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1:38,098 --> 00:01:41,017 ‎"한마 바키" 2 00:01:42,393 --> 00:01:44,187 ‎우리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3 00:01:44,771 --> 00:01:46,481 ‎설마 마지막 순간에 4 00:01:47,232 --> 00:01:49,317 ‎저런 것이 준비돼 있을 줄은 5 00:01:50,235 --> 00:01:54,030 ‎먼저 눈치챈 것은 ‎당연하게도 바키였습니다 6 00:01:55,865 --> 00:01:57,033 ‎자상 7 00:01:57,742 --> 00:02:00,620 ‎청룡도 같은 칼날이 꽂힌 상처 8 00:02:01,621 --> 00:02:03,873 ‎오래된 상처가 ‎피클의 상체를 가로질러 9 00:02:04,666 --> 00:02:06,793 ‎사선으로 이어져 있었죠 10 00:02:07,418 --> 00:02:08,670 ‎언제부터? 11 00:02:09,379 --> 00:02:12,257 ‎기관총을 맞은 것처럼 ‎타원형으로 난 상처다 12 00:02:12,841 --> 00:02:14,259 ‎현대에서 얻은 게 아니야 13 00:02:14,759 --> 00:02:16,928 ‎발톱인가? 가시인가? 14 00:02:17,595 --> 00:02:19,514 ‎어쨌든 백악기의 상처! 15 00:02:20,515 --> 00:02:24,769 ‎언제, 누가, 무엇이 낸 상처인지 16 00:02:25,812 --> 00:02:28,439 ‎그 해답은 ‎우리가 먼저 알아차렸습니다 17 00:02:29,482 --> 00:02:30,692 ‎우리는 보았거든요 18 00:02:30,775 --> 00:02:32,986 ‎등까지 이어진 똑같은 상처를 19 00:02:35,029 --> 00:02:36,030 ‎이해가 되십니까? 20 00:02:37,157 --> 00:02:39,242 ‎가슴부터 등까지 걸친 같은 상처 21 00:02:39,868 --> 00:02:42,620 ‎여기서 유추되는 답은 하나 22 00:02:43,246 --> 00:02:46,666 ‎상처의 모양, 크기 ‎시대를 고려했을 때 23 00:02:47,417 --> 00:02:50,920 ‎청룡도의 정체는 ‎티라노사우루스의 이빨 24 00:02:52,088 --> 00:02:56,593 ‎피클은 티렉스의 턱에서 살아남은 ‎남자였던 겁니다! 25 00:02:57,177 --> 00:03:00,388 ‎이 감동, 이 존경심, 이 흥분은 26 00:03:00,930 --> 00:03:03,057 ‎도대체 어떻게 표현할지… 27 00:03:05,101 --> 00:03:07,395 ‎결론에 도달한 우리 세 명은 28 00:03:08,062 --> 00:03:10,815 ‎동시에 박수를 쳤습니다 29 00:03:16,821 --> 00:03:21,201 ‎관절을 재배치하여 ‎완벽한 전투 체형으로 변신했다 30 00:03:23,745 --> 00:03:25,872 ‎피클의 최종 형태 31 00:03:26,539 --> 00:03:30,126 ‎역시 이 말은 안 할 수가 없네 32 00:03:30,960 --> 00:03:33,171 ‎승부는 이제부터야 33 00:03:34,881 --> 00:03:36,424 ‎피클의 최종 형태 34 00:03:36,966 --> 00:03:42,472 ‎어깨, 팔꿈치, 손목, 허리의 ‎주요 관절을 재배치한 그 모습은 35 00:03:42,555 --> 00:03:43,723 ‎그야말로 이형 36 00:03:45,058 --> 00:03:47,393 ‎깨어난 태곳적 기억은 37 00:03:47,477 --> 00:03:50,647 ‎이미 견고했던 부분을 ‎더욱 굳건하게 38 00:03:51,272 --> 00:03:53,983 ‎강력했던 부분을 더욱 흉포하게 39 00:03:54,984 --> 00:03:58,655 ‎튼실했던 부분을 ‎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변화시켰다 40 00:04:01,241 --> 00:04:02,533 ‎고마워, 피클 41 00:04:03,117 --> 00:04:05,411 ‎그 변형, 그 변이 42 00:04:05,495 --> 00:04:08,998 ‎우정이 담긴 ‎최고의 평가로 받아들일게 43 00:04:11,209 --> 00:04:15,588 ‎인류는 역사가 시작된 이래 ‎끊임없이 진화를 거듭하며 44 00:04:16,297 --> 00:04:19,259 ‎동시에 수많은 무기를 손에 넣었다 45 00:04:20,468 --> 00:04:26,057 ‎돌, 곤봉, 흉기 ‎칼, 총기, 미사일 46 00:04:26,808 --> 00:04:28,351 ‎그리고 핵무기까지! 47 00:04:29,060 --> 00:04:33,064 ‎그 결과 우리는 무엇을 잃었고 ‎무엇을 버리게 됐을까? 48 00:04:34,315 --> 00:04:37,819 ‎그것을 고대인 피클이 ‎우리에게 알려 주었다 49 00:04:38,486 --> 00:04:42,573 ‎억센 피부, 강인한 근육 ‎튼튼한 골격 50 00:04:43,157 --> 00:04:45,201 ‎고통에 굴복하지 않는 투쟁심 51 00:04:45,910 --> 00:04:48,329 ‎손에 쥔 무기가 강력해짐에 따라 52 00:04:48,913 --> 00:04:52,750 ‎우리는 하나씩 ‎내려놓게 됐을 것이다 53 00:04:53,459 --> 00:04:56,671 ‎자신의 안전마저도 ‎지키지 못할 만큼 54 00:04:59,549 --> 00:05:00,967 ‎너의 곁에서 55 00:05:01,592 --> 00:05:03,303 ‎너의 영역에서 56 00:05:03,386 --> 00:05:04,470 ‎아무 데도 가지 않고 57 00:05:05,096 --> 00:05:07,098 ‎이 거리, 이 장소에서 58 00:05:08,766 --> 00:05:10,310 ‎우정에 보답한다! 59 00:05:13,313 --> 00:05:15,982 ‎어쩔 수 없지 ‎거기로 돌아가는 수밖에 60 00:05:26,743 --> 00:05:30,705 ‎피클이 날린 혼신의 일격에 ‎바키가 날아가지 않는다! 61 00:05:31,873 --> 00:05:33,624 ‎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았어! 62 00:05:33,708 --> 00:05:36,044 ‎전력으로 때렸는데 63 00:05:36,127 --> 00:05:38,755 ‎이 작은 나를 ‎날려 버리지도 못했네 64 00:05:38,838 --> 00:05:40,131 ‎별거 아니야 65 00:05:40,715 --> 00:05:43,634 ‎더 빠르게, 더 예리하게 66 00:05:44,344 --> 00:05:47,138 ‎같은 힘으로 맞받아쳤을 뿐이지 67 00:05:47,221 --> 00:05:50,141 ‎이게 기술이고 진화야 68 00:05:50,725 --> 00:05:53,269 ‎우리는 격투기를 손에 넣었어! 69 00:05:53,353 --> 00:05:54,645 ‎아무것도 버리지 않았다고! 70 00:05:56,022 --> 00:05:59,400 ‎이것만큼은 한 발짝도 ‎물러서지 않아! 71 00:06:00,026 --> 00:06:01,652 ‎많은 것을 쌓았어 72 00:06:02,570 --> 00:06:06,157 ‎힘, 속도, 체력, 경험 73 00:06:06,866 --> 00:06:09,744 ‎하지만 여기까진 우리가 동등해 74 00:06:10,745 --> 00:06:12,288 ‎조건은 같아 75 00:06:12,372 --> 00:06:14,207 ‎서로 양보할 수 없지 76 00:06:14,749 --> 00:06:18,461 ‎아니, 어쩌면 모두 ‎너보다 못할 수도 있어 77 00:06:19,170 --> 00:06:23,674 ‎특히 근력, 체중, 골격은 ‎비교조차 안 돼 78 00:06:25,218 --> 00:06:28,554 ‎그렇다면 무엇으로 싸울 것인가? 79 00:06:28,638 --> 00:06:30,390 ‎무엇으로 지탱할 것인가? 80 00:06:31,349 --> 00:06:32,183 ‎기술이다! 81 00:06:33,267 --> 00:06:37,438 ‎언제부터인지 모를 정도로 ‎오래전부터 쌓아 올린 기술 82 00:06:38,147 --> 00:06:43,694 ‎고통을 견디고, 갈고닦고 ‎키우고, 도전하고, 싸웠다 83 00:06:44,529 --> 00:06:46,948 ‎무의식적인 주먹 쥐기 84 00:06:47,031 --> 00:06:48,991 ‎무심코 놓는 발 배치 85 00:06:50,034 --> 00:06:51,702 ‎본능에 맡기는 호흡 86 00:06:52,578 --> 00:06:54,580 ‎보지 않고도 바라보는 눈빛 87 00:06:55,581 --> 00:06:58,709 ‎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‎투쟁의 기술이 88 00:06:58,793 --> 00:07:00,670 ‎내 안에 살아 숨 쉬며 날 이룬다 89 00:07:01,963 --> 00:07:04,090 ‎살아남기 위해 만들어 낸 기술은 90 00:07:04,173 --> 00:07:06,342 ‎지키기 위해 단련되고 91 00:07:06,968 --> 00:07:08,845 ‎증오로 키워지고 92 00:07:08,928 --> 00:07:10,847 ‎슬픔으로 이어져 왔다 93 00:07:12,056 --> 00:07:14,642 ‎그걸 내가 끊을 수 없어 94 00:07:16,102 --> 00:07:17,979 ‎순간 바키는 보았다 95 00:07:18,855 --> 00:07:21,482 ‎자신의 역사에 눈을 뜬 바키에게 96 00:07:21,566 --> 00:07:23,860 ‎그것이 보이는 건 ‎어찌 보면 당연했다 97 00:07:24,360 --> 00:07:25,695 ‎'나도 마찬가지야' 98 00:07:27,071 --> 00:07:31,951 ‎수많은 이빨 ‎수많은 발톱, 수많은 뿔 99 00:07:32,034 --> 00:07:34,495 ‎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친구들 100 00:07:35,079 --> 00:07:37,999 ‎그렇겠지, 너도… 101 00:07:38,583 --> 00:07:42,712 ‎게다가 그 딱딱한 것들에 ‎어딘가 이질적인 것도 섞였다 102 00:07:42,795 --> 00:07:45,256 ‎그렇구나 103 00:07:46,424 --> 00:07:48,259 ‎발톱을 밀어내듯 레츠가 104 00:07:48,926 --> 00:07:50,887 ‎이빨 앞에 카츠미가 105 00:07:50,970 --> 00:07:53,222 ‎뿔을 밟고 잭이 106 00:07:54,807 --> 00:07:56,976 ‎확실히 피클을 이루고 있었다 107 00:07:57,977 --> 00:08:00,646 ‎뭐가 보이는 거야? 108 00:08:00,730 --> 00:08:03,649 ‎피클이 울고 있어! 109 00:08:04,233 --> 00:08:07,403 ‎극에 달했다, 총력전이야 110 00:08:07,987 --> 00:08:10,448 ‎이런 강적은 처음이야 111 00:08:11,866 --> 00:08:14,327 ‎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? 112 00:08:15,369 --> 00:08:16,871 ‎던져야 하나? 113 00:08:17,455 --> 00:08:18,456 ‎날려야 하나? 114 00:08:18,998 --> 00:08:20,041 ‎피클의 영역에 115 00:08:20,791 --> 00:08:22,210 ‎투쟁의 한가운데에 116 00:08:23,127 --> 00:08:26,088 ‎최전선에서 ‎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? 117 00:08:26,631 --> 00:08:27,965 ‎뭘 할 수 있지? 118 00:08:29,759 --> 00:08:31,052 ‎왼쪽 주먹이 오고 있다 119 00:08:31,135 --> 00:08:33,095 ‎바키, 넌 어떻게 할 거지? 120 00:08:35,264 --> 00:08:37,683 ‎그래, 이렇게 하기로 결정했구나! 121 00:08:38,518 --> 00:08:41,103 ‎막는 것도 아니고 ‎피하는 것도 아니다 122 00:08:41,687 --> 00:08:43,439 ‎주먹은 치는 것이 아니라 123 00:08:45,650 --> 00:08:48,069 ‎이미 휘두르고 있어야 하는 것 124 00:08:49,904 --> 00:08:52,198 ‎그래,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125 00:08:53,533 --> 00:08:56,202 ‎저절로 몸이 이끌려야 한다 126 00:08:58,287 --> 00:09:01,207 ‎카운터는 두 가지 효과를 낳습니다 127 00:09:01,791 --> 00:09:04,335 ‎하나는 당연히 물리적인 효과로 128 00:09:04,418 --> 00:09:07,213 ‎작은 힘으로도 큰 힘을 발휘합니다 129 00:09:08,130 --> 00:09:10,216 ‎그러나 카운터의 진정한 효과는 130 00:09:11,217 --> 00:09:12,802 ‎마음의 틈새를 파고드는 겁니다 131 00:09:13,803 --> 00:09:15,972 ‎공격 의지만으로 가득 차면 132 00:09:16,806 --> 00:09:18,849 ‎악물어야 할 턱은 벌어지고 133 00:09:18,933 --> 00:09:21,727 ‎근육이 잘 발달한 목은 느슨해지죠 134 00:09:22,853 --> 00:09:25,731 ‎맞는 것을 잊은 몸에 ‎가해지는 반격 135 00:09:26,524 --> 00:09:30,069 ‎10초 안에 다시 일어나진 못합니다 136 00:09:31,153 --> 00:09:33,531 ‎싸우는 자가 맞는 것을 ‎잊어버렸을 때 137 00:09:34,115 --> 00:09:36,033 ‎아무리 피클이라 할지라도 138 00:09:36,117 --> 00:09:37,285 ‎버티는 힘은 139 00:09:38,119 --> 00:09:40,830 ‎목을 가누지 못하는 ‎아기 수준으로 전락합니다 140 00:09:42,206 --> 00:09:45,918 ‎코끼리도 쓰러뜨릴 정도로 ‎강력한 주먹을 가진 자가 있었다 141 00:09:46,460 --> 00:09:50,923 ‎제31대 세계 헤비급 챔피언 ‎조지 포먼 142 00:09:52,717 --> 00:09:55,761 ‎역대 최고의 KO율을 자랑하지만 143 00:09:55,845 --> 00:09:59,682 ‎놀랍게도 10 카운트 KO 승이 적다 144 00:10:00,349 --> 00:10:04,729 ‎한편 역대 가장 무력하다는 ‎평가를 받는 챔피언이 있다 145 00:10:05,396 --> 00:10:08,649 ‎그는 바로 '더 그레이티스트' ‎무하마드 알리 146 00:10:09,984 --> 00:10:12,778 ‎유령 펀치라고 불렸던 ‎그의 빠른 주먹은 147 00:10:12,862 --> 00:10:17,491 ‎포먼을 포함해 수많은 상대에게 ‎10 카운트를 안겨 주었다 148 00:10:18,701 --> 00:10:21,412 ‎의식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‎절묘한 타격 149 00:10:22,163 --> 00:10:24,290 ‎상대에게는 ‎불의의 일격처럼 느껴지죠 150 00:10:25,041 --> 00:10:27,001 ‎지금의 바키에게는 ‎그것이 있습니다 151 00:10:28,044 --> 00:10:30,713 ‎그렇기 때문에 그 피클과 ‎맞붙을 수 있는 것입니다 152 00:10:30,796 --> 00:10:34,800 ‎그렇기 때문에 그 피클을 ‎몰아붙일 수 있던 겁니다 153 00:10:35,509 --> 00:10:37,928 ‎'거대한 이빨이 다가왔다' 154 00:10:38,012 --> 00:10:40,931 ‎'나는 주먹을 불끈 쥐고 ‎그것을 부숴 버렸다' 155 00:10:41,849 --> 00:10:43,559 ‎'날카로운 발톱이 공격했다' 156 00:10:44,393 --> 00:10:46,771 ‎'나는 그것을 잡아 비틀어 ‎부러뜨렸다' 157 00:10:47,271 --> 00:10:48,939 ‎'날 노리고 달려들었다' 158 00:10:49,899 --> 00:10:50,941 ‎'그것을 메쳐 엎어뜨렸다' 159 00:10:52,026 --> 00:10:53,944 ‎'거대한 몸집에도 나는' 160 00:10:55,029 --> 00:10:56,781 ‎'엄청난 속도에도 나는' 161 00:10:58,115 --> 00:10:58,949 ‎'나는' 162 00:10:59,533 --> 00:11:00,576 ‎'나는' 163 00:11:00,660 --> 00:11:01,535 ‎'나는' 164 00:11:02,411 --> 00:11:04,747 ‎'그 시대에 나는 최고였다' 165 00:11:07,667 --> 00:11:10,169 ‎최강이었던 자신이 ‎궁지에 몰리고 있다 166 00:11:13,339 --> 00:11:14,465 ‎완전히 궁지에 몰렸다! 167 00:11:14,548 --> 00:11:17,551 ‎체급 차이가 통하지 않는다 168 00:11:18,552 --> 00:11:21,055 ‎힘의 차이가 통하지 않는다 169 00:11:22,807 --> 00:11:24,725 ‎이 얼마나 대단한 기술인가 170 00:11:25,434 --> 00:11:27,353 ‎이 얼마나 불가사의한 전투력인가 171 00:11:28,229 --> 00:11:30,356 ‎고대인은 당황했다 172 00:11:31,148 --> 00:11:32,233 ‎그리고… 173 00:11:37,321 --> 00:11:38,989 ‎이동하고 있어 174 00:11:39,073 --> 00:11:43,244 ‎잭과 대전할 때 보여 준 ‎전광석화 같은 순간 이동 175 00:11:44,161 --> 00:11:47,415 ‎그 피클이 도망칩니다 176 00:11:48,249 --> 00:11:50,126 ‎그런 피클을 바키가 177 00:11:51,961 --> 00:11:52,920 ‎따라잡고 있어요! 178 00:11:55,589 --> 00:11:56,799 ‎말했지? 179 00:11:57,383 --> 00:11:58,509 ‎아무 데도 가지 않고 180 00:11:59,301 --> 00:12:01,262 ‎네 곁에 있겠다고 181 00:12:03,305 --> 00:12:07,393 ‎절망적인 힘의 차이 ‎메우기 어려운 근력 차이를 182 00:12:08,310 --> 00:12:11,397 ‎격투기라는 문명의 이기로 극복 183 00:12:12,732 --> 00:12:14,608 ‎이제 승리가 눈앞 184 00:12:18,362 --> 00:12:20,698 ‎그런 영광을 앞에 두고 185 00:12:20,781 --> 00:12:24,869 ‎지금 소년 바키의 마음속에 ‎무언가가 싹트고 말았다 186 00:12:25,911 --> 00:12:27,872 ‎그것은 소년이 타고난 나쁜 버릇 187 00:12:30,166 --> 00:12:32,501 ‎눈앞에 내민 두 주먹 188 00:12:32,585 --> 00:12:34,128 ‎그 의미가 189 00:12:34,754 --> 00:12:38,966 ‎체력 싸움이라는 것을 ‎고대인은 금방 알아차렸다 190 00:12:42,094 --> 00:12:45,681 ‎구원을 넘어서는 탐욕 ‎끝없는 욕심 191 00:12:46,348 --> 00:12:49,351 ‎이 시점에 이르러 ‎기술로 얻는 승리를 거부하고 192 00:12:49,894 --> 00:12:54,690 ‎체력으로 승부를 보려는 ‎무모하고 알량한 자존심 193 00:12:55,274 --> 00:12:58,819 ‎그 결과 순식간에 ‎체력 차이가 나타났다 194 00:12:59,403 --> 00:13:01,697 ‎해가 동쪽에서 떠오르듯 195 00:13:01,781 --> 00:13:04,158 ‎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196 00:13:04,241 --> 00:13:05,826 ‎무자비한 결과 197 00:13:09,413 --> 00:13:10,831 ‎피클이 기술을! 198 00:13:11,415 --> 00:13:13,334 ‎완력을 주고받으면서 199 00:13:13,959 --> 00:13:16,545 ‎확실히 느껴지는 ‎패배에 대한 두려움 200 00:13:17,713 --> 00:13:20,591 ‎오래도록 이어진 ‎현대인과 고대인의 대결 201 00:13:22,760 --> 00:13:24,887 ‎고대인이 무기를 얻으면서 202 00:13:25,763 --> 00:13:27,807 ‎사투는 끝났다 203 00:13:42,196 --> 00:13:44,448 ‎움직이려 하지 않는 피클 204 00:13:44,532 --> 00:13:46,992 ‎움직이려 해도 ‎움직일 수 없는 바키 205 00:13:47,076 --> 00:13:50,246 ‎이 상황을 두 사람은 어떻게 보나? 206 00:13:50,913 --> 00:13:52,248 ‎어리석은 질문입니다 207 00:13:53,457 --> 00:13:56,001 ‎피클이 공격 의지를 ‎보이고 있진 않지만 208 00:13:56,752 --> 00:14:00,923 ‎생살여탈권이 피클에게 있는 이상 ‎그 답은 명백하죠 209 00:14:02,132 --> 00:14:03,509 ‎피클의 승리입니다 210 00:14:06,595 --> 00:14:08,931 ‎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211 00:14:11,517 --> 00:14:13,394 ‎기술이란 건 애초에 212 00:14:13,894 --> 00:14:18,190 ‎강자와 균형을 맞추기 위해 ‎약자가 만든 것입니다 213 00:14:19,191 --> 00:14:20,943 ‎바꾸어 말하자면 무기죠 214 00:14:22,945 --> 00:14:26,323 ‎피클에게는 체격과 힘이 있습니다 215 00:14:27,157 --> 00:14:30,077 ‎거기에 무기를 더 든다는 것은… 216 00:14:34,832 --> 00:14:37,501 ‎강자로 태어난 자의 불문율 217 00:14:38,210 --> 00:14:40,588 ‎잔꾀까지 부릴 권리는 없죠 218 00:14:41,422 --> 00:14:44,633 ‎강자로 태어난 하나야마 카오루의 219 00:14:44,717 --> 00:14:47,011 ‎설득력 있는 발언이군 220 00:14:47,636 --> 00:14:48,888 ‎관점을 바꾸자면 221 00:14:48,971 --> 00:14:52,099 ‎피클을 그렇게까지 ‎몰아붙인 바키는… 222 00:14:52,725 --> 00:14:56,353 ‎심정적으로는 ‎바키의 승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223 00:14:57,229 --> 00:15:01,233 ‎'무'로 살아가는 레츠 ‎'협'으로 살아가는 하나야마 224 00:15:01,317 --> 00:15:04,361 ‎둘 다 옳으면서도 엄격해 225 00:15:10,701 --> 00:15:13,621 ‎- 벌써? ‎- 벌써 일어난다고? 226 00:15:27,843 --> 00:15:30,846 ‎만류하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? 227 00:15:31,597 --> 00:15:35,017 ‎내버려 둬, 짐승도 아닌데 228 00:15:35,601 --> 00:15:38,854 ‎하지만 페인 교수는 당황하겠군 229 00:15:41,357 --> 00:15:44,109 ‎뭐, 언제 그랬냐는 듯 나가 버렸네 230 00:15:44,735 --> 00:15:48,906 ‎결국 멀쩡했다는 건데 ‎기가 다 차는군 231 00:15:52,534 --> 00:15:57,748 ‎상처받고 우울할 때 ‎보고 싶은 풍경이 있다 232 00:15:59,458 --> 00:16:03,045 ‎이 근처에서는 ‎이곳이 가장 전망이 좋아 233 00:16:08,384 --> 00:16:12,930 ‎시야를 가리지 않는 이곳이라면 ‎다 보이겠지? 234 00:16:13,514 --> 00:16:17,434 ‎역사가 시작되기 이전 ‎아주 오래전, 손길이 닿지 않은… 235 00:16:22,189 --> 00:16:24,942 ‎대백악기의 절경이 236 00:16:25,693 --> 00:16:27,069 ‎끝내준다 237 00:16:29,446 --> 00:16:33,450 ‎선배, 가끔은 보러 와도 될까? 238 00:16:41,041 --> 00:16:44,670 ‎이날 워싱턴 DC 중심가에서는 239 00:16:44,753 --> 00:16:47,840 ‎전통 있는 ‎세인트 레너스 호텔을 기준으로 240 00:16:48,424 --> 00:16:50,592 ‎반경 700m 이내 241 00:16:50,676 --> 00:16:53,220 ‎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다 242 00:16:56,473 --> 00:17:00,894 ‎백악관 밖에서 경호받지 않고 ‎방에 들어온 건 243 00:17:00,978 --> 00:17:03,731 ‎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군요 244 00:17:04,356 --> 00:17:10,863 ‎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‎눈앞에 있는데도 말이죠 245 00:17:13,532 --> 00:17:15,034 ‎말이 많네 246 00:17:15,117 --> 00:17:16,493 ‎미안합니다 247 00:17:16,577 --> 00:17:18,996 ‎기분 상하셨다면 사과드리죠 248 00:17:19,580 --> 00:17:22,541 ‎아무튼 제40대 대통령 249 00:17:22,624 --> 00:17:26,211 ‎로널드 리건이 시작한 ‎이 중대 사항 인계 250 00:17:26,837 --> 00:17:30,507 ‎코드명 '오거' ‎일명 한마 유지로 251 00:17:31,258 --> 00:17:33,969 ‎지난주에야 이 기밀을 알았습니다 252 00:17:34,470 --> 00:17:36,597 ‎- 그날 이후 제 가슴속에… ‎- 어이! 253 00:17:37,598 --> 00:17:39,141 ‎얼른 끝내지 254 00:17:39,224 --> 00:17:41,518 ‎죄송합니다, 제가 흥분했군요 255 00:17:42,144 --> 00:17:45,397 ‎볼일을 끝내겠습니다 ‎10초면 됩니다 256 00:17:47,733 --> 00:17:49,443 ‎선서! 257 00:17:49,526 --> 00:17:51,612 ‎우리 미합중국은 258 00:17:51,695 --> 00:17:55,908 ‎마스터 한마 유지로와 ‎우호 관계를 맺어 259 00:17:55,991 --> 00:17:57,826 ‎한마 유지로를 존중하고 260 00:17:57,910 --> 00:18:01,789 ‎한마 유지로의 생활을 ‎침해하지 않으며 261 00:18:01,872 --> 00:18:05,667 ‎어떤 일이 있더라도 ‎이 확약을 준수한다 262 00:18:05,751 --> 00:18:11,423 ‎이 확고한 우호 조약을 이행함을 ‎신 앞에서 맹세하는 바이다 263 00:18:12,007 --> 00:18:15,469 ‎미국 대통령 버락 오즈마 264 00:18:16,678 --> 00:18:19,681 ‎새 임기마다 하는 의식이지만 ‎정말 귀찮군 265 00:18:25,020 --> 00:18:26,313 ‎석탄 덩어리에 266 00:18:26,396 --> 00:18:29,441 ‎10만 기압의 압력을 가하면 267 00:18:29,525 --> 00:18:32,111 ‎다이아몬드로 변한다는 이론 268 00:18:32,778 --> 00:18:37,449 ‎이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‎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269 00:18:38,117 --> 00:18:39,618 ‎오거 씨 270 00:18:39,701 --> 00:18:42,204 ‎핵무기보다 ‎더 강력하다고 하는 당신의 271 00:18:42,287 --> 00:18:44,289 ‎그 악력은 어떨까요? 272 00:18:46,416 --> 00:18:50,587 ‎그런 면에서는 ‎보시와 별반 다르지 않네 273 00:18:58,178 --> 00:19:02,599 ‎유리 테이블을 ‎다이아몬드로 자른 것 같다! 274 00:19:05,310 --> 00:19:07,688 ‎아쉽게도 인공 다이아몬드지만 275 00:19:08,689 --> 00:19:09,857 ‎아닙니다 276 00:19:09,940 --> 00:19:12,025 ‎당신은 할 수 있군요 277 00:19:17,573 --> 00:19:19,366 ‎어떻게 할 것인가? 278 00:19:19,950 --> 00:19:22,327 ‎이미 논쟁의 여지가 없고 279 00:19:22,411 --> 00:19:24,663 ‎원래대로 되돌릴 수밖에 없습니다 280 00:19:24,746 --> 00:19:29,376 ‎그는 우리 현대인의 호기심에 ‎희생당했기 때문이죠 281 00:19:30,460 --> 00:19:32,963 ‎페인 교수님 생각은 어떠십니까? 282 00:19:33,964 --> 00:19:36,842 ‎간단한 일인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283 00:19:36,925 --> 00:19:39,720 ‎'원래대로'라는 건 ‎어떤 상태를 말하는 거죠? 284 00:19:40,220 --> 00:19:44,516 ‎가령 콜로라도주의 암염층으로 ‎되돌린다고 가정할 때 285 00:19:44,600 --> 00:19:49,229 ‎피클에게 먼 미래 사회에서 ‎어떻게 살라고 하는 겁니까? 286 00:19:50,230 --> 00:19:55,986 ‎지금 눈앞에 있는 문제를 ‎미래 사람들에게 떠넘기며 287 00:19:56,069 --> 00:20:00,866 ‎듣기 좋은 휴머니즘을 ‎입에 담은 것은 아닌지요? 288 00:20:01,867 --> 00:20:03,285 ‎동감이다 289 00:20:03,368 --> 00:20:06,663 ‎피클의 현재 상황은 ‎우리가 책임져야 한다 290 00:20:07,247 --> 00:20:10,209 ‎스트라이덤 씨, 듣자 하니 291 00:20:10,751 --> 00:20:15,547 ‎그 중요 문화재가 ‎격투기나 무술 전문가와 292 00:20:15,631 --> 00:20:18,217 ‎싸우게 만들었다고 하던데 293 00:20:18,300 --> 00:20:19,927 ‎사실입니까? 294 00:20:20,552 --> 00:20:22,930 ‎그것은 내가 피클과 나눈 ‎약속이었다 295 00:20:23,013 --> 00:20:24,598 ‎약속요? 296 00:20:24,681 --> 00:20:27,476 ‎말도 못 하는 피클과 ‎어떻게 약속했단 거죠? 297 00:20:27,559 --> 00:20:29,770 ‎말로 나눈 약속이 아니다 298 00:20:30,854 --> 00:20:33,315 ‎학교에서, 직장에서 299 00:20:33,398 --> 00:20:36,860 ‎식당에서, 집에서 300 00:20:36,944 --> 00:20:38,820 ‎사람들은 피클의 처분을 논의했다 301 00:20:39,613 --> 00:20:43,867 ‎프랑스에서, 독일에서 ‎미국에서, 인도에서 302 00:20:45,118 --> 00:20:46,578 ‎UN에서 303 00:20:46,662 --> 00:20:48,997 ‎전 세계적으로 ‎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304 00:20:50,707 --> 00:20:52,918 ‎"원래의 암염층으로 ‎되돌려야 한다" 305 00:20:53,001 --> 00:20:54,461 ‎"5억 1,572표" 306 00:20:55,212 --> 00:20:57,422 ‎"함께 현대를 살아야 한다" 307 00:20:57,506 --> 00:20:58,840 ‎"5억 543표" 308 00:20:59,424 --> 00:21:03,345 ‎전 세계 약 10억 명이 투표한 결과 309 00:21:03,428 --> 00:21:06,765 ‎1,000표 남짓하게 근소한 차이로 310 00:21:07,933 --> 00:21:08,767 ‎"되돌려야 한다" 311 00:21:08,850 --> 00:21:10,352 ‎결정이 내려졌다 312 00:21:11,937 --> 00:21:13,855 ‎페인 교수님, 소감이 어떠신가요? 313 00:21:14,481 --> 00:21:15,899 ‎어리석은 짓이죠 314 00:21:15,983 --> 00:21:19,611 ‎하지만 이것이 ‎세계가 내린 결론입니다 315 00:21:20,112 --> 00:21:22,281 ‎저로서는 침묵하는 수밖에요 316 00:21:29,329 --> 00:21:33,750 ‎겨우 1,000표라니 ‎인류는 어리석군요 317 00:21:37,337 --> 00:21:41,758 ‎피클에게는 유감스러운 결론이라고 ‎말하지 않을 수 없죠 318 00:21:42,592 --> 00:21:45,262 ‎그저 문제를 뒤로 미룰 뿐 319 00:21:45,345 --> 00:21:49,057 ‎해결의 열쇠는 ‎영원히 봉인돼 버렸어요 320 00:21:54,104 --> 00:21:56,023 ‎이건? 321 00:21:57,858 --> 00:21:59,151 ‎피클! 322 00:21:59,234 --> 00:22:00,402 ‎어째서 여기에? 323 00:22:01,486 --> 00:22:05,032 ‎스트라이덤 ‎이건 내 감사의 표시다 324 00:22:05,532 --> 00:22:09,161 ‎약속을 지킨 너에게 주는 선물 325 00:22:14,291 --> 00:22:18,420 ‎피클, 세상을 비웃으며 ‎도쿄로 사라지다 326 00:23:46,425 --> 00:23:51,138 ‎자막: 임지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