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6,027 --> 00:00:07,945 ‎"NETFLIX 오리지널 ‎다큐멘터리 시리즈" 2 00:00:22,209 --> 00:00:23,044 ‎네 3 00:00:23,127 --> 00:00:25,296 ‎이럴 때 짜증 나시나요? ‎길에 사람들이… 4 00:00:25,379 --> 00:00:26,213 ‎네 5 00:00:30,217 --> 00:00:33,137 ‎사람들이 길을 가다가 ‎중간에 멈춰 서서 6 00:00:33,220 --> 00:00:35,389 ‎지도를 본다거나 할 때요 7 00:00:38,684 --> 00:00:41,520 ‎아쉽게도 이 질문에는 ‎답할 시간이 없겠군요 8 00:00:42,146 --> 00:00:44,607 ‎길에 사람 있는 게 짜증 나냐고요? ‎네, 당연하죠 9 00:00:44,690 --> 00:00:45,816 ‎이유를 설명할게요 10 00:00:45,900 --> 00:00:49,528 ‎성명서라도 하나 써야겠어요 ‎옛날엔 작가였거든요 11 00:00:51,322 --> 00:00:53,574 ‎방금 말한 그런 사람들에게 12 00:00:53,657 --> 00:00:56,702 ‎일종의 경고가 되도록 ‎제목은 이렇게 지을게요 13 00:00:56,786 --> 00:00:58,162 ‎'도시인처럼' 14 00:00:59,080 --> 00:01:01,082 ‎어때요? 도시에 사는 척하자고요 15 00:01:01,165 --> 00:01:05,376 ‎길을 가다 잠시 멈추거나 ‎어디 서서 담배라도 피우려고 하면 16 00:01:05,461 --> 00:01:08,130 ‎최소 10명은 제게 다가와서 ‎길을 물어요 17 00:01:08,214 --> 00:01:10,674 ‎얼마나 놀라는지 몰라요 ‎신기하잖아요 18 00:01:10,758 --> 00:01:12,343 ‎제가 그렇게 친절해 보여요? 19 00:01:30,402 --> 00:01:32,947 ‎뉴욕의 길바닥엔 ‎뭐가 참 많아요 20 00:01:33,823 --> 00:01:38,160 ‎횡단보도도 많고요 ‎물론 지키는 사람은 저뿐이지만요 21 00:01:38,244 --> 00:01:40,621 ‎차들한테 소리 질러야 해요 ‎'횡단보도잖아!' 22 00:01:41,539 --> 00:01:43,541 ‎그래도 들은 척도 안 하죠 23 00:01:46,377 --> 00:01:50,131 ‎바닥에 그라피티도 있고 ‎광고도 많아요 24 00:01:52,091 --> 00:01:55,261 ‎하지만 무엇보다도 ‎뉴욕의 길에는 25 00:01:55,344 --> 00:01:57,972 ‎바닥에 설치한 동판이 많습니다 26 00:01:58,055 --> 00:02:00,975 ‎제가 무척 좋아하는 거죠 27 00:02:01,058 --> 00:02:05,396 ‎누군가 이걸 봐주길 바라며 ‎만들었다는 뜻이잖아요 28 00:02:05,896 --> 00:02:08,940 ‎'이걸 보는 건 프랜뿐이겠지'라고 ‎생각하진 않았겠죠 29 00:02:09,649 --> 00:02:11,694 ‎'다들 전화기만 들여다보고' 30 00:02:11,777 --> 00:02:13,779 ‎'프랜만 보겠지만 ‎프랜이면 족해' 31 00:02:13,863 --> 00:02:15,573 ‎'프랜을 위해 동판을 깔자' 32 00:02:15,656 --> 00:02:20,077 ‎"헤스 에스테이트 소유 ‎공공 기물 절대 아님" 33 00:02:23,497 --> 00:02:26,584 ‎도서관 근처에는 ‎작가 관련된 동판이 많아요 34 00:02:26,667 --> 00:02:29,336 ‎"도서관 길 ‎위대한 문학을 기리며" 35 00:02:29,420 --> 00:02:31,964 ‎유명 작가들의 명언이 쓰여 있죠 36 00:02:32,756 --> 00:02:37,511 ‎사람들이 이걸 읽을 줄 알았다니 ‎참 낙관적인 생각이에요 37 00:02:43,392 --> 00:02:46,729 ‎"공개 강연 ‎프랜 리보위츠 출연!" 38 00:02:46,812 --> 00:02:48,564 ‎네, 뒤에 계신 저분 39 00:02:48,647 --> 00:02:51,650 ‎안녕하세요 ‎사실 누구신지 몰랐어요 40 00:02:51,734 --> 00:02:53,819 ‎어색함을 깨기에 ‎무척 좋은 말이네요 41 00:02:59,742 --> 00:03:01,952 ‎- 네 ‎- 본인 라이프 스타일은 어떤가요? 42 00:03:02,661 --> 00:03:04,246 ‎제 라이프 스타일요? 43 00:03:04,330 --> 00:03:06,707 ‎'라이프 스타일'이란 말은 ‎절대 안 씁니다 44 00:03:10,044 --> 00:03:10,878 ‎브라보 45 00:03:10,961 --> 00:03:12,963 ‎그 말이면 충분할 것 같군요 46 00:03:20,679 --> 00:03:22,431 ‎왜 계속 뉴욕에 계시죠? 47 00:03:22,514 --> 00:03:24,850 ‎왜 아직 여기 있느냔 질문을 ‎많이 받아요 48 00:03:24,934 --> 00:03:27,102 ‎그럼 저보고 어딜 가라고요? 49 00:03:27,895 --> 00:03:30,147 ‎이것만 말씀드릴게요 50 00:03:30,231 --> 00:03:33,692 ‎제가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면 ‎아마 벌써 갔을 거예요 51 00:03:37,154 --> 00:03:39,657 ‎- 어때요? 시작해 보죠 ‎- 괜찮네요 52 00:03:39,740 --> 00:03:41,283 ‎좋아요, 해봅시다 53 00:03:44,703 --> 00:03:46,288 ‎- 아주 좋네요 ‎- 죄송합니다 54 00:03:46,372 --> 00:03:50,292 ‎기억나세요? 차나 집 안에선 ‎절대 안 찍겠다고 말씀드렸죠 55 00:03:50,376 --> 00:03:54,505 ‎차가 개판이 되고 나서 말씀하셨죠 ‎제가 불평한 다음에요 56 00:04:31,792 --> 00:04:34,128 ‎불평하면 달라지는 게 있나요? 57 00:04:34,211 --> 00:04:36,046 ‎- 도움이 되느냐고요? ‎- 네 58 00:04:37,298 --> 00:04:41,677 ‎제가 불평하는 것들이 ‎달라지는지 묻는 건가요? 59 00:04:41,760 --> 00:04:42,594 ‎네 60 00:04:42,678 --> 00:04:45,764 ‎아직 그런 적 없어요 ‎하지만 오래 살진 않았잖아요 61 00:04:46,348 --> 00:04:48,267 ‎한 파티에서 ‎정신과 의사를 만나서 62 00:04:48,767 --> 00:04:51,395 ‎이렇게 말했어요  63 00:04:52,813 --> 00:04:55,482 ‎'정신과 의사만큼 ‎지루한 직업도 없을 거예요' 64 00:04:55,566 --> 00:04:58,235 ‎그랬더니 상상도 못 한대요 65 00:04:58,944 --> 00:05:02,406 ‎'14년이나 공부했는데 ‎종일 앉아서 하는 일이라곤' 66 00:05:02,489 --> 00:05:05,492 ‎'소음에 관한 불평을 ‎들어주는 것뿐이라니까요' 67 00:05:07,202 --> 00:05:10,497 ‎뉴욕의 정신과 의사가 하는 일은 ‎아마 그런 건가 봐요 68 00:05:10,581 --> 00:05:14,626 ‎이 나라 다른 곳에서는 ‎엄마나 남편이 불만 대상인데 69 00:05:14,710 --> 00:05:15,794 ‎뉴욕에선 소음이에요 70 00:05:15,878 --> 00:05:18,172 ‎그런 데 500달러쯤 하지 않나요? 71 00:05:18,255 --> 00:05:20,257 ‎그 돈 내고 가서 ‎소음 얘기만 해요 72 00:05:20,341 --> 00:05:22,926 ‎뉴욕은 지루할 틈이 없어요 73 00:05:23,010 --> 00:05:26,305 ‎바꿔 말하면 어딘가 앉아서 ‎뭔가 기다릴 때 있잖아요 74 00:05:26,388 --> 00:05:28,432 ‎글쎄요, 지하철이라든가 75 00:05:28,515 --> 00:05:33,145 ‎아니면 지하철에 앉아서 ‎지하철이 출발하길 기다린다든가요 76 00:05:34,605 --> 00:05:36,065 ‎대부분 휴대폰을 보죠 77 00:05:36,148 --> 00:05:39,318 ‎간혹 책 읽는 사람도 있고요 ‎하지만 전 아니에요 78 00:05:39,401 --> 00:05:43,322 ‎전 그냥 앉아서 ‎사람들 구경하는 게 좋아요 79 00:05:43,906 --> 00:05:48,994 ‎대체로 무척 재밌는 일이에요 ‎가끔은 과할 정도로요 80 00:05:49,078 --> 00:05:50,871 ‎뉴욕에선 이런 광경을 봐요 81 00:05:50,954 --> 00:05:52,706 ‎물론 걸으면서 문자도 보내고 82 00:05:52,790 --> 00:05:56,335 ‎내가 지나가려는데 ‎인도 한가운데 서 있기도 하죠 83 00:05:56,835 --> 00:06:01,048 ‎하지만 저라면 절대 하지 않을 ‎행동들도 많이 보게 돼요 84 00:06:01,131 --> 00:06:04,009 ‎물론 전 휴대폰이 없으니 ‎문자를 보내진 않지만 85 00:06:04,093 --> 00:06:07,221 ‎실제로 휴대폰이 있어서 ‎문자를 보낸다 할지언정 86 00:06:07,304 --> 00:06:09,890 ‎절대 그걸 ‎걸으면서 하진 않을 겁니다 87 00:06:09,973 --> 00:06:12,559 ‎몇 달 전에… ‎이미 셀 수도 없이 봤지만 88 00:06:12,643 --> 00:06:15,729 ‎이건 특정 요소가 결합한 ‎무척 특이한 경우라 기억나요 89 00:06:16,730 --> 00:06:19,566 ‎어떤 꼬마가 자전거로 ‎7번가를 달리더라고요 90 00:06:20,567 --> 00:06:22,569 ‎한 손으로는 문자를 보내고 91 00:06:22,653 --> 00:06:24,780 ‎다른 손으로는 피자를 먹으면서 92 00:06:24,863 --> 00:06:27,491 ‎팔꿈치로 자전거를 몰고 있었죠 93 00:06:27,574 --> 00:06:28,992 ‎핸들을 팔꿈치로요 94 00:06:29,076 --> 00:06:32,371 ‎당연히 저를 칠 뻔했죠 ‎그런데도 그 꼬마는 모르고 95 00:06:32,454 --> 00:06:33,622 ‎저만 알았어요 96 00:06:33,705 --> 00:06:37,876 ‎저는 매일같이 ‎길을 건너다 죽을 수도 있겠다고 97 00:06:37,960 --> 00:06:40,587 ‎정말 굳게 믿는 사람이에요 98 00:06:41,088 --> 00:06:44,341 ‎근데 그 아이는 자기한테 ‎아무 일도 없을 줄 알죠 99 00:06:44,425 --> 00:06:47,553 ‎문자 보내는 것과 ‎피자 먹는 걸 제외한다고 해도… 100 00:06:47,636 --> 00:06:50,305 ‎팔꿈치로 핸들 잡는 것도요 101 00:06:50,389 --> 00:06:53,976 ‎전 자전거를 타더라도 ‎양손으로 핸들을 꼭 잡고 102 00:06:54,059 --> 00:06:57,187 ‎절대 7번가는 안 갈 거예요 ‎저 자전거 잘 타는데도요 103 00:06:57,271 --> 00:06:58,772 ‎절대 안 할 짓이죠 104 00:06:58,856 --> 00:06:59,940 ‎이런 일도 있었고 105 00:07:00,023 --> 00:07:03,902 ‎매일 뉴욕 길거리에서 ‎수만 명이 죽지 않는다는 사실이 106 00:07:03,986 --> 00:07:07,531 ‎그저 놀라울 따름이에요 ‎어떻게 그렇지 않을 수 있죠? 107 00:07:07,614 --> 00:07:10,993 ‎정말 대단해요 ‎뉴욕에 있는 수백만 사람 중 108 00:07:11,618 --> 00:07:14,037 ‎앞을 똑바로 보고 가는 사람은 ‎저뿐이거든요 109 00:07:14,538 --> 00:07:18,709 ‎똑바로 보고 다니는 사람은 ‎이 도시 전체에 저뿐이라고요 110 00:07:18,792 --> 00:07:20,919 ‎그중에서도 최악은… 111 00:07:21,003 --> 00:07:22,796 ‎끔찍한 것들이 참 많지만 112 00:07:22,880 --> 00:07:27,092 ‎그중 최악을 꼽자면 ‎뉴욕 사람들은 걷는 법을 잊었어요 113 00:07:27,718 --> 00:07:30,304 ‎뉴욕도 옛날에는 ‎참 괜찮은 곳이었어요 114 00:07:30,387 --> 00:07:33,015 ‎물론 상종 못 할 인간들이 ‎많긴 했지만 115 00:07:33,098 --> 00:07:35,934 ‎길을 가는 보행자라면 누구든 116 00:07:36,518 --> 00:07:39,354 ‎길을 걷다 맞은편에 ‎다른 사람이 보이면 117 00:07:39,438 --> 00:07:41,857 ‎본인도, 상대도 조금씩 움직였어요 118 00:07:41,940 --> 00:07:45,652 ‎그렇죠? 그래야 무사히 ‎하루를 날 수 있으니까요 119 00:07:50,491 --> 00:07:53,076 ‎그런데 이젠 그걸 안 해요 120 00:07:53,952 --> 00:07:55,537 ‎그래서 저는 이제… 121 00:07:55,621 --> 00:07:58,916 ‎저만 해요 ‎다른 사람들은 휴대폰을 보거나 122 00:07:58,999 --> 00:08:01,793 ‎세상 혼자 사는 사람들이니까요 123 00:08:02,294 --> 00:08:06,590 ‎가끔 사람들이 부주의해서 ‎저랑 부딪힐 때 있잖아요 124 00:08:06,673 --> 00:08:09,510 ‎부딪히도록 제가 가만있어서가 ‎아니라고요 125 00:08:09,593 --> 00:08:11,136 ‎짜증스럽게 절 쳐다보면 126 00:08:11,220 --> 00:08:14,681 ‎이렇게 말해줘요, '호텔 로비에 ‎사람이 있다니 기가 막히죠?' 127 00:08:15,224 --> 00:08:16,767 ‎진짜… 128 00:08:16,850 --> 00:08:19,269 ‎그래서 도시인인 척하자는 거예요 129 00:08:19,353 --> 00:08:22,147 ‎다른 사람들도 사는 곳이라고요 130 00:08:22,231 --> 00:08:26,401 ‎그리고 그 도시에는 ‎관광객만 있는 게 아니라고요 131 00:08:26,902 --> 00:08:30,572 ‎정말 갈 곳 있는 사람도 있어요 132 00:08:30,656 --> 00:08:34,243 ‎돈 벌어서 관광객들이 보러 오는 ‎쓸데없는 것들에 세금 내야죠 133 00:08:42,376 --> 00:08:44,962 ‎타임스스퀘어야말로 ‎세계 최악의 장소예요 134 00:08:45,462 --> 00:08:47,548 ‎하지만 갈 일이 거의 없는 곳이죠 135 00:08:47,631 --> 00:08:51,343 ‎타임스스퀘어에 간다면 ‎연극을 보러 가는 경우예요 136 00:08:51,426 --> 00:08:55,389 ‎'타임스스퀘어에 ‎연극을 보러 가야 하는군' 137 00:08:55,472 --> 00:08:59,142 ‎'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이랑 ‎싸우지 않고' 138 00:08:59,226 --> 00:09:02,187 ‎'제시간에 도착하도록 해야겠어'란 ‎생각으로요 139 00:09:02,271 --> 00:09:04,356 ‎가끔 타임스스퀘어에 갈 때면 140 00:09:04,439 --> 00:09:07,609 ‎어떻게 하면 ‎최대한 그 길을 피하면서 141 00:09:07,693 --> 00:09:09,570 ‎극장에 갈 수 있을지 고민해요 142 00:09:09,653 --> 00:09:12,322 ‎빙 돌아가야 하더라도 상관없어요 143 00:09:12,406 --> 00:09:16,493 ‎'125번가까지 갔다가 ‎다시 밑으로 내려와야 할까?' 144 00:09:16,577 --> 00:09:20,372 ‎그럼 연극도 못 보고 ‎무척 긴 여행이 되겠지만 괜찮아요 145 00:09:28,171 --> 00:09:31,800 ‎'오페라의 유령' 개막할 때 ‎에이즈 자선 행사를 크게 열었어요 146 00:09:32,467 --> 00:09:37,598 ‎저도 그 위원회에 있었는데 ‎뭐였는진 기억이 안 나네요 147 00:09:38,098 --> 00:09:43,770 ‎그래서 개막 공연 표를 받아 ‎저희 어머니랑 같이 갔어요 148 00:09:44,271 --> 00:09:47,190 ‎소위 말하는 환상적인 좌석에 ‎앉게 됐고요 149 00:09:47,274 --> 00:09:50,027 ‎보통 사람들 기준으로요 ‎오케스트라 있는 가운데요 150 00:09:50,110 --> 00:09:52,779 ‎제가 생각하는 환상적인 좌석은 ‎뒤쪽 통로 옆이에요 151 00:09:52,863 --> 00:09:54,573 ‎나갈 수 있으니까요 152 00:09:54,656 --> 00:09:58,535 ‎극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‎어떻게 나갈지 생각했어요 153 00:09:58,619 --> 00:10:02,456 ‎그리고 당시 그 공연이 뭔지 ‎몰랐던 사람은 154 00:10:02,539 --> 00:10:06,376 ‎뉴욕에서 저뿐이었나 봐요 ‎아주 유명했잖아요 155 00:10:06,460 --> 00:10:08,712 ‎그래서 샹들리에가 ‎천장에서 떨어질 때 156 00:10:08,795 --> 00:10:12,341 ‎진짜 저희 위로 떨어지는 줄 알고 ‎비명을 질렀어요 157 00:10:12,424 --> 00:10:16,762 ‎법석을… 당시 인터넷이 있었다면 ‎그 영상 지금까지 돌고 있을걸요 158 00:10:16,845 --> 00:10:19,139 ‎- 프랜, 영화 안 봤어요? ‎- 안 봤어요 159 00:10:19,222 --> 00:10:21,767 ‎그래서… ‎정말 가까이 오더라고요 160 00:10:21,850 --> 00:10:24,519 ‎근데 저희 어머니는 아셨어요 ‎이런 분위기였죠 161 00:10:24,603 --> 00:10:28,315 ‎'얘는 어릴 때도 이러더니 ‎지금도 이 모양이에요' 162 00:10:28,398 --> 00:10:31,318 ‎난리도 그런 난리가 없었죠 ‎여기까지 내려왔어요 163 00:10:31,401 --> 00:10:33,028 ‎진짜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164 00:10:35,197 --> 00:10:37,991 ‎그래서 '오페라의 유령' 하면 ‎그 일이 가장 기억나요 165 00:10:38,075 --> 00:10:40,994 ‎정말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거랑요 166 00:10:41,078 --> 00:10:43,580 ‎'말도 안 되게 끔찍하네' 싶었죠 167 00:10:43,664 --> 00:10:48,377 ‎제가 싫어하는 게 딱 그런 거예요 ‎'에비타'처럼요 168 00:10:48,460 --> 00:10:51,922 ‎로버트 스티그우드를 ‎만난 적이 있어요 169 00:10:52,464 --> 00:10:55,008 ‎'에비타' 제작자요 170 00:10:55,092 --> 00:11:00,514 ‎그 자리에 한… 25명쯤 되는 ‎소규모 손님만 초대했는데 171 00:11:00,597 --> 00:11:03,642 ‎장소는 플라자 호텔이었어요 ‎그때까진 플라자 호텔이었죠 172 00:11:03,725 --> 00:11:05,852 ‎지금은 아니지만요 ‎안에 극장도 있었죠 173 00:11:05,936 --> 00:11:08,480 ‎거기 가서 공연을 봤는데 174 00:11:08,563 --> 00:11:11,525 ‎공연 끝나고 스티그우드가 ‎어땠는지 묻길래 이랬어요 175 00:11:11,608 --> 00:11:15,737 ‎'미쳤어요? 에바 페론으로 ‎뮤지컬을 만들다니요?' 176 00:11:16,279 --> 00:11:18,240 ‎'온 뉴욕이 비웃을걸요' 177 00:11:18,782 --> 00:11:21,576 ‎'절대 하지 마세요' 178 00:11:21,660 --> 00:11:24,913 ‎저는 이래서 ‎연극으로 돈 벌기는 글렀어요 179 00:11:24,996 --> 00:11:28,542 ‎하지만 에바 페론 주인공의 ‎뮤지컬이 별로라는 관점은 180 00:11:28,625 --> 00:11:30,085 ‎제가 십분 옳았어요 181 00:11:30,168 --> 00:11:31,670 ‎제가 옳았다고요 182 00:11:31,753 --> 00:11:36,133 ‎아르헨티나 출신 친구 둘과 ‎어느 날 그 작품을 보러 갔는데 183 00:11:36,216 --> 00:11:40,762 ‎둘이 하도 웃는 바람에 ‎극장에서 쫓겨날 뻔했다니까요 184 00:11:41,680 --> 00:11:45,016 ‎'에비타'가 지금은 안 하지만 ‎꽤 장기간 무대에 올랐잖아요 185 00:11:45,100 --> 00:11:48,812 ‎그 후로 스티그우드를 볼 때마다 ‎이렇게 말했어요 186 00:11:50,272 --> 00:11:51,648 ‎'내 말이 맞는다니까요' 187 00:11:52,149 --> 00:11:54,484 ‎당시 떼돈을 벌던 ‎작품이었는데도요 188 00:11:55,485 --> 00:11:57,821 ‎다른 사람들을 ‎무시하는 경향이신가요? 189 00:11:57,904 --> 00:12:00,449 ‎남들을 무시하느냐고요? ‎잘난 척하느냔 말이죠? 190 00:12:01,158 --> 00:12:04,119 ‎제가 나쁘게 보는 ‎특정 성격의 잘난 척이 있어요 191 00:12:04,202 --> 00:12:07,330 ‎제가 하는 잘난 척은 ‎물론 그런 게 아니고요 192 00:12:07,414 --> 00:12:10,542 ‎제가 하는 잘난 척은 ‎이런 호구조사가 아닙니다 193 00:12:10,625 --> 00:12:14,379 ‎'아버지 뭐 하시니? ‎학교는 어디 나왔니? 고향은?' 194 00:12:14,463 --> 00:12:18,049 ‎제 잘난 척은 ‎제 의견에 동의하는지가 중요해요 195 00:12:18,842 --> 00:12:21,970 ‎그게 핵심이죠, 아니면 ‎제 의견과는 다를 때요 196 00:12:22,053 --> 00:12:25,557 ‎물론 이런 경우도 무척 많아요 ‎저 때문에 꽤… 197 00:12:25,640 --> 00:12:29,060 ‎심기 불편이란 표현도 부족하고 ‎분기탱천한 사람들요 198 00:12:29,144 --> 00:12:31,730 ‎전 그게 더 놀라워요 ‎그래서 어쩌라고요? 199 00:12:32,230 --> 00:12:34,775 ‎내가 뭐라도 돼요? ‎내 맘대로 결정한댔나? 200 00:12:35,275 --> 00:12:37,068 ‎제가 뭘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201 00:12:37,152 --> 00:12:40,947 ‎제가 이래라저래라 참견해서 ‎실제로 뭔가 달라진다면 202 00:12:41,031 --> 00:12:44,284 ‎사람들이 화내는 마음 ‎이해할 수 있어요 203 00:12:44,785 --> 00:12:47,496 ‎하지만 그게 안 되니까 ‎제가 화를 내는 거죠 204 00:12:47,996 --> 00:12:53,418 ‎힘이 없다는 게 화나는 겁니다 ‎그래도 의견은 차고 넘치죠 205 00:12:57,214 --> 00:13:00,258 ‎지하철은 지저분해요 ‎위험하기도 하고요 206 00:13:01,051 --> 00:13:03,053 ‎이리저리 사람에 치이고 207 00:13:03,136 --> 00:13:07,390 ‎가끔은 지하철에서 강도도 당하죠 ‎훤한 대낮에요 208 00:13:11,353 --> 00:13:16,066 ‎한때는 대중교통이 ‎뉴욕의 자부심이었는데 말이에요 209 00:13:16,149 --> 00:13:17,484 ‎어떻게 된 거죠? 210 00:13:18,485 --> 00:13:22,197 ‎처음 오셨을 때와 비교해서 ‎현재 뉴욕은 어떻습니까? 211 00:13:22,280 --> 00:13:23,532 ‎"알렉 볼드윈" 212 00:13:23,615 --> 00:13:26,618 ‎70년대의 뉴욕을 얘기할 땐 ‎정말 끔찍했다고들 하죠 213 00:13:26,701 --> 00:13:31,164 ‎도시가 파산 지경이었으니까요 ‎근데 저는 전혀 몰랐어요 214 00:13:31,248 --> 00:13:34,835 ‎재밌었겠죠, 쥐도 돌아다니고 ‎다 부서진 공원 벤치, 그라피티 215 00:13:34,918 --> 00:13:37,170 ‎- 그게 뉴욕이니까요 ‎- '여기 좋네' 216 00:13:37,254 --> 00:13:38,171 ‎왜냐면… 217 00:13:38,255 --> 00:13:41,758 ‎'술 취해서 버스 타야지 ‎낙서투성이면 좀 어때' 218 00:13:41,842 --> 00:13:44,970 ‎당시 뉴욕은 그랬으니까요 ‎그게 뉴욕이었어요 219 00:13:45,053 --> 00:13:47,180 ‎요즘 뉴욕에 오는 사람들은 ‎이러겠죠 220 00:13:47,264 --> 00:13:49,266 ‎'뉴욕, 타임스스퀘어에 ‎의자도 있지' 221 00:13:49,349 --> 00:13:50,767 ‎그 의자들이 사라지면 222 00:13:50,851 --> 00:13:53,937 ‎요즘 오는 사람들은 ‎의자 어디 갔냐고 할 거예요 223 00:13:54,020 --> 00:13:55,313 ‎'그게 진짜 뉴욕이었는데' 224 00:14:00,026 --> 00:14:01,486 ‎길 한가운데 있는 225 00:14:01,570 --> 00:14:04,865 ‎타임스스퀘어 카페도 ‎계속 남아 있을까요? 226 00:14:04,948 --> 00:14:08,034 ‎감독님이 아시는지 모르겠어요 ‎왜냐면 주로… 227 00:14:08,118 --> 00:14:10,078 ‎몰라요, 57번가 밑으로는 ‎안 가요 228 00:14:10,161 --> 00:14:15,083 ‎정말 최근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229 00:14:15,166 --> 00:14:19,462 ‎거기 시멘트 바닥 그거 있잖아요 ‎그걸 다시 깔았어요 230 00:14:19,546 --> 00:14:22,841 ‎네, 아일랜드라고 하죠 ‎한가운데 있는 부분요 231 00:14:22,924 --> 00:14:25,760 ‎그리고 시장직에서 ‎내려오기 직전에 232 00:14:25,844 --> 00:14:31,725 ‎블룸버그 시장이 이렇게 말했죠 ‎'이제 영원히 함께할 겁니다' 233 00:14:32,642 --> 00:14:35,270 ‎'영원히? 웃기고 있네' 싶었어요 234 00:14:35,353 --> 00:14:40,233 ‎뉴욕에 영원한 게 뭐가 있어요? ‎영원이라뇨! 영원하지 않아요 235 00:14:40,317 --> 00:14:43,987 ‎그런데 그날 이걸 알았어요 ‎그 공사 비용이 4천만 달러였어요 236 00:14:44,613 --> 00:14:47,741 ‎4천만 달러요 ‎블룸버그 사비로 낸 것도 아니고요 237 00:14:47,824 --> 00:14:51,369 ‎4천만 달러의 세금을 쓴 거예요 238 00:14:51,453 --> 00:14:56,791 ‎4천만 달러라고요 ‎시민들이 이렇게 말했나 보죠? 239 00:14:56,875 --> 00:14:59,878 ‎'타임스스퀘어에 누울 자리가 없네 ‎이거 안 되겠는데' 240 00:14:59,961 --> 00:15:02,380 ‎그럼요, 짜증 나죠 241 00:15:02,464 --> 00:15:04,674 ‎- '못 참겠어' ‎- 맞아요 242 00:15:04,758 --> 00:15:07,260 ‎'떠나야겠어, 여기서 못 살겠다' 243 00:15:10,347 --> 00:15:14,809 ‎그래서… 지금 나가보면 ‎길거리가 온통 244 00:15:14,893 --> 00:15:18,104 ‎그거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‎아무튼 보기 싫게 생긴 245 00:15:18,188 --> 00:15:21,566 ‎인조 식물 같은 거 천지예요 ‎진짜인지도 모르지만요 246 00:15:21,650 --> 00:15:25,654 ‎가짜인지 진짜인지는 몰라도 ‎거기 식물을 왜 갖다 두죠? 247 00:15:27,155 --> 00:15:30,492 ‎타임스스퀘어 말고도 ‎바워리는 물론 도시 전체가 그래요 248 00:15:30,575 --> 00:15:34,955 ‎어디를 가도 식물에 의자에 ‎쓸데없는 장식이 그득해요 249 00:15:35,038 --> 00:15:37,374 ‎거짓말 안 하고 ‎우리 할머니 집 같아요 250 00:15:41,086 --> 00:15:44,464 ‎손주들 사진도 올망졸망 올려두고 251 00:15:46,007 --> 00:15:47,968 ‎사탕 그릇도 좀 있고… 252 00:15:49,636 --> 00:15:52,138 ‎예산 삭감 소식이 ‎뉴욕 시민들에게 알려지면 253 00:15:52,222 --> 00:15:55,183 ‎도시가 파산했다는 뜻인지 ‎해명을 요구할 겁니다 254 00:15:55,266 --> 00:15:58,853 ‎- 그렇다면 뉴욕… ‎- 뉴욕은 파산하지 않습니다 255 00:15:58,937 --> 00:16:02,315 ‎그렇다면 뉴욕시 운영에 ‎효율성이 줄어든단 뜻이고 256 00:16:02,399 --> 00:16:07,696 ‎거리는 더 더럽고 화재와 범죄에도 ‎취약해진단 뜻입니까? 257 00:16:07,779 --> 00:16:12,325 ‎파산은 아니라고 말씀드렸습니다 ‎뉴욕시는 여전히 건재합니다 258 00:16:12,409 --> 00:16:13,243 ‎"에이브 빔 시장" 259 00:16:13,326 --> 00:16:15,495 ‎여전히 세계에서 ‎가장 훌륭한 도시이며 260 00:16:15,578 --> 00:16:18,164 ‎이번 삭감에도 불구하고 261 00:16:18,248 --> 00:16:23,461 ‎세계 그 어느 도시보다 ‎최고의 편의를 제공할 것입니다 262 00:16:24,129 --> 00:16:26,965 ‎저는 뉴욕 시장을 ‎꼭 해봤으면 좋겠어요 263 00:16:27,048 --> 00:16:29,676 ‎하지만 뉴욕 시장이 되면 ‎안 좋은 점 중 하나가… 264 00:16:29,759 --> 00:16:31,511 ‎물론 일이 힘들기도 하고요 265 00:16:31,594 --> 00:16:34,639 ‎뉴욕 시장은 이 나라에서 ‎두 번째로 힘든 직업이에요 266 00:16:34,723 --> 00:16:36,307 ‎출근 시간이 너무 빨라요 267 00:16:36,391 --> 00:16:39,769 ‎그러니 근무 일정을 둘로 나눠서 ‎전 야간 시장 할래요 268 00:16:41,312 --> 00:16:43,940 ‎무료로 봉사할게요 ‎주간 시장은 다른 사람이 하고요 269 00:16:44,024 --> 00:16:45,525 ‎저는 야간 시장요 270 00:16:46,609 --> 00:16:50,071 ‎오후 4시쯤 시작해서 ‎필요하면 밤도 새울 수 있어요 271 00:16:50,155 --> 00:16:54,159 ‎뉴욕에서는 밤에 워낙 ‎많은 일이 일어나니까요 272 00:16:54,659 --> 00:16:57,245 ‎그럼 주간 시장이 자는 동안 ‎야간의 뉴욕에 273 00:16:57,328 --> 00:16:59,622 ‎어떤 변화를 꾀하고 싶으세요? 274 00:16:59,706 --> 00:17:01,791 ‎뉴욕에서 가장 바꾸고 싶은 건 275 00:17:01,875 --> 00:17:04,085 ‎지하철이에요 ‎이건 저뿐만이 아닐걸요 276 00:17:04,586 --> 00:17:07,797 ‎뉴욕 시장이 되면 ‎가장 먼저 지하철을 바꿀 거예요 277 00:17:07,880 --> 00:17:11,717 ‎몇 주 전에 라디오로 ‎평소 듣는 WNS 뉴스를 들었어요 278 00:17:11,801 --> 00:17:15,680 ‎L 트레인 얘기를 하더군요 ‎브루클린에서 출발하는 지하철요 279 00:17:15,763 --> 00:17:20,560 ‎L 트레인 내부의 불쾌한 냄새로 ‎그날 운행을 중단한다고 했어요 280 00:17:20,643 --> 00:17:21,644 ‎종일 그 얘기였어요 281 00:17:21,728 --> 00:17:24,313 ‎10분에 한 번씩 알리더라고요 282 00:17:24,397 --> 00:17:27,024 ‎'악취로 인해 L 트레인이 ‎운행을 중단했습니다' 283 00:17:27,108 --> 00:17:31,404 ‎'지하철에서 냄새난다고 ‎운행을 안 해?'라고 생각했죠 284 00:17:32,572 --> 00:17:34,991 ‎그게 무슨 ‎말 같지도 않은 소리예요? 285 00:17:35,075 --> 00:17:39,162 ‎평소보다 얼마나 더 심하길래 ‎운행까지 중단하죠? 286 00:17:39,245 --> 00:17:41,790 ‎대체 무슨… ‎악취의 원인도 몰랐어요 287 00:17:41,873 --> 00:17:46,169 ‎새삼스럽게 악취라뇨? ‎지하철에선 원래 냄새 많이 나요 288 00:17:46,669 --> 00:17:50,715 ‎평소 악취보다 갑자기 더 심하다고 ‎제보라도 받았대요? 289 00:17:50,799 --> 00:17:55,970 ‎그 전에는 그럼 꽃향기가 나는 ‎알프스 마을이기라도 했나요? 290 00:17:56,054 --> 00:18:00,391 ‎그런데도 계속 ‎악취의 원인을 모르네 어쩌네 하며 291 00:18:00,475 --> 00:18:03,478 ‎하루 종일… ‎5시간 넘게 운행을 중단했어요 292 00:18:03,561 --> 00:18:08,358 ‎기술자들이 점검하러 갔는데 ‎처음보단 나아졌다고 하더라고요 293 00:18:08,441 --> 00:18:10,944 ‎당연하죠 ‎5시간이나 비어 있었잖아요 294 00:18:11,027 --> 00:18:15,156 ‎L 트레인 악취의 원인이 ‎뭔지 아세요? 바로 승객이에요! 295 00:18:15,240 --> 00:18:20,411 ‎그런데 나중에 기껏 한다는 소리가 ‎오일이 새서 그런 거였대요 296 00:18:20,495 --> 00:18:25,041 ‎뉴스에서도 보도했어요 ‎그 오일을 검사해 봤더니 297 00:18:25,125 --> 00:18:27,127 ‎인체에는 무해했대요 298 00:18:27,210 --> 00:18:29,546 ‎네, 냄새는 나도 ‎좋은 오일이었나 봐요 299 00:18:29,629 --> 00:18:32,882 ‎911 참사 당시 ‎사건 발생 후 한 시간쯤 지나서 300 00:18:32,966 --> 00:18:36,719 ‎당시 환경보호청장이었던 ‎크리스틴 휘트먼이 301 00:18:36,803 --> 00:18:40,557 ‎현장을 방문해서 이런 말을 했죠 ‎'괜찮습니다, 공기 괜찮아요' 302 00:18:40,640 --> 00:18:43,351 ‎제가 사람들한테 그랬어요 ‎'그게 가당키나 해?' 303 00:18:43,434 --> 00:18:44,978 ‎'당연히 거짓말이지' 304 00:18:45,061 --> 00:18:46,229 ‎그땐… 305 00:18:46,312 --> 00:18:50,024 ‎조지 부시 집권 당시라 ‎거짓말에는 어느 정도 익숙했지만 306 00:18:50,108 --> 00:18:52,110 ‎불가능한 일이었어요 307 00:18:52,193 --> 00:18:57,824 ‎먼지라고는 했지만 ‎그 냄새가 몇 km 밖까지 났거든요 308 00:18:57,907 --> 00:19:00,743 ‎근데도… 괜찮다고 했어요 309 00:19:00,827 --> 00:19:05,039 ‎그 결과, 당연하게도 ‎현재 수천 명이 암에 걸렸죠 310 00:19:05,123 --> 00:19:08,084 ‎보통 먼지가 아니었으니까요 311 00:19:08,793 --> 00:19:11,421 ‎괜찮지도 않았고요 312 00:19:13,798 --> 00:19:18,469 ‎- 도시가 조용하니 좋네요 ‎- 사람이 없으니 조용하죠 313 00:19:20,305 --> 00:19:23,016 ‎뉴욕이 이렇게 조용하면 ‎무슨 일 생긴 거예요 314 00:19:24,267 --> 00:19:27,478 ‎911 참사 당시 얼마나 조용했는지 ‎지금도 기억해요 315 00:19:27,562 --> 00:19:30,940 ‎사건 현장 근처에 사는 게 ‎아니라면요 316 00:19:31,566 --> 00:19:34,027 ‎그때 말고 뉴욕이 ‎그 정도로 조용했던 건… 317 00:19:34,110 --> 00:19:36,738 ‎전 미드타운에 살아서 ‎조용할 때가 없었거든요 318 00:19:36,821 --> 00:19:39,741 ‎OJ 심프슨 판결 발표할 때가 ‎딱 그만큼 조용했어요 319 00:19:39,824 --> 00:19:42,577 ‎도시 전체가 ‎TV 앞에서 집중하느라 320 00:19:42,660 --> 00:19:45,413 ‎쥐 죽은 듯 고요했죠 321 00:19:47,248 --> 00:19:48,958 ‎발표하기 전까지는요 322 00:19:49,918 --> 00:19:53,796 ‎얘기하셨던 게 또 뭐죠? ‎고질라 고무 슈트였죠? 323 00:19:53,880 --> 00:19:54,881 ‎그걸로 하자고요 324 00:19:57,050 --> 00:20:00,220 ‎혼다 이시로 스타일로 ‎도시를 온통 짓밟으면서요 325 00:20:00,303 --> 00:20:03,097 ‎지금 있는 곳이… ‎허드슨강인가요? 326 00:20:03,181 --> 00:20:05,683 ‎이스트강, 네 ‎뭐가 덤비기라도 하면… 327 00:20:06,184 --> 00:20:10,730 ‎뭔가 내게 덤비기보단 ‎내가 어딜 덮칠까 봐 무서운데요 328 00:20:11,606 --> 00:20:15,693 ‎현재 뉴욕의 모습과 ‎여기 이 모델의 차이점이 있나요? 329 00:20:15,777 --> 00:20:16,861 ‎혹시 뭐라도… 330 00:20:16,945 --> 00:20:19,697 ‎제가 처음 여기 왔을 때가 ‎그리 오래되진 않았어요 331 00:20:19,781 --> 00:20:23,952 ‎제가 살 집을 찾아왔는데 ‎그 건물이 지어질 당시에는 332 00:20:24,035 --> 00:20:26,788 ‎물류 창고 셋을 합쳐서 ‎아파트 건물로 333 00:20:26,871 --> 00:20:30,250 ‎개조한 곳이었어요 ‎그걸 용케 찾아냈죠 334 00:20:31,292 --> 00:20:34,963 ‎'좀 좋은 집 살걸' 하는 후회는 ‎항상 똑같아요 335 00:20:36,589 --> 00:20:40,218 ‎LA에 사는 친구 딸에게 ‎다시 뉴욕으로 오라고 설득했어요 336 00:20:40,301 --> 00:20:43,346 ‎다시 오고는 싶은데 ‎생활비가 감당이 안 된다더군요 337 00:20:43,429 --> 00:20:45,932 ‎그래서 그냥 오라고 하면서 ‎비밀을 알려줬죠 338 00:20:46,015 --> 00:20:48,142 ‎'여기 생활비 감당하는 사람 없어' 339 00:20:48,226 --> 00:20:52,188 ‎감당할 수 있는 사람 없어요 ‎그런데도 8백만 명이 살고 있죠 340 00:20:54,399 --> 00:20:56,734 ‎어떻게 가능하냐고요? ‎우리도 몰라요! 341 00:20:58,361 --> 00:20:59,737 ‎우리에게도 수수께끼죠 342 00:21:02,991 --> 00:21:04,242 ‎전혀 모르겠어요 343 00:21:05,368 --> 00:21:08,871 ‎그냥 그래요 ‎이유는 모르지만 어쨌든 살아요 344 00:21:09,831 --> 00:21:13,376 ‎그러니 어떻게 살지 막막해도 ‎뉴욕에 오실 수 있어요 345 00:21:13,459 --> 00:21:16,796 ‎그럼 먹고살 만큼은 벌면서 ‎살게 되더라고요 346 00:21:17,380 --> 00:21:18,756 ‎간단해요 347 00:21:19,632 --> 00:21:20,466 ‎알겠죠? 348 00:21:21,509 --> 00:21:23,052 ‎뉴욕을 떠나거나 349 00:21:23,136 --> 00:21:25,930 ‎잠시라도 다른 곳에 살게 되면 350 00:21:26,014 --> 00:21:28,266 ‎일상이 너무 쉬워져서 ‎적응이 안 돼요 351 00:21:28,766 --> 00:21:33,229 ‎원래는 처음으로 ‎새집에 이사를 오면 이러잖아요 352 00:21:34,689 --> 00:21:36,858 ‎'세탁소는 어디지? ‎찾을 수나 있을까?' 353 00:21:36,941 --> 00:21:39,944 ‎못 찾을 때도 있어요 ‎없을 때도 있고요 354 00:21:40,028 --> 00:21:41,446 ‎아니면 찾았다가도… 355 00:21:41,529 --> 00:21:44,991 ‎전 장담하건대 ‎3개월 안에 크게 싸우고 356 00:21:45,074 --> 00:21:47,035 ‎다시는 거기 안 갈걸요 357 00:21:47,535 --> 00:21:49,829 ‎근데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은 358 00:21:49,912 --> 00:21:53,833 ‎맡길 옷이 있으면 ‎자연스럽게 세탁소에 가요 359 00:21:53,916 --> 00:21:56,044 ‎그저 자잘한 일상일 뿐이죠 360 00:21:56,794 --> 00:22:00,757 ‎하지만 뉴욕에선 모든 것이 ‎'니벨룽겐의 반지'예요 361 00:22:00,840 --> 00:22:03,760 ‎극적 효과가 넘치는 ‎오페라가 따로 없다고요 362 00:22:03,843 --> 00:22:05,428 ‎늘 엄청난 문제가 생겨요 363 00:22:05,511 --> 00:22:09,849 ‎그때 깨닫죠 ‎뉴욕에 사는 게 무척 힘들어서 364 00:22:09,932 --> 00:22:13,061 ‎사람들이 ‎왜 뉴욕에 사느냐고 물으면 365 00:22:13,144 --> 00:22:14,771 ‎딱히 답할 말은 없지만 366 00:22:14,854 --> 00:22:19,317 ‎적어도 그럴 용기가 없는 이들을 ‎경멸하게 된단 사실을요 367 00:22:19,817 --> 00:22:22,820 ‎'그렇게 살기 쉬운 곳에 살아요?' 368 00:22:22,904 --> 00:22:25,073 ‎'모두 당신한테 친절하고' 369 00:22:25,156 --> 00:22:27,575 ‎'등쳐 먹으려는 사람들도 ‎없는 곳에?' 370 00:22:27,658 --> 00:22:29,452 ‎'그건 어른의 삶이 아니잖아요' 371 00:22:30,870 --> 00:22:34,832 ‎요즘 20대들은 놀랍게도 ‎길에서 저를 만나면 372 00:22:35,333 --> 00:22:37,001 ‎다가와서 이런 말을 해요 373 00:22:37,085 --> 00:22:41,506 ‎'프랜, 저도 70년대의 뉴욕에 ‎살았다면 정말 재밌었을 거예요' 374 00:22:41,589 --> 00:22:43,466 ‎여기서 딱 한 가지는 확실해요 375 00:22:43,549 --> 00:22:46,761 ‎제가 20대였을 땐 ‎지금 제 나이의 사람들한테 가서 376 00:22:46,844 --> 00:22:50,139 ‎30년대의 뉴욕에 살았다면 ‎좋았겠단 말은 절대 안 했어요 377 00:22:50,223 --> 00:22:52,433 ‎말하자면 이런 거죠 378 00:22:52,517 --> 00:22:54,811 ‎제가 그때도 뉴욕에 살았으니까 379 00:22:55,812 --> 00:22:57,230 ‎산증인인 셈이에요 380 00:22:57,313 --> 00:23:00,400 ‎남북전쟁을 좋아하는 사람이 381 00:23:00,483 --> 00:23:04,445 ‎에이브러햄 링컨을 보고 ‎달려드는 꼴이라고 할 수 있죠 382 00:23:05,696 --> 00:23:08,116 ‎예약 안 하신 분들은 ‎밖에서 기다리세요 383 00:23:08,199 --> 00:23:09,033 ‎"맥스 ‎캔자스시티" 384 00:23:09,117 --> 00:23:13,955 ‎이제 뉴욕시에 사는 ‎한 소년에 관한 노래를 들려드리죠 385 00:23:16,999 --> 00:23:20,753 ‎당시 저와 재정 상태가 비슷했던 ‎제 지인들에게는 386 00:23:20,837 --> 00:23:23,840 ‎난방이 무척 중요했어요 ‎주요 대화 주제였죠 387 00:23:23,923 --> 00:23:26,884 ‎맥스에 가서 ‎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388 00:23:26,968 --> 00:23:29,262 ‎집에 난방이 되는지부터 물었어요 389 00:23:29,971 --> 00:23:32,890 ‎제게는 그게 ‎굉장한 매력으로 다가왔거든요 390 00:23:32,974 --> 00:23:35,726 ‎갑자기 브리지트 바르도로 ‎변한 것처럼요 391 00:23:35,810 --> 00:23:37,937 ‎'집에 난방 돼요? 가시죠' 392 00:24:01,794 --> 00:24:05,506 ‎뉴욕 돌스는 훌륭한 밴드였는데 ‎직접 본 사람은 드물어요 393 00:24:05,590 --> 00:24:08,092 ‎주 공연 장소였던 ‎머서 아트 센터가 어느 날… 394 00:24:10,219 --> 00:24:12,472 ‎갑자기 무너졌어요 ‎뉴욕에선 그게 흔했죠 395 00:24:12,555 --> 00:24:15,641 ‎뉴욕 돌스 공연 보러 ‎자주 가던 곳이었어요 396 00:24:15,725 --> 00:24:17,768 ‎다른 공연도 했지만 ‎주로 돌스를 보러 갔죠 397 00:24:18,352 --> 00:24:21,105 ‎그러던 어느 날 ‎건물이 주저앉았어요 398 00:24:22,148 --> 00:24:25,526 ‎건물이 그냥 무너져 버렸어요 ‎그 정도로 방치한 거죠 399 00:24:25,610 --> 00:24:28,237 ‎머서 아트 센터 붕괴 소식 ‎들었는지 물으면 400 00:24:28,321 --> 00:24:31,115 ‎다들 놀라지도 않고 ‎'아, 그렇구나' 할 만큼요 401 00:24:31,199 --> 00:24:34,202 ‎그해에 무너진 건물은 ‎거기가 벌써 세 번째였죠 402 00:24:34,744 --> 00:24:38,414 ‎아무도 관리를 안 하니 ‎건물이 무너진 거예요 403 00:24:38,498 --> 00:24:41,209 ‎원래 그랬어요 ‎전 생각도 못 했죠 404 00:24:41,292 --> 00:24:44,795 ‎평소에 생각이 많긴 해도 ‎뉴욕이 개선된단 생각은 안 해요 405 00:24:44,879 --> 00:24:47,048 ‎뉴욕은 훌륭한 곳이었어요 ‎그래서 왔고요 406 00:24:47,131 --> 00:24:49,884 ‎뉴욕이 깨끗해서 온 건 아니에요 407 00:24:50,718 --> 00:24:52,011 ‎제 고향이 더 깨끗해요 408 00:24:52,094 --> 00:24:55,097 ‎뉴욕의 청결 상태를 보고 ‎결정한 건 아니었죠 409 00:24:55,181 --> 00:24:57,266 ‎안전해서도 아니었고요 410 00:24:57,350 --> 00:25:00,269 ‎제 고향이 더 안전해요 ‎위험 때문에 온 것도 아니고요 411 00:25:00,353 --> 00:25:04,065 ‎위험한 게 좋지는 않았지만 ‎이내 적응했어요 412 00:25:04,148 --> 00:25:06,609 ‎지금 제 습관은 ‎70년대부터 생긴 겁니다 413 00:25:06,692 --> 00:25:08,486 ‎예를 들어 지하철에 앉아 있을 때 414 00:25:08,569 --> 00:25:11,239 ‎가방을 옆자리에 ‎그대로 두는 사람들 있잖아요 415 00:25:11,322 --> 00:25:14,116 ‎미친 거 아니에요? ‎저라도 훔치고 싶겠어요 416 00:25:14,867 --> 00:25:21,123 ‎저는 갖고 있는 물건이 뭐든… ‎하다못해 연필 한 자루라도 417 00:25:21,207 --> 00:25:24,377 ‎목숨이 걸린 듯 꽉 잡아요 ‎아무도 못 가져가게요 418 00:25:25,503 --> 00:25:28,673 ‎옆자리에는 절대로 ‎아무것도 못 놓죠, 절대요 419 00:25:29,674 --> 00:25:33,135 ‎남들이 폭탄이라고 생각할까 봐 ‎그러는 게 아니라 420 00:25:33,219 --> 00:25:36,055 ‎누가 훔쳐 갈까 봐서요 ‎당연히 훔쳐 가죠 421 00:25:36,138 --> 00:25:37,473 ‎당연하잖아요 422 00:25:37,557 --> 00:25:40,768 ‎한번은, 1971년이었나 423 00:25:40,851 --> 00:25:44,814 ‎누가 제 차 창문을 깬 적이 있어요 424 00:25:44,897 --> 00:25:47,358 ‎고등학교 때부터 타던 차였죠 425 00:25:47,858 --> 00:25:50,528 ‎창문을 깨고 계기판 위에 있던 426 00:25:50,611 --> 00:25:53,906 ‎사과 하나랑 담배 한 갑을 ‎가져갔더라고요 427 00:25:54,740 --> 00:25:57,118 ‎당시 담배 한 갑은 50센트였고 428 00:25:58,077 --> 00:26:00,121 ‎사과는 하나에 10센트 정도였죠 429 00:26:01,581 --> 00:26:03,374 ‎경찰에 신고했어요 430 00:26:03,457 --> 00:26:06,836 ‎마침 길에 경찰이 있길래 ‎불러서 신고했죠 431 00:26:06,919 --> 00:26:11,507 ‎'누가 제 차창을 깨고 ‎계기판에 있던 물건을 훔쳤어요' 432 00:26:11,591 --> 00:26:13,384 ‎뭘 훔쳐 갔는지 묻길래 433 00:26:13,467 --> 00:26:16,053 ‎사과 한 알이랑 ‎담배 한 갑이라고 했어요 434 00:26:16,137 --> 00:26:18,180 ‎'당연한 거 아니에요?'라더군요 435 00:26:22,435 --> 00:26:26,272 ‎'눈에 훤히 보이는 곳에 ‎귀중품을 놓아두면' 436 00:26:26,355 --> 00:26:29,734 ‎'당연히 차창을 깨고 훔쳐 가죠! ‎당신은 안 그러겠어요?' 437 00:26:30,234 --> 00:26:31,611 ‎'바보 아니에요?' 438 00:26:37,074 --> 00:26:39,702 ‎맞는 말이라서 반박은 안 했어요 439 00:26:40,870 --> 00:26:42,997 ‎생각해 보니 당연하더라고요 440 00:26:43,706 --> 00:26:46,459 ‎예전에 신문에 ‎이런 머리기사가 실렸죠? 441 00:26:47,335 --> 00:26:50,212 ‎'대통령이 뉴욕에게: 꺼져라' ‎그런 식으로요 442 00:26:50,296 --> 00:26:52,256 ‎네, '포드가 뉴욕에게 ‎그냥 죽어라'요 443 00:26:52,882 --> 00:26:54,216 ‎아무도 죽지는 않았죠 444 00:27:50,564 --> 00:27:53,984 ‎물론 뉴욕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445 00:27:54,068 --> 00:27:57,029 ‎저를 다른 곳에서 ‎살게 해줄지는 모르겠어요 446 00:27:58,364 --> 00:28:02,034 ‎시 의회 같은 데 ‎모두 모여서 의논한 후 447 00:28:02,118 --> 00:28:05,538 ‎저한테 통보하려나요? ‎'떠나주셔야겠습니다' 448 00:28:05,621 --> 00:28:06,580 ‎'계시면 안 돼요' 449 00:28:06,664 --> 00:28:10,710 ‎- 저한테도 똑같을 거예요 ‎- '죄송한데 이만 가주시죠' 450 00:28:58,424 --> 00:28:59,842 ‎자막: 우아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