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
00:00:15,143 --> 00:00:17,295
{\an8}[음악: '눈물의 여왕' 주제곡]

2
00:01:18,540 --> 00:01:19,613
{\an8}(젊은 만대) 여기가 우리 집이다

3
00:01:20,588 --> 00:01:21,501
{\an8}들어와

4
00:01:22,883 --> 00:01:24,625
{\an8}[무거운 음악]
[만대 처의 벅찬 웃음]

5
00:01:39,727 --> 00:01:41,000
[화면 전환 효과음]

6
00:01:43,303 --> 00:01:44,253
[엘리베이터 버튼음]

7
00:01:51,057 --> 00:01:53,347
(젊은 만대) 자, 여기는 내 비밀 공간

8
00:01:59,047 --> 00:02:00,825
여기 손잡이를 돌리고

9
00:02:00,892 --> 00:02:02,022
이 버튼을 누르면

10
00:02:03,097 --> 00:02:04,684
[덜컹거리는 소리]

11
00:02:05,559 --> 00:02:06,980
[범자의 놀란 탄성]
[비밀스러운 음악]

12
00:02:30,911 --> 00:02:32,786
(젊은 만대) 자, 어떠냐?

13
00:02:36,423 --> 00:02:37,257
[옅은 한숨]

14
00:02:42,962 --> 00:02:44,311
(선화) 아무것도 없네?

15
00:02:45,964 --> 00:02:46,833
(수철) 이거 봐, 이거

16
00:02:46,900 --> 00:02:48,615
뭐 상자 같은 거 옮긴 자국이잖아요

17
00:02:50,307 --> 00:02:51,371
오래된 것 같지는 않은데

18
00:02:52,450 --> 00:02:53,974
(범자) 아이고, 우리 아버지

19
00:02:54,528 --> 00:02:56,710
머리 써서 여기 숨겨놓은 것 같은데

20
00:02:56,777 --> 00:02:59,000
아무래도 그년한테
또 당했나 보네

21
00:02:59,726 --> 00:03:00,680
[범자의 어이없는 웃음]

22
00:03:00,747 --> 00:03:02,389
(범준) 이런 공간이 있다는 걸

23
00:03:02,456 --> 00:03:04,985
자식들한테까지 숨기고 사셨구나

24
00:03:25,239 --> 00:03:26,173
[찻잔 내려놓는 소리]

25
00:03:30,791 --> 00:03:33,346
회장님 인사 잘 시켜드렸어?

26
00:03:33,413 --> 00:03:34,321
너지?

27
00:03:34,388 --> 00:03:35,916
(범자) 네가 죽였지? 우리 아버지

28
00:03:36,536 --> 00:03:37,838
- 내가 왜?
- 돈 다 빼돌리고

29
00:03:37,905 --> 00:03:40,413
우리 아버지 필요 없어지니까
그런 거 아니야

30
00:03:40,480 --> 00:03:42,122
(범자) 너 그 돈, 다 얻다 놔뒀니?

31
00:03:42,189 --> 00:03:43,890
무슨 소리 하는 건지 모르겠네

32
00:03:43,957 --> 00:03:46,312
(슬희) 아버지 돌아가신 마당에도
돈, 돈

33
00:03:46,379 --> 00:03:47,427
가여워라, 우리 회장님

34
00:03:47,494 --> 00:03:48,855
(범자) 개소리 그만하고!

35
00:03:50,364 --> 00:03:51,658
이 집에서 당장 나가

36
00:03:52,239 --> 00:03:54,368
이 집에 너 이제 아무 권한 없어

37
00:03:55,102 --> 00:03:57,537
법적인 거주자인
나를 쫓아내고 싶으면

38
00:03:57,604 --> 00:04:00,907
(슬희) 법원 가서
명도 집행 판결부터 받아와야지

39
00:04:00,974 --> 00:04:03,323
[긴장되는 음악]
백 변은 뭔 말인지 알지?

40
00:04:03,390 --> 00:04:04,344
(수철) 매형, 맞아요?

41
00:04:04,411 --> 00:04:05,832
우리가 나가라면
나가야 되는 거 아니고?

42
00:04:05,899 --> 00:04:07,400
절차는 필요하지만

43
00:04:07,467 --> 00:04:08,728
(현우) 어차피 나가셔야 합니다

44
00:04:08,795 --> 00:04:10,517
(슬희) 그건 해 봐야 아는 거고

45
00:04:11,714 --> 00:04:13,667
(선화) 우리 이제
다 들어올 거예요, 이 집에

46
00:04:13,734 --> 00:04:15,094
- 그래도 있겠다고?
- 왜?

47
00:04:15,161 --> 00:04:17,447
(슬희) 우리 한 지붕 아래에서
20년 넘게 살았잖아

48
00:04:17,514 --> 00:04:19,259
그 정도면 한 식구라며

49
00:04:19,326 --> 00:04:20,861
- (선화) 아니...
- 그러시죠

50
00:04:20,928 --> 00:04:22,529
(범준) 저희 곧 돌아오겠습니다

51
00:04:23,130 --> 00:04:24,698
어디 한번 같이 살아보시죠

52
00:04:31,925 --> 00:04:33,275
[들려오는 새 지저귀는 소리]

53
00:04:35,022 --> 00:04:36,030
[해인의 옅은 한숨]

54
00:04:54,027 --> 00:04:55,081
[볼펜 딸깍거리는 소리]

55
00:04:57,905 --> 00:04:59,226
(녹음 속 만대) 해인아

56
00:04:59,293 --> 00:05:00,740
[무거운 음악]

57
00:05:04,304 --> 00:05:05,172
할아버지

58
00:05:05,872 --> 00:05:08,809
(녹음 속 만대) 얼굴을 직접 보고
얘기할 수 있었으면

59
00:05:08,876 --> 00:05:10,043
더 좋았겠다만

60
00:05:11,712 --> 00:05:12,579
이렇게라도

61
00:05:13,313 --> 00:05:16,750
내 얘기를 남길 수 있어 기쁘구나
[울컥한 숨소리]

62
00:05:18,151 --> 00:05:19,023
고맙다

63
00:05:22,289 --> 00:05:23,190
[애처로운 숨소리]

64
00:05:25,065 --> 00:05:28,328
(만대) 하루에 볕 잠깐 드는
지하 방처럼

65
00:05:28,962 --> 00:05:32,599
내 정신이 아주 잠깐씩 돌아오는데

66
00:05:33,600 --> 00:05:36,850
그때마다 난 많은 걸
생각해낼 수가 없구나

67
00:05:38,392 --> 00:05:40,393
기억나는 것도 없고

68
00:05:40,460 --> 00:05:42,869
그냥 후회만 한다

69
00:05:44,124 --> 00:05:47,026
평생을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

70
00:05:47,093 --> 00:05:49,015
모은 돈 안 뺏기려고

71
00:05:49,082 --> 00:05:52,152
수단, 방법 안 가리고 발악을 했지

72
00:05:52,684 --> 00:05:54,359
그러느라 내 인생

73
00:05:54,426 --> 00:05:56,690
대부분의 시간을 써 버렸어

74
00:05:57,877 --> 00:05:59,011
[만대의 탄식]

75
00:05:59,993 --> 00:06:02,129
그래서 무엇이 남았나

76
00:06:02,196 --> 00:06:03,062
[범자의 울음]

77
00:06:03,129 --> 00:06:04,364
(만대) 나는

78
00:06:04,431 --> 00:06:07,334
내가 잘못 살았다는 이 고백을

79
00:06:08,101 --> 00:06:10,804
너희에게 유산으로 주고 싶구나

80
00:06:12,639 --> 00:06:16,276
너희는 나와는 다른 삶을 살기 바란다

81
00:06:16,343 --> 00:06:17,611
[범자의 울음-계속]

82
00:06:18,111 --> 00:06:18,979
그리하여

83
00:06:19,986 --> 00:06:22,342
허무하지 않은 마지막을

84
00:06:22,409 --> 00:06:25,051
맞이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

85
00:06:26,220 --> 00:06:27,687
[범자의 울음-계속]

86
00:06:42,642 --> 00:06:44,037
(범자) [울먹이며] 아빠

87
00:06:51,872 --> 00:06:53,253
[범자의 오열]

88
00:06:59,253 --> 00:07:00,799
[무거운 음악-계속]

89
00:07:15,990 --> 00:07:17,771
(만대) 모두들 사랑한다

90
00:07:19,140 --> 00:07:20,040
그리고

91
00:07:20,734 --> 00:07:21,708
[만대의 한숨]

92
00:07:22,809 --> 00:07:23,663
미안했다

93
00:07:32,432 --> 00:07:34,020
[범자의 흐느끼는 소리]

94
00:07:34,087 --> 00:07:36,316
(수철) 엄마, 입맛 없어도
따뜻할 때 좀 드셔야 돼요

95
00:07:41,128 --> 00:07:42,495
[범자의 흐느끼는 소리-계속]

96
00:07:58,049 --> 00:08:00,747
(현우) 추우면 차에 들어가 있을래?

97
00:08:00,814 --> 00:08:01,746
(해인) 아니

98
00:08:10,550 --> 00:08:11,705
나 지금

99
00:08:12,571 --> 00:08:13,740
기분이 되게 묘해

100
00:08:15,022 --> 00:08:17,817
무대에 올라가기 전
리허설하는 느낌이랄까?

101
00:08:18,605 --> 00:08:19,466
'리허설'?

102
00:08:20,407 --> 00:08:21,267
죽음 리허설?

103
00:08:25,232 --> 00:08:26,099
[피식하는 웃음]

104
00:08:29,669 --> 00:08:30,710
(해인) 죽음이라는 게

105
00:08:31,858 --> 00:08:33,446
참 구체적인 의식이네

106
00:08:34,214 --> 00:08:37,534
온 가족이 와서
땅 파고 거기 관 묻고

107
00:08:38,064 --> 00:08:39,986
간이 천막 아래에서 국밥 먹거나

108
00:08:40,053 --> 00:08:41,688
무덤가에서 울다가

109
00:08:42,756 --> 00:08:43,757
시간 되면

110
00:08:44,776 --> 00:08:46,826
다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

111
00:08:49,723 --> 00:08:51,131
결국 나만 혼자 남겠지?

112
00:08:56,242 --> 00:08:57,137
알잖아

113
00:08:57,771 --> 00:08:59,339
병원에서 선고했던 석 달

114
00:09:00,306 --> 00:09:01,341
벌써 지나간 거

115
00:09:04,838 --> 00:09:07,353
오늘 밤 당장 내가 죽어도
이상하진 않은데

116
00:09:08,602 --> 00:09:11,164
이 와중에 나까지 죽어 버리면
우리 집 줄초상이잖아

117
00:09:12,324 --> 00:09:13,157
그건 좀

118
00:09:13,860 --> 00:09:15,622
집안 이미지상 그렇지 않나?
[허탈한 웃음]

119
00:09:16,937 --> 00:09:17,770
그래서

120
00:09:19,519 --> 00:09:20,860
그 걱정하고 있었다고?

121
00:09:21,614 --> 00:09:23,430
(현우) 줄초상 나면 어떡하나?

122
00:09:25,698 --> 00:09:26,566
아니지

123
00:09:27,453 --> 00:09:28,827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124
00:09:30,136 --> 00:09:32,172
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했지

125
00:09:42,015 --> 00:09:43,717
이렇게 햇살도 눈 부시고

126
00:09:44,504 --> 00:09:47,287
구름도 몽글몽글하고
새까지 막 이쁘게 지저귀고

127
00:09:49,343 --> 00:09:52,092
[울먹이며] 세상이 사람
약 올리는 것처럼 좋기만 한데

128
00:09:56,997 --> 00:09:58,421
[허탈하게 웃으며] 나도 살고 싶지

129
00:10:16,089 --> 00:10:16,956
[피식하는 웃음]

130
00:10:20,514 --> 00:10:22,489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-계속]

131
00:10:26,966 --> 00:10:27,927
[해인의 옅은 웃음]

132
00:10:43,076 --> 00:10:43,909
[옅은 헛기침]

133
00:11:04,325 --> 00:11:05,858
[어두운 음악]

134
00:11:20,647 --> 00:11:21,821
[카드 인식음]
[시스템 작동음]

135
00:11:23,693 --> 00:11:24,737
[문 열리는 소리]

136
00:11:44,238 --> 00:11:46,106
(은성) 어떻게 찾으신 거예요?

137
00:11:48,181 --> 00:11:49,916
[의미심장한 음악]

138
00:12:07,313 --> 00:12:09,802
(영상 속 젊은 만대) 자 여기는
내 비밀 공간

139
00:12:14,701 --> 00:12:17,468
여기 손잡이를 돌리고
이 버튼을 누르면

140
00:12:17,536 --> 00:12:19,305
[버튼 누르는 소리]
[영상 속 덜컹거리는 소리]

141
00:12:21,308 --> 00:12:23,016
[분위기 고조되는 음악]

142
00:12:24,339 --> 00:12:25,478
고마워요, 회장님

143
00:12:28,797 --> 00:12:29,649
(슬희) 말했지?

144
00:12:30,250 --> 00:12:32,619
난 내 방식으로 널 사랑했다고

145
00:12:39,022 --> 00:12:40,460
이 돈이 널 지켜줄 거다

146
00:12:45,766 --> 00:12:46,660
[떨리는 숨소리]

147
00:12:49,452 --> 00:12:51,551
(두관) 가뜩이나
해인이 몸도 안 좋은디

148
00:12:51,618 --> 00:12:53,006
아버지까지 그렇게 되시고

149
00:12:53,073 --> 00:12:56,089
우리 사돈 양반도
참 속이 속이 아니겄다

150
00:12:56,156 --> 00:12:57,578
[새 지저귀는 소리]

151
00:12:57,645 --> 00:12:58,538
(현태) 네

152
00:12:58,605 --> 00:13:00,113
근데 뭐, 어쨌든 그...

153
00:13:00,180 --> 00:13:01,987
홍 회장님 돌아가시면서 상황이

154
00:13:02,054 --> 00:13:03,950
사돈댁에 유리하게 돌아간 건 있어요

155
00:13:04,718 --> 00:13:05,933
아, 그랴?
[현태의 탄식]

156
00:13:07,154 --> 00:13:08,589
(현태) 아버지, 이리 와봐요

157
00:13:09,722 --> 00:13:12,892
봐 봐요
이게 홍 회장님 지분 21프로가

158
00:13:12,959 --> 00:13:15,828
원래는 그, 모슬희라는 여자한테
위임이 돼 있었거든요?

159
00:13:15,895 --> 00:13:17,703
근데 회장님이 돌아가시면서 그게

160
00:13:17,770 --> 00:13:19,145
우리 사돈댁으로 가게 된 거죠

161
00:13:19,212 --> 00:13:20,600
[호응하는 탄성]

162
00:13:20,667 --> 00:13:22,415
그리고 현재 윤은성이네는

163
00:13:22,482 --> 00:13:24,757
지분이 총 59.1프로였다가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164
00:13:24,824 --> 00:13:27,373
이게 38.1프로 정도로 줄어들었고요

165
00:13:27,914 --> 00:13:31,352
이 사돈댁은 연대보증에
동결되어 있는 이 지분만 풀리면

166
00:13:31,419 --> 00:13:33,702
지분이 총 34.7프로!
[익살스러운 효과음]

167
00:13:33,769 --> 00:13:34,642
[탄성]

168
00:13:34,709 --> 00:13:37,102
그러면 이 둘의 지분 차이는
3.4프로?

169
00:13:37,169 --> 00:13:38,851
- 이야, 이거 박빙이네?
- (현태) 그렇죠

170
00:13:38,918 --> 00:13:40,720
(두관) 아, 근디 너는 어떻게
이런 걸 이렇게 잘 아는 겨?

171
00:13:40,787 --> 00:13:42,068
아, 제가 그, 클럽 멤버라

172
00:13:42,135 --> 00:13:43,712
- 뭔 클럽?
- 퀸즈 소액주주 클럽

173
00:13:43,779 --> 00:13:44,957
(현태) 저희 클럽 멤버들도

174
00:13:45,024 --> 00:13:47,560
'경영권 분쟁의 향방은
어떻게 될 것인가?'

175
00:13:47,627 --> 00:13:49,537
아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요

176
00:13:49,604 --> 00:13:50,917
(두관) 뭔, 씨...

177
00:13:50,984 --> 00:13:52,431
곤두세울 것도 많다

178
00:13:52,498 --> 00:13:53,833
(현태) 근데 이 시점에서

179
00:13:53,900 --> 00:13:55,601
좀 세속적인 질문이긴 한데요

180
00:13:55,668 --> 00:13:57,646
우리 현우 어떻게 될까요, 아버지?

181
00:13:57,713 --> 00:13:58,684
아, 뭐가 어떻게 돼야

182
00:13:58,751 --> 00:14:00,680
(현태) 아니, 솔직히
그 집 망한 다음에

183
00:14:00,747 --> 00:14:03,909
우리 현우가 이렇게 헌신적으로다가
뒷바라지를 다 해 줬는데

184
00:14:03,976 --> 00:14:05,918
잘 되고 나면 뭐가 있지 않을까

185
00:14:05,985 --> 00:14:08,147
뭐, 지분이라든지
아니면 우리 현우 나중에

186
00:14:08,214 --> 00:14:10,583
이사 말고 뭐, 사장 자리 하나 떡! 어?

187
00:14:12,431 --> 00:14:13,473
(두관) 아버지는

188
00:14:14,252 --> 00:14:16,162
너한테 크게 바라는 건 없고

189
00:14:16,229 --> 00:14:17,557
하나만 해 줄 수 있겄냐?

190
00:14:18,292 --> 00:14:20,526
(현태) 네, 뭐, 뭔데요?

191
00:14:21,455 --> 00:14:23,647
(두관) 어디 가서 누가
'네 아버지냐?' 그러면은

192
00:14:24,430 --> 00:14:26,232
내 이름만은 대지 말아주라

193
00:14:27,467 --> 00:14:28,362
(현태) 에이

194
00:14:29,088 --> 00:14:29,950
왜요?

195
00:14:31,485 --> 00:14:32,572
아버지, 같이 가

196
00:14:33,539 --> 00:14:34,981
[새 지저귀는 소리]
[장작 타는 소리]

197
00:14:37,910 --> 00:14:38,939
[술 따르는 소리]

198
00:14:39,006 --> 00:14:39,852
[술병 내려놓는 소리]

199
00:14:42,148 --> 00:14:44,070
(범준) 그동안 신세를 너무 졌습니다

200
00:14:44,137 --> 00:14:45,765
아이고, 별말씀을요

201
00:14:47,580 --> 00:14:50,436
서울 가시면
좋은 일들만 생길 겁니다

202
00:14:51,784 --> 00:14:52,632
그럴까요?

203
00:14:52,699 --> 00:14:53,659
[두관의 옅은 웃음]

204
00:14:55,475 --> 00:14:56,736
[범준의 옅은 한숨]

205
00:15:00,033 --> 00:15:01,240
[범준과 두관의 쓴 탄성]

206
00:15:03,737 --> 00:15:05,578
(두관) 씁, 저기...

207
00:15:06,773 --> 00:15:09,508
이, 감 말입니다

208
00:15:09,575 --> 00:15:11,844
이게 원래 엄청 떫었거든요

209
00:15:11,911 --> 00:15:14,747
근디 떫어서 입도 못 대는
쓰디쓴 감을

210
00:15:14,814 --> 00:15:16,615
단감으로 바꾸는 방법이 있어요

211
00:15:16,682 --> 00:15:17,416
뭔데요?

212
00:15:17,483 --> 00:15:19,052
(두관) '땡감 우리기'라는 건데요

213
00:15:20,166 --> 00:15:21,454
이 감 꼭다리에다가

214
00:15:21,521 --> 00:15:23,055
소주를 좀 부어놓잖여?

215
00:15:23,122 --> 00:15:26,827
그래 가지고 아랫목에
이불 딱 덮어 갖고 좀 놔두면은

216
00:15:26,894 --> 00:15:28,027
이렇게 달아져요

217
00:15:28,775 --> 00:15:30,029
어... 아!

218
00:15:30,648 --> 00:15:32,498
저기, 한번 드셔보셔요

219
00:15:38,438 --> 00:15:39,572
다네요
[두관의 옅은 웃음]

220
00:15:40,167 --> 00:15:41,414
[숨을 들이켠다]

221
00:15:41,962 --> 00:15:43,338
이놈의 인생도요

222
00:15:43,405 --> 00:15:46,073
(두관) 이 땡감처럼 쓰고 떫고 그러죠

223
00:15:46,140 --> 00:15:47,013
[옅은 웃음]

224
00:15:47,867 --> 00:15:49,362
아니,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겄는디

225
00:15:49,429 --> 00:15:51,948
거기에 쓴 소주까지 확 부어지면 뭐

226
00:15:52,015 --> 00:15:54,597
아이고, '더는 못 살겄다' 싶죠

227
00:15:54,664 --> 00:15:56,996
근디 그냥 버티다 보믄

228
00:15:57,063 --> 00:15:58,924
어느 순간 또 달아지고

229
00:15:58,991 --> 00:16:00,836
그 힘 받아서 또 살고

230
00:16:00,903 --> 00:16:02,462
뭐 그런 거 아니겄습니까?

231
00:16:02,529 --> 00:16:03,589
[두관의 웃음]
[범준의 옅은 웃음]

232
00:16:05,032 --> 00:16:06,419
(범준) 네
[문 열리는 소리]

233
00:16:06,486 --> 00:16:07,987
[잔 부딪히는 소리]
[문 닫히는 소리]

234
00:16:08,054 --> 00:16:10,261
(두관) 어? 야, 야, 야
너도 일로 와서 한잔해라

235
00:16:10,328 --> 00:16:11,470
(현우) 아, 예

236
00:16:11,537 --> 00:16:13,473
[휴대 전화 진동음]
(두관) 응, 응

237
00:16:15,241 --> 00:16:16,108
[휴대 전화 진동음-계속]

238
00:16:16,175 --> 00:16:18,478
독일에서 온 전화인데
잠시만요

239
00:16:20,613 --> 00:16:21,447
{\an8}(현우) [영어]

240
00:16:24,784 --> 00:16:27,587
{\an8}(연구소 관계자)

241
00:16:49,642 --> 00:16:52,678
(두관) [한국어] 아, 그러니께
'수술을 받을 수 있다', 이 말이여?

242
00:16:53,313 --> 00:16:54,180
(현우) 네

243
00:16:55,014 --> 00:16:55,861
[떨리는 숨소리]

244
00:16:55,928 --> 00:16:57,113
아이고, 아버지

245
00:16:57,180 --> 00:16:59,162
해인이 케이스가 힘들었던 게

246
00:16:59,229 --> 00:17:01,991
(현우) 뇌를 직접 열어서 하는
수술을 할 수가 없었던 건데요

247
00:17:02,058 --> 00:17:05,091
고강도 초음파로
종양 세포를 파괴하는

248
00:17:05,859 --> 00:17:07,471
그런 수술을 할 수 있다고 해요

249
00:17:07,980 --> 00:17:09,519
최근 사례도 꽤 성공적이고요

250
00:17:09,586 --> 00:17:11,879
(두관) 하, 됐다, 됐어
인자 되었다, 어

251
00:17:11,946 --> 00:17:13,166
고맙네, 백 서방

252
00:17:13,233 --> 00:17:14,386
(범준) 해인이도 아나?

253
00:17:14,453 --> 00:17:15,414
해인이한테 얘기해야지

254
00:17:15,481 --> 00:17:16,349
(현우) 그런데

255
00:17:17,297 --> 00:17:18,524
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

256
00:17:20,013 --> 00:17:21,273
[잔잔한 음악]

257
00:17:21,340 --> 00:17:22,952
(범자) [떨리는 목소리로]
어우, 야, 해인아

258
00:17:23,019 --> 00:17:24,861
이게 꿈이니, 생시니?

259
00:17:24,928 --> 00:17:27,046
아우, 우리 아버지가 하늘 가시자마자

260
00:17:27,113 --> 00:17:29,263
이런 선물을 주시나 보다
[범자의 울먹이는 소리]

261
00:17:29,330 --> 00:17:30,209
(선화) 정말?

262
00:17:30,817 --> 00:17:32,618
- 수술할 수 있대?
- 네

263
00:17:33,719 --> 00:17:34,587
[벅찬 숨소리]

264
00:17:34,654 --> 00:17:36,422
(수철) 아, 누나 진짜 잘됐다

265
00:17:36,489 --> 00:17:37,490
시상에

266
00:17:37,557 --> 00:17:39,759
이라고 감사할 수가 있을까요잉

267
00:17:39,826 --> 00:17:41,294
(봉애) 축하합니다

268
00:17:41,361 --> 00:17:43,162
아가, 축하한다잉

269
00:17:46,099 --> 00:17:47,466
[범자의 훌쩍이는 소리]

270
00:17:56,309 --> 00:17:57,950
[잔잔한 음악-계속]

271
00:18:11,525 --> 00:18:13,033
[새 지저귀는 소리]
[해인이 숨을 후 내쉰다]

272
00:18:17,994 --> 00:18:18,865
[옅은 한숨]

273
00:18:20,660 --> 00:18:22,166
[풀벌레 울음소리]

274
00:18:38,098 --> 00:18:39,137
[문 열리는 소리]

275
00:18:41,000 --> 00:18:41,921
[문 닫히는 소리]

276
00:18:43,823 --> 00:18:45,024
연락을 어떻게 받은 거야?

277
00:18:45,091 --> 00:18:46,072
(해인) 이메일? 전화?

278
00:18:46,139 --> 00:18:47,426
화상 미팅 같은 걸 했나?

279
00:18:47,493 --> 00:18:48,554
전화를 받았어

280
00:18:48,621 --> 00:18:49,502
'전화'

281
00:18:51,017 --> 00:18:54,327
보이스피싱 이런 건 아니겠지?
막 사기라든가

282
00:18:54,394 --> 00:18:55,531
그런 거 아니야

283
00:18:55,598 --> 00:18:56,502
(해인) 응

284
00:18:56,976 --> 00:18:57,984
알겠어, 자

285
00:19:00,166 --> 00:19:02,108
근데 그 수술이라는 게

286
00:19:02,175 --> 00:19:04,823
나 같은 희귀 케이스에도 맞다는 게
확실한 거지?

287
00:19:04,890 --> 00:19:06,699
응, 맞아

288
00:19:07,175 --> 00:19:08,087
맞구나

289
00:19:11,753 --> 00:19:12,684
(해인) 날짜는?

290
00:19:12,751 --> 00:19:14,475
최대한 빨리 가겠다고 말하지 그랬어

291
00:19:14,542 --> 00:19:15,461
말했어

292
00:19:16,422 --> 00:19:17,323
됐네, 그럼

293
00:19:18,492 --> 00:19:19,559
[문 열리는 소리]

294
00:19:20,940 --> 00:19:21,827
[문 닫히는 소리]

295
00:19:27,989 --> 00:19:28,901
(해인) 그러니까

296
00:19:29,897 --> 00:19:31,037
수술받으면

297
00:19:33,119 --> 00:19:34,106
나 산다는 거지?

298
00:19:37,211 --> 00:19:38,144
(범준) 해인이도 아나?

299
00:19:38,631 --> 00:19:40,139
해인이한테 얘기해야지

300
00:19:40,206 --> 00:19:41,080
(현우) 그런데

301
00:19:41,904 --> 00:19:43,367
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

302
00:19:43,434 --> 00:19:45,651
종양 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

303
00:19:45,718 --> 00:19:47,686
해마 일부의 손상이 불가피한데

304
00:19:47,753 --> 00:19:48,734
(범준) 그럼?

305
00:19:49,849 --> 00:19:51,057
장기 기억들이

306
00:19:53,486 --> 00:19:55,494
소실될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

307
00:19:56,203 --> 00:19:57,589
[애잔한 음악]

308
00:19:57,656 --> 00:19:58,698
(두관) 야, 그게...

309
00:19:59,366 --> 00:20:01,147
그게 뭔, 뭔 소리냐?

310
00:20:01,214 --> 00:20:02,835
수술 전의 기억을 다

311
00:20:04,471 --> 00:20:05,774
잃을 수도 있다는 얘기예요

312
00:20:09,243 --> 00:20:10,176
[범준의 허탈한 탄식]

313
00:20:13,680 --> 00:20:15,014
(현우) 그렇지만 지금으로선

314
00:20:15,516 --> 00:20:16,613
해인이가 살려면

315
00:20:17,384 --> 00:20:19,118
이 수술밖에 답이 없어요

316
00:20:19,185 --> 00:20:21,487
해인이 백혈구 수치가
쉽게 올라오지 않아서

317
00:20:21,554 --> 00:20:23,629
원래 하려던 임상 치료도 불가능한데

318
00:20:24,791 --> 00:20:26,526
이제 정말 시간이 없거든요

319
00:20:26,593 --> 00:20:28,528
그런 부작용이 있다는 걸 알면

320
00:20:29,663 --> 00:20:32,164
해인이는 수술받으러
가지 않겠다고 할 수도 있는데

321
00:20:32,733 --> 00:20:33,728
(두관) 아이, 그러다가

322
00:20:35,135 --> 00:20:37,465
시기 놓치면 안 되는 거 아니여?

323
00:20:38,642 --> 00:20:39,538
백 서방

324
00:20:40,219 --> 00:20:42,207
(범준) 부작용까지는 얘기하지 말고

325
00:20:42,274 --> 00:20:44,486
일단은 해인이랑 독일 가서

326
00:20:44,553 --> 00:20:46,612
자네가 좀 설득을 해 보는 게 어떨까?

327
00:20:47,867 --> 00:20:48,781
부탁하네

328
00:20:49,708 --> 00:20:52,985
일단은 수술받고 사는 게 먼저 아닌가?

329
00:20:53,854 --> 00:20:55,721
살 수 있다는 거지?
그 수술 받으면

330
00:20:57,891 --> 00:20:59,158
[현우의 난감한 숨소리]
왜?

331
00:21:02,696 --> 00:21:03,529
살 수 있어

332
00:21:05,507 --> 00:21:06,341
걱정 마

333
00:21:12,206 --> 00:21:13,139
그래, 알겠어

334
00:21:14,741 --> 00:21:15,708
잘 자

335
00:21:18,452 --> 00:21:19,287
[옅은 한숨]

336
00:21:22,716 --> 00:21:24,797
[문 여닫는 소리]

337
00:21:30,956 --> 00:21:33,092
[해인의 흐느끼는 소리]

338
00:21:40,620 --> 00:21:41,914
[해인의 흐느끼는 소리]

339
00:21:47,286 --> 00:21:48,240
해인아

340
00:21:49,248 --> 00:21:51,243
[울음]

341
00:22:04,023 --> 00:22:04,871
[훌쩍이는 소리]

342
00:22:04,938 --> 00:22:05,837
아니

343
00:22:06,846 --> 00:22:08,400
(해인) 나 괜찮아, 괜찮은데

344
00:22:09,628 --> 00:22:11,864
이렇게 괜찮은 게 너무 오랜만이라

345
00:22:12,546 --> 00:22:15,100
우는 거야, 너무 좋아 가지고

346
00:22:17,457 --> 00:22:18,751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347
00:22:18,818 --> 00:22:20,040
그래, 알아

348
00:22:20,107 --> 00:22:21,006
[해인의 흐느끼는 소리]

349
00:22:21,519 --> 00:22:22,374
[울컥한 한숨]

350
00:22:24,276 --> 00:22:25,277
나쁜 꿈을

351
00:22:27,114 --> 00:22:29,116
오래 꾸다 깬 것 같은 기분이야

352
00:22:43,463 --> 00:22:44,363
(현우) 이제 괜찮아

353
00:22:45,599 --> 00:22:46,466
[훌쩍이는 소리]

354
00:22:49,773 --> 00:22:50,770
[흐느끼는 소리]

355
00:22:55,509 --> 00:22:57,653
[해인의 울음]

356
00:23:12,826 --> 00:23:14,256
(현우) 그만 들어가 자자

357
00:23:14,323 --> 00:23:16,496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-계속]

358
00:24:23,689 --> 00:24:25,537
[새 지저귀는 소리]

359
00:24:32,124 --> 00:24:33,311
[해인의 옅은 숨소리]

360
00:24:39,346 --> 00:24:40,293
[옅은 한숨]

361
00:24:47,154 --> 00:24:48,294
(현우) 음
[현우와 해인의 옅은 웃음]

362
00:24:51,358 --> 00:24:52,358
[해인의 힘주는 소리]

363
00:24:57,030 --> 00:24:58,159
[작은 목소리로] 굿 모닝

364
00:24:58,226 --> 00:24:59,124
[옅은 웃음]

365
00:24:59,633 --> 00:25:00,700
굿 모닝

366
00:25:00,767 --> 00:25:02,315
오늘까지 회사 안 가도 되지?

367
00:25:05,372 --> 00:25:06,236
(현우) 응

368
00:25:07,541 --> 00:25:08,507
그럼 나랑 놀자

369
00:25:09,712 --> 00:25:10,642
(현우) 음

370
00:25:12,238 --> 00:25:13,098
[해인의 웃음]

371
00:25:13,165 --> 00:25:14,012
그래, 놀자

372
00:25:14,079 --> 00:25:15,931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373
00:25:30,931 --> 00:25:31,797
두 명이요

374
00:25:32,585 --> 00:25:33,418
[카드 빼는 소리]

375
00:25:34,301 --> 00:25:35,301
[현우의 옅은 탄성]

376
00:25:36,270 --> 00:25:37,778
[카드 단말기 작동음]

377
00:25:43,207 --> 00:25:44,209
(현우) 음

378
00:25:46,740 --> 00:25:47,646
[카메라 셔터음]

379
00:25:49,316 --> 00:25:50,249
[카메라 셔터음]

380
00:25:52,319 --> 00:25:53,585
[카메라 셔터음]

381
00:25:56,088 --> 00:25:57,022
[카메라 셔터음]

382
00:25:57,691 --> 00:25:58,557
[현우의 헛기침]

383
00:26:01,327 --> 00:26:02,161
[카메라 셔터음]

384
00:26:02,663 --> 00:26:03,729
(해인) 어?
[카메라 타이머 소리]

385
00:26:03,796 --> 00:26:04,730
[해인의 웃음]
[카메라 셔터음]

386
00:26:06,767 --> 00:26:07,740
[자전거 벨 소리]

387
00:26:13,941 --> 00:26:14,776
[현우의 웃음]

388
00:26:18,012 --> 00:26:19,911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-계속]

389
00:26:25,217 --> 00:26:26,785
(해인) 우리 신혼여행 말고

390
00:26:26,852 --> 00:26:28,281
그냥 놀러 온 거 처음이지?

391
00:26:28,348 --> 00:26:29,856
[웃으며] 그러네

392
00:26:29,923 --> 00:26:32,092
(해인) 내가 너무 워라벨에
신경을 못 쓰고 살았어

393
00:26:32,759 --> 00:26:35,828
나 수술받고 오면
앞으로 우리 많이 놀러 다니자

394
00:26:37,093 --> 00:26:37,963
약속

395
00:26:40,636 --> 00:26:41,469
(현우) 그래

396
00:27:07,093 --> 00:27:08,261
[현우의 힘주는 소리]

397
00:27:08,328 --> 00:27:09,161
[해인의 옅은 탄성]

398
00:27:11,663 --> 00:27:12,844
(해인) 있잖아

399
00:27:12,911 --> 00:27:15,600
난 수술하러 갈 때
뭔가 걸리는 게 없었으면 좋겠거든?

400
00:27:15,667 --> 00:27:16,501
알지?

401
00:27:16,568 --> 00:27:19,104
난 걸리는 게 싫어서
생과일주스도 착즙으로만 먹는 거

402
00:27:20,706 --> 00:27:21,540
알지

403
00:27:22,074 --> 00:27:22,899
뭐가 걸리는데?

404
00:27:22,966 --> 00:27:26,058
씁, 내가 작정하고 속인 건 아니지만

405
00:27:26,125 --> 00:27:28,213
어쩌다 보니 비밀이 된 게
세 가지가 있어

406
00:27:28,280 --> 00:27:29,347
세 가지나 있어?

407
00:27:29,414 --> 00:27:31,309
가기 전에 하나씩 털고 가려고 해

408
00:27:31,376 --> 00:27:33,232
(해인) 일단 오늘은 한 개만 알려줄게

409
00:27:34,686 --> 00:27:35,654
말해 봐, 뭔데?

410
00:27:36,250 --> 00:27:37,089
당신

411
00:27:38,657 --> 00:27:40,559
(해인) 이 MP3 주웠다고 했잖아

412
00:27:41,595 --> 00:27:42,428
(현우) 어

413
00:27:43,128 --> 00:27:43,966
내 거야

414
00:27:45,065 --> 00:27:45,791
(현우) 어?

415
00:27:45,858 --> 00:27:47,466
여기 이 'H'

416
00:27:47,968 --> 00:27:49,568
(해인) 해인의 'H'라고

417
00:27:49,635 --> 00:27:52,973
내가 유학 가던 날
학교 운동장에서 잃어버렸던 MP3가

418
00:27:53,040 --> 00:27:54,828
어머, 여기 있네

419
00:27:58,579 --> 00:27:59,511
[어이없는 헛웃음]

420
00:28:00,990 --> 00:28:01,948
설마...

421
00:28:02,015 --> 00:28:03,595
설마가 사람 잡았어

422
00:28:09,448 --> 00:28:10,555
[어이없는 웃음]

423
00:28:10,622 --> 00:28:11,830
(현우) 말도 안 돼

424
00:28:11,897 --> 00:28:13,426
(해인) 그 말도 안 되는 일이

425
00:28:13,493 --> 00:28:14,927
우리 사이에 일어나 버렸다고

426
00:28:17,396 --> 00:28:19,297
당신에게 난 기억도 안 나는

427
00:28:19,364 --> 00:28:21,366
무수히 스쳐 간 사람 중 하나였으니까

428
00:28:21,433 --> 00:28:22,594
큰 의미는 없었겠지만

429
00:28:23,288 --> 00:28:25,170
아니, 그게 아니고

430
00:28:26,265 --> 00:28:27,566
(현우) 내 말 들어봐, 나 사실

431
00:28:27,633 --> 00:28:29,728
(해인) 으음, 쫄지 마

432
00:28:29,795 --> 00:28:31,069
혼내는 거 아니야, 왜?

433
00:28:31,550 --> 00:28:33,412
난 어제의 홍해인이 아니거든

434
00:28:34,846 --> 00:28:36,081
난 곧 다시 태어날 거잖아?

435
00:28:39,144 --> 00:28:43,155
앞으론 긍정적인 것만 생각하고
모든 일의 좋은 면만 보려고

436
00:28:47,019 --> 00:28:48,193
- (현우) 그래?
- (해인) 응

437
00:28:48,974 --> 00:28:51,897
이 MP3는 우리 역사의
산증인 같은 거잖아?

438
00:28:51,964 --> 00:28:54,533
바로 그 긍정적인 사실에만
집중하려고 해

439
00:29:00,441 --> 00:29:01,313
(현우) 좋네

440
00:29:02,394 --> 00:29:03,909
(해인) 솔직히 윤은성이

441
00:29:03,976 --> 00:29:06,171
뭐 '옛날에 지가 나를
구해줬니 어쩌니' 하면서

442
00:29:06,238 --> 00:29:08,967
자꾸만 운명적인 서사로
엮으려고 하기도 했었는데

443
00:29:09,034 --> 00:29:09,982
뭐, 운명?

444
00:29:10,951 --> 00:29:12,050
[현우의 어이없는 탄성]

445
00:29:12,117 --> 00:29:13,739
아, 그 자식 미친 거 아니야?

446
00:29:13,806 --> 00:29:15,153
아, 얻다 대고 참

447
00:29:15,220 --> 00:29:16,188
왜?

448
00:29:16,255 --> 00:29:18,630
이제 우리한테도 생겼잖아
영화 같은 서사

449
00:29:19,326 --> 00:29:21,001
[설레는 음악]
(해인) 나 그때 그 운동장에서

450
00:29:27,734 --> 00:29:30,369
이렇게 잘생긴 애가
우리 학교에 있었나?

451
00:29:31,271 --> 00:29:33,038
이런 애를 두고 떠나야 하다니

452
00:29:33,812 --> 00:29:34,673
원통하다

453
00:29:35,342 --> 00:29:36,875
그런 생각 잠깐 했었단 말이야

454
00:29:38,142 --> 00:29:39,411
검정색 단화

455
00:29:40,314 --> 00:29:41,647
- (해인) 응?
- (현우) 너

456
00:29:43,315 --> 00:29:44,816
검정색 단화 신고 있었어

457
00:29:45,586 --> 00:29:46,865
흰색 양말에

458
00:29:47,641 --> 00:29:49,508
피부는 엄청 하얬고

459
00:29:50,824 --> 00:29:54,291
머리는 요 정도 위로 묶고 있었고

460
00:29:55,162 --> 00:29:55,995
그때...

461
00:29:56,675 --> 00:29:58,698
포니테일을 즐겨하긴 했는데...

462
00:29:58,765 --> 00:29:59,964
내가 너 딱 보고

463
00:30:01,032 --> 00:30:01,960
만났다

464
00:30:02,803 --> 00:30:03,804
천년의 이상형

465
00:30:04,456 --> 00:30:05,350
[옅은 웃음]

466
00:30:06,253 --> 00:30:07,841
(현우) 그래 가지고 다음 날부터

467
00:30:07,908 --> 00:30:09,150
너 찾으러 돌아다녔다고

468
00:30:10,177 --> 00:30:11,978
너무 순식간이라 명찰을 못 봐 가지고

469
00:30:13,345 --> 00:30:14,713
- 정말?
- (현우) 응

470
00:30:15,215 --> 00:30:16,881
근데 무슨 신데렐라도 아니고

471
00:30:16,948 --> 00:30:19,386
MP3 하나만 달랑 놓고 사라졌으니

472
00:30:19,453 --> 00:30:20,594
내가 돌아버리지

473
00:30:21,388 --> 00:30:24,424
그랬던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나서

474
00:30:24,491 --> 00:30:25,456
결혼도 하고

475
00:30:26,827 --> 00:30:28,293
물론 이혼도 했지만

476
00:30:28,799 --> 00:30:30,096
아무튼

477
00:30:30,163 --> 00:30:31,765
이런 게 진짜

478
00:30:31,832 --> 00:30:34,325
역대급 운명 서사라고

479
00:30:34,392 --> 00:30:35,233
그래

480
00:30:35,801 --> 00:30:38,939
난 당신 '천년의 이상형'이기도 하고

481
00:30:39,006 --> 00:30:41,273
운명이기도 하니까, 앞으로...
[현우의 웃음]

482
00:30:47,372 --> 00:30:48,253
앞으로...

483
00:30:50,536 --> 00:30:52,552
란 말이 이렇게 좋은 건 줄 몰랐어

484
00:30:52,619 --> 00:30:54,053
[해인의 울컥하는 숨소리]
[현우의 옅은 탄성]

485
00:30:54,993 --> 00:30:55,854
(해인) 아...

486
00:30:56,400 --> 00:30:57,422
아, 울컥하네

487
00:31:01,487 --> 00:31:02,441
[해인의 한숨]

488
00:31:04,831 --> 00:31:07,366
당신의 '앞으로'엔
내가 없을 예정이었는데

489
00:31:08,874 --> 00:31:10,502
이젠 우리의 '앞으로'가 생겼잖아

490
00:31:17,945 --> 00:31:18,850
[훌쩍이는 소리]

491
00:31:19,725 --> 00:31:20,712
그래서 말인데

492
00:31:29,257 --> 00:31:31,339
(해인) 당신의
이혼 취소 요청을 받아들일게

493
00:31:41,268 --> 00:31:42,643
뭐야, 표정이 왜 그래?

494
00:31:43,796 --> 00:31:44,816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495
00:31:44,883 --> 00:31:45,857
[현우의 벅찬 탄성]

496
00:31:48,647 --> 00:31:49,747
[현우의 훌쩍이는 소리]

497
00:31:51,251 --> 00:31:52,290
[숨을 들이켠다]

498
00:31:53,514 --> 00:31:54,520
무르기 없다

499
00:31:55,016 --> 00:31:56,708
나 백화점 사장이야

500
00:31:56,775 --> 00:31:58,285
(해인) '무르기, 반품, 환불'

501
00:31:58,352 --> 00:32:00,118
이런 거 제일 질색인 사람인 거 몰라?

502
00:32:02,590 --> 00:32:04,362
어느 날 네가 눈을 떴는데

503
00:32:05,770 --> 00:32:07,125
내가 그냥 싫어도

504
00:32:08,627 --> 00:32:10,429
이 약속은 무를 수가 없는 거라고

505
00:32:11,498 --> 00:32:15,233
단순 변심은 환불 사유가 안 돼요
그건 기본이지

506
00:32:18,425 --> 00:32:19,506
[현우의 훌쩍이는 소리]

507
00:32:19,573 --> 00:32:20,706
(현우) 우리가 또

508
00:32:22,142 --> 00:32:23,909
죽기 살기로 싸워서

509
00:32:24,912 --> 00:32:26,222
꼴도 보기 싫어져도

510
00:32:27,101 --> 00:32:28,113
나중에 네가

511
00:32:28,713 --> 00:32:31,349
지금 이 약속이
'기억이 나네, 안 나네' 해도

512
00:32:31,416 --> 00:32:32,303
소용없어

513
00:32:32,811 --> 00:32:35,122
[어이없는 한숨]
내가 네 옆에 있기로 한 거야

514
00:32:35,189 --> 00:32:37,089
알겠다고, 좋다고, 그러겠다고

515
00:32:39,326 --> 00:32:40,292
그러니까 그만 떠들어

516
00:32:44,090 --> 00:32:46,431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-계속]

517
00:32:49,381 --> 00:32:50,582
[편안한 한숨]

518
00:32:50,649 --> 00:32:53,271
나 이렇게 가만히

519
00:32:54,741 --> 00:32:57,444
당신 심장 소리만
듣고 있을 때가 좋단 말이야

520
00:33:16,394 --> 00:33:18,703
[새 지저귀는 소리]

521
00:33:27,368 --> 00:33:29,207
(그레이스) 제가 계산을 해 봤어요

522
00:33:29,274 --> 00:33:32,103
5프로, 450억 정도 되더라고요

523
00:33:32,170 --> 00:33:33,752
우수리 떼고 400억

524
00:33:33,819 --> 00:33:36,681
현금으로 주실까 해서
밖에 차도 불러놨고요

525
00:33:36,748 --> 00:33:37,482
큰 걸로

526
00:33:37,549 --> 00:33:38,390
빚 받으러 왔어?

527
00:33:38,457 --> 00:33:39,310
[멋쩍은 웃음]

528
00:33:39,377 --> 00:33:42,387
이런 말씀 좀 싸가지없게
들릴지도 모르지만

529
00:33:42,454 --> 00:33:45,824
저희 히스토리가
지금 제 태도를 만든 게 아닐까요?

530
00:33:46,478 --> 00:33:49,521
제가 일은 다 해 놓고
뒤통수를 몇 번 맞다 보니까

531
00:33:53,759 --> 00:33:54,759
[찻잔 내려놓는 소리]

532
00:33:59,659 --> 00:34:00,659
[통장을 던져 놓는다]

533
00:34:01,399 --> 00:34:02,274
확인해

534
00:34:03,652 --> 00:34:04,652
[찻잔 내려놓는 소리]

535
00:34:08,780 --> 00:34:09,786
[놀란 숨소리]
[흥미로운 음악]

536
00:34:09,853 --> 00:34:11,543
(그레이스) 일, 십, 백, 천, 만, 십만

537
00:34:11,610 --> 00:34:12,951
백만, 천만, 억, 십억...

538
00:34:15,589 --> 00:34:17,142
여사님, 존경합니다

539
00:34:17,209 --> 00:34:19,204
공작 같은 미모에 뱀 같은 언변

540
00:34:19,271 --> 00:34:20,301
사자의 카리스마

541
00:34:20,368 --> 00:34:22,794
그게 한 사람한테 다 있기가 어려운데

542
00:34:22,861 --> 00:34:24,849
저는 인생 여사님처럼 그렇게

543
00:34:24,916 --> 00:34:26,382
똑 부러지게 살고 싶어요

544
00:34:26,449 --> 00:34:28,632
- 지급 정지 걸어놨어
- 네?

545
00:34:28,699 --> 00:34:31,062
(슬희) 그 통장의 돈 말이야
내가 풀어줘야 쓸 수 있다고

546
00:34:31,129 --> 00:34:32,070
여사님!

547
00:34:32,859 --> 00:34:34,105
'우리의 히스토리가'

548
00:34:34,172 --> 00:34:35,907
(슬희) '지금의 내 태도를 만들었다'

549
00:34:35,974 --> 00:34:38,712
그렇게 생각해
나도 뒤통수를 몇 번 맞아서

550
00:34:38,779 --> 00:34:41,001
- (그레이스) 아니...
- (슬희) 내가 '됐다' 할 때까지

551
00:34:41,068 --> 00:34:42,414
시키는 대로 잘해 주면

552
00:34:42,883 --> 00:34:44,251
그때 풀어줄게

553
00:34:44,318 --> 00:34:45,183
다 가져

554
00:34:46,498 --> 00:34:47,719
똑 부러진다, 진짜

555
00:34:50,248 --> 00:34:52,702
(미선) 엄마, 이게 웬 난리야?

556
00:34:52,769 --> 00:34:54,192
아직 김장 때도 아닌데

557
00:34:54,259 --> 00:34:56,771
아, 해인이네 서울 간다는데
줄 거는 없고

558
00:34:56,838 --> 00:34:58,641
(봉애) 배즙 짠 거랑 김치 좀 주려고

559
00:34:58,708 --> 00:35:00,261
(미선) 이게 '좀'이 아닌데?

560
00:35:00,328 --> 00:35:03,167
(봉애) 아, 이왕 한 김에
이 집 저 집, 노나 먹을라고 그라제

561
00:35:03,234 --> 00:35:04,781
동네 할매들도 좀 갖다 드리고

562
00:35:04,848 --> 00:35:06,458
아, 그렇다고 이걸 언제 다 해

563
00:35:06,525 --> 00:35:08,306
아, 그럼 장갑을 끼든가

564
00:35:08,373 --> 00:35:09,378
[못마땅한 소리]
[문 열리는 소리]

565
00:35:09,445 --> 00:35:11,051
난 손이 재산이라서
[문 닫히는 소리]

566
00:35:11,118 --> 00:35:12,631
(다혜) 제가 좀 도와드릴게요

567
00:35:13,107 --> 00:35:14,018
무채 썰까요?

568
00:35:14,085 --> 00:35:15,540
(봉애) 어, 그래 주면 고맙제

569
00:35:16,948 --> 00:35:18,985
[기계적인 칼질 소리]
[흥미로운 음악]

570
00:35:19,052 --> 00:35:21,452
(봉애) 왐마, 손이 겁나 빨라야

571
00:35:22,928 --> 00:35:24,923
(미선) 연장 좀 쓸 줄 아는구마이

572
00:35:26,336 --> 00:35:28,753
씁, 아무튼 칼질부터가

573
00:35:28,820 --> 00:35:30,578
일반인하고는 좀 다르더라고

574
00:35:30,645 --> 00:35:32,027
[여자들의 탄성]

575
00:35:32,094 --> 00:35:34,139
그리고 깡도 보통이 아니야

576
00:35:34,206 --> 00:35:35,039
왜?

577
00:35:40,412 --> 00:35:42,013
[칼질하는 소리]

578
00:35:43,455 --> 00:35:46,711
얘, 네가 이러면
내가 다시 식구로 받을 것 같니?

579
00:35:47,359 --> 00:35:49,510
(다혜) 저도 식구로
눌러앉을 생각은 없고요

580
00:35:49,577 --> 00:35:51,918
제 할 일 하고 나면 갈 길 갈 거예요

581
00:35:51,985 --> 00:35:53,319
너무 걱정하지 마세요, 어머니

582
00:35:54,229 --> 00:35:56,654
눌러앉을 생각 없다면서
'어머니, 어머니'

583
00:35:56,721 --> 00:35:58,703
(선화) 약 올리니?
그렇게 부르지 마

584
00:35:59,789 --> 00:36:00,845
그건 하고 싶은데

585
00:36:03,041 --> 00:36:03,962
뭐?

586
00:36:04,698 --> 00:36:06,965
제가 어머니라고 불러본 사람은

587
00:36:07,032 --> 00:36:08,366
어머니가 처음이거든요

588
00:36:08,433 --> 00:36:09,908
(다혜) 그건 그냥 부르게 해 주세요

589
00:36:09,975 --> 00:36:11,975
[흥미진진한 음악]

590
00:36:15,742 --> 00:36:16,608
무요

591
00:36:17,177 --> 00:36:19,210
- (미선) 어, 어, 다 했어?
- (다혜) 뭐 또 갖다 드릴까요?

592
00:36:19,277 --> 00:36:20,145
아니야, 아니야, 아니야, 아니야

593
00:36:21,468 --> 00:36:22,682
(다혜) 파는 안 썰었네?

594
00:36:22,749 --> 00:36:23,682
[어이없는 숨소리]

595
00:36:26,253 --> 00:36:27,751
[강미의 놀란 숨소리]
(방실) 대박

596
00:36:27,818 --> 00:36:29,300
[현정의 탄성]
(강미) 난...

597
00:36:29,367 --> 00:36:30,774
- 좀 호감
- 왜요?

598
00:36:30,841 --> 00:36:32,574
(강미) 아니, 시어머니한테
전혀 안 쫄고

599
00:36:32,641 --> 00:36:35,627
한 방 날리는 그 점이
난 참 마음에 드네

600
00:36:35,694 --> 00:36:36,563
[새 지저귀는 소리]

601
00:36:36,630 --> 00:36:37,622
[방실의 호응하는 소리]

602
00:36:38,403 --> 00:36:40,031
[여자들의 대화]

603
00:36:41,336 --> 00:36:42,467
(미선) 아, 올케

604
00:36:43,237 --> 00:36:44,189
이리 와

605
00:36:44,256 --> 00:36:47,800
안 그래도 수술 소식 듣고
다들 축하한다고

606
00:36:47,867 --> 00:36:49,641
- (강미) 아유, 너무 잘됐다
- (방실) 다행이야

607
00:36:49,708 --> 00:36:50,915
(현정) 잘됐어요

608
00:36:51,417 --> 00:36:52,310
감사합니다

609
00:36:52,913 --> 00:36:53,792
(해인) 근데

610
00:36:55,258 --> 00:36:57,011
뭐 하세요?

611
00:36:57,078 --> 00:36:57,983
(미선) 아

612
00:36:58,650 --> 00:37:00,020
이런 거 해 봤어?

613
00:37:00,087 --> 00:37:01,321
봉숭아 물들이는 거

614
00:37:02,206 --> 00:37:04,322
- (해인) 아니요
- (강미) 아유, 왜 그런 말 있잖아요

615
00:37:04,389 --> 00:37:07,825
'첫눈 올 때까지 봉숭아 물 남아 있으면
첫사랑이 이루어진다'고

616
00:37:07,892 --> 00:37:09,166
그래서 방실이 얘는 꼭

617
00:37:09,233 --> 00:37:11,463
이걸 여름에 안 들이고
가을에 들이잖아

618
00:37:12,332 --> 00:37:13,231
낭만적이네요

619
00:37:13,298 --> 00:37:17,195
아이, 낭만적이라기보다는
얘는 좀 검은 속내가 있지

620
00:37:17,262 --> 00:37:19,404
(방실) 뭐, 그렇게
검다고 할 것까지 있나?

621
00:37:19,471 --> 00:37:21,740
그 사람이 때마침 돌싱이고

622
00:37:22,380 --> 00:37:25,003
- (미선) 야!
- (방실) 아니, 안 볼 때는 모르겠더니

623
00:37:25,070 --> 00:37:27,670
요새 또 자꾸
오다가다 마주치고 그러니까

624
00:37:27,737 --> 00:37:28,700
사람 마음이라는 게...

625
00:37:28,767 --> 00:37:30,882
- (강미) 입 다물어, 입 다물어, 좀
- (현정) 그만해, 그만해

626
00:37:30,949 --> 00:37:32,176
- (미선) 그만해, 그만해
- (강미) 입 다물어

627
00:37:32,243 --> 00:37:33,384
- (현정) 그만해
- (방실) 미안, 미안

628
00:37:33,451 --> 00:37:34,919
내가 너무 솔직했다, 그렇죠?

629
00:37:34,986 --> 00:37:36,921
홍 사장, 너무 기분 상하지는 마요

630
00:37:37,718 --> 00:37:38,492
제가 왜요?

631
00:37:38,559 --> 00:37:41,427
아니, 사실은 옛날에

632
00:37:42,025 --> 00:37:45,203
현우가 교회 고등부 때
나한테 플러팅을 엄청 했어요

633
00:37:45,270 --> 00:37:47,699
[익살스러운 음악]
(현정) 현우가 대체 언제 언니한테?

634
00:37:47,766 --> 00:37:48,633
몰랐어?

635
00:37:49,160 --> 00:37:51,578
(방실) 그 교회에서 막
간식 나눠주고 그러잖아

636
00:37:51,645 --> 00:37:53,560
그러면 현우가 꼭 나한테

637
00:37:53,627 --> 00:37:56,433
초코파이며 찐빵이며
막 두 개씩 챙겨주고

638
00:37:56,500 --> 00:37:57,513
사람들 다 있는 데서

639
00:37:57,580 --> 00:38:00,805
(강미) 그거는 네가
남의 거 뺏어 먹으니까 그런 거고

640
00:38:00,872 --> 00:38:03,314
(미선) 아휴, 올케, 그런 거 아니야

641
00:38:03,381 --> 00:38:06,084
방실이 너는 아무튼
말도 안 되는 소리를, 쯧

642
00:38:10,457 --> 00:38:12,179
(해인) 첫눈 올 때까지
남아 있으면 돼요?

643
00:38:13,260 --> 00:38:14,759
[발랄한 음악]

644
00:38:48,146 --> 00:38:49,096
[자동차 문 닫히는 소리]

645
00:38:54,501 --> 00:38:56,000
- (해인) 이거 봐
- 봉숭아 물?

646
00:38:56,703 --> 00:38:58,636
단순한 봉숭아 물은 아니고

647
00:38:59,494 --> 00:39:01,606
- 아니고?
- 다신 못 볼 줄 알았던

648
00:39:01,673 --> 00:39:04,743
첫눈에 대한 나의 '기대, 희망, 설렘'?

649
00:39:05,924 --> 00:39:07,856
난 이제 겨울 못 볼 줄 알았거든

650
00:39:07,923 --> 00:39:10,715
(해인) 당연히 첫눈도
못 볼 거라고 생각했는데

651
00:39:10,782 --> 00:39:12,484
볼 수도 있게 된 거잖아

652
00:39:13,387 --> 00:39:15,422
[잔잔한 음악]

653
00:39:15,489 --> 00:39:16,322
그럼

654
00:39:17,524 --> 00:39:20,748
(해인) 손톱에 요거 없어지기 전에
첫눈 딱 오면 이루는 거고

655
00:39:22,062 --> 00:39:23,134
뭘?

656
00:39:23,201 --> 00:39:24,034
첫사랑

657
00:39:25,070 --> 00:39:27,699
'첫사랑'이면 뭐...

658
00:39:28,266 --> 00:39:29,534
저번에 말한

659
00:39:29,601 --> 00:39:31,669
버스맨인가, 택시맨인가, 걔?

660
00:39:31,736 --> 00:39:33,470
[흥미로운 음악]
(해인) 멀리서 바라만 봐도 좋고

661
00:39:33,537 --> 00:39:35,393
생각 안 하려고 해도 생각이 나고

662
00:39:35,460 --> 00:39:37,760
괜히 얼굴 한 번 보려고
길도 막 돌아서 가고

663
00:39:37,827 --> 00:39:39,319
(현우) '멀리서 바라만 봐도 좋고'

664
00:39:39,386 --> 00:39:41,245
'생각 안 하려 그래도 생각나고'

665
00:39:41,312 --> 00:39:43,948
'괜히 얼굴 한 번 더 보려고
길도 막 돌아가고'

666
00:39:44,015 --> 00:39:45,318
그랬다던 그 자식?

667
00:39:45,385 --> 00:39:47,352
(해인) 왜 멀쩡한 사람한테 욕을 해?

668
00:39:48,306 --> 00:39:49,411
[현우의 어이없는 웃음]

669
00:39:49,478 --> 00:39:51,369
(현우) 그래, 그분?

670
00:39:51,436 --> 00:39:52,281
(해인) 응

671
00:39:52,793 --> 00:39:54,259
[한숨 쉬며] 올해는

672
00:39:54,732 --> 00:39:57,529
첫눈이 좀 일찌감치 왔음 좋겠네

673
00:39:59,937 --> 00:40:02,816
(현우) 해인아, 너 그 반지까지
받아서 낀 이 와중에

674
00:40:02,884 --> 00:40:04,862
첫사랑 같은 거 이뤄지고
막 그럼 안 돼

675
00:40:04,929 --> 00:40:06,638
그거 상황 엄청 꼬이는 거야

676
00:40:07,941 --> 00:40:08,940
내 말 듣고 있어?

677
00:40:10,377 --> 00:40:11,309
해인아

678
00:40:19,478 --> 00:40:21,385
마이클이 홍범석을 만났다?

679
00:40:21,452 --> 00:40:23,741
네, 에버에이치의 대표 자격으로요

680
00:40:23,808 --> 00:40:24,969
(슬희) 퀸즈의 맏아들이

681
00:40:25,036 --> 00:40:27,091
지 아버지 죽고 나니
돌아오고 싶은가 보네

682
00:40:27,158 --> 00:40:29,594
에버에이치는 얼마 전부터 주주명부에

683
00:40:29,661 --> 00:40:31,262
(은성) 기타 법인으로
등장하던 이름이에요

684
00:40:31,329 --> 00:40:34,134
홍범석이 주가 폭락 시점부터
지분을 모은 것 같습니다

685
00:40:34,201 --> 00:40:36,631
앵커 LP들한테 내 자리 달라고
설득하는 중이고

686
00:40:36,698 --> 00:40:37,535
(슬희) 많이 해 보라 그래

687
00:40:37,602 --> 00:40:39,531
넌 내가 준 걸로 네 자리 지키면 돼
[긴장되는 음악]

688
00:40:40,249 --> 00:40:41,406
(은행장) 요청하신 대로

689
00:40:41,473 --> 00:40:44,462
홍콩과 스위스에
쉘 컴퍼니를 설립했고요

690
00:40:44,529 --> 00:40:47,832
법인 계좌는 저희 IEBC 측에
개설을 했고

691
00:40:47,899 --> 00:40:50,982
운영은 윤 회장님만
하실 수 있는 걸로 명시했습니다

692
00:40:55,749 --> 00:40:57,842
(변호사) 그럼 첫 거래는
어떻게 진행할까요?

693
00:40:57,909 --> 00:40:59,991
{\an8}CD 방식으로 2.1퍼센트 하죠

694
00:41:00,932 --> 00:41:02,513
{\an8}- (변호사) 네
- (현우) 걸려들었어

695
00:41:02,580 --> 00:41:04,562
윤은성이 비자금을 세상에 꺼낸 거야

696
00:41:05,748 --> 00:41:06,731
(해인) 초조했겠지

697
00:41:06,798 --> 00:41:08,433
큰아버지가 자기 자리를 위협할까 봐

698
00:41:09,741 --> 00:41:11,869
(현우) 큰아버님은
아직 뉴욕에 계신 거죠?

699
00:41:11,936 --> 00:41:13,958
(김 비서) 네, 계속해서
LP들 만나고 계십니다

700
00:41:14,025 --> 00:41:16,227
(현우) 그 소식을 윤은성한테
계속 전해 주세요

701
00:41:16,294 --> 00:41:17,642
그래야 초조해져서

702
00:41:17,709 --> 00:41:19,744
- 비자금으로 지분을 사 모을 거니까
- (김 비서) 네

703
00:41:19,811 --> 00:41:21,379
(양기) 결정적인 증거만 잡으면

704
00:41:21,446 --> 00:41:24,048
윤은성은 횡령에 배임에
외환거래법 위반까지

705
00:41:24,115 --> 00:41:25,349
다 엮어서 넣어버릴 수 있어

706
00:41:25,416 --> 00:41:26,376
[서류를 던져 놓는다]

707
00:41:26,443 --> 00:41:27,824
(박 탐정) 근데요, 그...

708
00:41:27,891 --> 00:41:29,887
알아보라고 하셨던
편성욱이라는 사람이요

709
00:41:29,954 --> 00:41:33,057
(양기) 지난번에 너 막 납치하고
그랬다던 그 토지중개업자?

710
00:41:33,124 --> 00:41:36,174
(현우) 응, 이중계약 증거랑
조 이사 관련 자료랑

711
00:41:36,241 --> 00:41:37,762
다 넘기기로 했는데

712
00:41:37,829 --> 00:41:39,282
약속 장소에 안 나왔어

713
00:41:39,349 --> 00:41:40,131
연락도 안 되고

714
00:41:40,198 --> 00:41:41,999
(박 탐정) 일주일 넘게
카드도 전혀 안 쓰고 있고

715
00:41:42,066 --> 00:41:43,521
핸드폰 사용 내역도 안 잡히고요

716
00:41:44,736 --> 00:41:46,237
밀항이라도 한 거 아닌지

717
00:41:47,133 --> 00:41:48,673
[호응하는 신음]
[어두운 음악]

718
00:41:48,740 --> 00:41:50,294
[물 찰랑거리는 소리]
[풀벌레 울음소리]

719
00:41:52,880 --> 00:41:54,599
[낚시꾼의 놀란 비명]
(기자) 어젯밤 경기도 영진군의

720
00:41:54,666 --> 00:41:56,073
삼방저수지 인근에서

721
00:41:56,140 --> 00:41:59,470
4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
변사체가 발견됐습니다

722
00:41:59,537 --> 00:42:01,452
흉기에 찔린 채 발견된 시신은

723
00:42:01,519 --> 00:42:03,655
부패가 심해 아직 신원 파악이 돼...
[라디오가 뚝 끊어진다]

724
00:42:04,215 --> 00:42:05,215
[안전벨트 푸는 소리]

725
00:42:07,098 --> 00:42:08,098
[핸드백을 집어 든다]

726
00:42:12,206 --> 00:42:13,091
[한숨]

727
00:42:13,567 --> 00:42:16,381
(그레이스) 아우
그림 속의 떡이 이런 거니?

728
00:42:17,009 --> 00:42:18,009
[한숨]

729
00:42:19,744 --> 00:42:20,958
[감 깎는 소리]

730
00:42:25,846 --> 00:42:27,117
(그레이스) 사모님

731
00:42:27,184 --> 00:42:29,613
어메이징 그레이스 왔어요
[캐리어 끄는 소리]

732
00:42:29,680 --> 00:42:31,852
(선화) [작은 목소리로]
아, 왜 또 왔어?

733
00:42:31,919 --> 00:42:34,154
- (그레이스) 지금 뭐 하세요?
- (선화) 보면 몰라?

734
00:42:34,221 --> 00:42:35,459
곶감 만들잖아

735
00:42:35,526 --> 00:42:36,412
(그레이스) 어머

736
00:42:36,905 --> 00:42:39,057
사모님 손도 꺼칠해지시고

737
00:42:39,857 --> 00:42:40,959
다크서클 어쩔

738
00:42:42,029 --> 00:42:44,629
기미도 내가 겨우 눌러놨더니
다 올라왔네

739
00:42:48,132 --> 00:42:50,201
이제 곧 퀸즈 컴백하실 텐데

740
00:42:50,268 --> 00:42:51,913
거긴 전쟁터라고요

741
00:42:51,980 --> 00:42:54,038
모 여사 그 불여시랑
사모님 사이에서

742
00:42:54,105 --> 00:42:56,044
아랫것들이 줄타기 하면서
왔다 갔다 할 텐데

743
00:42:56,111 --> 00:42:58,503
액면으로 상대를
제압할 수 있는 무기가

744
00:42:58,570 --> 00:42:59,544
뭘까요?

745
00:43:00,260 --> 00:43:01,612
피부입니다

746
00:43:01,679 --> 00:43:02,720
당장 누우세요

747
00:43:02,787 --> 00:43:03,648
당기고

748
00:43:04,191 --> 00:43:05,352
광내야죠

749
00:43:05,419 --> 00:43:07,004
[흘러나오는 우아한 음악]

750
00:43:11,766 --> 00:43:14,925
(봉애) 워매, 나는 이런 거
처음 해 봐 갖고 간지럽네요잉

751
00:43:14,992 --> 00:43:15,860
[봉애의 웃음]

752
00:43:15,927 --> 00:43:17,558
웃지 마세요, 주름져요

753
00:43:17,625 --> 00:43:19,218
(그레이스) 속으로 따라 하세요

754
00:43:19,285 --> 00:43:22,067
'미백, 탄력, 회복, 복귀'

755
00:43:22,134 --> 00:43:25,369
뭐니 뭐니 해도 복귀의
가장 중요한 게 회복 탄력성이죠

756
00:43:25,436 --> 00:43:28,439
(선화) 걱정 마
탄력 있게 다 회복될 거니까

757
00:43:28,506 --> 00:43:30,577
우리도 퀸즈 돌아가고

758
00:43:30,644 --> 00:43:33,464
해인이도 수술받고 건강해지고

759
00:43:33,531 --> 00:43:35,646
홍 사장님 수술받아요?

760
00:43:35,713 --> 00:43:37,915
(그레이스) 수술도 안 되는
상태라고 들었는데

761
00:43:37,982 --> 00:43:40,418
(선화) 해 볼 수 있다는 병원이 생겼어

762
00:43:40,485 --> 00:43:42,126
곧 독일 가잖아

763
00:43:42,193 --> 00:43:43,187
그래요?

764
00:43:44,735 --> 00:43:46,068
정말 잘됐다

765
00:43:46,135 --> 00:43:48,159
(함께) 잘됐지

766
00:43:52,933 --> 00:43:54,432
[멀리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]

767
00:43:59,310 --> 00:44:01,136
[흥미로운 음악]

768
00:44:12,319 --> 00:44:14,452
(영송) 안녕하세요
안 그래도 뵙고 싶었는데

769
00:44:14,955 --> 00:44:16,124
- 저를요?
- (영송) 네

770
00:44:16,957 --> 00:44:18,155
드릴 게 있어요

771
00:44:18,222 --> 00:44:18,992
뭐, 뭘요?

772
00:44:19,059 --> 00:44:21,828
근데 이렇게 만날 줄 모르고
집에 두고 와서

773
00:44:21,895 --> 00:44:23,246
(영송) 이따 밤에 만날래요?

774
00:44:23,921 --> 00:44:25,196
- 밤에요?
- (영송) 네

775
00:44:26,333 --> 00:44:28,980
(범자) 아, 뭐 그러시죠

776
00:44:29,047 --> 00:44:29,907
[멋쩍은 웃음]

777
00:44:34,274 --> 00:44:35,261
[화장품 뚜껑 닫는 소리]

778
00:44:35,866 --> 00:44:37,144
[피식하는 웃음]

779
00:44:37,211 --> 00:44:38,810
아니, 왜 오밤중에 보재?

780
00:44:41,315 --> 00:44:44,015
씁, 이 남자 아주 너무 적극적이다

781
00:44:44,651 --> 00:44:45,579
위험하게

782
00:44:51,758 --> 00:44:53,354
아, 먼저 오셨네요

783
00:44:57,609 --> 00:44:58,529
(범자) 네

784
00:45:00,504 --> 00:45:02,766
- 저, 드릴 말씀이...
- 제가 먼저요

785
00:45:02,833 --> 00:45:03,921
네, 하세요

786
00:45:03,988 --> 00:45:04,869
저

787
00:45:06,128 --> 00:45:07,438
내일이면 떠나요

788
00:45:07,505 --> 00:45:10,107
(범자) 서울 가면 여기
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고요

789
00:45:10,174 --> 00:45:12,461
안 그래도 제가
그 얘기를 들어 가지고...

790
00:45:12,528 --> 00:45:14,345
(범자) 무슨 얘기
하고 싶으신지는 알겠어요

791
00:45:14,412 --> 00:45:15,732
제가

792
00:45:15,799 --> 00:45:18,149
저번에 그, 오디 때부터

793
00:45:18,919 --> 00:45:21,714
눈치는 좀 채고 있기는 했는데

794
00:45:21,781 --> 00:45:23,347
[한숨 쉬며] 안 돼요

795
00:45:23,414 --> 00:45:24,655
(영송) 네?

796
00:45:24,722 --> 00:45:25,489
뭐가...

797
00:45:25,556 --> 00:45:26,390
저

798
00:45:27,157 --> 00:45:28,759
가진 게 좀 많은 여자예요

799
00:45:28,826 --> 00:45:31,489
(범자) 동산, 부동산, 주식에
채권만 있는 게 아니라

800
00:45:31,556 --> 00:45:32,490
[멋쩍은 웃음]

801
00:45:32,557 --> 00:45:34,064
전남편도 셋이나 돼요

802
00:45:34,131 --> 00:45:35,712
[놀라는 탄성]
[익살스러운 음악]

803
00:45:35,779 --> 00:45:37,922
[감탄하며] 몰랐습니다

804
00:45:37,989 --> 00:45:39,163
모르셨죠?

805
00:45:39,230 --> 00:45:41,672
(범자) 아무튼 저란 여자는

806
00:45:42,976 --> 00:45:44,909
뭐가 너무 많고 복잡해서요

807
00:45:45,421 --> 00:45:46,310
그쪽 마음을

808
00:45:47,812 --> 00:45:48,779
받을 수가 없네요

809
00:45:48,846 --> 00:45:49,920
[안타까운 신음]

810
00:45:50,688 --> 00:45:52,583
그, 그래도 받아주시죠

811
00:45:54,452 --> 00:45:55,386
이게 뭐죠?

812
00:45:56,937 --> 00:45:58,489
편지를 쓰신 거예요, 나한테?

813
00:45:59,156 --> 00:46:00,057
[어이없는 탄성]

814
00:46:00,788 --> 00:46:01,759
아니, 정말

815
00:46:02,390 --> 00:46:03,394
이러시면

816
00:46:04,419 --> 00:46:05,396
(영송) 부의금이에요

817
00:46:06,030 --> 00:46:07,765
아버님 소식 들었습니다

818
00:46:13,258 --> 00:46:15,061
(범자) 이, 이런, 이런 거 안 주셔도 돼요
[영송의 당황한 신음]

819
00:46:15,128 --> 00:46:16,213
- 저 가 볼게요
- (영송) 어, 아니요, 아니요

820
00:46:16,280 --> 00:46:18,315
아유, 그, 그러면 안 되죠

821
00:46:18,382 --> 00:46:20,591
이건 범자 씨한테
드리는 돈이 아니고요

822
00:46:20,658 --> 00:46:22,680
범자 씨 아버님께 드리는 돈이에요

823
00:46:23,341 --> 00:46:24,699
암만 부자라도요

824
00:46:24,766 --> 00:46:27,839
저승 가면 무일푼으로 시작한다던데요

825
00:46:27,906 --> 00:46:29,600
[애잔한 음악]

826
00:46:31,458 --> 00:46:33,777
얼마 안 되지만 이거 받으시면

827
00:46:34,561 --> 00:46:37,224
오늘 밤에 아버님이 거기서
친구분들이랑

828
00:46:37,291 --> 00:46:39,059
국밥에 술 한잔하실 겁니다

829
00:46:39,126 --> 00:46:40,531
[풀벌레 울음소리]

830
00:46:43,970 --> 00:46:47,271
(영송) 아버님은 이제 친구분들이랑
맛있는 것도 드시고

831
00:46:47,338 --> 00:46:49,181
편하게 지내실 테니까

832
00:46:49,248 --> 00:46:51,475
범자 씨는 너무 슬퍼하지 말고요

833
00:46:53,113 --> 00:46:54,294
[울먹이는 숨소리]

834
00:46:55,025 --> 00:46:56,113
고맙습니다

835
00:46:58,285 --> 00:46:59,563
(범자) 잘 계시고요

836
00:47:06,817 --> 00:47:07,998
[울먹이는 숨소리]

837
00:47:12,196 --> 00:47:13,197
안녕히 가세요

838
00:47:19,840 --> 00:47:21,627
[훌쩍이는 소리]

839
00:47:27,915 --> 00:47:29,136
[떨리는 숨소리]

840
00:47:32,213 --> 00:47:33,417
(범준) 그게 무슨 소리냐?

841
00:47:33,484 --> 00:47:35,419
집엘 안 들어오고 여기 남겠다고?

842
00:47:36,391 --> 00:47:37,521
(선화) 어이가 없네

843
00:47:37,588 --> 00:47:39,690
(수철) 당분간은요
서울에 저희 집 구할 때까지만

844
00:47:39,757 --> 00:47:42,933
(범준) 그러니까
'왜 집을 구하냐'는 거다, 엄마 말씀은

845
00:47:43,000 --> 00:47:43,921
제 인생엔

846
00:47:45,276 --> 00:47:46,999
늘 보조 바퀴가 달려 있었거든요

847
00:47:47,066 --> 00:47:47,998
(수철) 한쪽은 엄마

848
00:47:49,213 --> 00:47:50,905
다른 한쪽은 아빠

849
00:47:50,972 --> 00:47:51,969
뭐래니?

850
00:47:53,106 --> 00:47:54,160
그런데 저 이제

851
00:47:55,106 --> 00:47:56,774
이 보조 바퀴 떼고

852
00:47:56,841 --> 00:47:58,142
혼자서 우뚝 서 보려고 해요

853
00:47:58,209 --> 00:48:00,304
(선화) '우뚝' 같은
소리 하고 자빠졌다, 진짜

854
00:48:01,151 --> 00:48:03,683
야, 네가 그러자고 그랬니?
네가 또 꼬셨어?

855
00:48:03,750 --> 00:48:05,658
(수철) 자기야, 쉿, 쉿
아무 말도 하지 마

856
00:48:06,217 --> 00:48:07,218
이제부터 묵비권이야

857
00:48:08,379 --> 00:48:10,721
엄마는 이제 다혜한테
다이렉트로 얘기하지 마시고

858
00:48:10,788 --> 00:48:12,523
- 변호사를 좀 통해 주세요
- 뭐?

859
00:48:12,590 --> 00:48:13,424
(수철) 매형, 부탁드려요

860
00:48:13,491 --> 00:48:14,525
미안한데 거절할게

861
00:48:15,860 --> 00:48:18,295
(해인) 야, 너희 가족 문제는
네가 알아서 해결하고

862
00:48:18,362 --> 00:48:19,977
이왕 말 나온 김에
[멋쩍은 헛기침]

863
00:48:20,044 --> 00:48:20,978
얘기할게요

864
00:48:21,768 --> 00:48:23,293
저도 집엔 안 들어가려고요

865
00:48:23,360 --> 00:48:24,595
[잔잔한 음악]
(범준) 너도?

866
00:48:24,662 --> 00:48:27,471
이 사람 서울 오피스텔 있잖아요?
거기로 들어가려고요

867
00:48:27,538 --> 00:48:30,507
(해인) 곧 독일 갈 건데
아무래도 공항, 더 가깝기도 하고

868
00:48:30,574 --> 00:48:32,183
아닌데? 공항은 그쪽이 더 먼데

869
00:48:32,250 --> 00:48:34,511
(해인) 무엇보다 건물이
신축인 데다 풀옵션이에요

870
00:48:34,578 --> 00:48:36,487
한 공간에 필요한 게
다 있으니까 효율적이고

871
00:48:36,554 --> 00:48:37,921
알잖아요, 우리 집은

872
00:48:37,988 --> 00:48:40,517
자다 깨서 냉장고 한 번 가려면
엘리베이터 타야 되고

873
00:48:40,584 --> 00:48:42,986
동선이 너무 길어

874
00:48:43,053 --> 00:48:44,888
(선화) 얘, 네 핑계가 더 길다

875
00:48:44,955 --> 00:48:47,358
그냥 '너희 둘만 있고 싶다'
그거 아니야

876
00:48:47,425 --> 00:48:48,352
(현우) 네

877
00:48:48,893 --> 00:48:51,228
제가 해인이랑만 같이 있고 싶어서요

878
00:48:54,741 --> 00:48:55,606
허락해 주십시오

879
00:48:56,303 --> 00:48:58,902
그래, 뭐 둘이 있는 게
더 편하면 그렇게 해

880
00:48:58,969 --> 00:49:00,334
(선화) 그래, 그래라

881
00:49:00,401 --> 00:49:02,640
뭐, 필요한 거 있음 얘기하고

882
00:49:03,856 --> 00:49:05,015
(수철) 우와

883
00:49:05,082 --> 00:49:07,277
이런 게 차별이라는 건가?

884
00:49:07,344 --> 00:49:09,720
나 진짜 태어나서 이런 거
처음 당해 봐 가지고

885
00:49:09,787 --> 00:49:10,861
어, 신선하긴 하다

886
00:49:11,592 --> 00:49:13,784
(그레이스) 내일
짐 싸서 올 모양이에요

887
00:49:13,851 --> 00:49:15,686
대비를 하고 계셔야 할 것 같습니다

888
00:49:16,690 --> 00:49:18,899
그리고 천다혜도 만나보고 왔는데요

889
00:49:21,094 --> 00:49:23,636
(그레이스) 이게 뭐니, 대체?
잘 갔는데 왜 돌아와?

890
00:49:23,703 --> 00:49:25,562
모 여사한테는 당분간 비밀로 해요

891
00:49:25,629 --> 00:49:26,670
야, 이 등신아

892
00:49:26,737 --> 00:49:29,753
너 여기 있는 거 모 여사가 말해 줬어

893
00:49:29,820 --> 00:49:30,501
진짜?

894
00:49:30,568 --> 00:49:32,636
너 금불상 핸드 캐리해서

895
00:49:32,703 --> 00:49:35,606
한밤중 택시 타고 들어온 것도
그쪽에서 벌써 다 안다고

896
00:49:35,673 --> 00:49:37,641
(그레이스) 사람 풀어서
얼마나 감시를 하고 있는데

897
00:49:37,708 --> 00:49:39,356
뭐냐고, 왜 왔냐고

898
00:49:39,423 --> 00:49:41,212
양심이야, 아님 앙심이야?

899
00:49:42,253 --> 00:49:45,005
앙심 품을 게 뭐 있어?
양심상 돌아온 거지

900
00:49:45,072 --> 00:49:46,617
너 양심 있었니?

901
00:49:47,372 --> 00:49:48,519
있었더라고

902
00:49:48,586 --> 00:49:49,853
(다혜) 태어나서 처음으로

903
00:49:49,920 --> 00:49:52,526
날 진짜 좋아해 준 사람에 대한 양심

904
00:49:52,593 --> 00:49:54,905
어머, 얘 좀 봐

905
00:49:54,972 --> 00:49:57,361
(그레이스) 정분났더라고요
아시잖아요

906
00:49:57,428 --> 00:50:00,411
그게 한 번 나면
누가 뜯어말려도 안 되는 거
[슬희의 피식하는 웃음]

907
00:50:00,478 --> 00:50:03,133
그렇게 잘해 줬더니
이렇게 뒤통수를 쳐?

908
00:50:03,200 --> 00:50:06,103
(슬희)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
믿으면 안 되는 거야

909
00:50:06,735 --> 00:50:08,797
(그레이스) 그리고요, 홍해인이요

910
00:50:08,864 --> 00:50:11,001
[의미심장한 음악]
어쩌면 시한부 딱지 뗄 것 같아요

911
00:50:11,068 --> 00:50:12,443
수술을 받는대요

912
00:50:12,510 --> 00:50:14,244
백현우가 그렇게 찾아 헤매더니

913
00:50:14,311 --> 00:50:16,747
드디어 수술해 줄 병원을
찾았다나 봐요

914
00:50:16,814 --> 00:50:18,716
다음 주에 독일 간다고

915
00:50:25,049 --> 00:50:26,257
아, 깜짝이야

916
00:50:28,312 --> 00:50:29,993
(은성) 해인이 가는 데가
어떤 병원인지

917
00:50:30,060 --> 00:50:31,491
어떤 수술인지 알아보세요

918
00:50:31,558 --> 00:50:32,596
[노크 소리]

919
00:50:32,663 --> 00:50:34,078
[풀벌레 울음소리]

920
00:50:36,814 --> 00:50:37,701
뭐 해?

921
00:50:37,768 --> 00:50:38,689
그냥...

922
00:50:39,610 --> 00:50:41,105
여기선 별이 엄청 잘 보여서

923
00:50:47,681 --> 00:50:48,895
[풀벌레 울음소리]

924
00:50:49,750 --> 00:50:52,068
(해인) 그저께인가? 별똥별도 봤어

925
00:50:53,597 --> 00:50:54,445
그래?

926
00:50:55,819 --> 00:50:58,622
(선화) 네 태몽이 별똥별이었는데

927
00:50:59,622 --> 00:51:01,725
예쁜 딸이 갖고 싶었는데

928
00:51:02,601 --> 00:51:03,961
그 꿈 꾸고

929
00:51:06,436 --> 00:51:07,831
나 진짜 좋았다

930
00:51:09,114 --> 00:51:11,041
[애잔한 음악]

931
00:51:16,193 --> 00:51:17,288
[숨을 들이켠다]

932
00:51:18,312 --> 00:51:21,092
야, 나 요새 톤 잡기 너무 어렵다

933
00:51:22,482 --> 00:51:26,119
우리 20년을 넘게 싸우면서 지냈는데

934
00:51:26,186 --> 00:51:29,735
갑자기 너무
다정한 콘셉트도 좀 어색하고

935
00:51:30,801 --> 00:51:31,822
근데 마음은...

936
00:51:34,151 --> 00:51:35,312
너무 미안하고

937
00:51:36,427 --> 00:51:38,024
후회되고

938
00:51:38,091 --> 00:51:39,263
잘해 주고 싶고

939
00:51:41,326 --> 00:51:42,399
지금 딱 좋아

940
00:51:46,717 --> 00:51:47,538
딱 좋아?

941
00:51:47,605 --> 00:51:50,207
나도 갑자기 너무 다정한 건
좀 불편하거든?

942
00:51:50,274 --> 00:51:53,113
(해인) 앞으로 시간 많을 테니까

943
00:51:53,180 --> 00:51:54,478
천천히 다정해져요

944
00:51:57,159 --> 00:51:59,250
지금은 이 정도만

945
00:51:59,949 --> 00:52:00,884
그래

946
00:52:01,619 --> 00:52:03,987
[훌쩍이며] 너 수술받고 오면

947
00:52:04,054 --> 00:52:07,244
(선화) 우리 그때 천천히 다정해지자

948
00:52:19,744 --> 00:52:21,741
하, 저는 고부 갈등이라는 게

949
00:52:21,808 --> 00:52:23,537
이렇게 사람 피 말리는 건지
저 몰랐습니다

950
00:52:24,215 --> 00:52:27,150
(현태) 그러게, 남자한테는
군입대만큼의 스트레스라잖아

951
00:52:27,217 --> 00:52:29,653
(수철) 일단은 다혜를 엄마한테
보호하기 위해서라도

952
00:52:30,274 --> 00:52:31,682
분가는 꼭 필요할 것 같거든요

953
00:52:33,053 --> 00:52:35,759
[한숨 쉬며] 아, 왜 이렇게 안 나오셔?
[트렁크 닫히는 소리]

954
00:52:36,635 --> 00:52:37,594
(수철) 엄마, 아버지

955
00:52:38,229 --> 00:52:39,318
짐 다 실었어요

956
00:52:39,385 --> 00:52:40,891
- (선화) 어, 그래? 응
- (수철) 예

957
00:52:42,520 --> 00:52:45,729
아이, 좀 있으면 길 막혀요
지금 출발하셔야 돼요, 빨리빨리, 자

958
00:52:47,668 --> 00:52:49,415
[흥미로운 음악]

959
00:52:50,404 --> 00:52:52,316
제가 다 죄송한데요

960
00:52:52,383 --> 00:52:55,200
(범준) 이 녀석을 두고 가는 게
가장 죄송합니다

961
00:52:55,267 --> 00:52:57,274
놀고 가면서 쓰레기봉투를

962
00:52:57,341 --> 00:53:00,240
안 치우고 가는 것 같은 찜찜함이랄까

963
00:53:00,307 --> 00:53:02,626
- 아버지
- 아유, 별말씀을요
[범준의 깊은 한숨]

964
00:53:02,693 --> 00:53:04,982
(두관) 아유, 그리고
왜 이렇게 서두르셔요

965
00:53:05,049 --> 00:53:07,104
점심은 자시고 가셔야지

966
00:53:07,171 --> 00:53:08,755
- (범준) 아, 그럴까요?
- (수철) 아니

967
00:53:08,822 --> 00:53:10,347
집을 한 달 이상 비워두셨는데

968
00:53:10,414 --> 00:53:12,179
얼른 가서 정리도 하시고 그, 그래야죠

969
00:53:12,246 --> 00:53:14,031
아, 나 김치전이나 부칠까 그랬는데

970
00:53:14,098 --> 00:53:15,425
- [웃으며] 아니에요
- (범준) 김치전이요?

971
00:53:15,492 --> 00:53:17,434
바삭바삭 김치전에

972
00:53:17,501 --> 00:53:19,525
(두관) 시원하고 달달한
막걸리 어떠십니까?

973
00:53:19,592 --> 00:53:21,965
아유, 막걸리라니요, 운전하실 분이

974
00:53:22,032 --> 00:53:24,404
운전 내가 하면 되지

975
00:53:24,471 --> 00:53:25,476
(두관) 아, 봐서

976
00:53:26,000 --> 00:53:27,638
하루 더 주무시고 가도 되구요

977
00:53:27,705 --> 00:53:28,793
(봉애) 아유, 그러세요

978
00:53:28,860 --> 00:53:29,973
(범준) 하긴...

979
00:53:30,040 --> 00:53:30,841
두 분!

980
00:53:30,908 --> 00:53:33,610
(수철) 가야 할 때가 언제인지를
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이

981
00:53:33,677 --> 00:53:35,457
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십니까?

982
00:53:35,524 --> 00:53:36,814
(범준) 알아야 되냐?

983
00:53:37,684 --> 00:53:38,749
(현우) 저희 먼저 가 볼게요

984
00:53:39,686 --> 00:53:41,118
더 늦어지면 차 막혀서

985
00:53:41,588 --> 00:53:44,181
(선화) 그래, 차 막히기 전에
얼른 가야지

986
00:53:44,248 --> 00:53:45,355
(해인) 그동안 감사했어요

987
00:53:46,657 --> 00:53:47,558
저 갈게요

988
00:53:48,896 --> 00:53:51,255
(봉애) 수술 씩씩하게 잘 받고이?

989
00:53:52,419 --> 00:53:53,383
[등 토닥이며] 해인아

990
00:53:54,078 --> 00:53:55,232
우리 또 보자이?

991
00:53:55,299 --> 00:53:56,747
[잔잔한 음악]

992
00:54:07,581 --> 00:54:08,479
(범준) 백 서방

993
00:54:09,368 --> 00:54:10,247
부탁하네

994
00:54:11,718 --> 00:54:12,551
걱정 마십시오

995
00:54:13,129 --> 00:54:14,051
(두관) 저기

996
00:54:14,999 --> 00:54:18,221
네 엄마가 김치하고 배즙 좀 했다

997
00:54:18,288 --> 00:54:20,658
- (봉애) 당신이 좀 들어
- (두관) 아, 그럴까, 응, 줘, 줘

998
00:54:21,678 --> 00:54:22,520
(현우) 가 볼게요

999
00:54:22,587 --> 00:54:23,874
[캐리어 끄는 소리]
[현우의 힘주는 소리]

1000
00:54:31,872 --> 00:54:32,770
(수철) 응, 가...

1001
00:54:38,290 --> 00:54:39,176
[한숨]

1002
00:54:42,649 --> 00:54:43,599
[엘리베이터 버튼음]

1003
00:54:46,863 --> 00:54:48,688
(주민) 응? 11층 총각이네

1004
00:54:48,755 --> 00:54:49,976
- (현우) 안녕하세요?
- (주민) 응

1005
00:54:54,361 --> 00:54:56,129
총각 아닌데

1006
00:54:56,196 --> 00:54:57,432
[흥미로운 음악]
(주민) 응?

1007
00:54:58,065 --> 00:54:59,396
(해인) 제가 이 사람 아내거든요

1008
00:54:59,900 --> 00:55:02,677
(주민) 아, 아니, 이사 들어올 때

1009
00:55:02,744 --> 00:55:04,634
그 집에 혼자 산다 하지 않았어?

1010
00:55:04,701 --> 00:55:06,778
그새 결혼을 한 거야?

1011
00:55:06,845 --> 00:55:07,938
[현우의 멋쩍은 웃음]

1012
00:55:08,924 --> 00:55:10,888
- (현우) 네
- (주민) 아이고

1013
00:55:10,955 --> 00:55:13,731
신혼부부구나, 신혼부부
[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]

1014
00:55:13,798 --> 00:55:16,980
한참 좋을 때네, 좋을 때야

1015
00:55:17,047 --> 00:55:18,585
[해인의 웃음]
(해인) 좋아요

1016
00:55:18,652 --> 00:55:20,417
[주민의 웃음]

1017
00:55:30,183 --> 00:55:31,130
[문 닫히는 소리]

1018
00:55:31,198 --> 00:55:32,145
[도어 록 작동음]

1019
00:55:34,612 --> 00:55:35,706
[핸드백을 내려놓는다]

1020
00:55:38,535 --> 00:55:39,639
우리 이제

1021
00:55:39,706 --> 00:55:42,080
(해인) 신혼부부인 게
공식적으로 선언됐잖아?

1022
00:55:42,906 --> 00:55:45,002
왜 '공식 선언'이지?

1023
00:55:45,069 --> 00:55:46,149
아까 그 아주머니

1024
00:55:46,650 --> 00:55:48,552
동네에서 그런 분 하나 딱 알게 되면

1025
00:55:48,619 --> 00:55:51,832
(해인) 다음 날 1층 편의점 알바까지
싹 다 알게 되어 있다고

1026
00:55:51,899 --> 00:55:53,503
'11층 총각이'

1027
00:55:53,570 --> 00:55:57,254
'아주 어마무시 예쁜 여자랑
결혼을 했다더라'

1028
00:55:57,819 --> 00:55:58,755
[웃음]

1029
00:56:00,178 --> 00:56:01,705
(현우) 응, 그래서?

1030
00:56:03,313 --> 00:56:04,798
한창

1031
00:56:04,865 --> 00:56:08,232
좋을 때인 신혼부부답게 굴어야지

1032
00:56:09,169 --> 00:56:11,161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1033
00:56:13,373 --> 00:56:14,371
(현우) 어떻게?

1034
00:56:37,318 --> 00:56:39,635
(해인) 일반적으로
꿀 떨어지는 신혼부부들은

1035
00:56:39,702 --> 00:56:42,032
일단 어디 한 군데는
딱 붙어있는 법이라고

1036
00:56:49,743 --> 00:56:51,408
[커피 머신 작동음]

1037
00:56:52,216 --> 00:56:54,044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-계속]

1038
00:56:56,183 --> 00:56:58,502
(해인) 손이든 발이든

1039
00:57:07,661 --> 00:57:08,625
(해인) 어깨든

1040
00:57:12,032 --> 00:57:12,865
뭐든

1041
00:57:15,836 --> 00:57:17,801
그렇게 매일매일 꼭 붙어서

1042
00:57:18,405 --> 00:57:20,637
아무것도 아닌 일상들을
함께하는 거라고

1043
00:57:21,508 --> 00:57:24,074
지금은 좋지만 살다 보면
또 고비가 올 거 아니야

1044
00:57:24,141 --> 00:57:25,612
(현우) 나, 오, 웃었어?

1045
00:57:25,679 --> 00:57:27,604
(해인) 그럼 그 달콤했던 기억들을
[해인과 현우의 웃음]

1046
00:57:27,671 --> 00:57:30,914
유리병에서 사탕 꺼내 먹는 것처럼
하나씩 까먹으면서

1047
00:57:30,981 --> 00:57:31,917
[카메라 셔터음]

1048
00:57:31,984 --> 00:57:34,084
힘들고 쓴 시간들을 견디는 거지

1049
00:57:35,289 --> 00:57:36,787
그러니까 우린 좋을 때

1050
00:57:37,391 --> 00:57:39,179
그걸 잔뜩 모아둬야 하는 거라고

1051
00:57:45,756 --> 00:57:47,664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-계속]

1052
00:57:49,320 --> 00:57:50,834
- (현우) 자...
- (해인) 맛있겠다

1053
00:58:04,117 --> 00:58:05,491
[야구 연습장 배팅 소리]

1054
00:58:09,887 --> 00:58:11,801
[배팅하는 소리]

1055
00:58:11,868 --> 00:58:13,092
(해인) [헐떡이며] 나 이제

1056
00:58:13,159 --> 00:58:15,128
주식이랑 지분 모으는 것보다

1057
00:58:15,195 --> 00:58:17,961
행복한 기억들을 모으는데
더 집중해 볼 거야

1058
00:58:18,028 --> 00:58:20,330
나한테는 이제
그 유리병을 채우는 일이

1059
00:58:21,328 --> 00:58:22,702
제일 중요해

1060
00:58:22,769 --> 00:58:23,602
(현우) 응

1061
00:58:28,842 --> 00:58:30,844
근데 여긴 왜 그렇게 자주 온 거야?

1062
00:58:30,911 --> 00:58:32,039
야구가 그렇게 재밌어?

1063
00:58:32,563 --> 00:58:33,476
[현우의 멋쩍은 웃음]

1064
00:58:34,358 --> 00:58:35,719
(현우) 아, 재미있다기보단

1065
00:58:36,346 --> 00:58:37,454
여기서는

1066
00:58:37,521 --> 00:58:40,180
저 구멍 안에서 나오는
공만 치면 되잖아

1067
00:58:40,247 --> 00:58:41,251
그게 좋았어

1068
00:58:44,057 --> 00:58:45,068
그러고 나면

1069
00:58:46,490 --> 00:58:47,875
마음이 나아지나?

1070
00:58:47,942 --> 00:58:48,882
[고민하는 신음]

1071
00:58:48,949 --> 00:58:49,799
그냥

1072
00:58:51,465 --> 00:58:54,054
복잡할 땐 한 가지에만
집중하는 게 좋더라고

1073
00:58:55,102 --> 00:58:57,697
(현우) 지금 나한테 가장 중요한 거

1074
00:58:59,136 --> 00:59:00,237
딱 하나만 보는 거지

1075
00:59:00,741 --> 00:59:02,212
지금 당신한테

1076
00:59:03,059 --> 00:59:04,367
제일 중요한 게 뭐야?

1077
00:59:05,783 --> 00:59:07,377
[잔잔한 음악]

1078
00:59:09,513 --> 00:59:11,014
당연히 너 살리는 거지

1079
00:59:13,244 --> 00:59:14,144
[코 훌쩍이는 소리]

1080
00:59:14,698 --> 00:59:16,019
난 그것만 중요해

1081
00:59:18,425 --> 00:59:19,520
난 그것만 볼 거야

1082
00:59:28,272 --> 00:59:29,166
[동전 넣는 소리]

1083
00:59:35,119 --> 00:59:36,166
[배팅하는 소리]

1084
00:59:38,662 --> 00:59:39,676
(그레이스) 홍수철이는

1085
00:59:39,743 --> 00:59:41,564
거기 좀 더 있기로 한 모양이고요

1086
00:59:41,631 --> 00:59:44,518
홍해인도 백현우랑
같이 있겠다고 했대요

1087
00:59:44,585 --> 00:59:47,958
지금은 부회장네 부부만
들어오는 모양이고요

1088
00:59:48,025 --> 00:59:48,952
누가 부회장이야?

1089
00:59:50,287 --> 00:59:51,154
죄송합니다

1090
00:59:51,636 --> 00:59:54,324
근데 저쪽도 지분 가지고 들어오면

1091
00:59:54,391 --> 00:59:55,425
부회장 자리는

1092
00:59:55,492 --> 00:59:57,294
다시 찾으려고 하지 않을지

1093
00:59:59,850 --> 01:00:00,797
(슬희) 누구 마음대로?

1094
01:00:01,765 --> 01:00:03,867
쟤넨 여기 다시 기어들어 오는 거

1095
01:00:03,934 --> 01:00:04,868
후회하게 될 거야

1096
01:00:08,030 --> 01:00:08,959
[엘리베이터 도착음]

1097
01:00:16,560 --> 01:00:17,814
(은성) 안 그래도 보러 가던 길인데

1098
01:00:18,915 --> 01:00:19,850
나 잠깐 볼까요?

1099
01:00:21,755 --> 01:00:23,493
(은성) 해인이가 독일에서
수술받게 됐다면서요?

1100
01:00:24,181 --> 01:00:25,055
[은성의 옅은 웃음]

1101
01:00:25,122 --> 01:00:26,293
긴장하지 마요

1102
01:00:26,360 --> 01:00:27,828
잘됐다는 말하려는 거니까

1103
01:00:28,729 --> 01:00:31,095
(현우) 아, 그래요?
[의미심장한 음악]

1104
01:00:31,162 --> 01:00:32,095
당연하죠

1105
01:00:32,762 --> 01:00:34,264
해인이는 내가 좋아하는 여자예요

1106
01:00:34,331 --> 01:00:36,436
(은성) 건강해질 수 있는 방법을
찾았다는데

1107
01:00:36,503 --> 01:00:37,451
당연히 잘된 일이죠

1108
01:00:38,705 --> 01:00:39,739
같이 독일 간다면서요?

1109
01:00:40,474 --> 01:00:41,361
잘 부탁합니다

1110
01:00:43,006 --> 01:00:43,874
알겠습니다

1111
01:00:45,809 --> 01:00:47,277
얘기 끝났으면 가 봐도 될까요?

1112
01:00:48,745 --> 01:00:50,273
근데 알아보니까

1113
01:00:50,340 --> 01:00:51,974
(은성) 해인이가 받는다는 그 수술

1114
01:00:52,041 --> 01:00:53,283
부작용이 있다던데

1115
01:00:59,326 --> 01:01:00,427
해인이도 알고 있습니까?

1116
01:01:05,465 --> 01:01:06,986
하긴, 알면

1117
01:01:07,664 --> 01:01:09,436
걔 성격에 수술 안 받겠다고 할 테니

1118
01:01:11,805 --> 01:01:12,769
아직 말 안 했겠죠?

1119
01:01:13,407 --> 01:01:14,905
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?

1120
01:01:15,507 --> 01:01:17,627
(은성) 끝까지 비밀 잘 지켜서 꼭

1121
01:01:20,517 --> 01:01:21,511
수술받게 하라고요

1122
01:01:23,358 --> 01:01:24,314
말했잖아요, 난

1123
01:01:25,308 --> 01:01:26,316
해인이 살리고 싶다고

1124
01:01:37,027 --> 01:01:38,661
두 사람 관련된 물건은 다 치워요

1125
01:01:38,728 --> 01:01:40,367
백현우 씨 물건은 따로 전달해 주고

1126
01:01:40,434 --> 01:01:42,434
[어두운 음악]

1127
01:02:05,088 --> 01:02:08,358
(나 비서) 오늘은 사장님 아니고
손님으로 백화점 오는 거라면서요

1128
01:02:08,425 --> 01:02:09,896
그래서 저도 휴가 내고 온 건데요?

1129
01:02:09,963 --> 01:02:11,024
(해인) 맞아, 손님으로 온 거

1130
01:02:12,062 --> 01:02:14,046
- (나 비서) 뭐 사실 건데요?
- (해인) 그냥 보는 거지, 뭐

1131
01:02:14,113 --> 01:02:16,906
(나 비서) '안 사고 보기만 하는 손님'
극혐이라면서요

1132
01:02:16,973 --> 01:02:18,475
[땡 하는 효과음]
[흥미로운 음악]

1133
01:02:19,142 --> 01:02:20,503
(해인) 여기가 찜질방이야?

1134
01:02:20,570 --> 01:02:22,792
돈 내고 물건 사는 데를 와서
왜 돈 안 쓰고 앉아서

1135
01:02:22,859 --> 01:02:24,283
수다 떨고 있냐고 의자 다 없애

1136
01:02:24,350 --> 01:02:25,735
(아이들) 엄마!

1137
01:02:26,947 --> 01:02:27,957
[짜증 섞인 한숨]

1138
01:02:28,445 --> 01:02:30,447
애들을 여기 왜 풀어놔?

1139
01:02:30,514 --> 01:02:32,909
놀고 싶으면 놀이동산을 가야지
왜 백화점을 오냐고

1140
01:02:33,422 --> 01:02:35,661
(나 비서) 그래서
휴게 공간들 다 없앴잖아요

1141
01:02:35,728 --> 01:02:36,890
(해인) 그래

1142
01:02:36,957 --> 01:02:38,891
손님답게 돈 쓰지, 뭐

1143
01:02:41,218 --> 01:02:42,058
뭐 사줄까?

1144
01:02:42,729 --> 01:02:44,628
- 필요한 거 있어?
- (나 비서) 저 립밤이요

1145
01:02:45,395 --> 01:02:46,203
입술 텄어

1146
01:02:46,270 --> 01:02:47,143
[호응하는 소리]

1147
01:02:50,671 --> 01:02:51,701
[해인의 피곤한 한숨]

1148
01:02:54,044 --> 01:02:55,805
(해인) 내 돈 쓰고
왜 이렇게 피곤하지?

1149
01:02:56,773 --> 01:02:57,674
(나 비서) 피곤하세요?

1150
01:02:58,212 --> 01:02:59,109
안 되는데

1151
01:02:59,609 --> 01:03:00,677
어디 가서 쉬시죠

1152
01:03:03,951 --> 01:03:05,215
잘 만들어놨네

1153
01:03:05,282 --> 01:03:07,857
(해인) 동선 전략이 기가 막혀
쉴 틈이 없잖아

1154
01:03:07,924 --> 01:03:10,513
립밤만 사려고 했는데
수분크림도 사게 되고

1155
01:03:10,580 --> 01:03:12,322
니트 보러 갔다 코트도 사버렸고

1156
01:03:12,389 --> 01:03:14,310
옷만 사려고 했는데 머플러가 보이고

1157
01:03:14,377 --> 01:03:15,985
그 옆에 깔 맞춤할 장갑도 보이고

1158
01:03:16,052 --> 01:03:16,885
막판엔

1159
01:03:17,406 --> 01:03:18,895
지나칠 수 없는 향수 냄새가 나고

1160
01:03:18,962 --> 01:03:20,857
그게 대표님 전략이었잖아요

1161
01:03:20,924 --> 01:03:23,266
(나 비서) 고객들의 눈과 코를
쉬지 않게 해야 한다

1162
01:03:23,333 --> 01:03:25,735
그래서 모든 공간을 팝업으로 채우셨고

1163
01:03:26,613 --> 01:03:28,037
나 컴백하면 말이야

1164
01:03:28,104 --> 01:03:29,539
팝업들부터 다 없앨 거야

1165
01:03:29,606 --> 01:03:30,707
- 왜요?
- 피곤해

1166
01:03:31,443 --> 01:03:33,550
(해인) 내 돈 쓰고
내가 좀 한심하단 느낌이 든다고

1167
01:03:33,617 --> 01:03:34,577
속은 것 같고

1168
01:03:34,644 --> 01:03:36,319
그럼 다음에 또 오고 싶겠어?
[잔잔한 음악]

1169
01:03:36,386 --> 01:03:38,281
이거 싹 다 없애고
[화면 전환 효과음]

1170
01:03:38,348 --> 01:03:40,830
의자들 싹 다 다시 깔 거라고
[손님들 북적이는 소리]

1171
01:03:40,897 --> 01:03:42,219
비싸고 편안한 걸로

1172
01:03:42,826 --> 01:03:45,421
1층 광장도 다 리모델링해서
[반짝이는 효과음]

1173
01:03:45,488 --> 01:03:47,724
콘서트도 하고 애들 그냥 좀 뛰어놀고

1174
01:03:47,791 --> 01:03:49,392
그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거고

1175
01:03:49,459 --> 01:03:50,645
(나 비서) 네?

1176
01:03:50,712 --> 01:03:51,628
데이트도 하고

1177
01:03:52,399 --> 01:03:53,843
춥거나 더울 때

1178
01:03:54,317 --> 01:03:56,466
그냥 애들이랑 예쁜 거 구경하러 오고

1179
01:03:57,600 --> 01:03:58,846
좋잖아

1180
01:03:58,913 --> 01:04:00,847
오면 행복해지는 공간으로 만들 거야

1181
01:04:00,914 --> 01:04:01,771
진심?

1182
01:04:03,102 --> 01:04:03,973
진심

1183
01:04:04,040 --> 01:04:06,062
수술받고 와서
막 딴소리하시는 건 아니고요?

1184
01:04:06,129 --> 01:04:06,943
딴소릴 왜 해?

1185
01:04:07,010 --> 01:04:08,778
영화나 드라마 보면 그러더만

1186
01:04:08,845 --> 01:04:11,581
(나 비서) 뇌수술 같은 거 받고 나면
막 인격이 변한다든가

1187
01:04:11,648 --> 01:04:12,915
기억이 싹 다 사라지든가

1188
01:04:12,982 --> 01:04:14,870
아니고, 난 그냥

1189
01:04:14,937 --> 01:04:16,933
덤으로 받게 될 앞으로의 내 삶을

1190
01:04:17,640 --> 01:04:18,555
아주 조금만

1191
01:04:19,326 --> 01:04:21,425
더 괜찮은 사람으로
살고 싶어졌을 뿐이라고

1192
01:04:25,560 --> 01:04:27,734
(현태 처) 어머니
[현태 처의 목소리가 울린다]

1193
01:04:27,801 --> 01:04:29,483
[흥미진진한 음악]

1194
01:04:33,327 --> 01:04:34,904
(봉애) 저거
호열이 엄마 목소리 아니여?

1195
01:04:43,012 --> 01:04:43,946
저 왔습니다

1196
01:04:44,013 --> 01:04:47,730
어미야, 니는 눈을 어쩐다고
그라고 조신하게 깔아부냐?

1197
01:04:47,797 --> 01:04:48,898
나 불안하다

1198
01:04:50,593 --> 01:04:52,209
- 어머니
- AS 안 된다이!

1199
01:04:52,276 --> 01:04:53,643
(봉애) 아, 반품도 안 받아!

1200
01:04:53,710 --> 01:04:54,957
[울먹이며] 죄송해요

1201
01:04:55,024 --> 01:04:56,800
저도 약속을 지켜보려고 했는데요

1202
01:04:57,364 --> 01:04:59,342
이젠 정말 때가 온 것 같습니다

1203
01:05:03,224 --> 01:05:04,361
[한숨 쉬며] 그래

1204
01:05:04,834 --> 01:05:06,469
(봉애) 반품 사유를 들어나 보자

1205
01:05:06,536 --> 01:05:07,417
당신이 말해

1206
01:05:07,484 --> 01:05:08,317
내가?

1207
01:05:11,420 --> 01:05:13,343
아, 내가 그, 상갓집 간다 그러고

1208
01:05:13,410 --> 01:05:15,532
애들이랑 PC방 가서
밤샌 것 때문에 그러는구나?

1209
01:05:17,675 --> 01:05:18,635
[현태의 당황한 숨소리]

1210
01:05:19,222 --> 01:05:20,657
아니구나, 아니래, 엄마

1211
01:05:23,820 --> 01:05:25,782
아, 자기 내 게임기 찾았어?

1212
01:05:25,849 --> 01:05:27,135
(현태) 그거 중고로 산 거야, 안 비싸

1213
01:05:27,202 --> 01:05:29,413
이 와중에 게임기도 샀구나

1214
01:05:29,480 --> 01:05:30,907
[땡 하는 효과음]

1215
01:05:30,974 --> 01:05:32,348
[흥미로운 음악]

1216
01:05:33,016 --> 01:05:34,631
그냥 말해 주면 안 돼? 왜 그러는데?

1217
01:05:35,903 --> 01:05:37,404
[울먹이며] 어머니, 이이가요

1218
01:05:37,471 --> 01:05:39,439
(현태 처) 저 몰래 적금 깨서
주식을 했네요

1219
01:05:39,506 --> 01:05:41,064
[현태 처의 훌쩍이는 소리]
[종이 부스럭거리는 소리]

1220
01:05:41,963 --> 01:05:42,899
반토막

1221
01:05:43,593 --> 01:05:44,794
(봉애) 야!

1222
01:05:45,274 --> 01:05:47,690
[현태의 아파하는 신음]
(현태 처) 코인도 했대요, 어머니

1223
01:05:47,757 --> 01:05:49,746
상투 잡고 들어가서
지금은 마이너스 90프로

1224
01:05:49,813 --> 01:05:51,214
이런 미친

1225
01:05:51,281 --> 01:05:52,684
[현태의 두려운 신음]

1226
01:05:52,751 --> 01:05:54,290
(현태) 잘못했어, 잘못했어, 잘못했어

1227
01:05:56,033 --> 01:05:56,920
[봉애의 한숨]

1228
01:05:57,461 --> 01:05:58,692
(봉애) 현숙아

1229
01:05:58,759 --> 01:06:00,510
내가 면목이 없다야

1230
01:06:00,577 --> 01:06:02,172
이놈은 내가 반품받아 갖고

1231
01:06:02,239 --> 01:06:04,010
그냥 확 폐기처분해 불라니까

1232
01:06:04,077 --> 01:06:06,290
니는 더 늦기 전에 네 갈 길을 가라

1233
01:06:06,357 --> 01:06:07,440
(현태) [울먹이며] 엄마

1234
01:06:07,507 --> 01:06:08,365
(봉애) 그래도

1235
01:06:09,412 --> 01:06:11,300
김치 담으면 문자 할라니까

1236
01:06:11,367 --> 01:06:12,664
꼭 와라이
[슬픈 한숨]

1237
01:06:12,731 --> 01:06:15,264
내가 봐도 너처럼
야무지고 이쁜 여자한테

1238
01:06:15,331 --> 01:06:16,519
이놈은 너무 과분하다

1239
01:06:16,586 --> 01:06:17,447
[흐느끼는 신음]

1240
01:06:17,514 --> 01:06:19,108
숙아, 진짜 내가 미안하다

1241
01:06:19,175 --> 01:06:20,687
[흐느끼는 소리]

1242
01:06:20,754 --> 01:06:21,994
(현태 처) 어머니

1243
01:06:22,671 --> 01:06:24,180
[현태 처와 현태의 울음]

1244
01:06:26,890 --> 01:06:28,771
(봉애) 마늘 먹고 인간이 되거라!

1245
01:06:28,838 --> 01:06:30,640
[겁먹은 비명]

1246
01:06:32,926 --> 01:06:34,427
[현태 처의 슬픈 신음]
[현태의 아파하는 신음]

1247
01:06:36,363 --> 01:06:38,037
- (현태) 야, 여보, 나 진짜 나...
- (현태 처) 놔라이!

1248
01:06:43,637 --> 01:06:44,740
(현태) [작은 목소리로] 굿 뉴스!

1249
01:06:45,503 --> 01:06:48,605
나 지금 신분이 좀
상승할 것 같단 말이야

1250
01:06:49,207 --> 01:06:53,009
(범준) 해인이가 뭘 하나 사두곤
들여다보지도 못했다고 하던데

1251
01:06:53,647 --> 01:06:55,031
이 건물이군요

1252
01:06:55,098 --> 01:06:57,821
(현태) 예, 근데, 그, 제가
아침, 저녁 쓸고 닦고

1253
01:06:57,888 --> 01:07:00,789
왁스 칠해 간판도 물청소 싹 하고

1254
01:07:00,856 --> 01:07:02,418
정화조도 소독하고

1255
01:07:02,485 --> 01:07:04,858
네, 이참에 도색도 하려고요

1256
01:07:04,925 --> 01:07:06,062
(범준) 예

1257
01:07:06,129 --> 01:07:07,570
근처에 유동 인구도 많고

1258
01:07:07,637 --> 01:07:10,172
2차선 도로를 접하고 있어서
가시성도 높고

1259
01:07:10,239 --> 01:07:11,971
이 정도면 임대도 잘 되겠는데요

1260
01:07:12,038 --> 01:07:14,497
(두관) 아, 예, 그죠
괜찮은 편이죠

1261
01:07:14,564 --> 01:07:17,393
아, 근디 왜요?
저, 건물 내놓으시게요?

1262
01:07:18,805 --> 01:07:20,837
(범준) 해인이랑 상의했는데요

1263
01:07:21,608 --> 01:07:22,532
이 건물

1264
01:07:23,172 --> 01:07:24,921
사돈께 저희가 드리려고 합니다

1265
01:07:25,829 --> 01:07:27,349
[흥미로운 음악]

1266
01:07:29,532 --> 01:07:30,413
(두관) 예, 예?

1267
01:07:31,548 --> 01:07:34,588
(범준) 저 서울 가고 나면
저희 세무사가 연락드려서

1268
01:07:34,655 --> 01:07:36,790
필요한 서류 알려드리게 하겠습니다

1269
01:07:36,857 --> 01:07:40,323
아니, 그래도 어떻게 건물을 선물로...

1270
01:07:40,390 --> 01:07:41,491
제 마음입니다

1271
01:07:43,553 --> 01:07:46,896
(두관) 아유, 마음이 너무 큼지막한디

1272
01:07:48,335 --> 01:07:50,070
(현태) 나 건물주 아들 된다고

1273
01:07:50,137 --> 01:07:51,301
그래도 반품할 거야?

1274
01:07:55,453 --> 01:07:58,080
(현태 처) 여보, 지금 나 따라올 때야?

1275
01:07:58,147 --> 01:07:59,008
(현태) 어?

1276
01:08:00,948 --> 01:08:03,046
건물주님께 가봐야지

1277
01:08:07,637 --> 01:08:08,785
[엉덩이 툭 때리며] 어서

1278
01:08:09,926 --> 01:08:12,073
(현태) 여, 1층을
싹 리모델링을 해 가지고

1279
01:08:12,140 --> 01:08:14,390
헬스 센터를 한번
쫙 만들어 볼까 그러는데요

1280
01:08:14,457 --> 01:08:17,327
(미선) 야, 너는 하던 도장이나 잘해

1281
01:08:18,561 --> 01:08:21,764
엄마, 나 안 그래도
미용실 옮기고 싶다 그랬잖아

1282
01:08:21,831 --> 01:08:23,699
그 건물 1층이 딱 미용실 자리야

1283
01:08:23,766 --> 01:08:25,134
(현태) 누나가 왜 끼어들어?

1284
01:08:25,201 --> 01:08:28,414
내가 얼마나 거길 쓸고 닦고
얼마나 애지중지...

1285
01:08:28,481 --> 01:08:30,640
야, 계단 스티커 다 떼준 건 나야

1286
01:08:30,707 --> 01:08:31,752
(미선) 그리고 넌 3층 쓰잖아

1287
01:08:31,819 --> 01:08:33,209
- 현태야
- 네, 엄마

1288
01:08:33,276 --> 01:08:35,131
니는 하루빨리 도장을 빼

1289
01:08:35,198 --> 01:08:38,354
아유, 엄마는 무슨 농담을
그렇게 살벌하게 해

1290
01:08:38,421 --> 01:08:39,415
농담 아닌디

1291
01:08:39,482 --> 01:08:41,150
(봉애) 월세가 너무 밀렸드만

1292
01:08:41,217 --> 01:08:42,218
아, 엄마

1293
01:08:42,923 --> 01:08:44,174
- 아버지
- 아들아

1294
01:08:44,847 --> 01:08:45,717
예

1295
01:08:47,858 --> 01:08:48,811
[두관의 헛기침]

1296
01:08:50,602 --> 01:08:51,827
(두관) 이럴 때 보라고

1297
01:08:51,894 --> 01:08:54,091
계약서라는 것이 있는 거더라

1298
01:08:54,158 --> 01:08:55,464
[익살스러운 음악]
어...

1299
01:08:55,531 --> 01:08:58,901
'임차인이 월세를
두 번 이상 연체할 시'

1300
01:08:58,968 --> 01:09:01,502
'계약 해지를 통보할 수 있다'
너도 볼려?

1301
01:09:01,569 --> 01:09:03,539
아, 그래서 뭐, 나 진짜 나가라고?
[계약서 흔드는 소리]

1302
01:09:03,606 --> 01:09:04,641
아니지

1303
01:09:05,329 --> 01:09:07,643
'밀린 월세 완납하라'
이 말이지

1304
01:09:07,710 --> 01:09:09,341
(두관) 앞으론 매달 10일 늦지 말고

1305
01:09:09,408 --> 01:09:11,274
(미선) 아빠

1306
01:09:11,341 --> 01:09:13,296
나는, 응?

1307
01:09:13,363 --> 01:09:14,350
나는

1308
01:09:14,417 --> 01:09:16,185
(두관) 어, 1층 시세는 100이니께

1309
01:09:17,219 --> 01:09:18,471
그 정도 맞출 수 있으면 들어오고

1310
01:09:18,538 --> 01:09:20,990
아, 그건 지금 자리보다 비싸잖아요

1311
01:09:21,057 --> 01:09:22,655
아, 자리 자체가 더 좋으니께

1312
01:09:22,722 --> 01:09:25,328
(두관) 아무튼
우리는 이 건물을 기점으로다가

1313
01:09:25,395 --> 01:09:29,298
너희와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며
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

1314
01:09:29,365 --> 01:09:30,499
기대가 크다

1315
01:09:30,566 --> 01:09:32,882
(현태) 아유, 아버지
무슨 부모, 자식 간에

1316
01:09:32,949 --> 01:09:33,970
왜 긴장감이 필요해요

1317
01:09:34,037 --> 01:09:35,104
난 필요햐!

1318
01:09:35,171 --> 01:09:36,706
(두관) 그동안 너희들한테 묘하게

1319
01:09:36,773 --> 01:09:39,075
어? 하극상의 기운을
느낄 때도 많았고

1320
01:09:39,142 --> 01:09:40,235
이 건물을

1321
01:09:40,302 --> 01:09:42,791
'너희들의 충성심을 볼 수 있는'

1322
01:09:42,858 --> 01:09:44,747
'매개로 삼겄다'
그 야그지

1323
01:09:45,703 --> 01:09:46,951
[봉애가 툭 친다]

1324
01:09:47,018 --> 01:09:48,784
- 아닌디
- (두관) 응?

1325
01:09:48,851 --> 01:09:51,498
[흥미로운 음악]
(봉애) 나는 그냥
진짜 월세를 받고 싶은 건디?

1326
01:09:51,565 --> 01:09:52,849
아, 그랬어, 봉애?

1327
01:09:53,322 --> 01:09:55,574
아이고, 말을 허지
[두관의 멋쩍은 웃음]

1328
01:09:55,641 --> 01:09:56,632
(두관) 아무튼
[두관의 헛기침]

1329
01:09:56,699 --> 01:09:57,951
- 우리 두봉 빌딩은
- (미선) 에?

1330
01:09:58,018 --> 01:09:59,061
두봉 빌딩이 뭐야?

1331
01:09:59,128 --> 01:10:00,621
'두관, 봉애의 빌딩'

1332
01:10:00,688 --> 01:10:02,064
[질겁하는 숨소리]
오 마이 갓

1333
01:10:02,131 --> 01:10:03,265
(현태) 어우, 촌스러워

1334
01:10:03,332 --> 01:10:04,560
앞으로

1335
01:10:04,627 --> 01:10:06,371
(두관) 혈연관계에 얽매이지 않고

1336
01:10:06,438 --> 01:10:09,719
철저히 월세에 의해 움직이는 공간이여

1337
01:10:10,940 --> 01:10:11,717
명심들 햐

1338
01:10:11,784 --> 01:10:13,346
[미선과 현태의 탄식]

1339
01:10:13,413 --> 01:10:14,810
(해인) 아직 10월인데

1340
01:10:14,877 --> 01:10:16,445
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을 시작하네

1341
01:10:16,512 --> 01:10:18,387
(나 비서) 사장님이
그러라고 하셨잖아요

1342
01:10:18,454 --> 01:10:19,753
[작업자들의 분주한 소리]

1343
01:10:19,820 --> 01:10:20,653
내가?

1344
01:10:21,136 --> 01:10:22,952
(해인) 추석 끝났다고
손 놓고 놀고 있을까요?

1345
01:10:23,019 --> 01:10:25,688
'크리스마스가 오고 있다
겨울이 온다'

1346
01:10:25,755 --> 01:10:27,717
들썩들썩 분위기를 만들어줘야

1347
01:10:27,784 --> 01:10:29,825
고객들이 패딩 쇼핑할 맛이 나겠죠

1348
01:10:29,892 --> 01:10:32,228
남들 다 불 켤 때 같이 켜면 늦습니다

1349
01:10:32,295 --> 01:10:35,424
미리미리 준비했다가
핼러윈 끝나자마자

1350
01:10:35,491 --> 01:10:37,834
우리가 제일 먼저 불 켜고
겨울 장사 시작해야 한다고요

1351
01:10:39,237 --> 01:10:40,336
(해인) 아...

1352
01:10:41,471 --> 01:10:43,269
그래서 오늘 점등 리허설 하나?

1353
01:10:43,336 --> 01:10:46,649
(나 비서) 네, 아까부터 시설팀이랑
마케팅팀이랑 바쁘더라고요

1354
01:10:47,263 --> 01:10:49,416
[흥미로운 신음]
[조명 켜지는 소리]

1355
01:10:49,483 --> 01:10:51,483
[반짝이는 효과음]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1356
01:11:14,207 --> 01:11:15,872
지금 저 눈이

1357
01:11:17,257 --> 01:11:18,840
내 눈에만 보이는 건가?

1358
01:11:18,907 --> 01:11:20,510
(나 비서) 제 눈에도 보이는데요?

1359
01:11:21,611 --> 01:11:24,785
아니, 근데 리허설 때 눈까지 뿌리나?

1360
01:11:24,852 --> 01:11:26,119
잠시만요

1361
01:11:26,186 --> 01:11:27,026
(해인) 응

1362
01:11:46,796 --> 01:11:49,144
[반짝이는 효과음]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-계속]

1363
01:12:14,801 --> 01:12:16,666
[반짝이는 효과음]

1364
01:12:26,513 --> 01:12:29,409
(해인) 가을에 눈을 다 보네

1365
01:12:30,951 --> 01:12:32,361
첫눈 일찍 보고 싶다더니

1366
01:12:33,587 --> 01:12:34,586
원하던 대로 됐잖아

1367
01:12:35,789 --> 01:12:36,652
그러게

1368
01:12:37,486 --> 01:12:39,188
나 이제 뭐 좀 풀리려나 봐

1369
01:12:39,255 --> 01:12:40,777
원하면 다 이뤄지네

1370
01:12:40,844 --> 01:12:41,590
[옅은 웃음]

1371
01:12:41,657 --> 01:12:44,073
(해인) 이제 아주 첫사랑까지
이뤄지게 생겼잖아

1372
01:12:45,889 --> 01:12:47,203
[어색한 웃음]

1373
01:12:47,270 --> 01:12:48,197
아니...

1374
01:12:49,612 --> 01:12:51,920
그러라고 내리는 눈이 아닐 텐데

1375
01:12:51,987 --> 01:12:52,969
왜 아니야?

1376
01:12:53,743 --> 01:12:55,742
난 완전 이뤄질 것 같은데

1377
01:12:55,809 --> 01:12:57,310
저, 진짜 어떤 놈이길래...

1378
01:12:58,548 --> 01:12:59,408
자꾸

1379
01:13:00,276 --> 01:13:01,381
이러냐?

1380
01:13:01,448 --> 01:13:03,107
[해인의 깊은 한숨]

1381
01:13:04,275 --> 01:13:06,088
(해인) 사실 이거 얘기해 주고 나면

1382
01:13:06,155 --> 01:13:08,271
당신 너무 의기양양해질까 봐

1383
01:13:08,338 --> 01:13:10,506
원래 평생 얘기 안 하려고 그랬는데

1384
01:13:10,573 --> 01:13:12,421
말해 줄게
내 두 번째 비밀이야

1385
01:13:14,386 --> 01:13:16,930
- 뭔데?
- 372번 버스였지?

1386
01:13:16,997 --> 01:13:18,505
- 뭐가?
- 예전에

1387
01:13:19,166 --> 01:13:20,968
당신 퇴근할 때 타던 버스

1388
01:13:23,760 --> 01:13:26,202
아, 어, 어, 어, 맞아

1389
01:13:26,269 --> 01:13:28,626
(해인) 항상 맨 뒤에
창가 자리에 앉았고

1390
01:13:29,705 --> 01:13:30,648
[현우의 놀라는 탄성]

1391
01:13:30,715 --> 01:13:32,088
그랬지, 어떻게 알아?

1392
01:13:32,155 --> 01:13:33,035
어떻게 알까?

1393
01:13:38,685 --> 01:13:39,518
[한숨]

1394
01:13:40,556 --> 01:13:42,718
내가 당신 퇴근하는 버스 따라서

1395
01:13:42,785 --> 01:13:45,421
한강을 아주 여러 번 건넜다고

1396
01:13:46,369 --> 01:13:47,323
(해인) 그 막히는 시간에

1397
01:13:47,390 --> 01:13:49,559
왕복 막 1시간 반씩 걸려서

1398
01:13:51,140 --> 01:13:52,168
왜?

1399
01:13:52,235 --> 01:13:53,102
[한숨]

1400
01:14:01,414 --> 01:14:03,432
내가 말한 버스맨의 버스가

1401
01:14:03,499 --> 01:14:05,842
372번 버스고

1402
01:14:06,313 --> 01:14:07,410
맨은 당신이야

1403
01:14:08,778 --> 01:14:09,652
어

1404
01:14:12,508 --> 01:14:13,816
아니, 서울대는 어떻게 간 거야?

1405
01:14:15,455 --> 01:14:17,296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1406
01:14:19,326 --> 01:14:20,527
어?

1407
01:14:20,594 --> 01:14:21,457
(현우) 나야?

1408
01:14:23,130 --> 01:14:24,627
나야? 버스맨 나야?

1409
01:14:25,442 --> 01:14:26,362
(해인) 그래, 너야

1410
01:14:26,934 --> 01:14:29,298
(나 비서) 엄청 달달하네

1411
01:14:29,365 --> 01:14:32,415
근데 갑자기 시설팀에서
눈은 왜 뿌린 거예요?

1412
01:14:32,482 --> 01:14:34,207
아까 오후에 백 이사님이

1413
01:14:34,274 --> 01:14:37,740
(현우) 팀장님, 리허설 때
스노우 메이커 작동도 같이 좀 하시죠

1414
01:14:38,212 --> 01:14:41,878
(시설팀장) 아, 리허설 땐
그것까지는 굳이 안 해도 되는데

1415
01:14:42,358 --> 01:14:45,548
(현우) 아, 이게 법무팀에선
또 대비를 해야 되거든요

1416
01:14:46,032 --> 01:14:48,248
아시잖아요
미끄럼 사고 나면 복잡한 거

1417
01:14:48,315 --> 01:14:50,457
얼마만큼의 미끄러움인지

1418
01:14:50,524 --> 01:14:51,805
제가 직접 확인해 보려고요

1419
01:14:52,555 --> 01:14:54,594
뭐 그러시다면

1420
01:14:54,661 --> 01:14:57,346
예쁜 함박눈으로 부탁 좀 드리겠습니다

1421
01:14:57,413 --> 01:14:59,368
(시설팀장) 예, 알겠습니다

1422
01:14:59,435 --> 01:15:01,135
- (현우) 예, 감사합니다, 팀장님
- (시설팀장) 예

1423
01:15:02,685 --> 01:15:03,845
(나 비서) 어쩐지

1424
01:15:03,912 --> 01:15:06,325
사랑의 이벤트 냄새가 좀 나는데요?

1425
01:15:06,392 --> 01:15:07,245
(김 비서) 그렇죠?

1426
01:15:07,312 --> 01:15:09,076
(나 비서) 이혼했다가 재혼

1427
01:15:09,143 --> 01:15:10,306
[현우의 신나는 웃음]

1428
01:15:11,311 --> 01:15:12,379
할 만한데?

1429
01:15:12,446 --> 01:15:13,476
(현우) 나였어, 진짜?

1430
01:15:14,332 --> 01:15:15,878
네 첫사랑 나였어?

1431
01:15:17,073 --> 01:15:18,681
[새 지저귀는 소리]

1432
01:15:20,490 --> 01:15:21,792
(봉애) 비행기 떴겄지?

1433
01:15:21,859 --> 01:15:23,319
몇 시에나 도착하려나?

1434
01:15:24,520 --> 01:15:26,133
[설거지하는 소리]
[시계 초침 소리]

1435
01:15:29,131 --> 01:15:31,203
아직 좀 더 가야지
[봉애의 한숨]

1436
01:15:31,270 --> 01:15:33,748
그래도 새벽마다
기도한 보람이 있네이

1437
01:15:33,815 --> 01:15:35,793
(봉애) 우리 해인이도 인자 수술하면

1438
01:15:35,860 --> 01:15:37,166
좋아질 것이고

1439
01:15:38,005 --> 01:15:39,568
현우랑도 잘 살 것이고

1440
01:15:41,540 --> 01:15:42,705
(두관) 그, 그것이 말이여

1441
01:15:45,101 --> 01:15:46,409
문제가 하나 있어

1442
01:15:47,955 --> 01:15:48,934
응? 뭔 문제?

1443
01:15:49,001 --> 01:15:50,913
[떨리는 목소리로]
수술받고 나면 해인이가

1444
01:15:51,441 --> 01:15:52,349
[두관의 울먹이는 숨소리]

1445
01:15:52,416 --> 01:15:53,335
아이고

1446
01:15:54,540 --> 01:15:56,639
기억이 싹 다 없어질 수도 있댜

1447
01:15:56,706 --> 01:15:58,161
[무거운 음악]
[봉애가 그릇을 탁 내려놓는다]

1448
01:15:58,890 --> 01:16:00,036
(봉애) 뭔 소리대, 그것이?

1449
01:16:01,091 --> 01:16:03,159
(두관) 아, 그런 부작용이 있다는 거여

1450
01:16:03,990 --> 01:16:05,394
근디 어떡하냐고

1451
01:16:06,001 --> 01:16:07,117
살고 봐야제

1452
01:16:09,170 --> 01:16:10,865
[와장창 깨지는 소리]

1453
01:16:23,584 --> 01:16:25,585
(범준)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

1454
01:16:25,652 --> 01:16:27,287
내가 백 서방한테

1455
01:16:27,354 --> 01:16:29,518
말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어

1456
01:16:32,441 --> 01:16:33,301
그거는...

1457
01:16:35,429 --> 01:16:36,685
잘했어, 여보

1458
01:16:38,123 --> 01:16:39,755
그 계집애 날 닮아

1459
01:16:39,822 --> 01:16:41,664
성격 더러워서 그거 알곤

1460
01:16:42,255 --> 01:16:44,553
(선화) 독일 안 간다고
난리 쳤을지도 몰라

1461
01:16:45,071 --> 01:16:45,921
근데...

1462
01:16:45,988 --> 01:16:47,035
[떨리는 숨소리]

1463
01:16:47,102 --> 01:16:47,997
그래도

1464
01:16:48,064 --> 01:16:49,098
[울먹이는 소리]

1465
01:16:49,165 --> 01:16:51,527
아우, 불쌍해서 어떡해, 우리 딸

1466
01:16:52,045 --> 01:16:53,642
[흐느끼는 소리]

1467
01:17:03,740 --> 01:17:05,788
[범준의 한숨]
[선화의 흐느끼는 소리-계속]

1468
01:17:13,100 --> 01:17:15,031
[약 달그락거리는 소리]

1469
01:17:25,979 --> 01:17:26,885
괜찮아?

1470
01:17:29,550 --> 01:17:30,446
괜찮지

1471
01:17:31,885 --> 01:17:32,782
걱정 마

1472
01:17:45,922 --> 01:17:47,643
[공항 안내방송이 흐른다]

1473
01:17:49,636 --> 01:17:51,567
[어두운 음악]

1474
01:17:55,943 --> 01:17:57,606
(직원)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십니까?

1475
01:17:58,245 --> 01:17:59,114
(은성) 네

1476
01:17:59,181 --> 01:18:00,309
[마우스 조작음]

1477
01:18:19,956 --> 01:18:20,956
[해인의 옅은 헛기침]

1478
01:18:33,610 --> 01:18:35,137
[차분한 음악]

1479
01:18:40,574 --> 01:18:41,650
세 번째는 뭐야?

1480
01:18:43,351 --> 01:18:44,267
뭐가?

1481
01:18:45,173 --> 01:18:48,257
수술 전에 나한테
해 줄 얘기가 세 가지라며

1482
01:18:48,841 --> 01:18:50,211
(현우) 두 가지밖에 말 안 했는데

1483
01:18:50,279 --> 01:18:51,540
아, 그거?

1484
01:18:53,048 --> 01:18:54,094
[옅은 웃음]

1485
01:18:55,414 --> 01:18:56,301
세 번째는

1486
01:18:58,712 --> 01:18:59,680
영숙이

1487
01:18:59,748 --> 01:19:00,581
'영숙이'?

1488
01:19:01,296 --> 01:19:02,599
옥상에 너구리 영숙이?

1489
01:19:02,667 --> 01:19:03,530
(해인) 응

1490
01:19:04,839 --> 01:19:05,771
[옅은 탄식]

1491
01:19:06,455 --> 01:19:08,318
나 걔 한 번도 못 봤어

1492
01:19:08,386 --> 01:19:10,590
아, 진짜 한 번도 못 봤어

1493
01:19:12,291 --> 01:19:13,148
(현우) 근데 영숙이 왜?

1494
01:19:13,216 --> 01:19:14,049
(해인) 뻥이야

1495
01:19:15,524 --> 01:19:16,752
[장난스러운 웃음]

1496
01:19:19,834 --> 01:19:22,269
옥상에 너구리가 어떻게 살아
그걸 믿냐?

1497
01:19:22,936 --> 01:19:24,271
[어이없이 웃으며] 아이, 참

1498
01:19:25,888 --> 01:19:27,040
[옅은 웃음]

1499
01:19:27,108 --> 01:19:28,038
와...

1500
01:19:29,801 --> 01:19:31,276
나 4년 속았어

1501
01:19:32,853 --> 01:19:35,443
아, 맨날 옥상 갈 때마다
영숙이 불렀는데

1502
01:19:35,511 --> 01:19:36,474
바보

1503
01:19:37,070 --> 01:19:38,345
[해인의 웃음]
[현우의 탄식]

1504
01:19:41,257 --> 01:19:42,458
[해인의 웃음]

1505
01:20:02,641 --> 01:20:03,533
여기 맞지?

1506
01:20:06,091 --> 01:20:06,924
해인아

1507
01:20:07,817 --> 01:20:08,650
왜?

1508
01:20:09,696 --> 01:20:10,529
나도

1509
01:20:11,368 --> 01:20:13,010
너한테 말하지 않은 게 하나 있어

1510
01:20:14,076 --> 01:20:14,939
뭔데?

1511
01:20:20,610 --> 01:20:21,481
왜?

1512
01:20:22,712 --> 01:20:24,080
무슨 문제 생겼어?

1513
01:20:27,104 --> 01:20:27,956
(해인) 수술

1514
01:20:29,238 --> 01:20:30,071
안 된대?

1515
01:20:32,258 --> 01:20:33,199
그게 아니라

1516
01:20:37,253 --> 01:20:38,100
수술...

1517
01:20:39,693 --> 01:20:40,621
받고 나면

1518
01:20:42,355 --> 01:20:43,221
(현우) 네가

1519
01:20:43,786 --> 01:20:46,396
기억을 잃어버릴 확률이 높아

1520
01:20:47,809 --> 01:20:48,744
그게 무슨 소리야?

1521
01:20:50,719 --> 01:20:51,580
무슨 기억?

1522
01:20:54,163 --> 01:20:55,050
아마도

1523
01:20:56,021 --> 01:20:56,868
(현우) 모든 기억

1524
01:20:58,452 --> 01:21:00,808
네가 아는 사람들, 장소들

1525
01:21:01,349 --> 01:21:02,644
겪어온 모든 일들

1526
01:21:03,407 --> 01:21:04,240
다

1527
01:21:05,778 --> 01:21:07,187
잊어버리게 될 거란 얘기야

1528
01:21:16,410 --> 01:21:18,901
(현우)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

1529
01:21:19,941 --> 01:21:21,420
이 수술만이 유일하게

1530
01:21:21,488 --> 01:21:22,915
네가 살 수 있는 방법이야

1531
01:21:31,002 --> 01:21:31,872
(해인) 그래서?

1532
01:21:34,063 --> 01:21:34,896
나더러

1533
01:21:37,398 --> 01:21:38,413
선택을 하라고?

1534
01:21:39,495 --> 01:21:41,072
[해인이 숨을 들이켠다]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1535
01:21:41,139 --> 01:21:44,333
수술하면 기억 따위 다 잃어버릴 거고
안 하면 죽을 건데

1536
01:21:45,384 --> 01:21:47,781
뭐가 덜 나쁜지 어디 한번
선택해 보라는 거냐고

1537
01:21:50,373 --> 01:21:52,221
- 아니
- (해인) 아니면 어쩌라고

1538
01:21:54,284 --> 01:21:55,222
됐어, 그냥

1539
01:21:58,083 --> 01:21:59,580
며칠 좋은 꿈 꿨다 칠게

1540
01:22:16,841 --> 01:22:18,304
(해인) 이거 놔, 이거 놓으라고
[손을 뿌리친다]

1541
01:22:20,660 --> 01:22:21,637
선택하지 마

1542
01:22:22,604 --> 01:22:23,671
(현우) 생각도 하지 마

1543
01:22:25,521 --> 01:22:26,564
그냥 내 말 들어

1544
01:22:27,783 --> 01:22:28,658
너는

1545
01:22:29,516 --> 01:22:30,379
살아

1546
01:22:33,250 --> 01:22:34,213
사는 거야

1547
01:22:36,266 --> 01:22:37,114
제발

1548
01:22:38,350 --> 01:22:39,269
살자

1549
01:22:41,261 --> 01:22:42,157
응?

1550
01:22:42,896 --> 01:22:44,864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-계속]

1551
01:23:20,387 --> 01:23:21,416
[필름 감는 효과음]

1552
01:23:25,080 --> 01:23:25,913
[필름 감는 효과음]

1553
01:23:33,881 --> 01:23:34,910
[현우의 옅은 한숨]

1554
01:23:41,663 --> 01:23:42,617
[긴장된 한숨]

1555
01:23:45,379 --> 01:23:46,221
[현우의 옅은 헛기침]

1556
01:23:48,873 --> 01:23:50,034
안녕, 홍해인

1557
01:23:52,764 --> 01:23:55,544
나는 백현우라고 해

1558
01:23:58,247 --> 01:23:59,169
나는

1559
01:24:00,278 --> 01:24:01,306
네 남편이야

1560
01:24:02,380 --> 01:24:05,147
(현우) 지금 너무 당황스럽고 무섭지?

1561
01:24:05,714 --> 01:24:06,848
나도 그래

1562
01:24:06,916 --> 01:24:08,521
아무것도 기억 안 나는데

1563
01:24:08,589 --> 01:24:10,332
처음 보는 사람이 남편이라니

1564
01:24:10,400 --> 01:24:11,965
이게 다 무슨 일인가 싶지?

1565
01:24:17,400 --> 01:24:18,934
[애잔한 음악]

1566
01:24:24,995 --> 01:24:25,983
근데 이거

1567
01:24:27,584 --> 01:24:28,460
좋은 일이야

1568
01:24:29,337 --> 01:24:30,605
네가

1569
01:24:30,672 --> 01:24:32,572
네가 많이 아팠었는데

1570
01:24:32,639 --> 01:24:33,836
다시 살아난 거거든

1571
01:24:35,578 --> 01:24:36,699
[훌쩍이는 소리]

1572
01:24:36,767 --> 01:24:37,663
어...

1573
01:24:39,185 --> 01:24:41,965
예전의 네가 어떤 사람이었는지
궁금하겠지만

1574
01:24:44,414 --> 01:24:45,518
생각이 안 나는 게

1575
01:24:46,732 --> 01:24:47,791
속상하겠지만

1576
01:24:50,357 --> 01:24:51,328
걱정하지 마

1577
01:24:52,953 --> 01:24:53,960
내가 다

1578
01:24:56,683 --> 01:24:58,073
내가 다 기억하고 있어

1579
01:25:00,203 --> 01:25:01,483
내가 아는 모든 걸

1580
01:25:04,257 --> 01:25:05,487
너한테 말해 줄게

1581
01:25:08,508 --> 01:25:10,121
[안타까운 탄식]
[훌쩍이는 소리]

1582
01:25:10,189 --> 01:25:11,852
[억지로 웃으며] 아, 울면 안 되는데

1583
01:25:14,616 --> 01:25:15,485
이게

1584
01:25:16,121 --> 01:25:17,076
네가 보는

1585
01:25:18,222 --> 01:25:19,590
내 첫 모습일 텐데

1586
01:25:20,710 --> 01:25:21,764
[훌쩍이는 소리]

1587
01:25:23,891 --> 01:25:24,866
[옅은 탄식]

1588
01:25:25,838 --> 01:25:27,200
그리고 미리 말해 두는데

1589
01:25:28,693 --> 01:25:29,936
혹시라도 내가

1590
01:25:30,004 --> 01:25:32,612
지금 네 취향의 남자가 아니어도

1591
01:25:32,680 --> 01:25:33,641
미안하지만

1592
01:25:34,476 --> 01:25:36,208
나는 너랑 헤어질 수는 없어

1593
01:25:37,083 --> 01:25:37,994
너랑 나는

1594
01:25:39,771 --> 01:25:42,070
단순 변심으로는 무를 수 없는

1595
01:25:42,708 --> 01:25:43,909
그런 약속을 했거든?

1596
01:25:44,991 --> 01:25:46,401
네가 아무리 싫다고 해도

1597
01:25:48,934 --> 01:25:50,164
어떤 일이 있어도

1598
01:25:51,950 --> 01:25:52,783
네가

1599
01:25:57,119 --> 01:25:58,133
[울먹이는 숨소리]

1600
01:25:58,200 --> 01:25:59,327
나와 한 약속을

1601
01:26:00,808 --> 01:26:01,735
기억 못 해도

1602
01:26:03,929 --> 01:26:04,762
나는

1603
01:26:06,337 --> 01:26:07,430
네 옆에 있기로

1604
01:26:10,038 --> 01:26:11,226
우린 약속했어

1605
01:26:16,411 --> 01:26:17,789
진짜 첫눈도 같이 보고

1606
01:26:18,626 --> 01:26:19,616
매일매일

1607
01:26:20,189 --> 01:26:21,943
아무것도 아닌 것들을

1608
01:26:22,011 --> 01:26:23,107
같이 하면서

1609
01:26:25,039 --> 01:26:26,534
비어버린 네 유리병에

1610
01:26:28,405 --> 01:26:29,785
더 좋은 기억들을

1611
01:26:31,501 --> 01:26:32,621
다시 모아갈 거야

1612
01:26:36,303 --> 01:26:37,201
할 수 있어

1613
01:26:37,939 --> 01:26:40,601
우리는 역대급 운명이라서

1614
01:26:45,649 --> 01:26:46,635
사랑...

1615
01:26:48,497 --> 01:26:49,351
[훌쩍이는 소리]

1616
01:26:51,247 --> 01:26:52,342
사랑해, 해인아

1617
01:26:55,991 --> 01:26:56,938
사랑했고

1618
01:27:00,625 --> 01:27:01,527
사랑할게

1619
01:27:02,735 --> 01:27:04,524
[음악: '눈물의 여왕' OST]

1620
01:27:04,592 --> 01:27:05,821
[웃음]

1621
01:27:43,737 --> 01:27:45,033
{\an8}(해인) 다 또렷해

1622
01:27:45,101 --> 01:27:49,065
{\an8}그날 밤의 향기, 달, 바람

1623
01:27:49,133 --> 01:27:50,102
{\an8}(현우) '떠나겠다'

1624
01:27:50,740 --> 01:27:52,207
{\an8}[울먹이며] 그런 기도 좀 하지 마

1625
01:27:52,275 --> 01:27:55,175
{\an8}(슬희) 네가 가족이라고 부르는
그 사람들이 다칠 거거든

1626
01:27:55,243 --> 01:27:56,234
{\an8}(수철) 다혜야!

1627
01:27:57,001 --> 01:27:59,431
{\an8}(해인) 나로 살았으니까
나로 죽을래

1628
01:28:00,282 --> 01:28:01,476
{\an8}(현우) 내가 그렇게 안 둬

1629
01:28:01,543 --> 01:28:03,044
{\an8}(범준) 그렇게 찾아낸 거야

1630
01:28:03,111 --> 01:28:04,617
{\an8}너 수술해 줄 병원을

1631
01:28:04,684 --> 01:28:05,580
{\an8}(현우) 내가 지켜줄게

1632
01:28:05,647 --> 01:28:07,475
{\an8}(해인) [오열하며] 나한테 이러지 마

1633
01:28:07,542 --> 01:28:10,218
{\an8}자꾸만 살고 싶게 하지 말라고

1634
01:28:11,059 --> 01:28:12,055
{\an8}(현우) 해인아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