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32,959 --> 00:00:35,543 잘 지냈지? 이 상황 빼면 말이야 2 00:00:36,043 --> 00:00:38,543 아빠는 괜찮아 보여 생각했던 것보단 낫네 3 00:00:38,543 --> 00:00:40,584 지난번에 왔을 때랑 큰 차이 없어 4 00:00:40,584 --> 00:00:43,418 주무실 땐 통증이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지만 5 00:00:43,418 --> 00:00:45,209 네가 잘 챙기고 있겠지? 6 00:00:45,209 --> 00:00:48,668 최대한 고통 없이 지내시는 게 중요하다고 보거든 7 00:00:49,168 --> 00:00:53,293 내 말은, 아빠가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한다는 거야 8 00:00:53,293 --> 00:00:56,709 의견이 갈려도 핏대 세우거나 언성 높여서 9 00:00:56,709 --> 00:00:59,501 아빠 불안하게 하지 말고 대화로 풀자고 10 00:00:59,501 --> 00:01:02,209 우리 나이에 맞게 어른답게 처리하자 11 00:01:02,209 --> 00:01:04,501 사실 의견 갈릴 일도 없지 12 00:01:04,501 --> 00:01:06,793 아빠가 죽어간다는 건 냉정한 현실이고 13 00:01:06,793 --> 00:01:09,584 우리 둘 다 그걸 막을 재주는 없으니까 14 00:01:09,584 --> 00:01:13,418 차가운 말 같아도 중요한 건 곁에 있어 드리는 거야 15 00:01:13,418 --> 00:01:15,876 과거 일은 중요하지 않아 지금은 아니야 16 00:01:15,876 --> 00:01:19,418 풀어야 할 게 있어도 뒤로 미루자 동의했으면 좋겠다 17 00:01:19,418 --> 00:01:22,543 나도 속상해, 모두 똑같겠지 너무 힘들고 괴로워 18 00:01:22,543 --> 00:01:24,501 더 힘들게 만들지 말자고 19 00:01:24,501 --> 00:01:25,626 보니까... 20 00:01:26,293 --> 00:01:29,334 여러 번 말했는데도 심폐소생술 거부 동의서에 21 00:01:29,334 --> 00:01:30,501 서명 안 받았더라? 22 00:01:30,501 --> 00:01:31,834 그래, 쉬운 건 아니야 23 00:01:31,834 --> 00:01:34,709 아니, 쉬웠는데 훨씬 어려워졌지 24 00:01:34,709 --> 00:01:38,459 따지자는 게 아니라 지금은 병원에 안 다니니까 어렵다고 25 00:01:38,459 --> 00:01:41,584 샌더스 박사나 서명의 증인을 불러야 하는데 26 00:01:41,584 --> 00:01:44,418 네가 병원에 모시고 다닐 때였으면 훨씬 간단했잖아 27 00:01:44,418 --> 00:01:46,834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 아빠한테는... 28 00:01:46,834 --> 00:01:49,626 중요한 문제야 정말 중요한 문제라고 29 00:01:54,543 --> 00:01:56,293 잠깐 눈을 뜨셨어 30 00:01:57,334 --> 00:01:59,418 다행이야, 우리가 온 걸 아셔 31 00:01:59,418 --> 00:02:01,459 기뻐하시는 게 느껴졌어 32 00:02:03,168 --> 00:02:04,001 알아 33 00:02:05,001 --> 00:02:06,918 내내 이러진 않을 거야 34 00:02:06,918 --> 00:02:09,918 계속 울기만 하진 않을게 지금만이야 35 00:02:11,001 --> 00:02:14,001 미라벨라, 데이비드랑 떨어져 있으니까 이상해 36 00:02:14,001 --> 00:02:16,709 그래서이기도 해 진짜 처음이거든 37 00:02:16,709 --> 00:02:17,793 같이 올 걸 그랬네 38 00:02:17,793 --> 00:02:20,668 아니, 안 와서 다행이야 잘 있겠지 39 00:02:21,168 --> 00:02:23,584 지난번에 왔을 때로 기억되는 게 나아 40 00:02:23,584 --> 00:02:24,834 더 정정하셨으니까 41 00:02:25,459 --> 00:02:27,709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파 42 00:02:27,709 --> 00:02:30,209 그때도 아프긴 하셨지만 43 00:02:30,709 --> 00:02:33,251 정신도 또렷하고 거동도 하셨거든 44 00:02:33,876 --> 00:02:36,959 갑자기 이렇게까지 나빠질 줄은 몰랐어 45 00:02:37,459 --> 00:02:39,751 내가 영화를 너무 봤나 봐 46 00:02:39,751 --> 00:02:43,209 몇 년간은 미라벨라랑 어린이 영화만 봤는데 47 00:02:43,209 --> 00:02:45,209 모든 게 착하고 밝아 48 00:02:45,834 --> 00:02:47,584 심각한 내용이 나와도 49 00:02:47,584 --> 00:02:50,001 아름답고 명료하게 그려지는데 50 00:02:50,001 --> 00:02:51,751 이건 너무 현실적이야 51 00:02:51,751 --> 00:02:53,751 횡설수설해서 미안해 시차 때문이야 52 00:02:53,751 --> 00:02:55,959 비행기를 타면 더 예민해져 53 00:02:57,501 --> 00:02:58,501 어쨌든 54 00:02:59,418 --> 00:03:01,376 우리끼리만 모여서 좋아 55 00:03:01,376 --> 00:03:03,876 이게 맞아 아빠가 원하셨을 모습이야 56 00:03:05,043 --> 00:03:07,001 내가 끼어든 거지? 미안해 57 00:03:07,751 --> 00:03:10,918 잘 지내, 레이철? 추수감사절 이후로 처음이네 58 00:03:10,918 --> 00:03:11,918 어떻게 지내? 59 00:03:13,626 --> 00:03:14,626 난 잘 지내 60 00:03:17,709 --> 00:03:21,168 뭘 기대하는진 몰라도 난 잘 지내, 그뿐이야 61 00:03:21,168 --> 00:03:24,376 약에 취했어, 온 집 안에 대마초 냄새가 진동해 62 00:03:24,376 --> 00:03:27,126 그래, 취했다, 존나게 취했어 63 00:03:27,126 --> 00:03:29,459 아침에 눈뜨자마자 대마초 시가를 말고 64 00:03:29,459 --> 00:03:31,584 하루에 최소 세 개비는 피워 65 00:03:32,084 --> 00:03:34,084 왠지 알아? 그게 내 일과니까 66 00:03:34,084 --> 00:03:38,001 피우는 건 알 바 아닌데 환자가 있는 집 안에선 참아줘 67 00:03:38,001 --> 00:03:39,376 아빠는 신경 안 써 68 00:03:39,876 --> 00:03:43,209 평생 주구장창 피워댔는데 한 번도 뭐라고 안 했어 69 00:03:43,209 --> 00:03:47,168 사실, 아빠는 그 냄새 좋아해 한두 번 말한 게 아니야 70 00:03:47,168 --> 00:03:50,834 냄새가 아니라 연기 때문이잖아 사람이 죽어가, 나가서 피워 71 00:03:50,834 --> 00:03:52,751 5분을 못 넘기네 72 00:03:52,751 --> 00:03:55,751 5분 만에 날 까대기 시작했어 73 00:03:55,751 --> 00:03:57,626 방금까진 잘 지내보자며? 74 00:03:57,626 --> 00:04:00,876 그래, 진정하자 괜히 일 키울 거 없어 75 00:04:00,876 --> 00:04:03,376 싸구려 대마초만 나가서 피우면 해결돼 76 00:04:03,376 --> 00:04:06,501 싸구려 대마초? 이래 봬도 최고급만 피워 77 00:04:06,501 --> 00:04:09,209 언니가 종일 피워대던 똥 덩어리가 아니야 78 00:04:09,209 --> 00:04:10,793 그건 고등학교 때야 79 00:04:10,793 --> 00:04:13,043 난 누구랑 달리 철들었거든 80 00:04:13,043 --> 00:04:17,043 - 철들었어도 여전히 재수 없네 - 언니들, 그만 좀 하자 81 00:04:17,668 --> 00:04:18,501 봐 82 00:04:19,376 --> 00:04:21,543 안녕하세요, 저희를 찾으셨다고요? 83 00:04:22,126 --> 00:04:23,959 가져와서 앉으세요 84 00:04:29,334 --> 00:04:31,793 - 좀 전엔 죄송... - 사과하실 필요 없습니다 85 00:04:31,793 --> 00:04:34,584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하시겠어요 86 00:04:34,584 --> 00:04:36,751 당연한 거죠, 힘든 시기니까요 87 00:04:37,418 --> 00:04:39,959 제 파트너 미라벨라가 아버님과 있는 동안 88 00:04:39,959 --> 00:04:42,251 현재 상황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89 00:04:42,251 --> 00:04:43,418 미라벨라요? 90 00:04:43,418 --> 00:04:45,043 제 딸 이름이에요 91 00:04:45,709 --> 00:04:47,126 - 우와 - 정말요? 92 00:04:47,751 --> 00:04:48,751 예쁜 이름이죠 93 00:04:48,751 --> 00:04:50,626 - 세 살이에요 - 좋으시겠어요 94 00:04:51,293 --> 00:04:54,418 이런 시기에 모두 모이신 것도 좋은 일이죠 95 00:04:54,418 --> 00:04:56,168 늘 이렇진 않아요 96 00:04:56,168 --> 00:04:57,501 변수가 많거든요 97 00:04:57,501 --> 00:05:00,418 건강상의 이유로 함께하지 못할 수도 있고 98 00:05:00,418 --> 00:05:03,459 이런저런 사정이 생기게 마련이라서요 99 00:05:04,376 --> 00:05:06,334 몇 년 전에 부인이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100 00:05:06,334 --> 00:05:07,418 두 번 결혼하셨어요 101 00:05:07,418 --> 00:05:11,709 네, 엄마는 유방암이었죠 20년 전이던가? 102 00:05:11,709 --> 00:05:14,293 안타깝군요 그땐 어떠셨는지 모르지만 103 00:05:14,293 --> 00:05:17,626 아버님이 음식과 수분 섭취를 중단하셨으니 104 00:05:17,626 --> 00:05:19,793 절차를 알아두시면 좋을 듯싶습니다 105 00:05:19,793 --> 00:05:22,459 저나 미라벨라 혹은 가능하면 둘 다 106 00:05:22,459 --> 00:05:25,793 매일 아침 이맘때 여기 오겠지만 107 00:05:26,293 --> 00:05:27,959 제 전화번호를 드릴 테니 108 00:05:27,959 --> 00:05:31,834 궁금한 건 뭐든 물어보시고 언제든 필요하면 부르세요 109 00:05:33,918 --> 00:05:37,126 돌아가시면 저희한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110 00:05:38,084 --> 00:05:40,584 의학적 사유로 미리 병원에 가시지 않는 한 111 00:05:40,584 --> 00:05:42,293 저희가 사망 선고할 수 있어요 112 00:05:42,293 --> 00:05:45,209 미안한데 너무 묘해 내 딸 이름이잖아 113 00:05:45,209 --> 00:05:47,709 그분 얘길 하시면 제 딸이 떠올라요 114 00:05:48,793 --> 00:05:50,751 계속하세요, 죄송해요 115 00:05:50,751 --> 00:05:51,793 어쨌든 116 00:05:52,293 --> 00:05:55,793 통증 완화 치료가 잘 듣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117 00:05:56,959 --> 00:05:59,709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통증이 심해지면 118 00:05:59,709 --> 00:06:04,209 몸이 저항하게 돼 있거든요 그게 통증을 악화시키더라도요 119 00:06:04,959 --> 00:06:08,959 환자가 편안함을 느끼면 임종 과정이 자연히 앞당겨지죠 120 00:06:08,959 --> 00:06:12,043 그 점이 연명이 목표인 병원 치료와 121 00:06:12,043 --> 00:06:14,293 호스피스의 가장 큰 차이예요 122 00:06:15,043 --> 00:06:18,376 최대한 고통을 줄이는 게 언제나 저희 목표지만 123 00:06:18,376 --> 00:06:22,543 임종에 이르는 시간에 영향을 주는 건 우리 몸만이 아닙니다 124 00:06:22,543 --> 00:06:26,334 과학적 근거는 댈 수 없지만 12년간 호스피스에서 일하면서 125 00:06:26,334 --> 00:06:27,918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126 00:06:27,918 --> 00:06:30,918 마음은 몸만큼이나 중요한 요인이죠 127 00:06:30,918 --> 00:06:32,709 그때 가족분들이 큰 도움이 됩니다 128 00:06:32,709 --> 00:06:35,834 두려워서 떠나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을 때요 129 00:06:35,834 --> 00:06:39,168 괜찮다고 알려주고 안심시켜 주면 130 00:06:39,168 --> 00:06:40,543 도움이 될 겁니다 131 00:06:41,876 --> 00:06:45,918 이 단계에서 마음으로 병을 고치거나 되돌릴 순 없지만 132 00:06:46,418 --> 00:06:49,959 본인도, 남은 가족들도 괜찮다는 걸 알면 133 00:06:50,876 --> 00:06:52,376 큰 의미가 있겠죠 134 00:06:54,709 --> 00:06:56,501 죄송해요, 앤젤 맞죠? 135 00:06:56,501 --> 00:06:58,668 하시는 일을 생각하면 멋진 이름이네요 136 00:06:58,668 --> 00:06:59,876 궁금한 게 있어요 137 00:06:59,876 --> 00:07:03,251 아빠가 심폐소생술 거부 동의서에 서명하셨어야 하는데 138 00:07:03,251 --> 00:07:07,084 어떤 이유에선지 통원하는 동안엔 안 하셨어요 139 00:07:07,084 --> 00:07:11,209 그래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궁금해요 140 00:07:11,209 --> 00:07:13,084 물론 뚝딱 계산되진 않겠죠 141 00:07:13,084 --> 00:07:15,584 모호하게 대답했어 언제든 될 수 있다는 투야 142 00:07:15,584 --> 00:07:17,876 며칠 걸리거나 더 길어질 수도 있어 143 00:07:18,376 --> 00:07:19,918 상태가 많이 안 좋으셔 144 00:07:19,918 --> 00:07:21,626 겨우 한 달 전에 뵀는데 145 00:07:21,626 --> 00:07:24,001 몇 년은 늙으신 것 같아 146 00:07:24,668 --> 00:07:27,626 현재로선 이런 계획이야 여기 있으면서 147 00:07:27,626 --> 00:07:29,668 돌아가면서 지켜보려고 해 148 00:07:30,168 --> 00:07:32,084 그 순간에 다 같이 있어야지 149 00:07:32,084 --> 00:07:36,376 잠시라도 자리를 비웠다가 임종을 놓치면 낭패잖아 150 00:07:37,459 --> 00:07:38,709 소리 들려? 151 00:07:38,709 --> 00:07:41,418 크리스티나가 방에서 노래 불러드리고 있어 152 00:07:41,918 --> 00:07:44,251 몰라, 그레이트풀 데드는 아니었으면 153 00:07:44,251 --> 00:07:47,876 바로 돌아가실걸 나만큼 그 음악 싫어하셨어 154 00:07:48,418 --> 00:07:51,334 크리스티나는 잘 있어 적어도 겉보기엔 늘 그렇잖아 155 00:07:51,918 --> 00:07:54,959 노래만 적당히 하면 좋겠네 죽을 것 같거든 156 00:07:56,418 --> 00:07:58,126 걔는... 157 00:07:58,126 --> 00:08:00,084 걔야 똑같지, 뭐 158 00:08:00,084 --> 00:08:03,043 소생술 거부 동의서 하나 못 받아서 159 00:08:03,043 --> 00:08:05,043 상황을 더 꼬아버렸어 160 00:08:05,543 --> 00:08:09,668 호스피스 직원한테 말해봤는데 의사를 집으로 데려와야 하고 161 00:08:09,668 --> 00:08:14,084 아빠가 어느 정도는 의식이 명료할 때로 맞춰야 돼 162 00:08:14,584 --> 00:08:15,418 걘 나갔어 163 00:08:15,418 --> 00:08:17,793 집에서 대마초 피우지 말랬더니 삐졌더라 164 00:08:17,793 --> 00:08:20,543 곧 자기 집 될 텐데 그새를 못 참고 165 00:08:20,543 --> 00:08:22,626 그땐 지지든 볶든 누가 뭐래? 166 00:08:23,168 --> 00:08:24,626 내 책임도 아닌데 167 00:08:50,501 --> 00:08:53,459 레이철, 뭐 해요? 여기서 피우면 안 되는 거 알면서 168 00:08:54,084 --> 00:08:55,209 빅터! 169 00:08:58,959 --> 00:09:01,626 뭔 짓이에요? 맛있게 피우고 있었는데 170 00:09:02,126 --> 00:09:05,168 그 맛은 딴 데 가서 보란 얘기죠 171 00:09:05,876 --> 00:09:07,334 이제 합법이라고요 172 00:09:07,334 --> 00:09:09,418 마지막으로 피우던 1990년대에 냉동됐어요? 173 00:09:09,418 --> 00:09:10,918 왜 이래요 174 00:09:10,918 --> 00:09:12,251 나도 밤마다 피워요 175 00:09:12,251 --> 00:09:15,209 하지만 퇴근해서 집 안에서만 피우죠 176 00:09:15,209 --> 00:09:16,709 이 동네 알잖아요 177 00:09:16,709 --> 00:09:19,959 이 사람들은 누가 여기서 담배만 피워도 난리 나요 178 00:09:20,459 --> 00:09:23,001 경찰에 신고하래요, 기가 막히죠 179 00:09:23,959 --> 00:09:25,668 그냥 안에서 피워요 180 00:09:25,668 --> 00:09:27,376 그럼 내가 전화해서 항의해도 181 00:09:27,376 --> 00:09:29,959 욕 한 바가지 하고 끝낼 수 있잖아요 182 00:09:29,959 --> 00:09:30,876 알았어요 183 00:09:32,418 --> 00:09:33,251 한 모금만요 184 00:09:46,001 --> 00:09:48,126 언니라는 인간 때문이에요 185 00:09:48,126 --> 00:09:52,001 나한테 그러더라고요 연기 때문에 아빠가 죽는다고 186 00:09:52,793 --> 00:09:54,209 비니는 어때요? 187 00:09:54,209 --> 00:09:57,418 죽어가고 계시죠 내 대마초 때문은 아니지만 188 00:09:57,418 --> 00:09:59,084 그 인간이랑 엮이면 189 00:10:00,043 --> 00:10:01,668 항상 문제가 생겨요 190 00:10:01,668 --> 00:10:04,876 그 인간 때문에 여기 나왔다가 혼만 났잖아요 191 00:10:04,876 --> 00:10:07,501 탓하는 건 아니에요 난 빅터 좋아하지만 192 00:10:08,001 --> 00:10:11,168 혼은 그 인간이 나야죠 나 말고, 난... 193 00:10:11,751 --> 00:10:14,001 평정을 유지하려는 것뿐이에요 194 00:10:17,376 --> 00:10:19,501 들어와서 같이 있을래? 195 00:10:19,501 --> 00:10:22,959 간호사 오기 전에 아빠를 빙 둘러싸고 지켜보자고 196 00:10:22,959 --> 00:10:24,084 노래도 불러드리고 197 00:10:24,084 --> 00:10:26,793 원한다면 둘만의 시간을 가져도 돼 198 00:10:26,793 --> 00:10:28,959 자고 계신데 참 평온해 보여 199 00:10:29,834 --> 00:10:30,668 진짜? 200 00:10:31,959 --> 00:10:34,793 알았어, 마음 바뀌면 말해 201 00:10:35,334 --> 00:10:38,959 우리가 언니 공간을 침범했다고 느끼진 않았으면 해 202 00:10:49,126 --> 00:10:50,084 크리스티나? 203 00:10:50,876 --> 00:10:51,834 크리스티나! 204 00:10:55,084 --> 00:10:56,084 응? 205 00:10:58,084 --> 00:10:59,501 냉장고에 이게 있어 206 00:10:59,501 --> 00:11:01,418 사과 한 봉지가 아니라 세 봉지 207 00:11:01,418 --> 00:11:03,501 죄다 시들어 빠진 것들이야 208 00:11:03,501 --> 00:11:06,751 물러 터졌어, 그게 다야 진짜야, 직접 봐 209 00:11:06,751 --> 00:11:08,001 사과 세 봉지랑 210 00:11:08,001 --> 00:11:10,376 언제 산 건지 모를 오래된 조미료가 다라고 211 00:11:10,959 --> 00:11:12,459 나이가 몇인데 이래? 212 00:11:12,459 --> 00:11:14,376 내가 나가서 장 봐 올게 213 00:11:14,376 --> 00:11:16,793 아니, 내가 갈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214 00:11:16,793 --> 00:11:19,584 9살짜리 데이미언이 자기 앞가림 더 잘해 215 00:11:19,584 --> 00:11:22,751 아빠가 거동을 못 하게 되자마자 이렇게 됐어 216 00:11:22,751 --> 00:11:26,293 몇 주나 지났다고 이래? 나중엔 어떻게 살려고 217 00:11:26,293 --> 00:11:28,543 분명히 말하는데 우린 책임 못 져 218 00:11:28,543 --> 00:11:31,043 넌 나라 반대편에 살고 돌볼 가족도 있어 219 00:11:31,043 --> 00:11:34,459 난 내 일만으로도 충분해 벅찰 정도지 220 00:11:34,459 --> 00:11:37,709 그렇게 막사는 애를 떠안을 순 없어 221 00:11:38,334 --> 00:11:40,043 언니는 장 보러 갔어 222 00:11:40,543 --> 00:11:41,918 응, 여기서 묵지 223 00:11:41,918 --> 00:11:45,001 교대로 돌보는데 지금은 간호사가 와 있어 224 00:11:45,001 --> 00:11:47,834 매일 4시간씩 이맘때 와 225 00:11:49,084 --> 00:11:49,918 괜찮아 226 00:11:51,001 --> 00:11:52,668 얼마나 걸릴진 몰라 227 00:11:52,668 --> 00:11:54,959 누구도 모르지 짐작하고 싶지도 않지만 228 00:11:55,793 --> 00:11:57,834 곧 집에 가게 될 것 같아 229 00:11:59,501 --> 00:12:00,376 괜찮아 230 00:12:01,251 --> 00:12:02,334 괜찮아, 고마워 231 00:12:02,918 --> 00:12:06,001 거긴 어떤지 듣고 싶네 재밌게 지내고 있어? 232 00:12:07,918 --> 00:12:09,543 다시 카딤 잭에게 가나요? 233 00:12:09,543 --> 00:12:11,209 "네츠 vs 선스" 234 00:12:11,209 --> 00:12:13,209 "펠리컨스 vs 세븐티식서스 닉스 vs 셀틱스" 235 00:12:13,209 --> 00:12:14,418 "제츠" 236 00:12:14,418 --> 00:12:17,084 잭이 공을 받아 점프 237 00:12:17,084 --> 00:12:19,751 공격자 파울을 범합니다 238 00:12:22,418 --> 00:12:23,959 잭의 개인 파울 239 00:12:25,001 --> 00:12:27,709 이래서 파울이 됐어요 좋은 립 스루였지만 240 00:12:27,709 --> 00:12:30,293 안쪽 팔과 왼팔이 문제였죠 정당한 판정입니다 241 00:12:30,293 --> 00:12:31,418 공간을 만들려다... 242 00:12:31,418 --> 00:12:33,709 둘 다 너무 보고 싶어 243 00:12:34,209 --> 00:12:38,126 하루도 안 지났는데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이야 244 00:12:38,126 --> 00:12:40,543 여긴 이제 집이 아니니까 245 00:12:41,043 --> 00:12:43,251 난 정말 운이 좋아 아니, 모를 거야 246 00:12:43,251 --> 00:12:45,293 선발로 출전했던 5명 중 247 00:12:45,293 --> 00:12:48,293 데커는 뇌진탕 증상을 호소하며 빠졌죠 248 00:12:48,293 --> 00:12:49,293 우리 딸이야? 249 00:12:49,918 --> 00:12:50,751 그래? 250 00:12:51,376 --> 00:12:53,043 응, 바꿔줘 251 00:12:55,168 --> 00:12:57,168 우리 천사 252 00:12:58,584 --> 00:13:00,959 그래, 엄마 맞아 253 00:13:02,251 --> 00:13:05,168 안녕, 우리 예쁜 미라벨라 254 00:13:07,043 --> 00:13:08,543 엄마 보고 싶었어? 255 00:13:09,376 --> 00:13:12,209 아빠랑 정말 재밌게 놀았다며? 256 00:13:13,251 --> 00:13:16,418 아니, 네 목소리 듣고 너무 행복해서 우는 거야 257 00:13:16,418 --> 00:13:18,126 엄마는 슬픈 게 아니라... 258 00:13:19,209 --> 00:13:21,418 널 사랑해서 행복한 거야 259 00:13:21,418 --> 00:13:23,293 빨리 보고 싶어 260 00:13:24,418 --> 00:13:25,793 미라벨라, 그거 아니? 261 00:13:25,793 --> 00:13:28,501 오늘 만난 여자분이 사람들을 도우시거든 262 00:13:28,501 --> 00:13:31,668 의사 같은 거야 아니, 의사가 맞아 263 00:13:31,668 --> 00:13:33,376 근데 이름이 뭐게? 264 00:13:46,668 --> 00:13:47,876 어떠신 것 같아? 265 00:13:47,876 --> 00:13:51,126 아직 주무셔 간호사는 30분 더 있을 거야 266 00:13:51,126 --> 00:13:54,459 알레스원? 알레주안? 알리잔, 좋은 분이야 267 00:13:54,459 --> 00:13:56,668 - 밥을 줘야 하나? 양은 충분해 - 물어볼게 268 00:13:56,668 --> 00:14:00,376 그래, 집에 가고 싶어 하려나? 한참 걸릴지도 모르니까 269 00:14:00,376 --> 00:14:02,251 그래도 물어는 보자 270 00:14:02,251 --> 00:14:04,334 미움 사지 않는 게 좋아 271 00:14:05,584 --> 00:14:07,209 그럼 쟤는? 272 00:14:08,251 --> 00:14:09,918 사생활 침해하기 싫은데 273 00:14:10,418 --> 00:14:13,709 Ŧ@#&д$ų%^Þ 274 00:14:14,334 --> 00:14:16,918 $Љ!#д@%&ź? 275 00:14:17,584 --> 00:14:19,793 저녁 다 됐고 와서 먹어도 된다고 할게 276 00:14:19,793 --> 00:14:22,501 내가 자기 먹으라고 만든 거니까 277 00:14:22,501 --> 00:14:24,084 먹고 싶으면 먹으라고 해 278 00:14:24,084 --> 00:14:26,084 간호사한테 말한 다음에 말해 279 00:14:30,043 --> 00:14:33,001 이유는 몰라도 애가 녹색은 무조건 안 먹어 280 00:14:33,001 --> 00:14:36,459 식용 색소를 써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니까 281 00:14:36,459 --> 00:14:39,501 진짜야, 오이가 보라색이면 속을 테니까 282 00:14:40,001 --> 00:14:42,293 애가 크면 혼란스러우려나? 283 00:14:42,293 --> 00:14:45,293 확실한 건 그것만은 아닐 거란 거야 284 00:14:45,293 --> 00:14:47,459 크면 혼란스러운 것 천지지 285 00:14:47,459 --> 00:14:49,793 상황은 좀 나아졌어? 286 00:14:49,793 --> 00:14:50,709 트레이시랑? 287 00:14:50,709 --> 00:14:53,043 뭐랑 비교해서 나아졌냐는 건데? 288 00:14:53,043 --> 00:14:54,626 우리랑 말하냐고? 그래 289 00:14:54,626 --> 00:14:56,918 대부분의 시간엔 반항적이고 버릇없는 십 대고 290 00:14:56,918 --> 00:14:59,709 우리를, 특히 나를 적대시해 291 00:14:59,709 --> 00:15:02,459 부모는 자기가 원하는 걸 막는 존재일 뿐이지 292 00:15:02,459 --> 00:15:04,543 그래, 난... 293 00:15:05,376 --> 00:15:07,043 그 얘긴 하지 말자 294 00:15:17,959 --> 00:15:19,251 음식은 입에 맞아? 295 00:15:29,751 --> 00:15:32,834 - 뭐라고? - 내가 만든 음식 맛있냐고 296 00:15:33,668 --> 00:15:36,001 응, 언니가 만든 음식 맛있어 297 00:15:37,168 --> 00:15:39,126 언니가 만든 음식 만들어줘서 고마워 298 00:15:40,251 --> 00:15:41,751 언니가 만든 음식 맛있어 299 00:15:42,251 --> 00:15:47,084 팔레이 베팅 마지막 경기라 폰을 보는 거야, 일하는 중이지 300 00:15:47,084 --> 00:15:49,334 네가 베팅한 경기를 보는 거라고? 301 00:15:49,834 --> 00:15:53,251 응, 413에 걸었거든 302 00:15:53,251 --> 00:15:56,293 그러니까 10달러로 270달러 딸 수도 있어 303 00:15:58,251 --> 00:16:00,293 보면 결과가 바뀌기라도 해? 304 00:16:05,709 --> 00:16:07,209 저녁 잘 먹었어 305 00:16:19,084 --> 00:16:20,709 설거지도 안 하는 거 봐 306 00:17:23,626 --> 00:17:24,918 빙글빙글 돌았어 307 00:18:18,584 --> 00:18:20,126 "그레이트풀 데드" 308 00:18:20,126 --> 00:18:21,209 재밌네 309 00:18:22,251 --> 00:18:23,334 티셔츠 말이야 310 00:18:23,959 --> 00:18:27,709 이거! 우리 방에 있는 상자 속에서 찾았어 311 00:18:27,709 --> 00:18:31,876 다 뒤져서 괜찮은 것만 남기고 버려야겠어, 어쨌든 312 00:18:32,751 --> 00:18:35,209 이게 있어서 기쁘더라 313 00:18:35,209 --> 00:18:37,959 팬심은 여전하네 이제 공연엔 안 가지? 314 00:18:38,543 --> 00:18:41,126 필요하면 몇 시간씩 운전해서 가지 315 00:18:41,126 --> 00:18:42,209 존 메이어도? 316 00:18:42,709 --> 00:18:43,709 당연하지 317 00:18:44,501 --> 00:18:45,959 가족 같은 거니까 318 00:18:46,959 --> 00:18:49,251 안 잤어? 4시까지 아빠랑 있었잖아 319 00:18:49,251 --> 00:18:52,084 애들 등교 시간이라 그래 셋 다한테 문자했어 320 00:18:52,084 --> 00:18:55,001 제이가 애들보다 더하지만 등교는 시켰어, 그게 어디야 321 00:18:55,001 --> 00:18:57,043 물론 트레이시는 아침을 걸렀지 322 00:18:57,043 --> 00:18:59,334 아까 좀 잤어, 나중에 더 잘 거야 323 00:18:59,334 --> 00:19:01,334 걘 교대 안 한 거 알지? 324 00:19:01,334 --> 00:19:02,334 누구? 325 00:19:04,584 --> 00:19:06,709 아, 그래, 잘 모르겠네 326 00:19:07,709 --> 00:19:09,459 다시 아빠한테 가봐야겠어 327 00:19:09,959 --> 00:19:12,001 - 물 좀 가져올게 - 이상하지 않아? 328 00:19:12,001 --> 00:19:14,834 우리만 오면 걘 모든 책임에서 물러나 329 00:19:15,501 --> 00:19:18,084 - 커피 아직 뜨거워 - 고마워 330 00:19:18,084 --> 00:19:21,418 부고를 쓰는 중인데 읽어봐 주면 좋겠네 331 00:19:21,418 --> 00:19:23,168 그거야 알지만 332 00:19:23,168 --> 00:19:26,459 본인이 못 하면 서명을 승인할 사람이 와주셔야죠 333 00:19:26,459 --> 00:19:28,418 환자한텐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334 00:19:30,543 --> 00:19:34,501 그건 아는데요,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요 335 00:19:35,209 --> 00:19:38,209 언제 돌아가실지 몰라요 방법을 찾아야 돼요 336 00:19:41,209 --> 00:19:42,918 부탁드려요, 기다릴게요 337 00:19:44,793 --> 00:19:47,293 - 앤젤과 미라벨라일 거야 - 내가 나갈게 338 00:20:00,126 --> 00:20:01,793 - 별일 없어요? - 네 339 00:20:01,793 --> 00:20:04,126 좋습니다, 가서 보죠 340 00:20:06,334 --> 00:20:09,876 그 말을 듣고 상황이 나아질 걸 알았죠 341 00:20:11,501 --> 00:20:12,501 안녕하세요 342 00:20:13,376 --> 00:20:15,668 좋은 아침입니다, 레이철 맞죠? 343 00:20:17,126 --> 00:20:21,168 옷 입고 와서 앉아, 앤젤이 현재 상황을 말해주고 계셨어 344 00:20:21,168 --> 00:20:22,084 알았어 345 00:20:30,209 --> 00:20:31,334 커피 드릴까요? 346 00:20:33,043 --> 00:20:34,793 그렇습니다 347 00:20:34,793 --> 00:20:37,418 빈센트의 상태가 어제 뵀을 때보다 348 00:20:37,418 --> 00:20:40,793 훨씬 진행된 것 같다고 말씀드리던 중이었어요 349 00:20:40,793 --> 00:20:43,084 언제 돌아가실지 안다는 뜻은 아닙니다 350 00:20:43,084 --> 00:20:47,084 제 추측은 맞았던 적만큼이나 틀린 적도 많았고 351 00:20:47,084 --> 00:20:49,376 아버님과 비슷한 상태였어도 352 00:20:49,376 --> 00:20:53,293 생각보다 오래 버틴 분들도 몇 명 뵀습니다 353 00:20:53,293 --> 00:20:55,876 마음의 준비를 하시란 말씀입니다 354 00:20:55,876 --> 00:20:58,376 의식이 더 혼미해지실 수 있거든요 355 00:20:58,376 --> 00:21:01,126 혹시 최근에 대화가 가능했나요? 356 00:21:02,209 --> 00:21:03,709 네, 간단하게는요 357 00:21:04,501 --> 00:21:08,293 뭔가에 반응하면서 몇 마디 하실 때가 있어요 358 00:21:08,293 --> 00:21:12,001 절 다른 사람인 줄 알거나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셨죠 359 00:21:12,501 --> 00:21:16,168 아직도 직장이나 마감이 있는 줄 아시는 것 같아요 360 00:21:16,168 --> 00:21:17,418 일은 중요하죠 361 00:21:17,418 --> 00:21:19,584 너무 형편없는 일이라서 362 00:21:19,584 --> 00:21:22,418 은퇴할 날만 기다리는 사람이라도요 363 00:21:22,418 --> 00:21:26,876 그래도 지금은 일상의 반복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364 00:21:28,626 --> 00:21:31,751 부디 가족분들이 원하신다면 365 00:21:31,751 --> 00:21:35,918 아직 기회가 있을 때 하고픈 말을 하시기 바랍니다 366 00:21:36,793 --> 00:21:37,709 원하신다면요 367 00:21:38,334 --> 00:21:39,709 지금이 그때입니다 368 00:21:39,709 --> 00:21:41,543 소생술 거부 동의서요 369 00:21:42,376 --> 00:21:44,293 - 네 - 누굴 집으로 모시기도 어렵지만 370 00:21:44,293 --> 00:21:46,793 말씀을 들어보니 더욱 불가능해 보이네요 371 00:21:46,793 --> 00:21:49,584 네, 가족분들께 중요한 일인 거 압니다 372 00:21:49,584 --> 00:21:53,334 아빠한테 중요하죠 안 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거든요 373 00:21:53,334 --> 00:21:56,709 구급대가 절친 어머니 갈비뼈를 거의 다 부러뜨렸어요 374 00:21:56,709 --> 00:21:59,293 평화롭게 숨을 거두신 걸 소생시키려다가요 375 00:21:59,293 --> 00:22:01,834 그 가엾은 노인네는 뇌사 상태로 3주 더 사셨죠 376 00:22:01,834 --> 00:22:03,501 으스러지고 멍든 채로요 377 00:22:03,501 --> 00:22:05,334 그건 아빠도 원하지 않으세요 378 00:22:05,334 --> 00:22:07,376 가실 땐 보내드려야죠 379 00:22:07,376 --> 00:22:10,251 - 이해하시죠? - 그럼요 380 00:22:10,959 --> 00:22:12,126 가끔은... 381 00:22:13,251 --> 00:22:15,209 사랑하는 분이 돌아가신 것 같아도 382 00:22:15,209 --> 00:22:17,626 911에 즉시 전화하지 않기도 하죠 383 00:22:18,251 --> 00:22:20,376 가끔은 돌아가신 게 확실치 않아 384 00:22:20,876 --> 00:22:23,668 조금 지켜본 후 전화하기도 하고요 385 00:22:24,668 --> 00:22:28,834 아, 네, 근데 갑자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면요? 386 00:22:29,418 --> 00:22:32,793 저야 소생술 거부에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387 00:22:33,501 --> 00:22:34,918 제가 서명할 순 없습니다 388 00:22:46,751 --> 00:22:48,501 - 왜? - 잘 들어 389 00:22:48,501 --> 00:22:50,209 아빠 방에 들어가기 싫어하는 건 알겠어 390 00:22:50,209 --> 00:22:52,793 난 새벽 4시까지 있었고 이후엔 크리스티나가 있으니까 391 00:22:52,793 --> 00:22:54,168 도와주면 고맙겠다 392 00:22:54,168 --> 00:22:57,001 죽음을 대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뭐라 안 할게 393 00:22:57,001 --> 00:22:59,793 너랑 아빠 사이의 문제고 네가 어떻게 살든 존중해 394 00:22:59,793 --> 00:23:03,543 근데 십 대처럼 화장실에서 몰래 대마초 피우는 짓은 그만둬 395 00:23:03,543 --> 00:23:05,668 몰래도 아니지, 냄새가 진동하니까 396 00:23:05,668 --> 00:23:09,584 말 못 하는 아빠를 위해서가 아냐 날 위해 부탁하는 거야 397 00:23:09,584 --> 00:23:10,501 날 존중한다면 398 00:23:10,501 --> 00:23:12,959 아빠가 살아 계시고 내가 여기 있는 동안엔 399 00:23:12,959 --> 00:23:14,209 나가서 피워줘 400 00:23:14,209 --> 00:23:16,334 임대차 계약서에 네 이름이 있으니까 401 00:23:16,334 --> 00:23:18,334 곧 네 집 될 텐데 그땐 마음대로 해 402 00:23:18,334 --> 00:23:20,501 냉장고에 썩은 사과만 있어도 내 알 바 아니고 403 00:23:20,501 --> 00:23:23,084 밤낮으로 물담배를 빨아대도 내 알 바 아니지 404 00:23:23,084 --> 00:23:25,251 하지만 지금은 밖에 나가서 피울 때마다 405 00:23:25,251 --> 00:23:27,376 '난 케이티를 존중한다'고 생각해 줘 406 00:23:27,376 --> 00:23:29,959 그럼 네가 날 존중하는구나 할게 407 00:23:31,126 --> 00:23:32,001 알았어 408 00:23:51,876 --> 00:23:54,168 지금은 그 소리 들을 기분 아니에요 409 00:23:54,168 --> 00:23:57,043 - 레이철 - 빅터를 좋아하지만 꺼져요 410 00:23:57,043 --> 00:24:00,126 어디다 전화를 하든 맘대로 해요 좆도 관심 없어요 411 00:24:00,126 --> 00:24:01,668 이거 합법이라니까 412 00:24:05,334 --> 00:24:06,501 그렇게 나오셔야지 413 00:24:07,876 --> 00:24:09,543 말 같지도 않은 소리 마시고 414 00:24:15,709 --> 00:24:17,084 어떻게, 잘 지내요? 415 00:24:17,084 --> 00:24:19,084 알잖아요, 근근이 살죠 416 00:24:19,584 --> 00:24:21,668 암요, 잘 알죠 417 00:24:21,668 --> 00:24:23,251 알다뿐이겠어요 418 00:24:23,751 --> 00:24:25,834 앉으라고 하고 싶지만 애들이 있네요 419 00:24:25,834 --> 00:24:26,918 괜찮아요 420 00:24:26,918 --> 00:24:30,209 걔들도 머지않아 여기 나올 테니 걱정 마요 421 00:24:30,209 --> 00:24:32,334 빵빵하게 말아서 피울걸요 422 00:24:32,334 --> 00:24:35,001 알죠, 너무 잘 알죠 423 00:24:36,584 --> 00:24:37,668 애새끼들 424 00:24:53,543 --> 00:24:55,918 바람 좀 쐴까 하고 나왔어 425 00:24:57,584 --> 00:25:00,959 자칫하면 바깥세상이 있다는 것도 잊겠어 426 00:25:00,959 --> 00:25:03,043 나와서 숨 좀 돌려야지 427 00:25:06,876 --> 00:25:11,501 여기 앉아본 게 얼마 만인지 몇 년은 됐을 거야 428 00:25:11,501 --> 00:25:14,668 근데 좋다, 잊고 있었어 429 00:25:16,501 --> 00:25:19,334 여기 멍하니 앉아 있던 기억이 나 430 00:25:19,334 --> 00:25:21,293 그런 시간이 필요했거든 431 00:25:22,293 --> 00:25:25,418 좋은 것들도 잊는다는 게 참 이상하지 432 00:25:25,418 --> 00:25:28,626 잠시 모든 것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어 433 00:25:31,709 --> 00:25:32,668 좀 어때? 434 00:25:33,251 --> 00:25:35,501 감당하기 쉽지는 않지? 435 00:25:35,501 --> 00:25:38,543 케이티 언니랑 내가 언니 공간을 침범했잖아 436 00:25:39,251 --> 00:25:40,251 내 공간 아니야 437 00:25:40,251 --> 00:25:42,918 왜 아니야 아빠와 언니의 공간이지만 438 00:25:42,918 --> 00:25:46,209 곧 언니 게 될 텐데 439 00:25:47,293 --> 00:25:50,959 내 물건은 추려서 버리거나 집에 가져갈게 440 00:25:51,543 --> 00:25:55,334 너무 오래 거기 둬서 미안해 두고 가진 않을 거야 441 00:25:56,126 --> 00:25:57,126 상관없어 442 00:25:57,626 --> 00:25:59,793 내 방에 둔 것도 아니잖아 443 00:25:59,793 --> 00:26:03,251 그래도 굳이 거기 둘 필요가 없다는 얘기야 444 00:26:03,251 --> 00:26:06,001 집에 공간 많아, 너무 많지 445 00:26:07,501 --> 00:26:11,168 둘째가 태어나도 충분한 공간이긴 하지만 446 00:26:11,168 --> 00:26:13,209 미라벨라만으로도 벅차거든 447 00:26:13,209 --> 00:26:16,501 둘은 상상도 안 되는데 점점 쉬워진다더라 448 00:26:17,626 --> 00:26:19,001 그렇게 말들은 해 449 00:26:19,501 --> 00:26:20,876 데이비드가 원한다는 건 알아 450 00:26:22,043 --> 00:26:23,043 언니는? 451 00:26:25,334 --> 00:26:26,168 나 뭐? 452 00:26:26,668 --> 00:26:29,251 아이들, 아이를 원해? 453 00:26:30,418 --> 00:26:31,834 미안한데, 너 미쳤어 454 00:26:31,834 --> 00:26:34,001 기분 나쁘게 듣진 마 좀 돌아 있어 455 00:26:34,876 --> 00:26:35,876 내가? 456 00:26:38,209 --> 00:26:39,543 미쳤다는 게 무슨 뜻이야? 457 00:26:40,043 --> 00:26:42,501 어떻게? 어떤 면에서? 458 00:26:43,209 --> 00:26:45,709 네가 환각 버섯 같은 걸 먹어서 그런 건지 459 00:26:45,709 --> 00:26:48,168 그레이트풀 데드 음악 때문인지는 모르겠어 460 00:26:50,418 --> 00:26:51,251 그래 461 00:26:52,918 --> 00:26:53,834 그렇구나 462 00:27:01,209 --> 00:27:02,209 있잖아 463 00:27:04,626 --> 00:27:07,584 사실 그런 건 다 오해야 464 00:27:07,584 --> 00:27:09,626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465 00:27:11,251 --> 00:27:13,293 난 절대 그런 쪽 아니었어 466 00:27:15,043 --> 00:27:19,168 그냥 농담한 거야 나 취했잖아, 잊어버려 467 00:27:19,168 --> 00:27:22,001 그리고 난 아이 가질 생각이 없어 468 00:27:22,001 --> 00:27:23,043 괜찮아 469 00:27:23,543 --> 00:27:26,293 옛날엔 그런 말 많이 들었어 사람들은 470 00:27:27,043 --> 00:27:29,626 벌거벗고 진흙밭을 구르는 우드스톡을 떠올리는데 471 00:27:29,626 --> 00:27:31,376 사실 그 공연들은 472 00:27:31,376 --> 00:27:35,334 서로를 보듬어주는 사람들이 모인 공간일 뿐이야 473 00:27:37,959 --> 00:27:38,959 모두가 474 00:27:40,043 --> 00:27:43,293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연결돼 있지 475 00:27:43,293 --> 00:27:47,043 그렇게 서로 연결되고 공감하고 돌봐주는 거야 476 00:27:47,043 --> 00:27:51,626 다른 곳에선 그런 걸 찾거나 받지 못한 사람들이라 477 00:27:51,626 --> 00:27:53,043 어쩔 수 없이 478 00:27:54,251 --> 00:27:55,876 스스로 찾아 나선 거지 479 00:28:00,334 --> 00:28:02,501 다는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도 있다고 480 00:28:07,959 --> 00:28:10,001 좀 걸어야겠다 481 00:28:13,084 --> 00:28:16,626 먹을 거 사 올게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어? 482 00:28:16,626 --> 00:28:18,209 아니, 난 괜찮아 483 00:28:19,626 --> 00:28:21,584 알았어, 이따 봐 484 00:28:21,584 --> 00:28:22,501 그래 485 00:28:24,793 --> 00:28:25,834 이따 보자 486 00:28:35,584 --> 00:28:38,126 로버트 샌더스 박사님께 소개받았어요 487 00:28:38,126 --> 00:28:40,543 왕진이 가능하시다면서요? 488 00:28:41,626 --> 00:28:45,584 아버지가 아주 많이 편찮으셔서 오늘내일하세요 489 00:28:46,668 --> 00:28:47,834 감사합니다, 네 490 00:28:47,834 --> 00:28:50,084 소생술 거부 동의서에 서명하고 싶은데 491 00:28:50,084 --> 00:28:51,793 내원하실 상태가 아니에요 492 00:28:52,418 --> 00:28:54,126 네, 의식은 있으세요 493 00:28:54,126 --> 00:28:57,251 항상은 아니고요 가정 호스피스 치료를 받으세요 494 00:28:57,251 --> 00:28:59,168 - 왕진을 오셔서... - 케이티? 495 00:28:59,668 --> 00:29:02,459 아빠 호흡이 이상해졌어 조짐이 안 좋아 496 00:29:05,709 --> 00:29:06,709 아빠? 497 00:29:06,709 --> 00:29:10,168 레이철, 같이 들어가자 아빠 숨소리가 이상해 498 00:29:10,168 --> 00:29:11,126 아빠? 499 00:29:11,626 --> 00:29:14,209 숨소리가 안 들려 아무런 반응이 없어 500 00:29:14,709 --> 00:29:17,126 좋아, 911에 전화해야겠지? 501 00:29:17,126 --> 00:29:18,626 - 아니야 - 전화해야지 502 00:29:18,626 --> 00:29:20,918 - 아니, 앤젤한테 전화할게 - 그래 503 00:29:53,001 --> 00:29:54,626 - 무사해 - 무사해 504 00:29:54,626 --> 00:29:55,709 아빠 무사해 505 00:30:13,834 --> 00:30:15,084 이게 웬일이야 506 00:30:16,668 --> 00:30:18,334 너무 놀랐어 507 00:30:18,834 --> 00:30:19,834 난 또... 508 00:30:22,168 --> 00:30:23,043 모르겠어 509 00:30:23,043 --> 00:30:27,043 보통 노인네 아니잖아 아직 가실 마음 없는 거야 510 00:30:27,543 --> 00:30:29,751 - 축하하려고? - 축하해야지 511 00:30:29,751 --> 00:30:33,001 삶을 축하하는 일에 내 와인을 따게 될 줄이야 512 00:30:33,001 --> 00:30:35,001 너도 한 잔 줄게 513 00:30:35,918 --> 00:30:39,168 조금만 줘 앤젤이 곧 온다고 했거든 514 00:30:39,168 --> 00:30:42,584 왔는데 파티 분위기면 보기 안 좋을 거야 515 00:30:42,584 --> 00:30:45,543 이름은 앤젤인데 저승사자에 가깝지 516 00:30:47,293 --> 00:30:48,209 그냥 마셔 517 00:30:48,709 --> 00:30:50,501 아빠를 위해 건배하자 518 00:31:02,084 --> 00:31:04,626 저번에 앤젤이 한 말 이해했지? 519 00:31:05,334 --> 00:31:07,668 자기든 누구든 서둘러 부르지 말랬잖아 520 00:31:08,168 --> 00:31:10,293 숨을 안 쉬는 걸 확인하고 움직이라고 521 00:31:13,584 --> 00:31:16,626 아빠 방에 다시 가서 괜찮으신지 확인할게 522 00:31:18,834 --> 00:31:21,043 저승사자가 와서 모셔가겠지 523 00:31:23,126 --> 00:31:24,126 가봐 524 00:31:26,709 --> 00:31:29,376 깊이 파고들어 오른손으로 굴려 넣네요 525 00:31:29,376 --> 00:31:30,959 저 플레이, 저 드... 526 00:31:32,084 --> 00:31:33,751 왜 자꾸 돌려? 527 00:31:33,751 --> 00:31:35,876 두 경기에 다 돈 걸었어 528 00:31:35,876 --> 00:31:39,959 뭔 상관이야, 하나만 봐 왔다 갔다 정신없어 죽겠네 529 00:31:40,543 --> 00:31:44,043 더 중요한 경기만 공략해 한 경기도 제대로 못 보잖아 530 00:31:44,043 --> 00:31:45,626 왔다 갔다, 왔다 갔다... 531 00:31:46,876 --> 00:31:47,709 안 그래? 532 00:31:48,626 --> 00:31:51,709 - 나이젤 헤이스가 잘해줬어요 - 고마워 533 00:31:52,209 --> 00:31:54,043 추가 공격 기회를 얻습니다 534 00:31:54,043 --> 00:31:56,876 개서가 몸을 던지는 플레이를 보여줬네요 535 00:31:57,376 --> 00:31:59,501 피우려면 나가야 돼 536 00:31:59,501 --> 00:32:00,959 공격권이 넘어갑니다 537 00:32:00,959 --> 00:32:02,251 요청이 있었어 538 00:32:04,043 --> 00:32:05,376 경기 봐야지 539 00:32:06,543 --> 00:32:08,126 미안, 안 봐도 그만이야 540 00:32:09,876 --> 00:32:11,668 괜찮습니다, 제 일인걸요 541 00:32:11,668 --> 00:32:14,543 가까이 있을 때 연락주셔서 다행입니다 542 00:32:14,543 --> 00:32:16,751 30분만 늦었으면 퀸스로 갔을 거예요 543 00:32:16,751 --> 00:32:19,418 물론 아직 저희 곁에 계신 건 기쁘지만 544 00:32:19,418 --> 00:32:22,709 숨이 가빠졌을 때 나던 소리가 걸려요 545 00:32:22,709 --> 00:32:25,334 제 걱정은, 우리 걱정은 고통이 느껴졌단 거죠 546 00:32:25,334 --> 00:32:28,293 네, 미라벨라가 지금 알아보고 있을 겁니다 547 00:32:28,293 --> 00:32:31,543 진통제에 내성이 생기면 통증도 커지죠 548 00:32:31,543 --> 00:32:34,418 모르핀 용량을 늘리는 건 어떨까 합니다 549 00:32:34,959 --> 00:32:37,043 적정선을 찾는 게 중요하죠 550 00:32:37,043 --> 00:32:39,168 생명을 위협하진 않을 정도로요 551 00:32:39,751 --> 00:32:41,584 준비되면 미라벨라가 말해줄 겁니다 552 00:32:41,584 --> 00:32:45,918 제가 했던 말 아시죠? 911에 전화할 뻔했어요 553 00:32:45,918 --> 00:32:48,334 그런 호흡이 계속됐다면 전화했을 거예요 554 00:32:48,334 --> 00:32:50,751 고통스러운 게 분명한데 어쩌겠어요 555 00:32:50,751 --> 00:32:55,043 압니다, 가장 원치 않는 게 그런 어중간한 상태니까요 556 00:32:55,043 --> 00:32:57,834 우리 모두 아버님이 평화롭게 가시길 바라죠 557 00:32:57,834 --> 00:33:02,001 미라벨라가 정확히 얼마나 더 투여 가능한지 알려줄 겁니다 558 00:33:02,001 --> 00:33:03,376 같은 일이 일어나면요? 559 00:33:03,376 --> 00:33:05,834 힘들어하시면 권장량보다 더 드려도 돼요? 560 00:33:07,043 --> 00:33:10,876 고의로 그럴 순 없습니다 뉴욕에선 살인으로 간주되죠 561 00:33:10,876 --> 00:33:15,209 현재 이 나라 대부분에서 그래요 환자가 요청한다 해도요 562 00:33:15,709 --> 00:33:20,168 그걸 하려면 의도치 않게 실수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563 00:33:20,168 --> 00:33:22,751 정확한 양을 측정하지 않는다든가 해서요 564 00:33:22,751 --> 00:33:25,334 조금만 초과해도 치명적일 수 있거든요 565 00:33:25,334 --> 00:33:30,209 그런 실수들은 쭉 있어 왔고 사고는 자연스러운 거잖아요? 566 00:33:30,959 --> 00:33:33,209 고통을 겪으신 건 안타깝습니다 567 00:33:33,209 --> 00:33:35,793 지켜보는 게 얼마나 끔찍했을지 이해하고요 568 00:33:35,793 --> 00:33:39,918 하지만 병원이 아니라 가족분들과 여기 계신 만큼 569 00:33:40,418 --> 00:33:44,584 최대한 평화롭게 마무리하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570 00:33:45,376 --> 00:33:48,459 그 새끼 저승사자 맞다니까 내가 뭐랬어? 571 00:33:49,126 --> 00:33:51,501 도와주려는 거잖아 언니가 물어본 거고 572 00:33:51,501 --> 00:33:53,959 알지, 그래서 고맙게 생각하지만 573 00:33:53,959 --> 00:33:57,584 그 사람 말처럼 실수로 초과 용량을 줄 생각은 없어 574 00:33:57,584 --> 00:33:59,209 아빠가 아픈 게 싫을 뿐이야 575 00:33:59,209 --> 00:34:01,584 간호사가 와 있는 동안 저녁 해결하자 576 00:34:01,584 --> 00:34:04,209 알았어, 그 얘기 하기 싫으면 할 수 없지 577 00:34:04,209 --> 00:34:06,376 와인 줄까? 이 병에 두 잔쯤 남았어 578 00:34:06,376 --> 00:34:08,043 - 난 괜찮아 - 한 병 더 있어 579 00:34:19,334 --> 00:34:20,209 레이철 580 00:34:26,501 --> 00:34:28,501 왜, 문제 있어? 581 00:34:28,501 --> 00:34:30,334 문제 있냐고? 네가 말해봐 582 00:34:30,834 --> 00:34:33,751 왜 또 긁어? 대마초도 밖에서 피웠다고 583 00:34:34,293 --> 00:34:36,251 다시 내 방 가서 쉴 거야 584 00:34:36,251 --> 00:34:39,334 좀 이상하지 않아? 좀 괴상한 거 아니냐고 585 00:34:39,334 --> 00:34:42,126 이런 시기에 아무나 집에 들여야겠니? 586 00:34:42,126 --> 00:34:45,126 아빠가 오늘내일하시는데 낯선 사람을 불러야겠어? 587 00:34:45,126 --> 00:34:48,584 아무나가 아니야 벤지랑 난 꽤 오래 만났어 588 00:34:49,251 --> 00:34:52,293 자기가 모른다고 낯선 사람이 되진 않지 589 00:34:53,293 --> 00:34:55,168 무엇보다 아빠가 좋아하는 사람이야 590 00:34:57,459 --> 00:34:58,293 알았어 591 00:35:01,501 --> 00:35:02,334 그래 592 00:35:05,793 --> 00:35:08,168 좀 편하게 대해주면 안 돼? 593 00:35:08,168 --> 00:35:09,709 제일 편한 게 쟤야 594 00:35:16,751 --> 00:35:19,668 너무 무서웠어 진짜 가시는 줄 알았다니까 595 00:35:19,668 --> 00:35:22,709 숨넘어가는 소리에, 얼굴은... 596 00:35:22,709 --> 00:35:25,043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어 597 00:35:26,418 --> 00:35:28,793 응, 진통제 늘렸고, 주무셔 598 00:35:28,793 --> 00:35:30,918 의식이 돌아오는 순간이 있을까? 599 00:35:31,626 --> 00:35:34,709 난 괜찮아, 그래도 곧 집에 갈 수 있잖아 600 00:35:35,709 --> 00:35:37,043 괜찮다니까 601 00:35:38,168 --> 00:35:41,126 케이티는 몇 시간 전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602 00:35:41,126 --> 00:35:43,168 레이철이랑은 서로... 603 00:35:45,668 --> 00:35:49,001 어쨌든, 괜찮아, 다 문제없어 604 00:35:58,168 --> 00:36:01,001 대단합니다 3년 연속 쿼터백의 활약으로 605 00:36:01,584 --> 00:36:03,418 내셔널 챔피언십 타이틀을 지켜냈네요 606 00:36:04,251 --> 00:36:05,126 왜? 607 00:36:06,168 --> 00:36:08,918 잠든 너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그래 608 00:36:08,918 --> 00:36:11,918 - 이미 스트레스 초과야 - 안 피곤해, 안 잘 거야 609 00:36:13,418 --> 00:36:15,584 싸가지들이 있는 밖으로 밀어내지 마 610 00:36:15,584 --> 00:36:18,334 내 자매들이야 싸가지란 말은 나만 할 수 있어 611 00:36:18,918 --> 00:36:21,751 그 잘난 자매들 때문에 대마초도 나가서 피웠지 612 00:36:21,751 --> 00:36:23,293 여긴 당신 집이야 613 00:36:23,293 --> 00:36:25,168 - 시끄러워지는 거 싫어 - 알았어 614 00:36:25,168 --> 00:36:27,334 - 목소리 좀 낮춰 - 알겠는데 615 00:36:27,334 --> 00:36:29,043 그거 헛소리인 거 알지? 616 00:36:29,543 --> 00:36:31,668 뭐 하러 다 들어주고 앉았어? 617 00:36:31,668 --> 00:36:35,126 지금껏 이 집에서 아빠를 돌본 건 당신이었어 618 00:36:35,626 --> 00:36:38,168 근데 갑자기 웬 주인 행세? 꺼지라 그래 619 00:36:38,168 --> 00:36:41,626 그만해, 조용히 좀 하자 소리는 지르지 마 620 00:36:41,626 --> 00:36:44,084 내 말은 이거야 621 00:36:45,418 --> 00:36:46,834 언니가 어디 살지? 622 00:36:47,584 --> 00:36:50,251 브루클린? 근데 얼마나 왔어? 623 00:36:50,751 --> 00:36:53,668 많아야 한 달에 한 번? 그만큼도 안 되지 624 00:36:54,459 --> 00:36:57,876 기가 막힌다고 당신도 따질 건 따져야지 625 00:36:57,876 --> 00:37:01,376 그리고 동생은? 다른 차원에 사는 사람 같더만 626 00:37:02,668 --> 00:37:04,751 - 알았어 - 나 그런 거 잘해 627 00:37:05,251 --> 00:37:06,168 내 장기라고 628 00:37:06,168 --> 00:37:08,834 누가 가식덩어리인지 제정신 아닌지 629 00:37:08,834 --> 00:37:10,001 귀신같이 알아채 630 00:37:10,834 --> 00:37:12,001 당신은 달라 631 00:37:13,584 --> 00:37:15,043 그런 부류가 아니라고 632 00:37:16,126 --> 00:37:18,876 그 인간들이 뭐라도 되는 척해도 633 00:37:19,709 --> 00:37:20,668 뭣도 없어 634 00:37:21,334 --> 00:37:22,209 알겠지? 635 00:37:25,209 --> 00:37:26,209 이해가 돼? 636 00:37:29,418 --> 00:37:30,418 알았어 637 00:37:33,959 --> 00:37:35,376 '해안경비대를 떠난 후' 638 00:37:35,376 --> 00:37:38,293 '빈센트는 BMCC에서 야간에 경영학 수업을 듣다가' 639 00:37:38,293 --> 00:37:41,793 '뒷자리의 조용한 녹색 눈의 여성과 사랑에 빠졌다' 640 00:37:41,793 --> 00:37:46,501 '빈센트와 마거릿은 1978년에 결혼했고' 641 00:37:47,168 --> 00:37:49,584 '두 딸의 다정한 부모가 됐다' 642 00:37:49,584 --> 00:37:53,168 '마거릿은 오랜 투병 끝에 1994년 유방암으로 사망했는데' 643 00:37:53,168 --> 00:37:56,418 '빈센트는 늘 곁을 지켰다 3년 후...' 644 00:37:59,876 --> 00:38:02,459 '3년 후 빈센트는 세라 브로드스키와 재혼했고' 645 00:38:02,459 --> 00:38:04,709 '세라의 어린 딸을 자기 딸처럼 키웠다' 646 00:38:04,709 --> 00:38:08,626 '세라 역시 투병 끝에 빈센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...' 647 00:38:14,334 --> 00:38:17,876 음식은 충분하니까 레이철이랑 같이 와서 먹어도 돼요 648 00:38:18,376 --> 00:38:19,376 네, 고마워요 649 00:38:20,126 --> 00:38:21,501 만나서 반가워요 650 00:38:40,251 --> 00:38:42,043 우리 전에 만났어요 651 00:38:43,334 --> 00:38:44,793 별로 오래되지도 않았죠 652 00:38:45,459 --> 00:38:46,626 몇 달쯤? 653 00:38:47,334 --> 00:38:49,126 - 기억 안 나세요? - 글쎄요 654 00:38:49,626 --> 00:38:50,668 네, 기억 안 나요 655 00:38:51,168 --> 00:38:53,793 그럼 마지막으로 여기 오셨을 땐가 보네요 656 00:38:53,793 --> 00:38:55,709 꽤 오래전이잖아요? 657 00:38:57,418 --> 00:38:59,543 사실 바로 이 방에서 만났어요 658 00:38:59,543 --> 00:39:01,293 저랑 비니는 농구를 보고 있었죠 659 00:39:01,876 --> 00:39:02,876 벅스 대 불스요 660 00:39:03,918 --> 00:39:06,668 자주 있는 일이었어요 같이 경기를 많이 봤죠 661 00:39:06,668 --> 00:39:08,709 - 좋았겠네요 - 그럼요 662 00:39:10,501 --> 00:39:12,626 늘 집처럼 편하게 해주셨죠 663 00:39:14,168 --> 00:39:16,043 비니를 만나는 게 기다려졌어요 664 00:39:17,001 --> 00:39:19,709 가끔은 말도 안 하고 앉아서 경기만 봤어요 665 00:39:20,209 --> 00:39:21,126 그냥 보기만요 666 00:39:22,918 --> 00:39:24,209 어떤 땐 얘길 나눴죠 667 00:39:24,876 --> 00:39:28,876 시시한 얘기요 인생 얘기나 그런 것들 668 00:39:29,626 --> 00:39:30,584 노인들은... 669 00:39:31,584 --> 00:39:35,584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저랑 잘 지내는 편이에요 670 00:39:36,168 --> 00:39:37,959 어떤 분들은 지혜가 있어요 671 00:39:38,709 --> 00:39:40,501 꼭 타고난 것처럼요 672 00:39:43,251 --> 00:39:45,084 그래서 처음부터 빈센트가 좋았어요 673 00:39:45,084 --> 00:39:47,459 절 보자마자 제가 말하지 않을 것들까지 674 00:39:47,459 --> 00:39:49,043 이해하는 것 같았거든요 675 00:39:49,543 --> 00:39:51,501 말할 필요도 없죠 저도 그렇거든요 676 00:39:52,043 --> 00:39:55,293 두 분 관계가 좋았던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677 00:39:58,126 --> 00:40:00,126 저도 사람 볼 줄 알아요 678 00:40:01,376 --> 00:40:03,293 말은 할 필요도 없죠 679 00:40:04,251 --> 00:40:05,751 그냥 쫙 파악이 돼요 680 00:40:06,834 --> 00:40:08,251 대부분 알 수 있어요 681 00:40:09,543 --> 00:40:13,001 상대방이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살피면 682 00:40:14,876 --> 00:40:16,001 답이 나오죠 683 00:40:16,001 --> 00:40:17,334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요 684 00:40:17,334 --> 00:40:21,209 같이 먹기 싫으면 두 사람 몫의 음식은 충분하니까 685 00:40:21,209 --> 00:40:23,043 접시에 담아 가지고 가요 686 00:40:23,043 --> 00:40:26,543 이거 봐요 패턴이 너무 뻔하잖아요 687 00:40:27,043 --> 00:40:29,793 그 말을 하기 전부터 알겠더라니까요 688 00:40:30,293 --> 00:40:31,376 낌새가 풍겼어요 689 00:40:31,376 --> 00:40:33,709 뭔가 오해하시는 것 같네요 690 00:40:33,709 --> 00:40:35,543 오해는 무슨 오해요? 691 00:40:36,501 --> 00:40:38,168 오해랑은 거리가 멀어요 692 00:40:39,126 --> 00:40:40,126 이해하는 거죠 693 00:40:40,626 --> 00:40:44,168 음식을 권할 때조차 주인 행세 하잖아요 694 00:40:44,793 --> 00:40:45,709 모르겠어요? 695 00:40:45,709 --> 00:40:50,043 몇 년간 그 식탁에 앉은 횟수는 두 분보다 제가 더 많을걸요 696 00:40:50,043 --> 00:40:52,959 - 우리 아버지예요 - 하지만 여길 지킨 게 누구죠? 697 00:40:56,668 --> 00:40:59,834 레이철은 생색 안 낼 거예요 698 00:41:01,293 --> 00:41:06,126 스스로 잘 해내는 사람이고 전 그 점이 좋지만 699 00:41:06,126 --> 00:41:08,459 생색내는 타입이 아니죠 700 00:41:08,459 --> 00:41:10,876 특히 두 사람 앞에서는요 하지만... 701 00:41:10,876 --> 00:41:12,918 알겠어요, 고마워요 이쯤 해두죠 702 00:41:12,918 --> 00:41:14,376 모르잖아요 703 00:41:14,376 --> 00:41:18,043 안다면 내내 여기 있던 사람처럼 굴진 않겠죠 704 00:41:19,376 --> 00:41:21,834 누가 아버지를 화장실로 모셔 갔죠? 705 00:41:23,001 --> 00:41:23,876 누가... 706 00:41:24,626 --> 00:41:29,126 누가 요일이 적힌 약통에 약을 나눠 담았냐고요? 707 00:41:29,126 --> 00:41:31,418 제 엄마를 보는 것 같았어요 708 00:41:32,126 --> 00:41:34,501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똑같이 하셨거든요 709 00:41:34,501 --> 00:41:37,668 레이철 부를 테니까 우리 앞에서 사라져 줘요 710 00:41:37,668 --> 00:41:39,918 술 냄새가 여기까지 진동하네요 711 00:41:39,918 --> 00:41:41,334 끼니는 누가 챙겼는데요 712 00:41:42,876 --> 00:41:46,751 사과 말곤 아무것도 안 드시니까 썰어서 먹인 게 누굴까요? 713 00:41:46,751 --> 00:41:48,793 - 모르면 가만있어요! - 레이철! 714 00:41:48,793 --> 00:41:52,043 네 주정뱅이 남친 좀 당장 꺼지라고 해 715 00:41:52,043 --> 00:41:54,376 뭐 하는 인간인지 몰라도 눈에 안 띄게 해 716 00:41:54,376 --> 00:41:56,251 벤지, 빨리 나가자 717 00:41:59,418 --> 00:42:02,084 빈센트한테 작별 인사 하고 가도 될까? 718 00:42:02,709 --> 00:42:04,251 그럼, 당연하지 719 00:42:04,251 --> 00:42:05,543 같이 들어갈래? 720 00:42:06,334 --> 00:42:07,751 여기 있을게 721 00:43:10,168 --> 00:43:11,459 세상에 722 00:43:19,126 --> 00:43:21,459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723 00:43:22,126 --> 00:43:25,251 매일 몇 시간씩 봐주셔서 큰 도움이 돼요 724 00:43:25,751 --> 00:43:29,293 다 같이 방에서 나와 잠시 숨도 돌릴 수 있고요 725 00:43:29,834 --> 00:43:32,501 붙어 있다 보니 버거울 때도 있지만요 726 00:43:32,501 --> 00:43:34,251 아까는 죄송했어요 727 00:43:35,209 --> 00:43:36,543 스트레스가 쌓이네요 728 00:43:37,043 --> 00:43:39,001 - 다 겪어보셨겠죠? - 괜찮습니다 729 00:43:39,001 --> 00:43:40,293 내일 오후 5시죠? 730 00:43:40,293 --> 00:43:44,001 네, 혹시 그 전에 무슨 일 생기면 전화할게요 731 00:43:44,501 --> 00:43:46,251 느낌이... 모르겠어요 732 00:43:47,251 --> 00:43:51,001 내일 상황을 봐야겠지만 얼마나 버티실지 모르겠네요 733 00:43:51,001 --> 00:43:53,459 상태가 많이 안 좋으세요 734 00:43:55,418 --> 00:43:58,043 죄송해요, 가보셔야 하는데 735 00:43:58,834 --> 00:44:00,501 오늘 정말 감사했어요 736 00:44:00,501 --> 00:44:02,334 내일 봬요, 꼭 737 00:44:11,334 --> 00:44:12,543 신발엔 방울이 달렸네 738 00:44:13,459 --> 00:44:17,334 블루스를 좋아하는 여자인 걸 단번에 알았지 739 00:44:17,876 --> 00:44:23,584 그 여자의 곱슬머리엔 진홍색 베고니아가 꽂혀 있었네 740 00:44:23,584 --> 00:44:28,959 다른 여자들과는 다르다는 걸 바로 알았지 741 00:45:14,501 --> 00:45:15,334 레이철? 742 00:45:28,584 --> 00:45:30,668 - 잠깐 할 말 있어 - 관심 없어 743 00:45:30,668 --> 00:45:33,043 - 들어보지도 않고... - 뭐든 관심 없다고 744 00:45:33,043 --> 00:45:35,626 - 내 말은... - 좋아, 이렇게 해 745 00:45:35,626 --> 00:45:38,543 서로 말 섞지 말자 할 말도, 들을 말도 없어 746 00:45:38,543 --> 00:45:41,126 여기 있는 동안엔 할 일만 하다가 가 747 00:45:41,126 --> 00:45:44,126 그 후엔 엮일 일 없어 그때까지만 부딪치지 말자 748 00:45:44,626 --> 00:45:46,543 그건 현실성도 없고 옳은 일도 아니야 749 00:45:46,543 --> 00:45:48,251 자기 생각만 하네? 750 00:45:48,251 --> 00:45:50,334 아니, 우리 아빠를 생각하는 거야 751 00:45:50,334 --> 00:45:51,918 - '우리 아빠'? 재밌네 - 왜? 752 00:45:51,918 --> 00:45:55,584 나한테 원하는 게 있을 때만 '우리 아빠'라고 하잖아 753 00:45:55,584 --> 00:45:57,376 보통은 '내 아빠'라고 하고 754 00:45:57,376 --> 00:45:59,501 - 웃기지 마 - 무슨 일이야? 755 00:45:59,501 --> 00:46:02,418 난 사과하려고 했거든 근데 보다시피... 756 00:46:02,418 --> 00:46:05,001 좆까! 네 사과 안 받아! 757 00:46:06,584 --> 00:46:07,418 잘하는 짓이다 758 00:46:07,418 --> 00:46:11,126 옆방에서 사람이 죽어가는데 문을 쾅 닫아? 개싸가지야! 759 00:46:11,834 --> 00:46:13,293 뭐 하는 짓거리야? 760 00:46:13,293 --> 00:46:15,001 - 안 돼! - 무슨 짓이야? 761 00:46:15,001 --> 00:46:15,918 그만! 762 00:46:15,918 --> 00:46:18,459 네가 뭘 알아? 개박살 나게 해줘? 763 00:46:18,459 --> 00:46:20,001 - 날 박살 낸다고? - 그래! 764 00:46:20,001 --> 00:46:23,626 넌 그냥 개망나니야! 빌붙어 사는 기생충에... 765 00:46:23,626 --> 00:46:26,959 - 크리스티나, 저 인간 쫓아내 - 개털 주제에! 덤벼봐! 766 00:46:26,959 --> 00:46:29,418 그만 좀! 767 00:46:29,418 --> 00:46:30,834 그만해! 768 00:46:31,334 --> 00:46:35,001 둘 다 싫고, 개짜증 나! 유치해서 못 봐주겠다고! 769 00:46:37,501 --> 00:46:39,209 크리스티나, 어디 가? 770 00:47:01,626 --> 00:47:02,626 왔구나 771 00:47:03,293 --> 00:47:05,793 짐 싸러 방금 나왔어 아빠는 괜찮으셔 772 00:47:05,793 --> 00:47:08,709 - 짐을 왜 싸? - 잠시 집에 다녀올게 773 00:47:10,709 --> 00:47:13,251 - 이 밤에? - 내가 없는 게 좋을 것 같아 774 00:47:13,251 --> 00:47:15,709 무슨 일 생기면 연락 줘 다시 올게 775 00:47:15,709 --> 00:47:17,793 무슨 일 생길 거 알잖아 776 00:47:17,793 --> 00:47:20,584 크리스티나 내가 뭘 어떡해야 되니? 777 00:47:20,584 --> 00:47:22,876 우리 셋 사이에 문제가 있는 건 맞잖아 778 00:47:22,876 --> 00:47:24,626 우리까지 그런 줄은 몰랐어 779 00:47:24,626 --> 00:47:26,876 레이철은 여기가 집이고 넌 멀리 사니까 780 00:47:26,876 --> 00:47:28,876 - 내가 빠져주는 게 맞지 - 미안한데 781 00:47:28,876 --> 00:47:32,334 곧 돌아가실 텐데 이렇게 자리를 비우면 782 00:47:32,334 --> 00:47:36,209 날 용서 못 할 거잖아 미안해, 제발 가지 마 783 00:47:36,709 --> 00:47:38,543 우리 셋이서 방법을 찾아보자 784 00:47:38,543 --> 00:47:42,876 당분간만이라도 잘 지낼 수 있게 뭐라도 해보자고 785 00:47:42,876 --> 00:47:45,418 너랑 난 괜찮은 줄 알았는데 786 00:47:46,001 --> 00:47:47,376 깜짝 놀랐다 787 00:47:48,168 --> 00:47:49,959 그땐 화가 났으니까 788 00:47:50,584 --> 00:47:52,001 화가 치밀었어 789 00:47:52,001 --> 00:47:55,084 나도 감정이 있는 사람이야 무서웠다고 790 00:47:57,418 --> 00:48:00,584 셋이 앉아서 얘기하는 거야 791 00:48:01,459 --> 00:48:03,543 아빠 방문은 열어두자 792 00:48:03,543 --> 00:48:05,793 무슨 일 생기면 알 수 있게 793 00:48:06,293 --> 00:48:07,209 글쎄다 794 00:48:08,293 --> 00:48:10,334 얘기하는 동안 돌아가시면? 795 00:48:11,793 --> 00:48:13,126 그건 아닐 거야 796 00:48:14,084 --> 00:48:16,709 더구나 우리 셋이 얘기하는 게 들린다면 797 00:48:37,584 --> 00:48:39,126 걘 안 오려나 보다 798 00:48:52,126 --> 00:48:53,293 - 왔네 - 그래 799 00:48:55,709 --> 00:48:58,709 케이티 언니가 아빠 부고를 쓰고 있어 800 00:49:00,501 --> 00:49:01,376 그렇구나 801 00:49:01,376 --> 00:49:03,793 아까 나한테 읽어줬는데 802 00:49:03,793 --> 00:49:05,918 언니가 쓴 내용을 들으니까 803 00:49:05,918 --> 00:49:09,918 우린 각자 전혀 다른 버전의 이야기를 가졌더라고 804 00:49:10,668 --> 00:49:14,626 아빠가 어떤 존재이고 어떤 존재였는지 말이야 805 00:49:14,626 --> 00:49:17,293 모두 아빠 손에 자랐지만 시기는 달랐어 806 00:49:17,793 --> 00:49:21,043 한집에 살았어도 우린 다른 삶을 살았지 807 00:49:21,043 --> 00:49:23,584 내가 십 대도 되기 전에 둘은 독립했으니 808 00:49:23,584 --> 00:49:26,793 우리가 다른 건 당연한 거야 809 00:49:26,793 --> 00:49:30,001 아까 내가 한 말은 미안해 810 00:49:30,543 --> 00:49:32,626 둘 다 싫지도 않고 811 00:49:32,626 --> 00:49:35,001 짜증 난다고 생각하지도 않아 812 00:49:35,543 --> 00:49:36,918 그땐 화가 났고 813 00:49:37,501 --> 00:49:38,376 무서웠어 814 00:49:38,376 --> 00:49:40,584 원치 않는 일들이 일어났으니까 815 00:49:41,168 --> 00:49:42,001 사과할게 816 00:49:43,126 --> 00:49:44,209 상관없어 817 00:49:45,001 --> 00:49:46,418 그건 문제도 아니었는걸 818 00:49:47,959 --> 00:49:50,709 뭐, 다 괜찮아 819 00:49:51,959 --> 00:49:55,084 사과할 필요도 없지만 사과는 받아들일게 820 00:49:55,084 --> 00:49:58,668 그래, 괜찮아, 크리스티나 당연히 사과는 받아들일게 821 00:49:59,251 --> 00:50:01,459 중간에 끼게 해서 미안하다 822 00:50:07,459 --> 00:50:08,293 그럼... 823 00:50:08,293 --> 00:50:11,501 나도 아까 미안하다고 하려다가 그렇게 된 거야 824 00:50:11,501 --> 00:50:12,709 뭐가 미안한데? 825 00:50:12,709 --> 00:50:16,168 우선, 사과를 그렇게 뒀다고 널 나무란 거 826 00:50:16,168 --> 00:50:18,543 아빠 드리려던 건지 몰랐어 오해해서 미안해 827 00:50:18,543 --> 00:50:19,959 그거 하나로 바뀐다? 828 00:50:20,459 --> 00:50:24,834 그 사과로 알아야 할 모든 게 파악됐다고? 829 00:50:24,834 --> 00:50:27,876 그중 하나지 내가 오해한 것 중 하나니까 830 00:50:27,876 --> 00:50:28,959 다른 건 없어? 831 00:50:30,668 --> 00:50:31,501 있지 832 00:50:34,834 --> 00:50:37,459 처음부터 여기가 네 집이란 걸 이해했어 833 00:50:37,459 --> 00:50:40,709 여긴 모두의 집이야 나도 알고, 언니도 알고... 834 00:50:40,709 --> 00:50:43,001 네가 여기 살고 임대차 계약서에 올라 있지 835 00:50:43,001 --> 00:50:46,168 임대차 얘길 또 하는데 뭔 말을 하고 싶은 거야? 836 00:50:46,668 --> 00:50:48,751 너도 밖에서 얘기했잖아 837 00:50:48,751 --> 00:50:50,459 왜들 이러는 건데? 838 00:50:50,459 --> 00:50:53,418 그냥 아빠 돌아가시면 네 집이 된단 뜻이야 839 00:50:53,418 --> 00:50:55,543 내가 이 집에 욕심내는 것 같아? 840 00:50:55,543 --> 00:50:56,959 미안, 우리... 841 00:50:56,959 --> 00:51:00,918 목소리 좀 낮추자 방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야 하잖아 842 00:51:01,668 --> 00:51:04,876 우리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말한 건 아니니까 843 00:51:04,876 --> 00:51:07,001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줘 844 00:51:07,001 --> 00:51:07,959 있는 그대로? 845 00:51:07,959 --> 00:51:10,418 왜 이래, 아빠를 걱정하는 것도 맞지만 846 00:51:10,418 --> 00:51:11,959 이 집도 좋긴 하잖아 847 00:51:12,459 --> 00:51:13,709 솔직해지자고 848 00:51:13,709 --> 00:51:15,543 뉴욕에 이런 월세는 없어 849 00:51:15,543 --> 00:51:17,418 거의 존재하지 않지 850 00:51:17,418 --> 00:51:19,543 너한텐 잘된 거야 네가 가졌으면 좋겠어 851 00:51:19,543 --> 00:51:22,084 됐거든, 필요 없어 852 00:51:22,834 --> 00:51:23,834 이제 어쩔래? 853 00:51:23,834 --> 00:51:25,709 말도 안 돼, 왜 떠나? 854 00:51:25,709 --> 00:51:28,959 그래야 우리 관계가 끝나고 정리되는 거니까 855 00:51:28,959 --> 00:51:30,501 말이 된다고 생각해? 856 00:51:30,501 --> 00:51:33,084 - 크리스티나, 쟤 뭐라는 거니? - 나도 몰라 857 00:51:33,084 --> 00:51:34,168 시치미 그만 떼시지 858 00:51:34,168 --> 00:51:35,126 닥쳐라 859 00:51:35,126 --> 00:51:36,793 - 알았어 - 다들 그만해 860 00:51:56,626 --> 00:51:57,709 아무 문제 없어 861 00:52:03,918 --> 00:52:04,918 내 생각에 862 00:52:06,168 --> 00:52:07,751 레이철이 얘기한 건 863 00:52:08,834 --> 00:52:10,876 아빠가 돌아가신 후 우리의 연결고리 문제야 864 00:52:12,251 --> 00:52:13,459 우리는 아니야 865 00:52:14,626 --> 00:52:17,543 두 사람이야 뻔한 거고 866 00:52:18,168 --> 00:52:20,418 넌 이해해, 크리스티나 867 00:52:20,918 --> 00:52:22,959 수천 킬로미터 거리에 살고 868 00:52:22,959 --> 00:52:25,959 아이도 있고 몇 명 더 퐁퐁 낳을 테니까 869 00:52:26,459 --> 00:52:28,959 네 삶이 있고 이 동네는 취향이 아닌 거 알아 870 00:52:28,959 --> 00:52:31,043 그럼 케이티와의 관계만 신경 쓴다고? 871 00:52:31,043 --> 00:52:31,959 그럴 리가 872 00:52:31,959 --> 00:52:34,751 넌 적어도 우리가 공통점이 더 있는 것처럼 굴잖아 873 00:52:34,751 --> 00:52:36,709 내가 하려던 말이 이거야 874 00:52:36,709 --> 00:52:40,626 우린 각자의 이야기가 있지만 남의 이야기는 몰라 875 00:52:40,626 --> 00:52:42,001 안다고 생각만 하지 876 00:52:42,001 --> 00:52:44,168 하지만 어쩌면... 877 00:52:44,709 --> 00:52:48,209 내가 애들을 퐁퐁 낳기 전에... 너무 불쾌한 표현이야 878 00:52:48,209 --> 00:52:51,501 - 사실이잖아 - '퐁'하고 나오는 게 아니라고 879 00:52:51,501 --> 00:52:52,959 나한텐 '퐁'으로 느껴져 880 00:52:53,543 --> 00:52:55,918 내가 가족을 늘리는 선택을 하기 전에... 881 00:52:55,918 --> 00:52:57,418 그렇게 선택한다면 말이야 882 00:52:58,376 --> 00:53:01,293 하고 싶은 일들이 있었어 883 00:53:01,293 --> 00:53:05,376 뭔데? 너도 필요한 게 있나 싶어서 그래 884 00:53:05,376 --> 00:53:06,876 네 삶은 완벽하잖아 885 00:53:06,876 --> 00:53:10,209 나도 알고, 모두가 알지 네가 알려주니까 886 00:53:10,209 --> 00:53:11,376 그렇게 생각해? 887 00:53:11,376 --> 00:53:15,168 미라벨라 사진을 보여주거나 내 삶에 대해 말할 때 888 00:53:15,168 --> 00:53:16,709 그렇게 느껴져? 889 00:53:21,126 --> 00:53:21,959 케이티? 890 00:53:23,168 --> 00:53:25,251 언니한테도 그렇게 보여? 891 00:53:28,126 --> 00:53:29,084 기가 막혀 892 00:53:30,251 --> 00:53:31,626 어이가 없다 893 00:53:31,626 --> 00:53:35,668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어 그건 정말... 894 00:53:35,668 --> 00:53:37,876 미안해, 난... 895 00:53:38,376 --> 00:53:41,543 너한테 상처 주려고 한 말 아니야 896 00:53:42,834 --> 00:53:44,626 당연한 거라고만 생각했어 897 00:53:44,626 --> 00:53:48,043 네가 불평하는 건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898 00:53:48,543 --> 00:53:51,584 미라벨라가 녹색 채소를 안 먹는다 정도였지 899 00:53:52,084 --> 00:53:55,209 나만 그런 걸 거야 내 말은 잊어버려 900 00:53:57,168 --> 00:54:00,834 아이들을 더 낳기 전에 뭘 하고 싶었는데? 901 00:54:05,334 --> 00:54:10,543 언니랑 좋은 관계로 지내는 것도 그중 하나였어 902 00:54:18,334 --> 00:54:19,751 고맙다, 크리스티나 903 00:54:22,043 --> 00:54:22,918 정말이야 904 00:54:25,084 --> 00:54:28,376 근데 우린 잘 지냈잖아? 905 00:54:28,959 --> 00:54:31,001 - 진심으로 말이야 - 그건 어쩔 수 없어 906 00:54:33,418 --> 00:54:34,251 저기... 907 00:54:37,001 --> 00:54:38,209 그 부분은 포기해야 돼 908 00:54:39,418 --> 00:54:41,418 우린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야 909 00:54:41,418 --> 00:54:44,709 두 사람은 피라도 섞였잖아 910 00:54:45,459 --> 00:54:46,543 엄마도 같고 911 00:54:46,543 --> 00:54:48,584 - 아빠도 같지 - 누가 모르냐? 912 00:54:49,168 --> 00:54:50,168 나도 알아 913 00:54:50,876 --> 00:54:53,918 하지만 내 아빠이기도 하다는 얘기야 914 00:54:53,918 --> 00:54:56,876 두 사람한테 아빠이듯이 나한테도 그렇다고 915 00:54:56,876 --> 00:55:00,168 - 넌 다른 아빠도 있었잖아 - 알 기회도 없었던 사람이야 916 00:55:00,668 --> 00:55:03,334 내가 네 살 때 돌아가셨어 917 00:55:03,334 --> 00:55:06,543 그래도 아빠는 아빠지 그때 빈센트는 우리 아빠였어 918 00:55:08,751 --> 00:55:09,668 이거야 919 00:55:11,001 --> 00:55:13,418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돼 920 00:55:17,293 --> 00:55:22,293 난 빈센트를 만나기 전까지 아빠가 없었다고 921 00:55:23,251 --> 00:55:24,126 알겠어? 922 00:55:25,376 --> 00:55:27,376 어느 대목이 이해가 안 돼? 923 00:55:28,959 --> 00:55:31,668 그분은 나한테 쭉 아빠였어 924 00:55:32,209 --> 00:55:35,418 그런 내 아빠가 925 00:55:36,084 --> 00:55:37,209 저기서 926 00:55:38,293 --> 00:55:39,334 여기서 927 00:55:40,376 --> 00:55:42,751 죽어가고 있다고 928 00:55:43,959 --> 00:55:46,001 내 아빠야 929 00:55:46,959 --> 00:55:49,834 내 아빠라고, 알겠어? 930 00:55:50,751 --> 00:55:54,043 알아, 누가 아니래? 난 그냥... 931 00:56:18,668 --> 00:56:22,168 내가 불평 안 한다고 문제가 없단 뜻은 아니야 932 00:56:28,084 --> 00:56:30,834 내가 여기 있는 건 아빠를 위해서지 933 00:56:32,168 --> 00:56:34,001 이깟 집 때문이 아니야 934 00:56:39,376 --> 00:56:40,626 맙소사 935 00:57:28,126 --> 00:57:31,709 의사를 불러서 서류에 서명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936 00:57:31,709 --> 00:57:32,793 잘됐네 937 00:57:32,793 --> 00:57:35,834 - 스트레칭하는데 미안 - 괜찮아, 끝나가 938 00:57:36,751 --> 00:57:38,584 - 커피 줄까? - 좋지 939 00:57:55,376 --> 00:57:58,459 근데 의사가 왔을 때 아빠가 깨어 있어야 돼 940 00:57:59,126 --> 00:58:00,834 그건 까다롭겠는데 941 00:58:00,834 --> 00:58:02,834 어젯밤에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하셨어 942 00:58:02,834 --> 00:58:05,293 몇 번 중얼거리셨지만 알아들을 수 없었고 943 00:58:05,293 --> 00:58:06,376 나도 그랬어 944 00:58:06,876 --> 00:58:08,418 커피를 드리면 안 되려나? 945 00:58:09,418 --> 00:58:10,459 말도 안 되지 946 00:58:10,459 --> 00:58:12,876 한 번만 깨어나시면 좋겠는데 947 00:58:12,876 --> 00:58:14,376 하실 수 있을 거야 948 00:58:14,376 --> 00:58:16,043 커피 맛있다, 고마워 949 00:58:20,001 --> 00:58:22,209 어젯밤엔 미안하다 감정이 격해졌어 950 00:58:23,918 --> 00:58:24,793 나도 미안해 951 00:58:30,168 --> 00:58:36,043 어제 다 같이 얘기 나누고 나서 깨달은 게 있어 952 00:58:36,043 --> 00:58:37,084 바보 같아 953 00:58:37,084 --> 00:58:40,626 여러 해 전 일인데 왜 이제야 깨달았을까 954 00:58:41,168 --> 00:58:42,876 우린 모두 엄마를 잃었어 955 00:58:44,709 --> 00:58:47,168 아빠 말고도 공통점이 또 있는 거지 956 00:58:47,668 --> 00:58:49,793 레이철이 엄마를 잃었을 때 얘기도 안 해봤어 957 00:58:49,793 --> 00:58:51,001 넌 어렸잖아 958 00:58:51,543 --> 00:58:52,834 우리 모두 어렸지 959 00:58:53,543 --> 00:58:56,709 그 얘길 제대로 하기엔 너무 어렸을 거야 960 00:59:22,209 --> 00:59:23,376 의사 선생님 오셨어 961 00:59:23,876 --> 00:59:27,168 Ć@#Ж$%^ØЊ? 962 00:59:29,501 --> 00:59:31,209 커피 드릴까요? 방금 내렸어요 963 00:59:31,209 --> 00:59:33,501 물이랑 주스도 있고요 964 00:59:33,501 --> 00:59:35,584 아빠는 뒤쪽에 계세요 965 00:59:36,584 --> 00:59:39,334 간호사님은 3시에 오시지만 아빠가 깨시면 좋겠네요 966 00:59:39,334 --> 00:59:41,126 아빠, 좀 어떠세요? 967 00:59:41,126 --> 00:59:43,168 전 크리스티나예요 저희 아빠시고요 968 00:59:43,168 --> 00:59:47,543 레버를 당겨보자 버튼을 누르면 앉으실 수 있어 969 00:59:47,543 --> 00:59:50,751 정신이 좀 혼미하세요 몇 마디 말씀은 하셨고요 970 00:59:59,209 --> 01:00:01,251 - 됐어요 - 좀 나아요, 아빠? 971 01:00:01,251 --> 01:00:02,876 - 됐어 - 그래 972 01:00:04,126 --> 01:00:05,376 우리 그냥... 973 01:00:05,376 --> 01:00:07,043 그때 보셨어야 하는데 974 01:00:08,418 --> 01:00:11,043 두어 달 전만 해도 건강하게 돌아다니셨어요 975 01:00:11,043 --> 01:00:12,709 그렇게 열 낼 일도 아니었어 976 01:00:12,709 --> 01:00:14,418 맥박만 재면 되더라고 977 01:00:14,418 --> 01:00:17,001 550달러 받고 10분 만에 갔어 978 01:00:17,001 --> 01:00:20,043 부러운 인생이지 그래도 끝나서 좋아 979 01:00:21,626 --> 01:00:24,501 애한테 꼭 하라고 해 이건 따질 일도 아니야 980 01:00:25,876 --> 01:00:29,793 왜 자꾸 나만 나쁜 사람 못된 엄마로 만드냐고 981 01:00:30,418 --> 01:00:31,793 여기 일만도 힘들어 982 01:00:32,293 --> 01:00:33,959 여기서도 똑같다니까 983 01:00:33,959 --> 01:00:37,459 어쩌다 모든 사람한테 그렇게 찍혔지? 억울해 984 01:00:37,459 --> 01:00:40,668 원래 안 그런데 세상이 날 팍팍하게 만든다고 985 01:00:45,084 --> 01:00:47,751 아니야, 신경 쓰지 마, 그래 986 01:00:47,751 --> 01:00:50,959 트레이시 맘대로 하라고 해 뭘 어쩌겠어 987 01:00:51,459 --> 01:00:52,501 나중에 얘기해 988 01:00:58,543 --> 01:01:01,376 착하고 귀여운 쪼꼬미 녀석 989 01:01:01,376 --> 01:01:02,918 다 컸다고? 990 01:01:02,918 --> 01:01:05,834 큰 엉아들처럼 여기저기 침을 질질 흘리네 991 01:01:06,334 --> 01:01:09,376 이야, 너무 예쁜 개네요 992 01:01:09,376 --> 01:01:12,168 요 녀석 엄청 많이 먹죠? 993 01:01:23,918 --> 01:01:24,751 안녕하세요? 994 01:01:28,709 --> 01:01:30,709 네, 맞아요, 아시네요 995 01:01:31,418 --> 01:01:35,126 일찍 좀 열어요 오전 10시가 웬 말이에요? 996 01:01:35,126 --> 01:01:37,334 이러니까 이 동네가 망하지 997 01:01:37,334 --> 01:01:39,918 24시간 여는 대마초 시가 가게나 차릴까 봐요 998 01:01:39,918 --> 01:01:43,334 담백하게 물건만 챙겨서 꺼지는 시스템으로요 999 01:01:43,334 --> 01:01:45,459 도매로 조지는 거죠 1000 01:01:46,043 --> 01:01:46,959 고마워요 1001 01:01:47,459 --> 01:01:50,501 가게 안 차리니까 걱정 말아요 1002 01:01:53,793 --> 01:01:54,668 좋은 아침입니다 1003 01:01:58,251 --> 01:02:00,459 - 안녕하세요 - 좀 어떠세요? 1004 01:02:03,584 --> 01:02:04,584 그럭저럭이요 1005 01:02:05,501 --> 01:02:07,126 다행이네요 1006 01:02:07,668 --> 01:02:09,709 아버님을 막 보고 나왔어요 1007 01:02:09,709 --> 01:02:12,126 소생술 거부 동의서에 서명하셨더군요 1008 01:02:12,126 --> 01:02:14,751 네, 아침에 의사가 다녀갔어요 1009 01:02:14,751 --> 01:02:18,668 본인이 서명하셨나요? 상황을 인지하셨어요? 1010 01:02:18,668 --> 01:02:19,584 네 1011 01:02:19,584 --> 01:02:22,168 놀랍네요, 잘됐단 얘깁니다 1012 01:02:23,751 --> 01:02:26,293 방금 자매분들께 하려던 말은... 1013 01:02:26,876 --> 01:02:28,168 받아들이기 힘드실 테지만 1014 01:02:28,793 --> 01:02:32,751 아버님 의식이 돌아온다면 매우 놀라운 일일 겁니다 1015 01:02:33,334 --> 01:02:35,834 다행히 편안해 보이시더군요 1016 01:02:36,709 --> 01:02:38,209 이후의 일에 관해서는 1017 01:02:38,209 --> 01:02:41,376 미라벨라와 제가 되도록 빨리 와서 1018 01:02:41,376 --> 01:02:43,459 최대한 처리할 겁니다 1019 01:02:43,459 --> 01:02:46,834 하지만 저희가 대답할 수 없는 것들도 있죠 1020 01:02:46,834 --> 01:02:51,251 돌아가셨다는 걸 인지한 순간 기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1021 01:02:51,251 --> 01:02:55,376 물론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적으실 필요는 없어요 1022 01:02:56,001 --> 01:02:58,834 가능한 시간대 안에서 선택하시면 됩니다 1023 01:02:59,834 --> 01:03:03,709 누가 어떤 일을 맡을지 정하시면 좋습니다 1024 01:03:03,709 --> 01:03:06,251 누가 연락하고 누가 기록할지 말이죠 1025 01:03:07,709 --> 01:03:09,209 서로 의지가 될 거예요 1026 01:03:09,793 --> 01:03:11,334 세 분이셔서 다행입니다 1027 01:03:11,834 --> 01:03:15,084 이게 끝이라고 말씀하시는 거 같네요 1028 01:03:16,876 --> 01:03:20,209 마지막 순간이 온 것처럼 1029 01:03:22,168 --> 01:03:24,793 근데 어제도 그랬잖아요 1030 01:03:25,459 --> 01:03:29,709 기분 나쁘게 듣진 마세요 우리도 아빠가 죽어가는 건 알아요 1031 01:03:29,709 --> 01:03:31,168 시기는 말 못 한다더니 1032 01:03:31,168 --> 01:03:36,043 여기 와선 매일같이 '끝났어요'라고 말하죠 1033 01:03:36,043 --> 01:03:38,626 내가 가족 대표는 아니지만 1034 01:03:38,626 --> 01:03:41,168 점점 지치네요 1035 01:03:41,168 --> 01:03:44,376 버거워요, 작별 인사를 몇 번 했는지 몰라요 1036 01:03:44,376 --> 01:03:46,084 어제도 분명히 했지 1037 01:03:46,084 --> 01:03:47,501 - 오늘도 포함 - 그래 1038 01:03:47,501 --> 01:03:52,043 불안하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그럴 의도는 없었습니다 1039 01:03:52,834 --> 01:03:55,459 막바지에 다다랐기 때문에 1040 01:03:56,001 --> 01:03:57,793 - 여기 온 겁니다 - 알아요 1041 01:03:58,668 --> 01:04:02,376 그간 수고 많으셨고 저희는 감사하게 생각해요 1042 01:04:02,876 --> 01:04:04,626 다들 고단해서 예민하네요 1043 01:04:05,126 --> 01:04:06,209 참을 수가 없었어 1044 01:04:06,209 --> 01:04:08,959 매일 와서 아빠가 죽을 거란 말만 하잖아 1045 01:04:08,959 --> 01:04:11,668 불난 집에 기름 붓는 것도 아니고 1046 01:04:11,668 --> 01:04:12,751 내 말이 1047 01:04:12,751 --> 01:04:15,334 '좋은 아침입니다 아버님은 돌아가실 거예요' 1048 01:04:15,834 --> 01:04:17,334 '커피 한 잔 주실래요?' 1049 01:04:18,209 --> 01:04:20,209 둘이 왜 그러는데? 1050 01:04:20,209 --> 01:04:22,918 미안해, 입 다물고 있어야 하는데 1051 01:04:22,918 --> 01:04:25,543 맞는 말이긴 해 그 사람도 변화를 줬어야지 1052 01:04:25,543 --> 01:04:28,418 아빠가 곧 저글링을 할 거라든가 1053 01:04:28,418 --> 01:04:30,418 우리가 듣고 있나 확인할 겸 1054 01:04:30,418 --> 01:04:31,334 저글링? 1055 01:04:32,376 --> 01:04:34,001 아무 말이나 뱉는 거야 1056 01:04:34,501 --> 01:04:36,834 웬 저글링? 아빠는 할 줄도 모르는데 1057 01:04:36,834 --> 01:04:38,668 동전 사라지는 마술은 하시잖아 1058 01:04:38,668 --> 01:04:40,751 - 맞네! - 그럼, 뭐... 1059 01:04:40,751 --> 01:04:42,043 그래 1060 01:04:43,043 --> 01:04:47,918 '아버님은 곧 동전을 사라지게 하실 겁니다' 1061 01:04:47,918 --> 01:04:50,709 그거 좋다, 그럼 납득이 가 1062 01:04:50,709 --> 01:04:52,418 취했네, 근데 나도 동의해 1063 01:04:52,418 --> 01:04:54,043 방에 들어가 볼래? 1064 01:04:56,418 --> 01:04:59,168 원한다면, 강요는 아니야 그래도 혹시 1065 01:04:59,834 --> 01:05:03,376 우리랑 같이든, 따로든 들어가고 싶으면 말해 1066 01:05:07,084 --> 01:05:08,793 좋아, 난 들어간다 1067 01:05:08,793 --> 01:05:11,251 무슨 일 생기면 부를게 1068 01:05:11,751 --> 01:05:13,626 동전이 사라지기 시작하면 1069 01:05:22,293 --> 01:05:25,668 아빠가 돌아가신다고 우리 관계가 끝나는 건 싫어 1070 01:05:29,001 --> 01:05:30,376 우리 관계가 뭔데? 1071 01:05:30,376 --> 01:05:32,418 어떤 관계이길 바라는데? 1072 01:05:46,334 --> 01:05:48,168 안 돼, 전화받아 1073 01:05:48,168 --> 01:05:49,168 트레이시! 1074 01:05:51,459 --> 01:05:55,126 부지런히 움직이네요 팀 베넷에게 태클당하는 지미 헌트 1075 01:05:55,126 --> 01:05:56,459 어쩔 수가 없어 1076 01:05:57,293 --> 01:05:59,001 베넷이 공을 되찾아 오네요 1077 01:06:00,501 --> 01:06:02,168 점심시간인 게 뭐? 1078 01:06:02,168 --> 01:06:04,209 베넷은 매우 강인한 코너백이며... 1079 01:06:04,209 --> 01:06:05,251 트레이시? 1080 01:06:05,793 --> 01:06:07,751 저는 이런 코너백이 좋아요 1081 01:06:07,751 --> 01:06:12,126 상황에 따라 앞으로 나오기도 하고 백필드에서 몸싸움도 하거든요 1082 01:06:12,126 --> 01:06:13,126 안 돼 1083 01:06:13,126 --> 01:06:14,668 -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- 트레이시? 1084 01:06:14,668 --> 01:06:17,834 전략적인 조정이 필요한데요 디펜스 백들이... 1085 01:06:19,918 --> 01:06:21,168 트레이시, 잘 들어 1086 01:06:21,668 --> 01:06:23,543 그만하고 내 말 좀 들어 1087 01:06:24,293 --> 01:06:26,001 그러지 말라고! 1088 01:06:26,001 --> 01:06:27,959 트레이시, 엄마가 부탁하잖아 1089 01:06:28,459 --> 01:06:29,459 트레이시! 1090 01:06:39,918 --> 01:06:43,376 - 반이라도 먹지 - 아니, 배 안 고파 1091 01:06:48,168 --> 01:06:51,209 - 이상한 거 아는데 그러라잖아 - 괜찮아 1092 01:06:52,209 --> 01:06:53,834 정말 아무것도 안 먹어? 1093 01:06:53,834 --> 01:06:56,043 - 난 여기 오니까 계속 허기져 - 정말? 1094 01:06:56,543 --> 01:06:58,334 좀 쉴래? 아빠는 내가 볼게 1095 01:06:58,334 --> 01:07:01,168 난 괜찮은데 아빠랑 있고 싶은 거야? 1096 01:07:01,168 --> 01:07:05,209 그럼 같이 들어가도 돼 난 책만 읽어드리거든 1097 01:07:05,209 --> 01:07:07,084 괜찮아, 여기서 할 일 할게 1098 01:07:15,584 --> 01:07:16,959 레이철 어디 갔는지 알아? 1099 01:07:50,459 --> 01:07:51,334 크리스티나 1100 01:07:55,334 --> 01:07:56,209 크리스티나 1101 01:07:58,293 --> 01:07:59,293 언니 1102 01:08:05,293 --> 01:08:07,209 - 여기 있었구나 - 응 1103 01:08:08,751 --> 01:08:10,876 - 잠깐 쉬고 있었어, 왜? - 아니야 1104 01:08:11,459 --> 01:08:13,084 쉬어, 아무 일 없어 1105 01:08:38,959 --> 01:08:41,293 - 돌아가셨어? - 아니! 1106 01:08:41,793 --> 01:08:44,084 그런 일 생겼으면 전화를 했지 1107 01:08:46,084 --> 01:08:47,084 글쎄... 1108 01:08:48,251 --> 01:08:50,084 그러고 있으니까 묘하네 1109 01:08:52,918 --> 01:08:55,001 - 케이티 언니가 음식 만들었어 - 그래 1110 01:08:57,084 --> 01:08:58,959 집 안 분위기가 묘해 1111 01:08:58,959 --> 01:09:03,001 잠깐 쉬는 거야 금방 아빠한테 돌아갈 거고 1112 01:09:04,418 --> 01:09:05,376 알았어 1113 01:09:06,834 --> 01:09:07,709 그래 1114 01:09:08,751 --> 01:09:11,709 점수 확인하러 갈게 16경기 팔레이 베팅인데 1115 01:09:12,293 --> 01:09:13,834 안 맞겠지만 1116 01:09:14,709 --> 01:09:15,668 또 모르잖아 1117 01:09:29,001 --> 01:09:29,918 괜찮냐? 1118 01:09:30,793 --> 01:09:31,709 괜찮아 1119 01:09:35,376 --> 01:09:36,209 그래 1120 01:09:44,376 --> 01:09:45,918 자, 이거 마셔 1121 01:09:47,293 --> 01:09:48,126 고마워 1122 01:09:49,959 --> 01:09:51,959 뭐, 별거라고 1123 01:10:30,709 --> 01:10:31,584 아빠 1124 01:10:33,626 --> 01:10:37,418 이렇게 걸었어요 클리퍼스는 +125 1125 01:10:37,918 --> 01:10:39,251 빌스는 -200 1126 01:10:39,251 --> 01:10:41,334 타이탄스는 -145 1127 01:10:41,334 --> 01:10:42,834 바이킹스는 -900 1128 01:10:43,334 --> 01:10:44,751 메츠는 -115 1129 01:10:44,751 --> 01:10:47,626 이글스는 -220 1130 01:10:47,626 --> 01:10:48,709 그러니까 1131 01:10:49,751 --> 01:10:52,418 20달러로 724달러 넘게 벌 수 있어요 1132 01:10:53,043 --> 01:10:54,168 대박이죠? 1133 01:11:07,209 --> 01:11:08,043 네 1134 01:11:31,543 --> 01:11:33,126 반가워요, 들어오세요 1135 01:11:39,459 --> 01:11:41,251 아버님은 좀 어떠세요? 1136 01:11:41,251 --> 01:11:45,043 아직까진 잘 버티고 계세요 1137 01:11:50,043 --> 01:11:51,668 뭐 드실래요? 수프 끓였는데 1138 01:11:54,043 --> 01:11:55,584 그럼 커피라도? 1139 01:11:56,334 --> 01:11:57,209 그래요 1140 01:11:59,751 --> 01:12:03,126 마음 바뀌면 알려주세요 너무 많이 끓여서요 1141 01:12:04,626 --> 01:12:08,001 이제 목욕할 거야? 그래, 오리랑, 또 누구? 1142 01:12:09,418 --> 01:12:10,418 거품? 1143 01:12:10,959 --> 01:12:12,209 멋진 아빠네 1144 01:12:13,543 --> 01:12:15,584 엄마 대신 물장구 쳐줄래? 1145 01:12:18,334 --> 01:12:20,626 여... 여보세요? 1146 01:12:23,543 --> 01:12:24,918 지금 정신없겠구나 1147 01:12:24,918 --> 01:12:27,751 아니야, 아무 일도 없어 1148 01:12:27,751 --> 01:12:31,043 그냥 인사하고 싶었어 집이 그리워서 1149 01:12:33,251 --> 01:12:35,418 그럴게, 고마워 1150 01:12:37,584 --> 01:12:38,834 편안히 앉으세요 1151 01:12:40,334 --> 01:12:42,293 앉은 자세를 알아차립니다 1152 01:12:43,834 --> 01:12:46,334 기억하세요, 명상의 기초는 1153 01:12:47,168 --> 01:12:50,084 그저 앉아서 앉아 있음을 아는 것입니다 1154 01:12:51,709 --> 01:12:52,959 다른 모든 측면은... 1155 01:13:24,751 --> 01:13:26,293 좀 어때요, 레이철? 1156 01:13:27,876 --> 01:13:28,918 잘 지내죠 1157 01:13:30,584 --> 01:13:31,668 아빠는 어떠시고요? 1158 01:13:32,876 --> 01:13:34,001 버티고 계세요 1159 01:13:34,751 --> 01:13:35,709 아직까지는요 1160 01:13:36,751 --> 01:13:37,584 다행이네요 1161 01:13:38,959 --> 01:13:39,793 네 1162 01:13:40,709 --> 01:13:43,959 내가 무슨 말 해야 하는지 알죠? 1163 01:13:44,584 --> 01:13:46,084 대마초 관련해서 말이에요 1164 01:13:47,251 --> 01:13:49,334 내가 주의 준 걸로 해둡시다 1165 01:13:51,251 --> 01:13:52,084 그래요 1166 01:13:52,959 --> 01:13:53,793 고마워요 1167 01:14:40,668 --> 01:14:42,626 그걸 하루에 몇 번 해? 1168 01:14:42,626 --> 01:14:44,126 시간 날 때마다 1169 01:14:44,126 --> 01:14:46,668 보통은 시간이 안 나지만 도움이 돼 1170 01:14:47,876 --> 01:14:49,001 같이 할래? 1171 01:14:49,501 --> 01:14:50,418 고마워 1172 01:14:50,418 --> 01:14:53,876 애들이 커서 집을 떠나면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1173 01:14:56,084 --> 01:14:57,751 글이 너무 안 써져 1174 01:14:58,251 --> 01:15:00,126 레이철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아 1175 01:15:01,084 --> 01:15:02,001 정말? 1176 01:15:09,876 --> 01:15:10,793 바빠? 1177 01:15:12,751 --> 01:15:17,043 아빠 부고를 쓰는 중인데 네가 도와줬으면 해서 1178 01:15:18,876 --> 01:15:21,793 - 그런 거 쓸 줄 전혀 몰라 - 나도야 1179 01:15:22,501 --> 01:15:26,168 '빈센트는 자부심 넘치는 뉴욕시 행정 서비스국 직원이었고' 1180 01:15:26,168 --> 01:15:30,043 '32년 후엔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선임 관리자로 은퇴했다' 1181 01:15:30,043 --> 01:15:33,543 '우리에게 빈센트란 사람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헌신했고' 1182 01:15:33,543 --> 01:15:35,751 '넉넉한 인품과 따뜻한 유머를 지닌' 1183 01:15:35,751 --> 01:15:37,876 '제츠의 굳건한 팬으로 기억될 것이다' 1184 01:15:41,626 --> 01:15:42,459 그게 다야? 1185 01:15:43,084 --> 01:15:44,084 여기까지 썼어 1186 01:15:44,709 --> 01:15:47,959 너무 무미건조하게 들리겠지만 1187 01:15:47,959 --> 01:15:51,126 아빠 일생을 몇 마디 말로 요약할 방법을 모르겠어 1188 01:15:51,626 --> 01:15:53,293 지금까진 꽤 잘 쓴 것 같아 1189 01:15:53,793 --> 01:15:57,459 근데 읽을 사람이 있나? 아는 사람한텐 아는 얘길 텐데 1190 01:15:57,459 --> 01:16:00,584 이런 사람이 존재했다고 기록하는 거지 1191 01:16:00,584 --> 01:16:03,293 누군가 알고 싶어 할지도 모르니까 1192 01:16:03,293 --> 01:16:05,209 내 돈을 걸고 말할게 1193 01:16:06,001 --> 01:16:08,668 뭘 써도 눈치챌 사람 없을걸? 1194 01:16:09,793 --> 01:16:11,418 '미친 마누라들과 살면서' 1195 01:16:11,918 --> 01:16:13,418 '미친 딸내미들을 키웠다' 1196 01:16:13,418 --> 01:16:14,418 고맙다 1197 01:16:15,334 --> 01:16:17,293 진지하게 해야겠지? 1198 01:16:17,793 --> 01:16:19,209 빈센트는... 1199 01:16:20,668 --> 01:16:22,751 - 제츠의 팬이었어 - 그건 썼어 1200 01:16:23,251 --> 01:16:25,626 시시껄렁한 것에 잘 웃지 1201 01:16:26,584 --> 01:16:27,918 옛날 영화를 좋아하고 1202 01:16:29,001 --> 01:16:30,376 LP 판을 듣고 1203 01:16:31,918 --> 01:16:32,834 또... 1204 01:16:33,793 --> 01:16:36,043 가끔은 1205 01:16:36,793 --> 01:16:39,626 라디오 뉴스에 전화해서 들이받기도 해 1206 01:16:41,459 --> 01:16:45,626 버럭 화를 내고 고함도 치는데 1207 01:16:45,626 --> 01:16:47,168 뭐 때문인지도 까먹지 1208 01:16:48,043 --> 01:16:51,668 신경 끄고 살아야 할 많은 것들에 대해서 1209 01:16:51,668 --> 01:16:53,209 신경 끄고 사는 편이야 1210 01:16:53,209 --> 01:16:57,626 '신경 끄고 살아야 할 많은 것들에 대해서...' 1211 01:16:57,626 --> 01:16:58,751 이건 사실이야 1212 01:16:58,751 --> 01:17:01,126 - 내가 한 말 전부 사실이야 - 알아 1213 01:17:01,126 --> 01:17:03,001 내가 쓴 것보다 흥미롭네 1214 01:17:03,543 --> 01:17:06,418 - 근데 이것도 목록일 뿐이야 - 난 할 만큼 했어 1215 01:17:07,876 --> 01:17:11,543 어느 날... 세라가 돌아가신 후였는데 1216 01:17:11,543 --> 01:17:14,209 케이티는 막 대학에 갔거나 그 직전 여름이어서 1217 01:17:14,209 --> 01:17:16,168 뉴욕에 없었고 1218 01:17:17,168 --> 01:17:20,168 레이철은 밤 외출을 자주 해서 1219 01:17:20,168 --> 01:17:25,543 아빠랑 내가 밤에 단둘이 집에 있는 일이 드물진 않았어 1220 01:17:26,043 --> 01:17:28,334 난 학교 숙제는 별 도움이 필요 없었고 1221 01:17:28,834 --> 01:17:31,543 아빠는 아직 애도 중이었지만 1222 01:17:32,168 --> 01:17:37,209 우린 가끔 저녁 먹고 영화나 TV 쇼를 같이 봤어 1223 01:17:37,209 --> 01:17:39,751 지금도 그때가 자주 생각나 1224 01:17:39,751 --> 01:17:42,209 참 평온했지 1225 01:17:43,334 --> 01:17:49,584 그러던 어느 날 TV를 보다가 아빠가 격분하신 적이 있어 1226 01:17:49,584 --> 01:17:52,626 뭔지는 몰라도 누군가 죽는 내용이었는데 1227 01:17:52,626 --> 01:17:56,001 나한테 이걸 설명해 주고 싶어 하셨어 1228 01:17:56,709 --> 01:17:58,918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죽음은 1229 01:17:58,918 --> 01:18:03,459 실제 삶에서의 죽음과 큰 괴리가 있다는 거야 1230 01:18:04,918 --> 01:18:08,251 죽음을 보여주려는 책, 영화, 그 외 모든 게 틀렸고 1231 01:18:08,251 --> 01:18:12,293 이미지나 언어로 옮기는 행위 자체가 잘못됐다는 거지 1232 01:18:12,293 --> 01:18:15,793 거대한 거짓말이랬어 우리가 보고 있던 그것처럼... 1233 01:18:16,293 --> 01:18:18,251 그리고 뭐라셨더라? 1234 01:18:19,334 --> 01:18:22,459 '한 사람의 삶을 요약하는 유일한 방법은' 1235 01:18:22,459 --> 01:18:25,668 '그의 삶을 조망하는 유일한 방법은' 1236 01:18:26,459 --> 01:18:30,959 '그가 뭘 했고, 어떤 사람이었고 어떻게 사랑했으며...' 1237 01:18:32,293 --> 01:18:33,293 - 무슨 일 있어요? - 아뇨 1238 01:18:33,293 --> 01:18:35,668 주무세요, 제가 갈 시간이라서요 1239 01:18:37,459 --> 01:18:38,501 깜짝이야 1240 01:18:39,376 --> 01:18:41,751 - 무슨 일 생긴 줄 알았네 - 나도 1241 01:18:42,251 --> 01:18:43,626 정말 못 할 짓이다 1242 01:18:43,626 --> 01:18:46,543 다들 너무 예민해져 있어 이러면 안 되는데 1243 01:18:46,543 --> 01:18:48,376 배웅하고 올게 1244 01:18:48,876 --> 01:18:50,459 뭐? 잠깐만 1245 01:18:50,459 --> 01:18:53,126 하던 얘기 있잖아, 그... 1246 01:18:54,876 --> 01:18:56,584 아빠가 죽음에 대해 한 얘기 1247 01:18:57,084 --> 01:18:57,959 맞다 1248 01:18:59,543 --> 01:19:03,293 죽음이 어떤 느낌인지 진정으로 전달하는 건 1249 01:19:03,293 --> 01:19:05,209 부재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1250 01:19:05,209 --> 01:19:07,793 그 외의 모든 건 환상이래 1251 01:19:11,543 --> 01:19:12,459 가시죠 1252 01:19:13,376 --> 01:19:14,709 결론 났네 1253 01:19:15,751 --> 01:19:17,001 아무것도 쓰지 마 1254 01:19:17,626 --> 01:19:19,043 그러니까 아빠 말씀은 1255 01:19:19,543 --> 01:19:22,918 죽기 전까진 그 사람을 온전히 알 수 없다는 거네? 1256 01:19:23,543 --> 01:19:26,793 하지만 살아 있을 때도 알 수 있는 거 아니야? 1257 01:19:27,543 --> 01:19:28,459 그래 1258 01:19:29,501 --> 01:19:33,543 뭐... 지금 어떤 사람인지는 알 수 있지 1259 01:19:34,709 --> 01:19:35,626 저기... 1260 01:19:37,668 --> 01:19:39,501 내가 상관할 건 아니지만... 1261 01:19:40,501 --> 01:19:43,584 트레이시랑 싸우는 거 들었는데 그건 그냥 1262 01:19:43,584 --> 01:19:47,168 십 대인 그 애의 모습일 뿐이야 알잖아 1263 01:19:47,668 --> 01:19:49,501 아빠가 한 말도 1264 01:19:50,043 --> 01:19:52,876 전체를 보라는 뜻 같아 1265 01:19:52,876 --> 01:19:55,543 그 사람의 인생 전체 1266 01:19:56,043 --> 01:19:59,876 사람은 시기에 따라서 전혀 달라지기도 하잖아 1267 01:20:01,126 --> 01:20:03,459 전체를 봐주자 1268 01:20:07,251 --> 01:20:08,126 그래 1269 01:20:10,168 --> 01:20:12,334 트레이시만 보면 자꾸 잊어 1270 01:20:12,834 --> 01:20:14,751 평생 이럴 것만 같아서 1271 01:20:14,751 --> 01:20:16,168 아니야 1272 01:20:16,168 --> 01:20:20,376 나이 들어도 싸가지일 테지만 다른 종류의 싸가지일 거야 1273 01:20:23,209 --> 01:20:25,376 - 농담이야 - 그래, 알아 1274 01:20:32,251 --> 01:20:35,334 자주 못 와서 미안해 도움이 못 돼서 1275 01:20:36,043 --> 01:20:37,251 혼자 힘들었지? 1276 01:20:40,293 --> 01:20:41,418 괜찮아 1277 01:20:43,876 --> 01:20:45,084 난 좋았어 1278 01:20:47,501 --> 01:20:48,584 그래도 고마워 1279 01:20:48,584 --> 01:20:50,668 그리고 여기 안 떠나면 좋겠어 1280 01:20:51,168 --> 01:20:52,084 왜? 1281 01:20:52,584 --> 01:20:55,084 가족의 공간으로 남길 바라니까 1282 01:21:01,668 --> 01:21:03,876 지금 방에 같이 들어가 볼래? 1283 01:21:06,376 --> 01:21:07,626 얼른 가자 1284 01:21:22,751 --> 01:21:25,084 - 누가 왔나 보세요 - 세 딸이 다 왔어요 1285 01:21:26,918 --> 01:21:27,751 안녕! 1286 01:21:31,501 --> 01:21:32,793 아빠, 나예요 1287 01:21:33,334 --> 01:21:34,334 올려 1288 01:21:35,834 --> 01:21:37,084 왜요, 아빠? 1289 01:21:38,209 --> 01:21:40,793 무슨 말씀이지? 옮겨 달라고요? 1290 01:21:41,668 --> 01:21:43,084 다시 말씀해 주세요 1291 01:21:43,084 --> 01:21:45,793 - 일어나 앉고 싶으신가 봐 - 진짜? 1292 01:21:46,334 --> 01:21:47,376 아빠? 1293 01:21:48,168 --> 01:21:49,834 - 그림 조심해! - 알았어 1294 01:21:49,834 --> 01:21:51,084 - 맙소사 - 저기 1295 01:21:51,084 --> 01:21:53,126 - 이게 맞는 걸까? - 천천히 가자 1296 01:21:53,126 --> 01:21:54,668 그래, 조심하자 1297 01:21:54,668 --> 01:21:56,418 - 발 조심해 - 날 따라와 1298 01:21:57,001 --> 01:21:58,626 - 조심 - 알았어, 됐어요, 아빠 1299 01:21:58,626 --> 01:22:01,209 - 안 쓰러지시게 해 - 알았어 1300 01:22:01,209 --> 01:22:02,876 - 알았지? - 잘하고 있어 1301 01:22:06,459 --> 01:22:08,251 이제 됐다 1302 01:22:09,084 --> 01:22:10,584 의자에 앉고 싶으신가 봐 1303 01:22:10,584 --> 01:22:13,876 의자에? 그래도 될까? 갑자기 옮겨야 하면 어쩌게? 1304 01:22:14,459 --> 01:22:15,293 어디로? 1305 01:22:16,251 --> 01:22:17,334 - 알았어 - 알았어 1306 01:22:17,334 --> 01:22:18,543 - 좋아 - 그래 1307 01:22:19,626 --> 01:22:21,751 - 여기 - 그 의자 말고 1308 01:22:25,876 --> 01:22:27,251 - 됐어? - 응, 됐어 1309 01:22:27,918 --> 01:22:29,668 모니터는 이쪽에 두자 1310 01:22:29,668 --> 01:22:31,126 - 그래 - 잠깐만 1311 01:22:32,251 --> 01:22:34,626 발 들어 올릴게요, 아셨죠? 1312 01:22:34,626 --> 01:22:37,168 - 잠가 - 응, 양쪽 다 잠가 1313 01:22:37,668 --> 01:22:38,501 됐어? 1314 01:22:46,126 --> 01:22:48,668 - 하나, 둘, 셋 - 위로 1315 01:22:52,959 --> 01:22:53,793 됐다 1316 01:22:56,376 --> 01:22:58,668 응, 뒤에다 꽂을게 1317 01:22:59,626 --> 01:23:00,751 이쪽이야 1318 01:23:00,751 --> 01:23:01,918 응, 고마워 1319 01:23:03,001 --> 01:23:04,084 조심해 1320 01:23:05,418 --> 01:23:06,584 - 됐어? - 응 1321 01:23:08,043 --> 01:23:09,459 - 꽂았어 - 됐어 1322 01:23:09,459 --> 01:23:11,126 산소 들어간다 1323 01:23:11,126 --> 01:23:12,043 됐어 1324 01:23:13,709 --> 01:23:14,543 그래 1325 01:23:25,293 --> 01:23:26,168 안녕! 1326 01:23:28,626 --> 01:23:30,834 어떡하지? 뭘 드시는 건 안 되겠지? 1327 01:23:30,834 --> 01:23:34,043 그냥 시간 보내자 영화나 스포츠 중계 보면서 1328 01:23:34,043 --> 01:23:35,209 아빠 1329 01:23:35,209 --> 01:23:37,918 타이탄스 때문에 베팅은 망했지만 1330 01:23:38,418 --> 01:23:40,334 빌스 경기라도 볼래요? 1331 01:23:43,084 --> 01:23:44,043 그럴까요? 1332 01:23:44,043 --> 01:23:45,543 - 그쪽에 서, 크리스티나 - 응 1333 01:23:57,168 --> 01:23:58,334 엉망진창이네 1334 01:23:59,793 --> 01:24:00,918 아빠! 1335 01:24:21,084 --> 01:24:22,709 얘들아, 제발 좀... 1336 01:24:26,209 --> 01:24:28,459 - 이놈의 소리... - 그래도, 아빠... 1337 01:24:28,959 --> 01:24:30,543 이러면 안 돼요! 1338 01:24:43,209 --> 01:24:45,584 - 안 돼요 - 이럴 거 없다 1339 01:24:46,084 --> 01:24:47,501 혼자 일어날게 1340 01:24:49,959 --> 01:24:54,334 아직 이 정도 기력은 있어 1341 01:25:28,084 --> 01:25:29,751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? 1342 01:25:29,751 --> 01:25:31,751 누워만 있기가 좀 지겨워야지 1343 01:25:46,043 --> 01:25:48,918 애써준 건 고맙지만... 1344 01:25:51,751 --> 01:25:52,751 틀렸어 1345 01:25:53,376 --> 01:25:54,751 레이철은 너희 자매야 1346 01:25:55,918 --> 01:25:57,168 내 딸이라고 1347 01:25:58,459 --> 01:26:02,543 내 딸처럼 키운 게 아니라 내 딸이지 1348 01:26:02,543 --> 01:26:06,709 핏줄로만 따진다면 아주 다른 아버지를 만났을 거야 1349 01:26:06,709 --> 01:26:09,043 내 아버지 같은 사람 말이다 1350 01:26:09,043 --> 01:26:12,876 내 아버지는 천하의 개차반이었어 너희도 알지? 1351 01:26:13,376 --> 01:26:15,876 핏줄로 연결됐다고는 해도 1352 01:26:17,001 --> 01:26:19,001 그 사람은 아버지가 아니었지 1353 01:26:23,584 --> 01:26:26,084 넌 상상도 못 할 거다 1354 01:26:26,084 --> 01:26:29,501 레이철이 널 얼마나 아끼는지 1355 01:26:29,501 --> 01:26:31,751 얘한테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 1356 01:26:31,751 --> 01:26:34,918 네가 대학에 가면서 집을 떠났을 때 1357 01:26:34,918 --> 01:26:37,334 그렇게 슬퍼하는 건 처음 봤다 1358 01:26:37,334 --> 01:26:41,001 엄마가 아파서 우리 곁을 떠났을 때 빼고는 말이야 1359 01:26:43,209 --> 01:26:46,334 난 너희 둘이 왜 그렇게 으르렁대는지 1360 01:26:46,334 --> 01:26:48,543 깨닫게 될 날만 기다렸어 1361 01:26:50,418 --> 01:26:52,084 서로 참 많이 닮았지 1362 01:26:52,584 --> 01:26:54,876 내가 없어도 모두 노력해 주면 좋겠다 1363 01:26:54,876 --> 01:26:57,834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아 1364 01:26:58,668 --> 01:27:01,876 내가 떠난 후에도 너희는 연결될 거야 1365 01:27:01,876 --> 01:27:04,668 오히려 그래서 더 끈끈하게 이어지겠지 1366 01:27:08,876 --> 01:27:09,918 크리스티나 1367 01:27:13,751 --> 01:27:14,918 크리스티나 1368 01:27:16,459 --> 01:27:18,251 네가 누리지 못한 거 알아 1369 01:27:19,376 --> 01:27:22,918 우리가 같이 영화 본 얘기 하는 거 들었다 1370 01:27:24,626 --> 01:27:28,584 그때만큼 너한테 마음을 써주지 못한 때가 없었는데 1371 01:27:29,084 --> 01:27:31,459 누구도 널 돌봐주지 못했지 1372 01:27:32,626 --> 01:27:34,543 말로 표현 못 할 만큼 미안해 1373 01:27:36,668 --> 01:27:38,168 너는... 1374 01:27:38,168 --> 01:27:40,876 걸음마를 뗀 순간부터 1375 01:27:40,876 --> 01:27:45,084 아무도 필요 없어 보였어 혼자 둬도 될 것 같았지 1376 01:27:45,084 --> 01:27:48,126 나중에 네 엄마가 떠났을 때도 괜찮아 보이더구나 1377 01:27:48,126 --> 01:27:51,126 불가능한 일이란 걸 왜 깨닫지 못했을까? 1378 01:27:51,126 --> 01:27:55,251 너도 똑같이 아팠을 텐데 내 아픔에 파묻혀서 못 본 거야 1379 01:27:57,084 --> 01:27:59,459 그러다 난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... 1380 01:28:03,626 --> 01:28:06,168 네 딸은 부족함 없이 자랄 거다 1381 01:28:07,876 --> 01:28:12,459 넌 네 딸과 데이비드한테 사랑을 듬뿍 쏟으니까 1382 01:28:12,459 --> 01:28:16,709 더 낳는 쪽으로 선택한다면 그 애한테도 그러겠지 1383 01:28:16,709 --> 01:28:19,626 그래서 고맙다 1384 01:28:21,001 --> 01:28:26,126 나보다 잘해줘서 고맙고 더 많은 걸 해줘서 고마워 1385 01:28:30,001 --> 01:28:31,709 겁나게 멋진 도시라니까! 1386 01:28:34,209 --> 01:28:35,626 정말 경이로워 1387 01:28:37,084 --> 01:28:42,293 바퀴벌레나 잡초처럼 어떻게든 우린 계속 살아남지 1388 01:28:44,293 --> 01:28:47,793 도시 구석구석에 살아 숨 쉬는 1389 01:28:48,584 --> 01:28:51,251 유령들과 기억들이 그리울 거야 1390 01:28:53,793 --> 01:28:55,876 나도 곧 그렇게 되겠지 1391 01:28:59,084 --> 01:29:05,209 너희 엄마들 외에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1392 01:29:05,209 --> 01:29:09,418 해안경비대에 입대하던 해 여름이니까 아주 어릴 때였지 1393 01:29:10,418 --> 01:29:13,084 그 사람 이름은 블리스였어 1394 01:29:14,293 --> 01:29:17,043 아일랜드에선 생소한 이름 아니야 1395 01:29:17,043 --> 01:29:19,876 퀸스 출신이지만 아일랜드인이거든 1396 01:29:21,209 --> 01:29:23,626 그리고 너희 모두처럼 1397 01:29:24,501 --> 01:29:26,001 너희 엄마들처럼 1398 01:29:26,709 --> 01:29:28,376 독립적인 사람이었지 1399 01:29:29,001 --> 01:29:32,084 블리스 같은 사람은 처음 만나봤어 1400 01:29:32,668 --> 01:29:36,376 그렇게나 많은 것에 호기심을 갖는 사람은 1401 01:29:36,376 --> 01:29:38,876 본 적이 없었거든 1402 01:29:38,876 --> 01:29:40,418 나중에도 못 봤고 1403 01:29:41,001 --> 01:29:42,501 삶은 물론이고 1404 01:29:44,418 --> 01:29:48,334 세상과 사람들에도 호기심을 느꼈지 1405 01:29:52,084 --> 01:29:56,376 함께 있기만 해도 황홀했고 흠뻑 빠져들었다 1406 01:29:57,001 --> 01:30:00,584 그런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었어 1407 01:30:00,584 --> 01:30:03,168 나도 그렇게 보고 싶었지 1408 01:30:05,751 --> 01:30:07,668 그러다 난 임무를 떠났어 1409 01:30:08,459 --> 01:30:10,376 나중에 복귀했을 땐 1410 01:30:11,834 --> 01:30:13,084 우린 편지도 끊겼고 1411 01:30:13,084 --> 01:30:15,959 인생이 그렇듯이 자연스레 멀어졌다 1412 01:30:17,084 --> 01:30:22,543 사실, 한 번도 다시 만나거나 마주친 적이 없다가 1413 01:30:23,168 --> 01:30:25,876 딱 한 번 봤어 1414 01:30:26,459 --> 01:30:30,168 각자 다른 무리와 길을 걷다가 잠깐 스쳤지 1415 01:30:33,334 --> 01:30:36,334 난 그 사람 팔을 잡고 말했어 1416 01:30:37,043 --> 01:30:38,043 '오랜만이야' 1417 01:30:38,709 --> 01:30:39,793 이러더라고 1418 01:30:40,376 --> 01:30:42,084 '아직도 날 기억해?' 1419 01:30:44,251 --> 01:30:45,251 내가 대답했어 1420 01:30:46,126 --> 01:30:47,376 '당연하지' 1421 01:30:48,043 --> 01:30:50,543 '넌 내 인생을 바꿔놨어' 1422 01:30:52,459 --> 01:30:53,959 그 사람은 씩 웃었지 1423 01:30:55,584 --> 01:30:58,459 하지만 죄책감은 남는다 1424 01:30:58,459 --> 01:31:01,501 그런 내 마음을 1425 01:31:02,293 --> 01:31:04,501 좀 더 표현했으면 좋았잖아 1426 01:31:06,334 --> 01:31:09,459 그러고도 큰 깨달음은 없었어 나는... 1427 01:31:10,793 --> 01:31:13,584 우리는 저마다 한 가지씩은 후회를 안고 죽지 1428 01:31:14,459 --> 01:31:17,001 하지만 나는... 1429 01:31:18,543 --> 01:31:22,959 너희가 사랑의 가치를 알았으면 좋겠구나 1430 01:31:24,834 --> 01:31:27,959 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것 1431 01:31:29,626 --> 01:31:30,459 아빠? 1432 01:31:31,709 --> 01:31:32,751 지금의 나를 1433 01:31:34,293 --> 01:31:35,334 만들어준 것 1434 01:31:36,168 --> 01:31:39,584 아빠? 1435 01:31:39,584 --> 01:31:41,043 - 나를... - 아빠? 1436 01:31:41,043 --> 01:31:42,251 난... 1437 01:31:42,251 --> 01:31:43,376 - 아빠! - 안 돼 1438 01:31:44,626 --> 01:31:46,376 - 아빠 - 아빠, 아빠! 1439 01:31:47,959 --> 01:31:48,834 아빠! 1440 01:31:57,584 --> 01:31:59,834 "조의를 표하며" 1441 01:31:59,834 --> 01:32:02,501 "사망 증명서 관련 중요 정보" 1442 01:33:17,334 --> 01:33:18,626 아빠가 가셨어 1443 01:34:43,584 --> 01:34:48,209 아기 오리 다섯 마리가 길을 떠났네 1444 01:34:48,959 --> 01:34:53,334 저 멀리 언덕 너머로 1445 01:34:54,126 --> 01:34:59,251 엄마 오리가 말했네 '꽥꽥꽥꽥' 1446 01:34:59,918 --> 01:35:04,668 하지만 돌아온 아기 오리는 네 마리뿐 1447 01:35:19,001 --> 01:35:23,293 아기 오리 네 마리가 길을 떠났네 1448 01:35:23,293 --> 01:35:27,418 저 멀리 언덕 너머로 1449 01:35:27,418 --> 01:35:31,126 엄마 오리가 말했네 '꽥꽥꽥꽥' 1450 01:35:31,709 --> 01:35:35,918 하지만 돌아온 아기 오리는 세 마리뿐 1451 01:35:36,584 --> 01:35:37,584 "심폐소생술 거부" 1452 01:35:37,584 --> 01:35:40,918 아기 오리 세 마리가 길을 떠났네 1453 01:35:40,918 --> 01:35:45,293 저 멀리 언덕 너머로 1454 01:35:45,293 --> 01:35:50,001 엄마 오리가 말했네 '꽥꽥꽥꽥' 1455 01:35:50,001 --> 01:35:54,876 하지만 돌아온 아기 오리는 두 마리뿐 1456 01:35:57,668 --> 01:36:02,251 아기 오리 두 마리가 길을 떠났네 1457 01:36:02,251 --> 01:36:06,584 저 멀리 언덕 너머로 1458 01:36:06,584 --> 01:36:11,001 엄마 오리가 말했네 '꽥꽥꽥꽥' 1459 01:36:11,001 --> 01:36:15,918 하지만 돌아온 아기 오리는 한 마리뿐 1460 01:36:36,293 --> 01:36:40,376 아기 오리 한 마리가 길을 떠났네 1461 01:36:40,376 --> 01:36:44,251 저 멀리 언덕 너머로 1462 01:36:44,751 --> 01:36:48,709 엄마 오리가 말했네 '꽥꽥꽥꽥' 1463 01:36:48,709 --> 01:36:53,834 하지만 돌아온 아기 오리는 없었네 1464 01:36:55,084 --> 01:36:56,376 좀 어때요, 레이철? 1465 01:36:58,834 --> 01:37:00,043 소식 들었어요 1466 01:37:00,751 --> 01:37:01,918 명복을 빌어요 1467 01:37:03,084 --> 01:37:04,709 괜찮은 거예요? 1468 01:37:08,084 --> 01:37:08,918 네 1469 01:37:10,501 --> 01:37:11,543 괜찮아요 1470 01:37:14,584 --> 01:37:15,543 고마워요, 빅터 1471 01:37:26,459 --> 01:37:31,751 슬픈 엄마 오리는 길을 떠났네 1472 01:37:32,293 --> 01:37:37,126 저 멀리 언덕 너머로 1473 01:37:37,626 --> 01:37:39,918 아빠 오리가 말했네 1474 01:37:39,918 --> 01:37:42,168 '삐삐삐' 1475 01:37:42,168 --> 01:37:43,959 "협동조합 주택 단지" 1476 01:37:43,959 --> 01:37:46,959 '삐~' 1477 01:37:51,251 --> 01:37:54,126 집 나간 미친 아기 오리들이 다 돌아왔어 1478 01:37:56,626 --> 01:38:03,626 "아버지의 세 딸들" 1479 01:43:00,543 --> 01:43:04,209 자막: 김현경 1480 01:43:04,209 --> 01:43:09,418 "아버지의 세 딸들"