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1:38,139 --> 00:01:41,017 ‎"한마 바키" 2 00:01:45,146 --> 00:01:47,398 ‎'저런 괴물은 본 적 없어' 3 00:01:48,566 --> 00:01:51,736 ‎티렉스의 이빨과 꼬리 4 00:01:53,071 --> 00:01:56,407 ‎트리케라톱스의 발과 뿔 5 00:01:57,325 --> 00:02:00,245 ‎프테라노돈의 날개와 발톱 6 00:02:01,663 --> 00:02:05,166 ‎단 한 마리가 ‎강적 세 마리의 힘을 갖췄다 7 00:02:05,750 --> 00:02:08,545 ‎한 마리, 한 마리가 ‎이미 충분히 괴물 8 00:02:09,754 --> 00:02:14,092 ‎그 힘은 여지없이 ‎피클의 몸에 새겨져 있다 9 00:02:17,262 --> 00:02:18,179 ‎온다! 10 00:02:19,264 --> 00:02:21,850 ‎이빨이, 뿔이 11 00:02:21,933 --> 00:02:24,435 ‎발톱이, 부리가 12 00:02:25,603 --> 00:02:26,604 ‎일제히! 13 00:02:28,523 --> 00:02:30,316 ‎바키가 공격한다 14 00:02:30,984 --> 00:02:34,320 ‎천재적이라 할 수밖에 없는 ‎여기까지의 전개 15 00:02:34,404 --> 00:02:36,698 ‎하지만 여기서부터 ‎어떻게 할 것인가? 16 00:02:37,448 --> 00:02:39,325 ‎실제 바키의 몸무게는 17 00:02:40,034 --> 00:02:41,828 ‎공룡의 100분의 1 이하 18 00:02:51,129 --> 00:02:53,298 ‎아무리 백악기 최강이라고는 하나 19 00:02:54,257 --> 00:02:57,051 ‎격투기에서는 사실상 아마추어 20 00:02:59,387 --> 00:03:03,683 ‎그 고통을 티렉스의 이빨로 ‎착각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21 00:03:06,644 --> 00:03:08,188 ‎그렇군! 22 00:03:14,319 --> 00:03:15,153 ‎야! 23 00:03:19,157 --> 00:03:21,701 ‎바키, 그건 너무 심하잖아 24 00:03:23,453 --> 00:03:24,287 ‎그렇다 25 00:03:25,413 --> 00:03:29,083 ‎상대가 누구든 ‎처음 만났다면 그것은 첫 대결 26 00:03:29,167 --> 00:03:31,211 ‎제대로 맞붙을 생각인가? 27 00:03:31,794 --> 00:03:33,171 ‎성급하게 굴지 마라, 바키! 28 00:03:35,131 --> 00:03:38,092 ‎하지만 첫 대결 자체가 ‎처음은 아니다 29 00:03:44,849 --> 00:03:49,312 ‎전력 질주 직전의 자세는 ‎꽤 오래됐다 30 00:03:51,272 --> 00:03:53,274 ‎2차 대전 이전의 올림픽에서도 31 00:03:53,358 --> 00:03:56,110 ‎이 자세를 취하는 선수가 있었다 32 00:03:57,612 --> 00:03:59,822 ‎단거리 달리기 출발의 역사는 33 00:03:59,906 --> 00:04:03,034 ‎얼마나 수평에 가까워지는가의 ‎역사라고 할 수 있다 34 00:04:04,077 --> 00:04:05,662 ‎결국은 이런 모습 35 00:04:06,329 --> 00:04:07,997 ‎단거리 달리기 스타트는 36 00:04:08,081 --> 00:04:11,626 ‎크라우칭 스타트라는 ‎이 형태와 일치한다 37 00:04:13,253 --> 00:04:15,797 ‎스타터라고 불리는 ‎이 기구를 사용하면 38 00:04:16,547 --> 00:04:18,549 ‎비약적으로 수평에 가까워진다 39 00:04:19,384 --> 00:04:22,470 ‎하지만 물론 수평은 아니다 40 00:04:25,223 --> 00:04:29,894 ‎오늘 드디어 인류 최초로 ‎수평 출발에 성공한 자가 나왔다 41 00:04:30,395 --> 00:04:31,854 ‎다만 인류 역사상 42 00:04:31,938 --> 00:04:35,358 ‎최신, 최속의 출발을 ‎달성한 사람은 43 00:04:35,441 --> 00:04:36,901 ‎현대인이 아니었다 44 00:04:38,695 --> 00:04:42,991 ‎상대인 한마 바키와의 접촉 시간 ‎1초 이내 45 00:04:46,327 --> 00:04:49,580 ‎중국 무술 사범, 레츠 카이오는 46 00:04:49,664 --> 00:04:52,417 ‎나중에 이 순간을 이렇게 말했다 47 00:04:53,126 --> 00:04:54,502 ‎'느꼈다'라고 48 00:04:55,503 --> 00:04:58,172 ‎말로 설명하면 길어지지만 49 00:04:58,256 --> 00:05:00,925 ‎그 순간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50 00:05:02,302 --> 00:05:03,344 ‎이해가 되더군요 51 00:05:04,512 --> 00:05:08,349 ‎피클은 고대 백악기 시대에 ‎이렇게 하고 있던 것입니다 52 00:05:09,517 --> 00:05:11,436 ‎어떤 때는 나무의 힘을 53 00:05:12,020 --> 00:05:13,730 ‎어떤 때는 바위의 힘을 빌려서 54 00:05:15,148 --> 00:05:18,651 ‎5톤이나 되는 녀석들을 ‎멈출 수 있었던 겁니다 55 00:05:19,652 --> 00:05:23,072 ‎그와 동시에 ‎바키에 대한 생각도 들었습니다 56 00:05:23,948 --> 00:05:26,492 ‎바키의 몸무게는 70kg 정도인데 57 00:05:27,035 --> 00:05:28,578 ‎100kg이 넘는 내가 58 00:05:28,661 --> 00:05:33,124 ‎한순간도 못 막았던 피클의 몸통을 ‎어떻게 막았을까요? 59 00:05:33,916 --> 00:05:35,084 ‎게다가 조건도 60 00:05:35,668 --> 00:05:40,089 ‎날 상대로 지면에서 출발한 때보다 ‎바키에게 훨씬 더 불리했어요 61 00:05:40,715 --> 00:05:44,177 ‎'여기서 결판이 나겠구나' ‎그렇게 생각했죠 62 00:05:46,804 --> 00:05:50,850 ‎1초도 안 되는 순간에 ‎어떻게 그 많은 생각을 했냐고요? 63 00:05:53,895 --> 00:05:55,229 ‎비유하자면 64 00:05:55,813 --> 00:05:59,567 ‎최고로 맛있는 카레라이스를 ‎한 입만 먹었다고 가정하죠 65 00:06:00,568 --> 00:06:04,739 ‎매운맛, 짠맛, 단맛, 약간의 신맛 66 00:06:04,822 --> 00:06:07,909 ‎향기, 감칠맛, 재료의 질감 67 00:06:07,992 --> 00:06:10,495 ‎흩어지는 밥알, 향신료 68 00:06:10,578 --> 00:06:12,914 ‎그 맛을 자세히 설명하려면 69 00:06:12,997 --> 00:06:14,957 ‎10분은 족히 걸릴 테지만 70 00:06:15,041 --> 00:06:19,045 ‎그것들을 느끼는 데 걸리는 시간은 ‎단 10초 정도였습니다 71 00:06:19,128 --> 00:06:21,130 ‎이러면 이해가 될까요? 72 00:06:22,673 --> 00:06:23,633 ‎놀라운 사실은 73 00:06:24,300 --> 00:06:26,928 ‎바키가 거기서 ‎멈춰 버렸다는 겁니다 74 00:06:27,637 --> 00:06:32,266 ‎바키는 자세를 풀고 ‎그대로 서서 피클을 맞이했죠 75 00:06:32,350 --> 00:06:33,267 ‎그렇습니다 76 00:06:34,602 --> 00:06:36,646 ‎전력으로 부딪쳐 오는 ‎피클을 맞이한 겁니다 77 00:06:37,146 --> 00:06:39,273 ‎피할 틈이 있을 리 없죠 78 00:06:41,234 --> 00:06:42,235 ‎그런데 79 00:06:43,611 --> 00:06:45,613 ‎피클이 날아갔습니다 80 00:06:46,155 --> 00:06:48,783 ‎아니, 튀어 오른 게 아닙니다 81 00:06:49,992 --> 00:06:54,163 ‎말 그대로 저 위로 ‎저 멀리 날아갔습니다 82 00:06:59,001 --> 00:07:01,421 ‎아니, 피클이 날아갔어! 83 00:07:02,922 --> 00:07:05,091 ‎던진 건가? 84 00:07:05,591 --> 00:07:06,467 ‎모르겠습니다 85 00:07:07,802 --> 00:07:09,178 ‎그야 그렇겠죠 86 00:07:09,971 --> 00:07:12,181 ‎그 순간 바키가 한 동작은 ‎이런 식으로 87 00:07:12,849 --> 00:07:15,059 ‎파리라도 쫓는 것 같았어요 88 00:07:15,726 --> 00:07:19,689 ‎고류 유술이나 합기도에도 ‎저런 동작은 없습니다 89 00:07:20,273 --> 00:07:24,193 ‎200kg이 넘는 피클이 ‎천장 근처까지 날아갔습니다 90 00:07:24,277 --> 00:07:28,197 ‎절반도 안 되는 작은 남자가 ‎가볍게 손목을 털었을 뿐인데요 91 00:07:29,115 --> 00:07:30,491 ‎엄청나군요 92 00:07:30,575 --> 00:07:31,409 ‎피클이란 놈은 93 00:07:32,410 --> 00:07:35,288 ‎말도 안 되는 녀석이에요 94 00:07:40,293 --> 00:07:43,713 ‎역시 백악기 최강이야 95 00:07:45,798 --> 00:07:49,927 ‎왜지? 던져 버린 쪽은 바키잖나 96 00:07:50,011 --> 00:07:52,930 ‎왜 날아간 피클이 대단한 거지? 97 00:07:53,431 --> 00:07:55,766 ‎어려운 건 모르겠습니다만 98 00:07:55,850 --> 00:07:58,728 ‎저도 아는 게 있습니다 99 00:07:59,312 --> 00:08:02,607 ‎나가는 힘, 나아가는 힘이 ‎강하면 강할수록 100 00:08:02,690 --> 00:08:05,359 ‎옆에서 오는 힘에 약하다는 거죠 101 00:08:06,235 --> 00:08:07,361 ‎총을 발사했을 때 102 00:08:08,070 --> 00:08:09,363 ‎배로 들어간 총알이 103 00:08:10,114 --> 00:08:13,367 ‎옆구리나 어깨로 ‎빠져나오기도 합니다 104 00:08:14,035 --> 00:08:17,497 ‎연약한 배 속에서 ‎다양한 요인에 영향받는 거죠 105 00:08:18,289 --> 00:08:19,582 ‎극단적인 예로 106 00:08:19,665 --> 00:08:23,753 ‎관엽 식물 잎사귀 한 장에 ‎궤도를 이탈하는 경우도 있죠 107 00:08:24,337 --> 00:08:28,591 ‎피클이 총알이라고 ‎총알 같은 돌진력이라고 108 00:08:28,674 --> 00:08:32,637 ‎그래서 저리 가벼운 동작에도 ‎저렇게까지 날아가는 거라고 109 00:08:32,720 --> 00:08:34,764 ‎하나야마 씨가 말하더군요 110 00:08:35,473 --> 00:08:39,018 ‎하나야마 씨의 말을 듣고 ‎어떤 대결이 떠올랐습니다 111 00:08:40,186 --> 00:08:43,981 ‎1964년,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112 00:08:45,149 --> 00:08:47,985 ‎프로 권투 세계 ‎헤비급 타이틀 매치 113 00:08:48,069 --> 00:08:50,738 ‎소니 리스턴 대 캐시어스 클레이 114 00:08:51,739 --> 00:08:54,283 ‎리스턴이 혼신을 다해 날린 ‎오른손 스트레이트를 115 00:08:54,367 --> 00:08:57,411 ‎클레이가 패링으로 ‎훌륭하게 흘려보냈습니다 116 00:08:57,995 --> 00:09:02,416 ‎그 결과 리스턴의 오른쪽 어깨가 ‎심각하게 탈골됐죠 117 00:09:03,167 --> 00:09:07,380 ‎일부 전문가들은 클레이의 패링이 ‎너무 강렬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118 00:09:07,463 --> 00:09:08,673 ‎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119 00:09:09,423 --> 00:09:13,094 ‎오히려 패링만으로도 ‎어깨가 탈구되는 120 00:09:13,177 --> 00:09:17,056 ‎리스턴의 주먹 힘에 ‎찬사를 보내야 할 테죠 121 00:09:41,289 --> 00:09:42,415 ‎어때? 122 00:09:42,498 --> 00:09:44,959 ‎딱 8군데에 영역을 표시했어 123 00:09:47,295 --> 00:09:50,089 ‎그런 곳에서 겁먹고 있는 사이 124 00:09:50,756 --> 00:09:52,883 ‎여기가 내 영역이 돼 버린 거야 125 00:09:53,551 --> 00:09:56,220 ‎뭐지? 126 00:09:56,804 --> 00:09:58,472 ‎그렇군! 127 00:10:13,404 --> 00:10:16,490 ‎이제 됐어, 마술은 끝났어 128 00:10:17,074 --> 00:10:22,121 ‎티렉스, 트리케라톱스, 프테라노돈 ‎내가 좀 과했지? 129 00:10:22,788 --> 00:10:24,373 ‎기본으로 돌아가자 130 00:10:25,041 --> 00:10:26,626 ‎호모 사피엔스끼리 131 00:10:30,713 --> 00:10:32,757 ‎인간으로서 싸우자 132 00:10:38,971 --> 00:10:40,765 ‎한 번쯤은 해 보고 싶어 133 00:10:41,932 --> 00:10:42,767 ‎바보 같죠? 134 00:10:43,351 --> 00:10:45,019 ‎정면 승부! 135 00:10:45,686 --> 00:10:46,646 ‎땅에… 136 00:10:46,729 --> 00:10:50,566 ‎아니, 땅을 갖다 박은 것 같다! 137 00:10:50,650 --> 00:10:53,486 ‎정면 승부가 해 보고 싶다고 ‎말하긴 했지만 138 00:10:54,904 --> 00:10:58,282 ‎예상한 범위 내인가? ‎예상한 범위 밖인가? 139 00:11:16,175 --> 00:11:17,677 ‎그렇구나 140 00:11:18,511 --> 00:11:21,764 ‎정말 너무 강하네 141 00:11:21,847 --> 00:11:23,432 ‎의심할 여지 없이 142 00:11:26,394 --> 00:11:30,022 ‎막아 내는 중에도 143 00:11:31,899 --> 00:11:37,071 ‎막은 그 팔이 급소가 된 느낌! 144 00:11:37,947 --> 00:11:39,573 ‎초인적인 힘 145 00:11:40,783 --> 00:11:43,202 ‎저 빛을 보는 것도 오늘만 세 번째 146 00:11:43,703 --> 00:11:45,079 ‎초인적인 힘? 147 00:11:49,458 --> 00:11:52,086 ‎초인적인 힘 하면 ‎역시 그 사람이지 148 00:11:52,753 --> 00:11:56,090 ‎비스킷 올리바 ‎일명 미스터 언체인 149 00:11:56,674 --> 00:11:59,969 ‎보고 싶다, 이런 장면 150 00:12:00,052 --> 00:12:02,346 ‎그 사람이라면 할 수 있겠지 151 00:12:02,930 --> 00:12:06,767 ‎정면 승부를 펼칠 거야 ‎마치 신화 속 세계처럼 152 00:12:07,393 --> 00:12:08,728 ‎정면 승부? 153 00:12:09,770 --> 00:12:15,693 ‎승부라고 하면, 그래 ‎저기서 구경하는 저 주먹 154 00:12:16,569 --> 00:12:19,947 ‎저 사람도 꼼수 없이 맞서겠지 155 00:12:20,573 --> 00:12:23,784 ‎분명히 정면으로 맞붙을 거야 156 00:12:24,493 --> 00:12:25,494 ‎정면? 157 00:12:25,578 --> 00:12:29,665 ‎정면 승부가 있으니까 ‎후면 승부도 있으려나? 158 00:12:29,749 --> 00:12:31,250 ‎에이, 그런 말은 없잖아 159 00:12:32,251 --> 00:12:35,171 ‎후면이라고 하면 ‎역시 그 등이 떠올라야지 160 00:12:35,254 --> 00:12:36,338 ‎오거! 161 00:12:37,506 --> 00:12:39,842 ‎둘 다 이런 자세네 162 00:12:40,843 --> 00:12:43,763 ‎둘이 붙으면 어떻게 될까? 163 00:12:45,598 --> 00:12:47,975 ‎하지만, 그래 164 00:12:48,058 --> 00:12:49,894 ‎내가 진짜 흥미 있는 건 165 00:12:49,977 --> 00:12:51,771 ‎진짜 보고 싶은 건 166 00:12:52,688 --> 00:12:54,023 ‎한마 바키라면 167 00:12:55,149 --> 00:12:57,610 ‎이놈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! 168 00:13:00,780 --> 00:13:03,032 ‎18년 동안 살아왔다 169 00:13:03,699 --> 00:13:05,534 ‎신중하게, 매우 조심스럽게 170 00:13:07,453 --> 00:13:08,287 ‎살아왔다 171 00:13:10,748 --> 00:13:11,791 ‎이기기 위해서 172 00:13:12,833 --> 00:13:16,545 ‎지상 최강의 생명체 ‎아버지 한마 유지로 173 00:13:17,129 --> 00:13:18,631 ‎그의 뒤를 따랐다 174 00:13:19,465 --> 00:13:20,299 ‎어째서? 175 00:13:21,217 --> 00:13:23,719 ‎'어째서'라니? ‎미치기라도 했나? 176 00:13:23,803 --> 00:13:28,557 ‎나는 한마 유지로와 싸울 이유를 ‎찾고 있는 건가? 177 00:13:29,683 --> 00:13:32,478 ‎한마 유지로는 ‎어머니의 원수 아니었나? 178 00:13:34,021 --> 00:13:36,232 ‎그래, 4년 전 179 00:13:38,567 --> 00:13:39,819 ‎증오 180 00:13:41,946 --> 00:13:43,030 ‎증오? 181 00:13:44,573 --> 00:13:46,408 ‎동경 182 00:13:47,159 --> 00:13:48,327 ‎멍청한 소리! 183 00:13:49,328 --> 00:13:50,830 ‎내가 왜 그 사람을 동경해? 184 00:13:51,664 --> 00:13:52,915 ‎하지만 한 가지 185 00:13:54,583 --> 00:13:56,794 ‎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186 00:13:57,962 --> 00:14:00,089 ‎한마 유지로의 힘 187 00:14:01,006 --> 00:14:02,800 ‎부인할 수 없고 188 00:14:02,883 --> 00:14:05,594 ‎전혀 흠잡을 데 없는 그 힘 189 00:14:06,178 --> 00:14:07,304 ‎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190 00:14:09,014 --> 00:14:10,850 ‎신뢰라고도 할 수 있다 191 00:14:11,642 --> 00:14:13,352 ‎그 등을 쫓아갔다 192 00:14:14,395 --> 00:14:16,480 ‎그 주먹에 대비해 왔다 193 00:14:17,189 --> 00:14:19,024 ‎그 날렵함을 생각해 왔다 194 00:14:20,943 --> 00:14:24,363 ‎그래서 피할 수 있다 ‎이것이라면 피할 수 있다 195 00:14:25,072 --> 00:14:28,868 ‎닿기만 해도 ‎큰 부상으로 이어지는 일격 196 00:14:29,451 --> 00:14:30,369 ‎피할 수 있다 197 00:14:31,078 --> 00:14:32,371 ‎더 아슬아슬하게 198 00:14:32,454 --> 00:14:33,914 ‎더 효과적으로 199 00:14:34,456 --> 00:14:37,793 ‎점점 더 가까이서 ‎피하게 된 겁니다 200 00:14:37,877 --> 00:14:39,753 ‎점점 더 아슬아슬하게요 201 00:14:40,504 --> 00:14:44,008 ‎처음엔 크게 몸을 비틀며 피했지만 202 00:14:44,675 --> 00:14:46,260 ‎나중엔 머리카락에 닿고 203 00:14:47,177 --> 00:14:48,637 ‎살갗을 스치는 정도 204 00:14:49,346 --> 00:14:53,142 ‎더 아슬아슬해질수록 ‎뭐랄까, 움직임이… 205 00:14:53,726 --> 00:14:57,021 ‎격투기나 무술이라기보다는 206 00:14:57,104 --> 00:14:58,480 ‎펄럭이는 춤 207 00:14:58,564 --> 00:15:00,566 ‎그렇지, 투우 같았습니다 208 00:15:00,649 --> 00:15:02,401 ‎마치 투우사가 된 듯했죠 209 00:15:05,487 --> 00:15:07,281 ‎여러 종류의 속도를 봤다 210 00:15:08,198 --> 00:15:11,785 ‎땅에서, 물에서, 하늘에서 211 00:15:12,953 --> 00:15:15,831 ‎그리고 오늘 새로운 것을 경험했다 212 00:15:20,794 --> 00:15:22,922 ‎속도의 개념을 뛰어넘는 속도 213 00:15:23,505 --> 00:15:27,301 ‎이를테면 이렇게 빠져나갔달까요 214 00:15:28,677 --> 00:15:30,804 ‎순간 피클의 뇌리에… 215 00:15:33,182 --> 00:15:34,767 ‎처음엔 장난삼아 216 00:15:35,768 --> 00:15:37,728 ‎가볍게 한 입 먹어 볼 요량이었다 217 00:15:43,192 --> 00:15:45,694 ‎하지만 쉬이 잡히지 않았다 218 00:15:46,862 --> 00:15:48,697 ‎잡았다, 이번엔 확실히! 219 00:15:51,909 --> 00:15:53,911 ‎그때 조용히 깨달았다 220 00:15:54,620 --> 00:15:55,704 ‎이 세상에는 221 00:15:55,788 --> 00:15:58,707 ‎육체를 통과할 수 있는 생물이 ‎있다는 것을 222 00:16:00,459 --> 00:16:04,088 ‎실전 가라테의 아버지라 불리는 ‎가라테 명인이 223 00:16:04,171 --> 00:16:06,840 ‎말년에 이렇게 말했다 224 00:16:08,050 --> 00:16:10,052 ‎'수많은 찌르기를 피했다' 225 00:16:10,928 --> 00:16:12,888 ‎'수많은 발차기를 받아 왔다' 226 00:16:13,430 --> 00:16:16,850 ‎'수많은 팔꿈치를, 무릎을 ‎머리를 가격당했다' 227 00:16:17,685 --> 00:16:21,939 ‎'끝내는 쇠 파이프 ‎돌멩이, 단검으로까지' 228 00:16:22,982 --> 00:16:25,693 ‎'최대한 가깝게, 아슬아슬하게' 229 00:16:26,694 --> 00:16:29,363 ‎'거의 스치듯이' 230 00:16:30,114 --> 00:16:31,615 ‎'마지막 순간에야 피했다' 231 00:16:33,200 --> 00:16:37,287 ‎그러던 중 평범한 대련 중에 ‎그는 놀라운 상태를 경험했다 232 00:16:38,998 --> 00:16:40,624 ‎'통과했다', 그가 말했다 233 00:16:41,667 --> 00:16:44,211 ‎상대의 몸을 통과한 것이다 234 00:16:45,963 --> 00:16:48,215 ‎물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235 00:16:49,550 --> 00:16:51,593 ‎정신이 멍해질 정도의 시간을 236 00:16:51,677 --> 00:16:54,722 ‎상대방의 뒤로 돌아가며 보낸 결과 237 00:16:55,723 --> 00:16:59,435 ‎손놀림, 몸놀림, 발놀림의 238 00:17:00,477 --> 00:17:02,896 ‎움직이는 효율이 극에 달해 239 00:17:03,522 --> 00:17:05,816 ‎돌아가는 행위 자체를 초월하고 240 00:17:06,567 --> 00:17:09,319 ‎통과의 경지에까지 ‎이르게 된 것이다 241 00:17:16,035 --> 00:17:17,161 ‎도대체 이 수컷은 242 00:17:19,413 --> 00:17:21,999 ‎얼마나 더 많은 속임수를 쓸까? 243 00:17:22,499 --> 00:17:24,793 ‎이렇게까지… 244 00:17:24,877 --> 00:17:28,672 ‎바키의 수준이 ‎여기까지 도달한 건가! 245 00:17:29,339 --> 00:17:30,716 ‎내가 할 수 있을까? 246 00:17:30,799 --> 00:17:33,302 ‎이 내가 저걸 흉내 낼 수 있나? 247 00:17:36,930 --> 00:17:40,059 ‎무신이라는 칭호를 가진 ‎오로치 돗포 248 00:17:40,726 --> 00:17:44,313 ‎걸어 다니는 무의 화신이라 불리는 ‎시부카와 고키 249 00:17:45,522 --> 00:17:49,026 ‎그리고 중국 무술 현역 최강이자 ‎그 정점에 이른 250 00:17:49,109 --> 00:17:50,819 ‎나의 스승, 카쿠 카이오 251 00:17:51,403 --> 00:17:54,323 ‎이 셋은 저 움직임을 ‎흉내 낼 수 있을까? 252 00:18:04,541 --> 00:18:06,585 ‎피클이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253 00:18:07,461 --> 00:18:09,588 ‎잡을 수 없는 상대가 있던 곳 254 00:18:11,340 --> 00:18:13,592 ‎그곳은 바로 자신의 품이었다 255 00:18:14,176 --> 00:18:17,554 ‎그는 왼손 주먹에 ‎보이지 않는 검을 쥐고 256 00:18:17,638 --> 00:18:21,350 ‎싸움소와 같은 피클의 급소를 257 00:18:23,393 --> 00:18:25,104 ‎깊숙이 파고들었다 258 00:18:26,688 --> 00:18:28,107 ‎피클은 예감했다 259 00:18:28,190 --> 00:18:30,734 ‎곧 다가올 엄청난 고통의 크기를 260 00:18:31,860 --> 00:18:34,363 ‎책상 모서리에 ‎새끼발가락을 찧었을 때 261 00:18:35,239 --> 00:18:37,366 ‎명치를 강타당했을 때 262 00:18:38,158 --> 00:18:42,746 ‎실제 고통이 찾아오기까지 주어진 ‎그 잠깐의 순간 263 00:18:43,831 --> 00:18:48,460 ‎뇌는 이미 타격의 정도를 통해 ‎어느 정도의 고통일지 예상한다 264 00:18:49,795 --> 00:18:53,382 ‎바로 직후 ‎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듯 265 00:18:53,465 --> 00:18:56,718 ‎예상대로, 예상보다 더한 ‎극심한 통증 266 00:18:58,804 --> 00:19:01,974 ‎신이 주신 각오의 시간 267 00:19:03,725 --> 00:19:07,896 ‎과거 두 차례의 격전 속에서 ‎새겨진 확실한 기억 268 00:19:09,106 --> 00:19:11,650 ‎온다, 역대 최대치에 달하는 ‎고통의 파도가! 269 00:19:11,733 --> 00:19:15,529 ‎충격의 느낌과 진동의 크기가 ‎그것을 알려 준다 270 00:19:17,573 --> 00:19:18,407 ‎왔다! 271 00:19:19,783 --> 00:19:22,870 ‎예상대로, 예상보다 더 272 00:19:28,876 --> 00:19:31,628 ‎효과가 있어 273 00:19:32,171 --> 00:19:33,630 ‎그렇습니다 274 00:19:33,714 --> 00:19:37,509 ‎언제든 어떤 때든 ‎쌍방울 공격은 효과적이죠 275 00:19:38,093 --> 00:19:39,386 ‎아무리 그래도 276 00:19:39,469 --> 00:19:43,557 ‎그래 봤자 작은 방울인데 ‎저렇게나 아프다고? 277 00:19:43,640 --> 00:19:47,644 ‎작은 방울이라고 하셨습니까? ‎그 인식부터 잘못됐습니다 278 00:19:48,270 --> 00:19:51,565 ‎단언컨대 고환이란 내장입니다 279 00:19:52,733 --> 00:19:53,567 ‎연약하죠 280 00:19:54,276 --> 00:19:56,987 ‎태아일 때는 체내에 위치하다가 281 00:19:57,070 --> 00:19:58,864 ‎냉각을 위해 체외에 자리합니다 282 00:19:59,907 --> 00:20:03,410 ‎너무도 섬세하고 ‎더없이 약한 존재인 것입니다 283 00:20:04,036 --> 00:20:06,872 ‎심장처럼, 간처럼 284 00:20:07,456 --> 00:20:10,417 ‎위처럼, 뇌처럼 약합니다 285 00:20:11,960 --> 00:20:14,046 ‎하지만 이 장기들은 보호받고 있죠 286 00:20:15,088 --> 00:20:18,967 ‎두툼한 근육, 지방, 뼈 287 00:20:19,551 --> 00:20:20,969 ‎견고한 두개골에! 288 00:20:21,678 --> 00:20:26,350 ‎하지만 고환만은 ‎정자 생산이라는 중요 임무를 맡아 289 00:20:26,433 --> 00:20:27,809 ‎냉각돼야 합니다 290 00:20:28,393 --> 00:20:30,270 ‎중대한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291 00:20:30,354 --> 00:20:33,982 ‎피부 한 장만 걸친 채 ‎밖으로 내몰려 292 00:20:34,900 --> 00:20:38,487 ‎저렇게 무방비 상태로 ‎노출돼 버린 것입니다 293 00:20:39,905 --> 00:20:45,744 ‎만약 피부 한 장에 싸인 심장이 ‎가랑이 사이에 매달려 있다면 294 00:20:45,827 --> 00:20:49,039 ‎전투에서 엄청난 약점이 되겠죠 295 00:20:49,122 --> 00:20:52,501 ‎나라면 외출도 못 해 296 00:20:55,837 --> 00:20:58,757 ‎승부가 났군 297 00:21:00,175 --> 00:21:01,009 ‎아니요 298 00:21:01,093 --> 00:21:02,469 ‎그렇진 않습니다 299 00:21:02,970 --> 00:21:04,263 ‎뭐? 300 00:21:04,346 --> 00:21:05,889 ‎저 자식 301 00:21:05,973 --> 00:21:07,975 ‎좋은 표정으로 쓰러졌어요 302 00:21:09,268 --> 00:21:11,979 ‎일어날 것인가 ‎그대로 쓰러질 것인가? 303 00:21:13,105 --> 00:21:17,901 ‎그것은 맞은 순간 ‎즉시 마음속으로 결정됩니다 304 00:21:17,985 --> 00:21:21,071 ‎'내가 졌어, 용서해 줘!'라는 ‎마음일지 305 00:21:22,114 --> 00:21:25,534 ‎'너 이 새끼, 가만 안 둬!'라는 ‎마음일지 306 00:21:26,118 --> 00:21:28,745 ‎쓰러지는 찰나의 표정 307 00:21:29,538 --> 00:21:35,127 ‎싸우려는 의지가 남아 있다면 ‎표정에서 바로 드러날 겁니다 308 00:21:36,128 --> 00:21:39,298 ‎아까 보여 줬던 피클의 그 표정 309 00:21:40,257 --> 00:21:42,884 ‎일어나는 걸로 모자라 ‎아무래도 바키 녀석이 310 00:21:43,510 --> 00:21:46,430 ‎피클의 핏대를 돋운 것 같네요 311 00:21:47,139 --> 00:21:49,182 ‎둘은 함께 전율했다 312 00:21:50,100 --> 00:21:50,934 ‎긴장으로 313 00:21:52,269 --> 00:21:53,186 ‎그리고 분노로 314 00:22:02,612 --> 00:22:04,031 ‎보인다 315 00:22:05,407 --> 00:22:07,451 ‎길었던 이 싸움의 316 00:22:08,327 --> 00:22:09,953 ‎끝이 보인다 317 00:22:11,830 --> 00:22:12,956 ‎이 얼굴이 318 00:22:14,416 --> 00:22:16,043 ‎이 모습이 319 00:22:17,085 --> 00:22:19,254 ‎피클의 최종 형태! 320 00:23:46,425 --> 00:23:51,138 ‎자막: 임지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