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6,006 --> 00:00:08,007 [주제곡] 2 00:00:53,011 --> 00:00:54,804 {\an8}- [차분한 음악] - [휴대전화 진동음] 3 00:01:00,518 --> 00:01:01,561 {\an8}엄마 4 00:01:01,644 --> 00:01:03,396 {\an8}은서야 [웃음] 5 00:01:06,357 --> 00:01:08,193 {\an8}[은서] 월급날이라고 한턱 쏘는 거야? 6 00:01:08,276 --> 00:01:11,404 {\an8}[승희] 당연하지 엄마가 디저트까지 풀코스로 쏜다 7 00:01:11,488 --> 00:01:14,324 {\an8}- [은서] 오! 메뉴는 뭔데? - [승희의 웃음] 8 00:01:14,407 --> 00:01:16,576 {\an8}[승희] 메뉴? 음, 소고기? 9 00:01:16,659 --> 00:01:18,119 {\an8}- [은서의 탄성] - 좋아? 10 00:01:18,203 --> 00:01:19,788 {\an8}[통화 연결음] 11 00:01:22,457 --> 00:01:24,417 {\an8}아, 왜 이렇게 안 받아 12 00:01:25,001 --> 00:01:26,753 [정숙] 무슨 급한 일 있어? 13 00:01:27,378 --> 00:01:29,380 - 어디에다 그렇게 전화를 걸어? - [통화 종료음] 14 00:01:29,464 --> 00:01:30,548 병원이지, 뭐 15 00:01:30,632 --> 00:01:34,093 승희가 우리 엄마 담당 교수라니까 똥줄이 타나 보지? 16 00:01:34,177 --> 00:01:35,261 무슨 그런… 17 00:01:35,970 --> 00:01:37,806 [인호] 누가 들어, 이 사람아 18 00:01:37,889 --> 00:01:39,933 [정숙] 당신이나 똑똑히 들어 19 00:01:40,016 --> 00:01:42,352 엄마가 알 때 알더라도 지금은 아니야 20 00:01:42,435 --> 00:01:45,438 엄마 치료받고 퇴원하기 전까지 당신 실수로 21 00:01:45,522 --> 00:01:48,817 엄마가 우리 이혼 사실 알게 되는 날에는, 진짜… 22 00:01:48,900 --> 00:01:50,026 가만 안 있을 줄 알아 23 00:01:50,109 --> 00:01:53,071 당연하지 근데 우린 이혼한 적이 없어 24 00:01:53,780 --> 00:01:54,697 [점원] 어서 오세요 25 00:01:54,781 --> 00:01:56,783 - [애심] 여기들 있었구나, 어 - [인호] 예 26 00:01:57,492 --> 00:01:59,327 - 장모님, 오셨습니까? - [덕례] 응 27 00:01:59,410 --> 00:02:02,914 아이, 괜히 나 때문에 바쁜 사람 신경 쓰게 하네 28 00:02:02,997 --> 00:02:05,041 아니요, 아니요 괜찮습니다 [웃음] 29 00:02:05,125 --> 00:02:07,710 [정숙] 더 바쁜 사람도 이 정도는 하고 살아 30 00:02:07,794 --> 00:02:09,879 - 들어가세요, 어머니, 들어가요 - [애심] 어 31 00:02:12,298 --> 00:02:13,508 [무거운 음악] 32 00:02:14,759 --> 00:02:15,677 [한숨] 33 00:02:20,723 --> 00:02:24,561 [승희] 은서야, 오늘 아주 많이 먹어야 돼, 알았지? 34 00:02:24,644 --> 00:02:27,105 [은서] 보이지? 나 오늘 고무줄 바지 입었어 35 00:02:27,188 --> 00:02:28,398 [함께 웃는다] 36 00:02:28,481 --> 00:02:30,608 [승희] 그래 그 바지 터지도록 먹어 보자 37 00:02:32,443 --> 00:02:35,280 [여자] 어디 할 짓이 없어서 남의 남자를 꼬셔? 38 00:02:35,363 --> 00:02:36,948 - 어머니! - [애심] 아니, 아니, 무슨 39 00:02:37,031 --> 00:02:38,783 - 오해가 있는 모양인데 - [정숙] 어머, 어머니! 40 00:02:38,867 --> 00:02:40,201 [애심] 뭐가 크게 잘못됐다니까! 41 00:02:40,285 --> 00:02:41,703 [정숙] 아유, 어머니, 어머니 42 00:02:41,786 --> 00:02:43,746 어머, 놓으세요 놓으시고 말하세요 43 00:02:43,830 --> 00:02:45,790 [인호] 아주머니 일단 이 손부터 놓고 얘기하세요 44 00:02:45,874 --> 00:02:47,208 어머니, 괜찮으세요? 45 00:02:47,292 --> 00:02:49,711 [여자] '어머니'? 오호라 46 00:02:49,794 --> 00:02:52,297 그 바람나 외방 자식까지 둔 아들놈이 47 00:02:52,380 --> 00:02:53,673 당신이야? 48 00:02:53,756 --> 00:02:55,258 [애심] 조용히 못 해! 49 00:02:55,341 --> 00:02:58,469 아니에요, 사부인, 아니에요 귀 막으세요 50 00:02:58,553 --> 00:03:01,306 [여자] 바람기가 모전자전 똑같네 51 00:03:01,389 --> 00:03:03,141 - 집안 내력이야! 응? - [애심] 아유 52 00:03:03,224 --> 00:03:04,934 [덕례] 조용히 좀 해 봐요! 53 00:03:05,018 --> 00:03:06,895 [애심의 힘겨운 숨소리] 54 00:03:08,855 --> 00:03:10,231 [고조되는 음악] 55 00:03:10,315 --> 00:03:12,775 아주머니, 지금 뭐라고 했어요? 56 00:03:13,985 --> 00:03:17,697 이 사람이 바람이 나 외방 자식을 뒀다고 했어요? 57 00:03:17,780 --> 00:03:21,451 [여자] 예! 첫사랑하고 바람나 딸자식을 뒀다고 합디다 58 00:03:21,534 --> 00:03:23,453 아줌마는 모르셨수? 59 00:03:24,662 --> 00:03:26,331 [무거운 효과음] 60 00:03:47,268 --> 00:03:48,394 [점원] 어서 오세요 61 00:03:55,235 --> 00:03:56,736 [애심의 힘없는 숨소리] 62 00:03:57,528 --> 00:03:59,614 - [이랑의 놀란 소리] - [정민] 아유, 할머니, 할머니 63 00:03:59,697 --> 00:04:01,241 - [애심의 힘겨운 신음] - [차분한 음악] 64 00:04:01,324 --> 00:04:03,493 [애심] 아이고, 아유 65 00:04:05,203 --> 00:04:07,372 [여자의 코웃음] 66 00:04:07,455 --> 00:04:11,334 [박 교수] 저기, 곽 여사 미안해요 67 00:04:11,417 --> 00:04:13,002 자, 가자고 68 00:04:13,086 --> 00:04:14,712 [여자] 가긴 어딜 가? 69 00:04:14,796 --> 00:04:18,508 [박 교수] 저, 곽 여사 제가 조만간 연락할게요 70 00:04:18,591 --> 00:04:20,802 연락해서 다 설명할게요 71 00:04:20,885 --> 00:04:21,970 자기야 72 00:04:22,053 --> 00:04:25,139 [여자] 불륜이 불륜이지 설명은 뭔 설명! 73 00:04:25,223 --> 00:04:28,351 놔! 놔, 나 가만 안 있어, 나 진짜 74 00:04:28,434 --> 00:04:30,186 아휴! 아유 75 00:04:30,270 --> 00:04:31,688 [인호] 잠깐 76 00:04:31,771 --> 00:04:34,023 잠깐, 잠깐만 나가서 얘기하자 잠깐만 77 00:04:34,107 --> 00:04:35,984 [승희] 왜? 놔 78 00:04:38,736 --> 00:04:40,196 두 사람이 여긴 어쩐 일이야? 79 00:04:40,280 --> 00:04:43,074 [승희] 식당에 뭐 하러 왔겠어? 밥 먹으러 왔지 80 00:04:43,825 --> 00:04:44,909 우연히? 81 00:04:44,993 --> 00:04:46,869 [애심의 힘겨운 신음] 82 00:04:58,256 --> 00:05:00,258 다들 알고 있었던 거야? 83 00:05:02,343 --> 00:05:03,845 사부인 84 00:05:06,180 --> 00:05:07,807 정민이, 이랑이도? 85 00:05:12,270 --> 00:05:14,647 정숙이 너도 알고 있었어? 86 00:05:14,731 --> 00:05:16,816 엄마 [떨리는 숨소리] 87 00:05:18,151 --> 00:05:19,444 엄마… 88 00:05:24,032 --> 00:05:25,908 서 서방 어디 갔어? 89 00:05:27,577 --> 00:05:30,788 [은서] 당연히 우연이죠 우리가 아빠 스토커인 줄 알아요? 90 00:05:30,872 --> 00:05:32,081 [당황한 숨소리] 91 00:05:32,874 --> 00:05:34,083 미안하다 92 00:05:34,709 --> 00:05:36,419 내가 지금 정신이 좀 없어서 93 00:05:37,086 --> 00:05:38,963 [인호] 근데 오늘은 상황이 좀 그러니까 94 00:05:39,047 --> 00:05:42,300 미안하지만 식사는 다른 데 가서 하면 어떨까? 95 00:05:42,383 --> 00:05:43,760 왜 꼭 그래야 되는데? 96 00:05:44,343 --> 00:05:46,095 - 승희야… - [승희] 나 이제 숨기 싫어 97 00:05:46,679 --> 00:05:49,265 은서 앞에서 더는 구차한 꼴 보이고 싶지 않아 98 00:05:49,348 --> 00:05:51,893 지금 들어갔다간 구차한 꼴이 아니라 99 00:05:51,976 --> 00:05:53,895 험한 꼴 보일 거야 100 00:05:53,978 --> 00:05:56,022 [인호] 승희야, 은서야, 제발 101 00:05:57,732 --> 00:05:59,692 나 한 번만 살려 줘라, 응? 102 00:05:59,776 --> 00:06:01,944 [덕례] 서인호, 이 나쁜 놈 어디 있어! 103 00:06:03,821 --> 00:06:05,448 [긴장되는 음악] 104 00:06:06,324 --> 00:06:07,825 [인호의 떨리는 숨소리] 105 00:06:12,163 --> 00:06:14,540 어, 미안해 106 00:06:15,249 --> 00:06:16,918 [인호] 미안해 107 00:06:17,668 --> 00:06:19,003 가 108 00:06:44,570 --> 00:06:45,988 [꼴깍 삼키는 소리] 109 00:06:48,699 --> 00:06:50,535 우리 집으로 가세 110 00:06:51,536 --> 00:06:52,912 [떨리는 숨소리] 111 00:06:56,958 --> 00:06:58,376 [애심] 저도 가요? 112 00:07:07,760 --> 00:07:08,845 [한숨] 113 00:07:14,725 --> 00:07:16,644 [승희] 우리 다른 고깃집 갈까? 114 00:07:16,727 --> 00:07:19,522 아니다, 메뉴를 바꾸자 뭐 먹고 싶어? 115 00:07:22,400 --> 00:07:24,485 [은서] 아빠랑 아직도 만나? 116 00:07:26,779 --> 00:07:30,408 법적인 부부도 아니고, 나눠 가질 양육권이 있는 것도 아닌데 117 00:07:30,491 --> 00:07:32,076 왜 아직 정리를 못 해? 118 00:07:32,660 --> 00:07:33,703 [승희] 은서야 119 00:07:34,912 --> 00:07:38,708 너도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 만나면 알게 되겠지만 120 00:07:40,543 --> 00:07:42,253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야 121 00:07:42,920 --> 00:07:45,590 나도 알아, 쉬운 일 아니라는 거 122 00:07:46,841 --> 00:07:49,010 [쓸쓸한 음악] 123 00:07:50,595 --> 00:07:52,472 [승희] 밥 안 먹어? 124 00:07:53,055 --> 00:07:54,682 이 기분에 밥은 됐고 125 00:07:56,225 --> 00:07:58,227 [은서] 스트레스나 좀 풀러 가자 126 00:07:59,812 --> 00:08:01,772 [승희] 음, 너무 매워 127 00:08:01,856 --> 00:08:03,357 [은서] 매워? 128 00:08:03,441 --> 00:08:05,776 이렇게 매운 거를 돈 주고 사 먹는단 말이야? 129 00:08:05,860 --> 00:08:06,819 [승희의 매워하는 숨소리] 130 00:08:06,903 --> 00:08:09,989 [은서] 이렇게 매운 걸 먹다 보면 은근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달까? 131 00:08:10,072 --> 00:08:10,990 [헛웃음] 132 00:08:11,073 --> 00:08:12,950 - [승희의 쓰읍 들이켜는 소리] - 엄마 이제 그만 먹어 133 00:08:13,034 --> 00:08:14,494 얼마 전에도 위경련 났었잖아 134 00:08:14,577 --> 00:08:16,704 괜찮아, 조금만 더 먹을게 135 00:08:16,787 --> 00:08:19,373 [승희] 쓰읍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136 00:08:19,457 --> 00:08:20,917 - [승희의 웃음] - [은서] 그렇지? 137 00:08:21,918 --> 00:08:23,836 [승희의 매워하는 소리] 138 00:08:25,296 --> 00:08:27,048 엄마 139 00:08:27,840 --> 00:08:29,592 우리 다시 미국에 가자 140 00:08:31,677 --> 00:08:32,678 가서 141 00:08:33,429 --> 00:08:34,847 다시 시작하자 142 00:08:35,473 --> 00:08:37,934 엄마도, 나도 143 00:08:43,856 --> 00:08:47,735 [덕례] 자네 정말 바깥에 자식을 뒀나? 144 00:08:53,699 --> 00:08:55,326 죄송합니다, 장모님 145 00:08:56,369 --> 00:08:57,328 [한숨] 146 00:08:57,411 --> 00:09:00,122 죄송하다는 거 보니 사실이구먼 147 00:09:00,831 --> 00:09:02,625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? 148 00:09:03,417 --> 00:09:05,962 [덕례] 아까 그 여자 말로는 자네 첫사랑… 149 00:09:06,045 --> 00:09:07,588 [무거운 효과음] 150 00:09:11,759 --> 00:09:13,052 설마 151 00:09:14,095 --> 00:09:18,599 그 여자가 내 담당 교수야? 그 최승희라는 교수? 152 00:09:19,934 --> 00:09:20,768 엄마… 153 00:09:20,851 --> 00:09:24,397 너 그래서 담당 교수 바꾸자고 했던 거지? 그렇지? 154 00:09:25,439 --> 00:09:27,692 그게 사실은… 155 00:09:27,775 --> 00:09:30,861 죄송합니다, 장모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156 00:09:38,578 --> 00:09:40,162 [달그락거리는 소리] 157 00:09:46,043 --> 00:09:47,753 [덕례] 이거 사부인이 나한테 선물한 158 00:09:47,837 --> 00:09:49,839 공진단이랑 비싼 화장품이야 159 00:09:49,922 --> 00:09:50,840 도로 가져가 160 00:09:50,923 --> 00:09:53,134 장모님, 그래도 화장품은 죄가 없는데… 161 00:09:53,217 --> 00:09:54,552 [덕례] 사부인이 162 00:09:54,635 --> 00:09:57,471 평소 같지 않게 이런 비싼 물건 나한테 척척 사 안길 때 163 00:09:57,555 --> 00:09:58,848 뭔가 이상하다 했어 164 00:09:59,724 --> 00:10:03,811 지금 보니 당신 아들이 지은 죄가 있어서 마음이 켕겨 165 00:10:03,894 --> 00:10:05,688 나한테 사 안겼던 거야 166 00:10:05,771 --> 00:10:09,483 내가 그걸 알고도 이거를 먹고 바르고, 그러고 싶겠나? 167 00:10:10,693 --> 00:10:13,904 [정숙] 엄마 엄마, 너무 걱정하지 말고 168 00:10:14,614 --> 00:10:18,367 이 일은 우리가 어떻게든 해결할 거야 169 00:10:18,451 --> 00:10:20,369 해결하긴 어떻게 해결할 건데? 170 00:10:20,995 --> 00:10:23,039 [덕례] 나는 너한테도 화가 나 171 00:10:23,122 --> 00:10:24,999 수술받아 겨우 목숨 건져 놓고 172 00:10:25,082 --> 00:10:27,960 왜 속을 끓이고 혼자서 말을 안 해? 173 00:10:28,044 --> 00:10:30,713 그 여자하고 같은 직장에서 얼굴 맞대고 일하면서 174 00:10:30,796 --> 00:10:34,550 하루에도 열두 번씩 속에서 천불이 났을 거 아니야! 175 00:10:35,176 --> 00:10:36,594 [떨리는 숨소리] 176 00:10:37,178 --> 00:10:39,722 [거친 숨소리] 177 00:10:44,518 --> 00:10:45,811 그래 178 00:10:46,395 --> 00:10:48,648 내가 이제 와서 뭐가 옳다, 그르다 말한들 179 00:10:48,731 --> 00:10:50,483 무슨 소용이 있겠어 180 00:10:51,567 --> 00:10:53,235 하지만 서 서방 181 00:10:53,319 --> 00:10:54,570 [인호] 예, 장모님 182 00:10:54,654 --> 00:10:58,282 사람이 실수를 할 수도 있고 잘못을 할 수도 있어 183 00:10:59,200 --> 00:11:00,868 [덕례] 하지만 184 00:11:00,951 --> 00:11:03,537 사람이 짐승하고 다른 데는 185 00:11:04,372 --> 00:11:07,958 자기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구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네 186 00:11:08,709 --> 00:11:10,753 두 사람 끝이 어떻게 되든 간에 187 00:11:11,337 --> 00:11:14,215 상처받은 내 딸한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게 188 00:11:18,886 --> 00:11:21,138 [인호] 장모님, 잘못했습니다 189 00:11:22,223 --> 00:11:24,934 평생 제 잘못 반성하고 용서 구하면서 살겠습니다 190 00:11:25,017 --> 00:11:28,479 제발 장모님이 이 사람 마음 좀 돌려 주세요, 이 사람… 191 00:11:29,146 --> 00:11:31,148 저랑 이혼하겠답니다 192 00:11:31,774 --> 00:11:34,318 결판을 내는 건 두 사람 몫이야 193 00:11:39,573 --> 00:11:41,742 일어나, 병원에 가게 194 00:11:43,828 --> 00:11:45,162 병원에 가다니? 195 00:11:45,246 --> 00:11:47,915 아, 병원에서 내 짐 찾아와야 할 거 아니야? 196 00:11:52,461 --> 00:11:55,214 - [문 여닫히는 소리] - [한숨] 197 00:12:01,262 --> 00:12:04,014 [정숙] 엄마 지금 어차피 퇴원 수속도 안 돼 198 00:12:04,098 --> 00:12:05,808 내일 아침에 가자, 어? 199 00:12:05,891 --> 00:12:08,185 수속은 니가 알아서 하고 200 00:12:08,269 --> 00:12:10,688 나는 내 집에서 두 발 뻗고 편히 자련다 201 00:12:10,771 --> 00:12:13,232 [정숙] 검사 결과라도 듣고 퇴원을 하자, 엄마 202 00:12:13,315 --> 00:12:15,568 아, 너 같으면 여기 있고 싶겠어? 203 00:12:16,235 --> 00:12:17,486 [속상한 숨소리] 204 00:12:18,154 --> 00:12:19,905 [휴대전화 진동음] 205 00:12:23,367 --> 00:12:25,202 네, 차정숙입니다 206 00:12:25,286 --> 00:12:27,079 - [무거운 음악] - 아, 지금요? 207 00:12:27,163 --> 00:12:29,248 [의사] 어, 환자분 뇌 MRI 결과가 나왔는데요 208 00:12:29,331 --> 00:12:31,500 두 달 전부터 두통이 있었다고 하셨죠? 209 00:12:31,584 --> 00:12:32,543 네, 맞아요 210 00:12:32,626 --> 00:12:34,170 [의사] 여기 사진을 보시면 211 00:12:34,253 --> 00:12:36,839 우측 중대뇌 동맥 쪽이 하얗게 돼 있죠? 212 00:12:36,922 --> 00:12:39,633 피가 가지 못해서 뇌경색이 발생했고 213 00:12:39,717 --> 00:12:43,053 보시면 오른쪽 내경동맥 시작하는 부위와 214 00:12:43,679 --> 00:12:46,891 왼쪽 추골 동맥 쪽에도 협착 소견이 보입니다 215 00:12:46,974 --> 00:12:49,477 뭐, 다행히 지금 바로 혈전 용해술을 할 수 있어서 216 00:12:49,560 --> 00:12:51,228 바로 진행하려고 합니다 217 00:12:51,312 --> 00:12:53,439 네, 알겠습니다 218 00:12:57,318 --> 00:12:59,069 [초조한 숨소리] 219 00:13:02,156 --> 00:13:03,157 [정숙] 어, 선생님 220 00:13:03,240 --> 00:13:04,200 걱정 많으셨죠? 221 00:13:04,283 --> 00:13:06,076 [의사] 다행히 혈전은 잘 녹인 거 같아요 222 00:13:06,160 --> 00:13:08,078 - [안도하는 숨소리] - 뭐, 바로 좋아질 수도 있지만 223 00:13:08,162 --> 00:13:09,705 이게 케이스마다 달라서 224 00:13:09,788 --> 00:13:13,000 일단 집중 치료실에서 바이털이랑 증상을 팔로업하면서 225 00:13:13,083 --> 00:13:15,169 영상 검사로 경과 관찰할 겁니다 226 00:13:15,252 --> 00:13:18,714 아휴, 네, 감사합니다, 교수님 감사합니다 227 00:13:18,797 --> 00:13:19,924 [의사] 네 228 00:13:22,259 --> 00:13:23,427 [한숨] 229 00:13:24,512 --> 00:13:25,679 [속상한 숨소리] 230 00:13:25,763 --> 00:13:27,765 [잔잔한 음악] 231 00:13:30,142 --> 00:13:32,228 [심전도계 비프음] 232 00:13:35,147 --> 00:13:36,440 엄마? 233 00:13:36,982 --> 00:13:38,484 [힘겨운 목소리로] 괜찮아 234 00:13:38,567 --> 00:13:40,736 [정숙] 어어, 그럼, 당연하지 235 00:13:40,819 --> 00:13:43,906 괜찮아, 괜찮아, 잘했어, 응? 236 00:13:47,076 --> 00:13:49,495 [사락거리는 소리] 237 00:14:30,411 --> 00:14:31,787 [노크 소리] 238 00:14:32,955 --> 00:14:34,456 [거리 소음] 239 00:14:36,417 --> 00:14:37,710 [한숨] 240 00:14:39,420 --> 00:14:40,963 [휭 바람 소리] 241 00:15:30,262 --> 00:15:31,472 [한숨] 242 00:15:34,934 --> 00:15:38,145 [승희] 오덕례 환자가 로컬에서 관절에 주사도 많이 맞으시고 243 00:15:38,228 --> 00:15:40,439 여러 과를 돌다가 입원하셨는데 244 00:15:40,522 --> 00:15:43,317 통증에 호전이 없어서 우울감이 아주 심해요 245 00:15:43,400 --> 00:15:47,154 [종권] 차 선생이 걱정이 많겠네 도대체 문제가 뭔가? 246 00:15:47,237 --> 00:15:50,366 [박 치프] 양쪽 어깨랑 목 통증 허벅지 통증 있으시고 247 00:15:50,449 --> 00:15:53,160 아침마다 조조강직도 심해서 거동이 힘드세요 248 00:15:53,243 --> 00:15:54,954 계단도 올라갈 수 없고 249 00:15:55,037 --> 00:15:59,166 6개월 동안 6kg 체중 감소 열감, 전신 쇠약감으로 250 00:15:59,249 --> 00:16:02,002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받고 치료받으셨는데 251 00:16:02,086 --> 00:16:03,212 호전이 없답니다 252 00:16:03,295 --> 00:16:05,297 랩이나 영상은 문제가 없나요? 253 00:16:05,381 --> 00:16:09,093 ESR, CRP는 올라가 있고 종양 표지자는 정상 254 00:16:09,176 --> 00:16:12,388 ANA, RF, 안티CCP는 모두 정상이고요 255 00:16:12,471 --> 00:16:17,017 근전도, 신경 전도 검사 그리고 WBBS까지 모두 정상이에요 256 00:16:17,101 --> 00:16:20,562 [종권] 섬유 근육통 약이나 정신과 약도 써 봤나? 257 00:16:20,646 --> 00:16:23,857 [승희] 네 근데 별로 효과가 없네요 258 00:16:23,941 --> 00:16:25,067 [종권의 한숨] 259 00:16:25,150 --> 00:16:27,861 신경학적 검사상에도 문제가 없고요 260 00:16:29,613 --> 00:16:31,281 [다가오는 발소리] 261 00:16:32,866 --> 00:16:36,161 [정숙] 엄마, 엄마, 지금 뭐 해 짐을 왜 싸? 262 00:16:36,245 --> 00:16:38,247 - [덕례] 집에 간다고 했잖아 - [정숙의 한숨] 263 00:16:38,330 --> 00:16:39,832 나를 왜 계속 여기 둬? 264 00:16:40,416 --> 00:16:41,959 [정숙] 엄마, 치료받아야 돼 265 00:16:42,042 --> 00:16:43,711 누가 치료 안 받는대? 266 00:16:43,794 --> 00:16:45,212 널린 게 병원이야 267 00:16:45,838 --> 00:16:49,091 내 딸 아프게 한 연놈들 있는 데서 무슨 치료가 된다 그래 268 00:16:49,174 --> 00:16:50,467 [정숙의 속상한 숨소리] 269 00:16:50,551 --> 00:16:52,636 [정숙] 엄마, 제발 엄마, 이러지 마 270 00:16:52,720 --> 00:16:54,763 - 엄마, 제발 - [덕례] 아이고, 비켜 271 00:16:54,847 --> 00:16:57,141 - 엄마, 이러지 마! - [덕례] 비켜 272 00:16:58,225 --> 00:17:00,019 [정숙이 울먹인다] 273 00:17:00,102 --> 00:17:01,812 - [애잔한 음악] - 아, 놔 274 00:17:02,604 --> 00:17:05,524 [정숙] 엄마 딸이 이 병원 의사잖아 275 00:17:09,445 --> 00:17:10,696 엄마 276 00:17:11,321 --> 00:17:15,159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도 있겠지, 근데 277 00:17:15,951 --> 00:17:18,078 근데 나 [떨리는 숨소리] 278 00:17:18,996 --> 00:17:20,372 나… 279 00:17:20,456 --> 00:17:23,167 [울먹이며] 나 없는 데서 엄마 아픈 거 싫어 280 00:17:23,792 --> 00:17:26,170 상상도 하기 싫어! 281 00:17:27,796 --> 00:17:28,922 [정숙의 떨리는 숨소리] 282 00:17:29,006 --> 00:17:32,593 엄마, 내가 엄마 병 고쳐 줄 순 없어도 283 00:17:32,676 --> 00:17:35,971 여기선 최소한 엄마 옆에 있어 줄 수 있잖아 284 00:17:37,222 --> 00:17:40,142 나 없는 데서 아프면 엄마 또… [울음] 285 00:17:40,851 --> 00:17:44,063 다 괜찮다고만 할 거잖아 286 00:17:46,273 --> 00:17:47,733 [훌쩍인다] 287 00:17:50,652 --> 00:17:53,822 [덕례] 다 큰 게 울기는 왜 울어, 이것아 288 00:17:57,367 --> 00:17:59,787 나 엄마 아픈 거 싫어 289 00:18:00,537 --> 00:18:03,165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엄마도 알지? 290 00:18:03,248 --> 00:18:05,959 구산대병원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좋은 거 291 00:18:06,043 --> 00:18:09,505 알지, 그럼 누구 딸이 다니는 병원인데 292 00:18:10,881 --> 00:18:12,132 그리고… 293 00:18:12,216 --> 00:18:13,300 [훌쩍인다] 294 00:18:13,383 --> 00:18:14,885 그리고 또 뭐? 295 00:18:19,598 --> 00:18:21,266 [정숙이 코를 흥 푼다] 296 00:18:25,062 --> 00:18:27,898 여기 직원 할인도 된단 말이야 297 00:18:30,859 --> 00:18:33,654 - [덕례] 아유, 으이그! 으이그 - [정숙의 웃음] 298 00:18:34,279 --> 00:18:36,115 [웃으며] 참… 299 00:18:36,740 --> 00:18:38,367 - [덕례가 훌쩍인다] - [정숙] 엄마 300 00:18:38,951 --> 00:18:41,745 치료받고 얼른 낫자, 응? 301 00:18:42,746 --> 00:18:43,914 엄마 302 00:18:43,997 --> 00:18:46,416 - 나한테 엄마밖에 없는 거 알지? - [덕례의 한숨] 303 00:18:48,043 --> 00:18:51,130 - [훌쩍이며] 얼른 낫자, 어? - [탁탁 토닥이는 소리] 304 00:18:56,260 --> 00:18:57,636 [사락거리는 소리] 305 00:18:58,846 --> 00:19:00,055 [한숨] 306 00:19:04,393 --> 00:19:05,561 [노크 소리] 307 00:19:05,644 --> 00:19:07,354 [승희] 들어오세요 308 00:19:10,023 --> 00:19:11,316 [마우스 조작음] 309 00:19:12,860 --> 00:19:14,278 [문 닫히는 소리] 310 00:19:14,361 --> 00:19:15,863 무슨 일로… 311 00:19:21,702 --> 00:19:23,162 안녕하세요 312 00:19:24,121 --> 00:19:25,539 [한숨] 313 00:19:31,170 --> 00:19:32,713 무슨 일로 왔니? 314 00:19:35,966 --> 00:19:37,259 [한숨] 315 00:19:39,636 --> 00:19:41,930 [승희] 내가 시간이 많이 없거든 미안한데 다음에… 316 00:19:42,014 --> 00:19:43,390 잘못했어요 317 00:19:44,308 --> 00:19:45,475 뭘? 318 00:19:45,559 --> 00:19:47,561 은서 팔 다치게 한 거요 319 00:19:49,146 --> 00:19:52,399 [이랑] 은서, 올해 가고 싶은 미대 못 간다고 들었어요 320 00:19:53,317 --> 00:19:55,068 사과는 은서한테 해야지 321 00:19:55,152 --> 00:19:56,778 은서한테도 할 거예요 322 00:19:57,988 --> 00:19:59,198 [이랑] 할 건데… 323 00:19:59,781 --> 00:20:02,326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요 324 00:20:03,285 --> 00:20:04,119 부탁? 325 00:20:04,203 --> 00:20:06,079 아빠랑 헤어져 주세요 326 00:20:06,163 --> 00:20:07,372 [차분한 음악] 327 00:20:07,456 --> 00:20:10,209 [이랑] 아줌마가 우리 엄마보다 먼저인 거 알아요 328 00:20:10,292 --> 00:20:13,170 은서가 다 말해 줬어요 329 00:20:13,253 --> 00:20:15,923 그러니까 우리 아빠 자기한테 양보하라고 330 00:20:17,507 --> 00:20:21,303 우리 아빠 백 점짜리 아빠는 아니지만 331 00:20:22,221 --> 00:20:24,681 그래도 아예 없어지는 건 무서워요 332 00:20:26,808 --> 00:20:28,769 그냥 부탁드리는 거 아니에요 333 00:20:28,852 --> 00:20:30,562 저도 벌받을게요 334 00:20:31,271 --> 00:20:34,483 은서처럼 저도 미대 335 00:20:36,944 --> 00:20:38,320 포기할게요 336 00:20:39,821 --> 00:20:40,989 그리고 337 00:20:41,657 --> 00:20:44,076 우리 할머니도 꼭 고쳐 주세요 338 00:20:50,832 --> 00:20:52,542 [덕례] 우리 이랑이 339 00:20:52,626 --> 00:20:55,712 - 머리가 참 많이 자랐네 - [따뜻한 음악] 340 00:20:55,796 --> 00:20:58,215 꼭 다 큰 처자 같으다 341 00:20:58,298 --> 00:21:01,301 할머니, 나 이제 다 컸어요 342 00:21:01,385 --> 00:21:03,762 아이고, 다 크기는 343 00:21:03,845 --> 00:21:05,889 내 눈에는 아직도 애기구먼 344 00:21:06,556 --> 00:21:08,141 [덕례] 자, 이리 와 345 00:21:08,225 --> 00:21:10,310 [이랑] 다 컸다니까 346 00:21:11,520 --> 00:21:13,021 [한숨] 347 00:21:14,398 --> 00:21:16,566 우리 이랑이가 348 00:21:17,109 --> 00:21:20,153 네 살 때인가, 다섯 살 때인가 349 00:21:20,237 --> 00:21:23,949 [덕례] 어린이집 끝나고 이 할머니가 데리러 가면 350 00:21:24,032 --> 00:21:26,076 니가 한달음에 달려와서는 351 00:21:26,159 --> 00:21:29,371 '할머니' 하고 폭 안기는데 352 00:21:29,454 --> 00:21:30,580 세상에 353 00:21:31,248 --> 00:21:35,252 너무 이뻐서 가슴이 미어지는 것만 같았어 354 00:21:35,919 --> 00:21:40,048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이 마음이 355 00:21:40,132 --> 00:21:44,052 순두부처럼 몽글몽글 그래진다니까 356 00:21:45,137 --> 00:21:46,513 이랑아 357 00:21:49,016 --> 00:21:51,184 니 엄마 키울 때는 358 00:21:52,019 --> 00:21:56,148 너 키울 때처럼 이뻐라 못 했어 359 00:21:56,231 --> 00:21:57,816 이랑이 니가 360 00:21:58,525 --> 00:22:00,319 엄마 많이 사랑해 줘 361 00:22:00,944 --> 00:22:03,363 응, 그럴게요 362 00:22:05,282 --> 00:22:06,908 [덕례] 아이고 363 00:22:07,409 --> 00:22:10,996 [정숙] 어어? 이랑이 또 할머니한테만 애교 부리는 거야? 364 00:22:11,079 --> 00:22:11,955 [이랑의 웃음] 365 00:22:12,039 --> 00:22:14,541 할머니 편찮으셔, 빨랑 내려와 366 00:22:14,624 --> 00:22:16,001 [이랑] 엄마 367 00:22:16,084 --> 00:22:18,295 할머니가 엄마보다 내가 더 이쁘대 368 00:22:19,171 --> 00:22:20,339 [정숙의 놀란 소리] 369 00:22:20,422 --> 00:22:21,923 엄마 진짜 그랬어? 370 00:22:22,007 --> 00:22:23,884 아이고, 무슨 말을 못 해 371 00:22:23,967 --> 00:22:27,137 [정숙] 아이, 어떻게 그래? 엄마 딸이 더 예뻐야지, 봐 봐 372 00:22:27,846 --> 00:22:28,805 [덕례] 무섭다, 무서워 373 00:22:28,889 --> 00:22:32,059 [함께 웃는다] 374 00:22:37,731 --> 00:22:39,900 배 안 고파? 밥 먹을래? 375 00:22:40,484 --> 00:22:42,319 오빠 잠깐 시간 돼? 376 00:22:43,904 --> 00:22:48,158 [덕례] 이렇게 앉아서 다니니까 세상 편하다 377 00:22:49,284 --> 00:22:52,746 [정숙] 치, 빨리 나아서 걸어 다녀 378 00:22:53,538 --> 00:22:56,208 나는 엄마 휠체어 미는 거 너무 싫으니까 379 00:22:57,209 --> 00:22:58,627 [덕례] 정숙아 380 00:22:59,377 --> 00:23:00,504 [정숙] 응? 381 00:23:01,004 --> 00:23:03,548 [덕례] 별이 참 이쁘다 382 00:23:05,092 --> 00:23:06,718 [정숙의 탄성] 383 00:23:07,344 --> 00:23:09,554 - [감성적인 음악] - [정숙] 정말 이쁘다 384 00:23:12,015 --> 00:23:14,101 니 인생 385 00:23:14,184 --> 00:23:16,686 너무 불행하다고 생각하지 말아 386 00:23:18,271 --> 00:23:21,733 [덕례] 인생이 다 좋을 수만은 없는 거야 387 00:23:24,111 --> 00:23:27,906 정민이도 있고 이랑이도 있고 388 00:23:28,740 --> 00:23:31,326 돌고 돌아 다시 의사도 됐잖아 389 00:23:32,869 --> 00:23:33,870 [정숙] 응 390 00:23:34,955 --> 00:23:38,792 나는 이제 언제 가도 아쉽지 않아 391 00:23:39,543 --> 00:23:44,297 [덕례] 좋은 세상 다 보고 간다 정말이야 392 00:24:00,355 --> 00:24:01,773 [덕례의 의아한 소리] 393 00:24:02,315 --> 00:24:03,775 [덕례] 불을 끄고 나갔나? 394 00:24:03,859 --> 00:24:05,569 [정숙] 그러게 395 00:24:07,529 --> 00:24:10,073 - [이랑의 웃음] 할머니 - [덕례] 아유, 깜짝이야 396 00:24:11,158 --> 00:24:14,035 아, 이게 웬일이냐? 생일도 아닌데 397 00:24:14,119 --> 00:24:15,579 [정민] 생일에만 파티하나요 398 00:24:15,662 --> 00:24:18,331 할머니 웃으시라고 저희가 준비했어요 399 00:24:18,874 --> 00:24:20,083 [덕례] 아이고 400 00:24:20,167 --> 00:24:22,335 - [이랑] 짠! 선물도 있어요 - [정숙의 놀란 소리] 401 00:24:22,419 --> 00:24:24,004 [정민, 이랑의 웃음] 402 00:24:24,504 --> 00:24:25,964 - [정숙의 탄성] - [덕례] 아이고, 세상에 403 00:24:26,047 --> 00:24:29,509 아니, 이 비싼 걸 니들이 돈이 어디 있다고 404 00:24:29,593 --> 00:24:31,428 [이랑] 세뱃돈 많이 모아 놨어요 405 00:24:32,220 --> 00:24:34,764 어렸을 때 할머니랑 소꿉놀이하면서 406 00:24:34,848 --> 00:24:37,559 할머니가 오드리 헵번이 입었던 바바리코트랑 407 00:24:37,642 --> 00:24:40,937 예쁜 핸드백 갖고 싶다고 했던 게 기억나 가지고 [웃음] 408 00:24:41,813 --> 00:24:44,191 아, 가방은 오빠가 샀어요 409 00:24:44,274 --> 00:24:45,358 [정민이 살짝 웃는다] 410 00:24:45,442 --> 00:24:47,068 [덕례] 소꿉장난할 때면 411 00:24:47,152 --> 00:24:50,238 초등학교도 가기 전인데 그거를 다 기억해? 412 00:24:50,322 --> 00:24:51,531 [웃음] 413 00:24:51,615 --> 00:24:54,868 아이고, 누굴 닮아서 애들이 이렇게 똑똑할까 414 00:24:54,951 --> 00:24:58,079 [정숙] 아이, 누굴 닮긴 누굴 닮아 엄마 딸 닮았지 415 00:24:58,163 --> 00:24:59,915 [이랑, 정민의 웃음] 416 00:24:59,998 --> 00:25:01,124 [정민] 할머니, 촛불 417 00:25:03,960 --> 00:25:05,629 - 와! - [이랑, 정숙의 웃음] 418 00:25:05,712 --> 00:25:07,505 [정숙] 엄마 기분 좋겠네 419 00:25:08,256 --> 00:25:10,300 - [스위치 조작음] - [두런거리는 소리] 420 00:25:15,388 --> 00:25:16,932 [이랑이 살짝 웃는다] 421 00:25:17,015 --> 00:25:18,934 [정숙] 너무 이쁘다 422 00:25:23,188 --> 00:25:25,023 [이랑] 내가 다 골랐어요 423 00:25:25,106 --> 00:25:26,650 [이랑의 웃음] 424 00:26:27,043 --> 00:26:28,795 - [휴대전화 닫는 소리] - [한숨] 425 00:26:30,046 --> 00:26:31,298 [힘주는 소리] 426 00:26:31,381 --> 00:26:32,674 [숨 들이켜는 소리] 427 00:26:35,218 --> 00:26:36,678 - [한숨] - [마우스 클릭음] 428 00:26:38,096 --> 00:26:39,723 [부드러운 음악] 429 00:26:39,806 --> 00:26:41,057 [옅은 탄성] 430 00:27:06,624 --> 00:27:09,169 - [통화 연결음] - [한숨] 431 00:27:11,546 --> 00:27:12,839 [의사가 영어로] 닥터 최 잘 지냈어? 432 00:27:12,922 --> 00:27:14,299 잘 지내시죠? 433 00:27:14,382 --> 00:27:18,178 여쭤보고 싶은 게 있어서 연락드렸어요 434 00:27:18,261 --> 00:27:20,388 [승희] 사실은 제 환자 중에 435 00:27:20,472 --> 00:27:22,432 진단명이 명확하지 않은 환자가 있어요 436 00:27:22,515 --> 00:27:25,101 근데 제가 미국 있을 때 본 환자랑 비슷한 거 같아서요 437 00:27:25,185 --> 00:27:29,564 PMR에 거대 세포 동맥염이 있던 환자 같거든요 438 00:27:29,647 --> 00:27:30,774 [의사] 환자 증상이 어떤데? 439 00:27:31,399 --> 00:27:34,444 양쪽 어깨랑 목 통증 허벅지 통증이 있으셔서 440 00:27:34,527 --> 00:27:36,196 계단도 못 오르시고 441 00:27:36,821 --> 00:27:41,242 미열, 조조강직 체중 감소도 있으세요 442 00:27:41,326 --> 00:27:46,081 랩에서는 ESR, CRP 올라가 있는 거 외에는 이상이 없어요 443 00:27:46,164 --> 00:27:51,252 [승희] RF, 안티CCP도 음성이고요 444 00:27:51,336 --> 00:27:56,466 근전도, 신경 전도 검사 WBBS까지 모두 정상입니다 445 00:27:57,509 --> 00:28:01,429 MRI는 로컬에서 다 찍고 오셨는데 퇴행성 소견밖에 없고요 446 00:28:02,013 --> 00:28:05,350 얼마 전에는 뇌졸중으로 t-PA 투약받았어요 447 00:28:05,433 --> 00:28:09,145 교수님 생각은 어떠세요? 448 00:28:09,229 --> 00:28:13,024 [의사] 일단 이야기한 증상만 보면 PMR을 배제할 순 없겠네 449 00:28:13,691 --> 00:28:14,984 근데 동양인에게 450 00:28:15,068 --> 00:28:17,362 거대 세포 동맥염이 동반되는 경우는 흔치 않지 451 00:28:17,987 --> 00:28:22,158 GCA의 30%에서 50%는 PMR이 동반되고 있으니까 452 00:28:22,242 --> 00:28:24,828 일단 조직 검사 해 보고 453 00:28:24,911 --> 00:28:29,290 스테로이드 써 보고 반응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? 454 00:28:29,374 --> 00:28:31,793 감사해요, 교수님 455 00:28:31,876 --> 00:28:36,589 [의사] 그래, 미국에 들어온다더니 왜 아직 소식이 없어? 456 00:28:36,673 --> 00:28:39,050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해서요 457 00:28:39,134 --> 00:28:42,011 미국 가는 건 좀 더 고민해 보고 조만간 다시 연락드릴게요 458 00:28:42,095 --> 00:28:46,266 [의사] 알겠어, 꼭 연락해 459 00:28:48,810 --> 00:28:50,019 [통화 종료음] 460 00:28:50,687 --> 00:28:52,147 [하 내뱉는 소리] 461 00:29:00,822 --> 00:29:01,740 [노크 소리] 462 00:29:01,823 --> 00:29:03,783 - [한국어로] 어? - [문소리] 463 00:29:03,867 --> 00:29:05,243 [미희] 정숙아 464 00:29:08,121 --> 00:29:09,289 어머니 465 00:29:09,372 --> 00:29:10,582 [덕례] 아이고 466 00:29:10,665 --> 00:29:13,752 아, 바쁜데 뭘 여기까지 왔어 467 00:29:13,835 --> 00:29:17,338 어머니, 그렇게 말씀하시면 저 섭섭해요 468 00:29:19,924 --> 00:29:20,925 [목멘 소리로] 고생한다 469 00:29:21,009 --> 00:29:24,137 고생은 무슨, 뭘 이렇게 사 왔어 470 00:29:27,682 --> 00:29:29,017 [미희의 옅은 웃음] 471 00:29:32,479 --> 00:29:33,646 [미희가 훌쩍인다] 472 00:29:36,357 --> 00:29:39,068 - [미희] 어머니 많이 야위셨다 - [정숙의 한숨] 473 00:29:39,152 --> 00:29:40,445 병명은 아직이야? 474 00:29:41,362 --> 00:29:45,492 [정숙] 이것저것 검사도 해 보고 나도 알아보고 그러는데 475 00:29:46,201 --> 00:29:47,827 쉽지가 않네 476 00:29:48,411 --> 00:29:49,996 [미희] 정숙아 477 00:29:50,079 --> 00:29:54,042 내 남동생 친구가 아성병원 신경과 교수거든 478 00:29:54,125 --> 00:29:56,419 어머니 거기 한번 모시고 가 보는 거 어때? 479 00:29:56,503 --> 00:29:58,004 아성병원? 480 00:29:59,631 --> 00:30:00,757 거기 신경과 어때? 481 00:30:00,840 --> 00:30:03,218 [미희] 말해 뭐 해 우리나라 톱이지 482 00:30:04,427 --> 00:30:07,639 니가 옆에서 못 보는 게 마음이 쓰이겠지만 483 00:30:07,722 --> 00:30:09,849 그래도 어머니 치료가 우선이잖아 484 00:30:10,683 --> 00:30:12,769 여기서 진척 없으면 생각해 봐 485 00:30:12,852 --> 00:30:16,147 그 친구한테 특별하게 신경 써 달라고 부탁해 놓을게 486 00:30:20,610 --> 00:30:22,195 [휴대전화 진동음] 487 00:30:22,987 --> 00:30:24,072 [툭 놓는 소리] 488 00:30:27,242 --> 00:30:28,743 네, 과장님 489 00:30:29,994 --> 00:30:31,788 오덕례 환자가요? 490 00:30:32,789 --> 00:30:34,707 제가 바로 가 볼게요 491 00:30:35,834 --> 00:30:37,293 [한숨] 492 00:30:39,504 --> 00:30:40,922 [다가오는 발소리] 493 00:30:41,005 --> 00:30:42,507 [승희] 차정숙 선생 494 00:30:43,967 --> 00:30:45,844 어머니 관련해서 할 말이 있어 495 00:30:46,469 --> 00:30:47,595 여기서 하시죠 496 00:30:48,972 --> 00:30:50,056 [승희] 오덕례 환자 497 00:30:50,139 --> 00:30:52,225 류마티스내과랑 신경외과 교수랑 상의해서 498 00:30:52,308 --> 00:30:53,476 조직 검사 했는데 499 00:30:53,560 --> 00:30:55,144 측두 동맥 조직 검사상 500 00:30:55,228 --> 00:30:58,231 거대 세포 침윤과 혈관 내막의 비후가 확인됐어 501 00:30:59,357 --> 00:31:00,984 GCA가 맞아 502 00:31:01,067 --> 00:31:04,487 어머니한테 위험 인자도 없는데 GCA 때문에 뇌경색이 생긴 거 같아 503 00:31:05,655 --> 00:31:09,200 내가 진단하기로는 어머니는 류마티스성 다발 근통이야 504 00:31:10,368 --> 00:31:12,328 - [차분한 음악] - 다른 병원 간다며 505 00:31:12,954 --> 00:31:16,165 갈 땐 가더라도 일단 프레드니손 투약은 하고 가 506 00:31:17,417 --> 00:31:19,294 우리 병원에서 치료하면 더 좋고 507 00:31:20,962 --> 00:31:22,547 차 선생 어머니기 전에 508 00:31:23,756 --> 00:31:25,341 내 환자니까 509 00:31:33,683 --> 00:31:34,809 그리고 510 00:31:35,977 --> 00:31:38,313 본인 건강도 신경 써 511 00:31:38,396 --> 00:31:39,939 얼굴이 말이 아니야 512 00:32:05,757 --> 00:32:07,175 [한숨] 513 00:32:12,013 --> 00:32:13,598 [사이렌 소리] 514 00:32:19,938 --> 00:32:21,230 [종권] 아이고 515 00:32:27,695 --> 00:32:28,780 - [정숙] 아… - [종권] 아이고 516 00:32:28,863 --> 00:32:31,199 우리 차 선생도 와 있었네 517 00:32:32,408 --> 00:32:35,411 오덕례 님, 오늘은 좀 어떠세요? 518 00:32:35,495 --> 00:32:39,874 전보다 훨씬 좋아졌어요 어깨도 거의 안 아프고 519 00:32:40,458 --> 00:32:43,336 [덕례] 다리에 힘도 생겨서 걸어서 산책하고요 520 00:32:43,419 --> 00:32:45,505 정말 감사합니다, 교수님 521 00:32:45,588 --> 00:32:49,509 아이고, 감사는 제가 아니라 최 교수가 받아야죠 522 00:32:49,592 --> 00:32:52,261 [종권] 최 교수가 고생 많이 했습니다 523 00:32:52,345 --> 00:32:55,848 며칠 더 지켜보다가 괜찮으면 퇴원하셔도 되겠어요 524 00:32:55,932 --> 00:32:58,351 - [덕례] 예 - [정숙] 여러모로 배려해 주셔서 525 00:32:58,434 --> 00:32:59,519 감사합니다 526 00:32:59,602 --> 00:33:01,688 차 선생도 고생 많았어요 527 00:33:01,771 --> 00:33:04,357 [종권] 이제 한시름 놔요 그럼, 어머니 528 00:33:11,406 --> 00:33:13,241 [문 닫히는 소리] 529 00:33:23,126 --> 00:33:24,252 [승희] 무슨 일이야? 530 00:33:27,964 --> 00:33:29,382 우리 엄마 531 00:33:31,300 --> 00:33:32,844 고쳐 줘서 고마워 532 00:33:35,179 --> 00:33:37,140 [정숙] 그렇다고 널 용서한다는 건 아니야 533 00:33:37,765 --> 00:33:38,850 아니 534 00:33:39,851 --> 00:33:41,728 널 용서할 수 없어 535 00:33:42,437 --> 00:33:45,064 그렇지만 고마운 건 고마운 거니까 536 00:33:45,982 --> 00:33:47,859 인사는 해야 할 거 같아서 537 00:33:50,361 --> 00:33:53,448 [승희] 이랑이가 날 찾아왔었어 538 00:33:57,452 --> 00:33:59,954 은서 다치게 한 건 미안하다면서 539 00:34:00,830 --> 00:34:03,916 자기도 올해 미대 진학 포기하겠다고 하더라 540 00:34:04,625 --> 00:34:05,626 [무거운 음악] 541 00:34:05,710 --> 00:34:08,046 이랑이한테 원하는 대학 가라고 해 542 00:34:08,629 --> 00:34:11,841 그리고 은서에 대한 죄책감도 더 이상 갖지 말고 543 00:34:15,261 --> 00:34:16,804 우리가 544 00:34:18,431 --> 00:34:20,892 아이들한테 너무 큰 상처를 줬어 545 00:34:45,041 --> 00:34:46,542 [휭 바람 소리] 546 00:34:49,337 --> 00:34:51,089 [인호] 뭐지, 이 서늘함은? 547 00:34:51,172 --> 00:34:52,465 [문소리] 548 00:34:54,884 --> 00:34:55,927 [문 닫히는 소리] 549 00:35:08,648 --> 00:35:09,482 이게 뭐야? 550 00:35:09,565 --> 00:35:12,318 보면 몰라? 이혼 신고서잖아 551 00:35:12,985 --> 00:35:15,780 [정숙] 재판하는 것보단 합의가 편하겠지? 552 00:35:15,863 --> 00:35:18,116 필요한 서류는 문자로 보내 놓을 테니까 553 00:35:18,199 --> 00:35:19,826 준비되면 말해 554 00:35:19,909 --> 00:35:22,328 신고는 나 혼자 하러 가도 되니까 555 00:35:22,411 --> 00:35:24,622 [인호] 당신 멋대로 이렇게 하는 게 어디 있어? 556 00:35:24,705 --> 00:35:26,082 이혼은 당신 혼자 하니? 557 00:35:26,165 --> 00:35:29,293 이렇게 당신 마음대로 할 거면 난 협조 못 하지! 558 00:35:30,086 --> 00:35:31,712 아니 559 00:35:31,796 --> 00:35:35,716 장모님도 아직 회복 중이신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? 560 00:35:35,800 --> 00:35:38,803 그래, 난 꼭 해야겠어 561 00:35:39,303 --> 00:35:41,889 [정숙] 지금 나한테는 이혼이 그 무엇보다도 시급한 562 00:35:41,973 --> 00:35:43,391 내 인생의 숙제가 됐어 563 00:35:43,474 --> 00:35:44,725 내 딸이 564 00:35:45,601 --> 00:35:46,602 [정숙의 한숨] 565 00:35:47,770 --> 00:35:49,730 당신 딸들이 괴로워해 566 00:35:50,565 --> 00:35:53,526 어른들 때문에 그 애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567 00:35:55,278 --> 00:35:56,988 엄마도 회복되고 있고 568 00:35:57,071 --> 00:36:00,074 더 이상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 싶지 않아 569 00:36:00,158 --> 00:36:01,367 하루빨리 끝내고 싶어 570 00:36:01,450 --> 00:36:02,827 난 이혼 못 해! 571 00:36:04,078 --> 00:36:05,913 [인호] 그렇게 나하고 이혼이 하고 싶으면 572 00:36:08,166 --> 00:36:09,167 소송해 573 00:36:09,250 --> 00:36:11,377 [고조되는 음악] 574 00:36:11,460 --> 00:36:12,795 [정숙의 기가 찬 숨소리] 575 00:36:14,547 --> 00:36:16,215 [정숙]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576 00:36:16,299 --> 00:36:19,677 당신은 유책 배우자야 잘못은 당신이 했다고! 577 00:36:19,760 --> 00:36:22,138 알아, 그래서 무릎 꿇고 사과도 하고 578 00:36:22,221 --> 00:36:24,515 당신한테 잘하려고 노력하잖아! 579 00:36:25,141 --> 00:36:26,851 [인호] 당신이 소송하면 580 00:36:28,519 --> 00:36:32,440 내 전 재산을 들여서라도 우리 이혼 막을 거야 581 00:36:37,278 --> 00:36:38,613 [기막힌 숨소리] 582 00:36:56,589 --> 00:36:58,299 [승희] 여긴 어쩐 일이야? 583 00:36:59,634 --> 00:37:01,928 가끔 병원 사람들 피해서 오던 데잖아 584 00:37:02,011 --> 00:37:03,137 [승희] 그러니까 585 00:37:03,221 --> 00:37:05,306 와이프한테 최선을 다하겠다는 사람이 586 00:37:05,389 --> 00:37:07,808 나랑 오던 데를 뭣 하러 왔냐고 587 00:37:09,143 --> 00:37:10,645 그냥 와졌어 588 00:37:12,438 --> 00:37:15,524 [인호] 내 두 다리가 그냥 저절로 걸어서 589 00:37:15,608 --> 00:37:19,445 여기까지 온 거를 뭐 어떡하라고 590 00:37:23,991 --> 00:37:26,160 - [분위기 있는 음악이 흐른다] - [미희] 아니 591 00:37:26,244 --> 00:37:28,120 이게 무슨 일이야? 592 00:37:28,204 --> 00:37:30,831 니가 이런 데서 술을 다 사고? 593 00:37:30,915 --> 00:37:33,876 [정숙] 치 맨날 너만 쏘란 법 있어? 594 00:37:34,502 --> 00:37:37,213 나도 한 번쯤 플렉스해 보고 싶었다, 뭐 595 00:37:38,339 --> 00:37:40,132 - 짠 - [미희가 피식 웃는다] 596 00:37:40,216 --> 00:37:41,425 [미희] 아이고 597 00:37:41,509 --> 00:37:45,346 어머니 회복하시니까 마음이 아주 편해지셨나 봐요? 598 00:37:46,305 --> 00:37:49,100 그래서 그런지 마음이 좀 급해져 599 00:37:49,183 --> 00:37:50,309 [미희] 응? 600 00:37:51,435 --> 00:37:53,312 정민 아빠한테 이혼하자고 했어 601 00:37:53,396 --> 00:37:54,355 진짜? 602 00:37:55,022 --> 00:37:56,983 이혼 서류 채워서 보냈어 603 00:37:57,066 --> 00:37:58,359 서인호 뭐래? 604 00:37:58,442 --> 00:37:59,527 [헛웃음] 605 00:38:00,611 --> 00:38:02,363 이혼하기 싫다고 606 00:38:03,239 --> 00:38:04,824 소송하란다 607 00:38:05,366 --> 00:38:06,659 [미희] 걔 미친 거 아니야? 608 00:38:06,742 --> 00:38:07,994 [쾅] 609 00:38:08,077 --> 00:38:11,706 [술 취한 말투로] 미안하다 승희야, 진짜 미안하다 610 00:38:11,789 --> 00:38:13,499 내가 죽일 놈이야 611 00:38:14,250 --> 00:38:15,751 그렇지? 612 00:38:16,502 --> 00:38:18,170 조용히 좀 해 613 00:38:18,254 --> 00:38:19,964 [인호] 쉿! 쉿 614 00:38:20,047 --> 00:38:21,549 [덜컹거리는 소리] 615 00:38:22,133 --> 00:38:24,260 내 인생은 말이지 616 00:38:25,052 --> 00:38:28,347 초장부터 단추를 잘못 끼웠어 617 00:38:31,100 --> 00:38:32,935 내 단추를 말이야 618 00:38:33,644 --> 00:38:38,024 너한테 끼웠었는데 그거를 정숙이한테 잘못 끼우고 619 00:38:38,107 --> 00:38:43,362 계속 그렇게 풀었다가 끼웠다가 이랬다가 저랬다가 620 00:38:43,446 --> 00:38:46,449 결국에는 단추가 똑 621 00:38:47,408 --> 00:38:49,660 떨어져 버렸단 말이지 622 00:38:51,787 --> 00:38:53,831 이게 다 내 죄지, 뭐, 그렇지? 623 00:38:53,914 --> 00:38:55,291 알면 됐어 624 00:38:55,374 --> 00:38:59,128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이혼이라니! 625 00:38:59,211 --> 00:39:01,005 [인호] 이혼이라니 626 00:39:01,088 --> 00:39:04,717 [울분에 찬 목소리로]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가 있어! 627 00:39:05,760 --> 00:39:08,888 내가 다 잘한 거는 아니지마는 628 00:39:09,930 --> 00:39:11,057 내가 629 00:39:11,974 --> 00:39:13,893 용서해 달라고 630 00:39:14,769 --> 00:39:16,479 무릎까지 꿇었어 631 00:39:18,022 --> 00:39:20,316 [헛웃음] 무릎을 꿇었다고? 632 00:39:20,399 --> 00:39:21,901 [인호] 응! 633 00:39:21,984 --> 00:39:24,278 그게 내 앞에서 할 소리야? 634 00:39:27,031 --> 00:39:28,324 아휴 635 00:39:32,703 --> 00:39:33,829 [분위기 있는 음악이 흐른다] 636 00:39:33,913 --> 00:39:35,456 [정숙] 천천히 마셔 637 00:39:36,791 --> 00:39:38,000 [미희] 그래 638 00:39:38,667 --> 00:39:40,920 새 인생 시작하는 것도 괜찮지 639 00:39:41,003 --> 00:39:42,004 [정숙이 피식한다] 640 00:39:42,088 --> 00:39:44,840 - 똥차 가면 벤츠 온다잖아 - [정숙의 웃음] 641 00:39:44,924 --> 00:39:47,009 서인호 가면 로이 킴 오잖아? 642 00:39:47,093 --> 00:39:48,219 [정숙의 어이없는 소리] 643 00:39:48,302 --> 00:39:50,262 뭔 또 뚱딴지같은 소리야? 644 00:39:50,346 --> 00:39:52,640 [미희]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? 645 00:39:52,723 --> 00:39:53,849 합리적 의심이지 646 00:39:53,933 --> 00:39:58,104 [정숙] 야, 그게 뭐, 어디 뭐, 어딜 봐서 합리적 의심이야? 647 00:39:58,187 --> 00:40:02,483 뭐, 나 좋아한다고 고백이라도 하디? 어이구, 치 648 00:40:04,610 --> 00:40:05,945 [미희] 자, 이제 649 00:40:06,028 --> 00:40:08,739 - 너님이 얘기할 차례 - [로이의 후 내뱉는 소리] 650 00:40:10,533 --> 00:40:11,617 정숙이 651 00:40:13,202 --> 00:40:14,453 [로이] 저는… 652 00:40:20,584 --> 00:40:21,627 아니요 653 00:40:23,462 --> 00:40:24,839 아닙니다 654 00:40:24,922 --> 00:40:26,090 뭐… 655 00:40:26,799 --> 00:40:28,676 그런 말은 안 했지 656 00:40:29,593 --> 00:40:30,886 - 피 - [미희] 근데 너 657 00:40:30,970 --> 00:40:33,055 그 사람한테 전혀 마음이 없어? 658 00:40:33,722 --> 00:40:34,765 [정숙] 야 659 00:40:35,474 --> 00:40:37,977 내가 지금 그런 거 신경 쓸 여력이 어디 있냐? 660 00:40:38,060 --> 00:40:40,020 엄마 아프지 661 00:40:40,104 --> 00:40:41,939 나 이혼하게 생겼지 662 00:40:42,022 --> 00:40:44,275 - [미희의 한숨] - 애 고3이지, 나 일하지 663 00:40:44,859 --> 00:40:47,319 진짜 정신이 하나도 없다 664 00:40:47,403 --> 00:40:49,071 [미희] 근데 이혼하면 665 00:40:49,155 --> 00:40:51,991 너 서인호랑 최승희랑 둘이 666 00:40:52,074 --> 00:40:54,618 잘 먹고 잘 사는 꼴 볼 수 있겠냐? 667 00:40:56,036 --> 00:40:57,538 [정숙의 한숨] 668 00:40:58,080 --> 00:41:00,124 - [차분한 음악] - 걔네 둘이 669 00:41:01,292 --> 00:41:03,210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까? 670 00:41:04,837 --> 00:41:06,672 내가 최승희라면 671 00:41:07,756 --> 00:41:10,551 금세 콩깍지가 벗겨질 거 같은데 672 00:41:11,927 --> 00:41:14,221 [정숙] 왜, 니가 너무너무 갖고 싶어 하는 673 00:41:14,305 --> 00:41:18,350 한정판 가방이 다 팔릴까 봐서 노심초사하다가도 674 00:41:18,434 --> 00:41:20,269 막상 그거 니 손에 넣으면 675 00:41:21,103 --> 00:41:23,898 그 기쁨도 얼마 안 가서 사그라들잖아 676 00:41:24,690 --> 00:41:26,942 장롱에 넣고 잊어버릴 만큼 677 00:41:27,026 --> 00:41:28,277 [미희] 그렇지 678 00:41:28,360 --> 00:41:29,570 에이! 679 00:41:30,279 --> 00:41:32,531 야, 가방이랑 남자랑 같니? 680 00:41:32,615 --> 00:41:33,699 [정숙의 웃음] 681 00:41:34,492 --> 00:41:35,951 다르지 682 00:41:36,535 --> 00:41:37,953 가방이 낫지 683 00:41:38,621 --> 00:41:39,622 [정숙] 짠 684 00:41:40,206 --> 00:41:41,749 [미희] 와우 685 00:41:44,168 --> 00:41:45,586 [정숙의 옅은 웃음] 686 00:41:51,217 --> 00:41:53,469 [승희] 정신 좀 차려 687 00:41:54,053 --> 00:41:55,262 [승희의 힘겨운 신음] 688 00:41:55,930 --> 00:41:58,182 [인호의 술 취한 소리] 689 00:41:58,891 --> 00:42:01,602 - [인호] 아유, 아유 - [승희의 힘겨운 소리] 690 00:42:03,229 --> 00:42:04,355 [승희의 한숨] 691 00:42:04,438 --> 00:42:06,148 - [승희] 일어나 - [인호] 어? 692 00:42:06,982 --> 00:42:08,651 - 일어나! - [인호] 어 693 00:42:09,235 --> 00:42:10,945 [승희의 짜증 섞인 한숨] 694 00:42:11,028 --> 00:42:13,113 - [승희] 좀 일어나라고! - [인호의 짜증 섞인 소리] 695 00:42:14,907 --> 00:42:16,784 아유, 진짜 696 00:42:18,118 --> 00:42:20,287 자, 자, 하나, 둘 697 00:42:20,371 --> 00:42:21,622 [인호의 힘주는 소리] 698 00:42:21,705 --> 00:42:24,166 [승희의 힘겨운 소리] 699 00:42:24,750 --> 00:42:26,085 똑바로 [한숨] 700 00:42:28,212 --> 00:42:29,588 [승희의 탄식] 701 00:42:30,965 --> 00:42:32,675 - [인호의 힘겨운 신음] - 악! 702 00:42:32,758 --> 00:42:35,386 - [인호] 아휴 - [승희의 당황한 소리] 703 00:42:38,597 --> 00:42:40,099 [인호의 술 취한 소리] 704 00:42:41,016 --> 00:42:42,726 [답답한 한숨] 705 00:42:42,810 --> 00:42:44,728 [웅얼거린다] 706 00:42:47,856 --> 00:42:49,483 [짜증 섞인 한숨] 707 00:42:52,987 --> 00:42:55,114 [분위기 있는 음악이 흐른다] 708 00:42:56,198 --> 00:42:57,741 - [정숙] 치 - [미희의 웃음] 709 00:42:58,784 --> 00:42:59,994 대리 불렀어? 710 00:43:00,077 --> 00:43:03,289 [미희] 아까 불렀지, 먼저 가 711 00:43:04,707 --> 00:43:06,458 [정숙] 난 좀 걷다가 택시 탈게 712 00:43:06,542 --> 00:43:07,710 [미희] 그래그래 713 00:43:08,627 --> 00:43:10,462 - [정숙] 조심히 가 - 알았어 714 00:43:11,088 --> 00:43:12,381 [미희] 정숙아 715 00:43:18,012 --> 00:43:19,805 - 아이고 - [잔잔한 음악] 716 00:43:19,888 --> 00:43:21,473 걱정하지 마 717 00:43:23,684 --> 00:43:24,643 가 718 00:43:25,227 --> 00:43:27,563 - 들어가, 넘어지지 말고 - [미희] 가, 가, 가, 가 719 00:43:27,646 --> 00:43:28,606 알았다고 720 00:43:29,773 --> 00:43:31,150 - 조심히 가 - [미희] 알았다고! 721 00:43:31,233 --> 00:43:32,693 가라고, 알았다고 722 00:43:40,743 --> 00:43:41,994 [한숨] 723 00:43:42,661 --> 00:43:46,206 니들은 갈라서도 갈 데라도 있어서 좋겠다 724 00:43:47,291 --> 00:43:50,628 서인호는 최승희한테 가고 725 00:43:50,711 --> 00:43:54,673 차정숙은 로이한테 가고 726 00:43:56,592 --> 00:43:58,469 - [한숨] - [로이] 아니요 727 00:44:00,304 --> 00:44:01,305 아닙니다 728 00:44:01,388 --> 00:44:03,098 정말요? 729 00:44:04,433 --> 00:44:06,477 [로이] 실은 내 감정이 730 00:44:06,560 --> 00:44:09,897 차 선생한테 누가 될 수 있다는 거 알아요 731 00:44:11,231 --> 00:44:12,650 그래서 지금은 732 00:44:13,817 --> 00:44:14,818 아닙니다 733 00:44:15,819 --> 00:44:18,197 아니라고 딱 잡아떼는 걸로 하시죠 734 00:44:18,906 --> 00:44:20,115 [피식 웃는다] 735 00:44:21,617 --> 00:44:24,078 좋다는 얘기보다 더 무섭네 736 00:44:30,250 --> 00:44:32,252 [미희, 로이의 시원한 숨소리] 737 00:44:33,921 --> 00:44:36,215 외로워, 외롭다 738 00:44:36,298 --> 00:44:38,300 한잔 더 해야겠어 739 00:44:48,852 --> 00:44:51,313 [오토바이 엔진음] 740 00:44:51,397 --> 00:44:52,898 [새소리] 741 00:44:58,237 --> 00:44:59,863 [익살스러운 효과음] 742 00:45:00,531 --> 00:45:02,616 [흥미로운 음악] 743 00:45:07,079 --> 00:45:08,539 [서늘한 효과음] 744 00:45:10,582 --> 00:45:12,376 [익살스러운 효과음] 745 00:45:19,425 --> 00:45:20,759 [당황한 숨소리] 746 00:45:23,262 --> 00:45:24,888 [후 내뱉는 소리] 747 00:45:33,522 --> 00:45:35,107 [통화 연결음] 748 00:45:36,733 --> 00:45:39,361 - [안내 음성] 연결이 되지 않아… - 아휴 749 00:45:39,445 --> 00:45:42,030 아니, 진짜 내 돈 들고 잠수라도 탄 거야, 뭐야? 750 00:45:42,114 --> 00:45:45,409 졸지에 상간녀 된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, 내 돈까지… 751 00:45:45,492 --> 00:45:46,869 - [도어 록 작동음] - 가만있어 봐 752 00:45:46,952 --> 00:45:48,745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 되나? 753 00:45:48,829 --> 00:45:50,622 - [문소리] - [도어 록 작동음] 754 00:45:52,708 --> 00:45:54,084 [문 닫히는 소리] 755 00:45:56,920 --> 00:45:58,172 어머니, 일찍 일어나셨네요 756 00:45:58,255 --> 00:46:00,424 [애심] 아, 너 왜 연락도 없이 외박을 했어? 757 00:46:01,008 --> 00:46:02,259 밤새 수술 있었던 거니? 758 00:46:02,342 --> 00:46:05,179 예, 어려운 환자가 있었어요 759 00:46:06,305 --> 00:46:07,389 [애심] 얘 760 00:46:08,223 --> 00:46:10,476 법원에서 이거 왔던데, 이거 뭐야? 761 00:46:10,559 --> 00:46:12,060 법원이요? 762 00:46:17,483 --> 00:46:18,442 [땡 울리는 효과음] 763 00:46:18,525 --> 00:46:21,111 [애심이 놀라며] 어머 이거 이혼 소장이야? 764 00:46:21,195 --> 00:46:23,489 - 아휴, 내가 미쳐! - [탁 발 구르는 소리] 765 00:46:24,072 --> 00:46:25,574 니들 진짜 이혼하는 거야? 766 00:46:25,657 --> 00:46:29,161 아니, 여태 에미 마음 하나 못 돌려놓고 뭐 했어? 767 00:46:29,244 --> 00:46:31,288 내가 이러다가 제명에 못 죽지 768 00:46:31,872 --> 00:46:32,956 [애심의 울먹이는 소리] 769 00:46:33,040 --> 00:46:38,378 아이고, 우리 집안이 이렇게 풍비박산이 나는구나 770 00:46:40,839 --> 00:46:42,257 [깊은 한숨] 771 00:46:42,341 --> 00:46:44,593 [애심의 울음] 772 00:46:45,260 --> 00:46:47,679 [인호] 이게 도대체 뭐야 이게 뭐냐고! 773 00:46:47,763 --> 00:46:49,264 [정숙] 알면서 뭘 물어? 774 00:46:50,265 --> 00:46:51,183 [인호의 한숨] 775 00:46:51,767 --> 00:46:53,393 [인호] 어제 합의 이혼 서류 들이밀고 776 00:46:53,477 --> 00:46:55,437 오늘 이혼 소장 날리는 게 말이 돼? 777 00:46:57,189 --> 00:46:59,942 당신 진짜 나하고 헤어지고 말겠다는 거야? 778 00:47:00,025 --> 00:47:01,401 이혼이 그렇게 하고 싶어? 779 00:47:01,485 --> 00:47:05,405 나는 조용하게 합의 이혼으로 끝내고 싶었어 780 00:47:05,489 --> 00:47:08,200 [정숙] 근데 당신이 싫다며? 소송하라며? 781 00:47:08,951 --> 00:47:10,744 그럴 거 같아서 미리 준비한 거야 782 00:47:10,827 --> 00:47:12,663 [인호] 그게 진짜 소송하라는 소리야? 783 00:47:12,746 --> 00:47:14,581 이혼하기 싫다는 소리지! 784 00:47:15,374 --> 00:47:18,001 그래, 행간의 의미가 뭔지 몰라? 785 00:47:18,085 --> 00:47:20,504 이혼을 하고야 말겠다는 나의 의지를 786 00:47:20,587 --> 00:47:21,964 이렇게 보여 주는 거야 787 00:47:25,133 --> 00:47:26,426 [후 내뱉는 소리] 788 00:47:27,970 --> 00:47:29,471 [인호] 당신 말이야 789 00:47:30,973 --> 00:47:33,850 이렇게 죽자 사자 이혼하려는 진짜 이유가 뭐야? 790 00:47:33,934 --> 00:47:34,935 무슨 뜻이야? 791 00:47:35,519 --> 00:47:37,104 혹시 그놈 때문이야? 792 00:47:37,688 --> 00:47:39,064 로이 킴벌리? 793 00:47:39,773 --> 00:47:40,857 [흥미로운 음악] 794 00:47:40,941 --> 00:47:42,150 [인호] 김칫국 마시지 마 795 00:47:42,234 --> 00:47:44,528 그렇게 젊고 멀쩡한 애가 미쳤니? 796 00:47:44,611 --> 00:47:45,779 [헛웃음] 797 00:47:46,989 --> 00:47:48,532 아휴, 진짜 798 00:47:48,615 --> 00:47:50,284 [정숙이 치를 떨며] 아휴 799 00:47:50,367 --> 00:47:52,911 아주 찌질의 끝을 보여 주는구나, 어? 800 00:47:52,995 --> 00:47:55,998 그나마 남아 있던 미운 정까지 똑 떨어지게 해 줘서 아주 801 00:47:56,081 --> 00:47:58,083 고맙네, 고마워 802 00:47:58,750 --> 00:48:00,377 아휴, 아휴 803 00:48:02,379 --> 00:48:03,839 [인호] 이렇게 가는 게 어디 있어? 804 00:48:03,922 --> 00:48:05,966 얘기 끝내고 가! 805 00:48:08,176 --> 00:48:09,344 [분한 숨소리] 806 00:48:12,431 --> 00:48:15,350 [로이] 박 간호사님 신규선 환자 차트 좀 주세요 807 00:48:15,434 --> 00:48:18,312 - [휴대전화 진동음] - 아, 잠시만요 808 00:48:20,147 --> 00:48:21,273 여보세요 809 00:48:21,356 --> 00:48:24,860 [경찰] 안녕하세요 서초경찰서 여성 청소년과입니다 810 00:48:24,943 --> 00:48:27,029 로이 킴벌리 씨 되시죠? 811 00:48:27,112 --> 00:48:29,656 좋은 소식이 있어서 전화드렸어요 812 00:48:30,282 --> 00:48:31,700 좋은 소식이요? 813 00:48:31,783 --> 00:48:33,285 [부드러운 음악] 814 00:48:36,622 --> 00:48:37,789 선생님! 815 00:48:38,373 --> 00:48:39,583 [정숙이 살짝 웃는다] 816 00:48:41,710 --> 00:48:43,211 무슨 좋은 일 있으세요? 817 00:48:43,295 --> 00:48:46,882 네, 선생님한테 제일 먼저 얘기해 주고 싶었어요 818 00:48:47,716 --> 00:48:49,468 [놀라며] 어머, 정말요? 819 00:48:49,551 --> 00:48:51,178 정말 가족을 찾았어요? 820 00:48:51,762 --> 00:48:53,347 [정숙] 어머, 세상에 821 00:48:53,430 --> 00:48:55,932 그래서 가족은 만나기로 하셨어요? 822 00:48:56,016 --> 00:48:57,100 네 823 00:48:58,018 --> 00:49:01,438 저한테 형도 있고 누나들도 있다고 하네요 824 00:49:01,521 --> 00:49:03,148 어, 네 825 00:49:03,732 --> 00:49:07,444 다 잘 키웠으면서 왜 저만 입양을 보냈을까요? 826 00:49:09,529 --> 00:49:10,864 [옅은 웃음] 827 00:49:10,947 --> 00:49:12,240 [정숙] 옛날에는 828 00:49:12,824 --> 00:49:15,994 형편이 어려운 집에서 가끔, 종종 829 00:49:16,578 --> 00:49:19,998 막내들을 입양 보낸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830 00:49:20,082 --> 00:49:22,584 좋은 환경에서 대학까지 마치라고 831 00:49:22,668 --> 00:49:25,128 부모가 없는데 좋은 환경이 어디 있고 832 00:49:25,837 --> 00:49:28,048 대학 공부가 무슨 소용이 있는지 모르겠네요 833 00:49:30,133 --> 00:49:31,426 [살짝 웃는다] 834 00:49:31,968 --> 00:49:34,137 그래도 만나 보고 싶어요 835 00:49:34,680 --> 00:49:35,972 궁금해요 836 00:49:36,056 --> 00:49:38,392 [정숙] 네, 만나 보세요 837 00:49:38,475 --> 00:49:40,477 대신 [웃음] 838 00:49:41,186 --> 00:49:42,562 너무 기대하진 말고요 839 00:49:42,646 --> 00:49:45,107 '기대 금지', 명심할게요 840 00:49:45,190 --> 00:49:46,817 [웃음] 841 00:49:46,900 --> 00:49:48,860 [로이] 근데 차 선생님 842 00:49:49,695 --> 00:49:51,071 부탁이 한 가지 있어요 843 00:49:51,154 --> 00:49:52,572 뭔데요? 844 00:49:52,656 --> 00:49:54,533 가족들 만나러 갈 때 845 00:49:55,575 --> 00:49:57,661 저랑 같이 가 주실래요? 846 00:49:59,246 --> 00:50:02,124 [로이] 요즘 힘든 거 알지만 부탁드려요 847 00:50:02,207 --> 00:50:05,419 사실 너무 떨려서… 848 00:50:06,962 --> 00:50:08,422 [옅은 웃음] 849 00:50:12,426 --> 00:50:15,679 저, 지금 휴직 신청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죠? 850 00:50:15,762 --> 00:50:17,264 [직원] 어? 무슨 일 있으세요? 851 00:50:17,347 --> 00:50:21,893 아, 입대하려고 하는데 일단 그냥 알아만 보려고요 852 00:50:21,977 --> 00:50:23,979 지금 군대 가면 엄청 고생하실 텐데 853 00:50:24,062 --> 00:50:25,564 전문의 따고 가시지 854 00:50:25,647 --> 00:50:27,107 - [휴대전화 진동음] - [정민] 아… 855 00:50:33,447 --> 00:50:34,781 [한숨] 856 00:50:34,865 --> 00:50:36,992 [소라] 뭐? 너 지금 뭐랬냐? 857 00:50:37,075 --> 00:50:39,119 천천히, 다시 한번 말해 봐 858 00:50:39,202 --> 00:50:40,412 [한숨] 859 00:50:41,538 --> 00:50:42,873 나 군대 간다고 860 00:50:44,332 --> 00:50:45,751 기다려 달라고는 안 할게 861 00:50:46,334 --> 00:50:47,753 레지던트 끝내고 간다면서? 862 00:50:48,754 --> 00:50:50,714 [정민]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거 같아서 863 00:50:51,339 --> 00:50:53,300 유지선 환자 일도 그렇고 864 00:50:54,301 --> 00:50:56,595 나한테 맞는 전공 다시 한번 찾아 보고 싶어 865 00:50:57,304 --> 00:51:00,182 난 아버지 따라 외과 왔으니까 866 00:51:00,265 --> 00:51:03,018 [소라] 그래 그건 니 선택이니까 그렇다 쳐 867 00:51:03,101 --> 00:51:04,644 그래서 지금 나랑 끝내자는 거야? 868 00:51:04,728 --> 00:51:07,105 아, 내가 언제 끝내자고 그랬어? 869 00:51:07,189 --> 00:51:09,983 [정민] 그냥 기다리진 않아도 된다고 그런 거지 870 00:51:10,066 --> 00:51:12,736 야! 좀 솔직해져 봐 871 00:51:12,819 --> 00:51:14,446 넌 내가 딴 놈이랑 사귀면 좋겠냐? 872 00:51:14,529 --> 00:51:15,655 아, 당연히 싫지 873 00:51:15,739 --> 00:51:17,616 그럼 기다려 달라고 해 874 00:51:17,699 --> 00:51:19,326 - [발랄한 음악] - 확실하게 875 00:51:19,951 --> 00:51:21,620 [정민의 헛웃음] 876 00:51:22,662 --> 00:51:23,747 알았어 877 00:51:24,331 --> 00:51:25,832 그럼 딱 기다려 878 00:51:27,042 --> 00:51:28,835 딴 놈한테 한눈팔지 말고 879 00:51:32,672 --> 00:51:34,382 [정민의 당황한 소리] 880 00:51:36,843 --> 00:51:39,638 [정민] 야, 야, 다 쳐다본다 881 00:51:41,014 --> 00:51:42,349 [정민의 당황한 소리] 882 00:51:44,893 --> 00:51:46,603 [익살스러운 효과음] 883 00:51:53,026 --> 00:51:54,528 [소라] 으유, 씨 884 00:51:56,738 --> 00:51:57,948 [피식 웃는다] 885 00:51:59,115 --> 00:52:02,118 - [정민] 미치겠네, 하, 진짜 - [소라의 웃음] 886 00:52:05,747 --> 00:52:06,998 [정숙] 이대로 해 주시면 될 것 같아요 887 00:52:07,082 --> 00:52:08,083 [간호사] 네, 알겠습니다 888 00:52:08,166 --> 00:52:10,252 선생님, 오늘 어머니 퇴원이시죠? 889 00:52:10,335 --> 00:52:11,336 네 890 00:52:11,962 --> 00:52:14,840 그동안 저희 엄마 잘 돌봐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891 00:52:14,923 --> 00:52:17,133 - [간호사] 아유, 별말씀을요 - [정숙의 웃음] 892 00:52:17,217 --> 00:52:19,302 건강하게 퇴원하셔서 저희가 좋죠 893 00:52:19,386 --> 00:52:20,846 병실엔 안 가 보세요? 894 00:52:20,929 --> 00:52:23,348 [정숙] 이제 가 보려고요 수고하세요 895 00:52:23,431 --> 00:52:24,599 [간호사] 네 896 00:52:26,393 --> 00:52:29,062 엄마, 엄마 897 00:52:34,818 --> 00:52:36,361 [통화 연결음] 898 00:52:36,444 --> 00:52:38,113 [휴대전화 진동음] 899 00:52:43,535 --> 00:52:45,537 덕분에 이제 퇴원하네요 900 00:52:46,371 --> 00:52:47,706 [승희] 네 901 00:52:47,789 --> 00:52:51,501 아무 데서도 못 고친 병을 고쳐 줘서 고마워요 902 00:52:52,502 --> 00:52:55,839 [덕례] '이대로 시들어 가다 죽나 보다' 했는데 903 00:52:56,673 --> 00:52:58,967 다시 인생을 사는 기분이네요 904 00:53:01,970 --> 00:53:05,724 가기 전에 이걸 주려고 왔어요 905 00:53:06,725 --> 00:53:08,435 돈 봉투는 아니니까 906 00:53:09,227 --> 00:53:11,021 기대하지는 말아요 907 00:53:13,148 --> 00:53:14,524 [덕례의 힘주는 소리] 908 00:53:38,465 --> 00:53:40,634 {\an8}[덕례] 선생님을 보면서 909 00:53:40,717 --> 00:53:44,679 {\an8}잠시나마 딸처럼 가엽고 애틋했어요 910 00:53:45,388 --> 00:53:48,934 {\an8}이제 선생님을 애틋하게 볼 수는 없지만 911 00:53:49,017 --> 00:53:51,686 - [잔잔한 음악] - 여전히 가여워요 912 00:53:55,732 --> 00:54:01,029 [덕례] 큰 병을 앓고 나니 세상을 보는 눈이 조금 달라지네요 913 00:54:01,738 --> 00:54:04,783 그전에는 별것 아닌 줄 알았던 일상이 914 00:54:04,866 --> 00:54:08,662 참 소중하고 귀하게 느껴져요 915 00:54:14,042 --> 00:54:15,502 [문 닫히는 소리] 916 00:54:20,382 --> 00:54:22,592 - [정숙] 엄마, 물 줄까? - [덕례] 어 917 00:54:23,635 --> 00:54:26,304 [덕례] 그래서 앞으로 남은 인생이라도 918 00:54:26,388 --> 00:54:29,683 조금 더 착한 사람으로 살자고 919 00:54:29,766 --> 00:54:33,353 늦었지만 그렇게 마음을 먹었어요 920 00:54:37,607 --> 00:54:42,570 같은 여자이자 같은 엄마로서 감히 말합니다 921 00:54:44,155 --> 00:54:45,657 [덕례] 좋은 사람 922 00:54:45,740 --> 00:54:47,450 - 좋은 엄마가 될 기회를 - [엉엉 운다] 923 00:54:47,534 --> 00:54:50,036 스스로 저버리지 말아요 924 00:54:55,208 --> 00:54:59,546 지금부터라도 자기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으로 사세요 925 00:55:00,171 --> 00:55:02,924 선생님에게 주어진 진짜 행복은 926 00:55:03,675 --> 00:55:06,219 그때 만날 수 있을 거예요 927 00:55:18,732 --> 00:55:21,026 [분주한 소리] 928 00:55:23,111 --> 00:55:24,654 [정숙] 많이 떨리세요? 929 00:55:26,239 --> 00:55:27,490 [로이의 긴장한 숨소리] 930 00:55:28,491 --> 00:55:29,909 [로이] 그러네요 931 00:55:32,662 --> 00:55:36,166 오늘 같이 와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932 00:55:36,249 --> 00:55:37,375 [살짝 웃는다] 933 00:55:38,710 --> 00:55:40,837 라뽀라고 해 두죠 934 00:55:41,421 --> 00:55:44,466 [경찰] 들어오시죠 가족분들이 기다리고 계세요 935 00:55:44,549 --> 00:55:45,675 네 936 00:55:46,509 --> 00:55:47,802 [잔잔한 음악] 937 00:55:47,886 --> 00:55:49,804 - [로이의 긴장한 숨소리] - [정숙의 옅은 웃음] 938 00:55:52,682 --> 00:55:54,559 - [로이의 한숨] - [정숙] 잘 만나고 오세요 939 00:55:54,642 --> 00:55:55,852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940 00:55:56,436 --> 00:55:57,896 - 네 - [정숙] 파이팅 941 00:55:58,563 --> 00:55:59,731 [떨리는 숨소리] 942 00:56:07,030 --> 00:56:08,406 [한숨] 943 00:56:09,199 --> 00:56:10,909 아유, 떨려 944 00:56:12,494 --> 00:56:13,828 [노크 소리] 945 00:56:27,842 --> 00:56:30,845 안녕하세요, 로이라고 합니다 946 00:56:30,929 --> 00:56:32,097 [여자] 반가워요 947 00:56:32,180 --> 00:56:34,724 우리 앉아서 얘기하죠 948 00:56:39,479 --> 00:56:42,649 이분은 저희 아버님이시고 949 00:56:42,732 --> 00:56:44,150 이쪽은 제 여동생 950 00:56:44,234 --> 00:56:47,153 그리고 저쪽은 막내인 남동생이에요 951 00:56:47,695 --> 00:56:49,697 처음 뵙겠습니다 952 00:56:49,781 --> 00:56:53,743 잘 컸구나, 아주 잘 컸어 953 00:56:54,369 --> 00:56:56,955 - 의사라고 했나? - [로이] 네 954 00:56:57,038 --> 00:57:00,291 [로이 부] 그 여자 살면서 딱 하나 잘한 것이 있는데 955 00:57:00,375 --> 00:57:02,210 그게 바로 일찍 죽은 거야 956 00:57:02,836 --> 00:57:06,923 자네 에미 손에 컸으면 거지꼴 못 면했을 거네 957 00:57:07,006 --> 00:57:08,508 [로이 누나] 아버지 958 00:57:08,591 --> 00:57:11,678 여기서 그런 말씀을 뭐 하러 하세요 959 00:57:15,265 --> 00:57:17,183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할게요 960 00:57:18,393 --> 00:57:21,521 의사시니 이해하기 쉽겠네요 961 00:57:21,604 --> 00:57:25,984 우리가 그쪽을 찾은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에요 962 00:57:26,067 --> 00:57:27,777 아버지는 지금 963 00:57:27,861 --> 00:57:30,613 급성 백혈병으로 투병 중이세요 964 00:57:31,573 --> 00:57:36,870 그래서 골수 이식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965 00:57:37,537 --> 00:57:38,955 [차분한 음악] 966 00:57:41,124 --> 00:57:42,500 [옅은 헛기침] 967 00:57:46,421 --> 00:57:47,547 [한숨] 968 00:57:55,638 --> 00:57:56,848 [문 닫히는 소리] 969 00:58:08,067 --> 00:58:09,986 [정숙] 잘 만나고 오셨어요? 970 00:58:11,988 --> 00:58:12,906 [로이] 네 971 00:58:15,366 --> 00:58:17,368 어머니를 만나고 싶었는데 972 00:58:20,163 --> 00:58:21,414 돌아가셨다네요 973 00:58:22,749 --> 00:58:23,708 네 974 00:58:26,211 --> 00:58:28,171 [정숙] 다른 가족들은 어땠어요? 975 00:58:28,755 --> 00:58:30,548 교수님하고 많이 닮았어요? 976 00:58:51,611 --> 00:58:53,321 [정숙] 바로 병원으로 가세요? 977 00:58:53,404 --> 00:58:55,907 [로이] 그래야죠, 선생님은요? 978 00:58:55,990 --> 00:58:57,116 [정숙] 네, 저도요 979 00:58:57,200 --> 00:58:59,118 [로이] 그럼 택시 탈까요? 980 00:58:59,953 --> 00:59:01,120 [정숙] 네 981 00:59:09,379 --> 00:59:11,047 저기, 교수님 982 00:59:11,130 --> 00:59:13,550 우리 병원까지 뛰어갈까요? 983 00:59:15,009 --> 00:59:16,344 여기서부터요? 984 00:59:16,427 --> 00:59:17,929 [정숙] 잠깐만요 985 00:59:20,390 --> 00:59:22,642 여기부터 병원까지 9.8km네요 986 00:59:23,226 --> 00:59:24,978 이 정도면 뛰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? 987 00:59:26,271 --> 00:59:29,023 [로이] 그런데 신, 신발이 이래서요 988 00:59:30,316 --> 00:59:31,818 [부드러운 음악] 989 00:59:32,819 --> 00:59:34,320 [정숙] 디자인이 똑같네요? 990 00:59:34,404 --> 00:59:35,613 [로이] 그러게요 991 00:59:35,697 --> 00:59:37,073 - [정숙의 웃음] - 취향이 비슷한가? 992 00:59:37,156 --> 00:59:38,408 [정숙] 그런가? 993 00:59:39,117 --> 00:59:40,451 [정숙의 웃음] 994 00:59:40,535 --> 00:59:42,579 자, 그럼 달려 볼까요? 995 00:59:42,662 --> 00:59:43,997 [로이] 그럴까요? 996 00:59:58,136 --> 00:59:59,887 [정숙] 아! 997 01:00:03,016 --> 01:00:04,767 아! 998 01:00:06,352 --> 01:00:08,271 [로이가 소리친다] 999 01:00:21,743 --> 01:00:22,910 [하품] 1000 01:00:25,705 --> 01:00:27,915 - [정숙이 코를 훌쩍인다] - [도겸] 많이 피곤해 보이세요 1001 01:00:28,666 --> 01:00:30,501 [정숙] 아, 네 1002 01:00:30,585 --> 01:00:33,630 어제 좀 뛰었더니 엄청 피곤하네요 1003 01:00:33,713 --> 01:00:37,258 [채윤] 나이도 있으신데 체력 관리 잘하셔야죠 1004 01:00:37,342 --> 01:00:38,885 내 말이요 [웃음] 1005 01:00:38,968 --> 01:00:42,347 [도겸] 아참, 차 선생님 이달의 전공의로 뽑힌 거 아세요? 1006 01:00:43,806 --> 01:00:45,099 네? 1007 01:00:45,808 --> 01:00:46,934 제가요? 1008 01:00:51,939 --> 01:00:53,733 [기쁜 숨소리] 1009 01:00:57,612 --> 01:00:59,072 [웃음] 1010 01:01:04,827 --> 01:01:06,329 [동영상 촬영음] 1011 01:01:06,412 --> 01:01:07,997 [신난 탄성] 1012 01:01:08,081 --> 01:01:11,292 최고! 감사합니다 1013 01:01:17,423 --> 01:01:18,925 [무거운 음악] 1014 01:01:19,967 --> 01:01:21,469 [힘겨운 숨소리] 1015 01:01:43,157 --> 01:01:44,742 [콜록거린다] 1016 01:01:46,160 --> 01:01:49,205 [연신 콜록거린다] 1017 01:01:57,338 --> 01:01:59,674 - [고조되는 음악] - [놀란 숨소리] 1018 01:02:11,185 --> 01:02:12,937 [애잔한 음악] 1019 01:02:36,085 --> 01:02:37,879 {\an8}[로이] 최대한 빨리 정리하세요 1020 01:02:37,962 --> 01:02:40,423 {\an8}[정숙] 제가 저를 돌보지 못했어요 1021 01:02:40,506 --> 01:02:43,843 {\an8}[인호] 그 재산 만들 때 당신이 뭐 일조한 거라도 있어? 1022 01:02:43,926 --> 01:02:45,928 {\an8}당신 와이프 아픈 거 몰랐어? 1023 01:02:46,012 --> 01:02:48,389 {\an8}[정숙] 당신 간, 안 줘도 돼 1024 01:02:48,473 --> 01:02:50,308 {\an8}[인호] 한 번은 기회를 줘야 되잖아 1025 01:02:50,391 --> 01:02:51,726 {\an8}[의사] 로이 교수님이 1026 01:02:51,809 --> 01:02:54,145 {\an8}간 이식 해 주려고 마음을 먹은 거 같단 말이지 1027 01:02:54,228 --> 01:02:56,898 {\an8}내가 줄 건데 왜 당신이 설치냔 말이야! 1028 01:02:57,523 --> 01:02:58,983 {\an8}[인호] 당신이 선택해 1029 01:03:02,612 --> 01:03:04,614 {\an8}자막: 유세미랑