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9,080 --> 00:00:11,880 ‎"NETFLIX 오리지널 다큐멘터리" 2 00:00:25,720 --> 00:00:29,720 ‎"1991년 4월 1일" 3 00:00:43,320 --> 00:00:46,520 ‎"보도" 4 00:00:46,600 --> 00:00:48,840 ‎4월 1일은 ‎부활절 다음 날이었습니다 5 00:00:49,640 --> 00:00:53,400 ‎전날 밤 10시까지 ‎보도국에 있다가 6 00:00:54,520 --> 00:00:58,040 ‎뒤셀도르프운테라트에 있는 ‎집에 가는 길이었죠 7 00:01:01,680 --> 00:01:02,920 ‎그때 봤어요 8 00:01:04,320 --> 00:01:06,200 ‎도시가 사이렌 빛으로 가득했죠 9 00:01:10,240 --> 00:01:13,560 ‎소방차, 구급차, 경찰차 10 00:01:14,200 --> 00:01:16,760 ‎기자 생활하며 ‎그런 광경은 처음이었고 11 00:01:17,320 --> 00:01:19,400 ‎전에도 그 후에도 없었어요 12 00:01:24,360 --> 00:01:26,960 ‎전 경찰차를 쫓아갔는데 13 00:01:27,480 --> 00:01:30,400 ‎카이저프리드리히대로까지 ‎가더군요 14 00:01:31,120 --> 00:01:34,840 ‎부유하고 유명한 인사들이 ‎사는 동네죠 15 00:01:36,120 --> 00:01:38,600 ‎그때까지도 ‎무슨 상황인지 몰랐어요 16 00:01:40,360 --> 00:01:43,440 ‎경찰관에게 물어봤어요 17 00:01:44,080 --> 00:01:47,880 ‎'무슨 일이에요? ‎도시 전체가 봉쇄됐네요' 18 00:01:47,960 --> 00:01:50,600 ‎경찰관 왈, '도시만이 아니라' 19 00:01:50,680 --> 00:01:52,080 ‎'고속도로도 폐쇄됐어요' 20 00:01:52,160 --> 00:01:54,440 ‎'수사망을 가동했거든요' 21 00:01:56,200 --> 00:01:59,520 ‎그래서 또 물었죠 ‎'뭔 일이 생겼군요?' 22 00:01:59,600 --> 00:02:02,280 ‎'최악의 범죄요'라고 하더군요 23 00:02:05,680 --> 00:02:08,720 ‎경찰관이 물었어요 ‎'로베더 청장 얘긴 들으셨죠?' 24 00:02:09,040 --> 00:02:10,240 ‎'로베더가 누군데요?' 25 00:02:10,320 --> 00:02:11,840 ‎'누군지 몰라요?' 26 00:02:11,920 --> 00:02:15,000 ‎'베를린 신탁청의 청장이잖아요' 27 00:02:15,080 --> 00:02:16,880 ‎'동독을 매각하는 사람요' 28 00:02:19,920 --> 00:02:22,240 ‎우리 부부는 스키 여행 중이었고 29 00:02:22,640 --> 00:02:25,320 ‎사건 당일 밤 ‎뒤셀도르프로 돌아가던 길이었어요 30 00:02:25,880 --> 00:02:29,760 ‎로베더 집을 지나가는데 ‎불이 다 켜져 있더군요 31 00:02:31,280 --> 00:02:33,120 ‎그 집 20m 앞에 32 00:02:33,920 --> 00:02:38,280 ‎경찰관이 있길래 ‎딱 한 질문을 했습니다 33 00:02:38,360 --> 00:02:39,520 ‎'죽었습니까?' 34 00:02:40,200 --> 00:02:41,080 ‎'네' 35 00:02:42,560 --> 00:02:45,800 ‎무슨 일이 있었는지 ‎명확하게 알겠더라고요 36 00:02:52,200 --> 00:02:54,480 ‎안녕하십니까, 시청자 여러분 37 00:02:54,560 --> 00:02:58,320 ‎영화 방송을 갑자기 중단한 점 ‎사과드립니다 38 00:02:58,400 --> 00:03:02,400 ‎슬프고 충격적인 소식이 있어 ‎속보로 전합니다 39 00:03:02,480 --> 00:03:05,080 ‎신탁청 청장 데틀레프 로베더가 40 00:03:05,160 --> 00:03:10,040 ‎뒤셀도르프의 자택에서 ‎피살됐다고 합니다 41 00:03:10,120 --> 00:03:13,200 ‎사망 시각은 월요일 밤 ‎10시 30분 경이며… 42 00:03:15,160 --> 00:03:16,760 ‎"독일" 43 00:03:23,960 --> 00:03:25,840 ‎독일 제국 44 00:03:26,440 --> 00:03:28,520 ‎누구도 벽을 세울 마음은 ‎없습니다! 45 00:03:28,600 --> 00:03:31,240 ‎분단국가, 서독과 동독 46 00:03:31,320 --> 00:03:38,320 ‎통합과 정의, 자유 47 00:03:38,400 --> 00:03:39,600 ‎적군파 48 00:03:39,680 --> 00:03:42,240 ‎잔혹한 테러범들이 ‎광란의 공격을… 49 00:03:42,320 --> 00:03:45,440 ‎우리 조국 독일을 위하여 50 00:03:45,760 --> 00:03:48,360 ‎폐허를 딛고 일어나 51 00:03:48,440 --> 00:03:50,560 ‎베를린 벽을 허무십시오! 52 00:03:51,240 --> 00:03:53,360 ‎우리 조국이 통일됐습니다 53 00:03:56,040 --> 00:04:01,680 ‎융성하라, 우리 조국 독일이여 54 00:04:14,080 --> 00:04:15,720 ‎전 오스트리아에서 ‎스키 타고 있었어요 55 00:04:15,800 --> 00:04:16,640 ‎"재무장관" 56 00:04:16,720 --> 00:04:21,840 ‎경호원들이 밤에 깨워선 ‎알려주더군요 57 00:04:22,240 --> 00:04:24,120 ‎로베더 청장이 살해됐다고 58 00:04:25,040 --> 00:04:27,480 ‎스키는 딱 이틀 탔는데 59 00:04:28,080 --> 00:04:31,480 ‎정말로 고대하던 ‎스키 여행이었거든요 60 00:04:39,560 --> 00:04:45,960 ‎경찰은 맨 위 창을 ‎찍으라고 했지만 61 00:04:46,600 --> 00:04:48,400 ‎전 아무것도 안 보인다고 했어요 62 00:04:48,480 --> 00:04:51,600 ‎플래시를 켜고 찍으면 63 00:04:51,680 --> 00:04:54,920 ‎나중에 뭘 찍었는지 ‎알 거라고 하더군요 64 00:05:03,560 --> 00:05:05,360 ‎집에 있을 때 전화가 왔어요 65 00:05:05,440 --> 00:05:08,880 ‎전 로베더가 피살된 이유를 ‎바로 알겠더군요 66 00:05:08,960 --> 00:05:10,800 ‎"형사수사국 ‎대테러팀 팀장" 67 00:05:15,280 --> 00:05:17,800 ‎우리 수사팀이 ‎현장으로 출동했어요 68 00:05:17,880 --> 00:05:20,080 ‎범죄 현장 특별 수사대에도 알렸고 69 00:05:20,160 --> 00:05:23,880 ‎한밤중이었지만 ‎수사에 바로 착수했어요 70 00:05:26,640 --> 00:05:29,840 ‎수많은 경찰이 도착했고 71 00:05:30,440 --> 00:05:33,120 ‎형사수사국도 왔어요 72 00:05:33,200 --> 00:05:36,120 ‎낯선 사람들이 ‎현장 지휘를 맡으면서 73 00:05:36,600 --> 00:05:37,960 ‎전 쫓겨났죠 74 00:05:42,960 --> 00:05:45,160 ‎우린 새벽 3시에서 4시 ‎사이에 도착했어요 75 00:05:45,240 --> 00:05:48,360 ‎상황 파악을 위해 ‎먼저 자택에 들어갔는데 76 00:05:48,600 --> 00:05:52,160 ‎시체는 1층 서재에 ‎그대로 누워있었어요 77 00:05:52,240 --> 00:05:54,400 ‎"형사수사국 ‎홍보팀 팀장" 78 00:05:55,880 --> 00:05:58,240 ‎로베더 청장은 창 건너편 79 00:05:58,320 --> 00:06:00,960 ‎책장 앞 바닥에 쓰러져있었어요 80 00:06:09,640 --> 00:06:11,640 ‎- 안녕하세요, 슈모크 씨 ‎- 안녕하세요, 포스 씨 81 00:06:11,720 --> 00:06:15,160 ‎뒤셀도르프의 내무부가 82 00:06:15,280 --> 00:06:17,800 ‎로베더 청장 피살 사실을 ‎인정했나요? 83 00:06:17,880 --> 00:06:19,760 ‎네, 그렇습니다 84 00:06:19,840 --> 00:06:21,400 ‎도시는 충격에 휩싸였어요 85 00:06:22,160 --> 00:06:24,600 ‎로베더 청장은 호인이었지만 86 00:06:24,680 --> 00:06:28,000 ‎새로 맡은 일로 인해 87 00:06:28,080 --> 00:06:29,760 ‎신변이 위험했습니다 88 00:06:30,200 --> 00:06:34,160 ‎이건 정치적 행위인 게 ‎확실해 보입니다 89 00:06:46,360 --> 00:06:48,520 ‎보도국으로 돌아가서 ‎가장 먼저 한 건 90 00:06:48,600 --> 00:06:50,240 ‎필름을 인화하는 거였어요 91 00:06:52,040 --> 00:06:53,920 ‎그때 기억이 선명해요 92 00:06:54,000 --> 00:06:55,960 ‎사진은 충격적이었거든요 93 00:07:00,160 --> 00:07:02,680 ‎2개의 탄환이 94 00:07:02,760 --> 00:07:07,200 ‎평범한 일반 유리창을 ‎관통한 걸 볼 수 있습니다 95 00:07:07,280 --> 00:07:11,040 ‎데틀레프 로베더는 ‎1번 탄환에 맞아 피살됐고 96 00:07:11,120 --> 00:07:16,080 ‎2번 탄환으로 뒤에 있던 부인은 ‎상해를 입었어요 97 00:07:16,160 --> 00:07:19,080 ‎관할 경찰이 98 00:07:19,560 --> 00:07:22,800 ‎충분한 보호 조치를 ‎제대로 취했더라면 99 00:07:22,880 --> 00:07:26,040 ‎창문에 일반 유리가 아니라 100 00:07:26,120 --> 00:07:30,280 ‎방탄유리가 있었을 테니 ‎탄환을 막았겠죠 101 00:07:35,200 --> 00:07:37,640 ‎지금까지도 이해 안 되는 건 102 00:07:37,720 --> 00:07:41,560 ‎왜 그 집 1층에만 103 00:07:42,360 --> 00:07:44,840 ‎방탄 유리창을 달았느냐는 거예요 104 00:07:44,920 --> 00:07:47,200 ‎제가 살던 집에는 105 00:07:47,280 --> 00:07:49,760 ‎창이란 창은 물론 106 00:07:49,840 --> 00:07:53,720 ‎문도 전부 107 00:07:53,800 --> 00:07:57,720 ‎습격에 대비해 설계됐거든요 108 00:08:00,800 --> 00:08:03,800 ‎분노와 연민의 감정이 듭니다 109 00:08:05,160 --> 00:08:07,040 ‎분노와 연민 110 00:08:07,280 --> 00:08:12,520 ‎보호받아야 할 게 ‎보호받지 못해서 분노가 일고 111 00:08:12,600 --> 00:08:14,760 ‎국민을 향해선 연민이 들어요 112 00:08:14,840 --> 00:08:20,360 ‎국민은 국가를 신뢰했지만 ‎국가가 지켜주지 못했으니까요 113 00:08:20,920 --> 00:08:23,160 ‎지켜주기 싫어했을 수도요 114 00:08:28,320 --> 00:08:31,360 ‎채널 1 독일 공영 방송에서 ‎전하는 뉴스입니다 115 00:08:31,440 --> 00:08:33,720 ‎신탁청의 로베더 청장이 116 00:08:33,800 --> 00:08:35,520 ‎피살됐다는 소식입니다 117 00:08:35,600 --> 00:08:38,840 ‎피살된 인사는 ‎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없었지만 118 00:08:38,920 --> 00:08:42,840 ‎전 공산주의 동독 경제 개혁의 ‎핵심 인물이었습니다 119 00:08:42,920 --> 00:08:45,840 ‎좌익인 적군파는 ‎본인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지만 120 00:08:45,920 --> 00:08:48,720 ‎독일 안보 당국자에 따르면 121 00:08:48,800 --> 00:08:52,120 ‎구동독 비밀경찰인 ‎슈타지도 연루됐을 거라고 합니다 122 00:08:52,200 --> 00:08:54,800 ‎연방 검찰 총장은 ‎적군파가 진범인지에 대해 123 00:08:54,880 --> 00:08:57,960 ‎어떤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124 00:08:58,040 --> 00:09:00,760 ‎살인범은 ‎금방 잡히지 않을 거로 보이며 125 00:09:00,840 --> 00:09:01,880 ‎미제로 남을 듯합니다 126 00:09:01,960 --> 00:09:05,440 ‎신탁청을 감독하는 ‎바이겔 재무장관이 127 00:09:05,520 --> 00:09:08,600 ‎부활절 휴가를 황급히 접고 ‎본으로 갔습니다 128 00:09:09,320 --> 00:09:11,520 ‎제 생각에 로베더는 129 00:09:12,920 --> 00:09:15,920 ‎독일 재통일의 130 00:09:16,000 --> 00:09:17,560 ‎순교자인 거 같아요 131 00:09:17,640 --> 00:09:18,960 ‎그런 면에서 132 00:09:19,680 --> 00:09:23,640 ‎로베더에게 깊이 감사해요 133 00:09:24,040 --> 00:09:26,840 ‎신탁청에서 그 위험한 일을 134 00:09:27,200 --> 00:09:32,680 ‎용기 있게 기꺼이 맡아줘서요 135 00:09:32,760 --> 00:09:34,760 ‎독일의 국익을 위해서였겠죠 136 00:09:42,320 --> 00:09:48,160 ‎"순교자" 137 00:09:55,720 --> 00:09:59,560 ‎신탁청은 ‎세계 최대 산업 지주 회사였어요 138 00:09:59,640 --> 00:10:00,920 ‎"신탁청 부청장" 139 00:10:01,000 --> 00:10:07,440 ‎그 지주 회사엔 15,000여 개의 ‎동독 회사가 있었고 140 00:10:08,000 --> 00:10:13,440 ‎업종으론 조선소, 강철 주조 공장 ‎직물 산업, 화학 산업이 있었죠 141 00:10:16,200 --> 00:10:19,760 ‎서구의 잣대로 보면 이 회사들엔 142 00:10:19,840 --> 00:10:22,280 ‎온갖 문제란 문제는 다 있었고 143 00:10:23,560 --> 00:10:26,800 ‎15,000개의 회사 모두 ‎대규모의 구조 조정이 필요했죠 144 00:10:28,800 --> 00:10:30,120 ‎거대한 작업이었어요 145 00:10:31,480 --> 00:10:34,960 ‎아마 신탁청으로서도 처음으로 146 00:10:35,040 --> 00:10:37,440 ‎"신탁청 기업 변호사" 147 00:10:37,520 --> 00:10:43,080 ‎그 회사들을 분류해 구조 조정하고 ‎정리하고 매각한 거였을 겁니다 148 00:10:52,200 --> 00:10:53,720 ‎"신탁청" 149 00:10:53,800 --> 00:10:56,800 ‎브로이엘 씨 ‎피살 사건을 어떻게 보십니까? 150 00:10:56,880 --> 00:11:00,040 ‎전 직원은 슬픔에 빠졌지만 ‎청장님의 과업을 151 00:11:00,120 --> 00:11:02,320 ‎계속 이어갈 걸 다짐했어요 152 00:11:02,400 --> 00:11:05,360 ‎그게 우리 일이고 ‎혼신을 다해 완수할 겁니다 153 00:11:05,440 --> 00:11:07,800 ‎끔찍하고 기가 막히죠 154 00:11:08,320 --> 00:11:09,360 ‎할 말을 잃었어요 155 00:11:09,440 --> 00:11:10,960 ‎끔찍해요, 제 상사셨는데 156 00:11:11,360 --> 00:11:13,440 ‎슬픕니다 157 00:11:14,520 --> 00:11:16,040 ‎화가 치밀어 오르고요 158 00:11:17,560 --> 00:11:18,960 ‎제가 궁금한 건 159 00:11:19,480 --> 00:11:23,520 ‎왜 신변 보호 조치가 ‎전혀 없었느냐는 겁니다 160 00:11:27,560 --> 00:11:31,120 ‎로베더 청장님이 피살된 다음 날 161 00:11:31,680 --> 00:11:33,120 ‎신탁청에 갔어요 162 00:11:35,080 --> 00:11:36,280 ‎부산스러웠고 163 00:11:36,400 --> 00:11:40,120 ‎신탁청은 ‎여전히 굴러가고 있었어요 164 00:11:40,200 --> 00:11:44,000 ‎서 있는 투자자들 ‎대출받으러 온 점장들 165 00:11:44,080 --> 00:11:47,400 ‎양도 신청 정보를 구하는 ‎투자자들까지 166 00:11:47,480 --> 00:11:49,920 ‎딴 세상에 온 듯한 기분이었죠 167 00:11:51,440 --> 00:11:54,440 ‎생각해 보세요 ‎당신이 어떤 기관에서 일하는데 168 00:11:54,520 --> 00:11:56,480 ‎사장이 총에 맞아 살해돼요 169 00:11:57,600 --> 00:12:00,560 ‎얼마나 병든 체제이기에 ‎그런 일이 생기게 둡니까? 170 00:12:01,480 --> 00:12:04,280 ‎서독에서 ‎안정적인 자리를 포기하고 171 00:12:04,360 --> 00:12:08,360 ‎동독으로 넘어와 ‎이 일과 씨름한 분이에요 172 00:12:08,440 --> 00:12:12,680 ‎뮌헨이나 본 같은 데서 ‎안전하게 있으면서 173 00:12:12,760 --> 00:12:16,360 ‎입으로나 떠들어대는 ‎잘난 인간들과는 달리 174 00:12:17,320 --> 00:12:19,200 ‎그분은 여기로 와 ‎문제를 맞닥뜨렸다고요 175 00:12:19,760 --> 00:12:22,880 ‎그런데 총에 맞아 죽다니 ‎전 비정상이라고 생각해요 176 00:12:24,040 --> 00:12:28,240 ‎구동독의 경제는 ‎붕괴 일보 직전이고 177 00:12:28,320 --> 00:12:32,280 ‎신연방주의 문제는 ‎계속 산적해만 가는데 178 00:12:32,360 --> 00:12:36,480 ‎로베더 청장님이 왜 이 일을 ‎맡았는지 많이들 궁금해합니다 179 00:12:36,600 --> 00:12:39,200 ‎"피살" 180 00:12:39,280 --> 00:12:42,200 ‎"5주 전" 181 00:12:42,280 --> 00:12:46,080 ‎청장님의 배경을 보면 ‎답이 나올 듯싶은데요 182 00:12:46,160 --> 00:12:52,160 ‎1932년 고타에서 ‎서적상의 아들로 태어났군요 183 00:12:52,240 --> 00:12:53,360 ‎튀링겐주에 있는 도시네요 184 00:12:53,440 --> 00:12:58,720 ‎독일 중부 출신이란 점이 ‎결정에 일조했습니까? 185 00:12:58,800 --> 00:13:01,600 ‎네, 전 소위 말하는 186 00:13:01,680 --> 00:13:05,720 ‎신연방주에 늘 관심이 있었어요 187 00:13:05,800 --> 00:13:09,160 ‎본에서 지낼 때도 ‎동독에 자주 갔고 188 00:13:09,240 --> 00:13:11,600 ‎통일은 제게 늘 의미가 컸죠 189 00:13:11,680 --> 00:13:14,440 ‎그래서 제 일에 대한 190 00:13:14,520 --> 00:13:17,480 ‎온갖 비평과 반감에도 불구하고 191 00:13:18,520 --> 00:13:20,640 ‎이 일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합니다 192 00:13:20,720 --> 00:13:26,120 ‎덕분에 우리 앞에 놓인 난관을 ‎간과할 수 있게 됐죠 193 00:13:26,520 --> 00:13:31,600 ‎과대해진 회사 ‎거만한 직원, 구형의 장비 194 00:13:31,680 --> 00:13:36,040 ‎낮은 생산성 ‎무엇보다 안 팔리는 제품까지 195 00:13:36,120 --> 00:13:41,320 ‎신탁청은 산적한 문제들로 ‎정신이 없습니다 196 00:13:41,840 --> 00:13:43,520 ‎신탁청에 대해 ‎어떻게 생각하십니까? 197 00:13:43,600 --> 00:13:45,280 ‎- 별로예요 ‎- 왜죠? 198 00:13:45,360 --> 00:13:48,120 ‎지금까지의 구조조정은 ‎이것저것 없애기만 했지 199 00:13:48,200 --> 00:13:50,000 ‎일자리를 만들진 못했잖아요 200 00:13:50,560 --> 00:13:52,320 ‎제 아내는 벌써 실업자예요 201 00:13:53,400 --> 00:13:54,760 ‎다들 두려워하고 있어요 202 00:13:55,280 --> 00:13:58,080 ‎지금은 이전보다 ‎상황이 더 안 좋아요 203 00:13:59,120 --> 00:14:02,560 ‎마음이 갑갑하죠 204 00:14:02,640 --> 00:14:06,360 ‎회사에서 언제 잘릴지 모르니까 205 00:14:09,320 --> 00:14:11,200 ‎현재 상황은 이렇습니다 206 00:14:11,280 --> 00:14:15,880 ‎실업률은 급증했고 많은 회사가 207 00:14:15,960 --> 00:14:17,720 ‎"신탁청 청장" 208 00:14:17,800 --> 00:14:19,400 ‎무너지고 있어요 209 00:14:35,160 --> 00:14:37,600 ‎네, 실업률은 심각합니다 210 00:14:37,680 --> 00:14:41,160 ‎어떤 지역은 충격적이고 ‎걱정스러운 지경이죠 211 00:14:41,240 --> 00:14:44,320 ‎모두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212 00:14:44,400 --> 00:14:48,320 ‎근로자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건 ‎당연합니다 213 00:14:48,400 --> 00:14:50,600 ‎그래서 이런 결정을 내리는 건 ‎몹시 힘들어요 214 00:14:50,680 --> 00:14:52,040 ‎우리도… 215 00:14:53,000 --> 00:14:56,760 ‎신탁청도 이런 결정을 ‎쉽게 내리지 않습니다 216 00:14:56,840 --> 00:15:00,720 ‎결정을 할 때마다 근로자에게 ‎어떤 의미일지 생각하죠 217 00:15:21,320 --> 00:15:23,080 ‎전 여기서 18년을 일했어요 218 00:15:23,760 --> 00:15:28,440 ‎지금 나이 43세에 ‎어디서 무슨 일을 찾겠어요? 219 00:15:29,040 --> 00:15:31,880 ‎취업 센터는 여기로 가라 했다 ‎저기로 가라 했다 해요 220 00:15:31,960 --> 00:15:34,080 ‎복지 사무소도 마찬가지고요 221 00:15:34,160 --> 00:15:36,800 ‎아파트는 집이 아니라 ‎쓰레기장이 됐어요 222 00:15:36,880 --> 00:15:39,000 ‎신경 쇠약에 걸리기 ‎일보 직전이에요 223 00:15:39,080 --> 00:15:40,160 ‎진짜로요 224 00:15:40,840 --> 00:15:44,880 ‎게다가 실업 수당이 ‎고작 500마르크라니 225 00:15:44,960 --> 00:15:49,520 ‎그냥 목매달아 죽는 게 낫겠어요 226 00:15:50,040 --> 00:15:53,680 ‎그리고 갈 때 우리 애들도 ‎데려갈 거예요 227 00:15:53,760 --> 00:15:56,880 ‎진짜예요 ‎애들만 여기에 두고 갈 순 없죠 228 00:15:57,400 --> 00:15:59,880 ‎어제 정말로 ‎가스 밸브를 열어놨어요? 229 00:16:02,360 --> 00:16:04,400 ‎어떻게 할지 막막해서요 230 00:16:05,800 --> 00:16:07,160 ‎우린 견뎌낼 거야 231 00:16:10,400 --> 00:16:12,120 ‎이겨낼 거야 232 00:16:17,840 --> 00:16:21,840 ‎"1989년 10월" 233 00:16:21,920 --> 00:16:26,360 ‎"피살 18개월 전" 234 00:16:30,680 --> 00:16:32,720 ‎"동베를린" 235 00:16:33,880 --> 00:16:37,240 ‎동독에서 굶는 사람은 없었어요 ‎모두 아파트가 있었고 236 00:16:37,320 --> 00:16:38,640 ‎노숙인은 없었죠 237 00:16:38,720 --> 00:16:43,720 ‎동독은 그런 부분에선 ‎매우 체계적이었어요 238 00:16:43,800 --> 00:16:46,480 ‎회사는 돌아갔고 ‎근로자는 열심히 일했죠 239 00:16:47,280 --> 00:16:49,120 ‎하지만 쳇바퀴 같아서 240 00:16:49,200 --> 00:16:52,640 ‎아무것도 나오지 않았고 ‎어떤 이윤도 창출되지 않았어요 241 00:16:53,640 --> 00:16:56,280 ‎1989년에 ‎베를린 벽이 무너지지 않았더라면 242 00:16:56,760 --> 00:17:01,800 ‎2~3년, 5년 이내에 ‎동독은 내부 붕괴했을 겁니다 243 00:17:03,160 --> 00:17:05,560 ‎동독의 체제와 내부 구조는 244 00:17:06,640 --> 00:17:08,800 ‎완전히 붕괴한 상태였죠 245 00:17:09,280 --> 00:17:10,840 ‎폭력은 안 돼요! 246 00:17:10,920 --> 00:17:15,360 ‎사람들은 더는 이념을 위해 ‎싸우려고 하지 않았어요 247 00:17:15,960 --> 00:17:18,120 ‎자유! 248 00:17:18,200 --> 00:17:20,800 ‎여러 도시에서 수천 명의 젊은이가 249 00:17:20,880 --> 00:17:23,720 ‎자유와 정치 개혁을 요구합니다 250 00:17:25,920 --> 00:17:28,560 ‎11월 9일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251 00:17:28,640 --> 00:17:32,720 ‎동독이 국경 개방을 공표했고 ‎이는 즉각 효력을 발휘합니다 252 00:17:32,800 --> 00:17:35,120 ‎벽의 문은 활짝 열렸습니다 253 00:17:45,440 --> 00:17:50,040 ‎11월 9일은 ‎정치적으로 활발했던 사람이라면 254 00:17:50,880 --> 00:17:53,360 ‎평생 잊지 못할 날이죠 255 00:17:53,440 --> 00:17:56,160 ‎동쪽 베를린 시민들은 ‎28년간 닫혀있던 256 00:17:56,240 --> 00:17:58,760 ‎국경을 넘으며 ‎흥분을 감추지 못합니다 257 00:17:58,840 --> 00:18:02,680 ‎베를린 역사상 가장 극적인 날이 ‎아닐 수 없습니다 258 00:18:05,720 --> 00:18:09,120 ‎하지만 그 기쁨 속에서도 259 00:18:09,200 --> 00:18:11,400 ‎바로 따라오는 의문이 있었죠 260 00:18:11,480 --> 00:18:12,880 ‎'앞으론 어쩌지?' 261 00:18:13,360 --> 00:18:15,880 ‎'재무장관에겐 ‎어떤 일이 기다릴까?' 262 00:18:22,760 --> 00:18:28,040 ‎장벽 붕괴 며칠 전부터 ‎재무부는 앞으로의 계획을 263 00:18:28,640 --> 00:18:29,960 ‎미리 생각해뒀어요 264 00:18:30,040 --> 00:18:34,800 ‎동독을 처참한 경제 상황에서 ‎끌어내야 하니까요 265 00:18:36,600 --> 00:18:38,600 ‎그때 우리 재무부가 보여줬던 266 00:18:38,680 --> 00:18:42,600 ‎혁신 수준을 생각하면 ‎전 지금도 감탄해요 267 00:18:43,480 --> 00:18:46,440 ‎1989년 베를린 벽이 붕괴한 268 00:18:46,520 --> 00:18:48,560 ‎"재무부 부서장" 269 00:18:48,640 --> 00:18:52,640 ‎11월부터 270 00:18:52,720 --> 00:18:55,640 ‎전 만반의 준비를 했어요 271 00:18:56,200 --> 00:18:59,840 ‎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였죠 272 00:18:59,920 --> 00:19:03,320 ‎동독에 관한 2권짜리 ‎안내 책자가 있었는데 273 00:19:03,400 --> 00:19:06,840 ‎그걸 구해서 ‎온갖 기관들에 대해 익혔어요 274 00:19:06,920 --> 00:19:10,680 ‎동독 경제에 관한 ‎연구 자료도 있어서 275 00:19:10,760 --> 00:19:13,960 ‎그것도 전부 연구한 뒤 ‎이런 생각을 했답니다 276 00:19:14,040 --> 00:19:18,080 ‎그땐 고작 44세였고 ‎젊고 시건방질 때라 277 00:19:18,160 --> 00:19:21,600 ‎이젠 동독을 나만큼 ‎아는 사람은 없단 거였죠 278 00:19:21,680 --> 00:19:24,640 ‎그런 마음가짐으로 ‎문제에 접근했어요 279 00:19:25,520 --> 00:19:28,320 ‎결정적인 순간이었어요 280 00:19:28,400 --> 00:19:32,680 ‎동독의 경제와 사회 질서를 ‎개혁할 때였고 281 00:19:33,160 --> 00:19:34,560 ‎이것은 바로 282 00:19:35,640 --> 00:19:40,560 ‎경쟁, 재산, 독립적인 화폐 정책이 ‎시작된다는 뜻이었죠 283 00:19:41,760 --> 00:19:46,880 ‎우린 동독 시민들을 위해 ‎이 모든 걸 염두에 뒀죠 284 00:19:56,720 --> 00:20:03,360 ‎11월 14일에 ‎각료 회의의 전화를 받았어요 285 00:20:03,440 --> 00:20:05,400 ‎'정부는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' 286 00:20:06,000 --> 00:20:09,080 ‎30분 후, 전 제 인생 ‎최고위직에 올랐죠 287 00:20:09,160 --> 00:20:10,400 ‎"동독 경제 장관" 288 00:20:10,800 --> 00:20:13,760 ‎그날은 ‎우리 차남 생일이기도 했어요 289 00:20:14,560 --> 00:20:15,400 ‎끝내주죠! 290 00:20:15,960 --> 00:20:18,720 ‎그리고 거기서부터 ‎모든 일이 시작됐어요 291 00:20:20,800 --> 00:20:24,160 ‎국내외 언론에선 ‎부정적인 기사는 없었고 292 00:20:24,240 --> 00:20:29,360 ‎오히려 '용감한 여자'라는 ‎분위기가 강했어요 293 00:20:29,440 --> 00:20:33,280 ‎'변화에 대한 갈급함'일 수도 ‎있고요 294 00:20:33,360 --> 00:20:35,520 ‎분위기는 대체로 그랬어요 295 00:20:35,600 --> 00:20:38,160 ‎크리스타 루프트는 담담하게 296 00:20:38,240 --> 00:20:42,480 ‎과감하지만 규제된 시장 경제로의 ‎이동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97 00:20:42,560 --> 00:20:44,400 ‎우린 시장 경제야말로 298 00:20:44,480 --> 00:20:50,200 ‎경제적으로 효율적이며 세계와도 ‎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99 00:20:50,280 --> 00:20:52,720 ‎우리는 무역의 자유를 통해 300 00:20:53,080 --> 00:20:56,040 ‎시민이 독자적인 소규모 사업을 ‎시작하도록 독려했어요 301 00:20:56,760 --> 00:21:00,960 ‎인민 회의실에서 ‎합작 투자법도 통과시켰죠 302 00:21:01,680 --> 00:21:06,280 ‎그런 건 계획 단계엔 없었지만 303 00:21:06,360 --> 00:21:08,520 ‎그중 일부는 ‎이미 도입된 상태였어요 304 00:21:11,760 --> 00:21:14,200 ‎몇 주간 우린 정말로 305 00:21:14,280 --> 00:21:18,080 ‎국가가 대단히 발전하고 ‎더 좋아질 거로 믿었어요 306 00:21:19,200 --> 00:21:22,240 ‎동독은 발전할 줄 알았죠 307 00:21:22,320 --> 00:21:23,680 ‎"람슈타인 건반 연주자" 308 00:21:23,760 --> 00:21:27,400 ‎과거의 부정적인 측면 ‎그러니까 비밀경찰, 억압 309 00:21:27,480 --> 00:21:29,440 ‎정치계의 연고주의는 사라지고 310 00:21:29,520 --> 00:21:31,840 ‎더 개방적이고 ‎느긋해질 줄 알았어요 311 00:21:32,840 --> 00:21:34,400 ‎일종의 낙원처럼요 312 00:21:35,760 --> 00:21:40,400 ‎많은 사람이 ‎꿈을 이루려고 노력했어요 313 00:21:40,480 --> 00:21:44,000 ‎카페나 술집이 ‎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314 00:21:44,400 --> 00:21:49,920 ‎장난감 가게에선 마침내 애들이 ‎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었죠 315 00:21:50,000 --> 00:21:52,960 ‎사람들의 말속엔 ‎기쁨이 묻어났어요 316 00:21:53,040 --> 00:21:55,640 ‎'자, 화이트와인 나왔습니다' 317 00:21:56,160 --> 00:21:58,120 ‎'네, 우린 저녁에만 영업해요' 318 00:21:58,200 --> 00:22:00,360 ‎뒤 건물 아파트에선 319 00:22:00,440 --> 00:22:04,440 ‎저녁마다 사람들이 만나서 ‎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320 00:22:05,000 --> 00:22:07,240 ‎사람들 모두 자기 뜻대로 했어요 321 00:22:07,320 --> 00:22:09,280 ‎누군가 소시지를 먹으면 322 00:22:09,360 --> 00:22:12,840 ‎다른 사람은 올리브와 ‎이국적 재료의 샐러드를 먹었죠 323 00:22:12,920 --> 00:22:18,160 ‎모두 엄청난 기쁨 속에 ‎꿈꾸던 삶을 살았어요 324 00:22:32,240 --> 00:22:35,760 ‎우린 우리만의 길을 찾고 ‎지금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해요 325 00:22:35,840 --> 00:22:37,360 ‎동독은 바뀔 게 많지만 326 00:22:37,440 --> 00:22:40,920 ‎자본주의나 서독처럼 되는 건 ‎반대예요 327 00:22:41,000 --> 00:22:44,800 ‎세계여, 신호를 들으라! 328 00:22:44,880 --> 00:22:49,920 ‎'조국을 유지하고자 ‎이것을 바라는 것뿐' 329 00:22:50,000 --> 00:22:53,960 ‎'외부 세력이 조국의 운명을 ‎결정짓는 건 반대한다' 330 00:22:57,200 --> 00:23:00,480 ‎저도 어색함을 느낄 때가 있었고 331 00:23:00,560 --> 00:23:02,560 ‎남자들도 어색함을 느꼈어요 332 00:23:02,640 --> 00:23:09,000 ‎임기 초반인 1990년 1월에 333 00:23:09,280 --> 00:23:14,240 ‎구동독 출신의 경영자 15명과 ‎회의를 했는데 334 00:23:14,720 --> 00:23:16,400 ‎여자는 저뿐이었어요! 335 00:23:16,480 --> 00:23:19,840 ‎게다가 소개 연설도 ‎제가 해야 했죠 336 00:23:19,920 --> 00:23:23,360 ‎장관님이 에둘러서만 말하며 337 00:23:23,440 --> 00:23:27,040 ‎'사회적 시장 경제'란 말은 ‎안 한다는 비난 여론이 있어요 338 00:23:27,120 --> 00:23:29,120 ‎정부의 규제 틀은 무엇입니까? 339 00:23:29,200 --> 00:23:32,440 ‎어머, 전 그 비난은 ‎받아들일 수 없어요 340 00:23:32,520 --> 00:23:35,520 ‎제게 주어진 발언 시간은 ‎고작 3분이었고 341 00:23:35,600 --> 00:23:37,520 ‎전 매우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342 00:23:37,600 --> 00:23:41,520 ‎우린 제대로 작동하는 ‎내부 시장을 만들 거고 343 00:23:41,600 --> 00:23:44,440 ‎시장의 경제 원칙에 따라 ‎돌아가게 할 겁니다 344 00:23:44,520 --> 00:23:50,440 ‎로베더를 실제로 본 건 ‎그때가 처음이었어요 345 00:23:50,840 --> 00:23:52,880 ‎거구더라고요 346 00:23:54,600 --> 00:23:55,960 ‎매우 컸고 347 00:23:56,640 --> 00:23:59,840 ‎구조 조정 전문가로서의 ‎역할을 잘했어요 348 00:23:59,920 --> 00:24:03,160 ‎누가 봐도 회슈 기업에서 ‎전문성을 쌓은 게 보였어요 349 00:24:04,400 --> 00:24:06,800 ‎로베더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350 00:24:06,880 --> 00:24:12,360 ‎동독 회사가 세계 시장에서 ‎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단 거였죠 351 00:24:12,440 --> 00:24:13,360 ‎그게 선행돼야 하며 352 00:24:13,840 --> 00:24:17,600 ‎모든 회사가 당장 ‎민영화될 필요는 없다고 했어요 353 00:24:17,680 --> 00:24:20,560 ‎동독이 흐름에 잘 따라와 준다면 354 00:24:20,640 --> 00:24:24,240 ‎조만간 체계가 잡혀서 355 00:24:24,320 --> 00:24:27,480 ‎사람들은 일할 수 있고 ‎원하는 곳에 살게 될 겁니다 356 00:24:27,560 --> 00:24:30,000 ‎긍정적인 새바람이 일어야 하는데 357 00:24:30,080 --> 00:24:32,400 ‎그러려면 최상의 방법은 358 00:24:32,480 --> 00:24:34,680 ‎양측이 협력하는 겁니다 359 00:24:34,760 --> 00:24:36,800 ‎로베더의 인상은 360 00:24:36,880 --> 00:24:41,600 ‎자기 멋대로 헤집고 다니는 ‎사람 같진 않았어요 361 00:24:42,080 --> 00:24:46,560 ‎조심스러웠고 신중했지만 ‎도취적이진 않았고 362 00:24:46,880 --> 00:24:49,840 ‎사익만 추구하지도 않았지만 363 00:24:49,920 --> 00:24:52,200 ‎발자취를 남기고 싶어했어요 364 00:24:52,600 --> 00:24:54,440 ‎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365 00:24:54,520 --> 00:24:57,040 ‎베를린 스튜디오, 나와주세요 366 00:24:58,160 --> 00:25:01,200 ‎정치 생활을 하면서 배운 건 367 00:25:01,280 --> 00:25:07,040 ‎무엇이든 알맞은 시기까지 ‎익어야 한다는 겁니다 368 00:25:07,120 --> 00:25:09,040 ‎고급 치즈처럼요 369 00:25:09,120 --> 00:25:11,480 ‎그래야 먹을 수 있지 370 00:25:11,560 --> 00:25:14,160 ‎안 그러면 냄새가 나고 ‎손 쓸 수 없게 돼요 371 00:25:14,240 --> 00:25:16,520 ‎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거죠 372 00:25:16,600 --> 00:25:20,880 ‎물론 저도 마지막에는 ‎독일의 통일을 바랐어요 373 00:25:25,040 --> 00:25:28,800 ‎동독의 자산 가치는 전혀 없다고 ‎전 확신했어요 374 00:25:30,560 --> 00:25:33,280 ‎동독 측에서야 다른 입장이겠지만 375 00:25:33,720 --> 00:25:37,440 ‎동독 자산 가치가 얼마인지는 ‎중요하지 않았어요 376 00:25:37,800 --> 00:25:40,080 ‎어차피 진실은 밝혀질 테니까요 377 00:25:45,120 --> 00:25:47,600 ‎전 1월 말에 378 00:25:47,680 --> 00:25:52,280 ‎화폐 통합에 대해 신중하고도 ‎실현 가능한 개념을 완성했어요 379 00:25:53,080 --> 00:25:56,440 ‎15페이지짜리 문서였는데 380 00:25:56,520 --> 00:25:59,280 ‎14일간은 비밀로 해야 했죠 381 00:25:59,360 --> 00:26:02,640 ‎먼저 준비가 다 끝나야 하니까요 382 00:26:02,720 --> 00:26:04,880 ‎그리고 2월 중순에 ‎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383 00:26:05,520 --> 00:26:09,520 ‎"1990년 2월 13일" 384 00:26:09,600 --> 00:26:14,040 ‎"피살 14개월 전" 385 00:26:17,680 --> 00:26:19,600 ‎"본" 386 00:26:29,560 --> 00:26:30,840 ‎"재무장관" 387 00:26:30,920 --> 00:26:35,000 ‎당시에 루프트 경제 장관이 ‎우릴 찾아와선 388 00:26:35,080 --> 00:26:39,480 ‎특별 배상금으로 ‎무려 150억 마르크를 요구했어요 389 00:26:39,560 --> 00:26:42,480 ‎내각 각료들을 포함한 390 00:26:42,560 --> 00:26:45,000 ‎서독 정치인 몇몇은 391 00:26:46,280 --> 00:26:49,120 ‎150억까진 아니더라도 392 00:26:49,840 --> 00:26:53,320 ‎100억이나 80억 ‎최소한 70억은 393 00:26:53,400 --> 00:26:54,920 ‎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394 00:26:55,560 --> 00:26:57,760 ‎그때 전 단호히 거절했어요 395 00:27:01,680 --> 00:27:05,800 ‎우린 인테르플루크를 타고 ‎베를린에서 본으로 갔어요 396 00:27:08,240 --> 00:27:11,160 ‎비행기에서 내려서 헬기를 타고 397 00:27:11,240 --> 00:27:14,480 ‎내각 사무처 건물 정원에 ‎착륙했죠 398 00:27:17,280 --> 00:27:22,400 ‎헬무트 콜 총리가 전 직원과 함께 ‎밖에 서 있더군요 399 00:27:24,280 --> 00:27:27,520 ‎장례식장에 온 기분이었어요 400 00:27:27,600 --> 00:27:30,640 ‎다들 표정이 돌처럼 차가웠거든요 401 00:27:32,120 --> 00:27:33,760 ‎안내받아서 들어갔더니 402 00:27:34,600 --> 00:27:38,880 ‎각료의 반이 ‎나토홀에 앉아있더군요 403 00:27:39,320 --> 00:27:43,120 ‎콜 총리 옆엔 바이겔 장관이 있고 ‎다른 많은 각료도 있었어요 404 00:27:43,200 --> 00:27:44,400 ‎콜은… 405 00:27:45,560 --> 00:27:48,040 ‎부처상처럼 앞에 앉아있었어요 406 00:27:48,800 --> 00:27:50,000 ‎그런 다음… 407 00:27:50,920 --> 00:27:53,760 ‎콜은 이 모든 게 참 멋진 일이라며 408 00:27:53,840 --> 00:27:56,760 ‎몇 주 안에 모든 게 정리될 거라는 ‎말을 했어요 409 00:27:56,840 --> 00:27:59,320 ‎그러곤 우린 한 명씩 ‎발언 기회를 얻었죠 410 00:28:00,120 --> 00:28:01,640 ‎'총리님' 411 00:28:02,000 --> 00:28:03,880 ‎'동독 경제는 난국에 빠졌지만' 412 00:28:04,760 --> 00:28:08,000 ‎'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‎치료 주사지' 413 00:28:08,080 --> 00:28:10,920 ‎'처형 주사가 아닙니다' 414 00:28:12,880 --> 00:28:14,400 ‎'시간을 주십시오' 415 00:28:14,960 --> 00:28:18,120 ‎'2~3년, 어쩌면 4년은 걸려야' 416 00:28:18,200 --> 00:28:22,000 ‎'이런 단계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' 417 00:28:22,080 --> 00:28:24,320 ‎'그렇지 않으면 ‎낙오자도 생겨나요' 418 00:28:24,400 --> 00:28:25,800 ‎들어줄 리가요! 419 00:28:28,160 --> 00:28:30,280 ‎그때 전 단호히 거절했어요 420 00:28:30,880 --> 00:28:33,080 ‎그런 경제 체제론 421 00:28:33,800 --> 00:28:36,200 ‎1페니나 1마르크도 줄 수 없었죠 422 00:28:36,560 --> 00:28:38,920 ‎더 많은 예산을 ‎배정할 준비는 됐으나 423 00:28:39,360 --> 00:28:42,520 ‎경제와 사회 체제를 ‎근본적으로 바꿀 424 00:28:42,600 --> 00:28:47,160 ‎체제 도입이 먼저였죠 425 00:28:47,600 --> 00:28:51,120 ‎그래서 동독에 화폐 통합을 426 00:28:51,600 --> 00:28:55,000 ‎제안했던 겁니다 427 00:28:55,240 --> 00:28:57,520 ‎물론 조건이 있었고요 428 00:28:59,000 --> 00:29:02,080 ‎서독 측은 ‎우리 이야기를 일축했어요 429 00:29:02,680 --> 00:29:05,800 ‎우리에게 ‎한 푼도 주지 않으려 했고 430 00:29:05,880 --> 00:29:08,280 ‎말도 꺼내기 전에 ‎바이겔은 단호히 거절했죠 431 00:29:08,720 --> 00:29:12,360 ‎'절대로 불가능합니다 ‎개혁의 속도를 높여야 해요' 432 00:29:14,640 --> 00:29:17,200 ‎우린 한 번에 하나씩 ‎해결할 겁니다 433 00:29:19,360 --> 00:29:24,440 ‎이번 개혁은 ‎제 정치 인생뿐 아니라 434 00:29:24,520 --> 00:29:26,840 ‎재무장관으로서의 인생에서 435 00:29:26,920 --> 00:29:30,520 ‎가장 흥미롭고 ‎도전적인 일이었어요 436 00:29:30,600 --> 00:29:34,480 ‎한 국가의 경제가 그런 식으로 437 00:29:34,920 --> 00:29:38,720 ‎탈바꿈한 적은 처음이었어요 438 00:29:39,320 --> 00:29:44,200 ‎로베더 청장은 동독과 서독의 ‎화폐 통합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439 00:29:44,280 --> 00:29:48,800 ‎위험한 계획이며 ‎갑자기 세계 시장에 노출되는 440 00:29:48,880 --> 00:29:52,920 ‎많은 동독 기업이 ‎문 닫을 수 있으며 441 00:29:53,000 --> 00:29:55,560 ‎결국 높은 실업률로 ‎이어지기 때문이죠 442 00:29:58,720 --> 00:30:04,240 ‎우린 신탁청을 지휘할 ‎특별한 인재를 찾고 있었어요 443 00:30:04,840 --> 00:30:09,200 ‎평범하지 않은 ‎이 거대한 과업의 적임자요 444 00:30:10,560 --> 00:30:13,680 ‎로베더는 매우 특별한 ‎자격 요건을 갖췄어요 445 00:30:18,480 --> 00:30:22,800 ‎헬무트 콜 총리와 전 446 00:30:22,880 --> 00:30:26,760 ‎로베더에게 그 일을 ‎맡겨야 한다고 생각했죠 447 00:30:26,840 --> 00:30:30,000 ‎도르트문트에 자리한 ‎회슈 기업의 CEO 로베더가 448 00:30:30,080 --> 00:30:34,120 ‎동독 국영 기업에 대한 ‎민영화 작업에 착수합니다 449 00:30:37,200 --> 00:30:40,040 ‎처음엔 로베더도 450 00:30:40,120 --> 00:30:43,560 ‎이 일의 규모에 대해 ‎잘 몰랐던 거 같아요 451 00:30:46,000 --> 00:30:49,480 ‎로베더는 신탁청 청장이 되는 걸 ‎주저했어요 452 00:30:49,560 --> 00:30:50,880 ‎전 그렇게 기억해요 453 00:30:51,720 --> 00:30:54,760 ‎로베더는 주저했지만 ‎불가피한 일이다 보니 454 00:30:54,840 --> 00:30:57,040 ‎그 과업을 받아들인 겁니다 455 00:30:57,120 --> 00:30:59,000 ‎봉사한 거죠 456 00:30:59,520 --> 00:31:01,840 ‎터놓고 말해서 ‎조국에 봉사한 겁니다 457 00:31:02,360 --> 00:31:04,600 ‎"피살" 458 00:31:04,680 --> 00:31:07,760 ‎"9개월 전" 459 00:31:09,200 --> 00:31:11,560 ‎"복지 혜택 삭감+회사 파멸 ‎=신탁청" 460 00:31:11,640 --> 00:31:14,960 ‎정리해고의 첫 파장은 ‎상대적으로 빨리 왔습니다 461 00:31:15,040 --> 00:31:17,160 ‎처음으로 462 00:31:17,240 --> 00:31:20,880 ‎근로자는 일할 곳을 잃고 ‎취업 센터에 가야만 했죠 463 00:31:20,960 --> 00:31:22,120 ‎다음 분! 464 00:31:22,200 --> 00:31:28,240 ‎동독인들은 심한 절망감에 ‎휩싸였습니다 465 00:31:28,320 --> 00:31:32,360 ‎신탁청을 향한 분노는 ‎급격히 증가했어요 466 00:31:32,440 --> 00:31:34,000 ‎"모두에게 일자리를!" 467 00:31:36,400 --> 00:31:42,400 ‎청장님은 동독 전역에서 ‎가장 미움받는 서독인입니다 468 00:31:42,480 --> 00:31:46,080 ‎청장님의 서명 하나에 ‎수천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죠 469 00:31:46,160 --> 00:31:50,320 ‎76만 명이 신연방주에서 ‎이미 실업자가 됐는데 470 00:31:50,400 --> 00:31:53,200 ‎이런 일을 인간적으론 ‎어떻게 보십니까? 471 00:31:53,280 --> 00:31:57,120 ‎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는 ‎경제적 이유가 있긴 하지만 472 00:31:57,200 --> 00:31:59,360 ‎너무 많은 일자리가 ‎사라지고 있어서요 473 00:32:06,720 --> 00:32:09,840 ‎로베더는 당시에 독일에서 474 00:32:09,920 --> 00:32:13,080 ‎가장 위험에 처한 인물이었어요 475 00:32:14,440 --> 00:32:19,480 ‎우리 팀이 분석하고 ‎제가 결재한 문서를 476 00:32:19,560 --> 00:32:23,000 ‎주 형사 경찰과 법무부 관계자들 477 00:32:23,080 --> 00:32:26,320 ‎연방 검찰 총장과 ‎내무부에 전달했어요 478 00:32:26,400 --> 00:32:28,880 ‎우린 로베더가 479 00:32:28,960 --> 00:32:32,720 ‎K-106군이라고 결론지었죠 480 00:32:32,800 --> 00:32:38,120 ‎위험도가 가장 높은 그룹이라 481 00:32:38,200 --> 00:32:41,680 ‎로베더는 ‎극한 위험에 처했단 뜻이에요 482 00:32:43,200 --> 00:32:46,840 ‎'대테러 106 개념'이란 게 있는데 483 00:32:46,920 --> 00:32:48,480 ‎대처 방법은 다음과 같아요 484 00:32:48,800 --> 00:32:52,880 ‎'고위험군 인사를 ‎은밀한 방식으로 관찰하여' 485 00:32:52,960 --> 00:32:54,680 ‎'이 유명 인사가' 486 00:32:54,760 --> 00:32:58,000 ‎'테러범의 감시 대상이 되었는지 ‎사전에 예측한다' 487 00:32:58,080 --> 00:32:59,840 ‎K-106군이란 뜻은 488 00:32:59,920 --> 00:33:03,560 ‎관할 경찰은 테러범이 ‎있을 수 있단 걸 염두에 둔 채 489 00:33:03,640 --> 00:33:06,360 ‎로베더의 신변을 ‎확인해야 한단 뜻이에요 490 00:33:06,440 --> 00:33:11,520 ‎로베더에 대한 습격에 대비해 491 00:33:11,600 --> 00:33:15,960 ‎비밀 작전을 개시하고 ‎잠복하는 것 492 00:33:16,040 --> 00:33:18,160 ‎그게 K-106의 의미예요 493 00:33:25,240 --> 00:33:28,000 ‎여긴 로베더 가족이 살던 곳이에요 494 00:33:28,720 --> 00:33:30,560 ‎빌라 막시밀리안이죠 495 00:33:32,880 --> 00:33:38,000 ‎이 동네엔 ‎재정이 넉넉한 사람들이 살았고 496 00:33:38,560 --> 00:33:41,560 ‎웅장한 저택이 많았죠 497 00:33:42,120 --> 00:33:44,760 ‎낯선 사람은 눈에 띄는 곳이에요 498 00:33:45,320 --> 00:33:48,280 ‎동네와 동떨어진 거라면 ‎무조건 눈에 띄죠 499 00:33:48,800 --> 00:33:51,080 ‎저도 거기선 눈에 띄었을 겁니다 500 00:33:53,160 --> 00:33:57,280 ‎1991년 로베더 청장이 피살됐을 때 501 00:33:57,760 --> 00:34:01,320 ‎전 뒤셀도르퍼 익스프레스에서 502 00:34:01,400 --> 00:34:03,480 ‎범죄 전문 기자로 일했어요 503 00:34:03,960 --> 00:34:05,600 ‎지금도 거기서 일하고요 504 00:34:05,680 --> 00:34:07,640 ‎"로베더 신탁청 청장 피살!" 505 00:34:07,720 --> 00:34:11,000 ‎습격은 오랫동안 ‎사전에 계획됐을 겁니다 506 00:34:11,080 --> 00:34:13,760 ‎습격 방식을 봤을 때 507 00:34:14,360 --> 00:34:16,360 ‎사람들 눈에 띄었을 법한데 508 00:34:16,440 --> 00:34:19,400 ‎애석하게도 ‎경찰은 눈치채지 못했고 509 00:34:19,960 --> 00:34:21,760 ‎경호원도 몰랐어요 510 00:34:21,840 --> 00:34:23,320 ‎그 사람들은 없었으니까요 511 00:34:24,160 --> 00:34:26,760 ‎로베더 청장은 ‎그 집에서 혼자 살았고 512 00:34:26,840 --> 00:34:30,160 ‎로베더가 경찰을 볼 때라곤 513 00:34:30,240 --> 00:34:32,800 ‎4시간마다 지나가는 ‎순찰차가 다였을 겁니다 514 00:34:33,440 --> 00:34:35,240 ‎"피살" 515 00:34:35,320 --> 00:34:37,480 ‎"12일 전" 516 00:34:43,160 --> 00:34:46,120 ‎연방 형사수사국의 517 00:34:46,200 --> 00:34:48,200 ‎신탁청 특수 수사대입니다 518 00:34:48,680 --> 00:34:51,800 ‎로베더 청장 자택에 대한 ‎안전 조치 평가입니다 519 00:34:52,800 --> 00:34:55,760 ‎비디오 감시 시스템이 520 00:34:55,840 --> 00:34:58,560 ‎습격 당일에 꺼져있었습니다 521 00:34:59,680 --> 00:35:04,680 ‎마지막으로 녹화된 건 ‎1991년 3월 21일입니다 522 00:35:10,040 --> 00:35:13,680 ‎로베더 사건은 그때부터 쭉 ‎제 마음에 있었습니다 523 00:35:14,480 --> 00:35:17,200 ‎그리고 언젠가는 청장의 부인과 524 00:35:17,800 --> 00:35:19,920 ‎사건 얘길 하고 싶었죠 525 00:35:20,720 --> 00:35:24,520 ‎부인과 두 번의 ‎전화 인터뷰가 있었는데 526 00:35:26,360 --> 00:35:30,120 ‎부인은 그 인터뷰에서 ‎신랄하게 비판하며 527 00:35:30,640 --> 00:35:32,160 ‎울다시피 했어요 528 00:35:32,680 --> 00:35:35,840 ‎부부를 안전하게 지켜줄 ‎조처가 더 있었더라면 529 00:35:36,640 --> 00:35:42,240 ‎남편은 지금까지 ‎살아있을 거라면서요 530 00:35:42,920 --> 00:35:46,080 ‎성목요일에 경호원 둘이 531 00:35:46,160 --> 00:35:48,760 ‎남편을 집에 데려다줬어요 532 00:35:48,840 --> 00:35:50,320 ‎제가 경호원들에게 불평하자 533 00:35:50,400 --> 00:35:52,800 ‎차갑게 응수하더군요 534 00:35:52,880 --> 00:35:54,000 ‎'뭘 기대했습니까?' 535 00:35:54,080 --> 00:35:56,840 ‎'우리가 매번 배 타고 ‎강이라도 건너와야 합니까?' 536 00:35:56,920 --> 00:36:00,760 ‎'비밀 수사가 진행 중이잖아요' 537 00:36:01,080 --> 00:36:05,080 ‎전 현관에 경호원을 두고 ‎집을 감시해야 한다고 했지만 538 00:36:05,160 --> 00:36:07,840 ‎그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 했어요 539 00:36:09,840 --> 00:36:14,560 ‎"피살 당일 밤" 540 00:36:14,960 --> 00:36:16,640 ‎이제 습격 당일 얘길 해보죠 541 00:36:17,480 --> 00:36:19,160 ‎1991년 4월 1일에 542 00:36:19,240 --> 00:36:25,480 ‎오후 순찰조가 ‎로베더 자택을 점검했습니다 543 00:36:25,560 --> 00:36:29,800 ‎오후 3시 5분 ‎오후 5시 55분, 오후 8시 10분 544 00:36:29,880 --> 00:36:32,760 ‎야간 조는 ‎어떤 점검도 하지 않았어요 545 00:36:32,840 --> 00:36:36,520 ‎뭔 일이 벌어질 거란 ‎명백한 징후가 있었어요 546 00:36:36,880 --> 00:36:38,920 ‎밤에 전화기가 울려서 547 00:36:39,000 --> 00:36:42,160 ‎받았지만 정적뿐이었어요 548 00:36:42,600 --> 00:36:44,760 ‎그러곤 전화기가 또 울렸죠 549 00:36:44,840 --> 00:36:48,120 ‎밖을 내다봤지만 ‎아무것도, 아무도 없었어요 550 00:36:48,640 --> 00:36:50,920 ‎부인은 아무 조처가 없었단 사실에 551 00:36:51,480 --> 00:36:53,000 ‎분통해 했어요 552 00:36:53,640 --> 00:36:56,560 ‎그리고 3시간 30분 후에 ‎남편은 살해됐죠 553 00:37:16,480 --> 00:37:20,760 ‎데틀레프 카르스텐 로베더에 대한 ‎1차 부검 결과입니다 554 00:37:20,840 --> 00:37:23,600 ‎'탄환은 가슴에 박혔고 ‎사입구는 등' 555 00:37:23,680 --> 00:37:26,040 ‎'정확히는 몸 중앙의 좌측' 556 00:37:26,120 --> 00:37:29,800 ‎'좌측 하단에서 ‎우측 상단으로 관통함' 557 00:37:30,480 --> 00:37:33,360 ‎'5번 흉추를 관통하면서' 558 00:37:33,440 --> 00:37:36,120 ‎'흉추가 산산이 조각남' 559 00:37:36,200 --> 00:37:38,920 ‎'척수는 완전히 절단됨' 560 00:37:39,000 --> 00:37:40,760 ‎'기도 관통' 561 00:37:40,840 --> 00:37:43,840 ‎'사인은 내출혈' 562 00:38:04,400 --> 00:38:06,840 ‎참 심란한 사진이에요 563 00:38:08,360 --> 00:38:12,840 ‎그런 일을 하다가 ‎이런 결말을 맞이하다니 564 00:38:12,920 --> 00:38:14,480 ‎이렇게 말해도 될진 모르지만요 565 00:38:16,520 --> 00:38:20,600 ‎그리고 이건 본질적으로 ‎국가의 무능함에 대한 증거예요 566 00:38:20,680 --> 00:38:21,720 ‎이 사진 말입니다 567 00:38:22,560 --> 00:38:25,000 ‎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이 568 00:38:25,080 --> 00:38:28,280 ‎살해되는 걸 막지 못했단 569 00:38:28,360 --> 00:38:29,640 ‎증거죠 570 00:38:42,120 --> 00:38:45,240 ‎"경찰" 571 00:38:50,000 --> 00:38:51,880 ‎현재 시각 오후 6시 572 00:38:52,000 --> 00:38:54,080 ‎많은 조화가 573 00:38:54,160 --> 00:38:56,520 ‎오베르카셀의 로베더 청장 ‎자택 앞에 놓였습니다 574 00:38:56,600 --> 00:38:59,240 ‎신탁청 청장 데틀레프 로베더는 575 00:38:59,320 --> 00:39:02,080 ‎최고 수준의 경찰 보호를 ‎받지 못했습니다 576 00:39:03,600 --> 00:39:08,040 ‎뒤셀도르프 경찰국장은 ‎로베더를 보호하지 않았어요 577 00:39:08,120 --> 00:39:10,720 ‎마땅히 보호받아야 했을 ‎방식으로 보호하지 않았죠 578 00:39:10,800 --> 00:39:13,560 ‎그냥 안 하기로 한 거죠 579 00:39:13,640 --> 00:39:15,920 ‎고의로 그런 겁니다 580 00:39:16,000 --> 00:39:17,760 ‎조직적인 대응은 전혀 없었어요 581 00:39:17,840 --> 00:39:21,040 ‎뒤셀도르프 주 형사 경찰의 582 00:39:21,120 --> 00:39:22,960 ‎테러 대응 능력은 583 00:39:23,040 --> 00:39:26,800 ‎형편없을 정도로 무능했죠 584 00:39:26,880 --> 00:39:31,040 ‎독일 전체에서 가장 무능할 겁니다 585 00:39:32,760 --> 00:39:35,360 ‎서로 비난의 화살을 ‎다른 곳에 돌렸어요 586 00:39:35,760 --> 00:39:39,280 ‎모든 게 혼란 그 자체였죠 587 00:39:41,000 --> 00:39:44,120 ‎창유리를 바꿨던 것도 포함해서요 588 00:39:45,320 --> 00:39:48,000 ‎1층엔 방탄유리가 설치됐지만 589 00:39:48,080 --> 00:39:49,720 ‎2층엔 없었거든요 590 00:39:51,280 --> 00:39:54,440 ‎안전 조치를 담당한 ‎회슈 직원들과의 591 00:39:54,520 --> 00:39:56,440 ‎통화 내용에 따르면 592 00:39:56,520 --> 00:39:59,720 ‎1층에만 방탄유리를 설치한 건 593 00:39:59,800 --> 00:40:04,640 ‎로베더 가족의 뜻이었다고 합니다 594 00:40:07,520 --> 00:40:09,280 ‎로베더 청장 부인은 595 00:40:09,360 --> 00:40:12,200 ‎2층에도 보호 장치를 ‎해달라고 말했답니다 596 00:40:12,280 --> 00:40:14,640 ‎'거긴 남편 서재니까' 597 00:40:14,920 --> 00:40:17,560 ‎'거기에도 ‎방탄유리를 설치해줘요' 598 00:40:18,200 --> 00:40:21,880 ‎연방 검찰 총장과 형사수사국에 599 00:40:21,960 --> 00:40:24,000 ‎전 여러 번 의문을 제기했지만 600 00:40:24,440 --> 00:40:26,840 ‎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으면서 601 00:40:27,280 --> 00:40:30,680 ‎독일 안보 이익에 ‎영향을 준다고 하더군요 602 00:40:31,200 --> 00:40:33,560 ‎형사수사국의 지휘에 따라 603 00:40:33,640 --> 00:40:38,720 ‎신탁청 특별 수사대가 ‎뒤셀도르프에 본부를 세웠습니다 604 00:40:38,800 --> 00:40:42,480 ‎하지만 수사는 거의 ‎진척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605 00:40:42,560 --> 00:40:45,840 ‎시민들로부터 100건이 넘는 ‎제보가 있었지만 606 00:40:45,920 --> 00:40:48,200 ‎유용한 건 극히 일부였습니다 607 00:40:52,000 --> 00:40:53,840 ‎아무것도 알아낸 게 없었어요 608 00:40:56,280 --> 00:41:00,000 ‎범인의 성별도 ‎범인이 몇 명인지도 609 00:41:00,080 --> 00:41:03,160 ‎기차나 승용차, 오토바이를 ‎타고 왔는지도 610 00:41:03,240 --> 00:41:05,880 ‎라인강에 배 타고 왔는지도 ‎못 알아냈죠 611 00:41:10,640 --> 00:41:14,240 ‎전 4월 3일에 헬기를 빌려서 612 00:41:14,920 --> 00:41:18,480 ‎이번 사건을 하늘에서 613 00:41:19,160 --> 00:41:21,160 ‎기록하고 싶었어요 614 00:41:23,160 --> 00:41:26,720 ‎큰돈이 들긴 했지만 흥미로웠죠 615 00:41:26,800 --> 00:41:29,840 ‎헬기로 범죄 현장 위를 훑었어요 616 00:41:29,920 --> 00:41:34,680 ‎범인이 어떻게 거기에 갔는지 ‎알고 싶었거든요 617 00:41:39,600 --> 00:41:44,520 ‎로베더 청장 자택이 ‎내려다보였어요 618 00:41:44,920 --> 00:41:47,400 ‎경찰 출입 저지선도 보였고 619 00:41:47,480 --> 00:41:49,600 ‎많은 순찰차도 보였어요 620 00:41:50,600 --> 00:41:52,760 ‎그리고 의자를 봤는데 621 00:41:52,840 --> 00:41:56,600 ‎그건 저격범이 앉았던 의자가 ‎확실했어요 622 00:41:57,440 --> 00:42:00,240 ‎저격범은 마을 정원에 ‎숨어있었습니다 623 00:42:00,360 --> 00:42:03,240 ‎총으로 무장한 채 ‎여기 정원 의자에 앉아 624 00:42:03,320 --> 00:42:05,640 ‎저격 대상이 ‎서재로 들어오길 기다렸죠 625 00:42:08,360 --> 00:42:11,880 ‎현장엔 그뿐만이 아니라 쌍안경 626 00:42:12,880 --> 00:42:13,920 ‎수건 한 장 627 00:42:14,480 --> 00:42:16,080 ‎자백서가 있었어요 628 00:42:17,360 --> 00:42:21,520 ‎현장에서 발견된 자백서는 629 00:42:21,600 --> 00:42:25,000 ‎아직 분석 중입니다 630 00:42:31,240 --> 00:42:35,320 ‎그 자백서는 진짜인 거 같고 631 00:42:35,400 --> 00:42:37,800 ‎우리 가정과도 맞아떨어져요 632 00:42:37,880 --> 00:42:40,120 ‎우린 초반부터 633 00:42:40,200 --> 00:42:42,640 ‎로베더 청장이 피습되면 634 00:42:42,720 --> 00:42:46,240 ‎이런 식의 해명이 있을 거라고 ‎예상했거든요 635 00:42:51,000 --> 00:42:54,960 ‎자백서엔 ‎적군파가 살인을 시인했고 636 00:42:55,720 --> 00:42:59,720 ‎그 외에도 637 00:42:59,800 --> 00:43:06,560 ‎공장이 막무가내로 ‎문을 닫아야 하며 638 00:43:06,640 --> 00:43:10,680 ‎자신들에게 서방 체제가 ‎강요된다는 점이 명시됐어요 639 00:43:10,760 --> 00:43:13,720 ‎시민의 운명은 ‎나 몰라라 한다면서요 640 00:43:17,000 --> 00:43:22,080 ‎적군파 자백서에 ‎정확히 그렇게 적혀 있었어요 641 00:43:26,280 --> 00:43:29,280 ‎지금 갖고 있는데 ‎읽어드릴 수 있어요 642 00:45:25,000 --> 00:45:28,200 ‎자막: 김진숙