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11,800 --> 00:00:15,000 이스터섬의 선사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2 00:00:18,200 --> 00:00:20,760 남들의 말을 받아들이기만 하면 안 되죠 3 00:00:24,480 --> 00:00:28,800 {\an8}라파누이 주민이자 고고학자인 소니아 하오아 카르디날리 박사는 4 00:00:28,880 --> 00:00:32,960 {\an8}섬의 잃어버린 역사를 50년 가까이 찾아 왔습니다 5 00:00:35,600 --> 00:00:38,880 모아이나 고대 정착지를 연구해서가 아니라 6 00:00:38,960 --> 00:00:42,120 섬의 식물을 정밀히 조사해서요 7 00:00:42,960 --> 00:00:47,320 소니아, 식물학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계시지만 8 00:00:47,400 --> 00:00:48,920 고고학자이시기도 하죠? 9 00:00:49,000 --> 00:00:52,120 네, 제게 가장 중요한 건 10 00:00:52,200 --> 00:00:55,560 사람들을 이해하고 11 00:00:55,640 --> 00:00:58,840 - 네 - 사람들이 이곳에 어떻게 왔는지 12 00:00:58,920 --> 00:01:02,800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이해하는 겁니다 13 00:01:03,400 --> 00:01:08,680 인간은 식물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거든요 14 00:01:12,040 --> 00:01:15,440 라파누이에 있는 한 사화산의 우묵한 부분에서 15 00:01:15,520 --> 00:01:18,200 카르디날리 박사와 동료들이 찾고 있는 건 16 00:01:18,280 --> 00:01:21,040 비토착 식물, 농작물의 가장 오래된 증거입니다 17 00:01:21,880 --> 00:01:24,160 분명 인간이 들여왔겠죠 18 00:01:25,960 --> 00:01:29,040 이 섬에 살았던 시기에 관해 식물이 밝혀낸 부분은요? 19 00:01:29,120 --> 00:01:34,400 다양한 음식을 연구했고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준 건… 20 00:01:34,480 --> 00:01:35,720 네 21 00:01:36,360 --> 00:01:37,200 바나나입니다 22 00:01:39,360 --> 00:01:43,760 3천 년 전에 섬에서 바나나를 발견했습니다 23 00:01:43,840 --> 00:01:48,520 그렇다면 바나나는 라파누이에 적어도 3천 년간 존재했단 겁니까? 24 00:01:48,600 --> 00:01:50,040 맞습니다 25 00:01:52,640 --> 00:01:54,960 바나나가 혼자서 오진 않았겠죠 26 00:01:56,440 --> 00:01:59,120 새가 옮긴 것도 27 00:01:59,200 --> 00:02:01,320 바다가 옮긴 것도 아닙니다 28 00:02:01,400 --> 00:02:05,920 인간이 바나나를 심은 거죠 29 00:02:07,440 --> 00:02:10,400 이걸 통해 알 수 있는 건 30 00:02:10,480 --> 00:02:16,240 라파누이에 다른 시대의 사람들이 들어왔다는 사실입니다 31 00:02:16,320 --> 00:02:17,160 그렇군요 32 00:02:17,240 --> 00:02:21,600 모두 깜짝 놀랄 만한 일입니다 역사가 조금 바뀌어요 33 00:02:21,680 --> 00:02:23,880 조금이 아니라 많이 바뀌죠 34 00:02:23,960 --> 00:02:25,720 흙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요 35 00:02:26,320 --> 00:02:27,520 흙은 진실을 말하죠 36 00:02:27,600 --> 00:02:33,240 바나나가 그리 중요한 역할을 할지 미처 몰랐습니다 37 00:02:37,000 --> 00:02:41,920 카르디날리 박사는 바나나나무의 미세 잔여물에서 날짜를 도출했고 38 00:02:42,600 --> 00:02:48,720 라파누이에 사람이 도착한 시기를 약 2천 년 더 당겼습니다 39 00:02:48,800 --> 00:02:51,920 "3,215년 전" 40 00:02:52,720 --> 00:02:55,720 식물 덕분에 시간대를 뒤로 밀었군요 41 00:02:55,800 --> 00:02:59,560 - 네 - 3천 년보다 더 됐을 수도 있죠 42 00:02:59,640 --> 00:03:04,760 아직은 모릅니다 그러니 계속 연구해야죠 43 00:03:04,840 --> 00:03:05,800 물론입니다 44 00:03:08,200 --> 00:03:10,160 새로운 증거가 나왔으니 45 00:03:10,240 --> 00:03:13,320 라파누이의 선사를 재고해 봐야만 합니다 46 00:03:14,560 --> 00:03:17,920 카르디날리 박사의 발견에 따르면 폴리네시아 정착민들은 47 00:03:18,000 --> 00:03:21,560 알려진 것보다 훨씬 전에 이 섬에 도달했습니다 48 00:03:22,440 --> 00:03:24,960 하지만 라파누이의 구전 전통에 따르면 49 00:03:25,040 --> 00:03:26,720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50 00:03:28,440 --> 00:03:32,600 어쩌면 호투 마투아와 그의 일곱 정찰병이 이곳에 51 00:03:32,680 --> 00:03:36,520 우리가 상상했던 시기보다 수천 년도 더 전에 도달했을지도요 52 00:03:39,960 --> 00:03:43,520 이 섬의 이야기에 잊힌 에피소드는 없을까요? 53 00:03:44,240 --> 00:03:48,560 12,000년 전 발생한 전 세계적 대재앙의 생존자들이 쓴 54 00:03:48,640 --> 00:03:51,160 더 이전의 이야기 말입니다 55 00:04:05,040 --> 00:04:09,160 {\an8}"고대의 아포칼립스: 아메리카 대륙" 56 00:04:09,240 --> 00:04:11,840 {\an8}"제3장" 57 00:04:14,760 --> 00:04:19,000 인간이 수천 년 전에 라파누이에 도착했다면 58 00:04:19,080 --> 00:04:20,320 어디서 살았을까요? 59 00:04:21,720 --> 00:04:24,920 우리가 찾고자 하는 고고학적 흔적은 어디에 있을까요? 60 00:04:27,400 --> 00:04:29,960 명심해야 할 건 마지막 빙하기의 정점 때 61 00:04:30,040 --> 00:04:33,600 해수면이 현재보다 120m 이상 낮았다는 겁니다 62 00:04:33,680 --> 00:04:36,640 라파누이는 훨씬 더 큰 섬이었겠죠 63 00:04:38,800 --> 00:04:42,480 넓은 땅은 훨씬 더 많은 인구를 부양할 수 있었을 겁니다 64 00:04:45,040 --> 00:04:46,480 이를 통해 65 00:04:46,560 --> 00:04:49,760 어떻게 거대한 모아이 조각 작업을 완수했는지 설명할 수도 있겠죠 66 00:04:52,560 --> 00:04:57,800 제작자들이 지금은 물속에 잠긴 고대 해안선 부근에 살며 67 00:05:00,400 --> 00:05:02,640 오늘날 우리가 보는 고지대는 68 00:05:02,720 --> 00:05:04,960 거대한 석상 건설에만 사용했을 수도 있을까요? 69 00:05:06,800 --> 00:05:11,840 빙하기 말기의 해수면 상승으로 얼마나 많은 땅을 잃었는지 70 00:05:11,920 --> 00:05:13,120 인지 못 하고는 하는데 71 00:05:13,200 --> 00:05:17,000 그 너비는 대략 2,600만 제곱킬로미터입니다 72 00:05:17,680 --> 00:05:19,720 그 당시 세계의 노른자위 땅이었죠 73 00:05:20,680 --> 00:05:22,640 해수면이 갑자기 상승하면 74 00:05:22,720 --> 00:05:26,160 해안선은 바다 밑으로 잠기고 75 00:05:27,360 --> 00:05:31,840 물에 잠긴 지역에 지은 모든 건 산산조각이 나고 파괴됩니다 76 00:05:33,160 --> 00:05:36,480 해수면 상승으로 뭘 잃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77 00:05:46,280 --> 00:05:49,840 우리가 아는 건 이곳에 살던 초기 사람들은 78 00:05:49,920 --> 00:05:53,400 뛰어난 석조 기술 외에 다른 것도 발전시켰다는 겁니다 79 00:05:58,000 --> 00:06:02,320 라파누이 전설에 따르면 위대한 설립자인 호투 마투아 왕은 80 00:06:02,920 --> 00:06:05,960 히바라는 머나먼 땅에서 특별한 걸 가져왔습니다 81 00:06:07,120 --> 00:06:08,280 바로, 문자 언어입니다 82 00:06:11,520 --> 00:06:16,040 그 흔적은 '롱고롱고'라는 목판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83 00:06:17,000 --> 00:06:20,320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복제본들일 테고 84 00:06:20,400 --> 00:06:22,560 원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겠죠 85 00:06:23,840 --> 00:06:26,280 살아남은 롱고롱고는 30개가 채 안 되며 86 00:06:27,000 --> 00:06:29,400 현재는 전 세계의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87 00:06:31,280 --> 00:06:32,680 원주민 다큐멘터리 감독 88 00:06:32,760 --> 00:06:36,160 리오 파카라티 같은 라파누이 주민들에게 89 00:06:36,240 --> 00:06:39,120 이 목판들은 역사상 매우 각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90 00:06:40,080 --> 00:06:41,440 대단한 업적이죠 91 00:06:41,520 --> 00:06:43,040 보통 문자 언어는 92 00:06:43,120 --> 00:06:46,600 거대하고 고도로 조직화된 문화와 연관되어 있는데 93 00:06:46,680 --> 00:06:49,040 {\an8}이런 작은 섬에서 발견됐으니까요 94 00:06:49,560 --> 00:06:53,320 롱고롱고는 아주 흥미롭고 우리 문화에 매우 중요합니다 95 00:06:53,400 --> 00:06:55,640 폴리네시아에서 유일하죠? 96 00:06:55,720 --> 00:06:58,640 네, 다른 섬에는 롱고롱고가 없어요 97 00:07:00,320 --> 00:07:03,400 19세기에 노예 습격을 당하고 98 00:07:03,480 --> 00:07:07,280 이스터섬의 지혜 전통이 완전히 파괴되어 99 00:07:07,360 --> 00:07:10,640 롱고롱고 목판을 읽는 능력이 소실되었고 100 00:07:10,720 --> 00:07:15,240 고대 세계의 가장 큰 미스터리 중 하나로 남게 되었죠 101 00:07:16,240 --> 00:07:19,560 언어학자들 말에 따르면 롱고롱고의 문자는 102 00:07:19,640 --> 00:07:22,160 알파벳이라기엔 기호가 너무 많다고 합니다 103 00:07:24,040 --> 00:07:27,520 상형문자나 그림문자일 겁니다 104 00:07:27,600 --> 00:07:32,080 고대 이집트인이나 인더스 문명이 개발한 것처럼요 105 00:07:34,000 --> 00:07:38,200 수천 년까진 아니더라도 몇백 년은 걸려 완성됐겠죠 106 00:07:40,000 --> 00:07:42,760 롱고롱고 문자 체계는 매우 복잡합니다 107 00:07:42,840 --> 00:07:48,480 평화, 물, 음식, 사회 등 많은 요소가 필요하죠 108 00:07:48,560 --> 00:07:51,840 아주 지적이고 복잡한 과정입니다 109 00:07:52,520 --> 00:07:55,920 유럽인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수 세기 동안 110 00:07:56,000 --> 00:07:58,640 그 문자 언어는 노래로 불렸습니다 111 00:07:59,360 --> 00:08:04,160 하지만 소리와 기호 사이의 연결은 잊힌 지 오래입니다 112 00:08:04,240 --> 00:08:06,840 사람들은 읽는 법을 배우지 않았습니다 113 00:08:06,920 --> 00:08:08,920 노래만 배웠죠 114 00:08:09,000 --> 00:08:11,160 그 노래들은 오랫동안 전승됐습니다 115 00:08:11,240 --> 00:08:13,680 그 노래들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죠? 116 00:08:14,280 --> 00:08:15,720 농경 방식이랑… 117 00:08:15,800 --> 00:08:16,880 네 118 00:08:16,960 --> 00:08:18,560 항해 법칙도 있고요 119 00:08:19,560 --> 00:08:22,640 족보 내용이라든지 120 00:08:23,520 --> 00:08:26,600 - 토지 소유주 같은 거였습니다 - 그렇군요 121 00:08:26,680 --> 00:08:28,600 제 생각에 롱고롱고는 122 00:08:28,680 --> 00:08:34,960 우리의 '투푸나', 즉 조상이 만든 가장 중요한 것일지 모릅니다 123 00:08:37,080 --> 00:08:40,960 완전하고 복잡한 문자가 이스터섬에 존재했다는 것은 124 00:08:41,040 --> 00:08:44,920 아직 설명되지 않은 역설이자 미스터리입니다 125 00:08:48,480 --> 00:08:51,680 제 생각엔 이런 가능성도 고려해 봐야 합니다 126 00:08:51,760 --> 00:08:57,080 그 문자를 먼 선사시대에 이스터섬으로 가져온 게 127 00:08:57,160 --> 00:09:01,000 구전 전통에 기록된 첫 정착민들이란 가능성요 128 00:09:01,080 --> 00:09:04,880 거대한 홍수에 침수되어 바다 밑으로 잠긴 129 00:09:04,960 --> 00:09:09,880 태평양의 '히바'라는 훨씬 더 넓은 땅에서 온 자들이죠 130 00:09:11,120 --> 00:09:14,520 제 추측인 건 알지만 131 00:09:14,600 --> 00:09:18,240 혹시나 제가 찾아다니던 잃어버린 문명이 132 00:09:18,320 --> 00:09:21,320 실제로 사용했던 언어는 아닐까요? 133 00:09:25,000 --> 00:09:26,960 머나먼 히바에서 온 사람들은 134 00:09:30,560 --> 00:09:35,080 오늘날 라파누이라고 자칭하는 항해하는 폴리네시아인들에 의해 135 00:09:35,160 --> 00:09:38,000 기원 이야기와 문자가 보존되었습니다 136 00:09:45,160 --> 00:09:50,480 모아이도 같은 과거 문명의 산물일 수 있다고 믿습니다 137 00:09:54,480 --> 00:09:58,720 모아이를 지지하는 받침대가 다른 누군가의 더 오래된 디자인을 138 00:09:58,800 --> 00:10:02,880 기반으로 했을 수도 있다는 증거도 있습니다 139 00:10:04,000 --> 00:10:05,280 이것처럼요 140 00:10:08,640 --> 00:10:10,200 '아후 비나푸'입니다 141 00:10:10,280 --> 00:10:12,360 두 가지 면에서 독특하죠 142 00:10:13,080 --> 00:10:16,720 첫째, 전체가 단단한 현무암으로 만들어졌습니다 143 00:10:17,320 --> 00:10:20,080 다른 것들처럼 부드러운 응회암이 아니라요 144 00:10:20,840 --> 00:10:23,080 놓쳐서는 안 될 두 번째 면은 145 00:10:24,800 --> 00:10:28,760 거대한 돌 블록이 복잡하게 짜맞춰져 있다는 겁니다 146 00:10:28,840 --> 00:10:31,840 이 섬의 어떤 받침대보다도 훨씬 우수한 방식이죠 147 00:10:33,640 --> 00:10:37,160 원 제작자들이 너무나도 정교하게 만든 나머지 148 00:10:37,240 --> 00:10:42,320 동시대에 존재했던 유기 물질이 틈에 전혀 끼지 않아 149 00:10:42,920 --> 00:10:45,080 시대 측정이 불가합니다 150 00:10:46,360 --> 00:10:48,480 너무 동떨어져 보입니다 151 00:10:48,560 --> 00:10:52,400 다른 문화의 작품이라고 생각할 만큼이요 152 00:10:54,640 --> 00:10:59,080 그 다른 문화가 제가 찾는 빙하기의 잃어버린 문명이라고 153 00:10:59,160 --> 00:11:02,560 의심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154 00:11:03,440 --> 00:11:07,880 이 섬의 원래 이름은 '테 피토 오 테 헤누아'입니다 155 00:11:07,960 --> 00:11:10,080 '세계의 배꼽'이란 뜻이죠 156 00:11:11,240 --> 00:11:15,720 신성한 고대 장소를 배꼽이라고 칭하는 것은 157 00:11:15,800 --> 00:11:18,240 전 세계의 수많은 고대 문화와 언어에서 158 00:11:18,320 --> 00:11:21,800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159 00:11:23,640 --> 00:11:28,360 {\an8}'괴베클리 테페'는 말 그대로 '배꼽의 언덕'이라는 뜻이며 160 00:11:28,440 --> 00:11:31,280 {\an8}그리스의 델포이도 세계의 배꼽이었죠 161 00:11:32,000 --> 00:11:34,000 {\an8}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도 마찬가지입니다 162 00:11:34,080 --> 00:11:34,960 {\an8}"앙코르와트 캄보디아" 163 00:11:38,720 --> 00:11:42,760 혹시 선사시대에 세계를 떠돌던 한 문화가 164 00:11:43,560 --> 00:11:48,800 그들의 가장 신성한 장소에 배꼽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요? 165 00:11:48,880 --> 00:11:50,280 라파누이를 포함해서요 166 00:11:51,640 --> 00:11:54,440 그렇다면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요? 167 00:11:56,800 --> 00:11:59,960 흥미로운 가능성이 하나 있습니다 168 00:12:07,480 --> 00:12:12,040 라파누이는 해저산 능선의 서쪽 끝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169 00:12:14,160 --> 00:12:18,440 빙하기에는 해수면이 120m 낮았고 170 00:12:18,520 --> 00:12:23,320 지각 평형이라는 현상 때문에 해저가 더 높았을 것이므로 171 00:12:24,120 --> 00:12:27,600 몇몇 산봉우리들이 수면 위로 튀어나와 172 00:12:29,000 --> 00:12:31,920 일련의 작은 섬들이 만들어져 173 00:12:32,000 --> 00:12:34,960 라파누이와 현대 페루의 해안선을 이었을 수 있습니다 174 00:12:35,040 --> 00:12:36,840 "살라스 이 고메즈 능선 나스카 해령 - 페루" 175 00:12:36,920 --> 00:12:42,040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매우 놀라운 게 발견됐습니다 176 00:12:42,120 --> 00:12:44,280 바다를 바라보는 언덕 면에 새겨져 있죠 177 00:12:49,400 --> 00:12:55,600 '안데스산맥의 촛대'로 알려진 거대한 지상화입니다 178 00:12:58,360 --> 00:13:03,200 모래를 긁어냈고, 그 밑의 돌은 거대한 삼지창 모양을 하고 있죠 179 00:13:05,280 --> 00:13:07,400 페루 해안에 가까워질수록 180 00:13:07,480 --> 00:13:09,880 마치 신호등이나 표지판처럼 181 00:13:09,960 --> 00:13:11,800 사람들을 부르는 것처럼 보입니다 182 00:13:11,880 --> 00:13:14,600 이곳에 중요한 게 있다는 듯이요 183 00:13:16,080 --> 00:13:19,000 이 지상화의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184 00:13:19,080 --> 00:13:22,000 근처에서 발견된 도자기는 185 00:13:22,080 --> 00:13:26,400 기원전 200년경의 파라카스 문화 것으로 밝혀졌으며 186 00:13:26,480 --> 00:13:29,280 그들은 이 지상화를 인지하고 존중했습니다 187 00:13:31,280 --> 00:13:33,160 하지만 이 지상화는 188 00:13:33,240 --> 00:13:36,320 고대 신 비라코차의 전설에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죠 189 00:13:37,600 --> 00:13:40,800 비라코차는 이쪽 지역에 수많은 불가사의를 만들었다고 190 00:13:40,880 --> 00:13:42,440 신격화되었습니다 191 00:13:43,200 --> 00:13:45,200 그 유명한 나스카 라인부터 192 00:13:45,840 --> 00:13:50,000 수수께끼의 거석 단지인 볼리비아의 티와나쿠까지요 193 00:13:50,080 --> 00:13:51,640 그 안데스 고원 지대에서 194 00:13:52,600 --> 00:13:54,120 비라코차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95 00:14:01,840 --> 00:14:03,520 잉카의 구전 설화에 따르면 196 00:14:04,080 --> 00:14:07,520 이 지역은 한때 대재앙을 맞이했습니다 197 00:14:07,600 --> 00:14:09,600 진정한 고대의 아포칼립스죠 198 00:14:15,760 --> 00:14:20,480 대재앙이 지나간 후, 낯선 자가 티티카카 호수에서 나타났습니다 199 00:14:22,800 --> 00:14:25,040 그에게 '비라코차'라는 이름을 붙였죠 200 00:14:27,280 --> 00:14:28,680 바다의 거품이라는 뜻입니다 201 00:14:32,480 --> 00:14:36,760 그와 추종자들은 생존자들에게 농사 비결을 가르쳐 주었고 202 00:14:39,840 --> 00:14:45,440 고급 석조 기술과 하늘을 관측하는 법을 알려줬죠 203 00:14:51,640 --> 00:14:53,280 근본적으로 비라코차는 204 00:14:53,360 --> 00:14:59,200 대재앙으로 상심한 생존자들에게 문명의 이기를 가르쳐 준 겁니다 205 00:15:01,840 --> 00:15:06,920 이 이야기들은 전 세계의 다른 이야기들과 유사하죠 206 00:15:07,000 --> 00:15:10,720 존재와 국가와 신 그리고 대재앙에서 살아남아 207 00:15:10,800 --> 00:15:15,040 문명을 재건하려는 사람들을 담은 이야기 말입니다 208 00:15:18,360 --> 00:15:21,920 이집트에서는 오시리스가 자신의 백성들에게 209 00:15:22,000 --> 00:15:26,000 땅을 갈고 농작물을 수확하고 법을 만드는 방법을 가르쳤죠 210 00:15:28,080 --> 00:15:33,360 멕시코의 아즈텍족에겐 수염을 기른 방랑자 케찰코아틀이 211 00:15:33,440 --> 00:15:35,760 처음으로 문명의 이기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212 00:15:38,720 --> 00:15:43,880 라파누이에서는 호투 마투아 왕과 선택받은 자들이 213 00:15:46,520 --> 00:15:53,120 머나먼 땅에서 바다를 통해 들어와 문명을 재건하려는 여행자죠 214 00:15:59,320 --> 00:16:02,520 같은 구전 설화가 전 세계에서 발견되었기에 215 00:16:02,600 --> 00:16:03,880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216 00:16:07,520 --> 00:16:10,640 오늘날에도 스토리텔링은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217 00:16:10,720 --> 00:16:14,040 지식을 전수하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218 00:16:15,040 --> 00:16:17,440 이런 보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219 00:16:17,520 --> 00:16:22,920 {\an8}우리가 얻는 건 과거의 지식에서 파생된 파장이라고 생각하시나요? 220 00:16:23,000 --> 00:16:24,400 {\an8}그렇다고 생각합니다 221 00:16:24,480 --> 00:16:26,840 그건 어디서 온 걸까요? 222 00:16:26,920 --> 00:16:29,520 지식을 전수하기엔 생존자가 너무 적었지만 223 00:16:29,600 --> 00:16:32,280 그런 지식들이 신화나 구전 전통의 형태로 224 00:16:32,360 --> 00:16:34,480 - 전해져 내려왔죠 - 네 225 00:16:34,560 --> 00:16:38,720 인류의 신화들은 우리 종의 기억 저장소입니다 226 00:16:38,800 --> 00:16:40,960 기록이 없는 시기의 기억이죠 227 00:16:41,040 --> 00:16:48,040 맞아요, 구전 전통은 아주 강력한 역사 전달 수단으로 228 00:16:48,120 --> 00:16:51,840 일종의 역사적 사건들을 말해주죠 229 00:16:51,920 --> 00:16:52,880 그렇습니다 230 00:16:52,960 --> 00:16:59,960 과거에 접촉이 없었을 문화들에서 똑같은 핵심 개념이 반복된다는 건 231 00:17:00,040 --> 00:17:05,560 그게 훨씬 더 오래된 문화의 공통 유산인 게 아닐까 싶습니다 232 00:17:05,640 --> 00:17:09,520 그래서 신화를 훨씬 더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233 00:17:09,600 --> 00:17:11,040 네, 저도 동감합니다 234 00:17:15,760 --> 00:17:19,440 비라코차 같은 신화에 나오는 위대한 스승들은 235 00:17:20,120 --> 00:17:24,600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몇 안 되는 생존자일 수도 있죠 236 00:17:28,960 --> 00:17:31,840 비라코차의 유산에 관한 증거가 더 있을지도 모릅니다 237 00:17:33,880 --> 00:17:36,680 촛대 지상화에서 동쪽으로 500km 가까이 떨어져 있으며 238 00:17:39,320 --> 00:17:42,560 쿠스코 근처 산꼭대기 고원에 위치해 있고 239 00:17:42,640 --> 00:17:44,800 "쿠스코" 240 00:17:44,880 --> 00:17:47,720 해발 3,300m가 넘는 241 00:17:49,880 --> 00:17:52,120 이곳은 삭사이와만입니다 242 00:17:55,520 --> 00:18:00,160 "삭사이와만" 243 00:18:01,360 --> 00:18:05,400 세계에서 가장 가장 놀라우면서 미스터리한 고대 유적 중 244 00:18:05,480 --> 00:18:07,080 한 군데입니다 245 00:18:11,040 --> 00:18:15,600 돌로 만들어진 고고학적 신비가 산꼭대기에 가득합니다 246 00:18:18,080 --> 00:18:21,600 가장자리에는 가장 큰 수수께끼가 있죠 247 00:18:28,640 --> 00:18:31,920 엄청난 석조 성벽 세 줄입니다 248 00:18:35,200 --> 00:18:37,280 산꼭대기를 지그재그로 가로지르죠 249 00:18:43,040 --> 00:18:45,640 저는 30년 넘게 이곳을 방문했지만 250 00:18:45,720 --> 00:18:48,080 올 때마다 항상 놀랍습니다 251 00:18:50,880 --> 00:18:53,360 지금은 잃어버린 문명을 찾는 것을 252 00:18:53,440 --> 00:18:55,440 아메리카 대륙에 집중하고 있기에 253 00:18:56,760 --> 00:19:00,040 고대의 거석 미스터리를 재검토하러 왔습니다 254 00:19:02,480 --> 00:19:08,400 이 거대한 석조물 옆에 서면 제가 작아진 느낌입니다 255 00:19:10,560 --> 00:19:14,160 거대한 다각형 벽돌 수천 개가 256 00:19:14,240 --> 00:19:16,560 완벽하게 깎인 채 제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257 00:19:20,280 --> 00:19:22,920 어떤 블록도 크기나 모양이 동일하지 않습니다 258 00:19:24,560 --> 00:19:28,240 하지만 모두 놀랄 만큼 정교하게 들어맞죠 259 00:19:30,040 --> 00:19:32,960 마치 함께 녹인 듯합니다 260 00:19:35,280 --> 00:19:39,080 오늘날의 기술을 사용한다 해도 어디서부터 시작하시겠어요? 261 00:19:39,160 --> 00:19:40,680 어떻게 만든 걸까요? 262 00:19:44,600 --> 00:19:48,760 삭사이와만을 이해하려면 이의 역사를 더 알아야 합니다 263 00:19:49,920 --> 00:19:52,160 그 아래의 도시와 얽혀 있는 역사죠 264 00:19:58,160 --> 00:20:03,320 현재 쿠스코는 50만 명이 거주하는 활기 넘치는 주요 도시입니다 265 00:20:04,920 --> 00:20:08,520 매년 수백만 명이 방문하는 인기 있는 관광지죠 266 00:20:11,400 --> 00:20:14,760 하지만 제 조사에 있어선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267 00:20:18,000 --> 00:20:21,200 쿠스코는 한때 강대했던 잉카 제국의 수도였습니다 268 00:20:21,280 --> 00:20:25,280 실로 놀랍고 대단한 문명이었죠 269 00:20:27,160 --> 00:20:30,280 안데스 고원 지대에서 번성했으며 270 00:20:32,040 --> 00:20:36,360 {\an8}마추픽추와 같은 굉장한 석조 유적들로 유명한 문명입니다 271 00:20:36,440 --> 00:20:38,640 {\an8}"마추픽추 페루" 272 00:20:39,240 --> 00:20:44,440 하지만 라파누이의 모아이처럼 진실은 재앙으로 인해 흐려집니다 273 00:20:47,080 --> 00:20:49,560 1532년에 274 00:20:49,640 --> 00:20:53,880 스페인 정복자들은 잉카 제국에 혼란과 파괴를 몰고 왔습니다 275 00:20:55,120 --> 00:20:59,760 스페인 정복 당시와 이후에 토착 문화를 억압당했기에 276 00:20:59,840 --> 00:21:02,760 우리가 잉카 제국에 관해 아는 건 단편적일 뿐이며 277 00:21:02,840 --> 00:21:05,000 여러 면에서 역사의 블랙홀로 남겨져 있습니다 278 00:21:07,360 --> 00:21:11,600 왜냐하면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여지기 때문이죠 279 00:21:15,560 --> 00:21:18,680 본인들이 파괴하고 있는 문화를 배우려는 정복자는 280 00:21:18,760 --> 00:21:20,120 아주 극소수였습니다 281 00:21:23,120 --> 00:21:25,320 잉카 문명은 찬란했습니다 282 00:21:25,400 --> 00:21:29,600 놀라운 업적을 이뤘지만 오래가진 못했죠 283 00:21:30,760 --> 00:21:32,640 부유하고 강했지만 284 00:21:32,720 --> 00:21:36,120 잉카 제국은 100년도 채 안 되어서 285 00:21:36,680 --> 00:21:38,680 침략을 당했습니다 286 00:21:38,760 --> 00:21:39,840 "467년 전" 287 00:21:39,920 --> 00:21:42,040 물론 스페인 정복자들은 그 사실을 몰랐고 288 00:21:42,600 --> 00:21:47,680 거대한 석벽을 포함해 그들이 본 모든 것이 289 00:21:47,760 --> 00:21:50,000 방금 마주한 잉카인들의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90 00:21:52,800 --> 00:21:55,720 어떻게 해냈는지 상상하기가 힘듭니다 291 00:21:55,800 --> 00:21:58,800 잉카인들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는 292 00:21:58,880 --> 00:22:00,840 거의 돌뿐이었는데요 293 00:22:00,920 --> 00:22:03,520 돌로 거대한 돌을 내리친 거죠 294 00:22:03,600 --> 00:22:05,120 도저히 말이 안 됩니다 295 00:22:10,400 --> 00:22:12,880 잉카 제국엔 문자가 없었습니다 296 00:22:13,600 --> 00:22:16,080 하지만 스페인의 기록을 보면 그 내용이 미비하긴 하지만 297 00:22:16,560 --> 00:22:21,200 500년 이상 전 잉카 제국을 건국한 파차쿠티 잉카 유팡키가 298 00:22:21,280 --> 00:22:25,320 삭사이와만을 지었다고 합니다 299 00:22:30,240 --> 00:22:31,920 {\an8}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300 00:22:32,000 --> 00:22:34,880 {\an8}현장 전문가인 아마데오 발레르 파르판을 만났죠 301 00:22:37,280 --> 00:22:40,440 대략적으로 어느 시기에 302 00:22:40,520 --> 00:22:44,880 이 놀랍고 장엄한 건축물이 지어졌다고 생각하시나요? 303 00:22:44,960 --> 00:22:49,040 대략 1440년쯤 건축이 시작됐습니다 304 00:22:50,600 --> 00:22:54,120 - 90년 뒤에 완성됐고요 - 그렇군요 305 00:22:54,200 --> 00:22:57,080 정복자들이 오기 직전입니다 306 00:23:01,240 --> 00:23:02,960 파차쿠티는 작업자들에게 307 00:23:03,040 --> 00:23:05,840 삭사이와만을 지을 때 그 지역 돌을 사용하라고 지시했죠 308 00:23:07,920 --> 00:23:10,320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바위였습니다 309 00:23:11,360 --> 00:23:14,320 지금은 비록 해발 3,700m 정도에 있지만 310 00:23:14,400 --> 00:23:17,680 한때는 원시 바다의 바닥을 형성했던 땅입니다 311 00:23:21,520 --> 00:23:25,640 오래전에 남미의 이 지역은 바다의 일부였습니다 312 00:23:25,720 --> 00:23:31,800 이 골짜기의 여러 장소에서 석회암층을 볼 수 있습니다 313 00:23:31,880 --> 00:23:33,360 석회암은 퇴적암이죠? 314 00:23:33,440 --> 00:23:35,360 네, 그렇기 때문에 315 00:23:36,000 --> 00:23:40,840 이 돌은 다른 돌보다 물러서 다루기 쉽습니다 316 00:23:43,120 --> 00:23:46,040 고고학에 따르면 이런 거대한 석회암 벽돌들은 317 00:23:46,120 --> 00:23:49,200 최대 14.5km 떨어진 채석장에서 잘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318 00:23:51,960 --> 00:23:56,680 석회암이 부드럽고 비교적 작업하기 쉬운 건 알지만 319 00:23:56,760 --> 00:24:00,800 지금 얘기하는 건 거대한 석회암 덩어리잖아요 320 00:24:00,880 --> 00:24:02,040 가장 무거운 벽돌은 뭐죠? 321 00:24:02,120 --> 00:24:06,360 여기서 가장 무거운 건 100톤이 넘습니다 322 00:24:06,440 --> 00:24:07,360 세상에 323 00:24:12,680 --> 00:24:16,840 궁금한 건 그 거대한 벽돌들을 이동한 방법입니다 324 00:24:16,920 --> 00:24:19,320 어떻게 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325 00:24:19,400 --> 00:24:23,040 제 생각에 비결은 사람 수에 있습니다 326 00:24:23,120 --> 00:24:29,680 스페인 군인이자 기록자인 페드로 시에사 데 레온에 따르면 327 00:24:29,760 --> 00:24:34,040 매일 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에서 일했습니다 328 00:24:34,120 --> 00:24:36,960 대규모의 집단 작업이군요 329 00:24:37,040 --> 00:24:42,360 2만 명이라는 인력을 조직하는 건 매우 정교한 작업입니다 330 00:24:46,800 --> 00:24:50,000 뉴욕시에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짓는 데 331 00:24:50,080 --> 00:24:52,080 약 3,400명이 동원됐습니다 332 00:24:53,080 --> 00:24:54,520 20세기에 말이죠 333 00:24:55,640 --> 00:24:58,120 노동자가 6배 많다고 해도 334 00:24:58,200 --> 00:25:02,120 훨씬 덜 발전된 기술로 이 돌들을 옮기는 건 335 00:25:02,200 --> 00:25:06,960 금방이라도 잘못될 수 있는 엄청난 도전이었을 겁니다 336 00:25:08,760 --> 00:25:12,520 거석을 옮기려 한 잉카에 관해 남아 있는 유일한 기록은 337 00:25:13,200 --> 00:25:17,000 정복 수십 년 뒤에 스페인 기록자가 남긴 것뿐입니다 338 00:25:17,080 --> 00:25:20,720 그가 현지 정보원에게서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339 00:25:20,800 --> 00:25:23,240 그 시도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고 합니다 340 00:25:26,440 --> 00:25:32,240 2만 명 이상이 거대한 바위 하나를 산 너머로 끌었다고 합니다 341 00:25:33,880 --> 00:25:38,200 그러다 어느 순간 바위가 벼랑 아래로 떨어졌고 342 00:25:40,080 --> 00:25:42,080 3,000명 이상을 깔아뭉갰습니다 343 00:25:44,800 --> 00:25:48,520 잉카인들이 거석 하나를 옮기는 데 그렇게 큰 어려움을 겪었다면 344 00:25:48,600 --> 00:25:51,120 어떻게 수천 개를 여기로 가져올 수 있었을까요? 345 00:25:59,000 --> 00:26:00,920 스페인 기록에 따르면 346 00:26:01,000 --> 00:26:05,600 잉카인들은 밧줄, 통나무 굴림대와 지렛대를 조합하여 사용했습니다 347 00:26:08,600 --> 00:26:14,000 큰 노력과 정성을 들인다면 벽돌 두세 개쯤 쌓을 순 있겠지만 348 00:26:14,080 --> 00:26:18,760 수백 개를 꼭 맞게 조립한다는 건 349 00:26:18,840 --> 00:26:20,840 논리에 어긋납니다 350 00:26:22,680 --> 00:26:24,360 만약 잉카 황제가 351 00:26:24,440 --> 00:26:27,720 이미 존재하던 거대 석벽 위에서 352 00:26:27,800 --> 00:26:31,920 요새 건설만 감독했던 거라면요? 353 00:26:34,080 --> 00:26:38,120 스페인 정복 이전에 이곳에 펼쳐졌을 장관을 354 00:26:38,200 --> 00:26:40,160 상상하기란 어렵습니다 355 00:26:40,240 --> 00:26:42,520 하지만 최신 과학 데이터와 356 00:26:42,600 --> 00:26:45,440 최초의 정복자들이 남긴 목격담을 결합하면 357 00:26:45,520 --> 00:26:49,360 잉카 제국의 전성기에 삭사이와만이 어떤 모습이었는지 358 00:26:49,440 --> 00:26:51,280 상당히 구체적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359 00:26:57,040 --> 00:27:01,880 스페인 기록에 따르면 중앙 단지는 수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360 00:27:01,960 --> 00:27:03,960 군대 막사로 쓰였다고 합니다 361 00:27:09,120 --> 00:27:14,160 15m 높이로 솟은 3층으로 된 원형 탑이 362 00:27:15,200 --> 00:27:18,320 네모난 건물들과 뜰에 둘러싸여 있었으며 363 00:27:19,560 --> 00:27:23,040 자체 담수 시스템과 곡물 저장 창고를 갖췄다고 합니다 364 00:27:26,240 --> 00:27:30,400 침략자들은 삭사이와만이 본디 요새로 지어졌다고 믿었습니다 365 00:27:31,680 --> 00:27:34,560 쿠스코가 함락된 후 366 00:27:34,640 --> 00:27:38,520 잉카 전사들이 이 벽 뒤에서 마지막 저항을 펼쳤기 때문이죠 367 00:27:42,280 --> 00:27:44,200 현재는 그 벽만이 남아 있습니다 368 00:27:46,600 --> 00:27:48,680 하지만 그게 건설 이유일까요? 369 00:27:51,000 --> 00:27:56,120 고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삭사이와만의 기원과 370 00:27:56,200 --> 00:27:57,600 용도는 뭐죠? 371 00:27:58,200 --> 00:28:01,680 많은 사람들이 군사 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372 00:28:02,280 --> 00:28:06,600 스페인인이나 정복자들이 이를 군사 요새라고 말했지만 373 00:28:06,680 --> 00:28:08,040 사실이 아닙니다 374 00:28:08,120 --> 00:28:13,360 그곳은 의식과 축제를 거행하는 성스러운 장소이자 사원이었습니다 375 00:28:15,800 --> 00:28:18,440 그러니까 우리가 역사책에서 자주 봤던 내용인 376 00:28:18,520 --> 00:28:23,000 삭사이와만이 군사 요새라는 건 잘못됐다는 말씀인가요? 377 00:28:23,080 --> 00:28:24,400 크게 잘못됐죠 378 00:28:27,000 --> 00:28:29,840 산꼭대기에 남은 구조물은 379 00:28:29,920 --> 00:28:33,160 일정한 크기의 직사각형 벽돌로 이루어져 있기에 380 00:28:33,240 --> 00:28:37,480 거대 석벽과 동시대에 지어진 게 아니란 걸 암시합니다 381 00:28:39,440 --> 00:28:45,800 잉카는 이전 건축물을 물려받았다고 말하는 게 맞겠네요 382 00:28:45,880 --> 00:28:48,400 그 이전 건축물은 설명하기 어렵고요 383 00:28:48,480 --> 00:28:49,360 네 384 00:28:50,280 --> 00:28:56,120 또한 이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다른 석조 기술로 만들어졌습니다 385 00:28:59,720 --> 00:29:03,920 잃어버린 기술로 볼 수도 있습니다 386 00:29:06,040 --> 00:29:11,440 우리는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387 00:29:13,080 --> 00:29:17,960 삭사이와만의 매끈하고 거대한 지그재그 벽을 388 00:29:18,040 --> 00:29:21,600 잉카인이 아닌 다른 누군가가 세웠을까요? 389 00:29:27,920 --> 00:29:31,520 잉카 제국의 작품으로 알려진 이곳 건축물의 대부분이 390 00:29:32,120 --> 00:29:35,080 사실 훨씬 더 고대의 지식을 담고 있는 거라면 어떨까요? 391 00:29:38,360 --> 00:29:40,560 아직 고고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392 00:29:40,640 --> 00:29:45,960 더 오래된 문명의 유산이 돌에 남아 있진 않을까요? 393 00:29:48,320 --> 00:29:53,200 이 매끈하게 짜맞춰진 거대 석벽의 더 단순한 버전이 394 00:29:53,800 --> 00:29:55,800 페루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395 00:29:57,040 --> 00:30:00,680 하지만 라파누이에서는 이런 걸 본 적 있죠 396 00:30:02,360 --> 00:30:03,880 {\an8}"아후 비나푸 라파누이" 397 00:30:03,960 --> 00:30:06,120 {\an8}아후 비나푸 벽에서요 398 00:30:06,200 --> 00:30:09,000 {\an8}삭사이와만보다 훨씬 이전에 지어졌다고 추정되며 399 00:30:09,960 --> 00:30:11,880 {\an8}3,000km 이상 떨어져 있죠 400 00:30:14,960 --> 00:30:17,480 각 벽돌은 단단한 현무암으로 만들어졌습니다 401 00:30:17,560 --> 00:30:19,280 아름답게 짜맞춰져 있으며 402 00:30:19,360 --> 00:30:23,840 삭사이와만의 벽처럼 다각형 요소도 있습니다 403 00:30:25,280 --> 00:30:30,480 {\an8}비슷한 건축물은 튀르키예와 이집트의 고대 벽에서도 발견되죠 404 00:30:30,560 --> 00:30:32,040 {\an8}"카프레 계곡 신전 이집트" 405 00:30:32,120 --> 00:30:37,200 {\an8}큰 벽돌들 사이에 작은 벽돌 하나가 끼어 있는데 406 00:30:37,280 --> 00:30:41,280 {\an8}똑같은 모양을 쿠스코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407 00:30:41,920 --> 00:30:43,000 {\an8}"쿠스코 페루" 408 00:30:43,080 --> 00:30:47,800 {\an8}혹자는 건설자들이 자투리 자재를 효율적으로 활용했다고도 합니다 409 00:30:48,560 --> 00:30:50,360 하지만 정밀함을 보십시오 410 00:30:51,680 --> 00:30:55,120 즉, 이 기술은 과거의 것이며 411 00:30:55,200 --> 00:30:58,040 페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412 00:31:01,080 --> 00:31:04,280 만약 잉카인들이 여기 보이는 일부 구조물들을 413 00:31:04,360 --> 00:31:06,760 훨씬 더 오래된 토대 위에 세운 거라면요? 414 00:31:08,280 --> 00:31:13,520 아메리카 문명의 시초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는 토대에요 415 00:31:17,200 --> 00:31:18,440 이런 가능성 때문에 416 00:31:18,520 --> 00:31:22,560 삭사이와만이 우뚝 솟은 도시로 향하고 있습니다 417 00:31:22,640 --> 00:31:26,080 도시 이름 자체가 중요한 단서를 품고 있을지도 모르는 곳이죠 418 00:31:27,360 --> 00:31:30,440 잉카 제국의 케추아어로 419 00:31:30,520 --> 00:31:33,160 쿠스코는 '세계의 배꼽'이란 뜻입니다 420 00:31:33,240 --> 00:31:34,280 {\an8}"괴베클리 테페 튀르키예" 421 00:31:34,360 --> 00:31:38,720 {\an8}라파누이를 포함해 다른 성스러운 고대 배꼽들처럼요 422 00:31:41,480 --> 00:31:45,680 세계 곳곳에서 배꼽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423 00:31:45,760 --> 00:31:48,520 우연의 일치로 치부해선 안 됩니다 424 00:31:51,120 --> 00:31:56,040 세계의 배꼽들에서 본 놀라운 모양의 석조물이 425 00:31:56,120 --> 00:32:00,440 제가 찾는 훨씬 더 오래되고 진보한 문명의 426 00:32:00,520 --> 00:32:01,920 또 다른 흔적일 수 있을까요? 427 00:32:06,400 --> 00:32:07,800 이 도시 어디를 보든 428 00:32:07,880 --> 00:32:13,400 아름답고 복잡한 모양의 돌담이 겹겹이 쌓여 있으며 429 00:32:13,480 --> 00:32:15,560 거석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430 00:32:16,480 --> 00:32:18,400 수수께끼는, 어떤 벽에서든 431 00:32:18,480 --> 00:32:21,480 여러 다른 건축 양식이 종종 보인다는 점입니다 432 00:32:21,560 --> 00:32:24,880 어떤 건 아주 수준이 높고 어떤 건 비교적 조잡하죠 433 00:32:28,760 --> 00:32:31,960 그 수수께끼 때문에 쿠스코의 카예 로레토에 와서 434 00:32:32,640 --> 00:32:35,360 고고학 연구원인 헤수스 가마라를 만났습니다 435 00:32:36,320 --> 00:32:38,040 잉카의 후손으로 436 00:32:38,120 --> 00:32:42,200 {\an8}수십 년 동안 고대 페루의 독특한 석조물을 연구했죠 437 00:32:43,560 --> 00:32:48,520 쿠스코와 성스러운 계곡 지역에서 하신 작업을 말씀해 주세요 438 00:32:49,120 --> 00:32:55,000 저는 인간이 만들어 낸 고대 유물에 관심이 많습니다 439 00:32:55,800 --> 00:32:59,160 그리고 그건 440 00:32:59,240 --> 00:33:04,720 역사상 가장 오래된 증거인 돌에 새겨져 있습니다 441 00:33:06,840 --> 00:33:09,120 삭사이와만에서 봤던 것처럼 442 00:33:09,200 --> 00:33:12,480 거리의 거대 석벽은 빈틈없이 짜맞춰져 있습니다 443 00:33:13,440 --> 00:33:16,880 돌들의 곡선형 가장자리가 서로 매끄럽게 이어지죠 444 00:33:18,400 --> 00:33:20,080 믿을 수가 없습니다 445 00:33:20,160 --> 00:33:22,840 바라보면 그저 경이롭고 446 00:33:22,920 --> 00:33:27,680 어떻게 이 거대한 돌들이 완벽히 들어맞도록 447 00:33:27,760 --> 00:33:31,560 벽을 만들 수 있었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448 00:33:33,120 --> 00:33:36,200 고고학자들은 이것이 잉카인들 작품이며 449 00:33:36,800 --> 00:33:41,680 단순한 석기를 사용해 이 모든 걸 만들었다고 가르치죠 450 00:33:41,760 --> 00:33:46,840 끌, 정, 석공의 기술만으로는 이처럼 놀라운 작품을 451 00:33:46,920 --> 00:33:48,640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452 00:33:48,720 --> 00:33:52,120 이런 표현에서 드러나는 453 00:33:52,200 --> 00:33:56,440 정밀한 계산도 불가능하죠 454 00:33:58,360 --> 00:34:01,600 정밀함을 가장 잘 드러내는 건 455 00:34:02,280 --> 00:34:06,400 12각 돌이라고 알려진 기하학적 작품입니다 456 00:34:08,400 --> 00:34:13,360 서로 다른 벽돌 11개와 모든 면이 완벽하게 맞물리죠 457 00:34:16,160 --> 00:34:20,800 그런데 소위 잉카의 벽에 관한 또 다른 충격적인 사실이 있습니다 458 00:34:23,400 --> 00:34:26,400 이곳에선 다양한 건축 양식이 보이는데요 459 00:34:26,480 --> 00:34:28,720 이런 멋진 석조물과 460 00:34:28,800 --> 00:34:32,720 훨씬 수준이 낮은 석조물이 나란히 있죠 461 00:34:32,800 --> 00:34:34,280 그 수수께끼를 설명해 주세요 462 00:34:34,880 --> 00:34:38,680 이 건축물은 잉카인들의 것이 아닙니다 463 00:34:40,080 --> 00:34:45,680 잉카인들은 이런 다각형 완충 구조의 건축 양식을 464 00:34:45,760 --> 00:34:47,680 사용하지 않았죠 465 00:34:47,760 --> 00:34:51,280 잉카 제국의 건축 양식은 466 00:34:51,360 --> 00:34:55,040 직각이 특징입니다 467 00:34:58,440 --> 00:35:02,680 상단 부분의 벽돌에는 잉카인들이 사용한 도구의 흔적이 468 00:35:02,760 --> 00:35:05,000 분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469 00:35:06,040 --> 00:35:10,840 아래쪽의 구조는 그와 달리 의문을 제기하죠 470 00:35:12,840 --> 00:35:15,840 보시기에 이건 잉카인의 작품이 아닌가요? 471 00:35:15,920 --> 00:35:18,120 아닙니다 472 00:35:19,160 --> 00:35:23,360 헤수스는 잉카인들이 도착 당시 기존에 있던 더 오래된 벽의 473 00:35:23,440 --> 00:35:26,200 상단과 주변에 추가로 건설했다고 믿습니다 474 00:35:29,480 --> 00:35:34,440 쿠스코의 역사는 잉카 제국까지만이 아니라 475 00:35:34,520 --> 00:35:37,680 훨씬 더 옛날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476 00:35:39,360 --> 00:35:41,600 헤수스 가마라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게 477 00:35:41,680 --> 00:35:45,440 적어도 세 가지의 다른 건축 양식이라고 말합니다 478 00:35:45,520 --> 00:35:47,080 최소 세 문화권의 작품이죠 479 00:35:49,440 --> 00:35:53,520 가장 최근의 거친 벽돌 작업이 잉카인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480 00:35:54,520 --> 00:35:59,920 이곳과 삭사이와만에서 발견된 잉카 이전의 부드러운 모양 돌은 481 00:36:00,000 --> 00:36:02,840 훨씬 더 오래된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습니다 482 00:36:03,440 --> 00:36:06,760 잉카인들이 숭배했지만 흉내 낼 수는 없었던 기술이죠 483 00:36:10,040 --> 00:36:12,440 더 발전된 문명이라고 해도 484 00:36:12,520 --> 00:36:15,520 불가능한 일들이 있습니다 485 00:36:15,600 --> 00:36:18,520 이것들은 더욱 고대의 것이며 486 00:36:18,600 --> 00:36:25,200 성형 가능한 돌을 썼다는 걸 증명합니다 487 00:36:26,520 --> 00:36:30,160 헤수스 가마라는 이 양식을 '하난 파차'라고 부릅니다 488 00:36:31,160 --> 00:36:33,000 그걸 직접 보기 위해 489 00:36:33,080 --> 00:36:36,080 삭사이와만이 있는 산 옆의 흥미로운 장소를 490 00:36:36,840 --> 00:36:39,760 방문해 볼 것을 제안받았습니다 491 00:36:45,200 --> 00:36:47,360 아주 신비로운 곳으로 492 00:36:49,640 --> 00:36:53,080 입구는 숨겨져 있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493 00:36:56,160 --> 00:36:59,600 이곳도 다양한 건축 양식이 조합되어 있죠 494 00:37:01,880 --> 00:37:04,200 '달의 신전'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495 00:37:06,440 --> 00:37:11,200 "달의 신전" 496 00:37:15,400 --> 00:37:19,720 신비로운 분위기가 감도는 기묘하고 복잡한 장소입니다 497 00:37:20,560 --> 00:37:23,480 이 낮은 돌담은 전형적인 잉카 석조물입니다 498 00:37:25,240 --> 00:37:28,120 하지만 이 바윗덩어리 안에는 499 00:37:28,200 --> 00:37:30,120 전혀 다른 게 숨겨져 있죠 500 00:37:34,000 --> 00:37:38,640 좁은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501 00:37:38,720 --> 00:37:40,160 정적에 둘러싸입니다 502 00:37:42,360 --> 00:37:45,680 마치 미궁에 들어서는 듯하죠 503 00:37:47,040 --> 00:37:50,560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미지의 기술처럼 보이며 504 00:37:51,200 --> 00:37:55,080 그 목적도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505 00:38:24,880 --> 00:38:26,960 {\an8}자막: 이재경