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2,045 --> 00:00:04,005 성장의 양상은 다양해요 2 00:00:06,215 --> 00:00:07,925 성장은 예측할 수 없죠 3 00:00:09,802 --> 00:00:11,304 성장은 세상을 바꿀 기회예요 4 00:00:11,471 --> 00:00:13,264 "생리 빈곤 종결 정의 없이 평화 없다" 5 00:00:14,140 --> 00:00:15,058 성장은 뭐랄까… 6 00:00:16,476 --> 00:00:17,560 "아미리" 7 00:00:17,810 --> 00:00:18,978 "이저벨" 8 00:00:19,228 --> 00:00:20,396 "아테나" 9 00:00:20,646 --> 00:00:21,814 "클레어" 10 00:00:21,939 --> 00:00:23,066 "우리를 그만 죽여라" 11 00:00:23,149 --> 00:00:24,275 우리에겐 힘과 책임이 있습니다 12 00:00:24,609 --> 00:00:25,651 "에밀리" 13 00:00:25,985 --> 00:00:27,111 "데이비드" 14 00:00:27,403 --> 00:00:28,529 "버네사" 15 00:00:28,780 --> 00:00:29,947 "앨릭스" 16 00:00:30,073 --> 00:00:31,783 우리도 소리 낼 자격이 있습니다 17 00:00:32,158 --> 00:00:33,201 "개빈" 18 00:00:33,534 --> 00:00:34,619 "소피아" 19 00:00:34,994 --> 00:00:35,995 "세이지" 20 00:00:36,913 --> 00:00:37,955 성장은 21 00:00:38,081 --> 00:00:39,248 - 정신없고 - 오글거리고 22 00:00:39,332 --> 00:00:40,416 - 혼란스럽고 - 성가시고 23 00:00:40,541 --> 00:00:41,959 - 아름답고 - 의무적이죠 24 00:00:42,085 --> 00:00:43,086 우리가 해냈어요! 25 00:00:43,377 --> 00:00:45,254 "본연의 모습을 드러낼" 26 00:00:45,379 --> 00:00:47,298 "용기에 관한" 27 00:00:47,465 --> 00:00:49,884 "10편의 이야기" 28 00:00:52,136 --> 00:00:55,389 어른이 되려면 29 00:01:06,400 --> 00:01:07,985 - 안녕하세요 - 안녕하세요 30 00:01:09,320 --> 00:01:10,613 오늘은 뭐로 드릴까요? 31 00:01:11,656 --> 00:01:14,867 - 핫초코 하나만 시킬게요 - 잠시만요 32 00:01:15,910 --> 00:01:19,956 장애인으로 성장하는 건 정말 혼란스러웠어요 33 00:01:20,039 --> 00:01:23,417 사람들이 저에 대해 온갖 추측을 하게 놔뒀더니 34 00:01:23,626 --> 00:01:26,504 저를 표현할 수 없게 돼버렸어요 35 00:01:26,587 --> 00:01:27,672 "알렉시스 에밀리의 오빠" 36 00:01:28,047 --> 00:01:31,050 - 19년째네, 계속 힘내보자 - 그래 37 00:01:31,259 --> 00:01:32,301 파이팅이야 38 00:01:33,052 --> 00:01:36,180 제 이야기를 공유하기로 한 이유는 39 00:01:36,305 --> 00:01:40,810 주류 사회에서 장애에 관한 전반적인 묘사가 40 00:01:40,935 --> 00:01:45,815 장애인의 비극적인 삶에 치우쳐 있기 때문이에요 41 00:01:46,399 --> 00:01:49,402 장애는 비극적인 게 아니란 걸 말하고 싶어요 42 00:01:49,819 --> 00:01:55,032 장애는 멋지고 아름다울 수 있고 다차원적인 면을 갖고 있죠 43 00:01:55,199 --> 00:01:56,325 "컬처 하우스 23.98" 44 00:01:58,494 --> 00:02:03,291 "에밀리" 45 00:02:03,958 --> 00:02:05,209 - 사랑해요 - 다들 정숙 46 00:02:05,543 --> 00:02:07,170 - 고마워요 - 할 수 있어요 47 00:02:09,922 --> 00:02:10,840 다들 고마워요 48 00:02:10,923 --> 00:02:12,175 준비되면 시작하세요 49 00:02:12,967 --> 00:02:15,469 안녕하세요 저는 에밀리라고 해요 50 00:02:15,636 --> 00:02:18,514 저희 부모님은 1세대 이주민이세요 51 00:02:19,390 --> 00:02:24,604 두 분 모두 멕시코 출신이고 제 모국어는 스페인어였죠 52 00:02:25,271 --> 00:02:26,606 아버지의 입대 후에 53 00:02:26,731 --> 00:02:31,068 이사를 여러 번 다녔지만 텍사스주 오스틴에 정착했어요 54 00:02:31,777 --> 00:02:34,155 전 신경근육성 장애를 가진 채로 태어났죠 55 00:02:34,447 --> 00:02:38,701 근이영양증은 일상적인 활동에 지장을 줘요 56 00:02:38,826 --> 00:02:41,787 걷기, 옷 입기, 먹기 등을 하기 힘들어지는데 57 00:02:41,913 --> 00:02:45,875 근력과 근긴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죠 58 00:02:46,000 --> 00:02:48,044 이 장애 때문에 걸어본 적이 없어요 59 00:02:49,212 --> 00:02:53,216 장애가 있는 아이를 어떻게 대할지 몰랐던 저에게 60 00:02:53,466 --> 00:02:55,134 엄청난 학습 경험이었죠 61 00:02:55,259 --> 00:02:56,219 "제이 에밀리의 아버지" 62 00:02:56,302 --> 00:02:59,972 사회적인 인식에 둔했고 장애와 관련해서는 63 00:03:00,139 --> 00:03:02,934 즉각적으로 적응해야 했어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죠 64 00:03:03,309 --> 00:03:06,520 에밀리에게 필요한 걸 배우려고 했어요 65 00:03:06,604 --> 00:03:08,105 "테레사 에밀리의 어머니" 66 00:03:08,189 --> 00:03:10,983 어떤 치료가 필요하고 어떤 의사가 필요한지를요 67 00:03:11,150 --> 00:03:13,861 한 전문의가 했던 말이 기억나요 68 00:03:13,945 --> 00:03:17,406 '유감이지만 따님은 6개월밖에 못 살 겁니다' 69 00:03:17,823 --> 00:03:22,161 그 말에 하염없이 울었죠 심적으로 정말 힘들었어요 70 00:03:25,873 --> 00:03:30,294 어렸을 때는 엄마가 거의 모든 일상 활동을 도와주셨어요 71 00:03:31,671 --> 00:03:34,924 아침에 단장하기 옷 입기, 음식 자르기 72 00:03:35,216 --> 00:03:37,760 샤워, 목욕 같은 것들요 73 00:03:51,023 --> 00:03:52,441 학교에 다니면서 74 00:03:52,566 --> 00:03:55,987 장애가 사회적으로 어떤 취급을 받는지 알았어요 75 00:03:56,779 --> 00:04:01,534 저는 다른 사람들과 아예 딴판으로 대우받았죠 76 00:04:02,410 --> 00:04:05,788 이건 초등학교에 다닌 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인데 77 00:04:05,997 --> 00:04:08,958 당시에 키가 조금씩 크고 있어서 78 00:04:09,250 --> 00:04:12,712 새 휠체어를 맞춰야 했거든요 79 00:04:12,920 --> 00:04:14,839 몸에 거치적거리지 않게끔요 80 00:04:15,506 --> 00:04:19,885 새 휠체어를 맞춰주면서 학교에서 이러더라고요 81 00:04:21,512 --> 00:04:25,599 '시범 운행을 해보면서 느낌이 어떤지 보는 게 어때?' 82 00:04:25,808 --> 00:04:30,438 그래서 밖에 나갔는데 학급 친구들이 복도 양쪽에 서서 83 00:04:30,563 --> 00:04:32,315 저를 보고 있는 거예요 84 00:04:32,440 --> 00:04:35,192 복도를 따라 휠체어를 타자 다들 손뼉을 치기 시작했죠 85 00:04:37,028 --> 00:04:40,614 모두가 환호하는 와중에 주변 어른들의 말이 들렸어요 86 00:04:40,740 --> 00:04:42,575 '세상에, 너무 감동적이야' 87 00:04:42,867 --> 00:04:46,787 다른 사람들은 굉장히 행복해 보였지만 88 00:04:46,912 --> 00:04:50,833 어째서인지 저는 행복하지 않았어요 89 00:04:52,126 --> 00:04:53,586 정말 혼란스러웠죠 90 00:04:53,711 --> 00:04:56,422 학급 친구들과는 나이도 같고 91 00:04:56,630 --> 00:05:00,968 같은 색칠책에 색칠하고 같은 보드게임으로 노는데 92 00:05:02,011 --> 00:05:05,181 제가 매일 하는 일에 박수를 보냈으니까요 93 00:05:06,474 --> 00:05:09,352 선생님들이 친구들에게 저를 동정하라고 가르치는 듯했어요 94 00:05:09,477 --> 00:05:10,978 장애인들은 그저 95 00:05:11,145 --> 00:05:14,815 복도를 따라 이동하는 것만으로 영감을 준다는 식으로요 96 00:05:15,399 --> 00:05:19,653 학급에서 주목받는 동시에 소외당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97 00:05:22,615 --> 00:05:27,244 마치 동정을 자아내는 구경거리가 된 것 같았죠 98 00:05:28,245 --> 00:05:31,290 무력감이 들었어요 99 00:05:35,378 --> 00:05:39,382 괴로워하는 에밀리를 보면서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100 00:05:39,840 --> 00:05:44,136 에밀리의 눈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알게 된 것이 있다면 101 00:05:44,303 --> 00:05:48,891 그들도 사회적으로 인정받길 원한다는 것이었죠 102 00:05:49,392 --> 00:05:52,061 학교에서는 성인인 돌보미가 103 00:05:52,144 --> 00:05:54,939 온종일 학교생활을 도와줬어요 104 00:05:55,022 --> 00:05:58,234 점심을 먹거나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거나 105 00:05:58,359 --> 00:06:00,403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가는 걸 도왔죠 106 00:06:00,820 --> 00:06:04,532 돌보미에게 너무 의지한 나머지 겁이 덜컥 나기도 했어요 107 00:06:04,657 --> 00:06:08,702 제가 무슨 말을 해서 돌보미의 마음을 상하게 하면 108 00:06:08,828 --> 00:06:13,332 당장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요 109 00:06:21,215 --> 00:06:24,718 당시에는 자율성이라는 게 없었어요 110 00:06:24,844 --> 00:06:27,096 늘 어른이 옆에 있어서 111 00:06:27,263 --> 00:06:32,101 저에 관해 탐구할 자유를 누리지 못할 거 같았죠 112 00:06:32,893 --> 00:06:35,938 결국에는 남의 비위에 거슬리는 말을 안 하게 됐어요 113 00:06:36,063 --> 00:06:40,276 돌보미의 행복을 위해 뭐라도 하려고 했죠 114 00:06:40,568 --> 00:06:42,778 딸은 본인이 무슨 말을 하면 115 00:06:42,862 --> 00:06:47,074 돌보미의 기분을 상하게 할 것 같다고 했어요 116 00:06:47,324 --> 00:06:49,326 그래서 제가 매일 말했죠 117 00:06:49,535 --> 00:06:51,871 '뭐가 됐든 하고 싶은 말은 해야 해' 118 00:06:52,079 --> 00:06:54,248 에밀리는 알겠다고 했지만 119 00:06:54,707 --> 00:06:58,335 그러기가 몹시 힘들었을 거예요 120 00:07:01,088 --> 00:07:05,843 중학생 때는 제 목소리를 찾으려 했어요 121 00:07:06,093 --> 00:07:10,139 돌보미한테 할 수 있는 말을 연습했고 122 00:07:10,264 --> 00:07:13,267 단어 하나하나를 확인했죠 123 00:07:16,812 --> 00:07:19,982 저만의 공간을 거의 주지 않아서 불편해요 124 00:07:20,566 --> 00:07:23,777 친구들과 따로 보낼 시간을 조금 더 가졌으면 해요 125 00:07:24,278 --> 00:07:27,907 그리고 독립심을 기르고 싶어요 126 00:07:28,782 --> 00:07:31,076 에밀리, 물건 좀 꺼낼게 127 00:07:35,581 --> 00:07:36,707 누구한테 얘기하고 있었어? 128 00:07:38,751 --> 00:07:39,793 사실은… 129 00:07:39,919 --> 00:07:41,170 뭔데? 130 00:07:41,462 --> 00:07:42,338 아니에요 131 00:07:42,671 --> 00:07:43,631 그래 132 00:07:44,423 --> 00:07:48,385 준비한 말이 목까지 차오르는 게 느껴졌는데 133 00:07:48,886 --> 00:07:51,597 차마 내뱉지를 못했죠 134 00:07:52,389 --> 00:07:55,267 제가 다른 사람이길 끊임없이 빌었어요 135 00:07:55,893 --> 00:07:56,894 "중학생 에밀리" 136 00:07:57,061 --> 00:08:00,189 겁 없고 독립적인 사람이 되는 것을 꿈꿨죠 137 00:08:00,481 --> 00:08:03,442 당시의 에밀리와는 다른 사람이 되기를요 138 00:08:04,401 --> 00:08:06,278 그때부터 비전 보드를 만들었어요 139 00:08:08,155 --> 00:08:10,115 미래에 어떻게 살고 싶은지 140 00:08:10,366 --> 00:08:12,952 그려 보는 걸 정말 좋아했어요 141 00:08:13,160 --> 00:08:14,245 "나는 누구인가?" 142 00:08:14,453 --> 00:08:16,914 방에서 공상을 할 때마다 143 00:08:16,997 --> 00:08:19,792 장애가 없는 저 자신을 떠올렸어요 144 00:08:19,917 --> 00:08:23,504 가장 좋아했던 놀이는 현실에서 도피한 다음 145 00:08:23,712 --> 00:08:26,298 제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지 146 00:08:26,423 --> 00:08:28,133 뭐가 될 수 있을지 꿈꾸는 거였죠 147 00:08:28,259 --> 00:08:29,176 "목표" 148 00:08:29,301 --> 00:08:33,138 딸이 자기주장을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 걸 알았어요 149 00:08:33,347 --> 00:08:36,517 에밀리의 인생 내내 힘든 일이었을 테죠 150 00:08:36,642 --> 00:08:39,687 저희는 딸을 독립적으로 키우고 싶고 151 00:08:40,104 --> 00:08:41,480 에밀리도 그 마음을 알겠지만 152 00:08:41,814 --> 00:08:44,984 처음에는 조금 불안했어요 153 00:08:46,443 --> 00:08:50,531 중학교 시절에는 소셜 미디어가 대유행이었어요 154 00:08:51,282 --> 00:08:56,203 저도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여러 소셜 미디어 계정을 만들었죠 155 00:08:56,453 --> 00:08:59,832 인터넷 공간은 제 피난처였어요 156 00:08:59,999 --> 00:09:03,502 당시에는 보이 밴드가 제 인생의 전부였을 때였죠 157 00:09:03,669 --> 00:09:08,424 그때는 원 디렉션에 제대로 빠져 있었어요 158 00:09:10,384 --> 00:09:15,139 글쓰기에 관심을 두게 된 것도 거의 원 디렉션 덕분이었죠 159 00:09:16,223 --> 00:09:19,685 돌아보면 제 인생에서 가장 오글거리는 시기예요 160 00:09:19,852 --> 00:09:22,229 "내 이름은 해리야" 161 00:09:22,313 --> 00:09:25,274 - 물론 팬픽도 읽었어요 - 역시 162 00:09:25,816 --> 00:09:27,651 "'너 진짜 예쁘다' 해리가 말했다" 163 00:09:27,776 --> 00:09:30,070 직접 써보기도 했을걸요? 164 00:09:32,156 --> 00:09:33,657 "걔가 오늘 날 사랑하게 될까? - E" 165 00:09:33,741 --> 00:09:35,492 무언가를 쓰는 게 처음이었고 166 00:09:35,576 --> 00:09:37,578 계속 그 짓을 했어요 167 00:09:38,454 --> 00:09:40,581 그리고 정말 솔직히 168 00:09:40,706 --> 00:09:43,125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기예요 169 00:09:43,250 --> 00:09:46,086 현실에서 도피하고 창의적으로 새로운 걸 시도할 170 00:09:46,337 --> 00:09:48,464 새 길을 찾은 셈이었거든요 171 00:09:49,548 --> 00:09:52,134 인터넷에서 벗어나기 싫었어요 172 00:09:52,217 --> 00:09:54,345 인터넷이라는 공간 덕분에 173 00:09:54,511 --> 00:09:59,308 장애를 숨기고 전형적인 10대가 될 수 있었거든요 174 00:09:59,933 --> 00:10:04,021 그 공동체에 소속된 것이 즐겁고 좋기는 했지만 175 00:10:04,563 --> 00:10:07,024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어요 176 00:10:07,191 --> 00:10:10,402 진짜 저에 관해서는 거짓말하는 셈이었으니까요 177 00:10:10,819 --> 00:10:13,280 장애에 관해서는 한마디도 안 했죠 178 00:10:13,489 --> 00:10:17,951 저 자신을 보기 싫고 사랑스럽지 않은 존재로 여겼어요 179 00:10:18,786 --> 00:10:22,456 중학교에 다녔을 때는 특별반 친구들이 180 00:10:22,581 --> 00:10:25,459 한 테이블에 모여서 밥을 먹었는데 181 00:10:25,876 --> 00:10:28,921 엄청 창피해했던 기억이 나요 182 00:10:29,213 --> 00:10:33,175 장애가 있었음에도 다른 장애인과 엮이기 싫었던 거죠 183 00:10:35,427 --> 00:10:37,179 "고등학생 에밀리" 184 00:10:37,304 --> 00:10:39,306 고등학교 1학년 때 185 00:10:39,515 --> 00:10:43,143 특별반에 있던 돌보미들 몇 명이 186 00:10:43,227 --> 00:10:48,357 특별반에 있는 다른 친구와 같이 무도회에 가면 187 00:10:48,524 --> 00:10:52,111 엄청 좋을 것 같다고 그러는 거예요 188 00:10:53,696 --> 00:10:56,740 무도회에 갈 건지 말 건지 묻지도 않았어요 189 00:10:56,949 --> 00:10:59,660 제 의견 같은 건 안중에도 없는 기분이었죠 190 00:11:01,286 --> 00:11:02,621 어쨌든 무도회에 갔고 191 00:11:02,871 --> 00:11:06,041 저는 스팽글이 잔뜩 달린 192 00:11:06,166 --> 00:11:08,877 반짝반짝한 드레스를 입었어요 193 00:11:09,086 --> 00:11:11,463 정말 오글거리는 무도회 차림이죠 194 00:11:13,132 --> 00:11:16,593 다들 춤추는데 자원봉사자 하나가 다가왔어요 195 00:11:16,844 --> 00:11:18,595 정말 기똥찬 생각이 있어 196 00:11:18,679 --> 00:11:21,140 네가 핫한 풋볼 선수랑 춤을 추면 197 00:11:21,306 --> 00:11:23,225 정말 감동적일 것 같거든 198 00:11:23,851 --> 00:11:26,228 글쎄, 별로 안 내키는데… 199 00:11:26,311 --> 00:11:28,689 정말 괜찮은 애야 내가 물어보고 올게 200 00:11:43,537 --> 00:11:44,913 쟤는 신경 쓰지 마 201 00:11:45,122 --> 00:11:47,374 그냥 잊어 내 남자친구랑 춤추면 돼 202 00:11:51,503 --> 00:11:54,923 걔 남친이 어색한 몸짓으로 막 흔들면서 춤추는데 203 00:11:55,132 --> 00:11:57,593 머릿속이 엄청 복잡했어요 204 00:12:01,972 --> 00:12:04,641 그 여자애가 저를 뭐로 봤던 건가 싶었죠 205 00:12:06,101 --> 00:12:08,687 질투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던 건 확실해요 206 00:12:09,104 --> 00:12:12,816 저 말고 다른 여자애한테는 그런 제안을 안 했겠죠 207 00:12:15,569 --> 00:12:17,905 고등학생 때는 모든 게 한계치에 다다랐고 208 00:12:17,988 --> 00:12:20,908 그날 밤에 뚜껑이 열렸어요 209 00:12:21,074 --> 00:12:23,452 정말이지 분노가 치밀었죠 210 00:12:23,577 --> 00:12:27,790 말 그대로 반려동물 취급을 당했으니까요 211 00:12:28,791 --> 00:12:32,336 아이들은 장애인도 자기 또래랑 똑같이 봐야 해요 212 00:12:32,628 --> 00:12:35,589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우월의식이 깔려있었죠 213 00:12:37,758 --> 00:12:39,551 전 장애인을 도와줘요 214 00:12:40,761 --> 00:12:41,970 믿기지 않겠지만 215 00:12:42,054 --> 00:12:44,807 장애인들에게는 알려준 것보다 배운 게 더 많아요 216 00:12:45,766 --> 00:12:48,769 장애인들에게 조금의 관심만 기울여도 217 00:12:48,852 --> 00:12:51,438 큰 변화를 준다는 걸 깨달았어요 218 00:12:59,321 --> 00:13:03,408 장애인을 보면 자동적으로 이렇게 생각하나요? 219 00:13:03,617 --> 00:13:06,912 '와, 내 삶은 저렇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야' 220 00:13:07,204 --> 00:13:10,040 그런 반응에 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봐요 221 00:13:10,457 --> 00:13:14,378 뭐 때문에 내 삶이 비극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죠? 222 00:13:15,128 --> 00:13:19,800 정말로 저를 열등한 존재로 보는 걸까요? 223 00:13:22,344 --> 00:13:24,179 비장애인 사회에서는 224 00:13:24,429 --> 00:13:28,600 장애의 의료적 모델 이론으로 장애인을 인식하기도 해요 225 00:13:28,684 --> 00:13:30,602 "장애의 의료적 모델" 226 00:13:30,727 --> 00:13:35,566 이 의료적 모델에서는 한마디로 장애를 치료해야 하고 227 00:13:35,691 --> 00:13:37,901 고쳐야 하는 것으로 간주해요 228 00:13:38,068 --> 00:13:39,444 "문제: 개인" 229 00:13:39,653 --> 00:13:42,573 이와 반대되는 이론인 장애의 사회적 모델도 있어요 230 00:13:42,698 --> 00:13:44,157 "장애의 사회적 모델" 231 00:13:44,241 --> 00:13:46,118 사회적 모델에서는 232 00:13:46,243 --> 00:13:49,204 장애를 고쳐야 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233 00:13:49,329 --> 00:13:50,998 "문제: 사회적 장벽" 234 00:13:51,164 --> 00:13:53,542 접근성이 제한적인 사회를 바로잡아서 235 00:13:53,709 --> 00:13:57,254 신체 구조가 다른 이의 접근성을 늘려야 한다는 이론이죠 236 00:13:57,462 --> 00:13:59,172 "도움 필요 - 고장 병 - 결함" 237 00:13:59,298 --> 00:14:01,800 사회적 모델은 제 인생을 바꿔놓았어요 238 00:14:04,094 --> 00:14:07,598 제가 여태 품었던 모든 의문의 해답이었죠 239 00:14:07,806 --> 00:14:09,975 "유형화 - 접근성 결여 차별 - 편견" 240 00:14:10,058 --> 00:14:12,269 그 모델에 크게 공감했어요 241 00:14:13,353 --> 00:14:15,397 제 삶은 보통의 가치가 있고 242 00:14:15,522 --> 00:14:16,940 저도 다른 사람처럼 243 00:14:17,107 --> 00:14:20,193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져도 되는구나 싶었죠 244 00:14:21,111 --> 00:14:26,199 그때를 계기로 제 정체성과 장애의 의미에 관해 245 00:14:26,283 --> 00:14:27,659 일말의 궁금증이 생겼어요 246 00:14:27,784 --> 00:14:30,203 미래를 한번 그려보기도 했는데 247 00:14:30,287 --> 00:14:32,539 어떤 모습일지 가닥이 잡히더라고요 248 00:14:34,708 --> 00:14:36,084 "멋쟁이로 변신" 249 00:14:36,293 --> 00:14:39,963 보통 고등학생이 되면 처음으로 일을 해보는데 250 00:14:40,297 --> 00:14:43,175 저도 정말 간절히 일을 하고 싶어서 251 00:14:43,634 --> 00:14:47,179 인터넷에서 10대가 할 수 있는 글쓰기 일을 알아봤고 252 00:14:47,512 --> 00:14:49,431 실제로 찾았어요 253 00:14:49,514 --> 00:14:51,725 어느 잡지사에서 254 00:14:52,059 --> 00:14:55,062 게시글을 올린 걸 봤는데 255 00:14:55,270 --> 00:14:57,648 콕 집어 10대 기고가들을 찾고 있더라고요 256 00:14:57,898 --> 00:15:01,443 그렇게 신청서를 작성해서 보내고 257 00:15:01,652 --> 00:15:04,571 한 달 후에 답변이 왔는데 도저히 믿기질 않았죠 258 00:15:04,780 --> 00:15:08,200 이야기를 전하는 일을 제가 따낸 거예요 259 00:15:08,325 --> 00:15:09,576 "ABC의 '스피치리스'는 할 말이 많다" 260 00:15:09,952 --> 00:15:12,537 대중문화에 10대 장애인 소녀가 보이지 않는 이유에 관한 261 00:15:12,663 --> 00:15:14,081 이야기를 쓰고 싶었어요 262 00:15:14,206 --> 00:15:15,749 "캐릭터들과 울고 웃었다" 263 00:15:15,916 --> 00:15:19,962 그때쯤에 온라인에 있는 장애인 공동체를 찾았는데 264 00:15:20,045 --> 00:15:22,839 그게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꿨죠 265 00:15:23,256 --> 00:15:27,511 비장애인 사회에서는 이렇게 단정할지 몰라요 266 00:15:27,678 --> 00:15:32,516 장애인 공동체는 단일화돼 있고 어디를 보나 똑같다고요 267 00:15:32,641 --> 00:15:35,352 하지만 실제로는 저마다 굉장히 달라요 268 00:15:35,519 --> 00:15:38,021 각기 다른 경험을 했죠 269 00:15:38,897 --> 00:15:42,401 장애인 공동체에 있는 사람들을 마주했을 때 270 00:15:42,526 --> 00:15:45,779 하나의 문화이자 정체성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271 00:15:46,029 --> 00:15:47,030 "브리" 272 00:15:47,114 --> 00:15:51,326 이 휠체어는 제 자유예요 몸의 일부이기도 하죠 273 00:15:51,618 --> 00:15:55,288 저를 세상으로 이끄는 인생의 동반자예요 274 00:15:58,083 --> 00:16:01,545 인생에서 잊고 있던 것들을 다시 깨닫게 됐어요 275 00:16:02,671 --> 00:16:05,841 다른 사람들도 저와 같은 일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걸요 276 00:16:06,800 --> 00:16:09,720 사람들은 늘 제가 무언가를 할 수 없다고 단정하지만 277 00:16:09,886 --> 00:16:11,763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증명해 보이죠 278 00:16:11,847 --> 00:16:12,764 "티퍼니" 279 00:16:19,396 --> 00:16:21,189 가슴이 벅차올랐어요 280 00:16:21,273 --> 00:16:23,150 우린 많은 면에서 달랐지만 281 00:16:23,233 --> 00:16:26,486 많은 면에서 비슷하기도 했죠 282 00:16:26,862 --> 00:16:30,449 누구나 자신의 모습을 투영할 존재가 필요하다고 봐요 283 00:16:30,615 --> 00:16:31,575 "시드니" 284 00:16:31,742 --> 00:16:33,618 저는 제 몸에 편안함을 느끼게 됐고 285 00:16:33,702 --> 00:16:35,912 이제 사람들과 교유하려고 해요 286 00:16:38,123 --> 00:16:41,251 제가 늘 겪었던 문제에 관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어요 287 00:16:44,129 --> 00:16:47,049 우린 한 유형만 있는 게 아님을 사회적으로 깨달아야 해요 288 00:16:47,174 --> 00:16:49,217 저는 살면서 본 적이 없어요 289 00:16:49,384 --> 00:16:50,343 "케일라" 290 00:16:50,510 --> 00:16:53,305 선천성 사지 결손증 장애인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요 291 00:16:53,430 --> 00:16:57,392 우리 이야기는 언제나 슬프게 그려지죠 292 00:16:57,684 --> 00:17:01,813 그런 인상을 남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293 00:17:03,857 --> 00:17:07,652 미래의 모습이 어떨지 마침내 감이 잡히기 시작했어요 294 00:17:07,861 --> 00:17:10,489 그 당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요 295 00:17:12,824 --> 00:17:16,745 신체는 매체에서 보는 것과 똑같이 생길 필요가 없어요 296 00:17:16,870 --> 00:17:17,829 "켈시" 297 00:17:19,831 --> 00:17:22,542 그때까지 제 인생을 통틀어서 298 00:17:22,667 --> 00:17:24,961 장애인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어요 299 00:17:25,962 --> 00:17:28,840 장애가 있는 것에 자신만만함을 느낀 건 300 00:17:29,007 --> 00:17:30,675 그때가 처음이었죠 301 00:17:37,265 --> 00:17:41,603 그 기사를 쓰고 나서 매체에서 다뤄지는 302 00:17:41,770 --> 00:17:44,898 젊은 장애인의 모습이 극히 적다는 걸 체감했고 303 00:17:45,273 --> 00:17:46,399 프리랜서가 되어 304 00:17:46,525 --> 00:17:49,277 다른 잡지사에 장애에 관한 기고문을 썼어요 305 00:17:49,402 --> 00:17:51,071 그러다 '틴 보그'에도 글을 썼죠 306 00:17:51,238 --> 00:17:52,864 "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공중 화장실을 쓸 수 없다" 307 00:17:52,948 --> 00:17:54,449 "미투 운동은 장애인 공동체를 배척해 왔다" 308 00:17:54,574 --> 00:17:56,701 목소리를 내는 것과 진실한 장애 얘기를 하는 걸 309 00:17:56,785 --> 00:17:58,036 좋아하게 됐어요 310 00:17:58,161 --> 00:18:00,413 올바르게 그려진 장애인의 모습은 뭘까요? 311 00:18:00,497 --> 00:18:01,456 "앨릭스" 312 00:18:01,540 --> 00:18:03,375 TV 쇼, 책, 영화에서 313 00:18:03,500 --> 00:18:06,044 장애인을 올바르게 그리려면 314 00:18:06,419 --> 00:18:09,798 우선적으로 장애인 배우, 작가, 각본가 등을 315 00:18:09,881 --> 00:18:11,466 기용해야 한다고 봐요 316 00:18:11,716 --> 00:18:15,428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최선의 방식이기도 하고 317 00:18:15,637 --> 00:18:19,057 그래야 장애에 관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그릴 수 있거든요 318 00:18:19,266 --> 00:18:22,352 장애인을 그리려 하는 회사 대부분을 보면 319 00:18:22,686 --> 00:18:26,189 비장애인이 권력을 쥐고 있어요 320 00:18:26,439 --> 00:18:30,110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를 보며 가르치려 드는 느낌을 받는 거죠 321 00:18:30,902 --> 00:18:34,531 그래서 제 목소리를 내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322 00:18:34,614 --> 00:18:36,908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늘리는 게 어떨까 싶었어요 323 00:18:37,367 --> 00:18:42,330 젊은 장애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324 00:18:42,497 --> 00:18:46,334 진실함이 느껴지는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할 수 있게 하는 거죠 325 00:18:46,501 --> 00:18:52,549 그게 '크리플 매거진'을 만들게 된 계기였어요 326 00:18:52,716 --> 00:18:53,758 "크리플 미디어" 327 00:18:53,842 --> 00:18:58,221 '크리플'이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장애인 공동체의 많은 사람이 328 00:18:58,346 --> 00:19:00,682 '크리플', 즉 '불구'라는 뜻의 멸칭을 재정립하고… 329 00:19:00,807 --> 00:19:01,975 "안녕, 세상아!" 330 00:19:02,100 --> 00:19:04,144 장애인 정체성에 자긍심을 느끼고 싶어 했기 때문이에요 331 00:19:04,352 --> 00:19:07,439 파급력이 클 것 같기도 했고요 332 00:19:07,814 --> 00:19:09,900 장애에 관한 진솔한 대화를 시작할 333 00:19:09,983 --> 00:19:12,736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334 00:19:12,903 --> 00:19:14,029 "크리플 매거진 안녕, 세상아!" 335 00:19:14,112 --> 00:19:15,447 젊은 장애인들을 위한 336 00:19:15,530 --> 00:19:16,531 젊은 장애인들에 의한… 337 00:19:16,615 --> 00:19:18,283 "바이든 대통령의 장애인 포함 계획이 중요한 이유" 338 00:19:18,366 --> 00:19:19,784 최초의 잡지였거든요 339 00:19:20,869 --> 00:19:22,787 에밀리는 모든 걸 스스로 해냈어요 340 00:19:22,913 --> 00:19:24,122 "말더듬이가 말하는 바이든의 말더듬증" 341 00:19:24,206 --> 00:19:25,582 글을 쓰고 자신을 표현했죠 342 00:19:25,790 --> 00:19:29,461 처음에는 아내도 저도 가볍게 생각해서 343 00:19:29,544 --> 00:19:33,340 취미처럼 가외로 하는 일이구나 했어요 344 00:19:33,506 --> 00:19:36,301 근데 곧 굉장히 진지해졌죠 345 00:19:36,426 --> 00:19:37,510 "에밀리 플로레스 편집장" 346 00:19:37,636 --> 00:19:41,181 잡지 창간 때 딸이 이랬죠 '잡지사에 기고가들이 있어요' 347 00:19:41,348 --> 00:19:42,682 '편집자들도 있고요' 348 00:19:42,766 --> 00:19:46,937 친구를 만든다는 것에 큰 행복을 느끼는 게 보였죠 349 00:19:47,103 --> 00:19:48,021 "크리플 미디어 팀" 350 00:19:48,104 --> 00:19:49,439 "에밀리 - 매디슨 아타 - 브리" 351 00:19:49,522 --> 00:19:50,815 팀원이 점점 늘어나서 352 00:19:50,899 --> 00:19:52,692 더 많은 이야기를 썼고 353 00:19:52,859 --> 00:19:54,402 더 많은 콘텐츠를 올렸어요 354 00:19:54,486 --> 00:19:57,364 그로부터 1년 후에는 '뉴욕타임스' 특집 기사에 실렸죠 355 00:19:57,489 --> 00:19:59,241 그때 다시금 느꼈어요 356 00:19:59,407 --> 00:20:00,325 "새로운 10대 잡지" 357 00:20:00,408 --> 00:20:02,077 장애에 관한 솔직하고 정확한 묘사가… 358 00:20:02,202 --> 00:20:03,662 "젊은 장애인이 자기 이야기를 할 권리" 359 00:20:03,787 --> 00:20:05,997 얼마나 큰 영향력을 낼 수 있는지를요 360 00:20:06,164 --> 00:20:07,123 "뉴욕타임스" 361 00:20:07,249 --> 00:20:09,584 딸이 울길래 무슨 일이냐고 했죠 362 00:20:09,709 --> 00:20:12,796 '아니에요, 엄마 행복해서 우는 거예요' 363 00:20:13,004 --> 00:20:14,965 '에밀리,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' 364 00:20:15,215 --> 00:20:17,425 엄청 자랑스러웠죠 365 00:20:17,550 --> 00:20:19,427 흥분한 딸을 보며 우린 이랬어요 366 00:20:19,511 --> 00:20:20,762 '이제 무슨 일이 생길까?' 367 00:20:23,306 --> 00:20:27,269 '크리플'을 창간하며 미래를 자세히 그릴 수 있었고 368 00:20:27,352 --> 00:20:30,689 그제야 비로소 장애도 미래에 포함하게 됐어요 369 00:20:30,772 --> 00:20:32,357 독립심을 기른 제가 370 00:20:32,440 --> 00:20:35,318 일상을 보내는 모습도 그려볼 수 있었죠 371 00:20:36,069 --> 00:20:36,987 "대학생 에밀리" 372 00:20:37,112 --> 00:20:39,948 집에서 나와 대학에 갔을 때 373 00:20:40,573 --> 00:20:43,243 저한테 주도권이 있는 게 느껴졌어요 374 00:20:43,785 --> 00:20:46,788 딸의 독립은 우리에게 엄청난 변화였죠 375 00:20:47,163 --> 00:20:50,166 딸이 없는 것에 익숙지 않은데 갑자기 독립이라니 376 00:20:50,875 --> 00:20:52,377 뭘 하려나 싶었어요 377 00:20:55,338 --> 00:20:57,507 저 혼자 떨어진 적이 없었어요 378 00:20:57,590 --> 00:20:59,843 대학생 때는 돌보미랑만 지냈죠 379 00:21:00,427 --> 00:21:03,930 그때도 의견을 내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어요 380 00:21:04,055 --> 00:21:06,850 어떤 대우를 받고 싶은지 말을 못 했죠 381 00:21:10,770 --> 00:21:11,688 "데이팅 앱" 382 00:21:11,813 --> 00:21:13,898 "이따 밤에 보자! 빨리 만나고 싶어" 383 00:21:17,652 --> 00:21:20,905 준비하자 머리는 묶는 게 좋겠어 384 00:21:21,698 --> 00:21:23,575 너한테 진짜 잘 어울려 385 00:21:23,700 --> 00:21:26,369 이거 입으면 엄청 귀여울 것 같아 386 00:21:30,999 --> 00:21:31,958 괜찮아? 387 00:21:32,125 --> 00:21:34,377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알았지만 388 00:21:34,544 --> 00:21:37,756 그 말이 또다시 목까지 차오르다 말았어요 389 00:21:37,839 --> 00:21:39,924 에밀리, 무슨 문제 있니? 390 00:21:42,093 --> 00:21:45,055 그게, 아니에요 391 00:21:46,139 --> 00:21:47,140 정말? 392 00:21:54,147 --> 00:21:57,901 사실, 이 말을 어떻게 할지 확신이 안 서거든요 393 00:21:58,193 --> 00:21:59,527 도움이 필요한 입장이니까요 394 00:21:59,694 --> 00:22:02,197 근데 새로 만난 분이 이런 사적일 일까지 돕는 게 395 00:22:02,322 --> 00:22:03,823 솔직히 조금 불편해요 396 00:22:03,948 --> 00:22:07,243 그리고 어떤 일이든 되도록 스스로 정하고 싶어요 397 00:22:07,410 --> 00:22:10,914 취향이나 의견이 없는 것처럼 대하지 않으셨으면 하고요 398 00:22:11,331 --> 00:22:13,583 그냥 뭐든 미리 물어봐 주세요 399 00:22:14,834 --> 00:22:17,003 그럴게, 난 널 돕는 사람이잖니 400 00:22:18,546 --> 00:22:21,883 고마워요, 이 말을 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401 00:22:22,384 --> 00:22:26,304 솔직히 말해서 머리는 푸는 게 좋아요 402 00:22:26,763 --> 00:22:29,557 복숭아색보다는 빨간색이 더 좋고요 403 00:22:29,808 --> 00:22:31,893 저 재킷은 마음에 들어요 404 00:22:33,144 --> 00:22:34,354 그래, 걸쳐보자 405 00:22:36,314 --> 00:22:39,526 정말 의미가 큰 사건이었어요 406 00:22:39,734 --> 00:22:43,738 스스로를 다그쳐서 난생처음 장애를 제대로 마주하게 됐고 407 00:22:44,072 --> 00:22:45,740 새삼 알게 됐어요 408 00:22:45,865 --> 00:22:48,451 제가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요 409 00:22:50,078 --> 00:22:52,705 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도 깨달았죠 410 00:22:55,333 --> 00:22:58,169 너무 예쁘다 데이트할 준비 됐니? 411 00:22:58,503 --> 00:23:01,339 조금 떨리긴 하지만 부딪쳐 봐야죠 412 00:23:02,674 --> 00:23:06,302 첫 데이트에 나간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었어요 413 00:23:06,594 --> 00:23:08,847 그쪽으로는 경험이 없었거든요 414 00:23:09,013 --> 00:23:13,476 첫 데이트는 제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는 않았어요 415 00:23:13,810 --> 00:23:16,396 대학교 사교 클럽 학생이었는데 416 00:23:16,688 --> 00:23:20,316 건물 안에 들어가서도 선글라스를 안 벗는 거예요 417 00:23:20,733 --> 00:23:23,153 그때부터 긴장되더니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418 00:23:23,236 --> 00:23:25,029 '어떡해, 귀여운 것 같아' 419 00:23:25,113 --> 00:23:27,991 선글라스를 낀 거나 사교 클럽 학생인 건 420 00:23:28,116 --> 00:23:30,285 그냥 무시하게 됐죠 421 00:23:30,535 --> 00:23:32,745 그 자체로 하나의 모험이었어요 422 00:23:32,871 --> 00:23:34,414 또한 이성 관계도 423 00:23:34,497 --> 00:23:36,624 여러 돌보미와의 관계처럼 생각해야 했죠 424 00:23:36,749 --> 00:23:41,296 '난 가치 있는 사람이고 장애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은' 425 00:23:41,713 --> 00:23:44,924 '완전하고 아름다워' 426 00:23:51,764 --> 00:23:52,974 안녕, 페이지 427 00:23:53,433 --> 00:23:55,185 에밀리, 진짜 오랜만이다 428 00:23:55,310 --> 00:23:58,396 세상에, 이게 뭐람 하나둘 화면에 뜨고 있어 429 00:23:59,147 --> 00:24:00,982 얼굴 보니 진짜 반갑다 430 00:24:01,065 --> 00:24:02,400 나도 반가워 431 00:24:03,234 --> 00:24:07,280 이야기나 편집과 관련해서 혹시라도 할 말 있어? 432 00:24:07,489 --> 00:24:11,493 크리플 미디어는 젊은 장애인에게 주도권을 줘요 433 00:24:11,701 --> 00:24:14,412 리더의 위치에서 어떤 걸 주도하고 싶은지 434 00:24:14,621 --> 00:24:16,915 어떤 장애 콘텐츠를 만들고 싶은지 정하죠 435 00:24:17,081 --> 00:24:19,918 그런 일이 실제로 벌어지다니 너무 신나요 436 00:24:20,001 --> 00:24:22,420 세상에, 너무 좋은 아이디어다 437 00:24:22,629 --> 00:24:25,048 전 지금도 바뀌고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438 00:24:25,131 --> 00:24:27,383 이제는 미래가 보이고 439 00:24:27,467 --> 00:24:29,677 제가 목표하는 사람 440 00:24:29,802 --> 00:24:32,555 제가 목표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걸 알죠 441 00:24:33,056 --> 00:24:37,060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사실에 엄청 흥분되는 것 같아 442 00:24:37,435 --> 00:24:41,189 '크리플'이 성장의 기회를 주는 플랫폼이 됐으면 하고 443 00:24:41,356 --> 00:24:42,732 젊은 장애인들이 나서서 444 00:24:43,191 --> 00:24:46,778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445 00:24:52,242 --> 00:24:53,701 다들 정말 고마워요 446 00:25:53,136 --> 00:25:55,138 자막: 이현명