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00:00:01,001 --> 00:00:02,419
[주제곡]

2
00:00:57,432 --> 00:00:59,684
[긴장되는 음악]
(주련) 회장님 오셨습니다

3
00:01:13,448 --> 00:01:14,908
(임원1) 어서 오십시오

4
00:01:14,991 --> 00:01:16,701
(임원2) 회장님, 축하드립니다
[양철의 한숨]

5
00:01:17,368 --> 00:01:18,953
(임원3) 축하드립니다

6
00:01:19,496 --> 00:01:20,497
(임원4) 축하드립니다

7
00:01:22,457 --> 00:01:24,000
(임원5) 축하드립니다

8
00:01:24,084 --> 00:01:26,711
(임원6) 네, 축하합니다, 네

9
00:01:27,378 --> 00:01:29,297
(임원들) 축하드립니다

10
00:01:50,985 --> 00:01:53,780
(현우) 내가 알고 있는
순양의 창업주

11
00:01:53,863 --> 00:01:55,073
[고조되는 음악]

12
00:01:55,156 --> 00:01:58,076
(현우) 바로 그 진양철 회장

13
00:01:59,869 --> 00:02:03,081
이건 꿈이야, 현실일 리 없어

14
00:02:06,501 --> 00:02:08,670
20년 전에 죽은 사람이잖아

15
00:02:15,844 --> 00:02:17,053
어떻게 이런 일이…

16
00:02:32,026 --> 00:02:33,403
(해인) [작게] 도준아

17
00:02:34,821 --> 00:02:36,656
아버님, 죄송합니다

18
00:02:38,908 --> 00:02:41,494
쯧, 쯧, 쯧

19
00:02:50,378 --> 00:02:51,671
(해인) 도준아

20
00:02:51,754 --> 00:02:55,091
할아버지한테는
예의 바르게 행동했어야지

21
00:02:55,175 --> 00:02:58,052
(필옥) 막내가 놀라면은
그럴 수도 있지

22
00:02:58,678 --> 00:03:01,764
도준이 내가 챙기마
너희들 먼저 올라가 있어

23
00:03:01,848 --> 00:03:03,183
(해인) 네

24
00:03:03,850 --> 00:03:06,561
(필옥) 아유, 녀석, 응

25
00:03:07,103 --> 00:03:08,271
[필옥의 한숨]

26
00:03:08,938 --> 00:03:11,983
너희 할아버지가 저런 양반이다

27
00:03:12,066 --> 00:03:15,028
일평생 재미라곤 없는 위인

28
00:03:15,111 --> 00:03:17,864
손자 녀석 머리라도
쓰다듬어 주고 가면은

29
00:03:17,947 --> 00:03:20,658
어디 손바닥에
가시라도 돋는지, 원

30
00:03:21,784 --> 00:03:25,205
우리 도준이는
이 할미랑 같이 가자?

31
00:03:26,247 --> 00:03:27,665
(어린 도준) 할머니?

32
00:03:28,208 --> 00:03:29,667
그래, 이 녀석아

33
00:03:30,376 --> 00:03:31,711
[어린 도준의 놀란 숨소리]

34
00:03:32,754 --> 00:03:34,047
내가

35
00:03:35,215 --> 00:03:36,758
내가 누구라고요?

36
00:03:36,841 --> 00:03:38,384
(필옥) [피식 웃으며] 싱겁긴

37
00:03:39,010 --> 00:03:40,428
누구긴 누구야

38
00:03:40,511 --> 00:03:42,764
우리 순양가의 막내

39
00:03:42,847 --> 00:03:44,557
진도준이지

40
00:03:45,600 --> 00:03:47,727
[강렬한 음악]

41
00:03:57,820 --> 00:03:59,239
(현우) 지금이

42
00:04:00,031 --> 00:04:02,200
87년?

43
00:04:04,077 --> 00:04:05,328
내가

44
00:04:05,995 --> 00:04:07,956
진양철 회장 일가의

45
00:04:09,040 --> 00:04:10,291
막내?

46
00:04:11,000 --> 00:04:12,752
말도 안 돼

47
00:04:26,266 --> 00:04:29,686
(윤기) 형준이, 도준이
처음 와 보지?

48
00:04:31,604 --> 00:04:33,273
여기가 할아버지 댁이다

49
00:04:33,356 --> 00:04:36,150
(어린 형준) 우아, 이게 대문이야?

50
00:04:36,234 --> 00:04:37,860
와, 엄청 크다

51
00:04:37,944 --> 00:04:39,028
(현우) 그대로다

52
00:04:39,112 --> 00:04:43,658
[무거운 음악]
대를 이은 순양그룹
오너 일가의 자택, 정심재

53
00:04:43,741 --> 00:04:45,034
[새가 지저귄다]

54
00:04:45,118 --> 00:04:47,078
풍수에 능한 스님이

55
00:04:47,161 --> 00:04:50,665
배산임수에 집터를 잡아 주며
진 회장에게 당부했다

56
00:04:51,457 --> 00:04:55,712
마음만 곱게 쓰면
돈이 마를 일 없는 땅이라고

57
00:04:57,088 --> 00:04:58,881
'정심재'라는 택호

58
00:04:59,507 --> 00:05:01,926
이 집의 이름은 그렇게 탄생했다

59
00:05:10,810 --> 00:05:12,729
[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]

60
00:05:14,355 --> 00:05:15,565
[어린 형준의 탄성]

61
00:05:16,399 --> 00:05:17,984
[차 문이 탁 닫힌다]
(어린 형준) 와

62
00:05:20,236 --> 00:05:24,073
우아, 우아, 캡빵이다, 캡빵, 우아

63
00:05:25,700 --> 00:05:28,703
하나, 둘, 셋, 넷, 다…

64
00:05:28,786 --> 00:05:31,080
우아, 야, 방이 몇 개야, 이 집은?

65
00:05:31,664 --> 00:05:33,082
(어린 도준) 열세 개

66
00:05:34,334 --> 00:05:36,336
(어린 형준) 뭐야?
너 어떻게 알아?

67
00:05:37,211 --> 00:05:39,756
너 여기 와 봤지? 나만 빼놓고!

68
00:05:40,381 --> 00:05:41,507
(해인) 쓸데없는 소리

69
00:05:42,592 --> 00:05:45,053
형준이, 엄마랑 약속했다?

70
00:05:45,136 --> 00:05:46,846
오늘은 안 까불기로

71
00:05:47,430 --> 00:05:48,598
(어린 형준) 응

72
00:05:49,557 --> 00:05:51,142
도준이도

73
00:05:52,352 --> 00:05:53,436
긴장하지 말고

74
00:05:54,020 --> 00:05:56,189
(윤기) 긴장은
당신이 한 거 같은데?

75
00:05:57,440 --> 00:05:58,358
(해인) 어?

76
00:06:00,360 --> 00:06:01,903
(윤기) 들어가자

77
00:06:01,986 --> 00:06:04,447
할머니, 할아버지 기다리시겠다

78
00:06:06,199 --> 00:06:07,408
(해인) 가자

79
00:06:13,456 --> 00:06:14,665
[어린 형준이 피식 웃는다]

80
00:06:14,749 --> 00:06:16,667
[흥겨운 반주가 흘러나온다]

81
00:06:16,751 --> 00:06:18,044
[어이없는 숨소리]

82
00:06:18,711 --> 00:06:20,588
(가수) ♪ 종이 울리네 ♪

83
00:06:20,671 --> 00:06:22,757
♪ 꽃이 피네 ♪

84
00:06:22,840 --> 00:06:26,761
♪ 새들의 노래, 웃는 그 얼굴 ♪

85
00:06:26,844 --> 00:06:29,013
♪ 그리워라 ♪

86
00:06:29,097 --> 00:06:31,224
♪ 내 사랑아 ♪

87
00:06:31,307 --> 00:06:35,061
♪ 내 곁을 떠나지 마오 ♪

88
00:06:35,144 --> 00:06:39,190
♪ 처음 만나고 사랑을 맺은 ♪

89
00:06:39,273 --> 00:06:43,444
♪ 정다운 거리 마음의 거리 ♪

90
00:06:43,528 --> 00:06:47,615
♪ 아름다운 서울에서 ♪

91
00:06:47,698 --> 00:06:52,412
♪ 서울에서 살으렵니다 ♪

92
00:06:52,495 --> 00:06:54,789
[사람들의 박수와 환호성]

93
00:07:07,218 --> 00:07:08,136
[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린다]

94
00:07:08,219 --> 00:07:11,597
(필옥) 아무리 바빠도
고기랑 생선은 식지 않게

95
00:07:11,681 --> 00:07:14,892
중간중간 뜨겁게 데워서 내보내고

96
00:07:16,310 --> 00:07:18,062
[칼질 소리]

97
00:07:20,231 --> 00:07:21,691
소금 아끼지 말아요

98
00:07:21,774 --> 00:07:22,859
(고 부장) 예, 알겠습니다

99
00:07:22,942 --> 00:07:25,528
(필옥) 요즘 사람들 건강 생각해서
짜게 안 먹는다지만

100
00:07:25,611 --> 00:07:27,655
간이 맞아야 젓가락이 가지

101
00:07:27,738 --> 00:07:30,032
염려 마세요, 어머님

102
00:07:30,116 --> 00:07:32,285
(정래) 맏며느리 뒀다
국 끓여 드시게요?

103
00:07:32,368 --> 00:07:33,494
[정래의 웃음]

104
00:07:33,578 --> 00:07:36,831
제가 우리 동서 하나하나
가르쳐 가면서 잘해 볼게요

105
00:07:36,914 --> 00:07:38,875
염려 마세요
[정래와 필옥의 웃음]

106
00:07:40,334 --> 00:07:43,504
(지나) 아범이 홀이며 주방이며
순양호텔에서

107
00:07:43,588 --> 00:07:45,840
일 잘하는 직원들로만
엄선했다니까

108
00:07:45,923 --> 00:07:48,759
아무 걱정 마시고
아버님 옆에 계세요

109
00:07:48,843 --> 00:07:50,636
오늘 주인공이신데

110
00:07:50,720 --> 00:07:54,724
생일상이든 훈장이든
받는 건 네 시아버지인데

111
00:07:54,807 --> 00:07:56,184
내가 왜 주인공이야?

112
00:07:56,267 --> 00:07:57,351
어머나

113
00:07:57,435 --> 00:07:58,769
[지나가 살짝 웃는다]

114
00:07:59,979 --> 00:08:02,648
(지나) 순양이 이만큼 큰 건
다 어머님 공이죠

115
00:08:02,732 --> 00:08:05,359
아니, 그걸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?

116
00:08:05,985 --> 00:08:09,071
(필옥) 시어미 잔소리 그만하고
나가라는 소리를

117
00:08:09,155 --> 00:08:10,364
이쁘게도 한다

118
00:08:10,448 --> 00:08:12,158
[지나와 필옥의 웃음]

119
00:08:13,075 --> 00:08:14,994
(필옥) 어, 셋째야

120
00:08:17,747 --> 00:08:20,750
전 뭘 하면 될까요? 어머님

121
00:08:21,667 --> 00:08:24,337
(필옥) 아서라, 네가 하긴 뭘 해

122
00:08:24,420 --> 00:08:26,923
나가서 윤기랑 애들이나 챙겨

123
00:08:27,006 --> 00:08:28,257
[정래의 헛기침]

124
00:08:30,176 --> 00:08:32,637
(정래) 어머님
여긴 저희한테 맡기세요
[필옥이 호응한다]

125
00:08:32,720 --> 00:08:34,138
네, 올라가세요

126
00:08:35,681 --> 00:08:37,266
(해인) 제가
과일이라도 준비할까요?

127
00:08:37,350 --> 00:08:39,268
(정래) 고 부장님
과일 준비 좀 서둘러 주세요

128
00:08:39,352 --> 00:08:40,853
(고 부장) 네, 알겠습니다

129
00:08:41,437 --> 00:08:43,022
(정래) 비위도 좋아

130
00:08:43,773 --> 00:08:46,734
부모 반대하는 결혼 하고
발길 딱 끊더니만

131
00:08:46,817 --> 00:08:48,694
10년 만에 불쑥 나타나 가지고
[무거운 음악]

132
00:08:48,778 --> 00:08:51,197
가족입네, 하하, 호호

133
00:08:51,739 --> 00:08:52,698
[어색한 웃음]

134
00:08:52,782 --> 00:08:55,201
아, 나는 그런 연기가 안 돼서

135
00:08:55,785 --> 00:08:57,870
(지나) 우리랑은 다르잖아요, 형님

136
00:08:58,538 --> 00:09:00,706
얼굴에 분칠하던 사람인데

137
00:09:00,790 --> 00:09:03,000
여기에 어울리는 사람은 아니죠

138
00:09:03,084 --> 00:09:05,086
무대 위면 또 모를까

139
00:09:05,920 --> 00:09:07,713
(정래) 그렇지?
[정래가 살짝 웃는다]

140
00:09:07,797 --> 00:09:08,923
[화영의 웃음]

141
00:09:10,007 --> 00:09:12,802
(화영) 여고 시절 못 해 본
일진 놀이라도 해요?

142
00:09:12,885 --> 00:09:16,347
[분위기 있는 음악이 흘러나온다]
아유, 눈가의 주름들은
자글자글해 가지고

143
00:09:17,139 --> 00:09:18,057
아가씨

144
00:09:18,140 --> 00:09:19,559
(화영) 뭐 하는 거예요?

145
00:09:20,309 --> 00:09:23,187
보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?

146
00:09:24,438 --> 00:09:25,940
이해인 씨

147
00:09:28,734 --> 00:09:32,113
어설픈 며느리 연기 도전하지 말고
하던 거 하죠?

148
00:09:33,072 --> 00:09:36,117
그림처럼 서서 꽃같이 웃는 거

149
00:09:36,200 --> 00:09:37,994
[웃음]

150
00:09:38,077 --> 00:09:39,412
잘하잖아

151
00:09:55,052 --> 00:09:56,429
(남자1) 생신 축하드립니다
회장님

152
00:09:57,722 --> 00:09:59,515
(남자2) 축하드립니다, 회장님

153
00:10:00,099 --> 00:10:01,767
(양철) 한잔합시다

154
00:10:01,851 --> 00:10:02,727
(남자2) 축하드립니다

155
00:10:02,810 --> 00:10:04,770
(남자1) 생신 축하드립니다
회장님

156
00:10:09,692 --> 00:10:11,569
(영기) 동경에서 유학하고

157
00:10:11,652 --> 00:10:14,905
긴자 스시야에서
마스터로 활동하는 친구입니다

158
00:10:15,656 --> 00:10:18,284
일본 놈들이 안 놔준다고
안 놔준다고 하는 걸

159
00:10:18,367 --> 00:10:20,620
아버지 회갑연 날짜 맞추느라고

160
00:10:20,703 --> 00:10:24,206
오늘 새벽 비행기로
납치해 온 선수예요, 선수

161
00:10:25,041 --> 00:10:26,459
다르죠?

162
00:10:26,542 --> 00:10:27,918
(양철) 음

163
00:10:28,002 --> 00:10:30,463
(영기) 역시, 씁, 아직은

164
00:10:30,546 --> 00:10:32,923
국산은 일제한테 안 된다니까요

165
00:10:33,507 --> 00:10:34,717
[영기가 피식 웃는다]

166
00:10:36,427 --> 00:10:37,845
몇 개고?

167
00:10:39,221 --> 00:10:41,474
(양철) 밥알 말이다, 몇 개고?

168
00:10:42,141 --> 00:10:45,311
(조리사) 생선과 밥양 모두
15g을 정량으로 하고…

169
00:10:45,394 --> 00:10:46,395
그래서 몇 개?

170
00:10:47,897 --> 00:10:49,106
죄송합니다, 회장님

171
00:10:49,190 --> 00:10:50,650
320개다

172
00:10:51,901 --> 00:10:53,861
(양철) 훈련된 초밥 장인이

173
00:10:54,654 --> 00:10:58,157
이, 한 번 스시를 쥘 때
보통은 이 밥알이 320개다

174
00:10:58,783 --> 00:11:01,619
점심 식사에는
뭐, 320개가 적당하다 캐도

175
00:11:02,328 --> 00:11:05,623
오늘 같은 날이나
술하고 같이 낼 때는

176
00:11:06,624 --> 00:11:09,335
280개만 해라, 잉?

177
00:11:10,795 --> 00:11:12,088
배 안 부르구로

178
00:11:12,672 --> 00:11:13,714
명심하겠습니다, 회장님

179
00:11:17,051 --> 00:11:18,969
[무거운 음악]

180
00:11:19,053 --> 00:11:21,430
(항재) 청와대에서
하례 인사 왔습니다, 회장님

181
00:11:24,767 --> 00:11:26,769
- 청개와 집에서?
- (항재) 네

182
00:11:36,987 --> 00:11:38,447
[문이 달그락 열린다]

183
00:11:40,950 --> 00:11:42,284
[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(여자) 회장님

184
00:11:42,368 --> 00:11:43,828
(여자들) 생신 축하드립니다

185
00:11:43,911 --> 00:11:45,746
(양철) 예, 그, 마이 드이소

186
00:11:45,830 --> 00:11:47,707
(여자들) 감사합니다
[양철의 웃음]

187
00:11:50,626 --> 00:11:53,879
(영기) 아버지, 어떻게 아셨어요?
밥알 개수까지

188
00:11:55,381 --> 00:11:58,092
순양호텔에 일식당 있나, 안 있나?

189
00:11:58,718 --> 00:12:00,594
- 아, 그야 당연히…
- (양철) 와?

190
00:12:00,678 --> 00:12:02,471
대답이 더 필요하나?

191
00:12:06,058 --> 00:12:07,727
어이, 봐라

192
00:12:07,810 --> 00:12:09,687
순양전자 부사장

193
00:12:09,770 --> 00:12:11,272
(양철) 니 함 대답해 봐라

194
00:12:12,231 --> 00:12:13,733
전자, 올해 매출이 얼매고?

195
00:12:14,608 --> 00:12:17,236
(영기) 2조 3천억입니다
지난해보다 15% 상승한…

196
00:12:17,319 --> 00:12:19,155
- 일본 아들은?
- (항재) 예

197
00:12:19,238 --> 00:12:22,158
(항재) H사가 26조 5천억
T사가 20조 원으로

198
00:12:22,241 --> 00:12:23,576
둘 다 우리 열 배가 넘습니다

199
00:12:23,659 --> 00:12:26,996
우리 부사장 말이 맞네, 으이?

200
00:12:27,079 --> 00:12:29,749
국산이 아직 일제한테 안 되네

201
00:12:31,542 --> 00:12:32,668
맞나?

202
00:12:32,752 --> 00:12:34,253
그래도 국내 1위입니다

203
00:12:35,045 --> 00:12:36,422
(영기) 백색 가전 분야에서

204
00:12:36,505 --> 00:12:38,966
국내 1위를 놓친 적은
한 번도 없습니다, 아버지

205
00:12:39,049 --> 00:12:40,468
(양철) 국내?

206
00:12:41,093 --> 00:12:42,178
1위?

207
00:12:43,179 --> 00:12:44,597
국내 1위?

208
00:12:45,723 --> 00:12:47,516
니 어디 전국 체전 나가나?

209
00:12:50,144 --> 00:12:51,479
[못마땅한 숨소리]

210
00:12:53,939 --> 00:12:55,566
[양철의 한숨]
(동기) 아버지

211
00:12:57,109 --> 00:12:58,944
윤기 인사드린답니다

212
00:13:03,240 --> 00:13:06,660
수훈 축하드립니다, 아버지
생신도요

213
00:13:07,787 --> 00:13:10,873
(필옥) 윤기
영화사 간판 올렸대요

214
00:13:11,457 --> 00:13:13,834
영화도 올해 안에 극장에 건다네요

215
00:13:14,418 --> 00:13:18,506
얼마나 대견스러워요
당신 도움 하나도 없이

216
00:13:19,298 --> 00:13:22,134
잘할 거예요, 당신 아들이잖아요

217
00:13:22,885 --> 00:13:24,970
이제 윤기도 다른 애들처럼

218
00:13:25,054 --> 00:13:27,681
주말마다 인사하러 오겠대요

219
00:13:27,765 --> 00:13:29,433
허락하시면요

220
00:13:29,517 --> 00:13:33,854
(필옥) 아들 둘을 얼마나
알토란같이 잘 길렀는지 몰라요

221
00:13:33,938 --> 00:13:37,483
형준아, 도준아
할아버지께 인사드려야지

222
00:13:39,193 --> 00:13:40,236
(윤기) 인사

223
00:13:40,903 --> 00:13:42,404
(동기) 그래요, 아버지

224
00:13:42,488 --> 00:13:44,323
이제 그만 노여움 푸시고

225
00:13:44,406 --> 00:13:46,283
영화, 그게 돈이 됩니까?
[어두운 음악]

226
00:13:47,576 --> 00:13:48,661
돈보다 더 가치가 있는…

227
00:13:48,744 --> 00:13:50,329
순양에는 도움이 됩니까?

228
00:13:51,455 --> 00:13:53,082
- 아버지
- (양철) 돈도 안 되고

229
00:13:53,165 --> 00:13:54,917
순양에 도움도 안 되고

230
00:13:55,876 --> 00:13:57,211
와 니가 내 아들이고?

231
00:14:00,339 --> 00:14:01,465
(필옥) 회장님

232
00:14:01,549 --> 00:14:03,008
손님 나간다

233
00:14:04,301 --> 00:14:05,886
소금 뿌리라이

234
00:14:10,975 --> 00:14:12,893
(양철) 잔칫날 맞네

235
00:14:12,977 --> 00:14:15,187
동냥하는 걸뱅이들 천지다

236
00:14:19,149 --> 00:14:22,194
(필옥) 저, 저
마음에도 없는 소리, 저

237
00:14:22,278 --> 00:14:23,696
[필옥의 한숨]

238
00:14:26,615 --> 00:14:29,201
윤기 너, 알지? 네 아버지 성격

239
00:14:30,244 --> 00:14:32,204
[윤기를 탁탁 토닥이며] 너무
마음에 두지 마라, 응?

240
00:14:33,038 --> 00:14:34,373
(동기) [한숨 쉬며] 그래

241
00:14:34,456 --> 00:14:37,334
오늘은 여기까지만 해
천천히 하자, 천천히

242
00:14:38,127 --> 00:14:39,253
밥 먹자

243
00:14:39,336 --> 00:14:40,671
너는 많이 먹는구나

244
00:14:40,754 --> 00:14:41,881
[동기와 필옥의 웃음]

245
00:14:43,841 --> 00:14:46,010
(현우) 집안이 반대하는 결혼으로
[무거운 음악]

246
00:14:46,093 --> 00:14:49,305
순양의 승계 구도에서 제외된 4-0

247
00:14:50,764 --> 00:14:53,684
역시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다

248
00:14:56,478 --> 00:14:57,897
[긴장되는 음악]

249
00:15:02,443 --> 00:15:04,486
[다급한 숨소리]

250
00:15:13,078 --> 00:15:14,330
(현우) 그러나

251
00:15:19,752 --> 00:15:21,003
없다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252
00:15:23,088 --> 00:15:24,840
(현우) 순양그룹 오너
진씨 일가에 대해선

253
00:15:24,924 --> 00:15:26,091
모르는 게 없는 나다

254
00:15:26,884 --> 00:15:27,968
하지만

255
00:15:29,803 --> 00:15:31,430
[의미심장한 효과음]

256
00:15:32,806 --> 00:15:34,308
[삐 소리가 울린다]

257
00:15:34,850 --> 00:15:36,268
[어린 도준의 힘겨운 신음]
[고조되는 음악]

258
00:15:36,352 --> 00:15:37,269
(현우) 내 기억 속엔 4-2

259
00:15:37,353 --> 00:15:40,022
진도준에 대한
그 어떤 정보도 남아 있지 않다

260
00:15:41,982 --> 00:15:43,275
왜?

261
00:15:43,359 --> 00:15:45,486
4-2 진도준에 대한 기억만은

262
00:15:45,569 --> 00:15:47,738
내 머릿속에
하나도 남아 있지 않는 걸까?

263
00:15:49,657 --> 00:15:51,116
왜지?
[문이 달칵 열린다]

264
00:15:58,123 --> 00:15:59,959
(비서실장) 잘 아시지 않습니까?
회장님

265
00:16:00,042 --> 00:16:02,461
위대한 6.29선언이
어떻게 나왔습니까?

266
00:16:03,003 --> 00:16:05,464
다 대통령 각하의
[양철의 한숨]

267
00:16:05,547 --> 00:16:08,008
고뇌에 찬 결단 덕분이었습니다

268
00:16:09,385 --> 00:16:11,095
역사는 각하를

269
00:16:11,178 --> 00:16:14,139
이 나라 민주화의
아버지라고 기록할 겁니다

270
00:16:17,601 --> 00:16:18,894
좀 드소

271
00:16:18,978 --> 00:16:21,146
[웃으며] 향이 좋네

272
00:16:26,318 --> 00:16:27,820
(비서실장) 차기 정권은

273
00:16:29,196 --> 00:16:32,700
보통 사람이 주역이 되는 세상이
돼야 하지 않겠습니까?

274
00:16:32,783 --> 00:16:34,159
[양철의 웃음]

275
00:16:34,243 --> 00:16:36,620
이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

276
00:16:36,704 --> 00:16:38,163
순양도 동참하셔야죠

277
00:16:40,708 --> 00:16:44,003
각하께선 회장님께
기회를 드리고 싶어 하십니다

278
00:16:46,964 --> 00:16:48,215
[한숨]

279
00:16:51,427 --> 00:16:52,678
[한숨]

280
00:16:52,761 --> 00:16:54,388
이 실장아

281
00:16:54,471 --> 00:16:55,639
(항재) 예

282
00:16:57,641 --> 00:16:59,268
(양철) 니 알고 있었나?

283
00:17:00,561 --> 00:17:04,440
여 청개와 집 실장님은
알고 계셨다 카는데

284
00:17:06,108 --> 00:17:07,735
[의미심장한 음악]

285
00:17:11,864 --> 00:17:15,075
이 훈장, 이기

286
00:17:16,410 --> 00:17:18,120
후불제라

287
00:17:20,289 --> 00:17:22,374
수금하러 오셨다 카네

288
00:17:25,419 --> 00:17:26,628
그래

289
00:17:30,215 --> 00:17:32,634
얼매에 쳐드리면 되겠습니까?

290
00:17:47,566 --> 00:17:52,946
(소년) ♪ 그대의 창문은
열릴 줄 모르니 ♪

291
00:17:53,572 --> 00:17:57,993
♪ 사랑의 달빛으로
노크를 해야지 ♪

292
00:18:00,120 --> 00:18:01,497
멋있네

293
00:18:14,176 --> 00:18:18,847
♪ 오, 오, 오, 내 사랑 ♪

294
00:18:18,931 --> 00:18:21,850
♪ 바람결에 창을… ♪

295
00:18:21,934 --> 00:18:23,185
아유, 씨

296
00:18:23,268 --> 00:18:24,812
[무거운 효과음]

297
00:18:41,286 --> 00:18:42,287
[거친 숨소리]

298
00:18:43,956 --> 00:18:45,707
진성준 부회장?

299
00:18:49,837 --> 00:18:51,463
[놀란 숨소리]

300
00:18:51,547 --> 00:18:52,464
[툭 떨구는 소리]

301
00:18:52,548 --> 00:18:53,841
[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
302
00:18:53,924 --> 00:18:56,301
(영기) 요즘 돈 되는 영화
뻔하잖아

303
00:18:56,385 --> 00:18:57,553
홍콩 애들이 총 쏘거나

304
00:18:57,636 --> 00:18:58,554
(동기) '영웅본색'?

305
00:18:58,637 --> 00:19:00,222
(영기) 미국 애들이 전쟁하거나

306
00:19:00,305 --> 00:19:01,390
(동기) '플래툰'

307
00:19:01,473 --> 00:19:03,225
(영기) 윤기 넌 어느 쪽이냐?

308
00:19:03,725 --> 00:19:06,228
프랑스 애들이 기도하는 얘기예요

309
00:19:06,311 --> 00:19:07,688
'사탄의 태양 아래'라고

310
00:19:08,397 --> 00:19:11,358
(동기) 너는 영화 한다는 애가
왜 숙박업을 하려 그래?

311
00:19:11,900 --> 00:19:12,985
관객들 다 재울 거야?

312
00:19:13,068 --> 00:19:15,154
[동기의 웃음]
[피식 웃는다]

313
00:19:15,237 --> 00:19:17,739
(어린 형준) 아빠, 아빠, 아빠
사고 쳤어

314
00:19:17,823 --> 00:19:18,657
2층

315
00:19:21,743 --> 00:19:22,995
[어린 성준의 한숨]

316
00:19:29,960 --> 00:19:32,421
(어린 성준) 이 도자기
네가 깬 거다, 꼬맹아

317
00:19:33,297 --> 00:19:34,381
[의미심장한 음악]

318
00:19:34,464 --> 00:19:36,425
지금 이 방엔 우리 둘밖에 없어

319
00:19:36,508 --> 00:19:37,885
네가 무슨 말을 해도

320
00:19:38,510 --> 00:19:40,596
사람들은 너보다는 날 믿을 거야

321
00:19:41,638 --> 00:19:42,973
왜?

322
00:19:43,056 --> 00:19:44,308
난 순양의 상속자고

323
00:19:44,975 --> 00:19:46,768
할아버지는 무조건 내 편이니까

324
00:19:51,106 --> 00:19:52,441
[어린 도준이 피식 웃는다]

325
00:19:56,153 --> 00:19:57,154
[어린 성준의 헛웃음]

326
00:19:59,364 --> 00:20:00,699
(어린 성준) 웃어?

327
00:20:00,782 --> 00:20:02,701
어렸을 때부터
이렇게 엉망이었던 거야?

328
00:20:04,036 --> 00:20:04,995
뭐?

329
00:20:05,579 --> 00:20:07,539
- 이게 미쳤나, 이씨!
- (정래) 성준아!

330
00:20:07,623 --> 00:20:09,124
[정래의 다급한 숨소리]

331
00:20:09,208 --> 00:20:10,918
[정래가 놀란다]

332
00:20:11,001 --> 00:20:12,628
(정래) [놀라며] 야, 너, 너, 너

333
00:20:12,711 --> 00:20:14,796
- (정래) 너, 너, 너 괜찮니?
- (동기) 아, 뭐야?
[해인이 어린 도준을 걱정한다]

334
00:20:14,880 --> 00:20:16,673
(동기) 아, 이게 얼마짜리인데
이게…

335
00:20:16,757 --> 00:20:19,009
아니, 아버지가
제일 아끼는 백자를 이거…

336
00:20:19,635 --> 00:20:21,637
[정래의 놀란 숨소리]
(어린 성준) 이 자식이에요

337
00:20:21,720 --> 00:20:23,388
이 자식이
도자기 깨고 도망가는 걸

338
00:20:24,014 --> 00:20:25,098
제가 잡았어요

339
00:20:25,182 --> 00:20:27,184
- (동기) 아휴
- (윤기) 도준아

340
00:20:28,518 --> 00:20:30,020
성준이 말이 사실이니?

341
00:20:30,812 --> 00:20:32,689
[정래의 불쾌한 숨소리]

342
00:20:32,773 --> 00:20:35,692
(정래) 아, 잠깐, 서방님

343
00:20:35,776 --> 00:20:37,653
아, 진짜 좀 불편하네요

344
00:20:37,736 --> 00:20:39,821
아니, 뭐
그럼 우리 성준이가 지금

345
00:20:39,905 --> 00:20:41,865
거짓말이라도
하고 있다는 말씀이세요?

346
00:20:42,449 --> 00:20:44,117
우리 성준이가 어떤 애인데
그렇게 막 함부로…

347
00:20:44,201 --> 00:20:46,578
(어린 도준) 거짓말 맞아요

348
00:20:46,662 --> 00:20:48,413
[긴장되는 음악]
(영기) 뭐?

349
00:20:48,497 --> 00:20:50,082
너 그게 무슨 말이야?

350
00:20:50,165 --> 00:20:51,959
도자기는

351
00:20:55,295 --> 00:20:56,421
이 자식이 깼어요

352
00:20:59,341 --> 00:21:01,426
(어린 도준) 이 방에서
회장님 물건 훔치려다

353
00:21:02,386 --> 00:21:03,762
저한테 걸렸거든요

354
00:21:05,222 --> 00:21:06,598
[정래의 당황한 숨소리]

355
00:21:13,855 --> 00:21:15,524
[정래의 놀란 숨소리]

356
00:21:19,027 --> 00:21:20,487
[동기의 헛웃음]

357
00:21:20,570 --> 00:21:22,197
놀라서 도망치려다 그만…

358
00:21:22,281 --> 00:21:24,783
[정래와 해인이 놀란다]
(동기) 야, 야! 너

359
00:21:24,866 --> 00:21:26,076
(정래) 성준아!

360
00:21:26,159 --> 00:21:28,120
- (해인) 도준아, 도준아, 괜찮아?
- (양철) 뭐꼬?

361
00:21:28,870 --> 00:21:31,164
[가족들이 놀란다]
(정래) 아버님

362
00:21:31,248 --> 00:21:32,541
(동기) 성준이가…

363
00:21:33,375 --> 00:21:34,876
(어린 성준) 저 아니에요
할아버지

364
00:21:34,960 --> 00:21:36,545
제가 도자기 안 깼어요, 정말…

365
00:21:36,628 --> 00:21:38,046
(양철) 고마

366
00:21:39,631 --> 00:21:41,383
그 입 못 다무나?

367
00:21:45,554 --> 00:21:46,930
[긴장되는 음악]

368
00:21:47,014 --> 00:21:49,016
(현우) 1987년

369
00:21:49,099 --> 00:21:51,727
할아버님이신
진양철 선대 회장님의

370
00:21:51,810 --> 00:21:53,270
회갑연 때 일입니다

371
00:21:54,438 --> 00:21:56,273
(현우) 1987년

372
00:21:57,232 --> 00:21:59,276
진양철 회장

373
00:22:02,070 --> 00:22:02,988
회갑연

374
00:22:03,071 --> 00:22:04,072
(현우) 부회장님께선 그날

375
00:22:04,156 --> 00:22:06,450
할아버님이 아끼시던
고려청자를 깼고

376
00:22:07,159 --> 00:22:09,953
태어나서 처음으로 선대 회장님께
꾸중을 들어야만 했습니다

377
00:22:11,246 --> 00:22:13,081
(현우) 깨진 도자기?

378
00:22:14,499 --> 00:22:15,625
(양철) 성준이

379
00:22:16,835 --> 00:22:18,503
니가 뭐를 잘못했는지 아나?

380
00:22:21,715 --> 00:22:23,008
일로 온나

381
00:22:25,844 --> 00:22:27,471
앉아라

382
00:22:27,554 --> 00:22:28,930
[양철의 힘주는 소리]

383
00:22:31,725 --> 00:22:33,101
[양철의 한숨]

384
00:22:34,394 --> 00:22:37,773
이깟 종재기만 한
그릇이 아까버서가 아이라

385
00:22:39,232 --> 00:22:40,609
성준이 니는

386
00:22:41,193 --> 00:22:43,236
할아비의 뒤를 이어가

387
00:22:43,320 --> 00:22:45,822
이 순양의 주인이 될 아다

388
00:22:47,157 --> 00:22:48,742
응?

389
00:22:50,494 --> 00:22:53,080
니 말 한마디

390
00:22:53,663 --> 00:22:55,707
행동 하나하나에

391
00:22:56,583 --> 00:22:58,960
직원 10만 명의 밥줄이 걸려 있다

392
00:23:00,253 --> 00:23:04,216
니가 그눔아 가족들의
생명 줄이라 이 말이라

393
00:23:05,425 --> 00:23:06,635
[양철이 파편을 잘그랑 놓는다]

394
00:23:08,637 --> 00:23:10,097
그런 아가

395
00:23:10,180 --> 00:23:12,140
감정 조절도 제대로 몬 하고

396
00:23:12,766 --> 00:23:14,142
지 멋대로 설치는 게

397
00:23:15,435 --> 00:23:17,062
[차분한 음악]
[해인의 한숨]

398
00:23:18,063 --> 00:23:19,064
경영인

399
00:23:20,148 --> 00:23:21,525
경영인

400
00:23:22,234 --> 00:23:23,276
(양철) 경영인

401
00:23:24,361 --> 00:23:27,155
순양그룹의
후계자답지 못했기 때문이다

402
00:23:28,240 --> 00:23:31,243
순양그룹의 후계자

403
00:23:32,369 --> 00:23:34,413
답지 몬하기 때문인 기라

404
00:23:35,789 --> 00:23:37,082
[현우의 놀란 숨소리]

405
00:23:37,165 --> 00:23:40,043
(현우) 진양철 회장
자서전에서 본 그대로다

406
00:23:40,127 --> 00:23:41,837
(성준) 백자였어요, 윤 팀장

407
00:23:43,922 --> 00:23:46,091
내가 깨뜨린 우리 영감님 도자기

408
00:23:47,259 --> 00:23:49,511
그거 고려청자가 아니라 백자였어

409
00:23:49,594 --> 00:23:51,012
[긴장되는 음악]

410
00:23:54,057 --> 00:23:55,934
[어린 도준의 거친 숨소리]

411
00:23:57,561 --> 00:24:01,189
(현우) 모든 일들이
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

412
00:24:01,273 --> 00:24:02,941
똑같이 일어나고 있어

413
00:24:09,281 --> 00:24:11,283
[어린 도준의 다급한 숨소리]

414
00:24:16,746 --> 00:24:18,874
(현우) 내가 살아온
과거의 시간 그대로

415
00:24:19,499 --> 00:24:22,335
난 1987년의
대한민국에 와 있는 거야

416
00:24:22,419 --> 00:24:23,628
[강조되는 효과음]

417
00:24:23,712 --> 00:24:25,213
[현우의 떨리는 숨소리]

418
00:24:25,297 --> 00:24:26,715
그렇다면

419
00:24:28,300 --> 00:24:29,843
그런 거라면

420
00:24:55,243 --> 00:24:57,454
(손님1) 아이, 잘 먹었네, 가자고
[손님2가 호응한다]

421
00:24:58,371 --> 00:24:59,748
아이고

422
00:25:02,876 --> 00:25:03,793
잘 먹었습니다

423
00:25:03,877 --> 00:25:05,962
- (사장) 예, 맛있게 드셨어요?
- (손님1) 예
[문이 드르륵 열린다]

424
00:25:06,046 --> 00:25:08,048
- (사장) 조심히 가세요, 예
- (손님1) 예

425
00:25:08,131 --> 00:25:09,799
현민이?
[문이 드르륵 닫힌다]

426
00:25:11,384 --> 00:25:13,595
[차분한 음악]

427
00:25:14,429 --> 00:25:16,264
[사장이 그릇을 달그락 정리한다]

428
00:25:26,650 --> 00:25:28,026
[울먹이는 숨소리]

429
00:25:31,821 --> 00:25:33,156
엄마…

430
00:25:45,502 --> 00:25:47,546
- (현우 부) 현민아! 통닭
- (현우 모) 아빠다

431
00:25:47,629 --> 00:25:49,297
아빠!
[현우 부의 웃음]

432
00:25:49,381 --> 00:25:50,757
(현우 부) 아이고, 이놈

433
00:25:50,840 --> 00:25:53,760
(현우 모) 현민이는 좋겠네
아빠가 통닭도 사 주고

434
00:25:53,843 --> 00:25:55,720
(현민 부) 아빠가 좋아?
통닭이 좋아?

435
00:25:55,804 --> 00:25:56,888
(어린 현우 동생) 통닭

436
00:25:56,972 --> 00:25:58,265
[가족들의 웃음]

437
00:25:58,348 --> 00:25:59,849
[가족들이 화기애애하다]

438
00:25:59,933 --> 00:26:01,434
- (현우 부) 바빴어?
- (현우 모) 아, 괜찮아요

439
00:26:01,518 --> 00:26:03,645
(현우 부) 아빠보다 좋은 통닭

440
00:26:03,728 --> 00:26:05,188
[새가 지저귄다]

441
00:26:07,899 --> 00:26:09,109
[달칵 소리가 난다]

442
00:26:11,319 --> 00:26:13,989
(우 과장) 도련님
소재 파악 됐습니다

443
00:26:14,656 --> 00:26:16,616
우리도 곧 도착할 겁니다

444
00:26:17,409 --> 00:26:19,077
아, 고맙습니다, 우 과장님

445
00:26:20,036 --> 00:26:21,246
(윤기) 예

446
00:26:21,746 --> 00:26:22,872
[윤기가 수화기를 탁 놓는다]

447
00:26:22,956 --> 00:26:25,834
잘 있대, 걱정 안 해도 돼

448
00:26:25,917 --> 00:26:27,210
[해인의 안도하는 숨소리]

449
00:26:27,294 --> 00:26:28,878
(해인) 다행이야
[윤기의 한숨]

450
00:26:29,671 --> 00:26:30,964
[보글보글 끓는 소리]

451
00:26:32,257 --> 00:26:33,758
(현우 모) 어서 오세요

452
00:26:35,510 --> 00:26:36,928
[현우 모의 당황한 웃음]

453
00:26:38,513 --> 00:26:42,017
혼자니? 부모님 같이 안 오셨어?

454
00:26:45,478 --> 00:26:46,813
국밥

455
00:26:47,814 --> 00:26:48,857
주세요

456
00:26:51,443 --> 00:26:52,652
(현우 모) 그래

457
00:26:53,320 --> 00:26:54,863
저쪽에 앉아

458
00:27:21,556 --> 00:27:23,099
[애잔한 음악]

459
00:27:27,896 --> 00:27:29,689
[흐느낀다]

460
00:27:53,880 --> 00:27:55,131
(현우 모) 예, 어서 오…

461
00:27:55,674 --> 00:27:57,050
(해인) 도준아

462
00:27:58,593 --> 00:27:59,969
[해인의 걱정스러운 숨소리]

463
00:28:02,722 --> 00:28:04,516
여기서 뭐 하는 거야

464
00:28:04,599 --> 00:28:05,809
엄마 걱정했잖아

465
00:28:07,435 --> 00:28:08,436
[해인의 속상한 숨소리]

466
00:28:09,062 --> 00:28:11,189
일어나, 가자

467
00:28:12,482 --> 00:28:14,567
집에 가야지

468
00:28:16,194 --> 00:28:17,320
우리

469
00:28:18,321 --> 00:28:19,823
집에 가서 얘기하자

470
00:28:20,990 --> 00:28:22,242
응?

471
00:28:38,341 --> 00:28:39,801
[부스럭거리는 소리]

472
00:28:50,395 --> 00:28:52,230
[어린 도준이 흐느낀다]

473
00:28:59,487 --> 00:29:00,905
(해인) 왜 그래, 도준아?

474
00:29:01,531 --> 00:29:02,741
무슨 일이야?

475
00:29:06,077 --> 00:29:07,495
다행이에요

476
00:29:10,665 --> 00:29:12,876
엄마가 살아 있어서

477
00:29:14,502 --> 00:29:16,421
너무 다행이에요

478
00:29:18,173 --> 00:29:20,258
[어린 도준이 연신 흐느낀다]

479
00:29:23,553 --> 00:29:24,929
(해인) 엄마도

480
00:29:26,514 --> 00:29:28,475
도준이가 있어서

481
00:29:30,560 --> 00:29:32,604
엄마도 정말 다행이야

482
00:29:49,370 --> 00:29:52,665
어린 게 얼마나 무서웠으면
그 길로 줄행랑을 쳐, 그래

483
00:29:53,792 --> 00:29:55,210
[못마땅한 한숨]

484
00:29:55,293 --> 00:29:56,836
장하십니다

485
00:29:57,837 --> 00:30:01,591
아주 대단히 장하세요

486
00:30:03,676 --> 00:30:05,094
(필옥) 10년 만에 내 집에 찾아온

487
00:30:05,178 --> 00:30:07,764
아들자식이랑 손자를
그렇게 내쫓고도

488
00:30:07,847 --> 00:30:10,141
책이 들어와요, 눈에?

489
00:30:10,934 --> 00:30:13,186
(양철) 누가 아들이고
누가 손주고?

490
00:30:13,895 --> 00:30:16,689
내가 오늘 혼내킨 아는
우리 집 장손

491
00:30:16,773 --> 00:30:18,233
성준이 글마 하나다

492
00:30:18,858 --> 00:30:21,736
자식들 다 아롱이다롱이지

493
00:30:21,820 --> 00:30:24,781
저 하고 싶은 거
하고 사는 놈도 하나 있어야죠

494
00:30:24,864 --> 00:30:27,033
내 돈 갖고 밥 먹고
내 돈으로 공부했으면

495
00:30:27,116 --> 00:30:28,284
돈값을 해야지!

496
00:30:28,868 --> 00:30:30,870
내가 어디 뭐
손해나는 장사 하는 거 봤나?

497
00:30:33,373 --> 00:30:36,376
(양철) 니
윤기네 받자 하지 마래이

498
00:30:40,088 --> 00:30:41,756
다른 아들 본받는다

499
00:30:42,340 --> 00:30:43,800
[풀벌레 울음]

500
00:30:53,017 --> 00:30:54,018
[한숨]

501
00:30:56,563 --> 00:30:58,314
[차분한 음악]

502
00:31:01,359 --> 00:31:05,071
(현우) 오너 일가 중
내가 유일하게 알 수 없는 존재는

503
00:31:05,613 --> 00:31:06,739
나

504
00:31:06,823 --> 00:31:09,033
4-2, 진도준이다

505
00:31:10,201 --> 00:31:12,287
내가 진도준의 몸으로 살게 된 건

506
00:31:12,954 --> 00:31:14,330
빙의일까?

507
00:31:16,082 --> 00:31:17,250
[차 문이 달칵 열린다]

508
00:31:19,836 --> 00:31:21,337
[개가 왈왈 짖는다]

509
00:31:23,464 --> 00:31:25,550
- (어린 현우) 엄마
- (현우 모) 아유, 아들 왔어?

510
00:31:25,633 --> 00:31:27,302
(현우 모) [웃으며] 아유

511
00:31:27,385 --> 00:31:30,889
[현우 부가 장난친다]
아유, 하지 마, 하지 마

512
00:31:30,972 --> 00:31:33,308
아, 어떡해, 빨리 도망가
도망가, 도망가, 도망가, 도망가

513
00:31:33,391 --> 00:31:35,226
[현우 부가 계속 장난친다]

514
00:31:35,310 --> 00:31:37,770
형아 이겨라! 형아 이겨라!
[현우 부의 웃음]

515
00:31:37,854 --> 00:31:39,480
[가족들이 화기애애하다]

516
00:31:39,564 --> 00:31:41,274
(현우 부) 학교에서 뭐 했어? 응?

517
00:31:42,442 --> 00:31:44,068
(현우) 아니면 시간 여행?

518
00:31:44,777 --> 00:31:47,238
그도 아니면 환생?

519
00:31:47,947 --> 00:31:49,490
어느 쪽인 걸까?

520
00:31:49,574 --> 00:31:51,326
[노크 소리]
[문이 달칵 열린다]

521
00:31:55,788 --> 00:31:57,165
[문이 탁 닫힌다]

522
00:31:57,248 --> 00:31:58,374
안 자고 뭐 해?

523
00:31:59,542 --> 00:32:01,085
(해인) 늦었는데

524
00:32:02,587 --> 00:32:04,005
[해인이 살짝 웃는다]

525
00:32:04,088 --> 00:32:05,173
도준이

526
00:32:05,882 --> 00:32:07,926
오늘 많이 힘들었지?

527
00:32:15,850 --> 00:32:17,018
[해인의 생각하는 소리]

528
00:32:20,730 --> 00:32:22,023
엄마도

529
00:32:22,941 --> 00:32:24,442
처음엔 너랑 똑같았어

530
00:32:26,277 --> 00:32:28,571
'내가 왜 여기 와 있나'

531
00:32:28,655 --> 00:32:31,199
'나랑 전혀 다른 세계 사람들인데'

532
00:32:32,367 --> 00:32:36,204
이해도 안 가고 답답하기만 했어

533
00:32:37,246 --> 00:32:39,248
나랑 똑같았다고요?

534
00:32:41,584 --> 00:32:43,836
- 그럼…
- (해인) 낯설고

535
00:32:44,462 --> 00:32:45,505
두렵고

536
00:32:46,297 --> 00:32:47,590
[잔잔한 음악]
(해인) 불편하고

537
00:32:48,591 --> 00:32:52,345
아빠랑 결혼한 걸 후회할 뻔했지

538
00:32:54,764 --> 00:32:56,015
지금은

539
00:32:56,766 --> 00:32:58,017
견딜 만해

540
00:33:00,395 --> 00:33:03,982
그 사람들하고 가족이 된 이유를

541
00:33:04,816 --> 00:33:05,817
찾았거든

542
00:33:07,193 --> 00:33:08,736
가족이 된 이유요?

543
00:33:09,320 --> 00:33:10,571
너랑

544
00:33:11,239 --> 00:33:12,115
형준이

545
00:33:13,616 --> 00:33:15,034
(해인) 우리 도준이도

546
00:33:16,035 --> 00:33:19,789
언젠가 그 이유 꼭 찾게 될 거야

547
00:33:28,881 --> 00:33:30,091
[해인의 한숨]

548
00:33:31,259 --> 00:33:32,885
[새가 지저귄다]

549
00:33:39,475 --> 00:33:42,061
(항재) 덤핑 경쟁에 나선 종목이
64K D램입니다

550
00:33:43,021 --> 00:33:46,107
[양철의 한숨]
우리 순양반도체가
이달부터 수출하기 시작한

551
00:33:47,025 --> 00:33:49,027
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
미국과 일본이

552
00:33:49,110 --> 00:33:51,654
우리 반값도 안 되는 가격으로
덤핑 공세에 나서면

553
00:33:51,738 --> 00:33:55,116
순양반도체는 시장 경쟁력이
전혀 없습니다, 회장님

554
00:33:58,036 --> 00:33:59,370
지금

555
00:33:59,454 --> 00:34:00,496
[안경을 툭 놓는다]

556
00:34:00,580 --> 00:34:01,998
뉴욕이 몇 시고?

557
00:34:03,666 --> 00:34:05,043
(항재) 밤 9시입니다

558
00:34:05,126 --> 00:34:06,753
뉴욕 나가 있는 게 임필성이가?

559
00:34:06,836 --> 00:34:08,713
임 지사장
유선 보고 드리라고 하겠습니다

560
00:34:08,796 --> 00:34:10,631
(양철) 어데, 어데, 어데, 잠 깬다

561
00:34:11,966 --> 00:34:14,010
일나면 팩스나 한 장 보내라 캐라

562
00:34:14,594 --> 00:34:16,012
(항재) 팩스라시면 어떤…

563
00:34:16,095 --> 00:34:17,221
(양철) 사표

564
00:34:17,305 --> 00:34:18,806
(항재) 네?
[무거운 음악]

565
00:34:24,729 --> 00:34:26,272
(양철) 내 목에

566
00:34:26,355 --> 00:34:30,109
칼이 들어온다는 거를
저 신문을 보고 알았다

567
00:34:33,029 --> 00:34:34,989
이기 말이 되나?

568
00:34:37,075 --> 00:34:39,994
글마 그거 미국에
햄버거 묵으러 갔다

569
00:34:40,953 --> 00:34:43,331
햄버거값 그만 줄란다
[노크 소리]

570
00:34:45,458 --> 00:34:46,501
(영기) 뉴스 봤습니다, 아버지

571
00:34:46,584 --> 00:34:50,755
(동기) 아니, 3불에 팔던 D램을
미국은 1불 80에 팔고

572
00:34:50,838 --> 00:34:53,674
일본 애들은 한술 더 떠서
30센트에 팔겠다고…

573
00:34:53,758 --> 00:34:56,803
[한숨 쉬며] 우리가 일본이랑
똑같은 가격 책정한다고 해도

574
00:34:56,886 --> 00:35:00,723
올 한 해만 적자가
1,300억입니다, 1,300억

575
00:35:00,807 --> 00:35:02,225
(영기) 이건 완전히

576
00:35:02,308 --> 00:35:04,185
고래 싸움에
새우 등 터지는 격입니다

577
00:35:04,268 --> 00:35:05,770
(동기) 반도체

578
00:35:06,896 --> 00:35:08,231
접죠, 그만

579
00:35:08,815 --> 00:35:10,525
(항재) 그러기엔
너무 멀리 왔습니다

580
00:35:10,608 --> 00:35:11,609
초기 투자 비용만 해도…

581
00:35:11,692 --> 00:35:13,402
(동기) 초기 투자 비용만
잃고 말자고요

582
00:35:14,904 --> 00:35:16,739
밑 빠진 독에 물 대지 말고

583
00:35:17,824 --> 00:35:20,034
영진반도체도 두 손 들었어요

584
00:35:20,618 --> 00:35:22,328
일본이랑 매각 협상 한답니다

585
00:35:24,163 --> 00:35:27,375
아버지 저희한테
늘 하시는 말씀 있잖아요

586
00:35:28,376 --> 00:35:29,836
돈 됩니까, 반도체?

587
00:35:33,172 --> 00:35:35,716
"정심재"

588
00:35:40,721 --> 00:35:42,849
(필옥) 아니, 웬일이냐
네가 이 시간에?
[문이 탁 닫힌다]

589
00:35:43,683 --> 00:35:46,936
어제 일로 심려를 끼쳐
죄송했습니다

590
00:35:50,148 --> 00:35:51,357
[정래가 피식 웃는다]

591
00:35:51,941 --> 00:35:53,943
할아버지께 사죄드리러 왔습니다

592
00:35:54,026 --> 00:35:55,069
[필옥의 웃음]

593
00:35:55,153 --> 00:35:58,072
(필옥) 원, 녀석
속에 영감이 들었나

594
00:35:58,156 --> 00:35:59,824
어른스럽기는

595
00:35:59,907 --> 00:36:02,910
가자, 할아버지 2층 서재에 계신다

596
00:36:09,125 --> 00:36:10,376
[정래의 한숨]

597
00:36:10,459 --> 00:36:12,712
(정래) 애가 애다운 맛이 있어야지

598
00:36:13,421 --> 00:36:16,924
순진하신 건지
총기가 흐려지시는 건지

599
00:36:17,008 --> 00:36:18,676
(정래) [툭 치며] 동서

600
00:36:18,759 --> 00:36:20,094
어머님이요

601
00:36:20,178 --> 00:36:21,179
(정래) 아아

602
00:36:21,929 --> 00:36:23,306
(지나) 아니, 보면 몰라요?

603
00:36:23,389 --> 00:36:26,184
아빠가 불러 준 대로
달달달 외워 온 말투잖아요

604
00:36:26,267 --> 00:36:28,019
40대 아저씨 말투

605
00:36:30,813 --> 00:36:32,106
(필옥) 여기서 기다리면은

606
00:36:32,732 --> 00:36:35,443
할아버지 말씀
끝나시고 나오실 거다

607
00:36:35,526 --> 00:36:37,069
심심하면 TV 보고

608
00:36:37,153 --> 00:36:38,696
- (어린 도준) 네
- (필옥) 응

609
00:36:44,327 --> 00:36:45,828
"후보 단일화 두 김씨 계속 이견"

610
00:36:45,912 --> 00:36:47,413
"두 김씨 단일화 협상 막판 진통"

611
00:36:48,873 --> 00:36:50,374
[다가오는 발걸음]

612
00:36:55,588 --> 00:36:57,715
(화영) 대선 자금 배달책으로 가서

613
00:36:57,798 --> 00:37:00,092
어르신한테 눈도장부터 찍어

614
00:37:00,676 --> 00:37:01,761
(창제) 응?

615
00:37:02,678 --> 00:37:04,764
(화영) 내년 4월이 총선인데

616
00:37:05,598 --> 00:37:06,641
공천받아야지

617
00:37:08,559 --> 00:37:10,061
[창제의 깨닫는 탄성]

618
00:37:10,144 --> 00:37:11,854
(창제) 아, 어쩜 자기는 이렇게
모르는 게 없어?

619
00:37:11,938 --> 00:37:14,106
역시 아버님을 쏙 빼닮았다니까

620
00:37:15,399 --> 00:37:16,776
[문이 달칵 열린다]

621
00:37:19,654 --> 00:37:21,447
어제 청와대에서 다녀갔다면서요?

622
00:37:22,114 --> 00:37:23,908
노태우 후보한테
대선 자금 지원하래요?

623
00:37:24,659 --> 00:37:25,868
[문이 탁 닫힌다]

624
00:37:27,245 --> 00:37:29,538
[항재의 당혹스러운 숨소리]
(화영) 이 실장님

625
00:37:29,622 --> 00:37:32,333
귀만 있고 입은 없는 사람이잖아요

626
00:37:32,416 --> 00:37:34,877
나 아버지 딸이에요
그만한 감도 없을까 봐요?

627
00:37:35,544 --> 00:37:37,338
(양철) [피식 웃으며] 싱겁기는

628
00:37:37,421 --> 00:37:38,589
앉아라

629
00:37:39,715 --> 00:37:40,925
자네도 앉아라

630
00:37:42,760 --> 00:37:44,929
(화영) 청와대로 불러들이지 않고

631
00:37:45,012 --> 00:37:47,139
여기까지 친히 왕림했다는 건

632
00:37:47,223 --> 00:37:48,641
판세가 기울었다

633
00:37:49,141 --> 00:37:51,394
노태우 후보가
열세라는 뜻 아니겠어요?

634
00:37:51,477 --> 00:37:54,146
(영기) 하긴 군부 독재 갈아엎자고

635
00:37:54,230 --> 00:37:56,065
봄부터 그 난리 치며
데모들을 했는데

636
00:37:56,148 --> 00:37:58,776
육사 출신을
또 대통령으로 뽑겠어요?

637
00:37:58,859 --> 00:38:01,362
집단적으로 기억 상실증에
걸린다면 모를까

638
00:38:01,946 --> 00:38:03,739
(동기) 양 김 단일화 시간문제고

639
00:38:03,823 --> 00:38:05,866
이번에 정권 교체 될 겁니다
아버지

640
00:38:05,950 --> 00:38:07,743
(화영) 그래서 말인데요

641
00:38:07,827 --> 00:38:11,122
대선 자금
지금이 골든 타임 아니에요?

642
00:38:11,205 --> 00:38:13,541
DJ랑 YS 중에
더 유력한 후보한테…

643
00:38:13,624 --> 00:38:14,792
그게 누고?

644
00:38:15,668 --> 00:38:17,086
유력한 후보가?

645
00:38:17,169 --> 00:38:18,754
(동기) 당연히 DJ죠, 아버지

646
00:38:18,838 --> 00:38:21,882
직선제 이끌어 낸 대학생 협의회랑
시민 단체가 추대한

647
00:38:21,966 --> 00:38:23,134
범국민 후보잖아요

648
00:38:23,217 --> 00:38:25,052
[화영의 웃음]

649
00:38:25,136 --> 00:38:27,596
(화영) 작은 오빠는
정치를 하면 안 되겠다

650
00:38:27,680 --> 00:38:30,558
DJ가 아니라 YS한테 줘야죠

651
00:38:30,641 --> 00:38:32,226
DJ는 호불호가 갈려서 안 돼요

652
00:38:32,310 --> 00:38:35,354
양측이 접전일 때는
비호감이 없는 쪽이 이긴다고요

653
00:38:35,438 --> 00:38:36,856
[동기의 웃음]

654
00:38:36,939 --> 00:38:38,941
(동기) DJ 비호감인 건
너 개인 사정 아니니?

655
00:38:40,067 --> 00:38:40,985
김대중 고문이

656
00:38:41,068 --> 00:38:45,114
최 서방 공안 검사 출신이라고
공천 반대했다고 그러던데

657
00:38:45,948 --> 00:38:47,825
(화영) 최 서방 얘기가
여기서 왜 나와요?

658
00:38:47,908 --> 00:38:49,869
나는 지금 그룹의 앞날을
걱정하는 건데?

659
00:38:50,494 --> 00:38:51,787
[동기의 웃음]

660
00:38:51,871 --> 00:38:53,873
- 아버지!
- (양철) 시끄럽다, 고마

661
00:38:53,956 --> 00:38:54,999
[화영의 못마땅한 숨소리]

662
00:38:55,082 --> 00:38:57,877
(창제) 죄송합니다, 장인어른
심려를 끼쳐 드렸습니다

663
00:38:58,461 --> 00:39:00,087
- 이 실장
- (항재) 예, 회장님

664
00:39:00,171 --> 00:39:01,797
그, 지지율 조사 말이다

665
00:39:02,381 --> 00:39:04,759
순양경제연구소에 함 시켜 봐라

666
00:39:05,801 --> 00:39:08,179
내 돈 받아묵을 자격이
누구한테 있다 카는지

667
00:39:08,929 --> 00:39:10,222
알겠습니다

668
00:39:11,766 --> 00:39:13,351
(양철) 뭐 하노? 안 나가고

669
00:39:13,434 --> 00:39:14,769
[문이 달칵 열린다]

670
00:39:15,561 --> 00:39:16,729
[동기의 한숨]

671
00:39:16,812 --> 00:39:17,938
(동기) 어?

672
00:39:18,022 --> 00:39:19,774
(영기) 너 윤기 아들 아니냐?

673
00:39:19,857 --> 00:39:20,983
(어린 도준) 어제 일로

674
00:39:21,067 --> 00:39:23,027
할아버지께
용서를 구하러 왔습니다

675
00:39:23,778 --> 00:39:24,695
[영기와 동기의 웃음]

676
00:39:24,779 --> 00:39:26,697
(동기) 이야, 윤기 이 자식 이거

677
00:39:26,781 --> 00:39:28,824
어려서부터
의뭉스러운 데가 있더니

678
00:39:29,408 --> 00:39:32,119
10년 동안 드나들지도 않다가
애를 앞세워 가지고

679
00:39:32,203 --> 00:39:34,121
출근 도장을 찍네?
[동기의 웃음]

680
00:39:34,205 --> 00:39:36,624
(화영) 부모가 가란다고
혼자서 여기를 와?

681
00:39:36,707 --> 00:39:38,751
[피식 웃으며] 피는 못 속이네

682
00:39:39,418 --> 00:39:41,379
인물 좋지, 계산도 빠르지

683
00:39:43,881 --> 00:39:46,342
(항재) 막내 아드님 자제분이
회장님 뵈러 와 있습니다

684
00:39:47,093 --> 00:39:49,011
내 아들이 여 말고 또 있었드나?

685
00:39:50,471 --> 00:39:52,765
(항재) 알아듣게 얘기해서
돌려보내겠습니다

686
00:39:55,976 --> 00:39:58,062
(동기) 따라와, 내려가자
[문이 탁 닫힌다]

687
00:39:59,647 --> 00:40:01,607
할아버지께 말씀드려 주세요

688
00:40:02,608 --> 00:40:03,901
어제 깨진

689
00:40:04,527 --> 00:40:05,986
도자기값을 하러 왔다고요

690
00:40:06,779 --> 00:40:08,656
[동기의 어이없는 웃음]

691
00:40:08,739 --> 00:40:09,949
(동기) 인마, 안 돼!

692
00:40:10,032 --> 00:40:12,326
자식이, 이게 아주, 너

693
00:40:12,410 --> 00:40:14,995
너 그 도자기, 너
가격이나 알고 하는 소리야?

694
00:40:15,788 --> 00:40:16,956
다섯 장?

695
00:40:17,623 --> 00:40:20,251
(어린 도준) 아무리 비싸도
그 이상은 하지 않을 텐데요

696
00:40:20,334 --> 00:40:21,627
(동기) 다섯 장?

697
00:40:21,710 --> 00:40:23,295
뭐, 5천 원?
[화영의 웃음]

698
00:40:23,379 --> 00:40:24,505
뭐, 5만 원?

699
00:40:24,588 --> 00:40:26,715
[화영의 웃음]

700
00:40:27,466 --> 00:40:28,884
50억

701
00:40:28,968 --> 00:40:30,136
[긴장되는 음악]

702
00:40:30,803 --> 00:40:32,263
50, 50억?

703
00:40:36,684 --> 00:40:39,687
대선 자금이면
그 정도 하는 거 아닌가요?

704
00:40:40,479 --> 00:40:42,064
[동기와 영기의 헛웃음]

705
00:40:42,815 --> 00:40:44,525
(항재) 대선 자금?

706
00:40:46,610 --> 00:40:48,237
(어린 도준) 할아버지께
말씀드려 주세요

707
00:40:49,029 --> 00:40:52,491
저라면 대선 자금은
노태우 쪽에 걸겠다고

708
00:40:56,036 --> 00:40:58,831
대통령은
노태우 후보가 될 테니까요

709
00:41:02,251 --> 00:41:05,296
너 여기서 어른들 얘기를
엿들은 거냐?

710
00:41:05,963 --> 00:41:08,174
(영기) 어디서
본 바 없이 자란 티를 내?

711
00:41:08,883 --> 00:41:10,801
너 부모가 널 그렇게 가르쳤어?

712
00:41:10,885 --> 00:41:12,303
[어린 도준이 피식 웃는다]

713
00:41:12,386 --> 00:41:15,431
자식에게 그런 무례를
가르치는 부모는 없을 겁니다

714
00:41:16,140 --> 00:41:18,434
할아버지의 애장품을 도둑질하라고

715
00:41:18,517 --> 00:41:19,727
가르치는 부모가 없는 것처럼

716
00:41:19,810 --> 00:41:21,854
- (항재) [작게] 도준 군
- (영기) [버럭 하며] 뭐?

717
00:41:23,689 --> 00:41:26,025
(화영) 큰오빠, 늙나 보다

718
00:41:26,108 --> 00:41:29,236
어린애를 상대로
뭘 그렇게 노여워하우?

719
00:41:29,320 --> 00:41:31,864
신문 좀 읽고
어른 흉내 좀 내 본 애한테

720
00:41:32,364 --> 00:41:34,617
DJ랑 YS가 단일화만 하면

721
00:41:34,700 --> 00:41:36,368
노태우 후보가 어떻게 이겨요

722
00:41:36,452 --> 00:41:38,245
절대로 못 이기지

723
00:41:38,329 --> 00:41:39,622
단일화?

724
00:41:40,915 --> 00:41:43,584
그 두 사람이 단일화에
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보세요?

725
00:41:51,800 --> 00:41:53,469
전 아니라서

726
00:41:56,514 --> 00:41:59,141
도자기값은 다 치른 거 같은데요

727
00:41:59,225 --> 00:42:01,310
그럼 가 보겠습니다

728
00:42:02,853 --> 00:42:04,104
(동기) 어이구

729
00:42:04,897 --> 00:42:06,232
[동기의 헛웃음]

730
00:42:06,315 --> 00:42:08,025
[동기의 탄성]

731
00:42:08,108 --> 00:42:10,778
아이고, 애 똘똘하게 잘 키웠네

732
00:42:11,737 --> 00:42:13,364
아, 미안해
[동기의 웃음]

733
00:42:13,447 --> 00:42:14,573
아이, 말도 안 되지

734
00:42:15,157 --> 00:42:17,117
단일화 바라는 여론이
이렇게 뜨거운데, 뭐

735
00:42:17,201 --> 00:42:19,286
설마 민심을 배반하겠어?

736
00:42:19,870 --> 00:42:21,413
YS와 DJ

737
00:42:21,497 --> 00:42:24,625
(영기) 민주화를 위해
헌신해 왔다는 명분으로

738
00:42:24,708 --> 00:42:26,293
여기까지 온 거야

739
00:42:27,253 --> 00:42:29,922
정치생명을 건 도박 따위는
하지 않을 거다

740
00:42:30,923 --> 00:42:32,967
(동기) 그러니까
[동기의 웃음]

741
00:42:34,885 --> 00:42:37,555
어, 우 과장
회장님 손자분 집에 모셔다드려요

742
00:42:40,391 --> 00:42:41,392
(주련) 실장님

743
00:42:41,475 --> 00:42:43,477
대선 관련해서
뉴스 속보가 떴습니다

744
00:42:44,270 --> 00:42:45,688
확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

745
00:42:46,647 --> 00:42:47,690
(화영) 무슨 일이에요?

746
00:42:49,733 --> 00:42:51,944
(TV 속 앵커1) 민주당의
김영삼 총재와 김대중 고문은
[무거운 음악]

747
00:42:52,027 --> 00:42:55,656
오늘 합의에 의한
후보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

748
00:42:55,739 --> 00:42:57,950
김 고문이 경선에 의한

749
00:42:58,534 --> 00:43:01,495
전당 대회 개최를 반대하는 입장을
분명히 밝힘으로써

750
00:43:01,579 --> 00:43:04,665
두 김씨의 동시 출마가
확실해지고 있습니다

751
00:43:04,748 --> 00:43:06,000
(동기) 아버지!

752
00:43:06,083 --> 00:43:08,002
(TV 속 기자1) 오늘 다시 만난
김영삼 총재와 김대중 고문은

753
00:43:08,085 --> 00:43:09,253
(동기) 아버지! 아…

754
00:43:09,336 --> 00:43:10,963
(TV 속 기자1) 후보 단일화
협상을 벌였으나

755
00:43:11,046 --> 00:43:12,840
막판 협상에 실패했습니다

756
00:43:12,923 --> 00:43:16,051
김 고문이 회답을 하기로 한
다음 주 월요일까지

757
00:43:16,135 --> 00:43:18,762
결별의 시한을
일단 연장시키는 선에서

758
00:43:18,846 --> 00:43:20,681
오늘 회담을 마무리 지었습니다

759
00:43:20,764 --> 00:43:21,974
[자동차 시동음]

760
00:43:22,600 --> 00:43:24,643
(주련) 우 과장님
스톱, 스톱, 스톱!

761
00:43:29,398 --> 00:43:30,357
[주련의 가쁜 숨소리]

762
00:43:30,441 --> 00:43:32,276
회장님이
회장님이 오라고 하십니다

763
00:43:33,152 --> 00:43:34,570
지금 바로

764
00:43:38,324 --> 00:43:39,575
말해 봐라

765
00:43:41,118 --> 00:43:42,786
단일화 깨질 거 우예 알았노?

766
00:43:43,996 --> 00:43:46,457
저라면 양보 못 했을 테니까요

767
00:43:47,082 --> 00:43:48,500
(어린 도준) 욕심이 나서

768
00:43:49,209 --> 00:43:51,795
같은 반 친구 세 명이
반장 선거에 나가면

769
00:43:52,421 --> 00:43:54,548
1등과 2등은 결코 손잡지 않아요

770
00:43:55,215 --> 00:43:57,426
결국 1등을 하는 건
자기라고 생각하니까

771
00:43:58,469 --> 00:44:01,889
대신 상대를 떨어트리기 위해
최선을 다하죠

772
00:44:02,598 --> 00:44:05,267
서로 흉을 보고 싸우기도 하고

773
00:44:05,851 --> 00:44:08,896
선생님과 친구들은 1등과 2등이

774
00:44:08,979 --> 00:44:11,315
사실은 자격이 없었다는 걸
깨닫게 될걸요?

775
00:44:12,149 --> 00:44:14,568
그렇게 사이좋게
서로 끌어내린 덕분에

776
00:44:14,652 --> 00:44:18,072
가장 가능성이 없던 3등이
1등이 되는 거죠

777
00:44:18,864 --> 00:44:19,948
어부지리네?

778
00:44:21,033 --> 00:44:23,869
(양철) 어부지리로
3등인 노태우가 대통령이 된다

779
00:44:24,495 --> 00:44:27,289
대선 자금은 노태우한테 줘라

780
00:44:27,373 --> 00:44:28,624
맞나?

781
00:44:30,542 --> 00:44:33,921
저라면 3등이 1등이 되기 전에
빨리 주겠어요

782
00:44:34,630 --> 00:44:37,841
그것도 상대가 생각하는 돈보다
훨씬 많이

783
00:44:39,218 --> 00:44:42,596
(어린 도준) 3등일 때 주면
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겠지만

784
00:44:42,680 --> 00:44:44,390
1등이 된 다음에 주면

785
00:44:44,973 --> 00:44:47,017
그땐 당연하다고 생각할 테니까요

786
00:44:51,689 --> 00:44:53,107
[양철의 한숨]

787
00:44:55,150 --> 00:44:56,402
이 실장

788
00:44:57,069 --> 00:44:58,320
(항재) 예, 회장님

789
00:44:58,404 --> 00:45:01,073
(양철) 우 과장한테
차 대기시키라 캐라

790
00:45:01,657 --> 00:45:03,158
(항재) 알겠습니다

791
00:45:04,827 --> 00:45:06,120
[항재가 수화기를 달칵 든다]

792
00:45:06,203 --> 00:45:07,162
(양철) 봐라

793
00:45:07,246 --> 00:45:09,206
(항재) [작게] 우 과장
차 대기시켜요

794
00:45:09,915 --> 00:45:11,458
니 하나만 더 대답해 봐라

795
00:45:12,126 --> 00:45:15,170
도자기값은 이미 다
치른 거 같은데요? 할아버지

796
00:45:16,130 --> 00:45:18,090
그, 어려운 거 아이다
퀴즈다, 퀴즈

797
00:45:18,173 --> 00:45:21,385
정답 맞히면 상금도 있겠네요?

798
00:45:21,468 --> 00:45:22,428
퀴즈니까

799
00:45:25,180 --> 00:45:26,807
[양철의 웃음]

800
00:45:28,434 --> 00:45:31,228
(양철) 공짜는 내도 싫다, 어

801
00:45:31,770 --> 00:45:33,105
[양철이 숨을 들이켠다]

802
00:45:33,188 --> 00:45:36,442
그, 1등하고 2등이 싸워서
3등이 이기는 걸 갖다가

803
00:45:36,525 --> 00:45:37,985
어부지리라 캤다, 맞나?

804
00:45:39,153 --> 00:45:40,821
반대로 이런 속담도 있다

805
00:45:40,904 --> 00:45:43,323
'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'

806
00:45:45,075 --> 00:45:46,660
그라믄

807
00:45:46,744 --> 00:45:47,953
새우가

808
00:45:48,912 --> 00:45:52,166
어부지리로 고래를
이길 방도는 없겠나?

809
00:45:54,001 --> 00:45:55,836
[의미심장한 음악]

810
00:45:58,297 --> 00:45:59,590
[양철의 한숨]

811
00:46:05,387 --> 00:46:06,555
[피식 웃는다]

812
00:46:07,222 --> 00:46:09,016
아이, 뭐, 보통 아들하고 똑같구먼

813
00:46:23,071 --> 00:46:24,072
(동기) 인마

814
00:46:24,990 --> 00:46:26,241
일로 와 봐

815
00:46:30,537 --> 00:46:31,872
[동기의 어이없는 웃음]

816
00:46:32,790 --> 00:46:33,707
너

817
00:46:34,875 --> 00:46:36,293
단일화 안 될 거 어떻게 알았니?

818
00:46:37,753 --> 00:46:39,296
윤기, 아니

819
00:46:40,297 --> 00:46:41,840
너희 아버지가 그렇게 말하디?

820
00:46:46,470 --> 00:46:47,429
형이 그러던데?

821
00:46:48,514 --> 00:46:49,681
(동기) 형이?

822
00:46:50,516 --> 00:46:52,684
(어린 도준) 이럴 땐
이렇게 하는 거라고

823
00:46:53,352 --> 00:46:56,313
[성대모사를 하며] 척 보면 압니다

824
00:46:57,022 --> 00:46:57,940
뭐야, 이거는?

825
00:46:58,023 --> 00:47:00,400
(창제) 황기순 씨 유행어입니다

826
00:47:00,484 --> 00:47:01,610
(동기) 황기…

827
00:47:01,693 --> 00:47:03,987
인마! 자식이
이게 어른한테, 이게

828
00:47:04,071 --> 00:47:05,280
[새들이 지저귄다]

829
00:47:06,114 --> 00:47:09,827
(양철) 새우가 고래를 이기는 법이
있을 것 같나?

830
00:47:10,494 --> 00:47:13,080
(항재) 반도체가
포기가 안 되나 봅니다, 회장님

831
00:47:15,499 --> 00:47:17,876
내가 와 반도체 고집하는지 아나?

832
00:47:20,712 --> 00:47:22,089
지난여름

833
00:47:22,172 --> 00:47:25,300
(양철) 옥포에서 울산에서
창원에서

834
00:47:26,093 --> 00:47:29,179
우리 공장 아들이 머리띠 묶고

835
00:47:29,721 --> 00:47:31,890
포클레인, 굴삭기 앞세워가

836
00:47:32,516 --> 00:47:33,600
임금 올려 달라

837
00:47:34,268 --> 00:47:35,978
노동조합 허락해 달라

838
00:47:36,061 --> 00:47:37,479
내한테 달려들 때

839
00:47:39,273 --> 00:47:40,482
내는

840
00:47:41,441 --> 00:47:42,818
머릿속으로

841
00:47:44,820 --> 00:47:47,114
딱 하나만 생각했다

842
00:47:49,950 --> 00:47:51,368
사람 장사는

843
00:47:52,077 --> 00:47:53,412
이제 끝이다

844
00:47:53,954 --> 00:47:55,247
(항재) 그라모?

845
00:47:55,330 --> 00:47:56,582
앞으로는

846
00:47:57,875 --> 00:48:00,210
기술 장사 해야 먹고 산다

847
00:48:03,338 --> 00:48:04,590
반도체는

848
00:48:05,257 --> 00:48:07,926
우리 순양의 미래 먹거리다

849
00:48:10,888 --> 00:48:13,098
뭐, 반도체가 돈이 되냐꼬?

850
00:48:15,392 --> 00:48:16,560
[양철의 답답한 한숨]

851
00:48:17,394 --> 00:48:20,105
그게 내 눈에만 보이는 기가?

852
00:48:22,733 --> 00:48:25,861
우예 이 늙은이만큼
생각하는 아들이 없노?

853
00:48:28,113 --> 00:48:29,990
(항재)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이
들어가는 데에 비해

854
00:48:30,073 --> 00:48:31,742
성패는 장담할 수가 없으니까요

855
00:48:32,618 --> 00:48:36,079
반도체 산업은
지금으로서는 모험, 아니

856
00:48:36,163 --> 00:48:38,040
도박일 수밖에 없습니다, 회장님

857
00:48:42,669 --> 00:48:43,712
정권의 협조로

858
00:48:43,795 --> 00:48:46,924
해외 토건 사업에서
경영 수지가 긍정적으로 개선되면

859
00:48:47,007 --> 00:48:49,718
그때 다시 반도체 사업을
재개하시면 어떻겠습니까?

860
00:48:50,594 --> 00:48:52,179
니 민주화가 뭔지 아나?

861
00:48:53,931 --> 00:48:55,182
글쎄요

862
00:48:55,849 --> 00:49:00,062
[긴장되는 음악]
전에는 내 주머닛돈을 노리는 놈이
군인 한 놈이었다면은

863
00:49:00,938 --> 00:49:04,816
인자는 민간인 세 놈아로 늘었다

864
00:49:05,859 --> 00:49:07,361
그게 민주화다

865
00:49:20,707 --> 00:49:22,417
[강렬한 음악]

866
00:49:39,267 --> 00:49:41,103
(영기) 총재님께 전해 주십시오

867
00:49:42,020 --> 00:49:44,147
군부 독재 시대를 확실히

868
00:49:44,856 --> 00:49:47,067
종식시켜 주실 거라 믿는다고요

869
00:49:48,193 --> 00:49:49,820
(남자3) 감사합니다

870
00:49:56,451 --> 00:50:00,580
[무거운 음악]
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고
선언하신 고문님의 인품에

871
00:50:00,664 --> 00:50:04,126
저희 회장님께서
깊은 감명을 받으셨습니다

872
00:50:10,048 --> 00:50:11,341
고문님이 원하시는

873
00:50:12,342 --> 00:50:15,512
(동기) 평화로운
대한민국을 위해서 써 주십시오

874
00:50:15,595 --> 00:50:17,264
(뉴스 속 기자2) 오늘 노태우
민정당 후보의

875
00:50:17,347 --> 00:50:19,599
광주 유세가 열리는
광주역 광장에는

876
00:50:19,683 --> 00:50:22,352
[사람들이 소란스럽다]
오후 2시쯤
식전 행사가 진행될 때부터

877
00:50:22,436 --> 00:50:25,814
연달아 분수대 근처에 있던 청년과
대학생 300여 명이

878
00:50:25,897 --> 00:50:28,859
갑자기 김대중을 연호하며
시위를 시작…

879
00:50:28,942 --> 00:50:31,028
[어린 형준의 웃음]

880
00:50:38,243 --> 00:50:40,078
[어린 형준의 웃음]

881
00:50:43,206 --> 00:50:46,251
(양철) 1등하고 2등이 싸워서
3등이 이기는 걸
[의미심장한 음악]

882
00:50:46,334 --> 00:50:47,711
어부지리라 캤다

883
00:50:47,794 --> 00:50:49,421
그라모

884
00:50:49,504 --> 00:50:51,506
새우가 어부지리로

885
00:50:52,174 --> 00:50:54,634
(양철) 고래를 이길
방도는 없겠나?

886
00:50:58,138 --> 00:50:58,972
'몸집'?

887
00:50:59,056 --> 00:51:00,640
(해인) 간식 먹을 시간입니다

888
00:51:00,724 --> 00:51:02,017
(현우) 이제야 알았다

889
00:51:02,100 --> 00:51:05,395
진양철 회장이 낸 퀴즈의 정답을

890
00:51:08,148 --> 00:51:11,443
할머니, 할아버지께
드릴 말씀이 있어서요

891
00:51:11,526 --> 00:51:13,153
지금 댁에 계세요?

892
00:51:15,864 --> 00:51:18,283
바그다드 출장이요?

893
00:51:18,366 --> 00:51:20,035
[카메라 셔터음]

894
00:51:28,585 --> 00:51:30,420
"북바그다드 컨테이너 터미널 공사
수주 협약식"

895
00:51:40,347 --> 00:51:42,891
(어린 도준) 그럼
그, 언제쯤 돌아오시죠?

896
00:51:46,895 --> 00:51:49,272
10월 29일

897
00:51:54,319 --> 00:51:55,695
혹시 그날

898
00:51:56,530 --> 00:51:59,116
할아버지 항공편 알 수 있을까요?

899
00:52:08,416 --> 00:52:10,669
네, 감사합니다, 할머니

900
00:52:10,752 --> 00:52:12,629
다음에 또 전화드릴게요

901
00:52:13,380 --> 00:52:14,840
네

902
00:52:16,299 --> 00:52:17,509
[수화기를 툭 놓는다]

903
00:52:20,345 --> 00:52:21,763
(현우) CAL828

904
00:52:21,847 --> 00:52:23,014
[어두운 음악]

905
00:52:23,098 --> 00:52:24,558
87년 CAL기 사건?

906
00:52:24,641 --> 00:52:27,477
(뉴스 속 앵커2) 승객 95명과
승무원 20명을 태운 여객기가

907
00:52:27,561 --> 00:52:30,355
[기자들이 소란스럽다]
버마 랑군 상공에서 실종됐습니다

908
00:52:31,273 --> 00:52:34,901
(현우) 바로 그날에
그 CAL828 편을 타고

909
00:52:34,985 --> 00:52:37,112
진양철 회장이 서울로 돌아온다

910
00:52:37,195 --> 00:52:40,157
바그다드 공항에서
비행기가 출발하는 시간은

911
00:52:40,240 --> 00:52:41,700
우리 시간으로 오늘 밤 12시

912
00:52:43,577 --> 00:52:45,245
앞으로 3시간

913
00:52:45,829 --> 00:52:48,832
진양철 회장을 살리기 위해
나에게 허락된 시간은

914
00:52:50,208 --> 00:52:51,918
단 3시간뿐이다
[다급한 숨소리]

915
00:52:53,420 --> 00:52:56,590
(양철) 우리 쪽 조건을
절대 수용 못 하겠다 이 말이가?

916
00:52:56,673 --> 00:52:58,383
(항재) 왕실을 이용해 압박한다면

917
00:52:58,466 --> 00:53:00,385
아직 가능성이 있습니다, 회장님

918
00:53:01,469 --> 00:53:03,096
또 왕실이가?

919
00:53:03,180 --> 00:53:04,848
(항재) 국왕의 차남인
후세인 왕자가

920
00:53:04,931 --> 00:53:07,142
오늘 저녁 우리와 같은
CAL828 편으로

921
00:53:07,225 --> 00:53:08,685
아부다비를 방문할 예정입니다

922
00:53:09,311 --> 00:53:10,520
[헛웃음]

923
00:53:11,062 --> 00:53:13,064
이 실장 야가, 여, 어?

924
00:53:13,148 --> 00:53:16,735
이 늙은이를 갖다가
비행기 안에서도 영업을 뛰라 카네

925
00:53:16,818 --> 00:53:18,278
[사람들의 웃음]
(양철) 응?

926
00:53:19,029 --> 00:53:20,614
[양철의 웃음]

927
00:53:20,697 --> 00:53:22,032
[긴박한 음악]

928
00:53:28,413 --> 00:53:29,831
[가쁜 숨소리]

929
00:53:33,501 --> 00:53:34,711
(상담원) 네
고객 지원 센터입니다

930
00:53:34,794 --> 00:53:37,130
(어린 도준) 폭탄 테러예요
테러 막아야 돼요

931
00:53:37,214 --> 00:53:38,256
(상담원) 폭탄 테러요?

932
00:53:38,340 --> 00:53:42,385
바그다드 공항에서
서울로 오는 CAL828 편 비행기에

933
00:53:42,469 --> 00:53:45,138
북한 공작원이
폭탄을 설치할 거예요

934
00:53:45,222 --> 00:53:47,515
미리 대비하지 않으면
공해상에서 폭발해

935
00:53:48,308 --> 00:53:49,809
탑승자 전원이 사망할 겁니다

936
00:53:49,893 --> 00:53:50,936
(상담원) 여보세요, 어린이

937
00:53:51,019 --> 00:53:53,605
항공기 폭파나
납치 협박에 관한 장난 전화는

938
00:53:53,688 --> 00:53:56,733
형사 처벌, 민사상의 손해 배상이
주어지는 범죄예요, 범죄!

939
00:53:56,816 --> 00:53:58,360
장난 아닙니다, 사실이에요

940
00:53:58,443 --> 00:54:01,238
탑승자 수백 명의 목숨이
걸린 일입니다

941
00:54:01,321 --> 00:54:03,531
그 사람들 살려야 할 거 아닙니까!

942
00:54:03,615 --> 00:54:05,158
[통화 종료음]
[떨리는 숨소리]

943
00:54:06,243 --> 00:54:07,369
여보세요

944
00:54:07,452 --> 00:54:09,371
여보세요!

945
00:54:09,955 --> 00:54:11,498
[거친 숨소리]

946
00:54:20,924 --> 00:54:22,300
(현우) 당연하다

947
00:54:22,384 --> 00:54:24,928
[한숨]
아무도 내 말을 믿지 못할 거다

948
00:54:26,429 --> 00:54:28,014
내가 미래에서 왔다는 것도

949
00:54:28,098 --> 00:54:29,140
[비가 쏴 내린다]

950
00:54:29,224 --> 00:54:31,351
그래서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들을

951
00:54:32,560 --> 00:54:34,521
이미 다 알고 있다는 것도

952
00:54:39,734 --> 00:54:40,902
나부터가 믿기 힘든

953
00:54:42,237 --> 00:54:44,072
이 사실들을 말이다

954
00:54:49,703 --> 00:54:52,080
(어린 도준) [문을 쿵쿵 치며]
할머니! 문 좀 열어 주세요

955
00:54:52,747 --> 00:54:54,833
시간이 없어요, 할머니

956
00:54:54,916 --> 00:54:56,126
할머니!

957
00:54:59,462 --> 00:55:01,172
[문이 달칵 열린다]

958
00:55:03,341 --> 00:55:05,302
(필옥) 아휴, 담요 좀 갖다주세요

959
00:55:05,385 --> 00:55:06,469
(도우미) 네

960
00:55:06,553 --> 00:55:09,389
아니, 이게 웬일이냐, 이 시간에
[문이 탁 닫힌다]

961
00:55:09,472 --> 00:55:12,350
(어린 도준) 할머니
할아버지랑 통화하게 해 주세요

962
00:55:13,018 --> 00:55:14,519
꼭 말씀드려야 할 일이 있어요

963
00:55:15,353 --> 00:55:17,272
시간이 없어요, 할머니

964
00:55:18,481 --> 00:55:21,067
회장님 지금 이라크 현지 직원들과
회의 중이십니다

965
00:55:21,151 --> 00:55:23,528
(주련) 메모 남겨 주시면
제가 전해 드리겠습니다

966
00:55:23,611 --> 00:55:25,238
[펜을 달칵 누르며] 네
준비됐습니다

967
00:55:26,239 --> 00:55:28,616
(어린 도준) 할아버지가
내 주신 퀴즈

968
00:55:28,700 --> 00:55:30,577
정답을 이제야 알았어요

969
00:55:31,244 --> 00:55:33,621
고래 싸움에서
새우가 어부지리로 이기는 법

970
00:55:34,914 --> 00:55:36,750
이 메모를 보시면

971
00:55:36,833 --> 00:55:38,710
항공편을 변경하실 거라고

972
00:55:39,419 --> 00:55:40,962
저는 믿어요

973
00:55:44,382 --> 00:55:45,759
[문이 달칵 열린다]

974
00:55:48,345 --> 00:55:50,722
(비서들) 수고하셨습니다

975
00:55:53,975 --> 00:55:55,894
(항재) 서울에서 온 연락은
따로 없었나?

976
00:55:55,977 --> 00:55:57,937
- (주련) 어어
- (비서) 예, 없었습니다

977
00:55:58,021 --> 00:55:59,522
(항재) 응

978
00:56:00,106 --> 00:56:01,566
(주련) [작게] 어디 간 거야?

979
00:56:02,650 --> 00:56:04,444
하, 씨, 어디 있지?

980
00:56:10,033 --> 00:56:11,117
- 김주련 주임
- (주련) 네!

981
00:56:11,701 --> 00:56:12,994
- 뭐 잃어버렸나?
- (주련) 아닙니다!

982
00:56:15,163 --> 00:56:17,374
공항으로 가기 전에
뭐 빠진 거 없나 잘 살펴보고

983
00:56:17,457 --> 00:56:18,291
네, 알겠습니다

984
00:56:20,043 --> 00:56:21,586
(주련) 고생하셨습니다

985
00:56:23,380 --> 00:56:24,714
[긴장되는 음악]

986
00:56:24,798 --> 00:56:26,174
이게 어디 갔지?

987
00:56:32,472 --> 00:56:34,057
[아랍어] 고맙습니다

988
00:56:49,197 --> 00:56:50,281
(TV 속 앵커3) [한국어]
다음 소식입니다

989
00:56:50,365 --> 00:56:52,492
남극 과학 기지 건설 장비를 싣고

990
00:56:52,575 --> 00:56:54,702
지난 10월 6일에 울산항을 떠난

991
00:56:54,786 --> 00:56:56,496
HHI…

992
00:56:56,579 --> 00:56:58,206
[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]

993
00:56:58,289 --> 00:56:59,499
(어린 형준) ♪ 어젯밤에 ♪

994
00:56:59,582 --> 00:57:02,252
♪ 난 네가 미워졌어, 빰 ♪

995
00:57:02,335 --> 00:57:04,212
(TV 속 기자3) 54일 만에 이곳

996
00:57:04,295 --> 00:57:06,714
[어린 형준이 씩씩거린다]
마지막 기착지
발파라이소항에 잠시…

997
00:57:06,798 --> 00:57:08,466
[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온다]
(어린 형준) ♪ 난 네가
싫어졌어 ♪

998
00:57:08,550 --> 00:57:10,802
(해인) 형준아
도준이 먼저 보고 있었잖아
[어린 형준이 노래한다]

999
00:57:13,179 --> 00:57:14,764
[뉴스가 흐른다]
(어린 형준) 아이씨

1000
00:57:15,932 --> 00:57:18,143
내가 지금 뉴스 보고 있잖아!

1001
00:57:18,768 --> 00:57:20,812
(윤기) 씁, 진도준!

1002
00:57:20,895 --> 00:57:23,148
(TV 속 앵커3) 승객 95명과
승무원 20명을 태운 여객기가

1003
00:57:23,231 --> 00:57:26,025
버마 랑군 상공에서 실종됐습니다

1004
00:57:26,109 --> 00:57:30,405
[긴장되는 음악]
아직까지 사고의 전모는 정확하게
밝혀지진 않은 상태입니다마는

1005
00:57:30,488 --> 00:57:32,115
지금까지 밝혀진 사고 경위와

1006
00:57:32,198 --> 00:57:33,825
[전화벨 소리]
탑승자 명단 등을 중심으로 해서

1007
00:57:33,908 --> 00:57:35,827
여러분들께
집중 보도 해 드리겠습니다

1008
00:57:35,910 --> 00:57:37,620
대책 본부에 나가 있는…

1009
00:57:40,039 --> 00:57:41,708
[전화벨 소리가 울린다]

1010
00:57:42,292 --> 00:57:43,251
[문이 쾅 열린다]

1011
00:57:46,254 --> 00:57:47,839
(윤기) 탑승자 명단 확인했어요?

1012
00:57:48,548 --> 00:57:49,841
(화영) 큰오빠가

1013
00:57:52,093 --> 00:57:55,305
(영기) 예, 바그다드 공항에서

1014
00:57:56,347 --> 00:57:59,392
최종 탑승자 명단입니까?

1015
00:57:59,976 --> 00:58:00,894
[정래의 절박한 숨소리]

1016
00:58:09,652 --> 00:58:11,070
(필옥) 아니지?

1017
00:58:11,654 --> 00:58:12,739
[영기가 수화기를 달그락 놓는다]

1018
00:58:12,822 --> 00:58:16,534
네 아버지 이렇게 허망하게
가실 분이 아니야

1019
00:58:20,246 --> 00:58:22,165
(영기) 죄송, 죄송합니다, 어머니
[동기의 놀란 숨소리]

1020
00:58:22,248 --> 00:58:24,792
(정래) [놀라며] 어머니, 어머니!

1021
00:58:24,876 --> 00:58:26,920
(정래와 지나)
- 어머니, 아유, 어떡해요, 어머니
- 어머니

1022
00:58:27,003 --> 00:58:30,715
[가족들이 흐느낀다]
(지나) 어떡해, 물 좀…
물 좀 주세요, 물!

1023
00:58:30,798 --> 00:58:33,384
(정래) 아유, 우리 어머니
불쌍해서 어떡해

1024
00:58:33,468 --> 00:58:35,386
[아득해지는 효과음]

1025
00:58:37,555 --> 00:58:41,351
(현우) 진 회장의 자서전엔 분명
CAL기 사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

1026
00:58:41,976 --> 00:58:43,603
그렇다면 내가 와서

1027
00:58:44,312 --> 00:58:47,023
이곳의 질서에 변화가 생긴 걸까?

1028
00:58:50,610 --> 00:58:52,237
내가 너무 늦은 걸까?

1029
00:58:52,320 --> 00:58:54,447
내가 좀 더 일찍
기억을 되살렸다면

1030
00:58:56,241 --> 00:58:58,660
난 진 회장을 살릴 수 있었을까?

1031
00:58:59,911 --> 00:59:01,120
(지나) 정신 차리세요

1032
00:59:01,204 --> 00:59:04,123
[가족들이 오열한다]

1033
00:59:08,920 --> 00:59:10,630
(화영) [흐느끼며] 아버지 어떡해

1034
00:59:10,713 --> 00:59:11,965
[창제의 비명]

1035
00:59:14,592 --> 00:59:15,885
아버지!

1036
00:59:18,179 --> 00:59:20,098
[정래의 놀란 숨소리]
아버지

1037
00:59:20,807 --> 00:59:21,891
(동기) 아버지

1038
00:59:22,392 --> 00:59:24,561
(동기와 화영) 아버지!

1039
00:59:25,687 --> 00:59:27,730
(양철) 뭐, 어데 초상났드나?

1040
00:59:28,273 --> 00:59:29,649
와 다들 울고 난리고?

1041
00:59:29,732 --> 00:59:31,276
(영기) 아버지, 방금

1042
00:59:31,359 --> 00:59:33,361
바그다드 최종 탑승자 명단에…

1043
00:59:33,987 --> 00:59:35,280
그래가?

1044
00:59:35,363 --> 00:59:37,615
뭐, 실망했나? 살아 돌아와가?

1045
00:59:37,699 --> 00:59:40,326
(동기) 아유, 그런 말씀이
어디 있어요, 아버지

1046
00:59:40,410 --> 00:59:42,453
아버지 때문에 지금 우리 전부…

1047
00:59:42,537 --> 00:59:45,290
[동기가 울컥한다]
(양철) 얘, 얘, 걱정도 팔자다

1048
00:59:46,374 --> 00:59:48,710
느그 아바이
귀신 될라믄 아직 멀었다

1049
00:59:48,793 --> 00:59:50,128
[가족들이 훌쩍인다]

1050
00:59:53,590 --> 00:59:54,882
귀신은

1051
00:59:55,675 --> 00:59:57,552
느그 어매 얼굴이 귀신이다

1052
00:59:58,261 --> 01:00:00,597
(정래) [울먹이며] 아휴, 어머니

1053
01:00:02,473 --> 01:00:04,225
[가족들의 안도하는 숨소리]

1054
01:00:04,309 --> 01:00:05,810
(항재) 국내 일정에 변동이 생겨서

1055
01:00:05,893 --> 01:00:07,979
서울에 일찍 도착했어야 했습니다

1056
01:00:08,062 --> 01:00:11,941
경유지인 아부다비에서
다른 항공편으로 갈아탄 덕분에

1057
01:00:13,526 --> 01:00:15,528
천우신조로 화를 면했습니다

1058
01:00:16,571 --> 01:00:18,323
(동기) 고생했어요, 들어가요
아버지!

1059
01:00:19,073 --> 01:00:20,950
(화영) [울먹이며] 아버지

1060
01:00:25,580 --> 01:00:27,457
아버지!

1061
01:00:30,043 --> 01:00:30,960
[영기의 안도하는 숨소리]

1062
01:00:31,044 --> 01:00:33,212
(영기) 천만다행이에요, 아버지
[동기의 웃음]

1063
01:00:33,296 --> 01:00:36,007
아, 서울에 갑작스러운 일정이
생기셨다면서요?

1064
01:00:36,090 --> 01:00:39,427
누군지 제가 절이라도
올리고 싶네요

1065
01:00:40,178 --> 01:00:41,929
(양철) 영진반도체 말이다

1066
01:00:42,013 --> 01:00:43,348
그, 일본에 매각한다 안 했나?

1067
01:00:44,015 --> 01:00:45,600
(동기) 예, 곧 한다고 들었습니다

1068
01:00:46,309 --> 01:00:48,478
고마 내 오늘 샀다

1069
01:00:49,395 --> 01:00:50,480
영진반도체

1070
01:00:50,563 --> 01:00:51,731
(동기와 영기) 예?

1071
01:00:51,814 --> 01:00:54,317
- (화영) 예?
- (동기) 아이, 반도체 접기로…

1072
01:00:55,318 --> 01:00:58,946
(동기) 아버지, 그 고래 싸움에
기어이 끼어드시겠다고요?

1073
01:00:59,030 --> 01:01:01,616
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게

1074
01:01:02,575 --> 01:01:04,661
내 새우 몸집 한번
키워 볼라 카는데

1075
01:01:05,578 --> 01:01:06,579
(화영) 아버지

1076
01:01:06,663 --> 01:01:08,498
얼매나 많은 시간이 걸리든

1077
01:01:08,581 --> 01:01:10,875
얼매나 많은 돈을 쏟아붓든!

1078
01:01:13,086 --> 01:01:15,963
내 새우 한번 키워 볼란다
고래맹키로

1079
01:01:16,547 --> 01:01:17,757
(영기) 하지만 아버지, 지금은…

1080
01:01:17,840 --> 01:01:20,343
죽다 살아난 몸이다

1081
01:01:20,426 --> 01:01:21,511
[웃음]

1082
01:01:21,594 --> 01:01:25,306
내가 겁날 게
남아 있을 거 같드나?
[무거운 음악]

1083
01:01:25,390 --> 01:01:26,933
[웃음]

1084
01:01:28,351 --> 01:01:29,769
[스탠드 조작음]

1085
01:01:43,282 --> 01:01:45,284
[의미심장한 음악]

1086
01:01:58,423 --> 01:02:00,842
(어린 도준) 할아버지가
내 주신 퀴즈

1087
01:02:00,925 --> 01:02:02,552
정답을 이제야 알았어요

1088
01:02:03,845 --> 01:02:06,597
[비가 쏴 내린다]
고래 싸움에서
새우가 어부지리로 이기는 법

1089
01:02:07,223 --> 01:02:09,308
(어린 도준) 새우 몸집을
키우는 거죠

1090
01:02:09,392 --> 01:02:11,644
고래 싸움에
등이 터지지 않을 만큼

1091
01:02:12,478 --> 01:02:14,480
포기하지만 않는다면

1092
01:02:14,564 --> 01:02:16,441
시간은 새우 편 아닐까요?

1093
01:02:17,525 --> 01:02:19,944
영진반도체 매각 시한은

1094
01:02:20,027 --> 01:02:21,904
29일 오후 5시입니다

1095
01:02:23,448 --> 01:02:25,116
이 메모를 보시면

1096
01:02:25,658 --> 01:02:29,036
항공편을 변경하실 거라고
저는 믿어요

1097
01:02:34,917 --> 01:02:36,169
(항재) 회장님

1098
01:02:38,963 --> 01:02:41,549
경유지가 아부다비라 캤지?

1099
01:02:41,632 --> 01:02:42,800
(항재) 네

1100
01:02:44,969 --> 01:02:48,222
서울 가는 제일 빠른 비행기로
알아봐라

1101
01:02:49,724 --> 01:02:51,184
[고조되는 음악]

1102
01:03:02,987 --> 01:03:04,280
[한숨]

1103
01:03:17,752 --> 01:03:19,712
[웅장한 음악이 흘러나온다]

1104
01:03:22,340 --> 01:03:25,718
(양철) 축하드립니다, 대통령 각하

1105
01:03:31,599 --> 01:03:33,351
각하의 임기 동안

1106
01:03:34,811 --> 01:03:37,480
반도체 독점 사업권

1107
01:03:38,689 --> 01:03:40,525
순양에 주십시오

1108
01:03:44,445 --> 01:03:45,863
감사합니다

1109
01:03:49,784 --> 01:03:50,993
[수화기를 탁 놓는다]

1110
01:03:52,954 --> 01:03:54,330
[한숨]

1111
01:03:57,041 --> 01:03:58,417
니 말대로

1112
01:03:59,126 --> 01:04:02,338
청와대로 가는 대선 자금은
내 직접 배달했다

1113
01:04:07,426 --> 01:04:08,636
(양철) 와

1114
01:04:09,971 --> 01:04:11,639
당선될 기도 아인데

1115
01:04:13,933 --> 01:04:16,143
2등, 3등까지 지원하라 캤노?

1116
01:04:17,228 --> 01:04:19,105
1등이 졸업하고 나면

1117
01:04:19,188 --> 01:04:21,315
2등, 3등도 1등 하는 날이 오겠죠

1118
01:04:27,947 --> 01:04:29,323
니 혹시

1119
01:04:31,242 --> 01:04:33,411
미래를 알고 있는 거 아이가?
[의미심장한 음악]

1120
01:04:44,130 --> 01:04:46,799
단일화가 깨질 기도

1121
01:04:49,677 --> 01:04:52,388
노태우 후보가 당선될 기도

1122
01:04:55,766 --> 01:04:57,226
또

1123
01:05:11,407 --> 01:05:13,367
CAL기가 폭파될 기도

1124
01:05:16,829 --> 01:05:18,331
다 알고 있었다

1125
01:05:20,875 --> 01:05:22,043
맞나?

1126
01:05:25,421 --> 01:05:27,298
(양철) [버럭 하며] 대답해 봐라!

1127
01:05:30,760 --> 01:05:32,428
[긴장되는 효과음]

1128
01:05:41,938 --> 01:05:43,147
알고 있었습니다

1129
01:05:47,944 --> 01:05:49,654
미래가 아니라

1130
01:05:50,529 --> 01:05:52,490
할아버지 마음을 알고 있었어요

1131
01:05:56,202 --> 01:05:59,747
고래 싸움에 새우가 어부지리로
이기는 법 같은 건 없습니다

1132
01:06:00,831 --> 01:06:03,459
할아버지께서는 무모한 도전에

1133
01:06:03,542 --> 01:06:05,878
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

1134
01:06:05,962 --> 01:06:07,713
저한테 퀴즈를 내신 거죠

1135
01:06:10,758 --> 01:06:12,259
정답이 아니라

1136
01:06:12,885 --> 01:06:14,595
지지와 응원을 구하는 마음으로

1137
01:06:17,556 --> 01:06:19,183
제가 알고 있었던 건

1138
01:06:20,059 --> 01:06:21,644
할아버지의 그 마음입니다

1139
01:06:33,614 --> 01:06:34,699
[동기의 한숨]

1140
01:06:34,782 --> 01:06:37,493
아니, 왜 서재에서 독대를 하냐고

1141
01:06:38,536 --> 01:06:40,371
어? 이 실장도 없이

1142
01:06:41,122 --> 01:06:42,248
(동기) 아니, 아버지 왜 저러셔?

1143
01:06:42,331 --> 01:06:44,291
그러니까

1144
01:06:44,375 --> 01:06:46,335
우리도 쉽게 못 하는 일 아니야?

1145
01:06:47,294 --> 01:06:48,379
[화영의 못마땅한 한숨]

1146
01:06:48,462 --> 01:06:50,089
큰오빠

1147
01:06:55,219 --> 01:06:57,096
정답을 맞혔으니, 뭐

1148
01:06:59,056 --> 01:07:00,224
상금을 줘야겠제?

1149
01:07:02,977 --> 01:07:04,103
그래, 얼마면 되겠나?

1150
01:07:04,729 --> 01:07:06,063
돈은 필요 없는데요

1151
01:07:08,566 --> 01:07:11,027
제가 그 돈을 쓸 만큼 어른이 되면

1152
01:07:11,110 --> 01:07:12,570
화폐 가치는 떨어지잖아요

1153
01:07:13,362 --> 01:07:14,530
[피식 웃는다]

1154
01:07:15,531 --> 01:07:16,407
그래?

1155
01:07:17,324 --> 01:07:18,659
땅으로 주세요

1156
01:07:19,285 --> 01:07:22,413
정심재 잔디밭처럼
풀이 많고 나무가 많은

1157
01:07:30,129 --> 01:07:32,506
아, 여기가 좋겠네요

1158
01:07:35,760 --> 01:07:37,344
[의미심장한 음악]

1159
01:07:37,428 --> 01:07:41,098
거는 그, 옛날에 옹기나 짓던
그, 별 볼 일 없는 땅 아이가?

1160
01:07:41,182 --> 01:07:42,308
"신편 서울특별시 개발제한구역도"

1161
01:07:44,143 --> 01:07:45,811
(양철) 분당 땅이
그래 갖고 싶드나?

1162
01:07:47,104 --> 01:07:48,689
[웃음]

1163
01:07:50,191 --> 01:07:51,859
(양철) 어데 보자

1164
01:07:53,277 --> 01:07:55,154
한 5만 평이면 되겠나?

1165
01:07:55,237 --> 01:07:57,448
원하는 게 하나 더 있는데요
할아버지

1166
01:07:57,531 --> 01:07:59,700
퀴즈 상금은
이미 다 치른 거 같은데?

1167
01:08:00,576 --> 01:08:01,619
[고민하는 소리]

1168
01:08:04,830 --> 01:08:05,873
그럼 거래

1169
01:08:08,000 --> 01:08:09,126
[옅은 웃음]

1170
01:08:13,798 --> 01:08:18,052
내한테 없는 기 니한테 있어야

1171
01:08:18,594 --> 01:08:20,012
그게 거래다

1172
01:08:21,388 --> 01:08:23,140
내가 없는 기 있을 거 같드나?

1173
01:08:24,225 --> 01:08:25,893
돈으로 살 수 없는 거니까요

1174
01:08:28,354 --> 01:08:31,065
순양가에서는 아무도 갖지 못한 걸

1175
01:08:31,148 --> 01:08:32,483
제가 가져다드릴게요

1176
01:08:35,569 --> 01:08:39,198
대한민국 최고 학부
서울 법대 합격증이요

1177
01:08:41,784 --> 01:08:42,660
[헛웃음]

1178
01:08:43,494 --> 01:08:46,205
[양철의 웃음]

1179
01:08:49,583 --> 01:08:50,876
맞네

1180
01:08:52,419 --> 01:08:54,588
돈으로 못 사는 합격증

1181
01:08:56,423 --> 01:08:57,508
자신 있나?

1182
01:09:01,720 --> 01:09:04,014
내가 뭘 주믄 되겠노?

1183
01:09:06,267 --> 01:09:07,852
[다가오는 발걸음]

1184
01:09:09,854 --> 01:09:11,605
(양철) 다들 함 모여 봐라

1185
01:09:24,076 --> 01:09:25,244
[양철의 한숨]

1186
01:09:26,120 --> 01:09:27,329
애미야

1187
01:09:28,205 --> 01:09:29,665
(정래) 네, 아버님

1188
01:09:29,748 --> 01:09:31,792
이번 주 주말 가족 모임부터

1189
01:09:32,543 --> 01:09:35,087
여 도준이네 식구들 숟가락도

1190
01:09:35,880 --> 01:09:37,798
밥상 위에 같이 올리 놔라

1191
01:09:38,591 --> 01:09:40,050
[의미심장한 음악]

1192
01:09:47,224 --> 01:09:48,225
와 대답이 없노?

1193
01:09:49,351 --> 01:09:51,437
매, 매, 매, 매주요?

1194
01:09:52,188 --> 01:09:54,356
[어린 도준을 탁 잡으며] 도준이
야, 내 손주다

1195
01:09:55,983 --> 01:09:57,651
대답이 됐나?

1196
01:09:59,111 --> 01:10:00,738
[정래의 놀란 숨소리]

1197
01:10:02,990 --> 01:10:04,575
[양철의 웃음]

1198
01:10:08,370 --> 01:10:09,830
[멀어지는 발걸음]

1199
01:10:14,585 --> 01:10:16,795
[무거운 효과음]

1200
01:10:17,880 --> 01:10:19,048
(현우) 가족

1201
01:10:22,384 --> 01:10:24,303
가족이 된 이유가 있을 거라는

1202
01:10:25,596 --> 01:10:27,890
4-알파의 말이 맞았다

1203
01:10:29,975 --> 01:10:32,436
내가 진씨 일가와 가족이 된 이유

1204
01:10:36,649 --> 01:10:37,900
여기

1205
01:10:43,072 --> 01:10:44,865
여기 이 사람들 중에

1206
01:10:49,703 --> 01:10:51,789
날 죽인 사람이 있다

1207
01:10:51,872 --> 01:10:53,916
[고조되는 음악]

1208
01:11:10,516 --> 01:11:12,434
(기자4) 서울대 법대에
수석 입학 하셨는데

1209
01:11:12,518 --> 01:11:13,602
소감이 어떠십니까?

1210
01:11:13,686 --> 01:11:15,312
(기자5) 공부하는 방법 좀
알려 주시죠

1211
01:11:15,396 --> 01:11:18,232
(기자6) 서울대 부정 입학
의혹에 대해서 한 말씀 해 주시죠!
[카메라 셔터음]

1212
01:11:18,315 --> 01:11:22,027
[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친다]
(기자7) 자, 자, 자!
자기소개부터 해 주시죠

1213
01:11:23,737 --> 01:11:25,114
(도준) 아…

1214
01:11:25,906 --> 01:11:29,285
제 이름은 다들 아실 거 같고요

1215
01:11:30,202 --> 01:11:32,663
씁, 혹시 원하시는 게
이런 건가요?

1216
01:11:33,706 --> 01:11:34,999
[흥미로운 음악]

1217
01:11:35,082 --> 01:11:37,960
순양그룹 진양철 회장님의 손자

1218
01:11:39,086 --> 01:11:42,673
법대 96학번 진도준입니다

1219
01:11:43,507 --> 01:11:45,718
(현우) 내가 진도준의 몸으로
태어난 건

1220
01:11:45,801 --> 01:11:48,178
빙의도, 시간 여행도

1221
01:11:48,929 --> 01:11:50,514
환생도 아니다

1222
01:11:51,390 --> 01:11:53,017
이번 생은 나에게

1223
01:11:53,642 --> 01:11:54,935
기회다

1224
01:11:55,019 --> 01:11:56,562
[강조되는 효과음]

1225
01:11:57,980 --> 01:11:59,982
[당찬 음악]

1226
01:12:29,094 --> 01:12:31,096
(남자4) 놀아, 놀아

1227
01:12:31,180 --> 01:12:33,474
그, 미팅도 하고 소개팅도 하고

1228
01:12:33,557 --> 01:12:35,392
데이트도 하고 연애도 해

1229
01:12:35,476 --> 01:12:37,311
(민영) 우리 만난 적 있죠?

1230
01:12:37,394 --> 01:12:39,396
(남자4) 너 쟤랑 만났어? 언제?

1231
01:12:39,480 --> 01:12:40,647
20년 뒤에

1232
01:12:40,731 --> 01:12:41,940
(양철) 아, 도준이 왔나?

1233
01:12:42,024 --> 01:12:43,650
[양철의 호탕한 웃음]

1234
01:12:43,734 --> 01:12:46,403
(화영) 아니, 왜 막내 도준이를
끼고돌아, 아버지는?

1235
01:12:46,487 --> 01:12:48,989
(항재) 도준 군이 계좌의 돈을
달러로 환전해 갔답니다

1236
01:12:49,073 --> 01:12:50,824
(도준) 미국 기업에
투자할 생각입니다

1237
01:12:50,908 --> 01:12:53,577
(세현) 자신 없는 거래는
시작을 하는 게 아닙니다

1238
01:12:53,660 --> 01:12:55,287
저 돈 많아요, 대표님

1239
01:12:55,371 --> 01:12:56,455
(남자5) 문제가 생겼습니다

1240
01:12:56,538 --> 01:12:57,581
대체 왜!

1241
01:12:57,664 --> 01:12:59,666
(남자5) 외국계 투자 회사입니다

1242
01:12:59,750 --> 01:13:02,211
(항재) 회장님께선
당신을 닮은 사람에게

1243
01:13:02,294 --> 01:13:04,838
순양의 경영권을
승계하고 싶어 하십니다

1244
01:13:04,922 --> 01:13:08,801
(양철) 눈이 좋은 기가
운이 좋은 기가?

1245
01:13:13,097 --> 01:13:15,265
자막: 유세미랑