1 00:00:02,000 --> 00:00:07,000 Downloaded from YTS.MX 2 00:00:08,000 --> 00:00:13,000 Official YIFY movies site: YTS.MX 3 00:00:11,511 --> 00:00:14,639 "2013년 2월 14일" 4 00:00:17,809 --> 00:00:22,605 28도 41분 30초 5 00:00:23,982 --> 00:00:26,025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토리가 6 00:00:26,026 --> 00:00:28,278 느닷없이 출현할 때가 있어요 7 00:00:28,778 --> 00:00:31,238 현장으로 허겁지겁 갔던 기억이 나요 8 00:00:31,239 --> 00:00:33,741 이 엄청난 이야기로 9 00:00:33,742 --> 00:00:35,618 이목을 집중시키겠다는 생각이었죠 10 00:00:36,745 --> 00:00:40,873 뉴스 촬영팀, 보도진 사진 기자를 데려갔어요 11 00:00:40,874 --> 00:00:45,669 취재진을 태운 배를 띄우고 헬리콥터도 공중에 대기시켰습니다 12 00:00:45,670 --> 00:00:47,130 너무나 궁금했어요 13 00:00:48,131 --> 00:00:50,257 미국의 관심이 총집중됐죠 14 00:00:50,258 --> 00:00:54,846 3초 후에 우리 밑에 나타날 거예요 15 00:01:00,477 --> 00:01:01,311 젠장! 16 00:01:03,521 --> 00:01:07,191 지금 저희는 바다 위의 재난 구역이 되어버린 17 00:01:07,192 --> 00:01:09,694 오물 크루즈선의 모습을 최초로 포착했습니다 18 00:01:14,032 --> 00:01:15,657 {\an8}"분뇨 악취 사태 오물 크루즈선 최초 공개" 19 00:01:15,658 --> 00:01:20,079 {\an8}보시다시피 저희 헬기가 촬영한 갑판 위의 승객들은 20 00:01:20,080 --> 00:01:22,957 {\an8}'HELP'를 몸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21 00:01:23,875 --> 00:01:27,377 {\an8}이 크루즈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? 22 00:01:27,378 --> 00:01:30,381 겁나 전속력으로 튀어 나갈 거야 23 00:01:33,176 --> 00:01:35,095 우린 크루즈 여행을 정말 사랑해요 24 00:01:36,679 --> 00:01:39,556 음식, 수영장, 워터 슬라이드 25 00:01:39,557 --> 00:01:42,769 뭘 더 바라겠어요? 모든 게 다 좋았죠 26 00:01:44,479 --> 00:01:45,729 정말 신나게 즐기고 있었어요 27 00:01:45,730 --> 00:01:49,234 현실 세계를 완전히 떠났다는 즐거움에 빠져들었죠 28 00:01:50,735 --> 00:01:52,402 우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29 00:01:52,403 --> 00:01:53,988 '여기 최고잖아!' 하면서요 30 00:01:55,115 --> 00:01:57,158 그런데 조명이 꺼졌어요 31 00:01:58,827 --> 00:01:59,744 세상에 32 00:02:02,122 --> 00:02:04,623 그 순간 모두가 기겁했죠 '뭔 난리지?' 33 00:02:04,624 --> 00:02:06,750 4천 명 이상의 인원이 34 00:02:06,751 --> 00:02:09,337 해상에 멈춘 크루즈선에 갇혀 있습니다 35 00:02:09,963 --> 00:02:14,259 수천 명의 승객이 꿈꿨던 휴가는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습니다 36 00:02:16,094 --> 00:02:18,178 상황이 정말 급속히 나빠졌어요 37 00:02:18,179 --> 00:02:19,721 맙소사 38 00:02:19,722 --> 00:02:22,183 사람들은 느닷없이 이기적으로 변해버렸어요 39 00:02:23,268 --> 00:02:24,602 공포가 밀려왔어요 40 00:02:25,186 --> 00:02:28,898 갑자기 깨달았죠 '젠장, 배에 불이 났어' 41 00:02:29,524 --> 00:02:30,817 가자, 어서 42 00:02:31,943 --> 00:02:34,070 어떡해, 이제 끝났구나 우린 침몰할 거야 43 00:02:35,989 --> 00:02:38,073 알고 보니 불은 아무것도 아니었어요 44 00:02:38,074 --> 00:02:39,492 망할 화장실이 문제였죠 45 00:02:40,451 --> 00:02:44,873 식당 바닥에 똥과 오줌이 있어요 46 00:02:45,373 --> 00:02:47,584 변기 하나에 들어가는 양은 뻔하잖아요 47 00:02:48,209 --> 00:02:51,003 바다에 떠 있는 세균 배양 접시였어요 48 00:02:51,004 --> 00:02:52,964 맙소사 49 00:02:54,299 --> 00:02:56,383 살려주세요! 구해줘요! 50 00:02:56,384 --> 00:02:59,678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는 악몽이 시작되고 있었어요 51 00:02:59,679 --> 00:03:02,265 날 이 배에서 내려줘 52 00:03:03,433 --> 00:03:10,356 "난장판이 된 사건사고: 똥범벅 크루즈" 53 00:03:21,576 --> 00:03:22,410 안녕하세요 54 00:03:22,911 --> 00:03:25,078 크루즈 여행을 가게 됐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건 55 00:03:25,079 --> 00:03:28,790 약혼자의 전화를 받으면서였어요 '우리 가족이 크루즈 여행 가는데' 56 00:03:28,791 --> 00:03:29,708 "데빈 7202호 선실" 57 00:03:29,709 --> 00:03:30,834 '우리도 같이 가자' 58 00:03:30,835 --> 00:03:32,294 '다 내준대' 59 00:03:32,295 --> 00:03:34,213 고민 없이 동의했죠 60 00:03:34,214 --> 00:03:35,505 "트라이엄프호에서 즐겨요!" 61 00:03:35,506 --> 00:03:38,091 일정에 따르면 이틀간 항해해서 62 00:03:38,092 --> 00:03:41,512 멕시코의 코수멜에서 정박한 다음 63 00:03:42,013 --> 00:03:45,474 다시 하루 동안 항해해 갤버스턴으로 돌아가는 거였죠 64 00:03:45,475 --> 00:03:46,809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65 00:03:47,518 --> 00:03:48,518 "갤버스턴" 66 00:03:48,519 --> 00:03:49,770 하지만 조금 긴장됐던 건 67 00:03:49,771 --> 00:03:54,108 약혼자의 아버지와 며칠을 보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68 00:03:57,820 --> 00:04:01,114 때는 따님과 결혼을 허락해 달라고 부탁드린 직후였어요 69 00:04:01,115 --> 00:04:03,701 그러니 당연히 잘 보이고 싶었죠 70 00:04:04,994 --> 00:04:06,745 아버님이 저를 보시고 71 00:04:06,746 --> 00:04:09,414 딸의 배필로 흡족히 봐주시길 바랐어요 72 00:04:09,415 --> 00:04:12,251 내가 크루즈 여행을 간 목적은 딱 하나였어요 73 00:04:12,252 --> 00:04:15,129 제 딸 베카와 돈독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였죠 74 00:04:15,922 --> 00:04:19,926 이혼한 지 얼마 안 돼 몹시 힘들었던 시기였어요 75 00:04:20,426 --> 00:04:21,969 제게 아빠는 최고의 친구예요 76 00:04:21,970 --> 00:04:25,973 아빠가 그리웠던 저는 같이 지낼 수 있어서 신이 났죠 77 00:04:25,974 --> 00:04:27,600 진짜로요 78 00:04:32,522 --> 00:04:35,358 배가 저기 있군요 우리가 탈 배예요 79 00:04:36,859 --> 00:04:38,194 빌딩 같네요 80 00:04:40,488 --> 00:04:42,572 "카니발 트라이엄프" 81 00:04:42,573 --> 00:04:45,242 크루즈선의 규모가 얼마나 거대한지는 82 00:04:45,243 --> 00:04:46,952 그 앞에 서기 전까진 몰라요 83 00:04:46,953 --> 00:04:49,788 고층 빌딩 하나가 옆으로 누워 있는 느낌인데 84 00:04:49,789 --> 00:04:50,790 물 위에 떠 있어요 85 00:04:51,582 --> 00:04:52,542 어마어마하죠 86 00:04:54,919 --> 00:04:59,674 들어가면 나선 계단과 샹들리에로 꾸며진 널따란 로비가 나와요 87 00:05:01,050 --> 00:05:03,177 한쪽에는 아케이드가 있어요 88 00:05:03,678 --> 00:05:04,846 여기가 카지노예요 89 00:05:05,847 --> 00:05:09,767 한순간에 음식이 무제한 제공되는 초대형 연회장이 펼쳐지고요 90 00:05:11,019 --> 00:05:13,730 공연을 실시간으로 즐기는 극장도 있어요 91 00:05:14,355 --> 00:05:16,148 가다 보면 어느새 갑판에 나가게 되는데 92 00:05:16,149 --> 00:05:18,275 커다란 체스 말이 있고 93 00:05:18,276 --> 00:05:21,611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여요 스파에서 피로를 풀기도 하고요 94 00:05:21,612 --> 00:05:25,408 어딜 둘러봐도 즐길 거리가 가득했죠 95 00:05:29,954 --> 00:05:31,788 "칼린: 7297호 선실 애슐리, 제이미: 2330호 선실" 96 00:05:31,789 --> 00:05:34,459 저는 결혼을 앞두고 처녀 파티를 하러 갔어요 97 00:05:35,168 --> 00:05:37,462 팬티 보이면 안 되는데 98 00:05:38,129 --> 00:05:42,841 같이 상의한 끝에 파티하기엔 크루즈가 좋겠다고 결정했어요 99 00:05:42,842 --> 00:05:47,596 기대감에 부풀었던 기억이 나 크루즈라니, 완벽하잖아! 100 00:05:47,597 --> 00:05:50,516 짐을 내려놓자마자 바로 직행했어요 101 00:05:52,894 --> 00:05:53,852 "응급 상황 시..." 102 00:05:53,853 --> 00:05:55,479 원래 무슨 안전 교육을 받아야 했는데 103 00:05:55,480 --> 00:05:56,688 "4번 갑판 비상 집결 장소" 104 00:05:56,689 --> 00:05:59,775 그런 거 모르면 어떠냐고 생각한 기억이 나요 105 00:05:59,776 --> 00:06:02,569 '비상 집결 장소가 어딘지 외워야 할 일이 일어나겠어?' 106 00:06:02,570 --> 00:06:04,197 우린 파티를 시작하고 싶었어요 107 00:06:05,448 --> 00:06:06,699 셀카 찍자 108 00:06:08,618 --> 00:06:11,120 "첫날" 109 00:06:14,207 --> 00:06:15,832 배에서 기적이 울리고 110 00:06:15,833 --> 00:06:18,878 '그래, 이제 멋진 여행이 시작되는구나!' 싶었어요 111 00:06:21,881 --> 00:06:23,132 말도 못 하게 신났죠 112 00:06:29,138 --> 00:06:32,683 우리는 일단 술을 챙겨서 갑판으로 나갔어요 113 00:06:33,267 --> 00:06:34,309 앉아서 즐기며 114 00:06:34,310 --> 00:06:37,897 장인어른이 제가 좋은 녀석이란 걸 알아주시길 바라며 대화를 나눴죠 115 00:06:39,816 --> 00:06:43,568 종일 햇볕 아래에서 칵테일을 마셨어요 116 00:06:43,569 --> 00:06:45,113 꿈만 같았어요 117 00:06:46,155 --> 00:06:48,198 제가 바에 올라가는데 118 00:06:48,199 --> 00:06:51,076 어떤 목소리가 천장에서 들려왔어요 119 00:06:51,077 --> 00:06:53,954 기운 넘치는 영국 억양이었어요 120 00:06:53,955 --> 00:06:57,666 '안녕, 안녕! 난 젠이에요! 정말 신나요!' 121 00:06:57,667 --> 00:06:59,043 기분 좋은 분이었어요 122 00:07:02,547 --> 00:07:04,548 멋진 오후예요 여러분 잘 오셨습니다 123 00:07:04,549 --> 00:07:07,092 여기는 아름다운 카니발 트라이엄프호예요 124 00:07:07,093 --> 00:07:09,136 젠은 트라이엄프의 목소리를 담당했어요 125 00:07:09,137 --> 00:07:10,887 - 젠 - 젠 126 00:07:10,888 --> 00:07:12,347 휴가의 여왕이었어요 127 00:07:12,348 --> 00:07:14,558 여기서 같이 즐깁시다 테이블로 나오세요 128 00:07:14,559 --> 00:07:17,519 음악 주세요, 시작해 볼까요? 129 00:07:17,520 --> 00:07:19,229 전 제 일을 사랑했어요 130 00:07:19,230 --> 00:07:21,899 무엇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게 없었죠 131 00:07:22,400 --> 00:07:25,278 승객들을 좋아하는 마음도 진심이었어요 132 00:07:25,862 --> 00:07:28,989 휴가를 근사하게 보내려고 온 사람들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133 00:07:28,990 --> 00:07:30,073 "젠 크루즈 디렉터" 134 00:07:30,074 --> 00:07:32,868 우린 그 목적을 달성하도록 진행하고 도와주는 역할이라고요 135 00:07:32,869 --> 00:07:35,580 그것 말고 뭐가 더 있나요 즐겁게 보내려고 온 손님들인데 136 00:07:36,581 --> 00:07:38,623 카니발 트라이엄프호의 두 번째 날도 아름답네요 137 00:07:38,624 --> 00:07:39,584 이틀째예요 138 00:07:40,793 --> 00:07:44,922 그렇다고 모두가 승객과 웃고 즐기기만 하는 건 아니에요 139 00:07:45,465 --> 00:07:47,884 배는 두 개의 세상으로 나뉘어 있어요 140 00:07:50,553 --> 00:07:55,266 우리 배에는 전 세계에서 온 1,200명의 직원이 있었어요 141 00:07:57,059 --> 00:07:59,478 소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저는 142 00:07:59,479 --> 00:08:04,024 나중에 커서 미국인들과 크루즈선에서 일하게 되고 143 00:08:04,025 --> 00:08:06,276 '이하!'를 외치며 즐거워할 줄 꿈에도 몰랐어요 144 00:08:06,277 --> 00:08:07,194 "한나 바텐더" 145 00:08:07,195 --> 00:08:09,906 극과 극의 세계죠 146 00:08:11,324 --> 00:08:13,241 이건 미국식 산업이잖아요 147 00:08:13,242 --> 00:08:17,288 손님은 즐기려고 배를 탔고 우린 거기서 일을 해요 148 00:08:20,958 --> 00:08:24,878 주방은 최소 근무 시간이 주당 70시간이고 149 00:08:24,879 --> 00:08:25,879 가끔은 넘기기도 해요 150 00:08:25,880 --> 00:08:28,006 {\an8}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151 00:08:28,007 --> 00:08:29,090 {\an8}"아브히 셰프" 152 00:08:29,091 --> 00:08:33,012 {\an8}저는 인도에서 와서 고강도 노동이 익숙지 않았거든요 153 00:08:34,597 --> 00:08:37,390 하지만 그 와중에 우리는 정말 즐거웠어요 154 00:08:37,391 --> 00:08:41,478 크루즈선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면 진짜 재미있어요 155 00:08:41,479 --> 00:08:44,814 크루즈선은 섹스가 넘치는 곳이죠 156 00:08:44,815 --> 00:08:48,777 아, 진짜! 어찌나 섹스 천지인지 모르는 편이 나을걸요 157 00:08:48,778 --> 00:08:51,864 모든 게 하드코어고 즐겁죠 158 00:08:55,952 --> 00:08:59,372 "셋째 날" 159 00:09:01,290 --> 00:09:04,793 {\an8}코수멜에 도착하니 화려한 색채와 음악이 우리를 사로잡았어요 160 00:09:04,794 --> 00:09:07,254 배에서 내리면 현지인들의 환영을 받아요 161 00:09:07,255 --> 00:09:10,800 계속 즐거운 시간을 보낼 준비가 돼 있었죠 162 00:09:13,844 --> 00:09:16,263 리베카가 물장구치던 게 기억나요 163 00:09:16,264 --> 00:09:18,974 장난치고 웃으며 신나게 놀았죠 164 00:09:18,975 --> 00:09:20,559 완벽했고 환상적이었어요 165 00:09:20,560 --> 00:09:22,645 딸이 행복하면 저도 행복해요 166 00:09:24,772 --> 00:09:26,189 멋진 시간이었어요 167 00:09:26,190 --> 00:09:31,571 장인어른과 가까워졌고 끝내주는 음식도 먹었죠 168 00:09:32,280 --> 00:09:34,532 배가 터지도록 먹었어요 169 00:09:38,244 --> 00:09:41,247 코수멜에 가서는 배에서보다 더 퍼마셨어요 170 00:09:43,666 --> 00:09:47,253 제가 꿈꿔왔던 처녀 파티 그 자체였어요 171 00:09:48,212 --> 00:09:52,090 배로 다시 걸어가는데 하루 남았다는 게 아쉬웠어요 172 00:09:52,091 --> 00:09:53,508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었죠 173 00:09:53,509 --> 00:09:57,679 그때까지는 모든 게 완벽했어요 더 바랄 게 없이 최고였죠 174 00:09:57,680 --> 00:10:00,473 저는 배에 다시 탄 기억이 없어요 175 00:10:00,474 --> 00:10:02,976 기어서 갔나 실려 갔나 모르는데 176 00:10:02,977 --> 00:10:04,353 그 부분의 기억이 없어요 177 00:10:05,229 --> 00:10:06,939 우린 코수멜에 품위를 내려놓고 왔어요 178 00:10:08,441 --> 00:10:11,444 머리가 베개에 닿자마자 정신을 잃었죠 179 00:10:30,963 --> 00:10:33,506 "넷째 날" 180 00:10:33,507 --> 00:10:37,761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니 온통 캄캄했어요 181 00:10:37,762 --> 00:10:39,930 무슨 일인가 싶었죠 182 00:10:40,514 --> 00:10:42,641 "오전 5:28" 183 00:10:42,642 --> 00:10:45,644 천장에 달린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길래 184 00:10:45,645 --> 00:10:47,438 그걸 바라보고 있었어요 185 00:10:50,858 --> 00:10:55,905 그러다 이런 말이 들리는 거예요 '알파 팀, 알파 팀' 186 00:10:56,656 --> 00:11:00,159 알파 팀 187 00:11:00,785 --> 00:11:02,869 주목, 알파 팀 188 00:11:02,870 --> 00:11:06,706 자다가 벌떡 깼을 때 목이 마르단 생각부터 들었어요 189 00:11:06,707 --> 00:11:07,832 '속이 안 좋아' 190 00:11:07,833 --> 00:11:09,542 '소리는 왜 저렇게 커' 191 00:11:09,543 --> 00:11:10,794 '좀 끄자' 192 00:11:10,795 --> 00:11:12,797 '누가 저것 좀 꺼' 193 00:11:13,756 --> 00:11:17,051 긴장했죠 알파 팀 경고가 뭔지 몰랐어요 194 00:11:18,135 --> 00:11:21,222 경보가 울릴 때 저는 제 방에 없었어요 195 00:11:21,889 --> 00:11:23,849 아시죠? 그렇게 됐어요 196 00:11:24,850 --> 00:11:28,186 기관실에서 일하는 사람의 선실에 있었는데 197 00:11:28,187 --> 00:11:32,983 그 남자가 침대를 박차고 나가 작업복을 입었어요 198 00:11:34,777 --> 00:11:37,405 '그래, 뭔 일이 있나 보네' 199 00:11:41,242 --> 00:11:43,159 저는 야간 근무조로 주방에 있었습니다 200 00:11:43,160 --> 00:11:45,663 그 당시에는 훈련인 줄 알았어요 201 00:11:48,416 --> 00:11:50,083 하지만 몇 초 안에 202 00:11:50,084 --> 00:11:53,087 싱크대 배수구에서 연기가 올라오기 시작했죠 203 00:11:56,757 --> 00:11:58,801 다들 '이게 뭔 난리지?' 했죠 204 00:12:02,763 --> 00:12:05,474 함교로 올라가 봤더니 205 00:12:06,851 --> 00:12:11,689 들어가자마자 상황이 심각하다는 게 느껴졌어요 206 00:12:14,024 --> 00:12:18,362 사람들은 전화와 무전에 붙어 있고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죠 207 00:12:21,532 --> 00:12:25,286 사람들이 뛰어다니며 문을 두드리는데 대혼란이었어요 208 00:12:25,911 --> 00:12:27,246 나와요! 209 00:12:28,372 --> 00:12:29,873 '어떡해, 올 게 왔구나' 210 00:12:29,874 --> 00:12:32,333 '타이태닉처럼 우리도 침몰하는 거야' 211 00:12:32,334 --> 00:12:34,336 '비상 집결 장소가 어디지?' 212 00:12:37,715 --> 00:12:40,967 무전 두 개를 켜 놓고 함교 상황에 귀를 기울였어요 213 00:12:40,968 --> 00:12:42,219 "스티븐 승객 서비스 매니저" 214 00:12:44,138 --> 00:12:47,349 소방팀을 0층 갑판으로 호출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215 00:12:50,352 --> 00:12:54,564 아무리 훈련을 많이 했어도 현실이 되면 멍해져요 216 00:12:54,565 --> 00:12:58,027 사실 인정하면 안 되는데 전 수영 못 해요 217 00:13:02,490 --> 00:13:04,784 엔터테인먼트 갑판에 올라가자 218 00:13:05,910 --> 00:13:09,621 가장 먼저 눈에 띄었고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건 219 00:13:09,622 --> 00:13:12,917 빨갛고 큰 꼬리였어요 220 00:13:13,626 --> 00:13:16,836 거기서 불이 뿜어 나오고 있었죠 221 00:13:16,837 --> 00:13:20,341 그때 정말로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222 00:13:21,133 --> 00:13:23,677 '망했다, 배에 불이 났어' 223 00:13:29,767 --> 00:13:33,561 선장이 와서 말했어요 '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어' 224 00:13:33,562 --> 00:13:37,273 그 말을 듣고 이게 뭔가 싶었죠 225 00:13:37,274 --> 00:13:39,651 '우리 침몰해? 구명정 띄워야 하나?' 226 00:13:39,652 --> 00:13:42,696 '일반적인 비상 상황인가? 이걸로 끝나는 거야?' 227 00:13:45,991 --> 00:13:49,410 배에서 불이 난다는 건 육지의 화재보다 훨씬 무서워요 228 00:13:49,411 --> 00:13:51,913 어디로 퍼질지 모르고 손쓸 수도 없어요 229 00:13:51,914 --> 00:13:53,916 소방대가 와서 구해주지도 않고요 230 00:13:54,959 --> 00:13:56,626 저는 가만히 서서 231 00:13:56,627 --> 00:14:01,006 어떤 상황인지 선장이 말해주기만 기다렸어요 232 00:14:02,216 --> 00:14:06,010 선장은 디젤 발전기 6기 중 하나에서 불이 났는데 233 00:14:06,011 --> 00:14:07,471 소화됐다고 했어요 234 00:14:08,264 --> 00:14:13,017 '그럼 5개는 남았네요 그럼 됐죠, 걱정 없어요' 235 00:14:13,018 --> 00:14:19,650 그래서 저는 손님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죠 236 00:14:20,317 --> 00:14:21,693 "오전 6:14" 237 00:14:21,694 --> 00:14:24,112 모든 상황이 완전히 정상화되었으니 238 00:14:24,113 --> 00:14:26,698 비상 집결 장소에서 대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239 00:14:26,699 --> 00:14:30,910 선실로 돌아가 다시 주무세요 커피와 아침 식사도 좋겠죠 240 00:14:30,911 --> 00:14:35,374 걱정할 게 하나도 없습니다 비상 집결 장소를 떠나도 됩니다 241 00:14:37,126 --> 00:14:38,335 안심됐어요 242 00:14:38,836 --> 00:14:41,462 그래서 약혼자에게 말했죠 243 00:14:41,463 --> 00:14:43,798 아무 일 없을 것 같으니 가서 커피나 마시자고요 244 00:14:43,799 --> 00:14:46,510 난 크림 캐러멜 주문해야겠어 245 00:14:48,929 --> 00:14:50,890 그런데 조명이 꺼졌어요 246 00:14:56,270 --> 00:14:58,105 딱 그때 그 배 같아요! 247 00:15:00,107 --> 00:15:02,318 갑자기 함교가 캄캄해졌어요 248 00:15:03,319 --> 00:15:04,277 모든 전원이 나갔어요 249 00:15:04,278 --> 00:15:06,071 훅 하고 어두워졌어요 250 00:15:06,572 --> 00:15:08,157 대체 뭔 일이 일어나는 거죠? 251 00:15:09,950 --> 00:15:12,161 암흑이에요, 하나도 안 보여요 252 00:15:14,622 --> 00:15:17,625 그러다가 에어컨 작동이 꺼지는 소리를 들었어요 253 00:15:25,841 --> 00:15:27,926 전기가 나가면 끝이죠 모든 게 다 꺼져요 254 00:15:27,927 --> 00:15:33,057 커피, 차 끓이고 식빵 굽는 사소한 기구는 물론이고 255 00:15:33,557 --> 00:15:35,768 배의 추진 시스템도 통째로요 256 00:15:38,979 --> 00:15:43,442 엄밀히 말해 우리는 바다에서 표류하는 신세였죠 257 00:15:51,784 --> 00:15:54,870 그때는 배가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게 명백해졌어요 258 00:15:57,623 --> 00:16:00,960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꼈던 기억이에요 259 00:16:02,211 --> 00:16:03,212 겁이 났었죠 260 00:16:04,588 --> 00:16:09,342 약혼자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휴대폰을 켰는데 261 00:16:09,343 --> 00:16:12,513 휴대폰도 무용지물이 됐다는 걸 금세 알아차렸어요 262 00:16:16,558 --> 00:16:18,184 전에도 정전을 겪어 봤어요 263 00:16:18,185 --> 00:16:22,231 기술자들이 가서 어떻게 하면 전기가 다시 들어왔죠 264 00:16:24,984 --> 00:16:28,612 그래서 기관실 온도만 떨어지면 그 사람들이 가서 265 00:16:29,321 --> 00:16:31,240 모든 걸 원래대로 되돌려놓을 줄 알았어요 266 00:16:32,074 --> 00:16:35,035 한 시간쯤 지나면 전부 정상화될 거라고요 267 00:16:37,037 --> 00:16:39,539 "오전 7:57" 268 00:16:39,540 --> 00:16:42,041 하지만 그때까지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더군요 269 00:16:42,042 --> 00:16:46,004 '우리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중대한 문제가 뭘까?' 270 00:16:46,005 --> 00:16:50,299 물론 조명이 없긴 한데 비상등은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271 00:16:50,300 --> 00:16:53,386 큰 문제는 아니었고 에어컨의 경우는 뭐... 272 00:16:53,387 --> 00:16:56,431 실내에 있는 사람이 야외로 나가면 해결되니 273 00:16:56,432 --> 00:16:57,933 큰 걱정은 아니었어요 274 00:16:59,101 --> 00:17:03,897 그러다 누군가가 떠올린 거죠 화장실이 안 된다는 걸 275 00:17:06,734 --> 00:17:08,235 전기로 작동하는 변기라 276 00:17:09,445 --> 00:17:11,030 물을 내릴 수가 없는 거예요 277 00:17:11,822 --> 00:17:16,827 승객이 수천 명인데 심각한 문제죠 278 00:17:19,705 --> 00:17:23,125 어떻게 할지 대책을 내야 했어요 279 00:17:25,502 --> 00:17:28,588 처음에는 바다에 소변을 보는 방법을 생각했는데 280 00:17:28,589 --> 00:17:31,507 남자는 괜찮지만 여자는 안 돼요 281 00:17:31,508 --> 00:17:33,802 떨어질 수 있거든요 282 00:17:35,345 --> 00:17:37,680 제가 농담조로 이런 제안을 했어요 283 00:17:37,681 --> 00:17:40,893 '작은 건 샤워실에서 하면 되지 않을까요?' 284 00:17:41,810 --> 00:17:44,730 괜찮은 대안처럼 보였어요 285 00:17:45,606 --> 00:17:48,900 그래서 괜찮겠다고 의견이 모아졌어요 286 00:17:48,901 --> 00:17:50,736 그렇게 하자고요 287 00:17:51,403 --> 00:17:52,696 샤워실에서 오줌을 누기로요 288 00:17:53,322 --> 00:17:56,158 그리고 큰 볼일의 경우는... 289 00:17:57,785 --> 00:18:01,163 작은 볼일보다 훨씬 골치 아픈 문제였어요 290 00:18:05,334 --> 00:18:08,002 아주 중요한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291 00:18:08,003 --> 00:18:11,506 지금쯤은 다들 아시겠지만 변기에 물을 내릴 수 없습니다 292 00:18:11,507 --> 00:18:14,133 그래서 다소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는데요 293 00:18:14,134 --> 00:18:15,760 젠장, 이거 기억 나요 294 00:18:15,761 --> 00:18:17,303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295 00:18:17,304 --> 00:18:20,098 작은 볼일이 급한 모든 분은 296 00:18:20,099 --> 00:18:22,017 샤워실에서 하면 됩니다 297 00:18:23,060 --> 00:18:26,187 그리고 큰 볼일을 봐야 하는 분들을 위해 298 00:18:26,188 --> 00:18:29,148 저희가 빨간 봉투를 준비해 299 00:18:29,149 --> 00:18:31,526 선내 모든 욕실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300 00:18:31,527 --> 00:18:36,322 큰 볼일을 봐야 하는 분은 빨간 봉투에 용변을 본 후 301 00:18:36,323 --> 00:18:38,783 복도의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 302 00:18:38,784 --> 00:18:42,246 감사합니다, 여러분 다른 소식이 있으면 또 알려드리죠 303 00:18:43,247 --> 00:18:44,456 미쳤냐고요 304 00:18:45,332 --> 00:18:46,958 나보고 어쩌라고요? 305 00:18:46,959 --> 00:18:48,251 뭐라고요? 306 00:18:48,252 --> 00:18:49,544 안 돼요 307 00:18:49,545 --> 00:18:51,254 그렇게는 못 하죠 308 00:18:51,255 --> 00:18:54,924 어이가 없었어요 '우리가 어떤 세상에 온 거지?' 309 00:18:54,925 --> 00:18:56,509 '현실이 아닐 거야' 310 00:18:56,510 --> 00:18:59,846 제가 빨간 봉투에 똥을 싸야만 하는 날이 311 00:18:59,847 --> 00:19:03,433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312 00:19:04,226 --> 00:19:07,980 어처구니없다는 건 알지만 우리로선 그 방법뿐이었어요 313 00:19:08,564 --> 00:19:09,897 비닐봉지에 한 다음 314 00:19:09,898 --> 00:19:14,945 봉투를 묶어 쓰레기통에 버린 후 밑에다 버리는 거죠 315 00:19:16,697 --> 00:19:18,532 천재적인 계획이었어요 316 00:19:19,867 --> 00:19:22,286 "생물학적 위험물" 317 00:19:23,203 --> 00:19:28,000 빨간 봉투를 보자마자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18 00:19:29,459 --> 00:19:30,293 절대로요 319 00:19:30,294 --> 00:19:33,255 '빨간 봉투? 웃기지 마 그런 일은 없어' 320 00:19:33,922 --> 00:19:36,175 그때부터 곧장 설사약을 먹기 시작했어요 321 00:19:37,926 --> 00:19:40,178 "오전 10:31" 322 00:19:40,179 --> 00:19:44,391 그쯤 되자 카니발 본사에 선내 상황을 알려야만 했어요 323 00:19:45,225 --> 00:19:47,227 다행히 우리에겐 위성 전화가 있었고 324 00:19:48,353 --> 00:19:51,022 제가 책임을 지고 325 00:19:51,023 --> 00:19:53,567 육지와 연락 업무를 맡게 됐어요 326 00:19:57,988 --> 00:20:00,908 "마이애미" 327 00:20:03,076 --> 00:20:05,411 트라이엄프호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328 00:20:05,412 --> 00:20:07,748 곧장 비상 체제로 들어갔어요 329 00:20:08,248 --> 00:20:11,125 {\an8}크루즈선은 지상에서 가장 거대한 기계입니다 330 00:20:11,126 --> 00:20:13,419 {\an8}"벅 뱅크스 - 카니발 홍보 대행 뉴먼 퍼블릭 릴레이션스" 331 00:20:13,420 --> 00:20:16,173 {\an8}뭔가 잘못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는 걸 명심해야죠 332 00:20:17,466 --> 00:20:19,133 이런 비상 상황이 오면 333 00:20:19,134 --> 00:20:22,720 우선 아주 간략한 입장 표명문을 작성해 334 00:20:22,721 --> 00:20:25,056 미디어에 배포해야 합니다 335 00:20:25,057 --> 00:20:26,807 대략 이런 내용을 담죠 336 00:20:26,808 --> 00:20:30,770 '카니발 트라이엄프호의 기관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' 337 00:20:30,771 --> 00:20:34,149 '현재 배는 추진력을 잃었으며 해결하는 중입니다' 338 00:20:34,900 --> 00:20:38,069 화장실 고장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어요 339 00:20:38,070 --> 00:20:41,281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 외에는 알리지 않습니다 340 00:20:46,286 --> 00:20:47,787 "뉴욕" 341 00:20:47,788 --> 00:20:51,540 CNN 보도국 사람들이 카니발 이야기를 처음 안 건 342 00:20:51,541 --> 00:20:53,543 보도자료를 통해서였을 겁니다 343 00:20:54,294 --> 00:20:56,837 {\an8}트라이엄프호에 화재가 발생했는데 344 00:20:56,838 --> 00:20:58,172 {\an8}"브룩 볼드윈 전 CNN 뉴스 앵커" 345 00:20:58,173 --> 00:20:59,758 진압이 끝났다고 했어요 346 00:21:00,759 --> 00:21:04,178 일부 고장 외엔 대부분 작동되고 전원 무사하다면서요 347 00:21:04,179 --> 00:21:06,389 전 이랬죠 '우리 CNN이잖아' 348 00:21:06,390 --> 00:21:11,644 '국정 연설, 이라크, 평양, 바티칸 할 일이 많아' 349 00:21:11,645 --> 00:21:13,814 교황 사임이 진짜 기사잖아요? 350 00:21:14,523 --> 00:21:17,901 그래서 처음엔 크루즈선 이야기에 코웃음 쳤어요 351 00:21:18,944 --> 00:21:20,279 이건 아니라면서요 352 00:21:21,697 --> 00:21:24,782 지역 방송국 정도에서 취재할 수는 있어도 353 00:21:24,783 --> 00:21:26,410 전국 방송용은 아니라고 봤죠 354 00:21:27,035 --> 00:21:29,620 카니발 크루즈의 트라이엄프호가 표류하며... 355 00:21:29,621 --> 00:21:32,999 집에 있다가 직장 동료의 전화를 받았어요 356 00:21:33,000 --> 00:21:35,876 {\an8}'카니발 트라이엄프호에서 불났다는 얘기 들었어?' 357 00:21:35,877 --> 00:21:37,503 {\an8}"메리 포렛 리베카 포렛의 엄마" 358 00:21:37,504 --> 00:21:40,089 {\an8}'아니, 난 못 들었는데?' 359 00:21:40,090 --> 00:21:43,427 '내 딸이 아빠랑 그 배에 탔어' 360 00:21:45,637 --> 00:21:49,933 불안감, 당혹감, 공포가 일시에 밀려왔어요 361 00:21:51,226 --> 00:21:52,728 딸한테 연락이 안 됐어요 362 00:21:53,520 --> 00:21:55,314 통화가 아예 안 됐죠 363 00:21:55,856 --> 00:21:58,649 배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364 00:21:58,650 --> 00:22:00,402 미친 듯이 찾아봤어요 365 00:22:01,320 --> 00:22:03,030 내 새끼가 거기 있잖아요 366 00:22:04,281 --> 00:22:05,782 무사한지 알 수가 없었어요 367 00:22:08,327 --> 00:22:11,037 12살이 엄마랑 대화를 못 하고 무슨 일이 있는지 368 00:22:11,038 --> 00:22:15,499 지금 기분이 어떤지 말 못 하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에요 369 00:22:15,500 --> 00:22:19,545 부모님 두 분이 같이 보듬고 안아주면 좋겠는데 370 00:22:19,546 --> 00:22:21,089 그럴 수가 없죠 371 00:22:23,633 --> 00:22:28,889 "오후 12:09" 372 00:22:30,724 --> 00:22:33,642 정오쯤 우리는 하루 일과를 373 00:22:33,643 --> 00:22:35,729 최대한 '평범하게' 소화하려 노력 중이었어요 374 00:22:36,980 --> 00:22:39,982 하지만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니 375 00:22:39,983 --> 00:22:42,651 시원한 물이 아쉬웠어요 376 00:22:42,652 --> 00:22:44,987 배 안을 뒤지고 다니며 머리를 굴렸어요 377 00:22:44,988 --> 00:22:47,323 '뭘 먹어야 하지? 뭘 마셔야 해?' 378 00:22:47,324 --> 00:22:49,409 '바는 도대체 왜 안 열어?' 379 00:22:51,828 --> 00:22:54,790 배 안쪽은 더 심각했어요 380 00:22:55,457 --> 00:22:57,458 몇 분만 있어도 숨이 턱턱 막혔죠 381 00:22:57,459 --> 00:23:00,379 공기 순환이 전혀 안 됐거든요 382 00:23:02,339 --> 00:23:05,883 한순간에 폐소공포증 같은 불안감이 느껴졌어요 383 00:23:05,884 --> 00:23:08,219 그리고 든 생각은 이거였죠 384 00:23:08,220 --> 00:23:12,681 '그래, 태어나서 지금까지 작은 볼일, 즉 소변이' 385 00:23:12,682 --> 00:23:14,017 '이렇게 급했던 적이 없었어' 386 00:23:14,684 --> 00:23:17,729 '얘들아, 나 진짜 오줌 마려워' 387 00:23:18,397 --> 00:23:20,064 '누가 나랑 같이 갈래?' 388 00:23:20,065 --> 00:23:23,526 안이 캄캄했기 때문에 짝을 지어서 가고 싶었죠 389 00:23:23,527 --> 00:23:26,238 혼자 가는 건 싫었어요 너무 무서웠죠 390 00:23:26,988 --> 00:23:30,074 그때 다른 승객이 제안했어요 '이 방법을 써 봐요' 391 00:23:30,075 --> 00:23:32,910 구명조끼에 있는 구조용 신호기를 떼었어요 392 00:23:32,911 --> 00:23:38,250 탄산음료를 그 위에 부어 적시면 불이 켜진다는 거예요 393 00:23:39,042 --> 00:23:40,251 가 있는 동안 394 00:23:40,252 --> 00:23:44,088 이런 디스코테크 불빛이 계속 번쩍거리는 채로 395 00:23:44,089 --> 00:23:45,173 일을 봤어요 396 00:23:52,556 --> 00:23:54,599 몹시 기괴한 경험이었어요 397 00:23:55,434 --> 00:23:58,394 크루즈는 처음이었지만 흔한 일은 아닐 거예요 398 00:23:58,395 --> 00:24:01,690 용변 후엔 물을 흘려보내지 않으면 우웩이다 싶었어요 399 00:24:03,150 --> 00:24:06,486 - 너무 끔찍했어요 - 완전 토 나오죠 400 00:24:08,530 --> 00:24:10,532 왜 이래, 정말 401 00:24:11,908 --> 00:24:16,036 "오후 1:27" 402 00:24:16,037 --> 00:24:19,248 1시 반쯤 돼서 마침내 기관실 온도가 403 00:24:19,249 --> 00:24:21,167 내려갔어요 404 00:24:21,168 --> 00:24:24,170 그때가 되어서야 소방팀과 안전팀이 405 00:24:24,171 --> 00:24:27,716 상황을 점검하러 들어갈 수 있었죠 406 00:24:32,345 --> 00:24:34,597 그러면서 우리가 처음에 예상했던 것보다 407 00:24:34,598 --> 00:24:38,100 훨씬 심각하다는 걸 기관팀장이 알아냈고요 408 00:24:38,101 --> 00:24:40,269 그 사람들이 돌아오더니 409 00:24:40,270 --> 00:24:45,317 화재로 배 전체의 전력 케이블이 다 탔대요 410 00:24:46,109 --> 00:24:50,071 전기가 돌아온다는 희망은 완전히 사라졌죠 411 00:24:50,989 --> 00:24:52,072 다 끝난 거예요 412 00:24:52,073 --> 00:24:56,119 가슴이 철렁했어요 '우린 이제 어떡하지?' 413 00:24:59,372 --> 00:25:05,336 {\an8}육상에서는 멕시코의 프로그레소에 연락하자는 계획을 짰어요 414 00:25:05,337 --> 00:25:06,962 {\an8}제일 가까운 항구에서 415 00:25:06,963 --> 00:25:10,217 {\an8}예인선을 불러 우리를 끌고 가라는 거였죠 416 00:25:11,968 --> 00:25:14,970 그때 새로운 계획이 들려왔어요 417 00:25:14,971 --> 00:25:18,016 내일 프로그레소 항구로 예인될 거라고 했죠 418 00:25:18,517 --> 00:25:22,687 그러니까 지금은 쓰레기통에 용변을 볼 때가 아닌 거예요 419 00:25:24,147 --> 00:25:25,273 전 단호했어요 420 00:25:26,274 --> 00:25:28,527 '저 빨간 봉투는 안 쓸 거야' 421 00:25:29,110 --> 00:25:30,278 '난 해낼 거야' 422 00:25:31,863 --> 00:25:37,035 "오후 5:58" 423 00:25:38,078 --> 00:25:42,081 어스름이 깔리고 첫날의 해가 지면서 424 00:25:42,082 --> 00:25:43,874 첫 번째 밤이 찾아오던 그때 425 00:25:43,875 --> 00:25:46,752 선실에서는 못 잔다는 걸 깨달았어요 426 00:25:46,753 --> 00:25:48,420 너무 더웠거든요 427 00:25:48,421 --> 00:25:53,051 지금 표류한 지 9~10시간? 12~13시간은 됐지? 428 00:25:53,593 --> 00:25:56,638 몇 시야? 6시네 거의 13시간이야 429 00:25:57,931 --> 00:26:02,644 매트리스를 갑판으로 끌고 나오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430 00:26:11,987 --> 00:26:13,487 우리 층을 완전히 떠나 431 00:26:13,488 --> 00:26:16,032 매트리스를 끌고 가서 복도에 누웠어요 432 00:26:16,575 --> 00:26:18,576 옆에는 평생 처음 본 사람이나 433 00:26:18,577 --> 00:26:20,829 배에서 말도 안 했던 사람이 누워 있었죠 434 00:26:21,663 --> 00:26:24,874 속으로 생각했어요 '이건 좋지 않은데' 435 00:26:28,461 --> 00:26:34,050 우린 당장 잘 준비가 돼 있었어요 감정적으로 기진맥진한 날이었죠 436 00:26:34,593 --> 00:26:38,762 자다 눈 떴을 때 멕시코 해안선이 보이면 437 00:26:38,763 --> 00:26:41,850 바닷가에 뛰어내려 마르가리타를 마시고 싶었어요 438 00:26:48,315 --> 00:26:53,069 하지만 잠에서 깨었을 때 망했다 싶었죠 439 00:26:54,779 --> 00:26:56,573 '멕시코는 어디 처박힌 거야?' 440 00:26:57,073 --> 00:27:01,036 "다섯째 날" 441 00:27:03,204 --> 00:27:04,121 "오전 8:03" 442 00:27:04,122 --> 00:27:06,498 상쾌한 아침이 밝았습니다 승객 여러분 443 00:27:06,499 --> 00:27:09,501 험난한 상황이지만 지난밤에 조금이나마 444 00:27:09,502 --> 00:27:11,420 숙면하셨기를 바랍니다 445 00:27:11,421 --> 00:27:15,049 오늘 오후 12시에 예인선이 도착할 예정입니다 446 00:27:15,050 --> 00:27:16,468 소식이 오면 더 알려드릴게요 447 00:27:18,345 --> 00:27:20,805 다음날 일어났더니 모든 게 달라져 있었어요 448 00:27:21,931 --> 00:27:23,475 하갑판으로 내려갔는데 449 00:27:24,100 --> 00:27:28,187 육안으로, 냄새로, 공기로 불결함이 감지됐어요 450 00:27:28,188 --> 00:27:31,232 여기 그 악명 높은 배변 봉투가 있어요 451 00:27:32,275 --> 00:27:33,985 안엔 똥이 가득하겠죠 452 00:27:35,278 --> 00:27:36,988 그리고 음식이 있었습니다 453 00:27:39,824 --> 00:27:43,369 다음 날 아침에 쉽게 상하는 음식은 다 버리고 454 00:27:43,370 --> 00:27:45,287 샌드위치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455 00:27:45,288 --> 00:27:47,915 양파, 토마토 등 재료를 닥치는 대로 찾았어요 456 00:27:47,916 --> 00:27:50,585 배고픈 승객 3천 명을 위해서요 457 00:27:53,129 --> 00:27:56,007 저게 음식 줄이에요 4줄 중 2줄이 빙 둘러싸고 있죠 458 00:27:56,841 --> 00:28:01,054 2시간을 줄 서서 기다려야 했어요 459 00:28:02,555 --> 00:28:05,557 마침내 음식 앞에 도착해서 뭐가 있는지 봤더니 460 00:28:05,558 --> 00:28:10,646 눅눅한 빵에 토마토와 양배추를 넣은 샌드위치가 다였죠 461 00:28:10,647 --> 00:28:14,358 첫날과는 완전히 딴판이었어요 그때는 사방에 음식이 있고 462 00:28:14,359 --> 00:28:16,403 아이스크림 기계와 피자가 있었죠 463 00:28:17,278 --> 00:28:18,237 이건 뭐예요? 464 00:28:18,238 --> 00:28:19,571 레이디핑거 쿠키예요 465 00:28:19,572 --> 00:28:21,282 두 개만 주세요 466 00:28:22,158 --> 00:28:22,992 고맙습니다 467 00:28:24,911 --> 00:28:27,955 사람들은 순간에 서바이벌 모드로 바뀌었어요 468 00:28:27,956 --> 00:28:29,415 다들 이기적이었죠 469 00:28:29,416 --> 00:28:32,335 배식 줄에 서면 최대한 다 쓸어 갔어요 470 00:28:33,545 --> 00:28:35,546 - 햄버거 하나만 주세요 - 버거 하나요 471 00:28:35,547 --> 00:28:39,759 10개 가져간 사람들이 내놔야죠 난 하나면 돼요 472 00:28:40,301 --> 00:28:43,011 사람들이 싹쓸이를 하는데 어처구니가 없었어요 473 00:28:43,012 --> 00:28:47,057 있는 대로 움켜쥐고 자기들 주둔지로 돌아갔어요 474 00:28:47,058 --> 00:28:51,603 그걸 보고 이제 이 미국인들도 깨닫겠구나 싶었어요 475 00:28:51,604 --> 00:28:56,191 독재 국가에서 산다는 게 어떤 건지를요 476 00:28:56,192 --> 00:29:00,863 우린 그런 일이 일상다반사라 놀랍지도 않았거든요 477 00:29:00,864 --> 00:29:03,908 그래요, 소련에 온 걸 환영합니다, 동무들 478 00:29:05,577 --> 00:29:07,912 판자촌이 따로 없어요 479 00:29:08,496 --> 00:29:10,206 사람들이 아무 데서나 자요 480 00:29:10,999 --> 00:29:13,959 시트를 가져다가 의자 위에 덮어서 481 00:29:13,960 --> 00:29:15,836 텐트촌을 만들었어요 482 00:29:15,837 --> 00:29:20,049 그러느라 선베드 쟁탈전이 벌어져 사람들이 잡아당기고 싸웠어요 483 00:29:21,509 --> 00:29:23,677 '여긴 내 구역이고 우리 일행끼리 쓸 거야' 484 00:29:23,678 --> 00:29:26,139 '우리한테 덤비지 마' 485 00:29:26,639 --> 00:29:27,891 그런 모습을 많이 봤죠 486 00:29:29,100 --> 00:29:32,312 - GPS에 우리 위치가 F로 잡혀요? - 네 487 00:29:32,812 --> 00:29:34,564 우리 망했단 뜻이에요 488 00:29:35,356 --> 00:29:36,274 그렇겠네요 489 00:29:38,193 --> 00:29:42,821 "오후 1:43" 490 00:29:42,822 --> 00:29:46,951 갑자기 밖에 다른 배가 보였어요 491 00:29:50,955 --> 00:29:53,916 고마워요! 492 00:29:53,917 --> 00:29:57,003 '끝났구나! 우리를 구해주러 왔어' 493 00:29:59,714 --> 00:30:03,967 자매선인 레전드호가 근처를 지나다가 494 00:30:03,968 --> 00:30:06,054 도와주려고 찾아왔어요 495 00:30:07,722 --> 00:30:10,557 추가 식량 전달이 전부였죠 496 00:30:10,558 --> 00:30:12,559 실행적인 측면이나 안전 측면에서 497 00:30:12,560 --> 00:30:15,938 4,500명의 인원을 다른 배로 이동시키는 건 불가능하거든요 498 00:30:15,939 --> 00:30:18,273 엄청나게 공이 드는 과정이에요 499 00:30:18,274 --> 00:30:19,775 배를 내려야 하고 500 00:30:19,776 --> 00:30:22,528 전체 대비 소수 인원을 보트에 태워서 501 00:30:22,529 --> 00:30:26,573 다른 배로 다가가 고정하고 옮겨타게 하는 걸 반복해야 해요 502 00:30:26,574 --> 00:30:27,659 박았어요 503 00:30:28,952 --> 00:30:29,828 맙소사 504 00:30:30,537 --> 00:30:32,080 불가능하죠 505 00:30:34,332 --> 00:30:35,833 그쪽에선 우리가 바다 위에 뜬 506 00:30:35,834 --> 00:30:38,461 괴물 서커스라도 되는 듯이 사진을 찍어댔어요 507 00:30:38,962 --> 00:30:42,005 그쪽은 파티 분위기였고 계속 춤을 췄어요 508 00:30:42,006 --> 00:30:46,051 거기서 'YMCA'에 맞춰 춤출 때 여기서 전 설사약을 먹었죠 509 00:30:46,052 --> 00:30:48,971 우리 배가 관광 명소라 들른 것 같더라고요 510 00:30:48,972 --> 00:30:50,056 맞아요 511 00:30:52,308 --> 00:30:54,602 야, 진짜 가깝게 왔네 512 00:30:56,896 --> 00:31:01,316 그때부터 머리에 전구가 켜졌어요 513 00:31:01,317 --> 00:31:03,695 '저 배의 와이파이 신호를 쓸 수는 없나?' 514 00:31:07,282 --> 00:31:11,744 최대한 가까이 다가가 신호를 받아보려고 애썼어요 515 00:31:13,538 --> 00:31:15,122 다들 갑판에 나와서 516 00:31:15,123 --> 00:31:17,917 휴대폰을 공중에 쳐들고 신호를 찾으려고 했어요 517 00:31:18,585 --> 00:31:20,169 신호 잡은 사람 있어요? 518 00:31:20,670 --> 00:31:22,672 그랬더니 잡히기 시작했죠 519 00:31:25,842 --> 00:31:28,176 혼자 속으로 생각했어요 '이러면 안 좋은데' 520 00:31:28,177 --> 00:31:32,222 '사람들이 어디든 전화해서 우리가 정전 상태로' 521 00:31:32,223 --> 00:31:34,933 '바다 한가운데 떠 있고' 522 00:31:34,934 --> 00:31:38,104 '빨간 봉투에 똥 싼다고 알릴 테니까요' 523 00:31:38,605 --> 00:31:40,397 저는 곧장 엄마한테 전화했어요 524 00:31:40,398 --> 00:31:45,235 전화기에 딸의 이름이 뜬 순간 제가 어땠는지 525 00:31:45,236 --> 00:31:47,487 차마 설명조차 못 하겠어요 526 00:31:47,488 --> 00:31:50,490 정전과 빨간 봉투에 관해 이야기했어요 527 00:31:50,491 --> 00:31:52,993 모든 게 엉망진창이라고요 528 00:31:52,994 --> 00:31:55,245 설마 딸한테서 빨간 봉투에 똥 눈다는 말을 529 00:31:55,246 --> 00:31:57,247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죠 530 00:31:57,248 --> 00:32:00,334 호러 영화에나 나올 얘기예요 531 00:32:00,335 --> 00:32:02,210 배에서 그런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데 532 00:32:02,211 --> 00:32:05,131 뉴스에는 왜 보도가 안 되는지 궁금했어요 533 00:32:05,757 --> 00:32:08,383 승객의 가족들이 CNN에 연락하기 시작했습니다 534 00:32:08,384 --> 00:32:12,304 보도국에 연락해서 하는 얘기엔 보도자료 내용보다 535 00:32:12,305 --> 00:32:15,933 훨씬 심각한 세부 사항이 들어 있었어요 536 00:32:15,934 --> 00:32:18,644 잠깐, 화장실을 못 써요? 537 00:32:18,645 --> 00:32:23,273 사람들이 봉지에 뭘 한다는데 차마 말로 옮기기도... 538 00:32:23,274 --> 00:32:27,737 그때부터 우리 얘기가 바뀌었죠 '이건 기삿감이야' 539 00:32:29,155 --> 00:32:31,323 4천 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이 540 00:32:31,324 --> 00:32:34,910 표류하는 크루즈선을 타고 멕시코만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541 00:32:34,911 --> 00:32:37,829 이 배에 탑승한 아내에게 이야기를 전해 들은 542 00:32:37,830 --> 00:32:39,331 한 남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죠 543 00:32:39,332 --> 00:32:43,001 {\an8}전기가 끊겼고 양동이와 봉투에 용변을 봐요 544 00:32:43,002 --> 00:32:44,670 {\an8}"브렌트 너트 표류 크루즈선 탑승객 남편" 545 00:32:44,671 --> 00:32:48,590 갑자기 선내 여건에 관한 기사들이 뜨기 시작했어요 546 00:32:48,591 --> 00:32:52,386 4일간의 유람선 여행이 악몽으로 변했습니다 547 00:32:52,387 --> 00:32:55,889 4,200명이 표류한 채 바다 위에 떠 있어요 548 00:32:55,890 --> 00:32:57,517 맙소사, 왜 이렇게 됐지? 549 00:32:58,643 --> 00:33:00,769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550 00:33:00,770 --> 00:33:03,355 일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으며 551 00:33:03,356 --> 00:33:05,108 멈출 방법이 없었어요 552 00:33:07,860 --> 00:33:11,530 선내 식자재는 바닥이 났고 구조를 기다리는 승객들의 553 00:33:11,531 --> 00:33:13,324 감정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554 00:33:14,742 --> 00:33:18,161 저는 해상 재난이 터질 때마다 지켜보는 사람입니다 555 00:33:18,162 --> 00:33:19,664 그게 제 일이죠 556 00:33:20,248 --> 00:33:21,581 "프랭크 스패뇰레티 해사법 변호사" 557 00:33:21,582 --> 00:33:24,584 당시 사건과 관련된 지역 방송 뉴스 보도를 보면서 558 00:33:24,585 --> 00:33:25,961 머리가 쭈삣 섰어요 559 00:33:25,962 --> 00:33:29,131 '이게 뭐야? 말도 안 되잖아' 560 00:33:29,132 --> 00:33:31,300 그 사람들은 유료 승객이에요 561 00:33:32,802 --> 00:33:36,138 카니발은 세계 최대의 크루즈 선사입니다 562 00:33:36,139 --> 00:33:38,724 거액이 움직이는 글로벌 비즈니스죠 563 00:33:38,725 --> 00:33:40,559 하지만 최근 들어 이 회사가 564 00:33:40,560 --> 00:33:43,354 선상 화재 문제로 문제를 겪고 있었어요 565 00:33:43,980 --> 00:33:45,897 {\an8}타는 냄새가 퍼지며 566 00:33:45,898 --> 00:33:49,192 {\an8}길이가 300m에 육박하는 카니발 스플렌더호를 채웁니다 567 00:33:49,193 --> 00:33:52,697 {\an8}그래서 카니발 트라이엄프호 상황을 접하고 568 00:33:54,282 --> 00:33:56,993 제 촉각이 집중되는 게 당연했죠 569 00:33:58,619 --> 00:34:02,748 "오후 12:17" 570 00:34:02,749 --> 00:34:05,000 당시는 비교적 이른 시간 안에 571 00:34:05,001 --> 00:34:08,713 상륙이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심어 놓았을 때였어요 572 00:34:09,297 --> 00:34:12,050 그런데 육지에서 전화가 왔죠 573 00:34:12,759 --> 00:34:14,677 계획이 바뀌었다는 겁니다 574 00:34:19,474 --> 00:34:22,225 {\an8}전력이 끊기면서 575 00:34:22,226 --> 00:34:25,437 {\an8}배가 185km 넘게 떠내려갔다고 했어요 576 00:34:25,438 --> 00:34:28,106 {\an8}멕시코와 완전히 동떨어진 위치였죠 577 00:34:28,107 --> 00:34:31,903 {\an8}이제 승객 전원을 앨라배마주로 데려가는 새 계획이 생겨요 578 00:34:32,695 --> 00:34:35,615 최소한 이틀은 추가되는 일정이죠 579 00:34:36,866 --> 00:34:38,534 그때 전 가슴이 철렁했어요 580 00:34:39,827 --> 00:34:43,915 장난해요? 그랬다가는 진짜 재난이 된다고요 581 00:34:44,749 --> 00:34:47,793 프로그레소 대신 모빌로 간다는 얘기에 582 00:34:47,794 --> 00:34:49,712 모든 사람이 폭발해 버렸어요 583 00:34:50,213 --> 00:34:53,298 -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죠 - 맞아요 584 00:34:53,299 --> 00:34:57,427 이 짓을 사흘 더 하라니 더 나아질 리도 없는데 585 00:34:57,428 --> 00:34:59,971 지린내가 나기 시작했고 586 00:34:59,972 --> 00:35:02,100 화장실 냄새도 났어요 587 00:35:03,226 --> 00:35:04,852 물이 안 빠졌어요 588 00:35:05,353 --> 00:35:08,105 그게 샤워실 바닥으로 차올랐고 589 00:35:08,106 --> 00:35:11,359 빠질 곳이 없으니까 그대로 고여 있었어요 590 00:35:13,611 --> 00:35:16,697 우린 그때 깨달았어요 591 00:35:17,698 --> 00:35:18,699 망했다는 걸요 592 00:35:20,201 --> 00:35:23,788 젠이 2~3일 더 걸리겠다고 방송했을 때 593 00:35:24,288 --> 00:35:26,665 전 이랬죠 '내가 그때까지 참을 수 있나?' 594 00:35:26,666 --> 00:35:28,709 '불가능한 일이야' 595 00:35:30,128 --> 00:35:32,713 '그때까지 큰 볼일을 참는다는 건' 596 00:35:34,048 --> 00:35:36,509 좋아요, 더 찾아봅시다 597 00:35:37,969 --> 00:35:40,138 그래서 화장실을 물색하러 다녔어요 598 00:35:41,180 --> 00:35:42,472 소문이 돌았거든요 599 00:35:42,473 --> 00:35:46,060 멀쩡한 화장실과 변기가 어딘가에 있다고요 600 00:35:47,687 --> 00:35:49,230 - 변기 돼요? - 아니요 601 00:35:49,730 --> 00:35:51,398 우리 화장실 안 돼요 602 00:35:51,399 --> 00:35:52,649 네 603 00:35:52,650 --> 00:35:54,526 하지만 어떤 화장실이든 604 00:35:54,527 --> 00:35:56,820 문 열고 보면 '이거 안 되네' 605 00:35:56,821 --> 00:35:57,946 다음 변기는? '안 돼' 606 00:35:57,947 --> 00:36:00,158 '이건 구역질 나 저건 물이 안 내려가' 607 00:36:02,118 --> 00:36:04,745 큰 볼일이 몹시 급했어요 608 00:36:05,288 --> 00:36:08,541 공용 화장실로 가서 칸막이 안에 들어갔죠 609 00:36:09,458 --> 00:36:14,546 제가 평생 보았던 어떤 변기보다도 더러웠어요 610 00:36:14,547 --> 00:36:18,341 사람들이 대변을 가린다고 휴지를 덮은 후 611 00:36:18,342 --> 00:36:20,552 그 위에 또 똥을 쌌어요 612 00:36:20,553 --> 00:36:23,805 그래서 층층이 쌓여 있었죠 613 00:36:23,806 --> 00:36:25,474 꼭 라자냐 같았어요 614 00:36:28,227 --> 00:36:31,271 3, 4, 5번 갑판은 깨끗해요 직원들이 청소했어요 615 00:36:31,272 --> 00:36:33,231 급하면 거기로 가세요 616 00:36:33,232 --> 00:36:34,984 다행이다, 고맙습니다 617 00:36:38,571 --> 00:36:41,740 멀쩡한 화장실을 발견하고 엄청난 안도감을 느꼈지만 618 00:36:41,741 --> 00:36:45,452 예비 처가 식구들과 함께라 좀 불편하기도 했어요 619 00:36:45,453 --> 00:36:47,579 '저기요, 큰 볼일 보셔야죠?' 620 00:36:47,580 --> 00:36:50,707 '멀쩡한 화장실을 찾았어요 편히 비우시면 좋겠네요' 621 00:36:50,708 --> 00:36:54,754 '빨간 봉투는 아직인가요?' 정말 괴로운 대화잖아요 622 00:37:01,135 --> 00:37:03,678 카니발은 유람선이에요 623 00:37:03,679 --> 00:37:06,139 우리는 승무원으로서 624 00:37:06,140 --> 00:37:10,269 잊지 못할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라고 교육받죠 625 00:37:10,770 --> 00:37:12,562 그래서 내려온 결정이 626 00:37:12,563 --> 00:37:15,066 '바를 열고 무료 음료를 제공하라'였어요 627 00:37:17,109 --> 00:37:21,322 바를 열겠다는 의견에 결사반대했어요 628 00:37:22,823 --> 00:37:24,200 사람들이 미쳐 날뛸 테니까요 629 00:37:29,372 --> 00:37:33,042 왔어요? 공짜 술을 나눠주기 시작했어요 630 00:37:33,626 --> 00:37:35,252 우리 반응은 이랬죠, '최고잖아!' 631 00:37:35,253 --> 00:37:36,837 '공짜 술이라니! 가자!' 632 00:37:38,714 --> 00:37:40,382 - 이거지! - 마침내 할 일이 생겼어요 633 00:37:40,383 --> 00:37:43,051 - 큰일이었지 - 크루즈는 즐거워야 하니까요 634 00:37:43,052 --> 00:37:45,263 공짜 술이다, 가자 635 00:37:48,557 --> 00:37:51,851 사람들은 한 손에 두 병씩 들고 자기들 선실로 가져갔어요 636 00:37:51,852 --> 00:37:55,231 그렇게 정신없고 번잡하고 만취한 건 처음 봤어요 637 00:37:57,275 --> 00:37:59,734 '술이나 주쇼! 우후후, 아싸!' 638 00:37:59,735 --> 00:38:01,445 모든 게 잘 흘러가고 있었어요 639 00:38:02,780 --> 00:38:06,450 그러다가 사람들이 배 측면에서 오줌을 누기 시작했죠 640 00:38:09,537 --> 00:38:11,454 전 좀 당황했어요 641 00:38:11,455 --> 00:38:14,124 사람들이 자기가 싼 빨간 봉투를 구명정에 던지고 있었어요 642 00:38:14,125 --> 00:38:16,001 어떤 사람이 똥 봉투를 던졌는데 643 00:38:16,002 --> 00:38:17,961 맞바람을 맞고 돌아가 644 00:38:17,962 --> 00:38:23,426 아래층 갑판에 나와 있던 사람한테 떨어졌죠 645 00:38:23,926 --> 00:38:26,386 그 사람은 '이게 뭣고?' 646 00:38:26,387 --> 00:38:30,056 우리 옆 텐트에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647 00:38:30,057 --> 00:38:33,311 제 바로 앞 의자에서 섹스를 하고 있는 거예요 648 00:38:34,520 --> 00:38:35,353 {\an8}"공공장소 탈의 금지" 649 00:38:35,354 --> 00:38:37,605 '시트 덮고 할까?' 이런 것도 없이 650 00:38:37,606 --> 00:38:39,650 그냥 거기서 했어요 651 00:38:41,527 --> 00:38:44,322 술이 약한 사람들인지 몰라도 싸움이 붙었어요 652 00:38:47,408 --> 00:38:48,868 갈수록 아주 무서워졌죠 653 00:38:50,328 --> 00:38:54,707 아빠라면 아이를 지켜야 하는데 뭘 할 수가 없었어요 654 00:38:56,042 --> 00:38:57,084 그때는... 655 00:38:57,793 --> 00:38:59,587 내가 너무 초라했어요 656 00:39:00,087 --> 00:39:01,713 주변은 난장판인데 657 00:39:01,714 --> 00:39:03,882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었거든요 658 00:39:03,883 --> 00:39:08,636 그때는 이 상황을 중단시키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659 00:39:08,637 --> 00:39:09,889 '바를 닫자' 660 00:39:12,767 --> 00:39:14,225 작은 승리를 거둔 기분이었죠 661 00:39:14,226 --> 00:39:19,148 즐거움을 조금이나마 되찾고 현실을 잊을 수 있었어요 662 00:39:20,107 --> 00:39:22,193 우린 바다를 표류 중이었어요 663 00:39:27,156 --> 00:39:32,286 "오후 3:01" 664 00:39:33,662 --> 00:39:37,249 마침내 예인선이 도착하자 우린 너무나 흥분했어요 665 00:39:38,209 --> 00:39:39,752 드디어 보험 회사에서 왔네 666 00:39:40,378 --> 00:39:42,380 이젠 떠난다는 뜻이었거든요 667 00:39:43,089 --> 00:39:44,590 끝이 보였어요 668 00:39:46,175 --> 00:39:48,886 배는 저쪽으로 갈 건가 봐요 669 00:39:49,970 --> 00:39:52,680 이 배는 우리 선미가 출렁이지 않게 막고 있어요 670 00:39:52,681 --> 00:39:55,810 후진 중인 것처럼 보여요 후진이 확실해요 671 00:39:56,519 --> 00:39:58,938 하지만 예인선이 우리 배를 끌기 시작하자... 672 00:40:00,815 --> 00:40:02,190 모든 게 출렁거렸어요 673 00:40:02,191 --> 00:40:06,903 이런, 이 기울기를 영상으로 보면 엄청나겠네 674 00:40:06,904 --> 00:40:11,741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각도가 달라져 있었어요 675 00:40:11,742 --> 00:40:14,412 모든 게 한쪽으로 기울었죠 676 00:40:15,162 --> 00:40:18,124 예인선이 끌어당기고 있어 휴대폰 잘 잡아 677 00:40:19,458 --> 00:40:24,338 갑자기 기상 상황이 나빠졌어요 678 00:40:32,596 --> 00:40:38,144 저는 그때가 분수령이 되리란 확신이 들었어요 679 00:40:40,312 --> 00:40:42,940 그리고 그 순간 모든 게 터져 나왔죠 680 00:40:44,817 --> 00:40:45,651 세상에 681 00:40:48,028 --> 00:40:49,654 전부 물에 잠기고 있어 682 00:40:49,655 --> 00:40:51,739 여기도 다 넘쳐 683 00:40:51,740 --> 00:40:52,782 뭐라고? 684 00:40:52,783 --> 00:40:56,328 변기에 뭐가 들어가죠? 오줌, 똥, 그런 모든 것들이 685 00:40:57,705 --> 00:41:00,498 사방으로 넘쳤어요 686 00:41:00,499 --> 00:41:01,708 미치겠네 687 00:41:01,709 --> 00:41:03,543 - 조심 - 조심해요 688 00:41:03,544 --> 00:41:05,796 상황이 정말 급속히 나빠졌어요 689 00:41:06,338 --> 00:41:10,342 전부 바닥으로 역류했고 계속 흘러왔어요 690 00:41:11,260 --> 00:41:13,012 분뇨 그 자체야 691 00:41:13,596 --> 00:41:15,305 겁나 미끄럽네 692 00:41:15,306 --> 00:41:16,681 {\an8}복도를 걸어가는데 693 00:41:16,682 --> 00:41:19,852 {\an8}갑자기 철벅 철벅 철벅... 그 물이 뭐겠어요? 694 00:41:21,312 --> 00:41:22,188 우리가 밟고 선 건 695 00:41:23,272 --> 00:41:24,231 배설물이었어요 696 00:41:25,399 --> 00:41:29,861 이층 침대에서 내려오자 무릎까지 물에 잠겼어요 697 00:41:29,862 --> 00:41:31,864 저는 그랬죠, '이게 뭐야?' 698 00:41:32,448 --> 00:41:34,991 정말 최악이었어요 숨을 참아야 했고 699 00:41:34,992 --> 00:41:37,285 역겨웠어요 700 00:41:37,286 --> 00:41:38,496 사방이 다 그랬어요 701 00:41:49,381 --> 00:41:53,511 그 시점에 든 생각은 '날 이 배에서 내려줘'였어요 702 00:41:56,347 --> 00:42:00,308 "여섯째 날" 703 00:42:00,309 --> 00:42:01,976 밤사이에 704 00:42:01,977 --> 00:42:04,938 새로운 제보가 잔뜩 들어왔어요 705 00:42:04,939 --> 00:42:11,027 크루즈선 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상세히 담겨 있었죠 706 00:42:11,028 --> 00:42:12,737 우리 방에 물이 찼어요 707 00:42:12,738 --> 00:42:15,823 하수, 분뇨가 복도로 넘쳤어요 708 00:42:15,824 --> 00:42:20,246 식당 바닥에 똥과 오줌이 있어요! 709 00:42:20,955 --> 00:42:24,208 내용이 기가 막혔죠 710 00:42:25,876 --> 00:42:30,755 당시 신임 회장으로 취임해 시청률 제고를 노리던 제프 저커는 711 00:42:30,756 --> 00:42:34,551 이 사건에 올인하라는 결정을 내렸어요 712 00:42:34,552 --> 00:42:38,054 리스크는 있지만 회장은 고위험을 감수해야 했죠 713 00:42:38,055 --> 00:42:42,226 신임 회장이었고 우리 채널로 시선을 끌어야 했어요 714 00:42:43,310 --> 00:42:45,979 비용은 아낌없이 댄다고 약속했죠 715 00:42:45,980 --> 00:42:47,021 "마이크 생방송" 716 00:42:47,022 --> 00:42:49,482 {\an8}카니발 크루즈선에 탑승한 717 00:42:49,483 --> 00:42:53,027 {\an8}승객 수천 명이 꿈꿨던 휴가는 순식간에 악몽으로 변했습니다 718 00:42:53,028 --> 00:42:56,698 {\an8}분뇨가 벽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719 00:42:56,699 --> 00:42:58,408 {\an8}연속으로 집중 보도했어요 720 00:42:58,409 --> 00:43:01,077 {\an8}이 거대한 배의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죠 721 00:43:01,078 --> 00:43:03,288 {\an8}아주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서... 722 00:43:03,289 --> 00:43:06,416 {\an8}해상법 법률가, 감염병 전문가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723 00:43:06,417 --> 00:43:08,543 대장균, 살모넬라균, 시겔라균 등... 724 00:43:08,544 --> 00:43:10,712 심지어 심리학자도 인터뷰하며 725 00:43:10,713 --> 00:43:12,922 그런 곤경에 빠진 사람들이 726 00:43:12,923 --> 00:43:15,383 어떤 심리인지 이해를 돕고자 했어요 727 00:43:15,384 --> 00:43:19,679 이 사건을 어떤 각도에서 다루는 것이 좋을지 728 00:43:19,680 --> 00:43:23,142 밤낮없이 머리를 쥐어짜며 고민했어요 729 00:43:24,059 --> 00:43:26,728 이 사건에 관한 뉴스를 볼 때마다 730 00:43:26,729 --> 00:43:30,231 배의 추가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하는 보도가 나왔어요 731 00:43:30,232 --> 00:43:32,610 '맙소사, 이건 혼돈이구나' 732 00:43:34,862 --> 00:43:38,866 그래서 면밀히 살펴보기 시작했고 찾아낸 사실에 충격받았어요 733 00:43:39,700 --> 00:43:44,245 2년 사이 이 회사 선박들은 항해 중에 734 00:43:44,246 --> 00:43:46,664 연료관 사고를 9번 일으켰고 735 00:43:46,665 --> 00:43:49,543 선상에서 화재가 발생할 위험을 높였어요 736 00:43:50,544 --> 00:43:52,087 믿을 수 없는 얘기죠 737 00:43:52,796 --> 00:43:55,549 러시안룰렛이라고밖에는 표현이 안 됐어요 738 00:43:56,759 --> 00:43:58,135 사람 목숨이 담보였죠 739 00:43:59,053 --> 00:44:04,058 "오후 11:23" 740 00:44:07,936 --> 00:44:11,314 이때쯤 저는 시간도, 날짜도 알 수가 없었어요 741 00:44:11,315 --> 00:44:14,442 배에서 며칠을 보냈는지도 떠오르지 않았죠 742 00:44:14,443 --> 00:44:16,820 아무것도 모르겠더군요 모든 게 희미했어요 743 00:44:18,781 --> 00:44:21,492 그래서 잠이 깨면 다시 잠을 청했어요 744 00:44:22,910 --> 00:44:24,536 집에 돌아가 있길 바라면서요 745 00:44:31,377 --> 00:44:35,004 "일곱째 날" 746 00:44:35,005 --> 00:44:38,509 그렇게 바다에서 표류하다 보면 정신이 산란해져요 747 00:44:39,009 --> 00:44:42,845 그저 원하는 건 집에 돌아가는 것뿐이었죠 748 00:44:42,846 --> 00:44:44,347 지겨웠어요 749 00:44:44,348 --> 00:44:46,349 갇힌 것 같아서 답답했고요 750 00:44:46,350 --> 00:44:50,104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우린 그 사태의 노예였죠 751 00:44:51,271 --> 00:44:52,815 죄수가 된 기분이었어요 752 00:44:53,315 --> 00:44:57,152 종말을 기다리는 느낌이랄까 '서바이버'를 찍는 것 같았어요 753 00:44:58,070 --> 00:45:00,238 한번은 어떤 노신사분이 754 00:45:00,239 --> 00:45:01,948 성경 공부 모임을 만든 일도 있었어요 755 00:45:01,949 --> 00:45:06,954 나 처음 믿은 756 00:45:07,705 --> 00:45:12,251 그 시간 757 00:45:13,252 --> 00:45:16,003 귀하고 758 00:45:16,004 --> 00:45:22,261 귀하다 759 00:45:24,138 --> 00:45:27,390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준비했던 일인데 760 00:45:27,391 --> 00:45:31,520 내가 전혀 원치 않았던 끔찍한 결과로 나타났으니... 761 00:45:35,816 --> 00:45:36,734 다 저의... 762 00:45:37,526 --> 00:45:39,194 불찰이었죠 763 00:45:43,198 --> 00:45:44,323 나랑 눈 마주치지 마요 764 00:45:44,324 --> 00:45:47,703 상황이 안 따라줬고 손을 쓸 방법이 없었어요 765 00:45:49,413 --> 00:45:50,289 괜찮아요 766 00:45:53,542 --> 00:45:55,919 "여덟째 날" 767 00:45:57,963 --> 00:46:00,257 밤새 차를 몰아 모빌로 갔어요 768 00:46:00,758 --> 00:46:03,844 내 딸이 도착할 때 그 부두에 있어야만 했어요 769 00:46:05,179 --> 00:46:07,764 그래서 해안선 바로 앞에 차를 세웠습니다 770 00:46:07,765 --> 00:46:11,893 갑자기 기자들이 몰렸어요 어디를 봐도 다 취재진이었어요 771 00:46:11,894 --> 00:46:14,646 다들 전화를 하거나 인터뷰 대상을 찾고 있었어요 772 00:46:16,064 --> 00:46:16,899 엄청났어요 773 00:46:17,483 --> 00:46:20,860 {\an8}딸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무엇보다 듣기 괴로웠어요 774 00:46:20,861 --> 00:46:22,528 {\an8}"승객 가족에게 듣는 선내 상황" 775 00:46:22,529 --> 00:46:25,741 {\an8}'엄마, 나 너무 무서워요 영영 다시 못 만나면 어떡해요' 776 00:46:27,826 --> 00:46:31,454 "오후 4:17" 777 00:46:31,455 --> 00:46:36,460 마지막 날은 진짜 사람 진을 빼더군요 778 00:46:37,377 --> 00:46:38,836 상황이 빨리 끝나기만 바랐어요 779 00:46:38,837 --> 00:46:41,464 사람들이 빨리 하선하고 귀가해 780 00:46:41,465 --> 00:46:44,760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푹신한 침대에서 자길 빌었죠 781 00:46:45,260 --> 00:46:49,890 저도 조금이나마 마음의 안정을 찾고요 782 00:46:53,352 --> 00:46:55,187 방금 헬리콥터가 도착했습니다 783 00:46:55,854 --> 00:46:57,231 - 좋아요 - 이제 됐어요 784 00:47:01,151 --> 00:47:03,444 해안에 가까워지자 785 00:47:03,445 --> 00:47:05,947 비행기와 헬리콥터가 더 많이 보였어요 786 00:47:05,948 --> 00:47:09,660 취재진일 거라는 사실은 어느 정도 예상했죠 787 00:47:10,369 --> 00:47:13,663 해안선과 50~55km 떨어진 위치에 788 00:47:13,664 --> 00:47:16,457 마침내 모빌로 향하는 크루즈선이 보입니다 789 00:47:16,458 --> 00:47:20,461 {\an8}드디어 영상과 보도가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790 00:47:20,462 --> 00:47:22,714 {\an8}정말 끔찍했어요 엘리베이터 안에까지 찼죠 791 00:47:23,298 --> 00:47:25,967 {\an8}오수가 얼마나 떨어지는지 비 오는 소리인 줄 알았어요 792 00:47:25,968 --> 00:47:28,177 {\an8}분뇨가 비처럼 내렸답니다 793 00:47:28,178 --> 00:47:30,179 이야기가 증폭됐습니다 794 00:47:30,180 --> 00:47:32,640 점점 눈덩이처럼 불었죠 795 00:47:32,641 --> 00:47:35,142 잦아들 기색이 없었어요 796 00:47:35,143 --> 00:47:37,144 트위터를 한다면 알 거예요 797 00:47:37,145 --> 00:47:40,106 해시태그라는 게 엄청난 거잖아요? 798 00:47:40,107 --> 00:47:41,899 '#지옥크루즈'라니 799 00:47:41,900 --> 00:47:43,901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죠 800 00:47:43,902 --> 00:47:46,655 "악몽이네! 이 배 '수상 변기'로 이름 바꿈" 801 00:47:47,364 --> 00:47:49,949 "카니발 PR 직원은 지금 일하기 싫겠다" 802 00:47:49,950 --> 00:47:53,494 "자야 하는데 CNN에서 방송하는 #지옥크루즈 때문에 못 꺼" 803 00:47:53,495 --> 00:47:54,745 {\an8}"CNN, 크루즈 보도로 시청률 상승" 804 00:47:54,746 --> 00:47:56,706 고위험을 감수한 보람이 있었죠 805 00:47:56,707 --> 00:47:57,957 "CNN의 거액 투자 시청률로 보답" 806 00:47:57,958 --> 00:48:02,045 '똥범벅 크루즈'는 미국 역사상 가장 화제가 된 뉴스 보도였습니다 807 00:48:02,713 --> 00:48:07,341 카니발 크루즈 트라이엄프호의 피에스타 연회장에 잘 오셨어요 808 00:48:07,342 --> 00:48:11,846 최고 인기였던 가라오케 바는 이제 화장실로 바뀌었죠? 809 00:48:11,847 --> 00:48:15,141 카니발 크루즈의 트라이엄프호가 악몽의 여행을 마쳤어요 810 00:48:15,142 --> 00:48:18,103 6일간 표류하며 비닐봉지에 변을 봤어요 811 00:48:18,770 --> 00:48:21,814 이 시점에는 사건이 홍보 대참사로 발전했어요 812 00:48:21,815 --> 00:48:24,650 에이, 됐어요! 신문은 그만 보자고요 813 00:48:24,651 --> 00:48:28,738 배가 입항할 때쯤엔 부정적 보도로 초토화될 거라고 814 00:48:28,739 --> 00:48:30,490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815 00:48:31,658 --> 00:48:32,992 "오후 9:29" 816 00:48:32,993 --> 00:48:34,995 배가 들어옵니다 817 00:48:36,246 --> 00:48:39,832 배가 들어가기 시작하자 소리치는 사람들이 보였고 818 00:48:39,833 --> 00:48:41,752 팻말도 보였어요 819 00:48:42,252 --> 00:48:45,421 마침내 도착한 우리를 맞는 사람들의 흥분된 기운이 820 00:48:45,422 --> 00:48:47,048 배까지 전달되기 시작했어요 821 00:48:47,049 --> 00:48:49,176 - 안도감이었죠 - 결국은 왔구나 822 00:48:49,760 --> 00:48:53,931 저 기적 소리 들어 봐! 얼마나 반가운 소리야 823 00:48:54,640 --> 00:48:57,100 승무원들에게는 고맙기만 했던 기억이에요 824 00:48:57,601 --> 00:49:03,105 업무 설명에 '손님들 똥 줍기'란 내용이 있었겠어요? 825 00:49:03,106 --> 00:49:05,775 전용 화장실이 얼마나 감사한 건지 다시는 잊지 않을 거예요 826 00:49:05,776 --> 00:49:07,360 {\an8}"크루즈선, 모빌 도착" 827 00:49:07,361 --> 00:49:10,489 {\an8}그 상황을 이겨낸 제가 진심으로 자랑스러웠어요 828 00:49:11,406 --> 00:49:12,908 무너지지 않았죠 829 00:49:14,660 --> 00:49:18,955 아니, 우리 팀 전체가 자랑스러워요 830 00:49:18,956 --> 00:49:24,044 다들 하나로 뭉쳐 있는 힘을 다해 일했거든요 831 00:49:25,045 --> 00:49:27,380 이제 승객들이 내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832 00:49:27,381 --> 00:49:29,840 배에서 승객들이 내리고 있어요 833 00:49:29,841 --> 00:49:32,302 직원들이 동분서주하고 있어요 834 00:49:35,973 --> 00:49:38,766 고객들이 배에서 나오면서 835 00:49:38,767 --> 00:49:41,770 혹평을 쏟아부을 걸로 예상했는데 836 00:49:42,771 --> 00:49:45,398 정말 많은 분이 837 00:49:45,399 --> 00:49:49,860 {\an8}카니발 승무원의 초인적인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모습에 838 00:49:49,861 --> 00:49:51,530 {\an8}충격과 안도감을 동시에 느꼈어요 839 00:49:52,280 --> 00:49:56,367 배에서 내려 엄마한테 뛰어간 기억이 나요 840 00:49:56,368 --> 00:49:59,621 전속력으로 달려 엄마 품에 뛰어들었어요 841 00:50:01,957 --> 00:50:07,629 아이를 처음 품에 안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안심했어요 842 00:50:08,130 --> 00:50:11,882 그리고 안도의 눈물을 흘렸죠 843 00:50:11,883 --> 00:50:16,680 전보다 조금 강해진 느낌이에요 844 00:50:18,807 --> 00:50:23,019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려고 크루즈선에 탑승했어요 845 00:50:23,020 --> 00:50:25,730 베카와 아빠가 같이 잘 지내고 싶어서요 846 00:50:25,731 --> 00:50:28,483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잘 지낸 정도가 아니라 847 00:50:29,067 --> 00:50:32,654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어요 848 00:50:33,280 --> 00:50:34,239 좋았든 나빴든 간에요 849 00:50:37,617 --> 00:50:40,078 땅을 밟으니 기분이 좋았어요 850 00:50:40,871 --> 00:50:44,123 저와 곧 장인이 되실 분과 851 00:50:44,124 --> 00:50:47,002 악수하고 포옹하면서 이런 기분이었어요 852 00:50:48,295 --> 00:50:50,963 '우리가 이 고난을 같이 이겨냈네요?' 853 00:50:50,964 --> 00:50:53,133 '빨간 봉투도 안 썼고요' 854 00:50:55,844 --> 00:50:58,220 "승객과 승무원 전원은 무사히 육지에 도착했다" 855 00:50:58,221 --> 00:51:01,182 "프랭크 스패뇰레티는 카니발 크루즈에 소송을 걸었다" 856 00:51:01,183 --> 00:51:04,268 {\an8}절대로 출항해선 안 될 배였어요 857 00:51:04,269 --> 00:51:08,647 {\an8}화재에 취약한 선박이었다는 증거가 이 문서에 들어 있습니다 858 00:51:08,648 --> 00:51:11,234 {\an8}사전에 완벽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어요 859 00:51:12,194 --> 00:51:14,196 {\an8}그러니 우리가 확실히 유리했죠 860 00:51:14,696 --> 00:51:17,239 {\an8}근데 티켓이 발목을 잡습니다 861 00:51:17,240 --> 00:51:20,242 {\an8}승객들은 고소할 권리가 없습니다 862 00:51:20,243 --> 00:51:23,245 {\an8}카니발 변호사의 말로는 티켓을 구매할 때 863 00:51:23,246 --> 00:51:26,957 {\an8}절대 보장 불가한 항목이 고지돼 있었다고 합니다 864 00:51:26,958 --> 00:51:29,919 {\an8}'안전한 운항, 항해 가능한 선박' 865 00:51:29,920 --> 00:51:33,964 {\an8}'적절하고 건강한 음식 위생적이고 안전한 생활 여건' 866 00:51:33,965 --> 00:51:36,218 {\an8}광고에서는 그런 면책 조항이 보이지 않아요 867 00:51:37,385 --> 00:51:38,303 굉장하죠 868 00:51:39,262 --> 00:51:43,390 그런 내용이 있는 줄 알면서 869 00:51:43,391 --> 00:51:45,811 티켓을 사는 사람이 있겠냐고요 870 00:51:46,812 --> 00:51:47,978 저 같으면 안 사요 871 00:51:47,979 --> 00:51:53,110 "프랭크의 고소 건은 모두 합의로 종결됐다" 872 00:51:54,361 --> 00:51:58,365 {\an8}"애슐리는 무사히 결혼식을 올렸다" 873 00:51:59,157 --> 00:52:03,453 {\an8}"신부 들러리들은 빨간 봉투에 담긴 선물을 받았다" 874 00:52:04,079 --> 00:52:09,167 {\an8}"데빈과 장인은 매년 함께 휴가를 떠난다" 875 00:52:09,835 --> 00:52:13,463 {\an8}"하지만 무조건 육지 여행이다" 876 00:52:14,256 --> 00:52:19,343 {\an8}"래리와 리베카는 꾸준히 크루즈 여행을 즐긴다" 877 00:52:19,344 --> 00:52:22,931 {\an8}"하지만 카니발의 배는 타지 않는다" 878 00:52:23,974 --> 00:52:29,479 {\an8}"그후로 아브히는 라자냐를 예전처럼 쳐다볼 수 없었다" 879 00:52:30,522 --> 00:52:31,647 "사고 이후" 880 00:52:31,648 --> 00:52:36,152 "카니발은 이 배의 청소, 개선에 1억 1,500만 달러를 지출했고" 881 00:52:36,153 --> 00:52:41,116 "지금은 카니발 선라이즈호라는 새 이름으로 운항 중이다" 882 00:52:42,159 --> 00:52:43,993 "카니발은 선상 화재가 단순 사고였고" 883 00:52:43,994 --> 00:52:46,120 "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권고된 조치를 취했으며" 884 00:52:46,121 --> 00:52:48,122 "담당 기관의 규정과 승인을 준수했다고 주장했다" 885 00:52:48,123 --> 00:52:50,082 "승객은 여행비 전액 환불 교통비, 추가 500달러" 886 00:52:50,083 --> 00:52:51,083 "무료 승선권을 받았다" 887 00:52:51,084 --> 00:52:53,627 "카니발은 화재 방지를 위해 모든 선박의 안전을 강화하고" 888 00:52:53,628 --> 00:52:54,795 "이용 약관을 변경해" 889 00:52:54,796 --> 00:52:56,589 "건강한 음식 위생적, 안전한 생활 환경" 890 00:52:56,590 --> 00:52:59,092 "안전한 운항, 항해 가능한 선박 보장 불가 항목을 삭제했다" 891 00:53:26,870 --> 00:53:30,665 자막: 서지민