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6,006 --> 00:00:07,549 ‎[주제곡] 2 00:00:07,632 --> 00:00:10,885 ‎"넷플릭스 시리즈" 3 00:00:18,935 --> 00:00:20,270 ‎[짤랑] 4 00:00:28,987 --> 00:00:30,530 ‎[지하철 주행음] 5 00:00:33,658 --> 00:00:34,868 ‎[신호등 알림음] 6 00:01:01,770 --> 00:01:02,854 ‎(직원1) 행복로는 7 00:01:02,937 --> 00:01:05,940 ‎함운 신도시의 ‎교통 수요에 대응하고자 8 00:01:06,024 --> 00:01:06,858 ‎경해도와 9 00:01:06,941 --> 00:01:09,652 ‎저희 동방토지주택공사가 ‎함께 추진 중인 10 00:01:09,736 --> 00:01:11,362 ‎자동차 전용 도로입니다 11 00:01:12,655 --> 00:01:14,574 ‎전체 노선은 이렇게 되고요 ‎[리모컨 조작음] 12 00:01:16,576 --> 00:01:18,953 ‎행복로가 소덕동을 ‎지나는 모습은 여기 13 00:01:19,704 --> 00:01:21,456 ‎[주민들이 웅성거린다] ‎(주민1) 아, 뭐야, 저거? 14 00:01:21,539 --> 00:01:23,166 ‎[어두운 음악] ‎(현우) 잠시만요 15 00:01:24,250 --> 00:01:28,338 ‎저거는 행복로가 소덕동을 ‎지나는 정도가 아니잖아요 16 00:01:28,421 --> 00:01:30,298 ‎마을 한가운데를 관통하고 있는데! 17 00:01:30,381 --> 00:01:32,133 ‎(한수) 지금 장난하는 겁니까! 18 00:01:32,217 --> 00:01:34,344 ‎우리 동네를 ‎두 동강 낼 작정이에요! 19 00:01:34,427 --> 00:01:35,637 ‎(주민2) 아니 20 00:01:35,720 --> 00:01:38,264 ‎노선을 저따위로 짜는 게 ‎어디 있습니까, 예? 21 00:01:38,348 --> 00:01:40,099 ‎[주민들이 저마다 항의한다] 22 00:01:42,852 --> 00:01:46,940 ‎(직원1) 노선 결정은 ‎경해도랑 협의해서 하는 겁니다 23 00:01:47,023 --> 00:01:49,734 ‎저희 동방은 이 사업을 대행받아서 ‎시행할 뿐이고요 24 00:01:49,818 --> 00:01:51,611 ‎[주민들이 연신 항의한다] 25 00:01:57,742 --> 00:01:59,994 ‎(직원2) 경해도 건설 본부에서 ‎나왔습니다 26 00:02:00,078 --> 00:02:01,412 ‎우리가요 27 00:02:01,496 --> 00:02:05,125 ‎결정된 노선을 주민들한테 ‎고지할 의무는 있지만요 28 00:02:05,208 --> 00:02:08,795 ‎주민 설명회를 통해서 ‎노선 변경을 할 순 없습니다 29 00:02:08,878 --> 00:02:11,297 ‎전문가들이 다 고민해서 ‎결정한 거예요 30 00:02:11,381 --> 00:02:13,133 ‎[주민들이 항의한다] 31 00:02:13,216 --> 00:02:14,843 ‎(한수) [테이블을 탁 치며] 나! 32 00:02:16,427 --> 00:02:18,346 ‎소덕동 이장 최한수요 33 00:02:19,055 --> 00:02:20,515 ‎지금까지 경해도가 34 00:02:20,598 --> 00:02:22,809 ‎우리 소덕동에 ‎어떻게 했습니까, 예? 35 00:02:23,768 --> 00:02:24,644 ‎뭐, 뭐더라? 그… 36 00:02:24,727 --> 00:02:25,770 ‎(현우) 지하철 10호선이요? 37 00:02:25,854 --> 00:02:26,688 ‎(한수) 그래! 38 00:02:26,771 --> 00:02:28,857 ‎지하철 10호선 짓는다고 ‎[흥미로운 음악] 39 00:02:28,940 --> 00:02:31,276 ‎소덕동 토박이 수십 가구를 내쫓고 40 00:02:31,359 --> 00:02:33,236 ‎온 마을을 파헤치지 않았습니까! ‎[주민들이 거든다] 41 00:02:35,738 --> 00:02:38,533 ‎서울시는 또 ‎소덕동에 어떻게 했습니까? 42 00:02:38,616 --> 00:02:40,743 ‎예? 예? 43 00:02:41,452 --> 00:02:42,996 ‎- 예? ‎- (현우) 쓰레기 소각장! 44 00:02:43,079 --> 00:02:44,539 ‎그래, 쓰레기 소각장! 45 00:02:45,415 --> 00:02:47,041 ‎우리 쓰레기도 아니고 46 00:02:47,125 --> 00:02:48,668 ‎(현우) 서울 사람들 ‎쓰레기 소각장을 47 00:02:48,751 --> 00:02:50,712 ‎소덕동에 지어 놨어요! ‎[주민들이 호응한다] 48 00:02:50,795 --> 00:02:52,714 ‎우리가 아무리 반대를 해도 49 00:02:52,797 --> 00:02:55,800 ‎서울시랑 경해도는 ‎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습니다! 50 00:02:55,884 --> 00:02:57,844 ‎(직원2) 아 ‎그게 무슨 상관이에요? 51 00:02:57,927 --> 00:03:00,513 ‎우리는 지금 ‎행복로 이야기를 하는 건데 52 00:03:00,597 --> 00:03:03,474 ‎(한수) 우린 지금 ‎소덕동 얘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! ‎[주민들이 거든다] 53 00:03:03,558 --> 00:03:07,896 ‎지하철 공사 어제 끝났고 ‎소각장 공사 그제 끝났습니다 54 00:03:07,979 --> 00:03:09,647 ‎그런데 이제 또! 55 00:03:10,481 --> 00:03:11,357 ‎뭐, 뭐냐? 그… 56 00:03:11,441 --> 00:03:12,734 ‎행복로! 57 00:03:12,817 --> 00:03:15,778 ‎(한수) 를 위해서 ‎또 땅을 내놓으라고요? 58 00:03:16,487 --> 00:03:19,490 ‎그만 좀 하십시다, 예? 59 00:03:20,408 --> 00:03:23,620 ‎소덕동 사람들 ‎많이 묵었다 아닙니까! 60 00:03:23,703 --> 00:03:25,663 ‎[주민들이 연신 항의한다] ‎[흥미진진한 음악] 61 00:03:35,673 --> 00:03:36,925 ‎[고래 울음 효과음] 62 00:03:39,302 --> 00:03:41,346 ‎(현우) 노선을 ‎이렇게 정해 놓은 거는 63 00:03:41,429 --> 00:03:43,056 ‎우리더러 ‎마을을 떠나란 얘기입니다 64 00:03:44,307 --> 00:03:47,435 ‎행복로 위를 매일같이 ‎차들이 다닌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65 00:03:47,518 --> 00:03:51,022 ‎그 소음, 매연, 분진을 ‎주민들이 싹 다 뒤집어쓰는 겁니다 66 00:03:51,564 --> 00:03:53,441 ‎(한수) 우리가 ‎이런 얘기를 하잖아? 67 00:03:53,524 --> 00:03:55,068 ‎그럼 경해도랑 동방은 68 00:03:55,693 --> 00:03:57,028 ‎- 뭐더라? 그… ‎- (현우) 방음벽이요 69 00:03:57,111 --> 00:04:00,323 ‎(한수) 어, 그래 ‎방음벽을 치면 괜찮대 70 00:04:00,406 --> 00:04:01,616 ‎근데 그거 치잖아? 71 00:04:01,699 --> 00:04:04,619 ‎그럼 눈앞에 아파트 7, 8층 높이의 72 00:04:04,702 --> 00:04:06,371 ‎그, 뭐, 뭐지, 그거? 73 00:04:06,955 --> 00:04:07,789 ‎(영우) 방음벽? 74 00:04:07,872 --> 00:04:09,582 ‎(한수) 아니, 야 ‎[발랄한 음악] 75 00:04:09,666 --> 00:04:10,917 ‎(현우) 옹벽이요, 옹벽 76 00:04:11,000 --> 00:04:12,001 ‎(한수) 아, 그래 77 00:04:12,085 --> 00:04:14,337 ‎옹벽이 ‎새로 생기는 거나 마찬가지야 78 00:04:14,420 --> 00:04:16,005 ‎마을이 반으로 쪼개져서 79 00:04:16,089 --> 00:04:18,216 ‎따로따로 ‎고립이 되는 거라고, 이거 80 00:04:18,299 --> 00:04:21,052 ‎(명석) 씁, 저, 혹시 ‎보상금 관련해서 81 00:04:21,135 --> 00:04:23,388 ‎경해도나 동방 쪽에 ‎얘기해 보셨습니까? 82 00:04:23,471 --> 00:04:24,806 ‎어, 말씀하신 어려움들을 83 00:04:24,889 --> 00:04:27,141 ‎뭐, 금전적으로나마 ‎보상을 해 주겠다든지… 84 00:04:27,225 --> 00:04:28,768 ‎(한수) 참 나 85 00:04:28,851 --> 00:04:30,144 ‎땅이 수용돼서 86 00:04:30,228 --> 00:04:33,523 ‎마을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한테도 ‎보상금을 제대로 안 주는데 87 00:04:33,606 --> 00:04:36,109 ‎남아 있는 사람들한테 ‎돈을 풀겠습니까, 이거, 예? 88 00:04:36,192 --> 00:04:39,028 ‎씁, 아니, 보상금을 ‎제대로 안 주다니요? 89 00:04:39,112 --> 00:04:41,406 ‎(현우) 소덕동은 ‎그린벨트 지역이라 90 00:04:41,489 --> 00:04:43,408 ‎주변에 비해 ‎공시 지가가 많이 쌉니다 91 00:04:43,491 --> 00:04:46,286 ‎그래서 지하철 10호선을 지을 때도 92 00:04:46,369 --> 00:04:48,871 ‎땅이 수용됐던 주민들 ‎재산 피해가 심각했어요 93 00:04:48,955 --> 00:04:51,082 ‎집터 전체가 수용이 됐는데 94 00:04:51,165 --> 00:04:53,793 ‎보상금은 천만 원을 ‎채 못 받는 경우가 허다했고요 95 00:04:53,876 --> 00:04:55,962 ‎평생을 소덕동에서 산 사람이 96 00:04:56,045 --> 00:04:59,007 ‎서울서는 월세 보증금도 안 되는 ‎그 돈을 들고 97 00:04:59,090 --> 00:05:00,174 ‎우리가 어디로 가겠습니까? 98 00:05:01,592 --> 00:05:03,928 ‎(한수) 우리 할 만큼 ‎다 해 봤습니다 99 00:05:04,012 --> 00:05:07,849 ‎주민 대책 위원회 만들어서 ‎진정서도 수십 장 내 봤고 100 00:05:07,932 --> 00:05:09,559 ‎항의 전화도 수백 통 걸어 봤고 101 00:05:09,642 --> 00:05:12,186 ‎도청 앞에서 시위까지 했어요 102 00:05:12,270 --> 00:05:13,646 ‎근데도 안 돼 103 00:05:13,730 --> 00:05:16,190 ‎경해도는 우리 얘기를 ‎들어 줄 생각이 없어요! 104 00:05:17,191 --> 00:05:18,651 ‎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105 00:05:19,277 --> 00:05:20,111 ‎뭐냐, 그거? 106 00:05:20,194 --> 00:05:21,279 ‎(현우) 재판이요, 재판 ‎[발랄한 음악] 107 00:05:21,362 --> 00:05:22,488 ‎(한수) 아, 재판은 재판인데 108 00:05:22,572 --> 00:05:24,073 ‎그, 왜, 있잖아, 그거, 저기… 109 00:05:24,157 --> 00:05:25,116 ‎소송이요? 110 00:05:25,616 --> 00:05:27,827 ‎(영우) 행복로 도로 구역 ‎결정 취소 청구 소송? 111 00:05:27,910 --> 00:05:29,203 ‎(한수) 이야 112 00:05:29,746 --> 00:05:32,540 ‎그래요 ‎우리가 그걸 할 생각입니다 113 00:05:33,291 --> 00:05:35,793 ‎(명석) 아, 예 ‎두 분 뜻은 잘 알겠습니다 114 00:05:35,877 --> 00:05:38,046 ‎어, 그런데 저희가 ‎도로 건설 쪽에 대해서는 115 00:05:38,129 --> 00:05:39,547 ‎전문가들이 아니라서 ‎[키보드 조작음] 116 00:05:39,630 --> 00:05:42,216 ‎어, 행복로에 대해 ‎알아볼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117 00:05:42,300 --> 00:05:43,384 ‎수임 결정하기 전에 118 00:05:43,468 --> 00:05:45,136 ‎사건 조사부터 ‎해 봐도 되겠습니까? 119 00:05:45,219 --> 00:05:46,429 ‎(한수) 아, 그러세요 120 00:05:46,512 --> 00:05:49,432 ‎대신 빠른 결정 부탁드리겠습니다 121 00:05:49,515 --> 00:05:52,393 ‎신도시 쪽에선 ‎공사 시작한 지 오래라 122 00:05:52,477 --> 00:05:54,312 ‎그, 뭐냐, 그, 저기, 이… ‎[발랄한 음악] 123 00:05:55,521 --> 00:05:56,689 ‎(명석) 삽이요? 124 00:05:56,773 --> 00:05:58,232 ‎유압식 굴착기? 125 00:05:58,900 --> 00:06:00,068 ‎포, 포클레인이요 126 00:06:00,818 --> 00:06:02,028 ‎[익살스러운 효과음] ‎(한수) 어어, 어어 127 00:06:02,111 --> 00:06:03,613 ‎그 포클레인이 128 00:06:03,696 --> 00:06:06,574 ‎우리 마을을 덮칠 날이 ‎멀지 않았습니다 129 00:06:06,657 --> 00:06:08,659 ‎(명석) 예, 알겠습니다 ‎연락드리겠습니다 130 00:06:08,743 --> 00:06:09,660 ‎(한수) 아휴 131 00:06:10,536 --> 00:06:12,580 ‎감사합니다, 예 132 00:06:14,040 --> 00:06:15,333 ‎- (현우) 가시죠 ‎- (한수) 응 133 00:06:15,833 --> 00:06:17,085 ‎[문이 덜컹 열린다] 134 00:06:18,753 --> 00:06:20,546 ‎(명석) 조심히 들어가세요, 예 135 00:06:20,630 --> 00:06:21,464 ‎[문이 덜컹 닫힌다] 136 00:06:21,547 --> 00:06:23,674 ‎[숨을 씁 들이켠다] 137 00:06:25,134 --> 00:06:25,968 ‎[명석의 힘주는 숨소리] 138 00:06:26,886 --> 00:06:27,720 ‎어떻게 생각해? 139 00:06:27,804 --> 00:06:30,181 ‎(수연) 왜 노선 계획을 ‎이렇게 짰을까요? 140 00:06:30,264 --> 00:06:33,184 ‎마을을 관통하는 대신 ‎우회하는 방법도 있었을 텐데요 141 00:06:33,267 --> 00:06:34,769 ‎(민우) 그야 뭐, 비용 때문이겠죠 142 00:06:34,852 --> 00:06:36,771 ‎돌아가는 것보다는 질러가는 게 143 00:06:36,854 --> 00:06:38,648 ‎만들어야 되는 ‎도로 길이가 짧으니까 144 00:06:38,731 --> 00:06:41,567 ‎오로지 비용 때문에 ‎이런 결정을 했다면 145 00:06:41,651 --> 00:06:43,486 ‎(영우) 행정법상 ‎비례의 원칙 위반을 146 00:06:43,569 --> 00:06:44,570 ‎주장할 수 있습니다 147 00:06:45,154 --> 00:06:46,823 ‎행정 기관은 여러 수단 중에서 148 00:06:46,906 --> 00:06:50,159 ‎상대방의 권리 침해가 ‎가장 적은 수단을 선택해야 하는데 149 00:06:50,243 --> 00:06:52,411 ‎경해도는 우회 도로라는 ‎대안이 있음에도 150 00:06:52,495 --> 00:06:55,248 ‎비용만을 이유로 ‎그것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니까요 151 00:06:55,873 --> 00:06:59,085 ‎비례 원칙 중 최소 침해의 원칙을 ‎위반한 것입니다 152 00:06:59,168 --> 00:07:00,586 ‎(수연) 주민들이 입을 손해를 153 00:07:00,670 --> 00:07:02,380 ‎사회적 비용으로 계산해 보면 154 00:07:02,463 --> 00:07:05,508 ‎행복로 건설로 인한 이익보다 ‎클 수도 있지 않을까요? 155 00:07:05,591 --> 00:07:07,009 ‎그렇다면 이 계획 노선은 156 00:07:07,093 --> 00:07:08,803 ‎이익 형량에 ‎하자가 있는 결정이고요 157 00:07:08,886 --> 00:07:10,972 ‎씁, '비례 원칙 위반이다' 158 00:07:11,055 --> 00:07:12,765 ‎'이익 형량에 하자가 있다' 159 00:07:12,849 --> 00:07:14,392 ‎응, 좋아, 다 좋은데 160 00:07:15,059 --> 00:07:17,061 ‎사법부는 원래 ‎행정부가 하는 일에 대해서 161 00:07:17,145 --> 00:07:18,521 ‎판단하길 꺼리는 편이야 162 00:07:18,604 --> 00:07:21,274 ‎(명석) 게다가 이 사건처럼 ‎전문적인 경우는 더 그렇지 163 00:07:21,858 --> 00:07:23,693 ‎판사로서는 잘 모르는 분야인데 164 00:07:23,776 --> 00:07:26,154 ‎해라, 마라 판결 때리기 ‎너무 부담스럽잖아 165 00:07:26,237 --> 00:07:28,656 ‎씁, 그 말씀하신 이유 때문인지 166 00:07:28,739 --> 00:07:29,866 ‎비슷한 행정 소송에서 167 00:07:29,949 --> 00:07:31,826 ‎주민들이 이긴 판례도 ‎거의 없습니다 168 00:07:31,909 --> 00:07:33,953 ‎응, 나도 그런 경우는 ‎못 들어 본 거 같아 169 00:07:35,413 --> 00:07:37,832 ‎어, 일단 전문가들 찾아가서 ‎의견을 좀 들어 봐 170 00:07:37,915 --> 00:07:40,793 ‎(명석) 이 계획 노선이 최선인지 ‎대안 노선은 없는지 171 00:07:41,377 --> 00:07:42,545 ‎그걸 먼저 알아야 172 00:07:42,628 --> 00:07:45,047 ‎이 사건을 맡을지 말지 ‎결정할 수 있겠네 173 00:07:46,090 --> 00:07:47,300 ‎[흥미로운 음악] 174 00:07:47,383 --> 00:07:49,594 ‎(건축가) 우리나라 토목 하는 애들 ‎참 단순해요 175 00:07:49,677 --> 00:07:52,680 ‎땅 모양을 완전히 무시하고 ‎이 끝에서 저 끝까지 176 00:07:52,763 --> 00:07:54,015 ‎그냥 자를 대고 그어 놨잖아요 177 00:07:54,098 --> 00:07:55,850 ‎유럽에 가 보면요 178 00:07:55,933 --> 00:07:58,686 ‎공항에서 수도로 가는 길은 ‎경관 도로라고 179 00:07:58,769 --> 00:08:00,521 ‎이렇게 직선으로 만들지 않아요 180 00:08:01,105 --> 00:08:03,274 ‎땅의 굴곡을 최대한 살려서 181 00:08:03,357 --> 00:08:05,943 ‎적당히 구불구불하게 만들죠 182 00:08:06,027 --> 00:08:08,154 ‎가는 길을 천천히 즐기게 해서 183 00:08:08,821 --> 00:08:10,948 ‎길 자체가 ‎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184 00:08:11,032 --> 00:08:12,867 ‎그 나라의 이미지를 ‎홍보하는 거예요 185 00:08:13,451 --> 00:08:15,077 ‎야, 이, 이게 뭐냐, 이게 186 00:08:16,078 --> 00:08:17,914 ‎(교수) 토목 하는 입장에서 보기에 187 00:08:17,997 --> 00:08:19,624 ‎이 계획 노선 나쁘지 않아요 188 00:08:19,707 --> 00:08:21,959 ‎나 이 동네 잘 알거든 ‎[흥미로운 음악] 189 00:08:22,043 --> 00:08:25,046 ‎학생들한테 도시 설계 해 보라고 ‎맨날 숙제 내 주는 데니까 190 00:08:25,129 --> 00:08:26,756 ‎[교수가 숨을 씁 들이켠다] 191 00:08:26,839 --> 00:08:30,885 ‎여기 도로 낼 거란 얘기를 ‎내가 처음 들은 게 2016년이니까 192 00:08:31,427 --> 00:08:33,304 ‎아이고, 벌써 6년 전이네요 193 00:08:33,387 --> 00:08:35,806 ‎(수연) 행복로가 ‎소덕동을 관통하는 대신 194 00:08:35,890 --> 00:08:37,600 ‎돌아가도록 설계하면 어떨까요? 195 00:08:37,683 --> 00:08:39,268 ‎돌아가려면 196 00:08:39,352 --> 00:08:42,605 ‎(교수) 이 소덕동 밑에 있는 ‎자동차 전용 도로인 197 00:08:42,688 --> 00:08:44,148 ‎이 평화로 쪽에 붙이거나 198 00:08:44,232 --> 00:08:45,566 ‎아니면 바로 요 위 199 00:08:45,650 --> 00:08:48,486 ‎지하철 10호선에 바짝 붙여서 ‎도로를 내야 하잖아요? 200 00:08:48,569 --> 00:08:52,281 ‎그런데 평화로 쪽으로 내려면은 ‎이 터널 공사가 많고 201 00:08:52,865 --> 00:08:54,784 ‎이 교차로 만들기가 애매해요 202 00:08:55,326 --> 00:08:57,662 ‎그나마 이 10호선 쪽에 ‎붙이는 게 나은데 203 00:08:57,745 --> 00:09:00,039 ‎여긴 또 ‎군사 안보 대학교 부지가 있잖아 204 00:09:00,122 --> 00:09:01,791 ‎[웃으며] 그래서 어렵지 205 00:09:02,375 --> 00:09:04,418 ‎(건축가) 위도 아래도 어렵다면 ‎방법이 있죠 206 00:09:06,087 --> 00:09:07,380 ‎땅 밑으로 보내면 되잖아요 207 00:09:07,463 --> 00:09:10,132 ‎[흥미로운 음악] ‎그런 걸 도로를 지하화한다고 해요 208 00:09:10,216 --> 00:09:11,926 ‎(민우) 그럼 비용이 ‎더 드는 거 아닌가요? 209 00:09:12,009 --> 00:09:13,636 ‎아니요, 꼭 그렇지 않아요 210 00:09:13,719 --> 00:09:16,722 ‎땅값이 비싼 지역은 ‎도로를 지상에 짓는 것보다 211 00:09:16,806 --> 00:09:19,392 ‎(건축가) 지하에 만드는 게 ‎건설비가 훨씬 적게 들어요 212 00:09:19,976 --> 00:09:22,436 ‎그리고 도로를 지하화하면 213 00:09:22,520 --> 00:09:24,730 ‎지상에 있는 공간을 ‎그대로 활용할 수 있잖아요 214 00:09:25,523 --> 00:09:27,817 ‎그 살아난 땅의 ‎활용 가치를 따진다면 215 00:09:27,900 --> 00:09:30,444 ‎지하화로 변경하면서 생기는 ‎추가 비용도 216 00:09:30,528 --> 00:09:31,862 ‎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죠 217 00:09:31,946 --> 00:09:34,156 ‎비용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면 218 00:09:34,240 --> 00:09:35,199 ‎경해도나 동방은 219 00:09:35,283 --> 00:09:37,493 ‎왜 지하화하는 대안을 ‎고려하지 않는 걸까요? 220 00:09:37,577 --> 00:09:38,744 ‎그건 말이죠 221 00:09:40,162 --> 00:09:42,623 ‎도로를 만드는 사람들은 ‎다 토목과거든요 222 00:09:43,207 --> 00:09:44,875 ‎(건축가) 토목과는 ‎지면만 다루잖아요 223 00:09:44,959 --> 00:09:47,628 ‎지하화를 한다는 건 ‎건축 개념이 들어가요 224 00:09:47,712 --> 00:09:49,505 ‎단순하긴 해도 공간이니까요 225 00:09:49,589 --> 00:09:51,549 ‎(교수) 아니, 아니, 그렇지 않아요 226 00:09:52,883 --> 00:09:54,885 ‎냉정하게 생각해 봐야죠 ‎[흥미로운 음악] 227 00:09:54,969 --> 00:09:57,388 ‎과연 소덕동이 ‎지하 도로를 만들면서까지 228 00:09:57,471 --> 00:10:00,016 ‎보존을 해야 할 만한 ‎가치가 있는 땅이냐? 229 00:10:00,099 --> 00:10:00,933 ‎아니라는 거예요 230 00:10:01,017 --> 00:10:03,394 ‎소덕동은 서울 근교긴 하지만 231 00:10:03,477 --> 00:10:05,229 ‎군사적인 목적도 있고 해서 232 00:10:05,313 --> 00:10:06,856 ‎그린벨트 풀리기 어려워요 233 00:10:06,939 --> 00:10:09,191 ‎신도시가 될 가능성이 ‎거의 없는 거죠 234 00:10:09,275 --> 00:10:10,151 ‎[수연의 한숨] 235 00:10:11,777 --> 00:10:13,195 ‎(현우) 지금 변호사님 말씀은 236 00:10:13,279 --> 00:10:15,990 ‎우리더러 아예 ‎소송을 하지 말라는 건가요? 237 00:10:16,824 --> 00:10:18,576 ‎(명석) 어, 저희가 알아본 바로는 238 00:10:18,659 --> 00:10:20,494 ‎이 계획 노선보다 월등히 더 나은 239 00:10:20,578 --> 00:10:23,247 ‎확실한 대안이 있다고 ‎주장하기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240 00:10:23,331 --> 00:10:26,500 ‎그렇다면 승소할 가능성이 ‎매우 적습니다 241 00:10:26,584 --> 00:10:29,253 ‎행정 소송은 ‎판결까지 걸리는 시간이 242 00:10:29,337 --> 00:10:30,630 ‎짧게는 3개월 243 00:10:30,713 --> 00:10:32,465 ‎길게는 1년 반까지도 가는데 244 00:10:33,174 --> 00:10:34,967 ‎이길 가능성이 적은 소송에 245 00:10:35,051 --> 00:10:38,763 ‎너무나 긴 시간과 에너지를 ‎쓰시게 될까 걱정이 됩니다 246 00:10:38,846 --> 00:10:39,805 ‎[헛기침] 247 00:10:40,723 --> 00:10:43,476 ‎내가 이런 얘기까진 ‎안 하려고 했는데 248 00:10:47,229 --> 00:10:50,149 ‎내가 좀 삽니다 249 00:10:51,025 --> 00:10:52,068 ‎(명석) 네? 250 00:10:52,151 --> 00:10:54,945 ‎(현우) 우리 이장님 ‎알고 보면 대단한 재력가세요 251 00:10:55,029 --> 00:10:57,323 ‎몇 대째 소덕동 토박이신데 252 00:10:57,406 --> 00:10:59,575 ‎대대손손 물려받으신 땅이 253 00:10:59,659 --> 00:11:02,370 ‎소덕동뿐만 아니라 ‎기영시 전체에… 254 00:11:03,537 --> 00:11:05,247 ‎이장님네 땅을 밟지 않고서는 255 00:11:05,331 --> 00:11:08,459 ‎[한수가 말린다] ‎아유, 기영시를 ‎지나갈 수가 없다니깐요 256 00:11:09,043 --> 00:11:10,086 ‎(명석) 아… 257 00:11:10,169 --> 00:11:11,337 ‎이 소송 258 00:11:12,797 --> 00:11:13,631 ‎뭐라 그러지? 259 00:11:14,215 --> 00:11:16,550 ‎[발랄한 음악] ‎(한수) 아, 왜 ‎그런 속담 있잖아요 260 00:11:16,634 --> 00:11:17,593 ‎계, 계란… 261 00:11:19,678 --> 00:11:21,889 ‎'계, 계, 계란은 ‎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' 262 00:11:21,972 --> 00:11:22,848 ‎아니, 그… 263 00:11:22,932 --> 00:11:24,725 ‎'계란으로 바위 치기' 264 00:11:25,643 --> 00:11:26,644 ‎(한수) 그래요 265 00:11:27,978 --> 00:11:29,980 ‎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거 압니다 266 00:11:30,064 --> 00:11:31,107 ‎그래도 합니다 267 00:11:32,024 --> 00:11:34,902 ‎지더라도 하고 ‎나 혼자서라도 합니다 268 00:11:35,653 --> 00:11:37,655 ‎수임료는 얼마든지 드릴 테니까 269 00:11:38,239 --> 00:11:41,867 ‎제발 계란 편에 서 주세요, 예? 270 00:11:42,410 --> 00:11:43,744 ‎아, 저… 271 00:11:45,538 --> 00:11:46,789 ‎[현우의 다급한 숨소리] 272 00:11:46,872 --> 00:11:49,500 ‎(현우) 우리 이 얘기 ‎소, 소덕동에 가서 마저 할까요? 273 00:11:49,583 --> 00:11:50,543 ‎네? 274 00:11:50,626 --> 00:11:53,462 ‎(현우) 아, 아니, 소덕동에도 ‎한번 안 와 보시고 275 00:11:53,546 --> 00:11:56,090 ‎사건 수임을 할지 말지를 ‎어떻게 정합니까? 276 00:11:56,173 --> 00:11:57,007 ‎(명석) 아, 아니요 277 00:11:57,091 --> 00:11:59,009 ‎지금 보여 주신 ‎자료들로도 충분합니다 278 00:11:59,093 --> 00:12:01,220 ‎저희가 워낙 일이 많아서 ‎시간이 없기도 하고요 279 00:12:01,303 --> 00:12:03,639 ‎(현우) 에헤 ‎소덕동 아주 가깝습니다 280 00:12:03,722 --> 00:12:05,349 ‎여기서 차로 한 시간이면 갑니다 281 00:12:05,433 --> 00:12:06,559 ‎(한수) 그래요 282 00:12:06,642 --> 00:12:10,729 ‎거절하시더라도 ‎소덕동 가서 하십시다, 예? 283 00:12:10,813 --> 00:12:13,274 ‎[경쾌한 음악] ‎(명석) 아니요 ‎저, 저희가 다음 일정이 있어서 284 00:12:13,357 --> 00:12:14,984 ‎[한수가 재촉한다] ‎그걸 좀 보고 가야 될… 285 00:12:15,943 --> 00:12:17,528 ‎[명석이 당황한다] ‎(현우) 가시죠 286 00:12:17,611 --> 00:12:18,446 ‎(명석) 저기… 287 00:12:18,946 --> 00:12:20,573 ‎(현우) 여기서 금방, 금방입니다 288 00:12:22,908 --> 00:12:24,076 ‎(현우) 알겠습니다 289 00:12:24,160 --> 00:12:25,870 ‎- (준호) 안녕하세요 ‎- (한수) 아, 안녕하세요 290 00:12:25,953 --> 00:12:27,371 ‎- (한수) 여, 여, 여기로 타요 ‎- (준호) 아, 감사합니다 291 00:12:27,955 --> 00:12:29,206 ‎- (준호) 안녕하세요 ‎- (현우) 안녕하세요 292 00:12:29,290 --> 00:12:30,249 ‎(민우) 변호사님 오고 계셔? 293 00:12:30,332 --> 00:12:31,375 ‎(준호) 어, 곧 오실 거야 294 00:12:31,459 --> 00:12:33,252 ‎- (한수) 한 분 더 기다려야 돼 ‎- (현우) 예, 예 295 00:12:39,550 --> 00:12:40,885 ‎(민우) 아주 그냥 선남선녀네 ‎[잔잔한 음악] 296 00:12:40,968 --> 00:12:42,845 ‎[수연과 준호가 화기애애하다] ‎(민우) 우리 준호가 297 00:12:42,928 --> 00:12:44,388 ‎최수연 변호사 ‎좋아하는 거 같지 않아요? 298 00:12:49,393 --> 00:12:51,145 ‎저와 자리를 바꾸겠습니까? 299 00:12:51,729 --> 00:12:54,398 ‎(영우) 선남선녀가 ‎나란히 앉는 게 좋겠습니다 300 00:12:54,482 --> 00:12:55,524 ‎(준호) 네? 301 00:12:55,608 --> 00:12:56,567 ‎(수연) 뭐? 302 00:12:58,235 --> 00:12:59,820 ‎[익살스러운 음악] 303 00:13:03,491 --> 00:13:04,325 ‎[민우의 헛기침] 304 00:13:21,217 --> 00:13:22,301 ‎[민우가 숨을 씁 들이켠다] 305 00:13:23,093 --> 00:13:25,846 ‎우영우 변호사가 뭘 좀 아네, 예 306 00:13:38,984 --> 00:13:40,694 ‎(현우) 저기 저 ‎빨간 깃발들 보이시죠? 307 00:13:42,488 --> 00:13:44,907 ‎얼마 전에 동방 애들이 나와서 ‎박아 놓고 간 거예요 308 00:13:45,908 --> 00:13:48,118 ‎공사할 노선대로 ‎미리 쭉 꽂아 놓은 거죠 309 00:13:49,620 --> 00:13:50,538 ‎[입소리를 쩝 낸다] 310 00:13:56,585 --> 00:13:58,003 ‎[새가 지저귄다] 311 00:13:58,837 --> 00:14:01,757 ‎(한수) 여기서부터 ‎우리 동네 소덕동입니다 312 00:14:03,175 --> 00:14:05,052 ‎자, 좀 내려서 걸을까요? 313 00:14:05,135 --> 00:14:06,011 ‎(명석) 아, 네 314 00:14:10,766 --> 00:14:13,018 ‎[차 문이 달칵 여닫힌다] ‎[잔잔한 음악] 315 00:14:16,105 --> 00:14:16,981 ‎[힘주는 숨소리] 316 00:14:22,903 --> 00:14:26,115 ‎(명석) 씁 ‎마을이 참 아름답습니다 317 00:14:26,198 --> 00:14:30,077 ‎(한수) 마을도 아름답지만 ‎여기 사는 사람들은 더 이뻐요 318 00:14:30,160 --> 00:14:31,745 ‎[한수의 웃음] 319 00:14:31,829 --> 00:14:35,332 ‎어어, 저기 저 ‎소덕동 김장훈이 있네 320 00:14:35,416 --> 00:14:36,584 ‎(현우) 어이! 321 00:14:38,335 --> 00:14:39,587 ‎(주민3) 어이! 322 00:14:40,421 --> 00:14:42,339 ‎[사람들의 웃음] 323 00:14:44,758 --> 00:14:46,343 ‎(수연) 왜 소덕동 김장훈이에요? 324 00:14:46,427 --> 00:14:48,721 ‎(현우) 아, 저 친구 별명이에요 325 00:14:48,804 --> 00:14:49,722 ‎기부 천사거든 326 00:14:50,764 --> 00:14:52,308 ‎해마다 자기가 직접 농사지은 쌀을 327 00:14:52,391 --> 00:14:54,059 ‎시청에 꼬박꼬박 기부를 해요 328 00:14:54,143 --> 00:14:56,395 ‎기영시에 사는 ‎불우 이웃들 나눠 주라고요 329 00:14:56,478 --> 00:14:57,646 ‎[한수의 웃음] 330 00:14:58,355 --> 00:14:59,940 ‎- (한수) 가실까요? ‎- (명석) 예 331 00:15:08,616 --> 00:15:10,534 ‎[사람들이 대화한다] 332 00:15:10,618 --> 00:15:11,744 ‎(한수) 아, 저기, 저기 333 00:15:14,330 --> 00:15:15,414 ‎흥민아 334 00:15:16,165 --> 00:15:17,249 ‎흥민아! 335 00:15:17,333 --> 00:15:19,376 ‎(민우) 그, 이번엔 혹시 ‎손흥민인가요? 336 00:15:19,460 --> 00:15:21,545 ‎(현우) 네, 소덕동 손흥민 337 00:15:21,629 --> 00:15:23,547 ‎(한수) 그, 기영시에서 338 00:15:23,631 --> 00:15:25,132 ‎뭐라 그러지? ‎그, 이거, 이거, 이거 339 00:15:25,215 --> 00:15:26,759 ‎- (현우) 체육 대회요? ‎- (한수) 어, 그래 340 00:15:26,842 --> 00:15:28,427 ‎(한수) 체육 대회를 하면은 341 00:15:28,510 --> 00:15:29,470 ‎줄다리기 같은 건 342 00:15:29,553 --> 00:15:32,222 ‎우리 소덕동이 우승도 하고 ‎준우승도 하거든? 343 00:15:32,306 --> 00:15:35,726 ‎근데 이상하게 ‎축구만 했다 하면 예선 탈락 344 00:15:35,809 --> 00:15:37,436 ‎영 맥을 못 춰요 345 00:15:37,519 --> 00:15:40,814 ‎그래서 축구팀을 만들어 ‎주야장천 맹연습을 했더니 346 00:15:40,898 --> 00:15:42,691 ‎작년엔, 음, 뭐지, 그거? 347 00:15:42,775 --> 00:15:43,776 ‎이, 이, 이, 이… ‎[익살스러운 효과음] 348 00:15:43,859 --> 00:15:44,693 ‎우승? 349 00:15:44,777 --> 00:15:47,488 ‎(현우) 까지는 못 했지만 ‎4강엔 진출했어요 ‎[한수가 호응한다] 350 00:15:47,571 --> 00:15:49,156 ‎그 주역이 바로 우리 흥민이 형님 ‎[문소리] 351 00:15:49,239 --> 00:15:50,491 ‎[한수의 웃음] ‎어, 저기 나오시네 352 00:15:50,574 --> 00:15:52,201 ‎[한수의 반가운 소리] ‎축구! 353 00:15:54,411 --> 00:15:56,163 ‎[한수가 재촉한다] 354 00:15:57,790 --> 00:15:59,875 ‎어떻게, 사인해 드려? 355 00:15:59,959 --> 00:16:01,335 ‎[한수가 당황한다] ‎[발랄한 음악] 356 00:16:01,418 --> 00:16:02,628 ‎[명석의 웃음] 357 00:16:03,504 --> 00:16:04,922 ‎(한수) 아, 아니야, 이 사람아 358 00:16:05,005 --> 00:16:06,215 ‎[한수의 웃음] ‎(주민4) 예? 359 00:16:06,298 --> 00:16:07,675 ‎(한수) 아 ‎인사했으면 됐어, 들어가 360 00:16:07,758 --> 00:16:08,926 ‎[한수와 주민4의 웃음] 361 00:16:09,009 --> 00:16:10,052 ‎응, 그래, 응 362 00:16:10,803 --> 00:16:12,012 ‎[익살스러운 효과음] ‎(주민4) 아이고 363 00:16:12,096 --> 00:16:13,430 ‎[사람들의 웃음] ‎아이고 364 00:16:16,850 --> 00:16:17,685 ‎(한수) 가시죠 365 00:16:18,185 --> 00:16:19,853 ‎가시죠 366 00:16:19,937 --> 00:16:21,188 ‎(명석) 아유, 가벼우신데요? 367 00:16:23,190 --> 00:16:25,109 ‎소덕동에는 인물이 참 많네요 368 00:16:25,776 --> 00:16:28,946 ‎김장훈 씨도 계시고 ‎손흥민 씨도 계시고 369 00:16:30,114 --> 00:16:31,907 ‎(한수) 아유, 아유, 아유 ‎예, 들어가세요? ‎[주민들이 인사한다] 370 00:16:31,991 --> 00:16:33,325 ‎예, 예 ‎[주민들의 웃음] 371 00:16:34,118 --> 00:16:37,329 ‎아, 이 집은 ‎소덕동 테레사 님이 사세요 372 00:16:37,413 --> 00:16:38,247 ‎어, 일로 와 봐, 일로 와 373 00:16:38,330 --> 00:16:40,207 ‎(명석) 아 ‎테레사 수, 수녀님이요? 374 00:16:40,290 --> 00:16:42,668 ‎(한수) 어, 테레사 부녀회장, 응 375 00:16:42,751 --> 00:16:43,585 ‎(명석) [웃으며] 부녀회장님 376 00:16:43,669 --> 00:16:45,546 ‎- (현우) 안녕하세요 ‎- (한수) 테레사 님 377 00:16:45,629 --> 00:16:49,091 ‎아이고, 변호사님들이시구나? 378 00:16:49,174 --> 00:16:50,175 ‎[부녀회장의 웃음] 379 00:16:50,259 --> 00:16:51,760 ‎(부녀회장) 잘 오셨어요 380 00:16:51,844 --> 00:16:54,680 ‎(현우) 소덕동에는 ‎공중목욕탕이 없어요 381 00:16:54,763 --> 00:16:57,433 ‎그래서 한 달에 한 번 ‎우리 테레사 부녀회장님이 382 00:16:57,516 --> 00:17:00,644 ‎마을 어르신들 싹 다 모시고 ‎옆 동네 목욕탕에 다녀오십니다 383 00:17:00,728 --> 00:17:02,521 ‎가서 할머니들 등도 밀어 드리고 384 00:17:02,604 --> 00:17:04,857 ‎목욕 후에는 ‎설렁탕도 대접해 주시고요 385 00:17:04,940 --> 00:17:05,899 ‎(부녀회장) [웃으며] 에이그 386 00:17:05,983 --> 00:17:08,068 ‎마을회비 갖고 다 같이 하는 건데 387 00:17:08,152 --> 00:17:09,570 ‎(한수) 아, 근데 솔직히 388 00:17:09,653 --> 00:17:12,823 ‎매달 그렇게 시간 내고 ‎마음 내기가 쉽습니까? 389 00:17:12,906 --> 00:17:15,701 ‎부녀회장님이 ‎테레사시니까 가능한 거지 390 00:17:15,784 --> 00:17:17,703 ‎에이그, 뭘요 391 00:17:17,786 --> 00:17:18,912 ‎[사람들의 웃음] 392 00:17:18,996 --> 00:17:20,497 ‎(부녀회장) 우리 변호사 선생님들 393 00:17:21,081 --> 00:17:23,167 ‎소덕동 잘 좀 부탁합니다 394 00:17:23,250 --> 00:17:25,544 ‎[발랄한 음악] ‎잘 좀 봐 주세요 395 00:17:25,627 --> 00:17:27,963 ‎[영우의 어색한 웃음] ‎[부녀회장의 웃음] 396 00:17:28,547 --> 00:17:29,757 ‎잘 좀 부탁합니다 397 00:17:30,340 --> 00:17:32,426 ‎부탁합니다, 부탁합니다 398 00:17:33,886 --> 00:17:37,431 ‎(명석) 아, 그럼 이장님이랑 ‎위원장님도 별명이 있습니까? 399 00:17:37,514 --> 00:17:38,724 ‎(한수) 아, 그럼 400 00:17:38,807 --> 00:17:40,184 ‎음, 나는 그… 401 00:17:40,267 --> 00:17:41,351 ‎(영우) 소덕동 뭐더라? 402 00:17:41,435 --> 00:17:42,603 ‎(한수) 아니 403 00:17:43,479 --> 00:17:45,647 ‎- 소덕동 이건희 ‎- (명석) 아, 네? ‎[준호의 탄성] 404 00:17:45,731 --> 00:17:48,025 ‎(한수) 아, 말했잖아요 ‎내가 좀 산다고 405 00:17:48,108 --> 00:17:49,818 ‎(명석) 아니, 그럼 위원장님은요? 406 00:17:49,902 --> 00:17:52,404 ‎저는 소덕동 407 00:17:52,488 --> 00:17:53,572 ‎장동건입니다 408 00:17:53,655 --> 00:17:54,782 ‎네? 409 00:17:54,865 --> 00:17:55,908 ‎[준호와 명석의 웃음] 410 00:17:55,991 --> 00:17:57,993 ‎(한수) 아, 아니 ‎왜 그렇게 놀랍니까? 411 00:17:58,077 --> 00:18:00,496 ‎이 친구 부리부리하니 ‎잘생겼잖아요 412 00:18:00,579 --> 00:18:02,623 ‎아직도 소덕동 처녀들은 413 00:18:02,706 --> 00:18:04,374 ‎이 동건이 집 앞을 지날 땐 414 00:18:04,458 --> 00:18:06,001 ‎뭐, 뭐, 뭐더라? 그, 저… 415 00:18:06,085 --> 00:18:08,670 ‎어, 그, 옷고름을 가다듬는다고요 416 00:18:08,754 --> 00:18:10,714 ‎[한수의 웃음] ‎(현우) 아이고, 이장님도 417 00:18:10,798 --> 00:18:13,842 ‎소덕동에 옷고름을 ‎가다듬을 처녀가 어디 있습니까? 418 00:18:13,926 --> 00:18:16,512 ‎주민들 평균 연령이 65세인데 419 00:18:16,595 --> 00:18:20,432 ‎[사람들의 웃음] ‎(한수) 아하하, 그렇구나? 420 00:18:20,516 --> 00:18:23,018 ‎그래서 우리 동건이가 ‎여태 장가를 못 갔구나? 421 00:18:23,102 --> 00:18:24,561 ‎- (한수) 에이, 에이 ‎- (현우) 흥! 422 00:18:25,145 --> 00:18:28,190 ‎(한수) 자, 자, 자 ‎어, 주민들 구경은 이쯤 하시고 423 00:18:28,273 --> 00:18:30,359 ‎이제 마을 조망을 좀 해 볼까요? 424 00:18:30,442 --> 00:18:33,695 ‎저 언덕배기 ‎팽나무 아래까지 걸어갑시다 425 00:18:36,281 --> 00:18:37,116 ‎(영우) 와 426 00:18:37,199 --> 00:18:39,201 ‎[바람이 쏴 분다] ‎[잔잔한 음악] 427 00:18:43,247 --> 00:18:45,415 ‎(한수) 소덕동 천연기념물이에요 428 00:18:48,752 --> 00:18:49,962 ‎[옅은 탄성] 429 00:18:54,383 --> 00:18:56,552 ‎(준호) 실제 천연기념물로 ‎지정된 건가요? 430 00:18:56,635 --> 00:18:58,846 ‎(현우) 아니요, 아니요 ‎그냥 소덕동 천연기념물 431 00:18:58,929 --> 00:19:00,514 ‎소덕동 장동건처럼 432 00:19:00,597 --> 00:19:01,974 ‎(준호) 아 ‎[사람들의 웃음] 433 00:19:02,724 --> 00:19:04,101 ‎(한수) 아, 그때가 언제였지? 434 00:19:04,184 --> 00:19:06,228 ‎2016년도였나? 435 00:19:06,311 --> 00:19:09,064 ‎어, 우리도 혹시나 싶어서 ‎도청에 문의한 적이 있어요 436 00:19:09,148 --> 00:19:12,609 ‎그런데 전문가들이 나와서 보더니 ‎그 정도는 아니라데 437 00:19:12,693 --> 00:19:14,278 ‎[한수의 웃음] 438 00:19:14,361 --> 00:19:16,530 ‎천연기념물 될 정도까지는 아니래 439 00:19:16,613 --> 00:19:18,490 ‎아니, 위풍당당한 게 440 00:19:18,574 --> 00:19:21,243 ‎(명석) 최소한 ‎보호수라도 될 거 같은데 441 00:19:21,326 --> 00:19:22,161 ‎아쉽네요 442 00:19:22,244 --> 00:19:24,454 ‎(한수) 아, 무관이면 어떻습니까 443 00:19:24,538 --> 00:19:25,747 ‎소덕동 사람 중에 444 00:19:25,831 --> 00:19:27,833 ‎어린 시절 저 나무 타고 ‎안 논 사람이 없고 445 00:19:27,916 --> 00:19:31,211 ‎기쁜 날 저 나무 아래서 ‎잔치 한번 안 연 사람이 없고 446 00:19:31,295 --> 00:19:33,964 ‎간절할 때 ‎기도 한번 안 한 사람이 없어요 447 00:19:34,047 --> 00:19:37,634 ‎감투 하나 못 썼지마는 ‎우리 마을 든든하게 지켜 주는 448 00:19:37,718 --> 00:19:39,011 ‎뭐, 뭐라 그러지, 그걸? 449 00:19:39,636 --> 00:19:40,470 ‎팽나무? 450 00:19:41,221 --> 00:19:43,182 ‎(한수) 당산나무입니다 451 00:19:43,265 --> 00:19:47,144 ‎뭐, 행복로 들어서면은 ‎저 친구도 잘려 나가겠지만요 452 00:19:54,443 --> 00:19:55,652 ‎자, 가시죠 453 00:20:03,493 --> 00:20:05,662 ‎(한수) 이제 언덕으로 오를 겁니다 454 00:20:05,746 --> 00:20:06,788 ‎조금만 더 가면 돼요 455 00:20:06,872 --> 00:20:07,915 ‎[한수가 격려한다] 456 00:20:12,294 --> 00:20:13,545 ‎[준호가 쓱 미끄러진다] 457 00:20:14,087 --> 00:20:15,255 ‎[긴장되는 효과음] ‎[영우의 비명] 458 00:20:16,381 --> 00:20:17,216 ‎[아파하는 신음] 459 00:20:17,299 --> 00:20:18,550 ‎변호사님! 460 00:20:18,634 --> 00:20:20,427 ‎[당황한 숨소리] ‎(준호) 괜찮으세요? 461 00:20:20,510 --> 00:20:21,762 ‎아, 네 462 00:20:25,307 --> 00:20:26,433 ‎(영우) 아… 463 00:20:27,809 --> 00:20:28,644 ‎잠시만요 464 00:20:28,727 --> 00:20:30,479 ‎(준호) 아이고, 옷이 찢어졌네요 465 00:20:31,396 --> 00:20:32,231 ‎(영우) 아… 466 00:20:34,358 --> 00:20:36,068 ‎저, 우선 이거라도 좀 걸치세요 467 00:20:36,860 --> 00:20:37,903 ‎아, 괜찮습니다 468 00:20:37,986 --> 00:20:41,281 ‎변호사님 일하시는 중인데 ‎찢어진 옷은 좀 그렇잖아요 469 00:20:42,866 --> 00:20:43,784 ‎(영우) 아… 470 00:20:45,035 --> 00:20:46,119 ‎[살짝 웃는다] 471 00:20:46,703 --> 00:20:48,789 ‎[잔잔한 음악] 472 00:21:10,352 --> 00:21:11,228 ‎음 473 00:21:12,854 --> 00:21:13,689 ‎음 474 00:21:21,947 --> 00:21:22,948 ‎(준호) 조심 475 00:21:27,744 --> 00:21:28,829 ‎[영우의 힘겨운 신음] 476 00:21:30,789 --> 00:21:33,000 ‎(한수) 아유, 자 ‎이, 이, 이쪽으로 앉으세요 477 00:21:33,083 --> 00:21:34,167 ‎[사람들의 가쁜 숨소리] ‎이쪽으로 478 00:21:34,251 --> 00:21:35,335 ‎(한수) 아이고, 수고하셨습니다 479 00:21:38,672 --> 00:21:39,631 ‎(준호) 조, 조심 480 00:21:43,051 --> 00:21:44,678 ‎(현우) 다들 ‎언덕 오르느라 힘드셨죠? 481 00:21:45,387 --> 00:21:46,847 ‎시원하게 식혜 한 잔씩들 하세요 482 00:21:46,930 --> 00:21:48,056 ‎(준호) 어, 주세요 483 00:21:48,140 --> 00:21:49,891 ‎(현우) 테레사 부녀회장님께서 ‎주신 겁니다 484 00:21:49,975 --> 00:21:52,602 ‎- (현우) 자, 여기 ‎- (한수) 아주 맛있을 거예요 ‎[한수의 웃음] 485 00:21:55,731 --> 00:21:58,817 ‎아니, 근데 저분은 누구신지? 486 00:21:59,401 --> 00:22:02,112 ‎(한수) 아, 소덕동 유진박 487 00:22:02,195 --> 00:22:04,614 ‎[웃으며] 오늘 ‎변호사님들 오시니까 488 00:22:04,698 --> 00:22:07,576 ‎바이올린 연주 해 달라고 ‎특별히 불렀어요 489 00:22:07,659 --> 00:22:10,203 ‎소덕동 최고의 인재입니다 490 00:22:10,287 --> 00:22:11,830 ‎아, 저, 거기가 어디지? 491 00:22:11,913 --> 00:22:13,165 ‎경해도청이요 492 00:22:13,248 --> 00:22:14,791 ‎(한수) 그렇지 493 00:22:14,875 --> 00:22:16,710 ‎이 친구 경해도청 다녀요 494 00:22:16,793 --> 00:22:17,919 ‎[한수의 웃음] 495 00:22:18,503 --> 00:22:19,338 ‎자 496 00:22:23,091 --> 00:22:25,344 ‎[잔잔한 바이올린 연주] 497 00:22:40,442 --> 00:22:42,986 ‎자, 저기 좀 보세요 498 00:22:51,495 --> 00:22:52,954 ‎변호사님들한테 499 00:22:53,038 --> 00:22:57,709 ‎소덕동 가치를 어떻게 보여 줄까 ‎고민이 많았습니다 500 00:22:59,002 --> 00:22:59,878 ‎사실 501 00:23:00,837 --> 00:23:03,215 ‎종이에 적힌 숫자로만 놓고 보면 ‎[잔잔한 음악] 502 00:23:03,298 --> 00:23:05,467 ‎소덕동은 참 초라한 동네예요 503 00:23:06,343 --> 00:23:07,928 ‎주민 수도 적고 504 00:23:08,512 --> 00:23:10,138 ‎땅값도 싸니까요 505 00:23:10,222 --> 00:23:13,475 ‎근데 직접 와서 보면 ‎그렇지가 않거든 506 00:23:14,267 --> 00:23:16,478 ‎김장훈도 살고 손흥민도 살고 507 00:23:16,561 --> 00:23:20,065 ‎테레사 부녀회장도 살고 ‎유진박도 사는 508 00:23:20,148 --> 00:23:21,817 ‎대단한 동네입니다 509 00:23:22,943 --> 00:23:24,903 ‎보호수도 못 되는 주제에 510 00:23:24,986 --> 00:23:28,323 ‎이 팽나무는 또 ‎얼마나 멋집니까, 예? ‎[바람이 쏴 분다] 511 00:23:32,744 --> 00:23:34,371 ‎그렇게 막 밀어 버려도 512 00:23:35,080 --> 00:23:36,748 ‎그렇게 막 사라져 버려도 괜찮은 513 00:23:37,457 --> 00:23:39,668 ‎그런 동네는 아니란 말입니다 514 00:24:01,898 --> 00:24:03,316 ‎[엘리베이터 도착음] 515 00:24:03,400 --> 00:24:05,152 ‎(명석) 행복로에 관한 ‎모든 걸 알아야 돼 516 00:24:05,235 --> 00:24:07,320 ‎[흥미진진한 음악] ‎건설 계획을 처음 세운 시점부터 517 00:24:07,404 --> 00:24:08,864 ‎도로 구역을 결정한 때까지를 518 00:24:08,947 --> 00:24:11,575 ‎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서 ‎자료들을 샅샅이 살펴봐 519 00:24:12,534 --> 00:24:15,203 ‎관련 법규들, 판례들까지 ‎싹 다 뒤져 보라고 520 00:24:15,287 --> 00:24:16,496 ‎(변호사들) 네, 알겠습니다 521 00:24:16,580 --> 00:24:18,540 ‎(명석) 준호 씨가 내 방에 ‎사건 자료 갖다 놨다고 했으니까 522 00:24:18,623 --> 00:24:20,125 ‎각자 몫들 나눠서 가져가 523 00:24:20,792 --> 00:24:24,087 ‎어, 셋이 같이 보면 ‎뭐, 금방 보겠지 524 00:24:27,382 --> 00:24:29,384 ‎[긴장되는 음악] 525 00:24:37,726 --> 00:24:40,562 ‎(수연) 이게 다 ‎행복로 관련 자료들이에요? 526 00:24:40,645 --> 00:24:43,273 ‎셋이 같이 봐도 ‎금방은 다 못 보겠는데요? 527 00:24:43,356 --> 00:24:44,983 ‎금방은 다 못 보겠습니다 528 00:24:45,066 --> 00:24:46,860 ‎(명석) 쩝, 그래, 뭐, 그… 529 00:24:46,943 --> 00:24:48,111 ‎파이팅! ‎[명석의 헛기침] 530 00:24:48,195 --> 00:24:50,071 ‎[밝은 음악] 531 00:24:54,117 --> 00:24:55,285 ‎[한숨] 532 00:24:55,368 --> 00:24:56,453 ‎[한숨] 533 00:24:56,536 --> 00:24:57,704 ‎와우 534 00:24:57,787 --> 00:24:59,122 ‎[문이 달칵 닫힌다] 535 00:24:59,706 --> 00:25:01,374 ‎[뽀득거리는 효과음] 536 00:25:04,502 --> 00:25:05,503 ‎[종이 넘기는 소리] 537 00:25:06,588 --> 00:25:08,423 ‎[빨리 감기 효과음] 538 00:25:19,601 --> 00:25:21,269 ‎[물방울 소리 효과음] 539 00:25:34,616 --> 00:25:36,534 ‎[알람이 울린다] 540 00:25:41,539 --> 00:25:42,624 ‎[입소리를 쉭 낸다] 541 00:25:47,337 --> 00:25:48,296 ‎[힘겨운 신음] 542 00:25:50,882 --> 00:25:52,676 ‎[종이 넘기는 소리] 543 00:25:54,427 --> 00:25:55,971 ‎[수연의 하품] 544 00:25:56,054 --> 00:25:57,222 ‎[노크 소리] 545 00:25:57,305 --> 00:25:58,640 ‎[문이 달칵 열린다] ‎[다가오는 발걸음] 546 00:25:58,723 --> 00:25:59,808 ‎[수연의 힘주는 신음] ‎[문이 달칵 닫힌다] 547 00:26:01,101 --> 00:26:02,227 ‎[준호의 한숨] 548 00:26:03,353 --> 00:26:04,187 ‎(준호) 식사하셨어요? 549 00:26:04,271 --> 00:26:05,188 ‎힘드시죠? 550 00:26:05,272 --> 00:26:06,189 ‎[수연이 살짝 웃는다] 551 00:26:08,608 --> 00:26:10,068 ‎추가 자료는 아니죠? 552 00:26:11,486 --> 00:26:13,446 ‎읽어야 될 게 ‎더 있다는 말은 말아 주세요 553 00:26:13,530 --> 00:26:14,990 ‎[놀라며] 어떡하죠? 554 00:26:15,073 --> 00:26:15,949 ‎추가 자료 맞아요 555 00:26:16,783 --> 00:26:17,784 ‎[한숨] 556 00:26:18,451 --> 00:26:21,288 ‎(준호) 주민 대책 위원회가 ‎경해도로 보낸 민원 서류들하고요 557 00:26:21,371 --> 00:26:23,039 ‎경해도가 답변한 ‎처리 서면들이에요 558 00:26:36,303 --> 00:26:38,305 ‎[차분한 음악] 559 00:26:46,229 --> 00:26:48,064 ‎[종이 넘기는 소리] 560 00:26:48,148 --> 00:26:49,524 ‎[멋쩍은 숨소리] 561 00:26:50,108 --> 00:26:50,942 ‎그럼 고생하세요 562 00:26:51,026 --> 00:26:52,110 ‎예 563 00:26:58,116 --> 00:26:59,492 ‎[수연의 한숨] 564 00:26:59,576 --> 00:27:02,245 ‎[문이 달칵 여닫힌다] 565 00:27:02,329 --> 00:27:04,664 ‎(수연) 넌 모르는 거야? ‎모르는 척하는 거야? 566 00:27:08,543 --> 00:27:09,377 ‎어? 567 00:27:11,588 --> 00:27:14,466 ‎내가 보기엔 준호 씨가 ‎너 좋아하는 거 같은데? 568 00:27:15,842 --> 00:27:16,676 ‎아 569 00:27:17,594 --> 00:27:19,596 ‎그거 아닌 것 같아, 내가 물어봤어 570 00:27:21,139 --> 00:27:22,098 ‎물어봤다고? 571 00:27:23,516 --> 00:27:24,559 ‎뭐라고 물어봤는데? 572 00:27:25,727 --> 00:27:26,770 ‎[잔잔한 음악] 573 00:27:27,354 --> 00:27:30,190 ‎(영우) '이준호는 ‎우영우를 좋아한다' 574 00:27:30,815 --> 00:27:31,816 ‎사실입니까? 575 00:27:34,152 --> 00:27:36,571 ‎(수연) 헐, 취조를 했네 576 00:27:38,698 --> 00:27:39,908 ‎준호 씨는 뭐랬는데? 577 00:27:41,534 --> 00:27:42,786 ‎(준호) 그건 578 00:27:43,536 --> 00:27:46,081 ‎황두용 부장님이 대답하기엔 579 00:27:46,623 --> 00:27:48,375 ‎너무 어, 어려운 질문이네요 580 00:27:49,459 --> 00:27:50,877 ‎이준호 씨는 581 00:27:50,960 --> 00:27:53,755 ‎그 문제에 대해 ‎직접적으로 언급하길 피했어 582 00:27:53,838 --> 00:27:55,423 ‎(수연) 어유, 너 무슨 재판하냐? 583 00:27:55,507 --> 00:27:56,883 ‎사랑의 재판이야? 584 00:27:56,966 --> 00:27:59,719 ‎직접적으로 언급하길 피했다니 ‎말이 뭐 그래? 585 00:28:01,513 --> 00:28:04,182 ‎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고 ‎말을 돌렸어 586 00:28:04,265 --> 00:28:05,725 ‎당연하지 587 00:28:05,809 --> 00:28:08,019 ‎'이준호는 우영우를 좋아한다 ‎사실입니까?' 588 00:28:08,103 --> 00:28:09,979 ‎(수연) 이따위로 물어보는데 ‎그럼 거기다 대고 589 00:28:10,063 --> 00:28:12,440 ‎'네, 그것은 ‎틀림없는 사실입니다' 이러냐? 590 00:28:13,108 --> 00:28:14,901 ‎나라도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겠다 591 00:28:14,984 --> 00:28:17,195 ‎[당황한 소리] 592 00:28:19,864 --> 00:28:21,116 ‎너는 어떤데? 593 00:28:21,783 --> 00:28:22,951 ‎너는 준호 씨 좋아? 594 00:28:27,414 --> 00:28:28,248 ‎(영우) 음… 595 00:28:28,331 --> 00:28:29,416 ‎[답답한 숨소리] 596 00:28:30,959 --> 00:28:32,252 ‎[한숨] 597 00:28:32,836 --> 00:28:33,920 ‎쉽지 않아 598 00:28:35,004 --> 00:28:38,007 ‎누군가 나를 좋아하는 건 ‎쉽지 않아 ‎[잔잔한 음악] 599 00:28:38,842 --> 00:28:39,676 ‎뭐? 600 00:28:41,261 --> 00:28:42,720 ‎나도 그 정도는 알아 601 00:28:43,346 --> 00:28:45,515 ‎너는 선녀지만 나는 602 00:28:46,516 --> 00:28:47,600 ‎자폐인이잖아 603 00:28:52,605 --> 00:28:53,440 ‎아, 너는! 604 00:28:55,358 --> 00:28:56,276 ‎(영우) 응? 605 00:28:56,860 --> 00:29:00,071 ‎너는 그, 그런 ‎약해 빠진 소리 하지 마! 606 00:29:00,697 --> 00:29:02,699 ‎쉽지 않긴 뭐가 쉽지 않아! 607 00:29:06,661 --> 00:29:07,662 ‎[울컥한다] 608 00:29:08,830 --> 00:29:09,873 ‎[수연의 답답한 숨소리] 609 00:29:14,085 --> 00:29:16,212 ‎[문이 쾅 여닫힌다] 610 00:29:17,005 --> 00:29:19,048 ‎[종이를 사락 넘긴다] 611 00:29:19,132 --> 00:29:21,301 ‎(그라미) 씁, 그러니까 612 00:29:21,384 --> 00:29:25,054 ‎우영우가 이준호를 ‎좋아하는지 아닌지 613 00:29:25,930 --> 00:29:27,307 ‎고것이 알고 싶다? 614 00:29:27,390 --> 00:29:28,600 ‎(영우) 응 615 00:29:28,683 --> 00:29:31,811 ‎아이고, 연애 상담도 ‎뭐, 할 만한 사람한테 해야지 616 00:29:31,895 --> 00:29:32,771 ‎얘가 뭐 안다고 617 00:29:32,854 --> 00:29:35,523 ‎뭐래, 강화도 팜 파탈한테? 618 00:29:35,607 --> 00:29:37,442 ‎(그라미) 화문석 다음으로 ‎치명적이야, 내가 619 00:29:40,069 --> 00:29:41,738 ‎- 집중해 ‎- (영우) 응 620 00:29:43,615 --> 00:29:46,993 ‎자, 이준호를 떠올려 봐 621 00:29:49,370 --> 00:29:50,497 ‎- (그라미) 어때? ‎- 응 622 00:29:51,748 --> 00:29:53,416 ‎[부드러운 음악] ‎(준호) 쿵 짝짝 623 00:29:53,500 --> 00:29:56,461 ‎(함께) 쿵 짝짝, 쿵 짝짝 624 00:29:56,544 --> 00:29:58,213 ‎- (준호) 쿵 짝, 지금이에요 ‎- (영우) 쿵 짝짝 625 00:29:58,296 --> 00:30:00,131 ‎(준호) 쿵 짝… ‎[밝은 효과음] 626 00:30:07,388 --> 00:30:08,807 ‎(영우) 이준호 씨는 627 00:30:10,266 --> 00:30:11,226 ‎친절해 628 00:30:11,810 --> 00:30:15,104 ‎변호사님 일하시는 중인데 ‎찢어진 옷은 좀 그렇잖아요 629 00:30:15,188 --> 00:30:16,356 ‎[강조되는 효과음] 630 00:30:22,570 --> 00:30:23,905 ‎다정한 사람이야 631 00:30:23,988 --> 00:30:25,240 ‎[그라미의 들뜬 숨소리] 632 00:30:25,323 --> 00:30:27,158 ‎그럼 같이 있을 땐 어때? 633 00:30:27,242 --> 00:30:28,201 ‎막 떨려? 634 00:30:28,284 --> 00:30:30,328 ‎심장이 막 ‎팍 바운스 바운스 두근대? 635 00:30:32,247 --> 00:30:34,249 ‎[잔잔한 음악] 636 00:30:41,047 --> 00:30:42,549 ‎변호사님 같은 변호사가 637 00:30:43,758 --> 00:30:45,426 ‎내 편을 들어 주면 좋겠어요 638 00:30:51,933 --> 00:30:53,184 ‎그런 적도 있어 639 00:30:53,268 --> 00:30:54,102 ‎[놀라며] 어유! 640 00:30:54,686 --> 00:30:56,354 ‎(그라미) 아, 뭐야, 이 새끼 ‎얼굴까지 빨개지고! 641 00:30:56,437 --> 00:30:57,981 ‎야, 너 완전 좋아하네! 642 00:30:58,731 --> 00:30:59,899 ‎(영우) 으응? 643 00:30:59,983 --> 00:31:00,859 ‎[들뜬 숨소리] 644 00:31:00,942 --> 00:31:03,611 ‎야, 잘 모르겠으면 645 00:31:03,695 --> 00:31:05,363 ‎이준호를 살짝 만져 보는 건 어때? 646 00:31:05,446 --> 00:31:07,115 ‎[익살스러운 음악] ‎(영우) 뭐? 647 00:31:07,198 --> 00:31:09,325 ‎만졌을 때 ‎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 648 00:31:09,409 --> 00:31:10,451 ‎심박수를 재 보는 거야 649 00:31:10,535 --> 00:31:12,912 ‎(그라미) 분당 150 정도다 ‎그러면 그냥 호감 650 00:31:12,996 --> 00:31:15,081 ‎근데, 근데 막 엄청나 651 00:31:15,164 --> 00:31:17,625 ‎막 심장이 막 미칠 것 같고 ‎터질 것 같고 652 00:31:17,709 --> 00:31:19,711 ‎막 쿵쾅쿵쾅 최대 심박수야 653 00:31:19,794 --> 00:31:21,087 ‎그러면 진짜 좋아하는 거야 654 00:31:21,170 --> 00:31:22,213 ‎(민식) 야! 655 00:31:22,297 --> 00:31:23,548 ‎큰일 날 소리 하고 있어 656 00:31:23,631 --> 00:31:24,716 ‎살짝 만져 보긴 뭘 만져 봐 657 00:31:24,799 --> 00:31:25,967 ‎그, 범죄야, 인마, 쯧 658 00:31:26,050 --> 00:31:27,051 ‎(그라미) 어? 659 00:31:27,135 --> 00:31:28,094 ‎맞아 660 00:31:28,177 --> 00:31:30,680 ‎다른 사람의 몸을 ‎허락 없이 만지면 안 돼 661 00:31:30,763 --> 00:31:32,140 ‎그럼 허락받고 만지면 되잖아 662 00:31:37,353 --> 00:31:38,187 ‎어? 663 00:31:52,243 --> 00:31:55,038 ‎(민우) 아, 태산 애들이랑 ‎한판 붙어 보는 건 또 처음이네 664 00:31:55,914 --> 00:31:57,332 ‎'태산 애들'이요? 665 00:31:57,415 --> 00:31:58,499 ‎언제 봤다고 애들이에요? 666 00:31:58,583 --> 00:32:01,044 ‎저 중의 한 명이 ‎나랑 로스쿨 동기예요 667 00:32:01,127 --> 00:32:03,254 ‎(민우) 그러니까 ‎쟤는 신입이라는 소리고 668 00:32:03,338 --> 00:32:04,631 ‎나머지 한 명도 뭐 669 00:32:04,714 --> 00:32:06,591 ‎그렇게 나이가 ‎많은 거 같진 않은데? 670 00:32:07,258 --> 00:32:08,134 ‎(명석) 그렇긴 하네 671 00:32:08,217 --> 00:32:10,637 ‎근데 시니어도 없이 ‎저렇게 둘만 나온 건가? 672 00:32:10,720 --> 00:32:12,597 ‎[다가오는 발걸음] 673 00:32:13,097 --> 00:32:15,183 ‎[의미심장한 음악] 674 00:32:21,022 --> 00:32:22,732 ‎[발걸음이 울린다] 675 00:32:43,044 --> 00:32:44,629 ‎[수미가 말한다] 676 00:32:45,797 --> 00:32:47,215 ‎(수연) 태수미 변호사 맞죠? 677 00:32:47,799 --> 00:32:49,384 ‎왜 왕이 직접 나왔어? 678 00:32:49,467 --> 00:32:50,426 ‎왕? 679 00:32:51,344 --> 00:32:52,887 ‎저 사람이 왕입니까? 680 00:32:52,971 --> 00:32:55,348 ‎얼마 전까지 태산의 대표였잖아 681 00:32:55,431 --> 00:32:57,558 ‎(수연) 사퇴하고 ‎일반 변호사로 활동한다더니 682 00:32:57,642 --> 00:33:00,228 ‎진짜 재판에도 나오네요 ‎이름만 올리는 게 아니라 683 00:33:00,311 --> 00:33:01,145 ‎그러게 684 00:33:02,188 --> 00:33:04,941 ‎아, 법무부 장관 후보라는 ‎소리도 있던데 안 바쁜가? 685 00:33:05,024 --> 00:33:07,026 ‎자, 그만 쑥덕거리고 ‎사건에 집중합시다 686 00:33:07,110 --> 00:33:08,069 ‎어, 들어가 687 00:33:09,362 --> 00:33:10,697 ‎(민우) 알겠습니다 688 00:33:23,835 --> 00:33:26,629 ‎(명석) 피고가 설계한 ‎행복로의 계획 노선은 689 00:33:26,713 --> 00:33:29,090 ‎원고들의 주거지인 ‎소덕동을 관통하여 690 00:33:29,173 --> 00:33:30,633 ‎마을을 두 동강 내고 있습니다 691 00:33:31,217 --> 00:33:32,844 ‎이 대안 노선을 봐 주십시오 692 00:33:32,927 --> 00:33:33,886 ‎[리모컨 조작음] 693 00:33:33,970 --> 00:33:36,389 ‎행복로는 소덕동의 남쪽 694 00:33:36,931 --> 00:33:38,975 ‎혹은 북쪽으로 우회하거나 695 00:33:39,767 --> 00:33:41,310 ‎지하에 지을 수도 있습니다 696 00:33:41,394 --> 00:33:43,438 ‎얼마든지 다른 대안이 있음에도 697 00:33:43,521 --> 00:33:46,190 ‎피고는 원고들의 권리를 ‎과소평가하고 698 00:33:46,274 --> 00:33:48,943 ‎도로 건설로 인한 이익을 ‎과대평가하여 699 00:33:49,027 --> 00:33:51,738 ‎이익 형량에 하자가 있는 ‎결정을 한 것입니다 700 00:33:51,821 --> 00:33:52,989 ‎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 ‎이상입니다 701 00:33:56,367 --> 00:33:59,245 ‎(재판장) 피고 ‎원고의 주장이 사실입니까? 702 00:33:59,328 --> 00:34:01,914 ‎대안 노선들을 ‎충분히 검토하지 않았어요? 703 00:34:02,665 --> 00:34:04,500 ‎(수미) 충분히 검토했습니다 ‎재판장님 704 00:34:05,418 --> 00:34:08,004 ‎원고들이 주장하는 ‎저 세 개의 노선이 705 00:34:08,087 --> 00:34:10,256 ‎어째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없는지 706 00:34:10,965 --> 00:34:12,425 ‎직접 보여 드리겠습니다 707 00:34:13,509 --> 00:34:15,470 ‎[리모컨 조작음] ‎[자동차 시동음이 난다] 708 00:34:15,553 --> 00:34:17,472 ‎[흥미로운 음악] ‎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 709 00:34:20,141 --> 00:34:21,893 ‎[살짝 웃으며] 죄송합니다 710 00:34:21,976 --> 00:34:23,978 ‎미리 허락도 받지 않고 711 00:34:24,062 --> 00:34:27,273 ‎재판장님과 배석 판사님들을 ‎출현하시게 했네요 712 00:34:27,356 --> 00:34:29,484 ‎(재판장) 아, 저게 우리입니까? 713 00:34:29,567 --> 00:34:32,403 ‎저 법복 입고서 ‎고개 까딱까딱하는 세 명이? 714 00:34:32,487 --> 00:34:33,362 ‎네 715 00:34:35,031 --> 00:34:37,325 ‎오늘 날씨가 아주 화창하던데요 716 00:34:37,408 --> 00:34:40,620 ‎판사님들 모시고 ‎법정 밖으로 나갈 수는 없으니 717 00:34:40,703 --> 00:34:43,498 ‎이렇게라도 행복로 위를 ‎달려 볼까요? 718 00:34:46,834 --> 00:34:48,377 ‎(수미) 우선 원고들이 주장하는 719 00:34:48,461 --> 00:34:50,797 ‎첫 번째 노선대로 달려 보겠습니다 720 00:34:51,506 --> 00:34:52,632 ‎[리모컨 작동음] 721 00:34:52,715 --> 00:34:54,926 ‎[타이머 효과음] 722 00:34:55,009 --> 00:34:57,428 ‎[흥미진진한 음악] ‎[자동차 엔진음이 요란하게 난다] 723 00:35:01,182 --> 00:35:03,476 ‎행복로를 남쪽 724 00:35:03,559 --> 00:35:05,812 ‎평화로 옆에 짓게 되면 725 00:35:05,895 --> 00:35:08,147 ‎길이를 5km나 더 늘여야 합니다 726 00:35:09,065 --> 00:35:10,775 ‎길이만 늘어나는 게 아닙니다 727 00:35:10,858 --> 00:35:13,820 ‎[타이어 마찰음이 난다] ‎평화로 주변에는 ‎쓰레기 소각장이 있죠 728 00:35:14,403 --> 00:35:16,114 ‎이설이 불가능한 시설입니다 729 00:35:16,197 --> 00:35:18,157 ‎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? 730 00:35:18,866 --> 00:35:21,869 ‎이렇게 터널과 ‎고가를 만들어야 합니다 731 00:35:22,370 --> 00:35:23,996 ‎서울시와의 접점에서 732 00:35:24,080 --> 00:35:26,457 ‎급커브를 만들게 되는 건 ‎말할 것도 없고요 ‎[타이어 마찰음이 난다] 733 00:35:26,541 --> 00:35:27,667 ‎[사람들의 놀란 탄성] 734 00:35:30,920 --> 00:35:33,589 ‎추가 공사비만 3천억 원이 넘는데 735 00:35:33,673 --> 00:35:35,508 ‎길이는 5km나 늘어나고 736 00:35:36,134 --> 00:35:38,469 ‎도로는 롤러코스터처럼 덜컹거려 737 00:35:38,553 --> 00:35:41,472 ‎수많은 교통사고를 ‎야기하게 되는 것입니다 ‎[쿵 부딪는 소리가 난다] 738 00:35:43,015 --> 00:35:45,560 ‎그럼 두 번째 노선은 어떨까요? 739 00:35:46,227 --> 00:35:47,895 ‎[리모컨 조작음] ‎[자동차 엔진음이 요란하게 난다] 740 00:35:48,479 --> 00:35:49,939 ‎행복로를 북쪽 741 00:35:50,022 --> 00:35:52,150 ‎지하철 10호선 옆에 짓게 되면 742 00:35:52,233 --> 00:35:54,360 ‎군사 안보 대학교 부지를 ‎지나가야 합니다 ‎[영우의 놀란 숨소리] 743 00:35:55,278 --> 00:35:57,947 ‎[타이어 마찰음이 난다] ‎대학에서 동의하지 않으니 ‎결국 이렇게 되겠네요 744 00:35:58,030 --> 00:36:00,032 ‎[돼지 울음이 난다] ‎[사람들이 당황한다] 745 00:36:00,116 --> 00:36:01,409 ‎[닭 울음이 난다] 746 00:36:01,492 --> 00:36:02,994 ‎[소 울음이 난다] 747 00:36:03,828 --> 00:36:05,204 ‎[피식 웃는다] 748 00:36:05,288 --> 00:36:06,747 ‎[쾅 부딪는 소리가 난다] ‎[가축 울음이 요란하게 난다] 749 00:36:06,831 --> 00:36:08,916 ‎[사람들이 술렁인다] 750 00:36:12,211 --> 00:36:14,839 ‎(명석) 동의하지 않는 건 ‎원고들도 마찬가지입니다 751 00:36:14,922 --> 00:36:16,757 ‎축사 건물조차 내놓지 않겠다는 752 00:36:16,841 --> 00:36:18,759 ‎군사 안보 대학교의 뜻은 중요하고 753 00:36:18,843 --> 00:36:21,470 ‎집터를 뺏길 수 없다는 ‎소덕동 주민들의 반대는 754 00:36:21,554 --> 00:36:22,388 ‎무시하는 겁니까? 755 00:36:23,014 --> 00:36:23,973 ‎(수미) 재판장님 756 00:36:24,056 --> 00:36:27,268 ‎함운 신도시는 ‎내년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합니다 757 00:36:27,810 --> 00:36:31,772 ‎지금 이 소송으로 인해 ‎행복로 완공이 늦어지게 되면 758 00:36:31,856 --> 00:36:33,482 ‎서울시와 경해도는 759 00:36:33,566 --> 00:36:35,693 ‎최악의 교통 대란을 ‎피할 수 없습니다 760 00:36:36,694 --> 00:36:39,030 ‎행복로 계획 노선에 포함된 ‎다른 마을들은 761 00:36:39,113 --> 00:36:40,573 ‎모두가 이 사실을 이해하고 762 00:36:40,656 --> 00:36:42,783 ‎기꺼이 마을 부지를 내주었습니다 763 00:36:42,867 --> 00:36:43,784 ‎그런데 764 00:36:44,869 --> 00:36:48,664 ‎경해도 전체에서 가장 인구수가 ‎적은 마을인 소덕동만이 765 00:36:48,748 --> 00:36:51,125 ‎유달리 협조하지 않겠다며 766 00:36:51,209 --> 00:36:53,586 ‎지하 도로 이야기까지 ‎꺼내고 있습니다 767 00:36:53,669 --> 00:36:56,380 ‎이야말로 명백한 ‎지역 이기주의이며… 768 00:36:56,464 --> 00:36:58,341 ‎(한수) [테이블을 쾅 치며] ‎지역 이기주의라니요! 769 00:36:59,425 --> 00:37:01,594 ‎우리 뜻을 어찌 그리 매도합니까! 770 00:37:01,677 --> 00:37:02,720 ‎(현우) 다른 동네는 771 00:37:02,803 --> 00:37:04,972 ‎보상금이라도 제대로 받으니 ‎협조를 했겠죠 772 00:37:05,681 --> 00:37:08,142 ‎우리 소덕동하고는 ‎상황이 다릅니다! 773 00:37:08,226 --> 00:37:09,310 ‎(수미) 아 774 00:37:10,353 --> 00:37:11,437 ‎아! 775 00:37:12,772 --> 00:37:14,774 ‎그럼 원고들은 ‎[어두운 음악] 776 00:37:14,857 --> 00:37:18,277 ‎보상금을 더 받으려고 ‎지금 이 소송을 하시는 겁니까? 777 00:37:18,361 --> 00:37:21,113 ‎[한수와 현우가 당황한다] ‎'수천억 원의 ‎국민 세금이 낭비되고' 778 00:37:21,197 --> 00:37:24,158 ‎'우리 지역 전체에 ‎교통 대란이 닥치더라도' 779 00:37:25,159 --> 00:37:27,411 ‎'보상금만 더 받을 수 있다면 ‎상관없다' 780 00:37:28,079 --> 00:37:30,289 ‎'소송을 해서라도 ‎이 공사를 막겠다' 781 00:37:30,373 --> 00:37:33,709 ‎그게 바로 ‎지역 이기주의의 정의 아닐까요? 782 00:37:33,793 --> 00:37:35,503 ‎- (현우) 아, 그게 아니라… ‎- (한수) 아니… ‎[명석이 말린다] 783 00:37:35,586 --> 00:37:36,420 ‎(명석) 앉으세요, 괜찮아요 784 00:37:37,088 --> 00:37:37,964 ‎(수미) 재판장님 785 00:37:39,090 --> 00:37:41,592 ‎행복로 공사는 ‎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786 00:37:41,676 --> 00:37:43,803 ‎이미 상당 부분 진행이 됐습니다 787 00:37:43,886 --> 00:37:46,055 ‎지금 이 결정을 취소하게 되면 788 00:37:46,138 --> 00:37:49,100 ‎수백억 원의 손해가 나는 것은 ‎자명한 일입니다 789 00:37:49,976 --> 00:37:50,810 ‎이상입니다 790 00:37:50,893 --> 00:37:52,770 ‎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 791 00:37:56,232 --> 00:37:57,441 ‎- (현우) 아니… ‎- (한수) 저… 792 00:37:59,360 --> 00:38:00,653 ‎[명석의 한숨] 793 00:38:00,736 --> 00:38:02,154 ‎[수연과 민우의 한숨] 794 00:38:17,837 --> 00:38:19,255 ‎[노크 소리] ‎(영우) 네 795 00:38:21,382 --> 00:38:23,384 ‎(광호) 어, 영우야, 빵 먹어라 796 00:38:23,884 --> 00:38:25,845 ‎야, 동네에 ‎새로 빵집이 생겼는데… 797 00:38:27,388 --> 00:38:29,432 ‎[의미심장한 음악] ‎[마우스 조작음] 798 00:38:36,605 --> 00:38:37,481 ‎지금 뭐 하는 거야? 799 00:38:37,565 --> 00:38:39,650 ‎태수미 변호사라고 아십니까? 800 00:38:40,609 --> 00:38:41,444 ‎(영우) 얼마 전까지 801 00:38:41,527 --> 00:38:43,654 ‎법무 법인 태산의 ‎대표 변호사였다가 802 00:38:43,738 --> 00:38:45,114 ‎자진 사퇴 했습니다 803 00:38:45,197 --> 00:38:48,367 ‎태산 창립자의 딸이고 ‎강천그룹 회장과 결혼했으며 804 00:38:48,451 --> 00:38:49,285 ‎아들이 하나… 805 00:38:49,368 --> 00:38:50,328 ‎(광호) 왜 806 00:38:51,454 --> 00:38:52,705 ‎태수미를 알아보는 건데? 807 00:38:54,332 --> 00:38:55,166 ‎아 808 00:38:56,208 --> 00:38:58,794 ‎지금 하고 있는 사건의 ‎상대 변호사입니다 809 00:38:59,795 --> 00:39:00,713 ‎뭐? 810 00:39:01,297 --> 00:39:02,965 ‎변론하는 모습을 봤는데 811 00:39:03,049 --> 00:39:05,301 ‎상대편이지만 멋있었어요 812 00:39:05,926 --> 00:39:08,554 ‎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‎생각이 들었습니다 813 00:39:17,188 --> 00:39:18,814 ‎[포클레인 엔진음] 814 00:39:18,898 --> 00:39:20,483 ‎[긴장되는 음악] 815 00:39:31,869 --> 00:39:33,662 ‎[인부들이 분주하다] 816 00:39:33,746 --> 00:39:36,457 ‎- (현우) 잠시만요, 잠시만요! ‎- (주민3) 어이, 스톱, 그만! 817 00:39:36,540 --> 00:39:38,125 ‎- (현우) 잠시만요! ‎- (주민3) 하지 마! 818 00:39:38,209 --> 00:39:40,169 ‎(현우) 잠시만, 잠시만요! ‎[주민들의 다급한 숨소리] 819 00:39:40,252 --> 00:39:41,170 ‎[인부들이 당황한다] 820 00:39:41,253 --> 00:39:43,672 ‎잠시만요, 잠시만요! 821 00:39:45,633 --> 00:39:47,760 ‎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, 예? 822 00:39:47,843 --> 00:39:49,595 ‎누구 마음대로 공사를 해요! 823 00:39:49,678 --> 00:39:52,056 ‎예? 누구 마음대로라니? 824 00:39:52,598 --> 00:39:54,266 ‎이거 나라에서 하는 도로 공사예요 825 00:39:54,350 --> 00:39:55,434 ‎(한수) 이거 보시오 826 00:39:55,518 --> 00:39:56,852 ‎[한수의 가쁜 숨소리] 827 00:39:56,936 --> 00:40:00,439 ‎도로 못 짓게 ‎우리가 지금 소송 중이에요! 828 00:40:00,523 --> 00:40:02,650 ‎공사 멈춰 달라고 ‎뭐, 뭐, 뭐, 뭐, 뭐지, 그거? 829 00:40:02,733 --> 00:40:03,609 ‎(현우) 효력 정지 830 00:40:03,692 --> 00:40:05,653 ‎[흥미로운 음악] ‎(한수) 그래, 효력 정지 ‎신청을 했단 말이오! 831 00:40:05,736 --> 00:40:06,904 ‎(인부1) 예? 832 00:40:06,987 --> 00:40:08,322 ‎(인부2) 아, 그럼 ‎판사한테 가서 따지든가요! 833 00:40:08,406 --> 00:40:09,323 ‎왜 여기 와서 이래? 834 00:40:09,407 --> 00:40:11,325 ‎(인부1) 아, 짜증 나게, 진짜 835 00:40:11,409 --> 00:40:14,245 ‎아저씨들, 제때 공사 못 해서 ‎우리 돈 못 받으면은 836 00:40:14,328 --> 00:40:16,122 ‎뭐, 아저씨들이 책임질 거예요? 837 00:40:16,205 --> 00:40:17,289 ‎- (인부1) 예? ‎- 뭔 소리 하는 거야! 838 00:40:17,373 --> 00:40:18,290 ‎아, 뭔 소리는, 공사하는 소리지 839 00:40:18,374 --> 00:40:19,750 ‎(인부1) 아, 기사님, 올려, 올려! 840 00:40:19,834 --> 00:40:20,668 ‎(인부2) 올려요, 올려! 841 00:40:20,751 --> 00:40:21,836 ‎[주민들이 항의한다] ‎[흥미진진한 음악] 842 00:40:21,919 --> 00:40:23,462 ‎아니, 이 아저씨 왜 이래? 843 00:40:23,546 --> 00:40:25,047 ‎(주민4) 아유, 형님, 형님! 844 00:40:25,131 --> 00:40:26,549 ‎아, 이놈들이 이거! 845 00:40:26,632 --> 00:40:28,175 ‎[소란스럽다] 846 00:40:28,259 --> 00:40:29,552 ‎(부녀회장) 중단하라! 847 00:40:37,309 --> 00:40:38,310 ‎(한수) 저… 848 00:40:38,394 --> 00:40:40,229 ‎[다급한 소리] 849 00:40:40,312 --> 00:40:42,148 ‎[소란스럽다] 850 00:40:43,941 --> 00:40:46,026 ‎[통화 연결음] ‎[흥미로운 음악] 851 00:40:46,110 --> 00:40:47,903 ‎변호사님 ‎[다급한 숨소리] 852 00:40:47,987 --> 00:40:49,572 ‎효력 정지는 언제 됩니까? 853 00:40:50,197 --> 00:40:51,323 ‎도로 공사 하는 사람들이 854 00:40:51,407 --> 00:40:53,951 ‎마을 입구까지 쳐들어와서 ‎땅을 팝니다 855 00:40:54,869 --> 00:40:56,495 ‎난리 났어요, 지금 여기 856 00:40:56,579 --> 00:40:59,165 ‎(명석) 어, 효력 정지 결정이 ‎아직 안 났기 때문에 857 00:40:59,248 --> 00:41:01,667 ‎지금 공사를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858 00:41:01,750 --> 00:41:03,419 ‎결정을 신속하게 해 달라고 859 00:41:03,502 --> 00:41:05,171 ‎재판부에 한 번 더 요청하겠습니다 860 00:41:06,672 --> 00:41:07,548 ‎네 861 00:41:09,133 --> 00:41:09,967 ‎[한숨] 862 00:41:12,636 --> 00:41:13,971 ‎(수연) 행복로 얘기인가요? 863 00:41:14,930 --> 00:41:17,183 ‎(명석) 소덕동 쪽에도 ‎공사가 시작된 모양이야 864 00:41:17,266 --> 00:41:18,225 ‎(수연) 효력 정지 결정이 865 00:41:18,309 --> 00:41:19,977 ‎이렇게 오래 걸리는 ‎경우도 있나요? 866 00:41:20,478 --> 00:41:22,146 ‎재판부가 깜빡한 건 아니겠죠? 867 00:41:22,229 --> 00:41:23,731 ‎(명석) 음, 깜빡할 리는 없고 868 00:41:23,814 --> 00:41:25,149 ‎아마 안 받아 주고 버티다가 869 00:41:25,232 --> 00:41:28,068 ‎나중에 본안 기각할 때 ‎같이 기각하려는 거 같아 870 00:41:28,819 --> 00:41:31,071 ‎판사가 보기에는 ‎그만큼 인용할 가능성이 871 00:41:31,155 --> 00:41:33,407 ‎거의 없다 싶은 사건이란 뜻이겠지 872 00:41:33,491 --> 00:41:36,535 ‎하긴, 뭐, 판사들 입장에서도 ‎얼마나 부담스럽겠어요 873 00:41:36,619 --> 00:41:38,537 ‎이 행복로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874 00:41:38,621 --> 00:41:41,248 ‎함운 신도시 땅값이 ‎엄청나게 차이 날 텐데 875 00:41:41,332 --> 00:41:44,084 ‎함부로 취소했다가는 ‎공공의 적이 될 수도 있잖아요 876 00:41:44,168 --> 00:41:46,712 ‎그러니까 더더욱 ‎위법 사유를 찾아야 돼 877 00:41:46,795 --> 00:41:49,256 ‎정부가 하는 일을 ‎법원이 취소시킬 수 있는 건 878 00:41:49,340 --> 00:41:51,717 ‎그 일이 위법하다고 ‎판단했을 때뿐이니까 879 00:41:52,343 --> 00:41:55,596 ‎(영우) 저 하나 찾았습니다 ‎위법 사유 880 00:41:56,597 --> 00:41:57,681 ‎(명석) 아, 그래? 881 00:41:58,724 --> 00:41:59,558 ‎뭔데? 882 00:42:00,142 --> 00:42:03,062 ‎(영우) 전략 환경 영향 평가 ‎절차를 위반했습니다 883 00:42:05,856 --> 00:42:07,024 ‎(민우) 그래요? 884 00:42:07,107 --> 00:42:09,860 ‎씁, 전략 환경 영향 평가 ‎다 했던데? 885 00:42:09,944 --> 00:42:13,364 ‎하긴 했는데 ‎언제 했느냐가 문제입니다 886 00:42:13,906 --> 00:42:15,824 ‎환경 영향 평가법에 따르면 887 00:42:15,908 --> 00:42:17,535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는 888 00:42:17,618 --> 00:42:21,330 ‎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‎수립할 때 해야 합니다 889 00:42:21,413 --> 00:42:23,082 ‎하지만 행복로의 경우 890 00:42:23,165 --> 00:42:26,418 ‎도로 설계에 대한 ‎계획을 수립한 건 2017년인데 891 00:42:26,502 --> 00:42:29,713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는 ‎2019년에야 했습니다 892 00:42:29,797 --> 00:42:30,881 ‎아, 그래? 893 00:42:31,632 --> 00:42:32,925 ‎경해도가 실수했네 894 00:42:33,008 --> 00:42:33,884 ‎(명석) 잘 찾았어요 895 00:42:33,968 --> 00:42:35,344 ‎우리 이걸로 한번 가 봅시다 896 00:42:35,844 --> 00:42:39,515 ‎우리도 발표 자료에 ‎공을 들여야 되지 않을까요? 897 00:42:39,598 --> 00:42:42,851 ‎태산에서 했던 것처럼 ‎3D 게임 화면까진 아니더라도 898 00:42:42,935 --> 00:42:44,645 ‎뭔가 화려하게… 899 00:42:44,728 --> 00:42:45,813 ‎[피식 웃는다] 900 00:42:45,896 --> 00:42:48,732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를 ‎늦게 했다는 걸 901 00:42:48,816 --> 00:42:50,526 ‎어떻게 화려하게 ‎보여 줄 수 있을까? 902 00:42:50,609 --> 00:42:53,445 ‎(수연) PT 자료 만들어 주는 ‎업체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903 00:42:53,529 --> 00:42:55,239 ‎그런 업체에 한번 문의해 볼까요? 904 00:42:55,322 --> 00:42:56,782 ‎씁, 글쎄 905 00:42:56,865 --> 00:42:58,784 ‎우리는 오히려 반대로 가면 어때? 906 00:42:59,577 --> 00:43:01,036 ‎[잔잔한 음악] 907 00:43:01,120 --> 00:43:03,205 ‎경해도가 대형 로펌 앞세워서 908 00:43:03,289 --> 00:43:06,458 ‎삐까뻔쩍한 자료들로 ‎판사들을 홀리려고 할수록 909 00:43:06,542 --> 00:43:09,962 ‎우리는 소덕동 주민들의 ‎진정성을 앞세워서 910 00:43:10,045 --> 00:43:11,880 ‎우직하게 가야 되지 않을까? 911 00:43:12,464 --> 00:43:14,466 ‎(명석) 아, 우리도 물론 ‎대형 로펌이긴 하지만 912 00:43:14,550 --> 00:43:17,094 ‎태산보다는 ‎좀 더 인간적인 느낌으로 913 00:43:17,970 --> 00:43:19,013 ‎감성 전략 914 00:43:19,096 --> 00:43:20,556 ‎(영우) 음 915 00:43:20,639 --> 00:43:21,932 ‎그렇다면 소덕동으로 916 00:43:22,016 --> 00:43:24,143 ‎현장 검증을 ‎신청하면 어떻겠습니까? 917 00:43:24,226 --> 00:43:25,477 ‎현장 검증? 918 00:43:25,561 --> 00:43:28,856 ‎네, 우리도 처음엔 ‎소송을 맡지 않으려 했지만 919 00:43:28,939 --> 00:43:31,817 ‎소덕동에 직접 가 보고 난 뒤 ‎수임을 결정했으니까요 920 00:43:31,900 --> 00:43:32,943 ‎(명석) 음 921 00:43:33,986 --> 00:43:37,114 ‎그래, 뭐, 현장 검증 할 ‎명분이 좀 없긴 한데 922 00:43:37,740 --> 00:43:39,158 ‎일단 생각해 봅시다 923 00:43:39,783 --> 00:43:40,993 ‎잘 찾았어요 924 00:43:41,076 --> 00:43:42,703 ‎아무튼 우영우 변호사, 잘했어 925 00:43:46,206 --> 00:43:47,166 ‎[종이 넘기는 소리] 926 00:43:52,838 --> 00:43:53,839 ‎선배 927 00:43:55,174 --> 00:43:57,509 ‎(선영) 아유, 미안 ‎오래 기다렸지? 928 00:43:58,385 --> 00:43:59,762 ‎오는데 힘들지 않았어요? 929 00:44:03,057 --> 00:44:05,476 ‎왜, 무슨 일인데? 930 00:44:06,935 --> 00:44:07,770 ‎지금 931 00:44:09,772 --> 00:44:10,981 ‎영우가 하는 사건 932 00:44:13,359 --> 00:44:15,402 ‎상대 변호사가 ‎태수미인 거 알고 있어? 933 00:44:15,486 --> 00:44:16,820 ‎[의미심장한 음악] 934 00:44:16,904 --> 00:44:18,155 ‎어, 그래? 935 00:44:18,238 --> 00:44:19,823 ‎너 다 알고 그런 거지? 936 00:44:19,907 --> 00:44:21,867 ‎[어색하게 웃으며] 뭘? 937 00:44:21,950 --> 00:44:23,202 ‎이상했어 938 00:44:24,912 --> 00:44:28,415 ‎서류에서 탈락시킨 ‎신입 변호사 하나 다시 붙이겠다고 939 00:44:28,499 --> 00:44:30,292 ‎대표가 집까지 찾아온다는 게 940 00:44:31,126 --> 00:44:33,253 ‎내가 한바다 대표로서 간 거야? 941 00:44:34,129 --> 00:44:37,675 ‎모처럼 선배 얼굴 볼 겸 ‎겸사겸사 간 거지 942 00:44:37,758 --> 00:44:38,801 ‎선영아 943 00:44:41,220 --> 00:44:43,138 ‎날 진짜 선배라고 생각하면 944 00:44:44,640 --> 00:44:46,100 ‎너 솔직하게 대답해 945 00:44:47,976 --> 00:44:50,104 ‎우리 영우 한바다에 취직시킨 거 946 00:44:52,439 --> 00:44:53,649 ‎그거 태수미 때문이야? 947 00:44:57,152 --> 00:44:59,446 ‎씁, 이런 소리 하는 거 보니까 ‎[어두운 음악] 948 00:45:00,697 --> 00:45:04,201 ‎태수미랑 선배 사이 소문 ‎사실인가 봐? 949 00:45:05,577 --> 00:45:06,662 ‎(광호) 응 950 00:45:06,745 --> 00:45:08,080 ‎[무거운 효과음] 951 00:45:09,331 --> 00:45:10,666 ‎한 번은 허락할게 952 00:45:11,542 --> 00:45:12,376 ‎뭘? 953 00:45:12,459 --> 00:45:16,004 ‎태수미 잡으려고 내 딸 써먹는 거 ‎한 번은 허락한다고 954 00:45:16,630 --> 00:45:18,006 ‎취직시켜 준 대가로 955 00:45:18,090 --> 00:45:19,466 ‎취직시켜 준 대가? 956 00:45:19,550 --> 00:45:20,634 ‎써, 써먹어? 957 00:45:22,261 --> 00:45:23,804 ‎선배, 무슨 말을 그렇게 해? 958 00:45:23,887 --> 00:45:25,889 ‎(광호) 너 한바다 ‎1등 만들고 싶잖아 959 00:45:27,391 --> 00:45:29,143 ‎태산 이겨야 하는데 960 00:45:29,226 --> 00:45:31,395 ‎태수미가 정계 진출하면 큰일이지 961 00:45:31,937 --> 00:45:34,773 ‎지금도 못 이기는데 ‎장관 되면 더 못 이기니까 962 00:45:36,608 --> 00:45:39,862 ‎그래서 영우 취직시킨 거잖아 963 00:45:39,945 --> 00:45:40,779 ‎아니야? 964 00:45:41,405 --> 00:45:43,615 ‎[어이없는 숨소리] 965 00:45:43,699 --> 00:45:44,867 ‎그러면은 내가 966 00:45:46,326 --> 00:45:47,870 ‎선배 딸 받아 놓고 967 00:45:49,079 --> 00:45:50,873 ‎'태수미 혼외 자식이 ‎한바다에 있다' 968 00:45:50,956 --> 00:45:53,041 ‎까발리기라도 할 작정이라는 거야? 969 00:45:53,125 --> 00:45:56,336 ‎그런 꿍꿍이가 있어야만 ‎내 딸 받아 줄 수 있는 거라면 970 00:45:56,962 --> 00:45:57,796 ‎그렇게 해 971 00:45:59,631 --> 00:46:01,091 ‎(광호) 대신 한 번만 972 00:46:01,175 --> 00:46:03,427 ‎결정적인 순간에 딱 한 번 973 00:46:04,845 --> 00:46:06,305 ‎이렇게 아무 때나 막 974 00:46:07,473 --> 00:46:09,433 ‎둘을 한 법정에 집어넣지 말라고 975 00:46:09,516 --> 00:46:11,059 ‎[선영의 어이없는 숨소리] 976 00:46:12,561 --> 00:46:13,979 ‎(선영) 이야 977 00:46:14,062 --> 00:46:16,398 ‎[헛웃음 치며] 이거는 ‎또 무슨 소리야? 978 00:46:16,482 --> 00:46:17,316 ‎선배 979 00:46:18,692 --> 00:46:20,986 ‎무슨 아빠가 이래, 어? 980 00:46:22,029 --> 00:46:24,656 ‎내가 정말 선배 딸 ‎이용한다고 생각했으면은 981 00:46:24,740 --> 00:46:25,866 ‎못 하게 말려야지 982 00:46:25,949 --> 00:46:26,909 ‎그게 부모 아니야? 983 00:46:26,992 --> 00:46:28,410 ‎내가 못 하게 말리면 984 00:46:29,161 --> 00:46:30,913 ‎너 결국 내 딸 내보낼 거잖아 985 00:46:32,372 --> 00:46:35,209 ‎어떤 핑계든 대서 ‎한바다 못 다니게 만들 거잖아 986 00:46:35,918 --> 00:46:36,877 ‎뭐? 987 00:46:37,586 --> 00:46:38,754 ‎선영아 988 00:46:40,088 --> 00:46:43,425 ‎(광호) 이 세상은 ‎영우한테 기회를 주지 않아 ‎[무거운 음악] 989 00:46:46,136 --> 00:46:48,180 ‎서울대 로스쿨 수석을 하고 990 00:46:49,264 --> 00:46:51,558 ‎변호사 시험에 만점 가까이 받아도 991 00:46:53,894 --> 00:46:55,395 ‎자폐인은 안 된대 992 00:46:55,979 --> 00:46:59,358 ‎로펌이며 개인 사무실이며 ‎닥치는 대로 지원해 봤지만 993 00:46:59,983 --> 00:47:02,027 ‎면접조차 볼 기회가 없었어 994 00:47:02,110 --> 00:47:03,779 ‎그런 딸을 보면서 995 00:47:05,239 --> 00:47:07,032 ‎아무것도 못 해 주는 내 마음은… 996 00:47:13,413 --> 00:47:14,373 ‎나 그냥 997 00:47:15,916 --> 00:47:17,209 ‎나쁜 아빠 할래 998 00:47:18,919 --> 00:47:21,672 ‎영우한테 그 어떤 원망을 듣더라도 ‎그건 내 몫이야 999 00:47:25,050 --> 00:47:28,470 ‎내 딸 이용할 생각으로 데려간 ‎나쁜 후배랑 결탁을 해서라도 1000 00:47:32,641 --> 00:47:34,101 ‎나 영우한테 기회 줄래 1001 00:47:36,103 --> 00:47:37,312 ‎[한숨] 1002 00:47:45,362 --> 00:47:46,321 ‎[문이 달칵 열린다] 1003 00:47:47,739 --> 00:47:48,699 ‎[문이 달칵 닫힌다] 1004 00:47:50,409 --> 00:47:51,243 ‎(영우) 어? 1005 00:47:53,620 --> 00:47:54,746 ‎어, 영우야 1006 00:47:55,664 --> 00:47:57,791 ‎(영우) 아버지가 ‎여기 웬일이십니까? 1007 00:47:57,874 --> 00:47:59,543 ‎어, 그, 그게… 1008 00:47:59,626 --> 00:48:01,587 ‎- (민우) 아, 우 변 아버지세요? ‎- (영우) 네 1009 00:48:01,670 --> 00:48:02,879 ‎(민우) 아, 안녕하십니까 1010 00:48:02,963 --> 00:48:03,922 ‎(광호) 아, 예, 안녕하세요 1011 00:48:05,549 --> 00:48:08,802 ‎어, 아빠 여기 뭐 ‎아는 사람이 있어서 잠깐 왔어 1012 00:48:09,803 --> 00:48:10,637 ‎갈게, 어 1013 00:48:10,721 --> 00:48:11,847 ‎아, 예 1014 00:48:12,848 --> 00:48:14,182 ‎좀 있다 집에서 보자, 어 1015 00:48:14,766 --> 00:48:15,767 ‎(영우) 응 1016 00:48:18,353 --> 00:48:19,438 ‎[엘리베이터 도착음] 1017 00:48:19,521 --> 00:48:20,939 ‎[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륵 열린다] 1018 00:48:23,734 --> 00:48:25,360 ‎(민우) 저, 우 변 ‎아버지랑은 대표님 1019 00:48:25,444 --> 00:48:26,862 ‎어떻게 아는 사이예요? 1020 00:48:26,945 --> 00:48:27,904 ‎(영우) 예? 1021 00:48:27,988 --> 00:48:30,324 ‎아니, 방금 ‎대표님 방에서 나오셨는데 1022 00:48:30,407 --> 00:48:32,451 ‎'여기 뭐, 아는 사람 있어서 왔다' 1023 00:48:32,534 --> 00:48:33,827 ‎대표님 아신단 소리잖아요 1024 00:48:34,828 --> 00:48:35,662 ‎어? 1025 00:48:35,746 --> 00:48:37,289 ‎아, 뭐 아는 거 없어요? 1026 00:48:38,624 --> 00:48:39,583 ‎(영우) 음… 1027 00:48:39,666 --> 00:48:41,335 ‎아, 그러고 보니까 우 변 아버지 1028 00:48:41,418 --> 00:48:43,629 ‎서울 법대 나오셨다고 ‎하지 않았어요, 저번에? 1029 00:48:44,212 --> 00:48:45,464 ‎아, 네 1030 00:48:46,298 --> 00:48:49,676 ‎그럼 대표님이 대학 후배겠네 1031 00:48:51,595 --> 00:48:52,554 ‎아, 뭐야? 1032 00:48:53,263 --> 00:48:55,057 ‎아, 우영우 변호사 낙하산 맞네? 1033 00:48:55,140 --> 00:48:56,808 ‎낙… ‎[익살스러운 음악] 1034 00:48:56,892 --> 00:48:57,934 ‎낙하산이요? 1035 00:48:58,018 --> 00:48:59,227 ‎(민우) 하, 나, 진짜 1036 00:48:59,311 --> 00:49:01,229 ‎아, 나 어쩐지 이상하더라니 1037 00:49:02,773 --> 00:49:04,024 ‎역시 백이 있었구나? 1038 00:49:07,611 --> 00:49:09,321 ‎와, 백이 있었어 1039 00:49:13,950 --> 00:49:14,785 ‎와 1040 00:49:16,995 --> 00:49:18,205 ‎(영우) 응? 1041 00:49:19,498 --> 00:49:21,166 ‎[커피 머신 작동음] 1042 00:49:26,797 --> 00:49:27,839 ‎(준호) 아, 오셨어요? 1043 00:49:30,717 --> 00:49:31,760 ‎저, 이거 먼저 드세요 1044 00:49:32,344 --> 00:49:34,680 ‎아니에요 ‎저는 영우 거도 만들 거라서 1045 00:49:34,763 --> 00:49:36,473 ‎아, 우영우 변호사님이랑 ‎같이 계세요? 1046 00:49:40,936 --> 00:49:41,853 ‎준호 씨 1047 00:49:43,105 --> 00:49:44,856 ‎요즘도 영우랑 둘이 점심 먹죠? 1048 00:49:45,565 --> 00:49:46,608 ‎네, 그렇죠 1049 00:49:46,692 --> 00:49:48,819 ‎고래 얘기 듣는 거 1050 00:49:48,902 --> 00:49:49,861 ‎재밌어요? 1051 00:49:49,945 --> 00:49:50,779 ‎진심? 1052 00:49:51,822 --> 00:49:54,658 ‎어, 음, 뭐… 1053 00:49:54,741 --> 00:49:56,034 ‎나도 처음엔 괜찮았어요 1054 00:49:56,785 --> 00:49:58,870 ‎(수연) '일부러 시간 내서 ‎자연 다큐도 보는데' 1055 00:49:58,954 --> 00:50:01,790 ‎'나는 영우가 알아서 말해 주니 ‎얼마나 좋아' 생각했다고요 1056 00:50:02,541 --> 00:50:04,793 ‎대왕고래, 혹등고래 ‎돌고래 정도까지는 1057 00:50:04,876 --> 00:50:07,003 ‎응, 솔직히 재미도 있었어 1058 00:50:07,087 --> 00:50:11,425 ‎근데요, 외뿔고래에 ‎양쯔강돌고래까지 가면요 1059 00:50:12,134 --> 00:50:13,802 ‎지쳐요, 사람이 1060 00:50:14,386 --> 00:50:16,138 ‎나는 시험 망쳐서 울고 있는데 1061 00:50:16,221 --> 00:50:17,347 ‎자기는 1등 하고 와 가지고 1062 00:50:17,431 --> 00:50:19,850 ‎고래의 조상이 ‎파키케투스라는 소리 하잖아요? 1063 00:50:19,933 --> 00:50:21,768 ‎진짜 한 대 쥐어박고 싶다고요! 1064 00:50:23,145 --> 00:50:24,312 ‎허, 지금도 봐 1065 00:50:24,396 --> 00:50:27,023 ‎나 잊어버리지도 않잖아요 ‎그놈의 파키케투스! 1066 00:50:27,107 --> 00:50:28,275 ‎[수연의 분한 숨소리] ‎(준호) 아, 변호사님 1067 00:50:28,358 --> 00:50:31,361 ‎[당황하며] 대체 ‎이게 무슨 말씀이신지… 1068 00:50:32,904 --> 00:50:35,532 ‎고래 얘기 ‎평생 들어 줄 것처럼 굴다가 1069 00:50:35,615 --> 00:50:37,325 ‎1년도 못 참고 닥치라고 1070 00:50:37,409 --> 00:50:38,827 ‎그렇게 영우한테 상처나 줄 거면 1071 00:50:38,910 --> 00:50:40,454 ‎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죠 ‎[잔잔한 음악] 1072 00:50:41,288 --> 00:50:42,622 ‎(수연) 준호 씨도 그래요 1073 00:50:42,706 --> 00:50:45,542 ‎얼마 못 갈 거 같은 마음이면 ‎잘해 주지 말라고요 1074 00:50:45,625 --> 00:50:48,128 ‎저 얼마 못 갈 거 같은 마음 ‎아니에요 1075 00:50:48,211 --> 00:50:49,921 ‎그럼 영우한테 가서 말해요! 1076 00:50:50,005 --> 00:50:51,798 ‎얼마 못 갈 거 같은 마음 ‎아니라고! 1077 00:50:51,882 --> 00:50:53,759 ‎(수연) 왜 사람 ‎단체로 헷갈리게 해요? 1078 00:50:53,842 --> 00:50:55,051 ‎아, 대체 제가 뭘… 1079 00:50:55,135 --> 00:50:56,136 ‎우영우도! 1080 00:50:56,928 --> 00:50:57,888 ‎권민우도 1081 00:51:00,849 --> 00:51:01,767 ‎나도 1082 00:51:04,019 --> 00:51:06,480 ‎아, 다 헷갈렸잖아요 ‎준호 씨 때문에 1083 00:51:07,606 --> 00:51:08,607 ‎[당황한 숨소리] 1084 00:51:12,527 --> 00:51:13,945 ‎[한숨] 1085 00:51:15,280 --> 00:51:17,365 ‎(명석) 재판장님, 피고는 1086 00:51:17,449 --> 00:51:20,118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 절차를 ‎위반했습니다 1087 00:51:20,202 --> 00:51:22,329 ‎환경 영향 평가법에 따르면 1088 00:51:22,412 --> 00:51:24,247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는 1089 00:51:24,331 --> 00:51:27,209 ‎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‎수립할 때 해야 합니다 1090 00:51:27,292 --> 00:51:28,877 ‎하지만 행복로의 경우 1091 00:51:28,960 --> 00:51:32,589 ‎도로의 기본 설계 및 ‎실시 설계는 2017년도에 했음에도 1092 00:51:32,672 --> 00:51:36,968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는 ‎2019년에서야 했으므로 1093 00:51:37,052 --> 00:51:38,970 ‎시기상 절차의 하자가 있습니다 1094 00:51:41,014 --> 00:51:42,057 ‎[한숨] 1095 00:51:43,642 --> 00:51:45,852 ‎[버튼 조작음] ‎(재판장) 피고 대리인 ‎답변해 보세요 1096 00:51:46,770 --> 00:51:49,564 ‎(수미)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‎계획을 수립할 때 1097 00:51:49,648 --> 00:51:53,026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를 ‎해야 하는 건 맞습니다 1098 00:51:53,109 --> 00:51:56,488 ‎문제는 그때가 ‎정확히 언제인가 하는 점입니다 ‎[리모컨 조작음] 1099 00:51:57,072 --> 00:51:58,949 ‎도로 계획 표준 절차입니다 1100 00:51:59,032 --> 00:52:02,786 ‎기본 설계니 실시 설계니 하는 ‎복잡한 말들은 잠시 뒤로하고 1101 00:52:02,869 --> 00:52:03,703 ‎[리모컨 조작음] ‎여기 1102 00:52:04,663 --> 00:52:06,957 ‎이 부분을 봐 주십시오 ‎[의미심장한 음악] 1103 00:52:07,040 --> 00:52:08,834 ‎최적 노선 결정은 1104 00:52:08,917 --> 00:52:12,045 ‎전체 도로 계획의 ‎후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1105 00:52:12,128 --> 00:52:14,965 ‎행복로의 경우에는 2019년 10월에 1106 00:52:15,048 --> 00:52:17,384 ‎최적 노선 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1107 00:52:17,884 --> 00:52:21,513 ‎원고 대리인이 지적하는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는 1108 00:52:21,596 --> 00:52:24,057 ‎2019년 6월에 실시했고요 1109 00:52:24,641 --> 00:52:26,768 ‎행복로가 다른 도로 계획에 비해서 1110 00:52:26,852 --> 00:52:28,520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가 1111 00:52:28,603 --> 00:52:30,689 ‎다소 늦게 이루어진 것은 ‎사실입니다 1112 00:52:30,772 --> 00:52:32,023 ‎하지만 분명히 1113 00:52:32,107 --> 00:52:36,194 ‎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계획을 ‎수립하기 이전에 실시했습니다 1114 00:52:36,736 --> 00:52:37,946 ‎위법하지 않습니다 1115 00:52:38,029 --> 00:52:39,447 ‎(한수) 아, 그… ‎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 1116 00:52:40,031 --> 00:52:40,866 ‎[한숨] 1117 00:52:43,577 --> 00:52:44,578 ‎[민우의 한숨] 1118 00:52:46,580 --> 00:52:48,290 ‎[의미심장한 효과음] 1119 00:52:49,374 --> 00:52:51,001 ‎[바람이 쏴 분다] ‎[신비로운 음악] 1120 00:52:54,170 --> 00:52:55,297 ‎[고래 울음] 1121 00:53:00,302 --> 00:53:01,177 ‎(영우) 음 1122 00:53:01,887 --> 00:53:02,971 ‎그렇지 않습니다 1123 00:53:03,054 --> 00:53:04,472 ‎[흥미진진한 음악] 1124 00:53:04,556 --> 00:53:06,474 ‎피고 대리인의 주장이 맞다면 1125 00:53:06,558 --> 00:53:08,268 ‎2019년 10월 전에는 1126 00:53:08,351 --> 00:53:10,145 ‎원고들이 민원을 제기했을 때 1127 00:53:10,228 --> 00:53:11,438 ‎도로 건설 계획 1128 00:53:11,521 --> 00:53:14,149 ‎그러니까 노선을 ‎변경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1129 00:53:14,774 --> 00:53:17,027 ‎하지만 그 당시 ‎경해도의 회신을 보면 1130 00:53:17,110 --> 00:53:19,946 ‎'이미 설계가 완료돼 ‎변경이 불가하다' 1131 00:53:20,030 --> 00:53:21,281 ‎는 문구가 있습니다 1132 00:53:21,364 --> 00:53:22,324 ‎[버튼 조작음] ‎(재판장) 어, 그래요? 1133 00:53:22,407 --> 00:53:24,576 ‎정확히 어디에 ‎그런 문구가 있습니까? 1134 00:53:24,659 --> 00:53:27,120 ‎뭐, 제출된 증거가 ‎워낙 많아 가지고 1135 00:53:37,505 --> 00:53:39,382 ‎(준호) 어떡하죠? ‎추가 자료 맞아요 ‎[땡 울리는 효과음] 1136 00:53:39,466 --> 00:53:41,509 ‎[강조되는 효과음] 1137 00:53:41,593 --> 00:53:44,304 ‎(준호) 주민 대책 위원회가 ‎경해도로 보낸 민원 서류들하고요 1138 00:53:44,387 --> 00:53:46,139 ‎경해도가 답변한 ‎처리 서면들이에요 1139 00:53:46,222 --> 00:53:48,099 ‎2019년 4월 3일 1140 00:53:48,183 --> 00:53:50,477 ‎(영우) 경해도가 ‎소덕동 주민 대책 위원회에 보낸 1141 00:53:50,560 --> 00:53:52,312 ‎처리 서면 세 번째 문단 둘째 줄 1142 00:53:55,732 --> 00:53:57,651 ‎'이미 기본 설계 및 ‎실시 설계가 완료되어' 1143 00:53:57,734 --> 00:53:59,694 ‎'도로 노선 결정을 ‎변경할 수 없사오니' 1144 00:54:00,487 --> 00:54:01,780 ‎라는 문구입니다 1145 00:54:02,447 --> 00:54:03,782 ‎갑 제4호증 1146 00:54:03,865 --> 00:54:06,117 ‎경해도지사 명의로 ‎발송된 회신입니다 1147 00:54:16,294 --> 00:54:17,420 ‎[버튼 조작음] 1148 00:54:17,504 --> 00:54:19,089 ‎어… 1149 00:54:19,172 --> 00:54:20,256 ‎예, 그러네요 1150 00:54:21,007 --> 00:54:24,094 ‎(재판장) 이 회신에 따르면 ‎경해도는 이미 1151 00:54:24,177 --> 00:54:26,179 ‎저, 2019년도 4월에 1152 00:54:26,805 --> 00:54:29,099 ‎도로 노선이 확정되었다고 ‎판단했던 거 같네요 1153 00:54:29,182 --> 00:54:30,225 ‎씁, 그렇다면은 1154 00:54:31,267 --> 00:54:33,645 ‎전략 환경 영향 평가를 1155 00:54:33,728 --> 00:54:37,524 ‎그 이후에 했다는 ‎원고 대리인들의 지적은 1156 00:54:39,943 --> 00:54:40,944 ‎타당해 보입니다 1157 00:54:41,027 --> 00:54:42,487 ‎[사람들이 웅성거린다] 1158 00:54:45,448 --> 00:54:46,491 ‎(수연) [작은 소리로] 잘했어 1159 00:54:55,250 --> 00:54:56,084 ‎(명석) 재판장님 1160 00:54:56,960 --> 00:54:59,337 ‎소덕동에 대한 ‎현장 검증을 신청합니다 1161 00:54:59,421 --> 00:55:01,381 ‎행복로가 마을을 관통하는 것이 1162 00:55:01,464 --> 00:55:03,717 ‎주민들에게 ‎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주는지 1163 00:55:03,800 --> 00:55:05,593 ‎그 현장을 직접 보신다면 1164 00:55:05,677 --> 00:55:08,513 ‎재판장님의 현명하신 판단에 ‎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1165 00:55:09,514 --> 00:55:11,016 ‎[버튼 조작음] ‎(재판장) 이거 뭐 ‎제출된 자료만 해도 1166 00:55:11,099 --> 00:55:12,976 ‎이게 볼 게 너무 많은데 1167 00:55:13,059 --> 00:55:15,061 ‎그냥 사진을 내세요, 사진 1168 00:55:15,145 --> 00:55:17,188 ‎직접 가는 거는 너무 멉니다 1169 00:55:17,272 --> 00:55:18,565 ‎(현우) 아닙니다! ‎[잔잔한 음악] 1170 00:55:18,648 --> 00:55:20,817 ‎소덕동 여기서 아주 가깝습니다 1171 00:55:20,900 --> 00:55:22,360 ‎차로 한 시간이면 갑니다 1172 00:55:22,444 --> 00:55:24,654 ‎마을에 오셔서 ‎직접 보셔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1173 00:55:24,738 --> 00:55:25,905 ‎분명 있습니다 1174 00:55:25,989 --> 00:55:28,533 ‎재판장님 ‎소덕동에 한 번만 와 주세요 1175 00:55:28,616 --> 00:55:29,492 ‎한 번만요 1176 00:55:32,203 --> 00:55:33,204 ‎[판사가 속삭인다] 1177 00:55:35,498 --> 00:55:36,332 ‎[수미가 속삭인다] 1178 00:55:43,882 --> 00:55:45,216 ‎[문이 달칵 닫힌다] 1179 00:55:45,300 --> 00:55:46,926 ‎[다가오는 발걸음] 1180 00:55:50,096 --> 00:55:51,056 ‎[수미가 살짝 웃는다] 1181 00:55:53,141 --> 00:55:54,934 ‎(수미) 한바다 변호사 맞죠? ‎[물이 뚝 멈춘다] 1182 00:55:56,770 --> 00:55:59,105 ‎[살짝 웃으며] 같은 사건 하는데 ‎이름도 모르네요 1183 00:55:59,898 --> 00:56:01,357 ‎태수미예요 1184 00:56:04,069 --> 00:56:04,944 ‎(영우) 아… 1185 00:56:05,695 --> 00:56:07,614 ‎어, 제, 제 이름은 1186 00:56:09,574 --> 00:56:11,951 ‎우영우입니다 ‎[수미가 살짝 웃는다] 1187 00:56:12,494 --> 00:56:14,496 ‎똑바로 읽어도 ‎거꾸로 읽어도 우영우 1188 00:56:14,579 --> 00:56:16,873 ‎기러기, 토마토, 스위스 ‎인도인, 별똥별, 우영우 1189 00:56:16,956 --> 00:56:17,874 ‎[살짝 웃는다] 1190 00:56:18,458 --> 00:56:20,418 ‎씁, 우영우? 1191 00:56:21,503 --> 00:56:23,254 ‎[의미심장한 음악] ‎왜 어디서 들어 본 이름 같지? 1192 00:56:26,216 --> 00:56:28,009 ‎아무튼 만나서 반가워요 1193 00:56:28,093 --> 00:56:29,594 ‎아까 인상적이었어요 1194 00:56:29,677 --> 00:56:31,054 ‎기억력이 대단하던데요? 1195 00:56:31,971 --> 00:56:33,014 ‎아 1196 00:56:33,098 --> 00:56:34,766 ‎[더듬거리며] 네 1197 00:56:42,148 --> 00:56:44,567 ‎[문이 달칵 여닫힌다] 1198 00:56:46,569 --> 00:56:47,570 ‎(준호) 어 1199 00:56:47,654 --> 00:56:48,696 ‎[준호의 힘주는 숨소리] 1200 00:56:50,365 --> 00:56:51,991 ‎[준호의 가쁜 숨소리] 1201 00:56:53,368 --> 00:56:54,202 ‎[차 문이 탁 닫힌다] 1202 00:56:54,285 --> 00:56:56,037 ‎어, 변호사님, 저 주세요 1203 00:56:57,330 --> 00:56:58,498 ‎[준호의 힘주는 숨소리] 1204 00:57:04,003 --> 00:57:04,921 ‎생큐 1205 00:57:05,004 --> 00:57:06,047 ‎[민우의 힘겨운 숨소리] 1206 00:57:07,257 --> 00:57:08,550 ‎다들 사무실로 가시죠? 1207 00:57:08,633 --> 00:57:10,009 ‎자리 하나가 남는데… 1208 00:57:10,093 --> 00:57:11,302 ‎아, 그래? 그러면… 1209 00:57:11,386 --> 00:57:12,846 ‎(수연) 우영우가 타면 되겠네 1210 00:57:14,139 --> 00:57:15,265 ‎너 가 1211 00:57:16,141 --> 00:57:18,434 ‎[익살스러운 음악] 1212 00:57:18,518 --> 00:57:19,769 ‎(영우) 음 1213 00:57:25,984 --> 00:57:27,152 ‎[차 문이 탁 닫힌다] 1214 00:57:33,616 --> 00:57:35,076 ‎[안전벨트 조작음] 1215 00:57:39,080 --> 00:57:40,790 ‎[자동차 시동음] 1216 00:57:47,589 --> 00:57:49,757 ‎(민우) 아, 나 좀 편하게 ‎가 볼까 했더니 왜 그래요? 1217 00:57:50,425 --> 00:57:52,218 ‎양보할 거면 본인이나 할 것이지 1218 00:57:52,302 --> 00:57:54,637 ‎똥 촉은 편하게 갈 자격이 없어요 1219 00:57:54,721 --> 00:57:55,722 ‎똥? 1220 00:57:55,805 --> 00:57:57,307 ‎나, 나한테 하는 말이에요? 1221 00:57:57,390 --> 00:57:59,601 ‎택시 탈 거죠? 부를게요 1222 00:57:59,684 --> 00:58:02,020 ‎[휴대전화 조작음] ‎씁, 아, 그나저나 ‎그, 우 변 아버지 1223 00:58:02,103 --> 00:58:03,980 ‎서울 법대 출신인 거 ‎알고 있었어요? 1224 00:58:05,148 --> 00:58:06,941 ‎대표님이랑 ‎선후배 사이인 거 같던데? 1225 00:58:07,025 --> 00:58:09,694 ‎우아, 똥 촉이 ‎그건 또 어떻게 알아냈대? 1226 00:58:09,777 --> 00:58:10,612 ‎웃겨요? 1227 00:58:11,362 --> 00:58:14,032 ‎우 변이 대표님 백으로 들어온 ‎낙하산인 게 웃깁니까? 1228 00:58:14,908 --> 00:58:17,118 ‎다 같이 분노하고 ‎긴장해야 될 일 아닌가? 1229 00:58:18,411 --> 00:58:20,288 ‎왜 분노를 하고 긴장을 해요? 1230 00:58:20,371 --> 00:58:21,331 ‎그것도 다 같이? 1231 00:58:21,414 --> 00:58:22,665 ‎부정 취업이니까 1232 00:58:24,250 --> 00:58:25,418 ‎[어두운 음악] 1233 00:58:25,502 --> 00:58:26,836 ‎무슨 소리 하는 거예요? 1234 00:58:27,337 --> 00:58:29,339 ‎영우가 부정 취업을 했다는 ‎증거 있어요? 1235 00:58:29,422 --> 00:58:32,217 ‎우 변 아버지가 ‎대표님 방에서 나오는 걸 봤어요 1236 00:58:33,176 --> 00:58:34,010 ‎생각해 봐요 1237 00:58:34,093 --> 00:58:36,179 ‎(민우) 한바다도 그렇고 ‎태산도 그렇고 1238 00:58:36,262 --> 00:58:37,472 ‎대형 로펌들은 다 1239 00:58:37,555 --> 00:58:39,641 ‎로스쿨 졸업 전에 ‎취업을 확정해 주잖아요? 1240 00:58:39,724 --> 00:58:42,477 ‎근데 졸업한 지 6개월이나 지나서 1241 00:58:42,560 --> 00:58:44,354 ‎신입들 오티며 ‎워크숍 다 끝난 뒤에 1242 00:58:44,437 --> 00:58:45,647 ‎우 변 혼자 달랑 입사했어요 1243 00:58:46,231 --> 00:58:47,148 ‎이게 안 이상해요? 1244 00:58:47,232 --> 00:58:48,983 ‎다 백이 있으니까 가능한 거죠 1245 00:58:49,067 --> 00:58:50,902 ‎백이 있으면 뭐 어쩌게요? 1246 00:58:50,985 --> 00:58:52,654 ‎(수연) 경찰에 신고할 건가? 1247 00:58:52,737 --> 00:58:55,323 ‎아니면 감사 팀에라도 ‎찾아가서 불 거예요? 1248 00:58:56,991 --> 00:58:58,535 ‎그런 식으로 따지면요 1249 00:58:58,618 --> 00:59:01,663 ‎대표님이 대표님 된 건 ‎과연 실력으로만 된 건가요? 1250 00:59:01,746 --> 00:59:03,164 ‎아버지가 한바다 창립자라서 1251 00:59:03,248 --> 00:59:04,707 ‎대표 자리를 세습한 건 아니고? 1252 00:59:04,791 --> 00:59:05,625 ‎그래서요? 1253 00:59:06,960 --> 00:59:08,920 ‎대표님부터 ‎문제가 있는 회사에 다니면 1254 00:59:09,003 --> 00:59:11,965 ‎이 정도의 부정은 눈감아야 된다 ‎뭐, 그런 거예요? 1255 00:59:13,675 --> 00:59:16,344 ‎(민우) 최수연 변호사 ‎아버지가 부장 판사라서 찔려요? 1256 00:59:16,427 --> 00:59:17,929 ‎아니면 지금 뭐 ‎대표님, 우 변한테 1257 00:59:18,012 --> 00:59:19,556 ‎동질감 이런 거 느끼는 건가? 1258 00:59:19,639 --> 00:59:21,140 ‎내 말은요 1259 00:59:21,224 --> 00:59:22,725 ‎그냥 영우를 괴롭히고 싶은 거면서 1260 00:59:22,809 --> 00:59:25,228 ‎정의로운 척하지 말란 말이에요 1261 00:59:25,311 --> 00:59:26,854 ‎(수연) 진짜로 사내 부정을 ‎문제 삼고 싶으면 1262 00:59:26,938 --> 00:59:28,731 ‎대표님부터 문제 삼으세요 1263 00:59:28,815 --> 00:59:30,733 ‎왜 강자는 못 건드리면서 ‎영우한테만 그래요? 1264 00:59:30,817 --> 00:59:32,860 ‎우영우가 강자예요! 1265 00:59:32,944 --> 00:59:33,778 ‎모르겠어요? 1266 00:59:35,780 --> 00:59:38,783 ‎로스쿨 때 별명도 ‎'어차피 1등은 우영우'였다면서요 1267 00:59:38,866 --> 00:59:41,077 ‎(민우) 이 게임은 ‎공정하지가 않아요 1268 00:59:41,160 --> 00:59:42,453 ‎우영우는 우리를 매번 이기는데 1269 00:59:42,537 --> 00:59:44,080 ‎정작 우리는 우영우를 ‎공격하면 안 돼 1270 00:59:44,163 --> 00:59:45,206 ‎왜? 1271 00:59:45,290 --> 00:59:46,499 ‎자폐인이니까 1272 00:59:47,292 --> 00:59:50,003 ‎우리는 우 변한테 ‎늘 배려하고 돕고 1273 00:59:50,086 --> 00:59:52,630 ‎저 차에 나온 빈자리 하나까지 ‎다 양보해야 된다고요! 1274 00:59:54,757 --> 00:59:56,134 ‎우영우가 약자라는 거 1275 00:59:57,260 --> 00:59:58,469 ‎그거 다 착각이에요 1276 01:00:01,639 --> 01:00:02,932 ‎하, 씨 1277 01:00:03,016 --> 01:00:04,058 ‎아… 1278 01:00:19,949 --> 01:00:21,951 ‎[발랄한 음악] 1279 01:00:37,675 --> 01:00:38,968 ‎[삐거덕하는 효과음] 1280 01:00:40,094 --> 01:00:42,305 ‎왜 그러세요? 1281 01:00:43,139 --> 01:00:44,015 ‎아 1282 01:00:44,849 --> 01:00:45,683 ‎아닙니다 1283 01:00:46,684 --> 01:00:48,936 ‎[발랄한 음악] 1284 01:00:49,020 --> 01:00:50,271 ‎[준호의 멋쩍은 숨소리] 1285 01:00:51,022 --> 01:00:53,191 ‎[차창이 쓱 열린다] 1286 01:00:53,274 --> 01:00:54,734 ‎[바람이 휭 분다] 1287 01:00:58,404 --> 01:00:59,405 ‎[탁 놓는 소리] 1288 01:01:05,620 --> 01:01:06,537 ‎[준호의 힘주는 숨소리] 1289 01:01:07,163 --> 01:01:08,456 ‎[준호의 가쁜 숨소리] 1290 01:01:08,539 --> 01:01:09,874 ‎(준호) 고생했습니다, 변호사님 1291 01:01:10,458 --> 01:01:11,918 ‎(영우) 네, 고생하셨습니다 1292 01:01:14,295 --> 01:01:15,963 ‎아, 그럼 갈까요? 1293 01:01:16,047 --> 01:01:16,964 ‎(영우) 응 1294 01:01:21,511 --> 01:01:22,845 ‎저, 이준호 씨? 1295 01:01:24,097 --> 01:01:24,931 ‎예? 1296 01:01:26,140 --> 01:01:26,974 ‎제가 1297 01:01:28,393 --> 01:01:30,103 ‎이준호 씨를 한번 1298 01:01:30,186 --> 01:01:31,729 ‎만져 봐도 되겠습니까? 1299 01:01:34,607 --> 01:01:35,817 ‎[당황한 소리] 1300 01:01:35,900 --> 01:01:36,734 ‎예, 예? 1301 01:01:38,152 --> 01:01:40,446 ‎제가 이준호 씨를 ‎좋아하는지 아닌지 1302 01:01:40,530 --> 01:01:42,031 ‎확인하고 싶습니다 1303 01:01:44,534 --> 01:01:45,952 ‎[잔잔한 음악] 1304 01:01:46,035 --> 01:01:47,745 ‎아, 아… 1305 01:01:49,247 --> 01:01:50,957 ‎[당황하며] 아, 예 1306 01:02:00,341 --> 01:02:01,759 ‎저를 만져 봐야만 1307 01:02:02,635 --> 01:02:03,970 ‎확인하실 수 있나요? 1308 01:02:05,888 --> 01:02:06,806 ‎(영우) 음… 1309 01:02:09,392 --> 01:02:10,893 ‎이준호 씨를 만질 때 1310 01:02:11,811 --> 01:02:13,855 ‎제 심장이 얼마나 빨리 뛰는지 1311 01:02:14,522 --> 01:02:16,607 ‎분당 심박수를 재 보려고 합니다 1312 01:02:19,360 --> 01:02:20,278 ‎그럼 1313 01:02:23,406 --> 01:02:24,699 ‎절 만지지 않으면 1314 01:02:27,452 --> 01:02:29,203 ‎심장이 빨리 뛰지 않는 건가요? 1315 01:02:35,710 --> 01:02:37,211 ‎(준호) 저랑 같이 있어도? 1316 01:02:47,555 --> 01:02:48,848 ‎섭섭한데요? 1317 01:03:33,935 --> 01:03:35,812 ‎[달려오는 발걸음] 1318 01:03:35,895 --> 01:03:37,063 ‎[문이 덜컹 열린다] 1319 01:03:38,981 --> 01:03:40,233 ‎(광호) 어, 우리 딸 왔어? 1320 01:03:40,316 --> 01:03:41,359 ‎(영우) 다녀왔습니다 1321 01:03:41,442 --> 01:03:42,401 ‎먼저 들어갈게요 1322 01:03:42,485 --> 01:03:43,694 ‎(광호) 저, 영우야 1323 01:03:44,654 --> 01:03:45,822 ‎아빠가 할 말 있어 1324 01:03:45,905 --> 01:03:47,615 ‎(영우) 음 ‎[가쁜 숨소리] 1325 01:03:47,698 --> 01:03:48,866 ‎내일 하십시오 1326 01:03:48,950 --> 01:03:50,535 ‎오늘은 많이 피곤합니다 1327 01:03:50,618 --> 01:03:53,621 ‎(광호) 한선영 대표 ‎아빠 대학 후배야 1328 01:03:59,210 --> 01:04:02,171 ‎대학 다닐 땐 꽤 친했는데 1329 01:04:03,256 --> 01:04:06,050 ‎졸업하고 뭐 ‎서로 바빠서 연락이 없었어 1330 01:04:07,510 --> 01:04:10,012 ‎아무튼 선영이가 ‎아빠를 찾아왔었어 1331 01:04:14,183 --> 01:04:16,060 ‎영우 한바다에 다니게 해 주겠다고 ‎[어두운 음악] 1332 01:04:20,022 --> 01:04:20,857 ‎네? 1333 01:04:21,691 --> 01:04:23,442 ‎영우도 이제 알아야 할 거 같아서 1334 01:04:26,821 --> 01:04:27,864 ‎그럼 제가 1335 01:04:29,991 --> 01:04:34,203 ‎대표님 백으로 들어온 ‎낙하산이 맞는 겁니까? 1336 01:04:35,413 --> 01:04:36,247 ‎저 1337 01:04:37,373 --> 01:04:39,125 ‎부정 취업을 한 겁니까? 1338 01:04:39,917 --> 01:04:43,504 ‎부정 취업이든 뭐든 ‎아빠는 선영이한테 고마워 1339 01:04:44,672 --> 01:04:46,424 ‎아빠도 영우도 ‎그동안 취직 안 돼서 1340 01:04:46,507 --> 01:04:47,758 ‎많이 힘들었었잖아 1341 01:04:49,760 --> 01:04:51,679 ‎(광호) 영우도 ‎부모 돼 보면 알 거야 1342 01:04:53,222 --> 01:04:55,683 ‎자식의 좌절을 보는 게 ‎얼마나 고통스러운지 1343 01:04:58,185 --> 01:04:59,103 ‎저기 1344 01:05:01,981 --> 01:05:02,982 ‎선영이가 1345 01:05:03,983 --> 01:05:07,361 ‎영우를 취직시킨 데에는 ‎사실 다른 이유가 있어 1346 01:05:08,362 --> 01:05:09,196 ‎저, 그거는… 1347 01:05:09,280 --> 01:05:11,365 ‎오롯이 좌절하고 싶습니다 1348 01:05:12,450 --> 01:05:13,284 ‎뭐? 1349 01:05:15,912 --> 01:05:18,539 ‎좌절해야 한다면 저 혼자서 1350 01:05:20,249 --> 01:05:22,084 ‎오롯이 좌절하고 싶습니다 1351 01:05:24,003 --> 01:05:25,463 ‎저는 어른이잖아요 1352 01:05:25,546 --> 01:05:26,964 ‎[무거운 음악] ‎영우야 1353 01:05:27,048 --> 01:05:30,801 ‎아버지가 매번 이렇게 ‎제 삶에 끼어들어서 1354 01:05:32,887 --> 01:05:34,931 ‎좌절까지도 대신 막아 주는 거 1355 01:05:36,057 --> 01:05:37,516 ‎[떨리는 숨소리] 1356 01:05:37,600 --> 01:05:38,643 ‎싫습니다 1357 01:05:40,269 --> 01:05:41,479 ‎하지 마세요! 1358 01:05:42,855 --> 01:05:43,773 ‎(광호) 야, 영우야 1359 01:05:44,357 --> 01:05:46,275 ‎영우야, 영우야! 1360 01:05:46,359 --> 01:05:47,276 ‎영우야! 1361 01:05:48,945 --> 01:05:50,112 ‎영우야! 1362 01:05:59,872 --> 01:06:01,540 ‎[키보드 조작음] ‎[게임 소리가 흘러나온다] 1363 01:06:06,879 --> 01:06:08,506 ‎[버튼 조작음] ‎[PC 작동음] 1364 01:06:10,591 --> 01:06:12,677 ‎[의미심장한 음악] 1365 01:06:14,095 --> 01:06:15,846 ‎"법무 법인 한바다" 1366 01:06:17,473 --> 01:06:18,307 ‎[마우스 클릭음] 1367 01:06:22,103 --> 01:06:23,145 ‎[마우스 클릭음] 1368 01:06:54,093 --> 01:06:56,095 ‎[밝은 음악] 1369 01:07:01,600 --> 01:07:02,685 ‎[흥미진진한 음악] ‎[엘리베이터 도착음] 1370 01:07:02,768 --> 01:07:04,478 ‎(민우) 아버지의 ‎부당한 청탁이 없었다면 1371 01:07:04,562 --> 01:07:06,313 ‎과연 그 신입 변호사는 1372 01:07:06,397 --> 01:07:08,149 ‎한바다에 입사할 수 있었을까요? ‎[수연의 어이없는 숨소리] 1373 01:07:08,232 --> 01:07:10,985 ‎네 성적으로 아무 데도 못 가는 게 ‎차별이고 부정이고 비리야 1374 01:07:11,068 --> 01:07:13,320 ‎(수연) 늦게라도 입사를 한 게 ‎당연한 거라고! 1375 01:07:13,404 --> 01:07:14,697 ‎(재판장) 소덕동 주민들 ‎전체의 뜻을 1376 01:07:14,780 --> 01:07:16,073 ‎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게 ‎맞습니까? 1377 01:07:16,157 --> 01:07:19,201 ‎다음 변론 기일 전까지 ‎주민들 동의서를 받아 오세요 1378 01:07:19,285 --> 01:07:21,537 ‎(영우) 좋아하는 게 ‎맞는 것 같습니다 1379 01:07:21,620 --> 01:07:22,788 ‎(준호) 저는요… 1380 01:07:22,872 --> 01:07:24,623 ‎(영우) 설마 도망치는 겁니까? 1381 01:07:24,707 --> 01:07:25,916 ‎(수미) 무슨 할 말 있는 거예요? 1382 01:07:26,000 --> 01:07:28,586 ‎(영우) 저를 ‎알아보지 못하시겠습니까? 1383 01:07:32,381 --> 01:07:33,799 ‎자막: 장세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