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2,000 --> 00:00:07,000 Downloaded from YTS.MX 2 00:00:06,047 --> 00:00:07,882 ‎"넷플릭스 코미디 스페셜" 3 00:00:07,966 --> 00:00:12,846 ‎오늘 밤 이 자리에 서게 돼서 ‎정말 기쁘고 영광스럽습니다 4 00:00:08,000 --> 00:00:13,000 Official YIFY movies site: YTS.MX 5 00:00:12,929 --> 00:00:15,390 ‎제 절친 한 명을 소개할게요 6 00:00:15,473 --> 00:00:19,227 ‎제가 이 세상에서 ‎제일 좋아하는 코미디언이죠 7 00:00:19,728 --> 00:00:22,313 ‎솅 왕입니다! 8 00:00:37,620 --> 00:00:39,289 ‎여러분, 앨리 웡이었습니다 9 00:00:42,751 --> 00:00:44,669 ‎정말 감사합니다 10 00:00:44,753 --> 00:00:48,214 ‎여기 오게 돼서 ‎얼마나 설레고 감사한지 몰라요 11 00:00:49,215 --> 00:00:51,342 ‎나이 들어 가면서 12 00:00:51,426 --> 00:00:55,263 ‎처음 하는 일이 참 많죠 ‎이게 성장의 본질이에요 13 00:00:56,347 --> 00:00:59,059 ‎근데 전혀 의외의 행동을 ‎하기도 하죠 14 00:00:59,684 --> 00:01:02,312 ‎제가 최근 코스트코에서 ‎바지를 산 것처럼요 15 00:01:04,522 --> 00:01:07,525 ‎엄청난 일이죠 ‎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린 거예요 16 00:01:08,401 --> 00:01:12,155 ‎코스트코에서 바지를 샀다? ‎관심 끄고 살기로 한 거거든요 17 00:01:13,948 --> 00:01:17,952 ‎나 자신을 내려놓고 ‎영적 탐험을 시작한다는 뜻이죠 18 00:01:21,539 --> 00:01:22,373 ‎맞잖아요 19 00:01:24,667 --> 00:01:26,294 ‎사람들은 툭하면 20 00:01:26,377 --> 00:01:29,672 ‎남들 생각 따위 ‎신경 안 쓴다고 하는데 21 00:01:29,756 --> 00:01:30,799 ‎다 말뿐이에요 22 00:01:31,299 --> 00:01:34,427 ‎코스트코 바지 정도는 사야 ‎믿어줄 수 있죠 23 00:01:35,678 --> 00:01:38,973 ‎그래야 알 수 있어요 ‎'진짜 눈치 안 보고 사네' 24 00:01:39,474 --> 00:01:41,601 ‎'커클랜드 바지가 입고 싶었구나' 25 00:01:43,436 --> 00:01:45,230 ‎괜히 건들지 마세요 26 00:01:45,313 --> 00:01:48,233 ‎커클랜드 바지를 입었다는 건 ‎2가지를 뜻하죠 27 00:01:48,733 --> 00:01:51,277 ‎첫째, 살기 위해 뭐든지 한다 28 00:01:53,363 --> 00:01:56,324 ‎둘째,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29 00:02:00,954 --> 00:02:03,957 ‎코스트코는 포기하는 법을 ‎가르쳐주거든요 30 00:02:05,625 --> 00:02:07,544 ‎코스트코에 도착하기 전에 ‎차 안에서 31 00:02:07,627 --> 00:02:10,547 ‎전 짧게나마 명상 겸 ‎자기 격려의 시간을 갖죠 32 00:02:11,297 --> 00:02:13,550 ‎혹독한 환경에 곧 내쳐질 테니까요 33 00:02:14,634 --> 00:02:17,470 ‎부당한 일을 겪을 걸 ‎이미 알거든요 34 00:02:18,179 --> 00:02:20,056 ‎참극이 일어날 게 뻔하죠 35 00:02:21,141 --> 00:02:24,769 ‎코스트코에선 여의찮으면 ‎묵묵히 숙명을 받아들여야 해요 36 00:02:26,646 --> 00:02:30,024 ‎저는 8분 안에 ‎주차할 자리를 못 찾으면 37 00:02:30,567 --> 00:02:31,734 ‎그냥 나와버려요 38 00:02:32,986 --> 00:02:35,989 ‎야, 잊어버려! 괜찮아 ‎오늘은 날이 아니라 그래 39 00:02:37,157 --> 00:02:41,786 ‎억지로 버틸 생각 없어요 ‎코스트코를 바다처럼 존중해야죠 40 00:02:43,580 --> 00:02:47,333 ‎제 일정이 아니라 ‎달의 인력과 조수에 맞춰야 해요 41 00:02:48,126 --> 00:02:50,628 ‎코스트코는 우리보다 ‎거대한 존재라고요 42 00:02:55,884 --> 00:02:58,428 ‎요즘 참 많은 게 달라지고 있어요 43 00:02:58,511 --> 00:03:03,141 ‎얼마 전에 알았는데 ‎제가 유독 좋아했던 정통 초코바가 44 00:03:04,225 --> 00:03:06,686 ‎'마운즈'가 됐더라고요 45 00:03:08,938 --> 00:03:11,858 ‎정말 뜻밖의 소식이죠? ‎다들 아시잖아요 46 00:03:12,859 --> 00:03:13,985 ‎마운즈는 토 나오는 거 47 00:03:16,529 --> 00:03:17,655 ‎입맛 떨어진다고요 48 00:03:18,448 --> 00:03:21,659 ‎혹시 마운즈 모르세요? ‎'아몬드 조이'랑 비슷한데 49 00:03:22,243 --> 00:03:23,578 ‎아몬드가 없는 거예요 50 00:03:26,122 --> 00:03:27,373 ‎기쁨의 '조이'도 없죠 51 00:03:28,833 --> 00:03:30,752 ‎코코넛은 왕창 들었어요 52 00:03:31,878 --> 00:03:34,297 ‎이 초코바는 ‎섬유질이 풍부하답니다 53 00:03:35,548 --> 00:03:38,218 ‎프리바이오틱스도 들었을지 몰라요 54 00:03:40,970 --> 00:03:42,555 ‎마운즈는 55 00:03:43,139 --> 00:03:44,724 ‎이름부터 별로예요 56 00:03:47,227 --> 00:03:49,771 ‎이해가 안 돼요 ‎자매품인 아몬드 조이는 57 00:03:49,854 --> 00:03:52,482 ‎핵심 원료에 ‎긍정적 감정을 덧붙였죠 58 00:03:52,565 --> 00:03:55,401 ‎이만하면 괜찮아요 ‎누군가 공들여 지은 거죠 59 00:03:57,320 --> 00:04:00,406 ‎마운즈라는 이름은 ‎대체 누가 승인했을까요? 60 00:04:02,116 --> 00:04:04,118 ‎제품을 보긴 한 걸까요? 61 00:04:05,078 --> 00:04:06,788 ‎두툼한 갈색 덩어리잖아요 62 00:04:08,373 --> 00:04:13,419 ‎치질을 뜻하는 '파일즈'보다야 ‎마운즈가 물론 낫겠죠 63 00:04:18,549 --> 00:04:21,511 ‎저는 마운즈를 먹는 ‎독특한 의식을 개발했어요 64 00:04:21,594 --> 00:04:25,723 ‎초코바 껍질을 뜯은 다음에 ‎아몬드를 우르르 쏟아부어요 65 00:04:25,807 --> 00:04:27,684 ‎참고로 이 둘은 별도 구매죠 66 00:04:29,727 --> 00:04:32,021 ‎그리고 기쁘게 ‎저만의 '조이'를 제조해요 67 00:04:33,648 --> 00:04:35,817 ‎아몬드를 마운즈에 쑤셔 넣는 거죠 68 00:04:35,900 --> 00:04:38,069 ‎시중의 아몬드 조이보다 더 많이요 69 00:04:38,152 --> 00:04:40,113 ‎오독오독하게 잔뜩 넣어서 70 00:04:40,196 --> 00:04:42,198 ‎강아지 약처럼 씹어 먹어요 71 00:04:49,205 --> 00:04:51,457 ‎전 정말 복 받은 놈이라니까요 72 00:04:54,794 --> 00:04:56,713 ‎하지만 이룰 줄 알았던 꿈을 73 00:04:56,796 --> 00:04:59,132 ‎끝내 이루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74 00:04:59,215 --> 00:05:01,592 ‎제가 지금 몸소 체험 중인데요 ‎최근까지만 해도 75 00:05:03,469 --> 00:05:05,388 ‎언젠가 집을 살 줄 알았어요 76 00:05:06,889 --> 00:05:09,809 ‎양쪽 해안에 제 부동산이 ‎생길 줄 알았죠 77 00:05:09,892 --> 00:05:13,187 ‎근데 지금은요 ‎이것만 있어도 참 좋겠어요 78 00:05:13,271 --> 00:05:15,273 ‎더 깊은 주방 싱크대요 79 00:05:17,692 --> 00:05:19,902 ‎진짜로요 ‎친구 집에 가서 이랬다니까요 80 00:05:19,986 --> 00:05:21,946 ‎'이야, 싱크대 널찍하네!' 81 00:05:22,613 --> 00:05:26,075 ‎'싱크대 정말 넓다 ‎인생 성공했구나, 축하한다' 82 00:05:26,993 --> 00:05:29,454 ‎'쿠키 판 씻을 때마다' 83 00:05:29,537 --> 00:05:32,457 ‎'조리대까지 홍수 날 일은 ‎절대 없겠다, 그치?' 84 00:05:35,752 --> 00:05:39,255 ‎'넌 내 인생이 어떤지 몰라 ‎우린 차원이 다르다고' 85 00:05:40,465 --> 00:05:43,968 ‎근데 쿠키 판에서 ‎어쩜 그렇게 물이 많이 나오죠? 86 00:05:45,178 --> 00:05:47,680 ‎장난 아니에요! 맨날 놀란다니까요 87 00:05:48,890 --> 00:05:50,475 ‎착시 현상 같아요 88 00:05:50,558 --> 00:05:53,728 ‎워낙 얕게 퍼져 있어서 ‎위험성을 알 턱이 없죠 89 00:05:55,063 --> 00:05:58,316 ‎피곤해서 살짝이라도 ‎느슨하게 판을 잡으면 90 00:05:58,399 --> 00:06:02,320 ‎한순간에 난장판이 돼요 ‎비타민이 석호에 빠져버리죠 91 00:06:05,365 --> 00:06:08,659 ‎집에 큰불이 나거든 ‎들통 대신 쿠키 판을 찾으세요 92 00:06:12,205 --> 00:06:14,749 ‎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렸을 때는 93 00:06:14,832 --> 00:06:17,460 ‎경이로운 세계인 서점에 ‎자주 갔어요 94 00:06:18,211 --> 00:06:20,421 ‎어릴 때는 서점에 들어가 보면 95 00:06:20,505 --> 00:06:22,757 ‎눈앞에 배울 게 천지였거든요 96 00:06:23,591 --> 00:06:26,052 ‎어른이 돼서 서점에 가보니 97 00:06:26,135 --> 00:06:28,679 ‎평생 모르고 살 것들이 널렸더군요 98 00:06:32,600 --> 00:06:36,145 ‎나의 무지가 알파벳 순으로 ‎늘어선 걸 보면 괴로워요 99 00:06:37,939 --> 00:06:39,023 ‎찝찝하죠 100 00:06:39,941 --> 00:06:43,236 ‎직원 추천 코너에 가면 ‎내가 모르는 것들 사이에 101 00:06:43,319 --> 00:06:45,154 ‎브라이언의 애독서가 있어요 102 00:06:50,159 --> 00:06:53,413 ‎한꺼번에 그 많은 지식에 ‎둘러싸이면 당황스럽죠 103 00:06:53,496 --> 00:06:55,998 ‎눈에는 보이는데 가질 수 없거든요 104 00:06:56,082 --> 00:06:59,502 ‎우리를 자꾸 애태워요 ‎지혜를 위한 스트립 클럽처럼 105 00:07:04,257 --> 00:07:07,385 ‎저는 밤마다 조금씩 ‎독서 습관을 들이려고 해요 106 00:07:07,468 --> 00:07:10,012 ‎금세 곯아떨어져서 문제지만요 107 00:07:11,013 --> 00:07:13,015 ‎책은 멜라토닌보다 강력해요 108 00:07:14,642 --> 00:07:18,604 ‎그냥 책을 한 권 사세요 ‎한 쪽에 50mg 효력을 발휘해요 109 00:07:20,106 --> 00:07:24,068 ‎화학 성분 없지, 효과 빠르지 ‎부작용으로 학습 기능도 있죠 110 00:07:25,945 --> 00:07:29,699 ‎8시간 푹 잘 수 있어요 ‎침대 옆 탁자에 책을 두세요 111 00:07:29,782 --> 00:07:32,869 ‎한밤중에 깨도 책을 보면 ‎바로 다시 잠들걸요 112 00:07:34,662 --> 00:07:35,830 ‎사양할게 113 00:07:35,913 --> 00:07:37,457 ‎잘 시간이잖아 114 00:07:40,918 --> 00:07:44,297 ‎몇 주째 읽는 책이 있는데 ‎아직도 서문을 못 벗어났어요 115 00:07:46,340 --> 00:07:48,301 ‎사실 이건 책도 아니에요 116 00:07:48,384 --> 00:07:51,137 ‎쪽 번호 대신 글자가 있으면 ‎책이 아니죠 117 00:07:53,389 --> 00:07:56,309 ‎전 항상 책을 챙겨 다녀요 ‎공연 다닐 때도 118 00:07:56,392 --> 00:07:59,228 ‎해변에서 오후를 보낼 때도 ‎소풍 갈 때도요 119 00:07:59,312 --> 00:08:00,730 ‎읽지만 않을 뿐이죠 120 00:08:01,898 --> 00:08:04,609 ‎저는 지식이 적지만 ‎제 책은 여행 경험이 많죠 121 00:08:05,902 --> 00:08:09,155 ‎제 책으로 살면 행복해요 ‎세상 구경 원 없이 하니까 122 00:08:13,075 --> 00:08:16,537 ‎아무래도 시간 관리를 ‎더 잘해야 할 것 같아요 123 00:08:16,621 --> 00:08:19,540 ‎앞으로 살날이 ‎얼마나 남았는지 모르지만 124 00:08:19,624 --> 00:08:22,084 ‎지금 책 읽는 속도로 봐선 125 00:08:22,168 --> 00:08:24,587 ‎죽기 전에 8권쯤 읽을 것 같아요 126 00:08:25,838 --> 00:08:27,632 ‎그러니 신중히 골라 봐야죠 127 00:08:28,299 --> 00:08:30,176 ‎뉴욕타임스에서 이메일이 왔는데 128 00:08:30,259 --> 00:08:32,762 ‎'올여름에 읽을 책 73권'을 ‎소개하더군요 129 00:08:33,930 --> 00:08:35,723 ‎날 몰라도 한참 모르네 130 00:08:36,682 --> 00:08:38,059 ‎수신 거부해야지! 131 00:08:39,101 --> 00:08:40,394 ‎73권이라니요 132 00:08:40,937 --> 00:08:42,855 ‎올여름에 한 권은 읽겠죠 133 00:08:43,648 --> 00:08:45,650 ‎이 이메일만 읽고 끝나거나요 134 00:08:48,653 --> 00:08:50,655 ‎머리에 빨리 들어가질 않아요 135 00:08:51,364 --> 00:08:54,242 ‎읽는 속도가 느려서 ‎플러그로 연결하고픈 심정이죠 136 00:08:54,951 --> 00:08:58,371 ‎영화 '매트릭스'처럼 ‎포트에 코드를 꽂는 거예요 137 00:08:59,956 --> 00:09:02,208 ‎'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' ‎들어가라! 138 00:09:10,841 --> 00:09:14,262 ‎저는 미루기 선수예요 ‎아주 고질병이 따로 없죠 139 00:09:14,345 --> 00:09:16,681 ‎이 농담도 아직 다 못 썼어요 140 00:09:18,558 --> 00:09:20,643 ‎장난 아니게 심각한 수준이죠 141 00:09:20,726 --> 00:09:22,645 ‎걱정이에요, 이러다 버킷 리스트가 142 00:09:22,728 --> 00:09:25,231 ‎못다 한 볼일 보기로 ‎꽉 차면 어쩌죠? 143 00:09:27,149 --> 00:09:30,361 ‎얼마나 서글프겠어요? ‎몇 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144 00:09:30,444 --> 00:09:34,031 ‎이러면 슬프잖아요 ‎'얼른 액자에 사진 넣어야겠다' 145 00:09:35,408 --> 00:09:38,286 ‎여태 암살자처럼 ‎벽을 비워 두고 산 거죠 146 00:09:44,208 --> 00:09:46,294 ‎오래전에 세운 목표가 있어요 147 00:09:46,377 --> 00:09:48,504 ‎좋은 자세를 유지하려 ‎노력하는 거예요 148 00:09:49,255 --> 00:09:51,090 ‎힘들죠,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149 00:09:51,173 --> 00:09:53,843 ‎전 평생 구부정하게 살았거든요 150 00:09:53,926 --> 00:09:55,678 ‎원체 겸손해서요 151 00:09:58,055 --> 00:09:59,599 ‎참 괜찮은 놈이죠? 152 00:10:00,808 --> 00:10:03,686 ‎구부정한 게 자연스럽지 않나요? 153 00:10:03,769 --> 00:10:06,939 ‎꼿꼿하게 선 사람을 보면 ‎왠지 부자연스럽더라고요 154 00:10:07,857 --> 00:10:10,985 ‎무슨 의도가 있어서 ‎으스대는 사람처럼 보이죠 155 00:10:12,486 --> 00:10:16,157 ‎자기 확신에 찬 사람처럼 ‎저도 연기할 수 있어요 156 00:10:23,581 --> 00:10:27,376 ‎전 오랫동안 구부정하게 살아서 ‎이게 자연스럽고 편해요 157 00:10:27,460 --> 00:10:29,337 ‎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것 같죠 158 00:10:29,420 --> 00:10:32,298 ‎'이봐, 그 누구도 ‎이자는 해치지 않아' 159 00:10:33,507 --> 00:10:35,760 ‎'이미 망가진 사람이거든' 160 00:10:38,471 --> 00:10:39,639 ‎안심이 돼요 161 00:10:41,807 --> 00:10:44,393 ‎모르실 수도 있는데 ‎전 텍사스 출신이죠 162 00:10:44,477 --> 00:10:45,853 ‎휴스턴에서 자랐어요 163 00:10:45,936 --> 00:10:49,315 ‎저는 비욘세하고 ‎같은 중학교에 다녔답니다 164 00:10:50,650 --> 00:10:52,652 ‎비욘세를 배출한 곳이라니 놀랍죠? 165 00:10:53,277 --> 00:10:54,445 ‎게다가 저까지! 166 00:10:56,489 --> 00:10:58,824 ‎대박이죠, 비욘세만 해도 엄청난데 167 00:10:58,908 --> 00:11:01,661 ‎솅 왕까지 ‎같은 동네 출신이라고 하니 168 00:11:01,744 --> 00:11:03,496 ‎대단한 동네다 싶죠? 169 00:11:04,955 --> 00:11:07,500 ‎이 동네 물이 좋은가 봐요, 여러분 170 00:11:10,836 --> 00:11:15,216 ‎저는 불교 철학을 배우며 자랐지만 ‎굉장히 열린 사람이에요 171 00:11:15,299 --> 00:11:19,178 ‎농구장이 있는 교회라면 ‎어디든 갈 의향이 있어요 172 00:11:22,348 --> 00:11:25,893 ‎운동 삼아 농구를 하거든요 ‎유산소 운동으로요 173 00:11:25,976 --> 00:11:27,937 ‎근데 아무하고나 하진 않아요 174 00:11:28,020 --> 00:11:31,899 ‎화요일마다 공원에서 ‎만나는 친구들이 정해져 있어요 175 00:11:31,982 --> 00:11:34,902 ‎실력도 없는 데다 ‎다치기 싫은 사람들이죠 176 00:11:36,737 --> 00:11:40,825 ‎경기도 얌전하게 해서 ‎욕은 절대 안 해도 엄청 킥킥대죠 177 00:11:42,201 --> 00:11:44,662 ‎머리로는 이것저것 하고 싶은데 178 00:11:44,745 --> 00:11:46,997 ‎몸이 따라주지 않거든요 179 00:11:47,581 --> 00:11:51,085 ‎머리로는 공을 잡아서 ‎손을 바꿔 방향을 튼 다음 180 00:11:51,168 --> 00:11:55,423 ‎휙 돌아서 우아하게 손가락을 굴려 ‎마무리하고 싶지만 181 00:11:56,048 --> 00:12:00,261 ‎몸이 말을 듣지 않아요 ‎경기장 밖으로 공을 던져버리죠 182 00:12:02,430 --> 00:12:04,390 ‎그리고 돌아서서 킥킥거려요 183 00:12:10,604 --> 00:12:12,064 ‎공원은 공공장소라 184 00:12:12,815 --> 00:12:15,860 ‎다른 사람이 농구를 못 하게 ‎제가 막지는 못해요 185 00:12:15,943 --> 00:12:19,029 ‎근데 같이 농구 하기 싫은 사람은 ‎바로 알아보죠 186 00:12:19,113 --> 00:12:22,408 ‎일단 몸이 탄탄해 보이면 ‎경계하게 돼요 187 00:12:24,910 --> 00:12:27,246 ‎이런 식이죠 ‎'건강한 분이시군요!' 188 00:12:27,747 --> 00:12:30,666 ‎'좋네요, 다행이에요 ‎농구도 꽤 하시겠어요' 189 00:12:31,208 --> 00:12:32,835 ‎'근데 번지수 잘못 찾았어요' 190 00:12:33,836 --> 00:12:38,340 ‎'저랑 제 친구들은 ‎다들 환자라서 여기 온 거거든요' 191 00:12:39,425 --> 00:12:42,887 ‎'고혈압, 고지혈증, 당뇨, 지방간' 192 00:12:42,970 --> 00:12:45,890 ‎'저희 목적은 경기가 아니라 ‎죽음을 늦추는 거죠' 193 00:12:48,267 --> 00:12:50,561 ‎'의사 진단서 들고 다시 오세요' 194 00:12:55,191 --> 00:12:57,693 ‎전 이 친구들이 좋아요 ‎특별한 친구들이죠 195 00:12:57,777 --> 00:13:01,322 ‎살면서 이렇게 무작위로 ‎친구를 사귀긴 처음이에요 196 00:13:01,405 --> 00:13:03,449 ‎전부 성인 남성인 데다 197 00:13:04,116 --> 00:13:06,577 ‎공원에서 만난 친구들이죠 198 00:13:09,246 --> 00:13:10,706 ‎공원 친구라고요 199 00:13:11,999 --> 00:13:14,126 ‎제가 만약 강도 짓을 한다면 200 00:13:14,877 --> 00:13:15,961 ‎이 친구들과 할 거예요 201 00:13:17,296 --> 00:13:20,466 ‎2가지 이유가 있죠 ‎첫째, 8년째 같이 농구를 하는데 202 00:13:20,549 --> 00:13:23,135 ‎아직도 서로서로 성을 몰라요 203 00:13:25,012 --> 00:13:29,266 ‎다들 제 이름도 잘 몰라서 ‎'솅'을 '창'이라고 한다니까요 204 00:13:33,771 --> 00:13:37,608 ‎둘째, 우린 출신 배경이 다양하고 ‎보유 기술도 다채로워요 205 00:13:37,691 --> 00:13:41,487 ‎강도질할 때 필요한 ‎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요 206 00:13:42,321 --> 00:13:45,199 ‎고급 주택 조명 업계에서 일하는 ‎흑인 친구가 있어서 207 00:13:45,282 --> 00:13:48,786 ‎LA 전역의 유명한 부잣집에 ‎전부 드나들 수 있죠 208 00:13:49,578 --> 00:13:53,749 ‎엘살바도르계 재정 자문가 친구는 ‎돈세탁과 돈 관리를 도울 거예요 209 00:13:54,625 --> 00:13:58,379 ‎경찰이 개입하려고 하면 ‎멕시코계 경찰 친구가 막아 주겠죠 210 00:13:59,672 --> 00:14:03,425 ‎한 친구는 딱히 기술은 없지만 ‎백인이에요 211 00:14:11,767 --> 00:14:14,687 ‎그 친구의 능력이 뭔지 ‎잘은 모르겠지만 212 00:14:16,146 --> 00:14:17,398 ‎아무튼 우린 한 팀이죠 213 00:14:17,940 --> 00:14:20,442 ‎다양성은 필수예요, 여러분 214 00:14:24,572 --> 00:14:28,409 ‎전 이제 사각팬티 입고 ‎농구를 할 수가 없어서 215 00:14:28,492 --> 00:14:30,744 ‎다시 삼각팬티로 돌아왔어요 216 00:14:31,954 --> 00:14:34,373 ‎요즘 제 몸이 달라지고 있어서요 217 00:14:35,916 --> 00:14:39,086 ‎글쎄, 제 불알이 ‎자꾸 탈출하려 들지 뭐예요? 218 00:14:41,297 --> 00:14:45,050 ‎그동안 제가 너무 잘 해준 거죠 ‎너무 풀어줬어요 219 00:14:45,134 --> 00:14:47,261 ‎그랬더니 독립한다고 난리예요 220 00:14:48,304 --> 00:14:51,098 ‎전 용납 못 해요 ‎반란은 진압해야죠 221 00:14:52,141 --> 00:14:53,726 ‎목줄을 꽉 쥘 거예요 222 00:14:55,811 --> 00:14:58,981 ‎하루는 농구장에서 경기하는데 ‎예견했던 일이 벌어졌죠 223 00:15:00,274 --> 00:15:02,192 ‎불알이 안쪽 허벅지를 친 거예요 224 00:15:04,028 --> 00:15:06,405 ‎철썩! 큰소리가 나더군요 225 00:15:08,741 --> 00:15:09,825 ‎너무 부끄러웠어요 226 00:15:10,826 --> 00:15:13,495 ‎정말 떨렸죠 ‎어떻게 될지 뻔했거든요 227 00:15:13,579 --> 00:15:15,539 ‎누가 파울을 외친 거예요 228 00:15:17,791 --> 00:15:21,003 ‎전 해명해야 했어요 ‎'아냐, 난 피해자라고!' 229 00:15:22,630 --> 00:15:24,006 ‎'가해자이기도 하지만' 230 00:15:25,215 --> 00:15:26,967 ‎그게 '흐르는 공' 파울이죠 231 00:15:32,514 --> 00:15:33,390 ‎그러니 232 00:15:34,892 --> 00:15:37,227 ‎삼각팬티를 사야 하지 않겠어요? 233 00:15:37,311 --> 00:15:40,856 ‎저는 중학교 때 이후로 ‎삼각팬티를 사본 적이 없어요 234 00:15:40,940 --> 00:15:44,068 ‎너무 오랜만이라 궁금했죠 ‎요즘은 뭐가 달라졌을까? 235 00:15:44,860 --> 00:15:47,279 ‎검색해서 새 삼각팬티를 찾았어요 236 00:15:47,363 --> 00:15:49,114 ‎소변 구멍이 없더군요 237 00:15:49,740 --> 00:15:52,743 ‎흥미가 생겼죠 ‎저는 소변 구멍을 안 쓰거든요 238 00:15:52,826 --> 00:15:56,580 ‎오줌 마려워 죽겠는데 ‎바늘에 실을 꿸 여유가 있나요? 239 00:15:58,374 --> 00:16:00,125 ‎변기로 직행해야지 240 00:16:00,209 --> 00:16:02,795 ‎비밀의 문 찾을 새가 어딨냐고요 241 00:16:09,426 --> 00:16:12,596 ‎그래서 아주 신나서 ‎소변 구멍 없는 팬티를 샀는데 242 00:16:12,680 --> 00:16:15,391 ‎포장을 뜯고 나서야 알게 됐죠 243 00:16:15,474 --> 00:16:17,226 ‎여성용 팬티더라고요 244 00:16:20,270 --> 00:16:23,607 ‎뭐가 다르냐고요? ‎보들보들한 검정 팬티예요 245 00:16:25,317 --> 00:16:26,777 ‎제가 찾던 게 아니죠 246 00:16:28,237 --> 00:16:30,531 ‎물론 사이즈는 잘 맞았어요 247 00:16:31,907 --> 00:16:33,534 ‎너무 요염해서 문제죠 248 00:16:34,702 --> 00:16:36,245 ‎정체성 혼란이 올 만큼요 249 00:16:37,830 --> 00:16:41,875 ‎배 쪽은 길이가 너무 짧고 ‎다리 쪽은 너무 바짝 올라와요 250 00:16:41,959 --> 00:16:44,211 ‎엉덩이와 안쪽 허벅지 사이를 ‎휘감는 것이 251 00:16:44,294 --> 00:16:46,463 ‎이렇게 잘 받쳐주는 팬티는 ‎처음이었죠 252 00:16:47,923 --> 00:16:49,174 ‎힘이 솟더라니까요 253 00:16:49,258 --> 00:16:52,219 ‎이걸 입으면 ‎순식간에 몸이 반듯해져요 254 00:16:54,179 --> 00:16:56,140 ‎나도 모르게 꿀렁거리게 되죠 255 00:16:56,223 --> 00:16:57,766 ‎뭐에 홀린 듯이요 256 00:16:58,434 --> 00:17:01,812 ‎팬티의 영혼이 들어와서 ‎저절로 움직이는 거예요 257 00:17:02,730 --> 00:17:04,440 ‎저는 몸만 빌려준 거죠 258 00:17:13,824 --> 00:17:16,827 ‎우린 행복해질 기회를 ‎최대한 누려야 한다고 봐요 259 00:17:16,910 --> 00:17:20,330 ‎사회 구성원 모두가 ‎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260 00:17:20,414 --> 00:17:23,751 ‎다 같이 깡충 뛰기를 하기로 ‎합의하는 거예요 261 00:17:23,834 --> 00:17:26,462 ‎조깅 대신 깡충깡충 뛰는 거죠 262 00:17:28,630 --> 00:17:30,340 ‎그럼 더 멋진 세상이 될 거예요 263 00:17:31,050 --> 00:17:35,095 ‎이렇게 쉽고 빠르게 기쁨을 누릴 ‎방법을 외면하다니 안타까워요 264 00:17:36,764 --> 00:17:39,141 ‎몇 킬로미터나 달려야 ‎행복감에 젖어 들죠? 265 00:17:40,309 --> 00:17:42,352 ‎다들 몰라요, 죽어라 뛰어야겠죠 266 00:17:43,353 --> 00:17:45,773 ‎깡충 뛰기 하면 곧바로 행복해져요 267 00:17:46,815 --> 00:17:50,277 ‎단짝 친구 3명과 ‎깡충깡충 뛴다고 상상해 보세요 268 00:17:53,322 --> 00:17:55,866 ‎어깨를 맞대고 ‎대열을 이뤄 뛰는 거죠 269 00:17:57,159 --> 00:17:58,660 ‎'글리'의 주인공들처럼요 270 00:17:59,828 --> 00:18:01,872 ‎멋지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요 271 00:18:02,456 --> 00:18:03,916 ‎참 효율적이에요 272 00:18:03,999 --> 00:18:07,669 ‎공연 전에 바에서 술을 마셨는데 ‎걸어서 10분 걸릴 거리를 273 00:18:07,753 --> 00:18:09,088 ‎깡충 뛰어서 8분 만에 왔죠 274 00:18:11,173 --> 00:18:12,883 ‎일찍 도착했어요 275 00:18:17,137 --> 00:18:19,431 ‎저는 자기 관리 경쟁에서 ‎좀 뒤처졌어요 276 00:18:20,057 --> 00:18:22,226 ‎최근 들어서야 보디로션을 277 00:18:22,976 --> 00:18:24,812 ‎넉넉히 바르고 있죠 278 00:18:25,854 --> 00:18:29,066 ‎그야말로 온몸에 ‎수분을 공급하는 거예요 279 00:18:29,942 --> 00:18:31,360 ‎로션을 엄청나게 써요 280 00:18:32,694 --> 00:18:36,073 ‎전에는 그만큼까지 필요 없다고 ‎저 자신을 속이며 살았죠 281 00:18:37,032 --> 00:18:38,492 ‎늘 조금만 썼어요 282 00:18:38,575 --> 00:18:42,037 ‎그렇게 위에서부터 바르다 보니 ‎다리는 건조해졌죠 283 00:18:44,123 --> 00:18:45,707 ‎그러다 코스트코 회원이 됐고 284 00:18:47,835 --> 00:18:50,170 ‎인생이 달라졌어요 ‎코스트코 로션은 대용량이죠 285 00:18:50,254 --> 00:18:52,047 ‎아주 큰 통에 들어 있어요 286 00:18:52,131 --> 00:18:54,550 ‎대개 편리한 펌프가 ‎위에 꽂혀 있죠 287 00:18:55,050 --> 00:18:59,346 ‎단 하나 문제점은, 2/3쯤 썼을 때 ‎기술의 한계가 드러난단 거예요 288 00:19:01,056 --> 00:19:04,935 ‎짜증 나죠! 로션은 많이 남았는데 ‎퍼 올릴 수가 없어요 289 00:19:05,018 --> 00:19:06,270 ‎펌프의 기능이 끝나죠 290 00:19:07,312 --> 00:19:11,358 ‎그때는 뚜껑을 돌려서 열고 ‎펌프를 막대기처럼 찍어 써야 해요 291 00:19:14,987 --> 00:19:15,988 ‎기분 별로죠 292 00:19:17,906 --> 00:19:20,993 ‎로션을 펌프질 하다가 찍어 쓰면 ‎사람이 겸허해져요 293 00:19:22,661 --> 00:19:25,455 ‎펌프질 할 때는 ‎속 편한 부자 같거든요 294 00:19:26,248 --> 00:19:28,500 ‎마음껏 누르잖아요, 꾹꾹! 295 00:19:29,751 --> 00:19:30,961 ‎잔돈은 됐어요 296 00:19:34,089 --> 00:19:35,757 ‎근데 찍어 쓸 때는 297 00:19:41,346 --> 00:19:43,182 ‎영리한 동물이 된 기분이죠 298 00:19:46,602 --> 00:19:48,520 ‎도구를 쓸 줄 아는 동물요 299 00:19:54,443 --> 00:19:56,862 ‎펌프를 비트는 동시에 당겨야 하죠 300 00:19:56,945 --> 00:19:59,031 ‎젓가락으로 빵에 버터 바르듯이 301 00:20:06,580 --> 00:20:07,831 ‎저는 보디로션을 쓰고 302 00:20:08,999 --> 00:20:12,002 ‎얼굴 로션도 쓰죠 ‎수준이 높아져서 아이 크림도 써요 303 00:20:13,795 --> 00:20:15,923 ‎아이 크림은 차원이 다르죠 304 00:20:16,006 --> 00:20:20,135 ‎아이 크림은 장난이 아니에요 ‎값이 더 비싸거든요 305 00:20:21,720 --> 00:20:24,681 ‎지금껏 샀던 ‎그 어떤 로션보다 비싸요 306 00:20:25,182 --> 00:20:27,184 ‎근데 통은 제일 쪼끄맣더라고요 307 00:20:27,809 --> 00:20:29,811 ‎이 귀한 걸 살 때는 ‎명분이 필요해요 308 00:20:29,895 --> 00:20:32,356 ‎아이 크림을 바를 때는 ‎약지만 쓰죠 309 00:20:33,774 --> 00:20:35,817 ‎손가락 중에 제일 부드럽잖아요 310 00:20:35,901 --> 00:20:37,736 ‎제일 게으른 손가락이니까 311 00:20:38,403 --> 00:20:41,490 ‎약지로는 뭘 고르지도 가리키지도 ‎욕하지도 않아요 312 00:20:43,825 --> 00:20:44,701 ‎약지는 313 00:20:45,494 --> 00:20:46,370 ‎기껏해야 314 00:20:48,622 --> 00:20:51,917 ‎결혼반지를 끼거나 ‎아이 크림 바를 때만 쓰죠 315 00:20:53,669 --> 00:20:58,465 ‎크림을 살살 두드려 바르는 거예요 ‎이렇게 입을 살짝 열고서 316 00:21:05,347 --> 00:21:06,473 ‎효과 없기만 해봐라 317 00:21:08,558 --> 00:21:10,018 ‎비싸게 산 건데 318 00:21:16,650 --> 00:21:20,821 ‎제가 예의 주시한 주름이 있는데 ‎몇 년 새 확 패였더라고요 319 00:21:20,904 --> 00:21:24,241 ‎이거예요, 이 주름이죠 ‎정말 속수무책이라 320 00:21:24,324 --> 00:21:27,786 ‎가끔 뇌물도 준다니까요 ‎'아이 크림인데 한번 써봐' 321 00:21:32,916 --> 00:21:35,627 ‎'특별히 주는 거니까 비밀 지켜' 322 00:21:40,382 --> 00:21:42,968 ‎그럼 손에 이 크림이 조금 남는데 323 00:21:43,051 --> 00:21:45,595 ‎소량이라도 낭비해선 안 돼요 324 00:21:45,679 --> 00:21:49,725 ‎저는 자애로운 왕처럼 베풀죠 ‎'백성들아, 와서 먹거라' 325 00:22:02,904 --> 00:22:04,156 ‎저는 누워서 자요 326 00:22:05,866 --> 00:22:08,869 ‎등을 대고 똑바로 누워 자죠 ‎베개에 얼굴 대면 안 된대요 327 00:22:08,952 --> 00:22:10,662 ‎주름이 더 깊어진다고요 328 00:22:10,746 --> 00:22:13,540 ‎그래서 누워 자지만 ‎선호하는 자세는 아니죠 329 00:22:14,374 --> 00:22:17,085 ‎너무 재미없잖아요 ‎껴안지도 못하고 330 00:22:17,169 --> 00:22:19,254 ‎뱀파이어처럼 가만 누워 있는 거죠 331 00:22:21,340 --> 00:22:23,884 ‎그래서 지금도 가끔은 뒤척거려요 332 00:22:23,967 --> 00:22:26,386 ‎일진이 별로인 날이나 ‎생일날에는요 333 00:22:27,387 --> 00:22:28,972 ‎상도 가끔 줘야죠 334 00:22:30,599 --> 00:22:32,726 ‎새로 생긴 악습인 셈인데 ‎흡연 대신 335 00:22:32,809 --> 00:22:36,063 ‎이따금 배를 깔고 자요 ‎나쁜 남자처럼요 336 00:22:39,024 --> 00:22:43,487 ‎얼마 전에 또 성인다운 경험을 ‎한 적이 있어요, 제가… 337 00:22:44,696 --> 00:22:46,656 ‎여자 친구를 ‎유방 촬영실에 데려갔죠 338 00:22:47,657 --> 00:22:49,659 ‎정기적인 유방암 검사였는데 339 00:22:49,743 --> 00:22:51,995 ‎애인도 처음이었고 ‎저도 뭘 잘 몰랐어요 340 00:22:53,622 --> 00:22:56,958 ‎유방 촬영 검사를 하면요 ‎여러분 가슴을 들어서 341 00:22:57,042 --> 00:22:59,878 ‎토르티야 압축기에 올려놓는답니다 342 00:23:01,963 --> 00:23:04,216 ‎그다음 여러 번 꾹꾹 내리찍죠 343 00:23:05,384 --> 00:23:07,636 ‎잔인해요 ‎늘 이렇게 한대서 놀랐죠 344 00:23:07,719 --> 00:23:11,348 ‎찌찌 파니니 요리사 아니고 ‎의사가 맞는지 의심했어요 345 00:23:17,687 --> 00:23:18,563 ‎얼마나 아픈데요 346 00:23:18,647 --> 00:23:21,942 ‎맨 처음 가슴을 내리찍었을 때 ‎여자 친구는 방귀를 뀌었죠 347 00:23:24,236 --> 00:23:26,029 ‎다들 깜짝 놀랐어요 348 00:23:26,947 --> 00:23:30,450 ‎여자 친구는 할 일을 한 거예요 ‎스스로 방어한 거죠 349 00:23:31,827 --> 00:23:33,328 ‎공격당했으니까요 350 00:23:34,871 --> 00:23:37,707 ‎순순히 당할 수만은 없었겠죠 ‎안 그래요? 351 00:23:37,791 --> 00:23:42,087 ‎보통은 투쟁하거나 도피하지만 ‎방귀라는 선택지도 있는 법이에요 352 00:23:43,380 --> 00:23:46,842 ‎이런 건 학교에서 못 배워요 ‎길바닥에서 배운 거죠 353 00:23:51,513 --> 00:23:53,098 ‎제 귓전에 들려오는 354 00:23:54,015 --> 00:23:54,933 ‎방귀 소리에 355 00:23:56,476 --> 00:23:58,854 ‎순간적으로 감정 이입이 됐어요 356 00:23:59,688 --> 00:24:03,275 ‎여자 친구가 너무 불쌍했죠 ‎얼마나 큰 상처일지 아니까요 357 00:24:04,359 --> 00:24:06,570 ‎여자 친구도 저만큼 ‎아픈 걸 못 참지만 358 00:24:06,653 --> 00:24:11,116 ‎사람 있는 데서 방귀 뀌는 걸 ‎훨씬 더 두려워하는 걸 알거든요 359 00:24:13,160 --> 00:24:14,619 ‎그 정도로 아프다는 거예요 360 00:24:15,912 --> 00:24:16,955 ‎아니, 너무하잖아요 361 00:24:17,038 --> 00:24:19,749 ‎환자 건강을 위해 ‎노력하는 병원에서 362 00:24:19,833 --> 00:24:21,668 ‎이렇게 폭력을 쓰면 안 되죠 363 00:24:23,170 --> 00:24:24,838 ‎남자는 이렇게 안 해요 364 00:24:24,921 --> 00:24:28,049 ‎남자는 어떻게 검사하게요? ‎불알을 만져봐요 365 00:24:29,134 --> 00:24:31,011 ‎엉덩이에 손가락을 집어넣죠 366 00:24:34,055 --> 00:24:35,140 ‎긴장이 확 풀려요 367 00:24:37,767 --> 00:24:39,769 ‎꽤 다정하게 대해주는 편이죠 368 00:24:40,395 --> 00:24:41,396 ‎견딜 만해요 369 00:24:42,731 --> 00:24:44,107 ‎건강을 위한 일이니까요 370 00:24:50,155 --> 00:24:52,449 ‎제가 맞는다면 ‎여기 남성분들 대부분 371 00:24:52,532 --> 00:24:54,826 ‎재미로 직접 검사해 봤을걸요 372 00:24:56,828 --> 00:24:58,955 ‎재미와 지식 추구를 위해 373 00:25:00,165 --> 00:25:01,791 ‎나 자신을 탐구해야죠 374 00:25:04,836 --> 00:25:07,881 ‎제 말은, 누구나 편하게 받을 ‎권리가 있다는 거예요 375 00:25:08,381 --> 00:25:10,842 ‎자신에게 필요한 검사가 있다면요 376 00:25:10,926 --> 00:25:13,512 ‎남자라면 다른 방법을 썼을 거예요 377 00:25:13,595 --> 00:25:16,223 ‎남자는 그런 검사에 응하지 않아요 378 00:25:16,973 --> 00:25:19,059 ‎의사가 암 검사를 한다면서 379 00:25:19,142 --> 00:25:21,728 ‎불알을 몇 번 뭉개야겠다고 하면 380 00:25:23,730 --> 00:25:24,981 ‎저는 이러겠죠, '선생님' 381 00:25:25,941 --> 00:25:27,484 ‎'암 아닐 거예요' 382 00:25:30,695 --> 00:25:32,572 ‎'기분 괜찮아요, 덜렁덜렁하니' 383 00:25:34,699 --> 00:25:37,410 ‎'아무 이상 없으니까 ‎다음에 뵐게요' 384 00:25:43,208 --> 00:25:47,337 ‎요즘 나오는 약은 ‎얼마나 좋은지 몰라요, 굉장하죠 385 00:25:48,713 --> 00:25:51,508 ‎근데 이런 기사를 ‎얼마나 더 봐야 할까요? 386 00:25:51,591 --> 00:25:54,094 ‎새로운 암 치료제를 찾았다는 ‎기사 말이죠 387 00:25:54,761 --> 00:25:56,721 ‎쥐한테만 듣는 치료제요 388 00:25:57,973 --> 00:25:59,641 ‎이런 기사는 그만 내면 안 돼요? 389 00:25:59,724 --> 00:26:03,436 ‎인간이 보는 신문에 낼 ‎뉴스는 아니지 않나요? 390 00:26:04,312 --> 00:26:05,146 ‎아니잖아요 391 00:26:05,814 --> 00:26:07,399 ‎그건 쥐 뉴스죠 392 00:26:10,151 --> 00:26:12,320 ‎전형적인 쥐 뉴스라고요 393 00:26:13,363 --> 00:26:16,491 ‎쥐들에게는 경사가 맞죠 ‎쥐한테 알려주세요 394 00:26:17,200 --> 00:26:19,995 ‎그쪽에 알려주고 우린 빼 달라고요 395 00:26:22,998 --> 00:26:26,418 ‎제가 알아보니 ‎전체 연구 결과의 99.6%는 396 00:26:26,501 --> 00:26:28,461 ‎인간에게 적용 자체가 안 돼요 397 00:26:29,045 --> 00:26:34,050 ‎우리가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서 ‎개발 중인 의학적 노하우 모두 398 00:26:34,134 --> 00:26:35,885 ‎적을 위한 거라고요 399 00:26:37,554 --> 00:26:40,807 ‎쥐에 관한 지식을 ‎왕성하게 연구 중인 거예요 400 00:26:41,391 --> 00:26:43,602 ‎흔한 감기도 치료 못 하면서 401 00:26:43,685 --> 00:26:46,813 ‎당뇨병 걸린 쥐 ‎습진 있거나 통풍 걸린 쥐는 402 00:26:48,356 --> 00:26:50,150 ‎문제없이 치료하죠 403 00:26:51,067 --> 00:26:53,695 ‎넌 우리 덕에 잘 살 거다 ‎쥐새끼야 404 00:26:55,196 --> 00:26:57,240 ‎쥐로 살기 참 좋은 시대예요 405 00:26:58,533 --> 00:26:59,826 ‎인간으로 살기가 힘들죠 406 00:27:00,452 --> 00:27:04,873 ‎미국에서 인간으로 살긴 힘들어요 ‎미국 의료 제도는 지옥 같아요 407 00:27:05,540 --> 00:27:08,418 ‎무슨 말인지 아시죠? ‎미국에서 다치려거든 408 00:27:09,044 --> 00:27:11,713 ‎아주 화끈하게 다쳐야 해요 409 00:27:12,589 --> 00:27:14,799 ‎공제 조항에 부합할 만큼요 410 00:27:16,301 --> 00:27:18,261 ‎시기는 1월이 가장 좋죠 411 00:27:20,847 --> 00:27:22,557 ‎1년 내내 보장받으니까요 412 00:27:23,975 --> 00:27:25,477 ‎그래야 이기는 거예요 413 00:27:25,560 --> 00:27:28,813 ‎12월에 다치면 안 돼요 ‎그러면 지는 거라고요 414 00:27:34,653 --> 00:27:37,364 ‎제 생에 딱 1년 ‎마법 같은 해가 있었죠 415 00:27:37,447 --> 00:27:39,157 ‎의료 공제를 받은 해였어요 416 00:27:40,116 --> 00:27:43,328 ‎마음껏 융통할 돈이 생겨서 ‎얼마나 신났는지 몰라요 417 00:27:44,829 --> 00:27:46,998 ‎출격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죠 418 00:27:47,082 --> 00:27:48,208 ‎의사를 많이 만났어요 419 00:27:48,291 --> 00:27:50,835 ‎엉덩이 문제로 전문의도 찾아갔죠 420 00:27:52,170 --> 00:27:56,007 ‎근데 진료 예약일이 될 때쯤 ‎문제는 저절로 해결됐어요 421 00:27:56,800 --> 00:27:59,260 ‎조사해 보니 ‎다 나은 것 같더라고요 422 00:27:59,344 --> 00:28:02,514 ‎그래도 의사한테 가서 ‎제가 알아본 게 맞는지 확인했죠 423 00:28:02,597 --> 00:28:06,059 ‎의사는 지금은 괜찮지만 ‎원하면 자세히 봐준다고 했어요 424 00:28:07,769 --> 00:28:09,187 ‎불필요한 검사였어요 425 00:28:09,854 --> 00:28:12,190 ‎마음의 평화는 이미 얻었으니까요 426 00:28:12,273 --> 00:28:14,067 ‎그때 공제금이 떠올랐어요 427 00:28:15,443 --> 00:28:19,406 ‎매번 저를 의료비에 허덕이게 한 ‎보험 회사가 생각났죠 428 00:28:20,198 --> 00:28:21,741 ‎그래서 이렇게 말했어요 429 00:28:22,742 --> 00:28:23,868 ‎'검사용 젤 가져와요' 430 00:28:28,748 --> 00:28:29,666 ‎해보자고요 431 00:28:30,333 --> 00:28:35,296 ‎해보자 이거예요, 입장료를 냈으면 ‎놀이 기구는 다 타고 가야죠 432 00:28:37,006 --> 00:28:40,218 ‎형편없는 것도요 ‎문 닫을 때까지 안 나갑니다 433 00:28:43,096 --> 00:28:44,013 ‎우린 실행했어요 434 00:28:44,889 --> 00:28:46,224 ‎정밀 검사를 했고 435 00:28:46,850 --> 00:28:48,893 ‎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죠 436 00:28:50,228 --> 00:28:51,896 ‎불필요한 검사였다니까요 437 00:28:53,064 --> 00:28:56,985 ‎의사 선생님은 보험 회사에 ‎거액을 청구해서 받아 챙겼죠 438 00:28:57,819 --> 00:29:00,572 ‎선생님과 달리 ‎전 만족하지 못했어요 439 00:29:01,156 --> 00:29:05,368 ‎경제적 정의가 항문 검사로 ‎실현될 리는 없을 테니까요 440 00:29:07,203 --> 00:29:09,330 ‎이기는 기분이 들 리가 없죠 441 00:29:09,831 --> 00:29:12,709 ‎옆으로 누워 의사의 손길을 ‎느낀다고 해서요 442 00:29:12,792 --> 00:29:14,627 ‎'보험사 놈들, 당해봐라' 443 00:29:16,504 --> 00:29:18,173 ‎이런 건 '복수'라고 해요 444 00:29:23,803 --> 00:29:26,723 ‎저는 항상 ‎제도를 깨부수려 노력해요 445 00:29:27,974 --> 00:29:29,642 ‎앞뒤가 안 맞더라도요 446 00:29:30,894 --> 00:29:32,687 ‎그래서 주스기를 산 거예요 447 00:29:33,688 --> 00:29:34,689 ‎쓰지 않는 주스기요 448 00:29:36,608 --> 00:29:38,985 ‎어른이 되면 어느 때 알게 되죠 449 00:29:40,653 --> 00:29:42,572 ‎영양을 잘 챙겨야 한다는 걸요 450 00:29:44,115 --> 00:29:46,826 ‎영양가 높은 걸 ‎딱히 챙겨 먹진 않지만 451 00:29:47,660 --> 00:29:49,537 ‎속성 해결법이 찾고 싶어져요 452 00:29:50,038 --> 00:29:53,750 ‎그러다 녹즙을 발견하죠 ‎그걸 마시면 다 해결될 것 같아요 453 00:29:53,833 --> 00:29:57,670 ‎근데 가게에 주스를 사러 가보니 ‎가격이 내 소득 수준을 넘어서요 454 00:29:58,838 --> 00:30:00,799 ‎내 형편에 주스는 무슨! 455 00:30:02,008 --> 00:30:05,678 ‎너무 부담돼서 못 사겠는 거죠 ‎그래서 계산기를 두들겨요 456 00:30:05,762 --> 00:30:08,223 ‎주스기를 사면 앞으로 12년 동안 457 00:30:08,306 --> 00:30:10,558 ‎백만 달러쯤 절약할 수 있겠더군요 458 00:30:13,520 --> 00:30:16,773 ‎더 고민할 것도 없죠 ‎친구들한테 기발한 계획을 말하니 459 00:30:16,856 --> 00:30:20,068 ‎사 놓고 안 쓰는 주스기가 ‎있다면서 가지래요 460 00:30:21,110 --> 00:30:23,905 ‎그런데도 한 치 앞을 못 보고 ‎사양하죠 461 00:30:23,988 --> 00:30:26,199 ‎'고맙지만 됐어 ‎나한테는 안 맞아' 462 00:30:27,367 --> 00:30:29,619 ‎'에그, 나처럼 ‎조사해 보고 샀어야지' 463 00:30:29,702 --> 00:30:33,039 ‎그러면서 최고급 주스기를 사는 ‎실수를 저질러요 464 00:30:35,458 --> 00:30:39,212 ‎냉압 분쇄 주스기를 ‎400달러나 주고 사는 거예요 465 00:30:39,295 --> 00:30:41,798 ‎농산물 직판장에서 ‎제일 싱싱한 재료를 사죠 466 00:30:41,881 --> 00:30:43,675 ‎더러우면 싱싱한 거거든요 467 00:30:45,593 --> 00:30:47,095 ‎그런 거 좋아하잖아요? 468 00:30:47,178 --> 00:30:49,514 ‎농산물 직판장에 ‎윤기 나는 과일은 없죠 469 00:30:49,597 --> 00:30:51,057 ‎다 무광이에요 470 00:30:53,309 --> 00:30:57,438 ‎흙투성이 과일을 집에 가져가서 ‎문질러 씻고 헹군 다음 471 00:30:57,522 --> 00:31:00,733 ‎작게 조각내서 즙을 짜고 ‎주스기를 닦아서 치우고 472 00:31:00,817 --> 00:31:03,695 ‎1시간 후에 이러죠 ‎'내가 다신 쓰나 봐라' 473 00:31:06,030 --> 00:31:08,449 ‎다신 안 써요, 어림도 없죠 474 00:31:08,533 --> 00:31:11,703 ‎즐거운 주스 가게 놀이는 ‎한 번으로 족해요 475 00:31:12,704 --> 00:31:14,289 ‎이제 전 손 뗐어요 476 00:31:15,290 --> 00:31:16,124 ‎안 해요 477 00:31:16,207 --> 00:31:19,544 ‎주스기 생명도 끝났죠 ‎제가 냉장고 위에 올려 둬서 478 00:31:20,628 --> 00:31:22,672 ‎기름 낀 먼지가 잔뜩 앉았거든요 479 00:31:23,590 --> 00:31:25,550 ‎절대 안 닦이는 먼지 아시죠? 480 00:31:25,633 --> 00:31:28,678 ‎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‎언젠가 기름으로 바뀌겠죠 481 00:31:32,724 --> 00:31:34,517 ‎후회스럽긴 해요 482 00:31:34,601 --> 00:31:37,228 ‎냉장고 위에 400달러를 ‎박아 뒀으니까요 483 00:31:37,312 --> 00:31:39,898 ‎근데 그 덕에 한 방에 치료됐죠 484 00:31:40,607 --> 00:31:42,108 ‎마음의 병이 나았어요 485 00:31:42,191 --> 00:31:46,112 ‎이제는 가게에서 ‎스트레스받지 않고 주스를 사죠 486 00:31:47,697 --> 00:31:50,742 ‎'한 병에 10달러요? ‎괜찮은 가격이네요' 487 00:31:51,743 --> 00:31:54,120 ‎얼마나 힘든지 ‎만들어 봐서 알거든요 488 00:31:54,662 --> 00:31:56,456 ‎노고에 감사드립니다! 489 00:32:02,629 --> 00:32:05,924 ‎저는 사소한 결정을 하는 데 ‎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써요 490 00:32:06,633 --> 00:32:10,178 ‎'파파이스' 프라이드치킨 가게에 ‎점심을 먹으러 갔을 때였죠 491 00:32:10,261 --> 00:32:13,139 ‎특별한 한 끼라 ‎최고의 조합을 찾으려 했어요 492 00:32:13,222 --> 00:32:15,099 ‎세트 메뉴를 다 살펴봤죠 493 00:32:15,183 --> 00:32:18,353 ‎가격 대비 만족도 최상의 ‎세트를 찾으려고요 494 00:32:19,729 --> 00:32:21,189 ‎열심히 분석하는데 495 00:32:22,440 --> 00:32:24,192 ‎웬 남자가 대뜸 들어와서는 496 00:32:24,275 --> 00:32:26,736 ‎가슴살 하나, 비스킷 둘 ‎탄산수 두 잔을 시켰죠 497 00:32:27,612 --> 00:32:29,489 ‎심지어 세트 메뉴도 아니었어요 498 00:32:31,157 --> 00:32:33,785 ‎그 남자는 ‎한 푼도 절약하지 못했죠 499 00:32:35,203 --> 00:32:36,120 ‎충격적이더군요 500 00:32:36,204 --> 00:32:39,248 ‎'세상에, 지금 파파이스에서 ‎일품요리를 시킨 거야?' 501 00:32:41,668 --> 00:32:44,128 ‎'나도 저렇게 부자로 살고 싶네' 502 00:32:45,421 --> 00:32:49,008 ‎제 꿈은 언젠가 파파이스에서 ‎프리스타일 주문을 하는 거죠 503 00:32:50,843 --> 00:32:52,929 ‎생각나는 대로 메뉴판도 안 보고 504 00:32:53,012 --> 00:32:55,598 ‎박자에 맞춰 ‎마음속 주문을 내뱉을래요 505 00:33:02,146 --> 00:33:05,650 ‎순회공연 중에는 패스트푸드를 ‎안 먹기가 힘들어요 506 00:33:06,442 --> 00:33:09,278 ‎공연을 끝내고 ‎밤에 호텔로 돌아갔는데 507 00:33:09,362 --> 00:33:11,447 ‎'웬디스' 패스트푸드점만 ‎열었더군요 508 00:33:11,531 --> 00:33:14,242 ‎호텔 건너편 ‎드라이브스루 전용 매장이었는데 509 00:33:14,325 --> 00:33:15,660 ‎저는 차가 없었죠 510 00:33:16,661 --> 00:33:20,081 ‎하지만 제게는 돈과 희망 ‎두 다리가 있었으니 511 00:33:21,207 --> 00:33:22,458 ‎깡충대며 뛰어갔죠 512 00:33:24,252 --> 00:33:25,795 ‎좋은 기운을 풍기며 513 00:33:25,878 --> 00:33:29,841 ‎창문을 두드리고 말했죠 ‎'우리 만났으니 할 일을 합시다' 514 00:33:31,634 --> 00:33:32,885 ‎그랬더니 떨떠름해하면서 515 00:33:32,969 --> 00:33:35,888 ‎드라이브스루 매장은 ‎걸어온 손님을 못 받는대요 516 00:33:35,972 --> 00:33:39,392 ‎왜냐고 물었더니 ‎제 건강과 안전을 위해서라길래 517 00:33:40,143 --> 00:33:42,478 ‎제가 그랬죠 ‎'패스트푸드 좀 먹겠다는데!' 518 00:33:45,273 --> 00:33:46,941 ‎'왜 그런 소리를 해요?' 519 00:33:50,361 --> 00:33:52,697 ‎끝까지 버티고 주문을 안 받길래 520 00:33:53,197 --> 00:33:56,409 ‎결국 우버를 불러서 ‎건물을 돌아 달라고 했죠 521 00:33:57,368 --> 00:33:58,703 ‎정확히 말했어요 522 00:33:58,786 --> 00:34:01,622 ‎'메뉴판 앞에서 탈 테니 ‎창가에서 내려주세요' 523 00:34:03,750 --> 00:34:05,126 ‎그게 다냐고 묻길래 524 00:34:05,918 --> 00:34:08,546 ‎미안하다고 ‎치킨너깃 좀 드리겠다고 했죠 525 00:34:10,882 --> 00:34:14,177 ‎얼마 전에 캐나다에서 ‎순회공연을 했어요 526 00:34:14,260 --> 00:34:17,889 ‎캐나다에서 ‎개인이 술을 살 수 있는 곳은 527 00:34:17,972 --> 00:34:20,767 ‎정부가 운영하는 ‎주류 판매점뿐이죠 528 00:34:20,850 --> 00:34:23,102 ‎전 그걸 모르고 슈퍼마켓에 갔다가 529 00:34:23,186 --> 00:34:27,607 ‎무알코올 맥주 6개들이를 ‎실수로 사 오고 말았어요 530 00:34:28,691 --> 00:34:32,111 ‎제가 눈치가 없었죠 ‎상온에 둔 것부터 이상했는데 531 00:34:34,030 --> 00:34:36,407 ‎숙소에 돌아가서 ‎5개는 냉동고에 넣고 532 00:34:36,491 --> 00:34:39,160 ‎1개는 얼음통에 넣었죠 ‎엄청 시원해졌길래 533 00:34:39,243 --> 00:34:42,622 ‎마개를 따서 몇 모금 마셨는데 ‎맥주가 맹맹하더군요 534 00:34:44,373 --> 00:34:46,834 ‎캔을 보고 알았죠 ‎'술도 아니잖아?' 535 00:34:48,419 --> 00:34:51,130 ‎'그냥 거품 나는 보리 주스네' 536 00:34:52,256 --> 00:34:55,551 ‎전 체념했죠, 오늘 밤은 ‎맨정신으로 자야겠다 싶었어요 537 00:34:56,135 --> 00:34:57,678 ‎잘 때도 다 됐으니까요 538 00:34:58,387 --> 00:35:00,932 ‎근데 정신 차려 보니 ‎한 캔을 끝냈더군요 539 00:35:01,933 --> 00:35:03,392 ‎나머지 다섯 캔도 마셨어요 540 00:35:04,769 --> 00:35:06,437 ‎6캔을 다 조진 거죠 541 00:35:07,105 --> 00:35:10,274 ‎그때 깨달았어요 ‎'내가 절제력을 잃었구나' 542 00:35:11,400 --> 00:35:14,362 ‎무알코올 의존증까지 ‎걸려버린 거예요 543 00:35:16,072 --> 00:35:18,866 ‎심각해요, 이러다 결국 죽는다고요 544 00:35:18,950 --> 00:35:22,453 ‎일반 음료 때문에 죽은 ‎최초의 인간이 되겠죠 545 00:35:27,458 --> 00:35:31,129 ‎제가 원래 중독이 잘돼요 ‎뭐든 끈질기게 하는 성격이죠 546 00:35:31,629 --> 00:35:34,674 ‎지금은 대마초와 알코올에 ‎내성이 너무 강해져서 547 00:35:34,757 --> 00:35:36,092 ‎줄이려고 노력 중이에요 548 00:35:36,884 --> 00:35:41,305 ‎최근에 친구한테 ‎'DMT'라는 약물에 관해 들었어요 549 00:35:41,389 --> 00:35:43,724 ‎아주 강력한 환각제라고 하더군요 550 00:35:43,808 --> 00:35:47,270 ‎죽으면 어떤 느낌인지 ‎알 수 있는 약이래요 551 00:35:48,437 --> 00:35:51,440 ‎저는 편견이 없는 편이니 ‎한두 번쯤 해볼 순 있겠죠 552 00:35:51,524 --> 00:35:56,070 ‎하지만 조심하고 있어요 ‎DMT에 내성이 생기면 안 되잖아요 553 00:35:56,154 --> 00:35:59,031 ‎언젠가 자연사할 날이 ‎올 수 있으니까요 554 00:35:59,991 --> 00:36:02,827 ‎45분이 지나도 ‎감이 안 오면 어떡해요? 555 00:36:05,163 --> 00:36:07,540 ‎죽는 건지 마는 건지 ‎혼란스럽겠죠 556 00:36:07,623 --> 00:36:09,458 ‎종일 누워 있을 수도 없는데 557 00:36:10,918 --> 00:36:12,295 ‎너무 시시하잖아요 558 00:36:12,378 --> 00:36:14,922 ‎감흥 없는 죽음이라니 ‎상상이 되세요? 559 00:36:19,844 --> 00:36:22,638 ‎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수 있어서 ‎참 감사해요 560 00:36:23,306 --> 00:36:26,267 ‎저는 뉴욕에서 ‎꽤 오랜 시간을 보냈죠 561 00:36:27,059 --> 00:36:29,604 ‎코미디언으로서 ‎실력을 키우기는 좋지만 562 00:36:29,687 --> 00:36:32,064 ‎생활하기는 만만치 않은 곳이에요 563 00:36:32,148 --> 00:36:34,400 ‎처음 뉴욕에 이사했을 때는 몰랐죠 564 00:36:34,483 --> 00:36:37,278 ‎뉴욕은 임대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565 00:36:37,361 --> 00:36:39,780 ‎집세를 올려줘야 한다는 걸요 566 00:36:40,489 --> 00:36:41,991 ‎주변 도시에 살 때는 567 00:36:42,074 --> 00:36:45,661 ‎대부분 집주인이 ‎몇 년 정도 말미를 줬거든요 568 00:36:45,745 --> 00:36:47,997 ‎생활 수준을 개선할 시간요 569 00:36:50,374 --> 00:36:51,542 ‎그게 이치에 맞죠 570 00:36:52,043 --> 00:36:55,713 ‎뉴욕시 집주인들은 이래요 ‎'1년 후에 10% 더 벌어야 해요' 571 00:36:57,590 --> 00:36:58,841 ‎'서두르세요' 572 00:37:00,218 --> 00:37:02,511 ‎10%라니, 너무 많잖아요 573 00:37:03,346 --> 00:37:06,682 ‎매년 10%는 너무 많다고요 ‎부담감이 장난 아니에요 574 00:37:07,183 --> 00:37:09,977 ‎부모님도 그렇게 ‎부담 주신 적 없는데 575 00:37:10,061 --> 00:37:14,023 ‎집주인 자랑스럽게 해주려고 ‎뉴욕에 사는 기분이었어요 576 00:37:15,608 --> 00:37:19,237 ‎집주인한테 집 사주는 게 ‎인생 목표가 된 것 같았죠 577 00:37:20,738 --> 00:37:23,241 ‎자꾸 격려해 주니 ‎마음이 동하더라고요 578 00:37:23,324 --> 00:37:26,827 ‎절 믿어주고 ‎16호 세입자로 뽑아준 분이잖아요 579 00:37:32,416 --> 00:37:36,254 ‎이 업계는 기복이 심해요 ‎좋았다가 나빴다가 편차가 크죠 580 00:37:36,337 --> 00:37:39,465 ‎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어요 ‎아주 신이 났었죠 581 00:37:39,548 --> 00:37:42,218 ‎보스턴에서 ‎공연 제의가 들어와서요 582 00:37:43,886 --> 00:37:44,804 ‎뛸 듯이 기뻤죠 583 00:37:45,638 --> 00:37:48,808 ‎공연료에 교통비까지 ‎주겠다고 하더라고요 584 00:37:48,891 --> 00:37:51,394 ‎근데 보스턴행 ‎기차 예매 확인서를 보니 585 00:37:51,477 --> 00:37:53,854 ‎글쎄, 푯값이 더 비싸더군요 586 00:37:54,397 --> 00:37:55,815 ‎제 공연료보다요 587 00:37:57,358 --> 00:37:58,359 ‎정말 속상했어요 588 00:37:58,859 --> 00:38:01,153 ‎나쁜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‎'제기랄' 589 00:38:02,613 --> 00:38:04,615 ‎'그냥 기차나 될 걸 그랬나?' 590 00:38:08,661 --> 00:38:11,289 ‎'성공하려면 그래야 할지도 몰라' 591 00:38:15,584 --> 00:38:17,962 ‎'조카가 날 보면 엄청 좋아할걸' 592 00:38:19,422 --> 00:38:22,216 ‎'죽을 때까지 ‎올해 최고의 삼촌이 되겠지' 593 00:38:22,925 --> 00:38:26,345 ‎조카 같은 애들이 ‎꿈을 펼치도록 격려하려고 594 00:38:26,429 --> 00:38:28,097 ‎코미디언이 된 거기도 하거든요 595 00:38:28,180 --> 00:38:30,391 ‎아시아계 미국인 코미디언도 ‎흥미롭지만 596 00:38:30,474 --> 00:38:33,519 ‎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‎기차가 된다면 어떨까요? 597 00:38:35,688 --> 00:38:37,148 ‎선구자가 되는 거겠죠 598 00:38:41,736 --> 00:38:45,364 ‎지금 제 삶이 좋고 감사하지만 ‎그리울 때도 있긴 해요 599 00:38:46,907 --> 00:38:48,367 ‎예전 직장의 안정성이요 600 00:38:48,451 --> 00:38:50,328 ‎제가 사무직으로 일했거든요 601 00:38:50,411 --> 00:38:53,205 ‎사무직으로 일할 때 ‎제일 좋은 건 이거죠 602 00:38:53,873 --> 00:38:54,999 ‎프린트할 수 있다는 거 603 00:38:57,335 --> 00:38:59,337 ‎뭐든지 인쇄할 수 있잖아요 604 00:39:00,546 --> 00:39:03,632 ‎그래서 직장에 다닌 거예요 ‎일하면 돈도 주고 605 00:39:03,716 --> 00:39:07,386 ‎의료 보험에 프린트도 되니까요 ‎저랑 가족 모두 다요 606 00:39:09,388 --> 00:39:12,266 ‎집에 프린터 있는 거 알아요 ‎집마다 다 있죠 607 00:39:12,350 --> 00:39:14,477 ‎근데 그건 비상용이잖아요 608 00:39:16,437 --> 00:39:19,732 ‎지금 집에 있는 프린터는 ‎플러그를 아예 뽑아 놨어요 609 00:39:20,524 --> 00:39:21,859 ‎먼지투성이에 610 00:39:21,942 --> 00:39:23,652 ‎청록색만 나와요 611 00:39:25,780 --> 00:39:28,407 ‎뭘 뽑든 다 퍼레서 ‎건축가로 오해받죠 612 00:39:33,454 --> 00:39:36,248 ‎집에선 저 자신에게 못되게 굴어요 613 00:39:36,332 --> 00:39:39,210 ‎프린트만 할라치면 ‎늘 단호히 막아서죠 614 00:39:40,461 --> 00:39:41,796 ‎'외우면 되잖아!' 615 00:39:46,634 --> 00:39:49,303 ‎집에서 인쇄할 때는 ‎페이지를 지정하죠 616 00:39:49,387 --> 00:39:51,806 ‎'모두 인쇄'는 회사에서만 눌러요 617 00:39:52,473 --> 00:39:54,558 ‎집에서는 페이지를 지정하죠 618 00:39:55,601 --> 00:39:56,560 ‎양면 인쇄 619 00:39:57,645 --> 00:39:58,521 ‎흑백 출력 620 00:39:59,146 --> 00:40:02,775 ‎최대한 연하게 설정하죠 ‎뽑았을 때 안 보여야 하니까요 621 00:40:07,822 --> 00:40:11,951 ‎그래서 출근이 즐겁죠 ‎빨리 마구마구 인쇄할 수 있으니까 622 00:40:12,952 --> 00:40:15,955 ‎온종일 걸핏하면 ‎프린트 단축키를 눌러 대요 623 00:40:17,373 --> 00:40:19,959 ‎꿈의 생활을 영위할 돈은 ‎못 벌더라도 624 00:40:20,042 --> 00:40:22,169 ‎마음껏 인쇄할 자유는 있죠 625 00:40:23,421 --> 00:40:25,798 ‎직장은 낭비하려고 다니는 거예요 626 00:40:26,757 --> 00:40:28,676 ‎후회 없이 막 쓰려고요 627 00:40:28,759 --> 00:40:31,137 ‎가책이고 뭐고 느끼는 게 없죠 628 00:40:32,221 --> 00:40:36,183 ‎방금 출력한 서류를 ‎내다 버린 적 있으세요? 629 00:40:37,852 --> 00:40:40,729 ‎방금 '모두 인쇄'를 눌러서 ‎갓 출력돼 나온 630 00:40:40,813 --> 00:40:42,606 ‎새 서류 더미요 631 00:40:43,732 --> 00:40:45,192 ‎내다 버린 적 있나요? 632 00:40:46,026 --> 00:40:47,445 ‎온기 남은 종이를? 633 00:40:50,322 --> 00:40:51,657 ‎죄짓는 기분이죠 634 00:40:52,533 --> 00:40:56,203 ‎식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‎쓰레기통에 버려야 하지 않겠어요? 635 00:40:56,787 --> 00:40:59,290 ‎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됐다고! ‎좀 놔둬요 636 00:41:01,500 --> 00:41:02,585 ‎하지만 우린 거침없죠 637 00:41:02,668 --> 00:41:05,129 ‎회사 생활은 ‎사람을 깡패로 만들어요 638 00:41:10,926 --> 00:41:11,927 ‎희한하죠? 639 00:41:12,011 --> 00:41:15,848 ‎회사는 갖가지 방법으로 ‎여러분을 통제하려 드는데 640 00:41:17,141 --> 00:41:19,101 ‎프린트는 마음껏 하게 해줘요 641 00:41:19,768 --> 00:41:21,103 ‎수상하지 않아요? 642 00:41:21,854 --> 00:41:23,189 ‎회사는 아는 거예요 643 00:41:23,272 --> 00:41:25,149 ‎사람은 통제력이 없다고 느낄 때 644 00:41:25,232 --> 00:41:27,443 ‎의지할 구석이 있어야 한다는 걸요 645 00:41:28,694 --> 00:41:30,154 ‎인쇄할 자유는 못 뺏어요 646 00:41:30,237 --> 00:41:32,948 ‎혁명을 잠재울 ‎유일한 수단이니까요 647 00:41:34,617 --> 00:41:38,037 ‎회사에서 추수 감사절 끝나고 ‎금요일에 출근하라고 하면 648 00:41:38,120 --> 00:41:39,622 ‎저는 이때다 싶죠 649 00:41:40,748 --> 00:41:44,126 ‎'이참에 내 이메일 계정을 ‎책으로 만들어 봐야겠군' 650 00:41:47,004 --> 00:41:50,007 ‎'전부 종이로 뽑아서 ‎백업해 놔야겠어' 651 00:41:51,759 --> 00:41:54,637 ‎남들은 클라우드로 백업하지만 ‎저는 나무를 쓰죠 652 00:41:57,848 --> 00:41:59,600 ‎이제 다 밝히겠습니다 653 00:42:01,227 --> 00:42:02,728 ‎저는 양면 벨트 써요 654 00:42:04,980 --> 00:42:07,149 ‎사실 비밀인데 ‎저는 벨트가 하나예요 655 00:42:07,233 --> 00:42:09,026 ‎동료는 2개인 줄 알지만요 656 00:42:11,570 --> 00:42:13,447 ‎혹시 양면 벨트 모르세요? 657 00:42:13,531 --> 00:42:16,700 ‎벨트는 하나인데 한쪽은 검은색 ‎다른 쪽은 갈색이고 658 00:42:16,784 --> 00:42:18,452 ‎회전 버클이 달려 있죠 659 00:42:18,953 --> 00:42:21,914 ‎그래서 골라 쓸 수 있어요 ‎갈색 구두를 신거나 660 00:42:21,997 --> 00:42:23,666 ‎검은색 구두를 신을 때요 661 00:42:23,749 --> 00:42:26,877 ‎버클만 돌리면 스타일이 통일돼서 ‎주목받을 수 있죠 662 00:42:26,961 --> 00:42:29,004 ‎출세는 그렇게 하는 거예요 663 00:42:32,258 --> 00:42:35,553 ‎양면 벨트는 인생에서 ‎특정 시기를 맞았음을 상징하죠 664 00:42:35,636 --> 00:42:38,222 ‎구두 2켤레를 살 만큼 세련됐지만 665 00:42:38,305 --> 00:42:40,182 ‎벨트 2개는 부담스러운 시기요 666 00:42:43,227 --> 00:42:45,771 ‎과도기라 그래요 ‎언젠가는 형편이 피겠죠 667 00:42:45,854 --> 00:42:48,023 ‎벨트 2개를 살 수 있을 만큼요 668 00:42:48,857 --> 00:42:50,693 ‎그때까진 돌려 쓰는 거죠 669 00:42:55,823 --> 00:42:56,740 ‎저는 670 00:42:57,616 --> 00:42:58,701 ‎대부예요 671 00:42:59,743 --> 00:43:02,121 ‎친구 딸의 대부를 서게 됐죠 672 00:43:02,204 --> 00:43:05,916 ‎제 여자 친구는 대모가 됐고요 ‎이제 애들 때문에 못 헤어져요 673 00:43:11,755 --> 00:43:15,426 ‎친구들이 하나둘씩 ‎자식을 낳기 시작하면 674 00:43:15,509 --> 00:43:16,969 ‎각오해야 해요 675 00:43:17,928 --> 00:43:21,890 ‎다시 소리 내어 책 읽을 ‎각오가 돼 있어야 하죠 676 00:43:25,769 --> 00:43:28,564 ‎그냥 하면 된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677 00:43:32,651 --> 00:43:35,654 ‎물론 글자야 잘 읽겠죠 ‎근데 그게 관건이 아니에요 678 00:43:35,738 --> 00:43:37,323 ‎관건은요 679 00:43:37,406 --> 00:43:38,741 ‎연기가 되느냐는 거죠 680 00:43:40,951 --> 00:43:43,662 ‎캐릭터마다 ‎목소리 바꿀 수 있어요? 681 00:43:44,580 --> 00:43:47,875 ‎노래 잘해요? 춤은요? ‎끝까지 당당할 자신 있어요? 682 00:43:47,958 --> 00:43:52,004 ‎아무 반응 없는 관객 앞에서 ‎당당히 공연할 수 있느냐고요 683 00:43:57,259 --> 00:44:00,220 ‎하루는 저녁 먹는 줄 알고 ‎친구 집에 갔는데 684 00:44:00,304 --> 00:44:02,222 ‎아기를 데려와 앉히더니만 685 00:44:02,306 --> 00:44:04,183 ‎책 읽어주겠냐고 하더라고요 686 00:44:04,266 --> 00:44:05,517 ‎전 대답했죠 687 00:44:05,601 --> 00:44:07,353 ‎'다 같이 들을 거야?' 688 00:44:09,688 --> 00:44:11,482 ‎대체 누굴 위한 일이죠? 689 00:44:16,070 --> 00:44:18,155 ‎'디미티 덕'이라는 책을 주길래 690 00:44:18,947 --> 00:44:21,659 ‎난생처음 보지만 ‎자신 있게 읽었어요 691 00:44:21,742 --> 00:44:23,118 ‎'디미티 덕' 692 00:44:23,786 --> 00:44:27,206 ‎'디미티 덕이 뒤뚱뒤뚱 ‎아장아장 걷고 룰루랄라 노래해요' 693 00:44:27,289 --> 00:44:30,376 ‎'귀여운 꼬리를 씰룩 ‎날개를 펼쳐서 휙휙' 694 00:44:31,460 --> 00:44:36,048 ‎책 읽는 내내 엄청 노력했어요 ‎래퍼 E-40처럼 안 하려고요 695 00:44:38,550 --> 00:44:39,927 ‎겨우겨우 참았다니까요 696 00:44:40,678 --> 00:44:42,596 ‎운율이 어찌나 딱딱 맞던지! 697 00:44:44,098 --> 00:44:46,308 ‎가사를 잘 살리고 싶더라고요 698 00:44:47,309 --> 00:44:49,019 ‎'아장아장 룰루랄라' 699 00:44:49,103 --> 00:44:52,064 ‎'귀여운 꼬리를 씰룩 ‎날개를 펼쳐서 휙휙' 700 00:45:05,536 --> 00:45:09,206 ‎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‎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701 00:45:09,289 --> 00:45:12,209 ‎아이들은 진실을 ‎일깨워주는 존재니까요 702 00:45:12,292 --> 00:45:15,713 ‎누구도 함부로 말하지 못하는 ‎여러분에 관한 진실요 703 00:45:18,006 --> 00:45:20,008 ‎하루는 대녀가 이러더군요 704 00:45:20,718 --> 00:45:22,177 ‎'솅 삼촌' 705 00:45:22,261 --> 00:45:24,888 ‎'이는 노란색이고 ‎팔꿈치는 회색이네요' 706 00:45:31,645 --> 00:45:33,313 ‎제가 대답했죠, '잘 잤니?' 707 00:45:38,527 --> 00:45:40,696 ‎'이번 달에 ‎색깔 공부 많이 했구나' 708 00:45:40,779 --> 00:45:43,240 ‎'그만하면 됐어 ‎색깔 공부는 충분해' 709 00:45:43,741 --> 00:45:47,911 ‎'이제 남의 마음을 헤아려서 ‎이야기하는 법을 배워야겠다' 710 00:45:54,168 --> 00:45:55,419 ‎한번은 조카가 이랬어요 711 00:45:55,502 --> 00:45:58,547 ‎'삼촌 입 냄새를 맡으니까 ‎새가 생각나요' 712 00:46:01,425 --> 00:46:04,052 ‎이 말은 평생 가도 못 잊을 거예요 713 00:46:05,929 --> 00:46:09,141 ‎이제 그 조카가 커서 투표도 해요 ‎15년이 지났다고요 714 00:46:10,309 --> 00:46:12,853 ‎이해가 안 되니 더 속상하더군요 715 00:46:14,354 --> 00:46:16,648 ‎표현이 시처럼 추상적이잖아요 716 00:46:17,816 --> 00:46:22,279 ‎애가 은유법을 생각해 낼 만큼 ‎입 냄새가 고약했나 싶더라고요 717 00:46:29,745 --> 00:46:33,582 ‎애들이 못되게 굴면 힘들어요 ‎받아들이기가 참 힘들죠 718 00:46:34,458 --> 00:46:38,045 ‎그렇잖아요 ‎애들은 너무 어리고 순수하니까요 719 00:46:38,128 --> 00:46:41,465 ‎종교, 인종 차별주의, 정치에 ‎세뇌된 것도 아니고 720 00:46:41,548 --> 00:46:44,468 ‎순도 100% 증오심에서 ‎나오는 말이거든요 721 00:46:46,178 --> 00:46:47,888 ‎모두 누려 마땅해요 722 00:46:47,971 --> 00:46:50,057 ‎신께서 내려주신 선물이니까요 723 00:46:55,229 --> 00:46:57,022 ‎한번은 결혼식 피로연에 가서 724 00:46:58,148 --> 00:46:59,525 ‎놀고 있었는데요 725 00:46:59,608 --> 00:47:02,069 ‎친구가 자기 여자 조카를 ‎소개하더군요 726 00:47:02,152 --> 00:47:03,821 ‎코미디언 지망생이래요 727 00:47:04,404 --> 00:47:09,076 ‎조카를 위해 공연해 주겠냐길래 ‎피로연이라 안 된다고 했죠 728 00:47:09,576 --> 00:47:12,454 ‎상황에도 맞지 않고 ‎적당한 관객도 없어서 729 00:47:12,538 --> 00:47:13,622 ‎안 한다고 했어요 730 00:47:14,414 --> 00:47:17,751 ‎애가 그러더군요 ‎'아저씨 재미없어, 순 엉터리야!' 731 00:47:22,631 --> 00:47:23,674 ‎상처받았죠 732 00:47:25,342 --> 00:47:28,345 ‎너무 치명타라 ‎밤새도록 헤어날 수가 없었어요 733 00:47:29,763 --> 00:47:33,183 ‎이런 경험 있으세요? ‎애가 너무 못되게 굴어서 734 00:47:33,267 --> 00:47:34,601 ‎돌아버리겠다 싶은 적요 735 00:47:35,978 --> 00:47:38,939 ‎합법적으로 복수할 방법을 ‎궁리하게 되죠 736 00:47:41,775 --> 00:47:45,654 ‎저는 장기전을 생각했어요 ‎'나중에 후회할 테니 두고 봐' 737 00:47:47,197 --> 00:47:49,867 ‎'재활용 안 하고 막 버릴까 보다' 738 00:47:56,832 --> 00:48:00,252 ‎'어쩌면 내가 기후 변화에 ‎일조할지도 몰라' 739 00:48:01,378 --> 00:48:03,005 ‎'불가마에서 잘 살아 봐라!' 740 00:48:10,929 --> 00:48:12,973 ‎저는 부정적인 기운을 ‎잘 감당 못 해요 741 00:48:13,056 --> 00:48:15,976 ‎안 좋은 생각은 ‎털어버리자는 주의죠 742 00:48:17,019 --> 00:48:20,689 ‎근데 최근에 화났을 때는 ‎거의 이성을 잃었어요 743 00:48:21,315 --> 00:48:23,233 ‎너무 분통이 터져서 744 00:48:24,443 --> 00:48:27,404 ‎호텔 방 건너편으로 ‎귀마개를 던져버렸어요 745 00:48:29,990 --> 00:48:31,408 ‎만약 여러분이 746 00:48:32,326 --> 00:48:33,452 ‎분노와 747 00:48:34,244 --> 00:48:35,287 ‎물리학을 아신다면 748 00:48:37,039 --> 00:48:37,998 ‎이해하시겠죠 749 00:48:38,540 --> 00:48:40,083 ‎발포 고무를 던져 봤자 750 00:48:40,792 --> 00:48:42,836 ‎분은 안 풀려요 751 00:48:45,505 --> 00:48:46,673 ‎분이 풀리긴커녕 752 00:48:46,757 --> 00:48:50,218 ‎화가 나서 얼마나 멍청해졌는지 ‎확인하는 꼴만 돼요 753 00:48:54,014 --> 00:48:55,891 ‎가족 여행을 갔을 때였죠 754 00:48:55,974 --> 00:48:59,645 ‎아버지와 방을 같이 썼어요 ‎코 고시는 건 이미 알았죠 755 00:49:00,562 --> 00:49:02,356 ‎그래서 귀마개를 준비해 갔는데 756 00:49:02,439 --> 00:49:04,942 ‎어느 날 밤 ‎귀마개 하나가 없는 거예요 757 00:49:05,901 --> 00:49:08,445 ‎주변을 다 뒤져봐도 ‎안 나오더라고요 758 00:49:08,528 --> 00:49:10,530 ‎귀마개 한 짝은 쓸모도 없으니 759 00:49:10,614 --> 00:49:13,909 ‎답답한 마음에 ‎어둠 속으로 휙 던져버렸죠 760 00:49:15,327 --> 00:49:19,081 ‎다시 침대로 기어들어 가니 ‎침대보에 귀마개 한 짝이 있더군요 761 00:49:24,962 --> 00:49:27,965 ‎다 소용없다는 생각에 ‎그것도 냅다 던졌어요 762 00:49:31,760 --> 00:49:34,054 ‎누웠는데 잠이 안 오더군요 763 00:49:35,222 --> 00:49:38,600 ‎한참 지나서 결국 ‎제가 아버지를 깨웠어요 764 00:49:38,684 --> 00:49:41,103 ‎사실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에요 765 00:49:41,186 --> 00:49:45,357 ‎완전히 정신을 놨던 사람한테 ‎알아듣게 설명해야 하니까요 766 00:49:46,274 --> 00:49:49,820 ‎실은 당신이 3시간 동안 ‎재수 없게 굴었다고요 767 00:49:52,030 --> 00:49:54,324 ‎그래도 몰라요 ‎자기는 결백하다고 믿죠 768 00:49:54,408 --> 00:49:57,119 ‎정말 진심으로 ‎죄가 없다고 생각해요 769 00:49:57,786 --> 00:50:02,249 ‎교묘히 심리를 조종하려 들죠 ‎여러분을 괴물처럼 쳐다보면서요 770 00:50:04,626 --> 00:50:07,504 ‎아버지가 대체 왜 그러냐길래 ‎이렇게 대답했죠 771 00:50:07,587 --> 00:50:09,589 ‎'그걸 모르시는 게 이상하네요' 772 00:50:12,092 --> 00:50:15,220 ‎'근데 녹화해 뒀으니 괜찮아요 ‎무려 3시간짜리…' 773 00:50:15,887 --> 00:50:18,724 ‎'3시간짜리 미니 다큐멘터리를 ‎찍어 놨거든요' 774 00:50:18,807 --> 00:50:22,060 ‎'시끄럽게 사선을 넘나드는 ‎아버지가 주인공이죠' 775 00:50:24,521 --> 00:50:27,315 ‎'매번 막판에 ‎다시 살아 돌아오시더군요' 776 00:50:27,399 --> 00:50:28,817 ‎'우리한테 돌아오셨어요' 777 00:50:29,943 --> 00:50:31,194 ‎'한두 번이 아니에요' 778 00:50:31,278 --> 00:50:34,406 ‎'목이 졸렸다가 살아나기를 ‎무한 반복하셨다고요' 779 00:50:37,409 --> 00:50:38,869 ‎너무 무서웠어요 780 00:50:40,078 --> 00:50:41,705 ‎저는 죄 없는 구경꾼이죠 781 00:50:42,789 --> 00:50:45,333 ‎처음 1시간은 ‎두렵기도 하고 걱정됐어요 782 00:50:46,376 --> 00:50:50,088 ‎코 고는 소리가 멈출 때면 ‎마음이 놓이다가도 783 00:50:50,672 --> 00:50:51,923 ‎이런 생각이 들었죠 784 00:50:52,007 --> 00:50:53,508 ‎'돌아가신 건가?' 785 00:50:56,762 --> 00:51:01,391 ‎1시간이 넘어가자, 죽을지 살지 ‎깔끔하게 정해주시면 좋겠더라고요 786 00:51:03,351 --> 00:51:05,645 ‎2시간이 지나서는 조사에 돌입했죠 787 00:51:07,147 --> 00:51:08,482 ‎비중격 만곡증과 788 00:51:09,983 --> 00:51:11,860 ‎지속성 기도 양압기에 관해서요 789 00:51:12,861 --> 00:51:15,739 ‎그러다 코골이에 대해 ‎곰곰이 생각해 봤죠 790 00:51:15,822 --> 00:51:17,783 ‎어떻게 코골이가 791 00:51:17,866 --> 00:51:19,743 ‎진화 과정에서 살아남았을까요? 792 00:51:21,453 --> 00:51:23,080 ‎말이 안 되잖아요 793 00:51:23,163 --> 00:51:25,916 ‎생물학적으로 보면 ‎없어져야 맞지 않나요? 794 00:51:25,999 --> 00:51:28,001 ‎유전자 풀에서 사라졌어야 맞죠 795 00:51:29,044 --> 00:51:32,339 ‎코골이는 생존에 적합한 ‎특성이 아니잖아요 796 00:51:33,423 --> 00:51:35,008 ‎아버지는 정신을 잃은 데다 797 00:51:36,051 --> 00:51:37,677 ‎무지 시끄러웠다고요! 798 00:51:40,597 --> 00:51:42,349 ‎완벽한 사냥감이었죠 799 00:51:44,601 --> 00:51:50,023 ‎아버지는 오래전에 검치호랑이한테 ‎자다가 잡아먹혔어야 해요 800 00:51:51,983 --> 00:51:54,778 ‎아버지가 모두의 위치를 ‎탄로 냈겠죠 801 00:52:03,370 --> 00:52:05,497 ‎코 고는 소리 흉내 내보셨어요? 802 00:52:06,790 --> 00:52:07,999 ‎목적이 있을 때는 하죠 803 00:52:08,083 --> 00:52:10,585 ‎다음 날, 소리를 최대치로 키워도 804 00:52:10,669 --> 00:52:13,588 ‎녹화본에 당시 상황이 ‎잘 드러나지 않을 때요 805 00:52:15,423 --> 00:52:18,635 ‎그럴 때는 녹화본을 끄고 ‎즉석에서 재연하겠다고 해요 806 00:52:19,678 --> 00:52:22,180 ‎'내게 무슨 짓을 했는지 ‎보여주겠어' 807 00:52:23,640 --> 00:52:27,102 ‎가해자들 앞에서 ‎있는 힘껏 코를 골아보지만 808 00:52:27,185 --> 00:52:30,147 ‎2초 만에 코가 ‎엄청나게 아파 오기 시작하죠 809 00:52:31,356 --> 00:52:32,691 ‎계속할 수가 없어요 810 00:52:33,441 --> 00:52:36,278 ‎그때 깨닫죠 ‎'코골이는 사악한 초능력이구나' 811 00:52:37,112 --> 00:52:40,949 ‎어둠의 기적이 일어나 ‎누군가 밤새도록 코를 골아서 812 00:52:41,950 --> 00:52:43,535 ‎쉬는 자를 깨우는 거죠 813 00:52:45,787 --> 00:52:48,331 ‎그러고 본인은 멀쩡히 걸어 나가요 814 00:52:50,292 --> 00:52:53,128 ‎사방에 피가 튀어야 ‎할 것 같은데 말이죠 815 00:52:59,968 --> 00:53:02,512 ‎코골이 때문에 부딪히긴 하지만 816 00:53:03,263 --> 00:53:06,099 ‎대체로 저와 부모님은 ‎통하는 면이 많아요 817 00:53:06,808 --> 00:53:09,019 ‎의외로 저희가 공감하는 한 가지는 818 00:53:09,519 --> 00:53:10,562 ‎과일이에요 819 00:53:12,063 --> 00:53:14,983 ‎아시아계 성인은 ‎과일에 환장해요, 여러분 820 00:53:16,234 --> 00:53:17,485 ‎잘 알아 두세요 821 00:53:18,403 --> 00:53:22,365 ‎나이 든 아시아계와 사귀려면 ‎제철 과일을 알아 둬야 해요 822 00:53:23,283 --> 00:53:26,494 ‎지금 무슨 과일이 ‎달고 즙이 많은지 알아야 하죠 823 00:53:28,205 --> 00:53:31,166 ‎아시아계 미국인에게는 ‎이런 추억이 있어요 824 00:53:31,249 --> 00:53:34,711 ‎어릴 때 부모님이 시켜서 ‎이웃집 과일을 훔쳐 온 추억요 825 00:53:36,588 --> 00:53:38,048 ‎제게도 소중한 기억이죠 826 00:53:38,131 --> 00:53:40,467 ‎불법이긴 해도 재미있었거든요 827 00:53:41,635 --> 00:53:43,470 ‎게다가 전 충분히 이해해요 828 00:53:43,553 --> 00:53:46,681 ‎우리 부모님은 대만에서 ‎이민 온 분들이시죠 829 00:53:46,765 --> 00:53:50,435 ‎부모님이 어릴 때는 ‎찢어지게 가난했다고 해요 830 00:53:51,019 --> 00:53:54,147 ‎어릴 적 어머니는 ‎생일에 별 관심이 없었대요 831 00:53:54,231 --> 00:53:57,734 ‎생일에 받는 거라고는 ‎달걀 한 알이 다였으니까요 832 00:53:58,944 --> 00:54:00,612 ‎제 어린 시절은 아주 달랐죠 833 00:54:00,695 --> 00:54:05,533 ‎생일날이면 케이크에 선물도 많고 ‎친한 친구가 와서 자고 갔어요 834 00:54:05,617 --> 00:54:07,869 ‎밤에는 남의 집에 달걀을 던졌죠 835 00:54:09,955 --> 00:54:13,416 ‎한 세대 만에 이만큼 달라지다니 ‎정말 놀라워요 836 00:54:14,000 --> 00:54:17,420 ‎어마어마한 발전이죠 ‎달걀 하나뿐인 생일 파티와 837 00:54:17,504 --> 00:54:19,714 ‎제가 누린 삶을 비교하면요 838 00:54:21,007 --> 00:54:22,384 ‎정말 대단해요 839 00:54:22,467 --> 00:54:25,220 ‎이민 온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지만 840 00:54:25,303 --> 00:54:27,013 ‎감사한 마음이 큰 만큼 841 00:54:27,597 --> 00:54:30,475 ‎제 자식을 위해 ‎똑같이 할 수 있을진 모르겠어요 842 00:54:33,603 --> 00:54:36,106 ‎애로 사항이 얼마나 많겠어요? 843 00:54:37,232 --> 00:54:39,943 ‎엄청난 고통과 희생이 따른다고요 844 00:54:40,026 --> 00:54:41,152 ‎상상이 되세요? 845 00:54:42,445 --> 00:54:44,197 ‎고향을 떠나면 어떨지? 846 00:54:44,864 --> 00:54:47,200 ‎어떤 의미일지 잘 생각해 보세요 847 00:54:48,076 --> 00:54:49,452 ‎집을 떠나는 거잖아요 848 00:54:51,246 --> 00:54:54,040 ‎가족과 친구 ‎내가 속한 공동체를 떠나서 849 00:54:54,124 --> 00:54:56,376 ‎익숙한 것을 전부 뒤로하고 850 00:54:56,459 --> 00:54:59,879 ‎말도 할 줄 모르는 ‎낯선 외국에 가는 거예요 851 00:54:59,963 --> 00:55:02,757 ‎자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려고요 852 00:55:04,426 --> 00:55:07,012 ‎근데 그 자식이 ‎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되면 853 00:55:11,224 --> 00:55:12,600 ‎억장이 무너지겠죠 854 00:55:15,020 --> 00:55:18,982 ‎이게 위험 요소로 작용할 줄 ‎꿈에도 몰랐던 거예요 855 00:55:20,567 --> 00:55:23,069 ‎이곳에 남을지 말지 고민할 때 856 00:55:23,153 --> 00:55:26,823 ‎자식이 새로운 고생길을 찾을 줄은 ‎전혀 몰랐던 거죠 857 00:55:29,909 --> 00:55:32,495 ‎성공하라고 모든 지원을 해줘도 858 00:55:32,579 --> 00:55:35,915 ‎자식이 힘들게 살기로 ‎작정할 수도 있어요 859 00:55:38,209 --> 00:55:41,296 ‎저는 부모님 덕에 대학을 나와 ‎경영학 학위를 땄죠 860 00:55:41,379 --> 00:55:45,633 ‎부모님이 꿈과 희망에 부풀도록 ‎졸업할 때까지 희롱한 셈이에요 861 00:55:46,801 --> 00:55:48,678 ‎그러다 뜬금없이 이랬죠 ‎'속았지롱!' 862 00:55:51,306 --> 00:55:52,640 ‎'엄마, 나 농담 잘해요' 863 00:56:07,989 --> 00:56:11,284 ‎어머니는 스탠드업 코미디가 ‎뭔지도 모르세요 864 00:56:11,368 --> 00:56:14,412 ‎친구분들께 말씀하시길 ‎제가 말 잘하는 광대 같대요 865 00:56:21,002 --> 00:56:23,588 ‎그래도 우리 가족은 절 대견해해요 866 00:56:23,671 --> 00:56:25,548 ‎직접 듣진 못했지만 그럴 거예요 867 00:56:27,342 --> 00:56:29,219 ‎가족이 절 자랑스러워하는 건 868 00:56:29,302 --> 00:56:31,679 ‎제 키가 큰 편이기 때문이에요 869 00:56:33,890 --> 00:56:37,352 ‎이민자 부모는 ‎키 큰 애들을 정말 좋아하죠 870 00:56:38,061 --> 00:56:39,771 ‎유독 예뻐해요 871 00:56:39,854 --> 00:56:42,023 ‎발전의 증거로 보는 거예요 872 00:56:42,107 --> 00:56:44,526 ‎옳은 선택을 했다는 ‎확신이 들거든요 873 00:56:44,609 --> 00:56:49,239 ‎당신들과 달리 자식들은 ‎잘 먹고 잘 자랐다는 징표니까요 874 00:56:50,365 --> 00:56:53,034 ‎이제 더 높은 곳의 과일도 ‎훔칠 수 있죠 875 00:56:58,832 --> 00:57:01,751 ‎정말 감사해요 ‎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죠 876 00:57:03,336 --> 00:57:05,547 ‎저는 이 치열한 업계에서 분투하며 877 00:57:05,630 --> 00:57:09,050 ‎어른이면 해야 할 일을 ‎해내려고 노력해요 878 00:57:09,134 --> 00:57:12,303 ‎그래서 얼마 전부터 ‎알아보고 있죠, 소위 말하는… 879 00:57:12,846 --> 00:57:15,765 ‎'부동산'이라는 것에 관해서요 880 00:57:17,809 --> 00:57:19,853 ‎제가 돈을 좀 모았거든요 881 00:57:19,936 --> 00:57:21,813 ‎그러다 보니 슬슬 882 00:57:21,896 --> 00:57:24,566 ‎LA에 집을 사야겠다는 ‎생각이 들었죠 883 00:57:24,649 --> 00:57:26,276 ‎가능하겠다 싶더군요 884 00:57:26,359 --> 00:57:28,445 ‎그래서 열심히 조사해 봤는데 885 00:57:28,528 --> 00:57:30,530 ‎100만 달러를 빌려야 하더라고요 886 00:57:32,157 --> 00:57:33,908 ‎부동산 쪽으로는 문외한이지만 887 00:57:33,992 --> 00:57:37,620 ‎100만 달러를 빌려야 ‎집을 살 수 있는 거라면 888 00:57:38,621 --> 00:57:39,998 ‎집은 못 살 것 같아요 889 00:57:43,460 --> 00:57:46,588 ‎중개인은 걱정 말라면서 ‎대출을 받게 해준댔어요 890 00:57:46,671 --> 00:57:49,048 ‎그래서 대출 신청서를 작성했죠 891 00:57:49,132 --> 00:57:52,510 ‎'점보 대출' 신청서요 ‎이건 전문 용어예요 892 00:57:52,594 --> 00:57:56,181 ‎신청서에 명확히 적혀 있죠 ‎J-U-M-B-O라고요 893 00:57:57,599 --> 00:57:59,184 ‎큰돈이 걸렸을 때 894 00:57:59,267 --> 00:58:02,353 ‎사업가들이 만화 같은 단어를 ‎쓴다는 건 상식이죠 895 00:58:05,482 --> 00:58:09,444 ‎점보 대출을 받으려면 ‎말도 안 되는 선납금을 내야 해요 896 00:58:17,619 --> 00:58:19,913 ‎기가 막힌 건 ‎대출이 승인됐다는 거죠 897 00:58:20,914 --> 00:58:23,875 ‎정말 의외였어요 ‎승인됐다길래 깜짝 놀랐죠 898 00:58:23,958 --> 00:58:25,210 ‎승인서를 보고… 899 00:58:29,214 --> 00:58:30,965 ‎절 인정해 준 거예요 900 00:58:31,549 --> 00:58:35,303 ‎100만 달러에 이자 90만 달러를 ‎낼 수 있다고 말이죠 901 00:58:35,386 --> 00:58:39,807 ‎제가 죽을 때까지 200만 달러를 ‎갚을 수 있다고 생각한 거예요 902 00:58:40,975 --> 00:58:43,102 ‎나도 모르는 걸 꿰뚫어 보다니! 903 00:58:45,021 --> 00:58:47,607 ‎힘이 나더라고요 ‎집 살 생각은 없지만 904 00:58:47,690 --> 00:58:51,277 ‎전 코미디언이라 생판 남한테 ‎인정받길 좋아하잖아요 905 00:58:54,239 --> 00:58:55,698 ‎늘 궁금하긴 해요 906 00:58:55,782 --> 00:58:57,742 ‎대출 담당자가 누구였을까요? 907 00:58:58,535 --> 00:59:01,538 ‎은행에서 이런 대출 신청서를 ‎검토하는 직원 말이에요 908 00:59:01,621 --> 00:59:04,499 ‎'솅 왕은 42세 대만계 미국인이고' 909 00:59:04,582 --> 00:59:07,585 ‎'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‎성공하려 용쓰는 자다' 910 00:59:09,420 --> 00:59:10,922 ‎꿈도 야무지구먼! 911 00:59:12,507 --> 00:59:13,883 ‎그래도 믿어보지, 뭐 912 00:59:16,386 --> 00:59:18,680 ‎솅 왕이었습니다, 감사합니다! 913 00:59:22,308 --> 00:59:23,518 ‎고마워요, 여러분 914 00:59:24,435 --> 00:59:25,353 ‎감사합니다 915 00:59:26,062 --> 00:59:28,314 ‎다들 잘 있어요, 사랑해요! 916 00:59:28,898 --> 00:59:29,816 ‎안녕히 계세요 917 00:59:48,376 --> 00:59:49,294 ‎자막: 최윤선