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31,687 --> 00:00:34,812 아버지가 사는 곳이라는 말에 코말라로 왔다 2 00:00:35,896 --> 00:00:37,979 페드로 파라모라는 남자 3 00:00:39,437 --> 00:00:40,854 어머니의 그 말에 4 00:00:43,021 --> 00:00:45,104 꼭 오겠다고 약속했다 5 00:00:46,312 --> 00:00:49,896 죽음을 앞두고 계셨으니 무슨 약속이든 할 수 있었다 6 00:00:51,854 --> 00:00:53,604 그 말을 하기 전 당부하셨다 7 00:00:54,187 --> 00:00:56,396 '아무것도 요구하지 말고' 8 00:00:57,104 --> 00:00:59,104 '우리 것만 돌려달라고 해' 9 00:01:00,104 --> 00:01:02,271 '우리를 잊고 산 대가를' 10 00:01:03,187 --> 00:01:04,812 '톡톡히 치르게 해다오' 11 00:01:04,812 --> 00:01:11,729 "페드로 파라모" 12 00:01:26,646 --> 00:01:28,854 약속을 지킬 마음은 없었다 13 00:01:29,604 --> 00:01:32,146 그러다가 꿈을 꾸기 시작했다 14 00:01:33,271 --> 00:01:35,604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15 00:01:36,312 --> 00:01:40,896 그 남자를 향한 기대감이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16 00:01:41,937 --> 00:01:43,521 내 어머니의 남편 17 00:02:10,021 --> 00:02:12,687 코말라에는 무슨 일로 가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? 18 00:02:14,354 --> 00:02:15,937 아버지를 만나러요 19 00:02:20,229 --> 00:02:22,521 성대한 잔치를 열어주시겠군요 20 00:02:24,187 --> 00:02:26,271 사람을 보면 반가우실 테니까요 21 00:02:27,812 --> 00:02:28,896 근데... 22 00:02:29,646 --> 00:02:31,687 아버님은 어떤 분이세요? 23 00:02:32,312 --> 00:02:33,604 저도 모릅니다 24 00:02:34,812 --> 00:02:36,854 페드로 파라모라는 이름만 알아요 25 00:02:41,812 --> 00:02:43,104 저런 26 00:02:46,812 --> 00:02:48,604 페드로 파라모를 아십니까? 27 00:02:53,187 --> 00:02:54,187 어떤 사람이죠? 28 00:02:56,604 --> 00:02:58,187 증오의 현신이죠 29 00:03:08,479 --> 00:03:10,729 - 여기 꽤 덥네요 - 네 30 00:03:12,771 --> 00:03:14,354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31 00:03:15,604 --> 00:03:19,229 코말라에 가면 여기보다 훨씬 더 더울 겁니다 32 00:03:19,812 --> 00:03:21,604 이런 말이 있어요 33 00:03:22,104 --> 00:03:24,312 여기서 죽은 사람들은 34 00:03:25,312 --> 00:03:28,437 지옥이 추워서 담요 가지러 다시 온다고요 35 00:03:32,646 --> 00:03:35,479 나도 페드로 파라모의 아들입니다 36 00:04:00,396 --> 00:04:02,312 저기가 코말라 맞아요? 37 00:04:02,312 --> 00:04:04,104 그렇고말고요 38 00:04:06,562 --> 00:04:08,187 왜 저렇게 우울해 보이죠? 39 00:04:09,271 --> 00:04:11,271 그럴 때거든요 40 00:04:18,187 --> 00:04:19,687 버려진 곳 같네요 41 00:04:20,187 --> 00:04:22,187 보이기만 그런 게 아니라 42 00:04:22,187 --> 00:04:23,396 실제로도 그래요 43 00:04:24,187 --> 00:04:26,021 아무도 안 살거든요 44 00:04:28,021 --> 00:04:29,521 페드로 파라모는요? 45 00:04:31,479 --> 00:04:33,896 페드로 파라모는 오래전에 죽었어요 46 00:04:50,396 --> 00:04:52,479 묵을 만한 곳이 있을까요? 47 00:04:52,979 --> 00:04:56,396 에두비헤스 부인을 찾아요 살아 있을지 모르지만요 48 00:04:56,979 --> 00:04:58,937 내가 보냈다고 하고요 49 00:04:59,437 --> 00:05:00,812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? 50 00:05:01,312 --> 00:05:02,812 아분디오... 51 00:05:14,562 --> 00:05:18,187 어머니가 보았던 그대로 지금 내가 보고 있다 52 00:05:19,021 --> 00:05:20,271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53 00:05:20,854 --> 00:05:22,812 '그곳에 가면 평원 위에 자리한' 54 00:05:23,312 --> 00:05:25,396 '내 마을이 보일 것이다' 55 00:05:26,187 --> 00:05:28,354 '나무와 이파리가 우거진 곳' 56 00:05:29,771 --> 00:05:31,646 '거기서는 내 말이 더 잘 들리겠지' 57 00:05:32,521 --> 00:05:34,312 '더 가까워질 테니까' 58 00:05:37,979 --> 00:05:39,896 난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59 00:05:41,646 --> 00:05:43,687 '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' 60 00:05:44,979 --> 00:05:47,146 '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찾으라고' 61 00:05:48,521 --> 00:05:50,479 '이 황량한 마을에 절 보내셨나요?' 62 00:06:17,771 --> 00:06:18,771 실례합니다 63 00:06:20,104 --> 00:06:22,354 에두비헤스 부인댁이 어디인지 아십니까? 64 00:06:23,062 --> 00:06:24,104 저쪽이에요 65 00:06:24,854 --> 00:06:27,479 아치 구조물이 있는 분홍색 집요 66 00:06:56,896 --> 00:06:58,521 난 에두비헤스 디야다예요 67 00:07:00,437 --> 00:07:01,604 들어와요 68 00:07:12,312 --> 00:07:13,396 이쪽이에요 69 00:07:20,187 --> 00:07:21,521 이건 다 뭐죠? 70 00:07:23,062 --> 00:07:24,437 잡동사니들요 71 00:07:25,104 --> 00:07:28,062 온통 쓸데없는 잡동사니로 가득한 집이죠 72 00:07:29,562 --> 00:07:32,521 여기 있던 사람들이 떠날 때 맡긴 물건인데 73 00:07:32,521 --> 00:07:35,187 찾으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74 00:07:39,104 --> 00:07:41,312 당신이 아들인가요? 75 00:07:42,437 --> 00:07:43,437 누구 아들요? 76 00:07:45,271 --> 00:07:47,104 우리 돌로레스요 77 00:07:49,271 --> 00:07:50,937 네, 어떻게 아셨어요? 78 00:07:51,604 --> 00:07:53,437 아들이 올 거라고 했거든요 79 00:07:55,979 --> 00:07:57,521 오늘 도착한다고요 80 00:07:58,562 --> 00:07:59,771 누가요? 어머니가요? 81 00:07:59,771 --> 00:08:00,979 네 82 00:08:01,771 --> 00:08:02,854 맞아요 83 00:08:08,896 --> 00:08:10,479 이 방을 쓰면 돼요 84 00:08:13,312 --> 00:08:16,146 누가 올지 모르니 항상 깨끗이 정리해 둔답니다 85 00:08:21,062 --> 00:08:22,771 누울 곳이 없는데요 86 00:08:24,979 --> 00:08:26,979 그런 걱정은 마요 87 00:08:26,979 --> 00:08:30,187 피로만큼 좋은 잠자리도 없죠 88 00:08:31,271 --> 00:08:34,729 급하게 준비하느라 다 갖출 시간이 없었어요 89 00:08:35,312 --> 00:08:38,187 어머니에게서 인제야 소식을 들었거든요 90 00:08:40,104 --> 00:08:41,354 어머니는 돌아가셨어요 91 00:08:44,354 --> 00:08:46,187 그래서 목소리가 그리 약했군요 92 00:08:47,604 --> 00:08:49,104 이제 알겠어요 93 00:08:50,354 --> 00:08:52,187 떠난 지 얼마나 됐죠? 94 00:08:53,646 --> 00:08:55,437 오늘로 7일이 됐습니다 95 00:08:57,021 --> 00:08:59,062 버림받았다고 느꼈을 거예요 96 00:09:00,062 --> 00:09:02,396 같이 죽기로 약속했거든요 97 00:09:02,896 --> 00:09:05,354 가는 길에 서로 의지하려고요 98 00:09:06,729 --> 00:09:09,271 근데 먼저 출발했네요 99 00:09:10,979 --> 00:09:13,562 나도 곧 따라갈 거예요 100 00:09:14,812 --> 00:09:17,354 지름길을 통하면 되거든요 101 00:09:17,854 --> 00:09:21,146 내가 죽고 싶을 때 죽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102 00:09:21,146 --> 00:09:22,854 그분이 정하실 때 말고요 103 00:09:25,854 --> 00:09:28,062 일단 내려와서 요기 좀 해요 104 00:09:28,771 --> 00:09:31,146 - 조금이라도요 - 네, 그럴게요 105 00:09:34,187 --> 00:09:35,437 나중에요 106 00:10:24,562 --> 00:10:26,854 화장실에서 뭐 하는데 그렇게 오래 걸려? 107 00:10:27,854 --> 00:10:29,146 아무것도 안 해요 108 00:10:29,687 --> 00:10:33,187 계속 그 안에 있다간 뱀이 와서 물어버린다 109 00:10:34,937 --> 00:10:36,271 줄을 더 풀어, 수사나 110 00:10:48,521 --> 00:10:49,854 - 안 돼! - 이런 111 00:11:02,271 --> 00:11:04,021 너 때문에 이 마을이 좋아 112 00:11:08,062 --> 00:11:10,271 하지만 다른 건 다 싫어 113 00:11:12,187 --> 00:11:14,229 여기서 태어난 것조차도 114 00:11:22,062 --> 00:11:23,896 가끔 놀러 올게 115 00:11:26,771 --> 00:11:28,187 안 올 거잖아 116 00:11:34,104 --> 00:11:35,479 절대 안 올걸 117 00:12:46,354 --> 00:12:48,187 나오라고 했잖아 118 00:12:49,312 --> 00:12:50,562 나가요, 엄마 119 00:12:51,687 --> 00:12:52,854 나간다고요 120 00:12:52,854 --> 00:12:55,146 네 아버지 말대로 믿음직한 구석이 없구나 121 00:12:56,854 --> 00:12:58,812 애가 점점 더 게을러지네 122 00:13:13,396 --> 00:13:15,521 일해야 하는 거 아니냐? 123 00:13:16,354 --> 00:13:18,396 아뇨, 로헬리오가 돈을 안 줘요 124 00:13:18,396 --> 00:13:21,687 돈 벌려고 거기서 일하는 게 아니잖아 125 00:13:21,687 --> 00:13:23,354 배우는 거지 126 00:13:24,187 --> 00:13:26,771 그러려면 지금은 참아야 해 127 00:13:27,562 --> 00:13:29,562 다른 애들이나 그러라고 하세요 128 00:13:30,604 --> 00:13:32,604 참는 건 저랑 안 맞아요 129 00:13:33,354 --> 00:13:35,354 저런 이상한 녀석을 봤나 130 00:13:36,646 --> 00:13:40,062 그러다가 큰코다치는 수가 있다 페드로 파라모 131 00:13:44,187 --> 00:13:46,604 에두비헤스가 미친 소릴 하는 줄 알았는데 132 00:13:48,104 --> 00:13:49,812 그 후로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었다 133 00:13:51,104 --> 00:13:52,979 외딴 세상에 있는 기분이었다 134 00:13:53,479 --> 00:13:55,479 그 기분에 나를 맡겼다 135 00:13:57,396 --> 00:13:58,562 참, 그렇지 136 00:13:59,646 --> 00:14:02,396 내가 네 엄마가 될 뻔했단다 137 00:14:05,812 --> 00:14:07,437 엄마가 얘기 안 하던? 138 00:14:07,937 --> 00:14:08,896 네 139 00:14:09,396 --> 00:14:11,229 좋았던 일들만 말씀하셨어요 140 00:14:19,646 --> 00:14:22,396 절 데려다준 당나귀 몰이꾼이 아주머니를 알려줬고요 141 00:14:23,646 --> 00:14:24,937 아분디오라는 사람요 142 00:14:25,896 --> 00:14:27,271 참 좋은 사람이야 143 00:14:27,771 --> 00:14:31,812 손님을 여기로 보낼 때마다 수고비를 조금씩 쥐여줬지 144 00:14:32,687 --> 00:14:34,146 귀가 먹기 전까지는 145 00:14:36,854 --> 00:14:38,896 아무 문제 없이 잘 듣던데요 146 00:14:38,896 --> 00:14:42,062 아무튼, 다시 엄마 얘기나 하자 147 00:14:42,896 --> 00:14:45,312 네 엄마가 페드로 파라모와 결혼할 때 148 00:14:45,979 --> 00:14:50,187 첫날밤에 동침하면 안 된다고 주변에서 말렸어 149 00:14:50,771 --> 00:14:51,979 달이 몸을 지배했거든 150 00:14:54,937 --> 00:14:58,062 그래서 네 엄마가 내게 대신 부탁했지 151 00:15:03,062 --> 00:15:04,521 그래서 동침하셨어요? 152 00:15:06,479 --> 00:15:08,729 기꺼이 그와 한 침대에 들었단다 153 00:15:11,354 --> 00:15:13,646 하지만 그날의 흥겨움에 취해 154 00:15:13,646 --> 00:15:16,687 너무 피곤했던 나머지 밤새 코를 골더구나 155 00:15:17,187 --> 00:15:19,104 너는 그다음 해에 태어났어 156 00:15:20,562 --> 00:15:21,646 내가 낳진 않았고 157 00:15:22,146 --> 00:15:24,396 그래도 거의 그럴 뻔했지 158 00:15:27,187 --> 00:15:31,729 엄마가 말하지 않은 이유는 어쩌면... 부끄러워서겠지 159 00:15:37,271 --> 00:15:38,937 어머니 사진을 가져왔어요 160 00:15:43,271 --> 00:15:45,896 네 엄마는 페드로 파라모를 싫어했어 161 00:15:46,896 --> 00:15:50,271 항상 불평을 늘어놓고 이래라저래라 잔소리만 했거든 162 00:15:50,771 --> 00:15:52,854 익숙해지기는 했어도 163 00:15:54,437 --> 00:15:57,062 겸손했던 눈빛은 이내 거칠어졌지 164 00:15:58,437 --> 00:16:00,479 그때부터 한숨도 시작됐고 165 00:16:01,062 --> 00:16:04,646 페드로 파라모는 결국 네 엄마를 언니에게 보내버렸어 166 00:16:07,771 --> 00:16:09,604 콜리마에서 같이 살았어요 167 00:16:09,604 --> 00:16:13,271 몇 달 후 페드로 파라모에게 네 엄마 소식을 물었다 168 00:16:14,812 --> 00:16:17,354 어떻게 살라고 그렇게 보냈느냐며 따졌지 169 00:16:17,854 --> 00:16:20,812 그랬더니 신께서 돌보실 거라더라 170 00:16:23,562 --> 00:16:25,187 '신께서 돌보실 거요' 171 00:16:32,146 --> 00:16:34,312 넌 언제쯤 안식에 들래? 172 00:16:45,146 --> 00:16:46,312 일어나 173 00:17:06,187 --> 00:17:07,562 왜 울어요, 엄마? 174 00:17:11,437 --> 00:17:13,021 네 아버지가 죽었어 175 00:17:16,187 --> 00:17:18,062 그들이 죽였대 176 00:17:27,104 --> 00:17:28,937 어머니를 죽인 사람은 누구죠? 177 00:17:41,146 --> 00:17:43,021 넌 언제쯤 안식에 들래? 178 00:17:44,521 --> 00:17:46,187 왜 그러세요, 부인? 179 00:17:49,937 --> 00:17:52,229 미겔 파라모가 타던 말이야 180 00:17:54,229 --> 00:17:57,229 메디아 루나로 가는 길을 달리고 있어 181 00:17:58,146 --> 00:17:59,812 메디아 루나에 사람이 살아요? 182 00:18:00,396 --> 00:18:03,396 아니, 거긴 아무도 안 살아 183 00:18:05,521 --> 00:18:06,646 이해가 안 돼요 184 00:18:08,062 --> 00:18:10,396 - 전 아무 소리 안 들려요 - 그래? 185 00:18:10,396 --> 00:18:11,479 네 186 00:18:14,646 --> 00:18:17,521 그럼 아마도 내 육감인가 보구나 187 00:18:19,146 --> 00:18:21,021 신께서 내린 선물이지 188 00:18:23,062 --> 00:18:25,271 저주일 수도 있고 189 00:18:27,437 --> 00:18:28,771 미겔 파라모가 누구죠? 190 00:18:28,771 --> 00:18:30,604 페드로 파라모의 아들 191 00:18:31,646 --> 00:18:32,687 아들이 또 있어요? 192 00:18:33,812 --> 00:18:35,937 유일하게 자식으로 인정했던 아이 193 00:18:39,021 --> 00:18:42,062 우리 집에서도 며칠 묵었었지 194 00:18:42,062 --> 00:18:44,479 그러다가 콘틀라 출신의 한 소녀를 만났어 195 00:18:45,271 --> 00:18:47,854 밤에는 그 아이를 찾아갔다가 196 00:18:49,354 --> 00:18:51,896 이른 아침에 돌아오곤 했지 197 00:18:52,979 --> 00:18:54,812 그런데 그날은 돌아오지 않았어 198 00:18:57,687 --> 00:19:01,854 말이 채 다 지나가지도 않았는데 창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어 199 00:19:03,771 --> 00:19:06,187 내 상상이었을지도 모르지 200 00:19:14,896 --> 00:19:16,312 어떻게 된 거야? 201 00:19:17,146 --> 00:19:18,646 네 마음을 안 받아주던? 202 00:19:19,812 --> 00:19:22,271 아뇨, 그런 게 아니에요 203 00:19:23,437 --> 00:19:25,312 그 마을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204 00:19:28,062 --> 00:19:29,604 그게 무슨 소리야, 미겔? 205 00:19:30,854 --> 00:19:32,562 안개가 심했거든요 206 00:19:34,021 --> 00:19:35,062 연기일지도요 207 00:19:35,812 --> 00:19:39,729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콘틀라가 사라졌어요 208 00:19:41,771 --> 00:19:45,896 아주머니는 절 이해하실 테니 말씀드리는 거예요 209 00:19:46,812 --> 00:19:51,146 코말라의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면 제가 미쳤다고 할 테니까요 210 00:19:52,646 --> 00:19:54,271 늘 그러잖아요 211 00:19:57,271 --> 00:19:58,396 아냐 212 00:19:59,646 --> 00:20:01,521 넌 미치지 않았어, 미겔 213 00:20:04,479 --> 00:20:06,354 넌 죽은 거야 214 00:20:07,771 --> 00:20:11,104 네 말 때문에 언젠가 사고 난다고 사람들이 늘 경고했잖아 215 00:20:11,854 --> 00:20:14,729 아버지가 쳐둔 돌담을 뛰어넘었을 뿐이에요 216 00:20:14,729 --> 00:20:17,437 괜히 빙 돌아가기 싫어서요 217 00:20:19,021 --> 00:20:20,854 근데 갑자기 연기가 자욱해졌어요 218 00:20:24,687 --> 00:20:25,896 가거라 219 00:20:32,187 --> 00:20:34,521 가서 편히 쉬거라, 얘야 220 00:20:38,812 --> 00:20:41,187 작별을 고하러 들러줘서 고맙다 221 00:21:01,604 --> 00:21:05,562 아멘 222 00:21:05,562 --> 00:21:07,104 미사를 마칩니다 223 00:21:07,104 --> 00:21:09,104 모두 감사합시다 224 00:21:11,979 --> 00:21:14,187 신부님, 고인에게 축복을 내려주세요 225 00:21:15,312 --> 00:21:17,604 아뇨, 하지 않겠습니다 226 00:21:19,021 --> 00:21:23,104 악한 사람이었으니 주님의 왕국에 들지 못할 것입니다 227 00:21:23,104 --> 00:21:26,562 제가 감히 신의 이름을 욕되게 할 수는 없습니다 228 00:22:15,104 --> 00:22:17,479 오늘 누구를 묻었는지 아느냐? 229 00:22:21,062 --> 00:22:22,062 네, 삼촌 230 00:22:23,521 --> 00:22:26,229 그 사람이 확실한 거지? 231 00:22:31,937 --> 00:22:33,271 확실하지는 않아요 232 00:22:34,771 --> 00:22:36,021 얼굴을 못 봤어요 233 00:22:36,521 --> 00:22:38,437 밤이라 어두웠거든요 234 00:22:38,437 --> 00:22:39,521 그렇다면 235 00:22:40,812 --> 00:22:42,354 미겔 파라모란 건 어떻게 알고? 236 00:22:43,979 --> 00:22:45,271 제게 말했거든요 237 00:22:47,062 --> 00:22:50,104 자기 이름을 알려주면서 겁내지 말라고 했어요 238 00:22:54,896 --> 00:22:59,979 하지만 네 아버지의 죽음이 그 녀석 때문인 건 알고 있었지? 239 00:23:01,187 --> 00:23:02,312 네, 삼촌 240 00:23:02,937 --> 00:23:06,104 그럼 어떻게 놈을 떨쳐냈느냐? 241 00:23:09,812 --> 00:23:11,146 아무것도 안 했어요 242 00:23:15,479 --> 00:23:17,896 제게 사과하러 왔다고 했어요 243 00:23:18,479 --> 00:23:20,979 그래서 삼촌의 가르침을 떠올렸죠 244 00:23:23,354 --> 00:23:25,312 누구도 미워하지 말라는 말요 245 00:23:28,312 --> 00:23:30,271 그때 그 사람이 제 위에 올라왔어요 246 00:23:33,104 --> 00:23:35,771 제게 나쁜 행동을 하기 시작했죠 247 00:23:39,062 --> 00:23:40,896 절 죽이려는 줄 알았어요 248 00:23:50,562 --> 00:23:54,354 이제 그 사람은 지옥 깊은 곳으로 가라앉고 있겠죠 249 00:23:56,104 --> 00:23:58,021 모든 성인께 기도했거든요 250 00:24:00,104 --> 00:24:02,937 너무 확신하지는 말거라 251 00:24:03,687 --> 00:24:06,937 그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잖느냐 252 00:24:11,771 --> 00:24:14,479 게다가 내가 죄를 사해주었다 253 00:24:16,896 --> 00:24:18,437 무슨 말씀이세요? 254 00:24:20,562 --> 00:24:23,687 그를 이 지구에서 데려가 주신 신께 감사하자꾸나 255 00:24:23,687 --> 00:24:26,437 이곳에는 상처만 남겼으니까 256 00:24:26,437 --> 00:24:29,854 그 녀석을 천국에 들이셨대도 이젠 상관없다 257 00:25:05,479 --> 00:25:07,687 실례합니다, 렌테리아 신부님 258 00:25:08,312 --> 00:25:09,771 무슨 일인가? 259 00:25:13,771 --> 00:25:15,479 제 동생이 죽었어요 260 00:25:17,062 --> 00:25:19,021 어쩌다가? 261 00:25:22,854 --> 00:25:25,396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어요 262 00:25:32,146 --> 00:25:34,354 내가 뭘 해주길 바라는가, 마리아? 263 00:25:35,812 --> 00:25:38,854 신부님께서 구원해 주십사 부탁하러 왔어요 264 00:25:39,812 --> 00:25:41,937 하지만 자살을 범했잖은가 265 00:25:43,646 --> 00:25:46,354 그건 신의 뜻을 거역하는 행위야 266 00:25:47,812 --> 00:25:49,854 마지막에 흔들리고 말았군 267 00:25:53,229 --> 00:25:57,021 생전에 쌓은 수많은 선행으로 구원받을 수 있었는데 268 00:25:57,937 --> 00:26:00,354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어 269 00:26:00,354 --> 00:26:02,771 아뇨, 그렇지 않아요 270 00:26:03,771 --> 00:26:06,812 자기 피에 질식해서 죽었어요 271 00:26:06,812 --> 00:26:08,562 크나큰 고통 속에서요 272 00:26:09,312 --> 00:26:10,687 고통은... 273 00:26:13,812 --> 00:26:17,271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고통에 관한 설교도 하셨잖아요 274 00:26:18,396 --> 00:26:23,312 어쩌면 그레고리오 미사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지만 275 00:26:23,812 --> 00:26:27,104 그러려면 다른 신부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해 276 00:26:28,479 --> 00:26:30,021 돈이 드는 일이지 277 00:26:30,937 --> 00:26:33,062 전 돈이 없는걸요 278 00:26:34,187 --> 00:26:36,396 아시잖아요, 신부님 279 00:26:40,729 --> 00:26:42,896 그럼 그냥 이대로 두는 수밖에 280 00:26:44,146 --> 00:26:45,646 신의 뜻을 믿어보세 281 00:26:53,229 --> 00:26:54,437 네, 신부님 282 00:27:43,521 --> 00:27:48,771 성모님 283 00:27:49,812 --> 00:27:54,812 부디 용서로 284 00:27:55,979 --> 00:28:00,979 그녀의 영혼을 285 00:28:01,479 --> 00:28:05,771 연옥에서 구하소서 286 00:28:06,687 --> 00:28:11,979 촛불의 빛이 287 00:28:12,729 --> 00:28:16,896 영원한 안식을 내리네 288 00:28:20,771 --> 00:28:23,271 죽은 사람의 신음을 들어본 적 있니? 289 00:28:25,937 --> 00:28:26,937 아뇨 290 00:28:34,521 --> 00:28:36,354 그럼 마침 잘됐구나 291 00:28:53,271 --> 00:28:54,521 에두비헤스 부인 292 00:28:59,479 --> 00:29:00,896 부인 293 00:29:05,146 --> 00:29:06,146 에두비헤스 부인! 294 00:29:10,312 --> 00:29:11,687 다시 안 오시나요? 295 00:29:19,187 --> 00:29:20,937 집에 보내줘요! 296 00:29:23,354 --> 00:29:24,562 풀어줘요! 297 00:29:25,062 --> 00:29:26,312 풀고르 씨! 298 00:29:27,312 --> 00:29:28,437 놔! 299 00:29:28,437 --> 00:29:30,562 안 돼! 300 00:30:00,354 --> 00:30:01,896 에두비헤스 부인? 301 00:30:04,812 --> 00:30:06,437 난 에두비헤스가 아니야 302 00:30:09,104 --> 00:30:10,896 내 이름은 다미아나야 303 00:30:11,937 --> 00:30:13,354 네가 여기 왔단 걸 알고 304 00:30:14,437 --> 00:30:15,771 데리러 왔단다 305 00:30:17,521 --> 00:30:19,104 다미아나 시스네로스? 306 00:30:21,271 --> 00:30:23,062 메디아 루나에 사셨어요? 307 00:30:23,062 --> 00:30:26,396 지금도 거기 살아 그래서 오는 데 시간이 걸렸지 308 00:30:27,729 --> 00:30:30,562 다미아나라는 분이 날 돌봐주셨다고 들었어요 309 00:30:31,979 --> 00:30:35,562 네가 태어날 때부터 봤지 후안 프레시아도 310 00:30:41,187 --> 00:30:44,104 같이 갈게요 여기는 도통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311 00:30:45,687 --> 00:30:47,604 아주 이상한 일들이 벌어져요 312 00:30:57,354 --> 00:30:58,896 거짓말이 아니고 313 00:31:00,354 --> 00:31:02,062 조금 전에 314 00:31:02,562 --> 00:31:04,021 저 방에서요 315 00:31:05,312 --> 00:31:07,229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어요 316 00:31:08,687 --> 00:31:10,396 고통에 찬 신음처럼요 317 00:31:10,979 --> 00:31:14,021 그 안에 갇힌 메아리일지도 모르지 318 00:31:14,937 --> 00:31:16,187 아주 오래전 319 00:31:16,729 --> 00:31:19,687 거기서 토리비오 알드레테를 목매달았거든 320 00:31:20,187 --> 00:31:23,229 시신이 다 말라버릴 때까지 문을 닫아뒀지 321 00:31:27,021 --> 00:31:28,979 어떻게 거길 들어갔어? 322 00:31:29,937 --> 00:31:32,146 그 문은 열쇠도 없는데 323 00:32:03,729 --> 00:32:07,062 남자답지 못하다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, 풀고르 씨 324 00:32:07,771 --> 00:32:09,896 난 당신 능력을 믿어요 325 00:32:10,521 --> 00:32:14,604 모시는 분의 권력 때문이 아니라 당신의 능력 그 자체를요 326 00:32:16,521 --> 00:32:20,896 하지만 이 종이는 뒤를 닦는 데나 써야겠습니다 327 00:32:21,396 --> 00:32:23,896 그 정도 쓸모밖에 없으니까요 328 00:32:25,146 --> 00:32:29,604 그리고 이제 이유를 알았으니 웃음을 참을 수가 없군요 329 00:32:31,812 --> 00:32:34,687 이렇게 쓰여 있잖아요 '토리비오 알드레테는' 330 00:32:34,687 --> 00:32:38,854 '소유지의 경계선을 존중하지 않고' 331 00:32:39,354 --> 00:32:43,396 '페드로 파라모가 소유한 재산인' 332 00:32:43,396 --> 00:32:45,979 '메디아 루나 땅에' 333 00:32:46,562 --> 00:32:49,646 '울타리를 설치하였다' 334 00:32:55,479 --> 00:32:58,979 웃음이 나지 않습니까, 풀고르 씨? 335 00:33:16,604 --> 00:33:18,604 '용익권' 같은 소리 336 00:33:20,521 --> 00:33:23,687 '용익권 혐의'가 말이 됩니까? 337 00:33:25,062 --> 00:33:29,437 이런 것도 제대로 모르는 분을 모시는군요 338 00:33:31,604 --> 00:33:32,854 에두비헤스 339 00:33:34,396 --> 00:33:36,479 위층 방을 써도 될까? 340 00:33:36,479 --> 00:33:38,437 원하신다면 얼마든지요, 풀고르 씨 341 00:33:39,187 --> 00:33:41,229 다른 사람들도 같이 묵나요? 342 00:33:41,229 --> 00:33:42,312 아니 343 00:33:43,562 --> 00:33:44,854 한 명만 344 00:33:47,896 --> 00:33:50,229 우리 걱정은 말고 들어가서 자 345 00:33:51,687 --> 00:33:53,146 열쇠만 주면 돼 346 00:34:23,479 --> 00:34:26,479 이리 앉지, 풀고르 편하게 얘기 나누자고 347 00:34:28,479 --> 00:34:29,687 왜 앉지 않고? 348 00:34:30,187 --> 00:34:31,979 서 있는 게 좋습니다, 페드로 349 00:34:31,979 --> 00:34:34,729 편할 대로 해 페드로 '님'이라고 하고 350 00:34:35,646 --> 00:34:37,479 - 어떻게 되고 있나? - 뭐가요? 351 00:34:38,479 --> 00:34:40,062 알잖아, 메디아 루나 352 00:34:40,062 --> 00:34:41,687 잘 안되고 있죠 353 00:34:42,521 --> 00:34:43,687 남은 게 없습니다 354 00:34:44,187 --> 00:34:46,021 마지막 남은 가축까지 팔았어요 355 00:34:46,521 --> 00:34:50,687 이거 보세요, 어차피 잘 모르시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할게요 356 00:34:50,687 --> 00:34:53,146 거기 가보신 적도 없으니까요 357 00:34:53,146 --> 00:34:55,104 지금까지 진 빚이... 358 00:34:55,104 --> 00:34:56,396 누구에게 진 빚이야? 359 00:34:56,896 --> 00:34:58,771 얼마인지는 상관없어 누군지만 말해 360 00:34:59,271 --> 00:35:02,854 프레시아도 자매에게 빌린 액수가 가장 큽니다 361 00:35:03,562 --> 00:35:06,354 다음으로는 프레고소와 구스만 집안이고요 362 00:35:07,396 --> 00:35:10,312 갚을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예요 363 00:35:10,312 --> 00:35:11,271 어째서지? 364 00:35:11,271 --> 00:35:14,854 어째서는요 가족분들이 다 써버렸으니 그렇죠 365 00:35:15,771 --> 00:35:18,146 갚지는 않고 계속 빌리기만 했어요 366 00:35:18,146 --> 00:35:21,312 이제 신의 품 안에 잠드신 모친께도 말씀드렸어요 367 00:35:22,104 --> 00:35:24,937 '계속 이러시다간 한 푼도 안 남을 겁니다' 368 00:35:24,937 --> 00:35:26,812 진짜로 그렇게 됐네요 369 00:35:28,271 --> 00:35:32,646 그래도 누군가는 좋은 값을 주고 땅을 사겠다고 할지도 모르죠 370 00:35:34,396 --> 00:35:36,896 - 그게 자네야? -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세요? 371 00:35:36,896 --> 00:35:39,562 안 그럴 이유도 없잖아, 풀고르 372 00:35:42,812 --> 00:35:44,104 좋아 373 00:35:44,104 --> 00:35:46,771 내일부터 차근히 정리해 보자고 374 00:35:47,312 --> 00:35:48,979 우선 프레시아도 자매부터 375 00:35:49,479 --> 00:35:51,854 - 액수가 제일 크다고 했지? - 네 376 00:35:52,521 --> 00:35:56,271 듣자 하니 한 명은 도시로 떠났다던데요, 콜리마로요 377 00:35:56,896 --> 00:35:59,937 그래서 롤라 즉, 돌로레스 아가씨가 378 00:35:59,937 --> 00:36:02,396 엔메디오 농장의 단독 소유주라고 합니다 379 00:36:02,396 --> 00:36:04,521 그분께 갚아야 해요 380 00:36:08,562 --> 00:36:10,979 내일 롤라에게 청혼 전갈을 넣도록 해 381 00:36:10,979 --> 00:36:13,771 저처럼 늙은 남자와 결혼하려 하겠어요? 382 00:36:13,771 --> 00:36:16,646 아니, 나 대신 전갈을 넣으란 말이야 383 00:36:17,271 --> 00:36:19,521 어쨌든 매력 있는 아가씨니까 384 00:36:20,562 --> 00:36:23,979 내가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전해 내일 당장 385 00:36:24,479 --> 00:36:25,479 아무렴요 386 00:36:25,479 --> 00:36:27,896 결혼식은 렌테리아 신부님께 부탁드리고 387 00:36:27,896 --> 00:36:30,437 - 남은 돈이 얼마나 있지? - 없습니다 388 00:36:30,437 --> 00:36:33,396 결혼식 비용은 돈 생기면 꼭 드리겠다고 해 389 00:36:35,812 --> 00:36:37,354 아직도 앉지 않을 텐가? 390 00:36:37,354 --> 00:36:38,854 앉겠습니다, 페드로 님 391 00:36:38,854 --> 00:36:41,521 역시 페드로 님과 일하면 즐겁다니까요 392 00:36:42,646 --> 00:36:44,604 롤라에게 사랑한다고 전해 393 00:36:44,604 --> 00:36:46,396 - 그게 중요해 - 네 394 00:36:46,396 --> 00:36:48,812 사실이야, 세다노 난 롤라를 사랑해 395 00:36:48,812 --> 00:36:50,771 그 눈 말이야, 알지? 396 00:36:51,896 --> 00:36:54,312 눈 때문이군요, 그러시겠죠 397 00:36:56,187 --> 00:36:58,937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지네요 풀고르 씨 398 00:37:00,896 --> 00:37:01,771 그런데 399 00:37:03,146 --> 00:37:05,437 페드로 님께서 절 눈여겨보셨을 줄은 몰랐어요 400 00:37:06,271 --> 00:37:08,896 아가씨 생각에 잠도 못 이루십니다 401 00:37:08,896 --> 00:37:11,187 저 말고 다른 여자도 많은걸요 402 00:37:11,687 --> 00:37:14,062 코말라에 예쁜 소녀가 얼마나 많은데요 403 00:37:15,812 --> 00:37:17,771 이 소식을 들으면 다들 뭐라고 할까요? 404 00:37:18,521 --> 00:37:20,396 무척 내성적인 분이세요 405 00:37:21,104 --> 00:37:23,187 부친 루카스 님께서도 생전에 말씀하셨죠 406 00:37:24,104 --> 00:37:26,687 아가씨가 그분께 과분하다고요 407 00:37:27,729 --> 00:37:30,521 그래서 그 뜻을 받들어 아무 말 안 하신 겁니다 408 00:37:31,437 --> 00:37:33,687 이제는 양친께서 모두 돌아가셨으니 409 00:37:34,187 --> 00:37:37,187 그 무엇도 페드로 님의 앞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410 00:37:37,687 --> 00:37:40,354 결혼식 날짜는 모레로 잡도록 하지요 411 00:37:40,354 --> 00:37:41,854 어떠십니까? 412 00:37:42,521 --> 00:37:43,937 그렇게 빨리요? 413 00:37:45,521 --> 00:37:46,562 드세요 414 00:37:50,937 --> 00:37:52,687 아무것도 준비가 안 됐잖아요 415 00:37:53,187 --> 00:37:57,062 결혼 예복도 주문해야 하고 언니에게 편지도 쓰고... 416 00:37:58,937 --> 00:38:00,104 안 돼요 417 00:38:01,979 --> 00:38:05,396 4월 8일이 되어야 준비를 마칠 수 있을 거예요 418 00:38:05,396 --> 00:38:07,479 며칠만 더 기다려달라고 해주세요 419 00:38:08,229 --> 00:38:10,562 바로 진행하고 싶어 하십니다 420 00:38:11,854 --> 00:38:15,396 예복은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가 마련하겠습니다 421 00:38:15,979 --> 00:38:20,562 페드로 님 모친의 예복을 입으시면 고인께서도 기뻐하실 겁니다 422 00:38:21,187 --> 00:38:23,729 가문의 전통이거든요 423 00:38:25,271 --> 00:38:27,771 하지만 말씀하신 날짜도 실은 문제거든요 424 00:38:28,354 --> 00:38:30,229 여자들만의 문제요, 아시죠? 425 00:38:31,812 --> 00:38:34,479 이런 말씀을 드리다니 정말 부끄럽네요, 풀고르 씨 426 00:38:36,187 --> 00:38:37,187 달의 기운 때문에요 427 00:38:37,979 --> 00:38:39,229 민망해라 428 00:38:40,146 --> 00:38:41,479 그래서요? 429 00:38:41,479 --> 00:38:45,479 결혼은 달의 기운과는 상관없습니다 430 00:38:45,979 --> 00:38:47,312 사랑이 중요하죠 431 00:38:47,812 --> 00:38:49,771 풀고르 씨, 모르셔서 그래요 432 00:38:49,771 --> 00:38:53,479 잘 압니다 결혼식은 모레로 진행하겠습니다 433 00:38:58,604 --> 00:39:02,771 재산은 공동 소유로 하겠다고 판사에게 꼭 전하시고요 434 00:39:04,146 --> 00:39:05,771 공동 소유요 435 00:39:06,271 --> 00:39:08,812 - 네, 풀고르 씨 - 그럼 갑니다 436 00:39:23,979 --> 00:39:25,562 물 끓여, 다미아나 437 00:39:26,062 --> 00:39:27,187 네, 아가씨 438 00:39:31,187 --> 00:39:34,812 어떻게든 빨리 시작해야 해 오늘 밤 안으로 439 00:39:38,521 --> 00:39:41,271 그렇대도 3일은 지나야 하는데 440 00:39:43,646 --> 00:39:46,729 신이시여, 페드로 님을 제게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441 00:39:49,479 --> 00:39:51,354 그이가 절 싫어하게 된다 해도요 442 00:40:06,104 --> 00:40:09,187 풀고르 씨 메디아 루나가 팔리나요? 443 00:40:09,187 --> 00:40:11,229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해요? 444 00:40:11,979 --> 00:40:16,312 일이 뭔지도 모르면서, 원 그래도 배우면 되니 걱정 마 445 00:40:17,354 --> 00:40:20,521 풀고르 씨는 여기 남으시나요? 446 00:40:21,229 --> 00:40:23,312 페드로는 쓸모없다셨잖아요 447 00:40:23,312 --> 00:40:26,187 그건 내가 모시던 루카스 님께서 하신 말씀이지 448 00:40:26,187 --> 00:40:29,437 말년에 지팡이로 쓰기에도 모자란 놈이라고 말이야 449 00:40:30,396 --> 00:40:32,771 '형편없는 아들 녀석'이라고 하셨지 450 00:40:34,354 --> 00:40:36,771 이제부터는 '페드로 님'이라고 해 451 00:40:38,062 --> 00:40:40,771 물어봤더니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452 00:40:41,354 --> 00:40:45,062 결혼 예고 절차를 생략하는 대가로 신부님이 60페소를 요구했고요 453 00:40:45,062 --> 00:40:47,271 때맞춰 드린다고 했습니다 454 00:40:47,854 --> 00:40:50,146 돌로레스에게 결혼 준비금 달라고 안 했어? 455 00:40:50,146 --> 00:40:51,562 아뇨, 안 했죠 456 00:40:52,146 --> 00:40:54,146 그럴 순 없었습니다, 그건 안 되죠 457 00:40:54,146 --> 00:40:56,062 풀고르, 자네 참 순진하군 458 00:40:57,187 --> 00:40:59,354 좋은 기분을 망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459 00:41:00,979 --> 00:41:04,229 다음 주에는 알드레테를 찾아가서 460 00:41:04,729 --> 00:41:07,937 메디아 루나 땅을 침범했으니 울타리를 다시 치라고 해 461 00:41:08,562 --> 00:41:11,646 그 친구의 측량이 옳습니다 확실해요 462 00:41:11,646 --> 00:41:14,562 착오가 있었다고 해 계산이 틀렸다고 말이야 463 00:41:14,562 --> 00:41:16,854 필요하면 울타리를 부수든가 464 00:41:16,854 --> 00:41:17,979 법은 어쩌고요? 465 00:41:18,479 --> 00:41:20,062 법이라니, 풀고르? 466 00:41:20,062 --> 00:41:22,812 지금부터는 우리가 법을 만들 거야 467 00:41:22,812 --> 00:41:24,604 적당한 이유 찾아서 고소해 468 00:41:24,604 --> 00:41:28,021 '용익권'인지 뭔지 생각나는 대로 대충 짜맞춰 469 00:41:28,521 --> 00:41:32,146 루카스 파라모는 죽었으니 이제 나랑 거래해야 한다고 하고 470 00:41:32,146 --> 00:41:35,229 - 알겠습니다, 가보겠습니다 - 그래 471 00:41:35,729 --> 00:41:37,437 '용익권'이라 472 00:41:50,187 --> 00:41:53,979 아무도 당신을 욕하지는 못할 겁니다, 풀고르 씨 473 00:41:54,854 --> 00:41:59,562 하지만 당신이 모시는 그 망할 자식은 봐줄 수가 없군요 474 00:42:04,021 --> 00:42:05,771 뭐 하려는 겁니까? 475 00:42:05,771 --> 00:42:07,396 가서 좀 누우셔야겠어요 476 00:42:07,396 --> 00:42:11,604 테킬라에 취해 걷지도 못하는 날은 아직 멀었습니다 477 00:42:16,062 --> 00:42:17,312 갑시다, 토리비오 478 00:42:18,021 --> 00:42:19,396 '용익권'이라니 479 00:42:27,729 --> 00:42:28,896 풀고르 씨 480 00:42:28,896 --> 00:42:32,479 호의는 감사하지만 잠은 집에 가서 자겠습니다 481 00:42:32,479 --> 00:42:34,521 아내가 걱정하지 않게요 482 00:42:35,021 --> 00:42:36,479 폐 끼치기도 싫고요 483 00:42:36,479 --> 00:42:38,854 폐라니, 전혀 아닙니다 484 00:42:39,812 --> 00:42:40,937 어서 모시게 485 00:42:47,854 --> 00:42:49,812 어쩌려는 겁니까? 486 00:42:51,187 --> 00:42:53,812 이거 놔요! 집에 보내달라고요! 487 00:42:54,312 --> 00:42:56,521 아내에게 인사라도 하게 해줘요! 488 00:42:56,521 --> 00:42:57,854 이거 놔! 489 00:43:00,937 --> 00:43:02,646 살려주십시오, 풀고르 씨! 490 00:43:04,312 --> 00:43:05,604 풀고르 씨! 491 00:43:08,312 --> 00:43:09,354 안 돼! 492 00:43:10,354 --> 00:43:11,937 안 돼! 493 00:43:19,354 --> 00:43:22,271 루벤 씨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494 00:43:22,271 --> 00:43:23,729 고맙습니다, 페드로 씨 495 00:43:23,729 --> 00:43:25,562 - 고맙습니다 - 실례하겠습니다 496 00:43:31,146 --> 00:43:34,187 - 요즘 어떤가? 별일 없지? - 그럼요 497 00:43:34,187 --> 00:43:35,354 그래 498 00:43:37,312 --> 00:43:38,396 안녕하십니까 499 00:43:40,771 --> 00:43:42,146 건배하시죠, 페드로 님 500 00:43:42,937 --> 00:43:46,521 축하하는 의미로 저희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 501 00:43:46,521 --> 00:43:47,979 고맙네, 풀고르 502 00:43:47,979 --> 00:43:49,062 자네들도 503 00:43:52,604 --> 00:43:54,979 토리비오 알드레테 문제는 잘 처리했나? 504 00:43:54,979 --> 00:43:56,937 말끔히 정리했습니다 505 00:43:57,646 --> 00:44:01,146 그럼 이제 프레고소와 다른 문제 하나만 남았군 506 00:44:01,146 --> 00:44:02,479 무슨 문제 말씀이신지? 507 00:44:02,479 --> 00:44:04,646 내 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아야지 508 00:44:06,396 --> 00:44:09,854 그건 나중에 하자고 신혼 첫날이라 오늘은 바빠 509 00:44:11,354 --> 00:44:12,896 우린 이만 가지 510 00:44:13,396 --> 00:44:15,229 - 가보겠습니다 - 그래, 풀고르 511 00:44:25,937 --> 00:44:27,937 축하드립니다, 페드로 씨 512 00:44:27,937 --> 00:44:29,437 - 오셨습니까 - 축하합니다 513 00:44:30,354 --> 00:44:32,104 접시 치워드릴까요, 신부님? 514 00:44:34,562 --> 00:44:35,937 입에 맞으세요? 515 00:44:56,896 --> 00:44:58,062 도로테아 516 00:44:59,104 --> 00:45:00,146 이거 받아 517 00:45:02,687 --> 00:45:05,562 신께서 복을 내리실 거야 다미아나 518 00:45:05,562 --> 00:45:07,729 다 먹으면 뒷문으로 나가 519 00:45:10,646 --> 00:45:11,854 실례하겠습니다 520 00:45:16,854 --> 00:45:17,979 왜 그래? 521 00:45:19,021 --> 00:45:20,021 금방 올게요 522 00:45:20,021 --> 00:45:21,229 무슨 일이야? 523 00:45:23,062 --> 00:45:26,146 - 뭐라고? - 취해서 어차피 모를 거야 524 00:45:27,562 --> 00:45:29,687 무슨 소릴 하는 거야, 롤라? 525 00:45:30,354 --> 00:45:32,437 모른다니, 그게 말이 돼? 526 00:45:32,937 --> 00:45:35,312 내가 나이도 더 많고 피부색도 달라 527 00:45:35,312 --> 00:45:37,021 어두워서 모를 거야 528 00:45:38,521 --> 00:45:39,812 안 돼, 그럴 순 없어 529 00:45:40,771 --> 00:45:42,354 돌로레스, 네가 가야 해 530 00:45:42,354 --> 00:45:44,479 아직 그날이 안 끝났단 말이야 531 00:45:45,812 --> 00:45:48,229 부탁이야, 나중에 꼭 신세 갚을게 532 00:45:50,604 --> 00:45:52,146 나 대신 들어가 533 00:45:52,896 --> 00:45:55,187 - 친구 좋다는 게 뭐야? - 싫어! 534 00:46:11,729 --> 00:46:14,479 이 마을은 메아리로 가득해 535 00:46:17,396 --> 00:46:22,771 시끌벅적한 잔칫집 소리가 며칠이고 계속 들린 적도 있지 536 00:46:24,021 --> 00:46:26,521 메디아 루나까지 들리더라니까 537 00:46:27,812 --> 00:46:30,354 대체 무슨 일인지 보러 왔더니 538 00:46:30,854 --> 00:46:34,062 이런 모습이었어 지금 우리가 보는 이 상태 539 00:46:34,562 --> 00:46:36,812 지금처럼 이렇게 텅 빈 거리 540 00:46:37,854 --> 00:46:39,437 이제는 무섭지 않아 541 00:46:39,437 --> 00:46:43,604 그 메아리도 언젠가는 작아져서 사라지겠지 542 00:46:45,771 --> 00:46:49,604 메아리라면 원래 목소리의 주인이 있을 텐데요 543 00:46:50,812 --> 00:46:52,021 곧 들릴 거야 544 00:46:52,521 --> 00:46:56,271 어느 틈에서 새어 나오거나 돌 밑에서 나는 소리 같아 545 00:47:01,146 --> 00:47:03,562 여기가 파라모 가문 저택이었어 546 00:47:04,062 --> 00:47:07,146 조부모 때 코말라에 정착한 후 쭉 여기서 살았지 547 00:47:13,021 --> 00:47:17,937 하지만 페드로 님은 주로 메디아 루나에 사셨단다 548 00:47:18,771 --> 00:47:20,062 나도 그분과 함께였고 549 00:47:22,979 --> 00:47:25,937 모든 하인을 총괄하는 자리에까지 올랐어 550 00:47:25,937 --> 00:47:28,229 상대에게 존중받는 법을 알았으니까 551 00:47:28,896 --> 00:47:32,271 그분께 잠자리를 허락하지 않은 유일한 하녀였지 552 00:47:37,396 --> 00:47:38,979 메디아 루나로 가시나요? 553 00:47:40,354 --> 00:47:42,521 가면 네가 쉴 곳이 있을 거야 554 00:47:46,896 --> 00:47:51,562 이 거리를 배회하는 영혼이 얼마나 많은지 상상도 못 할 거다 555 00:47:52,229 --> 00:47:54,854 용서받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서 556 00:47:54,854 --> 00:47:56,646 고통받고 떠도는 이들이지 557 00:47:57,187 --> 00:47:59,312 페드로 파라모가 부친을 잃은 후 558 00:47:59,312 --> 00:48:01,479 죽인 이들은 특히 더 그렇고 559 00:48:02,854 --> 00:48:04,062 그렇게 많았어요? 560 00:48:04,062 --> 00:48:05,312 응 561 00:48:11,271 --> 00:48:13,646 어머니가 당신께도 제가 온다고 하던가요? 562 00:48:13,646 --> 00:48:14,812 아니 563 00:48:16,562 --> 00:48:19,604 그나저나 어머니는 어찌 지내시니? 564 00:48:20,104 --> 00:48:21,104 돌아가셨어요 565 00:48:22,521 --> 00:48:24,271 당연히 아시는 줄 알았어요 566 00:48:26,771 --> 00:48:28,646 내가 어떻게 알아? 567 00:48:30,896 --> 00:48:33,229 아무것도 모른 지가 벌써 몇 년째야 568 00:48:34,062 --> 00:48:36,146 그럼 저를 어떻게 찾으셨죠? 569 00:48:39,896 --> 00:48:41,604 다미아나, 살아 계신 거죠? 570 00:48:48,437 --> 00:48:49,521 다미아나? 571 00:48:51,562 --> 00:48:52,896 다미아나 시스네로스! 572 00:48:54,854 --> 00:48:56,187 다미아나! 573 00:49:18,229 --> 00:49:19,521 - 받아, 다미아나 - 네 574 00:49:31,937 --> 00:49:33,937 왜 한숨이야, 돌로레스? 575 00:49:34,437 --> 00:49:38,271 내가 새였으면 좋겠어요 언니 있는 곳으로 날아가게요 576 00:49:38,771 --> 00:49:41,271 그렇다면 그래야지, 돌로레스 마님 577 00:49:41,771 --> 00:49:43,687 당장 만나러 가도록 해 578 00:49:44,479 --> 00:49:45,562 돌아가자 579 00:49:46,354 --> 00:49:47,979 가서 짐 챙겨 580 00:49:48,479 --> 00:49:49,896 가고 싶으면 가야지 581 00:49:57,854 --> 00:50:00,521 어머니는 평생 코말라를 그리워하며 사셨다 582 00:50:01,646 --> 00:50:02,979 돌아갈 날을 583 00:50:04,146 --> 00:50:07,021 영원히 살고 싶은 곳으로의 귀환을 584 00:50:08,562 --> 00:50:10,646 저 사람 필로테오 아레치가 아냐? 585 00:50:11,562 --> 00:50:13,521 맞아, 못 본 척하자 586 00:50:14,937 --> 00:50:16,854 우리를 따라오는 걸까? 587 00:50:16,854 --> 00:50:17,896 그럼 안 되지 588 00:50:17,896 --> 00:50:21,687 페드로 님께 바칠 여자를 찾는 사람이라던데 589 00:50:21,687 --> 00:50:22,979 - 정말? - 이쪽으로 가자 590 00:50:22,979 --> 00:50:24,187 저기요 591 00:50:28,312 --> 00:50:29,312 잠시만요 592 00:50:41,396 --> 00:50:43,521 그냥 지나가는 사람입니다 593 00:50:48,104 --> 00:50:50,646 페드로 님은 나를 죽이려는 게 아니었어요 594 00:50:51,146 --> 00:50:55,146 부친께서 살해당한 결혼식에 참석했는지 확인하신 것뿐이죠 595 00:50:56,479 --> 00:50:58,687 참석한 하객을 모두 처단하려고요 596 00:51:01,937 --> 00:51:03,937 내게는 겁만 주려고 했습니다! 597 00:51:14,021 --> 00:51:15,854 천국은 넓어 598 00:51:44,187 --> 00:51:45,521 여기서 뭐 하는 거죠? 599 00:51:46,187 --> 00:51:47,687 살아 있는 사람입니까? 600 00:51:50,229 --> 00:51:51,437 취했나 보군 601 00:51:53,437 --> 00:51:55,187 겁먹어서 그래 602 00:51:55,687 --> 00:51:56,854 들어가시죠 603 00:52:22,896 --> 00:52:24,104 어디 아프세요? 604 00:52:25,104 --> 00:52:27,729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605 00:52:27,729 --> 00:52:29,687 내일까지 기다리는 게 좋을 거요 606 00:52:31,604 --> 00:52:34,062 주변에 온통 덤불이 무성하거든요 607 00:52:34,979 --> 00:52:36,354 길을 잃을 수도 있죠 608 00:52:37,646 --> 00:52:39,479 내가 내일 안내하리다 609 00:53:07,896 --> 00:53:09,146 누굴까? 610 00:53:11,896 --> 00:53:13,562 여기까지 어떻게 왔지? 611 00:53:16,229 --> 00:53:17,771 길을 잃었나 봐 612 00:53:20,437 --> 00:53:22,479 그냥 잠이나 자 613 00:53:24,104 --> 00:53:25,937 나 귀찮게 하지 말고 614 00:53:33,604 --> 00:53:34,771 저 사람 좀 봐 615 00:53:39,604 --> 00:53:41,562 몸부림치고 있어 616 00:53:44,021 --> 00:53:45,771 저주받은 사람처럼 617 00:53:56,646 --> 00:53:59,729 갚아야 할 목숨 빚이 많은 사람인가 보다 618 00:54:14,062 --> 00:54:15,437 오렌지꽃 물이에요 619 00:54:16,854 --> 00:54:17,937 두려움이 가실 거예요 620 00:54:23,562 --> 00:54:25,187 내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621 00:54:31,104 --> 00:54:32,521 여기서 어떻게 나가죠? 622 00:54:32,521 --> 00:54:33,729 어디 가려고요? 623 00:54:34,646 --> 00:54:35,896 어디든요 624 00:54:38,187 --> 00:54:39,812 길이야 많죠 625 00:54:45,229 --> 00:54:46,771 남편분은 어디 가셨나요? 626 00:54:49,604 --> 00:54:50,812 남편 아니에요 627 00:54:52,104 --> 00:54:53,104 오빠예요 628 00:55:00,229 --> 00:55:02,021 오빠는 믿으려 하지 않지만요 629 00:55:06,396 --> 00:55:08,854 당신은 내가 무섭지 않아요? 630 00:55:11,187 --> 00:55:12,396 더 가까이 와요 631 00:55:15,146 --> 00:55:16,396 내 얼굴을 봐요 632 00:55:21,854 --> 00:55:23,771 뭘 보라는 거죠? 633 00:55:27,729 --> 00:55:29,396 나의 죄가 보이지 않나요? 634 00:55:34,937 --> 00:55:37,062 여기 두드러기처럼 난 자국요 635 00:55:41,396 --> 00:55:43,187 겉이라서 이 정도죠 636 00:55:47,937 --> 00:55:50,354 내 안은 온통 진흙탕이 되었어요 637 00:55:53,771 --> 00:55:55,062 괜찮다면... 638 00:55:57,771 --> 00:55:59,437 난 잠을 청하겠습니다 639 00:56:47,312 --> 00:56:48,812 안 돌아올 거예요 640 00:56:50,687 --> 00:56:51,812 뭐라고요? 641 00:56:51,812 --> 00:56:53,937 눈빛으로 다 알 수 있었어요 642 00:56:56,437 --> 00:56:59,479 자기가 떠날 수 있게 다른 이가 오길 기다렸나 봐요 643 00:57:02,354 --> 00:57:04,562 이제 당신이 나를 맡아야 해요 644 00:57:06,062 --> 00:57:07,146 왜요? 645 00:57:09,229 --> 00:57:10,771 날 돌보고 싶지 않아요? 646 00:57:26,687 --> 00:57:28,271 내 옆에서 자요 647 00:57:29,521 --> 00:57:30,771 여기가 편합니다 648 00:57:32,104 --> 00:57:34,187 침대로 올라오는 게 좋을걸요 649 00:57:34,854 --> 00:57:36,979 거기 있으면 진드기들에게 뜯어 먹혀요 650 00:59:50,687 --> 00:59:52,937 페드로 파라모는 상처만을 남겼다 651 00:59:53,521 --> 00:59:54,979 그러니 용서할 수 없지 652 00:59:54,979 --> 00:59:56,854 강간은 또 어떻고? 653 00:59:57,437 --> 00:59:59,604 우리도 그 사람이 무서웠어 654 01:00:00,271 --> 01:00:02,271 그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해 655 01:00:02,271 --> 01:00:03,854 여기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마 656 01:00:19,354 --> 01:00:21,687 우리를 위해 기도해 후안 프레시아도 657 01:00:21,687 --> 01:00:24,271 우리를 위해 신께 기도해 후안 프레시아도 658 01:00:38,062 --> 01:00:41,562 후안 프레시아도! 659 01:00:55,562 --> 01:00:59,396 질식해서 죽었다는 말을 믿으라는 거냐, 후안 프레시아도? 660 01:01:00,396 --> 01:01:02,854 몸이 잔뜩 경직돼 있던걸 661 01:01:03,354 --> 01:01:06,479 마치 겁에 질려 죽은 사람처럼 662 01:01:09,104 --> 01:01:10,687 사실이에요, 도로테아 663 01:01:11,396 --> 01:01:13,396 속삭이는 목소리에 짓눌려서요 664 01:01:13,937 --> 01:01:15,979 두려움은 나중에 찾아왔고 665 01:01:16,562 --> 01:01:18,687 그때 영혼이 얼어붙었죠 666 01:01:21,354 --> 01:01:22,521 들려? 667 01:01:23,396 --> 01:01:25,771 밖에 비가 오나 보다 668 01:01:26,562 --> 01:01:29,437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? 669 01:01:31,021 --> 01:01:33,937 누군가 우리 위를 걷고 있는 소리 같아요 670 01:01:34,771 --> 01:01:37,062 기분 좋은 생각을 하렴 671 01:01:37,062 --> 01:01:40,896 우린 아주 오랫동안 여기 묻혀 있을 테니까 672 01:01:49,104 --> 01:01:50,854 계속 내려라, 비야 673 01:01:51,354 --> 01:01:53,854 지칠 때까지 내려오려무나 674 01:02:23,146 --> 01:02:26,187 이 시간에 어디를 다녀오는 거야? 675 01:02:26,187 --> 01:02:27,562 젖 짜고 왔죠 676 01:02:28,229 --> 01:02:29,562 누구 젖을? 677 01:02:29,562 --> 01:02:31,062 모르겠어요? 678 01:02:31,062 --> 01:02:35,271 도로테아군, 절름발이 도로테아 679 01:02:35,271 --> 01:02:38,354 - 아기 좋아하는 여자 - 바보 같은 소리 마요 680 01:02:41,687 --> 01:02:43,062 마르가리타 681 01:02:44,062 --> 01:02:45,979 어디 갔었어, 미겔? 682 01:02:46,729 --> 01:02:49,979 그냥 밖에요, 애 엄마들 좀 만나러 683 01:02:50,896 --> 01:02:51,896 혹시 684 01:02:52,854 --> 01:02:55,396 도로테아란 사람 알아요? 절름발이라고 하던데 685 01:02:56,687 --> 01:02:58,854 밖에 있으니 보고 싶으면 봐 686 01:03:00,521 --> 01:03:03,437 매일 일찍 일어나서 아침 먹으려고 여길 찾아와 687 01:03:03,437 --> 01:03:05,979 구걸로 먹고사는 가엾은 여인이지 688 01:03:06,562 --> 01:03:08,312 저 사람 얘기였군 689 01:03:09,104 --> 01:03:10,312 도로테아! 690 01:03:11,604 --> 01:03:13,979 들어와요, 제안할 게 있어요 691 01:03:20,062 --> 01:03:22,479 달걀 가져와요 692 01:03:24,104 --> 01:03:27,146 지금부터 내가 먹는 음식 그대로 저분도 챙겨줘요 693 01:03:27,854 --> 01:03:29,896 요리하느라 팔이 떨어져도요 694 01:03:40,187 --> 01:03:41,146 풀고르! 695 01:03:46,062 --> 01:03:48,437 - 부르셨습니까? - 어떻게 되고 있어? 696 01:03:49,187 --> 01:03:52,771 엔메디오 목장 가축을 프레고소 집이 있던 곳까지 옮겼고 697 01:03:52,771 --> 01:03:55,729 거기서 다시 빌마요 언덕으로 이동했습니다 698 01:03:55,729 --> 01:03:56,812 좋아 699 01:03:58,604 --> 01:04:00,021 근데 뭐가 문제야? 700 01:04:01,729 --> 01:04:05,521 오늘 아침에 누가 찾아와서 미겔이 사람을 죽였다고 했습니다 701 01:04:07,687 --> 01:04:09,687 내가 했다고 해 702 01:04:09,687 --> 01:04:12,229 미겔이 하는 짓은 다 내 탓으로 돌려 703 01:04:13,687 --> 01:04:16,396 미겔 때문에 머리 아픈 일이 많아질 텐데요 704 01:04:16,396 --> 01:04:17,896 워낙 골칫덩이라서요 705 01:04:18,396 --> 01:04:21,146 그러려니 해, 아직 어린애잖아 706 01:04:21,646 --> 01:04:23,062 지금 몇 살이지? 707 01:04:23,062 --> 01:04:25,562 17살쯤 됐겠군, 아닌가? 708 01:04:25,562 --> 01:04:26,896 그럴 겁니다 709 01:04:27,604 --> 01:04:30,354 하지만 폭력성도 있고 성급합니다 710 01:04:30,354 --> 01:04:34,146 시간과 다투기라도 하는 듯이요 711 01:04:35,146 --> 01:04:37,396 그러다가 결국 져요 두고 보시면 압니다 712 01:04:38,437 --> 01:04:40,021 아직 어리잖아, 풀고르 713 01:04:40,604 --> 01:04:42,646 그건 그렇다고 쳐도 714 01:04:43,187 --> 01:04:46,812 미겔이 자기 남편을 죽였다며 아까 찾아왔던 그 여자는 715 01:04:46,812 --> 01:04:48,896 슬픔에 몸을 가누지도 못했어요 716 01:04:49,812 --> 01:04:51,021 누군데? 717 01:04:52,062 --> 01:04:53,396 모르는 사람입니다 718 01:04:53,396 --> 01:04:57,604 걱정하지 마, 풀고르 어차피 존재도 없는 이들이야 719 01:04:58,937 --> 01:05:01,437 조용히 있어, 아무것도 하지 말고 720 01:05:02,187 --> 01:05:03,187 알겠습니다 721 01:05:03,687 --> 01:05:04,896 그럼 가보겠습니다 722 01:05:09,437 --> 01:05:13,062 어머니는 종종 푸르른 들판과 구름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723 01:05:14,687 --> 01:05:17,062 그러나 죽음을 앞두고도 돌아오지 않았죠 724 01:05:19,021 --> 01:05:21,771 그것마저도 나를 대신 보냈어요 725 01:05:23,646 --> 01:05:25,354 이상해요, 도로테아 726 01:05:26,937 --> 01:05:29,354 난 단 한 번도 천국을 보지 못했어요 727 01:05:30,729 --> 01:05:33,062 천국에는 이제 관심 없어 728 01:05:33,062 --> 01:05:37,687 난 평생 신의 은총을 모를 거라던 렌테리아 신부님의 말 때문이지 729 01:05:39,146 --> 01:05:41,271 내가 지은 죄가 많아서라나 730 01:05:41,937 --> 01:05:44,479 그래도 그런 말까지 할 게 뭐람 731 01:05:45,854 --> 01:05:48,896 눈앞에서 문이 닫혀버리고 732 01:05:49,396 --> 01:05:52,521 유일하게 열린 문은 지옥으로 향한다면 733 01:05:53,271 --> 01:05:55,229 아예 태어나지 않은 것만도 못해 734 01:06:23,021 --> 01:06:25,937 수사나 아가씨는 아버지와 마스코타를 떠났다고 합니다 735 01:06:25,937 --> 01:06:27,187 어디로 갔대? 736 01:06:27,187 --> 01:06:29,396 산 전체를 샅샅이 훑었지만 737 01:06:29,396 --> 01:06:31,896 물어보는 사람마다 말이 달라서 738 01:06:32,396 --> 01:06:33,812 찾을 수가 없습니다 739 01:06:33,812 --> 01:06:37,562 얼마가 들든 상관없으니 찾아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증발해? 740 01:06:37,562 --> 01:06:38,521 알겠습니다 741 01:07:58,271 --> 01:08:01,396 그렇게 말고 머리가 먼저 가게 돌려야지 742 01:08:22,937 --> 01:08:24,062 누가 이랬어? 743 01:08:26,062 --> 01:08:27,437 누가 한 게 아닙니다 744 01:08:28,979 --> 01:08:32,646 - 스스로 죽음에 다가섰어요 - 말 때문이었습니다, 페드로 님 745 01:08:34,937 --> 01:08:36,896 이렇게 대가를 치르는군 746 01:08:39,812 --> 01:08:42,604 일찍 시작해서 빨리 끝내는 게 낫지 747 01:08:46,771 --> 01:08:49,979 시간 날 때 저 말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줘 748 01:08:49,979 --> 01:08:51,354 알겠습니다, 페드로 님 749 01:09:09,521 --> 01:09:12,937 페드로 님, 렌테리아 신부님이 뵙기를 청합니다 750 01:09:13,437 --> 01:09:14,562 지금? 751 01:09:17,021 --> 01:09:18,229 들어오시라고 해 752 01:09:20,354 --> 01:09:22,229 들어오세요, 신부님 753 01:09:25,562 --> 01:09:27,271 방해해서 죄송합니다 754 01:09:30,104 --> 01:09:33,437 페드로 님, 어느 여인이 페드로 님의 아이를 낳다가 755 01:09:33,437 --> 01:09:35,021 죽었다고 합니다 756 01:09:35,021 --> 01:09:36,354 이 아이입니다 757 01:09:40,396 --> 01:09:42,021 신부님께서 키우지 그러세요? 758 01:09:42,854 --> 01:09:43,937 성직자로요 759 01:09:45,104 --> 01:09:49,646 이 몸에 흐르는 피로는 안 되죠 그런 책임을 질 수는 없습니다 760 01:09:52,062 --> 01:09:53,979 내 피가 악하다는 뜻입니까? 761 01:09:56,479 --> 01:09:58,521 그렇습니다, 페드로 님 762 01:10:00,229 --> 01:10:02,062 아니란 걸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763 01:10:02,562 --> 01:10:05,437 아이는 여기 두고 가시죠 돌볼 사람이 많아요 764 01:10:05,437 --> 01:10:06,604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765 01:10:06,604 --> 01:10:09,437 페드로 님께 맡기면 부족하게 자라진 않겠죠 766 01:10:10,687 --> 01:10:11,896 다미아나! 767 01:10:19,312 --> 01:10:20,729 이거 데려가서 키워 768 01:10:21,229 --> 01:10:22,437 내 아들이야 769 01:10:29,646 --> 01:10:33,021 죽은 아기 엄마와 신부님을 위해 건배하죠 770 01:10:33,521 --> 01:10:34,646 아기는요? 771 01:10:35,479 --> 01:10:37,604 아기도요, 물론입니다 772 01:10:39,479 --> 01:10:40,479 받으시죠 773 01:11:15,521 --> 01:11:17,521 주여, 부디 영원한 안식을 내려주시고 774 01:11:17,521 --> 01:11:19,937 꺼지지 않는 빛을 비추어 주소서 775 01:11:26,687 --> 01:11:28,687 주님을 섬기는 종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776 01:11:28,687 --> 01:11:31,646 - 그의 영혼에 자비를 베푸소서 - 아멘 777 01:11:45,521 --> 01:11:47,437 미겔을 싫어하셨던 것 압니다 778 01:11:48,729 --> 01:11:50,187 그러실 만도 하죠 779 01:11:50,937 --> 01:11:53,021 형님을 잃으셨고 780 01:11:54,062 --> 01:11:55,854 조카 아나도 그런 일을 겪었으니까요 781 01:11:56,354 --> 01:11:58,021 하지만 이제 잊으세요 782 01:11:58,812 --> 01:12:02,479 신께서는 이미 용서하셨을 테니 신부님께서도 그리하시지요 783 01:12:07,479 --> 01:12:09,812 교회에 바치는 헌금이니 받아주십시오 784 01:12:29,187 --> 01:12:31,396 적당한 대가인지는 주님께서 아시겠지요 785 01:12:33,687 --> 01:12:36,104 제 의견을 물으신다면 전 단죄를 원합니다 786 01:12:41,771 --> 01:12:44,854 - 순결하신 마리아여 - 원죄 없이 잉태하셨도다 787 01:12:45,687 --> 01:12:47,229 너의 죄를 고하거라 788 01:12:47,229 --> 01:12:50,521 어젯밤 페드로 파라모와 동침했음을 고합니다 789 01:12:50,521 --> 01:12:53,187 - 그리고? - 그의 아이를 낳을 거예요 790 01:12:54,021 --> 01:12:56,687 제 딸을 페드로 파라모에게 바쳤습니다 791 01:12:56,687 --> 01:12:59,479 네가 저지른 악행이 부디... 792 01:12:59,479 --> 01:13:00,771 부디 고통으로... 793 01:13:00,771 --> 01:13:02,646 자비로우신 아버지시여 794 01:13:09,437 --> 01:13:11,354 순결하신 마리아여 795 01:13:12,479 --> 01:13:15,187 원죄 없이 잉태하셨도다 796 01:13:15,687 --> 01:13:18,521 이제는 술도 마시나? 797 01:13:20,271 --> 01:13:25,854 이제는 그 사람에게 피해가 갈 일도 없을 테니 798 01:13:27,479 --> 01:13:28,729 말할게요 799 01:13:29,521 --> 01:13:33,771 그 여자들을 조달한 사람이 바로 저였습니다 800 01:13:34,271 --> 01:13:37,812 죽은 미겔 파라모에게 바친 여자들요 801 01:13:39,146 --> 01:13:40,771 자네가 데려갔다고? 802 01:13:41,729 --> 01:13:43,187 가끔은 그러기도 했고 803 01:13:44,354 --> 01:13:47,271 상황만 꾸며놓기도 했죠 804 01:13:47,271 --> 01:13:53,271 아무도 없을 때 직접 할 수도 있게 언제가 좋을지 귀띔하기도 했고요 805 01:14:02,021 --> 01:14:03,021 신부님 806 01:14:08,854 --> 01:14:12,521 신부님, 죄를 고백했으니 용서를 내려주셔야죠 807 01:14:16,021 --> 01:14:18,979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, 도로테아? 808 01:14:21,396 --> 01:14:25,104 과연 자신을 용서할 수 있는지 스스로 판단하시게 809 01:14:27,396 --> 01:14:29,854 저는 못 해요, 신부님 810 01:14:30,604 --> 01:14:32,396 신부님이 하셔야죠 811 01:14:32,396 --> 01:14:34,354 죽으면 천국으로 보내달라고 812 01:14:34,354 --> 01:14:37,896 내게 부탁한 적이 대체 몇 번인가? 813 01:14:38,771 --> 01:14:42,896 거기서 아들을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했잖아, 도로테아 814 01:14:44,354 --> 01:14:45,521 그런데 815 01:14:46,646 --> 01:14:49,521 이제는 천국에 갈 수 없겠어 816 01:14:51,062 --> 01:14:53,271 하지만 부디 신께서 용서하시길 817 01:14:58,104 --> 01:15:00,146 속눈썹이 고요히 잠들었어요 818 01:15:00,646 --> 01:15:02,229 심장도 고요해졌고요 819 01:15:02,229 --> 01:15:04,604 방금 당신이 말했나요, 도로테아? 820 01:15:05,146 --> 01:15:06,521 아직도 무서워? 821 01:15:06,521 --> 01:15:09,437 여기는 죽음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요 822 01:15:09,937 --> 01:15:11,604 말소리가 들렸는데 823 01:15:12,104 --> 01:15:13,437 여자 목소리여서 824 01:15:13,437 --> 01:15:14,979 당신인 줄 알았어요 825 01:15:15,479 --> 01:15:17,562 혼잣말하는 그 여자일 거야 826 01:15:18,062 --> 01:15:19,937 큰 무덤 속에 있는 그 사람 827 01:15:19,937 --> 01:15:21,646 수사나 부인 828 01:15:22,604 --> 01:15:24,937 우리 옆에 나란히 묻혔어 829 01:15:25,437 --> 01:15:27,646 오래된 시신들은 830 01:15:27,646 --> 01:15:32,312 습기에 반응해서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지 831 01:15:32,312 --> 01:15:33,562 그리고 깨어나 832 01:15:34,312 --> 01:15:35,396 그 사람이 누군데요? 833 01:15:36,979 --> 01:15:39,896 페드로 파라모의 마지막 아내 834 01:15:40,812 --> 01:15:43,062 모두가 미쳤다고 하던 그 여자 835 01:15:44,771 --> 01:15:46,312 뭐라고 해? 836 01:15:47,604 --> 01:15:49,062 신음만 해요 837 01:15:50,937 --> 01:15:52,562 남편 때문에 힘들었나 봐요 838 01:15:54,979 --> 01:15:56,271 아닐 거야 839 01:15:56,937 --> 01:15:58,354 얼마나 사랑했는데 840 01:15:59,146 --> 01:16:03,646 다른 누구보다 그 여자를 더 많이 사랑했는걸 841 01:16:22,271 --> 01:16:23,771 아냐, 네가 졌어 842 01:17:06,854 --> 01:17:10,021 이제 생각하니 그 여자 어머니는 결핵으로 죽었어 843 01:17:12,062 --> 01:17:15,646 그 후 그 여자와 아버지는 자취를 감추었고 844 01:17:19,771 --> 01:17:23,812 오랜 세월이 지나 페드로 파라모에게 돌아왔을 때는 845 01:17:23,812 --> 01:17:26,146 이미 병세가 깊었지 846 01:17:28,771 --> 01:17:30,062 어찌나 사랑했던지 847 01:17:30,062 --> 01:17:33,979 페드로는 죽을 때까지 힘없이 의자에 앉아 848 01:17:34,979 --> 01:17:38,937 아내가 묘지로 떠난 길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어 849 01:17:42,937 --> 01:17:44,479 금방 끝날 거야 850 01:17:47,187 --> 01:17:48,187 금방 끝나 851 01:17:54,604 --> 01:17:55,604 들어가겠습니다 852 01:18:00,812 --> 01:18:03,437 말씀하셨던 장부를 가져왔습니다, 페드로 님 853 01:18:04,271 --> 01:18:05,604 아이고 854 01:18:09,687 --> 01:18:11,437 누가 돌아왔는지 아십니까? 855 01:18:11,437 --> 01:18:13,312 바르톨로메 산후안요 856 01:18:15,521 --> 01:18:16,521 어떻게? 857 01:18:16,521 --> 01:18:18,896 저도 그게 알고 싶습니다 858 01:18:19,646 --> 01:18:21,854 오자마자 페드로 님의 예전 집으로 향했습니다 859 01:18:21,854 --> 01:18:24,354 마치 그 집을 빌리기라도 한 듯이요 860 01:18:25,104 --> 01:18:27,146 행동에 당당함이 넘쳤죠 861 01:18:27,812 --> 01:18:30,146 제가 내일 해결하겠습니다 페드로 님 862 01:18:31,271 --> 01:18:32,437 두 사람 다 돌아왔나? 863 01:18:32,437 --> 01:18:33,687 네 864 01:18:33,687 --> 01:18:34,937 아내와 함께요 865 01:18:35,437 --> 01:18:36,687 어떻게 아셨어요? 866 01:18:36,687 --> 01:18:38,021 딸이 아니고? 867 01:18:40,521 --> 01:18:45,187 그게... 태도를 보아서는 아내를 대하는 것 같던데요 868 01:18:52,854 --> 01:18:54,146 수사나야 869 01:18:55,021 --> 01:18:56,354 확실해, 풀고르 870 01:18:58,729 --> 01:19:02,521 라안드로메다 폐광에 있었다고 들었어 871 01:19:08,062 --> 01:19:11,896 주민들이 무기를 든다는 소식에 여기로 돌아왔을 거야 872 01:19:11,896 --> 01:19:13,312 그럴 수도 있죠 873 01:19:13,812 --> 01:19:16,021 상황이 심각해진다고 들었습니다 874 01:19:16,937 --> 01:19:19,729 사람이 많은 곳으로 딸을 옮기고 싶었나 보군 875 01:19:21,604 --> 01:19:22,646 가서 쉬어, 풀고르 876 01:19:23,937 --> 01:19:25,687 그럼 이만 들어가겠습니다 877 01:19:33,729 --> 01:19:36,312 불행의 맛이 감도는 마을이야 878 01:19:37,812 --> 01:19:40,562 여기서는 구원을 찾을 수 없어 879 01:19:41,604 --> 01:19:42,979 느껴져 880 01:19:46,562 --> 01:19:48,271 우리한테 베푸는 게 881 01:19:48,271 --> 01:19:50,812 전부 공짜일 리는 없다고 생각했지 882 01:19:52,479 --> 01:19:54,979 페드로 파라모가 내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? 883 01:19:58,562 --> 01:20:00,771 내게서 원하는 건 딱 하나뿐이래 884 01:20:01,271 --> 01:20:02,812 바로 너 885 01:20:03,729 --> 01:20:05,979 내 최고의 성과는 너라고 말이야 886 01:20:07,187 --> 01:20:10,312 어릴 때 둘이 같이 놀았다던데 887 01:20:10,854 --> 01:20:13,521 강에서 함께 수영도 하고 888 01:20:14,812 --> 01:20:18,187 진작 알았다면 허리띠로 널 죽을 때까지 팼을 거다 889 01:20:20,187 --> 01:20:21,437 물론 그랬겠죠 890 01:20:24,979 --> 01:20:28,146 그 사람과 동침할 마음이 있다는 거냐? 891 01:20:28,646 --> 01:20:31,062 - 네, 바르톨로메 - 그렇게 부르지 마 892 01:20:32,604 --> 01:20:33,854 난 네 아버지야 893 01:20:37,562 --> 01:20:39,437 남편과 사별했다고 해뒀다 894 01:20:40,229 --> 01:20:42,396 아직도 남편을 잊지 못했다고 895 01:20:44,437 --> 01:20:47,812 행동이라도 그렇게 하도록 해 896 01:20:51,771 --> 01:20:53,896 단념시키려고 했다만 897 01:20:54,437 --> 01:20:57,396 내가 말을 걸면 쏘아보기만 하더군 898 01:20:59,437 --> 01:21:01,104 악마가 따로 없지 899 01:21:01,771 --> 01:21:03,187 그게 페드로 파라모야 900 01:21:07,854 --> 01:21:09,187 그럼 나는요? 901 01:21:10,354 --> 01:21:11,479 넌 내 딸이지 902 01:21:12,396 --> 01:21:13,437 내 거 903 01:21:14,562 --> 01:21:16,687 바르톨로메 산후안의 딸 904 01:21:23,937 --> 01:21:25,187 우리가 뭘 잘못했지? 905 01:21:27,312 --> 01:21:29,562 왜 우리 영혼이 썩었을까? 906 01:21:32,437 --> 01:21:33,562 그렇지 않아요 907 01:21:35,562 --> 01:21:38,146 - 사실이 아니에요 - 아니긴 뭐가 아냐? 908 01:21:39,396 --> 01:21:40,771 정신이 나간 거야? 909 01:21:43,479 --> 01:21:44,812 네, 바르톨로메 910 01:21:46,229 --> 01:21:47,562 몰랐어요? 911 01:22:10,479 --> 01:22:14,437 수사나만큼 아름다운 여인이 이 세상에 또 있을까, 풀고르? 912 01:22:16,687 --> 01:22:19,229 그녀를 영원히 잃은 줄만 알았어 913 01:22:20,354 --> 01:22:22,604 두 번 잃지는 않을 거야 914 01:22:25,312 --> 01:22:27,479 - 내 말 알겠지, 풀고르? - 네 915 01:22:29,562 --> 01:22:31,521 광산 일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건 916 01:22:31,521 --> 01:22:33,646 뭐든 주겠다고 바르톨로메에게 전해 917 01:22:34,562 --> 01:22:38,271 아예 거기서 없어지게 하면 더 쉬울 것도 같고 918 01:22:38,271 --> 01:22:39,521 그럴 수도 있죠 919 01:22:40,312 --> 01:22:41,521 그래야 해 920 01:22:43,104 --> 01:22:44,979 수사나가 고아가 되어야지 921 01:22:46,104 --> 01:22:48,104 우린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하고 922 01:22:50,896 --> 01:22:54,104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떡합니까? 923 01:22:55,146 --> 01:22:56,396 누가 말하겠어? 924 01:22:57,229 --> 01:22:59,229 우리 둘 중에 말할 사람 있어? 925 01:22:59,229 --> 01:23:00,937 아마 없겠죠 926 01:23:00,937 --> 01:23:02,771 '아마'라고 하지 마 927 01:23:03,271 --> 01:23:05,312 분명 다 잘될 테니 두고 보기나 해 928 01:23:07,187 --> 01:23:08,771 바르톨로메는 광산에 보내되 929 01:23:08,771 --> 01:23:10,771 딸을 데려갈 생각은 못 하게 해야 해 930 01:23:11,271 --> 01:23:12,396 수사나는 남을 거야 931 01:23:13,937 --> 01:23:14,937 가서 그렇게 전해 932 01:23:20,187 --> 01:23:23,062 이번에도 페드로 님의 처리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933 01:23:24,146 --> 01:23:26,646 젊은 시절 기운을 되찾으신 것 같군요 934 01:23:48,896 --> 01:23:50,146 어서들 나와 935 01:23:50,687 --> 01:23:51,687 그렇지 936 01:23:54,854 --> 01:23:56,479 잘 오셨습니다 937 01:23:56,479 --> 01:23:58,021 들어가시지요 938 01:23:58,812 --> 01:23:59,979 이쪽입니다 939 01:24:06,104 --> 01:24:07,104 수사나 940 01:24:12,062 --> 01:24:13,771 나 페드로 파라모야 941 01:24:14,812 --> 01:24:15,896 페드로 942 01:24:27,812 --> 01:24:30,812 아가씨, 저랑 같이 가세요 943 01:25:14,229 --> 01:25:16,104 혹시 바르톨로메? 944 01:25:46,646 --> 01:25:47,896 우리가 뭘 잘못했지? 945 01:25:49,271 --> 01:25:50,937 왜 그래, 다미아나? 946 01:25:51,687 --> 01:25:52,812 왜 소리를 질러? 947 01:25:53,312 --> 01:25:54,312 아니에요 948 01:25:55,146 --> 01:25:56,437 소리 지르지 않았어요 949 01:25:57,312 --> 01:25:59,146 꿈을 꾸신 모양이네요 950 01:26:00,562 --> 01:26:02,396 난 꿈 안 꾼다고 했잖아 951 01:26:03,187 --> 01:26:04,312 절대로 952 01:26:06,937 --> 01:26:09,937 게다가 잠도 제대로 못 잤어 953 01:26:11,146 --> 01:26:14,271 밤에 고양이를 내보내지 않아서 잠을 설쳤단 말이야 954 01:26:15,396 --> 01:26:18,146 고양이는 제 다리 사이에서 잤는걸요 955 01:26:18,646 --> 01:26:22,229 흠뻑 젖었길래 불쌍해서 제 침대에서 재웠어요 956 01:26:22,937 --> 01:26:25,687 정말이야, 밤새도록 어찌나 소란스럽던지 957 01:26:26,937 --> 01:26:30,312 사람을 잘 따르기는 해도 잘 때는 여기 없으면 좋겠어 958 01:26:35,604 --> 01:26:37,396 안타까운 일이에요, 수사나 959 01:26:44,604 --> 01:26:46,229 아버님께서 돌아가셨대요 960 01:26:48,229 --> 01:26:49,229 그저께 밤에요 961 01:26:49,229 --> 01:26:52,437 오늘 전갈이 와서 이미 절차가 다 끝났다고 했어요 962 01:26:52,937 --> 01:26:54,354 벌써 묘지로 모셨대요 963 01:26:55,937 --> 01:26:58,896 여기까지 오기에는 너무 먼 길이라서요 964 01:27:03,771 --> 01:27:05,646 이제 혼자가 되셨어요 965 01:27:25,521 --> 01:27:27,021 아버지였구나 966 01:27:41,312 --> 01:27:43,104 작별 인사 하려고 다녀간 거야 967 01:28:18,604 --> 01:28:20,312 뭐가 보이는지 말해, 수사나 968 01:28:21,187 --> 01:28:23,146 아무것도 안 보여요, 아빠 969 01:28:24,271 --> 01:28:27,937 더 내려줄 테니 바닥에 닿으면 말해 970 01:28:31,104 --> 01:28:32,896 뭐라도 찾아봐 971 01:28:34,479 --> 01:28:35,812 돈 말이야! 972 01:28:37,312 --> 01:28:39,312 동글납작한 금이라든가 973 01:28:39,937 --> 01:28:41,021 그런 걸 찾아 974 01:28:57,604 --> 01:28:58,646 수사나! 975 01:29:01,812 --> 01:29:03,104 수사나! 976 01:29:06,021 --> 01:29:07,854 수사나! 977 01:29:11,229 --> 01:29:12,854 더 찾아봐, 수사나! 978 01:29:13,437 --> 01:29:14,604 돈 말이야! 979 01:29:26,646 --> 01:29:27,812 아버지? 980 01:29:29,021 --> 01:29:31,437 위로하러 왔네 981 01:29:36,021 --> 01:29:38,312 심장이 죽어가는군요 982 01:29:50,979 --> 01:29:53,479 심장이 멈추게 해선 안 돼요 983 01:30:08,937 --> 01:30:10,437 그만 떠나세요 984 01:30:12,146 --> 01:30:13,521 다시는 오지 마요 985 01:30:16,354 --> 01:30:18,854 이미 죽었는데 뭐 하러 나를 보러 와요? 986 01:30:37,729 --> 01:30:39,687 그쪽을 열어, 그렇지 987 01:30:40,437 --> 01:30:42,104 물이 그쪽으로 흐르게 해 988 01:30:43,021 --> 01:30:44,521 더 깊게 989 01:30:45,896 --> 01:30:46,937 저쪽으로 990 01:31:04,812 --> 01:31:06,187 아는 사람이군 991 01:31:07,187 --> 01:31:09,187 메디아 루나 일꾼들을 통솔하는 자야 992 01:31:18,354 --> 01:31:19,646 무슨 일이시죠? 993 01:31:20,812 --> 01:31:22,854 페드로 파라모 밑에서 일합니까? 994 01:31:24,812 --> 01:31:25,812 네 995 01:31:25,812 --> 01:31:28,312 가서 혁명단이 왔다고 전하시오 996 01:31:28,812 --> 01:31:30,521 그의 땅을 받으러 왔소 997 01:31:34,354 --> 01:31:35,771 - 알겠습니다 - 어서! 998 01:31:36,896 --> 01:31:38,937 우리가 직접 찾아간다고 해요 999 01:31:39,437 --> 01:31:40,312 더 빨리! 1000 01:31:41,562 --> 01:31:42,979 더 빨리 뛰라고! 1001 01:31:42,979 --> 01:31:44,312 더! 1002 01:32:14,604 --> 01:32:16,479 제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습니다 1003 01:32:16,479 --> 01:32:20,229 가엾은 풀고르 씨는 발이 땅에 닿기도 전에 죽었고요 1004 01:32:20,229 --> 01:32:23,021 필요한 게 있으면 나를 찾으라고 전하거라 1005 01:32:23,021 --> 01:32:26,562 나랑 직접 얘기하라고 해 무슨 혁명단이라고 하던가? 1006 01:32:26,562 --> 01:32:29,479 모르겠습니다 혁명단이라고만 했어요 1007 01:32:30,437 --> 01:32:34,396 일단 라콘사그라시온에 들러 외눈박이 다마시오 알지? 1008 01:32:34,896 --> 01:32:37,354 - 최대한 빨리 오라고 전해 - 알겠습니다 1009 01:33:08,146 --> 01:33:11,229 신사분들, 더 필요한 게 있습니까? 1010 01:33:11,229 --> 01:33:14,896 보시다시피 우리는 무기를 들고 나섰습니다 1011 01:33:15,937 --> 01:33:16,937 그래서요? 1012 01:33:17,812 --> 01:33:20,312 그뿐이에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나요? 1013 01:33:21,021 --> 01:33:22,396 왜 그랬는데요? 1014 01:33:23,021 --> 01:33:26,312 다른 사람들도 그랬으니까요 소식 못 들으셨어요? 1015 01:33:27,187 --> 01:33:31,812 기다렸다가 지시가 내려오면 그때 우리 목적을 알려드리죠 1016 01:33:31,812 --> 01:33:33,021 목적은 내가 알아요 1017 01:33:34,146 --> 01:33:35,771 괜찮다면 내가 설명하죠 1018 01:33:39,271 --> 01:33:42,687 우린 정부에 맞서고 당신 같은 사람들에 맞섭니다 1019 01:33:42,687 --> 01:33:45,729 더는 지긋지긋해서 못 살겠어요 1020 01:33:46,812 --> 01:33:48,896 정부 놈들은 죄다 불한당이고 1021 01:33:49,604 --> 01:33:52,687 당신들은 남들 등이나 쳐 먹는 1022 01:33:52,687 --> 01:33:55,271 교활한 사기꾼들이니까 1023 01:33:56,062 --> 01:33:58,354 정부에는 아무 말 안 할 겁니다 1024 01:33:59,521 --> 01:34:02,729 하고 싶은 말은 총알로 대신 전할 테니까요 1025 01:34:05,437 --> 01:34:07,687 혁명에 얼마나 필요합니까? 1026 01:34:07,687 --> 01:34:09,521 내가 도움이 될지 모르잖아요 1027 01:34:10,021 --> 01:34:12,854 이분 말도 일리가 있어 페르세베란시오 1028 01:34:12,854 --> 01:34:16,312 우리를 도와줄 부유한 친구가 필요하잖아 1029 01:34:16,312 --> 01:34:18,771 이분만 한 적임자가 또 있겠어? 1030 01:34:19,437 --> 01:34:20,521 말해봐, 카실도 1031 01:34:21,229 --> 01:34:22,687 우리 얼마나 필요하지? 1032 01:34:22,687 --> 01:34:25,729 천국 문지기가 와도 물 한 잔 안 줄 사람이야 1033 01:34:27,271 --> 01:34:29,354 그냥 여기 있는 동안 최대한 누려 1034 01:34:30,271 --> 01:34:33,604 그 후 목구멍에 있는 옥수수까지 싹 빼앗아서 떠나자고 1035 01:34:33,604 --> 01:34:36,104 진정해, 페르세베란시오 1036 01:34:36,812 --> 01:34:38,521 합의점을 찾아보죠 1037 01:34:39,437 --> 01:34:40,937 말해, 카실도 1038 01:34:44,021 --> 01:34:51,021 계산해 보니 2만 페소 정도라면 괜찮은 액수가 아닐까 싶은데요 1039 01:34:53,604 --> 01:34:56,312 선뜻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걸 보아하니 1040 01:34:56,312 --> 01:34:59,562 그 정도는 너무 적다고 생각하시나 보죠? 1041 01:35:00,729 --> 01:35:03,021 그럼 5만으로 합시다 1042 01:35:03,979 --> 01:35:05,062 어떻습니까? 1043 01:35:11,104 --> 01:35:12,854 10만 페소를 드리겠습니다 1044 01:35:13,354 --> 01:35:14,937 인원은 몇이나 됩니까? 1045 01:35:14,937 --> 01:35:16,521 300명입니다 1046 01:35:17,021 --> 01:35:17,896 그렇군요 1047 01:35:17,896 --> 01:35:22,271 그럼 인원을 보강할 수 있게 300명을 더 내드리죠 1048 01:35:22,771 --> 01:35:25,521 인력과 돈 모두 일주일 안에 마련하겠습니다 1049 01:35:25,521 --> 01:35:29,521 돈은 선물로 드리겠지만 인력은 빌려드리는 겁니다 1050 01:35:33,937 --> 01:35:35,104 거절할 이유가 없군요 1051 01:35:35,937 --> 01:35:38,312 그럼 8일 후에 뵙죠, 여러분 1052 01:35:38,312 --> 01:35:40,354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1053 01:35:51,562 --> 01:35:54,021 저 중에 누가 대장인 것 같은가? 1054 01:35:56,187 --> 01:35:59,062 가운데 앉아서 고개 한 번 들지 않던 1055 01:35:59,062 --> 01:36:01,021 배불뚝이 남자 같습니다 1056 01:36:01,604 --> 01:36:02,729 그 사람일 거예요 1057 01:36:02,729 --> 01:36:04,104 아니지, 다마시오 1058 01:36:04,604 --> 01:36:05,854 바로 자네야 1059 01:36:06,437 --> 01:36:08,396 반란에 가담할 마음이 없는 건가? 1060 01:36:08,396 --> 01:36:10,521 저야 당장이라도 준비됐죠 1061 01:36:10,521 --> 01:36:12,479 싸움판이라면 마다하지 않으니까요 1062 01:36:12,479 --> 01:36:16,021 어떤 상황인지 직접 봤으니 따로 조언은 하지 않겠어 1063 01:36:16,021 --> 01:36:19,021 믿음직한 사람으로 300명 모아서 반란군에 합류해 1064 01:36:19,854 --> 01:36:21,896 나머지 일은 직접 알아서 하고 1065 01:36:22,479 --> 01:36:23,521 돈은 어떡하고요? 1066 01:36:23,521 --> 01:36:25,521 그냥 줄까요? 1067 01:36:25,521 --> 01:36:27,479 한 사람당 10페소씩 줄 거야 1068 01:36:27,479 --> 01:36:29,771 당장 급한 데 쓰기엔 충분하겠지 1069 01:36:29,771 --> 01:36:32,687 나머지는 내가 갖고 있을 테니 필요하면 말하라고 해 1070 01:36:33,979 --> 01:36:35,979 내 땅에서 너무 멀리 나가지는 마 1071 01:36:35,979 --> 01:36:38,396 또 누가 와도 이미 점령한 땅인 걸 알아야지 1072 01:36:38,396 --> 01:36:41,271 시간 날 때마다 찾아와서 소식 전하고 1073 01:36:41,271 --> 01:36:44,687 - 알겠습니다, 페드로 님 - 그럼 가봐 1074 01:36:54,062 --> 01:36:56,687 이제 그 여자가 말하고 있어 후안 프레시아도 1075 01:36:57,646 --> 01:36:59,146 뭐라고 하는 거야? 1076 01:37:00,396 --> 01:37:03,854 그 사람 안에서 자신을 잃어버린다고 하네요 1077 01:37:05,979 --> 01:37:08,646 살을 찢는 느낌 속에서요 1078 01:37:12,021 --> 01:37:14,479 그래도 그의 죽음이 훨씬 더 큰 고통이랍니다 1079 01:37:15,479 --> 01:37:16,646 그렇게 말하네요 1080 01:37:17,354 --> 01:37:19,354 그 사람이 누군데? 1081 01:37:21,479 --> 01:37:24,312 아마도 먼저 죽은 누군가겠죠 1082 01:38:56,437 --> 01:38:57,646 마르가리타 1083 01:39:02,187 --> 01:39:03,937 문 열어, 마르가리타 1084 01:40:07,021 --> 01:40:08,937 한 줌짜리 고깃덩어리 1085 01:40:19,896 --> 01:40:21,771 모래야 1086 01:40:26,104 --> 01:40:27,979 나랑 같이 헤엄쳐 1087 01:40:31,021 --> 01:40:32,437 이 거품... 1088 01:40:35,187 --> 01:40:37,021 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? 1089 01:40:39,937 --> 01:40:41,771 이렇게 오래갈 수는 없잖아 1090 01:40:43,604 --> 01:40:47,354 아무리 강렬한 기억이라도 결국 희미해지게 마련이니까 1091 01:40:49,146 --> 01:40:51,104 기억이 아닐 수도 있죠 1092 01:41:12,729 --> 01:41:14,104 30년 동안... 1093 01:41:17,521 --> 01:41:19,562 난 다 가지려고 기다렸어 1094 01:41:20,396 --> 01:41:23,771 어떤 물건 하나가 아닌 모든 것을 가지고 싶었거든 1095 01:41:23,771 --> 01:41:25,104 그러면 1096 01:41:26,146 --> 01:41:28,354 더 바랄 게 없을 테니까 1097 01:41:30,062 --> 01:41:31,354 근데 당신은 예외야 1098 01:41:32,729 --> 01:41:34,146 당신을 향한 욕망 1099 01:41:42,854 --> 01:41:44,979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... 1100 01:41:47,271 --> 01:41:49,229 기쁨 가득한 마음으로 1101 01:41:50,312 --> 01:41:52,104 내 품에 안고 싶었어 1102 01:41:54,187 --> 01:41:55,687 울기까지 했어, 수사나 1103 01:41:57,229 --> 01:41:59,479 드디어 돌아온다는 소식에 말이야 1104 01:42:48,771 --> 01:42:49,896 부인 1105 01:43:06,479 --> 01:43:08,812 밤은 죄로 가득하다는 말이 맞지? 1106 01:43:10,521 --> 01:43:11,854 네, 수사나 1107 01:43:16,271 --> 01:43:18,521 인생에 죄 말고 또 뭐가 있겠어? 1108 01:43:27,521 --> 01:43:28,687 안 들려? 1109 01:43:32,479 --> 01:43:34,604 땅이 움직이는 거친 소리가 안 들려? 1110 01:43:38,604 --> 01:43:39,896 네, 수사나 1111 01:43:42,437 --> 01:43:43,812 전 아무것도 안 들려요 1112 01:43:47,354 --> 01:43:49,604 그런 운을 타고 나지 못해서요 1113 01:43:51,646 --> 01:43:55,187 내게 무슨 소리가 들리는지 알면 깜짝 놀랄걸 1114 01:44:14,521 --> 01:44:16,604 지옥의 존재를 믿니, 다미아나? 1115 01:44:18,604 --> 01:44:19,937 네, 수사나 1116 01:44:21,646 --> 01:44:23,229 천국도 믿고요 1117 01:44:26,271 --> 01:44:28,229 나는 지옥만 믿어 1118 01:44:45,354 --> 01:44:46,521 수사나는 좀 어때? 1119 01:44:46,521 --> 01:44:48,771 안 좋으세요, 무척요 1120 01:44:56,604 --> 01:44:57,937 수사나? 1121 01:45:01,562 --> 01:45:04,062 난 수사나 부인의 마지막을 지켜봤어 1122 01:45:05,062 --> 01:45:06,729 무슨 말이에요, 도로테아? 1123 01:45:06,729 --> 01:45:08,396 말한 그대로야 1124 01:45:09,937 --> 01:45:12,354 그 방 창문의 빛이 꺼지던 순간을 기억해 1125 01:45:12,354 --> 01:45:15,354 3년 넘게 켜져 있던 불빛이었지 1126 01:45:15,854 --> 01:45:17,479 하루도 빠짐없이 1127 01:45:19,271 --> 01:45:22,146 그래, 여기서 기다리게 1128 01:45:33,312 --> 01:45:35,729 내 입은 더러움으로 가득하다 1129 01:45:38,104 --> 01:45:39,271 네, 신부님 1130 01:45:40,187 --> 01:45:41,812 그게 아니라 1131 01:45:41,812 --> 01:45:44,479 내 말을 따라 해 1132 01:45:46,979 --> 01:45:48,812 무슨 말씀을 하시려고요? 1133 01:45:50,271 --> 01:45:52,187 또 고해하게 하시려고요? 1134 01:45:53,062 --> 01:45:56,479 아니야, 수사나 대화를 하려는 것뿐일세 1135 01:45:56,979 --> 01:45:58,729 죽음을 준비할 수 있게 1136 01:45:59,854 --> 01:46:01,187 나 죽는 거예요? 1137 01:46:03,562 --> 01:46:04,646 그렇단다 1138 01:46:09,021 --> 01:46:11,437 그럼 그냥 내버려두세요 1139 01:46:13,021 --> 01:46:14,937 이제 쉬고 싶어요 1140 01:46:18,104 --> 01:46:19,979 그럴 거다, 수사나 1141 01:46:20,479 --> 01:46:23,646 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면 1142 01:46:24,562 --> 01:46:26,312 잠이 들 게야 1143 01:46:26,812 --> 01:46:29,146 이제 아무도 네 잠을 깨우지 않을 게다 1144 01:46:30,229 --> 01:46:31,562 알겠어요, 신부님 1145 01:46:32,312 --> 01:46:33,812 시키는 대로 할게요 1146 01:46:36,396 --> 01:46:39,812 내 입은 더러움으로 가득하다 1147 01:46:45,229 --> 01:46:48,062 거품이 가득한 침을 삼키고 1148 01:46:48,979 --> 01:46:54,062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흙덩어리를 씹는다 1149 01:46:56,396 --> 01:47:01,521 내 입은 찡그려지며 뒤틀리고 치아가 살을 뚫는다 1150 01:47:03,271 --> 01:47:07,646 젤리 같은 눈알이 녹아내리고 1151 01:47:08,354 --> 01:47:11,896 머리카락은 한 줌의 불로 타오른다 1152 01:47:17,229 --> 01:47:19,646 그 사람의 아늑한 품에 안겼어요 1153 01:47:21,604 --> 01:47:22,854 내게 사랑을 주었죠 1154 01:47:25,812 --> 01:47:27,521 그 이상이지 1155 01:47:29,104 --> 01:47:30,812 신을 보았잖은가 1156 01:47:31,812 --> 01:47:33,979 영원한 고통에 시달리는 이들의 1157 01:47:33,979 --> 01:47:37,312 눈앞을 스치는 마지막 장면이지 1158 01:47:38,937 --> 01:47:41,854 그분의 무한한 천국이 내뿜는 부드러운 빛 1159 01:47:41,854 --> 01:47:44,437 천사들의 환희 1160 01:47:45,021 --> 01:47:47,479 기쁨이 담긴 신의 눈빛 1161 01:47:49,146 --> 01:47:50,812 그뿐만 아니라 1162 01:47:51,896 --> 01:47:57,312 그 모든 게 세속의 깊은 슬픔과 하나가 되지 1163 01:48:04,771 --> 01:48:08,729 우리 뼈 깊은 곳의 골수부터 불타오르고 1164 01:48:10,729 --> 01:48:14,562 우리 혈관을 흐르는 피는 불길로 변해서 1165 01:48:15,646 --> 01:48:20,187 절대로 사그라들지 않는 엄청난 고통에 1166 01:48:21,896 --> 01:48:23,896 몸을 움츠리게 한다 1167 01:48:24,979 --> 01:48:28,812 주님의 진노는 그 고통에 영원한 불을 지피지 1168 01:48:40,021 --> 01:48:42,521 이제 그분을 만나러 가거라 1169 01:48:43,437 --> 01:48:46,687 죄인에 대한 그분의 심판은 잔혹할 것이다 1170 01:48:53,604 --> 01:48:55,271 이제 가세요, 신부님 1171 01:48:57,146 --> 01:48:59,021 내 걱정은 마시고요 1172 01:49:00,646 --> 01:49:02,229 난 지금 평화로워요 1173 01:49:03,812 --> 01:49:05,562 몹시 피곤하고요 1174 01:49:15,604 --> 01:49:16,604 다미아나 1175 01:49:17,479 --> 01:49:19,646 부탁이니 다른 데 가서 울어 1176 01:51:24,354 --> 01:51:27,854 그 죽음을 알리는 종소리는 필요 이상으로 길었어 1177 01:51:27,854 --> 01:51:29,479 "원죄 없는 잉태" 1178 01:51:33,187 --> 01:51:35,812 그 종소리에 이끌려 1179 01:51:35,812 --> 01:51:38,437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지 1180 01:51:53,937 --> 01:51:57,646 그렇게 조금씩 커지면서 성대한 잔치가 되었다 1181 01:51:58,729 --> 01:52:00,729 코말라는 사람들로 붐비며 1182 01:52:00,729 --> 01:52:03,771 축하와 소란으로 가득 찼지 1183 01:52:06,604 --> 01:52:08,979 저기 봐! 줄 위에 섰어! 1184 01:52:10,146 --> 01:52:12,271 굉장하다! 1185 01:52:14,771 --> 01:52:16,271 저리 비켜요! 1186 01:52:32,771 --> 01:52:34,771 마침내 종소리가 멈췄어 1187 01:52:35,896 --> 01:52:37,521 하지만 잔치는 계속되었지 1188 01:52:38,896 --> 01:52:42,979 며칠이고 이어져야 할 애도의 시간이었지만 1189 01:52:43,687 --> 01:52:45,062 아무도 이해 못 했어 1190 01:54:20,562 --> 01:54:21,562 불이다! 1191 01:54:49,062 --> 01:54:51,562 계속 그렇게 서 계시면 안 돼요 페드로 님 1192 01:54:53,562 --> 01:54:55,146 앉기라도 하셔야죠 1193 01:54:56,646 --> 01:54:58,271 난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 1194 01:54:59,229 --> 01:55:01,687 그럼 코말라는 굶어 죽겠지 1195 01:56:15,729 --> 01:56:17,021 페드로 님 1196 01:56:19,271 --> 01:56:21,979 렌테리아 신부도 무기를 들었습니다 1197 01:56:22,937 --> 01:56:24,687 어째서지? 1198 01:56:25,187 --> 01:56:29,771 혁명 정부에서 예배 행위를 금지했거든요 1199 01:56:32,479 --> 01:56:34,812 자네는 프란시스코 비야 쪽인가? 1200 01:56:35,312 --> 01:56:37,521 아니면 알바로 오브레곤이었나? 1201 01:56:39,104 --> 01:56:41,521 그쪽은 평화를 되찾았습니다 1202 01:56:42,229 --> 01:56:43,771 그래서 나왔어요 1203 01:56:45,521 --> 01:56:46,729 이제 어떡할까요? 1204 01:56:47,521 --> 01:56:49,479 신부님을 도울까요, 맞설까요? 1205 01:56:50,271 --> 01:56:52,104 물어볼 것도 없지 1206 01:56:52,604 --> 01:56:54,271 정부 편에 서도록 해 1207 01:56:54,271 --> 01:56:56,521 우리는 정규군이 아니잖아요 1208 01:56:57,229 --> 01:56:58,812 정부 눈에는 반역자죠 1209 01:57:00,729 --> 01:57:02,729 그럼 자네 마음대로 해 1210 01:57:03,312 --> 01:57:05,396 신부님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1211 01:57:05,896 --> 01:57:07,687 고함치실 때 목청이 좋거든요 1212 01:57:08,187 --> 01:57:10,854 신부님 편을 들면 구원은 보장될 테고요 1213 01:57:18,146 --> 01:57:19,604 그럼 전 이만 1214 01:57:21,104 --> 01:57:22,271 또 뵙겠습니다 1215 01:57:44,479 --> 01:57:46,437 - 출발해요 - 가자 1216 01:58:18,146 --> 01:58:22,562 페드로 파라모는 일꾼들을 보내고 홀로 우두커니 앉아만 있었어 1217 01:58:24,062 --> 01:58:26,521 그 땅은 황무지가 되어 폐허로 남았지 1218 01:58:29,646 --> 01:58:31,812 마을도 텅 비기 시작했어 1219 01:58:32,812 --> 01:58:35,396 온통 떠나는 사람들뿐이었고 1220 01:58:36,521 --> 01:58:39,062 코말라는 작별로 가득해졌지 1221 01:58:41,396 --> 01:58:43,937 나는 갈 곳이 없어서 여기 남았어 1222 01:58:45,854 --> 01:58:49,396 하지만 사람들이 떠나니 얻어먹을 길도 막막해져서 1223 01:58:50,896 --> 01:58:52,937 굶주리다가 결국 죽었어 1224 01:58:55,187 --> 01:58:57,312 너를 찾은 후에야 1225 01:58:57,312 --> 01:59:00,146 내 뼈들이 안식을 찾을 수 있었다 1226 01:59:01,146 --> 01:59:02,521 그럼 영혼은요? 1227 01:59:03,937 --> 01:59:05,604 어디로 갔을까요? 1228 01:59:07,687 --> 01:59:11,729 다시 일어나서 억지로라도 살라고 영혼이 내게 간청했어 1229 01:59:12,354 --> 01:59:16,396 마치 내 죄를 씻어줄 기적이라도 바라는 듯이 1230 01:59:17,729 --> 01:59:19,854 난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1231 01:59:22,312 --> 01:59:24,437 입을 열어 영혼을 내보냈어 1232 01:59:26,062 --> 01:59:27,312 그렇게 떠났지 1233 01:59:29,729 --> 01:59:32,271 심장과 영혼을 이어주던 핏줄이 1234 01:59:32,271 --> 01:59:34,896 내 손에 떨어지는 게 느껴졌어 1235 01:59:39,687 --> 01:59:41,771 아무도 날 발견하지 못할 줄 알았어 1236 01:59:44,812 --> 01:59:47,229 난 그 누구에게도 거슬리는 존재가 아니니까 1237 01:59:50,562 --> 01:59:53,479 땅속에서조차 자리를 차지하지 않았지 1238 01:59:54,937 --> 01:59:57,062 네 무덤에 같이 묻혔거든 1239 01:59:57,062 --> 02:00:00,187 네 품 안이 아주 안성맞춤이었지 1240 02:00:02,146 --> 02:00:06,562 지금 생각하니 오히려 네가 내 품에 안겨야 하는데 말이야 1241 02:00:32,521 --> 02:00:33,896 그럼 페드로 파라모는요? 1242 02:00:35,729 --> 02:00:40,146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허수아비처럼 그 자리를 지켰어 1243 02:00:40,979 --> 02:00:43,937 잠도, 시간의 흐름도 잊은 채 1244 02:00:44,687 --> 02:00:48,896 밤이 되면 어둠 속을 가득 채울 유령이 두려웠기 때문이야 1245 02:00:50,146 --> 02:00:52,687 유령들과 함께 갇힐까 봐 1246 02:00:53,312 --> 02:00:54,979 그걸 무서워했지 1247 02:00:55,479 --> 02:00:56,854 다미아나! 1248 02:00:58,354 --> 02:01:00,396 저 사람이 왜 왔는지 물어봐 1249 02:01:29,021 --> 02:01:32,104 아내를 묻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1250 02:01:33,521 --> 02:01:37,187 주여, 사악한 자의 덫에서 우리를 구하소서 1251 02:01:39,062 --> 02:01:40,271 뭐라고요? 1252 02:01:47,812 --> 02:01:51,771 아내를 묻어야 해서 도움을 구하러 왔습니다 1253 02:01:52,271 --> 02:01:55,812 병원비를 대려고 당나귀까지 팔았는데... 1254 02:01:55,812 --> 02:01:57,604 그냥 가시오 1255 02:01:57,604 --> 02:01:59,604 헛수고였단 말입니다 1256 02:02:02,979 --> 02:02:04,021 아내가 누워 있어요 1257 02:02:05,937 --> 02:02:07,104 혼자 1258 02:02:08,604 --> 02:02:10,521 축축한 땅에요 1259 02:02:14,146 --> 02:02:15,229 도와줘요! 1260 02:02:15,229 --> 02:02:18,354 여기요! 누가 좀 도와주세요! 1261 02:02:24,271 --> 02:02:25,729 뭐라도 좀 주세요 1262 02:02:32,396 --> 02:02:33,479 뭐든 좀 달라고요! 1263 02:02:36,146 --> 02:02:37,521 달란 말입니다! 1264 02:02:58,396 --> 02:02:59,646 괜찮으십니까? 1265 02:03:17,729 --> 02:03:18,979 가지 1266 02:03:53,896 --> 02:03:55,104 저예요, 페드로 님 1267 02:03:57,979 --> 02:03:59,937 점심 식사를 가져올까요? 1268 02:04:01,687 --> 02:04:03,021 내가 가겠네 1269 02:04:07,979 --> 02:04:09,229 내가 갈 거야 1270 02:04:33,562 --> 02:04:40,562 {\an8}"끝" 1271 02:04:52,937 --> 02:04:57,396 "후안 룰포의 소설 원작" 1272 02:10:30,104 --> 02:10:35,771 자막: 우아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