> 00:39:22,026
(은임)
반말은 댁들이 먼저 했거든요?

568
00:39:22,109 --> 00:39:23,486
(최 나인)
야, 우린 너희보다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569
00:39:23,569 --> 00:39:25,154
궁궐 생활 10년은 더 했다!

570
00:39:25,237 --> 00:39:27,615
(아란)
어쩌라고! 우린 과거 보고 들어왔어!

571
00:39:27,698 --> 00:39:29,533
[버럭대며]
이 궁녀 나부랭이야!

572
00:39:29,617 --> 00:39:31,619
- (박 나인) 뭐, 나부랭이?
- (은임) 그래, 나부랭이!

573
00:39:31,702 --> 00:39:33,579
- (최 나인) 나부랭이?
- (은임) 나부랭이!

574
00:39:34,580 --> 00:39:35,998
- (아란) 야!
- (최 나인) 야, 너 일로 와 봐

575
00:39:36,082 --> 00:39:37,666
[저마다 소리친다]

576
00:39:37,750 --> 00:39:40,336
[저마다 소란스럽게 몸싸움한다]

577
00:39:42,463 --> 00:39:43,756
(박 나인)
놔!

578
00:39:44,006 --> 00:39:46,217
[저마다 소란스럽게 몸싸움한다]

579
00:39:46,300 --> 00:39:47,760
[저마다 소란스럽게 몸싸움한다]

580
00:39:49,011 --> 00:39:50,638
[삼보의 놀란 신음]

581
00:39:50,721 --> 00:39:51,889
[삼보의 말리는 외침]

582
00:39:51,972 --> 00:39:54,183
(삼보)
아, 지금 뭣들 하는 짓이오, 지금, 어?
[저마다 씩씩거린다]

583
00:39:54,266 --> 00:39:56,018
안 비켜, 안 비켜?
[나인들의 놀란 신음]

584
00:39:56,102 --> 00:39:58,479
[삼보의 못마땅한 신음]
확, 씨!

585
00:40:01,440 --> 00:40:05,694
내전 한복판에서 패싸움이라니, 어?

586
00:40:05,778 --> 00:40:09,115
(삼보)
그러다 어디 입 싼 박 내관이
봤으면 어쩔 뻔했느냐?

587
00:40:09,198 --> 00:40:11,492
도원 대군이랑 여사관이랑 눈 맞았다고

588
00:40:11,575 --> 00:40:15,079
조선 팔도에다가
소문이라도 낼 작정이었어?

589
00:40:15,162 --> 00:40:19,125
(박 나인)
아니, 걔네들이 자꾸 우리 마마를
무슨 짐승마냥 몰아가는데

590
00:40:19,208 --> 00:40:20,876
그걸 어찌 참습니까?
[삼보의 못마땅한 신음]

591
00:40:20,960 --> 00:40:23,212
(최 나인)
이 세상에서 대군마마를
욕할 수 있는 사람은

592
00:40:23,295 --> 00:40:25,005
딱 여섯 명밖에 없습니다

593
00:40:25,089 --> 00:40:27,842
주상 전하, 세자 저하
중전마마, 대비마마

594
00:40:28,008 --> 00:40:29,844
그리고 저희 두 명요

595
00:40:30,052 --> 00:40:33,139
(삼보)
이것들이 아직도
뭘 잘못했는지 모르고, 이씨!

596
00:40:33,222 --> 00:40:35,975
(이림)
그러게 내가 하지 말라 그랬잖아

597
00:40:37,726 --> 00:40:40,438
(삼보)
마마께서는 뭐 잘하신 줄 아십니까?

598
00:40:42,481 --> 00:40:46,402
녹서당에 벽이 없습니까
바닥이 없습니까?

599
00:40:46,485 --> 00:40:50,156
왜! 이 멀쩡한 방 놔두고서

600
00:40:50,239 --> 00:40:55,661
사방팔방 다 뚫린 데서
엉큼한 짓을 하시냐고요, 왜!

601
00:40:55,744 --> 00:40:57,204
[삼보의 못마땅한 숨소리]

602
00:40:57,288 --> 00:40:59,790
구 권지 동료들이 봤으니까 망정이지

603
00:40:59,874 --> 00:41:02,835
그 꼬장꼬장한 최 상궁한테 걸렸으면은

604
00:41:02,918 --> 00:41:05,754
구 권지 바로 대비전 불려 가 가지고

605
00:41:05,838 --> 00:41:07,715
쥐도 새도 모르게 그냥...

606
00:41:07,798 --> 00:41:10,176
[삼보의 답답한 신음]

607
00:41:10,259 --> 00:41:12,761
내가 내관 일을 하고 있는 건지

608
00:41:12,845 --> 00:41:15,389
애 셋을 키우고 있는 건지, 진짜

609
00:41:15,806 --> 00:41:18,392
내가 제명에 못 살지, 못 살아!

610
00:41:19,727 --> 00:41:20,853
(이림)
삼보야

611
00:41:21,228 --> 00:41:23,814
나 그래도 싸움은 안 했어

612
00:41:27,693 --> 00:41:29,236
[은임과 아란의 못마땅한 신음]

613
00:41:29,320 --> 00:41:31,739
[홍익과 경묵의 한숨]

614
00:41:32,323 --> 00:41:33,949
(홍익)
어?
[아란의 헛기침]

615
00:41:34,450 --> 00:41:37,536
너희는 표정이 왜 그러냐?
또 나인들이 괴롭혔냐?

616
00:41:37,620 --> 00:41:39,246
(아란)
아니, 글쎄 구 권지가...

617
00:41:39,330 --> 00:41:41,373
[발랄한 음악]

618
00:41:42,500 --> 00:41:44,251
[아란의 당황한 신음]

619
00:41:45,294 --> 00:41:47,171
[빈정대며]
아무것도 아닙니다

620
00:41:47,421 --> 00:41:51,967
그냥 날씨가 너무 좋아서
짜증이 나서요

621
00:41:53,052 --> 00:41:54,261
(은임)
구 권지는

622
00:41:55,387 --> 00:41:56,805
저희 좀 보시죠

623
00:42:03,604 --> 00:42:07,900
(경묵)
씁, 어디서 주먹다짐의 향기가 나는데

624
00:42:08,317 --> 00:42:11,987
(홍익)
한바탕한 거 같은데 그 한바탕이
아직 안 끝난 거 아닐까요?

625
00:42:12,363 --> 00:42:13,739
[경묵과 홍익의 미심쩍은 신음]

626
00:42:13,822 --> 00:42:16,700
[아란이 씩씩거린다]

627
00:42:17,785 --> 00:42:19,245
[아란의 못마땅한 한숨]
[은임의 옅은 한숨]

628
00:42:19,328 --> 00:42:21,997
(아란)
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에 안 듭니다

629
00:42:22,081 --> 00:42:25,125
아, 자기가 대군이면 다야?
어디서 우리 구 권지를!

630
00:42:25,584 --> 00:42:28,337
(은임)
[한숨 쉬며]
솔직히 말해 보십시오

631
00:42:28,420 --> 00:42:30,798
구 권지, 협박당하셨죠?

632
00:42:30,881 --> 00:42:33,008
그래서 어쩔 수 없이
만나 주시는 거죠?

633
00:42:33,175 --> 00:42:36,387
(아란)
설마 대군의 명이네 어쩌네 하면서

634
00:42:36,554 --> 00:42:38,931
억지로 끌어안고 그런 거 아닙니까?

635
00:42:39,014 --> 00:42:40,391
[은임과 아란의 놀란 숨소리]
[해령이 피식 웃는다]

636
00:42:40,474 --> 00:42:41,934
아이, 아닙니다

637
00:42:42,017 --> 00:42:43,811
그런 건 다 제가 이렇게 먼저...

638
00:42:43,894 --> 00:42:45,896
[익살스러운 음악]

639
00:42:50,442 --> 00:42:54,071
저도 좋아서 만나는 겁니다

640
00:42:55,573 --> 00:42:58,284
대체 대군마마 어디가 좋아서요?

641
00:42:58,701 --> 00:43:01,579
(아란)
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가 있다고

642
00:43:01,954 --> 00:43:03,998
나인이란 것들 꼬라지를 보니까

643
00:43:04,081 --> 00:43:06,125
아주 싸가지가 바가지입니다

644
00:43:06,208 --> 00:43:09,837
그게 다 상전 하는 거
보고 배운 거 아니겠냐고요

645
00:43:10,421 --> 00:43:12,298
(은임)
지난번에 이 서리 행세 할 때 보니까

646
00:43:12,381 --> 00:43:14,550
말귀도 못 알아먹어, 힘도 못 써

647
00:43:14,633 --> 00:43:17,011
멋있는 구석이라고는 개뿔도 없더니만

648
00:43:17,678 --> 00:43:18,846
[어이없는 웃음]

649
00:43:19,388 --> 00:43:21,557
아, 멋있는 구석이 왜 없습니까?

650
00:43:22,349 --> 00:43:24,727
(해령)
다정하고 배려심도 넘치고

651
00:43:24,810 --> 00:43:26,437
또 웃을 때는 요렇게 천진하고

652
00:43:26,520 --> 00:43:28,522
책 읽을 때는 진지하고

653
00:43:29,106 --> 00:43:31,483
또 잠잘 때는 얼마나 그윽한데요

654
00:43:31,567 --> 00:43:32,735
(은임)
잠잘 때요?

655
00:43:37,197 --> 00:43:41,785
구 권지가 대군마마가 잠든 얼굴을
어떻게 아시는 겁니까?

656
00:43:41,869 --> 00:43:43,037
[아란의 탄성]

657
00:43:43,370 --> 00:43:44,663
설마

658
00:43:45,706 --> 00:43:47,791
벌써?
[은임과 아란이 호들갑 떤다]

659
00:43:47,875 --> 00:43:49,752
(해령)
아, 오해하지 마십시오

660
00:43:49,835 --> 00:43:52,254
그, 우리 저번에
경신수야 할 때, 그때...

661
00:43:52,463 --> 00:43:55,257
(은임)
어쩐지, 그날 밤 갑자기 사라지시더니
[아란의 놀란 숨소리]

662
00:43:55,341 --> 00:43:58,761
그새, 그새
[은임과 아란의 웃음]

663
00:43:58,844 --> 00:44:01,472
(해령)
그, 아휴,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

664
00:44:01,555 --> 00:44:03,265
이, 아무 일도 없었는데...
[아란의 다급한 숨소리]

665
00:44:03,849 --> 00:44:06,310
빠져나갈 생각 마십시오

666
00:44:06,477 --> 00:44:10,230
처음부터 끝까지 다 말해 보십시오

667
00:44:10,689 --> 00:44:14,777
눈빛, 손길, 작은 움직임

668
00:44:14,860 --> 00:44:16,612
하나하나 다!

669
00:44:16,695 --> 00:44:19,281
[은임과 아란의 웃음]
(은임)
어떡해!

670
00:44:19,531 --> 00:44:20,532
(아란)
오십시오, 오십시오, 오십시오

671
00:44:20,616 --> 00:44:22,409
구 권지, 가면 안 돼요

672
00:44:23,118 --> 00:44:24,328
빨리빨리, 빨리빨리

673
00:44:24,411 --> 00:44:26,163
(해령)
아, 저 진짜 그냥 팔만 베고 잤습니다

674
00:44:26,246 --> 00:44:27,831
- (아란) 뭐 했습니까, 뭐 했어요?
- (은임) 무슨 소리입니까?

675
00:44:27,915 --> 00:44:29,458
- (은임) 더 얘기해 보십시오
- (해령) 아무것도 안 했습니다

676
00:44:29,541 --> 00:44:32,044
- (해령) 팔만 베고, 팔만...
- (아란) 쓰읍, 팔만 벴다?

677
00:44:32,127 --> 00:44:34,088
[은임과 아란의 장난스러운 웃음]

678
00:44:38,592 --> 00:44:39,968
[걱정스러운 한숨]

679
00:44:46,350 --> 00:44:48,018
어찌 되었느냐? 잘 풀렸어?

680
00:44:48,102 --> 00:44:50,187
[한숨 쉬며]
말도 마십시오

681
00:44:50,479 --> 00:44:53,649
여태까지 서고에서
문초당하다가 오는 길입니다

682
00:44:54,483 --> 00:44:55,609
미안하다

683
00:44:56,151 --> 00:44:58,028
곤란하게 만들 생각은 아니었는데...

684
00:44:58,112 --> 00:45:00,781
[헛웃음 치며]
미안한 걸 아시는 분이

685
00:45:00,864 --> 00:45:04,827
'처음부터 만난 날부터 그랬다'
이렇게 넙죽 고개를 끄덕이십니까?

686
00:45:04,910 --> 00:45:06,078
(이림)
그건...

687
00:45:07,371 --> 00:45:08,747
네 주변에는

688
00:45:09,665 --> 00:45:11,917
우리 사이를 아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?

689
00:45:13,168 --> 00:45:15,587
내 존재가 늘 비밀인 거 같아서

690
00:45:16,380 --> 00:45:17,631
그게 싫었다

691
00:45:23,554 --> 00:45:25,347
뭐, 차라리 잘됐습니다

692
00:45:27,558 --> 00:45:30,644
이젠 저에게도 마마 이야기를
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

693
00:45:30,727 --> 00:45:32,104
생긴 거 아닙니까?

694
00:45:32,646 --> 00:45:34,565
(해령)
그러니까 저 속상하게 하시면

695
00:45:35,023 --> 00:45:37,818
막 이렇게 실컷 흉도 보고
욕도 하고 그럴 겁니다

696
00:45:37,901 --> 00:45:40,863
세상에 나처럼 지고지순한
사내가 어디 있다고?

697
00:45:40,946 --> 00:45:44,074
[피식 웃으며]
아, 그거야 더 살아 봐야 아는 거죠

698
00:45:56,128 --> 00:45:58,797
[설레는 음악]

699
00:46:09,850 --> 00:46:11,477
이건 적지 말거라

700
00:46:47,262 --> 00:46:50,015
[해령이 피식 웃는다]

701
00:46:53,268 --> 00:46:54,561
[이림의 옅은 웃음]

702
00:47:00,901 --> 00:47:02,569
[새들이 짹짹 지저귄다]

703
00:47:14,206 --> 00:47:15,499
(모화)
대비마마

704
00:47:16,833 --> 00:47:18,502
(대비 임씨)
오셨는가?

705
00:47:18,585 --> 00:47:20,671
무슨 일이 있으셨습니까?

706
00:47:21,129 --> 00:47:23,048
수심이 깊어 보이십니다

707
00:47:23,674 --> 00:47:25,092
아니

708
00:47:26,176 --> 00:47:30,722
내 이리 궐 밖을 나와 본 게
대체 몇 년 만인지 모르겠네

709
00:47:31,682 --> 00:47:33,767
(대비 임씨)
참 우스운 일이지?

710
00:47:33,934 --> 00:47:39,565
내 지난 세월이
내게는 그토록 모질고 버거웠는데

711
00:47:39,648 --> 00:47:44,570
세상은 이토록
평안하고 무사하니 말일세

712
00:47:46,488 --> 00:47:47,614
(모화)
마마...

713
00:47:48,615 --> 00:47:49,992
[옅은 웃음]

714
00:47:50,576 --> 00:47:53,829
궐 밖에 나오더니
내가 별소리를 다 하는군

715
00:47:58,000 --> 00:48:01,461
(대비 임씨)
그래, 그 물건은 가져왔는가?

716
00:48:07,384 --> 00:48:11,680
(모화)
도미니크 의원님께서
아우에게 보낸 서신입니다

717
00:48:11,763 --> 00:48:15,726
그곳에 서래원의 상황이
분명히 적혀 있습니다

718
00:48:15,976 --> 00:48:18,020
[의미심장한 음악]

719
00:48:18,103 --> 00:48:23,942
(대비 임씨)
이것이 20년 전에
내 수중에만 들어왔어도...

720
00:48:24,151 --> 00:48:25,986
아직 늦지 않았습니다

721
00:48:26,778 --> 00:48:29,865
마마께서 이리 강건하시질 않습니까?

722
00:48:29,948 --> 00:48:31,074
(대비 임씨)
그래

723
00:48:32,534 --> 00:48:34,661
그날이 멀지 않았네

724
00:48:35,829 --> 00:48:37,289
수고했어

725
00:48:37,748 --> 00:48:39,124
(모화)
아닙니다

726
00:48:40,167 --> 00:48:44,129
[대비 임씨의 한숨]
한데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

727
00:48:45,172 --> 00:48:50,427
지난번 사헌부 구 장령의 집에 갔다가
그의 누이를 본 적이 있습니다

728
00:48:50,594 --> 00:48:51,887
(최 상궁)
마마

729
00:48:52,512 --> 00:48:53,930
[다가오는 발걸음]

730
00:48:55,515 --> 00:48:57,517
궐에서 전갈이 왔습니다

731
00:49:07,903 --> 00:49:10,864
(지밀상궁)
전하, 대비마마 드셨사옵니다

732
00:49:11,657 --> 00:49:12,949
[문이 달칵 열린다]

733
00:49:15,285 --> 00:49:16,411
[문이 달칵 닫힌다]

734
00:49:21,416 --> 00:49:22,751
(이태)
대비마마

735
00:49:28,006 --> 00:49:29,591
[옅은 한숨]

736
00:49:35,097 --> 00:49:37,140
출외를 하셨다 들었습니다

737
00:49:37,766 --> 00:49:40,560
궐이 답답하시면
잠시 행궁에 나가 계신 건...

738
00:49:40,644 --> 00:49:44,648
(대비 임씨)
이 사람이 무슨 연유로
궐을 비운단 말입니까?

739
00:49:45,691 --> 00:49:49,486
그럴 생각 추호도 없으니
기대하지 마시지요

740
00:49:50,904 --> 00:49:53,782
긴히 할 말씀이 있다 들었습니다

741
00:49:54,449 --> 00:49:55,951
무엇입니까?

742
00:49:57,411 --> 00:49:58,787
다름이 아니오라

743
00:50:00,330 --> 00:50:02,999
도원의 혼례 문제를 논할까 합니다

744
00:50:03,625 --> 00:50:05,544
- 혼례요?
- (이태) 예

745
00:50:06,253 --> 00:50:08,880
(이태)
도원이 이제 약관의 나이입니다

746
00:50:08,964 --> 00:50:10,716
세간의 시선도 있는데

747
00:50:10,966 --> 00:50:14,344
언제까지 혼자 살게
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?

748
00:50:15,053 --> 00:50:18,181
이제 그만 혼례를 허락해 주십시오

749
00:50:19,975 --> 00:50:23,061
예, 그리하시지요

750
00:50:27,023 --> 00:50:30,861
그렇지 않아도
생각하고 있던 참이었습니다

751
00:50:31,111 --> 00:50:34,072
도원도 이제 어엿한
사내장부가 되었으니

752
00:50:34,156 --> 00:50:37,993
마땅히 좋은 처가 있어야지요

753
00:50:38,618 --> 00:50:40,787
[어두운 음악]

754
00:50:46,960 --> 00:50:48,420
[옅은 한숨]

755
00:50:57,596 --> 00:50:59,931
(최 상궁)
마마, 가례청이 설치되면

756
00:51:00,015 --> 00:51:02,893
좌상이 끼어들어
농간을 부릴 것이 분명합니다

757
00:51:02,976 --> 00:51:06,062
한데 어찌하여
대군마마의 혼례를 청허하셨습니까?

758
00:51:06,438 --> 00:51:09,024
게다가 대군마마께서
사가로 나가시게 되면

759
00:51:09,107 --> 00:51:10,901
안위를 장담할 수가 없사온데

760
00:51:10,984 --> 00:51:13,862
내 그 뻔한 속셈을 모르겠는가?

761
00:51:15,447 --> 00:51:21,161
도원의 혼례를 허한 것이지
간택까지 주상에게 맡긴 것이 아니네

762
00:51:24,331 --> 00:51:30,086
소백선 영감에게 연통을 넣거라

763
00:51:30,462 --> 00:51:31,546
(최 상궁)
예

764
00:51:39,054 --> 00:51:40,806
[한숨]

765
00:51:50,357 --> 00:51:51,358
[아란의 헛기침]

766
00:51:51,483 --> 00:51:54,903
(아란)
전 지금 저 스스로가
굉장히 기특합니다

767
00:51:55,195 --> 00:51:59,366
어제 하루 종일 입이 근질근질거리고
목구멍이 터질 것 같고

768
00:51:59,449 --> 00:52:03,537
막 누구라도 붙잡고
'도원 대군이랑 구 권지랑 사귄다'
[은임과 해령의 옅은 웃음]

769
00:52:03,620 --> 00:52:06,414
외치고 싶은 걸 꾹 참았다니까요?

770
00:52:06,498 --> 00:52:07,791
[한숨]

771
00:52:07,874 --> 00:52:11,336
그래서 진짜 아무한테도
말씀 안 하셨다고요?

772
00:52:11,419 --> 00:52:14,422
우리 집 강아지 붙잡고
[함께 작게 웃는다]

773
00:52:14,798 --> 00:52:17,467
(아란)
아, 그 정도는 좀 봐주십시오

774
00:52:17,551 --> 00:52:20,178
예, 장하십니다, 허 권지

775
00:52:20,428 --> 00:52:23,014
근데 구 권지는 좋으시겠습니다?

776
00:52:23,765 --> 00:52:26,852
하, 저는 아침마다
일하기 싫어 죽겠는데

777
00:52:26,935 --> 00:52:28,353
구 권지는 일이 아니라

778
00:52:28,436 --> 00:52:32,566
(은임)
낭군님이랑 알콩달콩
정을 쌓으러 오시는 거 아닙니까?

779
00:52:32,941 --> 00:52:35,151
아휴, 아이, 아닙니다
[은임과 아란의 옅은 웃음]

780
00:52:35,235 --> 00:52:37,153
제가 얼마나 철저한데요?

781
00:52:37,237 --> 00:52:39,865
입시할 때는
역사를 쓴다는 마음가짐으로...

782
00:52:39,948 --> 00:52:41,908
(아란)
예, 역사를 쓰기는 하죠?

783
00:52:41,992 --> 00:52:44,327
상중지희의 역사

784
00:52:44,411 --> 00:52:46,037
[은임과 아란의 웃음]

785
00:52:46,121 --> 00:52:47,497
[아란과 은임의 장난스러운 탄성]
[해령의 옅은 웃음]

786
00:52:47,581 --> 00:52:48,665
(해령)
아유...
[종이 댕댕 울린다]

787
00:52:48,748 --> 00:52:50,166
아이고, 입시할 시간이네?

788
00:52:50,250 --> 00:52:52,127
저 다녀오겠습니다
[은임과 아란의 옅은 웃음]

789
00:52:52,335 --> 00:52:54,713
- (아란) 부끄러운가 보다, 갑시다
- (은임) 우리도 얼른 갑시다

790
00:52:56,006 --> 00:52:58,383
(삼보)
마마!

791
00:52:58,633 --> 00:52:59,968
마마!

792
00:53:00,802 --> 00:53:04,306
마마, 마마...
[삼보의 힘겨운 신음]

793
00:53:04,389 --> 00:53:08,101
[삼보의 가쁜 숨소리]

794
00:53:08,184 --> 00:53:10,687
(이림)
너 그렇게 큰 소리로
나 막 찾으면서 달려오는 거

795
00:53:10,770 --> 00:53:12,647
그거 좀 그만하면 안 되겠느냐?

796
00:53:12,856 --> 00:53:14,858
거, 들을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

797
00:53:14,941 --> 00:53:19,279
이번에는 진짜
진짜로 큰 소리 낼 만한 일입니다

798
00:53:19,863 --> 00:53:22,949
가, 가, 가례청이 설치된답니다

799
00:53:23,033 --> 00:53:25,744
(이림)
가례청? 누가 혼인하는데?

800
00:53:25,827 --> 00:53:27,579
(삼보)
누구기는 누굽니까?

801
00:53:27,662 --> 00:53:32,459
왕실에서 혼기 꽉 찬 미혼이
딱 한 사람이지!

802
00:53:35,170 --> 00:53:37,505
[긴장되는 음악]

803
00:53:37,631 --> 00:53:39,466
(이림)
나? 도원 대군?

804
00:53:39,549 --> 00:53:42,177
(삼보)
예, 도원 대군마마요

805
00:53:42,260 --> 00:53:46,139
전하께서 마마의 혼인을 명하신 겁니다

806
00:53:54,356 --> 00:53:55,982
"녹서당"

807
00:54:02,656 --> 00:54:03,907
구해령...

808
00:54:12,499 --> 00:54:13,959
(해령)
감축드립니다

809
00:54:27,013 --> 00:54:28,473
[이림의 다급한 숨소리]

810
00:54:28,556 --> 00:54:29,599
(이림)
구해령!

811
00:54:30,642 --> 00:54:31,685
구해령!

812
00:54:34,229 --> 00:54:37,440
대체 뭘 감축한다는 것이냐?
난 이렇게 황당한데?

813
00:54:38,400 --> 00:54:39,901
오랫동안

814
00:54:40,902 --> 00:54:43,613
사가에 나가 살기를
바라지 않으셨습니까?

815
00:54:44,406 --> 00:54:46,700
염원이 이루어졌으니 마땅히...

816
00:54:46,783 --> 00:54:48,702
이렇게 나가 살길 바란 게 아니었다

817
00:54:48,785 --> 00:54:50,036
난 너와...

818
00:54:52,414 --> 00:54:53,873
[이림의 한숨]

819
00:54:54,666 --> 00:54:56,292
너무 걱정하지 말거라

820
00:54:56,710 --> 00:55:00,422
난 다른 누구와도
혼인하지 않을 생각이다

821
00:55:04,884 --> 00:55:09,055
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...

822
00:55:09,431 --> 00:55:11,099
같은 마음이면요?

823
00:55:14,310 --> 00:55:17,022
저는 그 마음의 대가로

824
00:55:18,398 --> 00:55:21,484
평생을 규문 안에서
부부인으로 살아야 하는 겁니까?

825
00:55:22,277 --> 00:55:24,821
[애잔한 음악]

826
00:55:58,104 --> 00:55:59,314
[옅은 한숨]

827
00:56:26,299 --> 00:56:27,634
[깊은 한숨]

828
00:56:29,469 --> 00:56:30,929
(이진)
가례청?

829
00:56:31,221 --> 00:56:34,140
(김 내관)
예, 내일부로 가례청이 설치되고

830
00:56:34,224 --> 00:56:36,309
봉단령이 내려진다 하옵니다

831
00:56:37,685 --> 00:56:40,188
알겠다, 가 보거라

832
00:56:43,733 --> 00:56:45,068
[깊은 한숨]

833
00:56:47,195 --> 00:56:49,906
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?

834
00:56:51,199 --> 00:56:53,910
(사희)
들은 소식은 경축할 만한 일인데

835
00:56:54,369 --> 00:56:56,788
표정은 근심이라서요

836
00:56:58,373 --> 00:57:01,459
왕실의 혼례는 경사가 아니다

837
00:57:03,586 --> 00:57:07,257
서로에게 뭘 얻어 낼 수 있는지
치밀하게 재고 따져서

838
00:57:07,423 --> 00:57:09,759
수를 두는 정치의 연장일 뿐이야

839
00:57:09,843 --> 00:57:15,223
[한숨 쉬며]
해서 누군가의 삶은
장기판 위의 말이 되고요

840
00:57:15,765 --> 00:57:18,101
[피식 웃으며]
그래

841
00:57:19,561 --> 00:57:22,147
너도 사대부의 여식이니
잘 알고 있겠지

842
00:57:22,605 --> 00:57:26,151
여사가 되지 않았더라면
같은 신세였을 테니까

843
00:57:28,862 --> 00:57:30,071
(이진)
하나

844
00:57:31,239 --> 00:57:33,158
네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

845
00:57:33,241 --> 00:57:35,577
좌상이 널 여사로 만들었다고 해서

846
00:57:36,035 --> 00:57:38,413
네가 꼭 그자의 사람이 될
필요는 없다는 뜻이다

847
00:57:38,997 --> 00:57:40,957
[의미심장한 음악]

848
00:57:56,431 --> 00:57:59,350
- (이조 정랑) 대감
- (대제학) 어, 오셨는가?

849
00:57:59,684 --> 00:58:02,145
(이조 정랑)
갑자기 가례청이라니
이게 무슨 일입니까?

850
00:58:02,228 --> 00:58:04,606
(대제학)
주상 전하 변덕이
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?

851
00:58:04,689 --> 00:58:07,025
해서 적당한 집안은 찾아보셨고?

852
00:58:07,108 --> 00:58:10,528
(이조 정랑)
예, 생각나는 대로
연통을 넣고 있기는 한데

853
00:58:10,612 --> 00:58:12,614
쉽지가 않을 거 같습니다

854
00:58:13,031 --> 00:58:15,617
도원 대군은 말이 좋아 대군이지

855
00:58:15,700 --> 00:58:18,995
전하께 골칫덩이인 백면서생인데

856
00:58:19,078 --> 00:58:21,998
과연 어느 집안에서
딸을 내어놓을는지...

857
00:58:22,081 --> 00:58:24,125
(대제학)
[한숨 쉬며]
그렇긴 하지

858
00:58:25,210 --> 00:58:28,963
대감, 이번에는 뭐, 대충
하자 없는 여식으로 골라다가

859
00:58:29,047 --> 00:58:30,590
빨리 끝내 버립시다

860
00:58:31,216 --> 00:58:34,010
(익평)
아니요, 수고하실 필요 없습니다

861
00:58:36,721 --> 00:58:39,349
난 이미 적임자를 골라 두었습니다

862
00:58:40,683 --> 00:58:43,144
(이조 정랑)
아니, 대, 대감

863
00:58:44,145 --> 00:58:45,980
서, 설, 설마...

864
00:58:51,402 --> 00:58:52,737
(삼보)
마마?

865
00:58:54,948 --> 00:58:57,408
응? 아이...

866
00:58:59,118 --> 00:59:01,371
이 상황에서 어디를 가...

867
00:59:01,538 --> 00:59:02,622
[놀란 숨소리]

868
00:59:04,249 --> 00:59:05,875
마마!

869
00:59:17,428 --> 00:59:19,138
(시행)
자, 그러면은

870
00:59:19,639 --> 00:59:21,849
성 검열 마중 갔다가
바로 주막으로 가자고

871
00:59:21,933 --> 00:59:23,726
오늘은 황장군이 쏜다니까

872
00:59:24,018 --> 00:59:26,396
(홍익)
제가 이럴 줄 알고
점심도 적게 먹었다니까요

873
00:59:26,479 --> 00:59:27,397
(시행)
[헛웃음 치며]
잘했다

874
00:59:27,480 --> 00:59:28,815
[문이 쾅 열린다]

875
00:59:34,279 --> 00:59:37,115
(시행)
어, 이 서리
야, 네가 여기를 웬일로...

876
00:59:37,198 --> 00:59:38,533
(은임과 아란)
대군마마!

877
00:59:39,701 --> 00:59:40,618
[옅은 한숨]

878
00:59:41,828 --> 00:59:43,121
(시행)
뭐, 뭔 마마?

879
00:59:47,542 --> 00:59:48,751
[불편한 한숨]

880
00:59:53,965 --> 00:59:55,383
따라오거라

881
00:59:58,261 --> 00:59:59,637
오늘의 입시는 끝났습니다

882
00:59:59,721 --> 01:00:01,848
손이라도 잡고 끌고 가야겠느냐?

883
01:00:01,931 --> 01:00:04,267
[애잔한 음악]

884
01:00:25,079 --> 01:00:29,542
(치국)
아, 이거, 이거 지금 무슨 상황이에요?

885
01:00:31,919 --> 01:00:33,046
[시행의 당황한 신음]

886
01:00:43,014 --> 01:00:46,184
(최 상궁)
마마, 도원 대군께서 드셨사옵니다

887
01:00:49,562 --> 01:00:51,189
(대비 임씨)
드시라 하게

888
01:01:04,327 --> 01:01:06,663
(대비 임씨)
어서 오세요, 도원

889
01:01:10,833 --> 01:01:12,794
(이림)
그간 강녕하셨습니까?

890
01:01:12,877 --> 01:01:15,922
나야 늘 그날이 그날이지요

891
01:01:16,923 --> 01:01:19,008
이리 가까이 앉으세요

892
01:01:28,059 --> 01:01:32,313
(대비 임씨)
도원에게 이리 급한
성정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

893
01:01:32,647 --> 01:01:38,194
가례청이 열린다는 소식에
이 늙은이를 재촉하러 오신 겝니까?

894
01:01:39,320 --> 01:01:40,530
아닙니다

895
01:01:43,408 --> 01:01:47,328
마마께 드릴 청이 있어 왔습니다

896
01:01:54,127 --> 01:01:56,170
간택령을 거두시고

897
01:01:56,879 --> 01:01:59,215
저의 혼사를 멈추어 주십시오

898
01:02:01,175 --> 01:02:02,301
도원...

899
01:02:03,386 --> 01:02:05,596
이미 마음에 품은 여인이 있습니다

900
01:02:07,181 --> 01:02:09,851
[잔잔한 음악]

901
01:02:13,187 --> 01:02:15,565
너무나도 깊이 연모하여

902
01:02:17,483 --> 01:02:19,861
그 여인이 아닌 다른 누구도

903
01:02:23,114 --> 01:02:24,907
원하지를 않습니다

904
01:02:28,411 --> 01:02:30,788
[애잔한 음악]

905
01:02:34,208 --> 01:02:35,960
[옅은 한숨]

906
01:02:57,148 --> 01:02:58,399
"녹서당"

907
01:03:04,238 --> 01:03:05,823
(상궁)
처녀단자를 넣었다 합니다

908
01:03:05,907 --> 01:03:07,867
(대제학)
그런 집안에서 왜 도원 대군을 탐내?

909
01:03:07,950 --> 01:03:09,744
(도승지)
필시 속셈이 있을 것입니다

910
01:03:09,869 --> 01:03:11,579
(백선)
괜한 걱정은 마십시오

911
01:03:11,662 --> 01:03:15,500
누구처럼 딸자식을 팔아
권세를 살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

912
01:03:15,583 --> 01:03:17,877
(시행)
여기 적힌 송사희가 우리 송사희야?

913
01:03:18,336 --> 01:03:20,630
(경묵)
도원 대군 부부인
삼간택에 들었다는데?

914
01:03:20,713 --> 01:03:22,048
(이진)
누군가가 외척이 될까

915
01:03:22,131 --> 01:03:24,550
미리 짓밟아 두는 속셈을
내 모를 것 같습니까?

916
01:03:24,634 --> 01:03:26,093
(익평)
영특하십니다

917
01:03:26,177 --> 01:03:29,472
(사희)
그저 제 마음을
알아주셨으면 했습니다

918
01:03:29,555 --> 01:03:31,974
(이진)
나도 마지막으로
너의 이야기를 들어 주마

919
01:03:32,058 --> 01:03:34,227
(백선)
닮으셨습니다, 전하와

920
01:03:34,310 --> 01:03:36,395
(모화)
해령이도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

921
01:03:36,479 --> 01:03:38,356
그 아이는 어디까지 알고 있는 것이냐?

922
01:03:39,023 --> 01:03:40,900
(해령)
따르십시오, 어명입니다

923
01:03:41,484 --> 01:03:44,195
(이림)
내가 다 버릴게

924
01:03:46,322 --> 01:03:48,324
자막: 권소영