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54,960 --> 00:01:00,600 "프롤로그 원스 어폰 어 타임" 2 00:01:06,840 --> 00:01:11,480 {\an8}"1969년 8월 8일 금요일" 3 00:01:14,720 --> 00:01:16,200 맛있겠네요 4 00:01:16,280 --> 00:01:17,680 - 고마워요 - 맛있게 드세요 5 00:01:23,920 --> 00:01:26,040 무소 앤드 프랭크에서 오찬을 함께한 후 6 00:01:26,120 --> 00:01:30,160 마빈은 릭이 이탈리아 영화계에 진출할 기회를 줬지 7 00:01:30,240 --> 00:01:33,080 릭 돌턴 나 마빈 슈워츠일세, 잠깐만 8 00:01:33,640 --> 00:01:35,520 헤네시 XO, 온더록스로 9 00:01:35,600 --> 00:01:36,640 네, 슈워츠 씨 10 00:01:37,240 --> 00:01:38,240 두 마디만 하지 11 00:01:38,320 --> 00:01:40,960 '네브래스카 짐' 세르조 코르부치 12 00:01:41,040 --> 00:01:43,000 네브래스카 뭐요? 13 00:01:43,080 --> 00:01:44,120 세르조 누구요? 14 00:01:44,200 --> 00:01:47,360 - 세르조 코르부치 - 그게 누군데요? 15 00:01:47,440 --> 00:01:48,920 세계에서 둘째가는 16 00:01:49,000 --> 00:01:51,640 스파게티 웨스턴 감독인데 17 00:01:51,720 --> 00:01:54,680 '네브래스카 짐'이라는 새 서부극을 만든다기에 18 00:01:54,760 --> 00:01:57,160 내가 자네를 고려해 보랬지 19 00:01:57,240 --> 00:01:58,080 "쿠엔틴 타란티노" 20 00:01:58,160 --> 00:01:59,480 일단 짚고 넘어갈 건 21 00:02:00,000 --> 00:02:01,640 릭은 스파게티 웨스턴을 이해 못 했고 22 00:02:01,720 --> 00:02:03,080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23 00:02:03,160 --> 00:02:07,880 다만 주연 자리를 지키며 돈을 벌고 싶었던지라 24 00:02:07,960 --> 00:02:09,880 마빈의 주선에 따라 25 00:02:09,960 --> 00:02:12,480 '네브래스카 짐' 건으로 코르부치를 만나죠 26 00:02:13,080 --> 00:02:15,680 그래서 릭은 로마로 향하고 27 00:02:15,760 --> 00:02:19,640 세르조와 아내 노리가 마빈과 함께 릭을 만나요 28 00:02:19,720 --> 00:02:22,160 세르조가 좋아하는 로마의 식당에서요 29 00:02:22,240 --> 00:02:23,400 거기서 대화하는데 30 00:02:23,480 --> 00:02:26,640 릭은 대본과 네브래스카 짐이란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서 31 00:02:26,720 --> 00:02:29,840 세르조와 배역에 관해 의논하죠 32 00:02:29,920 --> 00:02:32,160 그렇게 서로 친해지려는데 33 00:02:32,240 --> 00:02:34,840 릭이 큰 결례를 범해요 34 00:02:35,320 --> 00:02:38,160 세르조 코르부치를 35 00:02:38,240 --> 00:02:40,520 세르조 레오네로 착각한 거죠 36 00:02:41,040 --> 00:02:44,280 마빈이 '황야의 무법자'를 보라고 했거든요 37 00:02:44,840 --> 00:02:48,720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를 공부하는 차원에서요 38 00:02:48,800 --> 00:02:52,920 릭은 세르조란 이름을 듣고서 동일인으로 착각한 거죠 39 00:02:53,520 --> 00:02:57,040 그래서 코르부치와 노리한테 이렇게 말한 겁니다 40 00:02:57,120 --> 00:02:58,840 '솔직히 말씀드리죠' 41 00:02:58,920 --> 00:03:02,920 '어쩜 클린트 이스트우드한테서 그런 연기를 끌어내셨죠?' 42 00:03:03,000 --> 00:03:06,200 '이스트우드의 평생 역작으로 남을 텐데' 43 00:03:06,280 --> 00:03:08,520 '감독이 그걸 해내다니 참 대단하죠' 44 00:03:08,600 --> 00:03:12,480 '연출을 참 잘하셨어요 끝내주더군요' 45 00:03:14,720 --> 00:03:19,000 세르조와 노리도 릭이 헷갈린 걸 알아챘어요 46 00:03:19,600 --> 00:03:22,680 세르조는 이렇게 말했죠 '그건 내 영화 아닌데' 47 00:03:22,760 --> 00:03:25,400 '내 친구 세르조 레오네 작품이지' 48 00:03:25,480 --> 00:03:28,720 '그래도 자네가 잘 봤다고 얘기는 전해 주지' 49 00:03:29,280 --> 00:03:31,400 마빈은 창피해 죽을 지경이고 50 00:03:31,480 --> 00:03:33,840 릭이 따져요 '그 영화는 왜 보여 줬죠?' 51 00:03:33,920 --> 00:03:36,840 '그 장르를 이해하라고 보여 준 거잖나' 52 00:03:36,920 --> 00:03:39,160 릭이 대답하죠 '그 단어가 무슨 뜻인데요?' 53 00:03:39,240 --> 00:03:41,920 '난 장르라는 게 뭔지도 몰라요' 54 00:03:42,000 --> 00:03:44,680 '세르조 감독의 영화를 보여 주길래' 55 00:03:44,760 --> 00:03:47,360 '그 세르조인 줄 알았죠 난 잘못 없어요' 56 00:03:47,440 --> 00:03:52,600 노리가 분위기를 풀어 줘요 '마빈, 괜찮아요' 57 00:03:52,680 --> 00:03:56,280 '이탈리아어를 못 하니 세르조란 이름이 헷갈렸겠죠' 58 00:03:56,360 --> 00:03:58,200 '잘 모른다는데 괜찮아요' 59 00:03:58,280 --> 00:04:00,240 세르조도 거들어요 '마빈, 괜찮아' 60 00:04:00,320 --> 00:04:01,560 '나도 저 친구 몰라' 61 00:04:01,640 --> 00:04:03,320 '내가 누군지도 모른다니' 62 00:04:03,400 --> 00:04:05,680 근데 릭이 또 발등을 찍죠 63 00:04:05,760 --> 00:04:08,040 이탈리아 서부극을 봤냐는 질문에 64 00:04:08,120 --> 00:04:11,000 비행기에서 졸작을 봤다고 했거든요 65 00:04:11,520 --> 00:04:14,480 그러자 일행이 묻죠 '그 졸작이 뭔데?' 66 00:04:14,560 --> 00:04:17,440 '끔찍한 영화였는데 버트 레이놀즈가' 67 00:04:17,520 --> 00:04:21,400 '가발을 쓰고 나와선 내털리 우드처럼 보이던데' 68 00:04:21,480 --> 00:04:23,080 ''나바호 조'였던 것 같아요' 69 00:04:23,160 --> 00:04:24,640 릭이 계속 주절대는데 70 00:04:24,720 --> 00:04:25,960 세르조는 일행을 말리죠 71 00:04:26,040 --> 00:04:28,440 그게 자기 영화라고 얘기할까 봐요 72 00:04:28,520 --> 00:04:31,200 대신 본인이 말하죠 '그거 내 영화인데' 73 00:04:31,280 --> 00:04:34,560 릭이 그 영화를 쓰레기에 빗댄 직후에요 74 00:04:34,640 --> 00:04:37,160 다만 이번에도 세르조는 릭을 봐줘요 75 00:04:37,240 --> 00:04:39,080 '영어판으로 봤나?' 76 00:04:39,160 --> 00:04:41,360 '네' '난 영어판 싫은데' 77 00:04:42,600 --> 00:04:45,560 '영어판은 끔찍하지 자네 말이 맞네' 78 00:04:46,200 --> 00:04:48,000 그러다 어느 시점에 79 00:04:48,520 --> 00:04:50,400 노리랑 마빈은 돌려보내고 80 00:04:50,480 --> 00:04:52,520 세르조가 릭에게 묻죠 81 00:04:54,440 --> 00:04:55,320 '이봐' 82 00:04:55,400 --> 00:04:59,040 '자네는 나도, 이탈리아 영화도 존중하지 않고' 83 00:04:59,120 --> 00:05:01,880 '내 영화가 쓰레기라는데 같이 일하고 싶겠나?' 84 00:05:01,960 --> 00:05:04,240 '자네는 흥미롭긴 해 오만한 개자식인데' 85 00:05:04,320 --> 00:05:06,320 '네브래스카 짐을 닮은 건 마음에 드네' 86 00:05:06,400 --> 00:05:08,800 '게다가 자네 TV 쇼도 괜찮더군' 87 00:05:08,880 --> 00:05:09,920 '자네도 나름 괜찮지만' 88 00:05:10,000 --> 00:05:12,200 '우리 영화를 무시하는데 왜 캐스팅하겠나?' 89 00:05:12,280 --> 00:05:13,200 릭이 대답하죠 90 00:05:13,280 --> 00:05:15,720 '세르조, 이탈리아 서부극은 잘 모르겠어요' 91 00:05:15,800 --> 00:05:17,120 '그건 인정하죠' 92 00:05:17,200 --> 00:05:20,200 '전 후트 깁슨과 래시 러루를 보며 자라서' 93 00:05:20,280 --> 00:05:23,480 '마리오 바나나나노 따위는 잘 모른다고요' 94 00:05:23,560 --> 00:05:25,920 '이탈리아 영화 자체를 이해 못 해요' 95 00:05:26,000 --> 00:05:28,680 '제가 영화를 뭘 알겠어요? 전문가는 당신이죠' 96 00:05:28,760 --> 00:05:30,760 '제가 이해 못 한다고 뭐가 달라집니까?' 97 00:05:30,840 --> 00:05:34,280 ''네브래스카 짐'에 대한 제 호불호가 중요한가요?' 98 00:05:34,360 --> 00:05:36,840 '전 서부극을 잘합니다 멋진 카우보이죠' 99 00:05:37,400 --> 00:05:40,880 '모자 씌우고 끝내주는 의상을 입혀서' 100 00:05:40,960 --> 00:05:43,760 '말에 태워 주시면 제 연기가 마음에 드실 겁니다' 101 00:05:43,840 --> 00:05:46,960 '제가 영화를 이해하거나 좋아하는지는 상관없죠' 102 00:05:47,040 --> 00:05:49,120 '당신 마음에 드는지가 중요해요' 103 00:05:49,200 --> 00:05:52,040 '서부극은 제 전문이고 전 멋진 카우보이죠' 104 00:05:52,120 --> 00:05:54,640 '멋진 네브래스카 짐을 선보여 드릴게요' 105 00:05:54,720 --> 00:05:56,760 '제 연기에 만족하실 겁니다' 106 00:05:57,640 --> 00:06:00,000 그렇게 코르부치는 릭을 기용하게 되죠 107 00:06:00,520 --> 00:06:02,560 다만 릭은 첫 작품이라 108 00:06:02,640 --> 00:06:05,320 이탈리아의 촬영 방식이 낯설었어요 109 00:06:05,400 --> 00:06:08,360 바벨탑 스타일의 촬영에 익숙지 않았는데 110 00:06:08,440 --> 00:06:10,440 나쁜 보안관은 독일인 111 00:06:10,520 --> 00:06:11,960 여자 주인공은 히브리인 112 00:06:12,040 --> 00:06:13,800 다른 악당은 스페인인에 113 00:06:13,880 --> 00:06:15,480 나머지는 이탈리아인이었죠 114 00:06:15,560 --> 00:06:18,040 {\an8}그러니까 스페인 배우가 대사를 치면 115 00:06:18,120 --> 00:06:20,040 {\an8}이어서 독일인이 대사를 치고 116 00:06:20,120 --> 00:06:22,080 {\an8}히브리인도 대사를 치는데 117 00:06:22,160 --> 00:06:24,760 {\an8}히브리인 대사가 끝나면 릭 차례인 거죠 118 00:06:24,840 --> 00:06:27,960 {\an8}그런 방식을 이해 못 했고 황당하게 여겼어요 119 00:06:28,040 --> 00:06:31,440 {\an8}'이런, TV 쇼도 엉망이었는데 이건 끔찍하군' 120 00:06:32,040 --> 00:06:35,240 동시 녹음도 아니고 각자 다른 언어를 쓰는 게 121 00:06:35,320 --> 00:06:36,760 릭에겐 우스꽝스러웠고 122 00:06:36,840 --> 00:06:39,360 살벌한 촬영 환경도 받아들이기 힘들었죠 123 00:06:39,440 --> 00:06:41,600 외딴곳의 작은 트레일러 안에서 대기했고 124 00:06:41,680 --> 00:06:44,680 폭발 장면에선 실제 다이너마이트를 쓰니까요 125 00:06:47,280 --> 00:06:48,200 이런! 126 00:06:48,280 --> 00:06:52,720 그래서 촬영 도중 릭의 행실에 문제가 많았고 127 00:06:52,800 --> 00:06:55,840 가끔 성질을 부리기도 했어요 128 00:06:55,920 --> 00:06:57,480 세르조 감독은 좋은데 129 00:06:57,560 --> 00:07:01,320 영화의 수준이 떨어진다고 티를 낸 거예요 130 00:07:01,400 --> 00:07:04,560 이어서 이탈리아 영화를 네 편이나 더 찍는데 131 00:07:04,640 --> 00:07:06,480 '오퍼레이션 다이노마이트!'가 그중 하나죠 132 00:07:06,560 --> 00:07:09,640 {\an8}사실 릭은 훌륭한 감독들과 협업했어요 133 00:07:09,720 --> 00:07:12,040 {\an8}유쾌한 안토니오 마르게리티 134 00:07:12,120 --> 00:07:13,520 {\an8}캘빈 잭슨 패짓과 135 00:07:14,000 --> 00:07:16,920 {\an8}스페인 최고의 파에야 웨스턴 감독으로 꼽히는 136 00:07:17,000 --> 00:07:18,480 {\an8}호아킨 로메로 마르첸트까지요 137 00:07:18,960 --> 00:07:21,440 다만 그 영화들을 찍으면서 138 00:07:22,200 --> 00:07:24,080 릭은 깨닫게 되죠 139 00:07:24,160 --> 00:07:26,560 코르부치가 명감독이란 걸요 140 00:07:27,240 --> 00:07:30,520 그래서 이탈리아 체류를 마무리할 때 141 00:07:30,600 --> 00:07:33,080 코르부치가 '스페셜리스트'를 준비하자 142 00:07:33,160 --> 00:07:35,520 릭은 허드 역을 탐내요 143 00:07:35,600 --> 00:07:38,240 그래서 세르조와 저녁을 함께했는데 144 00:07:38,840 --> 00:07:43,280 세르조는 겸손해진 릭의 태도에 감동하죠 145 00:07:43,360 --> 00:07:44,480 릭이 마음에 들었어요 146 00:07:44,560 --> 00:07:46,800 지난 영화에서 보여 준 연기도요 147 00:07:47,440 --> 00:07:50,400 다만 촬영장에서 과하게 성질을 부렸는데 148 00:07:50,480 --> 00:07:54,400 감독으로선 그걸 잊기 힘들어요 149 00:07:54,480 --> 00:07:55,600 용서할 순 있지만 150 00:07:55,680 --> 00:08:00,160 배우가 과하게 짜증을 내면 뇌리에 깊이 남죠 151 00:08:00,240 --> 00:08:04,480 그것도 촬영 중인 영화보다 본인을 우선시했다면요 152 00:08:05,600 --> 00:08:09,080 그래서 '스페셜리스트'에 릭을 기용할까 하다가 153 00:08:10,360 --> 00:08:12,560 결국 조니 할리데이를 택했죠 154 00:08:41,120 --> 00:08:42,560 {\an8}젊은이 여러분을 위하여! 155 00:08:44,160 --> 00:08:47,760 {\an8}여러분의 음악, 고민과 관심사를 나눕니다 156 00:08:51,240 --> 00:08:55,040 {\an8}렌초 아르보레와 안나 마리아 푸스코가 진행합니다 157 00:08:55,560 --> 00:08:57,440 {\an8}- 잘 지내셨어요? - 그럼요 158 00:08:57,520 --> 00:09:00,080 {\an8}청취자 여러분께 여쭤본 건데요 159 00:09:00,160 --> 00:09:06,120 오늘도 오후 5시 10분 정각에 노래와 함께 시작합니다 160 00:09:06,200 --> 00:09:09,800 첫 곡은 오하이오 익스프레스의 '여미, 여미, 여미'로 161 00:09:09,880 --> 00:09:12,320 오하이오 익스프레스는 이탈리아에서도 유명하죠 162 00:09:16,520 --> 00:09:18,520 {\an8}"신은 용서해도… 나는 못 한다!" 163 00:09:22,600 --> 00:09:24,600 {\an8}"황야의 무법자" 164 00:09:27,000 --> 00:09:28,160 {\an8}"세르조 레오네" 165 00:09:30,600 --> 00:09:32,000 {\an8}"석양의 건맨" 166 00:09:32,080 --> 00:09:33,320 {\an8}"보안관 장고" 167 00:09:34,600 --> 00:09:36,520 {\an8}"지옥의 결투" 168 00:09:36,600 --> 00:09:38,400 {\an8}"방랑의 무법자" 169 00:09:41,440 --> 00:09:43,000 {\an8}"링고, 복수의 징표" 170 00:09:46,560 --> 00:09:50,520 {\an8}"석양의 무법자" 171 00:09:58,760 --> 00:10:00,520 {\an8}"명사수 쌍둥이 자매" 172 00:10:01,760 --> 00:10:03,440 {\an8}"누가 조니 R.을 죽였는가?" 173 00:10:06,000 --> 00:10:08,360 {\an8}"터프한 녀석" 174 00:10:08,440 --> 00:10:10,480 "로마" 175 00:10:30,480 --> 00:10:36,800 "제1장 또 다른 세르조" 176 00:10:38,920 --> 00:10:41,320 '바스터즈: 거친 녀석들'을 연출한 후엔 177 00:10:42,440 --> 00:10:45,000 책을 쓰고 싶더라고요 178 00:10:46,400 --> 00:10:47,960 세르조 코르부치에 관해서요 179 00:10:48,640 --> 00:10:51,560 제목은 '또 다른 세르조'로 지을까 했는데요 180 00:10:52,040 --> 00:10:56,040 당시 세르조의 영화를 보고 분석하면서 181 00:10:56,120 --> 00:10:58,720 이런 가설을 세우게 됐어요 182 00:10:58,800 --> 00:11:01,360 모든 영화의 주제는 파시즘이고 183 00:11:01,440 --> 00:11:05,520 그 주제가 영화의 기저에 깔려 있다고요 184 00:11:05,600 --> 00:11:08,120 그러한 전형을 분석하다 보니 185 00:11:08,200 --> 00:11:11,000 영화마다 이어지는 흐름을 발견했죠 186 00:11:14,000 --> 00:11:16,800 - 누굴 뽑겠나? - 디아스만 아니면 됩니다 187 00:11:22,960 --> 00:11:24,440 벽에 세워라 188 00:11:25,360 --> 00:11:26,200 아빠! 189 00:11:30,200 --> 00:11:31,800 분대, 장전! 190 00:11:34,160 --> 00:11:35,520 조준! 191 00:11:35,600 --> 00:11:36,840 발사! 192 00:11:40,960 --> 00:11:45,080 코르부치 작품 세계의 근간 중 하나는 193 00:11:45,160 --> 00:11:48,800 코르부치가 어릴 때 194 00:11:48,880 --> 00:11:52,040 파시스트 치하 이탈리아에서 자랐다는 사실이에요 195 00:11:52,600 --> 00:11:55,080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파시스트 이탈리아에서 자랐죠 196 00:11:55,560 --> 00:11:58,080 아버지는 파시스트 경찰이었는데 197 00:11:58,160 --> 00:12:01,520 실제 파시스트는 아니라서 퇴근하고 나면 198 00:12:01,600 --> 00:12:04,040 제복을 구석으로 벗어 던졌다죠 199 00:12:04,120 --> 00:12:07,160 다만 파시스트여야 했고 제복도 입어야 했어요 200 00:12:07,240 --> 00:12:10,720 뿐만 아니라 세르조는 어릴 때 201 00:12:10,800 --> 00:12:15,160 파시스트 소년 합창단의 일원이었어요 202 00:12:15,800 --> 00:12:18,760 무솔리니의 합창단요 203 00:12:18,840 --> 00:12:21,840 게다가 한번은 실제로 204 00:12:21,920 --> 00:12:25,120 세르조가 히틀러를 만나기도 했죠 205 00:12:25,640 --> 00:12:28,640 히틀러가 무솔리니를 찾아 로마에 방문했는데 206 00:12:28,720 --> 00:12:32,760 히틀러가 등장할 때 파시스트 소년 합창단이 207 00:12:32,840 --> 00:12:34,760 노래를 바쳤거든요 208 00:12:34,840 --> 00:12:37,360 듣자 하니 그 당시에 209 00:12:37,440 --> 00:12:40,880 코르부치도 합창단 틈에 앉아 있었다는데 210 00:12:40,960 --> 00:12:45,920 히틀러와 무솔리니가 다섯 걸음 앞에서 211 00:12:46,000 --> 00:12:49,080 서로 악수하며 포옹한 거예요 212 00:12:50,640 --> 00:12:54,320 히틀러는 이런 식이었죠 '애들이 노래를 잘하네' 213 00:12:54,400 --> 00:12:57,040 '참 근사하군 이탈리아 유년의 정수야' 214 00:13:06,200 --> 00:13:10,160 제가 볼 때 세르조 코르부치는 215 00:13:10,800 --> 00:13:13,320 잘 알려진 서부극들을 연출하면서 216 00:13:13,800 --> 00:13:14,960 주제를 정한 듯한데 217 00:13:15,040 --> 00:13:16,720 제 생각엔 218 00:13:17,640 --> 00:13:21,440 코르부치의 모든 서부극이 219 00:13:21,520 --> 00:13:24,360 그 주제와 어우러지는 것 같아요 220 00:13:25,120 --> 00:13:29,640 파시즘을 향한 본인의 생각을 드러낸 작품들인 거죠 221 00:13:29,720 --> 00:13:33,120 2차 대전 당시 자라며 겪은 파시즘에 대해서요 222 00:13:33,200 --> 00:13:36,520 이탈리아는 그 파시즘을 극복했지만 223 00:13:36,600 --> 00:13:39,240 코르부치의 기억 속엔 평생 남았잖아요 224 00:13:39,760 --> 00:13:41,600 2차 대전도 목격했고요 225 00:13:42,640 --> 00:13:44,000 그러니까 226 00:13:44,760 --> 00:13:49,160 그런 경험에 비추어 서부극을 만든 것 같아요 227 00:13:49,240 --> 00:13:51,560 누굴 뽑을 건지 말해라 228 00:13:51,640 --> 00:13:52,720 이 짐승 놈아 229 00:13:53,360 --> 00:13:54,600 대답해! 230 00:14:04,240 --> 00:14:09,000 당시 코르부치가 정말로 그렇게 생각했고 231 00:14:09,800 --> 00:14:11,800 그런 작품을 만든 걸까요? 232 00:14:11,880 --> 00:14:13,840 저도 확실한 건 모르죠 233 00:14:14,680 --> 00:14:16,920 다만 제 생각은 그래요 234 00:14:17,720 --> 00:14:19,240 '위대한 침묵'은 235 00:14:19,320 --> 00:14:22,480 베트남과 제삼 세계까지 반영한 작품으로 236 00:14:22,560 --> 00:14:25,240 파시즘과 반파시즘에 관한 영화인데요 237 00:14:25,320 --> 00:14:28,080 다들 파시즘과 나치즘에 맞서 싸워야죠 238 00:14:30,320 --> 00:14:31,320 카메라! 239 00:14:31,400 --> 00:14:32,600 "제2장 서부극의 새바람" 240 00:14:32,680 --> 00:14:33,640 정숙! 241 00:14:33,720 --> 00:14:35,120 - 액션! - 촬영 시작 242 00:15:09,000 --> 00:15:12,360 보안관을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 주마! 243 00:15:13,200 --> 00:15:15,800 사격 솜씨는 내가 한 수 위야! 244 00:15:15,880 --> 00:15:18,080 여차하면 널 죽일 수도 있다고! 245 00:15:18,160 --> 00:15:21,480 스파게티 웨스턴 1세대 감독들은 246 00:15:21,560 --> 00:15:24,160 레오네, 코르부치부터 247 00:15:24,760 --> 00:15:27,160 두초 테사리, 프랑코 지랄디까지 두루 친했고 248 00:15:27,240 --> 00:15:30,040 다들 비평을 기고했는데… 249 00:15:30,120 --> 00:15:32,840 세르조의 동생 브루노도 그 무리였을 텐데 250 00:15:33,440 --> 00:15:37,600 다들 잡지와 신문에 영화 비평을 기고했죠 251 00:15:37,680 --> 00:15:38,840 그리고 252 00:15:40,600 --> 00:15:43,360 다들 서부극을 좋아했어요 253 00:15:43,440 --> 00:15:45,960 그 어떤 영화보다도 서부극에 열광했죠 254 00:15:46,040 --> 00:15:47,680 다른 영화도 좋아했지만 255 00:15:47,760 --> 00:15:49,640 서부극을 중심으로 뭉쳤는데 256 00:15:49,720 --> 00:15:53,400 비평가로 활동을 시작한 그 무리의 일원들은 257 00:15:54,120 --> 00:15:56,680 차츰 각본가로 변신했어요 258 00:15:57,280 --> 00:15:59,360 크레디트에 이름을 못 올릴 때도 있었지만 259 00:15:59,440 --> 00:16:03,160 다들 각본 작업을 통해 이탈리아 영화계에 진출했어요 260 00:16:03,240 --> 00:16:05,600 그리고 각본을 쓰면서 261 00:16:06,200 --> 00:16:09,000 다들 B팀 감독이 됐는데요 262 00:16:11,160 --> 00:16:14,400 그 과정에서 실력을 제대로 갈고닦았죠 263 00:16:15,480 --> 00:16:18,400 두 세르조 감독의 경력에서 전환점이 된 건 264 00:16:18,480 --> 00:16:21,200 두 사람이 B팀으로 활약한 265 00:16:21,280 --> 00:16:24,280 마리오 본나르드 감독의 '폼페이 최후의 날'이란 영화죠 266 00:16:24,360 --> 00:16:25,960 그 영화의 경우 267 00:16:26,480 --> 00:16:29,080 두 사람이 B팀에 합류했는데 268 00:16:29,600 --> 00:16:33,360 B팀의 비중이 워낙 커서 269 00:16:34,040 --> 00:16:38,240 두 사람은 영화 흥행의 주역으로 인정받았는데요 270 00:16:38,320 --> 00:16:42,280 사실 레오네와 코르부치는 그 점을 부인했어요 271 00:16:42,360 --> 00:16:44,040 자기들이 고생한 건 맞지만 272 00:16:44,120 --> 00:16:47,480 그 영화의 진짜 감독은 마리오 본나르드라고 했죠 273 00:16:48,200 --> 00:16:51,880 다만 두 사람이 워낙 방대한 양을 촬영해서 274 00:16:51,960 --> 00:16:55,120 이탈리아 영화계에도 그 사실이 전해졌고 275 00:16:55,640 --> 00:16:58,160 그렇게 업계 전반에 276 00:16:58,240 --> 00:17:00,560 둘의 기여도가 알려지면서 277 00:17:01,080 --> 00:17:04,480 결국 감독 자리에 올라 278 00:17:04,560 --> 00:17:06,440 큰 족적을 남긴 겁니다 279 00:17:07,800 --> 00:17:10,000 그렇게 레오네는 첫 영화로 280 00:17:10,080 --> 00:17:12,520 로리 캘훈과 '오드의 투기장'을 찍었어요 281 00:17:12,600 --> 00:17:16,120 그리고 코르부치는 당시 본인의 최고 흥행작이었던 282 00:17:16,200 --> 00:17:17,920 '타이탄의 결투'를 만들며 283 00:17:18,000 --> 00:17:20,360 스티브 리브스와 고든 스콧을 기용했는데 284 00:17:20,440 --> 00:17:21,760 그 당시로 따지면 285 00:17:22,720 --> 00:17:25,200 적어도 페플럼 장르 내에선 286 00:17:25,280 --> 00:17:28,600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브래드 피트의 조합 같았죠 287 00:17:28,680 --> 00:17:31,480 페플럼 장르의 최고 스타 두 사람이 288 00:17:31,560 --> 00:17:35,240 같은 영화에 출연한 건 대사건이었어요 289 00:17:36,360 --> 00:17:39,600 자네는 야망이 넘치고 때론 잔혹하군 290 00:17:39,680 --> 00:17:41,160 입 다물어, 이 영감아! 291 00:17:42,120 --> 00:17:44,240 그러면 안 돼, 레무스 292 00:17:46,200 --> 00:17:48,680 뭐가 괜찮은지는 내가 결정해 293 00:17:49,400 --> 00:17:52,640 넌 빠져, 로물루스 지도자는 나 하나라고 294 00:17:52,720 --> 00:17:54,640 그거야 네 생각이지 295 00:17:54,720 --> 00:17:57,360 어머니께서 유언으로 서로 우애롭게 지내며 296 00:17:57,440 --> 00:17:59,080 도시를 건설하라고 하신걸 297 00:17:59,640 --> 00:18:03,000 신들이 날 택하셨음을 똑똑히 보여 주지! 298 00:18:03,640 --> 00:18:06,000 날 도발해 봤자 소용없다 299 00:18:06,080 --> 00:18:07,720 난 형제와 싸우지 않겠어 300 00:18:08,760 --> 00:18:10,600 그런 영화를 만든 후에 301 00:18:11,680 --> 00:18:16,280 코르부치는 이탈리아 서부극으로 전향하기 시작했죠 302 00:18:17,120 --> 00:18:19,920 다만 코르부치의 초기 서부극은 303 00:18:20,000 --> 00:18:23,920 레오네의 '황야의 무법자'보다 먼저 제작됐는데 304 00:18:24,520 --> 00:18:27,240 코르부치의 연출 스타일이 고스란히 느껴져요 305 00:18:27,320 --> 00:18:29,280 이탈리아 작품이란 사실도요 306 00:18:30,680 --> 00:18:34,600 다만 초현실주의 느낌은 없죠 307 00:18:35,120 --> 00:18:37,760 초현실주의는 스파게티 웨스턴의 특징으로 308 00:18:38,840 --> 00:18:40,560 레오네 영화가 그렇잖아요 309 00:18:40,640 --> 00:18:44,520 '황야의 무법자' 이후의 작품들도요 310 00:18:45,320 --> 00:18:48,560 근데 코르부치는 그런 느낌을 원치 않았죠 311 00:18:48,640 --> 00:18:50,760 미국 서부극을 좋아했으니까요 312 00:18:51,280 --> 00:18:52,600 그걸 보며 자랐으니 313 00:18:53,440 --> 00:18:55,200 그런 작품을 원했어요 314 00:18:56,600 --> 00:19:00,160 멋진 미국식 서부극을 이탈리아에서 찍는 거죠 315 00:19:00,240 --> 00:19:01,800 그 시기의 두 작품인 316 00:19:02,440 --> 00:19:05,520 제임스 미첨의 '그랜드캐니언 대학살'과 317 00:19:05,600 --> 00:19:08,720 캐머런 미첼의 '미네소타 클레이'는 318 00:19:08,800 --> 00:19:13,320 그런 카테고리에 해당하는 영화인데요 319 00:19:13,400 --> 00:19:15,080 '미네소타 클레이'는 320 00:19:15,160 --> 00:19:18,640 글렌 포드와 델머 데이브스의 서부극을 321 00:19:18,720 --> 00:19:21,160 업그레이드한 작품이라서 322 00:19:21,240 --> 00:19:24,280 포드와 데이브스 조합으로 찍어도 될 영화였죠 323 00:19:25,360 --> 00:19:27,040 전 포드와 데이브스의 서부극이 좋은데 324 00:19:27,120 --> 00:19:29,560 둘이 그 영화를 찍었다면 걸작이 됐을 겁니다 325 00:19:29,640 --> 00:19:32,200 '그랜드캐니언 대학살'도 좋지만 326 00:19:32,280 --> 00:19:33,720 '미네소타 클레이'가 더 좋은데 327 00:19:33,800 --> 00:19:37,000 전 그 영화를 코르부치의 걸작으로 꼽고 싶네요 328 00:19:42,040 --> 00:19:43,320 물이나 줘요 329 00:19:44,840 --> 00:19:47,200 여기 물 같은 건 없는데 330 00:19:47,280 --> 00:19:51,080 파이브 에이시스 폭스라는 똑똑한 사내를 찾는데요 331 00:19:51,160 --> 00:19:52,800 이보게, 친구 332 00:19:52,880 --> 00:19:55,960 캐묻고 다니는 걸 보니 여긴 처음인가 보군 333 00:19:57,120 --> 00:19:58,160 그쪽은 334 00:19:59,920 --> 00:20:01,600 귀가 잘 안 들립니까? 335 00:20:01,680 --> 00:20:04,440 폭스라는 작자는 어디 있냐고 물었는데요 336 00:20:04,520 --> 00:20:06,360 질문이 너무 많으시네 337 00:20:07,560 --> 00:20:09,720 여기선 총부터 쏘고 보거든 338 00:20:10,280 --> 00:20:13,920 '미네소타 클레이'로 뜻을 마음껏 펼친 것 같아요 339 00:20:14,640 --> 00:20:18,840 이어서 동료인 세르조 레오네가 '황야의 무법자'를 만들자 340 00:20:19,840 --> 00:20:22,440 모든 게 변했어요 341 00:20:22,520 --> 00:20:25,960 이탈리아 영화계의 판도가 변했고 342 00:20:26,040 --> 00:20:29,800 이탈리아 영화계가 변했는데 343 00:20:30,320 --> 00:20:33,720 당시엔 아무도 몰랐지만 서부극까지 변했어요 344 00:20:34,360 --> 00:20:36,920 미국의 서부극까지 바꿔 놨죠 345 00:20:37,000 --> 00:20:39,880 당시 세상은 그걸 깨닫지 못했지만요 346 00:20:46,240 --> 00:20:51,600 "제3장 거친 녀석들" 347 00:20:54,800 --> 00:20:58,320 본 이미지는 로마의 정수가 담긴 348 00:20:58,400 --> 00:20:59,960 정복의 흔적입니다 349 00:21:03,480 --> 00:21:06,080 서부 개척 시대의 정복은 350 00:21:06,160 --> 00:21:10,400 영원의 도시 로마의 혼에 깊은 인상을 남겼죠 351 00:21:14,120 --> 00:21:15,120 "루제로 데오다토" 352 00:21:15,200 --> 00:21:17,280 매년 150편의 서부극을 제작하곤 했는데 353 00:21:17,360 --> 00:21:20,120 영화의 완성도는 각양각색이었죠 354 00:21:20,200 --> 00:21:22,920 마르코, 방금 좋았는데 웃질 않더군 355 00:21:23,000 --> 00:21:25,120 이번엔 활짝 웃어 보자고 356 00:21:26,760 --> 00:21:30,080 '장고'를 찍을 땐 말들이 달아났어요 357 00:21:30,160 --> 00:21:31,640 액션! 358 00:21:31,720 --> 00:21:33,480 출발해, 얼른 가라고 359 00:21:33,560 --> 00:21:36,360 말들이 다른 세트로 도망쳤는데 360 00:21:36,440 --> 00:21:38,280 그런 일이 다반사였죠 361 00:21:38,880 --> 00:21:42,200 30m 거리에 있는 또 다른 영화의 세트입니다 362 00:21:42,880 --> 00:21:47,320 감독인 귀도 첼라노 백작이 준비 중인 납치 장면은 363 00:21:47,400 --> 00:21:50,320 영화 '건 샤이 필루크'의 하이라이트죠 364 00:21:51,800 --> 00:21:53,960 좋아, 이렇게 하지 365 00:21:54,040 --> 00:21:57,400 다들 세트를 헷갈리기 시작했어요 366 00:21:57,480 --> 00:22:00,600 엘리오스 스튜디오에서 가장 먼저 촬영했을 땐 367 00:22:00,680 --> 00:22:03,240 알바로 만코니가 촬영 감독을 맡았고 368 00:22:03,800 --> 00:22:07,400 이어서 더 작은 세트도 만들었죠 369 00:22:07,480 --> 00:22:10,720 만치아나에도 세트가 하나 있었고 370 00:22:10,800 --> 00:22:14,760 아브루초에도 하나 있었어요 371 00:22:15,240 --> 00:22:17,880 - 왜 서부극을 만드시죠? - 뭐라고요? 372 00:22:17,960 --> 00:22:19,000 왜 서부극을 만드시는지… 373 00:22:19,080 --> 00:22:21,440 그거야 아브루초는 제 고향이면서 374 00:22:21,520 --> 00:22:24,120 이탈리아의 진정한 서부니까요 375 00:22:24,200 --> 00:22:25,560 미국과 비슷하잖아요 376 00:22:25,640 --> 00:22:28,160 당시 저는 조감독으로서 377 00:22:29,040 --> 00:22:30,600 로셀리니를 시작으로 378 00:22:31,120 --> 00:22:33,400 브라갈리아와 작업한 적도 있고 379 00:22:33,480 --> 00:22:38,480 이어서 세르조 코르부치와 볼로니니 같은 감독은 물론 380 00:22:39,080 --> 00:22:43,920 오탕라라와 로시 감독과 협업하기도 했죠 381 00:22:44,840 --> 00:22:47,360 근데 저한테 멍청한 감독도 보내더군요 382 00:22:48,320 --> 00:22:53,200 좋은 감독이 되게끔 저더러 가르치라면서요 383 00:22:53,280 --> 00:22:57,000 다들 머리가 텅텅 비어서 아는 게 없더군요 384 00:22:57,880 --> 00:23:01,880 60년대의 로마는 대단했는데 385 00:23:01,960 --> 00:23:08,040 세르조는 늘 비아베네토의 돌체 비타 클럽에 386 00:23:08,120 --> 00:23:10,320 수행원 무리를 이끌고 왔죠 387 00:23:10,840 --> 00:23:14,920 이미 그 당시에도 세르조 코르부치라는 이름은 388 00:23:15,000 --> 00:23:19,480 피에로 피초니 같은 지식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어요 389 00:23:20,800 --> 00:23:22,640 그때 전 어렸고 390 00:23:22,720 --> 00:23:26,320 로셀리니와 영화 두 편을 막 촬영한 후였는데 391 00:23:27,040 --> 00:23:28,320 전화가 오더라고요 392 00:23:28,400 --> 00:23:29,720 티타누스 영화사에서요 393 00:23:31,320 --> 00:23:35,880 저한테 그러더군요 '모레 이집트로 가서' 394 00:23:36,600 --> 00:23:38,480 ''스파르타쿠스의 아들'을 촬영하게' 395 00:23:39,440 --> 00:23:44,320 그때 제 이름을 알리고 세르조의 호출을 받으면서 396 00:23:44,400 --> 00:23:46,880 총 13편을 함께 작업했죠 397 00:24:36,360 --> 00:24:41,960 "제4장 폭력의 끝" 398 00:24:42,800 --> 00:24:44,000 준비됐나? 발사 399 00:24:44,640 --> 00:24:46,480 좋아, 어디 볼까? 400 00:24:47,640 --> 00:24:51,200 피가 부족하네, 더 뿌려 봐 401 00:25:04,920 --> 00:25:06,840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402 00:25:06,920 --> 00:25:11,920 레오네는 영화 역사상 최고의 3부작을 만들었어요 403 00:25:12,000 --> 00:25:13,720 달러 3부작 말입니다 404 00:25:14,360 --> 00:25:17,000 편을 거듭하며 서사의 규모가 늘었고 405 00:25:17,080 --> 00:25:19,360 서부극의 정수를 더 깊이 담아냈으며 406 00:25:19,440 --> 00:25:22,320 레오네의 예술적 역량을 더 확실히 증명했죠 407 00:25:22,400 --> 00:25:24,560 본인의 정체성과 비전까지요 408 00:25:25,080 --> 00:25:27,280 레오네가 바라본 서부극을 409 00:25:27,360 --> 00:25:29,760 갈수록 더 거창하게 재현했는데 410 00:25:31,080 --> 00:25:32,520 코르부치는 달라요 411 00:25:33,800 --> 00:25:35,840 코르부치는 그러지 않기로 했죠 412 00:25:35,920 --> 00:25:39,840 스파게티 웨스턴 장르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413 00:25:40,880 --> 00:25:42,400 서사에 기대지 않고 414 00:25:42,480 --> 00:25:46,880 한층 폭력적인 카우보이 영화에 도전했거든요 415 00:25:46,960 --> 00:25:49,800 장르를 지키려던 거죠 서사 영화가 아닌 416 00:25:49,880 --> 00:25:52,600 카우보이 영화이자 복수 영화로요 417 00:26:18,240 --> 00:26:19,240 "프랑코 네로" 418 00:26:19,320 --> 00:26:22,280 감독님이 원하셨던 건 일본식 영화였어요 419 00:26:22,800 --> 00:26:25,360 어두운 느낌의 420 00:26:26,040 --> 00:26:27,400 블랙 코미디요 421 00:26:27,480 --> 00:26:31,320 매일 저한테 여쭤보셨죠 '오늘은 몇 명이나 죽일까?' 422 00:26:31,400 --> 00:26:34,160 '글쎄요, 20-25명 어때요?' 423 00:26:34,240 --> 00:26:36,080 우린 그런 농담을 나눴어요 424 00:26:43,520 --> 00:26:47,160 서부극 감독으로서 가장 폭력적인 서부를 연출했죠 425 00:26:47,760 --> 00:26:49,200 실제 서부도 폭력적이었지만 426 00:26:49,280 --> 00:26:51,080 코르부치의 서부는 더 폭력적이니 427 00:26:51,160 --> 00:26:53,480 가극 느낌이 가미되는 겁니다 428 00:26:54,760 --> 00:26:58,280 볼로니니 감독에겐 우아함을 배웠는데 429 00:26:59,040 --> 00:27:03,560 전 덕분에 1,700편의 광고 작업에 참여했죠 430 00:27:03,640 --> 00:27:06,840 볼로니니에게 배운 우아함 덕분에요 431 00:27:07,400 --> 00:27:10,160 로셀리니 감독에겐 스토리텔링을 배워서 432 00:27:10,640 --> 00:27:13,600 어떤 얘기든 간결하게 끝낼 수 있죠 433 00:27:14,720 --> 00:27:17,920 세르조 코르부치에겐 잔인함을 배웠는데 434 00:27:18,680 --> 00:27:20,280 어찌나 잔인했던지요 435 00:27:21,120 --> 00:27:24,600 귀도 막 잘랐는데 436 00:27:24,680 --> 00:27:26,960 원래 그런 사람이었죠 437 00:27:27,040 --> 00:27:29,720 피에 굶주려선 눈에 뵈는 게 없었거든요 438 00:27:30,320 --> 00:27:32,520 얄궂기도 하셨잖아요 439 00:27:32,600 --> 00:27:34,080 그렇다마다요 440 00:27:37,920 --> 00:27:39,360 안 돼! 441 00:27:51,400 --> 00:27:52,240 가 봐 442 00:27:59,240 --> 00:28:00,320 어이, 미국인! 443 00:28:13,320 --> 00:28:16,360 포크로 손 찌르는 장면 좋아하세요? 444 00:28:16,440 --> 00:28:18,120 - 서부극 좋아하니? - 네 445 00:28:18,200 --> 00:28:20,760 - 그래? 어떤 서부극? - 난폭한 거요 446 00:28:20,840 --> 00:28:25,560 난폭한 거? 전쟁 영화도 좋아하니? 447 00:28:25,640 --> 00:28:28,320 여기선 전쟁 영화를 찍고 있거든 448 00:28:28,880 --> 00:28:32,680 - 폭력적이면 좋죠 - 전쟁 영화는 다 폭력적이지 449 00:28:32,760 --> 00:28:34,960 서부극은 더 폭력적이에요 450 00:28:35,040 --> 00:28:37,800 - 그럼 말도 좋아하니? - 피가 좋은 거죠 451 00:28:37,880 --> 00:28:40,400 서부극은 주먹다짐이 재밌어요 452 00:28:40,480 --> 00:28:43,560 우린 좀 가학적이라서 피투성이 싸움이 좋거든요 453 00:28:43,640 --> 00:28:45,040 가학적이라고? 454 00:28:45,120 --> 00:28:49,960 우린 피, 주먹다짐이나 살인을 좋아해서… 455 00:28:58,000 --> 00:28:59,240 대답해 456 00:28:59,320 --> 00:29:02,640 내 동생 집은 누구 돈으로 샀지? 457 00:29:04,200 --> 00:29:05,240 대답하라고! 458 00:29:05,840 --> 00:29:07,440 얼른 말해, 부트 459 00:29:08,080 --> 00:29:10,640 - 더는 못 참겠으니까 - 난 몰라! 460 00:29:13,480 --> 00:29:16,760 - 아무것도 모른다고! - 누구 사주로 찰리를 쐈지? 461 00:29:18,160 --> 00:29:20,680 대답하란 말이야! 462 00:29:20,760 --> 00:29:22,760 대답해! 463 00:29:27,480 --> 00:29:33,120 악당은 영화를 통틀어 가장 중요한 캐릭터예요 464 00:29:33,600 --> 00:29:35,280 악당이 영화의 중심이고 465 00:29:35,360 --> 00:29:38,320 악당이 영화의 줄거리를 전달하죠 466 00:29:38,800 --> 00:29:41,680 악당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467 00:29:41,760 --> 00:29:45,040 파시즘에 관한 코르부치의 모든 메시지는 468 00:29:45,120 --> 00:29:47,040 악당을 통해 전해져요 469 00:29:47,120 --> 00:29:48,160 그 악당들은 470 00:29:49,040 --> 00:29:53,160 반드시 20세기나 기원전 악당을 본뜬 인물이죠 471 00:29:53,800 --> 00:29:58,400 그래서 나치당을 상징하는 인물이 영화에 꼭 등장해요 472 00:30:00,440 --> 00:30:02,880 나치 돌격대, 파시스트 운동 473 00:30:03,720 --> 00:30:06,720 맨슨 같은 살인자 무리도요 474 00:30:10,720 --> 00:30:13,040 안 돼, 이거 놔! 475 00:30:13,120 --> 00:30:15,560 이제 우리 능력을 보여 주지! 476 00:30:15,640 --> 00:30:17,720 - 겁쟁이들! - 똑바로 보여 주겠어! 477 00:30:17,800 --> 00:30:19,480 파시스트 경찰의 경우 478 00:30:20,160 --> 00:30:21,720 무한 권력을 누리죠 479 00:30:22,560 --> 00:30:23,800 혹은 카이사르나 480 00:30:24,960 --> 00:30:26,200 칼리굴라도요 481 00:30:30,040 --> 00:30:31,400 후기 영화들을 보면 482 00:30:32,320 --> 00:30:37,320 영웅들이 악당에게 응수하는 장면과 483 00:30:37,400 --> 00:30:41,480 악당의 사악함 때문에 심지어 복수자도 484 00:30:41,560 --> 00:30:44,400 어느 정도는 영웅적으로 그려지는데 485 00:30:44,480 --> 00:30:48,240 악역과의 대조를 통해서만 그런 면이 드러나요 486 00:30:48,320 --> 00:30:52,360 코르부치 씨, 이번 영화엔 죽음과 폭력이 난무합니까? 487 00:30:53,000 --> 00:30:56,000 제가 로마인이란 건 아시죠? 488 00:30:56,080 --> 00:31:00,840 네로의 해골로 추정되는 게 우리 집 벽장에 있는데 489 00:31:00,920 --> 00:31:03,400 네로는 제게 좋은 본보기죠 490 00:31:03,480 --> 00:31:06,080 네, 전 많은 사람을 죽입니다 491 00:31:06,840 --> 00:31:09,680 네로나 칼리굴라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는데 492 00:31:09,760 --> 00:31:13,960 매번 새로운 살인법을 찾으려니 갈수록 힘드네요 493 00:31:14,040 --> 00:31:15,640 그래서 서부극이 싫습니다 494 00:31:16,440 --> 00:31:19,080 그럼 다음으론 어떤 영화를 만드실 거죠? 495 00:31:19,160 --> 00:31:20,280 당연히 서부극이죠 496 00:31:20,360 --> 00:31:26,240 "제5장 주인공" 497 00:31:34,680 --> 00:31:38,280 감독님은 '위대한 침묵'에 절 캐스팅하려고 하셨죠 498 00:31:38,760 --> 00:31:40,800 설원에서 찍은 영화인데 499 00:31:42,680 --> 00:31:44,480 주인공은 결국 죽어요 500 00:31:45,200 --> 00:31:47,760 악당은 살아남고 영웅은 죽죠 501 00:31:48,320 --> 00:31:50,120 주인공은 말을 못 하고 502 00:31:50,200 --> 00:31:53,080 또 다른 캐릭터는 클라우스 킨스키가 연기했죠 503 00:31:54,040 --> 00:31:57,760 제가 미국에 간다니까 감독님은 못마땅해하셨어요 504 00:31:58,360 --> 00:32:01,480 '대체 왜 미국에 가겠다는 건가?' 505 00:32:01,560 --> 00:32:07,560 ''장고'가 대박 났으니 이탈리아에서 활동해야지' 506 00:32:07,640 --> 00:32:10,120 '감독님, 전 미국으로 갑니다' 507 00:32:11,480 --> 00:32:14,800 크게 실망하신 감독님은 트랭티냥을 기용하셨죠 508 00:32:14,880 --> 00:32:18,920 장루이 트랭티냥이 첫 서부극에 도전하면서 509 00:32:19,000 --> 00:32:21,440 저랑 이탈리아 서부극을 촬영 중인데요 510 00:32:21,520 --> 00:32:26,440 특이한 작품이죠 주인공이 프랑스인이고 511 00:32:26,520 --> 00:32:31,480 영화 전반의 배경이 한겨울 설원이니까요 512 00:32:31,560 --> 00:32:34,840 듣자니 촬영지로 점찍은 곳은 513 00:32:34,920 --> 00:32:38,920 영하 21도라니까 쉽지 않은 작업이 되겠죠 514 00:32:39,440 --> 00:32:43,760 이번 영화 '위대한 침묵'의 또 다른 특징은 515 00:32:43,840 --> 00:32:47,320 제 여섯 번째 서부극이란 건데요 516 00:32:48,440 --> 00:32:53,240 주인공은 말을 안 해요 자네는 대사가 없지? 517 00:32:53,320 --> 00:32:55,600 실은 말 못 하는 총잡이죠 518 00:33:04,360 --> 00:33:06,160 대답이나 해 봐요 519 00:33:13,720 --> 00:33:14,920 말 못 해요? 520 00:33:23,320 --> 00:33:24,200 미안해요 521 00:33:26,280 --> 00:33:27,720 또 다른 전형으로는 522 00:33:27,800 --> 00:33:29,880 주인공이 있는데 523 00:33:29,960 --> 00:33:31,160 그 주인공은 524 00:33:32,800 --> 00:33:35,880 일반적인 영웅은 결코 아니에요 525 00:33:35,960 --> 00:33:38,880 가장 적절한 표현은 '복수자'죠 526 00:33:39,720 --> 00:33:42,960 복수자라는 단어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는데 527 00:33:43,040 --> 00:33:44,680 다른 서부극에 나온다면 528 00:33:44,760 --> 00:33:46,360 악당이 될 수도 있어요 529 00:33:47,040 --> 00:33:48,320 뿐만 아니라 530 00:33:48,400 --> 00:33:52,640 코르부치 서부극의 주인공이 그의 다른 서부극에 나온다면 531 00:33:52,720 --> 00:33:55,320 그 주인공과 대립하는 악당이 될 수 있죠 532 00:33:59,680 --> 00:34:02,360 어느 날 세르조가 말하더군요 '루제로' 533 00:34:04,120 --> 00:34:05,760 '우린 영화를 만들어야 해' 534 00:34:05,840 --> 00:34:08,480 그러면서 준 만화책을 보니 535 00:34:09,280 --> 00:34:11,640 한 사내가 관을 끌고 가던데 536 00:34:12,880 --> 00:34:15,720 관을 끄는 사내라니 기발한 아이디어였죠 537 00:34:19,480 --> 00:34:22,800 '장고'에 영감을 준 '7인의 사무라이'나 538 00:34:22,880 --> 00:34:25,400 '라쇼몽' 같은 일본 영화는 539 00:34:25,480 --> 00:34:27,560 다소 어둡고 진흙투성이죠 540 00:34:27,640 --> 00:34:30,240 관 때문에 섬뜩한 면도 있는데 541 00:34:30,320 --> 00:34:32,240 제 영화엔 관이 자주 등장해요 542 00:34:32,320 --> 00:34:35,240 토토랑 찍은 코미디 영화에도 종종 관이 나오니까요 543 00:34:35,320 --> 00:34:38,800 영화에 관이 나오면 성공하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네요 544 00:34:38,880 --> 00:34:40,800 엘리오스 스튜디오에 가 보니 545 00:34:41,440 --> 00:34:42,480 개판이더군요 546 00:34:43,400 --> 00:34:46,240 갖춘 것도 없이 더러운데 547 00:34:47,200 --> 00:34:48,320 진흙투성이에 548 00:34:49,200 --> 00:34:51,200 황폐한 마을 같았죠 549 00:34:52,480 --> 00:34:57,440 단역 배우들은 연기가 형편없었지만 550 00:34:57,520 --> 00:35:00,640 저렴한 출연료로 이미 불렀으니 제가 제안했죠 551 00:35:01,240 --> 00:35:04,280 '세르조, 빨간 복면을 씌울까요?' 552 00:35:09,840 --> 00:35:11,560 촬영 당시 553 00:35:12,040 --> 00:35:16,280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레오네 감독님 영화가 개봉했는데 554 00:35:16,360 --> 00:35:18,400 두 분은 친하셨거든요 555 00:35:19,120 --> 00:35:22,640 세르조 감독님이 레오네 감독님께 그러셨죠 556 00:35:22,720 --> 00:35:28,760 '우리 촬영장에 놀러 와 내가 고른 배우를 보여 줄게' 557 00:35:28,840 --> 00:35:31,520 어느 날 레오네 감독님이 오셨는데 558 00:35:31,600 --> 00:35:35,520 엘리오스 스튜디오는 사방이 진흙투성이었죠 559 00:35:36,440 --> 00:35:40,200 절 바라보시던 눈빛은 못 잊을 겁니다 560 00:35:40,720 --> 00:35:42,520 저를 계속 쳐다보시는데 561 00:35:42,600 --> 00:35:44,640 세르조 감독님이 물으셨죠 '어떤가?' 562 00:35:45,440 --> 00:35:46,760 '잭팟 터졌군' 563 00:35:47,320 --> 00:35:49,040 대박 터졌다는 뜻이죠 564 00:35:49,560 --> 00:35:51,880 레오네 감독님이 실제로 하신 말씀이에요 565 00:35:51,960 --> 00:35:54,440 진흙이 행운을 불러왔고 566 00:35:55,560 --> 00:35:58,160 빨간 복면이 행운을 불러왔고 567 00:35:58,240 --> 00:36:00,480 프랑코 네로도 행운을 불러왔죠 568 00:36:01,400 --> 00:36:03,160 레오네 감독님은 이런 말씀도 하셨죠 569 00:36:04,160 --> 00:36:09,080 '이 영화 대박 나겠군, 왜냐고?' 570 00:36:10,040 --> 00:36:12,600 '노동자 계급을 다루잖나' 571 00:36:12,680 --> 00:36:13,920 맞는 말씀이었죠 572 00:36:14,440 --> 00:36:19,440 결국 그 작품은 훌륭한 정치 영화가 됐거든요 573 00:36:19,920 --> 00:36:23,480 멕시코인 노동자들이 억압받는 내용으로요 574 00:36:23,560 --> 00:36:27,200 지금 얘기하는 서부극 중에서 575 00:36:27,280 --> 00:36:29,800 그 시기에 576 00:36:30,920 --> 00:36:33,520 제가 최고로 꼽는 작품은 '서부의 무법자'와 577 00:36:33,600 --> 00:36:35,280 '나바호 조'예요 578 00:36:37,920 --> 00:36:38,920 이름이 뭐죠? 579 00:36:42,640 --> 00:36:43,480 조요 580 00:36:44,880 --> 00:36:47,560 조라는 원주민은 처음 보네요 581 00:36:49,040 --> 00:36:52,360 이런 남쪽에서 나바호족도 처음 보고요 582 00:36:53,560 --> 00:36:56,400 자꾸 캐묻는 원주민 여자는 나도 처음 봅니다 583 00:36:57,280 --> 00:37:00,800 '나바호 조' 다음으로 폭력적인 영화가 584 00:37:01,360 --> 00:37:04,040 영화사의 배급을 통해 585 00:37:04,640 --> 00:37:06,560 미국에서 개봉한 건 586 00:37:06,640 --> 00:37:08,160 '와일드 번치' 때의 일인데 587 00:37:08,680 --> 00:37:10,760 그건 2년 후에야 나왔죠 588 00:37:15,040 --> 00:37:17,760 '나바호 조' 촬영은 재밌었어요 589 00:37:17,840 --> 00:37:23,440 말런 브랜도 대신 버트 레이놀즈가 투입됐는데 590 00:37:24,080 --> 00:37:29,200 어찌나 까칠했던지 제가 트레일러에서 나오라고 하면 591 00:37:30,280 --> 00:37:32,920 자기가 내킬 때 알아서 나온다고 했죠 592 00:37:33,000 --> 00:37:35,560 그땐 젊은 신인이었거든요 593 00:37:36,200 --> 00:37:40,600 한번은 제가 그랬죠 '엿 먹어, 이 자식아!' 594 00:37:41,400 --> 00:37:42,720 15년 후에 595 00:37:43,960 --> 00:37:46,640 버트가 로마를 찾았는데 596 00:37:47,120 --> 00:37:52,400 차가롤로에 사는 어느 배우 집에 가서 대뜸 이러더래요 597 00:37:53,040 --> 00:37:55,040 '루제로랑 통화하자' 598 00:37:55,560 --> 00:37:57,960 그래서 버트가… 599 00:37:58,040 --> 00:38:00,640 배우 루초 로사토가 600 00:38:00,720 --> 00:38:03,600 저한테 전화했죠 '버트 레이놀즈가 통화하재요' 601 00:38:04,280 --> 00:38:07,360 버트가 전화를 받더니 이렇게 말하더군요 602 00:38:07,840 --> 00:38:10,840 '루제로 엿 먹어, 이 자식아!' 603 00:38:11,680 --> 00:38:14,360 15년이 지났어도 그 일을 기억했던 거죠 604 00:38:25,080 --> 00:38:30,440 버트는 그 영화에서 놀라운 액션 연기를 선보였는데 605 00:38:30,520 --> 00:38:33,120 역사상 최고로 꼽을 만한 액션 연기였죠 606 00:38:33,200 --> 00:38:36,720 '나바호 조'에서 버트의 연기가 대단했던 게 607 00:38:36,800 --> 00:38:38,760 묘기에 가까운 액션을 선보였거든요 608 00:38:38,840 --> 00:38:40,720 주인공 조의 싸움 스타일은 609 00:38:41,320 --> 00:38:44,000 영화를 보면 눈에 들어오죠 610 00:38:44,080 --> 00:38:46,200 덩컨의 부하들을 공격할 때요 611 00:38:47,520 --> 00:38:51,560 버트 레이놀즈가 악당들을 풋볼 선수처럼 덮쳐선 612 00:38:51,640 --> 00:38:55,760 그 위로 뛰어올라 흙바닥에서 재주를 넘는데 613 00:38:56,480 --> 00:38:59,520 그 영화를 찍다가 죽을 뻔했대요 614 00:39:01,000 --> 00:39:03,840 무술 영화 이전엔 볼 수 없던 연기예요 615 00:39:03,920 --> 00:39:05,840 주인공 특유의 싸움 스타일이라든지 616 00:39:05,920 --> 00:39:09,280 영화마다 차별화되는 싸움 스타일은 없었죠 617 00:39:09,360 --> 00:39:12,640 어떤 적을 상대하건 도니 브룩스 같았거든요 618 00:39:13,520 --> 00:39:17,400 보통 '빅 밸리'에서처럼 한 대씩 주고받다가 619 00:39:17,480 --> 00:39:19,040 한 명이 더 때리고 말죠 620 00:39:33,040 --> 00:39:37,400 50년대는 물론 40년대의 여러 서부극을 보면 621 00:39:38,960 --> 00:39:40,880 당시 서부극의 영웅들은 622 00:39:41,840 --> 00:39:43,160 멋지지 않았어요 623 00:39:43,880 --> 00:39:44,880 터프하고 624 00:39:45,640 --> 00:39:46,720 거칠 뿐이었죠 625 00:39:48,280 --> 00:39:49,160 다만 626 00:39:49,760 --> 00:39:53,040 어떤 식으로든 일말의 정의가 627 00:39:53,120 --> 00:39:55,480 캐릭터와 이야기에 스며들어 있었고 628 00:39:55,560 --> 00:39:57,880 설령 악당이라 해도 629 00:39:57,960 --> 00:40:00,360 어느 순간엔 옳은 일을 하려고 하죠 630 00:40:00,840 --> 00:40:01,960 성적 매력은 없었고 631 00:40:02,480 --> 00:40:04,920 의상은 실용성에 치중했는데 632 00:40:05,680 --> 00:40:08,160 사실 아무런 매력도… 633 00:40:08,640 --> 00:40:10,280 폄하하는 건 아니고요 634 00:40:11,400 --> 00:40:13,280 50년대의 서부극을 보면 635 00:40:13,800 --> 00:40:18,840 몇몇 영화엔 조연이 등장하는데 636 00:40:19,320 --> 00:40:23,000 그런 조연은 반영웅 캐릭터로 637 00:40:23,080 --> 00:40:25,880 선과 악, 어느 쪽으로 기울지는 638 00:40:25,960 --> 00:40:27,840 영화를 끝까지 봐야 알죠 639 00:40:28,320 --> 00:40:32,000 그런 캐릭터로는 리처드 위드마크가 연기한 640 00:40:32,080 --> 00:40:34,960 '최후의 포장마차'의 코만치 토드가 있는데 641 00:40:35,040 --> 00:40:37,560 그 작품은 '나바호 조'에 큰 영향을 끼쳤죠 642 00:40:37,640 --> 00:40:40,160 '베라크루스'의 버트 랭커스터 캐릭터나 643 00:40:41,000 --> 00:40:44,760 말런 브랜도가 연기한 '애꾸눈 잭'의 리오까지 644 00:40:44,840 --> 00:40:48,880 다들 반영웅에 해당하고 645 00:40:48,960 --> 00:40:50,520 도덕성이 의심되는데 646 00:40:50,600 --> 00:40:54,080 선악 중 어느 편에 설지가 영화의 핵심이었죠 647 00:40:54,640 --> 00:40:57,480 결말을 확인하려면 끝까지 봐야 해요 648 00:40:57,560 --> 00:41:00,520 다만 그들은 의롭지 않았어요 649 00:41:00,600 --> 00:41:03,400 다들 각자의 문제와 마음의 짐이 있었는데 650 00:41:05,080 --> 00:41:06,760 영화의 주인공보다 651 00:41:07,640 --> 00:41:09,120 더 섹시하게 그려졌죠 652 00:41:09,200 --> 00:41:13,480 섹시한 매력은 물론 당당한 허세를 표현하는 653 00:41:14,040 --> 00:41:15,880 의상도 착용했어요 654 00:41:16,680 --> 00:41:18,760 딱 맞는 셔츠면 되는 게 아니라 655 00:41:19,400 --> 00:41:21,640 만화 주인공처럼 허세를 부리죠 656 00:41:22,200 --> 00:41:26,040 그건 레오네가 고안해서 코르부치가 발전시킨 건데요 657 00:41:27,040 --> 00:41:30,400 발전까지는 몰라도 그걸 밀어붙이긴 했죠 658 00:41:31,240 --> 00:41:32,760 코르부치는 그들에게 659 00:41:33,880 --> 00:41:37,360 만화책에서 나올 법한 능력을 부여했어요 660 00:41:37,440 --> 00:41:40,680 다들 몸놀림이 참 날렵했고 661 00:41:41,440 --> 00:41:44,560 왠지 그런 캐릭터들은 662 00:41:44,640 --> 00:41:46,840 현실적인 서부극을 뛰어넘는 663 00:41:46,920 --> 00:41:50,000 만화에서 볼 법한 허세에 찬 능력을 갖췄죠 664 00:42:14,400 --> 00:42:20,160 제가 특히 아끼는 작품은 '서니와 제드'인데요 665 00:42:20,720 --> 00:42:24,000 저는 '서니와 제드'를 남다른 관점으로 봤어요 666 00:42:24,080 --> 00:42:26,480 그 영화는 코르부치식 '보니와 클라이드'로 667 00:42:27,000 --> 00:42:29,680 70년대에 접어들며 만든 서부극인데 668 00:42:30,280 --> 00:42:33,960 토머스 밀리언과 수전 조지가 669 00:42:34,760 --> 00:42:37,520 도주 중인 무법자 악당 커플을 연기했죠 670 00:42:40,960 --> 00:42:43,440 '서니와 제드'는 비호감을 사는 영화인데 671 00:42:43,920 --> 00:42:45,800 우선 그 영화엔 672 00:42:46,840 --> 00:42:50,760 코르부치가 연출한 역작이 두 파트나 담겨 있어요 673 00:42:50,840 --> 00:42:55,880 도입부 전체에 해당하는 12분과 674 00:42:57,000 --> 00:43:00,680 제드가 옥수수 사이로 숨는 장면까지 675 00:43:01,360 --> 00:43:04,840 코르부치 최고의 액션 시퀀스가 두 개나 들어 있죠 676 00:43:05,520 --> 00:43:08,000 근데 사람들은 그 영화를 안 좋아해요 677 00:43:08,080 --> 00:43:11,560 토머스 밀리언한테 비호감을 느끼거든요 678 00:43:12,520 --> 00:43:15,640 제드의 캐릭터가 워낙 멍청해서요 679 00:43:17,800 --> 00:43:21,440 제드가 서니를 대하는 걸 보면 저도 애정이 식는데 680 00:43:21,520 --> 00:43:25,080 거기에도 흥미로운 점은 있죠 681 00:43:25,760 --> 00:43:28,600 그런 장면은 풍자도 아니고 682 00:43:28,680 --> 00:43:30,520 현실 같거든요 683 00:43:30,600 --> 00:43:35,000 찰스 맨슨과 스퀴키 프롬 주연의 서부극 같은 느낌이죠 684 00:43:36,080 --> 00:43:38,400 수전 조지가 스퀴키 프롬을 연기하고 685 00:43:38,480 --> 00:43:41,840 토머스 밀리언은 열성껏 찰리 맨슨을 연기하죠 686 00:43:43,960 --> 00:43:46,640 제가 볼 때 서니와 제드는 687 00:43:47,280 --> 00:43:50,600 영웅이 아닌 악역 같아요 688 00:43:50,680 --> 00:43:52,720 서니와 제드는 악당이죠 689 00:43:52,800 --> 00:43:55,240 제드는 확실히 악당이고 서니는… 690 00:43:55,320 --> 00:43:59,440 코르부치의 여성 캐릭터 얘기는 아직 못 했네요 691 00:44:01,000 --> 00:44:03,120 코르부치의 여성 캐릭터들은 692 00:44:03,200 --> 00:44:07,960 제가 설명한 전형적인 역할에 결코 부합하지 않고 693 00:44:08,040 --> 00:44:10,240 늘 두 가지 면이 있죠 694 00:44:11,320 --> 00:44:13,040 성경 좀 줘, 라스키에토 695 00:44:23,200 --> 00:44:25,600 함정이 아니라고 맹세해 696 00:44:26,840 --> 00:44:30,640 클레이는 밖에 혼자 있다고 맹세해 697 00:44:33,920 --> 00:44:36,040 다만 조심해, 자기야 698 00:44:36,120 --> 00:44:38,720 이게 마지막 맹세가 될 테니까 699 00:44:39,320 --> 00:44:41,520 넌 바로 뒤에 죽을 거거든 700 00:44:41,600 --> 00:44:43,400 누가 무섭대, 폭스? 701 00:44:43,480 --> 00:44:45,640 이젠 누구도 두렵지 않아 702 00:44:45,720 --> 00:44:48,640 영웅이자 피해자이며 703 00:44:49,520 --> 00:44:51,280 마을 주민이자 악당이죠 704 00:44:58,680 --> 00:44:59,640 버지니아! 705 00:45:01,920 --> 00:45:04,200 놈을 잡았어요, 버지니아 서둘러요! 706 00:45:04,280 --> 00:45:06,080 얼른 보안관 불러요! 707 00:45:06,160 --> 00:45:07,400 버지니아, 도와줘요! 708 00:45:07,480 --> 00:45:09,560 빨리요! 709 00:45:16,400 --> 00:45:22,080 보통 여성 캐릭터에 두 가지 전형을 더하는데 710 00:45:22,160 --> 00:45:24,160 여성은 다면적이란 거죠 711 00:45:25,600 --> 00:45:29,440 서니는 그 영화에서 악당이자 피해자예요 712 00:45:30,240 --> 00:45:31,720 다만 제가 볼 때 713 00:45:32,680 --> 00:45:34,320 그 영화의 영웅은 714 00:45:34,400 --> 00:45:36,720 텔리 사발라스의 프란시스코 캐릭터죠 715 00:45:36,800 --> 00:45:39,440 그 캐릭터가 진짜 영웅이에요 716 00:45:39,520 --> 00:45:42,120 그 영화를 볼 땐 717 00:45:42,880 --> 00:45:45,120 텔리 사발라스의 관점으로 보세요 718 00:45:45,200 --> 00:45:48,200 다음에 시청하실 땐 토머스 밀리언이 아닌 719 00:45:48,280 --> 00:45:50,720 텔리 사발라스의 관점에서 보시죠 720 00:45:50,800 --> 00:45:52,800 그 캐릭터가 코르부치식 영웅이에요 721 00:45:52,880 --> 00:45:55,080 심지어 눈이 멀어서 722 00:45:55,560 --> 00:45:57,160 앞을 전혀 못 봐도 723 00:45:57,240 --> 00:46:00,840 계속 서니와 제드를 쫓으며 멈추지 않는데요 724 00:46:00,920 --> 00:46:03,040 그래서 코르부치식 영웅인 거죠 725 00:46:03,720 --> 00:46:07,760 왜냐하면 코르부치는 영화를 만들 때 726 00:46:07,840 --> 00:46:11,280 다른 서부극 감독들과 달리 727 00:46:12,640 --> 00:46:15,160 자신의 영웅들에게 728 00:46:15,240 --> 00:46:19,520 만화에서 볼 법한 허세에 찬 능력을 부여해서 729 00:46:19,600 --> 00:46:22,800 다들 비현실적으로 날쌨고 730 00:46:22,880 --> 00:46:28,960 마치 슈퍼히어로 수준의 자질을 갖췄거든요 731 00:46:29,640 --> 00:46:30,560 다만 732 00:46:31,480 --> 00:46:34,000 코르부치는 그 능력을 빼앗죠 733 00:46:34,880 --> 00:46:37,440 그러한 캐릭터들이 734 00:46:38,280 --> 00:46:40,800 슈퍼히어로 카우보이인 이유가 사라져요 735 00:46:41,280 --> 00:46:43,960 말 그대로 초능력을 없애 버리는 겁니다 736 00:46:44,040 --> 00:46:47,480 노련한 총잡이도 손은 필요하지 737 00:46:47,560 --> 00:46:49,080 그렇지 않나, 장고? 738 00:46:49,960 --> 00:46:51,040 잘 있어라, 장고 739 00:46:51,800 --> 00:46:54,040 난 부하들과 멕시코로 돌아간다 740 00:46:54,120 --> 00:46:56,000 승리 아니면 죽음이지 741 00:46:56,080 --> 00:46:58,320 '바모스 콤파녜로스!' 742 00:47:02,320 --> 00:47:05,360 잘 있어라, 미국 놈아 지옥에서 보자! 743 00:47:13,280 --> 00:47:15,680 그때 악당에게 맞서게 하죠 744 00:47:16,800 --> 00:47:22,440 초능력 없이 악당에게 맞설 때만 745 00:47:22,520 --> 00:47:24,440 영웅이라고 할 수 있거든요 746 00:47:24,520 --> 00:47:26,200 영화 막판에 747 00:47:26,280 --> 00:47:31,400 파시즘을 상징하는 인물을 향해 고개를 쳐들 때만 748 00:47:32,040 --> 00:47:34,400 그러니까 749 00:47:34,880 --> 00:47:38,440 초능력도 사라지고 750 00:47:38,520 --> 00:47:40,160 비장의 무기도 없을 때 751 00:47:40,240 --> 00:47:44,080 그 순간부터 마지막 5분간 752 00:47:44,160 --> 00:47:46,160 진짜 영웅이 되는 겁니다 753 00:47:46,760 --> 00:47:48,080 지옥에서 보자고! 754 00:48:10,920 --> 00:48:16,640 스파게티 웨스턴이라는 장르 자체를 보면 755 00:48:16,720 --> 00:48:22,280 리 밴클리프와 프랑코 네로가 쌍두마차라고 생각해요 756 00:48:22,360 --> 00:48:24,600 가장 상징적인 두 인물이죠 757 00:48:24,680 --> 00:48:26,280 단 하나의 배역이 아닌 758 00:48:26,360 --> 00:48:29,520 일련의 영화에 참여하면서 759 00:48:29,600 --> 00:48:31,160 페르소나를 만들었고 760 00:48:31,240 --> 00:48:34,440 신세계 서부극의 신화가 됐잖아요 761 00:48:35,120 --> 00:48:39,440 제 영화는 전부 만화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762 00:48:39,520 --> 00:48:43,920 제가 어릴 때 읽은 모험 만화인 763 00:48:44,000 --> 00:48:46,080 '맨드레이크'나 '팀 타일러의 행운'을 764 00:48:46,560 --> 00:48:52,680 자라서 영화감독이 된 후 서부극과 코스튬 영화로 해석했죠 765 00:48:52,760 --> 00:48:54,200 버드 스펜서나 테런스 힐은… 766 00:48:54,280 --> 00:48:58,560 테런스 힐은 밀턴 캐니프의 영웅으로 제격이에요 767 00:48:58,640 --> 00:49:00,160 테리 기억하세요? 768 00:49:00,240 --> 00:49:03,440 버드 스펜서는 딕 풀미네와 잘 어울리고 769 00:49:04,080 --> 00:49:05,880 아드리아노 첼렌타노는 770 00:49:06,760 --> 00:49:09,560 릴 애브너의 캐릭터를 연기해도 좋겠죠 771 00:49:10,200 --> 00:49:15,920 "제6장 그림자와 빛" 772 00:49:50,400 --> 00:49:51,640 잘 지냈나, 허드? 773 00:49:56,680 --> 00:50:01,880 여기까지 동생을 찾아오다니 참으로 보기 좋군 774 00:50:01,960 --> 00:50:05,400 나랑 보안관이 없었으면 775 00:50:05,480 --> 00:50:07,480 자네 동생은 땅에 묻히지도 못했어 776 00:50:07,560 --> 00:50:11,600 주민들이 도둑놈은 독수리 밥으로 주자더군 777 00:50:12,120 --> 00:50:15,920 코르부치는 파시스트보다 공동체를 더 싫어하죠 778 00:50:16,000 --> 00:50:19,200 영화에 등장하는 각 마을이 그 공동체를 상징하죠 779 00:50:19,280 --> 00:50:21,360 폴리컷의 마을이건 780 00:50:21,440 --> 00:50:23,400 스노힐에 잘 오셨습니다 781 00:50:23,480 --> 00:50:25,200 블랙스톤이건 782 00:50:29,720 --> 00:50:33,640 마을 주민들은 사회의 폐해를 대변하죠 783 00:50:35,920 --> 00:50:38,440 마치 뒤틀린 농담으로 784 00:50:38,520 --> 00:50:43,000 존 포드의 개척자 캐릭터들을 비꼬는 느낌이기도 하죠 785 00:50:43,080 --> 00:50:45,080 '서부를 지배하는 우리가' 786 00:50:45,160 --> 00:50:47,280 '공동체를 건설 중이다' 이런 식으로요 787 00:50:48,840 --> 00:50:51,840 포드가 만든 캐릭터들의 공동체는 788 00:50:51,920 --> 00:50:54,680 황무지에 그들만의 사회를 건설하려 하는데 789 00:50:54,760 --> 00:50:57,360 그게 포드의 주제 의식이죠 790 00:50:58,720 --> 00:51:03,200 코르부치의 영화에선 사회가 시궁창 같아요 791 00:51:03,680 --> 00:51:05,280 사회는 하수구 같고 792 00:51:05,360 --> 00:51:08,880 마을 주민들은 하나같이 당해도 싸요 793 00:51:10,480 --> 00:51:12,560 본인들이 화를 자초하죠 794 00:51:14,360 --> 00:51:17,960 그런 숨은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작품이 795 00:51:18,040 --> 00:51:20,280 바로 '스페셜리스트'예요 796 00:51:20,360 --> 00:51:23,680 서둘러, 이 더러운 돼지들아! 797 00:51:23,760 --> 00:51:26,400 - 기어라! - 저기 놈이 온다! 798 00:51:47,480 --> 00:51:49,840 "블랙스 시티 네바다" 799 00:51:49,920 --> 00:51:53,400 세르조 감독님과 함께한 세 편 모두 정치 영화였죠 800 00:51:53,880 --> 00:51:56,440 '용병'도 정치 영화거든요 801 00:51:56,520 --> 00:51:58,880 '꼼빠네로스'도요 802 00:51:58,960 --> 00:52:00,720 '꼼빠네로스'에서 803 00:52:00,800 --> 00:52:04,960 페르난도 레이는 유명 교수를 연기했는데 804 00:52:05,040 --> 00:52:09,480 젊은이들에게 혁명을 올바로 가르쳤어요 805 00:52:09,560 --> 00:52:15,760 학생들이 그 영화에서처럼 붉은 스카프를 두르곤 했잖아요 806 00:52:16,640 --> 00:52:19,560 그러니까 그 작품도 정치 영화죠 807 00:52:20,200 --> 00:52:22,720 너희가 날 구하려다 죽인 군인들도 808 00:52:22,800 --> 00:52:24,080 전부 사람이었다 809 00:52:26,120 --> 00:52:27,800 사람을 죽이는 건 810 00:52:27,880 --> 00:52:29,520 그 대상이 적이라도 811 00:52:30,040 --> 00:52:31,040 범죄지 812 00:52:31,800 --> 00:52:33,800 내가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나? 813 00:52:35,240 --> 00:52:36,440 대답해! 814 00:52:36,520 --> 00:52:39,160 그럼 어떡합니까? 교수님을 쏘게 할까요? 815 00:52:39,240 --> 00:52:42,240 내가 믿는 이상은 죽음을 두려워해선 안 되며 816 00:52:42,720 --> 00:52:45,120 총 없이도 승리할 수 있다는 거다 817 00:52:45,640 --> 00:52:46,640 얘들아 818 00:52:47,920 --> 00:52:50,080 이 원칙을 명심해라 819 00:52:51,320 --> 00:52:53,440 올바른 이상을 위해 싸울 땐 820 00:52:53,520 --> 00:52:55,920 폭력 없이도 이길 수 있다 821 00:52:59,280 --> 00:53:01,760 아무래도 난 너무 늙었고 822 00:53:02,640 --> 00:53:04,720 너희는 너무 어린 모양이다 823 00:53:05,880 --> 00:53:07,840 코르부치의 영화라고 다 똑같진 않아요 824 00:53:08,520 --> 00:53:12,080 '나바호 조'엔 유머가 거의 없고 825 00:53:12,160 --> 00:53:14,480 '서부의 무법자'에도 유머는 별로 없죠 826 00:53:14,560 --> 00:53:17,360 '위대한 침묵'엔 유머가 전혀 없고요 827 00:53:19,440 --> 00:53:23,000 '위대한 침묵'은 자유의 신봉자 여러분과 828 00:53:23,080 --> 00:53:25,240 투쟁하려는 분들을 위한 영화입니다 829 00:53:25,320 --> 00:53:28,240 그 틀을 깨 버린 작품이 830 00:53:29,520 --> 00:53:31,440 멕시코 혁명 3부작이죠 831 00:53:31,520 --> 00:53:33,160 맙소사, 참 아름답군 832 00:53:33,760 --> 00:53:35,160 13, 레드 833 00:53:40,720 --> 00:53:42,120 그 작품들은 별개예요 834 00:53:42,200 --> 00:53:44,800 '나바호 조'나 '장고'와는 전혀 다르고 835 00:53:44,880 --> 00:53:48,160 '서부의 무법자'와도 완전히 다른 영화들이죠 836 00:53:48,240 --> 00:53:51,480 그 3부작에선 코르부치가 레오네처럼 837 00:53:52,360 --> 00:53:54,800 코미디에 더 집중했는데요 838 00:53:55,840 --> 00:53:59,720 멕시코 혁명 3부작에 블랙 코미디만 나오진 않죠 839 00:54:13,120 --> 00:54:15,240 파코가 널 찾는다, 미국인 840 00:54:15,320 --> 00:54:17,480 레오네의 '석양의 갱들'은 841 00:54:17,560 --> 00:54:21,640 코르부치의 멕시코 혁명 서부극을 842 00:54:21,720 --> 00:54:23,760 자기 방식으로 해석한 거죠 843 00:54:24,360 --> 00:54:25,840 잭 네 장 844 00:54:28,920 --> 00:54:29,960 여왕님 두 분 845 00:54:31,120 --> 00:54:32,440 여기 두 분 더 계시니 846 00:54:34,480 --> 00:54:35,440 총 네 분이군 847 00:54:35,520 --> 00:54:40,600 원래 '용병' 감독은 질로 폰테코르보였는데 848 00:54:41,200 --> 00:54:42,640 이렇게 된 겁니다 849 00:54:42,720 --> 00:54:47,240 알베르토 그리말디는 영화 네 편을 제작하고자 했어요 850 00:54:47,720 --> 00:54:50,840 하나는 엘리오 페트리 하나는 펠리니 851 00:54:52,160 --> 00:54:54,480 하나는 폰테코르보 852 00:54:55,120 --> 00:54:58,600 하나는 코르부치 감독님께 맡기려고 했어요 853 00:54:58,680 --> 00:55:01,520 '용병' 말고 별개의 작품으로요 854 00:55:02,480 --> 00:55:03,720 그런데 855 00:55:05,400 --> 00:55:08,400 폰테코르보 감독이 영화에서 하차했고 856 00:55:08,880 --> 00:55:12,200 코르부치 감독님은 평소처럼 수완을 발휘해서 857 00:55:12,280 --> 00:55:17,000 폰테코르보가 쓰기로 했던 사무실로 찾아가선 858 00:55:17,080 --> 00:55:19,960 이렇게 말씀하셨죠 '이 영화는 내가 만들게요' 859 00:55:20,040 --> 00:55:24,600 '용병'을 잘 찍을 수 있다며 그리말디를 설득하셨죠 860 00:55:24,680 --> 00:55:25,760 달려라! 861 00:55:54,000 --> 00:55:55,680 - 고맙네 - 얼른 튀자고 862 00:56:00,040 --> 00:56:02,280 원래 내정된 캐스팅으로는 863 00:56:02,760 --> 00:56:05,960 제임스 코번이 미국인을 연기하고 864 00:56:06,440 --> 00:56:09,360 저, 프랑코 네로가 멕시코인 역을 맡기로 했죠 865 00:56:11,240 --> 00:56:15,280 어느 날 '디 인시던트'라는 영화를 보러 갔는데 866 00:56:16,320 --> 00:56:19,960 토니 무산테라는 멋진 배우가 눈에 띄길래 867 00:56:20,040 --> 00:56:23,120 세르조 감독님께 전화해서 그 영화를 추천했죠 868 00:56:23,200 --> 00:56:25,800 멕시코인 역할에 제격인 배우가 나온다고요 869 00:56:25,880 --> 00:56:28,760 영화를 보고 그러시더군요 '자네가 잘 봤군' 870 00:56:28,840 --> 00:56:30,880 그렇게 토니 무산테를 기용하셨죠 871 00:56:36,440 --> 00:56:39,360 제법 날쌘 친구로군 872 00:56:39,440 --> 00:56:40,800 자네는 누구지? 873 00:56:40,880 --> 00:56:43,840 난 폴란드인인데 자네에겐 저승사자랄까? 874 00:56:43,920 --> 00:56:46,600 날 안 보내 주면 자네를 죽일 거니까 875 00:56:46,680 --> 00:56:49,000 자네 저승사자도 코앞에 있는걸 876 00:56:49,080 --> 00:56:53,320 날 죽이건 말건 다들 콧방귀도 안 뀌니까 877 00:56:53,400 --> 00:56:56,400 - 열까지 셀 순 있겠지? - 그렇다마다! 878 00:56:56,480 --> 00:57:01,000 덧셈도 해, 가끔은 뺄셈도 879 00:57:01,080 --> 00:57:02,560 좋아 880 00:57:02,640 --> 00:57:04,680 열까지 세어 봐 881 00:57:05,440 --> 00:57:08,520 코르부치의 특기라고 한다면 882 00:57:09,320 --> 00:57:12,160 이런 서부극과 카우보이 영화에 883 00:57:12,960 --> 00:57:15,360 레오네 스타일을 차용한 적은 없거든요 884 00:57:15,920 --> 00:57:18,600 최후의 결전이라는 개념부터 885 00:57:18,680 --> 00:57:22,160 엔니오 모리코네의 스코어까지요 886 00:57:22,960 --> 00:57:25,640 다만 멕시코 혁명 3부작의 첫 작품인 887 00:57:25,720 --> 00:57:27,440 '용병'만 빼고요 888 00:57:27,520 --> 00:57:29,360 오직 그 영화에서만 889 00:57:29,440 --> 00:57:32,000 레오네의 스타일을 차용해서 890 00:57:32,080 --> 00:57:33,760 제대로 된 최후의 결전과 891 00:57:33,840 --> 00:57:35,840 모리코네의 스코어를 도입했는데 892 00:57:35,920 --> 00:57:38,320 제가 볼 땐 레오네의 작품들과 함께 893 00:57:38,400 --> 00:57:41,200 그걸 가장 훌륭하게 연출한 영화 같아요 894 00:59:25,080 --> 00:59:30,760 "제7장 최후의 혁명" 895 00:59:33,720 --> 00:59:35,560 위대한 서부극 감독 중에서 896 00:59:35,640 --> 00:59:39,400 코르부치는 가장 혹독한 서부를 만들어 냈어요 897 00:59:39,480 --> 00:59:41,520 가장 혹독하고 비관적이며 898 00:59:41,600 --> 00:59:44,000 가장 초현실적으로 기괴하고 899 00:59:44,600 --> 00:59:46,040 가장 폭력적이었죠 900 00:59:48,000 --> 00:59:50,960 그 누구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게 901 00:59:51,560 --> 00:59:52,680 코르부치 영화예요 902 00:59:52,760 --> 00:59:56,360 영웅도 남들처럼 막판에 꼴깍할 수 있거든요 903 01:00:08,280 --> 01:00:11,440 보안관의 여자 친구부터 904 01:00:11,520 --> 01:00:13,120 체스터, 안 돼! 905 01:00:15,160 --> 01:00:18,080 사제까지 안전한 사람은 아무도 없죠 906 01:00:22,480 --> 01:00:26,160 실은 죄가 없어서 죽기도 해요 907 01:00:30,160 --> 01:00:32,000 울지 마 908 01:00:32,680 --> 01:00:33,520 안 돼! 909 01:00:35,320 --> 01:00:37,480 목격자는 남겨선 안 된다니까 910 01:00:39,080 --> 01:00:41,960 아이는 어떡할지 결정이나 해 911 01:00:43,560 --> 01:00:44,400 그러니까… 912 01:00:45,440 --> 01:00:46,440 맙소사 913 01:00:48,040 --> 01:00:52,080 제가 그토록 초현실적이고 914 01:00:52,160 --> 01:00:53,720 기괴하며 915 01:00:54,520 --> 01:00:58,440 극도로 혹독한 서부를 연출하고자 916 01:00:59,560 --> 01:01:02,760 코르부치가 만든 미국식 멕시코의 배경을 917 01:01:02,840 --> 01:01:04,720 미국으로 옮겨 온다면 918 01:01:05,200 --> 01:01:06,520 어디가 좋을까요? 919 01:01:07,880 --> 01:01:10,480 남북 전쟁 이전의 남부가 좋겠더군요 920 01:01:11,240 --> 01:01:12,760 거기가 딱 좋잖아요 921 01:01:12,840 --> 01:01:15,240 미시시피주와 루이지애나주를 배경으로 922 01:01:15,320 --> 01:01:18,640 미국에 노예제가 존재했던 시기요 923 01:01:18,720 --> 01:01:21,920 실제로 기괴했던 그 세계를 924 01:01:22,680 --> 01:01:24,840 코르부치가 활용했잖아요 925 01:01:25,840 --> 01:01:28,800 그곳에서 가장 초현실적이며 926 01:01:28,880 --> 01:01:31,480 현란한 사건들이 실제로 벌어졌는데 927 01:01:32,400 --> 01:01:34,920 그 현실 때문에 기괴한 거죠 928 01:01:38,120 --> 01:01:40,000 다들 왜 빤히 볼까? 929 01:01:40,080 --> 01:01:42,840 말 탄 흑인은 처음 본 거죠 930 01:01:47,320 --> 01:01:50,920 결국 코르부치가 서부극을 만든 이유는 931 01:01:51,000 --> 01:01:52,960 본인은 장르 영화감독이고 932 01:01:53,040 --> 01:01:55,400 당시 그 장르가 유행이었기 때문이에요 933 01:01:56,400 --> 01:01:58,280 페플럼 영화도 그래서 했죠 934 01:01:58,360 --> 01:02:00,320 그땐 그 장르가 유행이었는데 935 01:02:00,400 --> 01:02:02,720 이젠 서부극이 인기 장르가 된 거예요 936 01:02:03,240 --> 01:02:06,640 70년대 초반에 서부극의 인기가 시들자 937 01:02:06,720 --> 01:02:08,000 그냥 내쳐 버렸고 938 01:02:08,680 --> 01:02:10,680 뒤도 안 돌아봤다죠 939 01:02:11,920 --> 01:02:13,240 그리고 940 01:02:14,240 --> 01:02:16,880 이후로 코미디에 집중했어요 941 01:02:16,960 --> 01:02:18,040 다만 942 01:02:19,360 --> 01:02:22,520 코르부치의 70년대 코미디 영화 중 일부는 943 01:02:22,600 --> 01:02:23,920 지금까지도 944 01:02:24,000 --> 01:02:29,120 이탈리아 영화계에서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히죠 945 01:02:31,360 --> 01:02:33,960 혁명 3부작을 만들 당시 946 01:02:34,040 --> 01:02:37,920 3편을 통해 그런 변신을 꾀했는데요 947 01:02:38,000 --> 01:02:40,920 영화 전반에 익살이 담겨 있죠 948 01:02:42,360 --> 01:02:45,000 세르조는 새로운 시도를 즐기곤 했어요 949 01:02:45,640 --> 01:02:49,280 엄격한 패턴에 얽매인 감독은 아니었는데 950 01:02:49,360 --> 01:02:54,880 빌라조랑 이런 농담도 했던 것 같아요 951 01:02:54,960 --> 01:02:59,000 '가스만이 맨정신일 때 영화나 같이 찍지' 952 01:02:59,080 --> 01:03:05,800 '코믹한 반전이 있는 혁명 이야기를 다루자고' 953 01:05:33,280 --> 01:05:35,480 세르조는 다양한 시도를 했는데 954 01:05:36,160 --> 01:05:38,080 그게 큰 장점이었죠 955 01:05:38,840 --> 01:05:42,520 코미디를 찍다가도 다른 장르로 쉽게 넘어갔는데 956 01:05:42,600 --> 01:05:46,800 그런 재능을 가진 감독은 흔치 않거든요 957 01:05:46,880 --> 01:05:50,560 세르조 감독님은 알고 계셨죠 958 01:05:50,640 --> 01:05:52,960 오스카는 못 받을 거란 걸요 959 01:05:53,480 --> 01:05:55,800 감독님께서 직접 하신 말씀이에요 960 01:05:55,880 --> 01:05:58,480 다만 대중의 사랑이라는 오스카를 받으셨죠 961 01:05:58,560 --> 01:06:00,000 감독님도 아실 겁니다 962 01:06:00,080 --> 01:06:03,520 진정한 대중의 감독이셨으니까요 963 01:06:03,600 --> 01:06:07,000 사실 코르부치의 경력은 964 01:06:08,120 --> 01:06:11,200 70년대 초반 이후로는 이해가 안 돼요 965 01:06:11,280 --> 01:06:15,200 코르부치의 광고 감독 경력은 966 01:06:15,280 --> 01:06:18,680 사실 제가 존경하는 부분인데요 967 01:06:19,760 --> 01:06:21,840 내심 이런 생각도 들어요 968 01:06:21,920 --> 01:06:24,320 영화 작업에 치중했으면 더 좋았겠다고요 969 01:06:24,800 --> 01:06:26,480 레오네처럼요 970 01:06:27,280 --> 01:06:29,440 참 안타까운 일이죠 971 01:06:29,520 --> 01:06:32,240 소수의 이탈리아 감독만이 미국으로 건너와서 972 01:06:32,320 --> 01:06:34,760 미국 영화를 연출해 봤잖아요 973 01:06:35,280 --> 01:06:39,760 한번은 주변에 물어봤죠 '세르조가 미국으로 왔더라면?' 974 01:06:39,840 --> 01:06:43,840 다들 세르조는 그럴 리 없다고 했어요 975 01:06:43,920 --> 01:06:45,480 결코 이탈리아를 떠나서 976 01:06:45,560 --> 01:06:47,720 미국 영화를 만들진 않을 거랬죠 977 01:06:47,800 --> 01:06:49,880 한번은 토니 무산테라는 배우가 978 01:06:49,960 --> 01:06:52,480 저랑 작업하려고 이탈리아로 왔는데 979 01:06:52,560 --> 01:06:54,840 당시 잘나가던 배우였거든요 980 01:06:54,920 --> 01:06:59,200 팰런스, 프랑코 네로와 함께 '용병'을 찍으러 왔는데 981 01:06:59,280 --> 01:07:02,920 카잔처럼 몰입하는 배우였어요 982 01:07:03,440 --> 01:07:06,760 {\an8}한번은 무산테가 말에서 내려온 다음에 983 01:07:06,840 --> 01:07:11,200 {\an8}화면 밖으로 달려 나가는 장면을 찍었거든요 984 01:07:11,280 --> 01:07:15,320 {\an8}폭탄이 터질 때 화면 밖으로 나가는 거였죠 985 01:07:15,960 --> 01:07:20,320 {\an8}말에서 내린 무산테가 뛰다가 몸을 날려야 했는데요 986 01:07:21,200 --> 01:07:23,760 다음 장면과 이어지게 하려고 987 01:07:23,840 --> 01:07:28,440 그 친구더러 화면 안으로 다시 들어올 땐 988 01:07:28,520 --> 01:07:32,320 달려와서 바닥에 엎드리라고 했어요 989 01:07:32,400 --> 01:07:36,000 전 카메라를 내려서 총잡이를 찍어야 했거든요 990 01:07:36,080 --> 01:07:38,120 무산테가 왜 엎드려야 하냐고 묻길래 991 01:07:38,200 --> 01:07:41,800 전 이렇게 대답했죠 '부츠에 돌이 들어갔다고 쳐' 992 01:07:41,880 --> 01:07:43,280 '그러니까 앉아서' 993 01:07:43,360 --> 01:07:46,560 '부츠 벗고 돌을 꺼낸 후에 다시 신는 거야' 994 01:07:46,640 --> 01:07:47,880 '그럼 웃기겠지' 995 01:07:47,960 --> 01:07:50,440 '다들 자네한테 총을 쏘는 상황이니까' 996 01:07:50,520 --> 01:07:52,200 '그림 좋을 것 같네' 997 01:07:52,760 --> 01:07:55,880 무산테가 그러더군요 '그럼 전 장면부터 다시 찍죠' 998 01:07:55,960 --> 01:07:56,840 '어째서?' 999 01:07:56,920 --> 01:08:01,960 '아까 뛰쳐나갈 땐 부츠 안에 돌이 없었거든요' 1000 01:08:02,480 --> 01:08:04,280 제가 되물었죠, '무슨 뜻인가?' 1001 01:08:04,360 --> 01:08:06,440 '그런 설정은 미리 시작해야죠' 1002 01:08:06,520 --> 01:08:10,640 '발이 땅에 닿자마자 돌 들어간 걸 느꼈을 테니' 1003 01:08:10,720 --> 01:08:14,240 '이번에는 다른 느낌으로 뛰쳐나가겠습니다' 1004 01:08:14,720 --> 01:08:18,840 제가 말했죠 '이건 이탈리아 서부극이거든' 1005 01:08:18,920 --> 01:08:20,680 '그러니까' 1006 01:08:20,760 --> 01:08:26,880 '부츠에 돌이 들어간 연기는 지금부터 하면 돼' 1007 01:08:26,960 --> 01:08:30,640 '아까는 미처 몰랐고 방금 깨달은 거지' 1008 01:08:30,720 --> 01:08:33,080 무산테가 말했죠 '그것도 괜찮지만' 1009 01:08:33,160 --> 01:08:37,320 '트레일러에서 몰입할 시간이 필요합니다' 1010 01:08:37,400 --> 01:08:40,000 그래서 보내 주고 다른 장면부터 찍었는데 1011 01:08:40,080 --> 01:08:42,400 나중에 돌아와선 감 잡았다길래 1012 01:08:42,480 --> 01:08:46,000 부츠 속 돌멩이 설정은 버리라고 했어요 1013 01:08:46,080 --> 01:08:48,080 '설정을 바꿔 보자고' 1014 01:08:48,160 --> 01:08:51,240 '해가 졌고 말도 목이 탄다는데…' 1015 01:09:06,080 --> 01:09:08,960 - 목적지는? - 대포 속으로! 1016 01:09:12,480 --> 01:09:13,800 얼른 뛰어내려! 1017 01:09:38,840 --> 01:09:40,960 스파게티 웨스턴 감독 중 1018 01:09:41,040 --> 01:09:46,360 레오네 다음 이인자라고 하면 전혀 아쉬울 게 없죠 1019 01:09:46,440 --> 01:09:50,160 전 포드를 미국 최고의 서부극 감독으로 꼽지 않지만 1020 01:09:50,240 --> 01:09:53,920 만일 포드가 최고라고 치면 1021 01:09:54,640 --> 01:09:57,240 이인자는 누구일까요? 1022 01:09:58,080 --> 01:10:01,680 페킨파? 호크스? 1023 01:10:01,760 --> 01:10:04,080 라울 월시? 델머 데이브스? 1024 01:10:04,160 --> 01:10:07,080 이인자를 두고 토론하면 개싸움이 벌어져요 1025 01:10:07,960 --> 01:10:09,720 이탈리아에선 이견이 없어요 1026 01:10:09,800 --> 01:10:11,920 이인자는 무조건 코르부치죠 1027 01:12:38,200 --> 01:12:45,000 {\an8}"노리 코르부치에게" 1028 01:12:58,720 --> 01:13:01,280 '장고'의 흥미로운 점은… 1029 01:13:02,560 --> 01:13:07,000 '장고' 얘기는 별로 안 했으니 살짝 짚고 넘어가죠 1030 01:13:07,520 --> 01:13:10,520 그 영화엔 흥미로운 면이 있어요 1031 01:13:11,720 --> 01:13:13,160 메르세데스는 누구죠? 1032 01:13:14,160 --> 01:13:17,480 그 답은 절대 안 나옵니다 1033 01:13:18,080 --> 01:13:19,720 메르세데스의 정체요 1034 01:13:19,800 --> 01:13:21,840 자, 설명해 드리자면 1035 01:13:21,920 --> 01:13:25,440 장고가 어느 마을을 찾는데 1036 01:13:26,040 --> 01:13:28,600 마치 그 목적은 1037 01:13:29,160 --> 01:13:30,520 복수 같죠 1038 01:13:32,280 --> 01:13:38,760 장고는 메르세데스라는 여인의 무덤을 찾아가는데 1039 01:13:40,640 --> 01:13:43,840 그 여인의 정체는 알 수 없어요 1040 01:13:44,600 --> 01:13:46,640 장고에 관한 유일한 정보는 1041 01:13:47,800 --> 01:13:52,200 북군이나 북군 기병대 소속이었을 거란 거예요 1042 01:13:52,280 --> 01:13:53,760 기병 바지를 입었으니까요 1043 01:13:54,400 --> 01:13:57,520 참전 용사로 북군이었던 건 확실한데요 1044 01:14:00,720 --> 01:14:02,400 이젠 남쪽으로 향하죠 1045 01:14:06,160 --> 01:14:10,840 대령 캐릭터는 확실히 남부 출신이에요 1046 01:14:10,920 --> 01:14:13,440 분명 남부 연합 출신이고 1047 01:14:14,240 --> 01:14:17,120 '쿠 클럭스 클랜'도 거느리고 있죠 1048 01:14:18,480 --> 01:14:22,600 복면 쓴 무리요, 그건 아시죠? 1049 01:14:23,080 --> 01:14:24,520 정황상 1050 01:14:26,200 --> 01:14:29,320 그들이 그 지역 흑인을 몰살했고 1051 01:14:29,400 --> 01:14:31,800 이젠 멕시코인을 노리는 것 같아요 1052 01:14:31,880 --> 01:14:35,960 거기 살던 흑인들은 몰살된 분위기고 1053 01:14:36,040 --> 01:14:37,840 이젠 멕시코인 차례죠 1054 01:14:41,840 --> 01:14:43,120 메르세데스는 누굴까요? 1055 01:14:44,520 --> 01:14:46,200 장고의 아내일까요? 1056 01:14:49,320 --> 01:14:51,040 그럼 얘기가 재밌게 돌아가죠 1057 01:14:52,200 --> 01:14:55,960 장고가 아내를 남부 마을에 남겨 둔 채 1058 01:14:56,040 --> 01:14:57,960 북군을 위해 싸운 거잖아요 1059 01:15:00,280 --> 01:15:01,840 돌아와 보니 아내가 죽었는데 1060 01:15:01,920 --> 01:15:05,520 종전과 동시에 돌아온 것 같진 않고 1061 01:15:06,040 --> 01:15:08,520 많은 일을 거치고 온 거죠 1062 01:15:09,920 --> 01:15:11,080 아내라고 칩시다 1063 01:15:12,720 --> 01:15:14,560 그건 아닐 것 같지만요 1064 01:15:14,640 --> 01:15:17,360 아내는 없을 것 같잖아요 1065 01:15:17,440 --> 01:15:21,040 애초에 아내가 있었다면 버렸을 리도 없고요 1066 01:15:22,200 --> 01:15:26,120 제가 생각해 낸 버전이 정답인 것 같은데요 1067 01:15:30,240 --> 01:15:31,200 제가 볼 땐 1068 01:15:33,840 --> 01:15:35,640 장고는 메르세데스를 몰랐어요 1069 01:15:36,960 --> 01:15:38,720 장고는 참전했을 테고 1070 01:15:40,440 --> 01:15:43,000 아마 메르세데스는 1071 01:15:44,920 --> 01:15:47,840 전우의 아내였을 겁니다 1072 01:15:49,320 --> 01:15:55,000 메르세데스는 북군 전우의 아내였던 거예요 1073 01:15:56,400 --> 01:15:57,600 그 전우는 죽었죠 1074 01:15:58,240 --> 01:15:59,320 그것도 1075 01:16:00,200 --> 01:16:02,200 장고의 품이나 곁에서요 1076 01:16:03,440 --> 01:16:07,440 전우는 죽기 전에 아내한테 뭘 전해 달랬죠 1077 01:16:08,640 --> 01:16:11,800 '종전 후에 시간 되면' 1078 01:16:11,880 --> 01:16:15,160 '그 마을로 가서 내 아내를 찾아 주게' 1079 01:16:16,560 --> 01:16:20,440 어차피 전부 제 상상이니까요 1080 01:16:21,520 --> 01:16:23,000 그 전우는 흑인이었죠 1081 01:16:26,480 --> 01:16:28,320 그러다 마침내 1082 01:16:28,880 --> 01:16:30,760 장고는 그 마을로 가서 1083 01:16:30,840 --> 01:16:34,680 흑인 전우의 아내를 찾아 나서는데 1084 01:16:35,880 --> 01:16:39,200 원래 살던 마을에서 그 여자는 살해됐고 1085 01:16:40,720 --> 01:16:42,520 장고도 그 전말을 알았죠 1086 01:16:43,040 --> 01:16:45,560 '쿠 클럭스 클랜' 같은 무리가 1087 01:16:46,040 --> 01:16:48,760 그 지역 흑인들을 학살했고 1088 01:16:48,840 --> 01:16:50,800 이젠 멕시코인들을 노린다고요 1089 01:16:52,520 --> 01:16:57,640 그러자 클랜 무리의 지도자에게 장고가 복수를 하는데 1090 01:16:58,120 --> 01:17:00,720 이 배우의 실제 성 '네로'는 1091 01:17:01,240 --> 01:17:02,960 이탈리아로 '검다'는 뜻이죠 1092 01:17:04,080 --> 01:17:06,280 그게 제 버전이에요 1093 01:17:10,440 --> 01:17:15,440 {\an8}자막: 이건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