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1,669 --> 00:00:02,628 [철컥 장전하는 효과음] 2 00:00:02,712 --> 00:00:04,422 [탕 울리는 효과음] 3 00:00:04,505 --> 00:00:06,507 [어두운 음악] 4 00:00:29,447 --> 00:00:30,364 엄마? 5 00:00:30,448 --> 00:00:32,283 [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] 6 00:00:47,089 --> 00:00:48,507 이건 아니잖아 7 00:00:52,052 --> 00:00:53,471 [신비로운 효과음] 8 00:01:03,481 --> 00:01:04,482 안 돼 9 00:01:05,733 --> 00:01:07,485 (이재) 안 돼, 제발 하지 마 10 00:01:07,693 --> 00:01:08,652 하지 마! 11 00:01:14,825 --> 00:01:15,910 (이재) 나는 12 00:01:15,993 --> 00:01:19,830 엄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다 13 00:01:20,748 --> 00:01:21,874 하지만 14 00:01:21,957 --> 00:01:25,336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15 00:01:26,837 --> 00:01:28,672 [차분한 음악] 16 00:01:28,756 --> 00:01:31,050 엄마는 꿈 많은 소녀였다 17 00:01:32,134 --> 00:01:35,012 꿈 많던 소녀는 여자로 18 00:01:36,889 --> 00:01:38,057 아내로 19 00:01:39,558 --> 00:01:41,894 엄마로 살아갔다 20 00:01:42,895 --> 00:01:46,774 사랑하는 남자와 두 사람의 사랑으로 태어난 아기까지 21 00:01:47,900 --> 00:01:50,485 영원히 행복할 것 같던 시간은 22 00:01:54,114 --> 00:01:55,407 찰나였다 23 00:01:59,620 --> 00:02:00,579 [강조되어 울리는 소리] 24 00:02:05,125 --> 00:02:06,627 나는 알지 못했다 25 00:02:07,461 --> 00:02:10,464 엄마가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가 26 00:02:10,548 --> 00:02:12,007 나였다는 것을 27 00:02:12,383 --> 00:02:13,551 [키보드 조작음] 28 00:02:14,093 --> 00:02:15,511 [전화벨 소리] 29 00:02:16,345 --> 00:02:17,429 (이재 모) 네, 여보세요? 30 00:02:18,180 --> 00:02:19,139 네? 31 00:02:22,017 --> 00:02:24,228 (이재 모) 이재야, 조금만 참아 32 00:02:24,478 --> 00:02:25,980 [울먹이며] 이재야, 정신 차려 33 00:02:26,564 --> 00:02:27,606 이재야 34 00:02:31,735 --> 00:02:33,779 [계속되는 차분한 음악] 35 00:02:35,990 --> 00:02:37,616 (이재 모) 엄마가 미안해 36 00:02:38,284 --> 00:02:41,912 우리 이재 대신 엄마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 37 00:02:43,539 --> 00:02:46,584 (이재) 엄마는 나 대신 아파 줄 수가 없어서 38 00:02:47,167 --> 00:02:49,378 가슴이 찢어지게 아파했고 39 00:02:50,504 --> 00:02:51,380 (이재 모) 저, 부장님 40 00:02:51,589 --> 00:02:54,091 이렇게 갑자기 하루아침에 해고하는 게 어디 있어요? 41 00:02:54,174 --> 00:02:55,885 (부장) 아, 회사가 힘든데 어떡합니까? 42 00:02:56,468 --> 00:02:57,428 (이재 모) 부장님 43 00:02:57,511 --> 00:02:58,971 (부장) 아, 놓으세요, 진짜 44 00:03:06,478 --> 00:03:08,105 (이재) 엄마는 45 00:03:08,188 --> 00:03:12,985 나보다 더 깊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던 적도 있었다 46 00:03:14,653 --> 00:03:16,155 하지만 엄마는 47 00:03:16,906 --> 00:03:18,407 주저앉지도 48 00:03:19,950 --> 00:03:21,577 돌아보지도 않고 49 00:03:22,119 --> 00:03:24,954 그저 묵묵히 나아갔다 50 00:03:25,539 --> 00:03:28,542 나는 그런 엄마를 둔 행복한 사람이었다 51 00:03:32,212 --> 00:03:35,341 하지만 나는 바보같이 52 00:03:38,802 --> 00:03:40,888 행복해하지 않았다 53 00:03:55,110 --> 00:03:56,362 [문이 달칵 여닫힌다] 54 00:03:59,031 --> 00:04:00,783 (이재 모) 아들, 힘내 55 00:04:00,866 --> 00:04:02,952 엄마는 언제나 아들 편이야 56 00:04:03,619 --> 00:04:05,079 [통화 연결음] 57 00:04:10,292 --> 00:04:11,293 [휴대전화 진동음] 58 00:04:17,466 --> 00:04:18,300 [연신 울리는 통화 연결음] 59 00:04:18,384 --> 00:04:20,302 [안내 음성]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... 60 00:04:20,386 --> 00:04:21,261 [통화 종료음] 61 00:04:29,770 --> 00:04:31,146 [휴대전화 진동음] 62 00:04:33,065 --> 00:04:33,941 [휴대전화 조작음] 63 00:04:35,025 --> 00:04:36,110 여보세요? 64 00:04:37,736 --> 00:04:40,072 (경찰) 최이재 씨 어머니 되시죠? 65 00:04:40,489 --> 00:04:41,657 네 66 00:04:41,740 --> 00:04:43,325 그, 그런데요 67 00:04:53,377 --> 00:04:54,545 [툭 쓰러지는 소리] 68 00:04:54,628 --> 00:04:55,504 (보호자) 어머, 어머 69 00:04:55,587 --> 00:04:57,089 어머머, 어머머! 70 00:05:08,642 --> 00:05:10,310 (직원) 신원 확인 하겠습니다 71 00:05:18,110 --> 00:05:20,070 [무거운 음악] 72 00:05:44,219 --> 00:05:45,387 이재야 73 00:05:48,724 --> 00:05:50,058 엄마 왔어 74 00:05:53,562 --> 00:05:55,022 [울먹이며] 집에 가자 75 00:05:57,149 --> 00:05:58,650 얼른 일어나 76 00:06:01,320 --> 00:06:02,571 이재야 77 00:06:04,031 --> 00:06:05,282 이재야 78 00:06:06,241 --> 00:06:08,535 (이재 모) 내 새끼가 왜 여기 있어 79 00:06:09,787 --> 00:06:11,830 엄마하고 집에 가자, 이재야 80 00:06:12,623 --> 00:06:14,500 얼른 일어나, 얼른 81 00:06:15,042 --> 00:06:16,418 이재야 82 00:06:16,502 --> 00:06:19,088 엄마야, 엄마, 눈 떠 83 00:06:19,671 --> 00:06:23,092 [오열하며] 이재야, 죽지 마, 죽지 마 84 00:06:30,557 --> 00:06:32,518 [함께 흐느낀다] 85 00:06:38,732 --> 00:06:40,567 (이재) 죽음은 전염된다 86 00:06:41,860 --> 00:06:43,570 내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동안 87 00:06:43,654 --> 00:06:44,822 (이재 모) [오열하며] 이재야 88 00:06:44,905 --> 00:06:46,240 (이재) 나의 죽음은 89 00:06:47,199 --> 00:06:49,534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90 00:06:50,327 --> 00:06:53,330 고스란히 남겨졌다 [이재 모와 지수의 흐느끼는 소리] 91 00:06:56,959 --> 00:06:59,419 (형사) 아드님은 언제 마지막으로 보셨어요? 92 00:07:00,879 --> 00:07:02,756 일주일 전쯤이요 [키보드 조작음] 93 00:07:03,257 --> 00:07:05,467 (형사) 혹시 자살의 징조는 없었나요? 94 00:07:08,428 --> 00:07:09,805 모르겠어요 95 00:07:10,681 --> 00:07:12,808 (형사) 아드님이 왜 죽었다고 생각하세요? 96 00:07:13,767 --> 00:07:15,561 [울먹이며] 제가 죽였어요 97 00:07:17,938 --> 00:07:20,274 내 죄가 많아서 [훌쩍인다] 98 00:07:26,446 --> 00:07:29,408 좀 더 똑똑한 엄마를 만났더라면 99 00:07:30,450 --> 00:07:32,661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100 00:07:37,749 --> 00:07:39,668 (미화원1) 아주 어찌나 똘망똘망한지 101 00:07:39,751 --> 00:07:41,003 (미화원2) 손주가 벌써 돌이네 102 00:07:41,086 --> 00:07:44,089 - (미화원1) 아유, 이 집 떡이 맛있어 - (미화원3) 아, 축하해 103 00:07:44,173 --> 00:07:46,341 - (미화원2) 잘 먹을게 - (미화원3) 아유, 맛있겠다 104 00:07:46,758 --> 00:07:48,218 - (미화원2) 그 집 손주도 - (미화원1) 이재 엄마, 이거 105 00:07:48,302 --> 00:07:49,553 - (미화원2) 돌 다 돼 가지 않아? - (미화원3) 어 106 00:07:49,636 --> 00:07:51,680 (미화원1) [손뼉 치며] 아이고 고마워, 고마워, 아유! 107 00:07:51,763 --> 00:07:52,890 (미화원2) 아이, 그러니까 108 00:07:52,973 --> 00:07:54,892 - (미화원4) 어유, 잘 맞겠다 - (미화원1) 그래, 그래, 그래? 109 00:07:54,975 --> 00:07:56,852 - (미화원2) 그러네 - (미화원3) 뭐가 그렇게 빨라 110 00:07:56,935 --> 00:07:58,854 - (미화원1) 아유, 그러게요, 뭘 - (미화원2) 안 어울려 111 00:07:59,521 --> 00:08:00,814 (미화원1) 벌써 할머니가 됐네 112 00:08:00,898 --> 00:08:02,816 (미화원2) 아, 근데 할머니가 너무 젊어 113 00:08:02,900 --> 00:08:04,776 - (미화원3) 그러니까 - (미화원1) 맞는 말만 하네 114 00:08:05,861 --> 00:08:07,404 - 응? - (이재 모) 저기, 이거 115 00:08:08,322 --> 00:08:09,823 손주 옷이라도 한 벌 해 줘 116 00:08:09,907 --> 00:08:11,992 아휴, 이재 엄마, 아이고, 됐어, 됐어 117 00:08:12,075 --> 00:08:13,118 (미화원1) 아니야, 아니야, 아니야 118 00:08:13,202 --> 00:08:14,912 아이고, 이재 엄마, 가져가! 119 00:08:15,329 --> 00:08:17,247 아휴, 이재 엄... 120 00:08:17,706 --> 00:08:20,125 아휴, 굳이 이걸 주냐? 121 00:08:20,209 --> 00:08:21,752 아휴, 찝찝하게, 쯧 122 00:08:21,835 --> 00:08:24,338 (미화원3) 그래, 괜한 경사에 초 칠라 123 00:08:24,421 --> 00:08:27,174 부정 타니까 그 돈으로 절대 옷 사 입히지 마 124 00:08:27,257 --> 00:08:30,177 (미화원5) 나도 내 딸 청첩장은 이재 엄마한테 안 줄 거니까 125 00:08:30,260 --> 00:08:32,095 다들 모른 척해, 알았지? 126 00:08:38,309 --> 00:08:40,270 [무거운 음악] 127 00:08:51,406 --> 00:08:53,116 [오열한다] 128 00:09:14,471 --> 00:09:17,599 (죽음) 희망이 안 보여 스스로 죽었다? 129 00:09:17,683 --> 00:09:18,976 뭐 잘못됐어요? 130 00:09:19,059 --> 00:09:21,270 제가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잖아요! 131 00:09:21,353 --> 00:09:22,646 다시 생각해 봐 132 00:09:23,605 --> 00:09:25,023 정말 피해를 준 게 없는지 133 00:09:25,107 --> 00:09:27,651 죽은 여자의 가족은 생각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134 00:09:27,734 --> 00:09:28,694 그 당연한 걸 135 00:09:28,777 --> 00:09:30,362 생각 못 했겠지 136 00:09:31,530 --> 00:09:34,241 넌 남겨진 가족의 슬픔까진 생각 못 하는 137 00:09:34,866 --> 00:09:36,326 이기적인 놈이니까 138 00:09:36,660 --> 00:09:38,704 자기 자식을 죽였다고 생각하는데 139 00:09:39,496 --> 00:09:41,665 부모라면 죽이고 싶은 게 당연한 거잖아요 140 00:09:41,748 --> 00:09:44,001 그럼 너의 엄마는 누굴 죽이고 싶을까? 141 00:09:44,084 --> 00:09:46,962 (이재) 죽음은 알고 있었다 142 00:09:47,379 --> 00:09:50,549 내가 저지른 진짜 잘못을 143 00:09:52,217 --> 00:09:56,054 나는 그 벌로 열두 번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경험했다 144 00:09:57,097 --> 00:10:01,059 그중 내게 가장 큰 고통을 준 죽음은 145 00:10:01,351 --> 00:10:03,186 불에 타 죽은 것도 [이재의 고통스러운 비명] 146 00:10:03,979 --> 00:10:06,648 사지가 절단되어 죽은 것도 아닌 147 00:10:06,982 --> 00:10:09,651 [힘겨운 신음] 지수야... 148 00:10:10,402 --> 00:10:13,155 (이재)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느낀 149 00:10:16,950 --> 00:10:18,618 고통이었다 150 00:10:22,122 --> 00:10:25,250 내가 엄마에게 준 지옥 같은 고통이 151 00:10:26,084 --> 00:10:30,172 고스란히 나에게로 돌아왔다 152 00:10:36,762 --> 00:10:38,138 [시계 알람음] 153 00:10:46,188 --> 00:10:47,397 [연신 울리는 시계 알람음] 154 00:10:52,027 --> 00:10:53,445 [열차 경적] 155 00:11:00,202 --> 00:11:02,704 (이재) 나는 엄마의 몸으로 살기로 했다 156 00:11:03,163 --> 00:11:04,498 그것이 157 00:11:04,581 --> 00:11:08,251 내가 스스로에게 준 벌이었다 158 00:11:13,215 --> 00:11:15,092 지하철 첫차에는 159 00:11:15,175 --> 00:11:19,096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의 부모님들이 계셨다 160 00:11:20,680 --> 00:11:22,057 이들 앞에서 161 00:11:23,183 --> 00:11:27,562 나는 감히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? 162 00:11:28,814 --> 00:11:30,315 내 죽음이 163 00:11:30,816 --> 00:11:34,277 참을 수 없이 부끄러웠다 [차분한 음악] 164 00:12:05,308 --> 00:12:06,476 [힘겨운 숨소리] 165 00:12:51,146 --> 00:12:53,398 (이재 모) 이 청약 통장은 166 00:12:54,733 --> 00:12:57,360 (이재 모) 우리 이재 나중에 집 사라고 167 00:12:57,444 --> 00:12:59,529 엄마가 주는 선물이야 168 00:13:01,948 --> 00:13:03,450 아이고 169 00:13:03,533 --> 00:13:06,536 조금만 천천히 커 주면 안 될까? 170 00:13:07,162 --> 00:13:09,748 엄마랑 오래오래 함께하게 171 00:13:22,886 --> 00:13:23,887 [훌쩍인다] 172 00:13:46,034 --> 00:13:47,869 [안내 방송 알림음] 173 00:13:48,411 --> 00:13:50,121 [안내 음성] 출입문 닫습니다 174 00:13:50,205 --> 00:13:52,790 한 걸음 물러서 주시기 바랍니다 175 00:14:00,799 --> 00:14:02,717 [열차 엔진음] 176 00:14:09,641 --> 00:14:10,892 (이재) 어? 177 00:14:11,476 --> 00:14:12,769 여긴 178 00:14:13,687 --> 00:14:17,524 납골당 근처잖아 179 00:14:51,766 --> 00:14:53,143 (이재 모) 이재야 180 00:14:54,477 --> 00:14:56,396 [차분한 음악] 181 00:15:29,888 --> 00:15:31,890 (이재) 엄마는 퇴근 후 매일 182 00:15:32,724 --> 00:15:35,852 이곳에 오고 있었다 183 00:15:35,935 --> 00:15:37,520 [후드득 내리는 빗소리] 184 00:15:50,033 --> 00:15:51,534 (이재 모) 우리 아들 185 00:15:52,744 --> 00:15:54,954 오늘도 잘 지냈어? 186 00:15:57,207 --> 00:16:01,211 예쁘고 소중한 내 자식 하나 지켜 주지 못한 게 187 00:16:01,961 --> 00:16:03,672 무슨 엄마라고 188 00:16:06,216 --> 00:16:07,509 엄마는 189 00:16:08,218 --> 00:16:12,347 무슨 염치로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있을까? 190 00:16:13,973 --> 00:16:15,225 이재야 191 00:16:17,519 --> 00:16:21,356 다음에도 엄마 아들로 태어나 달라고 했던 말 192 00:16:23,358 --> 00:16:24,818 취소할게 193 00:16:24,901 --> 00:16:26,194 [훌쩍인다] 194 00:16:26,277 --> 00:16:28,238 돈 많고 195 00:16:29,239 --> 00:16:31,574 좋은 부모님 만나서 196 00:16:32,325 --> 00:16:36,287 다음 생에는 행복하게 살아 줘 197 00:16:38,373 --> 00:16:39,290 [차분한 음악] 198 00:16:39,374 --> 00:16:42,210 엄마는 멀리서 199 00:16:43,211 --> 00:16:45,755 우리 아들이 잘 살고 있나 200 00:16:47,132 --> 00:16:49,300 그냥 보기만 할게 201 00:16:51,636 --> 00:16:53,847 아는 척도 안 하고 202 00:16:55,557 --> 00:16:59,269 그냥 보기만 할게, 대신에 203 00:17:02,772 --> 00:17:04,398 다음 생애는 204 00:17:06,067 --> 00:17:07,234 꼭 205 00:17:08,778 --> 00:17:10,821 끝까지 살아 줘 206 00:17:17,036 --> 00:17:18,788 [흐느낀다] 207 00:17:32,719 --> 00:17:34,345 [어두운 효과음] 208 00:17:45,315 --> 00:17:47,567 (이재)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209 00:17:49,486 --> 00:17:54,157 다음 생에도 엄마의 아들로 살고 싶다고 210 00:17:55,533 --> 00:17:57,160 전하고 싶었다 211 00:18:01,831 --> 00:18:04,250 그러나 그 어떤 말도 [연신 흐느낀다] 212 00:18:04,334 --> 00:18:06,002 그 어떤 마음도 213 00:18:06,628 --> 00:18:08,379 전할 수 없었다 214 00:18:10,006 --> 00:18:11,341 죽음은 215 00:18:12,926 --> 00:18:14,719 그런 것이었다 216 00:18:14,803 --> 00:18:16,012 [힘겨운 숨소리] 217 00:18:27,941 --> 00:18:30,485 (이재) 엄마, 나랑 가고 싶은 데 없어? 218 00:18:31,319 --> 00:18:33,530 오봉산에 가고 싶어 219 00:18:33,613 --> 00:18:34,656 오봉산? 220 00:18:34,906 --> 00:18:37,784 아빠랑 젊은 시절에 자주 가던 곳이거든 221 00:18:37,867 --> 00:18:39,160 (이재) 그럼 나 취업하면 222 00:18:39,244 --> 00:18:41,246 내가 엄마 오봉산으로 데리고 갈게 223 00:18:41,454 --> 00:18:45,166 어이구, 역시 우리 아들이 최고네 224 00:18:45,250 --> 00:18:47,377 [이재 모의 웃음] (이재 모) 근데 225 00:18:47,460 --> 00:18:50,213 엄마 이 무릎 아파서 힘들어 못 가 226 00:18:50,296 --> 00:18:53,299 (이재) 에이, 내가 엄마 업고서라도 올라갈게 227 00:18:53,758 --> 00:18:55,260 그러니까 조금만 기다려 228 00:18:55,343 --> 00:18:56,511 [함께 웃는다] 229 00:19:05,395 --> 00:19:07,063 [새소리] 230 00:19:17,824 --> 00:19:19,742 [감성적인 음악] 231 00:19:22,745 --> 00:19:24,122 [풀벌레 울음] 232 00:19:27,417 --> 00:19:30,211 (이재) 지금이라도 엄마에게 보여 주고 싶었다 233 00:19:30,837 --> 00:19:35,091 등산을 좋아하던 아버지와 엄마가 234 00:19:35,174 --> 00:19:38,177 젊은 시절 자주 가던 그 장소를 235 00:20:01,034 --> 00:20:01,910 [힘겨운 숨소리] 236 00:20:15,924 --> 00:20:17,258 [심호흡] 237 00:20:38,112 --> 00:20:40,239 [차분한 음악] 238 00:21:04,055 --> 00:21:05,306 [감격스러운 숨소리] 239 00:21:07,058 --> 00:21:08,434 이쁘다 240 00:21:23,783 --> 00:21:24,909 엄마 241 00:21:32,792 --> 00:21:34,585 잊고 있어서 미안해 242 00:21:38,047 --> 00:21:40,049 약속 못 지켜서 243 00:21:41,509 --> 00:21:43,052 너무너무 미안해 244 00:22:01,487 --> 00:22:03,614 [고조되는 음악] 245 00:22:52,246 --> 00:22:53,664 [밤새 울음] 246 00:22:53,748 --> 00:22:55,833 [솨 바람 소리] 247 00:23:15,853 --> 00:23:17,188 [놀란 소리] 248 00:23:17,271 --> 00:23:19,023 [이재의 힘겨운 신음] 249 00:23:23,111 --> 00:23:24,612 [이재의 힘겨운 소리] 250 00:23:37,834 --> 00:23:40,086 [무거운 음악] [이재의 거친 신음] 251 00:23:45,800 --> 00:23:48,803 (이재) 누구, 누구 없어요? 252 00:23:50,805 --> 00:23:53,724 도, 도와주세요! 253 00:23:53,808 --> 00:23:54,767 도와... 254 00:23:58,938 --> 00:24:00,106 [힘주는 소리] 255 00:24:08,573 --> 00:24:10,324 [지친 숨소리] 256 00:24:33,764 --> 00:24:35,474 이렇게 죽으면 안 돼 257 00:24:39,103 --> 00:24:41,022 제발 죽지 마, 엄마 258 00:24:44,150 --> 00:24:45,693 [힘주는 소리] 259 00:24:46,527 --> 00:24:49,071 제발 죽지 마, 엄마 260 00:24:50,156 --> 00:24:51,574 [고조되는 음악] 261 00:24:51,657 --> 00:24:52,909 [힘주는 소리] 262 00:25:15,848 --> 00:25:17,016 [어두운 효과음] 263 00:25:26,776 --> 00:25:28,194 [심전도계 비프음] 264 00:25:31,614 --> 00:25:32,615 [힘주는 숨소리] 265 00:25:45,086 --> 00:25:46,671 [안도하는 숨소리] 266 00:25:55,680 --> 00:25:58,224 살아 줘서 고마워, 엄마 267 00:26:02,645 --> 00:26:04,021 [놀란 숨소리] 268 00:26:04,814 --> 00:26:06,774 [무거운 음악] 269 00:26:11,821 --> 00:26:13,656 (이재 모) [울먹이며] 이재야 270 00:26:14,031 --> 00:26:15,533 얼른 일어나 271 00:26:16,075 --> 00:26:17,451 집에 가자 272 00:26:18,119 --> 00:26:21,539 이재야, 죽지 마, 죽지 마 273 00:26:23,666 --> 00:26:27,378 (이재) 엄마, 이렇게 죽으면 안 돼 274 00:26:27,712 --> 00:26:29,588 제발 죽지 마, 엄마 275 00:26:30,715 --> 00:26:34,260 (이재) 엄마가 죽지 않길 바라던 나의 간절함 속에서 276 00:26:35,469 --> 00:26:38,264 영안실에 차갑게 누워 있는 날 보며 277 00:26:39,056 --> 00:26:41,892 울부짖던 엄마의 간절함이 278 00:26:41,976 --> 00:26:43,311 느껴졌다 279 00:26:44,478 --> 00:26:46,063 잘못했어요 280 00:26:47,857 --> 00:26:50,276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281 00:26:55,573 --> 00:26:57,533 [흐느낀다] 282 00:26:58,993 --> 00:27:02,121 (이재) 끝까지 살아 달라고 했던 엄마의 말을 283 00:27:02,788 --> 00:27:04,874 오롯이 지켜 내기 위해서 284 00:27:06,417 --> 00:27:07,501 나는 285 00:27:10,921 --> 00:27:12,381 살아야 했다 286 00:27:27,772 --> 00:27:30,149 (이재) 최이재로 살았던 시간보다 287 00:27:32,693 --> 00:27:35,446 더 긴 32년이란 시간을 288 00:27:38,324 --> 00:27:40,368 내가 떠나보낸 그들을 289 00:27:42,953 --> 00:27:44,538 그리워하며 290 00:27:45,915 --> 00:27:47,166 살았다 291 00:28:00,429 --> 00:28:03,140 두려움에 떠는 인생은 292 00:28:03,224 --> 00:28:05,142 [차분한 음악] 진짜 인생이 아니다 293 00:28:07,603 --> 00:28:09,855 하지만 겁쟁이였던 나는 294 00:28:11,357 --> 00:28:14,485 항상 두려움에 떠는 인생을 살았다 295 00:28:16,570 --> 00:28:19,073 세상이 알아주지 않을까 두려워 296 00:28:20,324 --> 00:28:22,118 뒤처질까 두려워 297 00:28:25,329 --> 00:28:27,331 거절받을까 두려워 298 00:28:28,499 --> 00:28:31,627 나는 내 인생의 꽃도 펴 보지 못한 채 299 00:28:33,129 --> 00:28:37,425 두려움에 떨다 스스로 죽고 말았다 300 00:28:39,427 --> 00:28:41,679 그런데 죽고 나서야 알았다 301 00:28:43,222 --> 00:28:47,268 삶이 기회였다는 사실을 302 00:28:50,271 --> 00:28:53,441 그리고 삶에서 전부라 생각했던 고통은 303 00:28:54,942 --> 00:28:56,944 일부분이었다는 사실을 304 00:29:00,614 --> 00:29:02,408 날이 맑은 하루 305 00:29:05,661 --> 00:29:07,371 비가 오는 하루 306 00:29:10,541 --> 00:29:12,251 바람이 부는 하루 307 00:29:13,711 --> 00:29:18,507 그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는 사실을 308 00:29:21,427 --> 00:29:23,554 실패해도 좋으니 309 00:29:24,180 --> 00:29:26,390 계속 나아가야 하는 이유를 310 00:29:29,143 --> 00:29:32,980 나는 엄마의 몸이 되고 나서야 311 00:29:34,148 --> 00:29:35,316 비로소 312 00:29:36,984 --> 00:29:38,486 알게 되었다 313 00:29:50,164 --> 00:29:51,707 [아득해지는 효과음] 314 00:30:01,634 --> 00:30:03,636 [분위기가 고조되는 음악] 315 00:30:54,103 --> 00:30:55,187 [음악이 잦아든다] 316 00:31:28,929 --> 00:31:29,888 [강조되는 효과음] 317 00:31:33,100 --> 00:31:34,143 [헛웃음] 318 00:31:34,685 --> 00:31:36,937 내가 이럴 줄은 정말 몰랐는데 319 00:31:39,315 --> 00:31:41,358 당신이 너무 보고 싶었어요 320 00:31:42,443 --> 00:31:44,278 그런데 다시 만나는 게 321 00:31:44,695 --> 00:31:46,530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... 322 00:31:49,033 --> 00:31:50,200 그런가? 323 00:31:51,493 --> 00:31:53,829 난 시간이 흐르는 걸 잘 못 느끼거든 324 00:31:54,622 --> 00:31:57,583 (죽음)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325 00:31:58,709 --> 00:32:01,253 저한텐 충분히 오랜 시간이었어요 326 00:32:02,379 --> 00:32:04,131 그리고 327 00:32:04,214 --> 00:32:07,051 그 오랜 시간 내내 당신을 만나면 328 00:32:07,635 --> 00:32:09,928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어요 329 00:32:21,190 --> 00:32:22,566 [이재의 한숨] 330 00:32:25,986 --> 00:32:27,279 부탁드릴게요 331 00:32:30,032 --> 00:32:31,367 한 번만 332 00:32:32,618 --> 00:32:34,203 제발 한 번만 333 00:32:34,912 --> 00:32:36,872 다시 총으로 절 쏴 주세요 334 00:32:41,001 --> 00:32:43,545 너한테 주어진 총알은 이미 다 사용했어 335 00:32:46,715 --> 00:32:47,800 [울먹이며] 알아요 336 00:32:49,134 --> 00:32:50,344 알지만 337 00:32:52,096 --> 00:32:53,722 제발 기회를... 338 00:32:54,932 --> 00:32:58,185 한 번만, 한 번만 나 자신으로... 339 00:32:59,478 --> 00:33:01,522 [무거운 음악] 340 00:33:09,863 --> 00:33:13,826 최이재로 다시 살아 볼 수 있게 해 주세요, 제발 341 00:33:13,909 --> 00:33:16,245 부탁드리겠습니다, 제발요 342 00:33:18,831 --> 00:33:19,873 왜? 343 00:33:27,673 --> 00:33:29,425 [계속되는 무거운 음악] 344 00:33:36,557 --> 00:33:41,437 엄마를 다시 한번 안아 드리고 싶어요 345 00:33:41,520 --> 00:33:43,397 [연신 흐느낀다] 346 00:33:56,326 --> 00:33:58,412 넌 내가 만든 룰 안에서 347 00:33:59,413 --> 00:34:01,623 나를 이길 거라고 말했었지? 348 00:34:04,376 --> 00:34:05,544 네가 이겼다 349 00:34:06,462 --> 00:34:07,296 네? 350 00:34:07,379 --> 00:34:09,214 (죽음) 넌 죽음을 피해서 살아남았어 351 00:34:09,715 --> 00:34:11,592 나와의 벌은 모두 끝났어 352 00:34:12,092 --> 00:34:14,052 이제 넌 신의 선택만 남았어 353 00:34:18,139 --> 00:34:19,558 [흐느낀다] 354 00:34:24,062 --> 00:34:25,898 네가 신의 선택을 받기 전 355 00:34:27,775 --> 00:34:29,485 내가 총알 한 발을 더 줄게 356 00:34:29,568 --> 00:34:30,527 [놀란 숨소리] 357 00:34:30,610 --> 00:34:32,321 [의미심장한 음악] 358 00:34:33,697 --> 00:34:34,864 정말요? 359 00:34:38,118 --> 00:34:39,203 [드르르 장전하는 소리] 360 00:34:39,828 --> 00:34:41,746 이 총알이 발사된다면 361 00:34:41,955 --> 00:34:43,998 네가 원하는 기회가 주어질 거야 362 00:34:46,376 --> 00:34:47,503 아니라면요? 363 00:34:47,585 --> 00:34:49,129 그땐 신이 알아서 하겠지 364 00:34:52,591 --> 00:34:54,592 [긴장되는 음악] 365 00:35:35,092 --> 00:35:36,260 [음악이 멈춘다] 366 00:35:40,973 --> 00:35:41,890 [찰칵] 367 00:35:41,974 --> 00:35:43,350 [탕] 368 00:35:50,357 --> 00:35:52,109 [멀리 자동차들 경적] 369 00:36:03,704 --> 00:36:04,997 [휴대전화 진동음] 370 00:36:16,216 --> 00:36:17,593 (이재) [떨리는 목소리로] 엄마 371 00:36:17,676 --> 00:36:18,927 [이재의 울먹이는 숨소리] 372 00:36:20,429 --> 00:36:22,431 [감성적인 음악] 373 00:36:47,664 --> 00:36:53,670 ♪ 세상 끝 어딘가 서 있나요 ♪ 374 00:36:54,504 --> 00:36:59,927 ♪ 소리 내 울지도 못하고 ♪ 375 00:37:01,386 --> 00:37:07,434 ♪ 힘겹게 불러 본 따뜻한 이름 ♪ 376 00:37:07,935 --> 00:37:13,231 ♪ 사랑한 사람 유일한 사람 ♪ 377 00:37:13,815 --> 00:37:20,280 ♪ 그렇게 소리쳐 울어도 괜찮아요 ♪ 378 00:37:21,031 --> 00:37:27,829 ♪ 아주 먼 훗날 그대 들릴 때까지 ♪ 379 00:37:27,913 --> 00:37:34,628 ♪ 언젠가 우연히 오늘을 만난다면 ♪ 380 00:37:35,212 --> 00:37:38,674 ♪ 어떤 절망도 ♪ 381 00:37:38,757 --> 00:37:41,802 ♪ 어떤 아픔도 ♪ 382 00:37:41,885 --> 00:37:46,932 ♪ 남아 있지 않길 ♪ 383 00:38:10,831 --> 00:38:16,712 ♪ 아직도 그곳에 서 있나요 ♪ 384 00:38:17,546 --> 00:38:22,926 ♪ 돌아설 용기가 없나요 ♪ 385 00:38:24,594 --> 00:38:31,018 ♪ 쓸쓸히 외워 본 그리운 얼굴 ♪ 386 00:38:31,101 --> 00:38:36,857 ♪ 고마운 사람 미안한 사람 ♪ 387 00:38:36,940 --> 00:38:43,822 ♪ 우리가 바라던 기적은 없겠지만 ♪ 388 00:38:44,239 --> 00:38:50,954 ♪ 다시 일어설 힘조차 없겠지만 ♪ 389 00:38:51,038 --> 00:38:57,836 ♪ 그대를 껴안는 목소릴 들어 봐요 ♪ 390 00:38:58,336 --> 00:39:01,715 ♪ 사랑한다고 ♪ 391 00:39:01,798 --> 00:39:05,093 ♪ 사랑한다고 ♪ 392 00:39:05,177 --> 00:39:10,140 ♪ 날 사랑한다고 ♪ 393 00:39:30,952 --> 00:39:37,209 ♪ 아직 그대 망설이고 있다면 ♪ 394 00:39:37,584 --> 00:39:41,046 ♪ 다시 일어나 ♪ 395 00:39:41,797 --> 00:39:45,842 ♪ 이겨 낼 수 있도록 ♪ 396 00:39:45,926 --> 00:39:52,015 ♪ 용길 갖게 되길 ♪